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이춘수 편집부국장

TK의원들 참회하고 결단하라

침묵과 보신에 대한 경고였다. 대구경북(TK)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았고,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여러 차례 경고음을 보냈건만 TK 국회의원들은 의식조차 못 했던 자신들의 적폐(積弊) 때문에 살을 에는 채찍을 맞았다.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사실상 한국당을 정치적으로 파면시켰다. 한국당에 더 충격적인 사실은 보수의 텃밭이라 여겼던 TK에서의 선거 결과다. TK 민심도 한국당에 마지막일지도 모를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구 광역의원 30명 가운데 9명, 기초의원 116명 가운데 50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수성구는 재적의원 20명 가운데 10명이 민주당이다. 한국당 대구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은 4년 전 평균 득표율이 67%였지만 이번엔 48% 득표에 그쳤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가 가장 짙게 남아 있는 구미에서 민주당 후보 당선은 이번 선거의 결정판이다. 이번 선거는 TK 정치 기반과 유권자 의식이 뿌리에서부터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일시적인 바람이 아니다. TK 유권자들은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한국당 국회의원들만 몰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정권이 진보·좌파일 때는 보수의 목청만 높이면 당선됐고, TK 출신 대통령일 때는 줄만 잘 서고 친이·친박·보수 물결에 편승만 하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TK 한국당의 실패는 국회의원들이 시대 변화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태어나 19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유권자가 이제 40대 중반이 되었다. 이들과 그 밑의 세대들은 진보냐, 보수냐는 관심 없다. '박정희 시대'를 살아본 50대 이상의 장노년층과 달리 정책과 신념에 대한 접근이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다. 또 어느 당과 후보가 나의 삶과 가치를 고양시킬 수 있느냐로 행동한다. 이런데도 한국당은 한반도 정세 변화를 맹목적 색깔론 프레임으로 맞섰고, 대안 제시 없이 '샤이 보수'의 결집에만 기대었다. 20, 30대에겐 한국당 대표의 '꼰대' 이미지가 싫었고, 막말이 혐오스러웠고, 심술부리는 동네 아저씨 같은 모습이 무조건 싫었다. 또 TK 유권자들은 국회의원들이 행동해야 할 때 침묵하는 무소신과 존재감 없음에 더 실망하고 분노했다. 친박비박 패권 다툼이 있을 때,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누구도 "이건 아니다"라고 외치지 못했다. 친박을 자처했던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는데도 "내 탓이오" 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는 의원 하나 없었다. 오히려 친박 색채를 빼려 하고, 당 지도부에 빌붙어 후일을 기약하기에 바빴다. 사실상 '한국당 붕괴'의 채찍을 내려친 민심은 이제 TK 정치권에 '어디로 갈 것이냐'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보수의 본류'였던 TK 보수의 새로운 상(像)을 정립하고 새판을 짜야 한다. 먼저 보수재건, 보수혁명의 그림부터 그려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보수 노선을 재정립해야 한다. 전통적 보수는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자유, 안보와 경제성장 가치 지향을 근본으로 한다. 적어도 이에 동의하는 인사들이라면 야당 전체의 새 판을 짜야 한다. 또 외부에서 보수 혁신과 야권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을 당의 얼굴로 영입하는 데 TK 의원들이 주도하고 궐기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2020년 4월 치러질 총선에서 TK 한국당 의원 대다수가 살아남기 힘들다. 결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더 이상 숨어있지 마라. TK발 보수재건, 보수혁명을 위해 온몸을 던지라는 것이 지역 유권자들의 마지막 명령이다.

2018-06-18 05:00:00

보수 쟁탈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만큼 별명이 많은 정치인도 잘 없다. 홍반장, 홍그리버드, 홍감탱이, 레드준표, 식사준표, 홍럼프, 홍발정, 홍갱이…. 이게 다가 아니다. '홍간도' '민주당 X맨'도 있다. 그가 겉으로는 한국당 대표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돕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한국당에 잠입한 '스파이' 또는 '엑스맨'이라는 풍자다. 그가 민주당의 숨은 선거대책본부장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았다. 그가 입을 열었다 하면 한국당 표가 우수수 떨어졌으니 이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가 이번에는 자당(自黨)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그에 따르면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국비로 세계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등이 모여 있는 곳이 한국당이다.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내우외환으로 1년을 보냈으며 이들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했다. 당의 실패를 동료들에게 전가한 그의 태도는 비겁하고 물염치해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당 현주소를 꽤나 정확히 짚었다는 생각도 든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국당은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작 도대체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또한 한국당은 보수의 위기를 거론한다. 한국당은 자신만이 보수이고 민주당은 진보 또는 종북이라고 규정해왔다. 그러나 한국당이 보수 정당이라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도 많다. 지금의 한국당은 보수를 표방했을 뿐 수구 또는 기회주의자 집단이라는 것이다. 한국당의 포지션이 꼬이기 시작하는 맥점은 이 지점이다. 진보와 더불어 보수는 민주주의 발전에 없어서 안 될 존재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 국민들의 이념 평균치는 보수에 가깝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보수 가치 실현에 대한 국민적 눈높이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했다. 실패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을 자처하고 나설 정도다. 바야흐로 정치권에서 '보수 쟁탈전'이 벌어지는 듯한 양상이니 이런 상전벽해도 없다.

