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전망] 주호영, 통합당, 보수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지난 18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지난 18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정암 서울지사장 최정암 서울지사장

요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행보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가 떠오른다. 전임자와 달리 회의, 일정 등을 공개하고, 국민들에게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자 그를 반대했던 다수도 박수를 보냈다. 지지율은 날로 고공행진을 했다. 광주서 5·18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온 주 원내대표에게 이 말을 했더니 비슷한 얘기를 제법 듣는단다.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출발한 주 원내대표의 취임 초 인기 역시 연일 상한가다. 통합당에서 반대가 심하던 과거사법 등을 20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질질 끌며 반대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5·18에 대한 명쾌한 정리는 그를 5·18 관련 뉴스의 중심인물로 부상시켰다. 원내대표 취임 이후 일성(一聲)이 당의 5·18 폄훼에 대한 '진솔한 참회'였다. 여기다 18일 광주 행사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주먹까지 불끈 쥐고 부르자 5·18 관련 3단체를 비롯해 호남이 환호를 보냈다. 주 원내대표는 "이왕 부를 거 진정성을 보이는 게 맞다는 생각에서 열심히 불렀다"고 했다.


꼼수 정당이란 이미지를 벗고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는 미래한국당과의 통합도 서두르는 중이다. 미적거리는 한국당을 압박하기 위해 통합당만이라도 29일쯤 전국위원회를 열어서 합당을 선언할 계획도 갖고 있다. '꼼수를 동원해서라도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보겠다'는 한국당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통합당은 '대안 없는 비판' '발목 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 '종북좌파로 매도' 등에만 집중해 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결과가 20대 총선(2016년)·19대 대선(2017년)·제7회 동시지방선거(2018년) 패배에다 21대 총선 참패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통합당의 미디어특별위원회 의뢰로 국가경영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2022년 대선 때도 유권자의 70%가 보수에 비호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와 있을 정도로 미래마저 암울하다. 정당의 생명력은 집권 가능성에서 나오는데 희망이 없으니 사람도, 돈도 모일 까닭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대구경북만이라도 보수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김부겸·홍의락 같은 중량감 있는 여권 인사를 뽑는 것이 지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20대 때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고립'이라는 불이익을 감내하고서라도 보수 부활을 위한 희생적 투표를 한 것이다.


총선 결과를 두고 '일본으로 가 버려라'는 일부 급진 세력의 악담 속에 가슴앓이를 하던 대구경북에 주 원내대표의 일련의 행동은 '보수 재건'이라는 희망의 불씨를 보여준다. 보수도 리더의 역할에 따라서는 가능성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제 정권 창출을 위한 보수의 길은 자명해졌다. 지금까지 행태를 과감하게 버리는 것.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주 원내대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의혹 부풀리기식이 아닌 '팩트와 대안'에 근거한 대여 공세. 중도 어필을 위한 '종북좌파'라는 단어 배제(상대를 빨갱이로 매도하려다가 오히려 집안 망한다). 정부여당의 정책에 무조건 반대만이 아닌 통합당만의 '설득력 있는 정책' 제시.


2004년 17대 국회 때 폭망한 한나라당이 천막당사, 도덕성 회복 등을 통해 진정성을 인정받아 3년 만에 정권 재창출, 4년 후 과반수 의석 확보를 한 전례가 있다.


국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우선 이미지 개선이 중요하다. 첫 1년의 이미지가 21대 국회 내내 지속된다. 주호영의 역할에 보수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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