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청라언덕] 온라인 강의, ‘뉴노멀’ 위한 조건

[청라언덕] 온라인 강의, ‘뉴노멀’ 위한 조건

올 상반기 대학들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다. 코로나19 영향에 아무도 예상 못한 '비대면 온라인 강의'라는 수업 방식을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했기 때문이다.대학들은 그야말로 온라인 강의 '실험장'이었다. 여기저기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도입 초창기 동시에 접속자가 몰려들면서 트래픽 초과로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했고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실제로 일부 교수는 단순히 과제만 올리는 등 무성의하고 부실한 수업 운영으로 논란을 키웠다. 온라인 강의 준비를 난생처음 해보는 교수들은 자료 준비에 영상을 찍느라 진땀을 뺐다.한동안 대학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등록금 감면 요구도 온라인 강의가 '트리거'가 됐다. 온라인 강의는 올해 대학가를 뒤흔든 거대한 쓰나미였다.그런 혼란을 겪은 지 6개월여가 지났다. 원하든 원치 않든 온라인 강의는 대학 교육의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로 자리 잡는 형국이다.전문가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띨 것이며 온라인 강의도 그런 양상 중의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미네르바 스쿨 설립자인 벤 넬슨 CEO는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온라인 국제 포럼에서 "코로나19는 해저 깊은 곳에서 발생하는 지진과 같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개인에게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온라인 학습은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모든 이가 접근할 수 있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미네르바 스쿨은 별도의 캠퍼스와 강의실 없이 모든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는 대표적인 혁신대학으로 손꼽힌다.정부도 온라인 강의 활성화를 위해 파격적인 제도 개선을 선언했다. 지난 9일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혁신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원격 수업 개설 20% 상한제를 폐지하는 한편 온라인 석사 학위 과정을 허용하고 온라인을 통한 대학 간 공동 학위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게 골자다. 현재 대학은 온라인 강의 등 원격 수업을 총학점의 20% 이내에서 개설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를 앞으로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문제는 결국 강의의 질이다.물론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온라인 강의가 시작된 1학기 때와 비교해 2학기 때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준비할 여유가 생기면서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이 상대적으로 적어졌다는 것이 대학가의 반응이다.일부 교수는 직접 기자재 등을 구입해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여전히 대면 수업보다 강의의 질이 크게 뒤처진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영남대 고등교육중점연구소가 대학의 원격 수업과 관련, 전국 대학생 2만8천4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의 준비 정도가 '높지 않다'는 응답(48.1%)이 '높다'는 응답(21.2%)의 2배가 넘었고 교수의 준비 정도를 묻는 질문에도 '높지 않다'는 응답이 38%로 높다(26%)보다 월등히 많았다.이 밖에 온라인 강의 활성화에 따른 인력 조정이나 등록금 문제, 대면 수업과의 기준 설정 등 적잖은 난관이 남아 있다.과거에도 원격 수업 활성화에 나섰다가 흐지부지된 사례가 있다. 이번에도 변죽만 울리는 꼴이 되지 않으려면 준비할 것이 많다. 온라인 강의는 뉴노멀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과 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뉴노멀을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2020-09-17 16:21:46

[야고부] 백야(白冶)를 기리며

[야고부] 백야(白冶)를 기리며

올해 100주년 행사가 하나 있다. 1920년 10월의 청산리대첩이다. 청산리대첩의 주인공으로, 1930년 1월 만 40세에 짧은 삶을 마친 백야(白冶) 김좌진 장군의 서거 90주년을 기리는 행사도 있다. 둘 모두 마땅히 기릴 만하고, 그래도 좋을 일이다.백야의 고향인 충남 홍성 등 여러 곳에서 이미 그런 일들을 선보였고 또 준비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기업은 지난 7월 기념 메달을 만들고, 이달 12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청소년 교재로 만든 '청산리의 영웅 김좌진'도 발간했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은 지난 8월부터 전시회도 열었으나 코로나로 당분간 중단하고 있다. 대구는 독립운동사에서 어느 곳과 달리 백야와 남다른 인연이 많아 그를 한번 떠올릴 만하다.백야. 일찍 개화에 눈을 떠 어머니와 집안의 반대에도 집안의 30명 넘는 종의 노비 문서를 불사르고 2천 석(石)을 거두던 토지를 소작인에게 나눠준 일을 실천했던 그였다. 그러나 그가 바랐던 새로운 개화 세상은 오지 않았다. 나라가 망하자 조국을 되찾겠다며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지만 되레 그의 삶은 한 동포 암살범의 흉탄으로 끝났다.백야는 1915년 대구 달성공원에서 출발한, 1910년대 최대 항일무장단체 대한광복회의 만주사령관으로 독립자금을 받았고, 망명 생활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청산리전투와 같은 독립전쟁의 전투에서도 살아남았다. 그런데 바로 그런 그가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공산주의 단체 소속 청년 동포가 쏜 흉탄에 쓰러졌으니 어찌 한스럽지 않은가.대한광복회가 추구한 공화주의에 민족주의 사상을 믿은 그를 옛 러시아에서 시작된 공산당의 주의 주장을 따르는 세력은 그냥 두지 않았다. 독립운동의 같은 배를 탔으나 광복의 순간까지 함께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사상과 이념 갈등에 독립전쟁의 영웅마저 없애야만 했던, 당시의 사상과 진영의 대결은 우리 역사의 악몽이었다.청산리대첩 100년과 백야 서거 90주년을 맞아 이런 악몽의 어두운 역사의 비극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혹시 우리는 서로 자기들만 믿고 따르는 사상과 이념을 좇느라 다른 진영의 큰 인물을 잃은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았는가. 청산리대첩 100년과 백야 서거 90년을 대구에서 한번 되돌아보는 까닭이다.

2020-09-17 06:30:00

[관풍루] 정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중단된 인천-우한 하늘길 8개월 만에 다시 허가

○…정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중단된 인천-우한 하늘길 8개월 만에 다시 허가.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안정적이어서 내린 결정"이라는데 중국이라면 뭐든 좋게만 보는 그 속이 궁금.○…열린민주당마저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반대 나서. 원래 아군의 총질이 더 아픈 법인데, 국민들에게 푼돈 나눠 주겠다고 9천억원 빚내는 발상은 누구 머리에서?○…태풍 마이삭에 파괴된 울릉항 동방파제, 시공 직전 설계 변경 사실 드러나. 공사비 90억원 절감하겠다고 설계 변경했다는데 복구비 300억원 들어가게 생겼으니 소탐대실한 격.

2020-09-17 06:30:00

[데스크칼럼] ‘영끌’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데스크칼럼] ‘영끌’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지인의 얘기다. 몇 달 전 이사 갈 아파트 매매 자금 마련에 고민하던 그는 은행 창구에서 신용대출을 상담받고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다고 했다. 담보대출 통로는 막혀 있고 주변에 손을 벌릴 형편도 못 되던 차에 딱 필요한 금액을 신용대출로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이다.'마이너스 통장을 써본 적은 있지만 신용대출은 받아본 적이 없다'(한도 내냐, 일시불이냐 차이만 있을 뿐 신용으로 돈 빌리는 건 같다)고 할 정도로 '금융 무식자'인 지인을 최근 다시 만났을 때, 결국 그때 신용대출을 받지 않았노라고 했다. '부동산 무식자'이기도 한 그는 너무 급하게 오르는 집값에 상투를 잡는 것 같아 매수를 포기했노라고 했다. 그리고 현재 그 집은, 자신이 빌리려던 신용대출금의 몇 배가 올랐다며 쓴 술잔을 들이켰다.연말 시상식에서 올해의 말을 뽑으라면 '영끌'이 그 한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과 주식에 투자한다는 뜻의 영끌은,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보다 더한 결연함과 절박감을 느끼게 한다.특히 신용대출은 자금 조달의 마지막 수단이란 점에서 영끌의 대표라 하겠다. 지난 8월 국내 은행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잔액은 251조3천억원으로 5조7천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월간 증가액이다. 또한 이달 10일 기준 시중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은 125조4천억원으로 8월 말과 비교해 열흘 새 1조1천억원이 급증했다고 한다.이런 사정은 한국뿐 아니다. 각국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돈을 마구 풀고 있다. 일각에선 이제 이런 비정상적인 유동성 폭발이 뉴노멀(새로운 질서)이 됐다고 공언한다.그럼에도 빚으로 지탱하는 사회에 대한 걱정은 높아진다. 20, 30대가 영끌을 해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은 이미 그 시장이 끝물에 왔다는 경고로 해석하기도 한다.세상 모든 재화가 마냥 오를 수는 없다. 영끌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그 위험은 언제 올까. 평소 즐겨 보는 재테크 유튜버의 얘기를 옮겨서 소개한다.첫째는 일자리 안정성이다. 직장이 보장돼 있고 제때 월급이 나오는 동안 영끌은 할 만한 도전이다. 단기 폭락이 와도 직장만 튼튼하면 당장의 대출 상환이나 생계에 급박한 어려움은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재 고용시장은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지난달 국내 구직 단념자는 68만여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고, 그중 절반이 20, 30대 청년 세대다.둘째는 대출 규제 강화다. 금융 당국은 신용대출이 폭증하자 결국 은행권에 신용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시중은행들은 대출이자 우대 혜택을 낮추거나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은행들이 엄정한 심사를 통해 생계자금 용도라는 원래 취지와 무관한 신용대출을 막을 경우 투자 시장은 경색될 우려가 크다.마지막은 자산 가격의 하락이다. 대구 수성구 학군 핵심지의 33평형 신축 아파트 매매가가 15억원을 돌파하고, 코스피 지수가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최근 상황을 보면 자산 가격의 하락 예상은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다. 그러나 신축 아파트를 할인 분양하고 분양권에 마이너스 피(Premium)가 붙고, 깡통 전세, 깡통 주식 계좌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던 몇 년 전을 우리는 분명 기억하고 있다.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영끌의 종착역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지인과 마찬가지로 재테크 무식자인 필자는 이 불장의 다음에 쉼표가 올지, 긴 마침표가 찍힐지 도무지 걱정될 따름이다.

