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새콤달콤 과학 레시피] 찌릿찌릿 전기로 물고기 잡는 낚시

전기뱀장어.게티이미지뱅크 전기뱀장어.게티이미지뱅크

언덕 위에 놀던 순록 323마리가 번개에 맞아 한순간에 떼죽음을 당했다. 이 사건은 2016년에 노르웨이의 텔레마크 지방에서 일어났다. 가끔 한두 마리가 번개에 맞아 죽는 일은 생기지만 이렇게 많은 순록이 한꺼번에 죽는 일은 매우 특이한 경우여서 당시 해외 토픽으로 보도되었다. 이 지역에는 2천 마리 정도의 순록이 살고 있는데, 이 중에 16%나 되는 순록이 이 사건으로 죽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이나 동물은 강한 전기에 감전되면 죽을 수도 있다. 이런 전기를 이용해서 물고기를 낚시하듯이 잡는 사람들이 있다. 자칫하면 그 사람들도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전기로 물고기를 잡는 이유가 뭘까? 이제 베스 낚시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전기로 낚시를 할 수 있다?

미끼를 물었을 때의 그 짜릿한 손맛을 잊지 못해서 낚시꾼들은 또다시 강가로 향한다. 꼬질꼬질한 옷차림에 피곤한 얼굴로 자신의 월척을 들어올려 찍은 그들의 사진이 심심찮게 인터넷에 올라온다. 낚시는 바늘에 맛있는 미끼를 끼워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낚시 바늘을 쓰지 않고 전기를 이용해서 물고기를 낚아 올린 사람들에 관한 기사가 데일리 저널에 2018년에 보도되었다.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리다 호수에 발전기와 전류조절장치를 갖춘 보트가 나타났다. 보트 앞쪽에는 툭 튀어나온 두 개의 막대기가 설치되어 있고 그 끝에는 전극이 붙어있다. 그 보트를 타고 배스를 잡는 낚시꾼들은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막대 끝의 두 개의 전극에 흘려주면서 물속으로 집어넣었다. 잠시 후 알을 낳기 위해 얕은 물가로 모여든 배스가 하나 둘 힘없이 물 위로 떠 올랐다. 보트 위의 낚시꾼들은 신이 나서 물 위에 둥둥 떠 오른 배스를 그물로 건져올렸다. 그리고 배스를 잠시 살펴보더니 다시 물속으로 던져버리기를 그 낚시꾼들은 반복했다.

이들은 미국의 천연자원부(DNR) 소속의 생물학자들로 매년 이맘때 리다 호수에 사는 배스의 개체수, 크기, 나이, 분포, 성장속도, 번식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학연구 목적 때문에 호수의 배스를 잡는 방법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전류어법을 이용하였던 것이다. 생물은 전기 자극에 반응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물고기를 잡는 것이 전류어법이다. 아주 센 전류를 흘려주면 물고기가 죽을 수 있지만, 약한 전류를 흘려주면 물고기를 죽이지 않고도 몇 분 동안만 기절시켜 안전하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배스는 전기 자극을 받으면 주전성에 의해 근육반응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면서 기절하여 물 위에 둥둥 떠 오른다.

이 생물학자들은 배스에게 상처를 주지않고 몇 분 동안만 기절하도록 만들어서 잡는 전류어법을 과학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잡은 배스의 크기를 재고 나이를 측정하기 위해 비늘 몇 개를 채취한 다음에 다시 물속으로 풀어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구목적이 아닌 취미활동과 같은 다른 목적으로 전기를 사용하여 물고기를 잡는 것을 유해어법으로 분류하여 금지하고 있다. 자칫 전기를 가해서 물고기를 잡으려다가 사람이 전기에 감전되어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성도 있으므로, 허가받지 않고 전기를 사용해서 물고기를 잡는 것은 해서는 안 된다.

 

▶잉어의 이동을 어떻게 막을까?

미국의 양식업자가 중국에 살고 있던 잉어를 몇십년 전에 미국으로 가져와 키웠다. 그런데 어느날 홍수가 발생하여 물이 범람하는 바람에 양식장의 아시아 잉어들이 미시시피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렇게 미시시피 강으로 들어간 아시아 잉어들은 번식력이 강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북쪽에서 서서히 남쪽을 향해 퍼져나갔다. 외국에서 들어온 생물종이 자연에 퍼지면 원래 살고 있던 토착 생물종의 생태계를 교란시켜서 많은 환경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도 황소개구리, 베스, 대형 쥐 뉴트리아 등 많은 생태계 교란종이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다 자란 아시아 잉어는 45 킬로그램이나 되었고, 매일 몸무게의 5~20%에 해당되는 먹이를 해치운다. 그래서 아시아 잉어가 미국 전역에 퍼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아이디어를 짜냈다. 급기야 미국 육군 공병대는 아시아 잉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제안된 98가지의 기술들을 검토해서 가장 우수한 기술을 2017년에 선택했다.

미국 육군 공병대가 아시아 잉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선택한 기술은 바로 잉어가 지나는 길목에 설치되어 있는 댐에 전기 장벽과 복합 소음 장벽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일리노이 주에 있는 브랜던 로드 락 앤 댐은 미시시피 강과 레이크 미시간 사이에 있는 댐이다. 공병대는 이곳에 아시아 잉어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장벽을 설치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이 댐에 설치하는 전기 장벽은 댐의 바닥에서 수면까지 펄스 직류 전류를 약한 전압으로 물속에 계속 흘려주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전기가 흐르는 장벽이 설치되는 것이다. 아시아 잉어가 이 전기 장벽에 가까이 다가가면 전류가 흘러 몸이 따끔거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더 가까이 가면 전기충격에 의해 고통을 느끼게 되고, 주전성에 의해 근육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물 위로 떠 오르게 된다. 이렇게 기절하거나 죽어서 물 위에 둥둥 떠 오른 잉어는 강한 물줄기를 쏘아서 전기 장벽 밖으로 이동시켜 제거한다.

전기뱀장어 전기뱀장어

 

 

▶전기뱀장어의 전기는 진짜 전기가 맞을까?

물고기와 전기에 관해 말할 때 전기뱀장어를 빼놓을 수 없다. 자기 몸속에서 수백 볼트의 전기를 만드는 무서운 포식자, 전기뱀장어. 아마존에 사는 전기뱀장어는 사냥할 때에 600볼트의 전기를 만들어서 다른 물고기를 기절시킨다. 이 전기뱀장어가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도 살고 있다.

이 전기뱀장어를 이용한 재미있는 이벤트가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2017년에 진행되었다. 바로 이 전기뱀장어 4마리가 살고 있는 수조 옆에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를 설치해서 전기뱀장어가 만들어내는 전기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의 불을 밝히는 점등식이 진행되었다. 이처럼 전기뱀장어가 만들어내는 전기는 우리가 집에서 쓰는 전기와 똑같은 진짜 전기다. 전기뱀장어가 만들어내는 수백 볼트의 전기는 작은 동물을 기절시키기에 충분하고 사람도 큰 전기쇼크를 받을 정도로 센 전기다.

 

최근 우리 몸의 상처 치료에 세포의 주전성을 이용해서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 생물의 성질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신기한 것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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