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삼성맨 양준혁·김한수…새해엔 '각자의 길'

오랫동안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지켜온 두 남자의 갈길이 달라졌다. 7일 새해 첫 훈련을 시작한 경산 볼파크에서 최고참 양준혁(38)은 새로 바뀐 유니폼을 입은 채 여전히 선수들 사이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었지만 김한수(36)는 선수들의 티배팅 훈련을 도와주는 코치로 그라운드에 섰다.

두 사람은 삼성의 상징적 존재. 늘 한국시리즈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아픔을 함께 곱씹었고 2002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 때도 함께 기쁨을 나눴다. 양준혁은 해태와 LG에 잠시 몸담기도 했지만 외야수, 1루수, 지명타자로 삼성의 중심 타선을 지켰고 김한수는 2004년까지 부동의 3루수로 뛰며 상·하위을 가리지 않고 꾸준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성적이 결국 올해 그들의 행보를 엇갈리게 만들었다. "내 몸에는 파란 피가 흐른다."며 고향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던 양준혁은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특유의 '만세 타법'을 무기로 지난 시즌 개인 통산 2천 안타를 돌파하고 최고령 '20(홈런)-20(도루)클럽'에 가입하는 등 여전히 타석에서 맹위를 떨쳤다.

반면 2005년 1루수로 보직을 바꾼 김한수는 3할대 전후를 기록하던 타율이 2006년 0.254로 하락하더니 지난해에는 0.235까지 떨어지며 2군으로 떨어지는 수모도 겪었다. 시간이 지나도 타격감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시즌 후반에는 신예 채태인에게 1루 자리를 내주는 경우도 많았다.

양준혁은 현재 구단과의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합의를 봤지만 금액이 문제. 최종계약 조건은 2년간 20억~24억 원 수준이 되리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김한수는 지난 연말 선동열 감독과 면담을 갖는 등 고민 끝에 2군 플레잉 코치로 뛰기로 결정,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았다. 양준혁은 후배의 퇴장에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김한수에 대해 말을 아낀 적이 있다.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날 김한수의 표정은 편안해보였다. 그는 "1997년부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 우승을 못하다 2002년 우승 후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며 "많은 팬들이 아쉬워하고 격려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린다. 가족처럼 애착을 갖고 정으로 지도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은 이날 1995년 이래 입어온 유니폼과 엠블럼을 바꿨다. 박스형 상의를 단추를 이용하는 버튼형으로 교체하고 모자와 헬멧에 쓰이는 이니셜 로고도 기존의 'S'에서 'SL'로 변경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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