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대구경실련 "상화시인상 운영 논란, 수상자 성정 백지화"

대구경실련 "상화시인상 운영 논란, 수상자 성정 백지화"

제35회 상화시인상 선정 의혹에 대한 논란(매일신문 7일자 22면)과 관련,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경실련)은 7일 성명서를 내고 상화시인상 선정 과정 및 결과 백지화, 이상화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요구했다.대구경실련은 성명서에서 "이런 논란으로 상화시인상이 '동네문학상', '아는 사람 주는 상'으로 전락했다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인으로 한국현대시의 이정표를 세운 민족시인인 이상화 시인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화시인상이 그 의미를 상실하고 희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대구경실련은 이어 "상화시인상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와 이로 인한 논란과 갈등을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제35회 상화시인상 사업을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려면 수상자로 선정된 A시인이 수상을 거부하거나, 기념사업회가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제35회 상화시인상 수상자 선정을 철회해야 한다. 대구시가 상화시인상 관련 예산을 환수하고, 기념사업회에 대한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것도 문제점을 바로잡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대구경실련은 끝으로 "기념사업회는 이상화 시인의 현창하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자세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대구시의 예산으로 상화시인상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구시는 기념사업회의 구성과 운영, 사업과 예산을 점검하고 상화시인상 등 이상화 시인 현창사업 주체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2020-08-07 16:18:46

[내가 읽은 책] 자전거 여행(김훈/생각의나무/2007)

[내가 읽은 책] 자전거 여행(김훈/생각의나무/2007)

최근에 안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흔들리는 차로 막걸리를 옮길 때 생긴 부유물처럼 마음이 들떠 있다. 알갱이 하나하나 침잠하려면 며칠이나 더 걸릴는지. 늘 쓰던 가구들까지 제자리에 놓았는데도 창밖 풍경의 변화를 능히 감당치 못한다. 마음의 소요는 읽던 책들을 가져와 책장에 꽂음으로써 종결되었다. 변화를 다독이며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것, 책이다. 전에 읽던 김훈 작가의 '자전거 여행'을 펼친다.이 책은 그간 많은 사람이 소개했고 작가 또한 설명이 부언이 될 정도이다. 시간이 증명해 준 양서랄까. '자전거 여행'은 2000년에 1권의 초판이 나왔으며 2004년에 2권이 나왔다. 이후 수도 없이 중쇄되었다. 김훈 작가는 자전거 풍륜(風輪)을 이끌고 전국의 산천을 누빈 다음 늙고 병든 말이 된 자신의 탈 것을 폐하였다. 그리고 새 자전거를 장만하면서 머리말에 이렇게 써 놓았다."이 책을 팔아서 자전거값 월부를 갚으려 한다. 사람들아 책 좀 사가라."월부는 족히 갚았으리라 짐작된다. 그보다는 출간 20년이 지난 이 책을 다시 추천하는 이유가 중한 게 아닐는지. 2020년은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사회 전반을 강타했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생활 속에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안전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개인에게는 처음 겪어 보는 격리된 시간이 주어졌다. 이는 자칫 정신적 피폐로 이어질 염려가 있다. 여름 휴가철, '자전거 여행'을 읽고 자전거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나름의 해법이 될지도 모른다. '자전거 여행'과 자전거 여행의 이중적 묘미를 느낄지도….1권에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외에 31꼭지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김훈 작가, 이강빈 사진가가 팀을 이뤄 전국을 자유롭게 휘저었다. 여수 돌산도 향일함에서 시작된 여정은 남해안, 광주, 구례, 화개면을 거쳐 강원도 고성으로 갔다가 다시 여수로 간다. 이런 식이다. 몸으로 체험한 것을 글로 쓰고, 고증을 거쳐 진중한 역사를 언급한다. 역사 여행의 묘미를 더해 문행일치(文行一致)를 맛볼 수 있다.시냇가에 비로소 살 곳을 마련하니 흐르는 물가에서 날로 새롭게 반성함이 있으리(127쪽).퇴계 선생이 낙동강 상류 물가에 도산서당을 지은 다음 쓴 시다. 김훈 작가의 자전거가 안동 지역에 도착했을 때 도산서원과 퇴계에 대해 힘주어 서술했다. 김훈 작가는 퇴계의 생각보다는 행동에 방점을 두었다. 도산서원의 도산서당은 맞배지붕에 홑처마 집인데 그것은 한옥이 건축물로서 성립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이다(122쪽). 선인의 검소한 생활에 작가가 깊이 감동하였음이 글 곳곳에 배어 있다.퇴계의 생활 태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했다. 자리에 앉을 때 벽에 기대지 않고 음식을 먹을 땐 소리를 내지 않으며 반찬은 세 가지를 넘지 않았다. 70세에 병이 깊어졌을 때 제자와 빌려온 책들을 가만히 돌려보냈다. 검소히 장례를 치르라 일렀으며 아끼던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 당부한 다음 세상을 떠났다. 그날 눈이 내렸다고 김훈 작가는 덧붙였다.최근에 필자가 거처를 옮긴 곳도 물가이다. 낙강과 동강이 합쳐져 낙동강 본류가 시작되는 안동시 용상동. 그곳에 새로이 살 곳을 마련하였으니 날로 스스로를 돌아보리라. '자전거 여행'을 덮고 자전거 여행을 구상해 본다.장창수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0-08-06 13:51:14

[반갑다 새책]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페터 볼레벤 지음`강영옥 옮김`남효창 감수/더숲 펴냄

[반갑다 새책]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페터 볼레벤 지음`강영옥 옮김`남효창 감수/더숲 펴냄

홍수처럼 쏟아지는 향수, 향초에 복통을 일으키는 사람들도 있다. 왜? 냄새는 코로만 맡는 게 아니라 소장 점막에도 향기 물질을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다고 최근 밝혀졌다. 따라서 특정 향기에 대한 과민반응의 신호로 복통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 얼굴을 만지면 마음이 안정되는 까닭은 촉각활동이 뇌의 활동 흐름을 정상리듬으로 바꾸기 때문이다.지은이는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숲 해설가이자 나무 통역사로 숲 회복과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전 세계 원시림 복구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인간은 자연과 다양한 방식으로 끈끈하게 얽혀 있지만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왜곡하고 있다. 이러한 왜곡된 시선이 숲에도 영향을 미쳤다.대량 벌목이 진행되면 원시림은 파괴되고 세차게 흘러내린 빗물로 흙투성이가 된 하천에서는 연어가 살지 못한다. 그 결과로 겨울잠을 자기 전 지방 성분이 많은 연어를 미리 먹어두지 못한 그리즐리 곰의 개체수가 줄어든다. 이어 연쇄적으로 곤충부터 흰꼬리수리에 이르는 먹이사슬이 붕괴되면서 관광수입으로 먹고사는 그 지역 주민들의 생계도 막막해진 경우는 한 두 곳이 아니다.그는 숲을 이야기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하고, 인간 또한 다른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생태계의 일부이며, 자연 속에서 '연대'로서 서로 의존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지금의 세계는 인간의 과도한 개입으로 숲에 위기의 시대가 온 것은 틀림없다.특히 그는 유창한 글 솜씨와 자신의 일화를 바탕으로 과학적 사실과 연구도 제공한다. 지구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해 인간이 환경을 주관해야 한다는 관성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일종의 경계로서 과학적 연구결과와 그의 경험을 통해 대안적 시각을 제시한다. 321쪽, 1만6천원

2020-08-06 13:18:40

[서평]복잡한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지정학 전략

[서평]복잡한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지정학 전략

벽이 없는 세계/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정상천 옮김/ 산지니 펴냄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개 서구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외고관인 저자는 미국, 중국, 터키,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의 지정학 전략을 통한 국제 정세를,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측면에서 분석한다.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 현상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인 권력(power), 지정학(geopolitics), 그리고 정체성(identity) 등을 오늘날 국제 정치의 주요 현안과 관련시켜 풀어낸다. ◆국제 정치를 해석하는 나침판: 권력, 지리학, 정체성저자는 이 책에서 국제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 권력, 지리학, 정체성의 요소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권력의 축과 이동, 힘의 균형에 대해 설명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법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강대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전 세계가 이 사건을 비난했고, 일부 국가들은 더 폭력적인 수단으로 이라크를 징벌했다. 반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는 어떤 나라가 미국을 벌할 수 있었는가? 강자만이 살아남는 국제 정치에서는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연합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저자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듯이, 권력과 힘의 이동을 파악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두 번째, '지리는 운명'이라고 할 정도로 각국의 지리적 요건을 이해하는 것이다. 모든 국가는 지리적 배경이 있다. 인접 국가들은 비인접 국가보다 더 위협적이고, 종종 내륙의 이웃 국가들이 해상의 이웃 국가들보다 더 위협적이기도 하다. 지리적 근접성으로 인해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에게 매우 적대적이었고, 결국 이로 인해 두 번의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다. 즉, 외교 정책과 전략을 수립에 있어서는 가치뿐만이 아니라 지정학적인 요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세 번째, 정체성이다. 정체성은 지정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 국가의 일원이 되고자 했다가 이슬람 의식을 가진 국가로 바뀐 터키의 정체성 변화는 그들의 정치적 나침판을 유럽에서 중동으로 바꿨다. 미국은 서방 문화의 핵심국가이고, 러시아는 동방정교, 중국은 중화문화, 인도는 힌두의 핵심국가이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이슬람들의 국가는 그들 문화권에 중심 국가가 없어 중심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분쟁을 하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국제 정치는 각 문화권의 중심 국가들의 정체성 확립과 핵심국가가 되기 위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운명이 책에서는 또한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의 정세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특히 트럼프식 정치,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의 통일, 김정은과 핵 벼랑끝 전술 등은 한반도의 미래와 동북아 정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다. 저자는 햇볕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대통령부터 현재 문재인 대통령까지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짚어본다. 또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지도자의 만남에 대해 분석하면서 둘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조급한 기대이며, 김정은은 서방 국가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국제 정세·정치, 역사와 함께 쉽고 간결하게이 책에는 강대국뿐만 아니라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비료적 조명받지 못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도 설명해놓았다. 책을 읽다보면 필리핀은 왜 중국에 적대적인지, 베트남은 왜 중국과 애증의 관계인지, 북극 주변국가로 구성된 북극이사회에 왜 적도 근처에 있는 싱가포르가 참여하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오늘날 국제 정치 현상을 과거의 역사적 연원에 대한 설명에 기초해 분석해놓았기 때문에, 국제 정치, 외교, 국제 관계를 공부하는 대학생과 청소년에게 외교정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또 시사문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304쪽, 2만원.