2018-06-18 05:0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북미 정상회담 중재 이어 21일부터 러시아 방문…

○…문재인 대통령, 북미 정상회담 중재 이어 21일부터 러시아 방문 등 북미 회담 이후 조치 시동 모양새. 국민, 산토끼(북핵)만 쫓다 집토끼(경제) 다 놓쳐 후회할라! ○…민주당, 이낙연 총리 등 여권발(發) 개각설에 6·1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압승 여세로 입각 꿈에 벌써 저울질. 점집들, 곧 백수 정치인들 몰려들겠군. ○…동북지방통계청, 15일 대구경북 취업자 작년보다 5만 명 줄고 실업률은 되레 오른 자료 발표. 대구경북민들, 말 안 해도 그리 알 테니 앞으로 발표하지 마소.

2018-06-18 05:00:00

[야고부] 의도적 오독(誤讀)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론조사에서 공사 재개가 결정된 뒤 문재인 대통령은 ‘공론조사로 탈원전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조사에서 ‘원전 축소’ 의견은 53.2%, ‘원전 유지+확대’는 42.5%로 나왔으니 맞는 말인 듯했다. 그러나 공사 재개 후 조치에 대한 의견은 전혀 달랐다. ‘안전기준 강화’는 33.1%, ‘신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 27.6%, ‘사용 후 핵연료 해결방안 마련’은 25.4%인데 반해 ‘탈원전 정책 유지’는 13.3%로 가장 낮았다. 결국 문 대통령은 사실 중 자기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근거로 ‘국민의 공감대’가 있다고 한 것이다. 팩트의 의도적 오독(誤讀)이다. 올 1분기 소득분배가 사상 최악임에도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 근거는 가구별 소득이 아닌 개인별 근로소득이다. 통계청의 가계소득 자료에서 근로소득자만 떼어내 조사했더니 최하위 10%를 뺀 90% 근로자의 소득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사실을 이렇게 ‘가공’하기 위해 실직자, 구직 실패자 등은 조사에서 뺐다. 이 중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직한 사람이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1분기 중 최저임금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일자리 7만 개, 임시·일용직은 46만 개가 각각 감소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을 제외하고 일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만 조사했으니 근로자 90%의 소득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실의 선택적 독법(讀法)이다. 문 대통령은 ‘90% 효과’ 보고를 받으면서 이를 알았을까? 문 대통령이 14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민심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방안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려면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말은 민심의 의도적 오독이라 해도 상관없을 듯하다. 어차피 근거가 없으니까.

2018-06-16 05:00:00

정치인·여배우 스캔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운 좋은 대통령이라면? 여러 명이 떠오르지만, 비록 암살을 당했지만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존 F. 케네디(1917~1963)다. 역사에 '만약'이 무의미하지만, 5년 뒤에 대통령이 됐더라면 위대함은커녕 악취만 풍겼을 것이 분명하다. 잘생기고 부유한 케네디는 말도 못 할 바람둥이였다. 뉴욕타임스 기자가 1962년 영부인 재클린에게 남편이 퇴임하면 무슨 일을 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 재클린 왈 "아마 사립 여학교 교장으로 일할걸요." 대통령 출마 전부터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과 염문을 뿌렸다. 앤지 디킨슨, 킴 노박, 재닛 리, 진 시몬스, 제인 맨스필드…. 중년의 영화팬이라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배우들이다. '섹스 심벌' 메릴린 먼로도 있다. AP통신사 할리우드 담당 기자였던 제임스 베이컨은 친구였던 메릴린 먼로에 대해 "그녀는 케네디와의 관계를 털어놓았지만 기사화하지 않았다. 그녀는 케네디를 사랑했다"고 했다. "워터게이트사건(1972년) 이전에 기자들은 '언론 윤리강령'에 따라 정치인의 사생활을 보도하지 않았다." 먼로는 1955년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이혼하자 케네디와 만났고, 대통령 당선 뒤에도 가수 빙 크로스비의 집에서 밀회했다. 그녀는 순진하게도 대통령이 재클린과 헤어지고 자신과 결혼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케네디는 구제 불능이었다. 법무장관인 동생 로버트가 먼로를 떼내려고 설득하고 있을 때에도, 케네디는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로부터 소개받은 주디스 캠벨에게 열중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은 워싱턴 정가에는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폭발 직전이었다. 마침 먼로가 1962년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죽었고, 지금까지 타살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케네디는 1년여 뒤 암살당했다. 일찍 죽었기에 성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고 '뉴 프런티어'의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과 여배우와의 스캔들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선거가 끝나고 진위 여부도 확실하지 않지만, 대중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정치인·여배우의 사생활은 끝없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인 모양이다.

