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시각과 전망] 조국(曺國) 방성대곡(放聲大哭)

조국(曺國)의 주군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祖國)을 삼키니 5천만 형제가 어찌 소리치지 않겠소. 조국(曺國)과 문 대통령을 맹종하는 이도 있소만 양식 있고 소리 없는 다수 국민들은 분노하고 짜증스럽게 되었으니, 어찌 곡하며 분노하지 아니하겠소.다수 국민들이 그렇게 반대하는데도 합법의 탈을 쓰고 사실상 범법자(앞으로 밝혀지겠지만)인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앉히는 위정자의 뻔뻔함에 아연실색해질 뿐이오.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일부 극렬층의 맹목적인 지지를 받은 이들이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을 줄 알았소. '옳지 않소' '이쯤에서 제발 접으시오'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너희들은 떠들어대라며 본체만체하고 지나갔소. 대한의 국민들은 조국(曺國)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의 노리개가 되었소.문과 조국 사단은 경제는 거덜내고, 외교는 고립무원시키고, 나라는 양분시켰소. 안보는 무장해제시키고, 야당을 겁박하고, 국민들에겐 여론조사를 핑계로 공갈몰이를 하고 있소.또 자기편이라 여기던 청년학생들의 꿈도 무참히 짓밟아 버렸소. 후진들이여 이제 공부는 하지 마시오. 다음 생에는 조국 같은 부모를 만나 부모가 만들어주는 스펙을 받아먹으면서 손쉽게 원하는 대학을 가시오.이번 조국 사태를 대하는 문 대통령과 호위무사 그룹,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그들의 열성 지지자들이 행한 행동과 말들을 보면서 대한의 국민들은 얼마나 생각 없고, 위험한 집단을 위정자와 국가 운영 패당으로 선택했는지를 뼈저리게 그리고 사무치게 실감해야만 하오.조국에 대한 저들의 '옹호짓거리'를 보노라면 마치 집단 최면에 빠진 사이비 종교 집단의 '광기'를 보는 것 같소.꿈에서 깨어보니 불과 2년 반 만에 문과 조국 사단의 왜곡되고 편협한 운동권식 정치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만신창이가 되었소. 경제, 외교, 국방, 교육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소.그러나 대한의 형제들이여 행여 분노를 멈추고 나의 한마디 말을 들어보시오. 대체로 오늘날 나라의 형편이 이와 같이 되었으니 어찌 남 탓만 하겠소.나라가 완전히 거덜나기 전에 저들의 실체가 온 국민에게 알려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하오. 백번을 생각하여도 우리의 조국을 살리는 방법은 선량한 다수 국민의 지혜로움밖에 없으니, 두 눈을 부릅떠야 하오.국민이 노리갯감으로 전락했는데도 말없이 눈을 감으면 희망이 없소. 혹세무민하는 좌파들의 말솜씨에 놀아나지 말고 그들의 민낯에 침을 뱉는 용기를 가져야 하오. 알고만 있어도 안 되오.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야 하오. 위정자들을 향한 포효와 채찍질이 긴요한 것이오.현란한 화술을 구사하던 좌파 위선자들의 가면(假面)도 이번에 함께 벗겨졌소. 그들을 추종했던 청년 세대는 그들이 얼마나 이중적인 인간인지 알게 됐소. 품성이 바르지 못한 인간에게 지식인이란 한낱 사악한 흉기와 같음을 국민들에게 깨우쳐 주었소. 정치인들은 그렇다 쳐도, 그동안 정의와 공정을 떠들어대던 작가·지식인들이 조국을 편드는 모습은 한 편의 부조리극을 잘 보여주었소. 그것은 국민의 존재가 아무 의미도, 목적도 없고 모든 소통이 붕괴할 때 일어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소.통곡하며 일어서지도 못하고, 비분강개하며 돌팔매질을 못해도 좋소.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하시오. 후일에 부끄럽지 않게 또 우리 후손들이 고통받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하오.그래도 국민들을 믿소. 우리의 양식 있고 현명한 민심은 조국(曺國)은 내팽개쳐도 조국(祖國)을 튼실히 지킬 것이라고.

2019-09-10 18:12:22

황교안(1957~), 원소(?~202). 연합뉴스, 코에이 삼국지11

[시사 삼국지] 반문반조연대와 반동탁연합군

조국 정국이 보수 통합의 계기가 될 지에 보수우파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9월 1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 정치권에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회복을 위한 국민연대'(이하 반문반조(반 문재인, 반 조국)연대)를 제안해서다.간단히 말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우파가 뭉쳐 문재인 정권과 한판 붙자는 것이다.그런데 황교안 대표의 발언 당일 바른미래당의 중심에 있는 유승민 국회의원이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며칠 생각하지도 않고 '단박에' 협조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속단할 수는 없겠으나,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반문반조연대는 평범한 보수는 물론 극우와 부동층의 지지까지 그러모을 수 있다. 이는 이미 조국 찬성 대 조국 반대라는 틀로 윤곽이 잡힌 바 있다.이에 조국 법무부 장관 및 문재인 대통령 반대자들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반동탁연합군'을 떠올릴만하다. 한나라 왕실을 장악하고 폭정을 일삼던 '동탁'을 역적으로 규정, 타도를 외치며 전국에서 모인 군대를 가리킨다. 조조와 유비 등 훗날 유명해지는 인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활약하는 무대가 바로 반동탁연합군이다.그리고 주목할 인물이 있다. 바로 반동탁연합군 총대장 원소다. 동맹 결성 과정에서 맹주로 추대됐다. 당시 원소의 세력은 꽤 컸다. 반동탁연합군에 참여한 조조, 손권의 아버지 손견, 유비 모두 세력이 보잘것없던 시기다.이걸 현재로 가져와 비유해 보면, 가장 큰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대표이자, 반문반조연대를 제안하며 가장 먼저 '선빵'을 날린, 황교안 대표를 떠올리게 만든다. 또한 동탁은 권력자 하진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았는데, 원소는 하진과의 인연으로 조정에 들어가 벼슬을 한 인물이다. 구도만 따지면 전 정권을 무너뜨린 현 정권을 다시 무너뜨리고자 하는 게 닮았다. 유승민 의원이 즉각 협조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밝히는 등 결성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점도 반문반조연대와 반동탁연합군이 비슷하다.다만 반문반조연대가 아예 보수 정당 통합으로까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반동탁연합군이 힌트가 될 수 있다. 결성 될 때부터 해체될 운명도 동반했기 때문이다. 사실 황건적의 난, 십상시의 난, 동탁의 폭정 등 혼란기가 이어지자 독립적으로 힘을 기른 군벌들은 가장 큰 적 동탁을 물리치고자 협력했을 뿐, 동탁을 없애는 목표를 달성하지도 못하고 중도에 재빨리 흩어져 서로를 경쟁 상대로 삼았다. 이미 쇠락할대로 쇠락한 한나라 왕실의 부흥은 유비 정도에게 말고는 요원한 일이었다.즉, 반동탁연합군의 목표는 동탁 타도만이 아니었던 셈이다. 마찬가지로 반문반조연대의 진짜 목표로 7개월 뒤 총선에서의 보수의 승리가 언급된다. 실은 갈라진 보수 야당들은 총선 준비를 위해 다시 보수층을 결집시킬 구실을 만들어야 했는데, 장관 임명 강행으로까지 이어진 조국 정국 만큼 좋은 명분이 없다는 해석이다.그래서 반문반조연대가 내년 총선 즈음까지는 보수 승리를 위한 연대 체제로,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서 누가 관우(정사에서는 손견)가 돼 동탁군 화웅의 목을 베는 전공을 올릴 지, 즉 선거에서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두각을 드러낼 지 등의 내부 경쟁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물론 김칫국부터 마실 일은 아니다. 우선 반문반조연대가 어떻게 결성되는지, 혹여 흐지부지 되지는 않을지부터 지켜볼 일이다.

2019-09-10 17:27:50

[관풍루] '미투'로 유명세 탄 서지현 검사, 조국 법무부 장관 주변 검찰 수사 두고 "유례없는 수사에 정치적 의심 든다" 비판

○…'미투'로 유명세 탄 서지현 검사, 조국 법무부 장관 주변 검찰 수사 두고 "유례없는 수사에 정치적 의심 든다" 비판. 이야말로 정치적이란 생각은 안 해봐서 몰라.○…KDI는 '6개월째 경기 부진' 경고하고, 한경연은 '올 성장률 1.9% 그친다'며 암울한 한국 경제 전망 내놔. '정치 놀음' 하느라 '경제 썩는 것'은 뒷전.○…건보공단, 고령화·문재인 케어로 올해 건강보험 적자 4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 '누적 적립금' 곶감 빼먹듯 빼 쓰면 남은 임기 동안은 만사형통이니.

