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정창룡 논설주간

[매일칼럼]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먼저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혹시 기억하지 못할까 몇 가지만 추려본다."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 취임식에서 했던 말이다. 이 말은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앞서 한 방송사에 출연해서는 "만약 문재인 하야 시위가 일어난다면 광화문 광장에 나가 끝장 토론이라도 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줄 때는 "권력 눈치 보지 말고,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게 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불과 석 달 전이다.문 대통령의 어록은 주옥같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힘주어 말 할 때 국민들은 감동했다.화려한 수사(修辭)가 진실을 가린다는 사실을 그땐 몰랐다. 하지만 진실을 아는데 오랜 세월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이제 그 말의 성찬은 감동이 아닌 분노가 되었다. 화려했던 수사는 부메랑이 되어 문대통령을 향해 날고 있다.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자니 화병이 날 것 같아' 광화문 '조국 파면' 집회에 참석한다는 국민이 많다. '문재인 하야' 소리가 집회 때 마다 나온다.평범한 국민조차 문 정권이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으려 들고', '상식대로 하면 손해만 보는 세상'을 만들었음을 직감한다. 침묵하던 대통령은 '끝장 토론'에 나서기는커녕 검찰총장에게 '검찰 개혁'을 '지시'하며 화살을 엉뚱한 데로 돌렸다.일찍이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이 놓치지 않아야 할 감각으로 사물과 인간에 대해 거리감과 균형감을 갖는 '목측능력(目測能力)' 즉 '눈대중'을 꼽은 바 있다. 정치인이라면 모든 것을 자로 재 듯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눈대중으로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대다수 국민이 조국은 아니라는데 조국만 쳐다보고, 광화문에 모인 성난 군중을 보고도 '국민분열이 아니다'는 대통령의 눈대중은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국민 눈에도 한참을 못 미친다. 베버의 시각에서 보면 문 대통령은 적어도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사람인 셈이다.그래서인가 지금 세상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상식과 거리가 먼 일들이 너무나도 자주, 태연히 벌어진다. 권력 한복판에 선 조국 장관의 동생은 구속영장실질심사조차 포기했음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풀려났다. 조국 부인의 증거인멸은 또 다른 유력자의 입을 빌리는 순간 증거인멸이 아닌 증거보전 시도가 된다. 검찰은 의혹 당사자인 조국부부의 휴대폰조차 압수수색하지 못했다. 부부에 대한 계좌추적 역시 손도 못대고 있다. 그 사이 이 권력실세는 '깨끗한 사람'이 된다. 죄도 없이 온가족이 검찰에 탈탈 털린 피해자로 둔갑한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일가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을 향해 조급한 개혁안을 쏟아내고 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일들이다.국민들은 상식의 붕괴를 걱정하고 있다. 서울대총학생회가 조국 사퇴를 촉구하며 내세운 구호가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다. 의사 5천명이상이 서명한 선언문 제목에도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등장한다.독일 법학자 게오르크 옐리네크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 했고, 또 상식은 도덕의 최소한이라 할 수 있다. 그리 보면 상식은 법의 최소한의 최소한인 셈이다. 그런 상식이 허물어지면 그 빈자리는 혼란이 밀고 들어올 것이다. 다시 '상식이 통하는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2019-10-14 06:30:00

[관풍루] 대구 이월드, 노동청 국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 사고와 임금체불 등 지적에 "개선점 완벽하게 이행" 답변

○…국군, 2022년 말까지 병력 10만 명 줄이는 대신 전력 정예화와 무기 첨단화 방침 국회에 보고. 병력 줄여 정예병 되면 더 바랄 게 없는데 자칫 약군(弱軍) 될라 걱정.○…휴전선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 잇따라 검출돼 방역 초비상. 발 달린 짐승 붙들어 맬 수는 없으니 집돼지라도 잘 간수하는 수밖에….○…대구 이월드, 고용청 국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 사고와 임금체불 등 지적에 "개선점 완벽하게 이행" 답변. 소 잃고 외양간 백번 고쳐도 소는 이미 잃었다는 사실 명심.

2019-10-14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윤석열·조국 대전

윤석열 검찰총장의 어록(語錄)은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못지않게 강렬하다. 윤 총장은 별장 접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명언을 또 하나 남겼다. "나는 건설업자 별장에 놀러다닐 정도로 대충 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좁게 보면 의혹을 부인한 말이지만 넓게 보면 59년을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이 담긴 발언이다.2013년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윤 총장은 지금까지 회자(膾炙)하는 명언을 남겼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그는 당시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이란 권력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해온 윤 총장은 말과 행동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윤 총장의 성정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한 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언행일치(言行一致) 측면에서 윤 총장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 조국 법무부 장관이다. 그는 교수 시절 사회 지도층 인사 특히 보수 정권 사람들을 향해 트위터를 통해 독설(毒舌)과 비판을 쏟아냈다. 1만5천 건을 넘은 조 장관 글에 많은 사람이 통쾌함을 느꼈고, 어느 사이 그는 진보의 아이콘이 됐다.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는 시구(詩句)에 빗댄다면 '조국을 키운 건 팔 할이 트위터 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러나 조 장관과 가족이 그의 글과는 정반대되는 삶을 살아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장관을 물러나야 할 지경에 몰렸다. 상상을 초월하는 특권적 반칙과 일탈 행위도 문제인데다 조 장관이 쏟아냈던 수많은 글이 불난 데 기름을 부어 국민적 저항을 불러왔다. 오죽하면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 '조스트라다무스'(조국+노스트라다무스) 같은 말이 나왔을까.한 사람의 말이나 글이 세상의 빛이 되려면 그 사람의 인생이 그 어록에 어느 정도는 들어맞아야 한다. 일제강점기 때 명필(名筆)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완용의 글씨가 평가 대상조차 안 되는 게 이런 연유에서다. 조 장관이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그의 어록과 그의 삶이 너무나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윤석열·조국 대전(大戰)에서 조 장관이 필패(必敗)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2019-10-14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유튜브 권력

'유튜브가 교사'라는 말이 나온 지도 꽤 오래됐다. 몇 년 전만 해도 뭐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어를 치는 게 대세였다. '검색의 생활화'가 유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긴가민가하는 주위 사람에게 묻는 것보다 검색이 더 빠르다는 의미다.하지만 요즘은 포털보다 유튜브가 한 수 위다. 기성 매체를 통해서는 좀체 접하기 힘든 영상들이 유튜브에는 지천이다. 기존 플랫폼이 따라갈 수 없는 강점을 무기로 트렌드를 바로바로 쫓아가는 1인 크리에이터의 주 활동 무대가 되면서 새로운 콘텐츠 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대중의 눈길을 끄는 개성 있는 콘텐츠 생산을 통한 치열한 경쟁 구도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진화력을 극대화시켰다. 이런 매체 특성 때문에 기존의 매체를 뛰어넘어 '유튜브 권력'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TV에서 높은 지명도를 자랑해온 소위 '예능 스타'들이 유튜브에 잇따라 입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백종원의 요리비책' 채널은 구독자 수 285만 명, 최다 조회수 547만 명, 누적 조회수 9천336만 회에 이를 정도다.구글코리아에 따르면 한국인이 만든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가 10만 명이 넘는 채널은 2015년 367개, 2016년 674개, 2017년 1천275개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구글과의 광고 수익 배분과 후원, 상품 판매 등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그제 국회 기재위 국감에서 일부 인기 유튜버의 탈세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년여간 탈세 혐의가 짙은 유튜버 7명이 총 45억원의 소득을 탈루했다가 적발된 것이다. 고소득 유튜버의 소득과 탈세 규모가 공개된 것은 처음으로 국세청은 이들에게 총 10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관련 세무 규정의 미비에다 '신종 사업자'의 소득 파악이 어려운 점을 틈타 일부 유튜버들이 탈세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은 큰 문제다. 같은 1인 미디어 채널인 아프리카TV가 세금을 원천 징수하는 투명한 구조인 반면 구글 유튜브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탈세도 문제이지만 탈세를 부추기는 잘못된 구조부터 고쳐야 한다.

