[매일춘추] '조큐'의 오래달리기 - 조수현 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 H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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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는 긴 레이스를 오래달리기해야 하는 직업이다. 이 생각은 얼마 전 한 관람객으로부터 받은 감동의 선물로 인해 더욱 짙어졌다. 그 선물은 바로 전시 방명록에 남긴 메시지였다. 잠깐 들른 전시회인데 감동을 받았고, 인상적인 작품을 전시해 주어서 고맙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 공감의 한마디는 앞으로 관람객과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예술 무대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세계적인 큐레이터들처럼 '조큐'(조수현 큐레이터의 줄임말)는 오래달리기의 완주를 꿈꾼다. 그 레이스는 신진 작가 기획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유산수>, <대프리카 하늘정원 미로 파크>, 등 관람객의 참여가 꽤 활발하게 이루어진 전시들이었다.

일반적으로 큐레이터는 관람객을 위한 전시 기획,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연구, 작품 수집 및 보존 관리, 소장품의 학술적 연구 등 전시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있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의 높낮이가 불과 몇 센티미터의 차이에도 전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차이 난다는 것으로 볼 때, 큐레이팅을 누가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전시의 결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번 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설립 150년 만에 미 원주민 출신의 큐레이터를 고용하였다. 원주민 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은 적 있는 미술관 측은 원주민 출신 큐레이터의 전시 기획으로 새로운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 광주비엔날레를 기획한 한 큐레이터는 전시 관람에 있어 무엇보다도 '즐김'을 권했다. 예술은 그저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여유 있게 감상해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큐레이터의 의도가 관람객에게도 전해졌던 것일까? 그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 1천1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람 만족도가 무려 70.4%였다고 전한다.

그리고 세계적인 큐레이터로 불리는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는 무엇보다도 작가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최대한 실현되도록 노력을 기울였고, 예술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필자는 그들의 의도와 의견에 공감한다. 무엇보다도 관람객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전시는 그 가치가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무대에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큐레이터들은 끊임없는 학문적 연구와 전시 기획의 실무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예술에 대한 열정이 뒷받침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오래달리기의 결과일 것이다.

필자는 관람객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전시 관람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공감이 이루어진 관람객의 피드백은 큐레이터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준다. 필자는 작가와의 공감, 작품과의 공감, 관람객들과의 공감에 더 많은 비중을 둔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 예술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예술을 쉽게 즐기며 감상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한국의 예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큐레이터들처럼 조큐의 오래달리기는 완주를 향해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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