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국민은 진실에 목마르다

청와대 전경. 매일신문 DB 청와대 전경. 매일신문 DB
정창룡 논설주간 정창룡 논설주간

청와대가 난리 법석이다. 조국 사태로 시작된 구설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옮겨붙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감찰 무마 의혹 사건에서도 회자된다. 청와대는 사사건건 해명해야 한다. 그러나 진실이 담기지 않은 해명은 뒤집히기 일쑤다. 청와대의 말이 다르고, 사건 당사자의 말이 다르다. 한솥밥을 먹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도 벌어진다. 덮고 속여 적당히 넘어가려는 수 싸움이 가당찮다. 야당은 청와대가 "검찰을 속이고 국민을 기만하려 든다"고 공격한다. 청와대는 "문재인 청와대는 거짓을 사실처럼 발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진실인가. 국민은 진실에 목마르다.

검찰이 진실을 캐고 있다. 이는 진실을 갈구하는 국민에게 큰 위안거리다.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아니면 난공불락이다. 그냥 검찰이 아니고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검찰이라야 한다. 청와대에 대한 수사는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이다. 정치적 의도를 가진 수사라는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평지풍파 수사라면 검찰이 얻을 것도 없고 감당할 수도 없다. 개혁을 내세워 수사 중인 검찰의 예봉을 꺾으려는 것이야말로 정치 행위다. 되짚어 보면 검찰이 권력 핵심에 칼을 겨눈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충실히 따르고 있을 뿐이다. '우리 총장님'에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엄정한 자세"를 직접 당부한 것은 문 대통령이다. 이제와 '네 편', '내 편'에 따라 입장을 바꾼다면 내로남불이 된다.

검찰에 재갈을 물리려는 청와대의 몸부림은 그래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하물며 국가 법질서 확립을 위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할 법무부와 검찰을 갈라치기한 것은 도를 넘었다. 법무부는 조국 사태 이후 '검찰 개혁'을 한답시고 검찰의 입을 틀어막았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바꿔 검사와 기자의 접촉을 금지했다. 검찰이 입을 다물면 언론은 진실을 캘 수 없다.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은 험난해진다. 청와대는 목적을 이룬 듯하다. 청와대를 향한 수사는 그렇게 '깜깜이 수사'가 됐다. 그런 청와대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지명하며 '사법 개혁'을 말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을 이야기한 것은 난센스다. 지금 국민 이목은 검찰 개혁이 아니라 법무부가 감찰권과 인사권을 동원해 윤석열 검찰의 수족을 자를 것인가에 쏠려 있다.

검찰을 꺾기 위해 법무부를 선봉에 세웠다면 공수처는 그 결정판이다. 개혁으로 포장했지만 공수처가 검찰 개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공수처는 권력자가 입맛대로 주무를 수 있는 새로운 절대 권력기관의 탄생일 뿐이다. 자신의 비리는 덮고 남의 비리를 무지막지하게 캘 수 있게 된다. 공수처 체제였다면 지금 검찰이 수사 중인 울산시장 하명 수사·선거 개입 의혹 등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밝히기는커녕 그런 사건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삼권분립의 원칙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국민들은 진실을 알기를 원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시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고 했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지금이야말로 그 말을 실천해야 할 때다. 검찰이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국민 여론이다. 공수처가 아니다. 그 결과 잘못이 드러나면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법무부나 공수처를 내세워 여론을 덮으려 하거나 검찰의 힘을 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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