2019-09-10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막 하자는' 文대통령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민심(民心)을 거스른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보고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이 떠올랐다. 여론은 물론 객관적으로도 장관 자격을 잃은 사람을, 더욱이 부인이 검찰에 의해 기소된 마당에 그것도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법무부 장관에 앉힌 것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宣戰布告)와 다름없기 때문이다.문 대통령이 막판까지 장관 임명을 두고 장고(長考)했다고 청와대는 포장했지만 보여주기 쇼에 불과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관철하겠다는 생각이 문 대통령 뇌리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의혹들과 검찰 수사는 물론 국민의 거센 반대 여론도 문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조국 임명을 통해 '한 번 입력되면 변하지 않는' 문 대통령 스타일이 다시 드러났다. 일단 생각을 굳히면 바꾸지 않고, 어떤 사안이든 결정하면 끝까지 가는 문 대통령의 고집은 반일(反日), 북한,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인사까지 국정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아무리 결격 논란이 있고 야당은 물론 국민이 반대해도 '내 사람'은 무조건 임명한 탓에 5년 임기 반환점이 돌기도 전에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가 22명에 달했다. 박근혜 정부(10명), 이명박 정부(17명), 노무현 정부(3명)를 훨씬 넘어 '독선적 코드 인사'란 말이 안 나올 수 없다.한 지인은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을 '잘된 일'이라고 했다. 국민이 문재인 정권의 실체를 확실하게 알게 된 것과 함께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미련을 완전히 접을 수 있어서라는 게 그 이유다. 검찰 수사를 통해 조국을, 국민 저항을 통해 정권까지 '똘똘말이'로 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대통령은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국민 통합을 이끌어내고, 이 에너지로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존재다. 내년 총선 승리와 차기 집권 도모 차원에서 지지 진영만을 끌어안으려 '조국 장관 카드'를 밀어붙인 문 대통령의 처사는 대통령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다. 장관 임명으로 '조국 사태'가 끝나기는커녕 국민 반발로 '문재인 사태'로 비화할 우려가 크다. 갈수록 혼돈으로 치닫는 이 나라가 걱정이다.

2019-09-10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세풍] 신라의 달밤

'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온다….' 1949년 가수 현인의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온 가요 '신라의 달밤'은 공전의 히트를 거듭하며 '경주'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되었다. 그러나 그 안팎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천년고도 경주'를 상징하는 노래로서 품격과 내용을 갖췄는지에 대해 마뜩잖은 시선을 건네는 사람들도 많다.우선은 이 가요의 탄생을 둘러싼 군국주의의 눅진한 체취 때문이다. 이 곡은 일제강점기 말 악극단의 무대공연에서 이국 풍경을 표현하던 춤과 노래였다는 분석이 있다. 원곡은 '인도의 달밤'이었는데 작사가 조명암이 월북하면서 '신라의 달밤'이라는 제목과 노랫말로 대신했다는 주장도 있다.'신라의 달밤' 노래 한 곡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가수 현인과 작곡가 박시춘의 친일 이력도 께끄름하다. 게다가 가수 현인이 경주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데다, 노랫말 또한 천년왕국 신라의 정서를 대변하기에는 너무도 무미건조하다. 일본서 성악을 전공한 가수의 독특한 창법도 경주의 내면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른바 '조폭영화'가 유행하던 2000년대 초 개봉한 '신라의 달밤'도 시답잖기는 마찬가지다.경주로 수학여행을 온 고교생들이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에서 화끈한 패싸움을 벌였다. 당시 동창생이던 특별한 두 남자가 10년 후 우연히 경주에서 재회하게 된다. 모범생 친구는 지능적인 조폭이 되었고, 싸움 짱이던 녀석은 체육교사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들이 한 여자를 놓고 벌이게 되는 사랑과 우정의 코믹 액션이 그 내용이다. 이런 한 영화의 제목이 왜 하필이면 '신라의 달밤'인가?영화를 애써 폄하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신라의 달밤이 이런 경박한 정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천년 세월의 흥망성쇠가 스며 있는 무궁한 문화유산의 보고 경주의 달밤이 아닌가. 달밤에 대한 미학적 접근도 그렇다. 백제 가요 '정읍사'에서 서정적인 공간으로 탄생한 이 땅의 달밤은 신라 향가에서 종교적 심미감과 형이상학적 중량감을 보탰다.경주가 낳은 작가 김동리는 수필에서 '보름달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고 세상은 충분히 아름답고 황홀하고 슬프고 유감한 것'이라며 보름달의 고전적인 완전미와 조화적인 충족감을 찬양했다. 전성기 신라의 달밤이 그랬을 것이다. 신라의 달밤에는 영지못가에서 탑(塔) 그림자를 찾는 순정의 아사녀가 있었고, '달빛 아래 밤드리 노니다가 돌아와 다리가 넷인 것을 보고' 오히려 춤을 추는 처용의 파격도 있었다.무엇보다도 경주의 달밤에는 불국정토를 지향했던 신라인들의 고차원적 세계관과 풍류와 원융의 인생관이 흠뻑 배어 있다. 유불선이 공존했던 신라의 달밤은 청정과 광명, 유현과 적막의 정서에다 개방과 포용, 도전과 혁신의 정신까지 지니고 있었다. 그런 신라의 달밤을 다시 부활해야 한다. 그나마 '신라의 달밤 걷기대회'가 그 초승달을 띄운 것이라면 이제 반달로 키우고 원만구족한 보름달로 가꿔야 한다.새로 등장한 경주호의 선장이 각별한 의지를 가졌다면 신라왕경 복원사업에 청신호가 켜진 지금이 풍요로운 신라의 달밤을 재현할 호기이다. 황룡사와 에밀레종, 불상과 석탑 그리고 금관과 토기를 비추던 달빛은 어디로 갔는가. 화랑 관창과 김유신 장군, 원효와 혜초 스님, 선덕여왕과 무열왕, 장보고와 최치원이 그리던 달을 되살려야 한다. 경주는 한국 문화의 근간이다. 올 추석 한가위 달을 바라보며 '신라의 달밤'을 어떻게 수놓을 것인가를 고민하자.

2019-09-10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믿는 도끼'의 배신

미국 연방대법원장과 대법관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한다. 지명 때 최우선 고려 사항은 '코드' 즉 이념적 성향이다. 사법부를 최대한 대통령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게 대통령의 의중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공화당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지명으로 1953년 대법원장이 된 얼 워런이다.아이젠하워는 그를 지명하면서 "오늘날 연방대법원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검사 출신인 데다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3번이나 역임한 정통 '공화당 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를 '믿는 도끼'로 알았던 것이다.그러나 워런은 대법원장이 된 후 아이젠하워의 '발등'을 찍었다. 피의자를 체포할 때 묵비권과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告知)해야 한다는 '미란다 원칙', 돈 없는 형사 피고인은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기드온 판결', 공립학교에서의 흑백분리는 위헌이라는 '브라운 판결' 등 진보적인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아이젠하워는 퇴임 후 "그를 지명한 것은 인생 최악의 실수였다"고 후회했는데 그럴 만했다.공화당의 닉슨 대통령이 임명한 해리 블랙먼 대법관도 그랬다. '절친'인 당시 워런 버거 대법원장의 추천으로 지명을 받은 그는 '무난한 보수파'로 평가받았다. 이런 평가대로 임기 초반에는 역시 보수파였던 버거 대법원장과 의견 일치 비율이 87.5%에 이를 정도로 '궁합'을 잘 맞췄다.그러나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블랙먼은 지명자의 희망과 반대로 갔다. 그 정점을 찍은 것이 여성의 낙태권 제한은 위헌이라는 1973년 판결이다. 이를 보면서 닉슨도 아이젠하워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윤석열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 위조혐의로 6일 밤 기소했다. 공소시효(7년) 만료 시한이 이날 밤 12시임을 감안해도 '전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일 것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제대로 찍혔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랴.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치라고 했으니. 지금쯤 문 대통령은 아이젠하워와 같은 후회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19-09-09 06:30:00

[관풍루] 구미·울진·상주 관급공사에서 '조국 사모펀드 관련 가로등 업체가 40건 수주' 보도에 각 지자체 당혹

○…구미·울진·상주 관급공사에서 '조국 사모펀드 관련 가로등 업체가 40건 수주' 보도에 각 지자체 당혹. '하늘의 별따기' 관급공사 무려 40건 따냈다면 그야말로 운수대통.○…청와대, 검찰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부인 전격 기소하자 "미쳐 날뛰는 늑대처럼" 등 험한 말 쏟아내며 맹비난. '살아있는 권력' 건드렸으니 욕부터 한 사발?○…'북한 17개국 해킹해 2조4천억원 탈취하고 한국이 10건 피해로 최다' 내용의 유엔 안보리 보고서 공개. 대북제재 때문에 돈줄 막히자 두더지 수법으로 연명 중.