2020-08-06 13:17:51

[책 체크]천원짜리 가족

[책 체크]천원짜리 가족

천원짜리 가족/ 명은숙 지음·한아름 그림/ 개암나무 펴냄 명은숙 작가의 단편 10편을 엮은 동화집이다.첫 작품인 '천원짜리 가족'은 세월호 참사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늑대가 나타났다'는 성범죄에 대한 한 아이의 공포심을 다룬 작품으로 성범죄에 대한 개인의 두려움에 공감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를 막연한 공포감만을 극대화한 이슈로만 다루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면서도 따뜻한 포용력을 지닌 이번 동화집은, 장면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담고 있는 한아름 작가의 그림과 어우러져 독자들의 가슴 한구석을 울린다.명 작가는 창작모임인 '글장이와 이야기꾼'에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201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늑대가 나타났다!'로 당선돼 작가로 등단했다. 같은 해 황금펜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176쪽, 1만2천원.

2020-08-06 13:16:52

[책CHECK] 서상만 시집 '월계동 풀'

[책CHECK] 서상만 시집 '월계동 풀'

1982년 등단 후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온 서상만 시인이 열한 번째 시집 '월계동 풀'을 세상에 내놓았다. 시집은 1부 월계동 풀, 2부 꽃의 미학, 3부 묵시록, 4부 헌 신문지 등 총 4부로 구성돼있다.여러 시집에 걸쳐 이런 저런 변화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서상만 시인의 시에는 변치 않는 요소가 하나 있다. 그의 시집 도처에서 빛을 발하는 유머의 순간들이다.이번 시집에는 죽음의 문제를 다룬 시편이 다수 수록돼있는데 이번만큼은 시인은 그에게 익숙한 유머의 정신을 작동시키지 않는다. 이는 그가 가장 어려운 적과의 대결에서 갑옷을 벗어버리고 싸우는 형국과도 같다.그는 죽음이 야기하는 두려움 앞에서도 시와 정신의 기술보다 정직함을 택했다. 그런 정직함의 대가로 죽음과 대면하는 그 시편들의 시적 주체들은 죽음에 의하여 가로질러지고 꿰뚫리며 전혀 다른 가능성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176쪽, 1만원.

2020-08-06 13:16:31

[서평]언더랜드-심원의 시간여행

[서평]언더랜드-심원의 시간여행

UNDERLAND/로버트 맥팔레인 지음'조은영 옮김/소소의 책 펴냄상상의 나래를 한창 펄럭이던 어린 시절에 우리의 뇌리를 스쳐간 수많은 세상 중 하나는 바로 지하세상이다. 어쩌면 깊고 깊은 땅 속에 지상과 같은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곳 세상은 어른들의 간섭도 없고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놀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말 그곳을 가고 싶은데 뭘 타고 갈까? 상상의 꼬리물기는 이렇듯 한동안 그칠 줄을 모른다.'UNDERLAND'는 지은이가 6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한 역작으로 지구의 방대한 지하 세계를 탐험하면서 각각의 주제에 따라 땅 속 세상의 감춰진 문학, 신화, 기억 등을 크게 3부로 분류해 우리 발밑에 숨겨진 세상을 드러내 주고 있다.그 범주는 그린란드의 깊고 푸른 빙하에서 나무가 소통하는 지하 네트워크까지, 청동기 시대의 매장지에서 도시의 카타콤(지하묘지)과 외딴 북극해 바다 동굴의 바위 예술까지, 우주가 탄생한 순간에 형성된 암흑물질에서 현재의 인류세에 닥칠 핵 미래까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심원의 시간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어둠 속 언더랜드를 보다-은신 기능일단 지하세계로 가려면 내려가야 한다. 하강인 셈이다. 하강은 일말의 상식과 정신의 물매를 거스르는 반직관적 행동이다. 그럼에도 내려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땅 속만큼 오래도록 안전하게 무언가를 숨길 곳은 없기 때문이다.수렵채집 시기에 인류는 짧은 수명, 고된 삶, 식량과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다가 죽은 가족의 몸을 자연적으로 형성된 깊은 동굴에 고이 가져다 놓았다.우주탄생의 비밀을 풀 단서인 암흑물질 탐구를 위해 과학자들은 지하 900m 아래 실험실에서 몇 날 또는 몇 달을 지내며 그 실마리의 흔적을 추적하고 있다.게다가 땅 속에서는 또한 나무와 나무를 연결해 숲 생태계를 유지시켜 온 곰팡이 네트워크의 놀라운 힘의 원천도 만날 수 있다.지은이는 이런 사례를 전 지구적 지리를 아우르며 그 속에 함축된 의미를 파헤쳐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과거 인류의 기억을 되새기고 소중한 물건을 보존하며 후세에 메시지를 남기고 연약한 생명이지만 거대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근원이 되는 것들까지 세세한 정보를 담아냈다.◆감춰진 언더랜드를 찾아서-생산 기능유럽 선사시대 동굴벽화는 대부분 프랑스 서부와 스페인 북부 동굴이나 은신처에 존재하고 있다. 약 2만년 전 프랑스 라스코 동굴 황소의 방에는 5m짜리 오록스(소의 조상격인 동물)가 그려져 있다. 이 시기 북유럽 지역과 영국은 빙하가 덮여 있었다.다만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북부 지역은 석회암 지대가 발달해 있어 동굴이 형성될 조건이 됐고 벽화 위로 탄산칼륨이 흘려 내려 투명 필름을 덧대는 큐레이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땅 속은 또한 인류 문명 발달과 함께한 광물을 제공한 곳이기도 하며 귀금속의 경우 풍요와 부유함을 제공한 근원이 된다.이런 사정은 달리 말해 필연적으로 어둠이나 죽음의 이미지로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와 달리 빛이나 희망과도 관련돼 있다.사람들은 두려움에 버리고 싶었던 것과 사랑해서 지키고 싶었던 것들을 언더랜드에 두었다.◆언더랜드에 홀리다-처리의 기능현대는 범지구적 변화의 시대이다. 묻혀 있어야 할 것이 떠오르고 있다. 북극에서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고대의 메탄가스가 새어나오고 침식과 온난화로 인해 드러난 순록 사체에서 탄저균 포자가 방출, 인간을 오염시켰다. 지구 곳곳에서 잠자던 괴물들(?)의 어두운 힘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스스로 만든 재앙을 막기 위해 지구 곳곳에 핵폐기물 처리장을 짓고 있다. 그것도 땅속에 말이다.핀란드 남서부 올킬루오트섬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이 땅 속에 지어져 있다. 이곳을 앞으로 10만년 동안 온전성을 유지하며 미래의 빙하기를 버텨낼 것이라고 한다. 지하세계가 인류세를 맞은 우리가 그동안 내뱉은 각종 유해물과 극독물을 품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지은이는 이외에도 도시, 폐허, 배관, 수중, 빙하 등 땅 속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관심을 갖고 그 의미와 숨겨진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다만 외국의 생소한 지명들과 글 쓰는 순서에서 시간의 흐름 관계가 순조롭지 않기 때문에 완독까지는 상당한 인내가 요구된다. 520쪽, 2만8천원 지은이 로버트 맥팔레인경관, 기억, 장소, 자연에 관한 저술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2003년 출간한 첫 저서 '마음의 산'은 BBC에서 영화로 제작됐다. 2007년에는 '와일드 플레이스'로 스코틀랜드 올해의 논픽션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미국 문예아카데미가 수여하는 포스터 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 자연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0-08-06 13:16:05

