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이혼에, 코로나 감염까지…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다섯 가족

경제적 문제로 남편과 이혼 후 네 자녀와 모자원 입소
엄마 홀로 아이 키웠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일 끊겨
아픈 큰딸과, 셋째 아들…치료 필요하지만 돈 부족해

남편과 이혼 후 네 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는 최은숙(가명·43) 씨. 그는 불안한 미래에 매일 머리가 지끈거린다. 배주현 기자 남편과 이혼 후 네 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는 최은숙(가명·43) 씨. 그는 불안한 미래에 매일 머리가 지끈거린다. 배주현 기자

"저긴 아빠가 죽은 ××들만 사는 곳 아니야?"

큰아들 윤호(가명·14)가 학교에서 또 놀림을 받고 왔다. 엄마 최은숙(가명·43) 씨는 억장이 무너진다. 은숙 씨는 네 명의 자녀와 함께 모자원에 살고 있다. 아들은 친구들의 놀림에 아무런 대꾸도 못 하고 가만히 있었다고 했다. 기분이 축 처진 윤호는 "우리도 이사 가자"며 말을 건넨다. 하지만 당장 새집을 구할 돈이 없다. 엄마는 아들을 꼭 껴안아 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남편과 이혼한 뒤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모자원에 들어온 지 3개월째. 이곳에서 엄마와 네 명의 아이들은 살을 맞대며 버티고 있다.

◆경제적 문제로 남편과 이혼 후 모자원 생활

화물차로 전국 곳곳 배달을 다니던 은숙 씨의 남편은 좀처럼 돈을 벌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7천만원 넘게 주고 산 차량의 할부 값, 수리비는 매번 큰 짐이 됐다. 네 명의 자녀들이 줄줄이 태어나지만 나날이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졌다. 결국 밀려 버린 할부금, 이자 등으로 이들은 빚더미에 앉게 됐다.

은숙 씨도 어떻게든 손을 보태려 스포츠 시설에서 일을 시작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 빚과 생활비를 조금이나마 감당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제 몸 사리지 않고 매일 2~3시간씩 잠만 자며 번 350만원의 돈으로 여섯 식구가 버텼다. 하지만 부부는 점점 지쳐 갔다. 쌓여가는 빚의 무게로 부부는 갈등을 빚다 2년 전 갈라섰다.

네 명의 아이와 새롭게 시작한 삶. 홀로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거라는 엄마의 자신감은 나날이 사라졌다. 돈벌이에 육아까지 병행하는 탓에 은숙 씨 심신은 약해져 갔다. 하지만 큰딸 윤이(가명·20)가 서울의 한 대학에 합격해버려 몸을 더 혹사할 수밖에 없었다. 모자원을 선택한 이유도 매달 40만원의 월세를 아껴 딸의 등록금에 보태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일 끊겨, 아픈 아이로 전전긍긍

모자원 입소 뒤 생활이 나아질까 하는 희망은 얼마 가지 못해 산산조각이 났다. 지난달 은숙 씨는 코로나19에 걸려버렸다. 계속되는 바이러스 검출로 은숙 씨는 꼼짝없이 한 달간 치료센터에서 나올 수 없었다. 자녀들마저 자가격리 대상자가 돼 모자원에 갇혀 있어야 했다.

엄마가 없는 사이 둘째 윤호, 셋째 윤빈(가명·12), 넷째 윤서(가명·9)를 돌봐야 하는 건 오롯이 큰딸 몫이었다. 그런 딸에게 우울증이 도졌다. 본인의 등록금로 엄마를 힘들게 했다고 자책한 탓이었다. 막내 역시 분리 불안이 도졌다. 한 달 내내 윤서는 매번 잠에서 깨 방문 곳곳을 열어보며 엄마를 찾았다.

은숙 씨가 돌아온 뒤 아이들의 증세는 나아졌지만 이젠 일이 끊겨버렸다. 감염자라는 인식에 일터는 은숙 씨를 다시 부르지 않았다.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보지만 무작정 기다리라는 말만 돌아온다. 게다가 엄마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은 또 다른 놀림거리가 됐다. '쟤네 엄마 코로나 걸렸대'라는 놀림에 아이들은 계속 주눅들기만 한다.

엄마는 마음이 자꾸 조급해진다. 생계비도 걱정인 데다 딸과 아들의 몸이 성치 않은 탓이다. 큰딸은 얼마 전 갑상선에 30개의 혹이 발견돼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셋째 윤빈이는 코와 인중 사이에 생긴 커다란 혹으로 이가 잘 자라지 못하고 있다. 치과에서는 수백만원의 교정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당장 돈이 없다. 그동안 친정 식구들의 도움으로 생활을 연명해가고 있지만 눈치가 보여 이제 '힘들다'고 털어놓지도 못한다. 얼마 전 은숙 씨의 골다공증이 심해져 다리까지 저는 탓에 새 일감은 좀처럼 쥐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다섯 식구는 온갖 세상의 인식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떳떳하게 정말 잘 살고 싶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은숙 씨는 본인이 힘들어하면 아이들이 더 힘들까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매일 밤 수면제를 먹으며 불안한 미래를 묵묵히 견디는 중이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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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 전달 내역]

◆ 가정폭력 피해 고향 떠나왔지만 세 아들과 생활이 막막한 구유정 씨에 2,027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남편의 가정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나 왔지만 불안 증세에 시달리는 세 아들로 생활이 힘든 구유정(매일신문 3월 16일 자 10면) 씨에게 2천27만9천51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DGB대구은행 77만2천원 ▷유재혁 15만원 ▷김외식 10만원 ▷박봉호 10만원 ▷이병희 10만원 ▷노광자 5만원 ▷배금옥 5만원 ▷이창영 5만원 ▷서숙영 2만원 ▷이상준 2만원 ▷김갑용 1만5천원 ▷김미정 1만원 ▷'구유정연계팀' 10만원▷'네모자후원' 10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홀로 자녀 키우며 평생 일만 하다 폐암에 걸린 김덕상 씨에 1,882만원 성금

아내와 이혼을 한 뒤 홀로 자녀들을 키우며 평생 일만 하며 살아왔지만 얼마 전 폐암에 걸려 약값이 없는 김덕상(매일신문 3월 23일 자 10면) 씨 사연에 47개 단체 159명의 독자가 1천882만2천80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평화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빛명상본부 6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황인규) 40만원 ▷㈜서원푸드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라하우젠트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구미현대병원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크로스핏힘 15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봉산교회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세원환경㈜(조현일) 10만원 ▷신세계로약국(박태환)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혜성한의원(이귀생)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김영준치과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박장덕)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중앙안과의원(김일경)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한진도금(배진한) 5만원 ▷해피건강나라(이재억) 5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대경주방가구(김연옥) 2만원 ▷모두케어 2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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