2019-09-09 06:30:00

윤석열(1960~), 사마의(179~251). 연합뉴스, 코에이 삼국지11

[시사 삼국지] 윤석열과 사마의

삼국지연의에서 위나라의 조조가 발탁한 사마의는 조조가 죽은 데 이어 그 아들 조비도 죽은 직후, 촉나라의 마속이 구사한 유언비어 책략 때문에 한직으로 쫓겨난다.(정사에는 없는 얘기이긴 하다.)그런데 이후 촉나라의 북벌에 위나라가 크게 패하자 조비의 후계자 조예가 불러 촉나라와 대치한 전선으로 간다. 우선 한 일은 마속을 패배시킨 것이다. 때문에 마속은 그 유명한 '읍참'을 당한다.(읍참마속) 그런 다음 결국 제갈량도 물리친다.촉나라의 수차례 북벌을 막아낸 사마의는, 그러나 조예가 세상을 떠나자 또 다시 실각한다. 조예의 어린 후계자 조방의 가까운 친척이자 후견인을 자처한 조상과의 권력 다툼에서 져서다.이에 사마의는 쿠데타(고평릉 사변)를 일으켜 정권을 잡는다. 사후 그의 권력은 아들 사마사와 사마소에게 이어졌고, 결국 사마소의 아들이자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이 조씨의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진나라를 건국하게 된다.주목할 부분이 있다. 사마의는 평생에 걸쳐 권력 투쟁을 한 인물이고, 그러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충성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그래야 할 이유가 없었다. 조조는 등용은 했으나 인물됨을 미리 알아보곤 늘 경계했고, 조비도 아버지가 해 준 "신하가 될 사람이 아니니 필시 집안일에 관여할 것"이라는 조언을 잊지 않아 퍽 가까이 하지도 너무 멀리 하지도 않았으며, 조예는 끊임없이 침공해오는 촉나라 탓에 능력이 필요해 기용한 셈인데다, 조상은 아예 정적으로 삼았다.삼국지연의 후반이 촉나라 대표 신하 제갈량 대 위나라 대표 신하 사마의의 대결 구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사마의는 위나라의 조씨들을 위해 싸운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그게 촉나라와 오나라에 역으로 도움이 된 것도 아니다. 종국에는 위, 촉, 오 다 멸망했다. 사마씨의 진만 남았다.요즘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사마의와 닮았다는 해석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마의가 사마 가문의 원대한 가업인 진나라 건국의 기반을 닦았듯이, 윤석열도 지금 검찰 조직을 보다 굳건히 하는데 매진할 뿐이라는 얘기다.윤석열은 뼛속까지 검사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유명한 말은 그래서 "누구에게도 충성도 하지 않겠다"는 말로는 치환할 수 없게 된다. 사람 말고 다른 게 있다. 사마의는 그저 자기 가문에 충성했을 뿐이고, 윤석열도 수십년 일하며 소속감 내지는 애착을 갖게 된 검찰 조직에 충성하고 있을 뿐인 게 아닐까. 사마의는 가문이 잘 되길 바랐고, 윤석열도 검찰이 잘 되길 바라며.그래서였을까. 사마의는 한직에 쫓겨나 있을 때에도 위나라를 떠나지 않고 남아 훗날을 기약했다. 윤석열도 박근혜 정권 때 지청장에서 검사로, 군대로 치면 '강등'으로도 비유할 수 있을 '좌천'을 겪었지만, 그렇다고 검찰을 떠나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하지는 않았다.삼국지연의를 읽으면 제갈량이 촉나라의 충신이라고 해서 라이벌인 사마의도 그와 비슷한 사명을 지녔을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비슷하게도, 사람들은 윤석열에 대해 '자신이 몸 담은 조직에 칼을 대는' 검찰개혁에 한몫할 사람이라고 착각했을 수 있다. 검찰개혁을 내세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검찰 수사를 두고, 진보에서는 "배신자"라고 욕하고 반대로 보수에서는 "일 잘한다"고 박수까지도 치지만, 잘못 짚은 것일 수 있다.

2019-09-08 16:44:39

김교영 편집부국장

[매일칼럼]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

"우리는 2016년의 대한민국을 기억한다. 시간이 흘렀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제도적인 정비는 미흡하고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는 그들만의 리그는 무너지지 않는 듯하다…(조국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물론) 고위 공직자 자제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하라. 이러한 사태가 과연 이번 후보자만의 문제겠는가. 이미 존재하는 그들의 카르텔에 대한 전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8월 26일 발표한 경북대총학생회 성명)준엄한 경고다. 이 성명은 국민들의 공감을 불러왔다. 이화여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풍자도 곱씹어야 한다. "개천에서 용이 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자더니, 우리는 그냥 평생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라는 거냐." 이는 조 후보자가 2012년 트위터에 올린 글에 대한 비판이다. 당시 조 후보자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표현에 빗대어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청년의 가슴을 부풀게 했다.우여곡절 끝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의혹은 풀리지 않았고,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투게 됐다. 대통령은 임명을 고심하고 있다. 조국 사태는 진영 간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됐다. 이를 바라보는 세대와 계층 간의 간극도 크다.조국을 둘러싼 의혹은 청년과 서민에게 큰 상처를 줬다. 불법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내면 된다. 하지만 청년과 서민의 절망과 분노는 어쩔 건가. 조국 사태는 '정의' '공정' '평등'에 대한 기대를 짓뭉개버렸다. 가진 자의 기득권이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사람들은 "보수나 진보나 도긴개긴"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불법이 아니면 특혜를 누려도 상관 없다는 이기심이 세상을 지배할까 두렵다.국회 인사청문회는 '그들만의 리그'의 연작이다.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자녀 입시비리 및 취업청탁 ▷논문표절 ▷탈세 등은 청문회 세트 메뉴다. 청문위원으로 후보자를 이런 의혹으로 공격하던 사람이, 훗날 후보자가 돼 같은 의혹으로 추궁을 받는 부조리를 너무 많이 봤다.사회 여론을 이끈다는 지식인과 유력 인사들은 또 어떤가. 낮에는 재벌과 부자들을 비판하면서, 밤에는 자신의 이익 궁리에 바쁘다. 이런 아수라판 속에서 서민과 약자들은 아등바등 살고 있다.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자본을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으로 세분했다. 경제자본은 부동산, 현금 등을 말한다. 문화자본은 가정교육과 가정환경으로 획득한 일체의 것을 뜻한다. 사회자본은 인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총체다. 이들은 따로지만, 상승작용을 해 자본을 확대한다. 부르디외의 이론은 부의 세습, 소득 양극화, 소득 수준에 따른 교육 및 건강 격차 등의 사회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최근 출간된 '20 vs 80의 사회'가 회자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리처드 리브스가 쓴 이 책은 한국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자는 미국 사회 20%인 중·상류층이 대입·부동산·인턴제도 등을 중심으로 '기회 사재기'를 통해 불평등을 대물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자신도 20%에 속한다고 한 저자는 "(중·상류층이) 이기심을 희생해야 한다"며 각성을 촉구한다.조국 사태는 큰 숙제를 안겼다.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로남불은 적폐다. '내 안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이 열린다.

2019-09-08 14:15:11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벌초 단상

성석제의 소설 '처삼촌 묘 벌초하기'는 처가 문중 땅에 의지해 살아가는 삶의 고단함을 속담과 관련된 일화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형상화했다. 소설 속 주인공은 문중 어른들과 선산을 둘러보겠다는 처남의 전화를 받고 처가 직계 자손인 처삼촌 묘를 구슬땀을 흘려가며 벌초를 했다. 하지만 선산 방문을 뒤로 미룬다는 처남의 전화에 허탈감에 빠진 채 몸살로 드러눕는다.'처삼촌 묘 벌초하듯'이란 속담이 있다. '일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마지못해 건성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요즈음은 처가는커녕 자기 집안 조상들의 산소 벌초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세태가 되었다. 처삼촌 묘 벌초하듯이 마뜩잖아서가 아니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우선 우거진 산림을 헤치고 산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농사일에 문외한인 젊은 세대들은 풀베기조차 낯설다. 예초기가 보급되었지만 조작이 서툴고 사고 위험성도 높다. 벌에 쏘이기 쉽고, 뱀에 물릴 수도 있다. 이래저래 다치거나 풀숲에서 얻은 감염성 질환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매번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기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절기상 처서가 지나 풀의 성장이 멈추는 추석 전 보름간은 벌초의 적기이다. 추석 성묘를 위해서도 벌초는 필요하다. 하지만 조상의 묘를 살피고 돌보는 이 국민적 풍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산야가 변했고, 장례문화가 변했고, 후손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세상만사 주변 환경과 시절 인연에서 벗어날 수 없는 법이다. 짙은 산림에서 풍수지리를 논하기도 곤란하고, 도로변 전답을 죄다 무덤으로 만들 수도 없다. 조상들도 귀한 후손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낫질도 못하는 신세대에게 산중 벌초를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벌초는 물론 제사와 전래의 풍습에도 그다지 호감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종교적인 이유도 없지 않다. 이제는 매장보다 화장이 대세이다. 인생의 육체적인 결말은 한 줌의 흙이다. 모든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조상의 묘소 또한 예외가 아닐 듯하다.

