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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의 필름통] 추석 연휴 극장가 기대작 미리보기…'디바' '검객' 등

[김중기의 필름통] 추석 연휴 극장가 기대작 미리보기…'디바' '검객' 등

추석 연휴 극장가의 라인업이 확정됐다.그동안 개봉 일정을 못 잡고 우왕좌왕하던 영화들이 이번 추석을 마지막 숨구멍이라 여기고 개봉을 결정했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벌써 영화관에서 만났을 영화들이다. '국제수사'는 8월19일, '돌멩이'는 9월9일, '담보'는 9월10일,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도 9월 중순 개봉 계획이었다. 몇 차례 연기 끝에 추석 극장가 출발선에 나란히 섰다.9월 23일 개봉 예정이었던 '승리호'가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이번 추석 극장가는 대작보다는 중급 예산의 영화들의 잔치가 됐다. 할리우드 영화도 기대작이 거의 없는 편. 이번 추석 극장가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 키재기가 된 것이다.◆한 주 먼저 만나는 한국영화 '디바'와 '검객'이번 주 '디바'(감독 조슬예)와 '검객'이 개봉한다. '승리호'가 빠지면서 그 자리를 꿰찬 것이다. '디바'는 여성적, '검객'은 남성적 성향의 영화다. '디바'는 배우 신민아의 첫 스릴러 도전작. 세계적인 다이빙 스타 두 명이 있다. 이변 없이 정상에 안착한 이영(신민아)과, 그 뒤를 따라 피나는 노력을 하는 수진(이유영)이다. 각자가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어느 날 이 둘이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수진이 실종된다. 그리고 곧이어 둘의 강렬한 욕망만큼 어두운 광기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23일 개봉. 84분. 15세 이상 관람가.장혁 주연의 '검객'(감독 최재훈)은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칼을 다시 잡는 무사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영화다. 배경은 광해군 폐위 후. 스스로 자취를 감춘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장혁). 청의 무리한 요구에 백성들의 고통이 날로 더해가던 어느 날. 태율의 딸이 청나라 군사에 의해 공녀로 잡혀간다. 세상을 등진 채 조용히 살고자 했던 조선 최고의 검객은 딸을 구하기 위해 자비 없는 검을 다시 잡는다. 드라마 '추노'의 장혁이 복수에 불타는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23일 개봉.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휴먼 가족 드라마 '담보'와 '돌멩이''담보'(감독 강대규)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승이 엄마가 사정하는 바람에 승이의 입양까지 책임진 사채업자. 하지만 부잣집에 간 줄 알았던 승이가 엉뚱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둘은 승이를 데려와 돌보게 된다. 빚 때문에 맡겨진 아이는 거칠고 인정 없는 사채업자의 삶에 서서히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배우 성동일표 휴먼 드라마. 승이 역의 박소이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유괴된 아이로 나왔던 아역 배우. 깜찍하고 태연한 연기가 '담보'에서도 기대된다. 29일 개봉.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돌멩이'(감독 김정식)는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 배우가 출연하는 휴먼 드라마다. 시골 마을에 사는 지적장애자 석구(김대명)는 8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30대 청년. 마을 잔치에서 소매치기로 오해를 받게 된 가출 소녀 은지(전채은)를 본 석구는 진짜 범인을 찾아내고 둘은 친구가 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둘의 우정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송윤아는 은지를 보호하는 쉼터 선생님으로, 김의성은 석구를 보살피는 성당 신부님으로 출연한다. 30일 개봉.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코믹 액션 '국제수사'와 코믹 스릴러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국제수사'(감독 김봉한)는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시골 형사의 코믹 액션물이다. 대한민국 대천경찰서 강력팀 형사 병수(곽도원)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필리핀으로 인생 첫 해외여행을 떠난다.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것도 잠시. 필리핀 거대 범죄 조직의 정체불명 킬러 패트릭(김희원)이 설계한 셋업 범죄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로 전락한다. 말도 몸도 따라주지 않는 필리핀에서 고향 후배와 친구들까지 끼어들어 수사는 좌충우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국제수사'는 배우 곽도원의 첫 코미디 연기 도전작. 29일 개봉.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은 죽지 않는 외계인을 죽이기 위한 코믹 스릴러. 신혼의 소희(이정현)는 하루 21시간 쉬지 않고 깨어있는 남편 만길(김성오)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게 된다. 고교 동창인 세라(서영희)와 양선(이미도), 미스터리 연구소 소장(양동근)과 힘을 합쳐 싸운다. 만길의 정체가 지구를 차지하기 위해 온 외계인 언브레이커블임을 밝혀내고 정부요원까지 합세하면서 상황은 커져만 간다. 신정원 감독은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을 통해 독창적인 이야기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도 인류 멸망을 목표로 지구에 온 언브레이커블과 이에 맞서는 대한민국 세 명의 여고 동창 전사들의 한 판 대결이라는 놀라운 발상을 선보인다. 코믹과 스릴러, SF와 호러, 액션까지 담은 이색 영화. 29일 개봉.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추석극장가…과연 가족들이 움직일까?추석 극장가는 늘 휴먼 코믹이 대세였다. 역사적으로 추석하면 성룡영화였다. '취권'을 비롯해 20년간 추석만 되면 성룡영화를 보는 것이 연례행사였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들어 '조폭 마누라', '가문의 영광' 등 이른바 조폭 코미디가 유행했다. 그 이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관상' '밀정' 등 사극영화들이 추석 극장가를 휘어잡았다.전통적인 명절 흥행 성적을 본다면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가 강세. 이번 추석 극장가도 장르적으로 이런 추세에 부합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다. 가족 단위 관객이 극장을 얼마나 찾을지가 관건이다.방역 수칙에 따라 한 관당 50인 미만으로 참석하는 것은 물론 명부와 체온 체크, 마스크 착용, 취식 금지 등을 엄격히 지킨다. 시사회도 없이 개봉하거나,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간담회를 구상하기도 한다.현재 극장가는 일일 관객이 5만 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추석 개봉 영화들이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이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9-24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지니어스 독' '도망친 여자'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지니어스 독' '도망친 여자'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지니어스 독감독: 길 정거출연: 가브리엘 베이트먼, 조쉬 더하멜, 메간 폭스반려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이 영화는 한 소년과 그의 '절친'인 개를 통해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코미디 영화다. 엄마(메간 폭스), 아빠(조시 더하멜) 그리고 강아지 헨리와 함께 사는 천재 소년 올리버(가브리엘 베이트먼)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텔레파시 장치를 발명한다. 올리버는 발명 대회에서 이 장치를 선보이지만 웃음거리만 될 뿐. 실의에 빠진 그는 헨리를 대상으로 다시 장치를 실험하게 되고, 다음 날 아침 헨리의 생각이 모두 들린다는 것을 알고 기뻐한다. 관계가 소원해진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올리버는 헨리와 힘을 합쳐 둘의 관계를 전처럼 되돌려 놓으려고 한다. '이프 온리'의 길 정거 감독 연출작. 90분. 12세 이상 관람가.◆도망친 여자감독: 홍상수출연: 김민희, 서영화, 송선미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 남편이 출장 간 사이 세 명의 친구를 만나는 과정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나열된다. 결혼 후 5년간 남편과 하루도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다는 감희(김민희)가 세 명의 친구를 만난다. 영순(서영화)은 남편과 헤어지고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고 있고, 수영(송선미)은 돈을 모아 부모로부터 독립해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다. 우진(송새벽)은 감희가 예전에 사랑했던 정 선생(권해효)과 결혼한 친구다. 극장에 간 감희가 우진의 남편인 영화감독 정 선생(권해효)을 잠깐 마주친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무심하게 반복되는 대화와 뜬금없는 상황, 갑자기 그려지는 롱 테이크 등 홍상수 감독의 팬이라면 즐겨 볼 수 있는 홍상수표 영화다. 77분. 청소년 관람불가.◆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감독: 데이브 프랭코출연: 댄 스티븐스, 알리슨 브리여행지를 찾은 두 커플에게 닥친 공포를 그린 스릴러. 벤처 회사를 경영하는 찰리(댄 스티븐스)와 미셸(알리스 브리) 커플, 그리고 찰리의 친동생 조쉬(제레미 앨런 화이트)와 그의 연인 미나(세일라 밴드). 이렇게 네 사람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해안가 마을에 숙소를 예약한다. 완벽해 보이는 집에서 네 사람은 불쾌하고 낯선 시선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적한 저택이라는 공간적 배경으로 네 사람이 각각 겪는 불가사의한 일들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높여가는 스릴러 영화다. 범죄영화 '나우 유 씨 미'의 주연인 데이브 프랭코가 연출을 맡았고,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댄 스티븐스, '스크림 4G'의 알리슨 브리 등이 가세했다. 88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9-17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디즈니 실사영화 '뮬란'…교훈은 사라지고 논란만 커졌다

[김중기의 필름통] 디즈니 실사영화 '뮬란'…교훈은 사라지고 논란만 커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디즈니의 '뮬란'(감독 니키 카로)이 드디어 17일 개봉했다.흉노족이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을 침략하자 화 가문의 뮬란이 남장을 하고 황제를 지킨다는 애니메이션 '뮬란'(1998)이 2억 달러의 제작비로 실사화됐다. 그러나 원작의 재미와 미덕은 사라지고 한 편의 중국 무협영화가 되어 돌아왔다. 실사화가 아닌 중국 현지화가 되어버린 것이다.'뮬란'의 큰 줄거리는 애니메이션과 같다. 흉노족 보리 칸(제이슨 스콧 리)이 황제(이연걸)를 죽이기 위해 중국을 쳐들어온다. 시골 마을의 뮬란(유역비)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 화 조우(티지 마) 대신 남장을 하고 훈련소에 간다. 혹독한 훈련을 받은 뮬란은 보리 칸과 전투에서 승리하지만 여자임을 밝혀 부대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황제를 죽이려는 음모를 알고 탕 장군(견자단)을 설득해 결국 황제를 지켜낸다.'뮬란'은 유역비를 비롯해 이연걸, 견자단, 공리 등 중국권 배우들이 영어로 대사를 하는 영화다.큰 줄거리는 같지만 캐릭터와 스토리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먼저 용 무슈와 귀뚜라미가 사라졌다. 무슈는 뮬란을 지키기 위해 조상들이 파견한 호위용. 말만 많아 도움이 안 되지만 뮬란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다.대신 봉황과 마녀 시아니앙(공리)이 추가 됐다. 시아니앙은 뮬란의 적이지만, 같은 여자로서 뮬란의 정체성을 지키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봉황은 뮬란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등장한다. 또 뮬란과 샹 장군의 러브 라인도 사라졌고, 뮬란이 노래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뮤지컬적인 장점들도 없앴다.이 같은 변화는 '뮬란'을 진부하고 평면적인 영화로 흐르게 한다. 재미를 주는 깨알 같은 요소들이 사라지고 뮬란의 1인 활극으로 치달아 버리는 것이다.특히 뮬란의 영웅성이 부각되면서 원작에서 뮬란이 건져 낸 의미가 퇴색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원래 뮬란은 연약한 시골 소녀다. 그러나 내면은 강해 가문을 지키고, 결국 나라까지 구하는 여성이다.그러나 실사 뮬란은 이미 '기'를 알고 무예에 통달한 소녀다. 오히려 '기'를 숨기려 한다. 남성 중심의 군대 조직에서 여성으로 극복하는 뮬란이 아니라, 이미 남성성을 뛰어 넘는 캐릭터로 다만 여성을 숨기는 마치 '배트맨'의 브루스 웨인 같은 존재다.이 같은 설정은 뮬란의 고난과 극복의 과정을 단지 형식적인 겉치레로 만들어버린다. 이미 신비로운 힘이 부여된 여성인 것이다. 디즈니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인고의 노력 끝에 결실을 얻는 주인공의 미덕은 땅에 떨어졌다. 같은 여성인 마녀 시아니앙의 존재도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진부하다.결국 무슈와 조상의 음덕, 뮬란의 노력으로 당당히 가문의 한 사람으로 우뚝 선 원작 뮬란의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사라지고, 혼자 날뛰는 1인 활극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2억 달러를 들인 중국 무협 활극으로 말이다.'뮬란'은 지난 11일 중국에서 개봉했다. 개봉 첫 주말 2천32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중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얼마 전 개봉한 '테넷'의 첫 주말 기록인 2천98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 디즈니가 중국 당국과 시나리오를 상의하고, 중국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서 그들의 입맛에 맞게 공을 들인 것에 비하면 참혹한 결과다.'뮬란'은 원래 3월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7, 8월로 연기됐다가, 결국 9월에 개봉했다. 거기에 북미와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온라인으로 개봉했다. 제작비는 고사하고 관객 동원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었다.'뮬란'은 이미 지난해 홍콩 민주화시위 때 유역비가 자신의 SNS에 시위를 진압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보이콧 운동이 시작됐다. 거기에 지난 11일 중국 개봉 후 엔드 크레딧에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투르판 공안국에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이 올라간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트루판 공안국은 위구르족 강제 수용소를 관리하는 기관이다.급기야 미국 의회가 나서 디즈니에 중국 공산당과의 협력에 대해 해명을 하라는 질의서를 보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실사 '뮬란'은 디즈니에게 '재앙'이 되고 있다. '뮬란'의 제작 수난기가 오히려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해지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디즈니가 아무래도 큰 '헛발질'을 한 것 같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9-17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에이바' 여성 킬러물?…고뇌와 상처 이기려는 인간의 몸부림