2019-10-11 20:33:06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흙떡' 맞은 삶

'시주하고 흙떡을 맞다.'1902년 18세에 결혼해 군인이 되었다. 그러나 1907년 23세 때 군대 해산, 이듬해 의병으로 싸우다 잡혀 종신형으로 옥에 갇혔다. 1910년 26세에 나라가 망하자 오히려 풀려났다. 다시 1913년 29세에 독립운동을 하며 비밀결사 참여와 친일파 처단, 독립자금 마련 등으로 세월을 보냈다. 1921년 37세에 또다시 잡혀 사형 구형, 무기징역 선고, 감형으로 1937년 53세에 풀려나자 독립운동을 준비했다.1945년 61세, 환갑 지나 해방됐지만 너무 많이 잃었다. 의병 투쟁 중 아내를 여의고, 다시 만난 아내마저도 무기징역 옥살이에 1남 1녀를 남기고 먼저 세상을 떴다. 불행은 이어졌다. 가정은 비록 다시 꾸렸지만 투옥으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딸과 아들이 폐결핵으로 차례로 곁을 떠났으니 말이다.게다가 광복은 됐지만 옛 동지들과 재건한 독립운동단체가 곧바로 해산당했다. 6·25전쟁 전후에는 사회주의자로 몰려 가족과 헤어져 도망다녀야 했다. 이미 민족 지도자 여운형·김구 같은 인물의 암살에서처럼 친일 세력의 보복이 일제만큼 두려웠던 시절이었다.그에게, 되찾은 조국의 분위기는 '독립운동가의 삶이 시주하고 흙떡을 맞은 격'이었다. 일제에 맞서 버티던 그였지만, 1955년 71세가 되자 그런 세월을 견딜 수 없었던지, 남은 삶의 짧음을 느껴선지,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어 옛일을 구술 기록으로 남기고 조용히 숨을 거뒀다.되찾은 나라에서 맛본 배신과 표변(豹變)의 사회를 살아갈 아들이 눈에 밟힌 듯 그가 되풀이한 이야기는 믿음이다. 그래서 그 아들이 기억하는 아버지 말씀은 '친구는 죽음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들이 자라 아버지 유훈을 새겨 지금도 간직하는 까닭이다."얼굴을 아는 사람이 온 세상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는가. 사람과 잘 사귀는 데는 신의(信義)가 제일이니라."그는 독립운동가 우재룡으로, 1915년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대한광복회 지휘장이다. 그를 기려 아들(우대현)이 최근 '대한광복회 우재룡'을 펴냈다. 3·1운동 100년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대한광복회 결성지 대구에서 발간됐으니 반기고 축하할 일이다.

2019-10-11 06:30:00

[관풍루] 정부, 전국 23개 예타 면제 사업에 24조원 뿌리기로 했지만 막상 지역 기업엔 '그림의 떡'

○…나라 쪼개져 두 동강 났다는 지적에 정치학자들, '여당이 나서 통합안 내야'. 글쎄요, 대통령은 국론분열 아니라는데 쪼개진 것이 있어야 통합하든지 하지.○…정부, 전국 23개 예타 면제 사업에 24조원 뿌리기로 했지만 막상 지역 기업엔 '그림의 떡'. 자기들끼리 떡 다 먹을 거면 지역기업 들러리 세우지나 말 일.○…이낙연 총리,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한국대표로 참석해 화해의 메시지 전할지 이목집중. 죽창가 외치던 사람은 잊고 그저 국익만 챙기시길.

2019-10-11 06:30:00

채정민 사회부 교육팀 차장

[청라언덕] 번역이 한글의 경쟁력 높인다

9일은 한글날이었다. 이맘때면 늘 나오는 게 한글의 과학성, 우수성 얘기다. 그런 건 식상하다. 거짓이라는 말이 아니다. 당연한 걸 자꾸 되새김질할 필요가 없다. 1970년대 나온 자동차 포니보다 신형 쏘나타가 우수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한글은 서양의 알파벳보다 한참 뒤에 만들어진 '최신' 글자다.정작 말해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 한글로 된 자료가 얼마나 풍부한가다. '아우토반'이 깔려 있으면 뭐 할까. 그 위를 내달릴 자동차가 없다면. 한글이 과학적이라고 백날 떠들어댄들 한글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다.한글로 적힌 자료만 봐도 고급 지식을 얻는 데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한글의 위상이 진정 달라진다. 그러나 현실은 어둡다. 글자 자체는 우수한데 그 글자가 담아내는 내용, 즉 '콘텐츠'가 부실하다. 박상익 우석대 교수가 책 '번역청을 설립하라'에서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중세 유럽의 수도사들은 아랍어 자료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데 힘을 쏟았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는 그런 장면들이 묘사된다. 근대 이전만 해도 이슬람 문명에 비하면 서유럽은 야만 상태나 마찬가지였다.이슬람 세계는 고대 그리스의 과학과 철학을 번역, 자기 것으로 소화해냈다. 그리고 7~12세기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다. 뒤를 잇는 건 중세 서유럽. 이슬람의 학문적 성과를 번역, 소화하면서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됐다. 이 둘의 공통점은 '번역'을 통해 앞선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번영했다는 것이다.멀리 갈 것도 없다. 바로 옆 나라 일본의 사례만 봐도 된다. 19세기 말 메이지 유신 무렵 일본 정부는 번역국을 두고 서양 고전 수만 종을 번역했다. 그게 근대화의 바탕이 됐다. 그리고 일본어로만 공부해도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학문적 수준'에 도달했다.일본 학자들은 서양의 개념을 한자어로 번역하는데 힘을 쏟았다. 'society'를 '사회(社會)'로 옮기는 등 그들이 만들어 쓴 단어는 한두 개가 아니다. 우린 그런 말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과거 일제 치하에선 어쩔 수 없었다 치자. 문제는 그런 흐름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점이다. 번역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탓이다.요즘엔 아예 영어를 그대로 쓴다. 연구를 좀 해보려 하면 영어 원서가 앞을 막는다. 내용을 소화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외국어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는다. 지식과 정보를 쉽게 접하려면 언어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 도로, 철도처럼 번역도 사회간접자본이다. 그게 외국 고전과 최신 지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집단 지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도 번역은 활성화돼야 한다. 한글로 된 자료를 쉽게 나눠 읽고, 생각하고, 토론해야 집단 지성이 만들어진다. 영어로 논문을 쓰는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선 창의성도 발현되기 어렵다.다들 '조국 사태'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다.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펜을 들고 칼처럼 이곳저곳 마구 휘두른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이내 다른 걸 또 찌른다. 잘못 찔러 생긴 상처에 대한 미안함, 반성 따윈 없는 것 같다. 술자리에서나 내뱉을 말들이 지면에 난무한다. 감정 과잉 상태에서 칼춤을 춰댄다.이 와중에 번역과 한글 얘기가 뜬금 없이 들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누군가 해야 할 말이고, 짚어야 할 문제다. 더구나 한글날이 엊그제 아닌가. 광화문 앞을 점령한 채 폭언을 남발하는 이들 사이에 세종대왕상이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이 며칠 사이 더 처연해 보인다.

2019-10-10 15:55:59

[관풍루] 일자리 안정자금 등 부정한 수법으로 받아 쓴 정부 보조금 올들어 7월까지만도 1천854억원 적발

○…유시민 "검찰 증거 조작 막으려 정경심 PC 옮긴 것" 주장하고는 핵심 증인인 증권사 직원 유튜브 인터뷰. 이번에는 "검찰 진술 조작 막기 위한 인터뷰" 소리 나오겠군.○…일자리 안정자금 등 부정한 수법으로 받아 쓴 정부 보조금 올 들어 7월까지만도 1천854억원 적발. 눈먼 돈이 된 국민 세금, 그런데 태양광 보조금은?○…대구 자영업자 밀집도 전국에서 세 번째 높고 1㎢당 창업자 188.9명꼴로 매년 증가세. 변변한 직장 없고 그나마 문턱 낮은 게 자영업뿐인데 경쟁은 안드로메다급.

2019-10-10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한국판 홍위병'

'대약진운동'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은 '문화대혁명'으로 위기 탈출을 도모했다. 대륙 전역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홍위병(紅衛兵)이란 이름으로 동원해 '정신상태가 불순한 지도층 인사'를 직접 구타하고 때려서 사망에 이르도록 하는 광풍(狂風)을 일으켰다.홍위병에 의해 희생된 대표적 인물이 마오로부터 국가주석을 물려받은 류샤오치(劉少奇)였다. 류를 비판한 마오의 글이 발표되자 홍위병들은 류와 부인을 거리로 끌어내 수모를 줬다. 홍위병은 마오에 의해 '주자파(走資派) 수괴 1호'로 꼽힌 류의 모자를 벗겨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류는 신발을 한 짝만 신은 채로 비난을 들어야 했고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다. "이 녀석들아! 나는 엄연한 이 나라의 국가주석이다"는 류의 외침도 소용없었다. 마오의 고향 후배이자 혁명 동지인 류는 지방 소도시에 가택연금을 당했다가 숨졌다. 홍위병들에게 체포될 때 걸렸던 심한 감기가 폐렴으로 이어져 사망했다.친문(親文) 좌파 진영이 어린이들에게 욕설이 섞인 '검찰 비하 노래'를 합창시키고 이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온라인에 유포했다. '한국판 홍위병'을 보는 것 같아 섬뜩하다. '검찰 개혁 동요 메들리'란 영상에서 어린이들은 "적폐검찰 오냐오냐 기밀누설 꿀꿀꿀" "석열아 석열아 어디를 가느냐, 국민 눈을 피해 어디를 가느냐" 등의 가사로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 얼굴도 안 가리고 정치 선동에 이용했다" "북한과 뭐가 다르냐" 등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아무리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호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을 비판하고 싶더라도 어린이들을 동원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어린이들의 동심을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어른들의 이전투구에 어린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큰 죄를 짓는 일이다. 아이들에 '증오의 동요'를 합창하도록 한 사람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1천만 명이 넘는 홍위병이 가져온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420만 명이 투옥 및 조사를 받았고 172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처형된 사람이 13만 명을 넘었다. 검찰을 비하하는 어린이들의 합창을 담은 영상이 홍위병 출현 전조(前兆)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좌파의 선전·선동이 어느 지경까지 갈지 걱정이다.