2020-09-16 16:31:04

[야고부] 중국이 터뜨린 샴페인

[야고부] 중국이 터뜨린 샴페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만든 고통의 터널 끝이 안 보이는데 중국이 느닷없이 '코로나와의 전쟁 승리'를 선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우리 당은 8개월여간 전국 각 민족과 인민을 단결시켜 코로나19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중국 사회주의 제도와 통치 체계의 성과라며 체제 우수성 선전도 빼놓지 않았다.이날 중국 정부는 방역에 공훈을 세운 인물 4명에게 공화국 훈장과 인민 영웅 메달을 수여했다. 하지만 '우한의 영웅' 고(故) 리원량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신종 감염병 발생을 외부에 처음 공개했으며 환자 진료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34세 나이로 숨진 안과의사다. 하기야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는 혐의로 리원량을 처벌하려 했던 중국 정부가 그를 추켜세울 가능성은 애초부터 없었다.이 시국에 쏘아 올린 중국의 축포를 보는 세계인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바이러스가 국경을 가리지는 않지만, 중국 우한이 코로나19 감염병의 최초 발생지이며 초기 대응에 문제가 많아 결과적으로 세계적 팬데믹을 더 키웠다고 보는 시각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게다가 최근에는 중국 출신의 바이러스 학자 옌리멍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면서 과학적 증거를 곧 공개하겠다고 밝힌 마당이다. 너무나 폭발력이 큰 주장이라 판단을 유보해야겠지만 만일 옌리멍이 누구도 반박 못 할 증거를 제시한다면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 주장을 인정할 가능성은 없겠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공세는 더 거세질 것이고 여기에 서구 나라들이 동참할 경우 향후 국제 정세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단하기조차 어렵다.안 그래도 세계 곳곳에서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되는 등 반감이 확산되는 요즘이다. 소송을 이미 냈거나 검토 중인 배상액이 우리 돈으로 수백조원, 심지어 2경원대인 사례도 있다. 내부 단속 및 체제 선전용이겠지만 명색이 G2 국가인 중국이 방역 승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도의적으로 결례(缺禮)다. 지금 중국에 필요한 것은 자중(自重)이다.

2020-09-16 06:30:00

[관풍루] 검, 허위인턴증명서 작성 혐의 최강욱이 정경심에 서류 건넨 후 ‘합격하는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다’고 한 대화 공개

○…검, 허위 인턴증명서 작성 혐의 최강욱이 정경심에 서류 건넨 후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다'고 한 대화 공개. 이런 증거로 '입학 취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기소되자 "안타까운 마음 전혀 없다"며 '법이 알아서 심판할 것'이라고. 국민 마음도 똑같다는 것을 법원과 검찰이 알기는 할까.○…코로나로 통신비 부담 늘었다며 '전 국민 대상 통신비 2만원 지급안' 만들었는데 알고 보니 코로나 이후 통신비는 되레 줄어. 정부-묻지 말고 돈 준다는데 이유는 왜 따지나.

2020-09-16 06:30:00

[시각과 전망] 극렬 지지를 먹고 자라는 나쁜 정치

[시각과 전망] 극렬 지지를 먹고 자라는 나쁜 정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씨의 군복무 시절 '특혜 휴가' 논란에 대해 국방부는 규정상 문제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서 씨와 관련한 핵심 쟁점은 그의 휴가 연장과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에 '외압'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서 씨의 의료 및 병가기록 증발 경위 ▷추미애 의원실 보좌관이 해당 부대에 전화한 경위 ▷당직병과 서 씨의 통화 여부 ▷복귀하지 않은 서 씨를 휴가로 처리하라고 했다는 상급 부대 대위의 실체와 역할 등을 밝히면 된다. 하지만 국방부는 침묵하고 검찰 수사는 8개월 동안 지지부진했다.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군 관계자들의 증언과 야권의 공세가 이어졌다. 구체적 증언에 추 장관은 "거짓과 왜곡, 검찰 개혁 기필코 완수"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정치 공작"이라고 했다.이른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조국에 이어) 왜 법무부 장관만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까. 수구세력이 검찰 개혁을 거부하기 때문" "가짜 뉴스로 정치질하는 언론이 문제"라고 목청을 높인다.조국 전 장관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이기에 개혁을 거부하는 검찰이 먼지떨이식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조국 전 장관이 기소된 것은 그에게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검찰의 부당한 수사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도 없는 사람을 털고 기소한 검찰을 때려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그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믿는다.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점에 비추어 볼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죄질이 나쁘다"는 말도 했다.조 전 장관이 12개 혐의로 기소돼 있음에도 청와대는 "(검찰이) 야단법석을 떨더니 나온 것은 생쥐 한 마리"라며 별거 아니라고 했고, 지지자들은 "조국의 죄가 하나라도 있느냐?"고 핏대를 올린다.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건은 대통령비서실 조직이 총동원돼 대통령이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의 당선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여기에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당시 청와대 수석 등 13명이 기소돼 있다. 이게 박근혜 정부 사건이었다면 탄핵되었을 거다.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 사건은 공소 유지조차 될까 의심스럽다. 법무부는 8월 27일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울산시장 선거 사건의 유무죄를 직접 다툴 주축 검사들을 국민권익위원회로 빼버리거나 지방 곳곳으로 흩어 놓았다.어떤 사건에 대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범죄사실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울산시장 선거 사건 수사를 담당하던 주축 검사들을 모두 빼버렸으니, 이 재판은 이제 신뢰하기 어렵다.두 청년이 한창 씨름 중인데, 상대편 선수를 유치원 아이로 바꿔버린 격이다. 이처럼 수사를 방해하는 검찰 인사에 분노해야 상식적이지만, 대깨문들은 "추미애 장관 짱!!"이라며 환호작약한다.문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사실이냐 아니냐는 질문에 진영논리로 답하고, '명사와 동사'로 제기된 의혹을 '형용사와 부사'로 뭉갠다. 나아가 개혁이라는 '주술'로 검찰 인사권을 휘둘러 수사를 방해하고 실체를 가린다. 이 '주술'에 대깨문들은 "믿습니다!"를 외치며 사이비 피안의 세계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이 사람들에게는 팩트가 무의미하다. 오직 '믿음'만을 숭배할 뿐이다. 그 결과는 나쁜 정치다.

