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데스크칼럼] 코로나20은 없어야 한다

"야야, 나는 개않타. 가래도 없고 기침도 안 한다. 걱정 마래이."선술집 낮은 칸막이 너머로 웬 할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나처럼 홀로 술잔을 기울이던 손님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잠시 귀동냥하니 할머니는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듯했다.이런저런 '잔소리'가 이어지자 중년 사내는 "가짜 뉴스 믿지 마이소"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화는 더 이어졌고, 어느새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어무이요, 아무래도 가게 문은 닫아야 할 것 같심다. 나중에 자세히 말씀 드릴께예. 우째끼나 식사는 꼭 챙겨 드이소."집으로 가는 버스 막차에도 코로나19가 남긴 상흔은 깊게 파여 있었다. 교통신호를 기다리던 운전기사는 맞은편 차로의 동료 기사에게 "아이고, 여태 죽지 않고 살아있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 동료 역시 천연덕스럽게 "우린 손님이 없어 청정구역 아이가"라고 되받았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생물과 무생물 중간 단계에 불과한 바이러스의 하극상으로 우리 삶은 모든 게 달라졌다. '권커니 자커니' 잔 돌려가며 술 마시던 풍경은 그야말로 옛 추억이다. 악수는커녕 2m 안에 타인이 다가서기만 해도 본능적으로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마스크란 단어에서 더는 짐 캐리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떠올릴 수 없다.'봉쇄'라는 가슴 후벼 파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던 대구경북에선 다행히 바이러스의 사악한 힘이 약해졌다. 25일 0시 기준으로 대구경북 일일 신규 확진자는 19명에 그쳤다. 하루 800명 가까이 감염 판정이 쏟아졌던 때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이제서야 털어놓자면 그간 전국 각지, 심지어 해외에 나가 있는 지인들의 안부전화가 달갑지만은 않았다. 진심 어린 위로도 있었으나 '강 건너 불구경' 심보가 은연 중 느껴져서다. 서울에 사는 아들이 갑자기 심장 수술을 받는데도 대구에 산다는 죄로 면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는 어느 엄마의 절규를 떠올려보라.대한민국이 이 정도 수준에서 전대미문의 역병에 맞설 수 있는 근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의료진의 헌신과 대구경북민의 희생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외국 언론까지 나서서 대구경북을 사회적 거리두기의 모범으로 꼽은 데에는 핏속 기질이 작용했을 게다. 아들에게까지 걱정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그 할머니처럼 말이다.공포심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세계 곳곳이 고립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당국의 강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이달 '13일의 금요일'부터 생필품 사재기가 극성을 부린다는 '천조국' 미국 지인의 전언처럼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평온한 일상이 언제쯤 다시 찾아올지는 미지수다.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명칭 결정 또한 코로나20, 코로나21을 암시하는 듯해 찝찝하기만 하다. 어쩌면 우리는 대공황이란 거대한 태풍이 곧 불어닥칠 망망대해에 나침반조차 없이 표류하는 쪽배일지도 모른다.그 험난한 항해를 이겨낼 수단은 오로지 신뢰와 끈끈한 유대감이다. 스스로 자숙하며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있는 대구경북이 이번에 얻은 중요한 경험이다. 이 고통을 잊지 말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제2차 세계대전 뒤 옛 소련은 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독일군의 봉쇄를 이겨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영웅 도시'(город-герой)란 칭호를 부여했다. 900일 동안 도시 인구 3분의 1이 희생될 만큼 처절한 시간을 겪은 데 대한 경의의 표시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더 이상의 영웅 도시가 나와선 안 된다.

2020-03-26 06:30:00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총선 분위기 심상찮은 대구경북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꼭 3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대구경북 선거 완승으로 축배를 들려던 미래통합당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실물경기 침체, 중소기업 및 자영업 몰락에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이 겹치면서 절대 유리하게 이어져 온 선거 국면을 통합당이 대구경북 공천을 잘못하는 바람에 혼전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현재 대구에선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한 곽대훈(달서갑)·정태옥(북갑) 의원이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이 두 사람은 지역구 관리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와 동정 여론이 만만찮다.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경남도지사를 지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데 통합당의 이인선 후보가 힘겨운 승부를 하고 있다.이보다 더 통합당을 당혹하게 하는 건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주성영 전 국회의원의 무소속 출마. 그렇지 않아도 같은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현역인 김부겸·홍의락 의원을 상대하기 쉽지 않은 터에 보수표를 갈라야 할 처지다. 오랜 기간 준비를 거치고 경륜도 있는 이들에게 경선 기회라도 줘야 했지 않았느냐는 여론이 적지 않다.경북도 상황은 마찬가지. 김현기 전 경북부지사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경선 기회마저 박탈당했다면서 고령성주칠곡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도 포항남울릉 무소속 출마를 24일 선언하려다가 잠정 연기는 했으나 여의치 않으면 튀어나갈 태세다. 안동은 통합당 공천 철회를 둘러싸고 유림들까지 들고 일어난 실정. 이런 판에 무소속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안동도 통합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누군가 교통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지만 정치력 떨어지는 황교안 대표가 나설 리 만무한 상태에서 득표력을 지닌 무소속 출마자들을 다독거릴 정치력 있는 인사가 현재로선 없다. 지역 여론과 동떨어진 공천으로 일관하다 보니 대구경북선거를 책임질 선거 사령관이 없어서 초재선급으로 공동선대위원장을 꾸리려는 중이다.여기다 보수대통합을 통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지역 유권자 주문과는 달리 '우리공화당'으로 대표되는 태극기부대와의 선거연대조차 거부한 협량(狹量)이 선거판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보수적인 대구경북 표심은 우리공화당이 아닌 미래통합당으로 모일 것'이라는 무지의 결과다. 달서병의 조원진 대표 지역 등 일부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에서 연대를 꾀한다면 보수 결집으로 훨씬 많은 의석 확보가 가능할 텐데도 말이다. 그게 보수의 염원인 현 정권 심판이 된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만 같다.아무나 갖다 꽂아도 최소한 대구경북 표심은 미래통합당으로 향한다는 오만이 불러온 현상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권자들은 당보다는 인물 위주의 투표를 하자는 쪽으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여야와 무소속을 떠나서 '무늬만 TK'인 사람보다 지역 민심을 떠받들고 현안 해결에 앞장설 능력 있는 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이는 '다시는 민심을 이반한 공천을 못하게 본때를 보이자'는 결의와도 궤를 같이한다. 통합당의 공천 잘못이 이런 민심으로 연결되는 것이다.무소속으로 당선된 사람도 결국은 통합당에 들어올 것이니 큰 손해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면 이보다 큰 오판이 없다.총선에서 지고 난 이후의 이합집산은 지지층의 염원과는 거리가 멀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려 했던 유권자들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2020-03-25 06:30:00

[관풍루] 포장지만 만들어 키친타월 넣고는 ‘KF94 마스크’로 속여 10만장가량 판매해온 사기꾼 일당 체포.

○…중앙사고수습본부 24일 브리핑에서 전체 인구 60% 이상 감염시켜 면역 갖는 '집단면역' 이론 도입 주장에 대해 "이론적 개념" 일축.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라는 말.○…포장지만 만들어 키친타월 넣고는 'KF94 마스크'로 속여 10만 장가량 판매해온 사기꾼 일당 체포. 교도소에서 오래오래 '진짜 마스크' 만들기 노역시키면 합당할 듯.○…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에 24일 코스피 8.60% 오르며 1,600선 회복, 코스닥도 8.26% 상승. 추락과 상승 되풀이하는 '롤러코스터 주식' 탓에 울렁증 생길라.

