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맹모학군지교(孟母學群之敎)

조향래 논설위원 조향래 논설위원

왕도정치를 표방했던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맹자(孟子)는 어머니의 교육열이 남달랐다. 한때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어린 맹자가 곡을 하며 장사 지내는 흉내를 내자, 시장 부근으로 이사를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 놀이를 하는 게 일상이었다. 어머니는 다시 서당 가까운 곳으로 집을 옮겼다. 그제야 맹자는 글을 읽고 예법을 논하는 것에 주목하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서당 주변이 아들 교육을 위한 최적의 주거 환경이라고 생각하고 오래 머물러 살았다. 이 같은 노력이 맹자를 유가(儒家)의 대학자로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이른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일화이다. 오늘날 한국 어머니들의 교육열도 2천년 전 맹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명문 학군이니 위장 전입이니 하는 것들도 현대판 맹모들의 교육 과열에서 파생된 것이다.

학교가 인접한 소위 '학세권' 아파트의 청약 경쟁이 치열하고,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교가 있는 곳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당연지사가 되었다. 특히 자녀들에게 쾌적한 교육 여건이나 안전한 통학 환경을 마련해주려는 엄마들의 치맛바람은 막을 도리가 없다. 따라서 학군이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역 발전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한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대구 신서혁신도시에 문화센터와 의료시설을 확충할 것이라는 정주 여건 개선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또한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구체적인 교육 환경 개선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에 맹모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비책은 오로지 학교 유치뿐이다. 대구 동구청이 최근 신서혁신도시 교육 여건 개선 문제를 다시 들고나온 이유이다.

동구청은 특히 안심지역 학생들의 통학 불편과 타지역 유출 등 교육 불균형과 격차 해소를 위해 유명 사립고 이전이나 명문고 설립 등의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게 구청의 노력만으로 될 일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일도 되게 하는 적극적인 교육행정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교육이라는 노른자위가 빠진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책은 늘 속빈 강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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