[책] 사용자 중심 가치와 결합한 고도의 기술력…넷플릭스 성공 비결

[책] 사용자 중심 가치와 결합한 고도의 기술력…넷플릭스 성공 비결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봉준호 감독이 영화 '옥자'를 2017년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할 당시 국내에서 넷플릭스는 존재감이 미미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과 3, 4년만에 국내 OTT시장을 장악했다. 그 뿐인가. 국내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인간수업' 등은 지금껏 보지 못한 소재와 스토리텔링으로 국내외적 주목을 받으며 흥행몰이를 했다.이렇듯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면서 국내 드라마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이렇게 제작된 작품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는 윈윈(win-win)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디지털 시대에 빛나는 넷플릭스의 혁신신간 '넷플릭스 인사이트는' 국내 1세대 인공지능(AI) 전문가 이호수가 넷플릭스의 성공을 기술과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넷플릭스 성공의 비결은 정교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기술에 대한 통찰력과 미래에 대한 선견력을 더해 과감하고 끈질기게 혁신을 추진한 결과다.책은 총 6부로 구성돼있다. 1부에서는 새로운 미디어 넷플릭스의 탄생 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2부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넷플릭스의 파괴적 혁신 전략을 들여다본다. 3부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의 근원인 추천 시스템과 웹사이트에 대해 분석하고, 4부는 고품질 스트리밍을 가능케 한 넷플릭스 기술력의 핵심을 다룬다. 5부는 넷플릭스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파헤치며 마지막으로 6부에서는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의 성공기를 다룬다.특히 책에서는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넷플릭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넷플릭스가 적용한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및 파괴적 혁신의 과정은 앞으로 글로벌 기업과 싸워야 하는 국내 기업에 디지털 시대의 혁신의 길을 밝혀준다.1998년 실리콘밸리에서 온라인 DVD 비디오 대여 기업으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 시장을 장악하며 전 세계 190개국 1억 8천3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한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장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넷플릭스는 하나의 기업을 넘어 현대인이 콘텐츠 소비 방식와 미디어 산업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넷플릭스가 야심차게 도입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콘텐츠 일괄 공개는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물론 콘텐츠의 제작 방식까지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넷플릭스는 추천 시스템으로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 구독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나아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직접 제작하면서 국내 제작사가 지상파 3사에 의존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등 제작과 유통 구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사용자 중심 가치와 기술력의 결합넷플릭스 성공의 키워드는 '사용자 중심 가치'를 추구하며 고도의 아이디어와 기술력, 치밀한 비즈니스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추진한 전략들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넷플릭스는 사용자 중심의 시각에서 자신의 사업 모델의 곁가지들을 쳐냈다. 기존의 안정적인 사업 모델도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자신들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라면 과감히 버리고 사용자가 원하는 새로운 길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의 혁신 전략을 따라오지 못한 경쟁 업체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저자는 넷플릭스야말로 인공지능이나 기계학습과 같은 첨단 기술을 가장 모범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넷플릭스는 통계, 빅데이터 분석, 기계학습을 포함한 AI 기술을 총동원해 고객 정보, 콘텐츠 관련 정보, 시청자 평가는 물론 시청자의 일시정지, 되감기 기록과 시청자가 언제 어디서 영화를 보았는지 등 모든 정보를 기록하여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성향을 정확히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고 전체 페이지를 사용자 취향에 맞춰 구성한다.인간과 AI의 협업 시스템은 넷플릭스의 AI의 활용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기계가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기계를 통해 자동화하지만, 지식과 통찰력이 필요한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다. 일례로 사용자 개인의 성향을 분석하고 추천하는 업무는 기계학습을 통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영화를 주의 깊게 감상한 후 영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태그를 붙이는 작업은 콘텐츠 전문가가 맡는다.넷플릭스는 첨단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블루오션을 스스로 만들어낸 후 업계 공룡 블록버스터를 비롯한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싸움을 이기고 기존 주류 시장까지 장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넷플릭스가 AI를 포함한 새로운 ICT 기술과 파괴적 혁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협력적으로 이루어내는 가치 창출 과정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 시대를 살아갈 개인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468쪽, 21세기북스.

2020-08-06 13:15:41

35년 전통 '상화시인상' 심사위원 선정 등 놓고 논란

35년 전통 '상화시인상' 심사위원 선정 등 놓고 논란

35년 전통의 '상화시인상'이 수상자 결정 과정에서 상화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의 매끄럽지 못한 운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사업회는 수상자 선정을 위한 운영위원회조차 열지 않은 것은 물론 수상 후보와 연관된 인물을 심사위원에 포함시키는 등 적잖은 절차상의 문제점를 노출했다. 이에 따라 일부 문인들은 사업회 측의 해명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을에 있을 상화문학제와 시상식을 보이콧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상화시인상 심사규정'에는 "상화시인상을 주최·주관하기 위해 5인 이내의 운영위원회를 두며, 운영위원은 죽순문학회를 비롯한 이사회에서 추천할 수 있다. 또 이사장은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5명 이내 운영위원을 위촉해야 한다. 운영위원회는 5인 이내의 심사위원을 위촉한다"고 돼 있다.그러나 올해는 운영위원회를 열지 않고 사업회와 대구문인협회·대구시인협회·죽순문학회에서 추천한 4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 가운데는 대구문인협회에서 추천한 심사위원이 올해 수상자의 시집을 발간한 출판사 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지역문학계 한 인사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심사위원을 추천받아야하는데 이 과정이 무시됐고, 또 제척(除斥) 대상인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그 이유를 알면서도 선정했다면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문제는 더 있었다. 수상자를 결정하는 심사장에 기존 심사위원 4명 외에 위원 1명이 더 등장한 것이다. 사업회 측에서 심사규정을 들어 운영위원회나 심사위원에게 사전 통보나 협의도 없이 심사위원 1명을 더 추가한 것이다. 이 심사위원은 건강상의 문제로 이날 심사장에는 나타나지 않고 메일로 권리를 행사했다. 이날 심사위원들은 토론 끝에 심사장에 오지 않은 위원과 제척 사유가 있는 위원을 제외한 위원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했다.지역의 한 문인은 "현재 심사규정을 보면 누가 심사위원 추천권을 가졌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후보가 위원을 상대로 청탁할 수 있다"며 "따라서 수상자 발표 전까지 추천위원·심사위원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인은 상화시인상 운영 및 수상자 선정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상금(2천만원)이 시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만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운영으로 수상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인은 이어 사태가 이렇게 될때까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대구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가 직접 주관하든지 아니면 공신력 있는 민간기관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사업회 측은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운영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대신 단체로부터 심사위원 위촉을 받았다. 따라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제척 대상 인물이 심사위원에 포함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코로나 때문에 심사위원 구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규정에 따라 1명 더 해 추가했다. 그러나 메일로 의사를 전한 위원과 제척 대상의 위원은 최종 수상자 결정 투표에서 빠졌다"고 해명했다. 사업회 측은 끝으로 "지역 문학계 인사와 두루 만나 의견을 듣고 TF팀을 구성해 합리적인 심사규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0-08-06 13:15:12

김천의료원 코로나19와의 사투 기록 책으로 발행

김천의료원 코로나19와의 사투 기록 책으로 발행

'불과 두달만에 중국 어디어디의 그것은 내 눈앞에서 발갛게 부풀어 스스로를 드러냈다 …그것과의 첫대면이었다…드디어 대상이 없는 두려움은 그 형체를 갖춰 구체적인 공포로 현출되었다. 그때 우리가 느꼈던 것은 기이한 안도감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싸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책 본문 중에서경북도립 김천의료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후 해제까지 70일간의 기록을 담은 책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를 발행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2쇄에 들어갔다.김천의료원 400여 명 직원들의 코로나19에 대한 생생한 경험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는 것으로 보인다.김천의료원은 지난 2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후 코로나19 환자를 받기 위해 입원해 있는 환자 290여 명을 모두 전원하거나 퇴원시키고 281병상에 음압병동을 설치해 269명의 확진자를 치료했다.책 속에는 두려움에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과 완치된 환자의 퇴원을 보며 기뻐했던 순간,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환자에 대한 연민, 동료들에 대한 신뢰,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까 두려웠던 순간 등 코로나19와 전쟁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특히,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경험담뿐만 아니라 시설, 청소, 경리 등 지원부서 담당 직원들의 경험담까지 담겨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갖게 한다.N95 마스크와 레벨D 방호복 그리고 고글을 착용한 후 첫 환자를 맞는 순간부터 마지막 환자를 이송하는 순간까지의 기록은 현재도 진행 중인 코로나19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길을 알려준다.

2020-08-05 15:56:53

재능시낭송협회 대구·경북·전주·광주 지회 ‘시낭송 축제’

재능시낭송협회 대구·경북·전주·광주 지회 ‘시낭송 축제’

재능시낭송협회 대구(지회장 김금주)·경북(지회장 문지원)·전주(지회장 송일섭)·광주(김수하) 지회는 1일 오후 5시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회원 및 문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 동서공감-함께 극복,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을'이란 주제로 영호남이 함께하는 시낭송 축제를 열었다.

2020-08-02 15:42:42

교보문고 7월 다섯째 주 베스트셀러

◇ 교보문고 7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1. 김미경의 리부트 (김미경·웅진지식하우스)2. 킵 고잉 (주언규·21세기북스)3. 부의 대이동 (오건영·페이지2북스)4. 돈의 속성 (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5. 흔한 남매 5 (흔한남매·아이세움)6. 더 해빙 (이서윤, 홍주연·수오서재)7. 존리의 부자 되기 습관 (존리·지식노마드)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놀)8.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4 (설민석·아이휴먼)9.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10. 기억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

