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노인은 없다/지은이 마크 아그로닌/한스미디어 펴냄

'노인은 없다'는 나이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지혜, 회복탄력성, 창의성 등 놀라운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노인바리스타들. 매일신문 DB '노인은 없다'는 나이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지혜, 회복탄력성, 창의성 등 놀라운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노인바리스타들. 매일신문 DB

100세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 식생활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로 평균 기대수명이 100세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00세 이상 고령자는 3천906명으로 7년 전에 비해 2배이상 늘었다.

정말 100세까지 산다면 어떨까. 대부분은 100세를 축복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생명은 유지하고 있지만, 100세의 신체는 기능이 어딘가 망가져 거동이 불편해질 수 있고, 뇌의 기능도 저하돼 정신 또한 온전치 않을 수 있을 것이란 두려움이다. 노년에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 치매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미국 최고의 노인정신의학 전문의 마크 아그로닌이 쓴 '노인은 없다'는 이처럼 노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건강한 노년 안내서다. 우리 몸과 두뇌는 나이가 들면 기능이 쇠퇴하지만, 전체적인 기능은 전과 다름없이 안정적으로 작용하며, 오히려 개선되기도 한다는 노년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나이 듦은 쇠퇴가 아닌 성장

아그로닌 박사는 이 책을 통해 "나이 든다는 것은 쇠퇴하는 것이 아닌 성장한다는 것"이라 주장한다. 때문에 노년을 단순히 쇠락하는 시기로 여겨서는 안 되고, 나이 듦에 아무런 장점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은이는 나이 듦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만 노년에 잠재돼있는 '엄청난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엄청난 능력으로 '지혜', '회복탄력성', '창의성' 등을 꼽는다.

인간의 두뇌가 손상이나 질병, 장애가 발생하더라고 계속해서 기능할 수 있도록 일종의 보험인 '비축분'을 만들어두는데, 신경가소성 과정을 통해 노년의 '지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노년에 두뇌의 감정 조절 중추가 두려움을 유발하는 영역보다 우세해지면서 젊은 시절보다 충동적 감정을 잘 다스리고 스트레스에 노련해진다.

이전에 없던 통찰력이 생겨 젊은 시절에는 생각하지 못했거나 꺼려했던 방식을 새롭게 탐색하며 '창의성'도 강화된다고 주장한다. 노년의 마티스가 병환으로 침대에 누워 생활하면서 전처럼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지 못하자 종이를 오려 캔버스에 배치하는 새로운 화풍을 개발했다는 창의성 강화의 사례도 소개된다.

◆나이 듦을 긍정할 때 발현되는 능력

지은이는 노인정신의학 전문의로 일하면서 그가 주장하는 노년의 강점을 직접 확인했다.

그가 진료하는 환자는 평균 80대 중후반에서 90대 초반으로, 대부분 신체와 정신 건강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증 환자들이다. 아그로닌 박사는 그간 노년의 최선과 최악의 모습을 모두 목격하며, 환자와 환자가족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나은 노년을 보낼 수 있을지 연구해왔다.

아그로닌 박사가 직접 진료한 환자들의 사례도 소개한다. 노년에 배우자를 잃고 큰 상실감에 빠져 삶의 모든 의욕을 잃은 환자, 쫓겨나듯 은퇴하며 극심한 노인 갱년기를 앓는 환자, 반복되는 수술과 약물 치료로 깊은 우울증에 빠졌던 환자 등 이들이 어떻게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노년을 맞을 수 있었는지를 들여다보면 '나이 듦'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서 노년의 강점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든다고 이러한 능력이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노년에 부정적인 태도로 남과 담을 쌓고 지내고 완강하게 변화를 거부하는 노인들에게서는 이러한 지혜가 발현되기 쉽지 않으며, 성장하기보다 퇴보한다는 것.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때,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맺을 때, 우리의 몸과 두뇌는 젊은 시절 못지않게 성장을 거듭한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자기 긍정'과 '깊은 목적의식'이다.

나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신체 기능, 건강, 수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보다 생존율 중위값이 7.5년 더 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독자 스스로 작성할 수 있는 실천 계획표를 실어 건강한 노년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평생을 살아오며 쌓아온 것은 무엇인지, 가족과 공동체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이며, 또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가족과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등을 하나씩 적어보는 시간을 통해 '나이 들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320쪽. 1만5천800원

 

 

 

 

관련기사

AD

문화기사

매일신문은 모든 댓글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아래의 경우에는 고지없이 삭제하겠습니다.
·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 개인정보 ·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 도배성 댓글 ·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위배되는 댓글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