2020-09-15 16:01:18

[취재현장] 배달 앱은 공공재다

[취재현장] 배달 앱은 공공재다

꽤 오래전 일이다. 학생들 사이에 '데이터 갈취'가 이뤄진다는 보도가 기성세대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른바 '와이파이(핫스팟) 셔틀'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소위 일진이라고 불리는 학생이 힘없는 학생들에게 핫스팟 연결을 강요하고 자신은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내용이었다.핫스팟이란 개인 스마트폰을 휴대용 공유기로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한 사람의 스마트폰으로 여러 사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여러 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데이터 요금을 떠넘기는 이 신종 학교폭력은 기성세대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식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학생이 와이파이를 무료로 쓸 수 있는 무선 공유기를 설치하는 학교가 많아졌다고 한다.와이파이 셔틀은 시대 변화가 낳은 새로운 유형의 폭력 중 하나였다. 최근 들어 자영업자들에게는 그 대상이 배달 앱이 됐다.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갑질, 골목상권 침해, 독점적 지위 남용으로 지역 자영업자의 한숨이 늘어나자 대구를 포함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른바 '공공배달앱'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와이파이처럼 배달 앱도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공공배달앱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이들은 한국의 외식업계가 배달 앱에 완전하게 종속됐다고 주장한다. 지난 6, 7월 서울시가 서울·경기·인천 음식점 2천 곳을 상대로 배달 앱 거래 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매출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93.7%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을 때 매출 하락률은 39.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소비자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96.0%가 배달 음식 주문 방법(중복 응답)으로 배달 앱을 꼽았고, 전단이나 지역 정보지를 보고 전화한다는 응답은 각각 11.7%, 5.9%로 미미한 수준이었다.반면 시장 상황에 맡겨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 역할을 한다고 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 메신저를 만들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써 내려간 새로운 소비문화도 무시 못할 순기능 중 하나다.보안 문제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톡을 대신해 텔레그램이 주목받은 것처럼 쿠팡(쿠팡이츠)과 위메프(위메프오) 등 새롭게 배달 앱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이런 고민을 안은 채 공공배달앱 개발에 나선 대구시는 시장 점유율 3위권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20~25%대 견제가 가능한 시장 점유율로 전체 배달 앱 시장이 적정 수준의 수수료를 유지할 수 있도록 메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시장 점유율 3위는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데이터 갈취 기사가 나온 게 2010년대 초반인데, 전국 교실 38만 실 가운데 아직 무선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은 초·중·고교는 19만6천 개(51.5%)에 이른다. 배달 앱도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이미 몇몇 지자체가 배달 앱을 만들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반짝 성과를 거뒀지만 접속 오류 등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시도 공공배달앱을 출시하는 데에만 의의를 둔다면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앞으로 등장해야 할 공공배달앱은 오로지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별도의 팀을 구성하는 등 과감한 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2020-09-15 15:34:57

[야고부] ‘대깨문’의 ‘群吠聲’(군폐성)

[야고부] ‘대깨문’의 ‘群吠聲’(군폐성)

"나는 쉰 전에는 한 마리 개였다. 앞에 있는 개가 뭔가를 보고 짖으면 따라 짖었다. 누가 그 까닭을 물으면 벙어리처럼 실실 웃을 뿐이었다."(是余五十以前眞一犬也, 因前犬吠形, 亦隨而吠之, 若問以吠聲之故, 正好啞然自笑也已) 중국 명대(明代)의 반항적 사상가 이탁오(李卓吾)가 한 말이다. 이런 '묻지 마' 추종을 개가 떼로 짖는 것에 비유한 경우는 여럿 있다. 원조(元祖)는 초(楚)의 굴원(屈原)으로 '읍견군폐'(邑犬群吠·마을의 개가 떼로 짖는다)이다. 소인배가 남을 떼로 비방한다는 뜻이다.후한(後漢)의 은둔 사상가 왕부(王符)는 이를 모티브로 차용해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자 여러 마리가 덩달아 짖는다. 한 사람이 거짓을 퍼트리면 여러 사람이 진실처럼 떠들어댄다."(一犬吠形, 百犬吠聲, 一人傳虛, 萬人傳實)라는 경구(警口)를 남겼다.조선 지식인들도 마찬가지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문신 여대로(呂大老)의 '문견폐'(聞犬吠·개 짖는 소리를 들음)가 그중 하나다. "개 한 마리가 짖자 두 마리가 짖고 한꺼번에 천 마리 백 마리가 짖네. 무엇 때문에 떼로 짖나? 듣기만 하고 보지 않았는데도."(一犬吠 二犬吠 一時吠千百 群吠爲何物 徒耳勿以目)조선 후기 화가 김득신(金得臣)도 '출문간월도'(出門看月圖·문밖에 나가 달을 봄)에 비슷한 글을 적어 넣었다. "개 한 마리가 짖자 두 마리가 짖고 만 마리가 한 마리를 따라 짖는다. 아이더러 문밖에 나가보라 했더니 달이 오동나무 제일 높은 가지에 걸려 있다 하네."(一犬吠 二犬吠 萬犬從此一犬吠 呼童出門看 月掛梧桐第一枝)이에 앞서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李山海)의 아들 이경전(李經全) 역시 비슷한 시를 남겼다. "개 한 마리가 짖자 두 마리가 짖고 세 마리도 따라 짖는다. 사람인가? 범인가? 바람 소리인가? 아이 하는 말이 산 위 달은 정말 등불 같은데 뜰 저편에 언 오동 잎만 버석댄다고 하네."(一犬吠 二犬吠 三犬亦隨吠 人乎虎乎風聲乎 童言山外月正如燭 半庭唯有鳴寒悟)민주당 황희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제보한 당시 당직병 현모 씨를 '범죄자'로 지목하자 '대깨문'들이 현 씨에 대한 '언어 테러'에 나섰다. 헛것을 보고 짖고, 이를 따라 짖고, 달을 보고 짖는 개, 딱 그 꼴이다.

2020-09-15 06:30:00

[세풍] 아베와 스가, 그 가면 바꾸기

[세풍] 아베와 스가, 그 가면 바꾸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에 선출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잇따른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지병을 구실로 사임한 아베 신조 총리의 바통을 스가가 이어받은 것이다. 16일 참의원·중의원 양원의 총리 지명 절차를 거쳐 '스가 내각'이 출범하면 경색된 한·일 관계도 조금의 변화가 예상된다.하지만 7년 넘게 아베 총리 관저의 수문장이었던 그가 '포스트 아베'로 낙점된 사실을 상기할 때 자민당 독주 체제와 일본 정치판의 속성에는 조금도 변화의 조짐이 없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한·일 관계의 거친 풍향을 감지할 수 있다. 스가는 2012년 12월, 집권 2기를 시작한 아베 신조 내각 7년 8개월 내내 관방장관직을 지키다 기시다(岸田)·이시바(石破) 등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총리 자리를 꿰찼다. 관방장관으로서 '일본의 입' '아베의 입' 역할을 해 온 그는 내각 브리핑을 통해 한국에도 널리 얼굴이 알려졌고, "안중근은 테러리스트" 등 막말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산 인물이기도 하다.이런 그의 역사적 관점이나 한국에 대한 시각을 감안하면 아베에서 스가로 릴레이된 일본 정치판의 얼굴 바꾸기는 중국 전통극 '변검'(變臉)과 쌍둥이처럼 빼닮았다. 속(연기자)은 그대로인데 겉(얼굴)만 바뀐 것이다. 변검은 연기자의 얼굴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는 가면극이다.지난 2006년 9월부터 11개월간 짧은 집권에 이어 2012년 다시 총리직에 올라 역대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거머쥔 아베는 이제 막후의 실력자로 변신한다. '바지 사장' 스가 총리의 뒷배로 수렴청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아베의 후임은 아베'라는 소리가 줄곧 자민당 내부에서 나돌았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여론 등 분위기도 아베의 연투를 기정사실화했다. 아베 뒤를 이을 재목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그런데 코로나가 흐름을 바꾸었다. 코로나 변수가 돌출하면서 아베의 행보는 뒤죽박죽이 됐다. 힘으로 꾹꾹 눌러왔던 자신의 스캔들 위에 측근 정치인 스캔들이 덮치고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무능'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임기를 1년 앞두고 중도 퇴진의 처지에 내몰린 것이다. 더 버티기 힘들자 억지로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지병을 핑계 삼아 '페이스 리프트'(Facelift) 계획을 감행한 것이다.하지만 총리가 바뀌어도 '어차피 아베 3기'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도 일본 정치판의 개혁과 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스가 또한 "일·한 관계의 기본은 1965년 체결된 청구권협정"이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이는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등 한국과의 현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정권의 모든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한 스가에게서 뭘 더 기대하겠는가.가면은 계속 바꿔치기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바꿀 가면이 없는 상황에 이르면 무엇이 남을까. 맨얼굴뿐이다. '전후 체제로부터 탈각(脫却)'이라는 깃발을 들고는 양국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아베와 일본 극우세력이 아무리 요란하게 변검술을 부려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맨얼굴은 드러나게 되어 있고, '다테마에'(建前)로는 진실을 계속 가릴 수도 없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와 국민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야말로 한·일 관계의 기본이자 기초다. 일본에 줄 게 많지 않고 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스가 총리의 취임에 맞춰 한국민이 주는 충고다.