2019-10-10 06:30:00

석민 선임기자

[데스크칼럼] 거짓과 위선의 가짜 촛불은 가라

조국 사태가 거짓과 진실, 옳고 그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상식과 정의의 관념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든지 반대했든지 관계없이 그가 꿈꾸었던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이 우리 국민이 바라는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것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쳤던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반대하는 보수·우파 역시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좌·우, 보수·진보에 관계없이 이것은 대한민국의 상식이었다.조국 사태는 그동안의 상식과 정의를 뒤엎었다. 대를 이은 조국 가족의 웅동학원 비리 혐의에다, 조국 자녀 입시 부정 의혹, 정권 실세의 자리에 있으면서 사모펀드를 운영한 의혹 등 온갖 범죄의 피의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 대한민국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절에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 법무부(法務部)가 법무부(法無部)로 바뀐 셈이다. 조국 법무부(法無部) 장관 부인 정경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 그동안 아무도 피하지 못했던 '검찰 포토라인'을 무력화시키며 황제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그들만의 특권과 반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통곡할 노릇이다.더욱 가관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런 조국을 두둔하며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뿐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지식인으로 나름 대접받고 있는 사람들이 궤변과 요설의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심지어 초·중학생들까지 동원해 동요를 개사해 부르게 하며 조국의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 정말, 역겹고 극악무도한 '조국스러운 짓거리'를 서슴지 않는 이들의 정체는 뭘까?소위 좌파·진보 세력이라고 해서 모두가 상식과 정의를 내동댕이친 건 아니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조국 사태에 침묵하는 좌파를 비판했고,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조국을 뇌물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의'와 '민주'를 입에 달고 살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종교계 단체를 비롯한 각종 좌파·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은 꿀먹은 벙어리이다. 오히려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촛불집회를 열며 '우리가 조국이다'를 외친다. 그들이 조국만큼 특권과 반칙을 누리면서 호의호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조국스러운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역사는 말한다. 숱한 진실이 역사 속에 묻혀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한 번 드러난 진실이 결코 다시 역사 속에 묻힌 적은 없다. 조국스러운 자들의 거짓과 위선은 언젠가 만천하에 그 추악한 실체가 밝혀지게 될 것이다. 아니, 지금 그 괴물스러운 정체를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진실과 거짓, 선과 악의 싸움은 그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아직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살아 있다면 말이다.조국 사태로부터 양심 있는 진보·좌파 세력은 물론, 보수·우파 역시 역사적 교훈을 얻어야 한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성공적 산업화의 강한 빛 반대쪽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조국스러운 자들'은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민주화의 가면과 위선으로 어둠의 세력을 키워온 것이다. 조국 사태를 극복한 새로운 대한민국이 산업화의 그늘과 민주화의 그늘을 모두 치유해야 하는 이유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개인이나 그 가족에 대한 정의의 심판만으로는 부족하다. '조국스러운 자들'을 양산해 내는 그 어둠에 빛을 비추어야 한다.

2019-10-09 08:39:43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청와대로 간 차사(差使)

자식들간에 벌어진 왕자의 난에 울분을 참지 못한 조선 태조 이성계는 왕위를 내려놓고 고향인 함흥으로 가버렸다. 형제들을 죽이고 왕좌를 거머쥔 태종 이방원은 아버지를 궁궐로 모셔오려고 애를 썼다. 왕위 계승의 정당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성계는 한양에서 특별한 임무를 띠고 오는 차사를 죽이거나 가둬버리고 돌려보내지 않았다.그래서 생긴 말이 함흥차사(咸興差使)이다. 한 번 가면 소식이 없거나, 심부름을 간 사람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를 두고 함흥차사라 부른 것이다. 그로부터 70년 후인 성종 때에는 함안차사(咸安差使)라는 말이 또 생겨났다. 경남 함안에 절세 미녀인 딸을 둔 자가 큰 죄를 짓는 바람에 조정에서 판관을 내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가는 사람마다 재색을 겸비한 여인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죄인의 딸이 된 노아라는 여인은 부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기생이 되었던 것이다. 판관들은 매력적인 미모에 한시를 지을 정도의 학식까지 갖춘 그녀에게 홀려 하룻밤만 보내고 나면 정신줄을 놓고 말았다. 의기양양하게 임지로 떠난 젊은 관리조차 노아의 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전철을 밟자, 조정에서는 강직하고 엄격하기로 이름난 위인을 특별히 선임해서 보냈다.그러나 준엄한 왕명을 받들고 일도양단의 각오로 내려온 그 판관 또한 역참에서 일하는 시골 아낙네로 변신한 노아의 의도적인 매력 발산에 이끌리고 말았다. 결국은 역원(驛院)에서 노아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애틋한 밤을 잊지 않기 위해 판관은 그녀의 팔뚝에 자신의 이름까지 새겨넣었다. 이튿날 함안 관아에 도착한 판관은 죄인의 딸부터 잡아들이고는 단칼에 처결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여인의 팔뚝에 드러난 자신의 이름을 보고는, 노아를 풀어주고 판결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함안군 읍지에 전하는 일화이다.중차대한 임무를 부여받고 특별한 임지로 부임했다가 함흥차사나 함안차사가 되는 사례가 옛일만은 아닌 듯하다. 국민이 부여한 사명을 안고 국리민복을 호언장담하며 청와대로 입성했던 역대 대통령들의 부끄러운 말로를 보면 그렇다. 작금의 혼란한 정국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도 어쩌면 '청와대로 간 차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2019-10-09 06:30:00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대왕(한석규 분). tv 화면 캡처

