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유전자 이상 질환 의심되는 아감조트 군  

호흡기능 떨어지고 무릎, 팔꿈치 관절 굳은 채 태어나
매일 중환자실 치료비 100만원씩 쌓여… 장기간 재활치료도 필요할 전망

 

지난달 태어난 아감조트 군은 유전자 이상으로 호흡이 불안정하고 팔다리 관절이 굳는 선천성 질환을 앓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달 태어난 아감조트 군은 유전자 이상으로 호흡이 불안정하고 팔다리 관절이 굳는 선천성 질환을 앓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인도에서 온 파라미트(31) 씨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이의 얼굴을 살폈다.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아감조트 군은 줄곧 신생아 중환자실에만 머물고 있다. 호흡이 불안정한 데다 팔꿈치와 무릎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등 복합적인 이상 증상을 안고 태어난 탓이다. 아이는 코에 삽입한 고압산소호흡기에 의지해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임신 중 받은 다리 수술, 아기는 팔다리 굳고 호흡 부진

아감조트 군은 임신 40주를 채운 후에도 체중이 2.4㎏에 불과했다. 세상으로 나온 아이는 횡격막 근육 등 호흡에 필요한 근력이 약했고, 아래턱도 작고 후퇴해 정상적인 자가 호흡이 어려운 상태였다. 호흡만 안정되면 통원치료를 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다.

팔다리의 관절에도 여러 문제가 발견됐다. 양 팔꿈치와 무릎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완전히 펴지지 않고, 새끼손가락과 발가락도 다소 안쪽으로 휘어있다. 제대로 걸어다니려면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의료진은 아감조트 군의 증세가 유전자 이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 3주 후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면 향후 치료방법이나 장기적인 예후를 예상할 수 있다.

아감조트 군의 주치의는 "학습능력, 운동능력 모두 이상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유전자 이상에 의한 질환은 원인을 제거할 수 없어 치료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주치의의 설명을 듣던 파라미트 씨는 "아기가 아픈 게 내 탓인 것 같다"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파라미트 씨의 아내 카우러(24) 씨는 지난해 3월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로 오른쪽 다리가 골절됐다. 임신 직후였지만 이를 모른 채 수술 후 20일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부부는 이 때 사용한 약물이 태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다.

◆ 생활고 속에 치료비 마련 막막

파라미트 씨가 한국에 온 건 2년 전. 학력 수준이 떨어져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그는 친구의 소개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입국 첫해에는 젖소 농장에서 하루 14시간을 일했고, 1년 만에 1천만원을 모아 인도에서 아내를 데려왔다. 매일 꿈에 그리던 아내와 재회한 것은 기뻤지만 시련이 잇달아 찾아왔다.

아내가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겪으면서 병원비가 600만원 넘게 들었고 일도 하지 못하게 됐다. 파라미트 씨가 지난해 초부터 일한 섬유공장도 9개월 만에 문을 닫으면서 소득도 사라졌다. 매일 새벽 인력사무소에 나가지만 헛걸음을 하는 날이 훨씬 많다.

생활은 금세 곤궁해졌다. 파라미트 씨는 "주변에서 돈을 빌려 생활비와 병원비를 충당해 왔지만 돈을 갚지 못하면서 이제는 친구들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연료비를 아끼려고 난방을 거의 안 하는 탓에 월세 25만원짜리 방에는 한기가 가득하다. 출산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카우러 씨는 두꺼운 외투에 털모자까지 쓴 채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집안에 있는 식재료라고는 밀가루 한 포대와 소금 뿐. 아픈 아이 걱정에 카우러 씨는 밀가루 빵조차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지난달부터 월세와 각종 요금도 밀리면서 집주인과 마주치는 것도 부담스럽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매일 발생하는 비용만 100만원 정도. 치료비는 이미 2천500만원을 넘겼다. "저나 아내는 밥을 굶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아기는 치료 받아야 하잖아요." 파라미트 씨가 얼굴을 감싼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관련기사

AD

사회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