2020-09-15 06:30:00

[관풍루] 지난달 구직 단념자 68만여명으로 통계작성 이래 역대 최다, 그중 절반이 20~30대 청년세대

○…지난달 구직 단념자 68만여 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다. 그중 절반이 20, 30대 청년 세대. 일자리 전광판 만들고 예산 100조원 들여 얻은 씁쓸한 현실.○…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 윤미향 의원 검찰 수사 받은 지 4개월 만에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 국가보조금을 내 주머니 쌈짓돈처럼 썼다면 처벌도 단디 받으소.○…추미애 장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능력 있는 내 아들, 군이 제비뽑기로 통역병 떨어뜨렸다" 답변. '무작위 컴퓨터 추첨'이라는 카투사 선발 방식엔 왜 아무 말도 않으셨나.

2020-09-15 06:30:00

[관풍루] 수도권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14일부터 2단계로 완화돼 음식점과 카페, 학원 등 정상 영업

○…수도권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14일부터 2단계로 완화돼 음식점과 카페, 학원 등 정상 영업.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만큼 마스크 등 방역수칙 철저히 지키기는 필수.○…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국민의힘'과 연대설 부상 이후 제1야당 행사에 첫 참석. 아무리 정치가 생물이어도 성급한 선택은 힘 빼는 지름길.○…대구 호텔업계, 코로나 재확산으로 객실 텅텅 비자 임시 휴업에다 객실료 파격 할인. '호캉스'(호텔+바캉스) 시즌 비껴가고 가을 행사 시즌 가로막는 코로나 심술.

2020-09-14 06:30:00

[야고부] ‘추미애와 그 적(敵)들’

[야고부] ‘추미애와 그 적(敵)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다. 겉으로는 위하여 주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해(害)하고 헐뜯는 사람이 더 밉다는 뜻이다. 말도 안 되는 언사들을 쏟아내 아들의 병역 의혹 사태에 더 불을 지르는 여당 인사들을 향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 말을 던지고 싶을 것 같다.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페이스북에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未)복귀 의혹'을 공익 제보한 당직사병의 실명(實名)을 무단으로 공개하면서 별다른 근거 없이 '범죄자'로 규정했다. 황 의원은 "사건을 키워온 현○○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犯)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 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황 의원은 실명 언급 부분을 '현 병장'으로 수정하고 '단독범' 표현을 삭제했다.추 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27세 청년의 실명을 공개하고 범죄자로 낙인찍은 황 의원의 행태는 매우 잘못됐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정신인가"라며 "국민이 범죄자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범죄자 프레임 만들어 한바탕 여론 조작 캠페인을 할 모양"이라고 비난했다.민주당 의원들이 추 장관과 아들을 두둔하려고 한마디씩 거들다가 여론의 역풍(逆風)을 초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상호 의원은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남국 의원은 '이번 공격은 국민의힘 당에 군대를 안 다녀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군 미필자는 민주당이 더 많았다. 정청래 의원은 청탁 의혹을 '김치찌개 빨리 달란 것'에 비유해 여론의 공분을 샀다.추 장관과 아들에 대한 민주당 비호가 점입가경이 아니라 점입추경(漸入醜境)이다. 적절치 못한 비유·해명에다 급기야 국민을 범죄자 취급까지 했다. 혹 떼려다 혹을 더 붙이는 지경이다. 이번 사태가 '제2의 조국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막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를 짐작 못 할 바 아니지만 금도(襟度)를 한참 넘었다. 궁지에 몰린 추 장관에게 아군(我軍)이 아닌 적군(敵軍) 같은 모습을 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주는 형국이다.

2020-09-14 06:30:00

[매일칼럼] 나랏돈이 네 돈이냐

[매일칼럼] 나랏돈이 네 돈이냐

정부의 재정건전성 지표가 역대 최악이다. 들어오는 돈에 아랑곳없이 쓰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벌어진 일이다. 1~7월까지 정부 총수입은 280조4천억원에 불과한데 총지출은 356조원이다. 국세 수입이 지난해 보다 무려 20조8천억원이나 줄었다. 그래도 지출은 37조8천억원을 늘렸다. 경기를 살린다며 예산을 마구잡이로 끌어다 썼지만 경기 반등 기미는 없다. 세수 감소는 정책 실패의 방증이다.정책엔 실패해도 정부·여당은 돈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코로나를 이유로 이미 세 차례 추경을 했다. 이것만으로도 올해 늘어난 나랏빚이 100조원을 훌쩍 넘었다. 국민이 짊어질 빚이 1인당 200만원이상 증가했다.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씩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받고선 그 8배에 달하는 나랏빚을 덤터기 쓴 셈이다.그럼에도 정부의 돈 씀씀이는 거침이 없다. 3차 추경 사업 중 상당수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는데 4차 추경을 서두르고 있다. "곳간에 쌓아두면 썩는다"던 곳간은 텅 비었다. 전액 빚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서 '신속'이란 단어를 다섯 번이나 사용했다. 추석이전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많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국민의 필요에 부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선별지급이 말썽이다. 이미 공돈에 맛들인 국민들은 누군 주고 누군 안주냐고 아우성이다. 그러자 전국민에게 1인당 2만원씩 통신비를 준다는 무마책이 또 나왔다.나아가 여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인 홍익표 의원은 "내년 상반기엔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벌써부터 운을 뗐다. 내년 초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열린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이미 지난 총선서 재미를 쏠쏠하게 본 정부다.그 사이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5%까지 치솟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국채비율 40%가 마지노선'이라더니 이 정부 들어 '그 근거가 뭐냐'로 바뀌었다. OECD평균보다 크게 낮아 국가 재정이 매우 건전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는 매우 안이한 시각이다. 원화는 달러나 유로, 엔화처럼 기축통화가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국가들은 국채비율이 높다고 외환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는 국채비율이 급등하면 국가신용등급이 흔들리고, 국채 금리가 오르고, 원화가치가 떨어진다. 자칫 IMF사태 같은 외환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나랏빚 폭증이 정부 설명대로 코로나 탓이라고 생각한다면 순진하다. 문 정부는 출범이후 줄곧 적자재정에 기반한 초슈퍼 예산 정책을 펴왔다. 2018년 7.1%, 2019년 9.5%, 2020년 9.2%씩 예산 규모를 더 늘렸다. 내년에도 본예산만 8.5% 증액한 예산안을 내놓았다. 임기 내내 예산 증가율이 매년 경제 성장률을 3배이상 초과하고 있다. 역대 정부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코로나 탓' 추경도 빈말에 가깝다. 문 정부는 집권 후 한 해도 추경을 편성하지 않은 적이 없다. 2017년 집권 첫해엔 일자리추경을, 2018년엔 청년일자리 추경을 했다. 2019년엔 미세먼지와 경기대응 추경을 또 했다. 올해는 코로나를 이유로 추경규모와 횟수를 역대 최고, 최다로 늘렸을 뿐이다.정부가 초슈퍼 예산을 짰다고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가 되었나. 부정적이다. 국민들은 언제 터질지 모를 빚만 잔뜩 짊어졌을 뿐 삶은 더 팍팍해졌다. 집 있는 사람들은 치솟는 세금을 걱정하고, 집 없는 사람들은 집값을 걱정한다. 도산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정부 구제에 목을 매야한다. 지난달 구직급여액은 4개월 연속 1조원을 넘겼다.재정중독에 빠진 정부가 돈 풀기로 당장의 인기는 유지할 수 있다. 과거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아르헨티나의 페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이 그렇게 정권을 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라들은 예외없이 경제 위기를 맞았다.세계적 경영학자 피터드러커는 그의 저서 '미래경영'에서 기업 경영의 '효과성'과 '효율성'이란 마인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효과성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효율성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한낱 기업도 이 두 가지에 실패하면 도태되기 쉽다. 하물며 나랏돈으로 살림을 꾸리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해선 안 될 일을 구별하지 못하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나라의 미래는 어둡다.지금 포퓰리즘 소리가 나오는 정부의 돈 씀씀이에서 효과성과 효율성이 의심받는다. '국민이 원하면 다 줘라'는 정치로 두 차례 11년을 집권한 파판드레우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나랏돈이 네 돈이냐'는 말을 천둥처럼 들어야 할 것이다.