2018-06-15 05:00:00

모현철 경북부 차장

이철우 당선인에게 바란다

치열했던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경상북도지사 선거에서는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 당선인에 대해 경북도민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갖고 있다. 민선 1기부터 6기까지 2명의 경북도지사는 모두 행정가 출신이었다. 이 당선인은 행정가이면서 3선 국회의원인 정치인 출신이다. 진보 진영이 우세한 정치 지형 속에서 야당 도지사로서 중앙정부와 관계 설정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반면 경북도 부지사 출신으로 도정을 잘 알고 있고 정치인다운 뚝심으로 중앙정부에 경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것이라고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이 당선인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경북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환동해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환동해권 시대가 도래하면 동해를 끼고 있는 남북한과 일본, 중국 동북부, 극동 러시아는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진다. 이 당선인은 환동해지역본부 제2청사 격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는 도청신도시 등 북부권의 동의를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환동해권과 도청신도시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제2청사 건립의 명분이 생긴 만큼 경북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아울러 해양 교역의 중심에 경북이 우뚝 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당과의 연정도 고려해볼 만하다. 제2청사의 장을 부지사급으로 하고 여당 인사를 부지사로 채용해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미적거리다가는 여당 소속인 최문순 도지사가 있는 강원도에 환동해권 시대 주도권을 뺏길 우려도 있다. 이 당선인은 경북문화관광공사와 경북농산물유통공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경북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은 모두 30개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경북관광공사와, 경북농산물유통공사는 경북통상과 기능과 역할이 중복된다. 새로운 공사 설립은 기존 출자출연기관의 기능 중복 문제를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 기존 공사의 통폐합 없이 또다시 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자리를 위해 만든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탈원전 문제도 당선인이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다. 이제까지는 경북도가 탈원전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울진과 영덕 등 신규 원전 건설이 무산된 동해안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가 공존하는 융합 에너지 클러스터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원전 건설이 예정된 당초 부지에 친환경 에너지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원자력해체연구소 유치를 서둘러야 한다. 김관용 도지사는 12년 재임 기간 동안 도정을 추진하면서 명분을 중시했다. 실크로드 프로젝트, 경주문화엑스포 개최, 낙동강호국평화벨트 추진 등 경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를 바탕으로 한 정책을 꿋꿋이 펼쳤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경북도의 정체성과 관련된 정책에서 한발 더 나가 실질적이고 실리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도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올인해야 한다. 경북의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고 청년들의 유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12년 만에 경북도의 수장이 바뀐다. 기대와 불안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이 당선인이 변화에 대한 기대와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불안감에 대해 완급 조절을 잘하기 바란다. 이 당선인이 300만 도민을 위해 공무원들과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에 세우기를 응원한다.

2018-06-15 05:00:00

[관풍루] 한국당 홍준표 대표, 지방선거 참패에 '모두가 제 잘못'이라며 쓸쓸한 퇴장

○…한국당 홍준표 대표, 지방선거 참패에 ‘모두가 제 잘못’이라며 쓸쓸한 퇴장. 지면 모든 것 내려놓아야 하는 선거판의 비정함 이제 깨쳤을까.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 북미회담에다 문재인 정부 지방선거 압승에 북으로 갈 기대 만발. 북 비핵화 헛물켜면 말짱 도루묵 될까 걱정은 이제 사라졌나. ○…미, 금리 인상 가속페달 밟자 한국 금융시장 출렁. 한미 금리 역전에 주식은 떨어지고 환율은 올라. 정치는 그만하고 이제 경제 좀 봐 주오.

2018-06-15 05:00:00

최경철 서울정경부장

청와대통신 <그대 이름은? '變德'!>

요즘 프로야구에서 한화는 모든 팀의 주목 대상이다. 12일 기준으로 24회의 역전승을 기록, 리그 역전승 1위를 달리기 때문이다. 뒤집기의 달인들이다. 세계적 범위로 시야를 넓혔을 때 뒤집기 달인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직후 느닷없이 편지 한 장을 날리면서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막 마치고 웃으며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결례 중의 결례를 했다는 지적까지 낳았다. 소동이 빚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말을 뒤집었다.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종전의 입장을 뒤엎어버렸다. 북한 비핵화의 핵심적 원칙으로 내세웠던 CVID를 공동합의문에 넣지 않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론적 수준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억제책인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방침도 내놨다.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했다. 혈맹(血盟) 수준인 한미동맹을 근본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언급이었다. 사실 미국은 힘이 떨어질 때마다 '미국답지 않은' 변덕을 부려왔다. 베트남전쟁에서 패배를 맛본 세계최강 미국은 1969년 닉슨 대통령이 괌 독트린을 발표, "두 번 다시 아시아대륙에 지상군을 파견해 전쟁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고 선언했다. 이후 1970년대 들어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를 실제 시도했다. 트럼프의 변덕은 계속될지 모른다. 아니 미국의 변덕이 지속될 것이다. 변덕을 만들어내는 원인은 동맹국의 이익이 아닌 미국의 국가 이익이다. 2차 대전 이후 미소 양극 체제하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샤를 드골은 "미국은 궁극적으로 유럽을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소련의 위협에 맞서 독자적 핵개발에 나섰다. 드골은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마침내 핵보유국이 된 뒤 핵무기를 통해 소련과 이른바 '공포의 균형'을 이뤄냈다. 핵을 통한 역설적 평화의 시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설마'라는 희망적 관측만으로 국제평화가 유지된 적은 없다. 드골의 프랑스가 이를 보여줬다. 문 대통령이 또다시 시작된 미국의 변덕 앞에 섰다. 만약 문 대통령의 판단이 잘못된다면 자유 대한민국이 기댈 것은 무엇일까? 무기화된 핵을 갖고 있는 북한의 자비(慈悲)뿐이다