2020-03-25 06:30:00

김윤기 경제부 기자

[취재현장] 코로나19 경제대책, 대구경북에 집중돼야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가 '10년 주기 경제위기설'까지 다시 불러왔다. 1997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약 10년 만에 경제위기가 다시 찾아왔다는 것이다.신호탄은 지난 설 연휴 직후 중국의 춘절 연휴가 일주일 이상 연장되는 등 '세계의 공장'에서 생산이 멈춰 선 일이다. 설 연휴가 끝나고는 국내에서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다. 최근 국내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자 이제는 유럽, 북미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결국 이번 주 들어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인도 공장이 멈춰 섰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도 지난 23일 기준 확진자가 4만 명을 돌파하며 비상이다.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이 모두 흔들린다. 국가가 돈을 쥐여 줘도 사람들이 소비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소비심리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지역 경제계는 "지난해 한일 갈등,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느꼈던 위기감이 지극히 사소해 보일 지경"이란 반응마저 보이고 있다.더 걱정스러운 대목은 대구경북 지역 기업이 처한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에선 24일 오전 기준 각각 6천442명, 1천25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국내 전체 확진자의 82.7%에 달한다.한 지역 경제 전문가는 "대구경북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주력산업이 시대 변화를 못 따라가면서 생긴 구조적 위기를 안고 있었던 점이 문제다. 경제 기초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역대급 위기'까지 겹쳤으니 극복할 여력이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진단을 내놨다. 비유하자면 이미 기저질환으로 기력이 떨어진 고령층이 또 다른 병을 얻은 상황이다.지역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이달 중순 지역 기업 336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한 현재 체감경기'에 대해 68.5%가 더 나쁘다고 답했다. 더 낫다는 응답은 4.5%에 그쳤으니 그 위기감을 짐작할 수 있다.응답 기업의 35.4%가 올해 기존 계획했던 채용을 축소하거나 39%는 채용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근래 전국 평균보다 나쁜 성적표가 익숙했던 지역 고용지표도 악화될 것이 염려된다.그런 점에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100조원 규모의 기업 구호 긴급 자금을 투입해 '코로나 도산'을 막겠다는 반응은 반갑다. 다만 고령자, 기저질환자에 대해 우선적으로 입원 치료를 실시했듯이 경제 대책에 있어서도 취약 지역에 대한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대구경북에 코로나19가 확산한 직후부터 대통령, 국무총리, 경제부총리가 차례로 다녀갔음에도 현장에서의 지원 체감은 미미하다는 반응이 계속 나온다.정부는 대구경북 소상공인들과 기업인들의 절박한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이미 특별재난지역 소재 기업의 세제혜택 확대, 원활한 기업자금 지원, 기업용 마스크 특별 배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지역 기업인들은 구체적으로 특별재난 중소기업에 한정된 소득·법인세 감면을 중견기업에까지 확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매출 감소에도 고용을 유지하는 특별재난지역 소재 기업에 대해서도 고용 증대 세액공제 금액과 기간 확대, 사후 관리 완화 등 보다 과감하고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대구경북 경제에는 정부의 신속하고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 경제 고사를 막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2020-03-24 15:30:02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깜짝 놀랐제”

김영삼(YS) 대통령이 취임 후 보름도 안 돼 하나회 출신 군부 실세인 육군참모총장·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하나회 숙청의 신호탄이었다. 다음 날 청와대 수석회의를 주재한 YS는 "깜짝 놀랐제"라며 득의양양했다. 이 말이 씨가 됐는지 몰라도 YS 임기 내내 국민이 깜짝 놀랄 일들이 꼬리를 물고 터졌다. 육·해·공에서 또 지하에서 계속 사고가 나 '사고공화국'이란 말까지 생겼다.YS와 부산·경남 동향인 문재인 대통령도 집권 후 국민에게 깜짝 놀랄 일들을 많이 안겨줬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남북 정상 이벤트는 국민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애초 목표한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북한의 대남 위협은 수위가 치솟은 것이 국민에겐 더 놀라운 일이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 한·미 동맹 균열 등 대외적으로도 놀랄 일들이 많았다. 조국 사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과 이를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정권의 겁박도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탈원전,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폐해들도 빼놓을 수 없다.국민을 더 놀라게 한 것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행태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뻔뻔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전전 정권과 야당, 심지어 국민에게 책임을 돌리고 얼토당토않은 자화자찬에 엉뚱한 트집을 잡아 되치기를 하는 등 온갖 술수를 부리고 있다. '질투는 나의 힘'에 빗댄다면 '뻔뻔함은 정권의 힘'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코로나 사태와 그에 따른 경제난, 총선 등과 관련한 정권의 언행에 국민은 계속 경악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전염병 그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툭하면 자랑을 늘어놓는 데 국민은 더 놀라고 있다. 유례없는 주가 폭락도 공포스럽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든 제1야당에 험한 말을 퍼부은 더불어민주당이 똑같은 짓을 자행한 데 대해 국민은 경악했다. 범죄 혐의자들에게 공천을 주고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운 것 또한 놀랄 일이다.YS는 임기 말 IMF 외환위기로 국민에게 놀라움을 넘어 고통을 안겨줬다.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 처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놀랄 일을 제발 그만했으면 하는 심정이다. 영화 '친구'에 나온 장동건의 대사처럼. "고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2020-03-24 06:30:00

[관풍루] 정부, 외국인 코로나19 검사 비용 부담은 ‘우리 국민 보호하려는 것’이란 취지로 설명.

○…대구 출신 부산 소방대원, 신혼에 출생 70일 아들 곁 떠나 코로나19 지원 대구 파견 활동 자원 뒤 복귀. 대구시민, 그대 같은 고향 '까마귀' 많아 우린 꼭 이길 수 있어요!○…정부, 외국인 코로나19 검사 비용 부담은 '우리 국민 보호하려는 것'이란 취지로 설명. 국민, 총리 훈수처럼 벌어 놓은 돈도 없어 검사를 받지 못하니 이참에 국적을 바꿔?○…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위한 종교시설 운영 중단 요청에도 일부 교회 일요 예배 강행. 하늘,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 아니라 코로나에 달렸음을 아직 모르니 어쩌리.