2020-09-14 06:30:00

[야고부] 文정권의 엑스맨들

[야고부] 文정권의 엑스맨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탓에 조국 전 장관이 '소환'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 장관의 '엄마 찬스'는 조 전 장관 사태 때 교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아빠 찬스'의 데자뷔로 느껴진다"고 했다. 두 명의 법무부 장관이 잇따라 문재인 정권의 '엑스맨'이 됐다.조 전 장관과 추 장관은 공통점이 많다. 무엇보다 자녀 문제로 뉴스 메이커가 됐다는 게 닮았다. 교육과 병역이란 국민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것도 흡사하다. 고위층 자녀의 교육·병역 의혹은 여론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민감한 사안이다. 20대를 비롯한 젊은이들의 분노를 사 대통령·여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도 빼닮았다.감자 캐듯이 의혹들이 꼬리를 무는 것도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을 받는 것도 닮았다. '조국흑서' 공저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조국의 내로남불은 가히 신급이다"고 했다. 추 장관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 '운전병 특혜 의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아들 병역 비리 의혹 등을 앞장서 제기한 사실이 회자되면서 내로남불 전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1년 시차를 두고 터져 나온 법무부 장관 자녀를 둘러싼 논란에 국민은 자존심이 상했다. 대한민국이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느냐는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쁜 의미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보게 됐다.두 사태 모두 근본 책임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추 장관을 임명했지만 추 장관이 지금껏 보여준 것은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들을 날려버린 게 고작이었다. 검찰 개혁은 물 건너갔고, 추 장관 아들을 둘러싼 의혹들만 쏟아지고 있다. 조국 사태처럼 정권이 휘청거리는 우(愚)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조 전 장관과 달리 추 장관에게 문 대통령은 '마음의 빚'도 없지 않은가. 장관 퇴진 과정마저 추 장관이 조 전 장관과 똑같은 길을 걷는다면 조국 사태 때보다 정권은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질 게 분명하다.

2020-09-12 06:30:00

[야고부] 판단 내려놓기

[야고부] 판단 내려놓기

앞날이 창창한 두 젊은이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전해졌다. 한 명은 여행 미디어 공유 플랫폼인 '여행에 미치다'의 조준기(30) 대표이고, 다른 한 명은 대학생 A(21) 씨다. 조 씨는 '여행에 미치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음란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비난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고, A씨는 소위 '디지털 교도소'에 악성 범죄자로 자신의 신상이 공개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여기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통제받지 않는 온라인 심판의 부작용이다. 둘 다 견디기 힘든 악플에 시달렸다. 음란 동영상을 SNS에 올린 조 씨의 행위 및 극단적 선택을 두둔하거나 미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가 저질렀다는 잘못이 고귀한 목숨과 맞바꿀 만큼 악질적이거나 반인륜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학생 A씨의 경우는 문명사회에 있어서 안 될 린치(lynch·사적 처벌)를 당한 셈이다. 악성 범죄자 신상을 공개해 사회적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 방침이 위태로웠는데 결국 생사람을 잡고 말았다. 단 한 명으로부터도 면전에서 비난을 받으면 분노와 모멸감을 느끼는 게 인지상정인데 온라인 공간에서 공개 망신을 당하고도 정신줄 온전히 붙들어 맬 수 있다면 사람이 아니라 부처(佛)다.게다가 폭로된 내용이 허위라면 억울함에 멘탈이 붕괴되는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음란 동영상 구매자로 잘못 지목돼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이 올라간 한 대학교수는 협박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시달린 나머지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다고 한다. 경찰의 수사 결과 디지털 교도소가 올린 내용이 허위로 드러났지만 그가 받은 고통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오로지 인간만이 '판단'을 한다. 하지만 판단은 양날의 칼이다. 섣부른 판단은 타인을 해친다. 그런데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남의 일에 쉽게 격분하고 공격성을 드러낸다. 타인의 생각에 유독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의 기질이 온라인 환경을 만나 증폭된 탓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사회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자기 가치관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에서는 다양성의 꽃이 피어날 수 없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다. 성급한 판단을 내려놓는 연습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해 보인다.

2020-09-11 06:30:00

[관풍루] 추미애 장관 아들, 60대1 치열한 경쟁률 뚫고 국가 예산으로 월급받는 프로축구단 인턴 합격해 또 구설수

○…추미애 장관 아들, 60대 1 치열한 경쟁률 뚫고 국가 예산으로 월급받는 프로축구단 인턴 합격해 또 구설. '엄친아'인지 아니면 마르지 않는 '엄마 찬스'인지 그게 아리송?○…세계보건기구,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 이달 중 100만 명 돌파할 것으로 전망. 보름마다 10만 명씩 피해자 느는데 서둘러 '종식' 선언한 중국 몰염치에 화병까지 추가.○…경찰청, 생사람 잡는 '디지털 교도소' 때문에 피해자 속출하자 인터폴과 공조해 운영자 본격 수사. 멀쩡한 사람 범죄자 만드는 얼치기에게는 '아날로그 교도소'가 정답.

2020-09-11 06:30:00

[기자노트] 일부 TK의원들에게선 찾을 수 없는 존재감

[기자노트] 일부 TK의원들에게선 찾을 수 없는 존재감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 씨의 카투사 '황제복무' 의혹을 취재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 홍석준(대구 달서갑)·류성걸(동갑)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만나러 갔다.카투사 출신 야당 의원이라 이번 사태에 할 말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민의힘은 서씨를 둘러싼 의혹 규명을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먼저 홍석준 의원을 만나 이번 사태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입장을 밝히기가 조금 그렇다"고 답했다.그는 지난 4·15 총선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경찰 수사가 마무리돼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사건이 송치됐다. '입장을 밝히기가 조금 그렇다'는 건 검찰의 기소 여부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법무부장관 아들에 대해 언급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는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이어 류성걸 의원을 찾아갔지만 의원실에는 보좌진뿐이었다. 손정갑 선임보좌관에게 질의 내용을 대신 전했다.그러자 손 보좌관은 "우리 의원님께서는 경제에 대한 질문만 받으신다. 이런 질문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류 의원은 실제 정부 재정 또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같은 관심 주제에 국한해서만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언론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하다.국민의힘이 아들 의혹을 고리로 추 장관 사퇴 촉구에 총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를 제외한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 건 이런 연유가 있었다.서씨의 청원휴가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카투사 휴가는 미군 규정을 적용받는지를 카투사 출신 의원보다 잘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은 제각기 이유를 들며 뒷짐만 지는 것이다.이는 "21대 국회에서 TK 의원들의 존재감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는 최근 여의도 세평과도 맞닿아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초선의 경우 부산경남에선 박수영·김미애·황보승희 의원, 수도권에선 윤희숙·김웅·배현진 의원이 각종 현안마다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TK 초선의원들은 비례대표보다 못한 인지도에 허덕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국민의힘 중앙당 내부에선 '결과적으로 TK 공천은 실패'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공천을 앞두고 '확 바꿔 놓겠다'던 외침과 달리 야성(野性)이 흐려진 TK 의원들에 대한 적나라한 지적으로 풀이된다.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곧 시작한다. TK 정치권의 활약에 '혹시나' 기대를 걸어보겠지만 '역시나'가 될 것 같은 우울한 예상을 떨칠 수가 없다.

2020-09-11 06:30:00

[청라언덕] "한끼듭쇼!" 코로나 뛰어넘는 연대의 힘

[청라언덕] "한끼듭쇼!" 코로나 뛰어넘는 연대의 힘

지난해 연말 코로나19가 중국을 휩쓸었을 때만 해도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멈춰서는 것이 내 일상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2월 말 대구에서 신천지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이 된 지 6개월, 벌써 두 계절이 지났지만 언제쯤 이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코로나19로 인한 재난의 고통은 취약계층에 더욱 가혹하다. 가장 약한 부분부터 먼저 부서지기 때문이다. 실직과 폐업이 줄을 이으면서 먹고살 일이 막막한 이들도 상당수다.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할 능력이 있어도 그냥 쉰 인구가 총 246만2천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취업을 희망하지만 고용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구직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 역시 68만2천 명으로 2014년 통계 작성 이후 8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취업자 수는 27만4천 명이나 줄었다고 한다.비대면이 '뉴노멀'이 되면서 교육 불평등도 더욱 확대됐다. 교육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지만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 비싼 기기와 데이터 설비를 갖추지 못한 아이들은 제대로 수업을 들을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무료급식소와 복지시설 등은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급증하면서 또다시 운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수록 경제적 한계 상황에 놓여 있는 이들의 어려움도 눈덩이처럼 늘어나지만 언제쯤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을지 아무도 낙관하지 못한다.지난 8일 제277회 임시회가 개원하는 날 대구시의회를 찾았다. 가정복지회에서 9월부터 새롭게 시작한 '한끼듭쇼'라는 기부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서다.'한끼듭쇼'는 평소 "밥이나 한 끼 하자"는 우리 사회의 흔한 인사말에서 착안한 것이다. 코로나19로 만남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밥 한번 먹자'고 말만 건넸던 지인에게 비대면으로 마음을 전하는 형식이다.3만원을 내면 가정복지회가 한 끼 식사를 포장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이에게 직접 배달해주고, 남은 금액은 어려운 이들의 한 끼 마련에 쓰이게 된다. 음식점과 카페 등 대구 지역 자영업자들과 함께 진행해 매출 급감에 고심하는 자영업자에도 도움이 된다.이날 대구시의회를 찾은 것은 릴레이 형식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부 행사이다 보니 '가장 맨파워가 뛰어난 집단이 어딜까' 고심한 결과다. 사실 인원이 많아 부담이 되긴 했지만 내가 나눈 한 끼 밥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대구시의원 30명에게 먼저 한 끼를 대접했다.가정복지회는 지난 5월부터 '찐 기부야 챌린지'를 통해 재난지원금 10% 모금운동을 진행해 온라인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태블릿 PC와 노트북 컴퓨터 등을 지원하는 활동을 벌였다. 이번에는 연말까지 어려운 이웃들과 밥 한 끼를 나누는 '한끼듭쇼'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가정복지회가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은 결국 장기화하고 있는 위기를 넘길 방법은 서로 돕는 우리 사회의 '연대의 힘'밖에는 해법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코로나19로 마음까지 우울한 지금, 밥 한 끼 나누고 싶은 소중한 사람을 찾아 기부해보면 어떨까? 그 따뜻한 마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대구시민 모두가 함께 밥 한 끼를 나누는 행복한 캠페인이 되길 응원한다.

