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 불쑥불쑥 나오는 부산발 '신공항 가짜뉴스'

유튜브 B 공식채널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한 진짜 이유' 캡처. 유튜브 B 공식채널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한 진짜 이유' 캡처.
이상준 사회부 차장 이상준 사회부 차장

지난 13일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하는 민간 항공사 기장의 인터뷰 영상이 올랐다.

20년 이상 민간 항공기를 조종했다는 해당 기장은 "도심 속에 있는 김해공항을 대체할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며 "공항 건설 문제를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해공항 확장만으로는 새로운 동남권 관문 공항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항만 물류와 시너지를 낼 수 있고 24시간 운행 가능한 가덕도 입지에 대해 찬성한다"고 말했다.

각설하고,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은 가덕도 신공항을 집요하게 재추진하고 있는 부산시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한다. 부산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연고가 없는 민간 항공사 기장의 인터뷰를 통해 '왜 동남권 관문 공항인가'에 대한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담아냈다"며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

'외부의 객관적 시각에서 봐도 가덕도가 최고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라는 부산의 주장은 명백한 가짜 뉴스다. 앞뒤 자르고 조종사 인터뷰 하나로 사실 관계를 호도할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2년 12월 매일신문 영남권 신공항 특별취재팀은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대항마을 현장을 찾았다.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가 '밀양'(대구경북·경남·울산)과 '가덕도'(부산)로 갈라져 갈등을 거듭하던 시기였다.

'공항 입지'로서 가덕도 현장은 그야말로 낙제점이다.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는 부산의 땅끝마을로 불리는 대항마을 앞바다 일대. 예나 지금이나 이곳 바다를 흙으로 메워 공항을 만들고, 땅에는 공항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낸다는 게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구상이다.

2016년 영남권 신공항 용역 조사를 통해 '김해 신공항 확장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냈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도 김해, 밀양, 가덕도 등 신공항 후보지 3곳을 10차례 넘게 답사한 끝에, 가덕도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바다 한가운데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 가덕도는 처음부터 공항이 들어설 만한 입지가 아니라는 게 ADPi의 판단이었다. 가덕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결코 공항 경제성을 충족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사실 관계를 왜곡했다. 김해신공항 재검토와 관련,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 약속을 먼저 어긴 것은 대구경북이라고 억지를 부린 것이다.

부산발 신공항 가짜 뉴스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는 김해신공항에 대한 국무총리실 검증 과정이 부산시 주장대로 흘러가지 않는 탓이다.

총리실은 김해신공항 재검증 기준을 오로지 기술 검증에 맞추고, 정책적 판단을 배제하고 있다.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패키지로 내건 부산의 전략전술이 먹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영남권 5개 시도는 신공항 입지 선정을 놓고 가덕도와 밀양으로 갈라져 10년 동안 갈등을 빚었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에서야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기존 김해공항 확장에 합의하면서 기나긴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여당 소속 부산·울산·경남 자치단체장이 5개 시도 합의 정신을 내팽개쳤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오거돈 부산시장이 올해 초부터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고, 울산경남이 편승하면서 결국 정부가 검증 요구를 받아들였다.

영남권 갈라치기, TK와 PK의 10년 묵은 갈등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킨 정치적 산물, 이것이 바로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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