[시사뒷담] 한글 파괴가 어때서? 뻔한 한글날 기사는 그만

매년 10월 9일 한글날만 되면 '한글 파괴'를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진다. 한 예로 지난해 한글날, 즉 2018년 10월 9일 연합뉴스는 ''세종대왕님이 우신다'…한글 파괴 앞장서는 지자체들'이라는 기사를 내놨다.이 기사에서는 '한글 대체가 가능한 행정용어를 외래어로 쓰거나, 한글과 외국어를 혼용해 신조어를 만드는 지자체의 한글 파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전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과학적인 문자를 갖고도 굳이 의미가 불분명한 외래어를 행정용어로 고집하는 지자체의 관행에 개선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해당 연합뉴스 기사에서는 글자(한글)와 언어(국어, 우리말)의 개념을 혼동해 썼습니다. 가령 '한글과 외국어를 혼용해'라는 표현은 '국어(한국어)와 외국어를 혼용해' 또는 '한글과 알파벳·한자 따위의 외국 문자를 혼용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독자들께 뒤늦게나마 연합뉴스 대신 양해를 구합니다.▶기사에서 제기한 일부 지적에는 고개를 끄덕일만하다.한 예로 공문서에 쓰이는 '가내시'(假內示)는 '임시통보'라는 뜻이다. 풀어 쓰면 '공식적으로 알리기 전에 몰래 알림'이다.'가내시' '임시통보' '공식적으로 알리기 전에 몰래 알림'.3개 표현 가운데 쓰기 편리한 것은 무엇일까? 다시 설명할 필요가 거의 없고 짧기도 한 것 말이다. 임시통보가 아닐까? '임시'와 '통보'는 꽤 잘 알려져 있는 쉬운 단어이다. 상대적으로 낯선 '가내시'에 승리. 그리고 짧은 걸로 따지면 4자라서 '공식적으로~알림'(14자)에 승리.따라서 공무원들은 물론 시민들도 열람하는 공문서에는 가내시 대신 임시통보라는 표기를 쓰는 게 합리적으로 옳다. 아울러 공문서에 혹시나 많은 수의 '활자'가 들어가 복잡해질 것을 감안하면 긴 '공식적으로~알림'보다는 짧은 임시통보라는 표기를 쓰는 게 역시 합리적으로 옳다.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가내시는 퇴출될만하다.▶문제는 이런 경우 말고, 외래어나 혼용 신조어의 표기라는 이유로 무조건 쓰지 말자는 어조의 기사 속 주장이다.기사에서는 '블루시티(Blue-city) 거제' '로맨틱(Romantic) 춘천' '원더풀(wonderful) 삼척' '레인보우(Rainbow) 영동' '드림허브(Dream hub) 군산' 같은 지자체 슬로건들을 문제 삼았는데, 문제될 게 없다. 가령 우리말만큼 친숙한 외래어나 외국어라면 붙여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쓸 수 있고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도 쓸 수 있으니 지자체 입장에서는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외래어·외국어가 요긴할 수 있다.무엇보다도 저 슬로건들이 문제될 게 없는 것은, 외래어·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했다는 점이다. 우리말이든 외래어든 외국어든 뭐든 능히 담아내며 한글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게 한글 파괴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한글 파괴 문제를 다루는 기사에서 어김없이 제시하는 해결책 중 하나가 '한글 순화'이다.연합뉴스 기사에서는 공문서 작성 시 한자어 행정용어를 한글 행정용어로 고쳐 쓰도록 개선안을 만들고 그걸 직원들에게 교육한 지자체 사례를 전했다. 한 예로 '양도양수'를 '주고받음'이라고 고쳤다고 했다.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양도양수와 주고받음 둘 다 한글 표기라는 것이다. 양도양수는 讓渡讓受를 한글로 적은 것이다. 다수가 잘 모르는 한자를 다수가 잘 아는 한글로 바꿔 적어 공문서에서 쓴다. 한글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이걸 다시 주고받음으로 고친다면? 일부에서는 뜻이 쉽게 통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양도양수는 업계에서도 이미 그렇게 쓰고 있고 법원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이미 그렇게 쓰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공유되며 원활한 업무를 가능케 해주는 단어로 양도양수가 다수에게 선택된 상황인데, 지자체만 쌩뚱맞게 주고받음이라고 쓰기 시작할 경우 오히려 지자체~업계~법원 같은 공공기관 등 간의 소통에 걸림돌이 돼 자칫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호환이 잘 되던 걸 가로막으니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될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양도양수의 뜻이 주고받음이라는 이해는 이미 폭넓게 공유돼 있다. 그걸 기반으로 양도양수가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다.또 하나의 사례로 'Well-being'(웰빙)이 있다. 유럽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2000년대에 본연의 모습을 갖춘 개념이다. 우리나라에는 없다시피 한 개념인 이 웰빙이 들어오자 국립국어원은 굳이 '참살이'라고 순화해 표기하자고 했다. 웰빙이라는 한글 표기가 미디어와 관련 업계에 자주 노출돼 대중은 퍽 익숙해져 있는데, 낯선 신조어를 제시해 오히려 헛갈리게 만들었다. 외국어였던 웰빙은 이제 외래어 웰빙으로 정착했다. 참살인지 참소준지 하루살인지보다 사람들에게 익숙하다는 얘기다. 다만 '참으로 사는 것' 식의 참살이와 닮은 설명이 필요하다면 해 줄 수는 있겠다. 참고로 여러 사전에서 가리키는 웰빙의 뜻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즉, 한글은 이런 게 아닐까. 한자 讓渡讓受를 양도양수라고 한글로 표기할 수 있으면 되는 거다. 영문 Well-being을 웰빙이라고 한글로 적을 수 있으면 되는 거다. 그렇게 한글은 자기 임무를 수행한다.그럼에도 괜히 언론이 나서서, 국립국어원이 개입해서 긁어 부스럼 식 혼란을 종종 만든다. 외국어를 한글이 오롯이 담아냈는데, 외래어란 한글이 외국어를 오롯이 담아내 널리 쓰이고 있는 증거인데, 이들을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낯선 단어로 바꾸자고 말이다. 또한 한글 곁에는 알파벳 같은 외국 문자가 아예 붙으면 안 된다고 말이다.물론 각종 인권을 짓밟는 표기의 개선, 일제어 표기 잔재 문제 해결, 가내시 같은 불합리한 행정용어 표기의 합리적 교체 등의 일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외래어·외국어 표기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라면, 대부분 글자 표기는 쓰던 대로 쓰는 게 소통에 가장 좋다.▶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도 짚고 넘어갈 만하다. 한글 파괴 문제를 얘기할 때 주 근거가 돼서다.일단 표준국어대사전은 한글 및 국어의 뜻을 명확히 설명해주고, 풍부한 해설도 곁들이며, 특히 초심자 내지는 잘못 알고 쓰는 사람들에게 누구보다도 정확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꾸준한 연구의 성과물이어서 만드는 데 들어간 세금이 아깝지 않다.그러나 이게 헌법처럼 군림해서야 될 일인가. 표준국어대사전이 무슨 법전인가 말이다. 국립국어원이 마치 헌법재판소처럼 이건 맞고 저건 틀렸다 그러면서 한글을 자유롭게 조합하고 표현하는 국민들에게 가하는 '꼰대짓'에는 세금이 아깝다.또한 시대가 변화하며 새롭게 생겨나는 의미들을 한글이 신속하게 잘 담아내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신조어인데, 그게 당장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는 이유로 지적하는 등 표준국어대사전을 진리 삼아 보도하는 언론 기사에는 휴대전화 데이터 요금이 아깝다.▶세종대왕은 후대에게 'ㄱㄴㄷㄹㅁㅂㅅ' 자유롭게 쓰라고, 필요하면 파괴의 미학도 즐기라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파괴는 글자의 시장에 받아들여지고 좀 별로인 파괴는 글자의 시장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게 우리 삶 내지는 문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아마도 한글을 만들었을 것인데, 정작 그걸 제한하고 재단하는 국립국어원과 언론 때문에 우시지 않을까.그래서 한글 파괴에 대해 이젠 좀 달리 볼 필요가 있다. 가령 젊은 세대의 외계어, 야민정음 따위는 그들의 문화를 표현하고자 탄생해 한글에 담겨 공유된다. 이런 표기는 기성 세대가 단순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말살돼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세대 간 소통을 통해 이해될 필요가 있다.물론 이해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젊은 세대의 한글 파괴 표기는 또래끼리 '암호 교환'을 닮은 소통을 하려는, 즉 기성 세대가 읽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한 목적일 수 있다. 그러니까 애초에 어른들은 이해하지 말라고 쓰는 것이고, 그 역시 한글을 가지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의 행위이다. 단, 이걸 모든 사람이 쉽게 읽어야 하는 공문서에 쓴다면, 기성 세대 위주인 심사위원들이 읽는 취업 이력서에 쓴다면, 쓴 사람은 질책을 받거나 손해를 볼 것이다. 그러니 젊은 세대는 그런 표기를 주로 친교와 유희에만 쓴다. 이렇게 가려서 한다면 한글 파괴가 뭐가 문제란 말인가.▶외계어, 야민정음 같은 걸 주고받던 젊은 세대는 언젠가 기성 세대가 돼 다시 젊은 세대의 '이해하기 힘든' 한글 표기를 접할 것이다. 그렇게 세대와 세대와 세대의 한글은 다른 결을 나타내지만, 같은 한글을 이래저래 조합해 표현하는 것이기에 마냥 단절은 아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모두 한글이다.한글은 먼저 사전에 기록된 표기를 엄준하게 지키면서도, 그게 양지와 음지 가릴 것 없는 다양한 영역의 표현들과 싸우기도 하고 물들기도 하고 포용도 하면서, 계속 변화하고 있다. 한글날은 그런 '역동성'과 '유연함'을 조명하는 날이지 파괴하는 날은 아닐 것이다.

2019-10-08 20:08:04

이춘수 동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국민은 도구가 아니다

"그 문재인이 이 문재인이맞느냐." "태어나 처음 집회에 왔다.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조국 법무부 장관 구속과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던 '10·3 광화문 국민집회'에 참석한 청중들의 전언이다.건국 이후 최대 인파가 몰렸다고 평가받는 10·3 광화문 집회 후에도 문 대통령은 애써 무시하며 일언반구도 없다. 청와대 앞에서 수천 명이 주야 농성을 하는데도 대통령은 말이 없다.문 대통령은 직접적인 대응과 메시지는 내놓지 않으면서 "국론 분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서울 서초동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집회에 대해서는 "검찰 개혁을 원하는 민심의 반영"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검찰을 겁박하고 있다.문 대통령의 인식은 한 국가 지도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안이하고 편향적이다. 조 장관을 사이에 두고 좌우 두 세력이 광장에서 주말과 공휴일마다 극단의 세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 이게 국론 분열이 아니라는 말인가.문 대통령은 여론조사에 의존할 이슈가 아닌 '지소미아 파기'는 여론에 따르고, 여론에 따라야 하는 '조국 장관 임명'은 민심을 거스르는 결정을 했다. 문 대통령에겐 친문 진영과 얼치기 좌파 홍위 세력만 국민인가 보다.문 대통령은 2017년 2월 대선주자 당시 한 방송에서 "국민들이 모여 '문재인 퇴진'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문 대통령은 "(하야 집회가 열리는 일)그런 일이 없겠지만"이라면서도 "그래도 물러나라고 한다면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겠다. 시민들 앞에 서서 끝장토론이라도 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촛불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충분한 대화 시간도 가질 수 있다"고도 했다.이랬던 문 대통령이 현재의 문 대통령이 맞는가.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다.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며 문 대통령이 격려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을 친문 진영이 똘똘 뭉쳐 순식간에 '적폐 중의 적폐'로 만드는 과정은 너무도 '조국스러운 모습'이다이런데도 집권 당·정·청 어디서도 반성과 쇄신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자신들 입맛에 맞으면 "촛불 혁명"이라 치켜세우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정치 선동"이라고 몰아세운다.'(기회)평등과 (과정)공정과 (결과)정의가 살아 숨 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문 대통령의 요즘 언행과 판단을 보면 눈을 씻고 봐도, 아무리 이해를 하려 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오히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통령'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상식 있는 국민들의 눈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붕당 패권' '분열과 선동' '자파 기득권 수호'에 매몰된 것으로 비친다.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식들이 구속될 판인데도 검찰 수사에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조국이 어떤 존재이건대 국민을 분열시키고 분노케 한단 말인가. 문 대통령과 조국이 말하는 검찰 개혁은 우리 세력은 보호하고, 상대방 세력은 적폐로 몰아 수사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문재인 정권이 한쪽의 힘을 빌려 한쪽을 제압하려 한다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다. 어떤 선동과 기망에도 우리 국민은 진실과 본질을 분명히 꿰뚫어보는 능력이 있다. 이제라도 문 대통령이 먼저 나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내 편, 네 편을 모두 설득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민심에 맞춰 생각을 바꾸는 것이 문 정권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아니라면 국민의 심판과 몰락뿐이다.

