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책] 대구문인협회, 대구 알리는 책 잇따라 출간

[책] 대구문인협회, 대구 알리는 책 잇따라 출간

지난 2월 18일 이후 대구는 코로나19와 처절한 싸움을 벌였다. 생필품 사재기도 일어나지 않는 등 대구시민들은 의연하게 대처했다. 신종 바이러스와의 처절한 싸움에서 차츰 승기를 잡아 4월 10일, 드디어 '신규발생 0'의 고지에 올랐다. 이 싸움은 국민적 관심과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방역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대구문인협회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온 대구시민의 모습과 삶을 '2020 위대한 대구의 기록 1, 2'에 담아 출간했다.이와 함께 전국의 유명 시조시인들에게 대구를 주제로 하는 원고를 청탁해 대구테마시조집을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문인들이 쓴 코로나19 극복기대구의 문인들은 시민들의 정서적 심리적 상황과 풍경을 글로 담아내는 것이 사명이라고 믿었다.'2020 위대한 대구의 기록' 출간을 위해 시와 동시·동화, 수필, 소설 등 문학의 다양한 장르에 걸쳐 접수된 원고는 수백 편에 이른다. 이는 대구의 문인들이 이 엄정한 사태를 몸소 겪고 부딪치며 직시해 왔다는 것을 웅변한다.두 권의 책으로 엮어 나온 이 책의 1권은 '살아 있습니더', 2권은 '그래도 꽃은 피고'라는 부제가 각각 붙었다. 1권에는 동시 31편, 시조 18편, 시 188편(부록에 수록된 시 10편 포함), 내방가사 1편이 각각 실려 있다. 2권에는 수필 93편, 동화 6편, 소설 6편이 각각 실려 있다. 두 권의 책에 수록된 작품은 총 343편이나 된다.대구의 문인들이 대구의 위대한 모습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이 책은 이를 모아 펴낸 기록물이다. 운문과 산문으로 이뤄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극복 기록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앞으로 비슷하게 닥쳐올 여러 현대적 재난에 대비해 교훈으로 삼을 수도 있는 값진 기록이다. 각권 392~472쪽, 비매품.◆대구 테마 시조집'수성못 산책하며 수련과 수작하다/ 난분분 그리움에 흔들리는 마음자리/ 수밀도 네 가슴 위에 노숙이라도 하고 싶다.' (김복근 '대구와 자고 싶다' 중에서)대구문인협회는 '대구 알리기 문학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전국의 유명 시조시인들에게 대구를 주제로 하는 원고를 청탁해 대구테마시조집 '대구와 자고 싶다'를 펴냈다. 이 기획에 참여한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소속 시조시인들은 윤금초, 이우걸, 박옥위, 박기섭, 오승철, 이정환, 오종문, 이승은, 정수자, 김복근, 이종문, 염창권 등 모두 159명이나 된다.제목을 보면 '희망교' '향촌동 시간' '시지에서' '김광석', '화백 이인성', '상화의 여인이 되어' '대구 막창' '따로국밥' '서문시장 납작만두' 등 대구시민에게 익숙하다.시조시인들은 대구의 문물과 인물, 사건, 장소 등 대구와 관련된 모든 소재들을 취해 시조로 창작했다.대구문인협회는 이 책을 한국문인협회의 전국 지회와 지부를 비롯해 공공 도서관과 기관 등에 배포해 대구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박방희 대구문인협회 회장은 발간사에서 "우리 고유의 정서와 가락으로 읊어낸 대구의 문물과 사람, 나아가 대구 곳곳의 이야기들을 작품으로 창작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펴냄은 대구와 대구 시민들에게 커다란 위안과 상찬이 될 것"이라고 했다. 184쪽, 1만2천원.

2020-10-23 14:30:00

[책CHECK]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가오 옌 그림/ 비채 펴냄

[책CHECK]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가오 옌 그림/ 비채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아버지에 대한 에세이다.하루키가 처음으로 털어놓는 아버지와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한때 아버지와 사실상 '절연한 관계'였다는 사실도 이 책에서 고백한다.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가 겪은 유년기 입양과 파양, 청년기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 교직 생활, 노년기 투병 등 파란만장한 개인사에 얽힌 사연을 담담하게 그려낸다.하루키는 아버지가 중일전쟁에 참전한 과거사 때문에 이런 글을 쓰기를 망설였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가 난징 학살에 참여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기록을 뒤져보니 그런 일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그는 작가 후기에서 "오래전부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언젠가는 문장으로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좀처럼 시작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갔다"면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해변에 갔던 기억이 떠올라, 그 이야기부터 쓰기 시작했더니 의외로 문장이 술술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했다. 102쪽, 1만3천500원 .

2020-10-23 14:30:00

[내가 읽은 책] 행복으로 가는 공정의 차표

[내가 읽은 책] 행복으로 가는 공정의 차표

"사람은 대부분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그른 것을 옳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 능력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날지 않는 새들 같았다. 마지막으로 날아 본 게 언제인지도 모를 비둘기들이었다. 나는······"(378쪽)공정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공정(公正)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공정의 개념을 잊고 살아가는 듯하다. 불이익에 익숙해진다고 해야 할까? 학연, 지연, 사회적 관계 등에 내세울 것 없는 우리는 어느덧 누군가에게 밀리고 또 밀리고, 때로는 밀리는 것조차도 모르게 밀리면서도 그 체념을 조용하게 잘 삭이는 것이 나의 자존심이고, 세련된 방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우리는 이미 공정사회 개념에서 벗어나 버린 걸까? 장강명의 '산 자들'을 읽으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비상을 꿈꾸지만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약자들의 이야기이다. 그 약자는, 약자로 자리 매겨져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때로는 나의 이야기, 아니면 너의 이야기, 그래서 우리들의 이야기다.이 책은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세 단락으로 나뉘어 있다. 1부 자르기는 '알바생 자르기'(해고), '대기발령'(구조조정), '공장 밖에서'(해고, 구조조정, 노조)로 구성되어 있고, 2부 싸우기는 '현수동 빵집 삼국지'(자영업, 경쟁), '사람 사는 집'(재건축), '카메라 테스트'(취업), '대외 활동의 신'(지방대, 취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3부 버티기는 '모두, 친절하다'(고단한 샐러리맨들의 일상 모습), '음악의 가격'(예술노동자의 애환과 구조적 문제),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급식 비리와 맞서는 학생들)로 구성되었다.10편의 단편 중 특히 감명 깊었던 이야기가 있다. '모두, 친절하다'는 주인공이 살면서 가장 운이 없었던 날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 동안 만난 모든 분들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친절한 분이셨고, 바쁘고 짜증 나 있었던 건 주인공이었을 뿐이었다. 관점에 따라 가장 운이 없던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인 것이다.'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는 급식 비리에 맞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기준, 주원, 제문은 급식 비리 학교를 상대로 학교에 전단지도 뿌리고 언론 인터뷰도 하고 교감 선생님의 협박에도 맞선다. 결국 중,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뒤바뀌는 것으로 수습되었지만, 기준은 끝까지 변화를 위해 버티고 있다.장강명의 소설은 어렵지 않다. 내 이야기나 주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현실감 있게 빠져들었다가 어느덧 사회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내 삶이 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삶이 사회적이라는 걸 알아차리게 한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깊은 울림을 받게 된다.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는 정의란 미덕(美德)과 공동선(共同善)으로 향해 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와 공정은 서로 배려하고 공동의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2010년, 20년대의 대한민국을 그린 장강명의 소설 '산 자들'에서는 이렇게 소외되고 아픈 일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미래는 배려와 공동 행복 지향으로, 공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공정이라는 차표가 있다.이은영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0-10-23 14:30:00

[책] 일본 가톨릭 성지 '나가사키'의 또 다른 이름, '일본 근대화 디딤돌'

[책] 일본 가톨릭 성지 '나가사키'의 또 다른 이름, '일본 근대화 디딤돌'