2020-07-31 14:30:55

[책] 랜선 넘어 일상까지 침투한 '혐오'…우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

[책] 랜선 넘어 일상까지 침투한 '혐오'…우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

온라인은 바야흐로 '혐오 시대'다. 온라인에서 청소년은 공짜 급식을 먹는 '급식충', 엄마는 자기 자식만 아는 '맘충', 아저씨는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개저씨', 노인은 청년에게 부담을 지우는 '연금충'이라는 오명을 쓴다. 이뿐일까. 젊은 남녀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로를 '한남충' '김치녀'라며 폄하한다.더욱 심각한 것은 혐오표현이 랜선을 넘어 일상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혐오표현을 접한 청소년은 68.3%로 나타났다. 온라인(82.9%)에서 혐오표현을 접한 사례가 가장 많았지만, 학교(57.0%)나 학원(22.1%)에서도 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약육강식의 시대, 혐오의 일상화일반적으로 차별의 대상이라고 하면 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세대, 모든 사람, 모든 집단이 차별과 편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약육강식, 승자 독식이 판을 치는 시대에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폄하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혐오사회는 벌레를 의미하는 충(蟲)이라는 단어 하나로 손쉽게 돌아간다. 우리 사회는 어떤 특정한 속성을 가진 집단에 '~충'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붙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이들을 차별하며 배제하며 이들에 대한 편견의 벽을 더 높게 세운다.신간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는 이처럼 혐오가 일상이 되어 가는 우리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모든 형태의 혐오 현상을 전방위적으로 살핀다. 저자는 혐오의 양상을 대상에 따라 ▷'세대'(청소년, 20대 청년, 주부, 노인) ▷'이웃'(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세월호 피해자) ▷'타자'(이주 노동자, 조선족, 난민, 탈북민) ▷'이념'(일본의 혐한, 정치, 이슬람, 빨갱이)의 네 분야로 나누어 우리 사회의 혐오 현상의 작동 방식을 파헤친다.이 책은 우리에게 우리 사회에 혐오 바이러스가 만연한 이유는 무엇인지, 정치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논리적 맥락 속에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혐오 현상의 실질적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범답안을 이미 알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경계선을 긋고 배제하던 이, 나와 뼛속부터 다르다고 차별하던 이들을 이해와 배려, 존중으로 대해야 한다.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건설적 논의 봉쇄하는 혐오…이득 보는 건 기득권혐오는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어떤 대상이든 혐오 프레임을 씌워버리면 더 이상 그들을 둘러싼 이슈에 대한 어떤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못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통해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차별과 배제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는 모든 사회 문제가 '혐오'라는 프레임 안에 갇혀 버린다.혐오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혐오는 사회적 스트레스를 약자에게 전가시키며, 그 자체로 건설적인 논의를 봉쇄시킨다. 혐오 프레임에 갇힌 사람은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예컨대 혐오 현상에 대한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에게 그저 '진지충'이라는 비아냥이 돌아올 뿐이다.혐오 매커니즘이 공고할수록 이득을 보는 것은 기득권 세력이다. 우리 사회가 갈기갈기 찢어져 서로를 할퀴고 있는 가운데 지배 세력은 저 멀리서 뒷짐을 지고 바라보며 가만히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민주운동이 활발했던 1980년대에는 시민들이 역사의 주인이자 혁명의 주체였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민중은 단결된 힘을 잃어버렸고, '민중은 개돼지'라는 자조적인 표현까지 나온다.혐오가 난무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민중의 고통, 불안, 분노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부당한 현실에 맞서 개혁과 혁명의 원동력이 되어야 하는 에너지가 역설적이게도 갈 길을 잃은 채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향하는 것이다. 저자는 혐오를 줄이기 위해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경제적 격차를 줄이며, 공동체 지향적 가치를 담은 진보적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마지막으로 독자가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점은 혐오를 얘기할 때 우리 가운데 누구도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혐오와 거리를 두고자 하는 현대인에게 차별과 배제, 편견은 늘상 우리와 함께하고 있으며,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도 바로 나"라는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사회의 혐오는 중국인에게 화살을 향했지만, 성 소수자 등을 거쳐 결국 우리 모두에게로 귀결되었다. 결국 혐오는 너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다. 368쪽, 1만6천500원.

2020-07-31 14:30:00

[책CHECK] 동시집 '발을 잃어버린 신'

[책CHECK] 동시집 '발을 잃어버린 신'

이재순 시인의 여섯 번째 동시집이다. 시집은 제1부 '헬리콥터 팔', 제2부 '머릿속 열쇠', 제3부 '귀도 잠을 잔다', 제4부 '컴퍼스의 꿈'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60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시멘트 갈라진 틈에/ 뿌리 내린 바랭이/ 먹이 물고/ 힘겹게 가는 개미/ 틈 속에 빠질까/ 징검다리 되네'('징검다리' 전문)이 시인의 시는 진실하고 단아하며 도시적인 감성이 녹아 있다. 필요 이상의 수식과 설명을 배제하고 지나친 감정의 노출도 피한다. 그러면서 시적 대상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근간을 이룬다. 우리 주변에 있는 물질과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주고, 그것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를 은근슬쩍 녹여 넣는다. 그래서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향기 같은 여운이 남는다.이 시인은 인사말에서 "글을 쓰는 시간이 행복하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쓰는 글, 동시를 쓸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면서 "어린이 여러분도 동시의 맛과 멋을 느끼며 틈을 내어 읽기도 하고, 외기도 하면 좋겠다. 친구와 부모님께도 읽기를 권하고, 또 함께 낭송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하청호 아동문학가는 "이재순의 시는 동심을 담은 온유한 인식과 그것을 시로 빚어내는 솜씨가 독특하다. 그의 시는 투박하지 않고 잘 짜여진 구조 속에 명징한 언어로 형상화돼 있다. 또한 동심과 생활에 밀착돼 있어 상큼하며 생동감이 있다"고 평했다.안동 출신인 이 시인은 초교 교사, 장학사, 교장 등을 역임했다. 1991년 월간 한국시 동시부문 신인상, 2017년 한국동시조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별이 뜨는 교실', '큰 일 날 뻔했다', '집으로 가는 길', '귀가 밝은 지팡이', '나비 도서관' 등의 동시집을 냈다. 124쪽, 1만2천원.

2020-07-31 14:30:00

[책] 아편·주석·고무로 살펴본 페낭 화인(華人)의 굴곡사

[책] 아편·주석·고무로 살펴본 페낭 화인(華人)의 굴곡사

동양의 진주로 불리는 '페낭'은 말레이반도 서북부의 작은 섬이다. 말래카해협에 자리잡아 한때 동서 바닷길 교역의 중심지였으며, 영국 식민지풍 건물과 개발의 주역인 중국풍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2008년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의 도시로 지정됐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푸꾸옥, 필리핀의 클락과 함께 동남아 여행의 '신 트로이카'로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1786년에서 1930년대 말까지 페낭섬이라는 독특한 시공간에서 생겨난 화인(華人)사회에 관해 '아편-주석-고무'라는 키워드로 동남아의 근대와 화인사회의 역사적 편린을 더듬어 본 것이다.◆ 아편과 주석, 고무를 축으로 한 생생한 드라마18세기 후반부터 150여 년간 페낭은 상업자본주의의 세계화와 산업혁명의 세계화가 맞물린 현장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돈이 열리는 나무' 아편팜, '백색 골드러시'를 일으킨 주석, '근대 산업의 근육' 고무를 키워드로 페낭의 성쇠 과정, 중국과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 등 화인사회의 역사적 축도를 보여준다. 아편은 징세청부제(나라에서 세금을 거둘 때, 일정 금액으로 민간의 조세 청부인에게 도급을 주어 그 사람의 계산에 따라 세금을 거두던 제도)로 자본을 축적하고 비밀결사를 통해 자치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제국 속의 제국'을 형성했던 페낭 혁명의 시대의 상징이었다. 주석은 중국 남부의 가난한 농민들을 불러들이는 한편 중국계 거상들이 부상하는 '페낭 자본의 시대'를 끌어냈다. '악마의 밀크'라는 고무의 개발로 유럽 자본이 침투하면서 기존 거상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제국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저자는 이 과정에서 거대한 지역 교역망을 형성했던 중국인 이주자들의 구체적 삶을 다층적으로 구성해 다루고 있다. 화인사회의 지도자인 '카피탄 치나'에 처음 임명된 중국 복건성 출신 거상(巨商) 코라이환에서, 오늘날 페낭의 명물인 '페라나칸 맨션 뮤지엄'이 된 '궁전'을 지은 '주석왕' 청켕퀴, 1907년 화인 최초로 말레이국연방 입법위원이 된 룡피까지 신화적 부를 쌓은 인물들이 명멸한다. 여기에 아편팜 주도권을 둘러싼 비밀결사 건덕당과 의흥회의 혈투며 아편과 '광산매점'에 노동력을 수탈당했던 중국인 쿨리(coolie:육체노동에 종사하는 하층의 중국인 노동자)와 저자(猪仔:외국으로 팔려간 해외 중국인 막노동꾼)들의 땀과 눈물, 매음굴의 '여인관'의 참상, 노예에 가까운 중국인 하녀 무이차이들의 한숨 등 피와 땀, 욕망이 어우러진 이야기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하다.◆이름 없는 화인들의 삶 주목저자는 이 책에서 화인 엘리트들의 욕망과 별도로, 이름을 남기지 못한 숱한 밑바닥 화인들의 삶이 드러나도록 애썼다. 여기서는 이를 '우유'와 '크림'으로 구분했다. 기존 연구들이 대체로 '크림'의 서사였다면, 이 책은 미분리된 '우유'로서의 화인사회를 보고자 했다. 또 기존 동남아 화인사회 연구는 이방의 중국인 이주자들이 현지의 비중국인과 어떤 관계였는지를 중시했다. 그러나 저자는 페낭이란 독특한 영국 식민지의 화인사회는 중국인과의 관계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주를 이뤘다고 봤다. 페낭과 페낭 화인권에서 화인사회는 실로 중국인 간의 관계가 비중국인과의 관계보다 훨씬 비중이 큰 역사를 형성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 이 책의 차별성이다.저자는 4년간 수차례 현지답사와, 중국과 일본의 관련 저서는 물론 영국인 식민지 행정관의 기록을 비롯한 구미 학자들의 선행 연구를 섭렵한 끝에 페라나칸의 역사에 관한 종합적 조감도를 그려냈다. 기존 연구 대부분이 단편적 주제나 특정 시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페낭을 중심으로 말라카해협 북부를 하나의 권역으로 보고 종합적·체계적으로 연구한 저서이다. 496쪽, 2만8천원.▷저자 강희정은서울대에서 중국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사학회 편집위원,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ICOMOS 정회원이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미술을 문화사적 입장에서 연구하고 있다. '나라의 정화', '조선의 표상: 일제강점기 석굴암론', '지상에 내려온 천상의 미' 등의 저서가 있다.