2020-03-24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세풍] 코로나19 이겨내는 법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프랑스, 미국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망자 수습마저 힘들 만큼 상황이 참혹하다. 23일 기준 전 세계 확진자는 33만8천717명, 사망자는 1만4천687명을 기록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21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이다.지난달 20일 이후 맹렬한 기세로 치솟던 국내 확진자 수는 요 며칠 100명 안팎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불행 가운데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든다. 큰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도 '신천지'라는 돌발 변수를 뺀다면 다소나마 낭패감을 덜 수는 있다. 그렇다고 전체 확진자의 85.5%, 사망자의 95.5%라는 절대 수치의 중압감을 피해가기는 여전히 어렵다.그나마 한숨을 돌리게 된 것은 사태 초기부터 정부가 빠르게 진지를 구축하고 적극 대응에 나선 덕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의 학습효과에다 잘 준비된 진단 키트, 효율적인 의료보험 체계를 무기로 이번 사태에 강하게 맞서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각국 정부는 한국의 대응을 눈여겨보고 있다. 외신들도 '냉정을 찾고 한국만큼만 하라'(Keep Calm and Korea on)는 제목의 기사를 앞다퉈 싣는다. 이렇듯 우리가 코로나 사태 대응의 롤모델이 된 것은 높은 시민의식과 앞선 공중보건 정책과 의료 역량 때문이다. 반대로 방심한 유럽과 미국은 거의 그로기 상태다. 적을 코앞에 두고도 경계와 전술, 무기 등 모든 대비에서 실패하고 궁지에 몰린 것이다.요즘 유튜브에서 맹활약 중인 영국의 은퇴 의사 존 캠벨은 "현재 코로나 사태에서 믿을 수 있는 데이터는 한국의 것이 유일하다. 광범위한 추적과 격리, 치료, 투명한 정보 공개까지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칭찬했다. 그는 1월 27일부터 두 달 가까이 시시각각 변하는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고 핵심을 요약해 전 세계 수백만 시청자의 눈과 귀가 되고 있다. "BBC는 못 믿어도 캠벨 박사의 말은 신뢰한다"는 영국인들의 반응만 봐도 그의 존재감을 짐작할 수 있다.물론 보통의 의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시간을 쪼개고 감염병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보를 자세히 전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전문가로서의 사명감과 보편적 인류애를 가진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다. 부산 북구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에 여념이 없는 70대 베테랑 의사 문성환 씨의 이야기도 좋은 사례다. 분명 힘에 부치지만 그는 '생애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방역 현장을 지키고 있다.보통의 시민도 힘이 될 수 있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잘 지키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만 잘 실천해도 제 몫을 하는 것이다. 대구시가 이달 28일까지 전개 중인 '3·28 대구운동'도 그렇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지자 대구시는 실천 기간을 4월 5일까지로 1주 더 연장한 것은 의미가 크다.지금 우리는 언제든 집 밖을 나갈 수 있다. 이탈리아처럼 대중교통과 물류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기업 활동을 중단시킨 행정명령도, 3월 말까지 공식 서류 없이는 외출을 못하는 프랑스의 금족령 조치도 없다. 그만큼 개인의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전국 신규 확진자가 23일 기준 64명으로 지난달 29일 하루 813명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Worst is yet to come)는 말처럼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2020-03-23 19:06:47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청춘을 돌려다오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만은,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판소리 단가 '사철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풍경을 묘사하면서 세월의 덧없음과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다. 사철가는 영화 '서편제'에서 소리꾼 유봉이 눈먼 딸 송화를 데리고 가는 장면에 등장하면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계절이 오고 가듯이 사람의 일생 또한 청춘이 저물어 늙기 마련이니 한 번 주어진 삶을 즐거이 보내자는 내용이다. '백발가'(白髮歌) '편시춘'(片時春) 등도 유사한 내용과 짜임새의 단가이다.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흐르는 내 인생의 애원이란다. 못다한 그 사랑이 태산 같은데, 가는 세월 잡을 수는 없지 않느냐. 청춘아 내 청춘아 어딜 갔느냐.'가수 나훈아와 현철이 불러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노래 '청춘을 돌려다오'는 가버린 청춘에 대한 애틋함이 사뭇 절절하다. 월견초(달맞이꽃)란 별명을 가졌던 작사가 서정권이 서른 여덟의 나이로 훌쩍 생을 마감한 것도 그렇고, 대구에서 성장한 가수 신세영이 곡을 붙였다는 것도 노래에 정감을 더한다. 신세영은 6·25 전쟁기 불멸의 히트곡인 '전선야곡'을 불렀던 예인이다. 전선야곡 또한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참혹한 전쟁터로 내몰린 청춘의 사모곡이었다.중등 교과서에도 소개되었던 명수필 '청춘예찬'의 작가 민태원은 '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청춘의 피는 끓는다'며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라고 썼다. 그런데 그 청춘이란 게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게 문제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가버린 청춘을 노래하며 무상감을 달래는 것이다.미증유의 전염병 대란 속에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해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청춘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신천지의 거짓 교리에 속아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헌금을 강요당했다'며 '빼앗긴 청춘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이 전대미문의 법적 논란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예사롭지 않다. 종교적 교리와 사회적 법리의 간극 속에 잃어버린 청춘의 회한이 눈물겨울 따름이다.

2020-03-23 06:30:00

[관풍루] 김정은 동생 김여정,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에 코로나19 방역 협력 제안했다고 공개.

○…김정은 동생 김여정,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에 코로나19 방역 협력 제안했다고 공개. 김정은, 확진자 2만 명 넘는 자국민 치료도 바쁠 텐데 우리를 돕겠다니 오지랖인가, 박애인가!○…국민의당,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명단 1번에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 선정. 안철수 대표 자원봉사에 이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대구를 위한 화끈한 배려.○…정세균 총리, 코로나 사태로 보름 동안 종교시설 등의 운영 중단 강력 권고. 옛 군부 지도층, 옛날 언론통폐합 때처럼 종교도 때려 뭉쳤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2020-03-23 06:30:00

김교영 경북본사 본사장

[매일칼럼] TK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감염병 대유행과 경제 대환란이 닥쳤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 경제대란'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는 비상체제로 전환됐다. 19일 첫 비상경제회의에서 50조원의 비상 금융조치를 발표했다.코로나 경제대란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은 대구경북(TK)이다. 다른 지역보다 환부가 더 깊고 넓다. 정부는 대구와 경북 경산시·봉화군·청도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추경을 통해 대구경북에 2조4천억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든 소상공인들과 취약계층의 몫은 턱없이 부족하다.'병들어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는 곡소리가 나온다. 소상공인 서넛이 모이면 '우리는 부도 확진자'라는 슬픈 농담이 오간다. '코로나 보릿고개'란 표현은 차라리 낭만적이다.대구에서 실내건축업을 하는 K씨. 그는 10년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었다. "두 달 동안 매출이 0원이다. 정기예금과 보험을 깨서 직원 월급과 사무실 월세를 내고 있다. 대출받으려고 특례보증을 신청했다. 신청자가 많아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집안 살림은 엉망이 됐다. 최소 생계비로 버티고 있다. 학원이 문을 닫아 아이들 교육비 지출이 준 것이 다행이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나만 힘들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어제 의성의 부모님 댁에 갔다. 창업 후 처음으로 부모님께 돈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상가와 전통시장은 암울하다. '임시휴업'이 수두룩하다. 문 열어도 마수걸이가 힘들다. 택시기사들은 사납금을 채우지 못한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금붙이를 급히 처분하는 금은방 주인들도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경영안정자금 신청자는 하루 1천 명에 이른다.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10배 늘었다. 상담장은 '벼랑 끝 사연'들로 넘친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올 5월까지 대구경북 지역내총생산(GRDP)이 9조원 이상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 대구경북은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 외환위기 후 처음이다.코로나 감염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확진자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하지만 곳곳이 지뢰밭이다. 요양병원 등 고위험 집단시설 감염이 터져나오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월 28일까지 2주간 더 고통을 감내하자"고 호소했다. 이 와중에 TK를 혐오·차별하거나 연대를 갉아먹는 언어가 끊이지 않는다. TK는 코로나 사태로 사실상 봉쇄 상태다.TK는 바이러스에 고통받고, 정치권에 농락되고 있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비례) 공천에서 TK는 패싱됐다. 미래통합당은 당의 텃밭인 TK에 '서울 TK 내리꽂기' 공천을 했다. 코로나로 숨을 헐떡이는 TK에 손을 내밀기는커녕,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는 재심 요구와 일부 지역 공천 취소·번복·재조정 등으로 너덜너덜해졌다. 공천에 떨어진 상당수 인사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모든 게 뒤통수 맞으면서도 지지했던 TK의 자충수다.TK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전대미문의 감염병과 경제 대환란, 혼돈의 총선이 겹쳤다. TK의 현실은 두렵고 어둡다. '위기 극복 DNA'를 일깨워야 할 때다. 우리는 항일독립운동,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 금모으기운동에서 그 DNA를 확인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코로나를 잠재워야 한다. 냉철한 유권자 의식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권 심판', '야당 심판'의 정쟁에 휘말려선 안 된다. 'TK 실익'이 우선이다. 코로나 경제난 극복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TK 미래를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 TK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2020-03-22 15:0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정녕 또 종 되려는가

