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통(通) 통(統) 올림픽?!

'단군왕검이 아사달에 도읍을 세우고 나라를 열어 조선이라고 했다…곰(熊) 한 마리와 범(虎) 한 마리가 같은 동굴에 살면서 항상…사람으로 변하기를 원했다…신인이 쑥 한 다발과 마늘 스무 개를 주었다…곰은 여자의 몸을 얻었지만 범은 참지 못해 사람의 몸을 얻지 못했다. 웅녀(熊女)는…아이를 갖게 해 달라고 빌었다. 환웅이 이에 잠시 사람으로 변해 혼인하고 아들을 잉태해 낳으니 단군왕검이라고 불렀다….'

고려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는 우리 옛 나라 탄생을 이렇게 기록했다. 이는 뒷날 널리 세상에 퍼졌다. 국난과 온갖 위기 때마다 큰 힘을 발휘하는 바탕이 됐다. 중국 대륙에 걸친 단군 조선의 옛 땅 고토(古土) 보존은 고구려와 발해로 이어졌고, 고토 흔적은 기록과 벽화 같은 유물로 남았다. 고토 회복은 '다물'(多勿)이란 고구려 말로, 삼국사기를 통해 오늘까지 전하고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로 이어지는 5천 년 우리 옛 땅과 모습을 공연으로 재회하는 감동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9일의 강원도 평창올림픽 개회식 공연 가운데 '평화의 땅'이란 주제의 무대다. 어린 남녀 다섯 아이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옛 우리 조상이 등장 주인공이다. 단군 건국의 웅녀(곰)와 범(호랑이)이 그랬고 고구려 유적의 청룡과 백호, 주작, 현무 그리고 고구려 벽화 속의 인물과 같은 여인네의 모습도 그렇다.

다섯 아이를 고대로부터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하는 거대한 백호 또한 익숙하다. 포효(咆哮)하는 백호는 이 땅의 버팀 등뼈인 백두대간에 나오는 수호 동물이다. 대륙을 휘젓던 앞선 옛 사람의 기상을 떠올리는 백호가 등장한 백두대간은 일제 때 토끼로 그려진 국토나 남북으로 갈린 지금의 비좁은 강산 모습이 결코 아니다. 아울러 신라 첨성대, 백제 금동대향로, 조선의 거북선 등 22개 문화유산 소개는 재현될 미래 영광의 한 모습과 같다.

이날 과거로의 시간 여행 공연에 이은 평화를 향한 미래로 공연의 한 모습은 개회식 행사 때 실제로 펼쳐졌다. 남북한 선수단 공동 입장이다. 허리 잘리지 않은 남북 강산이 그려진 깃발을 남북 선수 대표가 함께 흔들며 들어섰다. 참석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을 만하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개회식에 온 김영남'김여정과의 악수 모습이나 남북 대표의 청와대 사진촬영 배경 그림의 '통(通)으로 통(統)을 이루게 되기를'이란 글귀 역시 미래를 그려보게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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