2018-06-14 11:49:49

[야고부] 김정은 10년의 시작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 ‘지난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서명을 하게 된다.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전 오전에 한 모두발언과 회담 뒤 오후 공동합의문 서명식 때 드러낸 말이다. 첫 해외 서방국 나들이로 2박 3일을 싱가포르에서 보낸 김 위원장의 속내와 각오를 담은 것 같다. 2008년 8월, 아버지(김정일)의 와병(臥病)으로 권좌에 오른 그가 겪은 지난 10년 세월을 압축한 듯하다. 2011년 아버지 사망 뒤 2012년 후계자가 되고 일어난 일들을 보면 더욱 그렇고, 이런 그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압축과 속도이다. 20년간 아버지(김일성)의 수업과 공동의 통치를 한 김정일과 달리 그의 수업은 2009~2011년이니 3년쯤이다. 강성대국을 외친 아버지가 두 번(2006, 2009년) 핵실험을 한 반면 그는 2013~2017년까지 네 차례나 했다. 남북 정상회담도 아버지는 집권 기간(1994~2011년) 두 차례였으나 그는 한 달 만에 두 번이었다. 중국 방문도 아버지는 모두 8회였으나 그는 올해만 벌써 두 차례다. 70년 만의 북미 정상회담도 그가 처음이다. 이런 ‘압축과 속도’의 10년을 보낸 그의 발걸음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번에 밝힌 ‘중대한 변화’와 지난 4월 발표한 ‘핵·경제 병진’ 대신 ‘경제 집중’이 어떻게 드러날지도 기대된다. 특히 그가 유학하던 시절 빚어진 대재앙인 ‘고난의 행군’을 따지면 중대 변화와 경제 집중의 좋은 결과는 마땅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북한을 휩쓴 고난의 행군으로 수십만~수백만(추정)의 인민이 굶어 죽었다. 게다가 당시 ‘장마당’ 등을 통해 각자 살길을 찾아야만 했던 ‘장마당 세대’(1980년대~1990년대 출생)는 바로 김 위원장의 또래나 동생들인 셈이니 그의 발언이 또한 심상찮다. 은둔의 세월을 딛고 세상 밖으로 첫발을 내디딘 그가 지난 10년 바탕 위에 새롭게 출발할 앞날의 남북 강산에 그려질 중대한 변화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할 뿐이다.

2018-06-14 05:00:00

[관풍루]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북미 대화 기간에 대화 진전시킬 방안을 논의할 필요 있다"고 밝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북미 대화 기간에 대화 진전시킬 방안을 논의할 필요 있다”고 밝혀. 한미 군사훈련 중단하겠다는 말을 뭐 그렇게 어렵게 하시나? ○…막 내린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 89명 포함 지역 일꾼 4천28명 선출. 진짜 일꾼 맞을지, 상전일지는 더 두고 볼 일. ○…영국 도박업체, 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 확률 10/1에서 6/4로 올렸으나 문재인-김정은 공동 수상을 1/1로 더 높게 평가. 싱가포르 성과 시원찮게 본 모양?