2020-09-10 16:24:49

[야고부] 코로나 버티기

[야고부] 코로나 버티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두 자릿수로 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8일이다. 이날 12명을 시작으로 8월 13일까지 근 3개월간 두 자릿수의 확진자가 이어졌다. 그러다 8월 14일 103명이 추가되면서 재확산의 서막이 열렸다. 2주 뒤인 8월 2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441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코로나와의 싸움은 새로운 변곡점에 도달했다.7월 한 달간 확진자 수는 모두 1천506명, 사망자는 19명을 기록했다. 8월에는 확진자 5천642명, 사망자 23명으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 9일 기준 이미 1천641명이 확진됐고, 사망자 수도 20명으로 집계돼 코로나의 기세가 여전하다. 3일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 선 아래로 떨어진 점은 그나마 위안 거리다. 8월 중순 이후 전국 확진자 수의 70~80%를 차지하는 수도권은 2.5단계로 불리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13일까지 연장했다. 전국적으로도 20일까지 거리두기 2단계가 계속 적용되는 상태다.5월 이전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은 코로나 사태의 격전지였다. 누적 확진자 7천88명, 1천478명이 현실을 말해준다. 이후 코로나가 잠잠하자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의식도 무뎌진 것으로 나타났다. 6~8월 노래방이나 유흥·단란주점, 실내체육시설, 뷔페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이가 100만 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받은 전자 출입 명부 현황에 따르면 QR코드로 수집된 대구시민 개인정보는 중복자를 포함해 모두 232만여 건이었다.문제는 이번 추석 연휴다. 최근의 재확산세를 감안하면 가급적 귀성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국민의 자세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독감 바이러스처럼 코로나도 상황에 맞게 대응하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커진 것이다.바이러스 입장에서 팬데믹은 끝까지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몸부림이다. 반면 코로나를 상대하는 인간에게는 새로운 생존 실험이자 변화의 시작점이다. 결국 코로나19 사태는 변이하는 바이러스와 그에 맞게 진화하는 인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최상의 대응책을 찾아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0-09-10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9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지금 당정 관계는 환상적”이라 하자 이 대표는 “당정청은 운명 공동체”라 화답

○…문재인 대통령, 9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지금 당정 관계는 환상적"이라 하자 이 대표는 "당정청은 운명 공동체"라 화답. 국민, 그보다 우리와 '환상적 운명공동체'여야 할 텐데….○…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에 대통령 결단 촉구. 여당, '환상적 당정'과 '공동운명체 당정청' 합창에 바쁜 분께서 듣기나 할는지요!○…국민권익위, 7일 한가위 선물 상한액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올린 시행령 개정안 의결. 전국의 을(乙)들, 선물 파는 사람이야 좋겠지만 갑(甲) 눈치보는 우리 지갑은요?

2020-09-10 06:30:00

[데스크 칼럼] '2024 세계마스터스육상대회'를 기다리며

[데스크 칼럼] '2024 세계마스터스육상대회'를 기다리며

10년 전 대구에서 열렸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바운스(?)' 한다. 땀과 열정으로 달구벌을 뜨겁게 달구는 참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매일 TV를 통해 소개되는 대구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면 그동안 대구에서 살았던 것이 맞는지 새삼 놀라기도 했다. 아마 대구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소개와 조명을 받았을 것이다.최근 달구벌이 다시 한번 뜨거워질 일이 생겼다. 대구시가 유치 활동을 벌이는 '2024 세계마스터스육상대회'가 얼마 전 기획재정부 국제행사심사위원회를 통과했다. 대구로서는 타 외국 도시와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국비 지원과 대회 조직위 구성, 대회 시설 개·보수를 위한 특별교부세 요구도 가능해졌다. 코로나19에다 선수 폭행, 성폭행, 갑질 논란까지…․ 바람 잘 날 없던 지역 스포츠계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이번 정부 승인 과정은 역전과 재역전이 뒤섞인 명승부를 방불케 했다.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서는 유치 의향서 제출 전에 지방의회의 동의,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문화체육관광부 심사, 기획재정부의 국제대회 타당성 조사, 국제행사심사위원회 등 수많은 관문을 거쳐야 한다.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대구시는 지난 2018년 1월 국제대회 승인 신청서를 문체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국제행사로 볼 수 없다'며 문체부는 심사 대상에 올리지도 않았다. 재도전 끝에 대상에는 올랐지만,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과정에서 또다시 보류됐다. 기재부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 선정 검토 때는 국비 지원 규모를 칼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대외경제연구원에서 수행하는 타당성 조사 때는 국민 1천8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하여 대회 개최 때 대구 방문 의향, 가구당 낼 세금 등을 조사했다. 하필 설문조사 시점이 대구가 코로나 대유행을 겪은 직후여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대구 체육인들이 나섰다. 대구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고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도 정부 승인이 필요함을 강하게 호소했다. 기재부, 문체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제 집 드나들 듯이 방문한 결과, 마침내 국비 지원 승인을 얻었다.그렇다고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아직 이르다. 세계마스터스육상경기연맹의 현장 실사와 내년 7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최종 선정 절차가 남아 있다. 더구나 대회 개최 단계에 들어서면 조직위원회 구성, 지원본부 설치·운영, 대회 기본계획·실행계획 수립, 인프라 정비, 홍보, 청산 등의 업무가 산적한다.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또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유치 과정은 물론 운영과 청산까지 전 과정에서 체계적 조직 운영이 필수적인 이유다.국제 스포츠 행사 등의 현안은 대구시 체육진흥과 소속 스포츠마케팅팀이 맡고 있다. 이 팀의 인원은 겨우 4명이다. 현재의 조직과 인원으로는 대규모 대회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회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하루빨리 전문 인력을 보충하고 체계적인 조직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문체부에 조직위원회 신청 등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정부와 대구시는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10년 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처럼 전 세계에 대구라는 이름을 한 번 더 각인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화합으로 지금의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20-09-09 18:38:46