[김중기의 필름통] '에이바' 여성 킬러물?…고뇌와 상처 이기려는 인간의 몸부림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에이바'(감독 테이트 테일러)는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제시카 채스테인이 치명적인 킬러로 출연한 액션 스릴러다.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공항에 한 남자를 마중 간다. 검은색 정장에 금발 커트머리. 한적한 길에 차를 세우고 뒷자리에 옮겨 앉는다. 남자는 그녀의 뇌쇄적인 공격에 모든 경계를 푼다. 그녀가 묻는다. "무슨 나쁜 짓을 했나요?". 대답이 없자 그녀는 방아쇠를 당긴다.이런 행동은 킬러로서 금기된 행동이다. 조직의 지시는 깔끔한 마무리다. 그래서 그녀는 조직의 눈밖에 나고 만다.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1990)를 비롯해 연약한 여성을 살인 무기로 등장시킨 영화는 시대를 넘어 인기를 끌고 있다. 화려한 외모의 여성 배우가 펼치는 고난도 액션,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킬러의 세계를 평정한 그녀들의 활약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이다.'아토믹 블론드'(2017), '레드 스페로'(2018), '안나'(2019) 등 최근 영화에서도 샤를리즈 테론과 제니퍼 로렌스, 사샤 로스 등이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여성판 '존 윅'을 꿈꾸었다.에이바(제시카 채스테인) 또한 100% 임무수행력을 보여주는 킬러다. 프랑스에서 임무수행을 마친 에이바는 어머니(지나 데이비스)가 입원했다는 소식에 수십 년 만에 고향인 보스턴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독보적인 킬러 세계와 달리 고향은 그녀에게 상처만 덧나게 한다. 어머니는 잔소리만 늘어놓고, 여동생과 갈등은 더 심해졌다. 거기에 옛 남자 친구 마이클(커먼)은 여동생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혼란한 마음을 추스르며 다음 암살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 그러나 임무를 마친 순간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채 돌아온다. 조직 보스인 사이먼(콜린 패럴)은 이를 계기로 그녀를 처치할 계획을 세운다.'에이바'는 제시카 채스테인의 연기와 액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영화다. 무용을 전공한 그녀는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액션을 보여준다. 착 가라앉은 말투와 날카로운 눈빛, 타격감 넘치는 액션, 거기에 빨간 드레스를 휘날리며 벌이는 총격전까지 카리스마 넘친다.그러나 '에이바'는 기존 여성 킬러 영화들과 약간 결을 달리한다. 인간적 고뇌와 상처를 이겨내려는 몸부림이 주된 플롯이기 때문이다. 에이바는 천재성을 가진 아이였다. 그러나 불우한 환경은 그녀를 최악으로 몰고 간다. 알코올 중독에 교도소까지 다녀오면서 인생은 엉망진창이 된다. 결국 군입대를 하게 되고 특수요원으로 발탁되어 급기야 킬러로 양성된다.'에이바'는 그런 주인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을 그린 영화다. 어긋난 과거는 시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다. 동생과 결혼할 남자친구는 다시 도박에 빠져 있다. 가족을 지켜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녀 또한 죽음의 사신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온다. 이제 그녀는 결정해야 된다. 이 모든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에이바'는 여성 킬러의 활극을 홍보 포인트로 잡고 있다. 그러나 여성판 '존 윅'이 아닌 인간적 고뇌와 상처에 허덕이는 외로운 한 킬러의 이야기로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제시카 채스테인의 연기가 더욱 돋보인다. 동생과 가까워진 옛 남자친구에 대한 회한과 안타까움, 망가진 자신에 대한 절망감, 동생에 대한 연민, 그렇지만 이를 이겨내야 하는 독한 면모까지 잘 연기한다.테이트 테일러는 배우로 시작해 연출로 재능을 찾아낸 감독이다. 196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흑인차별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헬프'(2011)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영화로 이듬해 3명의 여배우를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제시카 채스테인의 매력을 액션에만 한정시키기보다 드라마로 더욱 확장시키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에이바'는 존 말코비치, 콜린 패럴, 지나 데이비스 등 나름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한때 여성 히어로물 '롱키스 굿나잇'(1996)으로 인기를 끌었던 지나 데이비스의 노년 모습을 볼 수 있다. 존 말코비치는 아버지처럼 마지막까지 에이바를 지켜주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상관 듀크역을 맡아 호연한다. 97분. 15세 이상 관람가.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9-10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기기기괴 성형수' '뉴 뮤턴트' '아무도 없다'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기기기괴 성형수' '뉴 뮤턴트' '아무도 없다'

◆기기괴괴 성형수감독: 조경훈목소리 출연: 문남숙, 장민혁오성대 작가의 웹툰 '기기괴괴' 에피소드 중 '성형수'를 원작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 성형 수술을 하지 않고 얼굴을 담그기만 해도 성형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화장을 하듯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기적의 물 성형수. 물과 성형수를 4:1 비율로 섞은 후 20분간 얼굴을 담그면 근육과 살의 성질이 완전히 변해 미모를 얻을 수 있다. 외모로 인해 끔찍한 일을 겪은 예지는 어느 날 이 믿기 힘든 성형수를 구한다. 얼굴과 전신, 말 그대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고 유명인이 된다. 그러나 새로운 외모와 삶을 지키고 싶었던 예지는 지켜야 할 선을 넘고 만다. 외모지상주의와 성형을 강요하는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작품이다. 85분. 15세 이상 관람가.◆뉴 뮤턴트감독: 조쉬 분출연: 메이지 윌리엄스, 안야 테일러 조이코로나19로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끝에 10일 개봉된 마블 코믹스의 돌연변이 영화. 비밀 시설에 수용된 십대 돌연변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며 끔찍한 공포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십대의 돌연변이 레인(메이지 윌리엄스)과 일리야나(안야 테일러 조이), 샘(찰리 히튼), 로베르토(헨리 자가)는 비밀 시설에 수용되어 심리 상태를 감시 받는다. 이들이 사회에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위험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닥터 레예스(앨리스 브라가)는 이들에게 돌연변이 능력을 통제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자 애쓴다. 어느 날, 대재앙이 덮친 마을에서 혼자 살아남은 대니(블루 헌트)가 이곳에 들어오며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십대 돌연변이들은 믿기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94분. 15세 이상 관람가.◆아무도 없다감독: 존 하이암스출연: 줄스 윌콕스, 마크 멘차카탈출할 수 없는 숲에서 자신을 납치한 살인마와 목숨 걸고 싸우는 공포 스릴러. 남편을 잃고 실의에 빠진 제시카(줄스 윌콕스)는 고향을 떠나 북쪽으로 향한다. 가족들의 걱정이 불편한 그녀는 부재중 전화를 무시한 채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운전을 계속한다. 운전 중 앞차의 수상한 행동으로 대형 트럭과 사고가 날 뻔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피한다. 그러나 휴게소 화장실부터 숙소 주차장까지 조용히 자신의 뒤를 쫓는 낯선 이의 존재를 느낀다. 그리고 절대 혼자 빠져 나올 수 없는 숲으로 납치된다. 살인마의 표적이 된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도망가기보다 살인마의 뒤를 쫓아야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2020년 미국 매머드 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았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9-10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오 문희' '이십일세기 소녀' '7월 7일'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오 문희' '이십일세기 소녀' '7월 7일'

◆오! 문희감독: 정세교출연: 나문희, 이희준, 최원영노배우 나문희의 능청 연기가 돋보이는 코믹 드라마. 평화로운 시골 마을. 불같은 성격 두원(이희준)의 하나뿐인 딸 보미(이진주)가 뺑소니 사고를 당한다. 유일한 목격자는 치매기가 있는 할머니 문희(나문희)와 개 앵자뿐. 보미가 의식 불명에 빠지면서 경찰 수사에 진전이 없자 두원의 속은 타들어만 간다. 예기치 못한 순간 문희가 뜻밖의 단서를 기억해 내고 두원은 문희와 함께 뺑소니범을 찾아 나선다. 아웅다웅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두원과 문희로 인해 오래 묵혀뒀던 과거의 기억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도 느끼게 한다. 두원 역의 이희준은 체중을 늘려 논밭 진흙탕 액션을 선보이고, 59년 연기 인생의 나문희는 탄탄한 연기력과 함께 내복과 신발 등 일상 착용 의상으로 현실감을 더한다. 109분. 12세 이상 관람가.◆이십일세기 소녀감독: 야마토 유키, 에다 유카 등출연: 하시모토 아이, 카라타 에리카여성 감독의 비율이 3% 미만인 일본 영화계에서 15인의 젊은 여성 영화인들이 모여 만든 15편의 단편 옴니버스 영화. 여성의 시선으로 일과 미래에 대한 고민, 사랑과 고민, 일상의 행복 등을 감성적으로 그리고 있다. 호기심 많은 10대 여고생에서부터 뜨거운 20대, 완숙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30~40대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감독들은 모두 80년대 후반과 90년대생. 14번째로 등장하는 단편 '뿔뿔이 흩어진 꽃에게'를 연출한 야마토 유키 감독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8분 내외의 픽션 14편과 엔딩 크레딧을 장식하는 애니메이션 한 편으로 이뤄져 있다. '리틀 포레스트'의 하시모토 아이, '아사코'의 카라타 에리카 등이 출연한다. 117분. 15세 이상 관람가.◆7월 7일감독: 송승현출연: 정이서, 김희찬, 윤건일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제작비 모금 프로젝트로 완성된 독립영화. '똥파리', '명왕성'의 조감독 출신인 송승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하루를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청춘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7월 7일은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단 한번 만난다는 날이다. 영화 감독을 꿈꾸는 현수(김희찬)의 과거. 그는 우연히 만난 미주(정이서)에게 영화의 주인공을 제안하고 함께 촬영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한다. 지칠대로 지친 미주의 현재. 부족한 생활비, 팀장의 막말로 매일이 힘든 미주는 여전히 꿈만 꾸는 현수가 답답하기만 하다. 사소한 한 마디에 크게 다툰 다음 날, 같은 날이지만 전혀 다른 7월 7일이 둘에게 시작된다. 둘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청춘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89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09-03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전쟁의 참상과 죄책감을 공포물로 치환…영화 '고스트 오브 워'

[김중기의 필름통] 전쟁의 참상과 죄책감을 공포물로 치환…영화 '고스트 오브 워'

'고스트 오브 워'(감독 에릭 브레스)는 유령의 집에 갇힌 군인들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다.1944년 2차 대전 말 프랑스의 외진 곳. 미군 크리스(브레튼 스웨이츠)와 4명의 부대원은 대저택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는다. 한때 독일군 최고 사령부로 사용된 건물. 이들이 도착하자 그동안 이곳을 지키던 미군들은 이상하게도 황급히 떠난다.의아하게 여기던 이들은 곧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독일군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집 주인 가족의 유령들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저택을 떠나면 죽는다는 메시지를 무시하고, 군장을 챙겨 떠나지만 하루를 꼬박 걸어도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제 이들은 떠날 수도 없는 저택에 갇혀 유령에 맞서 사투를 벌이게 된다.2차 대전이 끝날 무렵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은 인간을 비이성적으로 만들만큼 충분히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다. 야만이 일상화되고, 희망은 없고, 죄책감만 쌓여가던 것이 영화의 시점이고, 그런 야만이 휩쓸고 간 집에 남겨진 유령의 존재가 이 영화의 공포 대상이다.'고스트 오브 워'는 '나비효과'(2004)의 에릭 브레스 감독과 '겟 아웃'(2017)의 제작진이 뭉쳐 만든 영화다. 거기에 한국 공포영화 '알포인트'(2004)를 연상시키는 밀리터리 스릴러다.'나비효과'는 3편까지 속편이 나올 정도로 신선한 설정의 스릴러였고, '겟 아웃' 또한 흑백 인종 차별을 공포 장르로 흡수시킨 색다른 영화였다. 감우성 주연의 '알포인트'도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돌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된 병사들을 소재로 한 한국 공포영화 중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이런 후광과 함께 에릭 브레스 감독이 '나비효과' 이후 16년 만에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은 '고스트 오브 워'에 대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기대했던 것처럼 '고스트 오브 워'는 귀신 씌인 집을 소재로 한 단순한 하우스 호러가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고스트 호러도 아니고, 밀리터리 호러도 아니다. 복잡한 장르를 지향한다.먼저 전쟁의 참상을 공포로 전이시킨다. 초반에 독일군을 유희적으로 사살하는 장면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독일군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이 곧 드러난다. 불태우고 목을 매달고, 욕조에 익사시키는 등 그들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은 도를 넘는다.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생기는 이런 비극은 유령의 탄생으로 제격이다. 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더라도 이들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은 귀신 씌인 집이란 설정을 더욱 가공할 정도로 키워낸다.이쯤에서 영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전환한다. 갑자기 알람시계가 울리고, 화로에 뭔가 떨어지고, 이상한 모스 부호가 전해진다. '다리가 없다', '진짜가 아니다' 등 알 수 없는 메시지들이 전해진다. 부대원들에게도 이상하고 끔찍한 공포체험이 이어진다.이때까지 '고스트 오브 워'는 공포 장르의 관습을 충실히 따른다. 퇴마 의식으로 유령의 한을 달래주고 무사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던 순간, 영화는 전혀 상상할 수 없던 결말로 치달아버린다.전쟁의 참상은 살아남은 이들에게 죄책감을 안겨준다. '알포인트' 또한 1972년을 배경으로 베트남전에서 겪은 한국 군인들의 죄책감과 후유증을 공포로 끌어낸 것이다. '고스트 오브 워'는 여기에 현실과 무의식의 경계까지 건드린다.'고스트 오브 워'도 전쟁이 낳은 개인의 상처가 얼마나 참혹한 지를 잘 보여주는 공포영화다. 그로테스크한 설정과 여러 층위를 쌓은 플롯이 색다른 공포영화의 맛을 선사한다.그렇다면 결말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장르적 관습을 벗어낸 충격적 반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감독의 욕심이 빚어낸 과잉 연출인지. 관객에 따라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2일 개봉. 94분. 15세 이상 관람가.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9-03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사랑이 눈뜰 때' '리메인' '후쿠오카'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사랑이 눈뜰 때' '리메인' '후쿠오카'

