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결혼/엘리 J. 핀켈 지음/지식여행 펴냄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인문학적으로 결혼을 고찰한 '괜찮은 결혼'이 출간됐다. 매일신문 DB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인문학적으로 결혼을 고찰한 '괜찮은 결혼'이 출간됐다. 매일신문 DB

우리나라의 혼인율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OECD 아시아 회원국 중 이혼율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대부분 경제적 프레임에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 교수 엘리 J. 핀켈의 '괜찮은 결혼'은 경제적 프레임보다 사회심리학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결혼을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심리학과 사회학 연구와 문헌을 통해 지금 시대의 결혼에 대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꼬집는다.

◆인문학적으로 파헤쳐보는 결혼

관계 이론 분야에서 혁신적인 학자로 평가받는 엘리 J. 핀켈은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는 결혼이 양극화된 과정과 원인,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나타난 현재의 결혼을 건강한 길로 인도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결혼을 보는 그의 관점은 우리 사회가 대체적으로 받아들이는 전통적인 방식의 결혼에 대한 개념을 넘어 변혁적이고 획기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의 의미는 남녀 간 갈등, 결혼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기피 현상 등으로 얼룩져 있다.

결혼을 인문학점 관점에서 파헤친 책은 흔치 않다. 대부분 부부 교육서, 자녀 양육서, 종교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결혼에 대한 것들이다. 책은 미국의 결혼에 대해 포괄적 고찰을 담고 있지만, 한국 사회 또한 결혼, 동거, 출산, 이혼 등의 측면에서 미국 사회가 겪은 것과 같은 변화를 아주 압축적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한국 사회도 이와 비슷한 결혼을 마주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책은 지루하지 않게 결혼을 다룬다. 영화와 드라마, 소설, 고전 속의 에피소드를 동원해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선다. 실용, 사랑, 자아실현 시대의 프레임을 주도하는 여론과 실증적 예도 꼼꼼하게 챙겨나간다.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중세 시대, 계몽주의 시대, 근세 시대의 철학자, 예술가, 사상가, 그리고 가상현실 세계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에게 풍부한 지적 여정의 길로 안내한다. 자칫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결혼과 부부의 이야기를 학술적 가치와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양극화된 결혼과 극복 방안

 

책은 미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결혼과 부부 문제에서 출발한다. 지은이는 역사를 보면 결혼의 존재 이유가 실용에서 출발해 사랑을 거쳐 자아실현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즉, 결혼이라는 제도가 시대적인 맥락에 따라 진화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의미 있다는 자아실현에 기반한 지금의 결혼마저도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은이는 "결혼 생활이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편향되었다는 것이다. 결혼의 핵심 기능이 매슬로의 욕구 단계 중 높은 곳을 지향하면서도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 탓에 결혼 생활이 기대에 부응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삶이 결혼 생활에 실망하면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결혼 생활에 대한 기대의 본질이 변하면서 기대를 충족했을 때의 혜택이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평균적인 결혼 생활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반면, 최상의 결혼 생활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양극화된 결혼과 부부의 불행을 극복해나갈 방안을 제시한다. 그 방안은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 또한 더욱 필요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지은이가 알려주는 결혼에 대한 고찰은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미혼뿐만 아니라 결혼을 했거나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에게도 도움이 된다. 결혼 생활에 대한 고민이 큰 부부라면, 갈등을 멈추고 앞으로 남은 기나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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