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퓨처스] 전영산 구병원 갑상선·유방센터장

전영산 센터장 전영산 센터장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에선 먹성 좋은 포(팬더)에게 무술을 가르치느라 애를 먹는 사부가 나온다. 포, 무적의 5인방을 가르치는 시푸(랫서팬더)가 그 주인공. 작은 체구에 날렵한 몸놀림, 진지한 성격을 가져 정반대 유형인 포와 더욱 비교가 된다. 그는 평화의 계곡 사람들에게 있어 정신적 지주다.

전영산(44) 구병원 갑상선'유방센터장의 별명은 시푸다. 작은 체구부터 풍기는 이미지까지 시푸와 닮았다. 그의 환자 중 한 명이 웃으며 한 이야기가 주변에 퍼지면서 별명으로 굳어졌다. 그 역시 시푸처럼 실력도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무술이 아니라 의술 분야에서다.

◆칼은 들었지만 친절하고 자상한 외과 의사

"시푸라는 별명 말인가요? 저는 좋습니다. 환자분이 저를 편하게 여겨 그런 말도 해주신 것 아닐까요? 또 애니메이션 속 시푸의 이미지도 마음에 듭니다."

전 센터장의 말과 움직임에선 활기가 넘친다. 전 센터장을 찾는 환자들은 그가 친절하고 자상한 의사라고 한다. 애가 타는 환자들로선 의사의 그런 모습에 더욱 감동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 센터장은 그게 당연한 일일 뿐이라며 말문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는 "환자에게 설명할 때 '내가 그 입장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얘기한다. 구병원은 대장'항문 전문병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곳에서 갑상선 수술을 괜히 받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 않게 더 신경을 쓴다"며 "교감을 한다는 생각으로 나이, 결혼 여부, 가정생활 등 상세히 묻는다. 환자에 대해 잘 알아야 그에 맞춰 설명해줄 수 있다"고 했다.

대학교수 자리는 적지 않은 의사들에게 떨치기 힘든 유혹이다. 전 센터장은 외과 분야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준 인재. 그도 대학교수 직함을 달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를 마다하고 구병원이 2010년 개소한 갑상선'유방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 구병원 갑상선'유방센터는 개소 후 1천600여 회 갑상선 수술을 시행, 재출혈로 수술을 다시 한 사례가 아직 한 번도 없다. 재발 수술도 두 번 했을 뿐이다. 꼼꼼한 성격인 전 센터장이 그답게 충분한 사전 설명과 수차례에 걸친 검사 결과 확인, 섬세한 수술 등으로 쌓은 탑이다.

그는 "대학에 안주하기보다 내 힘으로 새로운 것을 이뤄보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 대학병원과 달리 첫 검사부터 진단, 수술, 치료까지 모두 내 손으로 한다. 그만큼 환자가 만족할 때 느끼는 보람도 더 크다"며 "병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이만큼 클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연구, 학회 활동, 수술 모두 해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갑상선암 수술의 메카가 되길 꿈꾼다

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아담의 사과'라고도 불리는 윤상연골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몸의 세포가 일을 잘할 수 있게 대사 조절, 열 생산, 체온 유지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완치율이 높고 암의 진행이 느릴 뿐 아니라 예후가 좋아 '착한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때 갑상선암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 센터장은 고개를 젓는다. 그는 "갑상선암의 완치율이 높은 것은 고생하는 외과의사들의 공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말하면서 과잉 진료라고 깎아내리는 건 아쉬운 일"이라며 "착한 암이라곤 해도 아직까진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센터장은 센터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초음파 절삭기를 쓰고 있다. 요즘엔 보편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초음파 절삭기를 잘만 사용하면 출혈 예방을 위한 배액관과 실(봉합사) 없이도 수술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게 전 센터장의 설명이다. 구병원은 이미 1천여 회 이 수술을 성공한 바 있다.

갑상선암 수술 후 흉터나 목소리에 변화가 생길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전 센터장은 "되돌이 후두신경(성문을 열고 닫는 근육을 관장하는 신경)을 절제한다면 목소리가 변하겠지만 집중력을 기울여 집도한다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최대한 작게 수술 부위를 열고, 꼼꼼히 봉합한 뒤 상처를 잘 관리한다면 흉터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겨드랑이 등을 통해 내시경 수술을 진행하면 목에 횡으로 흉터가 생길 일도 없다"고 했다.

전 센터장은 힘들다는 외과의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외과의는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걸 허락받았으니 신성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환자의 삶을 연장해주고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자가 외과의"라고 했다. 제2구병원이 생기고 그곳을 갑상선'유방암 전문병원으로 가꾸는 게 전 센터장의 꿈이다. 그는 "학회 활동과 연구를 꾸준히 하면서 발을 넓혀 나가다 보면 그 꿈이 이뤄질 날도 좀 더 빨리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전영산 센터장

▷1974년 출생 ▷영남대 의과대학 외과학 레지던트'석사 수료 ▷외과 분야 전문의 자격시험 전국 수석 ▷영남대 유방'갑상선외과 전임의 ▷한국유방암학회 지정 유방암 분야 세부 전문의 ▷영남대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외래교수 ▷대한갑상선학회 정회원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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