2019-09-07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가을 태풍

지구 곳곳의 열대저기압은 발생 지역에 따라 호칭이 다르다. 매년 수차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타이푼(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이다. 인도양과 벵골만에서 발생하는 것을 사이클론, 카리브해에서 발생해 미국 동부지역에 큰 피해를 내는 열대저기압을 허리케인이라고 부른다.태풍은 북서태평양 서쪽 북위 5~25도, 동경 120~160도의 열대 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1981년 이후 지난 30년간 연평균 25.6개가 발생해 동남·동북아시아에 큰 피해를 내고 있다. 발생 빈도로 보면 8월(평균 5.9개)이 가장 높고 9월과 10월, 7월, 6월 순이다.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연평균 3.1개다. 태풍은 필리핀과 대만 또는 남중국해로 곧장 진행하거나 도중에 북쪽 또는 북동쪽으로 진로를 바꾸는데 이럴 때는 우리나라가 그 영향권에 든다. 6~7월에 발생하는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 올해의 경우 5호 태풍 '다나스'가 7월 20일 전남 진도 서쪽 해상에 접근했고, 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8월 6일 부산을 통과해 2개의 여름 태풍이 닥쳐 크고 작은 피해를 냈다.올해 발생한 태풍은 6일 현재 모두 14개다. 14호 태풍 '가지키'는 3일 베트남 다낭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이미 소멸했다. 하지만 제13호 태풍 '링링'은 세력을 계속 키우며 우리나라로 접근 중이다. 7일 오전 목포 서쪽 해상에 접근해 서해안을 따라 수도권으로 북상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2010년 9월 곤파스의 경로와 비슷해 기상청은 강풍 피해에 대한 주의와 함께 "기록적인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그동안 한반도를 강타한 여러 태풍 가운데 초가을에 닥친 '가을 태풍'은 매섭다 못해 공포심을 주었다. 1959년 9월 17일 849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사라를 비롯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가 대표적이다. 9월 필리핀·대만 인근 해수 온도가 27℃ 이상으로 태풍 발달에 최적의 조건인 데다 북태평양 기단의 힘이 약해지면서 태풍 이동 경로에 한반도가 놓여 큰 피해를 낸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자연재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철저한 대비와 주의가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19-09-06 06:30:00

[관풍루]서울대 총학생회 "새로운 의혹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며 조국 장관 임명 반대

○…서울대 총학생회 "새로운 의혹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며 조국 장관 임명 반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 해소 못한 것 없다'던 청와대 발표는 가짜뉴스(?).○…조국 가족 증인 채택 없는 때늦은 하루짜리 청문회 합의 두고 한국당 또 내분. '떠났다'던 버스가 돌아왔는데 탈까 말까 다투다 또 놓칠라.○…경북도 항공정책 자문회의, 대구경북 미래 좌우할 통합신공항은 장기적으로 허브공항 염두에 두고 계획 세워야. 다 좋은데 일단 지을 땅부터 결정하고.

2019-09-06 06:30:00

한윤조 사회부 차장

[청라언덕] 그래서, 당신은 내려놓겠습니까?

얼마 전 신간 중에서 한눈에 호기심을 잡아끄는 제목을 발견했다. '20 vs 80의 사회'란 제목의 책에는 '상위 20%는 어떻게 불평등을 유지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어있었다.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불평등을 연구하고 있는 리처드 리브스는 이 책에서 불평등 문제의 분석 범위를 좀 더 넓혔다. 2011년 9월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점령하라 시위가 촉발한 '1대 99'의 구도가 아니라, 능력 본위 사회에서 경쟁의 이름으로 포장된 특권을 누리고 사는 20% 중·상류층의 기득권 강화에서 기인한다고 본 것이다. 그는 특권의 수혜를 당연한 듯 누리는 중·상류층의 교육과 양육 과정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사실 새삼스러운 분석은 아니다. 국경을 막론하고 의사 집안에서 의사 나고, 교사 집안에서 교사 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보고 배운 생활 문화, 언어 습관, 태도 등 양육·교육 환경이 인생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는 탓이다. 여기에다 비슷한 수준에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향까지 감안해야 한다. 그는 이것들을 따로 보면 사소해 보이는 많은 '작은 선택'(미시적 선호)들이 누적돼 생기는 결과로 풀이했다.그는 여기에다 좀 더 비판적인 잣대를 들이댔다.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부의 격차가 과연 불공정한 행위없이 가능했던가 하는 의문을 던진 것이다. 특히 그는 '부모가 자녀에게 어디까지 이득을 제공해도 좋은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파고들었다.저자는 20대 80이라는 경제적 부를 중심으로 갈라진 현대 신계급사회에서 중·상류층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만 득이 되도록 은연중에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며 '기회 사재기'(opportunity holding)를 지적했다. 그는 "나조차 예외가 아니다"며 특히 ▷부동산 ▷입시 ▷취업 인턴 3가지를 기회 사재기의 대표적 요소로 꼽았다.남의 나라 사정이지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 역시 점점 심화돼가는 불평등 속, 좁디좁은 '기회'를 두고 이를 차지하는 자와 빼앗긴 자들의 소리없는 전쟁이 치열하다.게다가 한국의 부모들 역시 자녀를 위해서라면 어떤 투자와 희생도 아끼지 않기로 세계에서 뒤지지 않을 정도다. 소위 도덕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이들조차 자신의 자녀는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 하고, 전문직을 가져야 하며, 집안 좋은 우수한 인재와 결혼하길 바라는 소망을 내려놓지 못해 전전긍긍한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모든 성취가 온전히 부모와 자녀의 온당한 재능과 노력뿐이었을까? 고의든 아니든 각종 인맥과 연줄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 그리고 불공정한 카르텔이 만들어낸 도덕적 해이라는 틈새가 작용하지 않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이쯤 되면 아마 많은 독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태를 떠올릴 것이다. 이미 수많은 의혹 제기와 말들이 보태져 실체조차 헷갈리는 지금의 시점에 어설픈 사견 하나를 더 보태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이번 사태가 지금껏 간과되던 '사소한 불평등'을 되돌아보고 바로잡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시작부터 불평등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고 싶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당신과 내가 해야 할 일은 운동장을 기울게 만들고 있는 그 수많은 힘 중 타인을 손가락질하고 있는 스스로도 포함돼 있지 않은가 곰곰이 성찰해 봐야 한다는 점이다.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 긴 책의 끝에 저자가 제시한 몇 가지 해법은 모두 '작은 양보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당신은 내려놓겠습니까?

2019-09-05 19:09:3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부울경, 그리 초조한가

'정이 많다. 급하고 다혈질, 직설적이다. 속정이 있다.'부산 토박이의 성격 특성을 다룬 부산 옛 자료에 나오는 일부 내용이다. 앞은 서울 토박이에 대한 부산 토박이의 특징이고, 가운데와 뒤는 각각 경북 토박이와 호남 토박이와 비교된 부산 토박이의 특징을 나타냈다.부산 토박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아닌 만큼, 부산 시민 모두에 미뤄 일반화하기 어렵겠지만 부산 사람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참조 자료는 될 만하다. 특히 부산의 정치인이나 지도자의 행태를 짐작하는 나름 잣대도 될 터이다.최근 언론에 보도된 김해신공항 재검증 작업을 둘러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총리실 압박 행태는 한마디로 할 말을 잊게 하고도 남는다. 이들은 이미 총리실이 거듭 밝힌 재검증 기준 외 '경제'와 '정책' 측면의 판단도 잣대로 제시했다.이미 부울경은 지난 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안을 꺼내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마저 무시했다. 억지로 총리실에 이를 떠안기더니 '정무적 판단'을 배제하고 '기술적 쟁점'만 맡을 것을 천명한 총리실을 또 흔드는 꼴이다.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움직였던 부울경의 지난날을 새기면 이들은 '급하다' 못해 아예 속도계를 떼고 달리는, 제동장치 없는 차와 같다. 그러나 부산 주축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옹호 세력의 거침 없는 행보에는 초조함이 엿보인다.이런 돌발의 비정상적 행태는 대통령의 지지도 변화, 심상찮은 민심의 흐름 등을 따진 초조함의 결과를 방증하는 역설이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바라는 결론을 내려 결국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나서고 싶을 것이다. 총리실 압박 공세는 그런 배경을 감안하면 이해되지만 불공정하고 오만한 발상이다.이들 지도자의 행보는 같은 부울경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은 과거 노무현 정부가 바랐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나 지금 문재인 정부가 외치는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의 사회와 동떨어지고 어울리지 않는다.부울경의 총리실 압박은 그들이 기댄 문 정부에 되레 짐일 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논란으로 힘겨운 문재인 대통령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지금 부울경은 비록 초조하겠지만 자중에 급할 때다.

