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구문학관 확장 개관의 전제

조두진 문화부장 조두진 문화부장

 

대구문학관을 확장 개관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간담회가 2차례 열렸고, 9월에는 시민, 대구시, 대구문인들이 참여하는 포럼도 열 예정이다.

2014년 10월 개관한 대구문학관은 대구시 중구 중앙대로 옛 상업은행 부지 1천302.1㎡(393평)에 지은 연면적 3천348.78㎡(1천14평,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건물의 3, 4층이다.(1, 2층은 향촌문화관) 시내 중심에 있어 접근성은 좋으나 규모가 작다는 평가가 많다.

대구문학관 확장 개관을 희망하는 측은 더 깊이 있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규모 확장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앞으로 1970, 80년대 활동했던 작가들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관련 문학사업을 행하기 위해서라도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구경북에서 활동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작품 소장, 전시, 낭독 공연, 학술행사, 문학로드 발굴 및 운영, 아카이브 구축 등)을 펼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대구문학관 운영 성과는 크다. 하루 평균 관람객은 200~300명이다. 대구문학관처럼 종합문학관을 표방하고 있는 인천문학관, 대전문학관에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의 관람객이 찾는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성과는 더 선명해진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대구문학관은 종합문학관이다. 특정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도, 특정 주제가 있는 문학관도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실체는 '대구근대문학관'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종합문학관을 표방하지만, 주요 사업 대상이 현진건·이상화·이장희·백기만·백신애 등 일제강점기 혹은 1950, 60년대 활동한 작가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구문학관이 대구 근대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향촌동과 북성로, 경상감영길 등을 인근에 끼고 있다는 점도 근대문학관의 색채를 더한다.

대구문학관이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근대문학관'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건립 당시 논의 끝에 '종합문학관'으로 결정했지만, 순서상 작고한 선배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기에 자연스럽게 '근대문학'이라는 주제가 형성된 것이다.

대구문학관 확장 논의는 지금의 성공 배경을 바탕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일제강점기와 1950, 60년대 주요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으나 앞으로는 1970, 80년대 활동한 작가들에 대한 기념사업과 문학사업을 추진하겠다, 그러자면 규모가 커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구문학관 확장을 추진한다면 낭패에 직면할 수 있다.

큰 건물을 짓고 가능한 한 많은 대구 작가들을 세세하게 챙긴다고 문학관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의 유명한 문학관 중에 자기네 지역에서 활동했던 주요 작가들의 작품과 생애를 시대별로 다 정리하고 기념하는 문학관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도 없다. '기념 대상 작가들을 엄격하게 선정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봐야 마찬가지다. 1년에 한 명씩만 작가를 추가해도 50년이면 50명이다. 이건 기록관이 할 일이다.

목포문학관은 애초 소설가 박화성 문학관으로 추진했으나 극작가 차범석·김우진, 평론가 김현 등 지역과 인연 있는 작가들을 포함해 지역문학관 성격을 띤 '목포문학관'으로 만드는 바람에 시민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말았다. 작가들의 문학적 성취가 약해서가 아니라 각각의 색깔을 뭉개버렸기 때문이다.

대구문학관 확장 개관은 '어떤 성격의 문학관이냐'를 바르게 전제한 바탕에서 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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