2020-07-31 14:30:00

[유홍준의 시와 함께] 한 번도 본 적 없는

[유홍준의 시와 함께] 한 번도 본 적 없는

한 번도 본 적 없는류경무(1966~ ) 불어터진 구더기떼 고라니 한 마리냄비밥처럼 척,길 바깥에서 끓고 있다 아래로부터 속을 뒤집어 다시 게워내는 일이렇듯 수승(殊勝)한 죽음도 몹시 가려울 때가 있다는 듯송곳니 앙다물고 죽어서 참 다행이다, 라고 말하며냄비 뚜껑 들썩이며한껏 끓어넘치는 미소를 스윽 날려준다 우리는 어차피 다 익은 밥이라서이제 이곳에서 그만 뒹굴어도 된단다 콘크리트의 약사(略史)에 새로 새겨진불어터진 고라니께서 말씀하셨다 거참, 고약한 시다. '수승(殊勝)한 죽음'이라니! '수승'은 가장 뛰어난 일, 아주 뛰어남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냄비밥처럼 척,/ 길 바깥에서 끓고 있'는 이 고라니의 죽음이 어째서 가장 뛰어난 죽음이란 말인가?엊그제 잠시 비가 갤 때, 시골에 가서 예초기를 메고 풀을 벴었다. 농사를 짓진 않지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비탈밭이 우후죽순 자라나는 풀에 뒤덮이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비지땀을 흘리며 왱왱 예초기를 돌려나가는데 뭔가 풀숲에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고라니 새끼였다. 작고 예뻤다. 생후 한 달이나 됐을까. 뒤가 낭떠러지라 물러설 데가 없어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도망을 가라고 어서, 장화 신은 발로 쿡쿡 풀숲을 걷어차 보아도 옹그리고만 있었다.'한 번도 본 적 없는' 시여. 그래, 시인이 왜 '콘크리트의 약사(略史)'를 이렇게 틀고 꼬아 말했는지 알 것 같다. 로드 킬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처참한 만행 중에 하나. 고라니 입장에서 살 만한 세상이 아니라면 차라리 '죽어서 참 다행'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이곳에서 그만 뒹굴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이다.엊그제 그 풀숲에서 바들바들 떨던 고라니 새끼는 내가 기계를 끄자 비로소 작고 날렵한 궁뎅이를 흔들며 도망을 갔다. 예뻤다. 비록 저것이 애써 지어 놓은 농작물을 망치는 유해 조수가 되어 내려온다 해도, 혼비백산 산을 향해 내빼는 그 모습이 나는 참 예뻐 미소를 지었다.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29 16:30:00

[책]결혼의 종말: 사랑·섹스·연애·결혼에 대한 사유

[책]결혼의 종말: 사랑·섹스·연애·결혼에 대한 사유

결혼의 종말: 사랑·섹스·연애·결혼에 대한 사유한중섭 지음/파람/222쪽 결혼은 새장과 같다. 새장 밖의 새들은 안으로 들어오려고 애쓰며 새장 안의 새들은 밖으로 나가려고 발버둥 친다./미셀 드 몽테뉴결혼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말이다.저자는 결혼에 환상을 갖고 맹목적으로 결혼하는 것보다 '결혼을 왜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전한다.책은 사랑, 섹스, 연애, 결혼에 대한 성찰을 통해 남녀 모두에게 '사랑의 인문학'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혼자에게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기혼자에게는 결혼생활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결혼의 변천사와 사랑과 결혼의 낭만적 결합 그리고 충돌, 종말까지.저자는 그 답을 찾기 위해 결혼의 본질과 변화를 탐구하고 기록했다.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2030년쯤이면 결혼제도가 사라진다'고 예측하며 '이혼이 간편해지고 90%가 동거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저자 역시 이제 결혼은 고체가 아닌 액체의 속성으로 변했다며 결혼의 종말을 예고한다. 여성의 지위 향상, 경제적 불안, 개인주의 확산 등으로 지금의 결혼방식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변해가고 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고, 로봇과 사랑을 나누고, 배우자를 임대하는 시대까지 예고하며 결혼의 미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결혼을 바라보며 '현대인들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인지' '결혼의 종말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독자들이 생각하게 한다. 특히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버린 요즘,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인가?' '결혼의 대안은 없는 것인가?'에 대해 독자들 스스로 현명한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2020-07-28 16:30:00

'조국백서' 8월 초 발간 "8월 둘째주부터 서점 판매"

'조국백서' 8월 초 발간 "8월 둘째주부터 서점 판매"

조국 전 법무부 장관(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인사청문회 당시를 중심으로 벌어진 일명 '조국 사태'를 바탕으로 하는 출판물인 '조국백서'가 8월 첫째주에 발간될 것으로 알려졌다.조국백서추진위원회는 25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조국백서추진위는 "조국백서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 조국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이라는 제목으로 8월 첫째주 인쇄 마감 후 발송 예정이다. 물량이 많아 순차적으로 발송될 예정이며 제주 및 도서 산간 지역은 늦어도 (8월) 둘째주에는 받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서점 판매 또한 8월 둘째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즉, 조국백서는 책 제작 후원자들이 먼저 접하고, 이어 서점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판매된다는 얘기이다.조국백서추진위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조국백서는 원고 작성이 올해 1월 31일까지, 책 제작은 2~3월에, 이어 배송(발간)은 3월 말~4월 초에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내용 보완과 수정 작업 등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면서 8월 초로 출간 시기가 늦어졌다.앞서 조국백서추진위는 조국백서에 대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부터 시작된 검찰과 언론의 '조국 죽이기'에 맞서 대항했던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백서이다. '조국 사태'는 검찰의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와 이를 받아쓰며 단독, 속보 경쟁을 벌인 언론의 합작품"이라며 "전대미문의 '검란'과 '언란', 그에 맞선 시민의 촛불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한편, 조국백서추진위는 조국백서 필자 및 기획자가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남국 변호사(현 21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 임병도(1인미디어 아이엠피터),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라고 소개한 바 있다.아울러 추진위원회 구성원은 김민웅 경희대 교수(위원장), 최민희 전 국회의원(집행위원장),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후원회장)라고 소개했다.

2020-07-25 20:53:58

[책CHECK] 그 바람은 꽃바람/ 이행우 지음/ 그루 펴냄

[책CHECK] 그 바람은 꽃바람/ 이행우 지음/ 그루 펴냄

이행우 시인의 첫 번째 시집으로 '고향의 강'을 비롯해 '향수', '동창천', '팔순 부모님 곁', '산사의 아침' 등 주로 고향과 자연을 주제로 한 시 64편이 실려있다.이 시인은 시어를 통해 고향에 대한 추억과 향수, 그리고 그리움을 되내이며 되새김질한다. 향수의 공간에는 어린 시절의 봄이 그대로 자리 잡고 있고, 그 풍경은 포근하고 아릿한 빛깔과 향기를 머금은 채 맑고 투명하게 반짝인다. 시인은 또 지난한 현실을 따스했던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 위안을 얻기도 한다.이태수 시인은 "이 시인이 한결같이 천착하는 친자연적 추억과 향수의 공간은 잊혀 가거나 밀려나고 있는 '과거'형들이다. 하지만 그 과거형은 단순히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과거가 아니라, 시인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이데아의 세계이며, 현실 초극과 초월의 소망을 품는 세계이기도 하다"고 평했다.청도가 고향인 이 시인은 1996년 '대구문학' 신인상, 2003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128쪽, 1만원.

2020-07-24 14:30:00

[책] 달구벌 유사/ 김영현 지음/ 영남대학교 출판부 펴냄   

[책] 달구벌 유사/ 김영현 지음/ 영남대학교 출판부 펴냄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이나 연인, 친지들과 함께 좀 더 길게, 좀 더 즐겁고 알차게 걸을 만한 우리 동네의 걷기 길은 없을까? '대구의 걷기 길'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이런 요구에 부응해 걷기에 필요한 인문·지리적 정보와 길에 얽힌 문화적 안목을 곁들여 걷기를 '생활체육'에서 '문화체험'으로 한단계 업 시킨 안내서이다.◆역사·설화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엮어이 책은 대구의 걷기 길에 얽힌 역사와 설화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재미있게 구성했다. 대구의 문화에 내재된 다양한 특성을 찾아내 콘텐츠를 만들고 스토리텔링으로 엮었다. 대구의 걷기 길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시키는 적당한 그릇은 사기(史記)가 아니라 유사(遺事)라고 생각하고 풀어냈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사실을 기록하는 '사기'가 아닌 역사책에 기록할 수 없는 설화나 주변의 이야기를 저자의 관점으로 기록한 '유사'이다. 저자가 추천하는 '좋은 걷기 길'은 안전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편리하면서도 길 주변에 얽힌 이야기가 풍부한 길이다. 이 책에는 신천과 금호강 강변길, 낙동강, 팔공산, 앞산, 비슬산, 최정산 들레길을 비롯해 대구의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걷기 길이 빠짐없이 소개돼 있다. 또 걷기 길 코스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지도와 사진, 그림들이 곁들여 누구라도 이 책을 길잡이로 자기 동네의 걷기 길부터 시작해 대구 곳곳의 명품 걷기길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길을 매개로 대구를 이해하는 인문 교양서'길'에는 건축, 교통, 종교, 자연 등 인간이 만든 다양한 문화와 삶의 양식이 담겨 있다. 그것들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문명의 지층을 이룬다. 이런 점에서 좋은 걷기 길에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함께 길에 얽힌 역사, 인물, 유적을 비롯한 풍부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걷기 길을 매개로 대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인문 교양서이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 설화, 인물, 자연환경이 길에 어떻게 담겨 있고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지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대구의 역사와 문화,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길잡이대구의 정신과 혼이 살아있는 걷기 길을 걸으며 그 길에 담긴 자연과 역사,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긍심과 공동체의식 함양,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및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책은 걷기 길에 산재되어 있는 역사, 문화, 전통, 유적, 설화,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자세한 정보들을 수록하여 대구의 역사와 문화,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대구의 걷기 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저자는 명품 걷기 길을 다듬어나가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면서 현재의 걷기길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저자는 친일파 박중양에 의해 1906년 허물어진 대구 읍성의 흔적을 따라 대구읍성 둘레길을 조성하고 각 구청마다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민족시인 이상화 기념사업을 통합해야 하며, 말 많은 순종어가길 대신 대구 정신을 올바르게 구현할 문화콘텐츠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80쪽, 1만8천원.▷저자 김영현은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30여년 동안 교직에 몸담았으며 능인중 교장을 역임했다. 1990년대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2000년대에는 사찰 여행을 다녔다. (사)한국워킹협회 이사로 전국의 걷기 좋은 길을 걸으며 스토리텔링 작업을 했다. 2013년 동해안의 해파랑길, 2014년 남해안 길, 2015년 서해안 길을 완주했다. 신문에 '김영현의 걷기 여행', '김영현과 함께하는 대구의 걷기 길'을 연재했다. '길에서 길을 묻다'(2014년) 등의 저서가 있다. 2019년 9월 이 책 출간을 앞두고 지병으로 작고했다.

