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일자리 부양을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을 고민할 때

서광호 경제부 기자 서광호 경제부 기자

최근 대구 지역 일자리 지표가 개선됐다. 무엇보다 청년 취업자가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다.

통계청의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5~29세 취업자가 전국에선 1.1% 증가한 가운데 대구는 16.2% 늘었다. 3월 기준 대구의 20~29세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는 2017년 -3.0%, 2018년 -8.6%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올해 14.2% 증가로 반전됐다.

이는 정책을 청년에 집중한 덕분이다.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추진하는 '지역 고용혁신 프로젝트'의 지난해 취업 실적 인원 1천20명 중에서 29세 이하는 494명(48.4%)이다. 30대 실적도 228명으로 전체 취업 실적 중 70.8%가 청년층에 집중됐다.

고용의 질도 일정 부분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취업자가 한 해 사이 57만1천 명에서 60만 명으로 5.1% 늘었다. 같은 기간 임시근로자는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만 취해 있기에는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주로 제조업에 근무하는 '장치, 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는 해마다 감소 추세이다. 2017년 3월 17만7천 명에서 이듬해 16만7천 명으로, 올해는 16만 명으로 줄었다. 매년 4~6%씩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전환과 '스마트 공장' 등 설비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최근 암울한 소식이 또다시 들렸다. 이달 초 한국고용정보원이 밝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취업자 수가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 GDP 10억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가 16.79명에 그친 것이다. 1990년 43.1명이던 게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 29.6명으로 급감했고, 2009년 이후부터는 10명대에 머물고 있다.

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것이다. 국가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일자리가 과거처럼 많이 늘지 않는 상황이다. 고용 비중이 큰 40대 취업자가 줄어든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지역 제조업을 지탱해온 자동차부품 업체의 침체와 더불어 생산 현장에서 설비 자동화가 진행 중이다. 경기 상황과 별도로 '일자리 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의 움직임은 환영할 만하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의 미래 일자리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가령 수직 계열화된 자동차부품 협력업체의 구조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시대로 넘어가는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문제를 더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나이별 고용 상황뿐만 아니라 산업별 현황과 전망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직업별, 종사자 지위별 변화도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 노후한 산업구조에 대한 진단 없이 최저임금 인상 탓만 하다 보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해법도 어긋날 수 있다.

제조업에 고용을 의존하기보다 서비스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자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서비스업에서 창출하는 취업자 수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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