2019-10-08 19:04:04

[관풍루] 조국 장관 부인 2시간 40분 조사받고 조서 열람은 11시간…

○…조국 장관 부인 2시간 40분 조사받고 조서 열람은 11시간, 동생은 구속영장 심사 하루 앞두고 허리 수술 입원. '불러 조지는' 검찰도 두 손 두 발 다 든 '미뤄 조지는' 가족.○…대구 10억원 이상 실거래된 아파트 5년 새 10배 급증, 서울 경기에 이어 세 번째. 아파트값은 천정부지인데 소득 감소는 눈에 뻔히 보이니 그야말로 요지경.○…'슈퍼 태풍' 19호 하기비스, 대륙고기압 확장 탓에 도쿄로 방향 틀 것이라고 기상청 예측. '미탁' 피해 복구하느라 바쁜 줄 알고 이번에는 건너뛰니 범절을 아네~.

2019-10-08 18:05:38

2일 대구 동구의회 본회의장에서 한국당 소속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의장 불신임 결의안에 대한 안건 처리가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취재현장] "이러려고 뽑아줬나" 자괴감 들어

"동네 정치에는 정당이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초당적으로 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지요. 의장단을 별도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추대한 게 첫 출발입니다."지난해 7월 제8대 대구 동구의회가 출범할 당시 구의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지역사회와 가장 밀접한 기초의회이기에 정당 간의 소모적 정쟁보다는 생산성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는 각오였다. 이런 각오는 원 구성 당시만 해도 '유효'한 것처럼 보였다. 동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7명, 자유한국당 8명, 바른미래당 1명이 당선돼 의장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됐지만, 오히려 최초로 의장단을 만장일치로 선출해 눈길을 끌었다.지난 1월 오세호 전 동구의회 의장은 매일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큰 잡음이 없었다. 구의원 상호 간 배려와 화합, 소통을 중요시한 결과여서 의장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 전 의장은 인터뷰가 게재된 지 불과 9개월 만에 타의로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한국당 소속 황종옥 전 운영위원장과 김태겸 구의원이 이재만 전 한국당 최고위원의 불법 선거운동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한 게 발단이었다.공석이 된 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잠잠하던 '정쟁'이 고개를 들었다. 한국당 구의원들은 "이주용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다가 그의 거취가 확정되면 차기 위원장을 선출하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구의원들은 "이 부위원장 역시 선거법 위반 및 위증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직무대행에 부적합하니 새롭게 선출하자"고 요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한국당 소속이다. 결국 단 3석뿐인 상임위원장을 어느 당이 차지할지를 놓고 '원조 다수당' 한국당과 '새 다수당' 민주당이 힘겨루기를 벌인 것이다. '소모적 정쟁보다 생산적 의정활동'이라는 표어가 무색하게 의회는 한 달이나 공회전하다 사상 첫 '의장 불신임' 사태까지 일으키고는 반으로 쪼개졌다.이는 동구의회 소속 구의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당선 당시 내걸었던 초심을 모두 잊은 죄다. "동네 정치에 정당은 없다"는 호언과 달리 이들은 정당을 중심으로 뭉쳐 갈등을 극한까지 몰아붙였다.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한 구의회 주요 업무가 마비됐고, 구의원 간 감정의 골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오 전 의장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의장으로서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일방적으로 한국당 측 의견에 손을 들어주며 표결을 거부하는 등 사태를 더 키운 탓이다. 그는 이번 불신임에 대해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박 성명을 내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상대가 다수라는 점을 알면서도 한 치의 양보조차 거부하는 아마추어적인 정치로 극단적 결말을 자초한 것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재보궐선거를 치르면 한국당이 다시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지역사회 전반의 친(親)한국당 정서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한국당은 다수당 지위를 잃고도 재보선까지 원 구성 변동을 원치 않았고, 민주당은 이를 극구 반대했다는 분석이다.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정치적 구도보다 "자괴감은 우리 몫"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더 크다. 기껏 뽑아 놓은 구의원들이 본업인 동네 정치보다는 정당 간 편 가르기와 힘겨루기에 골몰하는 모습만 봤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커진 구의원들 간 감정의 골도 크지만, 구의회와 주민 사이에 벌어진 골을 메우는 일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2019-10-08 15:26:57

[관풍루] 외신에 나온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 결국 '연내 처리 불가' 환경부 실토

○…외신에 나온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 결국 '연내 처리 불가' 환경부 실토.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고 쓰레기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참 딱한 일.○…포항시민 지진 원인 밝혀지길 기다릴 때 지열발전 주관기관은 대형 법무법인에 책임 회피할 방안 조언 구해. 일 터지면 면피할 이유부터 챙기는 것이 공공기관 생리.○…두 번째 검찰 출석한 조국 부인 정경심, 15시간 동안 검찰 머물며 조사 시간은 2시간 40분에 조서에 날인도 안 해. 이래저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2019-10-08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세풍] 우리의 'X자식', 너희의 '개·돼지들'

문재인 대통령님. 조국 장관 일가(一家)가 뿜어내는 악취에 현기증이 납니다. 대통령님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이렇게까지 추잡하게 해먹었을 줄은 모르셨을 겁니다.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참여연대의 한 인사가 조국이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고 하고, 최순실을 고발해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한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조 장관 부부 등 7명을 66억원 뇌물 혐의로 고발하는 등 진보 진영에서도 '조국 OUT' 소리가 나오니 그렇지 않겠습니까.그러나 대통령님의 '조국 사랑'은 요지부동입니다. 대통령님을 곤혹스럽게 하지만 '대통령님의 X자식'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만 노파심에서 '해설'을 해드리겠습니다. 미국이 훈련시킨 니카라과 정부군 사령관 아나스타시오 소모사가 1936년 당시 민중의 절대적 지지를 받던 게릴라 지도자 아우구스토 산디노를 살해하고 정권을 틀어쥐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소모사)는 X자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X자식이다."미국이 소모사를 '우리의 X자식'으로 거두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중미 지역에 대한 미국의 패권 유지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통령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국을 포기하면 지금보다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릴 수 있습니다. 요즘 항간에는 조 장관이 대통령님의 치부(恥部)를 낱낱이 꿰고 있다는 괴소문이 나돕니다. 사실이라면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조국을 꼭 껴안고 있는 이유가 이해될 법합니다.하지만, 어찌 이것만이 조국을 붙들고 있어야 할 이유가 되겠습니까. 한 번 밀리면 계속 밀립니다. 조국을 내치면 그 즉시 야당과 동조자들은 피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처럼 대통령님을 물어뜯을 것입니다. '조국 파면'이 '문재인 퇴진'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얼마 전 광화문 집회는 그 전조(前兆)로 보입니다. 그런 사태가 현실이 되면 '20년 집권'이란 원대한 꿈은 접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모골이 송연할 겁니다. 박근혜 정권 몰락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요.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조국을 지켜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진보 좌파의 장기가 무엇입니까. 후안무치(厚顔無恥) 아닙니까. 자기가 받은 특혜 때문에 피해를 본 또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않는 조국 딸은 이를 '멘탈 중무장'이라고 했습니다. '욕이 배 따고 들어오느냐'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염치가 밥 먹여줍니까.보수 우파는 그렇게 못 합니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 많은 고위 공직자 후보가 조국에 비하면 '깜'도 안 되는 흠결 때문에, 그것도 조기에 중도 하차했습니다. 보수 우파가 집권 세력이고 조국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진작에 항복했을 겁니다. 특히 조국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검찰권 행사를 자제하라"고 윽박지른 그 무지막지한 용기는 아마도 '대가리가 깨져도' 못 냈을 겁니다. '멘탈'이 이렇게 약해 빠져서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러니 정권을 내줬지요.여당은 조국을 옹호하는 서초동 집회는 "깨어 있는 국민의 절박함에서 시작된 집회"이고, '조국 파면'을 요구한 광화문 집회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동원 집회"라고 규정했습니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는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개·돼지'란 얘기지요. '광화문 개·돼지들'에 맞서 '깨어 있는 국민'이 지난 주말 서초동에서 또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들만 보고 가십시오. '너희의 개·돼지들'까지 껴안으려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됩니다. 철저히 내 편, 네 편 가르십시오. 그게 나라가 망하든 말든 보신(保身)하는 길입니다.