'말에서 개·돼지까지.'조선부터 오늘까지 힘없는 백성은 동물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다. 지금도 그러함을 역사는 보여준다. 조선에서는 '종' 즉 노비(奴婢)를 사고팔았다. 그 값이 말보다 쌌다. 이런 종이 많을 때는 인구의 반을 넘었으니 조선은 종의 나라였다. 값싸고 쓰임은 많으니 종은 중요 재산 목록으로 대대로 상속됐다.동물보다 못한 대접을 받은 백성이라 암흑기 시절, 두 차례 일본 박람회에 전시돼 일본인 눈요깃감으로 전락한 수모도 겪었다. 한국인이 구경거리로 나오자 일본인들이 나들이로 박람회장에 들렀음을 옛 기록은 전한다. 안에서조차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한 백성인지라 나라 밖 일본 민족인들 오죽했을까.또 노비는 임란과 오랑캐 침입의 국난에는 의병 깃발 아래 동원되고 자발적 참여로 목숨을 바쳤다. 물론 난 후 벼슬자리와 공신(功臣) 같은 선물과 영화는 주로 주인 차지였다. 종은 잊혔다. 이런 노비를 경주 최제우는 동학으로 사람답게 대접했고, 동학혁명은 종 제도를 없애는 기틀도 놓았다.이후 1919년 임시정부는 이런 조선과는 다른 나라를 세울 틀을 짜며 종도, 주인도 없는 백성(民)만이 주인 되고 함께 사는 공화(共和) 민주주의 국가를 꿈꿨다. 그런 이상 국가를 세우려고 옛 종과 그 주인이 한마음 한 몸으로 일제에 맞서 피를 흘렸고 마침내 광복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역사가 올해로 101년이다.무릇 악습은 도지는 법. 가진 자와 관료는 국민을 개·돼지로, 총선 밑 일부 정파는 주인을 섬길 '머슴선발대회'를 열며 되레 군림한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그렇다. 대구경북을 옛 종이나 장기판 졸(卒)처럼 여긴다. 한때 막대기만 꽂아도 그들 후보를 마구 뽑은 짝사랑 탓의 업보이니 자업자득이리라.이제 그런 오만한 머슴선발대회를 꾸린 책임자가 물러났지만 그렇다고 대구경북을 호구로 보며 등골 빼려는 생각마저 바뀔까. 옛 작태를 보면 분명 아니다. 오롯이 애정을 쏟은 정파에게 존중받지 못하는데 다른 무리의 관심과 배려는 언감생심이다. 그런데도 대구경북이여, 4월 총선에서 정녕 또다시 종 노릇을 자초하려는가.

2020-03-20 19:22:45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대통령의 허풍

제국주의 일본은 중일전쟁(1937년)을 3개월, 길어도 6개월 안으로 끝낼 것으로 자신했다. 1931년 만주사변 때 확인한 중국군의 형편 없는 전투력은 그렇게 자신할 만했다. 하지만 중국군이 광활한 영토를 이용한 지구전(持久戰)으로 맞서면서 8년간이나 중국에 묶여버렸다. 이길 전망은 사라졌지만 군부는 국민에게 '이기고 있다'고 허풍을 떨었다.그 대상은 히로히토(裕仁) 일왕도 예외가 아니었다. 개전(開戰)을 3개월 앞두고 히로히토가 스기야마 하지메(杉山元) 육군 참모총장에게 "전쟁을 끝내는 데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3개월"이란 허풍이었다. 이에 히로히토는 "중일전쟁은 1개월이면 정리할 수 있다고 했는데 4년이 된 지금까지 질질 끌고 있다"고 했다. 스기야마가 "중국이 넓어서 그렇다"고 변명하자 히로히토는 "태평양은 더 넓은데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이러니 국민에게 허풍 떠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다.1941년 진주만 기습 이후 1943년까지 일본군은 태평양 전역(戰域)을 그럭저럭 꾸려갔다. 하지만 점령 중인 필리핀이나 마리아나 제도(諸島) 등에 대한 방위 준비는 전혀 못했다. 이후 미군의 반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겼는지 졌는지 애매하게 얼버무리거나 패배를 승리로 둔갑시켰다. 당시 총리였던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는 특히 심했다. 1944년 6월 절대방위선(絶對防衛線)인 사이판에 대한 미군의 공격을 앞두고 "적이 상륙한다면 그거야 말로 예상한 것이다"라고 했다. 미군을 사이판으로 끌어들여 격멸하겠다는 허풍이었다.문재인 정권의 코로나 대응은 이와 똑같은 허풍의 연속이었다. 그 대열의 맨 앞에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머지않아 종식된다" "전면 입국 금지의 극단적 선택 없이도 바이러스를 막고 있다"며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있는 듯이 말했다.이런 허풍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타임은 지난 13일 한국과 일본이 "초기의 느린 대처와 확진자 폭발적 증가로 비판받았다"면서 "한국 대통령은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속된 말로 옮기면 '왜 그리 입방정을 떠느냐'쯤 되겠다. 당사자도 아닌데 기자의 얼굴이 화끈거린다.

2020-03-20 06:30:00

[관풍루] 미래한국당 선거인단, 공병호 위원장의 공관위가 선정한 공천 후보 명단 부결.

○…미래한국당 선거인단, 공병호 위원장의 공관위가 선정한 공천 후보 명단 부결. 유권자, 자기 선거인단 마음도 못 얻는 후보들 뽑았으니 세간의 사천(私薦)·막장 공천 비판은 맞네.○…감사원, 코로나19 사태 속 공직사회 향해 "감사 걱정 말고 적극 움직여 달라" 주문. 의료계, 그런 한가한 소리 말고 출입국 강화 조언 거절한 분이나 좀 감사하시지요.○…중앙방역대책본부, 18일 숨진 폐렴 증세 17세 고교생 재검사 결과 코로나19 음성 판정 확인. 전국 학부모, 부디 질병 없는 곳에 다시 태어나 못 다 이룬 꿈 이루소서!

2020-03-20 06:30:00

장성현 경제부 차장

[청라언덕] 코로나19와 대공황 공포

요즘은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문을 연 식당을 찾기가 어려운 탓이다. 문을 열었다 해도 포장 손님이나 배달 주문만 받는 곳도 상당수다. 막상 들어간 식당에 손님이 많아도 걱정이다. 낯모르는 이들과 가까이 붙어 앉아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하는 게 마음이 편하진 않다.가끔 찾던 일식점이 다시 문을 열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섰지만 가게 주인 표정은 밝지 않다. "어휴, 죽겠어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갈까요?" 돈가스를 튀기는 표정에도 근심이 묻어났다.한 달 전만 해도 코로나19는 그저 남의 일이었다. 지난 1월 5천만 명이 사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통째로 봉쇄됐을 때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약국마다 가격은 작년보다 조금 올랐지만 마스크가 넉넉히 걸려 있었고, 거리는 인파로 넘쳐났다.그사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조용하고 빠르게 지구를 점령하고 있었다. 불과 3개월 만에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0만 명을 넘어섰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상점의 불이 꺼졌으며, 사람들은 문을 걸어 잠갔다. 적막한 거리에는 침묵이 흐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디까지 퍼질지도 모르고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의 공포를 선사했다.코로나19보다 위세가 등등한 건 '공포 바이러스'다. 공포 심리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빠르게 무너뜨리는 중이다.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19일 코스피 시장은 11년 만에 1,5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한 달 만에 35% 폭락했다.원/달러 환율도 폭등해 1천3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역시 11년 전 수준이다. 미국이 제로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는데도 달러 강세가 1주일 내내 이어지고 있다.뉴욕 증시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중이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트럼프 랠리'의 출발점으로 상징되는 '2만 고지'를 힘없이 내줬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선이 위협받고,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실물경제도 암울하다. 대구 기업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올해 대구경북의 경제성장률이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4월부터 생활밀착형 소비는 나아지겠지만 수출 시장이 무너진 제조업의 피해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현재 경제위기는 '실물·금융의 복합 위기'라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았고, 그 여파가 금융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타격을 받은 점도 특징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덩달아 수요도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7, 8월을 넘어서도 잡히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대공황'을 맞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세계 경제의 주요 축들이 시차를 두고 쓰러지면 세계 시장은 상당 기간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코로나19의 악몽이 언제 끝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이 위기를 견뎌내려면 사회적 거리두기와 일상생활의 회복을 병행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신속하고 유연한 대비책도 절실하다. 취약계층에 대한 재난 수당 지원과 과감한 경기부양책, 기업과 자영업자의 유동성 위기를 막을 금융정책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2020-03-19 17:28:26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마스크와 문화 충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각국의 공중보건 체계의 허실 등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대 사건이다. 정치·경제 상황과 사회 구조, 시민의식 등 드러난 문제점도 제각각이다. 특히 문화적 배경에 따른 규범과 관념의 차이도 지역별로 크다는 점에서 코로나 사태는 다양한 과제를 노출하고 있다.마스크 논란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논란의 중심은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 효과를 둘러싼 동서 간 시각차다. 아시아에서 마스크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수단으로 인식해 거의 상식이다. 반면 북미나 유럽은 마스크를 은폐나 특정 부류라는 개념으로 본다. 상대 표정을 보고 소통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마스크 때문에 단절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마스크=환자'란 통념이 서로 충돌한다.급기야 마스크가 합리성과 윤리성의 차원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다. 마스크에 대한 아시아의 시각은 타인에 대한 배려 등 '집단' 의식에 기초한다. 마스크를 거부하는 서구인의 태도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이기적 행동이라는 비판이다. 반면 서구인은 의료진이 쓸 한정된 자원이 대중에게 쏠리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등 윤리성이나 예방적 실효성, 대면의 어려움에 따른 불안감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미국 타임지가 최근 게재한 '아시아에서 장려되는 마스크가 미국에서는 왜 무시되는가' 제목의 기사도 마스크 착용에 대한 동서의 시각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기사에 언급됐듯 감염자나 유증상자만 마스크를 쓰는 게 타당하다는 서구인의 주장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해 유럽과 북미 각국이 국경을 전면 차단하고 대중 집회를 모두 막는 것을 보면 이는 모순이다. 감염자만 마스크를 쓴다는 논리대로 감염자만 막으면 되는 데도 무차별 적용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마스크 부족이 초래할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수술 시 의료진이 환자에게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 때문에 마스크를 쓰거나 반대로 환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쓰는 경우 등 여러 측면을 따져보면 서구인의 마스크 거부감은 비합리적이다. 마스크 문제는 고정된 규범이나 편견의 차원이 아닌 선택과 관점의 문제로 각자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