◆사랑이 눈뜰 때감독: 마이클 메일리출연: 알렉 볼드윈, 데미 무어배우 알렉 볼드윈과 데미 무어가 24년 만에 재회했다. 천재 작가와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은 상위 1% 백만장자 여인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린 로맨스. 베스트셀러 작가 빌(알렉 볼드윈)은 사고로 아내와 시력을 잃고 집필을 중단한 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산다. 어느 날 새 봉사자 수잔(데미 무어)이 그의 집으로 온다. 화려한 삶을 살아온 수잔은 측근의 범죄에 연루되어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그의 집에 온 것이다. 고집 센 남자와 당차게 맞서는 여자. 둘은 갈등하다가 차츰 새로운 삶의 빛을 되찾기 시작한다. 브라이언 깁슨 감독의 '주어러'에서 함께 출연했던 두 배우는 이제 중년의 남녀로 골드 로맨스를 보여준다. 삶의 끝자락에서 다시 시작하는 중년의 로맨스가 애틋하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리메인감독: 김민경출연: 이지연, 김영재, 하준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10년차 부부 수연(이지연)과 세혁(김영재). 남편의 직장 때문에 부산으로 옮긴 후 수연의 공허함은 커져만 간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무용으로 치료 봉사를 하는 강사직을 추천 받게 된 수연은 휠체어를 탄 남자 준희(하준)를 만나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수연과 준희는 차츰 가까워지고 어느덧 춤을 통한 치료를 넘어 몸과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결국 세혁, 수연 그리고 준희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남아있게 된다. 세 남녀의 변화하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포착해 눈길을 끈다. 신예 김민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19회 밀라노 국제영화제 베스트 작품상과 감독상에 후보로 올랐으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경쟁작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98분. 청소년 관람불가.◆후쿠오카감독: 장률출연: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두만강', '경주' 등으로 잘 알려진 장률 감독의 신작. 헌책방을 운영하는 제문(윤제문)이 책방에 자주 찾아오는 손님 소담(박소담)의 제안으로 대학 선배 해효(권해효)가 있는 일본 후쿠오카를 3일간 여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대학시절 제문과 해효는 순이를 동시에 좋아한다. 둘의 구애에 부담을 느낀 순이는 어느 날 사라지고, 두 남자는 서로 연락을 끊고 28년간 살아간다. 제문은 순이가 자주 찾던 헌책방을 운영하며 그녀를 기다리고, 해효는 순이의 고향 후쿠오카에서 술집을 운영하며 그녀를 기다린다. 소담으로 인해 두 남자는 28년 만에 재회하고 그 동안 쌓였던 오해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두 남자의 정신을 지배하는 순이는 윤동주 시인의 시에 등장한다. 경계인으로 살아온 감독의 시선이 담겨 있다. 8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8-26 11:38:38

[김중기의 필름통] 오감뿐 아니라 뇌까지 자극하는 경이로운 역작…영화 '테넷'

[김중기의 필름통] 오감뿐 아니라 뇌까지 자극하는 경이로운 역작…영화 '테넷'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은 경이로운 영화다. 시간을 소재로 한 그 많은 영화들을 한 구덩이에 쓸어 넣어 버리고, 홀로 이들을 압도한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끝을 영화라는 메신저로 포장해 관객의 눈과 귀, 그리고 뇌까지 쥐락펴락한다.'테넷'은 오락 액션영화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악당을 쳐부수는 주인공 이야기다. 이 정도면 '독수리 5형제'급이다. 어린이용 영웅물의 전형적인 플롯이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란은 여기에 물리학적 이론을 넣고, 스펙터클한 액션과 달콤한 로맨스까지 가미해 150분간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든다.악당은 러시아 무기 밀매상 사토르(케네스 브레너). 그는 현재와 과거를 오갈 수 있는 신비한 힘을 가졌다. 이 힘으로 한 순간에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 이를 간파한 정보기관은 엘리트 요원인 주인공(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닐(로버트 패틴슨)을 투입한다. 사토르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한 아내 캣(엘리자베스 데비키)을 이용해 그에게 접근한 주인공은 사토르가 시간을 거스르는 힘을 가진 것을 알게 된다.'테넷'은 감독이 가장 야심찬 영화라고 자부한 영화다. 그는 우주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인터스텔라'(2014)와 정신분석학의 이해가 필요한 '인셉션'(2010)으로 관객에게 과학적 기초 지식을 요구했다. 이제 '테넷'은 심화과정이다.'테넷'의 설정이 난해하다는 말이 많자 예고편을 통해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물론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고 어슴푸레 영화를 봐도 충분히 오락적 타격감이 있는 영화다.그렇지만 영화를 본 후 끊임없이 일어나는 의문은 관객에게 고문이다. 친절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시간을 요리한 영화가 그 흔한 플래시백 설명 하나 없이 '알면 알고, 말면 말고'식이다. 감독의 짓궂은 '지적 유희'가 도를 넘는다.영화를 보기 전 몇 가지 알고 가야 할 용어가 있다. 첫 번째는 '인버전'이란 말이다. 인버전은 사물의 엔트로피(물질이 변하는 경향성)를 반전시켜 그 사물만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하는 기술이다.총에 맞은 벽에서 총알이 거꾸로 총구에 들어오고, 전복된 자동차가 다시 온전한 상태로 되돌아온다. 총을 쏘면 총알이 나가고, 탄피가 튀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시간이 역행하는 것이다.또 하나는 타임 패러독스에 대한 이해다. 과거의 나와 마주치면 안 되고, 과거를 바꿔서도 안 된다는 이론이다. 과거를 바꾸면 미래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과거로 돌아가 할아버지를 살해하면 내가 사라지는 이율배반적인 명제다.그러나 '테넷'은 과거의 나와 만나도 인식하지 못하면 괜찮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미래가 과거를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터미네이터'처럼 한 시점에서 한 시점으로 이동해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 그러나 '테넷'은 인버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이 역행 또는 순행되는 충돌을 관객에게 짜릿한 트릭으로 선사하는 영화다. 이효리처럼 앞뒤로 읽어도 같은 말이 되는 제목 'TENET'은 그래서 붙여진 것이다.그래서 영화는 시작하는 시점부터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든다. 백팩의 작은 고리부터, 군인들이 청군과 홍군으로 나눠 벌이는 대형 군중신까지 모두 어느 것 하나 연결되지 않는 구석이 없다. 영화를 보면서도 리와인드시키고 싶은 갈망이 수차례 일어난다.게다가 영화의 템포가 상당히 빠르다. '인셉션'이 산책이라면 '테넷'은 거의 질주 수준이다. 초반 오페라 하우스의 총격과 폭파장면에서는 빠른 액션 속에 단서들을 흘러가듯이 숨겨두기도 한다.지금까지의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의 단점은 액션이 약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테넷'에서는 일취월장, 시원한 액션들이 강력한 음향과 함께 관객을 강타한다. 거기에 한스 짐머의 애제자 루드비히 고란손이 음악감독을 맡아 현악기의 고음과 둔탁한 퍼커션 저음이 혼합된 독특한 음악으로 관객의 긴장감을 높여준다.놀란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CG)을 지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대형 세트장을 건설해 보잉 747 수송기를 실제 구입해서 충돌 장면을 찍기도 했다. 덴젤 워싱턴의 아들인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연기와 액션도 무게감을 더한다.'테넷'은 렌즈 하나 값만 5억이 넘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전량 촬영했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영상과 음향 두 가지를 놓고 선택해야 된다면 음향 특수관을 추천한다.'테넷'은 흔치 않는 영화다.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지적 유희와 상상력, 영화적 감각이 없다면 불가능한 영화다. 26일 개봉. 150분. 12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8-26 11:38:15

[김중기의 필름통] 영화 프리즘 -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와 영화 '국제수사'의 개봉 연기

[김중기의 필름통] 영화 프리즘 -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와 영화 '국제수사'의 개봉 연기

코로나19로 또다시 극장가에 비상이 걸렸다. 2차 팬데믹에 대한 우려로 수도권에서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지난 3월과 같은 최악의 상태가 재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일단 지난 19일 개봉 예정이었던 '국제수사'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국제수사'는 촌구석 형사가 글로벌 범죄에 휘말리는 설정의 코미디 액션물로 최근 인기가 급상승된 배우 곽도원이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영화다. 개봉을 앞두고 곽도원 김대명, 김상호 등 배우들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홍보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던 터라 놀라움은 더 컸다.이번 개봉 연기는 지난 6월부터 극장가가 호전된 이래 처음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의 소비할인권 행사에 따라 총 176만장의 영화할인권이 14일부터 발급되면서 모처럼만에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한 순간에 기대가 무너져 버린 것이다.이에 따라 굵직한 한국 대작들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송중기 주연의 '승리호'도 바늘방석에 앉은 듯하다. '승리호'는 2092년을 배경으로 24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SF 대작이다. 올 여름 성수기 개봉을 노렸지만, 코로나19의 추이를 보면서 추석 개봉으로 연기했다. 지난 18일 오프라인 제작보고회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온라인으로 변경했다.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배급되는 할리우드 대작 '테넷' 역시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흥행이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테넷'은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작.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멀티 장르 액션 블록버스터로 올여름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이다.'테넷'은 당초 7월 17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미국 내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로 7월 31일로 개봉일을 변경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오는 8월 12일로 개봉일을 다시 바꿨다. 개봉일을 두번이나 바꾸면서도 '테넷' 개봉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워너브라더스였지만 미국 내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폐쇄된 극장들이 문을 열지 못하자 결국 다시 8월 말로 연기하기도 했다.영화관은 코로나 중위험 시설에 속한다.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과 같은 고위험 시설이 아닌 식당과 카페와 같은 급의 중위험 시설이다. 극장 안에서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코로나19의 전파 위험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비록 고위험 시설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영화관은 흥행이라는 리스크가 큰 시설이다. 관객이 밀집한다는 관객들의 판단 때문에 아예 발걸음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2차 팬데믹만은 피해야 한다는 바람이 어느 시설보다 크다. 지난 3월 모든 영화관의 문을 닫았던 대구는 그 기억 때문에 지금의 상황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김중기 필름통 대표

2020-08-19 14:03:52

[김중기의 필름통] 아픈 기억과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의 정원 '시크릿 가든'

[김중기의 필름통] 아픈 기억과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의 정원 '시크릿 가든'

