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조원어치 사야 하는데" 美무기 '큰손' 사우디 고민...미국산 무기에 의구심 일어

석유시설 공격 미리 막지 못해…러, "우리것 사라" 조롱도

미국산 무기의 최대 고객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설비가 피격되자 자국 내에서 미국으로부터 산 무기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가 무인기 공격으로 아브카이크 원유 설비와 쿠라이스 유전이 큰 피해를 당하자 미국산 무기를 대량 구입하는데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동맹이자 최대 무기 고객인 사우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몇 달 동안에만 총 1천110억 달러(130조원) 상당의 무기 구매를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값비싼 하드웨어를 사들였지만, 이번 무인기 공격은 뛰어난 장비와 풍부한 경험을 지닌 국가라도 미리 감지해 무력화하기 어려웠던, 잘 조직된 작전이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나이트는 "정말 무결점 공격이었다"며 미사일 20개 중 1개만 목표물을 놓쳤을 정도로 놀라운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WP는 사우디의 핵심 원유 설비를 공격한 이번 작전이 6개 패트리엇 대대 등 사우디군 방어 체계를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터키에서 열린 러시아, 터키, 이란 3국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무기로 무장한 사우디가 공격받은 상황을 조롱하듯 사우디에 터키나 이란처럼 러시아제 S-300, S-400 미사일을 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한때 제원상 패트리엇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S-400 구매에 끌리는 듯했다가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없던 일로 했다.

전문가들은 패트리엇 방어 시스템이 이론적으로는 저고도 미사일을 제거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탄도 미사일 방어용으로 설계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크루즈 미사일이나 드론은 전투기, 탄도미사일보다 낮게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로 감지하는 게 어렵고, 뒤늦게 감지하게 되면 요격할 때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미국 민간조사연구기관 랜드코퍼레이션의 베카 와서 연구원은 사우디에서 핵심 시설 방어의 경우 쿠데타 시도를 차단하고 힘의 균형을 고려해 군보다는 내무부와 국내 치안을 담당하는 국가경비대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군 개혁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란의 위협에 대비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아이언 돔' 방어 시스템 등 새로운 무기를 구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WP는 사우디가 새 무기를 구입하고 레이더 성능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은 기존의 무기들을 더 잘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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