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풍 석포제련소의 뒤늦은 사과, 말보다 행동이 먼저다

본지가 드론으로 촬영한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전경. 매일신문DB 본지가 드론으로 촬영한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전경. 매일신문DB

법원이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상습으로 조작한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임원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제4형사부는 14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환경 총괄 책임 임원 A씨에게 징역 8개월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이후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 대표와 짜고 총 1천868건에 이르는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조작하거나 허위기록부를 발급해오다 기소됐다.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이 나오자 영풍 석포제련소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이강인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서 "석포 주민과 봉화 군민에게 큰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내년 말까지 임직원 환경의식 교육 및 오염방지시설 강화 등 환경개선사업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제련소의 사과는 때늦은 반성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다. 지난 수년간 지역사회의 비판을 무시하고 줄곧 독자 행보를 해온 제련소 태도로 볼 때 진정성에 의문이 들어서다. 1969년 설립 이후 봉화지역 수질과 대기를 오염시키며 주민 안전은 물론 자연환경을 위협하면서도 제련소 측은 이를 줄곧 부인해왔다. 여러 차례 조업정지 처분과 환경청의 지하수 중금속 오염 원인·유출 조사, 시민단체 고발에도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온 것이다.

특히 2018년 이후 사원 주택 부지 등 제련소 주변의 심각한 토양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북도가 정화 명령과 산지 원상복구, 조업정지 처분을 하자 제련소는 번번이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월 수질오염 의혹까지 터지며 환경청의 시설개선 명령을 받은 것은 제련소의 그릇된 상황 인식을 잘 보여준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더는 "환경 지킴이"와 같은 입에 발린 말로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속여서는 안 된다. 오염행위를 중단하고 오염 지역을 조속히 원상복구하는 것이 지역민에게 사죄하는 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만약 제련소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공장 폐쇄 등 요구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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