2018-06-14 05:00:00

김수용 사회부장

이제는 민생이다

경제가 심상치 않다. 돈은 돌지 않고, 소득 격차는 심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고액 계좌가 6만2천 개에 이른다. 1년 만에 2천 개가량 늘었다. 이들 계좌의 전체 예금 규모는 500조원에 육박한다. 1년 전에 비해 33조3천160억원 증가한 것이다. 2014년부터 4년 연속 30조원대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은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추진한 시기다. 은행 이자가 쥐꼬리 수준인데도 현금이 은행에 쌓여만 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경상소득 증가율(전년 대비)이 14.1%에 달했다. 나머지 80% 가구의 경상소득 증가율은 3.1%에 그쳤다. 그 차이는 11.0%포인트(p) 웃돌아 사상 최대의 격차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당시 소득 주도 성장을 기치로 내걸었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해 서민들의 지갑을 채우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책 기조에 맞춰 1년여간 경제정책을 이끌어왔지만 오히려 소득 불균형은 더 심해지고 말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 쌓여만 가는 고액 저축과 양극으로 치닫는 부자와 빈자의 소득 격차를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으로 돌리려는 것은 아니다. 이전 정권에서도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망설였고 신규 투자는 해외에 집중했다. 소득 불균형은 위험신호를 보낸 지가 하도 오래돼 언제부터 심각해졌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정도다. 기업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지만 기업체 연간 부도율은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마저 어렵다고 재계가 앓는 소리를 내지만 30대 재벌들의 사내유보금은 883조원에 이른다. 물론 한계상황에 직면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복지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살펴보자면 한숨만 나온다. 얼마 전 필자는 모 기관의 신입 직원 채용시험 최종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면접에 올라온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그 절박함과 간절함이라니. 한 나라를 다스리려는 지도자 또는 정치권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민생 안정'이다.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고 먹고사는 걱정없이 삶을 누리게 해줘야 한다. 지방선거는 끝났고, 민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누군가는 승리감에 도취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쓰라린 패배를 곱씹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오래 기뻐할 것도, 너무 깊이 좌절할 것도 없다. 선거는 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때 민심은 다시 냉철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팽배했던 긴장감도 다행히 한풀 꺾였다. 한때 전쟁 위기로 내몰렸던 한반도는 남북 간, 북미 간 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너무도 당연해서 식상할 정도지만, 민생에는 정말 여야가 없어야 한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의 편가르기는 당장 일자리를 걱정하는 청년들이나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에 한숨 짓는 서민들에게 아무런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다. 기업과 자산가들이 선뜻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내일을 희망하는 나라로 바꾸어야 한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다시 오를 심판대를 두려워해야 한다.

2018-06-14 05:00:00

대구시·경북교육감, 출구조사 결과 '초접전'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대구시교육감과 경북도교육감 후보들이 초접전을 보이고 있다. 보수 진영 강은희 후보가 39.8%, 진보 진영 김사열 후보가 38.7%로 격차가 2%p 이내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경북교육감 결과에서도 임종식 30.9%, 안상섭 26.7%차이로 임 후보가 3.3%p 앞서며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최종 투표결과가 주목된다.

2018-06-13 18:46:18

김교성 북부지역 본부장

권력, 쏠림의 단맛과 무상

권력(權力).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으로 정의한다. 권력만큼 달콤하고도 씁쓸함을 동시에 지닌 게 있을까. 13일은 전국 4천16명의 정치인에게 지방 권력을 안기는 날이다. 이날 밤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호성을 터뜨릴 이들에게 보내는 축하 메시지와 경계의 말이다. 먼저 경계로, 권력 무상이다. 얼마 전 지인의 혼사에 가다 호텔 내 도로에서 대구에서 자치단체장을 역임한 분을 보게 됐다. 만나 인사한 게 아니고 도로 건너에서 짧게 눈이 마주친 후 피해 지나갔다. 그와는 사회부 기자 시절 좋은 인연보단 속칭 '까는 기사나 칼럼'으로 애를 먹인 일이 몇 차례 있었기에 무의식적으로 피했는지도 모르겠다. 재임 시절 참모들을 거느린 화려함 대신 혼자 수수한 모습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서글프게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에 도전했다가 공천 과정에서 사퇴한 고위 공직자 출신의 한 후보는 "자치단체장이 되는 길은 능수능란한 정치인을 원했으나 서툴고 어리석은 정치 초보에게는 어려운 길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고시 출신인 그는 공직자로 장밋빛 길을 걸었기에 대구경북의 여론 주도층으로부터 보수 정당의 공천을 받을 것으로 당연시됐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사전 여론조사 결과 그의 고향 사람들은 화려한 이력을 지닌 그를 외면하고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자신들과 함께한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행정전문가로 인정받으며 화려한 공직 생활을 한 그가 받은 상실감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비단 이날 당선된 지방 권력뿐이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참담한 국가권력은 얘기해 봐야 소용없는 단계까지 온 것 같다. 검·경과 고위 공직자, 군 장성 등 정부 권력자와 법원, 국회, 종교지도자, 재벌로 불리는 경제 권력자도 마찬가지다. 권력을 내려놓고 나서 무상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일찍 등지는 인사도 여럿 있었다. 권력의 달콤함이야 설명이 필요 없다. 허약한 체질로 나약해 보였던 공직자가 자치단체장이 되고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친분이 있었던 이 인사에게 "무슨 보약을 먹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일이 힘들고 민원이 쏟아져도 어디에선가 숨은 에너지가 나오더라. 보약을 챙겨 먹지 않아도 그냥 엔도르핀이 돋는다. (자치단체장이) 되면 안다"고 했다. 한 자치단체장은 대구시 공무원 시절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한직을 맴돌았다. 그는 고시 출신인데도 승진이 늦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비관적인 말을 수시로 내뱉었다. 그럼에도 그는 (경쟁 상대인 고위 간부들이 비리로 줄줄이 옷을 벗는) 시대를 잘 만나 승진을 했고 부단체장을 거쳐 민선 단체장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오늘 대구경북에서도 525명의 지방 권력자를 배출한다. 재선, 3선으로 그동안 누린 권력을 이어가는 행운아도 있고 새내기도 탄생한다. 기자 생활을 통해 숱하게 권력자의 탄생과 퇴장을 지켜봤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편견일 수도 있지만, 광역지자체 5급 담당(계장)으로 옷을 벗은 사람이나 2, 3급 실·국장(부단체장)을 하고 단체장에 오른 사람의 업무 능력 차이는 크게 없다. 주변 상황 등 정치적으로 시대를 잘 만났거나 자신을 포함한 가족의 경제력에 의해 권력을 얻었을 뿐이다. 이번 권력자들은 부디 후보자 때 외친 지역민을 위한 혁신과 봉사에 매진하길 바란다.