고전 명작은 원형적 힘을 갖고 있다. 시대를 넘어 꾸준히 리메이크되는 이유다. 여기에 현대의 그래픽 기술이 더해져 화려한 판타지로 거듭나고 있다.19일 개봉한 '시크릿 가든'(감독 마크 먼든)도 그런 코스를 밟고 있다. 프랜시스 버넷의 1910년 소설 '비밀의 화원'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비밀의 화원'은 1993년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아름다운 치유 영화로 사랑받고 있다.2차 대전 직후인 1947년, 인도에서 자란 영국 귀족 소녀 메리(딕시 에저릭스)는 어느 날 한 순간에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된다. 영국에 살고 있는 이모부 아치볼드(콜린 퍼스)의 손에 맡겨져 그의 저택으로 오게 된다. 폐허가 된 듯 어두운 고택. 가정부 메들록 부인(줄리 월터스)은 돌아다니지 말고 방에만 있으라고 한다.모든 것이 낯선 메리는 저택 밖의 영지를 쏘다니기 시작한다. 숲속에서 떠돌이 개에 의해 오랫동안 감춰져 있던 문을 발견하게 되고, 그 문 너머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정원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원작이 사랑받는 이유는 치유의 감동 때문이다. 비밀의 화원은 아치볼드가 부인과 사별한 뒤 버려둔 화원이다. 메리는 정원사 벤 할아버지와 친구 디콘의 도움을 받아 화원을 아름답게 가꾸고, 이를 계기로 침울했던 집이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 줄거리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절망감 때문에 버려진 화원이 한 소녀의 노력에 의해 치유의 정원이 된 것이다.저택은 어둡고 음산하다. 밤마다 들리는 울음소리, 창백한 벽화. 이모부는 차갑고 외롭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워만 있는 사촌 콜린(이단 헤이허스트)을 만나게 된다. 언젠가 아버지 아치볼드처럼 등이 굽을 것이라 생각한 콜린은 집 밖을 나가기 무서워 갇혀 지낸다.아버지는 아들을 잃을까 걱정해 집 안에 가두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에 의해 절망하고, 어머니로부터도 사랑받지 못한 존재라는 상처로 살아간다. 메리 또한 엄마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환영에 시달린다.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이 원망에만 가득 찬 아픈 영혼들이 숨어 지내고 있는 저택, 그러나 그 너머에 이들의 영혼을 달래 줄 정원이 숨어 있다. 그 정원은 메리가 이모의 방에서 어머니와 이모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더욱 치유의 힘을 얻는다. 자매의 사랑과 우애는 그들의 기억과 달리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것이다.원작은 화원을 가꾸는 과정이 있지만, 영화는 정원 자체에 마법 같은 치유의 힘이 있다는 설정을 갖는다. 판타지가 더해진 것이다. 그런 차별화는 그래픽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듯 하다.아픈 기억과 어두운 기운으로 가득찬 집과 달리 정원은 밝고 화려하다. 모네의 그림처럼 양귀비가 피어 있는 언덕, 색이 변하는 나무와 잎, 꽃이 피어나는 꽃길 등 상상을 그대로 눈앞에 아름답게 그려낸다. 메리와 콜린의 심리에 따라 화사한 봄이 쓸쓸한 가을이 되고, 또 잎들이 순식간에 시들어버리는 변화도 그래픽으로 묘사한다.저마다의 상처와 기억을 숨기고 있던 등장인물들은 버려졌던 정원의 문이 열리면서 조금씩 치유받기 시작한다.배경이 1947년으로 바뀌면서 전쟁의 상처가 남은 황량한 풍경을 더한다. 저택 입구에 쌓인 포탄 껍데기 등이 그렇다.그러나 원작이 가진 힘이 과도한 판타지로 희석되는 아쉬움이 있다. 비밀의 화원은 버려진 화원이 자그마한 힘에 의해 가꿔지고, 이것이 치유의 힘으로 승화되는 힘이 있는데, 영화는 이를 생략하고 그 자체에 힘을 부여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정원이 마치 영지 밖 어딘가로 분리되면서 공간감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아내를 잃은 후 아들과도 멀어지고 괴팍해진 이모부 아치볼드를 콜린 퍼스가 맡았고 엄격한 메들록 부인은 '빌리 엘리어트'(2000)와 '와일드 로즈'(2018)로 잘 알려진 줄리 월터스가 연기했다.원작자 프랜시스 버넷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미국의 소설가다. 1886년 '소공자', 1888년 '소공녀' 등 아동의 따뜻한 감성을 담은 소설로 유명하다. '시크릿 가든'도 아동을 주인공으로 어른들의 상처까지 보듬는 영화다. 거기에 현대적 비주얼을 더했으니 젊은 관객들에게는 재해석된 고전의 향기일 수도 있겠다. 19일 개봉. 100분. 전체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8-19 13:49:22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오케이 마담'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더 프린세스: 도둑맞은 공주'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오케이 마담'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더 프린세스: 도둑맞은 공주'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출연: 엄정화, 박성웅, 이상윤엄정화, 박성웅 주연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 영천시장에서 꽈배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미영(엄정화). 그의 남편 석환(박성웅)은 뛰어난 손재주로 시장에서 컴퓨터 수리상을 운영하고 있다. 2등 세탁기 당첨을 바라며 줄기차게 자양강장제를 마시던 미영은 '1등 해외여행'에 당첨되게 된다. 생활비 걱정에 미영은 뚜껑을 중고나라에 팔려 하지만, 해외여행이 소원이라는 딸의 애원에 세 식구는 하와이행 비행기를 타기로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에 나섰지만 비행기는 북한에서 온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되고 만다.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미영은 숨겨왔던 내공으로 테러리스트들 향한 반격에 나선다. 비행기에 탑승한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재미를 더한다.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감독: 심요한출연: 이학주, 박선영, 신재훈서핑을 소재로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춘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독립영화. 꿈도 졸업도 미룬 채 대학교 5학년이 된 준근(이학주). 겨울 계절학기 수강 신청 클릭 전쟁에서 패하고 기숙사에서 쫓겨나 양양의 해변을 배회하다 얼떨결에 서핑 게스트하우스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손님도 별로 없는 겨울 바다에서 생애 첫 서핑에 도전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준근의 몸은 도무지 보드 위에서 일어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우연히 바닷가에서 '금수저' 서퍼와 시비가 붙어 홧김에 양양 바다를 걸고 한 달 뒤 서핑 대결을 벌이기로 한다. 서핑도, 취업도 제자리인 준근은 과연 이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까. 99분. 15세 이상 관람가.◆더 프린세스: 도둑맞은 공주감독: 올레 말라므목소리 출연: 사문영, 남도형, 서반석판타지 애니메이션. 재미없고 지루한 건 딱 질색인 말괄량이 밀라 공주. 호시탐탐 모험을 꿈꾸다 드디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성을 가출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금세 악당들에게 쫓기게 되고 얼떨결에 기사인 척하는 거리의 삼류배우, 루슬란을 만나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키스의 순간, 사악한 마법사 체르노머가 회오리 돌풍을 일으켜 공주를 머나먼 마법의 나라로 납치해 간다. 체르노머는 사랑에 빠진 공주의 마음을 빼앗아 세상을 지배하려고 한다. 신비하고도 위험한 마법의 나라로 공주를 찾아 나선 '짝퉁' 기사 루슬란과 천방지축 밀라 공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작가 푸쉬킨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동화가 원작. 2019년 '칠드런 키노페스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88분. 전체 관람가.

2020-08-12 14:27:52

[김중기의 필름통] 대만의 아픈 역사, 공포로 승화…신작 '반교:디텐션'

[김중기의 필름통] 대만의 아픈 역사, 공포로 승화…신작 '반교:디텐션'

공포영화의 시즌이다. 매년 여름이면 서늘한 납량 영화가 그리워지는 때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현실이 더 공포스럽기 때문일까. 극장가에 공포영화가 실종됐다.13일 개봉한 '반교:디텐션'(감독 존 쉬)은 그런 와중에 개봉된 대만 공포영화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그 많은 공포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대만의 광포한 시대를 배경으로 역사가 자행한 상처를 그린 특이한 영화다.1962년 대만. 국민당의 계엄령 시대(1949~1987). 경비총사령부의 감시로 언론이 통제되고, 자유가 말살된 시대다. 반공을 내걸고 체제에 반대하는 불순분자를 색출하는 것이 일상이 된 곳이다.학교도 마찬가지다. 몇몇 학생들은 금기된 타고르의 시를 읽고, 간디의 명언들을 노트한다. 최고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중죄인 비밀 독서모임이다. 은밀하지만 평화롭던 이들은 어느 날 누군가의 밀고로 끔찍한 고문을 받는다. 도대체 밀고자는 누구일까.이 영화는 2017년 출시된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다. 대만의 어두운 역사에 공포를 녹여낸 이 게임은 대만 1위, 전세계 3위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영화는 게임의 설정을 충실히 스크린에 옮겨 지난해 대만에서 개봉돼 흥행수익 1위를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제56회 금마장 시상식에서도 신인감독상을 비롯해 5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화제작이 됐다.이 영화의 매력은 공포의 대상이 역사라는 점이다. 숙청과 박해, 고문과 폭행이 난무하던 그 시절, 그 자체가 공포이다. 군복과 같은 교복을 입고, 줄을 맞춰 걷고,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간첩 신고' 목소리가 흘러나온다.학생들이 느끼는 어둡고, 음산하고, 질식할 것 같은 기운은 떨쳐낼 수 없는 악몽이다. 그리고 영화는 챕터를 바꿔 본격적으로 학교를 죽음의 도가니로 만든다.잠에서 깬 여고생 팡루이신(왕정)은 아무도 없는 학교에 홀로 남는다. 벽에는 상갓집 등불이 걸려 있고, 교실도 잠겼다. 이때 하급생 남학생 웨이중팅(증경화)을 만난다. 학교는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듯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두 사람은 흐릿한 촛불에 의지한 채 자취를 감춰버린 선생님과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끔찍한 환영과 학교를 떠도는 유령들이 두 사람을 위협하고 단서를 파헤쳐 나갈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에 둘은 소스라치게 놀란다.폭력과 억압이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공포의 대상이 된 영화로 '여고괴담'을 꼽을 수 있다. 숱한 상처와 죽음이 쌓여 성장한 공포이다. 또 스페인의 역사를 그로테스크하게 그려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오필리아의 세 개의 열쇠', '악마의 등뼈' 등도 역사의 기억이 만들어낸 산물이다.'반교:디텐션'은 일단 그런 점에서 여느 공포영화와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대만과 유사하게 반공 교육을 받고, 교련복에 M1 고무총으로 수업을 받았던 한국 중년 관객들은 그 공포에 공감이 될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이 무슨 큰 죄가 될까. 그러나 '금서'를 소지한 것만으로도 철창에 갇히는 죄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영화는 마치 게임처럼 퍼즐을 풀어나가는 기교를 보여준다. 원작 게임에 맞게 카메라의 시선이 입체적이다. 패닝샷(동체에 맞춰 돌려 촬영하는 방법)에 트래킹(동체에 맞춰 이동시키면서 촬영하는 방법) 등 다양한 기법으로 관객이 플레이어가 되어 스크린 속을 헤매는 듯한 생동감을 자아낸다.강의실이 갑자기 처형장으로 변해간다거나, 군복을 입은 거대한 괴물이 따라오고, 처형과 고문이 기억과 환영으로 재조립되는 빠른 편집 등 시청각적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배우들이 모두 낯선 대만의 신예들이어서 더 실감이 난다. 팡루이신 역을 맡은 왕정은 비밀스러운 내면을 감춘 앳된 여고생을 잘 소화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기술적 한계인지 특수효과가 거칠고 조잡한 것이 흠이다. 또 공포감을 극한까지 끌어내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리는 듯한 것이 공포영화 팬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대만의 어둡고 아픈 역사를 공포로 승화(?)시킨 점이 특이하고 색다르게 다가오는 영화다. 13일 개봉. 103분. 15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8-12 14:27:26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애니멀 크래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큐리오사'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애니멀 크래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큐리오사'

◆애니멀 크래커감독: 토니 벤크로포트, 스콧 크리스천 사바목소리 출연: 존 크래신스키, 에밀리 블런트먹으면 동물로 변하는 마법의 과자를 발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수많은 관객이 환호하는 삼촌의 서커스단에서 자란 오웬(존 크래신스키)은 누구보다 서커스를 사랑하는 소년.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 조이(에밀리 블런트)와 결혼하기 위해 서커스단을 떠나 장인의 개 사료 공장에 취직했다. 원하지 않은 일이지만 오웬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7년간 묵묵히 견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커스단에 불이 나 삼촌이 돌아가고 오웬에게 전해진 것은 삼촌의 유품인 낡은 상자 하나. 그 상자에는 먹는 순간 과자 모양과 똑같은 모습의 동물로 변하는 마법의 과자가 담겨 있다. 조이와 오웬은 마법의 과자를 이용해 서커스 공연을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방학을 겨냥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즐거운 영화다. 94분. 전체 관람가.◆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감독: 우에다 신이치로출연: 오사와 카즈토, 고노 히로키괴짜 저예산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2017)를 연출한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코미디 신작. 배우 지망생 카즈토(오사와 가즈토)는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절하는 증상으로 번번이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일자리마저 잃게 된 그는 5년 만에 만난 동생 히로키(고노 히로키)의 소개로 배우 에이전시 스페셜액터스에 합류한다. 스페셜액터스는 의뢰인의 고민을 소속 배우들이 직접 짠 시나리오와 연기로 해결해주는 곳이다. 어느 날, 사이비 종교 단체에 빠진 언니 때문에 집안의 여관이 통째로 넘어갈 위기에 놓인 고등학생이 고민해결을 의뢰한다. 카즈토를 포함한 스페셜액터스의 배우들은 신도로 위장 잠입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 거듭된 실패로 실의에 빠진 주인공이 재연 배우로 자신감을 찾는 코미디. 110분. 전체 관람가.◆큐리오사감독: 루 주네출연: 노에미 메를랑, 니엘스 슈나이더'큐리오사'는 '외설적인 물건이나 사진, 사진' 등을 말한다.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대중화되기 전 외설 사진집을 의미한다. 19세기 파리, 자유로운 영혼의 시인 피에르(니엘스 슈나이더)와 마리(노에미 메를랑)는 서로 사랑하지만, 마리는 부모님의 뜻을 따라 피에르의 친구와 결혼을 한다. 상처받은 피에르는 알제리로 떠나고, 그곳에서 예술적인 영감을 주는 매혹적인 뮤즈 조흐라(카멜리아 조르다나)를 만나 그녀의 누드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1년 후. 애정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마리는 피에르가 조흐라와 함께 파리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간다. 여전히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던 마리와 피에르는 은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마리는 피에르의 사진작품들을 보며 자신의 누드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105분. 청소년 관람불가.