일본 가톨릭의 성지라 불리는 '작은 로마'이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투하의 비극을 지닌 나가사키에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에도막부 쇄국 시대, 일본이 나가사키에 '데지마'라는 해외 무역 창구를 마련하면서 나가사키는 일본 근대화의 디딤돌이 됐다.◆일본 근대화의 분기점, 나가사키도쿄, 후쿠오카, 요코하마, 나가사키에서 외교관과 대학교수로 18년을 지낸 서현섭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가사키와 근대화와 대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신간 '한중일의 갈림길, 나가사키'를 펴냈다.그는 근대화를 태동시킨 나가사키시를 중심으로 나가사키의 역사와 문화, 나가사키와 한국, 중국과의 관련되는 이야기를 총망라해 모두 담았다. 한 권의 '나가사키 아카이브'를 만든 셈이다.책은 '근대화의 출발점 나가사키' '근대화의 디딤돌 나가사키' '나가사키의 빛과 그림자' '나가사키에 드리운 조선의 그림자' 등 총 4부로 구성돼있다. 나가사키와 관련된 역사, 사회, 인물, 한국·중국과의 관계를 총망라해 들여다보며, 사진물과 그림 자료가 곳곳에 삽입돼 이해를 돕는다.일본 열도 서쪽 끝에 위치한 나가사키는 고대로부터 대륙과 일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으며, 막부의 직할령으로 일본 유일의 무역항으로 번영을 누려 왔다. 또한 대륙과 서양에서 유입된 외래문화와 일본 문화가 융합되어 나가사키만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다.2018년 현재 나가사키현의 가톨릭교회에 소속되어 있는 신자 수는 약 6만2천 명으로 현 전체 인구의 약 4.4%다. 일본 전체의 가톨릭교회 신자는 전체 인구 대비 약 0.34%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나가사키가 '작은 로마'라 불리는 이유를 알 만하다.쇄국 시대에 일본이 나가사키에 데지마라는 서양을 향한 통풍구를 마련하면서부터 한국과 일본은 전근대와 근대의 갈림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를테면 나가사키는 한중일 근대화의 분기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카스텔라 고향, '나비부인' 배경…나가사키의 여러 면면에도 막부(1603~1867)는 권력의 확립과 유지를 위해 통상의 상대와 교역항을 제한하는 '쇄국정책'을 택했다. 그러나 에도 막부가 대외 교류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며 일본 역사 교과서에는 에도시대 국제 관계를 쇄국 일변도로 기술하기보다는 나가사키, 사쓰마, 마쓰마에, 쓰시마 등 '네개의 창구론'으로 설명하고 있다.16세기 중엽까지 한촌에 불과했던 나가사키는 포르투갈인이 도래하면서 일본 유일의 무역항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도쿠가와 막부는 1634년 나가사키의 유력 상인 25명에게 공사비를 갹출해 '데지마'라는 부채꼴 모양의 인공섬을 만둘어 포르투갈인을 수용했다. 이후 1641년 히라도의 네덜란드 상관을 데지마로 이동시키면서 데지마 상관은 일본에서 유일한 서양 문화 전래 창구가 됐다.이처럼 에도시대 일본은 쇄국을 표방하면서도 나가사키의 데지마 상관을 통해 국제 정세 변화를 탐지하고 천문, 지리, 의학 등의 서양학문을 수입해 배우고 익혔다.이밖에도 이 책에는 유럽상관의 각축장 히라도, 국제적 환락가 마루야마, 중국인 격리 장치 도진야시키, 짬뽕의 발상지 시카이로 등에 대한 소개가 실려있다. 나가사키 카스텔라, 덴푸라를 소개하는 장은 미식가 독자의 눈길을 끌고, 오페라 3대 걸작 중 하나인 '나비부인'이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미국 해군 중위와 일본 게이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는 나가사키에 씻을 수 없는 상처다. 당시 나가사키는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의 세계 최대급 전함 무사시의 건조, 나사사키 병기 제작소의 어뢰 제조 등 군수공업적 성격이 강한 도시였다. 원폭 투하로 인한 사망자는 나가사키시 24만 시민 중 약 7만 4천 명, 부상자는 약 7만 5천 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원자폭탄 투하 중심지와 그 주변에는 원폭자료관, 평화공원 등 관련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저자는 "근대화를 태동시킨 나가사키라는 무대에 등장한 일본인들의 왕성한 지적 호기심, 정통과 이단을 가리지 않은 유연한 사고방식, 그리고 철저한 프로정신이 일본으로 하여금 한국, 중국과는 다른 역사적 길을 걷게 했다는 역사의 단면을 평이하게 풀어 보았다"며 " 동아시아 속 일본과 일본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264쪽, 1만5천원.▷저자 서현섭은주일한국대사관 발령을 계기로 일본과 인연을 맺어 주일대사관 참사관, 후쿠오카 총영사, 요코하마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부경대학 초빙교수, 일본 규슈대학 특임교수, 나가사키 현립대학 교수 등을 지냈고, 현재는 나가사키 현립대학 명예교수로 일산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일본 신문 사설 강독을 맡고 있다.'일본은 있다' '지금도 일본은 있다' '일본인과 에로스' '일본인과 천황' '근대조선의 외교와 국제법 수용' '모스크바 1200일' 등을 펴냈다.

2020-10-23 14:30:00

[반갑다 새책]이토록 놀라운 동물의 언어/ 에바 메이어르 지음·김정은 옮김/ 까치 펴냄

[반갑다 새책]이토록 놀라운 동물의 언어/ 에바 메이어르 지음·김정은 옮김/ 까치 펴냄

어떤 회색 앵무새는 인간의 언어 100개를 이해하고, 야생 돌고래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야생 코끼리에게 '인간'은 위험을 의미한다. 또 갯가재는 12가지 경로로 색을 구분하지만 인간은 고작 3개의 경로로 색을 구분할 뿐이다. 마모셋 원숭이는 서로 대화를 나누고 그 기술을 자손들에게 전수한다. 코끼리는 매우 낮은 소리로 수km에 걸쳐 소통하고, 박쥐는 반대로 매우 높은 소리를 이용해 길을 찾고 사냥한다.언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라는 개념의 구조는 '게임' 개념의 구조와 같다. 즉, 언어는 활용을 통해 의미를 얻는다. 특히 반려동물과 인간과의 관계설정에서 동물은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을 표현하고 세상을 인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공통된 부분이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동물의 특이성을 이해하고 동물 또한 인간 언어와 행동의 특이성에 익숙해진다면 양자 간의 의사소통을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최근 연구에서는 문법이 인간 언어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동물의 언어도 때로는 구조가 복잡하고 상징적이며 추상적일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동물의 행동과 소리의 높낮이 등을 체계화하고 그것이 뜻하는 바를 모을 수 있다면 동물과 인간의 원초적 감정 교류를 넘어 의사소통도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책은 생물학과 동물행동학의 경험적 연구, 동물에 초점을 맞춘 연구, 그 외 철학의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동물의 언어를 분석해 그들의 언어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만약 영화 '닥터 두리틀'에서처럼 인간과 동물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어떨까?동물들끼리 주고받는 의사소통과 그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동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엄청난 변화의 새 지평을 열어 줄 것이다. 284쪽, 1만6천원.

2020-10-23 14:30:00

[책 CHECK] 마흔, 일상의 재발견/ 서병철 지음/ 이담북스 펴냄

[책 CHECK] 마흔, 일상의 재발견/ 서병철 지음/ 이담북스 펴냄

'독서와 사색으로 길어온 일상의 깨달음'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글과 자연, 삶, 노동, 사람, 인문, 꿈 등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독서와 책, 글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은 자연 예찬과 문명의 가속에 대한 경종을, 3장은 정의로운 삶과 소박한 삶에 대한 사유를 논하고 4장은 앞으로 일과 자신의 변화에 대해, 5장은 나와 나를 존재케 한 사람들을 향한 찬사와 애정을 담았다. 6장은 인문적 통찰, 마지막 7장은 평소 자신이 품고 삭인 현실 너머의 꿈을 이야기한다.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에는 마흔의 지평을 지나면서 마주한 일상에 대한 독서와 사색이 남긴 기록들이 담겼다. 마흔이라면 폭염이 막바지에 이른 인생의 어느 시점이다. 드세고 무성한 잎사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혹은 더위 먹어 축 늘어진 모습으로 홀로 맹렬히 더위와 고군분투하는 시기다. 이 글은 그 고투의 흔적이자 삶을 향한 예찬"이라고 썼다. 372쪽, 1만6천원.

2020-10-23 14:30:00

가서로 본 퇴계의 삶과 사상…퇴계의 인간적 모습 보여주는 '가서' 연구 번역서 발간

가서로 본 퇴계의 삶과 사상…퇴계의 인간적 모습 보여주는 '가서' 연구 번역서 발간

그동안 퇴계 이황에 대한 연구는 주로 철학사상에 집중돼 있었다. 그만큼 그의 일상생활과 제가(齊家), 생활 모습 등 신변을 둘러싼 연구는 별로 없다. 이 책은 고 권오봉(1930~1999) 박사의 1986년 일본 츠쿠바대학 박사학위 논문 '이퇴계 가서(家書)의 총합적 연구'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가족과 친지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퇴계의 인간적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다.◆가서란?퇴계는 주변의 사람에게 편지를 많이 썼다. 편지를 통해 집을 다스리고 집안 사람을 교육하며 처세술을 훈계했다. 친근한 사이의 대화와 측근에서 멀어진 수많은 집안사람에게 자주 편지를 보내어 교훈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의지를 전달했다.퇴계는 또한 서간을 중요한 저술로 보았으며, 서간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주자서절요'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자기를 글로 반성하고 있을 정도이다. 자신의 서간을 '자성록'으로 엮어 스스로 돌아본 것도 모두 그런 맥락에서다.퇴계의 서찰은 확인된 것만 2천여 편에 달한다. 그 중 가문 내의 사람들에게 보낸 서찰이 937편이 있다. 친구, 지인, 문하생 등에게 답한 서찰을 서간(書簡)이라 하고, 가문의 사람들에게 보낸 서찰(書札·편지)을 가서라고 한다.퇴계는 가서로 집안사람을 교육하고 자신의 거취와 건강상태의 진상을 입증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관점과 대응책도 일려줬다.◆"인권을 차별하지 않은 퇴계""지금 들으니 젖 먹일 종이 서너 달밖에 되지 않은 제 자식을 버리고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고 하는구나. 이것은 그 자식을 죽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중략) 대여섯 달 동안은 (제 자식과) 함께 먹이게 하면서 서로 살게 하다가 , 여덟아홉 달쯤 되어 여기서 올려 보낸다면, 이 아이도 역시 죽을 먹임으로써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니, 이렇게 한다면 둘 다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는 게 정말 옳지 않겠느냐? (중락) 먼저 편지로 고하니 다시 생각해 보아라."서울에 살던 손자가 아이를 낳았으나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자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종을 유모로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퇴계가 쓴 답장이다. 이 서간은 퇴계가 손자에게 유모를 서울 집으로 보낼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결국 퇴계의 증손자는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이 서간은 인간 생명을 사랑하고 자기 자손과 노비의 인권을 차별하지 않은 퇴계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어른의 역할 몸소 실천한 퇴계, 현시점 호출 필요"책은 상·중·하 총 3권으로 돼 있다. 상권은 수신(修身), 중권은 제가(齊家), 하권은 치국 평천하(治國平天下) 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책임하에 퇴계학 전문가인 이상린·진갑곤 박사가 한문 번역을 맡고, 김정곤 박사가 일본어 번역을 맡았다. 부록에는 이주용 사진작가가 촬영한 안동 등지의 퇴계 관련 유적과 풍경 사진을 실었다.책임 및 교열을 담당한 최재목 교수는 "덕은 없고 덕망있는 어른을 잃어버린 법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어른의 역할을 몸소 실천한 퇴계를 호출한 필요가 있다"면서 "교육에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이동건 영남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은 "퇴계 선생을 알고자 하는 분들이 필독해야 할 책이라고 판단해 힘들게 펴냈다"며 "이 책으로 퇴계학이 더욱 널리 알려지고 깊이 연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천20쪽(상중하), 10만원.▷저자 권오봉은저자(1930~1999)는 영남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수료하고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포항공대 창설팀으로 초빙돼 교양학부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동암공전'(東巖公傳), '충의공전'(忠毅公傳) '퇴계시대전'(退溪詩大全), '퇴계서집성'(退溪書集成) 등이 있다. 퇴계학 국제학술상과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2020-10-22 15:53:23

대구문학관 특별전 '오늘의 문장들'展 "대구 문예지 흐름 한눈에"

대구문학관 특별전 '오늘의 문장들'展 "대구 문예지 흐름 한눈에"

대구 문예지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오늘의 문장들' 전이 대구문학관에서 열리고 있다.'오늘의 문장들'전은 2016년 2월 출간해 2020년 6월 폐간한 대구의 대표 독립출판문예지 '영향력'을 중심으로 대구의 독립출판서점인 '고스트북스', '더폴락', '차방책방'과 함께 2020년 현재 대구 독립출판의 현실에 대해 살펴보는 전시이다.이번 전시에서는 현진건 등 전국 문인들이 기고해 근대문학의 중요한 자료가 되는 문예지 '여명'(1925년 펴냄)을 비롯해 '죽순', '새싹', '아동' 등 해방 전후의 문예지와 '전선시첩', '전선문학', '공군순보(코메트)'등 한국전쟁기의 문예지 등 대구문학관 소장 자료와 함께 '녹색평론', '시와반시', '사람의 문학' 등 현재 발행되고 있는 지역의 대표 문예지의 최신호도 소개한다.대구문학관 관계자는 "대구의 문학인들이 문예지를 통해 등단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글을 발표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면서 "이번 전시는 대구 문예지의 과거와 오늘을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11월 8일(일)까지. 053)421-1231.