2018-06-13 05:00:00

맨홀러(manholer)

'유튜브가 교사'라는 말이 실감 난다. 최근 재미있게 본 영상은 맨홀 입구를 보수하는 작업이다. 시내 도로 곳곳에서 파손된 맨홀 때문에 불편을 느끼기 때문이다. 독일과 한국의 맨홀 작업을 비교해봤다. 맨홀 개폐 장치를 이루는 부속품과 장비는 조금 달랐지만 정비 기술이나 공정은 큰 차이가 없었다. 과속·과적 등 잘못된 교통문화가 맨홀 장치의 내구성을 좌우한다는 생각이다. 맨홀은 하수도나 소화전, 통신망을 정비할 때 드나드는 통로다. 우리 주변에서도 맨홀 커버를 흔히 볼 수 있지만 눈여겨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맨홀 커버에 공공디자인이 가세하면서 관광 상품이나 지역을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맨홀 디자인에 눈을 돌렸다. 각 도시와 커뮤니티마다 맨홀 커버 문양을 자체 디자인해 지역 문화와 역사, 산업 등을 홍보하고 있다. 맨홀에 공공디자인을 처음 도입한 것은 1977년 오키나와 나하시다. 현재 일본 95%의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인 맨홀 디자인을 갖고 있다. 그 종류만도 1만2천 종이 넘는다. 주물 커버의 디테일이 뛰어나고, 제각각의 문양이 개성 있고 화려하며 아름답다. 양각된 문양 사이로 두껍게 페인트를 처리하는데 혼합 비율을 대외비로 할 정도다. 매년 1월 '맨홀 서미트'를 열 정도로 일본에는 맨홀 디자인 동호인이 많다. 전국 맨홀 순례나 맨홀 뚜껑을 닦고 광을 내는 취미를 가진 마니아(맨홀러)도 수두룩하다. 맨홀이 관광상품으로 부상하면서 맨홀 카드 등 관련 상품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대수롭지 않은 하수도 뚜껑에도 부가가치와 볼거리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의 결과다. 우리의 경우 광주 등 일부 지자체가 도시 브랜드 전략의 하나로 맨홀 커버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정도다. 최근 경산시의 주물 전문생산기업인 기남금속이 베트남에 450만달러 규모의 맨홀 커버를 수출한다는 소식이다. 뛰어난 주물 기술과 다양한 상품성, 경북도의 지역 물산업 기업 지원책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맨홀이 문화 아이콘이 되기까지 우리의 노력과 관심이 더 필요해 보인다.

2018-06-13 05:00:00

[관풍루] 김정은·트럼프, 12일 정상회담 뒤 합의문 서명 전 회담장 주변 걸으며…

○…김정은·트럼프, 12일 정상회담 뒤 합의문 서명 전 회담장 주변 걸으며 남북·북중 정상회담처럼 산책 신풍속 연출. 한국 정치인, 우리도 싸움질 대신 이래 볼까? ○…여야,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 두고 여론조사 등으로 압승과 선전, 기대의 속내 표출. 유권자, 혹 모르니 미리 김칫국이라도 실컷 드세요. ○…한국당 대구시당, ‘정부 견제할 불씨 살려달라’ 읍소하고 ‘구관이 명관이란 말 되새겨 달라’ 강조. 시민, 불씨를 스스로 끈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군!