2020-08-05 13:58:18

[김중기의 필름통]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거친 스토리를 살린 연출의 힘

[김중기의 필름통]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거친 스토리를 살린 연출의 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는 빼고 더할 것 없이 깔끔한 하드보일드 범죄영화다. '아저씨'처럼 거침없고, '신세계'처럼 묵직하게 '유혹'과 '악'에 빠진 두 폭주기관차의 질주를 스크린에 담아냈다.두 남자가 있다. 일본에서 살인청부업으로 살아가는 인남(황정민)과 그에 의해 죽은 형의 원수를 갚겠다며 인남을 추격하는 레이(이정재). 둘의 살인은 무자비하다. 인남에게 살인은 일일 뿐이고, 레이에게는 어릴 적 아픈 기억이 담긴 유희일 뿐이다. 킬러 세계에서 고수에 속하던 둘이 어느 순간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처럼 단순한 설정을 가진 영화다. 인남에게는 구해야 할 딸이 있어 둘의 폭주를 감상적으로 순화시켜주는 것이 플롯이라면 플롯이다.감독 홍원찬은 '추격자', '황해' 등 명품 액션 스릴러 영화의 각색을 맡았고, '오피스'로 데뷔한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이다. 이전 영화들에서 체득한 남성적 파워를 이 영화에 다 쏟아 붓고 있다.우선 두 주인공의 캐릭터 묘사가 정교하다. 인남이 '악'에 빠진 것은 후천적이다. 정부기관으로부터 버림받은 요원이 가진 기술이야 살인뿐, 그래서 그 일을 하면서 돈을 모은다.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일은 일본에서 악독한 짓을 하는 폭력배. 이 일만 마치면 그는 파나마로 갈 생각이다. 그는 무채색이다. 칙칙한 카키색에 검정과 회색의 옷에, 얼굴 또한 콘트라스트가 짙다.레이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아이였다. 아버지는 백정이고, 그 또한 '백정'이란 별명으로 죽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에게 살인은 짜릿한 놀이기구 같은 것이다. 그는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다. 첫 등장에서는 흰색 롱코트를 입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화려한 원색의 옷으로 바뀐다.기도에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앞 구절이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옵고'다. 레이는 살인과 죽음의 유혹에 빠졌고, 인남은 구원을 받고 싶지만 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물이다. 선과 악은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선이 없는 곳에 바로 악이 있다. 인남은 바로 그런 곳에 있고, 레이는 인간이 가면 안 되는 극지까지 간 악이다.영화는 둘의 서사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레이가 그렇게 인남을 죽이려는 이유도 명쾌하지는 않다. "이유는 중요한 것이 아니야. 이젠 기억도 안 나네"라고 한다. 이것이 정답일 것이다. 감독은 오로지 둘의 처절하고, 피비린내 나는 대결만 충실히 그려낸다. 마치 하드 보일드는 이런 것이라는 듯이.영화는 한국과 일본, 태국에서 촬영됐다. 태국 로케이션 촬영이 압도적으로 많다. 총기소유가 불법인 한국이 아니어서 총과 수류탄, 폭발 등 장면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이다.캐릭터들의 의상과 함께 색감과 미장센도 적절하고 효과가 좋다. 액션 촬영의 경우 간간이 고속촬영을 통한 슬로모션을 가미해 비장미를 더했다.특히 사운드는 최근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는 강력한 쾌감을 선사한다. 주먹의 타격감과 칼과 칼이 부딪치는 질감을 소름 돋도록 묘사해냈다. 맨손과 칼뿐 아니라 총격과 폭발신의 음향도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을 연상시킬 만큼 장르적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잔인한 설정은 있지만, 이를 사운드로 묘사하는 바람에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을 봐야하는 불편을 줄여주기도 한다. 홍원찬 감독은 인터뷰에서 실제 리얼 액션을 베이스로 타격감을 최대한 살리는 데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이 영화는 '신세계' 이후 7년 만의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의 재회로 관심을 끌었다. 워낙 '신세계'에서 '브라더'로 각인된 둘의 호흡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화에서 둘은 오로지 격돌만 할 뿐, 둘의 케미(연기 궁합)를 보여주는 장면은 많지 않다.특히 예고편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배우 박정민의 역할이 눈에 띈다. 그는 태국의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한국 성소수자 유이로 나온다. 황정민과 이정재가 미친 듯이 액션만 펼친다면 그는 둘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캐릭터로 100% 역할을 소화한다. 인남의 딸로 나온 아역배우 박소이의 존재감도 높다. 차기작이 기대된다.'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우직하게 밀어붙인 연출의 힘이 남성적 거친 스토리에 잘 부합된 범죄 액션영화다.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8-05 13:54:03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세인트 주디' '소년 아메드' '1942: 언노운 배틀'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세인트 주디' '소년 아메드' '1942: 언노운 배틀'

◆세인트 주디감독: 숀 해니시출연: 미셸 모나한, 림 루바니1994년 소녀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탈레반 감옥에 투옥됐던 아프가니스탄의 교사 아세파(림 루바니)는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다. 이민 전문 변호사 주디 우드(미셸 모나한)는 아세파가 명예살인이 비일비재한 본국으로 돌아가는 즉시 살해될 것을 알고 그를 보호하려 하지만, 여성을 약자로 보지 않는 미국 망명법에 따라 아세파는 추방 위기에 놓인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프로젝트'를 이끄는 변호사 주디스 우드의 실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 아세파 사건은 미국 망명 제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여성이 망명 제도 안에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을 인정하는 선례가 됐다. 우드의 법률사무소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드미트리 포트노이가 영화 각본을 써 법정 드라마의 힘을 더했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1942: 언노운 배틀감독: 이고르 카피로브출연: 세르게이 자코브, 이반 바타레브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르제프 전투를 담은 러시아 전투영화. 르제프 전투는 1942년 1월부터 1943년 3월까지 이어진 전투로, 독일과 소련의 300만 병력이 격돌해서 10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뒤바꾼 승리의 시작, 가장 끔찍했던 전투 속 이름 없는 병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1942년, 소련군은 부대원의 70%를 잃는 처절한 전투 끝에 군사적 요충지인 르제프의 한 마을을 점령하는데 성공한다. 마을을 재탈환하기 위한 독일군의 공격은 점점 거세지지만 본대로부터의 지원은 고사하고, 부대 전체가 전멸하더라도 위치를 사수하라는 이해할 수 없는 명령만이 주어진다.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CG를 최소화, 몰입감을 높였다. 117분. 15세 이상 관람가.◆소년 아메드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출연: 이디르 벤 아디, 올리비에 보노지난해 제72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 감독작. 한 소년을 통해 유럽 사회의 이슈인 이슬람 극단주의를 다루고 있다. 13세 소년 아메드(이디르 벤 아디)는 어느 순간 집안의 걱정거리가 됐다. 동네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종교지도자 이맘(오스만 모먼)의 영향을 받아 평범했던 소년의 일상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이맘에 의해 원리주의에 입각한 극단적인 교리에 빠진 아메드는 걱정하는 엄마에게 심한 말을 하는 것도 모자라 어릴 적부터 자신을 보살펴준 이네스(미리암 아케듀) 선생님의 교육 방식에 반기를 든다. 이맘의 만류에도 결국 아메드는 칼을 들고 이네스 선생님의 집을 찾아가기에 이른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소년을 따라가는 카메라에 의해 관객은 스릴러 못지않은 서스펜스를 느낀다. 84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07-30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한반도 슬픈 역사에 더해진 아쉬운 상상력…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김중기의 필름통] 한반도 슬픈 역사에 더해진 아쉬운 상상력…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남북 분단은 이 시대 마지막 냉전의 유산이다. 뒤를 돌아보면 한반도 슬픈 역사의 굴곡에 잠겨 숨이 막혀 온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한국 영화감독들의 특권과도 같은 것이다. 피부로, 가슴으로 느껴온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남북을 다룬 영화는 늘 우화처럼 그려지기 일쑤였다. 왜 그럴까? 그 또한 기억이다. 남북을 정면으로 들여다볼 수 없게 훈육됐기에 에둘러 얘기하곤 빠져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손쉬운 일이겠다.'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이 '정상회담'이란 부제를 달고 3년 만에 속편으로 관객을 만난다.엄격하게 말하면 이야기가 이어지는 속편은 아니다. 다만 양우석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와 연출을 했고, 남북의 쿠데타를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라는 점에서 속편의 틀 속에 넣고 있다.이 영화는 남북과 이해관계에 있는 미중일의 역학에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영화다. 미국과 북한,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도자 셋이 평화협정을 앞두고 북한의 일부 군부 세력의 쿠데타로 납치된다는 설정이다.미국은 발칵 뒤집혀 힘을 쓰려고 하고, 남한은 총리체제로 대응에 나서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일본은 이 기회를 틈타 독도 야욕을 불태우고, 중국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조종만 하려고 한다. 이 정도는 누구나 예상하는 이야기다.과연 감독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떤 플롯으로, 어떤 개연성을 주면서 관객에게 자신의 상상력을 풀어낼까.1편에서는 북한에서 일어난 쿠데타로 치명상을 입은 위원장이 남한으로 피신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2편은 남북미의 수뇌가 단체로 납치돼 북한의 핵잠수함에 갇힌다는 설정이다. 영화는 남북미 세 국가의 정체성을 세 캐릭터로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는 직설적이며, 호전적이고, 협상의 달인이다. 그 어떤 천박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고, 북한 위원장에게 '헤이, 키드(아이)'라 하고, 남한 대통령에게는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아닌 '미스터 한'이라고 부른다.북한 위원장 조선사(유연석)는 젊고 똑똑하면서 영어도 잘하고, 구글과 유튜브도 하는 신세대 인물이다. 이 둘은 당연히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떠올리게 한다.남한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또한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인물이다. 북미 틈바구니, 평화협정에 사인할 공간도 없지만 이를 성사시켜야 할 책무를 온몸으로 표현한다.여기에 쿠데타를 일으킨 북한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 북한 잠수함 부함장 장기석(신정근) 등의 갈등이 극을 이끌어간다.이 영화를 가능케 한 상상력의 토대는 지극히 평면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과 등장인물의 성격과 태도, 쿠데타의 발생과 과정, 진압 등이 전혀 새롭지도, 힘이 있지도 않다. 상상력은 '어메이징'을 담보로 하지만, 영화는 선실에 갇힌 세 지도자들처럼 답답하기만 하다.테이블에 놓인 답안지(상상력)가 그렇다면, 이를 변주할 힘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강철비2'는 한반도의 갈등을 우화와 블랙 코미디로 쉽게 그려내고, 평화 통일의 당위성을 웅변하는 것으로 '자기만족'한다. 상상력을 밀도 있는 스토리로 응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가족적이고 교육적이며, 재미있고, 상징적인데다 긴장감도 넘치는 영화는 과욕이다.'강철비2'는 한반도가 처한 상황을 잘 해설한 다이제스트의 장점은 있다. 일본 극우의 발악과 이해관계에 목을 매는 미국 등 한반도 주변 상황을 캐릭터들을 통해 생생하면서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잠수함 내 전투와 일본 소류급 잠수함과의 대치 등은 긴장미가 넘친다. 잠수함 수면 상승과 어뢰의 순항에서 CG는 완성도가 낮아 아쉽지만 독도에서 펼쳐지는 해전이라 비장미까지 느껴진다. 소노부이(음파 탐지 부표) 능동소나(음파 레이더) 기만어뢰 폭뢰 등 실제 전투에 사용되는 무기를 자문을 거쳐 묘사했다고 한다.'강철비2'는 남북의 대의적 미래를 진정성 넘치게 제안해 주는 영화가 되길 바랐는데, 그 또한 필자에게는 과욕이었는지 모르겠다. '변호인'을 만든 그 감독이 맞는지 의문마저 든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30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한동안 그리울 그 이름…고 엔니오 모리꼬네 특별기획전

[김중기의 필름통] 한동안 그리울 그 이름…고 엔니오 모리꼬네 특별기획전

엔니오 모리꼬네.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울린다. 500여 편의 영화에 음악을 녹여 넣은 영화음악가. 그가 지난 6일 91세의 일기로 타계하자 전 세계에는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그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음악으로 감동을 전해주었는지 느끼게 해준다.그를 추모하는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굿바이 마에스트로, 엔니오 모리꼬네 추모 기획전'이다. 고인의 대표작 중 '시네마천국'을 비롯해 '미션', '피아니스트의 전설', '베스트 오퍼', '헤이트풀8' 등 5개 작품을 각각 6천원에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엔니오 모리꼬네.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워낙 드라마와 CF 등에 많이 쓰였기 때문이다.서부영화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는 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극, 마카로니 웨스턴의 결정판이다. 선명한 권선징악, 남성적 감성, 비장미 등으로 미국 서부극과 차별화를 이루며 인기를 끌었다.음악을 맡은 엔니오 모리꼬네는 휘파람과 나무판 부딪치는 소리, 오카리나와 같은 흔치 않은 악기와 음향을 활용해 황야의 비정함과 황량함 등을 더했다. 이 세 편으로 전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엔니오 모리꼬네는 1928년 11월 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트럼펫과 음악 이론을 배울 수 있었다. 아홉 살 때 이미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개인적으로 트럼펫 레슨을 받을 정도였다.20대 후반부터 대중음악 편곡작업에 들어갔는데, 모두 생활고를 타개하기 위한 일이었다. 1964년 셀지오 레오네 감독을 만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는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와 '옛날 옛적 서부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에서 함께 작업을 했다.이후 '미션', '언터처블', '러브 어페어', '시네마천국' 등 수많은 영화의 OST를 통해 미국의 존 윌리엄스와 함께 영화음악의 2대 산맥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5번이나 받은 존 윌리엄스와 달리 그는 '미션', '언터처블', '말레나', '벅시' 등으로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시네마천국'이나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아예 음악상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다.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만 받았을 뿐이다.그러던 중 2015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8'로 음악인생 70년 만에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그의 작품 중 '시네마천국'의 OST는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음악 중 하나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에 대한 사랑, 향수, 그리고 영화를 통한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 등이 잘 그려진 영화다. 성공한 영화감독으로 돌아온 주인공 토토가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생전에 편집해 둔 키스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짓던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이었다.'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는 이탈리아 시실리 특유의 밝고 낙관적인 멜로디에 감미로운 바이올린 연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영화음악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은 1750년 남아메리카를 식민지화 하려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쟁 속에 과라니족 마을에서 벌어졌던 실화다. 그들을 지키려던 가브리엘 신부의 오보에 연주는 마치 신의 소리처럼 원주민들을 울린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떨리듯 오보에를 꺼내 불던 제레미 아이언스의 파르르 떨리던 눈빛과 젖은 머리카락, 오보에를 연주하던 손. 자신의 신념을 전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오보에 하나만을 들고 찾아간 종교적, 신앙적 신념이 관객들을 감동시켰다.'피아니스트의 전설'은 바다 위에서만 평생을 보낸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과 사랑이 가슴을 울리는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다. 태어나 처음으로 선창 밖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연주한 'Playing Love'는 그의 안타까운 운명을 절절하게 묘사하고 있다.'베스트 오퍼'는 최고의 미술 경매사가 한 여인을 만나면서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를 예술적 취향 짙게 그린 미스터리 영화다.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미학적 연출과 엔니오 모리꼬네의 아름다운 현악기 선율로 품격을 높인다.'헤이트풀8'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서부 영화로 폭설에 갇힌 8명의 방문자가 각각의 비밀을 광기로 풀어낸, 하룻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엔니오 모리꼬네 추모기획전은 CGV 대구점에서 진행되고 있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23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블루아워' '파리의 인어' '에베레스트'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블루아워' '파리의 인어' '에베레스트'