2020-07-24 14:30:00

[책] 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한류를 꽃피운 대중문화 공화국

[책] 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한류를 꽃피운 대중문화 공화국

한때 유행하던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이라는 관용구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바뀔 필요가 있다. 국내 K-POP 아티스트들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대상을 반영하면 "전세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이렇듯 K-POP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은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다.세계는 한국을 보며 크게 세 번 놀랐다.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영상콘텐츠가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으며 한류가 태동했고, 온라인 게임과 아이돌 그룹이 아시아를 넘어 중동, 남미로 진출하며 한류가 확산됐다. 이어 불닭볶음면, 방탄소년단(BTS), 봉준호 등 각 분야의 세계적 히트 콘텐츠(상품)가 등장하며 한류의 세계화를 일궈냈다. 강준만 교수의 신간 '한류의 역사'는 이런 수십년간의 한류의 발자취를 7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총정리했다.◆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1953년 결성돼 미국 진출에 성공한 '김시스터즈'는 최초의 한류 아이돌이다. 이들은 당시 미국 최고의 버라이어티쇼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어 25번이나 출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90년대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와 '질투'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사랑이 뭐길래'는 1997년 중국에 수출되면서 한류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우리가 한류열풍을 실감한 것은 2003년 '겨울연가'가 일본 전역에 방송되면서 욘사마 열풍을 일으켰을 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배용준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무려 23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고 보도했다. 2010년대에는 소녀시대와 카라 등 한국 걸그룹이 성공적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이때만 해도 한류의 진출지는 일본 등 인접국이었다.한류 콘텐츠가 전세계적 주목을 받은 것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K-pop 차트 1위에 오르면서다. 특히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말춤'으로 불린 쉽고 재밌는 안무 동작은 밈현상을 일으켰고,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다.SNS 활동을 통해 글로벌 팬덤 구축에 성공한 BTS는 2018년 5월 정규 3집 앨범 '러브 유어셀프: 티어'로 한국 가수 최초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한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들은 같은 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019년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올해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마침내 올해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며 한류의 품격을 입증했다.◆한류를 꽃피운 대중문화 공화국'한류의 역사'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 공화국'의 토양 위에서 꽃피운 한류의 70년사를 기록했다. K-POP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뮤지컬, 게임 등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중문화의 전 분야를 총망라해 '대중문화의 역사'라고 제목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저자에 따르면 한국이 '대중문화 공화국'이 된 데에는 그럴 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 문자 그대로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겪으며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내걸고 치열하게 내달려온 한국인을 사로잡은 삶의 문법은 '대박 드라마' 성공 공식에 그대로 녹아있다. 성공에 대한 열망, 고통의 눈물, 가족을 위한 희생,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한데 어우러진 드라마를 어찌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저자는 되묻는다. 그렇게 대중문화는 우리 삶 깊숙히 스며 들었다.저자는 한류의 역사를 훑으며 한류를 성공시킨 10가지 키워드를 뽑아낸다. ▷뛰어난 혼종화·융합 역량 ▷근대화 중간 단계의 이점과 후발자의 이익 ▷한과 흥의 문화적 역량 ▷감정 발산 기질과 소용돌이 문화 ▷해외 진출 욕구와 위험을 무릅쓰는 문화 ▷IT 강국의 시너지 효과 ▷강한 성취욕과 평등 의식 ▷치열한 경쟁과 코리안 드림 ▷대중문화 인력의 우수성 ▷군사주의적 스파르타 훈련 등이 그것이다.한류에 드리워진 그림자도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드라마 분야에서 방송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면서 하도급 관계에 있는 외주제작사들의 숨통을 쥐고 흔든다. 이에 외주제작사는 간접광고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선정적·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영화계에서도 스타·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스태프·영화제작가협회 사이에 스타 파워를 두고 갈등이 발생하는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결국 가장 약한 고리인 영화 제작 현장의 스태프라고 저자는 고발한다.앞으로의 신(新) 한류는 누가, 무엇이 이끌어갈 것인가.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 한류의 장밋빛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한류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류에 대한 자부심은 가득 채우되 한류 현상의 곳곳에 뿌리 박힌 못된 관행과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다. 732쪽, 3만3천원.

2020-07-24 14:30:00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벽시계가 떠난 자리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벽시계가 떠난 자리

제목: 벽시계가 떠난 자리 박현수(1966~ ) 벽시계를벽에서 떼어놓았는데도눈이 자꾸 벽으로 간다 벽시계가풀어놓았던 째깍거림의 위치만여기 어디쯤이란 듯 시간은그을음만 남기고못 자리는주삿바늘 자국처럼 남아 있다 벽은 한동안환상통을 앓는다 벽시계에서시계를 떼어내어도눈은 아픈 데로 가는 것이다 「시계가 걸렸던 자리」가 아니라 「벽시계가 떠난 자리」이다. '걸렸던'과 '떠난'…! 구효서 소설과 박현수 시가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다만. 시인의 고향 봉화 어디쯤이 생각난다. 그때 나는 진종일 무거운 통나무를 어깨에 메고 나르던 산판 상차꾼이었다. 분천역이 멀지 않은 곳이었다. 옥수수가 익어가던 무렵이었다. 우리 일행은 산중 외딴집 방 한 칸을 빌려 숙식을 해결했었다. '시간은/ 그을음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잊혀 있다가도 어떤 기억은 그때보다 더 선명히 떠오를 때가 있다.지금 그 집은 어떻게 됐을까. 이 디지털 시대에, 아서라 아서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 아래' 고향무정 이야기는 하지 말자. '벽시계에서/ 시계를 떼어내'면 '벽'만 남는데 이때의 벽이란 계층 간의, 이념 간의, 성별 간의 그런 벽이 아니라 한 인간이 견뎌낸, 한 인간이 상실한 시간들에 대한 벽. 조금 오버를 하자면 남녀(부부) 간의 벽이라 하는 것이 옳겠다. 세대 간의 벽이라 하는 것이 옳겠다.누구나 다 혼자다. 마음의 벽이 생기면, 환상통이 아니라 우리는 실제로 통증을 느낀다. 너와 내가 공유했던 시간은 사라지고 덩그러니 시계처럼 아픔만 남아 있다.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22 16:30:00

[책] 시민은 소외된 개헌 논의…그에 우리 목소리를 담기 위한 준비

[책] 시민은 소외된 개헌 논의…그에 우리 목소리를 담기 위한 준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대한민국 헌법 1조)이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뇌리에 깊이 박힌 대한민국 헌법 조문이다. 2018년 헌법재판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헌법조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이 조문 외에 우리는 헌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따금 언론을 통해 등장하지만 국민적 합의는 요원하다. 일단 헌법이 어떤 가치를 지니며, 어떤 연유로 어떻게 제정됐는지 알아야 비로소 헌법 개정을 논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간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는 일반 독자를 위한 헌법 기본서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이 책은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부제처럼 이 책은 헌법이 제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며 헌법이 담은 가치를 말한다. 헌법 제정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의 헌법이 제정된 현장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헌법 제정과 개정에 관한 역사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헌법을 위해 싸웠는지, '법에 의한 지배'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헌법 제정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전한다.저자는 고대 그리스 시대 민주시민을 위한 공연에서 영감을 얻어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편의 연극을 진행하듯 헌법 제정의 현장을 펼쳐보이는 서술 방식을 택했다. 아울러 소설 '로빈 후드의 모험' '레 미제라블', 영화 '1987' 등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헌법을 녹여내 헌법이라는 딱딱한 주제에 대한 거부감을 풀어주었다. 독자들이 궁금할 만한 지점을 질문하고 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해 술술 읽힌다는 것도 장점이다.헌법은 왜 탄생했을까. 국가의 통치조직의 기본원리를 규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헌법이 존재하기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던걸까. 불과 200년 전 동·서양을 망라한 모든 국가의 기본 통치 체제는 전제군주제였다. 군주인 왕은 국가의 모든 통치권을 장악하고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권한을 단독으로 행사하는 존재였다.우리는 20세기 초까지 전제군주제를 유지했지만 유럽과 아메리카에서는 왕의 권력을 헌법으로 제한하거나 왕을 축출하고 공화정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영국의 존 왕에 맞서 싸운 귀족들은 왕 대신 법의 지배를 주장하며 대헌장에 서명을 요구했다. 프랑스의 다수의 민중은 루이 16세에게 구체제의 모순을 개선하라고 요구했고 프랑스 혁명을 통해 인권선언을 만들었다.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의 식민지인들은 '대표 없는 곳에 과세 없다'고 주장하며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정부를 세워 독립했다. 사람이 아니라 법이 국가를 통치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이는 민주주의로 발전됐다.그러나 우리 헌법은 본연의 역할을 하기보다 독재 정권과 권력자에 의해 국민을 억압하고 옥죄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에 1987년 제정된 헌법 제10호는 그와 같은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 헌법 개정안에 '국민투표'라는 조항을 추가로 달아 두었다. 그러나 이는 국민에게 헌법이 어렵고 엘리트만이 다룰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헌법은 그렇게 평범한 시민과 멀어졌다.2000년대 중반 이후 현행 헌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 개헌 논의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개헌에 대한 적극적 행동도 있었으나, 아직 어떤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대한민국 헌법 개정은 표류 중이다. 만약 현시점에서 헌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헌법은 또다시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못한 채 학자와 정치가의 생각대로 결정될지 모른다.저자 김영란은 대한민국에 개헌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지키고 담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자고 독자에게 손을 내민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모두는 개헌에 책임이 있고 헌법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스스로에 묻게 된다. 앞으로 우리 헌법이 담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헌법 개정에 내가 참여할 방법은 무엇인가. 256쪽, 1만6천원.▷저자 김영란은1956년 부산 출생.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1년부터 판사로 일했다. 2004년 국내 최초 여성 대법관이 되었고,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며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입안했다.

