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B형·C형 간염 앓는 레안 두언 씨

6개월 동안 제대로 치료 못해 병 악화 불안

베트남에서 온 레안 두언(43) 씨는 6개월 전 B형 및 C형 간염 진단을 받았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간경변이나 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지만 2천500만원의 약제비가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베트남에서 온 레안 두언(43) 씨는 6개월 전 B형 및 C형 간염 진단을 받았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간경변이나 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지만 2천500만원의 약제비가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베트남에서 온 레안 두언(43) 씨의 얼굴은 간염으로 인해 핏기가 없고 파리했다. 추운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입었지만 야윈 몸이 눈에 들어왔다. 힘겹게 인터뷰 장소로 발걸음을 옮긴 두언 씨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간염 치료 시급한데 약값 2천500만원

두언 씨는 지난해 1월 한국에 왔다. 가난한 어촌마을에서 소박한 삶을 꾸려왔지만 2016년 봄 노모의 병환으로 가세가 기울었다. 두언 씨가 베트남에서 화물차를 운전하거나 건설현장에서 일해서 버는 돈은 한 달에 우리 돈 40만원 정도였다. 한국에서 돈을 벌고 있던 고향 친구들에게 연락해 일자리 소개를 부탁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고향 친구들이 소개해 준 플라스틱 가공공장에서 짐꾼으로 일했다. 두언 씨는 "매일 13시간 30분의 야간 근무를 하면 최대 28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았다. 몸은 고됐지만 고국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만은 푸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몸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걸 느꼈다. 갑자기 기운이 없고 밥을 잘 못 먹게 됐다. 체중도 5㎏ 이상 줄었다. 주변 권유로 병원을 찾았고 간 수치가 매우 높은 것을 발견했다. 대학병원으로 옮긴 후 만성 바이러스 C형 간염과 델타-병원체가 없는 만성 바이러스 B형 간염을 동시에 갖고 있단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료진은 특히 C형 간염의 경우 그대로 둘 경우 간경변이나 간암 등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치료가 시급하다고 했다.

문제는 치료비다. 관광비자를 통해 입국했기 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2가지 간염에 대한 3개월치 약제비만 2천500만원이 필요하다.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1천500만원을 썼고 여유 자금도 전혀 없는 상태다. 이미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6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치료가 늦어져 행여 잘못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늘 불안하다. 치료약이 아닌 간 수치를 조절하는 약만 먹고 있어 몸은 늘 천근만근이다. 두언 씨는 "입과 목이 항상 타는 듯이 마르다. 온몸에 힘이 없어 걷기도 힘들고 항상 눕고 싶지만 누워도 잠이 안 온다. 등에서 항상 열이 나는 느낌이 들고 식사도 잘하지 못한다. 약을 먹어야 해서 밥을 두세 숟갈 억지로 뜨곤 한다"고 했다.

◆베트남에 있는 가족도 부양해야

본인의 아픈 몸도 걱정이지만 두언 씨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고국에 있는 가족들이다. 2013년에 결혼한 부인이 세 살배기 딸을 키우며 노부모를 모시고 있다. 본래 빠듯한 살림살이였지만 2016년 봄 어머니가 심장 수술을 하면서 훨씬 어려워졌다. 어머니는 수술 후에 중풍까지 겪으면서 말도 하지 못하고 한쪽 다리를 못 쓰는 상태가 됐다. 아버지가 어머니 간호에 매달리고 있고 부인은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다. 두언 씨가 벌어다 주는 돈이 아니면 생계가 곤란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언 씨는 간염 진단을 받고서도 한 달 가까이 계속 일을 했다. 병원에서는 계단도 제대로 못 올라갈 정도로 힘들어했지만 며칠 후에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이 극구 말릴 정도였다. 결국 8월 말에는 스스로도 더 이상 몸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두언 씨는 "더 이상 송금을 해줄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가족들에게는 몸이 아파 잠시 일을 쉬고 있다고만 얘기했다"며 "이미 어머니의 병 때문에 심리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가족들에게 상황을 자세히 얘기해 걱정만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언 씨는 현재 고향 친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텨내고 있다. 회사를 나오면서 갈 곳이 없어진 두언 씨에게 친구 한 명이 자신의 단칸방 한구석을 내어줬다. 병의 진행을 늦추는 진료와 약제비로 드는 매월 50만원 정도의 비용도 고향 친구 서너 명이 빌려주고 있다. 두언 씨는 "가장 바라는 것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몸만 낫는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 주변 사람들에게 진 빚도 갚고 부모님도 잘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이웃사랑 계좌는 '069-05-024143-008(대구은행). 700039-02-532604(우체국) ㈜매일신문사'입니다. 이웃사랑 기부금 영수증 관련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053-756-9799)에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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