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방부의 통합신공항 간보기

이호준 경북부장 이호준 경북부장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갈수록 태산이다.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정한 최종 이전지 선정 기한이 석 달도 채 안 남았지만 실타래가 풀리기는커녕 더욱 꼬여만 간다.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인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의 합의 도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대구시와 경북도도 군위와 의성의 합의를 유도하기 위한 이렇다할 묘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와 국회의원마저 '간보기'식 계획을 툭툭 던지는가 하면 헛발질을 하며 군위와 의성의 갈등만 더욱 부추기고 있다.

통합신공항 입지 선정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국방부는 '주민투표 찬성률로 입지를 결정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지난달 백승주 국회의원에게 전했다. 백 의원을 통해 슬쩍 흘렸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다른 방식의 입지 선정을 주장하고 있는 의성군의 강한 반발을 샀고, 가뜩이나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마뜩잖아 하던 의성군의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의성군은 '더 이상의 타협은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여차하면 행정소송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해프닝은 더욱 가관이었다. 백승주 국회의원이 '국방부가 통합신공항 이전 경쟁 탈락지에도 1천5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고 밝히면서 이번엔 군위군까지 헤집어놨다.

이전지역에 지원하기로 한 이전주변지역 지원금 3천억원 중 절반을 탈락한 지역에 주겠다는 게 백승주 의원 측이 밝힌 이 계획안의 골자다.

이는 앞서 '찬성률로 선정한다'는 국방부 계획에 찬성 입장을 보였던 군위군으로선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군위군 입장에선 찬성률로 입지를 결정할 경우 지원비 3천억원을 다 받거나 설사 공동유치를 한다 해도 최소 1천500억원을 이미 확보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군위군은 강하게 반발하며 '국방부로부터 탈락지 지원금과 관련해선 들은 바도 없고, 관련법상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발끈했다. 탈락지에 지원금을 주려면 다른 재원에서 지원금을 마련해야지 이전주변지역 지원금을 반 뚝 잘라 선심 쓰듯 갈라 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백승주 의원 측은 한술 더 떠 '국방부가 이미 탈락지 지원금과 관련해 군위군과 의성군에 전달하고 관련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보라고 제안까지 했다'고도 했으나, 확인 결과 이는 백 의원 측이 국방부의 얘기를 듣는 과정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해프닝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미 군위군과 의성군, 나아가 경북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뒤였다.

아무리 입지 선정 작업이 어렵다 하더라도 국방부가 마치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의 '간을 보듯' 국회의원을 통해 특정안을 툭툭 던지는 건 옳지 않다.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해당 지자체들과 함께 지원위원회, 선정위원회 등 공식 협의기구를 통해 협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와 공신력을 얻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해보고, 그렇게 해도 결론이 나지 않거나 도저히 기한 내에 선정하기 힘든 상황이 오면 욕을 먹더라도 결단을 내리면 된다.

간을 봐선 안 된다. 국회의원 뒤에 숨어서도 안 된다. 꼼수는 더더욱 안 된다. 그럴수록 상황만 악화될 뿐이다.

친구들끼리나 할 법한 '툭 던져 보고 아님 말구'식의 추진 방법은 정말 아니다.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린 대사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