2019-09-05 06:30:00

[관풍루] 조국 아내, 동양대에 "딸의 총장 표창장 정상 발급됐다"는 언론 반박 자료 요청했다 거절당해

○…조국 아내, 동양대에 "딸의 총장 표창장 정상 발급됐다"는 언론 반박 자료 요청했다 거절당해. '동양대 총장상 의혹 제기'가 그렇게 또 '가짜 뉴스'가 될 뻔했군.○…가족 증인 채택 두고 '버스 떠났다'던 조국 청문회, 결국 '증인 없는 하루짜리'로 극적 부활. 조국만 불러 조국만 추궁해도 효과 만점(?).○…환경부, 조업정지 처분 위기 처한 포항제철의 용광로 블리더 합법화 대책 내놔. 포스코 용광로가 꺼지는 날이 대한민국 경제가 꺼지는 날 일 터이니.

2019-09-05 06:30:00

이호준 경북부장

[데스크칼럼] 국방부의 통합신공항 간보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갈수록 태산이다.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정한 최종 이전지 선정 기한이 석 달도 채 안 남았지만 실타래가 풀리기는커녕 더욱 꼬여만 간다.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인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의 합의 도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대구시와 경북도도 군위와 의성의 합의를 유도하기 위한 이렇다할 묘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이런 상황에서 국방부와 국회의원마저 '간보기'식 계획을 툭툭 던지는가 하면 헛발질을 하며 군위와 의성의 갈등만 더욱 부추기고 있다.통합신공항 입지 선정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국방부는 '주민투표 찬성률로 입지를 결정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지난달 백승주 국회의원에게 전했다. 백 의원을 통해 슬쩍 흘렸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이는, 다른 방식의 입지 선정을 주장하고 있는 의성군의 강한 반발을 샀고, 가뜩이나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마뜩잖아 하던 의성군의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의성군은 '더 이상의 타협은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여차하면 행정소송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일 해프닝은 더욱 가관이었다. 백승주 국회의원이 '국방부가 통합신공항 이전 경쟁 탈락지에도 1천5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고 밝히면서 이번엔 군위군까지 헤집어놨다.이전지역에 지원하기로 한 이전주변지역 지원금 3천억원 중 절반을 탈락한 지역에 주겠다는 게 백승주 의원 측이 밝힌 이 계획안의 골자다.이는 앞서 '찬성률로 선정한다'는 국방부 계획에 찬성 입장을 보였던 군위군으로선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군위군 입장에선 찬성률로 입지를 결정할 경우 지원비 3천억원을 다 받거나 설사 공동유치를 한다 해도 최소 1천500억원을 이미 확보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이렇다 보니 군위군은 강하게 반발하며 '국방부로부터 탈락지 지원금과 관련해선 들은 바도 없고, 관련법상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발끈했다. 탈락지에 지원금을 주려면 다른 재원에서 지원금을 마련해야지 이전주변지역 지원금을 반 뚝 잘라 선심 쓰듯 갈라 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백승주 의원 측은 한술 더 떠 '국방부가 이미 탈락지 지원금과 관련해 군위군과 의성군에 전달하고 관련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보라고 제안까지 했다'고도 했으나, 확인 결과 이는 백 의원 측이 국방부의 얘기를 듣는 과정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해프닝인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이미 군위군과 의성군, 나아가 경북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뒤였다.아무리 입지 선정 작업이 어렵다 하더라도 국방부가 마치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의 '간을 보듯' 국회의원을 통해 특정안을 툭툭 던지는 건 옳지 않다.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해당 지자체들과 함께 지원위원회, 선정위원회 등 공식 협의기구를 통해 협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와 공신력을 얻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해보고, 그렇게 해도 결론이 나지 않거나 도저히 기한 내에 선정하기 힘든 상황이 오면 욕을 먹더라도 결단을 내리면 된다.간을 봐선 안 된다. 국회의원 뒤에 숨어서도 안 된다. 꼼수는 더더욱 안 된다. 그럴수록 상황만 악화될 뿐이다.친구들끼리나 할 법한 '툭 던져 보고 아님 말구'식의 추진 방법은 정말 아니다.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린 대사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2019-09-04 19:12:49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구역질 난' 조국 간담회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씨를 둘러싼 논란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지 싶다. 숱한 의혹들과 야권 반발, 검찰 수사는 물론 임명을 반대하는 국민 여론과 상관없이 조 씨를 장관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애초 생각이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우롱한 조 씨의 허무맹랑한 기자간담회를 보면서 이 같은 확신은 더 굳어졌다.형식과 장소, 내용과 시기 등 문제투성이 기자간담회는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 판은 문 대통령이 깔았다. 조 씨와 가족 관련 의혹이 쏟아졌고 검찰 수사가 시작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한마디도 않다가 뜬금없이 대입제도·청문회를 걸고넘어졌다. '조국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물타기를 했다. 이에 발맞춰 조 씨는 기자간담회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나팔수 역할을 했다. 장관 임명 과정에서 국민 반발을 조금이나마 줄이려 조 씨와 문 대통령·여당이 꼼수를 부린 것이다.의혹들에 대해 조 씨는 부인하고 일방적 주장을 폈다. 대답의 9할이 '모른다' '관여한 적 없다'였고 교수답게 박학다식을 자랑했다. 딸과 관련해 울컥한 것을 두고 '악어의 눈물'이란 비아냥까지 나왔다. "국민은 역겨움을 느낀다"는 한 야당의 평가에 공감이 갔다. 조 씨가 책 '반일 종족주의'를 비판한 문구에 빗댄다면 '구역질 난' 기자간담회였다.문 대통령과 청와대·여당 등 집권 세력이 총동원돼 '조국 구하기'에 나선 까닭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금 조 씨를 지키면 중도세력 지지율 5~10%를 잃지만 조 씨를 버리면 결집층 20~25%가 공중분해된다는 셈법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여권에서 흘러나온다. '조국이 곧 문재인'이고,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반일(反日) 주역인 조 씨가 꼭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고비를 넘기면 조 씨가 단숨에 전국구 인사로 무게감을 키워 대권주자가 될 것이란 계산도 깔렸다.국민 반대에도 문 대통령은 조 씨의 장관 임명을 강행할 전망이다. "조국 하나 지키자고 노무현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팽개치고, 고작 조국 하나 지키자고 촛불 국민을 버릴 셈이냐"는 야당의 고언(苦言)은 땅바닥에 처박힐 것이다. 나폴레옹은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 사전(辭典)엔 '국민'이 없는 모양이다.

2019-09-04 06:30:00

[관풍루]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심야까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죄송하다. 나는 몰랐다. 불법은 없다"고 해명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심야까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죄송하다. 나는 몰랐다. 불법은 없다"고 해명. 아는 게 전혀 없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은 꼭 하겠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100억원대 자산가 최기영 과기부 장관 후보자 모친 기초연금 수령에 "생각이 짧았다" 사과. 생각이 짧았다기보다 받을 욕심이 더 앞섰다고 보는 게 정답.○…'NO 저팬' 분위기에 추석 연휴 해외여행, 베트남 하노이 456% 늘고 방콕도 249% 급증. 한 번 칼 빼들었으면 무라도 베라는 말처럼 이번만큼은 본때를 보여야….

2019-09-04 06:30:00

매일신문 디지털국 직원들이 네이버 속 매일신문 초기화면을 들고 있다. 김태형 기자 thkim21@imaeil.com

[시각과 전망] 네이버 입점 이후 지역 언론의 과제

지역 언론 최초로 매일신문이 2일부터 네이버 모바일 뉴스 채널에 공식 입점했다. 휴대폰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네이버 앱 또는 웹, 본지 홈페이지(www.imaeil.com)를 통해 구독 버튼만 누르면 매일신문을 무료로 볼 수 있게 됐다. 대구경북민은 물론 우리 지역에 관심 있는 국내외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휴대폰 화면에서 대구경북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뉴스 유통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네이버 모바일에 지역 언론이 불과 3개사(매일신문, 부산일보, 강원일보)만 입점한 것이지만 이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서울 언론사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던 슈퍼갑 네이버가 지역과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도 지역 언론의 기사가 아닌 서울 언론이나 인터넷 언론이 짜깁기 한 기사를 실었다. 그래 놓고 전국 뉴스를 차별없이 실었다며 지역 언론의 입점 요구를 거부해왔다. 이제는 적어도 대구경북, 부산, 강원 지역에서의 뉴스는 지역 언론사 기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이번 입점은 국가균형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방분권이나 국가균형발전이란 단어를 서울 언론에서 찾기란 불가능했다. 설사 있다고 해도 서울 중심적인 사례가 있을 때만 존재했다. 지역 언론이 줄기차게 보도해온 중심 의제들이 이제는 네이버에 입점한 지역 언론을 통해 전달될 길이 열린 것이다.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활동도 더 상세하고 빠르게 전국 뉴스를 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지역 국회의원들은 전국적인 지명도가 없으면 네이버에 등장할 기회가 사실상 원천 봉쇄돼 왔다.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 기업들의 우수한 상품이나 기술이 전국의 독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질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네이버에 입점하고자 하는 지역 언론의 요구를 네이버는 오래도록 매몰차게 거부해왔다. 심지어 대화 창구조차 제대로 열어주지 않았다. 서울 언론사들과는 다양한 사업까지 공동 추진하면서 지역 언론에겐 빗장을 걸었다.그러다가 올해 3월 지역 언론을 대표하는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대신협)가 공동 보조를 통해 네이버를 설득하고, 신문협회, 기자협회가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힘을 보태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이런 노력이 더해지면서 네이버와 양대 포털(네이버, 카카오)의 입점, 퇴출을 심사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결국 기존 PC상에서 제휴를 맺고 있던 3개사에 한해 입점을 결정했다.하지만 지역 언론이 여기에 만족할 순 없다. 반쪽짜리 입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부산, 강원의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는 마련됐지만 나머지 지역들은 여전히 네이버에서 소외돼 있다.각 시·도를 대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언론사가 추가돼야 지역에 균등한 기회가 제공된다. 지역 민방이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이제 네이버 입점 3개 지역 언론사에는 기회와 함께 큰 과제도 주어졌다. 이들 3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언론사들도 입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로 독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가미된다면 네이버와 제평위도 지역 언론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다.포털에 대한 지속적 압박과 함께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필요한 이유다.