2019-10-08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농사의 역설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전 세계 141개국 1만2천여 명의 기업인을 상대로 '앞으로 10년 내 가장 큰 리스크'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한국은 '실업 및 불완전고용'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고 미국은 해킹을, 일본은 지진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뭐…"라는 말을 흔히 듣게 된다. 입으로는 농사를 말하지만 농사가 얼마나 고된 일인지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따라서 '농사나 짓는다'는 말은 그냥 한 번 해보는 소리이거나 심각한 실업난 탓에 더 이상 취업 가능성이 없고 비빌 언덕도 없는 처지라는 의미다.그런데 실제 농림어업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는 통계다.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2016년까지 매년 6만2천 명씩 감소하던 농림어업 취업자가 2017년 6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후 1년 새 9만4천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 취업자가 같은 기간 10만5천 명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지난해 국내 실업자 수는 2000년 이후 최대인 107만여 명을 기록했다. 2016년 이래 3년 연속 100만 명을 웃돌았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은 넷 중 하나가 넓은 의미의 실업자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가 54조원의 재정을 쏟아붓고 받은 성적표다.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는 경제 기반의 붕괴 신호'라고 주장했다. 농림어업 생산성이나 두드러진 매출의 변화 없이 농림어업 취업자가 통계적 추세를 뛰어넘을 정도로 증가하는 것은 제조업, 서비스업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어 결국 농림어업으로 떠밀리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지난해 농림어업(6만9천 명)과 공무원(2만9천 명) 취업자만 늘었을 뿐 제조·서비스업에서는 오히려 8만9천 명이 줄었다. 이는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경제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징후다. 이런 추세라면 탈(脫)제조업에 따른 농업국가로의 진행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농사나 짓지'라는 말이 이제 씨가 되고 있는 셈이다.

2019-10-07 20:13:41

[관풍루] 나경원 대표, 자유한국당 해체와 검찰개혁 부르짖는 유튜브 '동요 메들리' 놓고 "소년병 동원" 비판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인명 피해에다 터전 잃은 경북지역 주민들 휴일도 없이 복구에 진땀. 어려울 때 서로 위로하고 일손 보태면 근심도 한결 가벼워지는 법.○…의학한림원, 기자회견 열고 "조국 딸 제1저자 논문은 황우석 사태와 맞먹는 심각한 연구 부정" 비판. 손 안대고 코 풀려다 콧물이 사방에 튄 꼴.○…나경원 대표, 자유한국당 해체와 검찰개혁 부르짖는 유튜브 '동요 메들리' 놓고 "소년병 동원" 비판. 태극기 부대와 홍위병도 모자라 소년병까지, 군사 많아서 다행?

2019-10-07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할 말 못하는 총리

"앞 사람의 실패를 보고 뒷사람은 마땅히 경계할 것입니다…개과자신(改過自新·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함)하여 영원히 국가의 수명을 누리게 하소서."(이순)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 안이 태평하리라."(충담사)신라가 통일되고 경덕왕이 그 덕에 전성기를 누린 까닭은 있다. 왕에게 할 말을 하는 신하와 백성이 있고, 왕은 귀를 연 때문이다. 763년 8월, 경덕왕이 음악을 즐긴다는 소문에 왕의 총애에도 관복을 벗고 입산, 출가했던 이순(李純)이 찾아와 입을 열어 말렸고 왕은 따랐다.왕은 765년 3월, 지나는 충담사를 불러 백성을 다스려 편안히 할 노래를 부탁했다. 오늘날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에 전하는 14수 향가의 하나인 '안민가'는 그렇게 탄생됐다. 이에 왕이 왕사(王師)로 삼으려 하자 굳이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스님은 할 일을 거기까지로 그쳤다.앞서 경덕왕 14년(755), 경주 망덕사 두 탑이 흔들렸다. 마침 당나라는 755~763년 안록산과 사사명이 반란을 잇는 혼란에 빠져 현종과 양귀비가 죽고 나라는 위기였다. 이런 틈을 타 백제 멸망 이후 사이가 나빠진 일본이 756년부터 6년 기한으로 신라 정벌을 준비했다.다행히 경덕왕은 망덕사의 흔들린 두 탑의 징조에다 일본의 침략 준비 정보를 미리 입수, 군제 개편 등 발 빠르게 대비했다. 게다가 신라와 우호 관계였던 발해가 일본이 내민 신라 정토(征討)의 검은손을 뿌리친 외교 행운도 겹쳤으니 세상 소리에 귀를 연 경덕왕이 신라 56왕 중 찬란한 시기의 영광을 누릴 만했다.도종환 시인은 문재인 정부의 장관으로 발탁되기 전 시절인 2008년, 한 언론에 쓴 글에서 "왕이 정사를 조금이라도 게을리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단걸음에 달려가 '개과자신'하기를 직간하는 태도는 얼마나 늠름합니까"라며 부러워했다. 시인 마음이 같다면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지금 그러면 어떨까.도 시인이 아니라도 좋다. 최장수 국무총리 자리를 지킬 이낙연 총리면 더욱 좋다. 최근 국회에서 조 장관 해임 건의 요청에 총리는 "훗날 저의 역할이 무엇이었던가 하는 것은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며 발을 뺐다. 귀를 닫은 대통령과 조 장관에게 '할 말'을 하는 모습을 역사에서만 상상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2019-10-07 06:30:00

편집국 부국장

[매일칼럼] 폐쇄적 진영주의는 민주사회의 독이다

"박근혜 탄핵이 보수를 갈랐다면, 조국 사태는 진보를 가르고 있다."서울에 사는 선배 K가 전화로 꺼낸 말이다. 술기운을 빌렸다고 한다. 그는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졸업 후 밥벌이를 하면서도 시민운동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래서 조국을 지지했다. 하지만 조국 관련 의혹들은 그를 괴롭혔다. 설마설마하다가 지금은 믿음을 버렸다고 한다. K는 "많이 헷갈렸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조국을 지키는 것이 진보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는 쪽으로 정리했다. 검찰 개혁이 중요하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수 진영의 정치 공세에 밀려 조국이 낙마하면 정권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은 우리가 늘 비판하던 적폐다. 불법이 없다고 해도 이미 조국은 정의, 평등, 공정이라는 진보의 가치를 오염시켰다. 친구들과 이런 얘기를 하면서 다툰 적도 있다"고 했다. K는 '사상 전향'이라도 한 것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진보 진영에서 다른 의견을 표출했다가 곤욕을 치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조국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을 옹호하는 시민사회를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참여연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정의당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탈당 의사 표명으로 내홍을 치렀다. 범진보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의견과 불평등·불공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고 한다. 진 교수는 조국 교수의 장관 임명 전 반대 의견을 정의당에 전달했지만, 당은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이후 심상정 대표의 만류로 탈당을 철회했다) 진 교수는 지난달 30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황우석 사태도 아니고, 다들 진영으로 나뉘어 가지고 지금 미쳐버린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금태섭·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국 장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소신 발언'을 했다가 비난성 문자 폭탄을 받았다.성찰과 내부 비판이 없는 폐쇄적 진영주의는 민주사회의 독이다. 문재인 정부와 진보 진영은 촛불정신과 민주화의 주역임을 자처한다. 그런데도 불통과 닫힌 모습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내부 총질'로 정권이 흔들릴 것을 우려해 '단일대오'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고, 외면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진보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정권 재창출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정치가 발전한다.문재인 정부와 진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보수의 쇠락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불평등·불공정을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내부 비판을 '총질'이 아닌 '충언'으로 여겨야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폐쇄적 진영 논리에만 매몰되면 권력 투쟁만 되풀이된다.진보 진영 내 시민단체와 지식인들에게 부탁한다. 부디 본연의 책무를 잊지 말기를. 지지 정당이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감시와 비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식인은 권력에 거리를 두고, 권력을 비판해야 한다. 장 폴 사르트르가 정의한 지식인이 절실한 시대다. 그는 "지식인은 부유하는 존재, 주변부적 존재, 계급적 귀속성이 애매한 존재다. 지식인은 인간 해방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며 다양한 권력과 그 작용 과정을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사람이다."※필자의 어설픈 주장은 보수 진영에도 똑같이 해당된다. 권력을 가진 진보 진영에 먼저 초점을 맞췄을 뿐이다.