[야고부] 이 또한 조짐(兆朕)일까

[야고부] 이 또한 조짐(兆朕)일까

"몇 번씩이나 배를 놓친 후에야 겨우 우리 가족도 배에 오를 수 있었다…배가 막 떠나려 할 때쯤이었다. 갑자기 어머니가 어지러워 안 되겠다며 도로 내리라는 것이었다…우리는 하는 수 없이 다시 걸어 나와야 했다…사람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려왔다…배가 강 한가운데서 뒤집혀 버린 것이다…그날 알 수 없는 어머니의 불길한 그 예감이 우리를 살렸던 것이다…."(김대원)"쥐가 우글거리던 1970년 12월 중순…제주와 부산을 운항하는 정기여객선 남영호 침몰 사고가 있었다…목숨을 잃은 희생자가 320여 명이나 되었다…옆집 아저씨는 쥐가 선체 밖으로 나오는 걸 이상히 여기고 승선하지 않았다고 한다…이야기는…소문으로 나돌았다…아버지는 쥐 덕분에 살아난 아저씨 이야기를 하면서, 어른들의 충고를 가슴에 새겨두라고 했다…."(이정자)월간지 '수필과 비평' 9월 호에 실린 글인데, 공교롭게 일부 서로 통한다. 앞은 6·25 피난 때 어머니의 불길한 느낌에 겨우 탄 배에서 내려 목숨을 건진 기억이다. 뒤는 꼭 50년 전 326명이 숨진 남영호 침몰 때, 승선 전 쥐가 배에서 나오자 이상히 여겨 타지 않아 살았다는 한 제주도민의 소문을 옮긴 글이다.흔히 역사 기록에 이런 사례의 이야기가 전한다. 주로 나라와 큰 인물의 앞날에 일어날 일에 대한 전조(前兆)로 기록돼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신이(神異)한 내용이나 경험의 형태를 띠는 데다 뒷날 결과를 두고 맞춘 듯한 탓에 전적인 신뢰는 어려워 비과학적이고 터무니없다고 낮춰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하지만 세상에 사람이 알 수 없는 현상은 수두룩하다. 뭇 사회·자연 재난이 그렇지만 간혹 미리 경계할 어떤 낌새도 없지 않다. 사람이 남다른 감각의 동물과 변덕의 자연현상, 되풀이되는 사건과 사고를 유심히 살피는 까닭이다. 이는 한 번뿐인 이승의 삶을 헛되이 마무리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니 마땅하다.그런데 재발된 코로나19 속 요즘 겪는 일상이 심상치 않다. 비는 나라 곳간의 살림과 나빠지는 경제지표 숫자, 국민을 패로 짜 끼리끼리 벽에 가두는 정치 습성, 고위 관료와 권력층의 불탈법적 시비의 내로남불 경쟁…. 마음 붙일 곳 잃은 사람들. 이들 또한 뒷날 펼쳐질 나라 운명의 어떤 조짐일까. 두렵고도 겁난다.

2020-09-09 06:30:00

[관풍루]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 이번에도 ‘언론이 계속 확대 재생산 한다’며 언론 탓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 이번에도 '언론이 계속 확대 재생산한다'며 언론 탓. 언론인인 듯 언론인 아닌 언론인 같은 이의 고질 '남 탓'.○…정경심 교수 재판 증인으로 나온 동료 교수, "총장과 가까운 정 교수가 상관으로 느껴졌다" 증언. 총장도 사표 냈는데 끝내 안 내고 재판 받는 것 보면 상관 노릇 계속하려고(?).○…시진핑, 유공자 직접 표창하며 중국의 코로나 대응 능력 자화자찬해 코로나 종식 선언(?). 초기에 '코로나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던 이웃 나라 지도자의 데자뷔.

2020-09-09 06:30:00

[시각과 전망]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시각과 전망]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국민들의 청와대‧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이 확산일로다. 부동산 정책이 정점일 줄 알았는데 의사들의 의료 파업 사태에 이르러서는 거의 절망적이다. 과연 우리 국민을 이끄는 정부가 맞는지 의문스럽다.돈 잘 벌고 사회적 강자인 의사들의 파업에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맞다. 제 밥그릇 뺏기지 않기 위해 환자들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판도 많다.그런데 왜 하필 이 시기에 의사들과 의대생들을 파업‧시험 거부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지금은 어느 때보다 의료진의 협조와 희생이 절실한 시기이다. 1차 대유행을 견뎌내고 전 세계에 'K방역'을 자랑한 것도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었다.광복절을 전후해 수도권에서부터 2차 대유행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정부는 이런 와중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발표했다.정부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특히 지방에서 근무할 의사가 모자란다는 것을 실감한 상태였다.그러나 정책 발표도 타이밍이 있다. 이해관계인과 공감을 이루지 못한 정책을 의료진의 협조가 절실한 이때 발표한 것은 한마디로 '뇌가 없는' 정책 행위이다.이해당사자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일.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파업과 국가시험 거부라는 예상된 강수로 맞섰다. 정부는 원칙대로 한다고 했다가 이내 꼬리를 내렸다. 의사들이 불법 파업을 했으면 처벌이 따라야 하는데 총리까지 나서서 "단 한 명의 의료인도 처벌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달래기에만 급급했다.급기야 정부 여당과 의사협회는 지난 주말 "코로나가 안정될 때까지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관련 논의를 중단한다. 코로나가 안정되면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재논의한다.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도대체 '누가' '왜' 이런 정책을 발표해서 이 난리를 피웠는지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환자들과 국민들 피해는 어디서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없다.힘 있는 집단 앞에서 정부 여당은 맥없이 물러섰다. 당연히 이럴 거면 왜 추진했느냐는 비판이 거세다. 의사들이 아니고, 다른 힘없는 단체가 반발했다면 정부가 이랬을까. 불가피한 정책이라면 이해당사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실행을 해야 한다. 공권력이 무너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지풍파를 일으켜 놓고는 꼬리를 내려버렸다. 이 정도 반발도 예상 못했단 말인가.더 가관인 건 청와대다. 대통령까지 나서 의사들의 속을 뒤엎어버렸다.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의사와 간호사들을 갈라치기하고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일개 비서관이 한 일이라고 발뺌을 했다. 치졸하기 그지없다.이런 와중에 법무부 장관의 아들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코로나와 태풍으로 지쳐 있는 국민들의 마음에 갖가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법무장관이 직접 나서서 특임검사 도입을 검찰에 지시하면 되는 일이다. 이러면 끝날 일을 가지고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정쟁으로만 몰고 간다.180석에 이르는 거대 의석을 차지했다고 국회에서 전횡을 휘두르는 여당도 꼴불견이다. 소선거구제 특성 때문에 의석을 주워간 것이지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것은 절대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불과 10%포인트 내외였다. 그런데도 국민들이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며 오만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이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실체다.

2020-09-09 06:30:00

[취재현장] 셧다운 일상화된 국회

[취재현장] 셧다운 일상화된 국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긴급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오니 출입기자분들은 즉시 퇴거하여 주시길 바랍니다."코로나19가 여의도 국회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고 있다. 국회 내 확진자 발생으로 올 들어서 총 4번의 '셧다운'이 발생했고, 그 가운데 3번이 최근 보름 새 이뤄졌다. 확진자도 외부인(1명)에서 보좌진(1명), 출입기자(2명) 등으로 그 범위가 확산하는 형국이다.확진자 발생 시 그의 모든 동선이 공개되고,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는 사람은 즉각 검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들도 예외일 순 없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려 4번의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기자실이 있는 소통관은 '절반 근무'가 일상화돼 분위기가 황량하기까지 하다. 국회사무처가 지난달부터 단계별 거리두기에 따라 출입 인원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현 2단계(2.5단계 포함) 상황에선 언론사별 출입 인원을 30~50%로 축소 권고하고 있는데, 3단계로 격상할 경우 이를 70%까지 올리거나 아예 출입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의원회관 역시 보좌진 재택근무 지침에 따라 한산한 모습이다.일부 의원실은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모든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일상적으로 의원회관을 찾아야만 하는 기자들 사이에선 "눈치 보여서 의원실에 갈 수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의원회관에서 하루 수십 차례 열리던 각종 토론회도 모두 순연되거나 취소되는 중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원천 배제하기 위해 의원회관 및 소통관 내 라운지에선 의자들이 전부 치워져 창고에 쌓이고 있다.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국회 의사일정은 연기되기 일쑤다.지난 7일에는 국회 본회의 도중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출입기자 한 분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고 알리며 의원들에게 동선 최소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확진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본회의는 어수선하게 산회가 선포됐다.당연히 국회 취재에도 제한이 걸렸다. 본회의 및 각종 상임위는 풀 취재(합동 취재)로 운영되고 있지만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기자단 협의를 통해 소수의 대표 취재진을 구성, 취재 내용을 공유하는 식이다.하지만 비공식 브리핑인 이른바 '백브리핑'마저 풀 취재로 운영되자 독자의 가려움을 긁어줄 송곳 같은 질문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당장 10일 예정된 박병석 국회의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도 화상 방식으로 열린다. 입법부 수장의 기자간담회에도 단 16명의 취재기자가 그것도 '선착순' 방식으로 비대면 질문권을 가진다는 데 대해 언론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9월 정기국회가 이제 막 시작했고 곧이어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회 의사일정은 켜켜이 쌓여 있다. 국회는 원격 회의·표결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지만 비대면 방식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특히 21대 국회는 여대야소 국면에다가 상임위원장 전(全) 석을 여권이 석권한 탓에 만약 원격 방식까지 더해진다면 입법 폭주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뉴노멀' 국회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입법부의 기능도 정상화시킬 묘책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2020-09-08 14:56:43