2020-07-17 14:30:00

[책] 지금, 차이나/ 서명수 지음/ 서고 펴냄…코로나시대의 중국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책

[책] 지금, 차이나/ 서명수 지음/ 서고 펴냄…코로나시대의 중국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책

중국인들은 지금의 중국을 '신중국'이라고 부른다.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한 때와는 다르다는 뜻이다. 개혁·개방으로 변화를 꾀하는 한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자신감으로 '중화(中華)의 부활'을 선언한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는 강대국의 꿈 '중국몽'(中國夢·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초강대국 미국과 각을 세우고 부딪치면서 무역전쟁도 피하지 않고 있다. 그런 중국이 코로나19로 감춰진 민낯을 드러내면서 위대한 중국의 시대 '중화(中華)제국'을 부활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기도 전에 '중국악몽'이 연출되고 있다.저자는 말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우리가 아는, 중국이 중국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코로나시대의 중국을 잘 모르고 있다. 몸집이 미국보다 더 커져버린 중국의 실체를 단번에 파악하는 방법은 없어 다시 중국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면서 "신중국의 꿈과 현실,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중국공산당이라는 시스템을 하나하나 찾아나섰다. 이 책을 펴낸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중화제국의 부활 '중국몽'의 실상은?중국의 꿈은 이미 실현된 것과 마찬가지다. 헐벗고 굶주렸던 마오쩌둥의 시대는 중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알리바바와 화웨이, 샤오미가 중국을 대표한다. 짝퉁과 모방은 중국을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엔진으로 탈바꿈시켰다. '공유경제'는 중국에서 활짝 꽃을 피웠고 자동차산업의 종주국들은 모두 중국으로 옮겨왔고 볼보와 벤츠는 중국기업이 되었다.신용카드나 현금이 없이도 일상생활을 가능하도록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모든 화폐를 흡수했다. 중국 부자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고, 중국 1등 브랜드는 월드클래스로 인증받고 있다.어둠 속에서 힘을 기르던 중국은 WTO 가입을 통해 세계경제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강 미국과 각을 세우고 무역전쟁을 벌이는 등 대결과 충돌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코로나19는 중국의 감춰진 속살을 여지없이 까발려지고 있다. 중국의 감염정보 통제와 은폐가 전 세계를 최악의 전염병 유행, 즉 '코로나 팬데믹'으로 몰아넣었다.개미새끼 한 마리도 잡아내는 '빅브라더' CCTV는 감시와 통제로 쓰였지, 정작 바이러스 같은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저자는 "통제는 불신을 낳고 중국공산당 일당독재는 새로운 권력집중과 부패를 양산할 수 밖에 없다. 공평과 공정, 정의는 공산당의 당헌과 당장, 그리고 헌법에 박제돼 있다"고 분석했다.◆ 신중국사용설명서'신중국사용설명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저자 역시 "이 책은 중국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서가 아니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 단서가 될만한 '사소한' 키워드이거나 소책자 같은 것"이라고 했다.제1부는 중국몽의 세상으로 안내한다. 그들이 꾸는 꿈이, 실용에 바탕을 둔 세대를 뛰어넘는 것이라는 점과 IT와 모바일을 통해 세계에서 최고로 편리한 모바일 공유세상을 구축한 중국의 달라진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다.제2부는 중국인,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여준다. 그들의 공중도덕, 그들의 관심사 혹은 신중국을 만드는 데 일조한 농민공의 세계, 벼락부자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빅브라더가 구축하는 통제사회의 실상 등을 까발린다.제3부는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시스템을 분석했다. 파워엘리트라는 태자당과 공청단, 그리고 상하이방의 역학관계, 최고지도자들간의 관계,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을 파헤쳤다. 저자는 "책 읽는 순서는 없다. 그냥 읽고 싶고, 손에 잡히는대로 읽으면 된다"고 말했다. 230쪽, 1만5천원.▷저자 서명수는저자는 25년간 기자로 일하다 현재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로 있다. 기자 재직 중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고급진수생으로 중국을 다녀온 뒤 '인민복을 벗은 라오바이싱'(2007)를 시작으로 '허난, 우리는 요괴가 아니다'(2009), '산시, 석탄국수'(2014), '후난,마오로드'(2015), '제국의 초상,닝샤'(2018) 등 '중국'을 화두로 중국대장정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성, 시, 자치구를 어우르는 저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BS세계테마기행 중국편(산시성, 후난성, 닝샤회족자치구, 대협곡기행)을 4회 진행했다.

2020-07-17 14:30:00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 전동균(1962~ ) 아프니까 내가 남 같다도로를 무단 횡단하는 취객 같다 숨소리에 휘발유 냄새가 나는 이 봄날프록시마b 행성의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그이들도 혼밥을 하고휴일엔 개그콘서트나 보며 마음 달래고 있을까 돌에겐 돌의 무늬가 있고숨어서 우는 새가 아름답다고 배웠으나그건 모두 거짓말 두어차례 비가 오면 여름이 오겠지자전거들은 휘파람을 불며 강변을 달리고밤하늘 구름들의 눈빛도 반짝이겠지그러나 삶은 환해지지 않을 거야여전히 나는 꿈속에서 비누를 빨아 먹을 거야 나무는 그냥 서 있는 게 아니고물고기도 그냥 헤엄치는 게 아니라지만내가 지구에 사람으로 온 건 하찮은 우연, 불의의 사고였어 그걸 나는 몰랐어 으으, 으 으으입 벌린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취생몽사의 꽃들이 마당을 습격한다 미안하다 나여, 너는 짝퉁이다 ▶해설: 별일 없이 잘 지내는가. 동갑내기 친구여. '아프니까 내가 남 같다'는 너의 말을 곱씹는다. 아프니까 나는 진짜로 내가 나 같다. 네가 '지구에 사람으로 온 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 너도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다. '안 태어나도 될 걸 태어난 사람'이라고 나도 나를 자책하였다만 태어난 이상 우리는 열심히 사람을 살고 세상을 살아야 한다.혼밥을 하고 홀로 개그콘서트를 보지만 여전히 세상은 살 만한 것. 우리가 사는 곳은 '프록시마b 행성'이 아니다. '미안하다 나여, 너는 짝퉁'이라는 너의 자조와 술회는 틀렸다. 이 깊은 연민의 언술은, 네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를 잘 보여준다.언제 성당에 가거든 내 묵주 하나를 좀 사다오. 시인 유홍준: 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15 16:30:00

[책] 코로나19 극복 지혜, 의학사에서 찾는다

[책] 코로나19 극복 지혜, 의학사에서 찾는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 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 '치료법 없는 전염병'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pandemic)하고 있다. 큰 희생을 치른 후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것이 먼저일지, 아니면 백신 개발이 먼저일지 인류의 집단 지성이 시험대에 오른 '코로나19' 시대. 이를 극복할 열쇠는 결국 의학의 역사에 있다. 중세 유럽의 봉건제를 무너뜨린 흑사병, 17세기 남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살시켰던 천연두,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처럼 문명사적 전환을 불러온 전염병에 대응했던 과거의 의학을 알아야 내일의 의학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를 추리할 수 있다.'무서운 의학사', '위대한 의학사', '이상한 의학사' 등 3권의 책은 저자가 20년 동안 각종 매체에 연재했던 글 217편을 '무서운', '위대한', '이상한'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집대성해 의학의 역사에 입체적으로 접근한 에피소드 의학사이다. 2, 3쪽 분량의 짧은 에피소드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구성돼 부담 없이 시간 날 때마다 손 가는 대로 펼쳐 보기만 해도 의학이 무수한 희생자를 만들어 내던 시대로부터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정립되었나를 알게 된다.◆피와 약 냄새가 생생히 풍겨나는 '무서운 의학사'(1권)=이 책의 주제는 역사를 바꾼 치명적인 전염병과 생명을 바치며 여기에 응전했던 의사, 또한 의학사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일어났던 등골 서늘해지는 사건 사고들이다. 3년 동안 2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가며 인간의 죄에 내리는 신벌이라고 체념해야만 했던 중세 유럽의 페스트, 수술받고 죽으나 그냥 병으로 죽으나 별반 차이가 없었던 18세기 유럽의 병원 풍경, 제1차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낳은 1918년 스페인 독감, 얼음 송곳으로 뇌를 후벼 파 사람을 반송장 상태로 만든 의사에게 노벨상까지 안겨 준 20세기의 정신 의학까지 71편의 에피소드가 각각 무서운 '병', 무서운 '사람들', 무서운 '의사', 무서운 '의료'로 분류돼 담겨 있다.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잔인한 이 이야기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수많은 의사와 환자의 희생 위에 현대 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324쪽, 2만2천원.◆불굴의 의지로 질병을 극복한 '위대한 의학사'(2권)=이 책에서는 의학사에 빛나는 이름을 남긴 이들과 그들이 이룩한 성취를 위대한 약·사람들·의사·의료의 4부 구성, 74편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냈다. 600번의 실패 끝에 찾아낸 매독 치료제, 낮은 자를 위한 사랑으로 영국 의료 체계를 바꾼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이론적 기반보다 몸으로 부딪치며 실험과 검증으로 무균 수술법을 확립한 조지프 리스터, 한 나라 전체의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소아마비 백신, 20년 동안의 집념으로 이뤄낸 최초의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수많은 역경과 좌절, 시행착오를 이겨 내며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356쪽, 2만2천원.◆소름 끼치고 기상천외한 사건 이야기 '이상한 의학사'(3권)=이 책의 주인공은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지만 수백 년 전에는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했던 질병, 미신과 마법, 무지가 낳은 기상천외한 약과 의료 행위, 자신만의 신념을 지켰던 괴짜 의사들이다. 워털루 전투와 유럽 대륙의 운명을 결정했던 황제의 치질,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죽음의 지경까지 몰고 갔던 요로 결석, 어린아이도 헤로인과 모르핀을 감기약으로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었던 19세기 유럽의 풍조가 맞은 결말, 염소 고환을 이식하면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 비타민 C가 암을 고친다고 선전했던 노벨상 수상자 등,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72편의 에피소드가 이상한 병·약·의사·의료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332쪽, 2만2천원.▷저자 이재담은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 시립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과학사학 교실 방문 교수와 울산대 의과대학 생화학 교실 및 인문사회의학 교실 교수, 울산대 의과대 학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번역서로 '근세 서양 의학사', '의료 윤리 I, II'가 있으며, '의학의 역사', '간추린 의학의 역사' 등의 저서가 있다.