◆블루 아워감독: 하코타 유코출연: 카호, 심은경, 와타나베 다이치'신문기자'로 일본에 인지도가 높은 한국배우 심은경과 '미래를 걷는 소녀' 등의 작품에 출연한 카호가 함께 출연한 영화.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고향에 자유분방한 성격의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CF 감독 스나다(카호)는 능력도 인정받고 이해심 많은 남편이 있어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다. '고향집에 오라'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친구 기요우라(심은경)와 함께 길을 떠난다.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지만 스나다는 오랜만에 가족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마주하면서 색다른 정취에 빠진다. 소박한 시골의 싱그러운 배경으로 어른의 성장통을 그린 영화다. 심은경은 이 영화로 카호와 함께 제34회 다카사키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공동수상했다. 92분. 12세 이상 관람가.◆파리의 인어감독: 마티아스 말지우출연: 니콜라스 뒤보셀, 마릴린 리마낭만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인어와 한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 가스파르(니콜라스 뒤보셀)는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다. 자신의 심장이 터져버렸다며 사랑에 빠지지 않는 남자다. 세느 강변에서 인어 룰라(마릴린 리마)는 노래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어느 날 가스파르는 강변에 쓰러져 있는 룰라를 발견한다. 병원에 데려가지만 보험증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할 수 없이 가스파르는 그녀를 집에 데려와 옷도 입혀주고, 욕조에 물도 채워준다. 상처에 난 꼬리도 치료해 준다. 그리고 한 남자와 마지막 인어와의 동화 같은 사랑이 시작된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던 영원한 상상 속의 인어가 파리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판타지. 한국의 걸그룹 바버렛츠가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끈다. 102분. 12세 이상 관람가.◆에베레스트감독: 이인항출연: 장쯔이, 오경, 정백연에베레스트 등정을 소재로 한 어드벤처 드라마. 방오주(오경)가 이끄는 등반대는 에베레스트 최정상을 정복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모든 증거를 잃고, 세상은 그들을 외면한다. 모든 걸 걸었지만 동료와 명예 그 무엇도 지켜내지 못했다는 상실감에 방오주(오경)는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게 된다. 그로부터 15년 후, 다시 한번 에베레스트에 오를 등반대 모집 소식에 그는 사랑하는 여인이자 기상학자인 서영(장쯔이)과 함께 참가한다. 그리고 서영의 도움으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그날의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1960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도 국제적 인정을 받지 못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히말라야에 대규모 캠프를 차리고 훈련했다.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7-23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비바리움'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시라이'

[김중기의 필름통] '비바리움'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시라이'

◆비바리움감독: 로르칸 피네간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이모겐 푸츠초현실적인 이미지로 꾸며진 완벽한 마을 욘더에 갇힌 커플의 이야기다. 함께 살 곳을 찾던 교사 젬마(이모겐 푸츠)와 정원사 톰(제시 아이젠버그)은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똑같은 모양의 주택을 소개받는다. 9호 집은 완벽하게 꾸며져 있지만, 알 수 없는 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히는 순간 중개인은 사라져버린다. 두 사람은 마을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뱅뱅 돌아 결국 도착한 곳은 다시 9호 집. 차의 기름은 떨어지고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9호 집에 살며 탈출을 도모한다. 어느 날 아이가 들어 있는 상자가 배달되고, 미로에 갇힌 그들은 탈출구 없는 미로에서 아이를 키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유령 부동산 문제에 착안해 단편 '여우들'(2011)을 만들었고, 이 영화는 8년 만에 완성된 확장판이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감독: 마키타 카오리목소리 출연: 신가키 타루스케, 하타노 와타루청소년 관람불가의 일본 애니메이션. 150만 부 판매기록을 가진 초특급 인기 시리즈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상처 입은 영혼의 보스와 묵묵히 그를 지키는 경호원 부하의 엇갈린 감정과 흔들리는 마음을 그린 러브 스토리이다. 요네다 코우의 대표작으로 작가 특유의 수려한 그림체와 탄탄한 서사, 야시로와 도메키라는 두 주인공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공감을 이끌어냈다. 동명 원작 중 1, 2권의 주된 내용을 다루고 영화는 주인공들과 더불어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이들의 관계 속에 얽힌 풍성한 이야기 전개를 선보인다. 스고이재팬 어워드 2016년 만화 부분 TOP 5에 오른 원작을 바탕으로 '진격의 거인', '이누야시키'의 각본가가 스토리를 완성했다. 86분. 청소년 관람불가.◆시라이감독: 오츠 이치출연: 이나바 유, 이토요 마리에함께 여행을 떠난 세 명의 친구가 똑같은 사인으로 사망하는 사건을 소재로 한 일본 공포영화. 하루오(이나바 유)는 동생 카즈토가 죽어있는 것을 목격한다. 경찰은 침입의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자연사라고 하지만 하루오는 동생의 죽음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또 미즈키(이토요 마리에)는 친구 카나의 죽음을 목격한다. 안구가 파열되면서 자신의 손을 잡았지만 두려움에 뿌리쳤고, 미즈키의 손에는 친구가 상처를 남겼다. 이 역시 안구 파열 후 심부전증이 사망 원인이다. 하루오는 자신의 동생이 죽은 뒤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그보다 3일 전 미즈키의 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 미스터리 작가 오츠 이치의 영화감독 데뷔작. 오츠 이치는 소설 '하나와 앨리스 살인 사건' 공동 작가.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7-16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인간성 회복' 주제 의식 속  좀비는 거들 뿐…영화 '반도'

[김중기의 필름통] '인간성 회복' 주제 의식 속 좀비는 거들 뿐…영화 '반도'

한국형 좀비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가 더 커진 스케일로 15일 관객을 만났다.'부산행'이 기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밀도 있는 공포감을 선사했다면, '반도'는 열린 공간에서 맞닥뜨린 좀비와의 대결을 액션과 가족애라는 두 무기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반도'는 '부산행'의 4년 뒤, 돈을 찾기 위해 다시 폐허가 된 반도에 들어가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부산을 통해 가까스로 탈출해 홍콩에서 폐인처럼 살아가는 전직 군인 정석(강동원). 어느 날 거액의 달러가 들어 있는 트럭을 가져오면 250만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인천을 통해 반도에 들어온 그는 패잔병들이 된 631부대와 좀비의 습격을 받는다. 다행히 민정(이정현) 가족을 만나면서 위기를 모면하고, 다 함께 반도를 탈출할 기회를 찾는다.'좀비'는 한국 영화에서 대재난 후 세상을 그린 첫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다. 원인불명의 좀비 창궐로 대한민국은 초토화가 됐다. 다리는 무너지고, 건물은 부서지고, 도로에는 낡은 차들만이 즐비한 채 생명체는 보이지도 않는 곳이 됐다.살아남은 몇몇만이 좀비를 피해 간신히 목숨만 연명해가는 땅. 그들마저 인간성이 파괴된 채 좀비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이후 모든 좀비 영화는 인간성 상실이 메인 주제였다. 좀비의 생태가 달라지고, 액션의 강도가 세어질 뿐 좀비는 결국 인간성 상실로 인해 탄생된 상징물이었다.'반도'도 이 상징을 메인 설정으로 잡았다. 거기에 살아남은 631부대마저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보다 더한 괴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들은 살아남은 인간을 '들개'로 잡아들여 우리에 넣고 좀비와 '숨바꼭질'을 시키며 유희를 즐긴다.'반도'의 좀비는 소리와 빛에 민감히 반응한다. 빛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빛을 찾아 몰려드는 특질을 보인다. 어두운 밤에만 움직이는 다른 영화의 좀비와는 다른 묘사다. 연상호 감독의 스토리텔러적인 면모가 보이는 설정이다.좀비가 빛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후 절박한 위기 때마다 빛과 소리로 좀비의 흐름을 바꾸는 기지를 발휘한다. 화려한 불빛의 나이트클럽 광고 차량이나, 원격 조정 미니카 등을 이용하는 장면은 한 순간에 긴박감을 재치와 유머로 이완시킨다.'반도'는 재난 액션영화에 가깝다. 좀비 자체가 재난이지만, 그 재난과 맞붙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재난에 살아남은 인간끼리 싸우는 액션영화에 좀비는 그저 거들 뿐이다. 좀비는 그 액션을 위한 재난에 불과한 것이다.재난영화의 키워드는 결국 인간성의 회복과 희망이다. '부산행'이 딸을 위한 부성애의 사투였다면, '반도'는 딸들을 위한 모성애의 사투다. 연약한 주부였던 민정(이정현)은 강한 여전사로 살아남았다. 그녀의 간절한 도움 요청은 31번이나 묵살되고, 그녀는 살아남아 딸만은 살려야 한다는 모성의 화신이 된다.초반 뉴스 장면으로 4년의 시간을 압축해 보여주는 것이나, 가족애와 희망으로 재난을 이겨내는 설정은 철저히 오락영화의 공식을 따른 것이다. 세계적 흥행을 위한 노림수다.좀비와 인간을 우리에 넣어 내기를 거는 장면이나 631부대의 요새 묘사 등은 다소 기시감이 있다. 마치 게임 장면처럼 사실적이지 못한 속도와 거친 CG, 설명이 부족한 극의 성긴 부분이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관객의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도한 '감동코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그럼에도 '반도'의 액션은 호쾌하고, 박진감은 살아있다.'반도'가 열린 도시를 무대로 하기 때문에 화려한 액션과 몸집이 커진 스케일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 20분에 걸친 카 체이싱 장면은 쫄깃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정석과 민정 일행을 추격하는 631부대의 차량 도심 질주는 멜 깁슨의 '매드 맥스' 시리즈를 연상시키며,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압도적인 비주얼을 선사한다. 빛과 소리에 따라 몰려드는 좀비떼들은 마치 쓰나미처럼 카 체이싱을 강력하게 떠받는다.몰입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4DX나 ScreenX(일부 장면에서 좌우 스크린을 확대) 버전으로 감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연상호식(?) K좀비 영화가 기차를 넘어, 반도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차기작이 기대된다.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16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딥워터' '그레텔과 헨젤' '소년시절의 너'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딥워터' '그레텔과 헨젤' '소년시절의 너'