2020-10-22 15:11:58

[유홍준의 시와 함께] 나의 갈등/ 이중기(1957~ )作

[유홍준의 시와 함께] 나의 갈등/ 이중기(1957~ )作

나의 갈등/ 이중기(1957~ )作 솔개 그늘 깔리는 불혹의 가을단풍놀이 시들해진 동해에서 만났네어린 날 내가 놓친 앞거랑징검다리 물이끼를 닦아주던 물살이등 푸른 고기떼 지느러미를 키우고 있었네 반갑다, 반갑다고수평선을 벌떡벌떡 일으켜 세우는근육질의 소용돌이로 달려와반가사유상의 손으로 턱 괴고 앉아삶을 되질하는 내 귀싸대기를 후려쳤네 쌀 거둘 땅에 왜 뱃살 붉은 복숭아만 따느냐고사람의 양식으로 금수를 길러인간을 굶주리게 하느냐고따귀를 후려쳤네, 이 무슨 행패냐고 영천 사는 이중기 시인 이야기를 듣기는 일찍이 들어 흠모하는 마음이 적지 않았다. 시인 몇이 모여 복숭아나무 가지 자른 거 늦가을 밭 가운데 모아 놓고 불 피운 이야길 들을 때면 은근히 샘이 났다. 여전히 내가 해 보고 싶은 건 그런 거다.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 불 지피는 거. 볼그족족 낮술 한 홉쯤들은 자신 듯 붉은 얼굴로 두런두런 하는 둥 마는 둥 밭일하는 거.그중에 아마도 얼굴이 젤로 붉은 축은 이중기 시인일 것이다. 왜? '이런 쳐죽일 놈! 뭐라꼬?/쌀농사는 돈이 안 된다꼬?/물려준 땅 죄다 얼라들 주전부리나 할/복숭아 포도 그딴 허드렛농사만 짓고/뭐? 쌀을 사다 처먹어?' 아버지한테 귀싸대기를 가장 많이 맞았음으로. 아니다, 아니다, 불빛 같고 복숭아 같은 시인의 얼굴이 가장 자연을 닮아 멋지고 빛날 것이다. 어쩌다 시골을 찾아온 자들의 허여멀건 낯짝과는 달라도 한참을 다를 것이다.이중기 시인은 '어린 날 내가 놓친 앞거랑/징검다리 물이끼 닦아주던 물살'을 동해에서 보는 사람이다. 시인은 한사코 '사람의 양식으로 금수를 길러'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 하는 자본주의로서의 셈법을 탓하고 꾸짖는 사람이다. 농사의 근본, 땅의 근본……. 시인이 말하는 건 늘 그런 거다. 그런데 근본, 그걸 지키는 건 '기준'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이제 우리네 농촌은 기준이 없다. 그 옛날 우리 마을 앞거랑 징검다리를 닦아주던 물살은 동해로 흘러 등 푸른 고기 떼 지느러미를 키우건만 도대체 우리는 무얼 하고 살고 있단 말인가?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10-21 14:30:00

범어도서관, 유튜브 통해 '책 읽어주는 사서' 운영

범어도서관, 유튜브 통해 '책 읽어주는 사서' 운영

범어도서관은 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는 '책 읽어주는 사서'를 운영하고 있다.'책 읽어주는 사서'는 코로나19로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이용자를 위한 온택트 서비스의 일환으로 사서가 힐링과 심리학, 인문 고전 등의 도서를 선정한 뒤, 관련 콘텐츠를 영상으로 제작해 제공한다. 제작된 영상은 범어도서관 유튜브 채널 및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황인담 범어도서관 관장은 "책의 내용을 단순히 낭독하는 것을 넘어 북 리뷰, 연관도서 추천, 영유아를 위한 독후활동 등 다양한 도서 활용법을 시각, 청각적으로 흥미롭게 안내함으로써 이용자에게 읽는 행위를 넘어 보는 재미와 부모를 위한 독서지도법에 대한 팁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도서관이 새로운 책문화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하고, 뉴미디어에 익숙한 요즘 세대가 독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053)668-1603.

2020-10-19 11:12:17

베스트셀러 순위(10월 셋째 주)

◇ 10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교보문고)1. 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정세랑·민음사)2.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3. 돈의 속성 (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4. 아몬드 (손원평·창비)5. 폴리매스 (와카스 아메드·안드로메디안)6. 마음 챙김의 시 (류시화·수오서재)7. 규칙 없음 (리드 헤이스팅스·알에이치코리아)8.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색과 체·떠오름)9.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윤재수·길벗)10.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박성혁·다산북스)

2020-10-16 14:50:52

[책]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세계…한국의 대응은

[책]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세계…한국의 대응은

요즘 전세계의 화두는 코로나19와 미국 대선이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국과 세계의 역사가 달라질 수 있다.미국 대선 결과는 한국에게도 큰 관심사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북한 핵 문제와 한미동맹의 미래도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이 책은 코로나19 팬데믹과 2020 미국 대선 결과가 바꿔놓을 국제질서, 중국과의 패권전쟁, 우리나라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부문의 변화를 전망한다. 저자는 미국 대선 판도를 결정할 핵심적인 이슈로 경제를 꼽았다. 경제를 뛰어넘을 변수가 있다면 코로나19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관계, 어느 대통령이 유리할까이 책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철수 등 민감한 문제도 언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10억달러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50억달러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전후로 방위비 분담에 대한 압박과 함께 주한미군 감축·철수 카드를 쓸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동맹과 다자간 협력에 기초한 대외정책을 토대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방침을 바로잡을 거라는 생각도 책 속에 담았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무엇이 달라질까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증시는 상승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은 최고의 경제 호황을 맞이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최고치에 도달했고 실업률은 최저치였다. 이는 철저히 기업 친화적, 성장 친화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법인세 인하, 개인소득세 감면, 미국 우선주의, 중국과의 무역전쟁, 저금리 정책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계속될지 주목된다.이 책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달러 약세가 빨라지고 미국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그의 철학상 자유무역주의를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이 인상되니 기업 실적은 나빠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주던 셰일가스, 석탄, 철강 등의 주가는 떨어지고 반도체, 전기차, 수소차, 2차 전지,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헬스케어 관련 업종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전세계 수소차를 양분하는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선거제도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는 전국 득표수에서 클린턴 후보에게 300만 표나 뒤지고도 승리를 거두면서 이변을 낳았다. 이는 통계의 기적이자 미국 선거제도의 특이점일 수 있다.미국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선거제도라는 말이 가능하다. 미국 선거제도를 다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려운 제도를 택하고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미국은 거기서 크게 멀어져 있다고 주장한다.저자는 김준형 국립외교원장(한동대 교수)이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김 원장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위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외교부·통일부 자문 위원을 지냈다. 또 민간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 외교연구센터장 등도 역임했다. 240쪽, 1만3천800원.

2020-10-16 14:30:00

[내가 읽은 책] 스스로를 믿어라

[내가 읽은 책] 스스로를 믿어라

갈림길에 서있을 때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지금 선택하고자 하는 길이 옳은 길인지 누군가에게 간절히 묻고 싶어진다. 덤불같이 엉킨 인생길에서 우리를 저 너머로 무사히 가게 해줄 혜안을 가진 누군가를 찾으려 해보지만 그런 조언자를 만나는 일은 너무나도 드물고 어렵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누구나 꿈꾸는 조언자를 품은 공간이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공간인 '나미야 잡화점'에서 일어난 기묘한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이다. 세월을 뛰어넘어 상담자와 조언자가 절묘하게 얽혀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 안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 2012년에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이래, 연속적으로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서점가에서 "21세기 가장 경이로운 베스트셀러"라고 불리고 있다.추리소설 작가의 소설답게 사건과 인물들이 기발한 방식으로 퍼즐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인간 내면에 잠재한 선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쓰여 있어, 독자들은 추리하며 기적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는 각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지독한 악인도 없고, 살인 사건도 없어 더없이 유쾌하다.나미야 잡화점의 원래 주인 나미야 씨는 사려 깊은 성품과 연륜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위트 있는 답변을 해 주며 살아생전에 '나미야 잡화점'을 고민상담해결소로 유명하게 만든다. 나미야 씨는 '공부하지 않고 백점을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라는 초등학생의 질문에 선생님께 부탁해 당신에 대한 시험을 치게 해달라고 하라며, "당신에 관한 문제니까 당신이 쓴 답이 반드시 정답이니 백 점 만점을 받을 수 있어요"라고 답하고, 처자식이 있는 사람의 아이를 임신해, 낳아야 할지 지워야 할지 고민하는 여성에겐 "중요한 것은 태어나는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며, 반드시 부모가 다 있어야만 행복해진다고 할 수는 없다.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움도 견뎌내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라며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나미야 씨가 세상을 떠나고, 30년이 지난 후 나미야 잡화점은 단 하룻밤뿐이지만 시공간을 연결하는 기묘한 공간으로서 존재하게 되었고, 그때 마침 이곳에 숨어들어 얼떨결에 하룻밤을 묵게 된 삼인조 도둑은 예전 주인 앞으로 도착한 고민 상담 편지를 발견하고 상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진심을 담은 답장을 보내게 된다.상담을 통해 인생이 변화되는 이야기들을 지켜보며, 인생을 이끄는 것은 결국 누구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소설 속에서 나미야 씨는 아들에게 상담을 해 주며 깨닫게 된 사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은 인생의 지도조차 없어 갈 길을 잃어, 막막해져 있는 세 명의 도둑이 '백지'를 우편함에 넣은 것에 대한 진짜 나미야 잡화점 아저씨의 답장으로 마무리된다."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 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선택 앞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실은 조언자가 아니라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 아닐까?정소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0-10-16 14:30:00

