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명 수사' 경찰관의 집단 소환 불응, 나라 꼴이 한심하다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와 관련된 경찰관 10명이 검찰의 소환에 모두 불응했다. 경찰은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이라고 하지만 검찰은 조직적인 수사 거부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명 수사를 지휘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검찰 수사를 "야당과 보수 언론의 청부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 청부 수사"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선거 개입 수사"라고 매도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을 종합하면 하명 수사가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의혹 단계에서 사실 확인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에 관여했던 경찰관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소환 불응은 진실 규명의 집단적 방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소환 불응이 개인적인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을 청문감사관실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의 의심대로 조직적 수사 거부일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실이면 법치의 최일선인 경찰이 법질서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선거공작 수사를 놓고 경찰은 '대든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검찰에 맞서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압수하자 경찰은 자기들도 조사해야 한다며 2차례나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런 '대담한' 행동은 여당의 검찰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당은 검찰 수사를 '강압 수사' '선택적 수사'라며 수사 대상인 경찰과 합동수사를 하라고 검찰을 을러대고 있다. 경찰이 국민의 경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견찰'(犬察)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청부 수사' '선거 개입 수사' 주장은 소가 웃을 일이다. 황 청장이야 말로 '청부 수사' '선거 개입 수사' 의심을 사는 장본인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밀착하는 그의 이런 행태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 개혁이 더 급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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