◆딥워터감독: 요아힘 헤덴출연: 모아 감멜, 매들린 마틴수심 33m 해저에 갇힌 동생을 구하기 위한 언니의 사투를 그린 재난 스릴러. 어린 시절 추억의 해안으로 겨울 다이빙을 떠난 이다(모아 감멜)와 투바(매들린 마틴) 자매. 겨울 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던 중 낙석 사고로 동생 투바가 33m 해저에서 바위에 깔리고 만다. 외부와 연락이 끊기고 공기통 여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이다는 제한된 시간 안에 동생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린 시절 동생이 물에 빠졌던 아픈 기억이 있던 이다는 또 다시 동생이 위험에 빠지자 목숨을 내 던질 만큼 필사적이다. 다이빙에 대한 지식을 활용해 구조 방법을 찾아가는 자매의 사투가 긴장감을 자아낸다. 상어의 공격을 받던 '47미터'의 수중 연출가 이안 크리드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81분. 12세 이상 관람가.◆그레텔과 헨젤감독: 오즈 퍼킨스출연: 소피아 릴리스, 사무엘 리키그림 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원작으로 한 몽환적 비주얼의 미스터리 영화. 어느 먼 옛날, 그레텔과 헨젤은 먹을 것과 일감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나지만 길을 잃고 만다. 그들은 허기짐에 먹을 것이 풍성하게 차려진 한 오두막에 이끌려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집 주인 홀다를 만난다. 그녀의 배려로 두 남매는 풍족한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받으며 점점 안정을 되찾는다. 하지만 매일 밤 반복되는 악몽, 매끼 차려지는 성대한 식사, 벽 너머 발견된 의문의 문고리 등 오두막에서 일어나는 기묘하고 섬뜩한 징조들은 두 남매를 계속해서 어둠 속으로 몰아넣는다. 기존 동화와는 다른 설정들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핑크 드레스를 입은 소녀, 사냥꾼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출연한다. 88분. 15세 이상 관람가.◆소년시절의 너감독: 증국상출연: 주동우, 이양천새, 윤방시험만 잘 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 세상에서 기댈 곳 없이 세상에 내몰린 우등생 소녀 첸니엔(주동우)과 양아치 소년 베이(이양천새). 대입시험을 앞두고 학교 폭력으로 친구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천니예은 이 사건에 휘말리면서 또 다른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 베이징대에 꼭 입학해야 하는 첸니엔이 뒷골목 소년 베이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하며, 두 사람의 불안한 동행이 시작된다. 첸니엔만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베이는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 모든 것을 해결하기로 마음먹는다. 제작비 180억원을 들인 이 영화는 지난해 중국에서 2천600억원이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중화권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인 금상장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8관왕에 올랐다. 13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7-09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방송국 내 미투를 고발하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김중기의 필름통] 방송국 내 미투를 고발하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그는 두 번이나 나를 끌어안았어요. 그리고 키스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나에게 물었어요. 계약이 언제 끝나지?"감독(제이 로치)은 미국 최대 방송사의 CEO를 한 방에 무너뜨린 세 여인의 통쾌하면서 용기 있는 결단을 보여주는 영화다.직장 내 최고 실권자이면서, 나의 목숨을 쥐고 있는 직장 상사. 알량한 밥줄을 무기로 여인들을 농락한 그의 이름은 미국 폭스뉴스 회장 겸 CEO 로저 에일스(존 리스고)다. 폭스 뉴스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뛰어난 전략으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폭스뉴스를 거대 TV 채널로 키운 인물이다.2016년 미국 대선 국면. 후보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설전을 벌이는 간판 앵커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 그녀는 트럼프와 '맞장'도 서슴지 않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다. 한편 동료 앵커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은 계약이 해지된 후 로저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소한다.야심 있는 폭스의 새내기 케일라(마고 로비) 또한 묘하게 흐르는 직장 분위기와 회장의 무리한 요구로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밤쉘'(Bombshell)은 깜짝 놀랄 소식을 뜻하는 말이다. 속된 표현으로는 예쁘고 늘씬한 여인을 뜻하기도 한다. 2차대전 중에 폭탄에 비키니 여성을 그려 넣은 것에서 유래됐다는 말도 있다.'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라는 한국식 부제를 붙였지만 '밤쉘'은 이 두 가지 뜻을 잘 드러낸 제목이다. 뉴스를 생산하는 방송국과 그 속의 여자 앵커, 그리고 그들의 놀라운 행동을 다의적으로 내포하는 제목이다.로저 에일스는 제왕적 인물이다. TV 방송국은 그의 일터이자, 위안의 장소이기도 했다. 계약을 미끼로, 앵커 발탁을 미끼로 여성들의 노출을 조성한다. "치미가 길다, 치마를 올려 다리를 보여라.", "내가 널 키워줄 수 있어. 그렇지만 너도 뭔가를 해줘야 해. 충성심이지. 어떤 방식으로 충성을 다할지 고민해봐!"불만은 있지만, 아무도 그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그레천 칼슨은 그런 면에서 선구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2005년 CBS에서 폭스뉴스로 이직했다. 오후 프로그램 '더 리얼 스토리'를 2016년까지 진행하고, 그해 6월 폭스뉴스와 계약이 종료된다. 그리고 며칠 뒤 로저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소한다.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촉발된 것은 2017년 미국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이 세상에 밝혀지면서부터다. 이 사건은 그 보다 1년 앞서 진행된 일이다.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실제 인물들을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대선 TV토론에서 당시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와 설전을 벌이는 장면 등은 실제 방송과 연출 부분을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따다 붙였고, 당시 켈리와 닮기 위해 샤를리즈 테론은 3D 프린터로 만든 코마개를 끼고 열연한다. 덕분에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을 받기도 했다.마고 로비가 연기한 케일라는 가상 캐릭터. 앵커에 대한 열정이 넘치지만 회장의 요구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녀는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는 모든 여성의 현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당시 로저 에일스와의 소송에 참여한 여직원은 모두 23명. 주인공 칼슨과 켈리 외 21명을 그녀가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로저 에일스 역을 맡은 배우는 존 리스고. 실베스타 스탤론의 '클리프 행어'에서 악당 역으로 잘 알려진 그는 본래 얼굴을 몰라볼 정도로 특수 분장과 뚱뚱한 몸으로 열연한다. 로저의 걸음걸이, 표정 등은 실제 로저의 지인들을 통해 분석했다고 한다.이 실화는 TV 7부작 시리즈 '더 라우디스트 보이스 인 더 룸'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러셀 크로우가 로저 에일스를, 나오미 왓츠가 그레천 칼슨 역을 맡았다.영화는 TV라는 시각적 매체가 얼마나 여성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지도 잘 묘사하고 있다. 짧은 원피스만 제공되고, 다리가 잘 보이도록 유리 탁자를 비치하는 등 TV의 오랜 관행들을 고발하고 있다. 영화 '빅쇼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각본가 찰스 랜돌프의 사회성 짙은 작가 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결국 로저 에일스가 물러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이런 부조리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미디어는 여전히 남성들의 전유물이고, 여성혐오 발언을 일삼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로저 에일스를 해고하고 그 자리에 앉았던 언론계의 거물 루퍼트 머독은 "오! 도널드!"라며 반갑게 전화를 받는다.이 소송으로 피해자들이 받은 금액은 5천만달러. 그러나 로저 에일스가 물러나는 조건으로 머독으로부터 받은 위로금이 6천500만달러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09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소리꾼' '인베이젼 2020' '해피 디 데이'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소리꾼' '인베이젼 2020' '해피 디 데이'

◆소리꾼감독: 조정래출연: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눈먼 딸 위한 '심청가'의 탄생 과정을 그린 판소리 영화. 영조 10년, 사라진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아 나선 재주 많은 소리꾼 학규(이봉근)는 유일한 조력자인 장단잽이 대봉(박철민)과 함께 아내를 찾아 조선팔도 유랑을 시작한다. 여기에 몰락한 양반(김동완) 등 학규의 소리에 매료된 광대패들이 가세한다. 극중 학규가 인신매매된 아내 간난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동안 시력을 잃은 딸 청이에게 심청가를 들려주는 것이 골격이다. 임권택 감독의 기념비적 작품 '서편제'(1993)와 '춘향뎐'(2000)을 비롯해 판소리 영화는 여럿 나왔지만 이들 작품은 출연 배우가 아닌 당대 명창의 녹음을 일부 활용했다. 반면 '소리꾼'은 이봉근의 판소리를 현장 녹음했다. 358만 명을 동원한 '귀향'(2016)의 조정래 감독 작.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인베이젼 2020감독: 포도르 본다르추크출연: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알렉산더 페트로프러시아산 SF영화 '어트랙션'의 후속작. 첫 우주 침공으로부터 3년 후. 지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물을 무기로 삼은 외계 침공에 맞선 인류의 대저항을 담았다. 율리아(이리나 스타르셴바움)는 3년 전 외계의 우주 침공의 상처로부터 점차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친한 친구를 잃었던 3년 전 사건은 그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겨져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죽은 줄 알았던 외계인 하콘을 마주한다. 하콘을 다시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인류가 위협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 로봇 라에게 추격을 당할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을 이용해 모든 디지털 기기를 해킹, 군에서조차 율리아와 그의 일행을 공격하게 만든다. 도시 곳곳에 위조 영상들이 방송되고, 가짜 뉴스들이 속보처럼 전해진다.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해피 디 데이감독: 켄 마리노출연: 바네사 허진스, 핀 울프하드강아지들과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영화다. 강아지를 매개로 서로 인연을 맺고 행복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밝고 유쾌하게 그렸다. 남자친구의 배신에 상처받은 인기 뉴스 캐스터 엘리자베스(니나 도브레브)는 자신의 실연 이후 계속 우울해하는 반려견 샘이 걱정이다. 낯을 가리는 샘에게 마침내 강아지 친구가 나타나고 동시에 엘리자베스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타라(바네사 허진스)는 동네 최고 인기남인 동물병원 수의사를 짝사랑한다. 어느 날 카페 뒤편에서 길을 잃은 강아지를 발견한 타라는 병원 진찰을 받게 해주고 카페 단골손님 개럿(존 바스)이 운영하는 보호소에 맡긴다. 강아지들의 귀여운 모습과 서로 위로를 받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113분. 전체 관람가.

2020-07-02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코로나19 개봉작 중 유일 100만 돌파…영화 '살아있다'

[김중기의 필름통] 코로나19 개봉작 중 유일 100만 돌파…영화 '살아있다'

4개월 만에 관객 100만 돌파 영화가 나왔다.'#살아있다'(감독 조일형)가 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19만4천98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개봉작 중 100만 관객을 넘긴 건 처음이다.'#살아있다'가 무서운 흥행세를 타는 가운데 '부산행'의 4년 후를 그린 '반도'(감독 연상호)가 15일 가세한다. K-좀비가 코로나19로 죽어가던 극장가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는 좀비가 사람들을 공격을 시작하는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 통상 미국 좀비 영화들이 거대한 스케일로 무장한 것과 달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국적으로 풀어내 신선함을 더했다.또 시각, 후각, 청각이 똑같은 좀비가 아니라 각자 생전에 가지고 있던 습관과 특기를 활용해 인간을 끊임없이 공격한다는 설정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현대무용가 예효승씨의 안무로 완성된 좀비들의 몸동작도 주목을 끌고 있다. 초기와 중기, 말기 증상의 단계별로 움직임에 차별화를 뒀다. 현대무용과 발레 경험이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촬영 한 달 전부터 체계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살아있다'가 고립된 인간의 생존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15일 개봉하는 '반도'는 블록버스터 좀비 영화로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시킬 전망이다.'부산행' 이후 4년, 대한민국은 폐허가 되고 남겨진 자들은 좀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반도'는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최초로 지구멸망 이후 세계관을 다룬다. '부산행'이 달리는 KTX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면 '반도'는 항구, 도심 등 드넓은 공간으로 이야기를 확장했다.K-좀비의 탄생은 연상호 감독의 고집스런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6년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부산행'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노숙자와 성매매여성 등 서울역 인근에 기거하는 인간들의 군상을 좀비와 대결시키면서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적으로 비유했다.이후 '부산행'이 공개되면서 한국형 좀비는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부산행'은 160여 개국에서 K-좀비 열풍을 일으켰고,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이전에도 한국영화에서 좀비는 여러 차례 실험됐다. '이웃집 좀비'(2009), '미스터 좀비'(2010) 등이 나왔지만 저예산 영화로 만들어져 유치함만 드러냈을 뿐이었다. 미국 좀비물에 비하면 분장이나 액션, 스토리 등이 부족한 B급. 특히 한국적인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부산행'은 K-좀비의 신호탄과 같은 영화였다. 설정과 스토리, 분장과 특수효과 등을 A급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반도'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되면서 K-좀비의 진가를 확인한데 이어 개봉 전 이미 185개국에 선 판매돼 글로벌 프로젝트의 존재감을 보였다. 대만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과 북미와 남미, 중동 등 전 세계에 K-좀비가 상영된다.특히 '부산행'이 인기를 끌었던 대만과 홍콩은 한국과 같은 15일 개봉되며 16일에는 말레이시아가 개봉을 확정했다.'반도'는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총 20분 규모의 속도감 넘치는 카체이싱 액션이 다양한 특수관에서 더욱 실감나게 표현되어 올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것으로 기대된다.워낙 사운드와 시각적 효과가 도드라지는 영화라 관객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버전으로의 상영을 확정했다. IMAX관에서는 압도적인 몰입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ScreenX관에서는 좌, 우 벽면까지 확대한 3면의 스크린을 통해 입체적인 액션과 사방에서 다가오는 좀비들을 더욱 실감나게 그려낸다. 또 4DX는 폐허의 땅 한가운데에 있는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코로나19로 '만신창이'(?)가 된 극장가를 K-좀비가 살려내고 있다. 역병을 역병으로 이겨내는 모양새가 아이러니하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7-02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살아있다' '엔딩스 비기닝스' '1945:포인트 오브 노 리턴'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살아있다' '엔딩스 비기닝스' '1945:포인트 오브 노 리턴'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출연: 유아인, 박신혜와이파이, 전화, 문자가 모두 끊긴 아파트에 고립된 남녀의 생존을 그린 스릴러다. 사람들의 공격으로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 잠에서 깬 준우(유아인)는 혼자 고립된 것을 알게 된다. 데이터와 전화가 모두 끊긴 상태.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이제 식량마저 바닥이 난다. 이때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군가 시그널을 보내온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이 살아있음을 알게 된 준우는 시시각각 조여오는 외부의 공격에도 함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 드론과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와 손도끼, 무전기 등 아놀로그 도구들을 활용해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긴장감을 선사한다. '베테랑' '사도'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유아인이 친근한 옆집 총각 이미지를 보여준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엔딩스 비기닝스감독: 드레이크 도레무스출연: 쉐일린 우들리, 제이미 도넌한국의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할리우드 로맨스 드라마. 운명이라 믿었던 남자와의 오랜 연애를 끝낸 다프네(쉐일린 우들리)는 이별 후폭풍으로 술을 끊고 연애도 하지 않겠다며 금욕 생활을 선언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에 잭(제이미 도넌)과 프랭크(세바스찬 스탠) 두 남자가 나타난다. 다프네는 따뜻하게 다가와 안정감을 주는 잭에게 끌리면서도 섹시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프랭크에게 흔들려버린다. 사랑을 다시 시작하긴 두렵지만 외로운 건 싫다는 다프네. 사랑이 실패할까 두려운 다프네와 그녀에게 직진하는 두 남자. 다프네가 두 사람을 받아들일 결심을 하면서 두 가지색 리얼 현실 로맨스가 시작된다. 사랑을 잃어버린 한 여성이 자기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1945:포인트 오브 노 리턴감독: 릭 로버츠출연: 조쉬 하퍼, 닐 워드2차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동부전선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전쟁 영화. 동부전선은 독일군과 러시아군이 엄청난 사상자를 내면서 격돌했던 전선이다. 독일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국 영화다. 러시아군과 대치 중 전열에서 낙오된 독일군 부대원들은 아군과 합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여성 의무병들을 생포하게 된다. 보급이 끊기고 아군과 합류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상황. 여성 의무병들은 이들의 행군에 방해만 돼 부대원들의 불만은 쌓여간다. 포로가 된 의무병들도 호시탐탐 탈출을 시도하면서 적들과의 불편한 동행은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퇴로가 막힌 군인들, 다시 되돌아간 지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벌어지는 막막한 상황과 포로로 잡은 적들과의 갈등에 집중한 저예산 전쟁영화. 8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6-25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나는 누구인가'…철학적 질문 던진 신작 '사라진 시간'

[김중기의 필름통] '나는 누구인가'…철학적 질문 던진 신작 '사라진 시간'