[책] 쓰레기 줄이기… 환경과 내 인생을 모두 값지게 만드는 실천

[책] 쓰레기 줄이기… 환경과 내 인생을 모두 값지게 만드는 실천

코로나19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있지만, 그중 가장 의미있는 변화는 '환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과거 우리는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저 교과서로 배웠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세먼지와 코로나19 등 환경 파괴가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는 일을 연달아 겪으면서 이제서야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절절하게 실감하고 있다.'환경 보호'라는 금과옥조 아래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 기본적으로 실천해야 할 일은 바로 '쓰레기 줄이기'다. 이는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생도 값지게 만드는 실천이 될 것이다.◆ 쓰레기 거절하기…한 가족의 유쾌한 도전기신간 '쓰레기 거절하기'의 저자 산드라 크라우트바슐의 쓰레기 없는 삶은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행성'을 관람한 2009년의 어느 날로부터 시작된다. 평소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해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며 스스로 위로하며 살았건만…. 영화를 보고 난 뒤 그는 '한 달만이라도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겠다'고 결심했고 가족들도 동참했다.처음 플라스틱 제로 실험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산드라의 가족은 그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맥주(병)과 잼(뚜껑)에도 합성수지가 사용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플라스틱 쓰지 않기에 매몰돼 인생의 재미까지 몽땅 잃어버릴 수 없었고, 실험을 할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을 가능한 한 쓰지 않는 것'이라는 본질을 깨닫는다. 이렇게 그들의 '플라스틱 제로 실험'은 '쓰레기를 거절하는 삶'으로 이어졌다.저자는 10년의 실험에서 얻은 교훈을 신간 '쓰레기 거절하기'에 담아냈다. 먹고 입고 움직이는 모든 생활에서 어떻게 쓰레기를 줄여 나가는지, 선택의 상황에서 가족들은 어떻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공동의 목표로 나아가는지 그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산드라의 가족은 자동차가 고장 난 뒤 차 없이 몇 달을 지내다 한 이웃을 만나 7년이나 차를 공동 소유하게 된다. 가족들은 그 차를 타고 떠난 여름휴가에서 물건으로부터의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그들은 식료품 할인행사에 휘둘리지 않고 냉장고를 절반만 채우고,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식품이 생산량의 3분의 1이라는 사실에 마트의 대형 쓰레기장 털기도 시도한다.산드라 가족의 귀여운 에피소드 속에서 집은 물론 우리 사회에서 어떤 물건이 어떻게 버려지고 있고, 우리가 쓰고 있는 물건들이 생산 과정에서 어떤 오염을 일으키는지 새삼 배우게 된다.◆혼자가 아니라 함께…사회로 번지는 선한 영향력지구를 위협하는 플라스틱과 쓰레기는 매 순간 전 세계에서 어마어마한 양으로 배출된다. 쓰레기의 무시무시한 존재감(?) 앞에서 한 사람의 개인이란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무력감에 빠질 만도 하건만, 산드라의 가족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하는 게 비결이다. 그들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도 큰 힘이 된다.산드라 가족의 유쾌한 도전과 선한 영향력은 친구에서 이웃으로, 지역 사회로 점점 번지고 있다. 헌 옷이나 물건을 공짜로 나눌 수 있는 '공짜 가게'가 생기고, 다 읽은 책을 함께 공유하는 '열린 책꽂이'와 포장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포장 없는 가게'가 지역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다. 작은 걸음 걸음이 모여 사회를 바꾸는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이웃과 차를 공유하는 실험을 하고, 냉장고는 절반만 채우면서 지출은 줄었고, 가족들은 '쓰레기 제로' 삶을 위한 토론으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산드라의 자녀들이 이 일에 동참하며 저마다의 방식과 주체적인 태도로 자기의 삶을 꾸려간다. 부모의 도전에 때로는 동의하고 때로는 저항하면서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히는 세 아이가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은 이런 삶이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산드라는 '쓰레기 거절하는' 삶을 살면서 가족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가볍게 꾸리면서 행복해진 것이 가장 값지다고 말한다. 적게 가질수록 여유 있고 많이 쉬게 되었다고 강조한다. 물건을 갖게 되면 물건을 보살피는 책임감이 뒤따른다. 그러니 가진 게 많을수록 가진 것에 매몰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쓰레기 줄이기는 뜻밖의 물건으로부터 해방감까지 이끌어 내고 마침내 우리가 인생에서 몰랐던 맛을 알게 해준다는 점이 산드라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아닐까.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이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를 살면서 쓰레기 없이 사는 일은 쉽지 않다. 산드라의 가족처럼 작은 목표로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일주일간 쓰레기 줄여보기로 시작해 이를 달성해 뿌듯함을 얻으면 그 기간을 한달로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달이 일년, 일년이 십년이 된다. 실천은 어려워도 그 시도는 매우 값질 것이다. 252쪽, 1만5천원.

2020-10-16 14:30:00

[책CHECK] 동시조집 ‘은행나무 숟가락’’

[책CHECK] 동시조집 ‘은행나무 숟가락’’

시조시인이자 화가인 민병도 시인의 '노을이 긴 팔을 뻗어'에 이은 두 번째 동시조집이다. '하늘도 공책이네', '흙 속에 발을 묻으면', '삼팔선이 없는 나라', '한 마리 새가 되어서' 등 4부에 걸쳐 총 60편이 실려 있다. 자연의 숨결과 하나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 어린 독자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는 분위기 있는 동시조집이다. 또 시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곳곳에 배치돼 읽는 맛을 더했다."은행나무 잎사귀는/은행나무 숟가락이네// 햇살을 떠먹다가/바람을 떠먹다가// 황금빛 마차를 타네/ 가을 하늘 부신 날 " -은행나무 숟가락' 전문은행나무 잎사귀가 햇살을 떠먹고, 바람을 떠먹으니 눈부신 가을 날 황금마차를 타고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무도 눈과 입, 귀, 다리가 있음을 상상해보면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 이 시집에는 그런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고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 있다.민 시인은 책머리에서 "동심은 부족하지만 무한하고, 동심은 허황하지만 희망차고, 동심은 무모하지만 순수하다. 동심은 어리지만 어른의 뿌리"라면서 "동심은 어린 시절에 잠깐 만나는 마음 상태가 아닐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버거운 일상의 찌꺼기로 인해 덮이고 가려져 보지 못을 뿐이다. 늘 깨어나는 마음으로 동심의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고 썼다.청도 태생인 민 시인은 영남대 미술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됐으며 1978년 시문학 추천 완료로 데뷔했다. 1985년 첫 시조집 '설잠의 버들피리'를 시작으로 '장국밥-시조선집', '칼의 노래', '부록의 시간' 등 여러 권의 시조집과 수필집, 시조평론집을 냈다. 현재 청도에서 이영도'시조문학상 운영위원장으로 일하며 시 쓰는 일과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2020-10-16 14:30:00

[책] 오래된 예배당 탐방…참된 신앙·삶의 길 찾다

[책] 오래된 예배당 탐방…참된 신앙·삶의 길 찾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오래된 예배당을 순례하며 그곳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돌아보는 에세이다. 저자는 제주도 대정교회에서 만주 명동교회까지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어온 예배당을 중심으로 기독교의 처음 정신을 지켜가는 예배당과 그곳을 가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순례의 발걸음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신, 선과 악, 삶과 죽음 등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져 진정한 삶의 가치와 종교의 의미를 탐색하는 데로 나아간다.◆유서 깊은 예배당과 그곳을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동화 작가 권정생(1937~2007)의 발자취가 살아 있는 안동 일직교회에서 시작된 순례는 남으로는 제주도, 북으로는 만주 조선족자치주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소설가인 박화성(1903~1988)의 작품 '한귀'(旱鬼)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나주 광암교회, 일제강점기 만주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로서 민족교육과 항일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한 명동촌과 명동교회, 전통 속에 숨어 전통과 조화를 이루는 양동마을의 양동교회,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실제 주인공 최용신(1909~1935)이 농촌계몽운동을 펼친 안산의 샘골교회, 예배와 교육을 중심에 두고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민족교회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봉화 척곡교회가 차례로 소개된다.이어 기독교가 대구 지역에 뿌리내리는 데 중심 역할을 한 청라언덕과 그곳에 세워진 대구경북 지역 최초의 교회인 제일교회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거점으로 수많은 기독교 지도자와 열사를 배출한 밀양 마산교회,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돌아보게 하는 지리산 노고단 수양관,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용서와 사랑을 보여준 손양원(1902~1950) 목사와 여수 애양교회, 한센병 환자들이 고통의 세월을 이겨낸 '당신들의 천국(天國)' 소록도 교회 이야기도 소개된다. 또한 재일동포 건축가 아타미 준이 구약성경의 내용을 모티프로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해 지은 제주도의 방주교회와 제주도 첫 목사인 이도종 목사가 사역한 대정교회, 독립운동가 유관순의 모 교회이자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모의한 충남 매봉교회 이야기도 들려준다.그 속에는 세상에 몸을 던져 불의에 저항하고 민중 곁에서 사랑을 실천한 초기 기독교의 역사가 생생히 담겨 있을뿐만 아니라 오늘도 그 정신을 지키며 신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이들 교회 및 예배당의 역사적 내력과 현재 모습을 시와 소설, 노래 등 문화예술 작품과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함께 실어 현장감을 더해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오래된 예배당에서 종교의 의미와 삶의 길을 묻다이 땅에 기독교가 전파된 지 100년이 넘었다. 그간 기독교는 선교, 교육, 의료, 한글보급, 문맹퇴치, 애국계몽운동, 여성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유서 깊은 교회들에서 3·1운동 참여, 신사참배 거부, 순교 사례를 접하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현재 기독교는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교권주의와 대형화, 돈에 대한 지나친 관심, 도덕적 타락 등 예수가 피 흘리며 희생해 가르친 본질과 멀어져가는 한국 교회의 현실에 대한 비판을 곳곳에 담고 있다. 저자는 내적 성장을 멈춘 한국 교회가 내부에서 자정하고 개혁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예전에 기독교는 성실함과 건전함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부패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더 이상 순교할 일도 박해받을 일도 없는 기독교가 태평성대를 누리다 보니 물질추구와 탐욕, 타락의 길로 들어서버렸다"고.저자는 또 "한국 교회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낮은 자세로 섬김의 미덕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260쪽, 1만6천원.▷저자 서영처는대학과 대학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으며 국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시인으로 데뷔했다. '피아노 악어'와 '말뚝에 묶인 피아노' 등의 시집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 에세이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노래를 통해 시대정신과 대중의 욕망을 해석한 '노래의 시대' 등이 있다. 현재 계명대 타불라라사 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0-10-16 14:30:00

