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당선작 - 박용운 '물의 과외공부'

박용운(69)

어둠에 잠긴 청계호수

저녁 한 권을 다 읽은

촉촉한 물의 알갱이들이 호수를 빠져 나온다

 

소리 없이 주변을 다 암기하는 물안개

호수를 딛고 일어나 허공 한 귀퉁이를 펼친다.

 

주변을 감싸는 자욱한 물의 필체들

 

무지개로 날고 싶은 꿈

뼈가 없어 흐느적거리며

산자락을 휘감고 계곡을 오르지만

하루도 살지 못하는 헐렁한 물방울들

수없이 날갯짓을 하여도

하늘에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가만히 걸어오는 아침

어둠을 살펴 조심조심 걷지만

햇살에 녹아내리는 물의 손가락

풀잎의 겉장이 다 젖었다

 

호수를 빠져나와 날마다 주변을 복습하는

물의 과외공부

또 새벽을 기다린다.

 

 

시 – 박용운 '물의 과외공부' - 당선소감

-하늘을 날고 싶은 물고기-

박용운 씨 박용운 씨

보이지 않는 벽은 뚫기도 어렵다, 만 리길도 아닌 한 길속에 있다는 언어를 잡기위해 손바닥보다 작은 낚시대 가냘픈 손잡이에 숨어있는 언어를 부르며 낚시 끝에 쉽게 모습을 주지 않는 시어를 찾아 멀고 깊은 하늘에 낚시를 던진다.

별빛아래 까만 피를 흘리며 시리도록 눈을 끌고 점점 깊이 빠져들어 낚시 대와 나란히 하얀 바다를 걸어가고 있다, 고기야 차라리 낚시 대로 나를 낚아가라,

진한 커피향의 구수함 같은 연륜이 있고 중후하며 깊이 있는 노년의 향기를 같기 위해 글을 쓰면서 중도에서 좌절의 벼랑을 닥칠 때 마다 도망하고픈 날이 많았지만 안개를 벗은 태양은 더 맑고 찬란하다는 학교 선배님 위로에 용기를 내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길, 점심시간에 걸려온 시니어 문학상 당선 소식은 귀를 자꾸만 후벼봅니다. 혹시 잘못 들었나 하고 멍하게 귀에 남은 여운을 확인하고서 가슴이 뛰기 시작 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글을 쓴다는 것은 끈기와 집념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느끼며 오기에 가까운 투지로 젊은 시니어가 되기 위해 새벽 별빛을 보며 뛰어 온길, 시니어 문학상은 고기가 하늘을 날 것 같습니다.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에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큰상을 주셔서 뒤늦게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무엇보다 해야 할 일이 점점 잃어가는 노후를 뜻있고 보람을 가질 수 있는 글쓰기는 건강과 자부심을 불어넣는 맑은 샘물 같아 다시 한 번 매일신문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용기를 주시며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꾸준히 지도를 해주신 마경덕 선생님, 그리고 좀 더 깊고 세심한 글을 강조하시는 맹문재 교수님과 시는 시어가 쉽고 감동할 수 있어야 하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씀을 늘 해 주시는 공광규 선생님께 진심으로 큰 절을 올립니다.

그리고 많이 부족한 저의 글에 빛을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여 오래토록 남을 수 있는 글을 쓰도록 힘쓰겠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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