시골의 젊은 교사 부부가 화재로 숨진다.수사에 나선 형구(조진웅)는 마을 사람들이 의심스럽다. 계단에 설치된 쇠창살도 그렇고, 화재 현장도 이상하다. 쭈뼛거리는 마을 사람 모두가 공범인 것 같다. 내일 모두 경찰서로 불러 조사해야 할 상황이다.그런데 이날 밤, 형구는 마을 사람들이 권하는 독주를 마시고 만취해 쓰러진다. 그리고 이튿날, 형구는 죽은 교사 부부의 집에서 깨어난다. 화재의 흔적도 없고, 교장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 학교 나오라고 닦달한다. 마을 사람들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내 집에는 남이 살고 있다. 집도 아내도, 자식들도 사라졌다. 나는 나인데,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뀌어 있다. 깨지 못한 꿈일까, 지독한 숙취일까, 아니면 망상일까.'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의 스토리 라인이다. 설정의 틀은 스릴러다. 그래서 제작사도 스릴러를 표방하며 관객을 현혹시킨다. 제목도 미스터리한 설정과 궁금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사라진 시간'. 모두가 스릴러를 꿈꾸고 있었다.그러나 '사라진 시간'은 스릴러로 한정시키기 어려운 영화다. 어쩌면 올해 가장 논쟁적인 영화가 될 지도 모른다.'사라진 시간'은 '왕의 남자' 등 4편의 천만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연극으로 활약해 온 연기 경력 33년 차 배우 정진영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오랜 꿈을 위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힘든 영화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다.그는 "삶의 정체성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 의식을 미스터리 드라마 형식을 빌려 말하고 싶었다"라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사라진 시간'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이면서 철학적인 질문을 전하고 싶었다는 말이다.그의 말대로 영화는 '갈피를 잃은 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내가 아내라고 여겼던 아내는 경찰서장의 아내이고, 아이의 학교에서는 내 아이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나의 전화번호는 결번이고, 그 번호는 이미 남이 2년 전에 쓰던 번호다.나는 완벽하게 타인이 돼 있었다. 나를 증명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실패로 돌아가고, 이제 나는 낯선 이방인이다. 도대체 '나를 나라고 말하는 나는 누구인가?'영화는 씨를 뿌리고, 결론을 수확하는 작업이다. 관객을 위한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했다가, 단서들의 얼개를 끼워 맞춰 궁금증 없이 깔끔하게 탈곡해서 수확하는 일이다. 그래서 기승전결이라는 구성이 필요하다.데이빗 린치의 난해한 영화들도 결국은 퍼즐 조각을 어느 정도 맞춰 놓고는 끝을 낸다. 그러나 '사라진 시간'은 이런 규칙과 문법을 비껴나간다. 어떤 설명이나 해석도 달지 않고, 쏜살같이 전단지를 뿌리고 달아나버리는 오토바이같다.초반 교사 부부의 생활 묘사는 판타지에 멜로, 호러를 오가며, 영화가 시작한 지 40분에 시작된 형구의 악몽은 스릴러에 미스터리로 치닫는다. 이야기의 문법은 종잡기 어렵고, 서사는 구멍이 숭숭 나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빛이 나다 죽었다를 반복한다.그럼에도 '사라진 시간'은 묘한 매력을 주는 영화다.형식적 완성도를 내팽개친 '도도함'(?)이 일단 신선하다. 형식은 내용을 위한 껍질임에도 과즙이 풍부한 알맹이는 놓고 수박껍질에만 매달리는 영화들이 많다. 그래서 판에 박힌 영화들이 즐비한 것이 현실이다. 이전의 영화들을 답습하는 '전형적'인 영화들이다.그런 점에서 '사라진 시간'은 어떻게 보면 '원형적'인 영화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 속에 존재하는 유전적 한 지점에 대한 각성을 자극하는 것이다.낯선 이방인은 현대인들의 원형적인 상징이다. 영화 속 형구나 교사 부부, 뜨개질 여선생님 등은 낯선 곳에 떨어져 혼란스러운 외지인들이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는 설정은 상당히 상징적이다.그들은 불안한 자신을 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상징적인 존재다. 그래서 응급처치로 빗장을 걸기도 한다. 교사 부부가 스스로 창살에 갇힌 것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전이되거나, 복제될 뿐이다. 교사 김수혁(배수빈)은 형사 박형구(조진웅)로 복제되고(시뮬라시옹), 뜨개질 선생님 윤이영(차수연)으로 대체(시뮬라크르)된다.배우 정해균만 극중 이름이 정해균이다. 신인 감독 정진영이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원본과 모사물의 순환을 관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숨겨 놓은 재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나의 꿈을 꾼 것인지'라는 호접몽은 언제나 흥미로운 질문이다. '사라진 시간'은 이 이야기를 의도적인 '낯설게 하기'로 보여준다. 그렇게 보면 결말을 내지 않은 화법도 다분히 의도적이다.'사라진 시간'은 신인 감독 정진영의 설익었지만 탐구적인 인간 연구가 잘 담겨진 영화다. 이 영화의 원제는 'Me and Me'. 이제 그렇다면 정 감독, 다시 펜을 들어라. 나(Me)를 보여줬으면, 이제 나(Me)를 보여줘야 할 차례다. 결론을 내야 하지 않는가.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6-25 15:30:00

EBS1 '오만과 편견' 6월 21일 오후 1시 30분

EBS1 '오만과 편견' 6월 21일 오후 1시 30분

EBS1 TV '오만과 편견'이 21일(일) 오후 1시 30분에 방송된다.베넷 가의 다섯 딸들은 부유하진 않지만 화기애애한 가정에서 자랐다. 극성스러운 어머니는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좋은 신랑감에게 딸들을 시집보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중 생기발랄하고 영리한 둘째 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보다 폭넓고 주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조용한 시골에 부유하고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사이몬 우즈)와 그의 친구 다아시(매튜 맥페이든)가 대저택에 머물기 위해 오면서 베넷 가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침착하고 아름다운 맏딸 제인(로자문드 파이크)은 빙리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반면, 엘리자베스는 잘생겼지만 오만하고 잘난 체하는 다아시를 만난 뒤 서로 끌리면서도 오해와 다툼을 반복하게 된다.한편 다아시는 재치 있고 영리하며 솔직한 성격의 엘리자베스에게 점차 이끌려 가슴 깊이 담아뒀던 사랑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다아시를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 찬 속물로 여기는 엘리자베스는 청혼을 거절한다.영화는 사회적 계급과 신분을 중시하던 18세기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오해에 관한 이야기다. 영국인의 사랑을 받는 제인 오스틴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사랑과 결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유쾌한 연애 사건을 중심으로 두 남녀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이 감각적이고 풍자적으로 묘사된다.

2020-06-19 14:35:28

[김중기의 필름통] "왜 흑인은 늘 비극의 주인공이여야 하나"…신작 'Da 5 블러드'

[김중기의 필름통] "왜 흑인은 늘 비극의 주인공이여야 하나"…신작 'Da 5 블러드'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종 차별문제가 또 다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주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이 문제를 드러낸 한 편의 영화가 전 세계에 공개됐다.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Da 5 블러드'다. 1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베트남전쟁을 끌어와 흑인들의 비운의 역사와 이에 맞서 정의를 외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풀어냈다.이 영화의 설정은 다소 자극적(?)이다. 황금을 찾아 다시 베트남을 찾은 참전 용사들이 주인공이다. 노먼(채드윅 보스만) 분대는 전투 중 금괴를 발견한다. 베트콩에 맞서는 이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용병 자금이었던 것. 흑인 분대원들은 땅 속에 금괴를 묻고 돌아온다. 수십 년이 흐른 뒤 백발이 된 그들이 다시 베트남을 찾는다.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황금은 괄시받고 살아온 이들의 고통을 보듬어 주기에 충분한 보상이다.이 정도의 플롯이라면 전쟁 중 황금을 찾기 위한 병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켈리의 영웅들'(1970)이나 '쓰리 킹즈'(1999)를 떠올리는 관객이 많을 것이다. 2차 대전과 걸프전을 배경으로 무의미한 전쟁을 뒤로 하고, 황금을 쫓아 전쟁을 치른다는 통쾌한 영화들이다.그러나 'Da 5 블러드'의 감독은 스파이크 리다. 그는 30년 넘게 미국에서 흑인의 차별과 부조리 등을 영화로 만든 흑인 감독이다. '똑바로 살아라'(1989), '모베터 블루스'(1990), '정글 피버'(1991), '말콤 엑스'(1992) 등 수작을 만들었다.2018년에는 미국 백인우월단체인 KKK단에 잠입한 흑인형사 이야기를 그린 '블랙 클랜스맨'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삶과 필모그래피에서 '블랙'이란 컬러를 지워놓고 얘기할 수 없는 인물이다.그는 'Da 5 블러드'에 흑인의 역사와 운명, 현실과 이상 등을 복합적으로 그려 놓는다. 베트남전은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희생은 모두 젊은, 특히 흑인들이 몫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흑인은 미국 인구의 11%지만 베트남전에 참전한 흑인 병사는 32%"라며 "백인보다 더 헌신하는 것이 정당한가"라고 베트콩 선전방송이 묻고 있다. 또 "당신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 순간에도 미국 파시스트들은 당신의 종족을 죽이고 있다"며 자극한다.1770년 보스턴학살 사건,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피살 등 일련의 사건은 미국 역사에서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늘 비극의 주인공은 흑인이었음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베트남전을 마치 미국 흑인들의 운명과 같은 것으로 상징한다.피로 맺어진 전우들. 그들의 구호는 '블러드'다. 20대 죽을 고비를 넘긴 4명의 분대원이 노인이 돼 밀림으로 들어간다. 관광객을 위한 작은 배가 수로를 미끄러지듯 지난다. 이때 흐르는 곡이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 바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1979)을 오마주한 것이다.이들이 애써 정글을 찾아가는 이유는 황금만이 아니다. 바로 분대장 노먼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한 것이다. 노먼은 흑인 분대원들에게 한줄기 빛이었고, 흑인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한 희망이었다.노먼은 흑인들에게 이상과도 같은 존재다. '지옥의 묵시록'이 광기에 사로잡힌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을 암살하려는 여정이었다면 이들은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황금과 노먼은 흑인들의 현실적 욕망과 상실된 이상을 잘 은유하고 있다. 감독은 황금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한 폴(델로이 린도)을 통해 다시 한 번 현실적 벽을 체감하게 한다. 황금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탐욕에 짓눌린 발걸음, 친구와 자식을 버리는 인간성 상실 등을 통해 흑인의 경제적 처지에 대한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이 장면은 존 휴스턴이 감독하고 험프리 보가트가 주연한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1948)을 떠올리게 한다. 황금으로 인간의 영혼이 황폐화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스파이크 리 감독은 'Da 5 블러드'에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베트남전의 기록영상과 이 당시 반전 시위와 함께 불거진 흑백갈등에 대한 사진 등을 적절히 섞어 인종적 정의를 요구한다. 영화 마지막에는 현재 전 세계를 달구고 있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문구를 드러내기도 한다.메시지에 비중을 두다보니 드라마는 허술한 단점이 있다. 곁가지 이야기들을 어수선하게 풀어내는 바람에 2시간 35분의 긴 러닝 타임을 쓰고도 드라마의 밀도는 약한 편이다. 미국 연예 매체가 극찬을 했고, 영화 평론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2%의 신선도를 기록했지만, 전후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가의 관객들에게는 낯선 영화로 다가올 수도 있다.그러나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와 반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점에 나온, 영화 인생 전체를 걸고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온 흑인 감독의 작가 의식이 돋보이는 역작임에는 틀림없다. 155분. 청소년 관람불가.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06-18 15:30:00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와일드 시티' '야구소녀'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와일드 시티' '야구소녀'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감독: 댄 스캔론목소리 출연: 크리스 프랫, 톰 홀랜드'코코' 이후 처음으로 선 보이는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마법이 사라진 세상을 살고 있는 두 형제 이안(톰 홀랜드)과 발리(크리스 프랫). 이안은 태어나서 얼굴도 본 적 없는 아빠를 그리워하는 중 생일선물로 아빠의 마법 지팡이를 받게 된다. 그러나 실수로 아빠의 반쪽만 소환시키는 위기가 발생한다. 완벽한 아빠를 찾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마법으로 절벽을 건너고, 힘든 관문을 통과하지만 형제는 서로 다른 성격으로 인해 사사건건 부딪친다. 댄 스캔론 감독이 어렸을 적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아버지의 생전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에서 헬로와 굿바이, 딱 두 마디를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우리 형제에게는 마법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102분. 전체 관람가.◆와일드 시티감독: 론 스캘펠로출연: 샘 클래플린, 티모시 스폴오랜 기간 복역 후 출소한 권투 선수 리암(샘 클래플린)이 가족을 둘러싼 거대 조직의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논스톱 액션물. 무장강도죄로 9년을 복역한 리암은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불법자금 세탁 일을 하고 있는 동생 숀과 친구가 수상한 일에 휘말리면서 경찰과 거대한 조직 두 군데에 쫓기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범죄 조직의 보스 클리포드(티모시 스폴)는 리암의 아버지를 살해한 원수. 지금은 부를 축적해 사업가로 변신해 있다. 리암은 사건의 중심에 클리포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추적하고, 형사 닐(노엘 클라크)도 그들의 뒤를 쫓는다. 로맨틱 가이 샘 클래플린이 거친 매력의 복서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거친 액션으로 '청불' 영화 등급을 받았다. 103분. 청소년관람불가.◆야구소녀감독: 최윤태출연: 이주영, 이준혁, 염혜란수인(이주영)은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 선수. 최고 구속 134km, 볼 회전력의 강점으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받았다. 고교 졸업 후 오로지 프로팀에 입단해 계속해서 야구를 하는 것이 꿈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도 기회도 잡지 못한다. 엄마, 친구, 감독까지 모두가 꿈을 포기하라고 할 때, 야구부에 새로운 코치 진태(이준혁)가 부임하고 수인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온다. 시련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과 그를 지지하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영화. 편견과 조롱, 유리 천장 등 현실의 벽을 돌파하는 과정을 묵묵하게 보여준다. 한국영화아카데미 32기 최윤태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제24회 부산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06-18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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