[반갑다 새책]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조지프 캠벨 지음·권영주 옮김/더퀘스트 펴냄

[반갑다 새책]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조지프 캠벨 지음·권영주 옮김/더퀘스트 펴냄

신화는 삶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함께해 온 신화는 보편적이고 영원한 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이런 보편적 힘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다시 말해 삶은 신화로부터 상징을 통해 심리적 안정 및 의미를 얻는다고 할 수 있다.지은이 조지프 캠벨은 이러한 신화의 상징을 읽고 되새기는 여정에 가장 좋은 동반자이다."언젠가 인간의 영혼에 보편적으로 존재했던 이 힘은 인간이 수천 년 세월을 헤쳐 나올 수 있게 해준 종(種)의 지혜를 나타낸다. 꿈과 신화 연구를 통해 내면의 힘과 대화하면 우리는 좀 더 심오하고 지혜로운 내적 자아의 더 넓은 지평을 알고 이해할 수 있다."(본문 중에서)일례로 종교적 전설에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 본질적인 원칙이 담겨 있고 모든 거대 문명에는 유사한 구세주, 영웅, 구원받은 자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들의 기적이 역사적 사실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들이 자기 마음속 공포의 담장을 뛰어넘은 존재라는 것이다.각각 민족의 고유 신화와 종교에서 드러난 의식(儀式)의 기능은 표면적인 차원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인간 삶에 형태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민족 정체성이나 '우리'라는 의식이 자리를 잡는다.지은이는 과학과 고고학, 종교와 예술, 동양의 종교 및 예술적 관점, 사랑과 전쟁과 평화 같은 보편적 개념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신화와 종교를 넘나들면서 사라진 것과 변하지 않은 것, 현대인들이 다시 찾아야 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으로 앞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새로운 신화의 모습을 제안하고 있다.이 책은 ▷죽음과 그것을 초월하려는 욕구는 어떻게 신화를 낳았고 ▷종교 속 인간과 신의 관계 설정은 무엇이며 ▷영웅의 여정과 샤먼의 탄생, 현대 조현병 증상의 공통점 ▷통과의례가 해체된 시대에 청년들은 어떻게 성인으로 거듭날까 같은 질문을 통해 '인생의 준거틀'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신화를 읽는 것은 삶이라는 미궁을 헤매며 자신의 중심을 찾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404쪽, 1만9천원.

2020-10-16 14:30:00

제12회 현진건문학상에 이도원 씨의 '세 사람의 침대'

제12회 현진건문학상에 이도원 씨의 '세 사람의 침대'

현진건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이도원의 단편소설 '세 사람의 침대'를 2020년 '제12회 현진건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오정희, 이연주, 이순원 소설가로 구성된 본심 심사위원회는 '세 사람의 침대'에 대해 "왜곡된 심리와 그 행태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는 객관성, 잘 짜인 구성과 품격 있는 문장력이 돋보인다"고 평했다.대구 출신인 이도원은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무화과나무 아래 그를 묻다'가 당선돼 등단했다. 대구의 문학 동아리 '물빛'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단편소설 '가난한 사람들' '백설장에 걸린 거울' '가뭄' 등을 발표했다.추천작으로는 강물의 '그 여자', 노정완의 '등골브레이커', 윤동수의 '밀랍인형', 이충호의 '그 어두운 밤의 우수', 이홍사의 '집에서 개를 없애는 몇 가지 방법', 임성용의 '지하생활자', 장마리의 '존은 제인을 만났지만' 등 7편이 선정됐다.한편 제9회 현진건청소년문학상에는 대상에 김진결(배화여고)의 '바다와 항구와 솔의 노래', 금상에 지예진(성화여고 2)의 '메리야스 방랑기', 은상에 김성현(장충고 2)의 '비네거와 수능샤프', 동상에 김단용(청명고 2)의 '어린 술잔은 깨지지도 못하고', 가작에 송지현(안양예술고 3)의 '지하실의 락스타는 짬뽕을 좋아해', 류연정(성신고 3)의 '해파리 떼', 조민성(청라고 1)의 '그곳에는 고양이가 산다'가 각각 선정됐다.시상식은 11월 21일 오후 4시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다. 현진건문학상 상금은 2천만원이며, 현진건 소설가의 따님인 현화수 씨의 특별 기념품도 증정된다. 수상작과 추천작들은 '제12회 현진건문학상 작품집'에 실린다.현진건문학상은 한국 근대소설의 지평을 연 빙허 현진건 소설가를 기리는 문학상으로, 문학의 수도권 편향성을 극복하고 각 지역 문학의 역동적인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전년도 9월부터 당해 연도 8월까지 발표된 작품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현진건문학상은 현진건문학상운영위원회와 매일신문이 주최하고, 대구소설가협회가 주관하며,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이 후원한다

2020-10-15 18:17:11

2020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 16~18일 상화동산·수성구립도서관서 열려

2020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 16~18일 상화동산·수성구립도서관서 열려

지역 출판의 가치를 되살리고 독서문화를 진흥하기 위한 '2020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조직위원장 문무학)이 16일(금)부터 18일(일)까지 상화동산과 수성구립도서관, 온라인 플랫폼에서 열린다.대구 수성구와 한국지역출판연대가 주최하는 이번 도서전의 슬로건은 '지역을 다독이다, 책을 다독(多讀)하다'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지역주민을 다독이고, 책을 많이 읽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한국지역도서전은 서울과 경기도 파주의 유력 출판사들이 국내 출판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 속에서도 꾸준히 지역문화를 기록하는 지역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지역출판연대'가 지난 2017년부터 개최해오고 있다.네 번째로 열리는 이번 도서전에서는 대구와 수성구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두 가지 특별전이 마련된다. 특별전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돼 개막일에 온라인 플랫폼에 탑재된다. 하나는 '대구, 영남권 출판문화의 산실'로 고려시대 팔공산 부인사의 초조대장경 봉안, 조선시대 경상감영의 영영장판(嶺營藏板) 제작 및 영영본(嶺營本) 간행, 현대 인쇄기계 생산과 남산동 인쇄골목 조성 등이 영상으로 그려진다.또 하나는 '수성, 대구 유학의 뿌리'다. 수성구 파동 출신의 조선 중기 문인 계동 전경창 선생이 자신의 집에 문을 연 계동정사(溪東精舍)를 통해 대구에 처음으로 퇴계 성리학을 전파하고, 대구 최초의 서원인 연경서원을 건립해 지역인재를 양성하면서 불의에 저항하는 대구 정신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현존하는 문집 등 각종 출판물을 통해 풀어낸다.전국의 지역출판사 70여 곳은 자사의 출판물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에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소개된다.도서전 첫날인 16일에는 예선을 거쳐 선정된 전국 독서동아리들의 '독서동아리 한마당'이 녹화를 거쳐 한국지역도서전 플랫폼에 공개된다. 또 지역에서 활동 중인 저자와 독자의 만남인 '도서관에 찾아온 지역 저자'(고산도서관 16일 오후 2시 최재목 권영세, 용학도서관 17일 오후 2시 권숙희 송진환, 범어도서관 18일 오후 2시 장정옥 최상대) 행사 장면도 유튜브 라이브로 생중계된다.또한 행시기간 내 지역출판 심포지엄을 비롯해 책놀이 한 것, 가을밤의 책 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053)668-1651.

2020-10-15 11:19:01

[유홍준의 시와 함께] 현미 /김만수(1955~ ) 作

[유홍준의 시와 함께] 현미 /김만수(1955~ ) 作

현미 /김만수(1955~ )작 눈을 따지 않은 알갱이로그대 좁은 뒤주에 들어천년을 눈 뜨고 엎드렸다가몇 홉 씨앗들과 함께아직 푸른 눈의 설렘으로너의 몸에 싹틔우고 싶다먼 기다림그 어두운 계단 다 내려갔다가볕 밝은 날그대 아픈 영혼에 스며한 촉 파란 불꽃피워 올리고 싶다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든 것인가. 구절초 핀 산길도 좋고 코스모스 핀 둑길도 좋지만 황금 물결 벼 이삭 일렁이는 들길을 걷노라면 이 풍요로움, 이 넉넉함이 더없이 좋다. 수확하는 기쁨을 돈으로 따지는 건 나쁜 것이다. 자루 가득 나락이 쏟아지는 기쁨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하겠는가. 꺼끌꺼끌하고 까칠까칠한 나락을 만지는 기분도 그러하지만 도정한 쌀의 매끌매끌하고 간질간질한 몸을 만지는 느낌은 또 어떠한가. 농부들이 느끼는 그 감촉과 소회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치 감동적일 터.쌀은 제 몸의 5분의 1이 눈이라고 한다. 내가 아는 상식선에선 그 어떤 생명체의 눈보다도 크다. 그렇다. 상징으로서 쌀의 눈의 크기! 이 나라 사람들의 주식인 쌀의 눈의 크기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본다. 쌀을 주식으로 삼는 우리는 분명 밝고 크고 환한 눈을 가져야 한다.실제로 갓 도정한 햅쌀의 눈을 보면 파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푸른 눈의 설렘으로/ 너의 몸에 싹 틔우고 싶다' '한 촉 파란 불꽃/ 피워 올리고 싶다'는 시인의 기원은 백번 이해할 수 있는 구절이다. 문제는 과연 '그대'가 누구인가 하는 것인데…. 나라여도 좋고, 겨레여도 좋고, 아픔 많은 이 나라 역사여도 좋고, 아니다, 그냥 평범한 우리네 연인이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이토록 건강한 기원이 깃들어 있다는 것.가을은 풍요로운 계절이다. 이번 주말엔 어디 호젓한 들길을 걸으며 황금 물결의 풍요로움을 느껴보자. 돌아오는 길엔 시골 정미소에 들러 햅쌀 한 포대를 사서 하얀 이밥을 해 먹어보자. 제 몸의 5분의 1이 눈이라는 쌀의 말씀을 귀담아 들어보자. 나도 '볕 밝은 날/ 그대 아픈 영혼에 스며' 따뜻한 이승의 밥 한 그릇 나누고 싶다.시인 유홍준: 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10-07 14:30:00

제4회 사랑모아 독서대전-서평 공모

제4회 사랑모아 독서대전-서평 공모

학이사독서아카데미(원장 문무학)와 사랑모아통증의학과(원장 백승희)는 국민의 독서문화 진흥과 지역 출판 산업 육성을 위한 '제4회 사랑모아독서대상-서평'을 공모한다.한국출판학회와 한국지역출판연대, 지역 기업 11개 사, 매일신문이 후원하는 이번 공모전은 서울과 경기도 소재 출판사를 제외(수원, 광주, 시흥 지역 출판사 가능)한 전국 모든 지역 출판사에서 발간한 도서를 대상으로 하며, 만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응모 부문은 제한이 없으며, 원고 분량은 각 편당 3천 자 안팎으로 2편 이상이다. 응모기간은 11월 15일(일)까지.원고 접수는 학이사 홈페이지(http://www.hakisa.co.kr)에서 양식을 다운받아 메일(hes3431@naver.com), 또는 우편 (대구광역시 달서구 문화회관 11안길 22-1 학이사독서아카데미)으로 보내면 된다. 053) 554-3432.심사결과는 12월에 발표한다. 사랑모아 독서대상 수상자 1명에게 상장과 상금 100만원을 수여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출판학회장상 1명(상금 50만 원), 학이사독서아카데미상 1명(상금 30만 원), 각 후원 기업 독서상 11명(상금 각 20만 원)을 선정해 시상한다.