2020-07-10 15:30:00

[책] 해외여행을 못 간다면…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도시 역사 여행

[책] 해외여행을 못 간다면…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도시 역사 여행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았다. 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도시 역사 여행. 도시를 단순히 공간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품은 역사를 엮어낸 신간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이번 여행에서는 뉴욕, 런던, 빈, 베네치아, 모스크바, 시드니, 싱가포르, 상하이, 두바이 등 세계적인 관광 도시뿐만 아니라 바빌론, 테오티우아칸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도시까지 만나볼 수 있다.◆뉴욕, 빈, 두바이가 품은 역사인구 860만의 세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미국 뉴욕은 과거에는 현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인구 10만의 소도시였다. 뉴욕을 메가시티로 성장시키는 데에 발판을 마련한 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뉴요커'로 칭송받는 드위트 클린턴 전 뉴욕시장이다. 그는 장차 뉴욕 인구가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뉴욕 맨해튼에 바둑판 구획, 즉 12개의 애비뉴와 155개의 스트리트를 만들었고, 그 결과 1835년 뉴욕은 필라델피아를 제치고 미국 최대의 도시가 된다.오스트리아 빈은 18세기 이후 많은 음악가, 예술가, 학자를 배출한 요람과도 같은 도시다. 빈은 13세기 합스부르크가의 본거지가 된 후로 신성로마제국의 수도가 된다. 황도의 지위를 얻은 빈은 중세 후기 로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톨릭문화권의 중심이 되었다.1740년 마리아 테레지아가 합스부르크의 수장이 되자 그는 빈의 귀족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문화 예술 융성에 힘을 쏟았고 출판물 검열도 완화하면서 문화인이 빈으로 몰려 든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는 음악가 말러, 화가 클림트, 소설가 호프만 등에 의해 '세기말 빈'이라 불리는 문화조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미래도시와 가장 근접한 모습을 갖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도시국가 두바이는 불과 수십년 사이 초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했다. 두바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아부다비의 지원에 힘입어 발전을 거듭해왔다.두바이의 상징이자 세계 최고 높이의 건축물 버즈 칼리파(828m)에 이어 두바이는 현재 1000m, 즉 1km 높이의 빌딩 건설을 계획 중이다. 아울러 세계지도를 본떠 만든 세계 최대의 인공섬 '더월드'는 전세계 자산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도시개발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은 동남아시아나 중동 국가에서 유입된 노동자들이라는 점은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진실이다.◆30개국 여행하듯 배우는 세계사세계사를 다룬 책은 수없이 많다. 그 많은 책들 가운데 돋보이기 위해서는 보통의 방식과는 다르게 세계사를 풀어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간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역사를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서술하는 고리타분한 방식에서 벗어난 책이다.이 책은 기원전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방대한 세계사를 총 30개 도시를 통해 접근한다. '도시는 역사가 만든 작품이다'라는 말이 있듯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떤 역사를 거쳐 지금 모습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것은 세계사를 다루는 새롭고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히 세계사는 도시 문명을 중심으로 형성돼왔으므로 이런 접근은 세계사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된다.이 책은 한 도시에서 벌어진 각 세력들의 흥망성쇠를 비롯해 주요 인물의 행적, 문화유산의 설립 배경, 주요 고고학 지식까지 담고 있다. 30개 도시를 다룬 각 장의 머릿말에서 해당 도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나 궁금할 만한 지점을 짚어줘 기대감을 자아낸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실린 다양한 사진과 이미지, 지도들은 역사 지식에 생생함을 더해준다.이 책은 목차에 따라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 각자 흥미를 끄는 도시를 골라 책을 펼치면 마치 그 도시를 여행하듯 세계사 여행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하루에 한 도시씩, 도장깨기를 하듯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세계사의 흐름까지 보일 것이다.세계사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 세계사에 대한 기초부터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모두에게 적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역사서다운(?) 딱딱하고 단조로운 설명투의 서술이 약간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357쪽, 1만6천800원.

2020-07-10 15:30:00

◇ 교보문고 7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1. 김미경의 리부트 (김미경·웅진지식하우스)2. 흔한 남매 5 (흔한남매·아이세움)3. 더 해빙 (이서윤, 홍주연·수오서재)4. 돈의 속성 (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5.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놀)6.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4 (설민석·아이휴먼)7. 기억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8.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위즈덤하우스)9.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미디어숲)10.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

2020-07-10 13:47:25

[유홍준의 시와 함께]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

[유홍준의 시와 함께]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 김선굉(1952~ ) 낙동강 긴 언덕을 따라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푸르게 흐르는 강물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고 작은 꽃들이 키를 다투며 마구 피어나서바람에 몸 흔들며 푸른 하늘을 받들고 있다.白衣의 억조창생이 한 데 모여 사는 것 같다.한 채의 장엄한 은하가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흰 구름이 내려와 앉은 것 같기도 하다.모여서 아름다운 것 가운데 이만한 것 잘 없으리라.이따금 강바람 솟구쳐 언덕을 불어갈 때마다,꽃들은 소스라치듯 세차게 몸 흔들며 아우성쳤다.바람은 낱낱이 꽃의 이름을 불러주었으며,호명된 꽃들은 저요, 저요, 환호하는 것이었다.저 지천의 개망초꽃들에게 낱낱이 이름이 있었던가.바람은 거듭 꽃들의 이름을 부르며 불어가고꽃들은 자지러지며 하얗게 아우성치는 것이었다.그 놀라운 광경에 넋을 빼앗긴 내 입에서무슨 넋두리처럼 이런 탄식이 흘러나왔다.-詩人은 좆도 아니여! 북천 산골짜기 서너 해 농사를 걸러버린 묵정밭에 개망초꽃이 하얗게 피어 있는 걸 바라본 적이 있다. 그야말로 '한 채의 장엄한 은하'가 피어 있는 광경. 그 흰빛은, 저 평창 달밤의 그것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나는 누군가를 불러 북천의 그 황홀한 광경을 보여주고 싶었다.오래전 누군가의 생일날, 안개꽃 대신 망초꽃 한 아름 꺾어 꽃다발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야생화 꽃다발을 받아 든 그의 환한 웃음을 바라본 적이 있다. 야생화 꽃다발을 바치면 결국 그 사람과 결별하고 만다는 이상한 속설을 알고 있었지만.꽃은 한곳에 모이면 아름답고 사람은 한곳에 모이면 아름답지 않다. 꽃들에게도 생존을 위한 처절한 경쟁이 있지만 그 생존 전략은 비겁하지 않고 비열하지 않고 정당하다.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는 이유는 대체로 불온하고 불손하다. 관형사 '여러'는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여러 생각, 여러 마음, 여러 집단, 여러 도시, 여러 관계…. 그런데 이 시의 제목에 쓰인 '여러'는 그렇지가 않다.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가 아니고 「개망초꽃 억만 송이」였다면 아마도 이 시는 꽝이었을 것이다.경상북도 영양군 청기면, 시인의 고향에 가 보고 싶다.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08 16:30:00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에 이재무 시인 선정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에 이재무 시인 선정

TBC는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데스밸리에서 죽다'의 이재무 시인을 선정했다.이재무 시인은 19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온다던 사람은 오지 않고'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데스밸리에서 죽다', 산문집 '쉼표처럼 살고 싶다'를 펴냈다.최종 심사는 오세영·권달웅·조용미 시인과 구모룡·오민석 평론가가 맡았다. 심사위원회는 "이재무 시인은 '데스밸리에서 죽다'를 통해 세상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 놓으면서 그것을 새로운 표현에 담아내는 능숙한 솜씨를 보여줬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며 "작품이 우수할 뿐더러 이육사정신에 부합한다고 보아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상금은 2천만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8월 8일 오후 2시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이육사시문학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TBC가 2004년 제정했다.

2020-07-07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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