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위기의 대구경북

모현철 정치부장 모현철 정치부장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27일 막을 내렸다. 전당대회를 지켜본 대구경북(TK) 시도민의 마음은 씁쓸했다. 한국당이 '보수의 심장'이라고 떠받드는 TK에서 당대표는 고사하고 대표 후보 한 명 배출하지 못해서다. TK는 한국당 전체 책임당원의 30%가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고위원 1명만 당선시키는 데 만족해야 한다. 한국당의 대주주로서 부끄럽고 가슴 아픈 일이다.

요즘 TK에는 되는 일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시사 발언으로 시도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내륙에 위치한 TK에 하늘길은 숙원이었다. 밀양 신공항 유치 실패의 아픔을 딛고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추진하던 시도민에게 대통령의 발언은 청천벽력이었다.

SK하이닉스 유치 실패는 쓰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았다.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산업도시 구미는 SK하이닉스 유치를 염원했다. 거리마다 내걸린 현수막이 구미 시민의 열망을 대변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용인행을 결정했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려면 수도권에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속전속결로 용인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 절차에 들어갔다.

곧 발표 예정인 원전해체연구소의 경주 유치도 불안하다. 정부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부산과 울산 접경으로 정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경북을 외면하겠다는 것이다. 방폐장과 전체 원전 24기의 절반이 위치한 경북의 호소에는 귀를 닫겠다는 의미다.

이런 암울한 소식에도 냉정함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공항, SK하이닉스, 원전해체연구소 등 대형 국책사업과 대규모 기업 투자는 무조건 떼를 쓴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제대로 된 전략을 가지고 나서야 하는데 너무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TK 패싱'에 맞설 시점에서 컨트롤 타워는 시도지사와 국회의원들이 맡아야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최근 행보를 보면 행정적인 면보다 정치적인 면이 더 부각된다. 권 시장은 한국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의 5·18 망언과 관련해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시민들은 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장의 모습을 더 보고 싶어한다. 이 도지사는 SK하이닉스 유치전에서 전략이 부재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두 단체장이 상생해야 한다면서 교환 근무를 하는 모습을 보면 보이는 데만 더 집중한다는 인상을 준다.

대구경북 현안을 외면한 채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 등 사분오열된 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TK의 미래가 더 암울해 보인다. 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나면서 오히려 TK는 보수의 이미지만 각인돼 현 정부에 더 미운털이 박힐지도 모른다. 한국당의 본산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탈피도 어렵다. 전국 유일 한국당 광역단체장과 시도의회 의장도 TK다.

이제 꽃피는 봄이 오는 3월이지만 대구경북은 아직도 추운 겨울이다. 시장과 도지사,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구경북에 '봄'을 불러올 수 있도록 분발을 기대한다. 더 이상의 충격과 고통을 감내하기에는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시도민이 많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