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국립대병원 첫 복수노조 시대

행정직 중심 새 노조 들어서 "병원 내 작은 문제 다룰 것"…민노총 산하 기존 노조 반발

경북대병원에 행정직을 중심으로 한 새 노조가 들어서면서 전국 국립대병원 중 최초로 복수노조 시대를 맞게 됐다. 그러나 민주노총 산하 기존 노조가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노'노 갈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이 병원 근로복지과 여동민(37) 씨가 '경북대학교병원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대구고용노동청에 등록했다. 기존 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경북대병원 분회에 이어 두 번째 노조가 생긴 것이다. 여 씨는 "기존 노조가 외부 활동에 치중하고 비교적 큰 주제를 다루는 탓에 내부의 작은 문제들을 사용자 측에 말해 줄 창구가 없었다. 병원 내 다양한 직종을 조율하고 근무 여건과 관련한 작은 문제도 다룰 노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민노총 산하 기존 노조는 강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사용자 측과 가까운 복수노조를 설립한 뒤 기존 노조의 교섭력을 약화시키는 전형적인 방식이라는 이유다. 새 노조 초대 위원장인 여동민 씨가 노사 갈등이 극심했던 전임 병원장 시기에 노조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점도 의심을 사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용자 측이 어용노조를 설립, 조합원을 늘려가며 다수노조 자리를 차지하는 방법으로 '눈엣가시'인 민노총 산하 노조를 무력화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설 연휴 이후 긴밀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기존 노조인 민노총 경북대병원 분회 측은 연락이 닿았지만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새 노조 측은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여동민 위원장은 "전임 원장 시절 노조 관련 업무를 맡긴 했지만 실무자일 뿐이었고, 기존 노조와 각을 세울 생각도 전혀 없다. 아직 노조원이 10명도 되지 않는데 기존 노조가 지나치게 방어적이어서 당혹스럽다"면서 "앞으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새 노조는 당분간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행정사무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조합원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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