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중도해지 땐 원금 손실…가입 전 해지환급금 살펴야

보험상품 가입 필수 점검사항

#1 전업주부인 김지영(36) 씨는 전세금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정기적금 형태로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저축성보험(만기 10년) 가운데 가장 보장 이율이 높은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2년 후 전세금을 올려주기 위해 저축성보험을 해지하고자 환급금을 알아봤더니 납입 원금보다 10% 이상 손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후회했다.

#2 직장인 안준기(41) 씨는 2년 전 부친이 폐암 진단을 받자 급한 마음에 월 납입보험료가 가장 저렴한 갱신형 암보험에 서둘러 가입했다. 그런데 최근 가입한 보험 상품 안내장을 확인한 결과 향후 보험료 납입 총액이 비갱신형 상품보다 많고 퇴직 후에도 만기까지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납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신중하지 못했던 자신을 원망했다.

#3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준희(48) 씨는 노후 대비를 위해 지난해 '연금전환특약'이 포함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올해 초부터 가게 매출이 떨어지자 박 씨는 지난달 보험을 해지했는데 해지환급금이 거의 없었다. 박 씨는 그제서야 자기가 가입한 상품이 저축성 연금보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세 사람처럼 보험 상품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가입했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보험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1천18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9.4% 증가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 보험 상품 가입 전 금융 소비자들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유의 사항을 안내했다.

◆중도해지하면 손해, 계약 유지 가능성 점검해야

보험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거나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자금 마련(연금 수령) 등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 상품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하거나 예금·적금이나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펀드 등 투자 상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특히, 보험은 장기간 계약 유지를 전제로 설계했기 때문에 계약 초기에 해지할 경우 원금보다 적은 해지환급금을 받는 등 불이익이 클 수 있다. 따라서 상품설명서의 해지환급금 예시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투자형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상품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보험상품이다. 조기에 해지할 경우 원금보다 적은 해지환급금을 받는다.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중도해지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할 때는 자신의 소득과 보험료 납입 부담 등을 잘 따져보고 장기간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점검해야 한다. 원금 보장을 원한다면 변액보험보다 일반 저축성보험에 가입하고 만기까지 유지하는 것이 좋다.

보험은 크게 위험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보장성보험과 목돈 마련 또는 노후 생활 대비를 목적으로 하는 저축성보험으로 구분된다. 보장성보험은 보장범위 내 사고 발생 시 상대적으로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만기 시 환급받는 금액이 적거나 없는 경우(순수보장형)가 많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보험료의 대부분이 이자율 또는 자산 운용 실적에 연동해 적립되기 때문에 만기 시 환급받는 금액이 납입보험료보다 많다. 하지만 보장 내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사고보험금도 적다.

최근엔 위험 보장과 장기저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보험상품(연금전환 특약이 부가된 종신보험 등)도 판매되고 있다. 가입 전 보험료 부담 여력이나 만기 시 수령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료 납입 총액 대비 혜택 점검해야

최근엔 텔레비전 홈쇼핑에서도 보험을 판매한다. 쇼핑 호스트들이 '하루 커피 한 잔 아껴서 평생 보장이 가능한 보험에 가입하세요'라고 권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가 저렴하더라도 수십 년 동안 보험료를 내다보면 납입 총액이 고급 승용차 1대 가격과 맞먹게 된다. 고급 승용차 구입 시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신중하게 구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험 가입 시에도 보험료를 꼼꼼히 확인한 후 가입해야 한다.

보험상품은 회사별로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설계사, TM(텔레마케터), 온라인 등 판매 채널별로도 보험료 차이가 크게 난다.

상품별 보험료를 가장 쉽게 비교해 볼 수 있는 방법은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http://fine.fss.or.kr)을 활용하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파인'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접속하면 된다. 파인에 들어가 '보험다모아' 또는 '금융상품 한눈에' 코너를 클릭하면 보험상품별 보험료와 보장 범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생명'손해보험협회 상품공시 사이트에서는 '보험가격지수'까지 확인할 수 있다. 보험가격지수는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평균 보험료 대비 해당 상품의 보험료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다. 상품 보험료를 참조순보험료(정부에서 보험료를 비교하기 위해 기준으로 정한 보험료)와 업계 평균 사업비의 합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가격지수는 100이 기준이다. 낮을수록 보험료가 적게 든다는 의미다. 보험가격지수가 120인 상품은 평균보험료 대비 20% 정도 비싼 상품이다.

◆보장 범위와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 반드시 확인해야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만큼 중요한 고려 사항이 보장 범위와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다. 저렴한 보험료에 현혹돼 보험에 가입했다가 정작 나중에 필요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보험 가입 전 해당 상품의 보장 범위와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보험상품은 약관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므로 약관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약관은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상품설명서를 자세하게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보장 범위, 보험금 지급 제한 사항 및 소비자의 권리'의무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설계사에게 물으면 된다.

보험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납입보험료가 변경되는 '갱신형'과 계약 종료 시까지 납입보험료가 동일한 '비갱신형'이 있다. 갱신형과 비갱신형 상품은 보험료 산정 방식 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갱신형 상품은 초기보험료가 저렴하지만 일정 기간마다 위험률 변동 및 연령 증가에 따라 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다. 특히, 60세 이후에도 만기 시까지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기 때문에 퇴직 이후 고정적인 소득이 없는 경우 보험료 납입 부담이 더욱 커진다. 따라서 보험료 예시표를 통해 가입 당시 보험료뿐만 아니라 고령기에 부담해야 할 보험료 수준도 꼭 확인하고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비갱신형은 초기 보험료가 비싸긴 하지만 만기까지 보험료가 가입 시에 결정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저렴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입자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 보험료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보험가입 전 필수 점검사항 5가지

①. 계약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

②. 위험보장 vs 장기 목돈마련(연금수령)

③. 보험료

④. 보장 범위와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

⑤. 갱신형 vs 비갱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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