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극단정파 득세에 유럽 '정부구성 차질' 속출

"과반정당 실종·이합집산 진통 되풀이는 '뉴노멀'"
결국 정책·외교 차질…스페인·네덜란드·벨기에 등 동병상련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압스칼 대표(왼쪽에서 두번 째)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제3당으로 약진한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압스칼 대표(왼쪽에서 두번 째)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제3당으로 약진한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각국이 군소 극단 정파의 약진으로 거대 양당 체제가 무너지면서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어느 진영도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현상이 점차 유럽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막을 내린 스페인 총선에서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PSOE)이 제1당 수성에 성공했으나, 과반의석 획득에는 실패했다. 사회노동당의 라이벌 정당이자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과 올해 처음 원내로 진입한 극우 성향의 복스(Vox) 역시 과반의석에는 미치지 못했다.

앞서 지난 9월 치러진 이스라엘의 조기 총선에서도 현 집권당인 리쿠드당과 중도 성향의 청백당이 비슷한 수준으로 의석을 나눠 가졌다. 이들 정당은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등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무정부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가디언은 정치 지형이 양극화됨에 따라 중도 좌파 또는 중도 우파 성향의 거대 양당에 표를 던지는 유럽 유권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권자들이 과거와 달리 경제적 문제보다는 '정체성'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독일의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CDU)과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의 지지율은 1940년대 이후로 가장 약화한 모습을 보였다.

스웨덴에서는 중도 좌파 성향의 현 집권당과 중도 우파 성향의 야권 4개 정당 연맹이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정부 구성 협상의 캐스팅보트를 거머쥐게 됐다.

중도정치의 약화는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스페인의 복스와 같은 극우 성향 정당부터 급진 좌파 성향 스페인 '포데모스', 반체제 정당인 이탈리아 '오성운동'까지 정치 스펙트럼에서 양쪽 끄트머리에 있는 군소 정당들이 약진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가디언은 이 같은 소수 극단 정파의 득세가 정치적 급진주의를 확산시키기 때문에 연정 구성을 위한 타협과 합의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정당이 서로 수긍하기 어려운 목표를 주장하면서 국가 전체에 필요한 정책과 개혁을 도입하거나 국제무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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