2019-09-04 06:30:00

유광준 서울정경부 기자

[취재현장]동상이몽(同床異夢)

'조국 파동'으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지만 국내 모든 정치인의 시선은 내년 4월 총선에 고정돼 있다.현역 국회의원은 '한 번 더', 국회의원 지망생은 '여의도 입성'을 위해 오늘도 지역구를 훑고 또 훑는다. 차기 대통령선거를 바라보는 중진도 당장은 내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아야 꿈에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다.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1박 2일 동안 경기도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가 열렸다. 제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원내전략과 대정부투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국회의원들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다.현안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제1야당의 대정부투쟁에 대한 여론의 반향에 관심을 보인 사람은 당 지도부와 기울어진 운동장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일부 수도권 의원뿐이었다. 특히 대구경북 의원들의 머릿속은 '공천 물갈이 폭'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다. 예전 같진 않지만 여전히 '공천=당선'의 기운이 강하고 그동안 인재 수혈을 명분으로 공천 농단이 잦았기 때문이다.이에 연찬회 첫째 날 공식 일정을 마친 의원들과 언론인들이 둘러앉아 'TK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대화를 주도한 중진의원은 '지역 출신 대통령 후보감 없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엔 지역 출신 대통령 또는 대통령감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 의원들이 그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면 됐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주장이다.지역 의원들이 중심이 돼 중앙 정치무대에서 지역의 이익을 관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선 중심의 현역 의원 진용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공천 물갈이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역 이익에 부합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다만 이 중진의원은 '현역 의원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에 차기 대선후보감이 될 만한 지역 출신의 역량 있는 40대 중반 신인을 섭외해 지역 정치권 차원에서 일찌감치 데뷔시키는 전략도 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반면 당 지도부와 교감하고 있는 한 초선 의원은 물갈이 불가피론을 폈다. 일단 지역민의 바람이 물갈이라고 운을 뗐다. 지난 6월 말 매일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민 10명 가운데 7명 가까이가 '새 인물'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지역 의원 가운데 중앙 정치무대에서 전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역구 관리에만 골몰하고 있는 의원이 적지 않은데 이들이 선수를 더 쌓는다고 해서 지역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도 내비쳤다.무엇보다 당에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인을 수혈하기 위해서는 지지세가 탄탄한 대구경북에서 이들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며 중진의 험지 차출로 비게 될 자리에는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결단한 중진이 보기에도 흡족한 '괜찮은 신인'을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이 밖에 동석한 의원들은 대체로 '인위적 공천개입'은 부작용과 후폭풍이 우려된다며 가급적 지역민의 의견을 충실하게 반영한 공천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경선'을 바라는 눈치였다.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정치 신인에게 한국당 의원들이 연찬회에서 이런 얘길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현역 프리미엄 뒤에 숨겠다는 사람은 물론 '친박 공천' 대신 '친황 공천'을 위해 군불을 지피는 사람도 진짜 지역 이익은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2019-09-03 18:30:42

[기자노트] 변명으로 일관한 '원맨쇼'

"'조국학 개론' 강의를 몇 시간 들은 기분입니다."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청해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지켜본 대구경북 정치권 관계자의 관전평이다. 조 후보자가 대학교수라는 점에 착안해 이날 기자간담회가 '조국 원맨쇼'였다고 비꼰 말이다.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도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우리는 문재인 정권이 오랫동안 준비한 연극을 봤다. 연극 제목은 '나는 몰라요', 주제는 '위선과 능멸'"이라며 "신성한 국회가 대국민 사기극의 장이 됐고 언론과 정치가 연극 소품으로 동원됐다"고 말했다.이러한 문제의식은 비단 보수 정당에 국한하지 않는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마저 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역시나 쇼는 쇼일 뿐이었다. 의혹은 커졌고 아는 것이라곤 없는 무능한 조국만 확인한 간담회였다"며 "대답의 9할은 '모른다'와 '관여한 적이 없다'였고 그마저 재탕이었다"고 했다.야당이 이번 기자간담회를 한결같이 '원맨쇼'라고 부르는 것은 마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만들어 놓은 세트에서 조 후보자가 주연 배우로 펼쳐진 '라이브쇼' 같은 느낌이 들은 탓이다.조 후보자는 청문회를 대비해 준비했던 자료를 꺼내, 준비한 대본을 틀리지 않게 읽듯 방어를 펼쳤다. 특히 웅동학원 관련 의혹에는 한 질문에 10분 넘게 해명했다. 후보자가 장황하게 답변하기 어려운 국회 인사청문회와 달리 답변자가 시간을 주도할 수 있는 기자회견 속성을 활용한 것이다.딸 관련 이야기를 할 때는 울먹이기도 했다. 핵심 의혹에는 "모른다"로 일관했다. 조 후보자의 휴식시간에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도 보였다.결국 조 후보자가 해명 기회로 활용하려 했던 기자간담회에서 국민과 야당이 주목하는 핵심 의혹은 하나도 규명되지 않았다. 외려 일방적 해명과 부정(父情)만 전달됐다.일부 국회 출입기자들은 "이번에 내놓은 해명 대부분은 매일 아침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밝힌 것과 대동소이했다. 그동안 조 후보자는 마이크가 없어서 해명을 못한 것도 아닌데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할 것이었다면 왜 기자간담회를 했을까"라고 꼬집었다.

2019-09-03 18:15:35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야마모토 다로

그제 우리 국회의원 6명이 독도를 방문한 것을 두고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전쟁을 해서 독도를 찾아야 한다"고 막말을 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제의 망언 주인공은 마루야마 호타카로 군소 정당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소속의 중의원이다.앞뒤도 모른 채 마구 내뱉는 그의 망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러시아 쿠릴열도 4개 섬과의 교류 차 쿠나시르 섬을 찾았다가 술에 취해 "전쟁을 해서라도 북방 영토를 탈환해야 한다"고 실언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 망언으로 그는 일본유신회에서 제명돼 소속 정당을 옮겼다. 아무리 경험없고 미숙한 30대 청년임을 감안해도 아소 전 총리처럼 막말로 버티는 것은 스스로 '얼간이'임을 증명하는 것이다.드물지만 일본 정치판에도 성숙한 의식을 가진 정치인도 있다. 야마모토 다로(山本太郎)가 대표적이다. 올해 만 44세의 배우 출신 정치인이다. 한국 영화에도 여러 편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한국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청년 자살을 조장하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일본을 개조해야 한다" 등 개념 발언으로 '일본의 노무현'으로도 불린다.유튜브에는 야마모토 의원의 거리 유세와 논리정연한 국회 대정부 질문 영상도 많다. 극우 세력을 등에 업고 일본을 망치는 정치인이 아니라 진정 일본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신파 이미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그는 '국민이 정치를 바꿔야 일본이 되살아난다'고 강조하는 정치인이다. 올해 4월 레이와 신센구미(令和 新選組)라는 정당을 창당했고, 7월 참의원 선거에서 2명의 중증 장애인을 비례대표로 당선시키고 자신은 최다 득표 낙선자가 됐는데 제1야당 입헌민주당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아베 총리는 한국인에게 거의 '동네 개'나 다름없다. '아베야 고맙다'에서부터 '영화 도쿄재판, 아베도 봐라'는 일간지 칼럼 제목까지,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 그런 아베 총리에게 야마모토 의원은 늘 "초등학교 수준의 정치외교를 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국회 연단에서 염주를 손에 들고 합장하며 아베에게 추모의 예를 올리기도 했다. 조상의 후광을 업은 3류 세습 정치가보다 야마모토가 훨씬 유익한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일본 국민은 알까.

