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채식주의자

비명과 환경 오염으로 고기 생산

선진국에선 種차별 반대운동 확산

동물과 지구, 그리고 인간을 위해

평범한 세계인들까지 '비건' 변화

인간이 만든 흉물 중 심각한 두 가지는 뷔페와 계단이라 생각한다. 계단이야 나이가 들면서 만만치 않은 놈임을 깨닫게 될 것이고 가장 심각한 흉물은 먹거리이다. 사람들은 지구 상에서 많은 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지만 그 원인이 정작 자신들임을 연결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지금 세계는 채식주의자들과 채식 운동이 마치 들불처럼 급격히 퍼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OECD에 주로 관심이 있지만 그것은 돈 얘기고, 지구와 동물을 살리는 위기의식은 우리가 좋아하는 순위를 매기면 꼴찌 수준이다. 가령 '비건(Vegan: 엄격한 채식주의자)'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선진국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우리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현재의 한국은 인종차별(racism)에 대한 인식을 그나마 갖고 있고, 미투 운동 등 성차별(sexism)의 언덕에 있지만 '잘사는 국가들'은 지금 종차별(specism) 반대 운동이 한창이다. 종차별은 사람과 다른 동물들을 평등하지 않게 여기는 생각이다. 즉 영리한 인간의 머리로 다른 동물들을 태어나게 하고 삶을 속박하며 고통스럽게 학살하여 그 사체를 먹는 만연한 현재의 행위를 의미한다. 채식주의에는 인간과 다른 종의 동물이나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핵심이다.

한국은 아직도 뒷사람을 위해 문 하나 잡아 줄 생각도 못 하는 '문화' 속에 있지만, 세계는 지금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고민에 빠져 있다. 동물에 대한 배려는 그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짧은 미래에 모든 생명들이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일이다. 세계 도처에서 발표되는 연구 자료들을 보면 지구는 영원하여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이대로 간다면 50년 정도이다. 인구는 늘어가고 먹거리가 다 떨어져 가고 있는데, 그리고 얼마나 많은 생명과 환경을 오염하여 고기 한 점이 생산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쉬운 예로 매년 수십만 마리 수백만 마리의 닭과 돼지 등의 사육 가축에 대한 살처분은 동물의 비명과 더불어 토양도 급속히 오염시키고 있다. 더불어 살처분에 참가한 인원들은 인간과 현실의 잔혹함을 극단적으로 체험하며 이들의 약 80%가 트라우마로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는 현실은 '팩트'이고 진실이다.

우리는 모든 일에 대해 너무 표면만 보고 판단한다. 고기의 빛깔로 맛을 판단하고, 화장에 감추어진 얼굴(남녀 모두), 화려한 의상, 실천하지 않는 철학자들의 말장난 같은 강연 등. 세계는 지금 평범한 사람들이 이 땅의 위기를 알리고 참여와 실천을 위한 여러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유튜브 등 접근성이 쉬운 인터넷으로 동물의 학대 실상을 목격하며 지구와 인간을 살리기 위한 동물 보호 운동, 그리고 채식인 혹은 비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이 과거와 다소 다른 점은 직업적인 운동이 아니라 전부 다른 직업이 있는 '평범한(?) 시민'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운동을 위한 재원도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내부 기부로 운영한다. 어나니머스 운동(Anonymous for the Voiceless, 말 못하는 동물을 위한 사람들)을 예로 들면 이 단체는 불과 약 2년 만에 전 세계 약 60개국 500개 도시에서 수십만 명이 참가하며 동물과 지구, 그리고 인간을 위한 운동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은 육식하는 최종 소비자들에게 고기의 빛깔이 아닌 생산과 유통 과정에 관한 진실을 알림으로써 동물들이 고통받는 공장식 축산농장 등에 대한 감소나 폐쇄를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채식은 현대에서 시작된 일이 아니라 이미 기원전부터 피타고라스 등 나열하기 힘들 만큼의 수많은 철학자들과 깨어 있는 사람들이 실천하여 오고 있다. 파리도 죽이지 않는 승려들이 육식을 피하는 이유도 철학자들과 같이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육지 동물과 물고기들이 인간과 똑같은 감정과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만 생각해 봐도 육식하는 일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깨닫기 때문이다. 채식은 기업의 마케팅과도 이어진다. 기업의 경쟁력도 이 깨어 있는 의식에서 출발한다. 국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미국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사례를 보면 왜 그들만 오래전부터 카푸치노에 우유와 두유를 선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왜 이제는 비건푸드로 메뉴를 확장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자랑스러운 한국의 문화인 개고기 이야기가 결국 나왔다. 문화가 아니라 악습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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