2019-10-06 19:48:52

최근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대국민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석 인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매일신문

[시사뒷담] 집회 인원 논란? '집회관리위원회'가 없으니까

근래 대한민국에서는 집회가 참 많이 열리고 있다. 긍정적이다. 집회의 활성화는 민주주의(집회결사의 자유) 그 자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니 말이다.그런 '추상적'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불법과 부조리에 대한 지적을 아젠다로 만들어 해결하는 '실용적' 성과도 내고 있다.아울러 지난 시대를 지난하게 살아오시느라, 풍족한 후대와는 달리 즐기고 싶은 것 즉 취미를 제대로 갖지 못하신, 후대가 바라보기에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드는 전쟁 세대·경제성장의 주역·민주화 투쟁 386 가운데 '일부'에게는 삶을 즐겁게 만드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도 제공되고 있다.그러니 집회경제라는 개념도 곧 보편적으로 쓰일만하다. 선거 과정에서의 컨벤션경제 규모를 넘어설 수도 있겠다.그러고 보니, 비슷한 게 바로 '선거'인데, 선거는 몇년에 1회만 할 수 있는 반면, 집회는 수시로 자주 아예 '24 7 12 365'(앞에서부터 시간, 일, 달, (다시)일 순)도 할 수 있다.이 얼마나 멋진 인간문명의 산물인가.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다. 제도이면서 콘텐츠이기도하다.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선거는 투표하는 날 당일 발걸음 조금 손 몇번 까딱하고 끝인데, 집회는 왔다갔다 운동 되고 박수 많이 치면 혈액순환 효과 있고 소리 지르면 스트레스 해소된다.이렇듯 집회란 우리 국민들의 삶에 참 유익한 요소임에도, 정부의 관심은 좀 떨어지는듯하다. 한 예로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를 둬서 엄청나게 지원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은 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헌법재판소장과 함께 5부 요인으로 대우해준다. 5명 중 제일 땡보직이다.그런 반면 집회는 어떤가. 탈규제 시대에 온갖 규제의 대상이다. 선거는 여름에는 에어컨 시원하고 겨울에는 히터 뜨뜻한 투표장을 마련해주지만, 집회는 여름 뙤약볕이라도 겨울 칼바람 불어도 좋다며 힘들게 집회장 마련하면 그마저도 감시와 훼방과 혐오의 대상이 된다.물론 20세기에 비하면 21세기에는 집회결사의 자유가 꽤 쾌적하게 보장되고 있다. 그런데 그건 국민들이 시대를 변화시켜 누리는 맥락에 있지, 국가가 일부러 인프라를 만들어줬기에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시스템의 미비가 문제가 아닐까. 선거와 관련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집회와 관련해서는 그런 거 없고 사실상 집회 신고부터 관리 및 사후처리까지 A to Z를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에 떠넘긴 셈이다.그래서 통계도 안 나온다. 통계란 그 분야의 시스템의 수준을 가늠케 해 준다. 통계가 정확할수록 카테고리가 풍부할수록 통계가 설명하는 분야의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고, 이게 그 분야 이용자의 만족도 역시 높여준다고 생각한다.선거는 투표 통계가 똑바로 나온다. 틀리면 큰일 난다. 관계자 반 죽는다. 그러나 집회는 어떤가.가칭 '집회관리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관리'라는 단어가 좀 별로라면 '집회권익위원회'나 '집회섬김서비스'도 좋을 것이다.제대로 된 집회 통계가 없어서 지금 대한민국은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보고 있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집회 참가자 수를 두고, 이게 소수점 이하로 가는 것도 아닌데, 그냥 사람 머리 수만 카운팅하면 되는 엄청나게 쉬운 통계인데, 실은 산수인데, 한자리수는커녕 열자리수 아니 백자리수까지라도 정확하게 알고 말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게, 그러면서 '내가 맞네, 니는 틀렸네, 카더라 카더라 아브라카카더라' 참 말이 많은 게, 바로 21세기 대한민국이다.참가자 수를 내세워 '어필'하고 싶은 집회 주최측은 집회관리위원회 따위의 시스템을 반길만하다. 그저께와 어제와 오늘과 내일과 모레가 똑같은 집회 구호보다는, 저 통계 숫자의 '확실함'에서 진짜 설득력이 나오는 상황이 됐으니까.

2019-10-06 03:11:13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감탄고토(甘呑苦吐)

다산 정약용이 지은 속담집 이담속찬(耳談續纂)에 '이전에 달게 먹던 것을 지금은 쓰다고 뱉는다. 사람은 이익에 따라 교묘히 바뀐다'는 구절이 나온다. 감탄고토(甘呑苦吐)의 유래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이다. '뚜렷한 주관이나 소신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하면 받아들이고, 불리하면 배척하는 행태'를 이른다.하지만 세상에는 우선 입에 단것이 되레 내 몸에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良藥苦口利於病),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忠言逆耳利於行). 따라서 감탄고토는 쉽게 해서도 안 되고, 또 쉽게 당해서도 안 되는 양날의 칼과 같다. 이를 경계하는 비유는 서양의 이솝우화에서도 파리와 불나비의 이야기로 일찍이 등장했다.배 고픈 파리가 꿀단지 주변을 맴돌면서 꿀맛을 즐기다가 기어이 날개가 꿀에 젖고 말았다. 그때부턴 움직일수록 온몸이 꿀 속에 더 깊이 파묻힐 뿐이었다. 옆에 있던 불나비가 '탐욕이 파멸을 불렀다'고 비웃었다. 그런데 밤이 되고 촛불이 켜지자 이번에는 불나비가 촛불 주변을 맴돌다가 그 현란한 색깔에 취해서 결국은 제 몸을 태우고 말았다. 이를 본 파리가 자기보다 더 바보라고 혀를 찼다.입만 열면 적폐 청산을 부르짖더니 스스로는 더 지독한 적폐를 쌓고 있는 작금의 정치 현실을 보는 듯하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적폐 청산의 화살이 자신들에게로 향하자 불과 두 달 만에 윤 총장을 '척결의 대상자'로 몰고 있다. 속담집에 기록해 둘만한 감탄고토의 전형적인 행태이다."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게 대하라"던 대통령조차 '수사 관행 개혁'이니 '절제된 검찰권 행사'니 하면서 자기 충복의 적폐 수사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숯덩이가 껌정을 지우겠다는 망동을 옹호하는 적반하장의 세태이다. 공자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바로 잘못'(過而不改 是爲過矣)이라고 했다. '가는 방망이에 오는 홍두깨'라는 우리 속담도 있다.

2019-10-05 06:30:00

[관풍루] 영덕 한 수협조합장, 금품선거 혐의 부인하다 돈에서 나온 DNA로 범행 자백

○…3일 개천절 맞은 여야, 서로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을 퇴색시키고 멀어지게 했다며 책임 전가. 단군, 차라리 내가 그 정신을 거둬 다른 나라로 갈 테니 제발 싸우지나 말게.○…대통령 아들 준용 씨, 야당의 초교 교구 납품 폭리 주장에 '엉뚱한 소리'라며 반박. 국민, 대통령 딸은 국외에서 논란이더니 아들은 국내서 시끄러우니 무자식이 그립겠소.○…영덕 한 수협조합장, 금품선거 혐의 부인하다 돈에서 나온 DNA로 범행 자백. 조합원, 돈에 주인 꼬리표는 없어도 흔적은 남는 사실 알았으니 이제 완전 범죄 노리겠군.

2019-10-04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문재인과 인조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선조에 빗대지만 면밀하게 살피면 인조(仁祖)에 가깝다. 인조는 광해군을 몰아낸 '반정'(反正)으로 집권했다. 인조와 그를 옹립한 서인은 반정이라 했지만 병자호란 등 백성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것을 고려하면 반정이란 말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은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출범했다고 내세우지만 나라를 이끌어온 것을 보면 혁명이란 단어가 무색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문제 하나만 하더라도 촛불을 든 시민에게 얼굴을 들 수 있겠나.광해군은 명·청 교체기 '실리 외교'로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그와 달리 인조는 명을 추종하는 '명분 외교'로 돌아섰다. 우방인 미국·일본과 소원해진 반면 북한·중국에 경도된 '문재인 외교'가 떠오른다. 국제 정세 변화를 읽지 못한 인조의 외교는 끝내 병자호란을 불러왔다. 외톨이 신세가 된 문재인 정권 외교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이다.권력욕에서 인조와 서인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자식인 소현세자를 비롯해 며느리, 손자가 인조의 권력욕에 목숨을 잃었다. 서인은 왜란 극복의 주역인 대북을 숙청한 데 이어 노론·소론으로 분화하면서 권력을 독점했다. 송시열로 대표되는 노론은 '우물 안 개구리'에 안주한 채 조선을 망국의 길로 몰고 갔다.집권 세력의 권력욕은 인조와 서인에 못지않다. 국민은 떡 줄 생각도 않는데 20년·50년 집권을 들고나온다. 말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정 전반에 집권욕이 스며들어 있다. '장기 집권'이란 코드로 이 정권이 목을 매는 사안들을 보면 그 속셈을 단박에 파악할 수 있다. 적폐 청산, 세금 퍼주기,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일본 때리기는 물론 검찰 개혁도 마찬가지다. 검찰 개혁의 작은 노림수는 조국 수사 막기이고, 큰 노림수는 장기 집권에 걸림돌이 될 검찰의 힘을 빼겠다는 것이다.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남은 기간 달라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정권을 빼앗겨서는 절대 안 된다"는 명제가 뇌리에 박혀 있어서다. 정권을 잃고 폐족(廢族) 신세까지 전락했던 쓰라린 기억도 집권욕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인조반정 13년 후에 병자호란이 일어났고, 287년 후에 조선이 망했다. 이 나라가 앞으로 어디로 갈지 두렵다.