2020-03-19 06:30:00

[관풍루] 코로나19 피해자 위해 민주당은 의원 세비 기부하려 하고, 의원 월급 반납·삭감 요청 국민청원은 20만 돌파.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걱정 없다던 종전 입장 확 바꿔 "오래전부터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느꼈다"고 강변. 세계보건기구, 그럼 언제 끝날지도 알테니 살짝 귀띔 좀 부탁하오!○…코로나19 피해자 위해 민주당은 의원 세비 기부하려 하고, 의원 월급 반납·삭감 요청 국민청원은 20만 돌파. 대구경북 의원들, 우리도 가만히 있는데 왜들 그래?○…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신천지교회 상대로 청춘반환 소송제기. 일제에 빼앗긴 들에는 봄이 왔건만 신천지가 앗은 청춘의 봄은 과연 오려나.

2020-03-19 06:30:00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스크칼럼] '기원전' 공천

대구경북(TK)이 무소속으로 술렁이고 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인 전·현직 국회의원만 10명가량 된다. 공천 배제(컷오프)된 예비후보들도 무소속 연대를 통한 단일화 선언으로 뒤따르고 있다. 한 원로 지역 정치인은 "TK에서 이렇게 무소속 출마 선언이 많은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이들의 무소속 출마 일성은 모두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무능함과 공천관리위원회의 오만함에 맞춰져 있다. 김형오 공관위가 TK는 안중에도 없이 '막천'을 일삼는 등 4년 전 이한구 공관위보다 더 나쁜 결정을 마구잡이로 했다는 것이다.오죽하면 이번 통합당의 총선 공천을 두고 '기원전(기준은 물론 원칙도 없고, 전횡만 있는) 공천'이라고 하겠나. TK 현역 의원은 "TK가 무조건 공천 혁신, 물갈이 공천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번 공천을 보면 통합당이 TK를 얼마나 무시하고 업신여기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얼마 전 만난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합당이 대구 수성구에서 후보 '풍차 돌리기'를 한 점, 일부 선거구에 지역민에게 이름도 생소한 '서울 TK'를 내리꽂은 점 등을 보면 TK 시·도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속 정당을 떠나 분통 터지는 일"이라고도 했다.황교안 대표의 무능한 리더십도 문제다. 공관위가 헛발질을 하면 당 지도부가 나서서 민심을 수습하는 등 텃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당 강세 지역의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이를 바로잡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우유부단한 리더십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그는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공천 중 가장 혁신적인 공천이었다"고 밝히는 등 TK 민심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입장을 내놨다.이를 두고 경북의 한 의원은 "지난달 매일신문이 지적한 'TK 식민지론'이 현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돈도 제일 많이 내고 인원 동원도 제일 많이 하고 표도 제일 많이 줬지만, 항상 뒷전이었고 대접은 제대로 받지 못 한다는 얘기다.모(母)회사가 이러니 자(子)회사도 TK 알기를 우습게 안다.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담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6일 발표한 '40인 비례대표 추천 명단'을 보고 있자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 40명의 후보 중 TK에 제대로 연고가 있는 인사는 39번에 배정된 한무경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 유일하다. 순번 20번 정도가 당선권이라는 공관위의 전망을 고려하면 텃밭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처사다.지역구 공천에서 홀대받고,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아예 무시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무기력하고 허약해진 수준이 아니라 'TK 정치는 죽었다'고 봐야 한다.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광주·전남 18곳 선거구 중 17곳(94%)에서 경선을 치른다. 통합당이 TK 25곳 중 13곳(52%)을 경선 지역으로 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광주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민주당도 광주·전남 알기를 우습게 봤고, 오만했다. 어떤 비판이 나와도 표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4년 전 민주당이 호남 민심에 된통 혼나본 경험이 있어서 민심에 반한 일방통행식 내리꽂기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했다.민주당의 '텃밭' 예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통합당에 묻고 싶다. 언제까지 TK를 무시할 것인가. 이러다 통합당은 지역·지지층 다 잃을 수 있다. 4·15 총선이 이제 27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0-03-18 16:33:16

김해용 논설실장

[야고부] 가짜뉴스 바이러스

2009년 국내 한 방송사가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함께 흥미로운 실험을 벌였다. 방청객 100명을 스튜디오로 초대한 뒤 '어느 연예인이 자살했다'는 부정적 소문과 '어느 연예인이 아이를 입양했다'는 긍정적 소문을 슬며시 흘렸다. 실험 결과 나쁜 소문을 들은 방청객은 80%를 넘었지만, 좋은 소문을 들은 이는 10%대에 그쳤다.우리 속담에 '나쁜 일은 천 리 밖에 난다'는 말이 있다. 좋은 소문은 걸어가고 나쁜 소문은 날아간다고 했다. 나쁜 소식일수록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전파된다. 미국 MIT 경영대학원 시난 아랄 미 교수가 가짜 뉴스 전파 속도를 실증 분석한 결과도 곽 교수팀의 실험과 일맥상통했다. 그가 2013년 트위터 450만여 건을 분석해 보니 가짜 뉴스가 퍼져 나가는 속도는 진짜 뉴스보다 6배 빨랐다.사람이 나쁜 소식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은 본능이다. 수렵시대부터 인류는 생존을 위협하는 포식자와 위험 요소를 빨리 파악하게끔 진화해왔다. 불안한 상황일수록 사람들은 나쁜 소문에 더 민감히 반응한다. 곽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봐도 불안감이 높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4배가량 소문에 귀를 더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구촌에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다. 가짜 뉴스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방해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 미국 TV 쇼의 한 진행자는 은(銀) 성분이 코로나19의 특효약이라고 속여 13만 명에게 제품을 팔았다. 이란에서는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거짓 정보를 믿고 공업용 알코올을 마신 36명이 숨졌다.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소 분뇨에 몸을 담그고 목욕하는 황당 예방법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사회가 불안할수록 허위 정보에 솔깃해지고 집단의식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국내 한 교회에서는 예배 신도들에게 코로나19 예방 조치라며 분무기로 소금물을 입에 뿌렸다. 거짓 정보를 믿은 무지의 소치였고 결과는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 역사 이래 돌림병이 창궐하면 늘 가짜 뉴스가 횡행했다. 바이러스는 육체를 감염시키고 가짜 뉴스는 정신을 마비시킨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가짜 뉴스 바이러스, 두 감염병과 싸우고 있다.

2020-03-18 06:30:00

[관풍루] 대구지검, 코로나 확진자 ‘가짜뉴스’ 인터넷에 퍼뜨려 가게 영업 방해한 3명 불구속 기소.