2018-06-13 05:00:00

매일신문 경제부 서광호 기자

두 얼굴의 '워라밸'

주변 사람들이 아프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이 여럿이다. 어지럼증이 심해 병원에 가니 뇌출혈 진단을 받은 이도 있다.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크고 작은 병 하나쯤은 달고 있다. 속병에 약봉지를 끼고 살거나, 굳은 목과 허리를 주무르며 견딘다. 병치레의 가장 큰 원인은 과로다. 쉴 틈 없이 일해서다. 처음엔 피로가 쌓인다. 그러다 아픈 곳이 생긴다. 참을 만큼 아프다가 증상이 더 악화된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란 신조어가 나온 배경이다. 전조는 2012년부터 있었다. 정치권에서 나온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는 절박한 아우성과 같다. 일에 지쳐 삶을 제쳐 두어야 하는 직장인의 설움이다. 이 같은 바람에 부응해 '주 52시간 근로'라는 정책이 마련됐다. 또 삶의 질을 유지할 적정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도 이뤄졌다. 최근 통계는 워라밸에 좀 더 가까워진 듯하다. 임금이 늘고 근로시간이 줄었다. 통계청의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올해 3월 사업체(5인 이상)의 임금총액은 전년 동월보다 8.1% 증가했고, 근로시간은 2.9% 감소했다. 한 해 사이 임금은 362만원에서 391만원으로 늘고, 근로시간은 170시간에서 165시간으로 줄었다. 하지만 워라밸에도 그늘이 있다. 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다. 고용 형태에 따라 워라밸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규직인 상용임금(월급)은 지난 한 해 동안 32만원(8.3%)이 증가한 412만원인 데 비해, 비정규직인 임시일용임금은 고작 6만원(4.1%)이 늘어난 158만원에 그쳤다. 임금 차이가 더 벌어졌다.업종과 업체 규모별로 보면 차이는 더 심해져, 차별이라 일컫는 게 더 정확한 듯하다. 특히 고용 비중이 큰 업종에서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경우 지난 1년 사이 정규직은 51만원(12.4%)이 오른 463만원을 월급으로 받게 됐지만, 비정규직은 6만원(3.7%)이 인상된 180만원에 그쳤다. 30~99인 규모의 제조업에서 정규직은 17만원(4.9%)이 올랐지만 비정규직은 외려 20만원(-9.4%)이 줄었다. 건설업과 도소매업, 운수업, 숙박음식점업 등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더 커졌다. 두 얼굴의 워라밸이다. 돈과 시간이 한층 여유로워진 쪽과 늘어난 여가에도 쓸 돈이 빠듯한 경우로 나뉜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한 해 사이 근로시간은 정규직(-2.7%)보다 비정규직(-5.2%)이 더 많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일할 시간이 더 많이 줄고, 월급은 덜 받는 모양새가 됐다. 일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쫓겨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워라밸이란 말은 달콤하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느끼게 한다. 정부가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높이는 정책을 펴지만, 기울어진 노동환경에서 그 효과가 차별되게 나타난다. 아픈 주변 사람들은 다시 일하고 있다. 잠시 몸을 추슬렀다. 방전(放電) 직전의 휴대전화처럼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지만, 빠듯한 살림에 돈벌이를 중단할 수는 없다. 일과 삶이 균형을 찾는 길은 여전히 멀다.

2018-06-12 11:18:09

통계 장난

2차 대전 때 연합군 폭격기 승무원들의 사망률은 매우 높았다. 전쟁 막바지에는 복무 기간을 마칠 확률은 50%에 불과했다. 이런 손실을 줄이기 위해 미군 지휘부는 폭격기에 강철판을 덧대기로 했다. 문제는 어느 부위에 강철판을 덧대느냐는 것이었다. 기체 전체를 강철판으로 두르면 제일 좋겠지만, 그러면 날지 못하거나 날아도 기동성이 떨어져 집중포화를 맞아 격추될 가능성은 더 커진다. 미군 지휘부는 연구 끝에 날개와 꼬리에 강철판을 덧대기로 했다. 귀환한 폭격기를 전수조사한 결과 거기에 피탄(被彈)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 조사는 당시 전쟁 지원 기밀조직인 컬럼비아 대학 내 통계연구그룹(Statistical Research Group)이 수행했는데 그 일원이었던 헝가리 출신 통계학자 에이브러햄 왈드 교수는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강철판을 덧댈 곳은 꼬리와 날개가 아니라 조종석과 엔진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는 이렇다. 조사한 폭격기 중 조종석과 엔진이 피탄된 폭격기는 한 대도 없었다. 이는 조종석과 엔진이 피격된 폭격기는 모두 생환하지 못했고, 따라서 결국 대공포와 적기의 요격에 가장 취약한 부위가 조종석과 엔진이라는 의미이다. 결국 미군 지휘부는 조종석과 엔진에 피격돼 생환하지 못한 폭격기라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간과했고 왈드는 간파한 것이다. 그의 이런 통찰 덕분에 폭격기 승무원의 생존율은 크게 높아졌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 올 1분기 중 소득 하위 20% 계층 중 65세 미만 가구주 소득이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소득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저소득층의 소득 급감은 경제활동이 힘든 노인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정부의 설명은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통계의 선택적 이용이다. 소득분배가 사상 최악임에도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90%"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홍장표 경제수석은 국책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문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홍 수석은 정부에 유리한 노동연구원 자료만 공개했고 불리한 보건사회연구원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말문이 막히는 '통계 장난'이다.

