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통 '상화시인상' 심사위원 선정 등 놓고 논란

"수상 후보와 연관된 인물 심사위원 뽑다니"
갑자기 위원 1명 추가 메일로 참여…"대구시 제대로 관리 못해" 목소리도
사업회 측 "규정에 따라 진행" 해명…일부 문인들 “개선 안될 땐 문학제, 시상식 불참”

대구 두류공원 시 동산에 있는 이상화 시인의 동상. 매일신문 DB 대구 두류공원 시 동산에 있는 이상화 시인의 동상. 매일신문 DB

 

35년 전통의 '상화시인상'이 수상자 결정 과정에서 상화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의 매끄럽지 못한 운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회는 수상자 선정을 위한 운영위원회조차 열지 않은 것은 물론 수상 후보와 연관된 인물을 심사위원에 포함시키는 등 적잖은 절차상의 문제점를 노출했다. 이에 따라 일부 문인들은 사업회 측의 해명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을에 있을 상화문학제와 시상식을 보이콧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상화시인상 심사규정'에는 "상화시인상을 주최·주관하기 위해 5인 이내의 운영위원회를 두며, 운영위원은 죽순문학회를 비롯한 이사회에서 추천할 수 있다. 또 이사장은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5명 이내 운영위원을 위촉해야 한다. 운영위원회는 5인 이내의 심사위원을 위촉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올해는 운영위원회를 열지 않고 사업회와 대구문인협회·대구시인협회·죽순문학회에서 추천한 4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 가운데는 대구문인협회에서 추천한 심사위원이 올해 수상자의 시집을 발간한 출판사 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문학계 한 인사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심사위원을 추천받아야하는데 이 과정이 무시됐고, 또 제척(除斥) 대상인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그 이유를 알면서도 선정했다면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더 있었다. 수상자를 결정하는 심사장에 기존 심사위원 4명 외에 위원 1명이 더 등장한 것이다. 사업회 측에서 심사규정을 들어 운영위원회나 심사위원에게 사전 통보나 협의도 없이 심사위원 1명을 더 추가한 것이다. 이 심사위원은 건강상의 문제로 이날 심사장에는 나타나지 않고 메일로 권리를 행사했다. 이날 심사위원들은 토론 끝에 심사장에 오지 않은 위원과 제척 사유가 있는 위원을 제외한 위원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했다.

지역의 한 문인은 "현재 심사규정을 보면 누가 심사위원 추천권을 가졌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후보가 위원을 상대로 청탁할 수 있다"며 "따라서 수상자 발표 전까지 추천위원·심사위원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인은 상화시인상 운영 및 수상자 선정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상금(2천만원)이 시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만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운영으로 수상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인은 이어 사태가 이렇게 될때까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대구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가 직접 주관하든지 아니면 공신력 있는 민간기관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업회 측은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운영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대신 단체로부터 심사위원 위촉을 받았다. 따라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제척 대상 인물이 심사위원에 포함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코로나 때문에 심사위원 구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규정에 따라 1명 더 해 추가했다. 그러나 메일로 의사를 전한 위원과 제척 대상의 위원은 최종 수상자 결정 투표에서 빠졌다"고 해명했다. 사업회 측은 끝으로 "지역 문학계 인사와 두루 만나 의견을 듣고 TF팀을 구성해 합리적인 심사규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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