○…청와대, 검체 채취 키트를 코로나 진단 키트 전부로 착각하고 5만1천개 수출했다고 발표. 하여튼 이 정부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코로나 확산 위험 여전하자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 2주일 또 연기하면서 사상 첫 4월 개학. 배움에는 때가 있다지만 묵묵히 어려움 함께 견뎌내는 것도 값진 배움.○…대구지검, 코로나 확진자 '가짜뉴스' 인터넷에 퍼뜨려 가게 영업 방해한 3명 불구속 기소. 어려운 때 혼란만 주는 사람은 코로나 검사 대신 정신건강 진단이 먼저.

2020-03-18 06:30:00

김수용 서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성장에 대한 믿음

코로나19로 중국 내 사망자가 1천 명 단위를 넘어섰고 도시를 봉쇄한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만 해도 '중국이라서 그렇지. 이러다 말겠지'라고 여겼다. 사스와 메르스, 신종 플루의 공포는 뇌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국내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엄격한 검역으로 확산세는 없을 듯 보였다. 하지만 신천지 때문에 엉뚱한 곳에서 뇌관이 터졌다. 대구경북은 기피 단어가 됐고 별 생각없이 봉쇄를 언급할 수 있는 도시가 됐으며, 마치 전염병 소굴처럼 대놓고 욕하는 몰지각한 사람들까지 등장했다.하지만 우리는 이겨낼 것이다. 도시가 멈춰 서고 사람이 죽어나가며 의료 물자가 부족하다는 눈물겨운 하소연을 정치적 프레임 속에 집어넣는 일부 뇌 없는 정치인들이 속을 뒤집어 놓지만, 투표를 제대로 못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말의 토악질을 해대는 일부 인사들이 가슴을 치게 만들지만 우리는 결국 해낼 것이다. 식료품 사재기 한 번 없이, 수백m 늘어선 마스크 구매 행렬에도 새치기나 욕지거리 한 번 없이, 행여 피해를 줄까 봐 답답한 집에 갇혀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성숙한 대구경북민이기에 이겨낼 것이다.걱정은 경제다.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사람 간 접촉을 막고, 지역 간 거리를 두는 차원을 넘어서 국경을 막는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전염병은 격리가 해결책이지만 경제는 격리가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중세 흑사병이나 1918년 스페인독감 때의 팬데믹과는 전혀 다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국경이 막힌다는 것은 교역 중단을 뜻한다. 물품을 생산해도 팔 곳이 없어져 공장이 문을 닫고, 거리에 실업자가 넘쳐나며 경제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11년간의 파티는 끝났다'는 외신을 접하면 답답하다. 그렇게 만든 과정이야 어찌됐건 그들은 나름의 호황을 누렸다는 뜻인데 우린 어떠한가. 22조원을 들여서 4대강 사업을 추진했건만, 빚을 내서 집을 샀건만 호황을 누려본 기억은 없다. 바뀐 정권은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 소득주도성장을 하겠다고 야심차게 외쳤지만 체감 경기는 바닥이다. 경제는 가라앉은 내수 탓에 숨을 헐떡이면서도 그나마 수출로 간신히 버텼는데,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저성장의 늪에 빠져 얼마나 더 허우적댈지 아찔하다.재난기본소득 지급 논의도 한창 벌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은 대두될 것이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적 능력을 잃은 이들에게 소비 주체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다만 그것이 궁극적 해결책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핵심은 성장에 대한 믿음이다. 앞으로 파이를 키울 자신이 없으니, 즉 국민을 더 부유하게 만들 자신이 없으니 지금 가진 파이를 나눠 먹자는 정책은 불안하다. 성장 한계와 불평등 확산으로 무작정 파이를 키울 수도, 키운 파이를 공평하게 나눌 수 없음도 잘 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나서 대한민국이 먹고살 파이를 키워보겠다는 것과 파이 크기가 뻔하니 이거라도 나눠 먹자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성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국민들은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당장 표를 더 얻겠다는 근시안적 정책이 아니라 나눠 먹을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대구경북민이 바이러스와의 힘겨운 싸움을 치러낼 수 있었던 이유는 위기 극복에 대한 확고한 믿음 덕분이었다. 닥쳐올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이런 믿음을 주는 것이 백신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온갖 말잔치가 난무하지만 성장에 대한 믿음을 주는 정당은 보이지 않는다.

2020-03-17 19:18:44

강은경 서울정경부 기자

[취재현장] "부총리, 대구 갔다 왔습니까?"

"가려고 하니 일단 방역에 중점을 둬야 하기 때문에 좀 나중에 와달라는…."윤재옥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대구 달서을)이 지난 11일 국회 예결위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관련 질의 도중 "홍남기 부총리, 대구 현장 한 번 갔다 왔습니까?"라고 추궁하자 홍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놓은 답변이다. 이러한 대답에 윤 의원은 "한 번 가서 봐라. 지금 얼마나 민생이 피폐해 있는지 봐라"면서 "현장을 가보고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달라"며 현장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비슷한 일은 전날에도 있었다. 추경호 통합당 의원(대구 달성)은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대구에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게 2월 19일부터"라며 "부총리는 대구 한 번 방문한 적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국무총리가 방역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적당한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고 답했고, 추 의원은 "경제 사정이 엄중한데 부총리가 진작 갔어야 했다"며 "한 번 와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추경안을) 하는 건 부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 두 장면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추경안이 왜 지역에서 실질적 대책이 빠진 '맹탕 처방'이라는 후폭풍이 일었는지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현장과 온도차가 큰 대책들을 누더기식으로 나열하다 보니 추경안 지원 사업이 지역경제 회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코로나19 직격탄으로 대구 산업과 경제가 빈사 상태에 처하면서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매출 급감으로 현금 흐름이 꽉 막힌 상황. 하지만 긴급경영자금 융자, 특례보증, 매출채권보험 등은 대출 중심의 간접 지원에 그치고, 기존 대출이 있거나 신용등급이 낮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하소연이 현장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또 정책자금 지원 신청도 급증한 영향으로 심사에서 자금 수령 단계까지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은 답답함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지원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시민들이 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고, 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도 자체 휴점·휴업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장을 제대로 모르다 보니 한마디로 격화소양(隔靴搔癢)식의 대책이 나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추경 심의를 앞두고 경제 수장이 현장을 찾아 직접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추경안에 이를 반영했더라면 야권의 반발도 최소화했을 수 있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 추경안 상정이 예정됐던 17일까지도 홍 부총리는 지역 민생 현장을 끝내 찾지 않았다.앞서 홍 부총리는 국회에서 코로나19 관련 답변 중 무심코 '대구 사태'라고 말했다가 이를 황급히 정정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고 거취를 압박하며 질책했고, 홍 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나갈 것"이라며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추경 증액에 반대 입장으로 맞서면서 파열음이 증폭됐다. 논란과 갈등을 빚을 순 있으나 문제는 경제난 극복에 손발을 맞춰도 어려운 시점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을 만큼 지역민들이 처한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역 경제가 장기 침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해소할 특단의 경기부양책이 시급하다.이달 2일 추경안 당정 협의에서 "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피해를, 불만을, 요청을 더 깊이 헤아리겠다"면서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해 최대한 버팀목으로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울먹였던 홍 부총리가 진정성을 다시 꺼내 보일 때다.