2018-06-12 05:00:00

김해용 논설위원

대구시장의 세배

대구에는 3명의 전임 민선 시장이 산다. 문희갑, 조해녕, 김범일 전 시장이다. 전임 민선 시장 모두가 생존해 고향에 머무르는 사례는 국내에 흔치 않다. 이런 전임 시장을 현직 시장이 잘 모시지 않을 수 없다. 권영진 현 대구시장은 전임 시장들을 극진히 모시는 편이다. 대구시장에 당선된 이후 골프를 끊고 당구를 즐겼지만, 수년 전 골프를 재개한 이후부터는 전임 시장을 모시고 라운딩을 하곤 한다. 전·현 시장들이 골프장에서 한나절을 함께 보내면서 "굿샷!"만 외칠 리 없다. 모두가 대구시장 유경험자이다 보니 시정과 관련된 말을 많이 나누게 된다. 현직 시장의 고충 토로와 전임 시장의 훈수·조언이 대화의 단골 메뉴다. 선배 시장의 조언은 훈수, 간섭일 수 있지만 '돈으로도 못 구할 교훈'일 수도 있다. 해가 바뀔 때마다 권영진 시장은 전임 시장에 대한 세배를 잊지 않는다. 그런데 전임 시장 세 명의 손님맞이가 조금씩 다르다. 문희갑 전 시장은 여든을 넘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열렬하게 후배 시장을 맞이한다. 막걸리 술상을 차려놓고 격정적 어조로 시정 관련 충고를 하는데 듣다 보면 3시간은 기본이라고 한다. 조해녕 전 시장의 손님맞이는 담백하다. 차와 강정을 내놓고는 시정에 관한 이런저런 의견과 주역 등 고담준론을 나눈다. 손님을 오래 잡아두지 않는 성향이어서 20분쯤 지나면 권 시장 일행을 '강제로' 내보낸다고 한다. 김범일 전 시장은 셋 중에 가장 조용한 퇴임 생활을 즐기고 있다. 올해의 경우 권 시장의 세배를 극구 사양했다. 하지만 어쩌다 만남의 자리가 생기면 후배 시장이 새겨들을 만한 조언을 해준다고 한다. 현직 대구시장이 전임 시장을 잘 모시는 것은 같은 뿌리 정당 소속이라는 유대감이 있어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이래 대구에서는 현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만 시장에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무소속 시장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한국당 소속 후보의 당선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권영진 김재수 이재만 이진훈 등 4명의 예비후보가 각축을 벌인 한국당 예선이 사실상의 본선으로 간주됐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출마하지 않는 한 대구시장 선거는 하나 마나 한 게임이 되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대구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당 권영진 후보와 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한국당 후보가 매번 무혈입성해오던 보수의 텃밭이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것 자체가 이변이다. 가히 상전벽해급 변화다. 보수 후보의 일방적 승리가 수십 년간 이어져온 대구가 여야 경합지로 떠오른 것은 지역 발전에 나쁜 시나리오가 아니다. 누가 당선되든 간에 간발의 차이로 승부가 갈린다면 대구는 여야의 '집중 구애(求愛)' 대상이 될 것이 분명하다. 선거의 박빙 승부는 유권자로서 무조건 '남는 장사'다. 이번 선거의 여야 각축전은 대구에서 깃대만 꽂으면 당선되는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보수와 진보가 경합하고 정치인이 인물로 승부하는 진정한 실리 선거의 시작이다. 권 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내년에도 전임 시장들 집에 세배를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패하면 세배를 받아야 하나 고민해야 할 입장이 될 것이다. '세배를 가느냐, 세배를 받느냐.'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2018-06-12 05:00:00

[관풍루] 북미 핵 담판 앞둔 트럼프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북미 핵 담판 앞둔 트럼프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이라 엄포 겸 회유. 내 패 다 읽게 하고 카드 치면 진정 타짜 아니지.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구설수 오른 정태옥 대변인 결국 한국당 자진 탈당. 사냥도 덜 끝내고 사냥개부터 삶게 생겼네 그려.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예상 대학정원감축비율 대구경북강원권이 가장 높아.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 더 문제.

2018-06-12 05:00:00

[관풍루] 17개 광역 시장·도지사 후보 일자리 공약 합산했더니 현 실업자 수 2배 넘어

○…17개 광역 시장`도지사 후보 일자리 공약 합산했더니 현 실업자 수 2배 넘어. 앞으로 대선 치르지 말고 국정 맡겨 놓으면 전혀 걱정 없겠군. ○…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인천 비하 발언한 정태옥 전 대변인 제명과 당 지도부 사죄 요구. 제 살점 도려내는 시늉이라도 해야 선거판이지. ○…김정은, 중국 고위급 전용기인 에어차이나 보잉 747기편으로 10일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 “어서 와, 싱가포르는 처음이지?”-트럼프.

2018-06-11 05:00:00

기획 & 시리즈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