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급성골수성 백혈병 김동원 씨

자유와 함께 온 병마…여윈 아들 보며 기도만

북한이탈주민 김동원(가명'24) 씨는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다. 항암치료와 골수이식수술비 마련이 막막하지만 건강을 되찾는다면 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북한이탈주민 김동원(가명'24) 씨는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다. 항암치료와 골수이식수술비 마련이 막막하지만 건강을 되찾는다면 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급성골수성 백혈병을 앓는 북한이탈주민 김동원(가명'24) 씨는 두 번의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가 모두 빠져 있었다. 어머니 조영림(가명'48) 씨가 항암치료 여파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몸이 많이 여윈 김 씨를 안쓰러운 눈길로 쓰다듬었다. 김 씨는 투병 전 체중이 47㎏였지만 항암치료 이후 40㎏까지 줄었다. 여윈 아들을 보면 북한에서 식량난에 시달리던 10여 년 전이 생각난다. 북중 접경지역에 살던 모자는 2007년 6월 두만강을 건넜다. 김 씨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한국에 오며 자유를 얻었지만 본인이 잘 돌보지 못해 아들이 병을 얻었다는 생각에 조 씨는 마음이 아프다.

◆코피인 줄 알았더니 '급성골수성 백혈병'

김 씨는 중학교 시절부터 코피를 자주 흘렸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나타나는 증상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코피는 일상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유달리 심했다. 고열과 함께 14일부터 3일째 이어진 코피가 마지막 날에는 멈추지 않았다. 김 씨는 "입으로도 피가 나올 정도여서 휴지로 훔쳐서는 감당이 안 됐다"며 "어지러움 때문에 일어날 수조차 없어 119구급대를 불러 곧장 대학병원으로 갔다"고 했다.

병원 진료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이 나왔다. 조 씨는 "처음에 진단받았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아들이 너무 가엾고 불쌍해서 눈물만 계속 나더라고요. 의사선생님한테 제가 애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이런 상황까지 왔으니 제발 살려만 달라고 빌었죠"라며 고개를 숙였다.

치료 방향을 잡기 위해 골수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1주일 동안 60봉지의 혈액을 수혈받으며 버텼다. 검사 결과가 나온 지난 1월 9일부터 즉시 두 차례에 걸친 항암치료에 돌입했다. 항암치료 중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무균실에 들어가고 백혈구 수치가 돌아오면 일반병동으로 옮기길 반복했다. 매번 4주 정도 지속되는 항암치료는 몸을 극한까지 몰아갔다. 힘든 치료였지만 김 씨는 묵묵히 이겨냈다. 김 씨는 "2주 정도는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할 정도로 뭐라도 먹으려고 하면 심한 구역질이 났다. 1차 항암 때는 밤에 잠도 거의 잘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추후 치료비 막막, 봉사하며 살고 싶어

회복도 문제였지만 치료비 부담이 걱정을 더했다. 모아둔 재산도 보험도 없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을 쉽게 넘기는 백혈병 치료비를 감당할 방법은 없어 보였다. 조 씨는 "아들이 낫는 게 우선이지만 링거로 주사제가 들어갈 때마다 이건 얼마짜리 약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발생한 의료비는 지방자치단체 희망복지 긴급지원과 영남대학교병원의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들 돈을 생각하면 여전히 막막하다. 추후 경과에 따라 최소 3회의 추가 항암치료가 필요하고 골수이식도 검토해야 한다. 항암치료는 차수당 300만원, 골수이식의 경우 2천만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인다.

조 씨가 아들 간병을 위해 청소 일을 그만두면서 현재 가계 소득은 남편이 교회에서 건물관리인으로 일하며 버는 돈 180만원 정도와 기초생활수급비 80만원이 전부다. 조 씨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들이 병만 잘 이겨낸다면 다른 것은 바랄 게 없다. 아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늘 집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효자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공부도 곧잘 하는 편이라 경북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 입학했지만 첫 학기도 마치지 않고 자퇴했다. 부모님이 힘들게 일하시는데 대학을 다닐 형편이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원, 게스트하우스 직원 등으로 일했다.

김 씨는 투병 생활이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계기로 삶의 방향을 정하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신학대학에 진학해 선교사가 되는 게 꿈이다. 김 씨는 "어머니를 따라 다니긴 했지만 교회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나 자신에 대한 집착이 불행을 낳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프기 한두 달 전부터 다시 교회를 찾게 됐습니다. 그리고 투병 생활을 시작하면서 더 확신을 갖게 됐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또 제가 받은 사랑을 다른 분들에게 돌려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이웃사랑 계좌는 '069-05-024143-008(대구은행). 700039-02-532604(우체국) ㈜매일신문사'입니다. 이웃사랑 기부금 영수증 관련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053-756-9799)에서 받습니다.

AD

관련기사

최신기사

기획 & 시리즈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