2020-03-17 15:33:49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교민과 중국인 가족 등을 태운 버스가 지난 12일 오전 임시 생활 시설로 지정된 경기도 이천시 국방어학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야고부] 중국의 코로나 음모론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기원은 카메룬 사나강 근처에 사는 침팬지이다. 이들 침팬지는 HIV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는데 주민들이 침팬지를 사냥해 먹거나 사냥 과정에서 상처를 입어 이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갔으며 이후 돌연변이를 거쳐 HIV가 됐다는 것이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비트라이스 한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2006년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내용으로, 현재까지 '정설'로 굳어져 있다.그전까지 HIV의 기원을 놓고 음모론이 난무했다. 그 대열의 선두는 소련으로, 1985년 소련의 한 잡지가 '에이즈를 퍼뜨린 장본인은 미국 워싱턴 근교의 유전공학연구소로, 미군을 생체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인도의 한 일간지 보도를 소개한 후 '미국 음모설'이 급속히 퍼져 나갔다.일본 소설가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의 '베트남 전쟁 기원설'도 같은 계통이다. 베트남 전쟁 중 미국이 생물무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HIV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흑인과 동성애자를 말살하려고 미국이 만들어냈다거나, 거대 다국적 제약기업이 치료제를 팔아먹으려고 만들어낸 것이라는 설, 실수로 SIV(유인원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 생체 조직을 이용해 만든 경구 소아마비 백신을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아프리카 콩고 주민 100만 명에게 나누어 줘 에이즈가 시작됐다는 설도 있다.에이즈는 HIV가 일으키는 병이 아니라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당근만 많이 먹어도 치료된다며 치료제 사용을 저지해 국민 33만 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아기 3만5천 명이 태내(胎內) 감염되는 비극을 초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보 음베키 전 대통령의 절망적 미신도 빠질 수 없다.자오리첸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을 우한으로 가져왔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군이 어떤 경로로 우한 코로나를 옮겼는지 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근거를 못 대면 이 역시 전염병이 돌 때마다 나오는 수많은 음모론의 하나로 그칠 것이다. 현재까지 우한 코로나의 발생지는 중국 그리고 우한이라는 게 세계 과학자의 공통된 견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국내 감염의 주범이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한다.

2020-03-17 06:30:00

[관풍루] 빨아쓰는 나노섬유 마스크에다 공중전화 박스형 ‘워킹 스루’ 검사까지 방역 아이디어 봇물.

○…'집회 자제' 권고 무시하고 강행한 상당수 중소 교회에서 집단 감염 계속 늘자 정세균 총리 "코로나 전선 넓어졌다" 경고. 말리면 더 덤비는 청개구리 삼신도 저리 가라네.○…코로나 사태로 일시해고에서부터 단축근무·무급휴직 등 지난해 전체보다 8배 급증하며 '실업 공포' 현실화. 바이러스 고개 넘어서면 경제 절벽, 갈수록 첩첩산중.○…빨아쓰는 나노섬유 마스크에다 공중전화 박스형 '워킹 스루' 검사까지 방역 아이디어 봇물. 속도전에 투명성과 개방성, 창의적인 접근법 등 코로나는 한국이 교범.

2020-03-17 06:30:00

지난 11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풍] 마스크 공화국 ‘만세’

군복무를 마친 이후에는 이렇게 자주 그리고 오래 줄을 서 본 적 없다. 외신 보도를 통해 공산주의 국가에서 빵을 구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의 무표정한 모습들을 보고 남의 일처럼 여겼는데, 이 진풍경이 우리 일상이 되어버릴 줄은 몰랐다. '마스크 대란'이다. 온 국민이 마스크를 끼고 바깥에 나가야 하며, 온 국민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목매는 나라가 되었다.전염병이 문제인지 마스크가 관건인지 헷갈리는 판국이다. 줄 선 사람들은 멀리서 온 만큼이나 그리고 기다린 시간에 비례하여 속이 상하다. 우체국을 그렇게 자주 찾은 적이 없었다. 약국을 이렇게 전전한 적도 없다. 여차하면 주말에도 약국 앞 줄서기에 합류해야 한다. 이게 무슨 촌극인가. 이 무슨 해괴한 풍경들인가. 과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우리는 마스크 공적 판매와 구매 5부제의 나라에 살고 있다. 마스크 2장을 사기 위해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노약자의 대리구매에는 주민등록등본까지 들고 가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만나면 첫 인사말이 "마스크 구입했어요?"이다. 표정들은 지쳐 있고 목소리에는 짜증과 분노가 묻어 있다. "마스크 하나 공급도 못하면서 무슨 국민 복지를 들먹이느냐"는 비아냥도 나온다.애당초 성장과는 거꾸로 간 집단이었지만 분배 하나는 전문일 것 같았는데, 이마저 엉터리였다. 마스크 대란과 관련한 정부·여당의 오락가락 갈팡질팡 대응은 더 가관이다. 신종 코로나 발병 초기에는 마스크 사용을 적극 권고하며 재사용은 하지 말라고 했다. 천이나 면으로 된 것은 좋지 않다며 보건용을 쓰라고도 했다. 그러나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마스크 구입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자 '재사용해도 된다'로 바뀌었다.'마스크 사흘 사용론'과 '면 마스크 애용론'이 나오고 이제는 '마스크 사용 자제론'까지 등장했다. 전쟁이나 전염병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이 믿고 따를 곳은 정부뿐인데,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나. 그 와중에 마스크는 코로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국민 신앙처럼 굳어졌다. 마스크는 이제 감기 환자들의 위생용품이나 범인들의 안면 은폐 도구가 아니다.인기 연예인들의 멋내기 패션용품도 아니고 시위 군중의 신분 숨기기 복면용품도 아니다. 생존을 위한 하루하루의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마스크는 사람들 간의 대화와 교유를 온전히 차단해버렸다. 온 나라가 무성(無聲) 가장무도회장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 속에서 국민들은 오늘도 불안하고 고단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8천 명이 넘는 확진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 그들과 접촉한 수십만 국민의 불안과 불편, 생사를 건 의료진들의 투혼과 땀방울, 그리고 코로나 한파에 얼어붙은 서민들의 눈물과 신음 속에서도 정부·여당은 자화자찬이 늘어졌다. '방역 역량이 지구상 최고' '코로나 대응이 세계의 표준'이라는 공치사가 나오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한국은 코로나 방역의 모범 사례로 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더니….국격의 추락과 외교적 망신에 따른 국민의 한탄과 분노의 목소리조차 코로나 극복 개선가로 들리는 모양이다. 사방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전염병 바이러스를 다 불러들이고는 엉터리 사후약방문도 모자라 역설과 궤변만 늘어놓더니, 이제는 '이만큼 대응을 잘한 나라도 없다'고 한다. 그들은 '마스크 공화국'을 만들었지만 '마스크 공화국' 사람이 아니다. 정녕 마스크가 필요 없는 달나라 사람들이 틀림없다.

2020-03-16 19:46:23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칼럼] 국민을 빚더미에 앉힌 대통령으로 남고 싶은가

"이번 추경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으로 인한 것이다. 정부가 제대로 대처했더라면 그리고 경제 실패로 세수 손실을 만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추가될 일도 없었을 것이다."2015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메르스 추경 편성을 요청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쏘아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이었다. 이젠 문 정부가 11조7천억원+α의 대규모 추경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최소 10조3천억원의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적자 추경이다. 문 대통령이 던졌던 말이 4년여 만에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향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나랏빚을 내는 데 거침이 없다. 지난해 정부 예산을 9.5% 증액했고 올해 또 이보다 9.3% 늘렸다. 2017년 401조원이던 예산이 올해 512조원까지 치솟았다. 예산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4~5배 웃돈다. '일자리' '보편적 복지' 같은 정책 실패를 세금을 풀어 해결하려 들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벌이는 시원찮은데 쓸 데는 많으면 빚을 내는 수밖에 없다. 올 예산 중 빚이 60조2천억원이다. 지난해 연말엔 불용 예산을 남기지 말라고 각 부처를 닦달하기까지 했다.예산을 허투루 쓰면 정작 필요할 때 돈이 없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지금이 그렇다. 진작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해 지금 같은 때 쓰면 됐을 터인데 대규모 적자 추경이 불가피하다. 또 빚으로 때워야 한다. 메르스 추경을 편성했던 2015년 591조원이던 국채가 추경을 더하면 815조원으로 늘어난다. 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660조원이던 나랏빚이 3년 만에 150조원 더 늘었다.국채가 급격히 늘면 건전재정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는 불문율처럼 지켜온 마지노선이다. 이를 언급했던 이 역시 문 대통령 자신이다. 4년 전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며 "국가채무비율 40%는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라 했다. 2017년 34.2%던 이 비율은 추경을 반영하면 올해 41.2%로 치솟는다. 대통령은 이를 허물면서도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하다.세금이라도 잘 걷히면 다행인데 그렇지도 않다. 3년을 지속한 경제 추락은 세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해 세수는 정부 목표보다 1조3천억원 줄었다. 올해는 더하다. 1월 세수만 지난해보다 6천억원이 줄었다. 코로나 영향을 받기도 전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0년 래 최악이었다. 올해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0.4%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경제성장이 반토막, 반의 반토막 나면 세수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문 대통령은 '빚을 내서라도 추경' 효과를 기대하는 빛이 역력하다. 하지만 비관론이 더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내리 4년째 추경을 했지만 경제성장률은 곤두박질쳤다. 이번 추경도 나랏빚만 늘리고 기대는 접으려는 분위기다. 오히려 선거 후 증세를 통한 경기 악순환을 걱정하는 전문가가 많다.세금을 덜 풀어 경제가 나빠진 것이 아니다. 정책 실패로 인해 경제가 어렵게 된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설상가상이다. 건전재정을 자랑하던 나라가 이제 빚으로 버티는 나라가 됐다. 나랏빚은 국민들이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현세대가 당겨 쓰는 과도한 빚은 미래세대엔 폭탄이다. 물론 그 폭탄이 터지는 것은 문 대통령 퇴임 이후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랏빚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문 대통령을 미래세대를 빚더미에 앉힌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다.