2020-10-06 11:28:47

김욱진 네 번째 시집, '수상한 시국' 출간

김욱진 네 번째 시집, '수상한 시국' 출간

김욱진 시인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네 번째 시집 '수상한 시국'을 출간했다.대구 협성고, 경일여고, 대구제일고, 경북여상 등에서 33년 간 교직생활을 한 김욱진 시인은 지난 2003년 월간 '시문학' 12월호에 '도성암 가는 길'을 포함한 3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김 시인의 그동안 시작업은 불교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작업이었다. 시집 '비슬산 사계' '행복채널' '참, 조용한 혁명' 모두 일상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삶의 모습과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시(詩)로 녹아들었다.2018년 제 49회 한민족 통일문예제전 우수상 수상에 이어, 2020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하면서 본격화 한 네 번째 시집 '수상한 시국' 역시 자살, 빈부격차, 가족, 환경, 남북문제, 쓰레기 분리수거를 비롯한 각종 사회 문제와 부조리를 시언어로 형상화 했다.다만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온 세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올해 5월 어머니를 여읜 점이다. 살아생전 어머니의 일상들을 한치 숨김없이 받아 적은 연작시 노모일기 15편은 삶과 죽음이 하나로 짠하게 와닿는 감동의 대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올해 일본 쿠온출판사에서 한·영·일·중 4개국 언어로 출판한 전 세계 시인들의 코로나19 공동시집 '지구에 머물다'에도 '노모일기·7'이 선정 수록되어 호평을 받았다.'비슬산 기슭 양동마을/ 코로나 돈다는 소문에 노인정조차 문 다 걸어 잠그고/…구십 평생 병원 밥 먹고 누워 있어 본 적이 없는데/ 내가 무신 코레라 빙이라도 들었나, 입마개하고 여기 갇혀 있게/…'김 시인은 "읽기 쉽고 재미 있으며, 그렇지만 깊이 있는 시를 추구해왔다"면서 "올해 말 정년퇴임을 하면 문학활동에 전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살아 있는 시를 계속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황정산 문학평론가는 "(김욱진) 시인의 언어 변용 기술은 단순한 말치장이 아니다. 그의 시는 나-사회-종교를 넘나드는 깊은 통찰력과 사회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능란한 언어연금술의 기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김 시인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경북대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북여상 교사로 재직 중이다.

2020-10-05 17:08:00

집콕이 미덕인 올 추석, 휴대폰 대신 독서를…

집콕이 미덕인 올 추석, 휴대폰 대신 독서를…

5일간의 추석 연휴, 올해는 집콕이 미덕이다. 유튜브, 네이버TV, 넷플릭스, 왓챠 등 각종 볼거리가 넘쳐나는 휴대폰을 잠시 손에서 놓고 책을 쥐어보는 건 어떨까. 모처럼 긴 연휴는 그동안 쉽사리 펼치지 못했던 책장을 넘겨볼 좋을 기회가 아닌가.마침 서점에는 따끈따끈한 신간도 넘쳐난다. 지적 호기심과 책읽기의 즐거움까지 가득 채워줄 분야별 신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대한민국 100년 지성사에서 풍요롭고 정의로운 미래를 꿈꾸게 했던 60명의 지식인의 삶과 시대정신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해방 공간의 화두였던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서 시작해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세계화 시대 신자유주의 비판까지, 우리 사회가 서 왔던 자리와 갈 길을 탐색한다.저자인 김호기 교수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기억과 그 의미를 전승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념적, 학문적, 역사적 균형감각을 갖고 지난 100년 우리 현대사를 대표하는 60명의 지식인과 책을 선정하는 게 저자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보수와 진보, 인문학과 사회과학, 예술과 자연과학, 국내와 해외에서의 연구 등 다채로운 분야의 지식인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담아냈다. 1947년 출간된 김구의 '백범일지'부터 2000년 이후 출간된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까지 소개한다.60명의 지식인에 대한 동료와 후대 학자들의 기록과 평가를 실은 대목은 퍽 흥미롭다. 문학 발전에 기여했지만 친일 행각으로 발목잡힌 이광수, 여전히 공과 과가 엇갈리는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후대 학자의 평가는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김호기 지음. 메디치 펴냄. 520쪽. 2만원.◆지적 수다가 즐거워지는 대논쟁 한국사한나라에 맞선 위만조선의 항전론과 투항론, 신라에서의 전통신앙과 불교 논쟁, 고구려의 대외팽창 논쟁, 혈통과 실력을 놓고 벌인 고려 왕족과 호족의 갈등, 조선 시대 권력 주도권을 둘러싼 왕과 신하의 상복 논쟁, 민족 통합을 가로막은 찬탁-반탁.위에서 나열한 사례는 고조선부터 해방 무렵까지 우리 역사에서 큰 영향을 미친 논쟁들로, 신간 '대논쟁 한국사는' 이런 논쟁을 통해 한국사의 전개 과정을 조망한다.책은 각각의 논쟁이 발생한 배경과 전개 과정, 논쟁 이후의 영향을 살펴본다. 또 통치자는 논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요인이 논쟁 전개에 영향을 주며, 대논쟁이 낳는 공통적인 현상은 무엇인지 살펴본다.대논쟁은 사회 쟁점을 중심으로 지배층과 사회 세력이 격돌한 사건이어서 그 시대의 내부 문제나 모순점을 있는 그대로 노출하며, 그런 점에서 대논쟁은 사회구조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된다.김종성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88쪽. 1만6천원.◆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영국 근현대 정치사를 분석해 이들의 역사를 본보기로 한국의 정당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의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1670년대 '토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영국 보수당은 산업혁명을 거쳐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치른 뒤 현재까지도 '보수'라는 옛 가치를 그대로 보존하며 강력한 여당으로 자리 잡고 있다.3~4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한국의 정당들과 달리, 영국 보수당이 당명을 바꾸지도 않고 수백 년 동안 굳건하게 권력의 중심을 유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보수 정당이 된 비결이 담겨 있다.강원택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480쪽. 2만2천원.◆물질의 물리학현대물리학에서 가장 큰 분과인 응집물질물리학을 소개하는 교양서 '물질의 물리학'이 출간됐다.국내 물리학 교양서는 대부분 천체물리학과 입자물리학이 차지하고 있어 응징물질물리학 분야는 생소하다. 응집물질이란 액체나 고체처럼 입자 간 상호작용이 강한 물질로 반도체, 금속, 자석 등 지구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물질로 국물리학회 회원의 약 3분의 1이 응집물질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다.물리학의 근원적인 질문들을 탐구해가는 과정에서 발견된 그래핀, 초전도체, 양자 홀 물질, 위상 물질 등 기묘한 물질들의 세계를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독창적인 비유로 직관적이고도 자세하게 풀어낸 책이다.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에서 양자과학 시대 위상물질까지 다룬다.한정훈 지음. 김영사 펴냄. 300쪽. 1만5천800원.◆ 숲과 별이 만날 때신비로운 판타지로 시작해, 애틋한 로맨스와 미스터리 스릴러까지 끊임없이 변주하는 입체적인 소설의 탄생했다. '괴물 신인' 글렌디 벤더라의 데뷔 소설 '숲과 별이 만날 때'가 출간과 함께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벤더라는 지난해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소설상을 받았고, 아마존 작가 랭킹 소설 부문에서 조앤 K. 롤링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등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세상을 떠난 엄마와 동일한 암 질환에 걸려 가슴과 난소를 모두 제거한 뒤에 남자친구로부터도 버림받은 주인공 조애나 틸. 조류학자가 되려는 그는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소녀를 만난다. 그리고 주변에 사는 남자 내시에게 도움을 청해 아이를 돌보며 서로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해간다.판타지와 스릴러를 배합한 소설이지만, 불완전한 약자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현대인의 상처를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웅진씽크빅-걷는나무 펴냄. 552쪽. 1만6천원.◆마음 챙김의 시"날개를 주웠다, 내 날개였다."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지금 마음챙김의 삶을 살고 있는가, 마음놓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류시화가 코로나 블루를 달랠 수 있는 세계 각국의 시를 엮어 '마음 챙김의 시'로 펴냈다. 앨런 긴즈버그의 '어떤 것들', 라이너 쿤체의 '녹슨 빛깔 이파리의 알펜로제', 루이스 글릭 '눈풀꽃', 하룬 야히아 '새와 나' 등이 실렸다.류시화는 "이 시집에 실을 시를 고르고, 행을 다듬고, 몇 번이나 소리 내어 읽었다"면서 "그 시가 내 숨이 될 때까지"라고 말했다.류시화 엮음. 수오서재 펴냄. 184쪽. 1만3천원.◆영원의 사자들로맨스를 대표하는 작가 정은궐이 우리 전통의 설화를 재조명해 현대 판타지 로맨스로 펼쳐낸다. 눈앞에 보이는 듯 생생한 사후 세계, 격렬하다 못해 가슴이 시려지는 연정, 이렇게 또 하나의 전설이 탄생했다.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원작자로 유명한 로맨스 시대극 인기 작가 정은궐의 새 장편소설이다. 신화, 설화,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은 판타지 로맨스로, 현생과 사후 세계를 오가는 가슴 시린 사랑을 풀어낸다.웹툰 작가인 나영원은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악몽을 자주 꾸는 바람에 외출 기피증이 생긴 여자다.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저승사자를 만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다.2004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정은궐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해를 품은 달', '홍천기' 등을 펴내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다.정은궐 지음. 파란미디어 펴냄. 1권 476쪽. 2권 492쪽. 각 권 1만5천원.