2019-09-03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세풍] 들어라, 개·돼지들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님! 언론은 물어뜯고 대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검찰은 뒤지고 여론은 사퇴하라 하니 얼마나 괴로우시겠습니까. 불법과 탈법은 하나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한통속이 돼 조리돌림을 하면서 인사청문회를 열어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으니 이 나라는 말 그대로 개, 돼지의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법무부 장관이 꼭 되셔서 개, 돼지들을 올바로 이끄시길 빕니다.개, 돼지들은 귀하와 가족이 문재인 정부가 내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당신이 무너뜨렸다고 합니다. 귀하의 딸이 고교 1학년 때 2주 인턴으로 그 어렵다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의 제1저자가 되고 낙제를 하고도 6회 연속 장학금을 받은 게 그렇다는 것입니다.소가 웃을 일입니다. 누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까. 그런 길이 있는데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 놓고 제 탓은 하지 않고 아버지 탓을 합니다. 귀하 같은 아버지가 없어서 용이 되지 못할 것 같다고 합니다. 패배자의 푸념일 뿐입니다. 찾아보는 노력도 하지 않고 귀하 같은 아버지도 없다면 '용' 꿈은 접고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면 될 일입니다. 선현(先賢)께서 말씀하신 '안분지족'(安分知足)이 무엇입니까. 지 '꼬라지'를 알고 찌그러져 있으라는 것 아닙니까.정유라는 '돈도 실력'이라고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어찌 돈만이 실력이겠습니까. 서울대 교수라는 직위와 그것을 가능케 하는 '그들만의 리그'는 더 큰 실력입니다. 실력만 있으면 불평등은 평등으로, 불공정은 공정으로, 부정의는 정의로 둔갑시킬 수 있는 게 우리 사회 아닙니까. 억울하면 '실력'을 갖추면 됩니다. 그런 점에서 개, 돼지들은 불순(不純)하기 짝이 없습니다. 입에 게거품을 물고 '평등, 공정, 정의'를 외치지만, 속내는 귀하의 딸이 잘된 게 배 아프다는 것 아닙니까.'웅동학원' 경영과 '가족 펀드'로 보여준 재테크에 대한 비판도 무능한 자들의 시기(猜忌)이고 투정입니다. 자본주의의 장점과 약점을 잘 활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라는 것 아닙니까.문제는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귀하처럼 명석한 두뇌와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없으면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개, 돼지들에게도 그 길은 열려 있습니다. 귀하처럼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면 입 닫고 조용히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개, 돼지들은 귀하에게 '왈왈' 짖어대고 '꽥꽥' 소리를 지릅니다.윤석열 검찰총장은 더 한심한 작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그를 검찰의 수장으로 앉힌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정권의 '충견'이 되라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문재인 정권의 핵심 중의 핵심인 귀하에게 칼을 들이대다니요. 배은망덕도 이런 배은망덕이 없습니다. 문 대통령께서는 그에게 살아있는 권력도 치라고 했습니다. 그게 진심이겠습니까. 말귀를 못 알아들어도 유분수지, 말이 그렇지 뜻은 그게 아님을 왜 모른다는 말입니까.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기도 하지만 먼저 눕기도 합니다. 지금 개, 돼지들이 일어나는 조짐이지만 괘념치 마십시오.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누울 것입니다. 복지안동(伏地眼動)하다 이제 귀하를 지지하며 일어서는 개, 돼지들도 있느니 그대로 쭈∼욱 가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귀하 같은 능력자가 돈과 명예와 권력을 모두 쥐는 사회를 만드십시오. 그게 바로 문재인 정권식(式)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사회 아닙니까. 조국 만세! 문재인 정권 만세! https://tv.naver.com/v/9758278 영상ㅣ한지현

2019-09-03 06:30:00

[관풍루]미·중, 상대 상품 1천120억달러와 750억달러어치에 '관세폭탄' 주고받으며 세계 경제에 짙은 먹구름

○…미·중, 상대 상품 1천120억달러와 750억달러어치에 '관세폭탄' 주고받으며 세계 경제에 짙은 먹구름.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인데, 이제 대충 정리들 하지….○…유시민 "조국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모두 헛소리"라며 조 후보자 엄호. 아직 물증 없으니 틀린 말은 아닌데 검찰 수사 끝나면 누가 헛소리하는지 다 드러나겠지.○…제13호 태풍 '링링' 필리핀 부근에서 발생해 이번 주말쯤 한국에 큰 영향 줄 가능성 높아. 추석이 코앞인데 기상청 예보가 엇나가길 바라는 건 이번이 처음.

2019-09-03 06:30:00

정창룡 논설주간

[매일칼럼] 나라를 망치는 데 조국 하나면 족하다

대통령이 사람 보는 눈을 가지는 것은 통치의 기본이다. 과거 선현들이 '신하를 가려 쓰는 것'을 군주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은 것과 같다. 반경(反經)의 저자 조유(趙莥)는 이를 두고 "사람을 아는 것이 군왕의 길"이라고 콕 짚었다.군주의 사람 보는 눈은 중요하다. 군주가 어리석으면 자신을 위태롭게 하고, 나라를 위기로 몰고 간다. '이순신과 12척의 배'에 나라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사태를 자초했던 선조가 대표적이다. 선조는 '왜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던 황윤길을 서인이라는 이유로 내치고 '왜의 침략은 없다'고 한 동인 김성일의 보고를 받들었다. 정작 임진왜란이 터지자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달아나기 바빴다.선조는 간신 원균의 꼬드김에 빠져 충신 이순신을 내쳤다. 결국, 다시 등장한 이순신은 12척의 배로 왜구와 맞서며 나라를 구했다. 하지만 선조는 천수를 누렸고 이순신은 전사했다. 이렇듯 어리석은 군주를 만나면 나라는 위태해지고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기 마련이다.사리사욕이 앞서 군주의 눈과 귀를 흐리게 만든 간신은 역사에 널려 있다. 고려사에도 "세상에 간신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世未嘗無姦臣也)는 기록이 나온다. 문제는 이를 꿰뚫어보는 군주의 혜안이다. 송사 유일지전은 "천하의 다스림은 여러 군자로도 이루기 부족하지만 망치는 것은 소인 하나로도 남는다"(天下之治, 衆君子成之而不足, 一小人敗之而有餘) 했다.그렇다 보니 온갖 '변간법'(辨姦法'간신을 가리는 법)이 나왔다. 한나라 유향은 '설원'(說苑)에서 이를 육사신(六邪臣'해로운 여섯 유형의 신하)이라 정리했다. 먼저 자리 보전에만 급급하며 사리사욕만 채우는 구신(具臣)이다. 오직 군주의 마음만 사로잡으려 하는 유신(諛臣)이 있고, 군주로 하여금 신하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사욕을 채우는 간신(奸臣)이 있다. 거짓으로 타인을 끌어내리는 참신(讒臣), 당파를 만들고 권세를 제멋대로 휘두르는 적신(賊臣)이 이어진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망국신(亡國臣)이다.육사신을 가려내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다. 간신열전에 그 예가 많다. 당 덕종때 노기(盧杞)는 현란한 말솜씨로 황제에게 다가갔다. 황권을 가리고 온갖 못된 짓을 했으니 장안에서 문을 닫지 않은 상점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변방 절도사들이 결국 반란을 일으켰다. 덕종은 도망치는 신세가 됐다. 노기는 반란을 진압한 절도사에 의해 처형됐다. 그래도 덕종은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가 죽은 뒤 덕종은 말한다. "노기의 충정과 청렴을 모르고 사람들은 간사하다고 하니 짐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필이 답했다. "노기가 간신인 것을 폐하만 모르고 계십니다. 그것이 바로 노기가 간사하다는 증거입니다. 진작 깨달았다면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겠습니까."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두고 나라가 들썩인다. 일개 장관 후보자를 두고 온 나라가 이렇게 흔들린 적은 없었다. 국민들은 그의 언행에서 '평등, 공정, 정의' 대신 '불평등, 불공정, 불의'를 읽는다. 그에게선 '법의 수호자'가 아니라 국익을 앞세워 사익을 챙긴 육사신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노자가 꼽은 통치의 가장 하수는 '통치자를 조롱'하는 단계다. 지금 온 국민이 '조로남불'이니 '조국캐슬' '조적조'라며 조롱한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침묵하고 범여권은 '조국 구하기'에 맹목적이다. 이에는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을 법하다. 그렇다면 진정 대통령이 그를 쳐내지 못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2019-09-02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여당 지도부에 "인사청문회를 정쟁으로만 몰고 가 좋은 사람 발탁 어렵다" 의중 전달

○…문재인 대통령, 여당 지도부에 "인사청문회를 정쟁으로만 몰고 가 좋은 사람 발탁 어렵다" 의중 전달. 국민이 누가 '좋은 사람'인지 판단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데….○…일본 아베 정부, 역대 최대 규모인 60조원 방위 예산 확정하고 공격용 장거리 순항미사일도 도입한다고. 옥수수에다 미사일까지 사겠다니 트럼프 입이 찢어지겠군.○…대구시, 2020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 맞아 안전·청결·친절 다짐하는 '대구 포 유(For You)' 운동 스타트. 말보다 시민 땀과 노력이 더해져야 아름다운 도시.

