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마스크 시비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코로나19 발생 6개월이 지나도록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논란거리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 조짐이 강해지자 이제는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정치적 충돌로 확대되는 등 찬반 논란이 거세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마스크가 정치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어 버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거부하고 지지자들이 이를 따르면서 상황이 매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 국제 여론조사기관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국가별로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비율을 조사해 보니 미국은 71%, 독일 64%, 영국 31%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경우 싱가포르 92%, 말레이시아 88%, 홍콩 86%, 대만 85% 수준이었다. 서울보라매병원 조사 결과 한국은 78.8%로 2015년 메르스 때보다 착용률(15.5%)이 5배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유럽의 경우 노르웨이 5%, 스웨덴 4%, 덴마크 3% 등으로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마스크 효과가 매우 큰데도 마스크 착용을 '낯설고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때문이다.

엊그제 미 CNN방송이 흥미로운 보도를 했다. 미국과 한국의 코로나 현황을 비교하는 자막을 동원해 트럼프 행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한 것이다. 요약하면 3월 5일 한국의 사망자는 35명, 미국은 고작 11명이었으나 약 15주 후 6월 27일 한국은 282명인 반면 미국은 무려 12만5천434명이 목숨을 잃었음을 환기시켰다. "마스크가 목숨을 구한다는 게 팩트"임을 강조한 보도다.

마스크 없이도 사태를 종식시킨 사례도 있다. 지난달 8일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뉴질랜드의 경우다. 코로나 확산 시기 뉴질랜드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부는 대규모 검사와 추적, 격리 등 방역에 주력했고, 경찰·군인을 동원해 시민 이동을 차단하는 '록다운'(Lockdown)을 시행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초동 대처가 마스크 없이도 사태를 진정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할 정도다.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과 철저한 마스크 착용 없이는 코로나 종식은 어렵다는 게 코로나 사태의 교훈이다. 마스크에 대한 심리적 알레르기가 클수록 피해도 비례해 커진다는 점을 '마스크 시비(是非)'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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