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기관지염 예방하려면

무조건 금연…부엌의 조리 때 나는 연기도 피해야
신경철 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신경철 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가래 섞인 기침 적어도 3개월 지속

2년 연속 나타날 경우 진단 내려

가래 양 늘거나 녹색 땐 항생제 투여

걷기 등 유산소 운동도 병행해야

56세의 중년 남성 김모 씨는 수년째 기침과 가래로 고생해왔다. 여름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그럭저럭 지낼 만한데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문제. 이 무렵이면 기침과 가래가 심해져 주변 사람들도 같이 있기 꺼릴 정도다. 그는 오랫동안 담배를 즐겨온 애연가다. 현재는 담배를 피우면 가래가 더 많이 나오고, 계단을 오르면 숨도 차다. 이는 전형적인 만성기관지염 증상이다.

◆심한 기침과 가래? 만성기관지염?

급성기관지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2, 3주면 회복할 수 있다. 반면 만성기관지염은 오랫동안 기관지 점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담배 연기나 직업성 분진, 화학약품(증기, 자극물질, 연기), 대기오염에 의한 유해 물질 등과 접촉해 발병한다.

고령인 여성 가운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도 만성기관지염을 앓기도 한다. 이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조리할 때 생기는 유해가스나 연기 때문일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도 장작이나 연탄을 이용해 조리와 난방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때 나오는 연기나 유해가스가 문제였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기관지 점막엔 아주 가는 털(섬모)이 있다. 이는 기관지에서 생긴 점액과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한다. 만성기관지염에 걸리면 기관지 점막과 함께 섬모도 손상돼 이물질이나 점액이 잘 배출되지 않는다. 여기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되면 누런 가래가 많이 나오고 기침이 심해진다. 더 심하면 기관지 점막에 부종이 생기고 점액이 늘어 기관지가 좁아진다. 이렇게 되면 숨이 차고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

만성기관지염은 X선이 아니라 환자의 증상으로 진단한다. 다만 기침과 가래만으로 만성기관지염이라 단정할 순 없다. 적어도 3개월 동안 매일 가래가 섞인 기침이 나오고, 이 증상이 2년 연속 나타난다면 만성기관지염이라 진단할 수 있다.

숨이 차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이미 폐 기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호흡 곤란 증세는 폐 기능이 어느 정도 떨어진 후에야 환자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숨이 차면 만성기관지염이 점차 악화해 만성폐쇄성 폐질환으로 진행된 상황이라고 본다.

◆만성기관지염의 예방과 치료

만성기관지염을 고치려면 이 질환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그만두거나 환경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단 담배는 즉시 끊어야 한다. 혼자 끊기 어렵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폐렴과 독감 예방접종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가래 양이 늘거나 색깔이 누런색, 녹색으로 변하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폐쇄성 폐질환으로 진행된 상태라면 흡입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폐 기능 검사는 1년에 한 번씩 하는 게 좋다. 만성기관지염은 만성폐쇄성 폐질환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증상의 악화 여부와 관계없이 매년 자신의 폐 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폐 기능이 떨어지는 초기에는 숨이 찬 증상이 없어 자신의 폐 기능이 떨어진 걸 모르고 지내는 환자가 적지 않다.

운동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운동이 폐 기능을 직접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동을 계속하면 호흡 근육의 힘과 지구력이 향상되면서 폐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운동은 1주일에 최소 3, 4회, 한 번에 30~4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팔운동이나 상체운동보다는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등 하체를 이용한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좋다.

신경철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체중이 늘면 숨을 쉬기 더 어려워진다. 지방을 줄이는 등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데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만성호흡기질환은 약으로만 치료할 수 없다. 운동을 하고 생활습관을 함께 바꿔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도움말 신경철 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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