2019-09-02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다시 본 대통령 취임사

지난달 29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광복회 대구시지부 주최로 열린 경술국치일 추념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해 국치일을 맞아 글을 쓰면서 스스로 다짐한 '조기(弔旗) 달기'와 '추념식 참석' 그리고 '찬 죽 먹기'를 올해만큼은 온전히 지켜보자는 마음에서다.광복회는 2011년 이후 국치일 행사를 갖고, 조기 달고, 찬 죽을 먹지만 늘 제대로 따르지 못했는데, 올해도 실패였다. 조기 달기와 행사 참석은 했지만 찬 죽만큼은 '운'(運)이 돕지 않았다. 마침 이날 참석자가 넘친 탓인지 준비한 죽이 모자랐다.이날 자신과의 약속조차 잘 지키기 힘듦을 절감하며, 2017년 5월 10일 국회의사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읽은 취임사를 찾아봤다.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며 대통령이 국민과 한 약속은 그때도 그랬지만, 2년 지난 지금 읽어도 새길 만하다.'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약속은 더 와 닿았다. 그래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한 대통령의 '따뜻한 대통령, 친구 같은 대통령으로 남겠다'고 한 다짐도 이루길 바랐다.2년 전, 국민 마음은 한결 그랬다. 그러나 지금, 나라는 그 약속과 다짐을 담았던 대국민 말씀과 다른 꼴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선지 대통령에게 되레 실망하는 사람도 적잖다. 물론 그렇지 않은 진영도 상당한 탓에 갈수록 편이 갈리는 모양새다.그러나 '찬 죽 먹는 일'조차 '운'이 따르지 않으면 힘든 게 삶인데, 하물며 나라 걱정을 도맡은 대통령은 오죽할까. 문 대통령은 취임사의 숱한 약속과 다짐을 지키고 싶었겠지만 그를 둘러싼 '사람'과 '운'까지 돕지 않으니 어쩌랴. 여당을 보면 그렇다.요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존재하는가. 여당은 정부가 제대로 구르도록 도움과 힘을 주는(與) 무리(黨)가 아닌가. 정부가 잘 굴러가지 않으면 매와 채찍도 아끼지 말고 적절히 줘야 되는 무리가 아닌가. 그런데 과연 지금의 민주당은 그런가.문 정부와 청와대가 그릇된 일을 저질러도 그냥 그들과 같은 길을 걸으며 결속할 뿐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당의 편들기는 점입가경이다. 이러다가 정부, 여당이 공멸을 자초하는 수렁에 빠지는 것은 알 바 아니지만 자칫 나라만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2019-09-02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총신(寵臣) 조국'

'역사는 반복된다'는 논거를 잘 보여주는 본보기가 하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권의 몰락을 가져오거나 치명상을 입힌 사람은 권력자가 가장 총애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대통령이 가장 아끼고 애지중지한 이들이 정권을 쓰러뜨리거나 기울게 했다. '정권의 적(敵)은 대통령 지척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것은 최순실 씨였다. 이명박·노무현 대통령은 형이 문제였다. 이상득 의원과 노건평 씨가 아우인 대통령에게 짐이 됐다. 경쟁자이자 동지인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은 나란히 아들 때문에 정권이 기울었다. '홍삼 트리오'와 김현철 씨가 아버지에게 그림자를 안겨줬다. 박정희 대통령은 심복인 차지철 경호실장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권력 다툼 와중에 총탄을 맞아 서거했고 이승만 대통령은 2인자인 이기붕 의장으로 인해 하야(下野)하고 말았다.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총애하는 사람을 꼽는다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첫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2년 넘게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긴 데 이어 곧바로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인사 검증 실패 등 숱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조 후보자에 대한 문 대통령의 총애는 굳건했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차기 대선주자로 키우려 한다는 진단마저 나왔다.인사청문회·검찰 수사로 조 후보자가 갈림길에 선 것처럼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로 말미암아 갈림길에 섰다. 의혹들과 검찰 수사에도 문 대통령이 청문회 후 조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느냐,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통해 조 후보자 카드를 접느냐에 따라 문 대통령의 운명이 갈릴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문 대통령과 정권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가장 총애하는 사람이 정권에 치명상을 입힌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될 것 같다.사족(蛇足)을 달면 총애의 총(寵) 자와 농단의 농(壟) 자가 매우 닮았다. 용이 갓을 쓰면 총 자가 되고 용이 땅을 딛고 서면 농 자가 된다. 총애하는 사람이 국정을 농단한다는 사실을 선인(先人)들은 일찍이 간파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2019-08-31 06:30:00

[기자노트] 환경부, 물클러스터 밀어주기 반성은 없었다

"평가방식을 계획과 다르게 바꿔 변별력을 상실하는 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논란을 초래했다."이는 감사원이 지난 27일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위탁운영기관 선정 실태 감사결과'를 통해 환경부에 위법·부당 행위로 인한 절차적 하자를 지적한 내용 중 일부다. 감사는 지난해 8월 환경부의 한국환경공단 '밀어주기' 의혹에서 시작됐다. 선정 과정에서 환경공단보다 실적과 규모가 우세한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탈락하자 각종 소문이 꼬리를 물었고 파장은 커졌다.결국 의혹은 국회로까지 확대됐다. 두달 뒤 열린 국정감사에서 강효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문제를 집중제기했고 환경부는 평가방식 변경, 회의록 미작성 등을 시인했다. 2천409억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대구의 대표 미래사업을 환경부가 이토록 허술하게 추진했다는 것에 지역사회는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시와 정치권이 지역 경제를 살려보고자 클러스터 유치에 힘을 쏟았던 지난날의 땀과 노력도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환피아'(환경부+마피아)라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환피아'는 이번 사태 본질과 닿아있다. 국감 당시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까지 나서 "통화명세까지 조회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중대한 사안"이라며 질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환경공단은 환경부 산하기관으로 당시 이사장 포함 환경부 출신들이 고위직에 포진해 있었지만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이관돼 환경부 출신이 전무했다. 환경공단으로 결정된 배후에 '환피아'가 있었다는 논란이 일었다.비리의 복마전이 되어버린 환피아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017년 국감에서 "영풍석포제련소가 수십년간 건재한 것은 환경부 출신이 영풍그룹 임원·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환피아와 환경부 부실감시가 만든 환경재난"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환경부는 "미비한 점이 있었다"며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무책임한 태도에 지역사회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환경부는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지역 정치권은 환경부가 클러스터 성공으로 사태를 만회해야 한다고 촉구한다.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논평을 내 "환경부는 두 기관이 각자의 장점을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확대해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9-08-30 17:50:54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조국을 꺾어야 한다는 욕망'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공산주의의 비인간성에는 눈을 감고 자본주의의 문제는 무섭게 비판한 위선자였다. 그는 불소친선협회 부회장으로 선출된 1954년 초청을 받아 소련을 방문한 뒤 '리베라시옹' 신문과 인터뷰에서 소련의 현실을 정반대로 전했다. 그는 "소련 시민은 우리보다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그들의 정부를 비판한다"며 "소련에는 완전한 비판의 자유가 있다"고 했다.이를 두고 영국 역사가 폴 존슨은 1930년대 초 조지 버나드 쇼의 '소련 찬양' 이후 서구 주요 지식인의 입에서 나온 소련에 대한 가장 굴욕적인 설명이라고 비판했다.훗날 자기 말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나자 사르트르는 1976년 출간된 저서 '상황Ⅹ'에서 이렇게 자신을 비호했다. "나는 거짓말을 했다…내가 믿지 않은 소련에 대한 우호적인 사실들을 몇 가지 말했다…그렇게 한 이유는 고국에 돌아오기 무섭게 나를 초청해준 나라를 모욕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소련과 내 사상 사이의 관계에서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정말 몰랐기 때문이다."이런 말장난은 그의 전매특허다. 서구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왜 소련의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 전형이다. 그는 "자신의 실천 원칙은 '지금 여기'(now and here)이고, 자신의 삶의 현장이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문제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하지 않아도 소련에 대한 비판은 넘쳐나는데다가 자신까지 소련을 비판할 경우 그것이 '현재의 자본주의가 그래도 나은 것'이란 식으로 현실을 정당화하고 현실의 문제를 외면하는데 악용될 것"이라고도 했다.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에 침묵하다 29일 입을 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막상막하다. 그는 조 후보자 의혹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조국을 꺾어야 한다는 욕망이 지배하고 있다"고 했으며,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일부 참가자가 마스크를 한 것을 들어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이 어른어른하는 그런 거라고 본다"고 했다. 우리 편은 무조건 선이라는 진영 논리에 갇혀 '상식'과 '균형 감각'을 상실한 궤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눈을 씻고 귀를 씻어야겠다.

2019-08-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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