2020-10-01 05:00:00

[책] 열아홉 의빈이 달을 짓다/ 정의빈 지음/ 멀티애드 펴냄

[책] 열아홉 의빈이 달을 짓다/ 정의빈 지음/ 멀티애드 펴냄

경북 경산시 와촌면에 살고 있는 열아홉살 소년이 책을 냈다. 뇌종양을 딛고 일어나 패션모델로 새 삶을 워킹하는 정의빈 군의 자전적 성장 이야기다.작가는 갈수록 살아가기 힘들어지는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누군가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작가는 3살 때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랐으며, 왕따, 뇌종양, 자퇴 등 열아홉살 소년이 겪기에는 힘든 삶을 살았다. 작가는 쉽지 않은 삶의 터널을 지나왔고 그 과정 속에서 느끼는 우울, 행복, 공허함, 사랑 등의 감정을 글로 표현했다.책은 크게 '울어도 괜찮아', '너에게 닿기를' 두 단락으로 나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데가 없었던 유년시절에 대한 자전적인 에세이다. 후반부는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의 에세이, 같은 아픔을 겪는 또다른 또래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다.작가는 열여덟살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현재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모델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온라인 패션몰 브랜드 피팅모델, SNS협찬 모델 등으로 일한다. 개인 맞춤정장 브랜드숍에서 일하면서 패션 스타일링, 디자인, 마케팅, 모델 등 종합적인 현장공부도 하고 있다.모델 데뷔 전에는 글을 쓰고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울음 대신 글을 쓰면서 아픔을 이겨냈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꿈이 생겼다. 최근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뒤 모델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작가는 마음이 아플 때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 인스타그램으로 소통을 시작했다. 사춘기 시절 왕따를 경험했고 일탈도 했다고 한다. 중3 때는 거식증, 고1 때는 뇌종양까지 겪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며 지금은 꾸준한 건강관리로 대학입시 준비와 글쓰기, 모델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작가는 '내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 또 다른 '의빈이들', 사춘기이거나 혹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혼자만의 비밀을 갖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 세상 모든 '의빈이들'에게 "너만 그런게 아니다. 나도 그렇다. 남들도 다 그렇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그동안 쓴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작가는 "해보다는 달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해는 그 누구보다 더 밝게 빛나지만, 달은 캄캄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등불이 되어주고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스스로가 수많은 달들에게 의지하고 많은 도움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이제 누군가의 달이 되고 싶다고 했다.세 살때부터 엄마·아빠였고, 후원자였으며, 삶이 어두울 때마다 달이 되어줬던 할아버지·할머니가 이 책의 출간을 도왔다.작가는 "저의 글이 무언가 때문에 아픈 10대들에게 '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보지 못하고 성적표만 보는 10대들의 부모들이 읽는다면 훌륭한 백신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174쪽, 1만1천원.

2020-09-25 14:30:00

[내가 읽은 책] 묘산문답(묘산문답/ 문상오/ 밥북/ 2020)

[내가 읽은 책] 묘산문답(묘산문답/ 문상오/ 밥북/ 2020)

책을 덮는다. 나는 아니야! 그런 인간이 아니라고 조금 억울해했다. 인간에 대해 증오와 복수심을 갖는 동물들에게 가닿지 않는 변명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당치 않은 일.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동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고 해도 그뿐이다. 그들의 육을 먹고 살고 있다. 약육강식?! 동물에게 얼마의 타협할 바늘구멍 하나 없는 무논리의 인간논리.책을 다시 편다. 묘산문답을 읽는다. '읽었다'라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을 가져온 이유는 한두 번 읽은 것으로 감정을 추스려내기 어려워 다시 읽어야 할 것 같은 부채감 때문이다. 이 책은 이라는 소개대로 인간에게 핍박받은 동물들의 이야기이다.저자는 "생명과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고 탐구하여 이를 작품으로 해소해 온" 문상오 작가로 〈묘산문답〉에서도 인간 잔혹사를 고발하고 생명존중 문제제기를 위해 동물들을 앞에 내세운다. 고양이 '방울'은 주인의 손에 새끼를 잃었다. 함석지붕 아래에서 진돗개 '새복'과 수고양이 '삭'을 인연이 엮어준 가족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다.어느 날 늙은 쥐 황종을 만나고, 고라니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듣는 순간 다시금 인간에 대한 적의가 끓어오르게 된다. 방울은 늙은 쥐 황종에게 자신이 지켜줄 테니, 인간에게 분풀이라도 하자며 설득한다. 그렇게 한 지붕 아래 인간에게 핍박받은 동물들이 가족으로 묶인다.주인의 손에 개장수에 팔려갔다가 도망친 진돗개 새복, 어린 새끼들이 기름가마에 던져진 것을 본 고양이 방울, 인간의 총에 부모를 잃은 고라니 은돌 형제, 동물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늙은 쥐 황종과 형제들. 이들은 인간의 잔혹함에 치를 떨며 복수를 꿈꾼다. 그리하여 천문지리에 능한 구렁이 묘산을 찾아가 방울이 질문한다."인간은 짐승에게 그 어떤 만행을 저질러도 되고, 짐승은 그런 인간에게 잠자코 있어야만 한다? 그게 대지의 뜻이라면 자기모순 아닐는지요. 대지가 소산한 산물이 어리석을 순 있어도, 대지가 어리석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이때 묘산이 방울에게 내린 답은 '섭리'였다. "대지의 뜻은 무얼 받은 만큼 되돌려 준다든지, 돌려준 만큼 무얼 기대한다든지 하는 그런 게 아니네. 섭리에 따라 굴러가는 거지. 거기 어디에도 작위해서 된 것, 될 것도 없다네. 인간이 짐승이 짐승에 대한 해악이 극한에 다다르면 그게 짐승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최상의 보복인 게야."방울이 무리는 인간에게 보복을 하는 일이 자신들을 파멸로 몰고 가는 일이라는 것임을 이해한다. 그러나 누룩뱀 칠점이 묘산의 신물을 훔쳐내 "자신이 호신으로 있는 인간들을 돕자고" 동물들에게 해를 끼치게 되자, 동물들은 새복을 우두머리로 뽑아 누룩뱀을 응징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방울과 삭의 살인행동, 새복과 황종의 구조행동으로 방향이 갈린다.다시 책을 덮는다. '브레멘의 음악대'가 떠올랐다. 묘산문답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인간에게 따져 묻는 형식으로 고전문학 우화소설에 가깝다. 독자는 새끼를 잃은 방울에게 연민을 느껴 따라다니다가 새복과 황종의 덕과 지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평은 여기까지이다.서미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0-09-25 14:30:00

[책] 반도체·IT벤처·K팝의 공통점은?…끝없는 혁신의 산물

[책] 반도체·IT벤처·K팝의 공통점은?…끝없는 혁신의 산물

K팝과 관련된 간단한 문제를 풀어보자. 첫번째 문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2위를 한 이래, 빌보드 1위를 기록한 K팝 아이돌은 BTS가 유일하다'. 두번째 문제 'K팝의 1호 아이돌은 '서태지와 아이들'이다'. 두 문제의 답은 모두 '아니오'다. 1번의 경우 BTS뿐만 아니라 2019년 슈퍼엠의 데뷔 앨범이 빌보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번의 정답은 1996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H.O.T.'다.세번째 문제 '기술 혁신 측면에서 K팝은 반도체나 휴대폰과 전혀 다르다'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답을 내리겠는가? 정답은 이장우 경북대 교수의 신간 'K-POP 이노베이션'에서 찾을 수 있다.◆K팝은 혁신이다K팝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할 때 우리는 보통 '방탄소년단(BTS)의 앨범이 빌보드200 1위에 오르고, 슈퍼엠(SuperM)은 데뷔 앨범으로 1위를 차지한 최초의 K팝 그룹이 되었다'는 점을 떠올린다. 이밖에도 전세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재생되는 음악 중 한국어 음악은 영어, 스페인어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며, 문화 콘텐츠가 한국 수출 품목 중 13위를 차지한다는 점 역시 K팝의 영향력을 증명하는 지표다.이러한 K팝의 세계적 도약은 천재 예술가의 독보적인 성취나 정부 정책이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 끝없는 혁신의 결과물이다. 30년간 국내 기업의 혁신을 연구해온 이장우 교수는 혁신 경영 이론 관점에서 K팝의 성공 전략을 분석해 'K-POP 이노베이션'을 출간했다. 이 책은 K팝 성장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K팝의 5대 혁신 성과, K팝 성공 요인, K팝 혁신을 촉진한 모멘텀, K팝이 마주한 과제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국내 음반 시장은 2000년대를 맞이하며 MP3와 인터넷 보급으로 구조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CD를 구매하는 대신 MP3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데 익숙해지며 음반 시장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고, 설상가상 온라인 음원 유출과 불법 복제 현상까지 나타나며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K팝 혁신가들은 국내 음악 시장에 몰아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유통 경로가 필요 없는 온라인 음원의 장점을 살리고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혁신 기업가와 그들의 전략K팝을 둘러싼 환경 변화의 고비마다 혁신을 주도해온 기업가들이 있었기에 K팝은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수만(SM엔터테인먼트), 이호연(DSP엔터테인먼트), 박진영(JYP엔터테인먼트), 양현석(YG엔터테인먼트), 방시혁(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라는 5인의 프로듀서는 비전 제시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1996년 첫 아이돌인 H.O.T. 이후 최근까지 20여년 동안 세계 음악 시장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낸 셈이다.프로듀서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과정에서 사용한 전략은 '아이돌화' '수익원 다변화' '세계화'다. 음악이 아닌 아이돌을 전략적 상품으로 정의해 '보는 음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이들이 가수 활동뿐 아니라 드라마·영화·TV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수익을 극대화했다. 더불어 일본과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현지화와 표준화를 시의적절하게 병행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세계 시장에서의 팬덤 구축에 성공했다.특히 이 책은 K팝의 퍼스트 무버로서 SM엔터테인먼트를 심도 있게 다룬다. SM의 성장 과정과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캐스팅, 트레이닝, 프로듀싱 등 분업 시스템과 토털 매니지먼트 전략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살펴본다.◆코로나19 이후 K팝은?이 책이 K팝을 분석하는 차별화된 시선은 K팝을 혁신 산업의 한 분야로서 바라보며 반도체 산업, IT 벤처 산업과 비교하며 공통점을 분석한다는 점이다. 세 분야는 본질과 산업 규모 측면에서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혁신 측면에서는 ▷생산 시스템의 혁신 ▷수직적 통합 전략 ▷비즈니스 모델의 재정의 ▷승자 독식의 시장 구조 ▷기술 학습의 조건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코로나19라는 세계 공연 시장의 새로운 위기 속에서 K팝 산업의 혁신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까. SM엔터테인먼트는 '비욘드 라이브'라는 온라인 유료 콘서트를 세계 최초로 시도해 전세계 109개 국에서 7만5천 명의 관객을 모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BTS의 유료 온라인 라이브 공연인 '방방콘 더 라이브'를 개최해 7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시접속하게 만들었다. 이는 K팝과 첨단 IT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프로젝트로 첨단 기술과 콘텐츠를 융합하려는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뤄진 결실이다.혁신은 뜻과 의지를 가진 혁신가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마침내 결실을 맺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특정 분야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K팝의 혁신기는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 368쪽, 2만4천원.