[야고부] 文대통령의 언어

[야고부] 文대통령의 언어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어둠의 시간). 윈스턴 처칠은 영국에 닥친 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프랑스마저 나치에 무너지고 유럽에서 외톨이가 된 영국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처했다. 처칠은 "내가 바칠 것은 피와 땀과 눈물밖에 없다"는 명연설로 국민을 통합해 전쟁에서 승리했다. 지도자의 역량이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 사례다.옥포해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에게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가볍게 움직이지 마라. 태산같이 침착하고 무겁게 행동하라)이라고 했다. 위기에 처할수록 더 진중해져야 한다는 뜻이다.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언어(言語)는 천금(千金)의 무게를 갖는 법이다. 시의적절한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해 위기를 돌파하는 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집단을 공격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지도자의 언어는 위기를 더 키우는 것을 넘어 국가를 무너뜨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재확산 와중에 SNS에 올린 의사·간호사 갈라치기 글로 말미암은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다 하다 의사와 간호사까지 편 가른다" "대통령이 (국민) 이간질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는 등의 댓글이 폭주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청와대는 문제의 글을 쓴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비서관이라며 책임을 돌렸다.'대통령 의중을 잘못 읽은 참모의 잘못'이란 식의 청와대 해명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반대로 비서관이 문 대통령 의중을 정확히 읽어 문제의 글을 올린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문 대통령은 집단 휴진한 의사들을 전장을 이탈한 군인에 빗대며 본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서관이 올렸다고 하더라도 문제의 글이 문 대통령 의중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보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누를 끼친 것을 고려하면 열 번을 자르고도 모자랄 비서관을 청와대가 그냥 두는 것 역시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조국 사태, 부동산 대란, 한·일 무역 분쟁 등 위기마다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를 워낙 많이 한 정권이어서 의사·간호사 갈라치기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국민을 사분오열시켜 이 나라에 닥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가 걱정일 뿐이다.

2020-09-08 06:30:00

[세풍] 김명수 대법원, 진짜 '판새'가 되고 싶은가

[세풍] 김명수 대법원, 진짜 '판새'가 되고 싶은가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명될 때부터 많은 우려를 자아냈다. 우고 차베스 정권의 비정(秕政)에 '법적으로 문제없음'이란 스탬프를 쾅쾅 찍어준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한국 버전을 만들 것이란 우려였다. 기우(杞憂)가 아니었다. '곡판아문'(曲判阿文·판결을 구부려 대통령에게 아부함)에 일로매진(一路邁進)하면서 베네수엘라 대법원처럼 정권의 사설(私設) 로펌으로 전락하고 있으니 말이다.베네수엘라 대법원의 오욕(汚辱)은 1999년 차베스가 입법·사법·행정부 모두에 대한 탄핵권을 제헌의회에 부여하는 새 헌법안과 부패한 판사를 해임하고 사법부를 개혁한다는 명분의 '사법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시작됐다. 이런 위협에 대법원은 제헌의회가 갖는 모든 권한에 합헌(合憲)이란 허울을 씌워주며 굴종(屈從)했다.이에 세실리아 소사 대법원장은 "(법원은) 암살을 피하려고 자살을 택했다. 그러나 결과는 변함이 없다. 법원은 죽었다"고 절규하며 사임했다. 그 말대로 됐다. 두 달 뒤 대법원은 해산됐고 새 대법원이 들어섰다. 대법관들은 살기 위해 차베스에 있는 대로 꼬리를 쳤으나 보람도 없이 '팽'당한 것이다. 이것으로는 안심이 안 됐던지 차베스는 2004년 대법관을 20명에서 32명으로 늘리고 충직한 '애완견'들을 박아 넣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9년간 차베스에 반(反)하는 판결은 단 한 건도 없었다.이런 현실에 대해 국제법학자위원회(ICJ)는 2017년 '베네수엘라 대법원: 행정부의 도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개탄했다. "행정부를 정치적으로 돕기 위해 대법원은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헌법보다 하위 법령을 우선시하며, 헌법 조항에 대해 분석하지 않았고, 적법절차와 소원(訴願) 시스템을 외면함으로써 국회의 입법 기능과 행정부 감시 기능을 박탈하고 무효화했다."ICJ가 김명수 대법원이 하는 꼴을 본다면 똑같은 개탄을 했을 것이다. 전교조 합법 판결이 그렇다. 한마디로 하위 법령을 우선시하는 '해석의 요술'이다. 노동조합법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근로자가 아닌 자가 가입한 노조는 법외노조'라는 의미가 당연히 포함돼 있다는 것이 상식적인 해석이다. 그게 아니면 무엇이겠나?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 조항이 상위법에 없는데 시행령으로 그렇게 한 것은 '불법'이라고 했다. '법을 창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그러면 과연 전교조는 합법노조인가. 대법원은 그렇다고 하지만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절대 아니다. 조합원 자격이 없는 해직 교사 9명이 조합원으로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명수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을 뭉개버린 것이다. 노동조합법은 노조가 아니라고 하는데 대법원은 노조라고 하는 사상 초유의 법체계 교란을 국민은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해석의 요술은 김명수 대법원의 장기다. '적극적인 거짓말이 아니면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다'는 희한한 논리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무죄 방면하고, 검찰의 항소장 부실 기재를 꼬투리 잡아 은수미 성남시장도 살려줬다. 이를 보고 조국, 정경심, 김경수, 유재수는 아마도 빙긋이 웃고 있을 것이다.민주당의 한 의원은 보수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판사를 '판새'(판사 새X)라고 했다. 이번 전교조 합법 판결에 상식을 가진 국민은 정반대의 의미에서 똑같은 소리를 할 것 같다. 맹자(孟子)는 "무릇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긴 뒤 남이 업신여긴다"(夫人必自侮, 然後人侮之)고 했다. 지금 김명수 대법원이 딱 그 꼴이다.

2020-09-08 06:30:00

[관풍루] 권순일 대법관, 임기 만료로 7일 물러나면서도 관례 깨고 겸직중인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않아

○…권순일 대법관, 임기 만료로 7일 물러나면서도 관례 깨고 겸직 중인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않아. 사법부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실현 중.○…코로나 재확산에 고개 들던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의사·간호사 갈라치기 SNS 글 논란에 다시 꺾여. '초딩'도 그렇게 속 들여다뵈는 갈라치기는 않는다지.○…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아들 휴가 미복귀 논란 '추미애 장관 그대로 두는 것은 법치 모독이자 파괴'라고. 법치의 중심 법무(法務)부를 법무(法無)부 만든 죄가 크단 말.

2020-09-08 06:30:00

[야고부] 식탐과 지구

[야고부] 식탐과 지구

지하로 뚫린 수직 감옥이 있다. 각 레벨에는 2명의 죄수가 수용돼 있다. 하루 한 번 내려오는 식판 위의 음식을 짧은 시간 안에 먹어야 살 수 있다. 음식은 아래층을 배려해 조금씩 절제하면 모두가 먹고 살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이기심이 문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아귀 다툼이 벌어지고 식판은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문제는 죄수들이 30일마다 다른 레벨에 무작위로 재배치된다는 점이다. 다음엔 어느 레벨에서 깨어날지 알 수 없다. 모두가 공존을 꾀하면 아래층에 배치되더라도 굶어 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위층 죄수들은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먹고, 먹고 나서 음식에 오물을 뿌리는 야만의 극치를 보여준다. 아래층에서는 사람이 굶어 죽고 인육을 먹는 참상마저 빚어진다.'더 플랫폼'(2020)이라는 스페인 영화의 줄거리이다. 내용이 사뭇 충격적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의 수직 버전이라 할 만한데 수직 감옥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 갇힌 죄수들의 뒤틀린 행동을 통해 빈부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사회심리학 용어인 '죄수의 딜레마'를 이처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도 잘 없을 것 같다.누군가가 적정량 이상의 음식을 먹으면 누군가는 굶을 수밖에 없다. 인류는 집단적 기근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음식에 욕심을 낸다. 많이 먹는 것을 넘어서 남이 많이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마저도 오락으로 삼는다. '먹는 방송'의 약자인 '먹방'의 알파벳 단어 'mukbang'은 외국에서도 통용될 정도다.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한국인처럼 고기와 야채를 먹으면 30년 후에는 지구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노르웨이 비영리 단체 EAT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붉은 고기 소비량은 80g으로 적정량(28g)의 3배에 육박한다. 세계인들이 미국·브라질 사람들처럼 먹어대면 2050년 지구가 각각 5.6개, 5.2개가 필요하다고 하니 인류의 식탐이 임계점에 다가가고 있다.어찌 보면 지금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인간의 식탐에 대해 지구가 보내는 경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톨릭에서도 식탐(Gula)은 7대 죄악 중의 하나라고 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개개인의 건강을 위해 과식 습관은 버려야 한다.

2020-09-0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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