2020-03-16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경제·금융 특별 점검회의에서 코로나 비상 경제 시국임을 주목하며 ‘전례 없는 대책’을 주문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경제·금융 특별 점검회의에서 코로나 비상 경제 시국임을 주목하며 '전례 없는 대책'을 주문. 전례로 미뤄볼 때는 차라리 '무대책'이 상책이 아닐런지.○…신종 코로나 사태 내내 실언과 역설로 상처난 국민 가슴에 염장이나 지르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번에는 의료진들을 모욕. 뜬금없고 생뚱맞기는 그 나물에 그밥.○…폭증하던 신천지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내려오자 시민들이 안도의 한숨. 아직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지만 이게 바로 일반 시민들의 신천지.

2020-03-16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정권의 표독·집요함

"이 정권이 들어서서 지금까지 우리 국민에게 확실히 보여준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을 강화하고 사유화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못 할 것이 없다는 표독함과 집요함이다." 전국 377개 대학 전·현직 대학교수 6천여 명이 참여한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발표한 성명서 일부다.코로나 대재앙에 이르기까지 문재인 정권 출범 후 국민은 부정적인 의미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확실하게 체험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더 재론하는 것은 입만 아프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권의 표독함과 집요함이다.지난주에 나온 더불어민주당 관련 뉴스 3건은 정권의 표독함과 집요함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민주당은 요식 행위에 불과한 당원 투표를 거쳐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이해찬 대표는 기획재정부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추가경정예산 대폭 확대를 주저하자 경제부총리 해임을 들먹였다. 조국 사태 당시 소신 발언을 했던 금태섭 의원은 경선에서 떨어진 반면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 관련자들은 금배지에 도전하게 됐다. 4월 총선 승리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못 할 것이 없다는 정권의 표독함과 집요함이 표출된 사건들이다.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권이 더 표독해지고 집요해진 것은 위기의식 탓이다. 마스크 대란으로 국민을 약국·우체국 앞에 줄을 서게 만들고 주가 폭락 등 경제를 망친 정권을 향해 국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정권 입장에서 보면 총선 승리를 노릴 호재(好材)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국민 사기극' '후안무치' 등 비난을 감수하면서 국회의원 몇 석 더 얻겠다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것도 정권이 위기를 절감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복심(腹心)인 양정철 원장이 이끄는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이 "원내 1당이 돼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밝힐 정도다.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 '문빠'를 총동원해 정권은 총선에서 이기려고 표독·집요해지는데 미래통합당은 공천 헛발질만 하고 있다. 총선 다음 날인 4월 16일 이 나라가 어떤 아침을 맞을지 걱정이다.

2020-03-15 20:08:46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의료붕괴론

'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 사태에서 '신천지' 문제는 우리의 가장 뜨거운 이슈다. 반면 정치적 판단으로 느닷없이 한국·중국에 입국 제한 카드를 꺼낸 일본은 초기 대응 실패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어떻게든 숨기려는 움직임이 가장 큰 논란거리다.아베 정권이 처음부터 부실 대응으로 일관한 것은 일본의 후진적인 방역 능력도 문제이지만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서다. 어차피 치료약도 없고 최소한의 PCR검사로 기존 독감 수준에서 적당히 넘기면 된다는 계산이다. 결국 현실 도피다.이런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 '의료붕괴론'이다. 한국과 이탈리아처럼 대규모 검사를 진행하다 의료 자원이 소진돼 의료붕괴 상황에 이르면 곤란하다는 것인데 정작 국제사회의 시각은 자칫 일본처럼 사태를 방치하다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데 초점이 있다.상황이 이런데도 아베 정권은 '의료붕괴=지옥'이라는 표현을 동원해가며 상황 관리에 급급하다. 일선 병원에는 검사를 자제하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라는 안내문이 등장할 정도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그제 100만 명분의 진단키트 무상 제공 의사를 밝혔다가 '의료붕괴론'을 굳게 믿는 국민 여론에 2시간 만에 철회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일본 의료계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의료붕괴 주장이 100% 틀린 말은 아니다. 하루 1만 건이 넘는 PCR검사 능력을 가진 한국과 달리 일본은 법적·제도적 장치는 물론 인력과 장비 모든 면에서 준비가 안 된 상태다. 한국처럼 선별진료소 설치 등 긴급방역시스템이 전혀 마련되지 않아 대규모 검사는 애초 불가능하다. 결국 의도적인 조작과 은폐의 문제라기보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그동안 아베 정권과 일본 언론은 "한국의 PCR검사 능력은 뛰어나지만 엉터리"라며 계속 깎아내리는 대신 "일본은 능력이 있어도 하지 않는다"며 '정신 승리'에 빠져 있다. 손정의 회장의 제안을 비판하며 "일본인이 얼마나 총명한 국민인지 다시 깨닫게 됐다"와 같은 댓글이 넘쳐나는 이유다.

2020-03-13 19:09:09

김해용 논설실장

[야고부] 빵과 서커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때아닌 '기본소득'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미증유의 감염병으로 사회, 경제, 복지 등이 거의 멈춰서버린 대구경북 지역을 한정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기본소득제도는 재산·소득 유무, 노동 여부나 의사와 관계 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정부가 최소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역사상 최초의 기본소득제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서로마제국의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다. 서로마는 시민권자 모두에게 한 달에 30㎏의 밀을 배급하고 검투·전차경주 경기 티켓, 공중목욕탕 입장권 등을 무상 제공했다. 배급받으려는 줄이 하도 길어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사실, '빵과 서커스'는 휴머니즘의 발로라기보다 선심성 정책에 가까웠다. 서로마 황제는 노예와의 일자리 경쟁에서 밀린 로마시민들이 폭동을 일으킬까 두려워 이 정책을 썼다. 공짜로 주어지는 밀 덕분에 노동에서 해방된 로마인들은 목욕탕과 콜로세움을 오가며 시간을 죽였다.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국가 방위도 게르만 용병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국가 시스템은 활기를 잃어갔다. 결국 서로마는 200년 후에 멸망하고 만다.밀 30㎏의 당시 가격은 요즘 돈으로 50만원 정도다. 역사상 그 어떤 제국도 이만한 재정적 소요를 장기간 감당해낼 수 없다. 당시 세계 최강국 로마는 식민지 수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빵과 서커스'는 오늘날 기본소득제에 대한 비판론의 논거로 인용된다. 실제로, 전 세계 어디에도 기본소득제를 전격 시행하는 나라는 없다. 기본소득제가 일자리 전쟁에서 로봇과 인공지능에 밀리는 21세기 인류를 구원할 묘책이 될지, 나라 재정만 거덜내는 망국의 지름길일지 속단하기 힘들다.다만, 지금 대구경북에 도입하자는 '재난형 기본소득제'는 특수 상황에서 일회성으로 시행하자는 점에서 기본소득과 궤를 달리한다. 대구경북으로서는 사정이 다급한데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재난형 기본소득 논의에 '기본소득'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오히려 소모적 논란만 부추길 공산이 크다. 재난형 기본소득제가 정쟁으로 변질되거나 말 부조로 끝나서는 안 된다.

2020-03-13 06:30:00

제21대 국회의원선거
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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