2020-09-25 14:30:00

[책CHECK]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 안상학 지음 / 걷는사람 펴냄

[책CHECK]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 안상학 지음 / 걷는사람 펴냄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이후 6년 만에 펴낸 안상학 시인의 시집이다. 안 시인 특유의 고독과 서정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환갑을 목전에 둔 시인이 지금껏 살아온 자신의 생을 뒤돌아보며 관조한 세상에 대한 발화이다.최원식 문학평론가는 추천사를 통해 "작위의 틈입을 허락지 않는 야생의 천진 같은 사람이요 꼭 그 사람 같은 시를 쓴다"고 평했다. 작위가 틈입하지 않은 시란 시인의 내밀함으로 쓰인 시라는 뜻이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은 곧 타인과 사회에 대한 시선으로 이어진다. 전우익 선생과의 일화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간고등어', "가장 낮은 언덕이 그에게는 하늘이었다"고 말하는 '빌뱅이 언덕 권정생', "뇌출혈로 오른쪽을 잃은 친구라고 쓰고 왼쪽을 얻은 친구라고 알아서 읽는다"라 말하는 '좌수左手 박창섭朴昌燮'에서는 주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산도-4·3, 일흔 번째 봄날'에서는 "세상 모든 슬픔의 출처는 사랑이다/사랑이 형체를 잃어 가는 꼭 그만큼 슬픔이 생겨난다"고 했고, '4월 16일'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잊지 않는다.양안다 시인은 발문을 통해 '이번 안상학의 시는 바닥에 관한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특히 시 '생명선에 서서'를 언급하며 "과거를 더듬어 가며 자신이 남긴 슬픔의 발자취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과거를 더듬는 이 자세야말로 죽음에 가까워진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성찰"이라 표현했다.안동 출신인 안 시인은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7年 11月의 新川'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그대 무사한가', '안동소주', '오래된 엽서', '안상학 시선', 동시집 '지구를 운전하는 엄마', 시화집 '시의 꽃말을 읽다' 등을 냈다. 고산문학대상, 동시마중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128쪽, 1만원.

2020-09-25 14:30:00

[반갑다 새책]헤라클레이토스의 불/ 에르빈 샤르가프 지음·이원웅 옮김/ 달팽이출판 펴냄

[반갑다 새책]헤라클레이토스의 불/ 에르빈 샤르가프 지음·이원웅 옮김/ 달팽이출판 펴냄

지은이는 1940년대 후반 '샤르가프의 법칙'을 발표해 오늘날 분자생물학의 기초를 세웠고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했다.책은 생화학의 확립과 분자생물학의 탄생이라는 극적인 시기를 살아온 샤르가프의 전기적 에세이로, 풍부한 인문교양을 바탕으로 현대과학이 가져온 인간 존엄성의 심각한 훼손에 대한 공포와 분노를 담고 있다.현대과학은 성과를 내기에 급급해 그 과정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그 목적 또한 매우 불순하거나 비인간적인 경우가 많은데 지은이는 그 대표적인 예로 원자폭탄을 만들어낸 '맨해튼 프로젝트'를 꼽는다. 샤르가프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두 단어만 들어도 극심한 공포감과 함께 인류 본성의 종말을 보는 듯한 묵시록적 세계관과 다르지 않는 시각을 갖게 됐다고 토로하고 있다.그는 현대 과학이 끊임없이 '죽음의 과학'으로 질주하고 있으며 우리는 인간으로서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에 직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우리가 일반적으로 옳고 정당하다고 여겼던 합리적 사고와 과학적 태도에 대해 되돌아보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과학에서의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조명을 받은 어둠은 빛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신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동굴 안에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손전등으로 비춰보시죠. 그러면 자신이 단지 헛간 같은 곳에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록 자신이 무엇을 발견하고 싶어하는지 알고 있다 해도, 저는 그것을 발견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확실성은 삶의 소금입니다."(본문 186쪽)여기서 샤르가프는 인간적인 얼굴을 한 과학을 뜻하는 '작은 과학', 즉 한 개인이 옹호하거나 지지할 수 있고 여전히 인간적인 목소리가 들리는 과학을 주창하고 있다."인간은 신비 없이는 살 수 없다. 위대한 과학적 기술적 업적이 인간과 현실의 접촉점을 불가역적으로 상실하게 했다고 말한다면 나는 오해를 받을까?"샤르가프의 독백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면 독자는 그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386쪽, 1만8천원.

2020-09-25 14:30:00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노래한 클래식을 만나다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노래한 클래식을 만나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함께 서양 예술사에서 양대 축으로 꼽히는 '성경'은 클래식 음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수많은 작곡가가 성경에서 영감을 얻어 명곡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부활절이라든가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시즌이 아니고는 종교음악은 쉽게 접하기가 어렵고, 클래식 음반가게에 가도 종교음악은 제일 끝자리에 놓여 있을 정도로 대중의 관심에서는 살짝 빗겨나 있다. 일상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만큼 종교음악을 '최애곡'으로 꼽는 클래식 애호가도 그리 많지는 않다. 이 책은 이런 괴리나 간극을 좁혀보기 위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바탕으로 한 클래식 종교음악을 선별해 소개한다.◆넓고 깊은 종교음악의 세계책은 1부 구약성서, 2부 신약성서로 나누어 각각 14개 작품, 6개 작품의 성경에서 출발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성경의 모든 책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에서 영감을 얻은 클래식 작품을 망라했다. 종교음악을 가까이 접해보고 또 이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저자는 종교음악의 폭이 무척 넓다는 것을 발견한다. 시대와 장르를 막론하고 종교와 관련 있는 음악이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져 나온 것이다. 헨델은 그 유명한 합창곡 '할렐루야'가 나오는 '메시아'는 물론이고 '사울', '솔로몬', '여호수아'까지 수많은 종교 곡을 내놓았다. 또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흐, 비발디, 멘델스존 등은 물론, 20세기에 활약한 쇤베르크와 스트라빈스키, 메시앙과 번스타인 같은 작곡가들이 작곡한 종교음악도 소개한다.오페라와 교향곡 같은 세속음악이더라도 성경에서 출발한 음악은 책 속에 포함됐다. 작곡가들이 종교음악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음악의 형식으로 성경 이야기를 풀어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성경이 유럽의 문화 전반을 떠받치는 두 기둥 중 한 축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 베르디의 '나부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등 성경에서 모티브를 얻은 오페라와 번스타인의 '예레미야 교향곡', 스트라빈스키의 '시편 교향곡'이 그런 예다.◆작곡가는 삶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종교음악 썼다저자는 종교음악을 소개하면서 음악의 바탕이 된 성경 이야기는 물론, 작곡 당시 작곡가가 처한 현실적 상황과 음악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놓는다. 특히 정치적 신념과 종교적 믿음이 충돌할 때, 경제적 궁핍과 예술적 자각 사이에서 방황할 때, 작곡가들이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종교적인 곡을 썼다는 사실에 눈길이 간다. 일례로 쇤베르크가 출애굽기 속 모세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 '모세와 아론'을 작곡한 것은 나치의 반(反)유대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암울한 시기의 일이다. 유대인인 쇤베르크는 일찍이 개신교로 개종했고 제1차 세계대전 때 자원해 참전하는 등 스스로 오스트리아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반유대주의를 직접 경험한 후 마음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시오니즘에 경도된 쇤베르크는 이집트에서 노예 상태로 있던 유대인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향했던 모세 이야기를 작품으로 옮기기에 이르렀던 것이다.말러처럼 '지휘하는 작곡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었던 번스타인이 처음으로 작곡한 교향곡 또한 성경 예레미야 애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예루살렘 멸망에 고통스러워하는 히브리 민족의 비극을 노래했기에 이 교향곡은 유대인이라는 번스타인의 정체성이 녹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또한 메시앙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포로로 괴를리츠 수용소에 포로로 잡혀 있던 동안 요한계시록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시간과 종말을 위한 4중주'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은 1941년 1월 15일에 함께 수감되어 있던 세 명의 연주자와 메시앙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괴를리츠 수용소에서 초연됐다.이처럼 작곡가들은 그야말로 '종교에 귀의'해, 즉 종교에 돌아가 기댐으로써 힘든 시절을 겪어 낼 힘을 얻는 동시에 수많은 사람에게 종교적 영감을 전해 준 작품까지 내놓았던 것이다.각 글의 말미에는 수많은 레코딩 중에서 저자가 엄선한 음반과 영상이 소개되어 있다. 글을 읽은 후에 추천된 음반이나 영상을 찾아보면 종교음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2020-09-25 14:30:00

베스트셀러 순위(9월 넷째 주)

◇ 9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교보문고) 1.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강양구 등 5명·천년의 상상)2. 돈의 속성 (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3. 아몬드 (손원평·창비)4.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윤재수·길벗)5.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박성혁·다산북스)6. 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7.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어크로스)8.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9. 마법천자문49 (유대영·아울북)10.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존리·지식노마드)

2020-09-25 13: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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