2019-10-04 06:30:00

[청라언덕] '조국'발(發) 기회비용

#1. 광화문 중앙청사 시절, 부처 장관들은 여의도로 가기 위해 한강을 건너려면 마포대교와 서강대교를 주로 이용했다. 공무원 사이에서 이 다리들은 한때 '토끼교'로 불렸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별주부전'의 토끼처럼 간을 떼어 놓고 건너와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불호령에 배알이 꼬여도 참고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2. "장관은 국회의원만 없으면 좋은 직업이고, 국회의원은 기자들만 없으면 해볼 만한 일이다.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일국의 장관이 됐지만 견제하려는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무섭다." 열린우리당 시절 한 중진 의원이 장관으로 발탁돼 국정감사를 받는 도중 친한 의원과 나눈 대화이다. 두 가지 일화처럼 장관들은 국회의사당이 두렵고 떨리는 곳이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환부를 후벼 파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통상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대정부질문에서 일부 장관들은 쾌재(?)를 불렀을지 모른다. 여야 모두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에만 집중한 탓에 다른 장관들은 예봉을 피해갔기 때문이다.경직된 모습으로 언제 호출될지 모르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국무위원석이 올해만큼 휑할 정도로 빈 곳을 보인 적은 없었다. 일부 장관들은 아예 행사를 핑계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불참을 통보하고 대정부질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대정부질문 기간만은 본인상 아니면 국무위원의 불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예년의 모습에 비춰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이다.대정부질문에서 정책 질의가 상실된 데는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의혹 제기에 집중했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책임론에만 매달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 장관 방어와 엄호에 나서면서 정책 실종 의정활동에 맞장구를 쳤다. 대안정치를 표방하며 국민중심 의정활동을 다짐하던 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조국 블랙홀'에 너무 쉽게 빨려 들어갔다.결국 나흘간 진행된 대정부질문은 온통 '조국판'이었고 여야 공방의 장으로 변질됐다. 경제 분야 질문에도 조국 의혹이 등장했고, 사회·문화·교육 분야에도 조 장관과 그의 딸만 거론됐다. 바닥을 치고 있는 경제나 대일 외교 문제, 안보, 교육, 사회 분야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문제의 발단을 문재인 대통령에 두는 이들이 적지 않다. '조국'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이 양분된 이유를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0%에 육박하던 대통령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고, 반대 여론이 지지 여론을 앞지른지 오래다.대통령의 취임사 가운데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는 부분은 이제 믿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취임사의 또 다른 부분인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삼고초려하겠다"는 부분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세상을 다스리는 가장 으뜸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것'이고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과 다투는 일'이란 사마천의 이야기를 충고 삼아 취임식 때의 초심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게 대통령께 바라는 일각의 요구이다.이대로라면 국가의 양분화는 심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러면 또 다른 희생이 따를 테고, 급기야 희생할 것이 없을 정도로 경제는 빈약해질지 모른다. 위정자들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2019-10-03 18:23:37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용문사 윤장대

마니차(摩尼車)는 티베트 불교에서 주로 쓰이는 불교 도구다. 경통(經筒) 또는 '기도바퀴'라고 불리는데 티베트 사람들은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죄업이 하나씩 사라지고 몸으로 수행하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 티베트 영상물을 보면 마니차를 돌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빠지지 않는데 손에 쥐고 돌리는 마니차부터 사원에 세워진 대형 마니차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주로 원통형 금속으로 만드는데 다각형의 마니차도 있다. 표면에 만트라(眞言)를 새겨넣고 내부에는 두루마리 경전을 넣어 일상에서 늘 가까이 하는 법구다.이런 티베트 불교문화는 원나라가 들어선 13세기부터 한국 불교문화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불교 건축물이나 공예품에 독특한 채색과 문양을 더한 장엄구(莊嚴具)와 법구류에 중국의 형식과는 다른 티베트·몽골적 요소가 우세해진다. '탕카'(Thangka)로 불리는 탱화가 대표적으로 괘불이나 윤장대도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사례 중 하나다.몽골학 전문가들은 '원사' 등 역사 기록을 들어 원나라의 수도인 대도(大都) 인구의 절반이 고려인이었다는 내용을 부각한다. 당시 '몽골풍' '고려양'이라는 말이 유행한 것도 두 나라의 교류가 그만큼 활발했고 불교문화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증거한다는 것이다.문화재청이 그제 보물 145호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보물 684호 용문사 윤장대(輪藏臺)를 묶어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1173년(고려 명종 3년)에 만들어진 이 윤장대는 1670년(현종 11년)에 수리한 기록이 남아 있는 국내 유일의 전륜장(轉輪藏)이다. 높이 420㎝의 팔각형 불경 보관장으로 대장전 내부 좌우에 1구씩 놓여 있는데 글을 모르는 이들이 윤장대를 한 번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 것과 같다.옛 기록에 개경(개성) 승천사나 파주 혜음사, 옥천 지륵사, 화순 쌍봉사 등에 윤장대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남아 전하는 곳은 용문사 윤장대뿐이다. 강화 전등사나 논산 관촉사, 진천 보탑사에도 윤장대가 있지만 모두 용문사 것을 본떠 만든 최근의 것이다. 화려하고 정교한 무늬로 장엄한 용문사 윤장대와 대장전은 천년지장(千年之藏)이라는 점에서 잘 보존해 후대에 전하는 소임이 막중하다.

2019-10-03 06:30:00

[관풍루] 민노총의 김천 한국도로공사 점거 농성 현장 출동한 경찰병력, 차가운 복도서 매트리스도 없이 쪽잠 잔 사실 드러나

○…'조국 딸에 표창장 준 적 없다' 밝힌 후 여권의 '허위 학력' 공세에 시달리던 최성해 총장, '학위증' 공개. 본질은 '표창장 위조'지, '가짜 학위'가 아니라고.○…민노총의 김천 한국도로공사 점거 농성 현장 출동한 경찰 병력, 차가운 복도서 매트리스도 없이 쪽잠 잔 사실 드러나. 인권침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제격.○…화성연쇄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 결국 9건의 화성 사건 전부와 다른 5건의 범행 모두 자백. '영구미제사건은 없다'는데 개구리소년 사건은요.

2019-10-03 06:30:00

[관풍루] '검찰 개혁안 내라'는 대통령 지시에 윤석렬, '서울중앙지검 등 3곳 빼고 전국 특수부 폐지안' 내놔

○…'검찰 개혁안 내라'는 대통령 지시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등 3곳 빼고 전국 특수부 폐지안' 내놔. 권한 다 내려놓더라도 조국 수사는 못 내려놓겠다는 뜻.○…한국의 주력 성장 엔진인 수출 10개월 연속 감소에 소비자물가 사상 첫 뒷걸음질. 우리 경제 옳은 길 가고 있다는 분 도깨비방망이라도 가졌겠지.○…시진핑, 신중국 건국 70주년 맞아 차세대 ICBM 둥펑-41 선보이며 "누구도 우리의 위대한 조국을 흔들 수 없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란 바로 이런 나라.

2019-10-02 06:30:00

김윤기 경제부 기자

[취재현장]새 선장 맞은 엑스코, 지역경제 이끌어야 

약 1만2천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2021 세계가스총회 개최를 앞둔 대구시가 숙박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시는 현재 호텔 객실이 2천79개에 불과하지만 최근 완공되거나 신축 중인 호텔 5곳에서 객실 852개가 늘어날 전망이고, 경주의 관광호텔까지 활용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하지만 대구시 대책이 최악이 아닌 최선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점에서 다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구시가 밝힌 호텔 증가 전망과는 달리 지역 호텔 업계에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최근 모 호텔 매각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대구 호텔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대구가 관광지로서 입지가 미약한 상황에서 호텔 사업이 확장하려면 업무 목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 등 비즈니스 수요가 탄탄하게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지역 경제가 뒷걸음질치면서 호텔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고 설명했다.대구시는 다수의 객실이 가스총회 이전까지 추가 확보될 것이라 말하지만 몇몇 호텔 신축이 전체 객실의 순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객실 수요 증가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호텔들도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해서다. 호텔 아미고나 프린스호텔 등 대구 주요 호텔 여러 곳이 수년 새 문을 닫기도 했다. 어쨌거나 대구시 규모나 위상을 감안하면 현재 대구의 호텔 규모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구경북 컨벤션 업계에서는 좋은 호텔이 부족해 국제행사 개최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호텔이 없어 국제행사가 어려운지, 국제행사가 없어 호텔이 어려운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을 떠나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는 엑스코다. 컨벤션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컨벤션센터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한다."엑스코가 호텔은 물론 지역 제조업 기업들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작게는 지역 기업이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 장을 마련하고, 크게는 도시 마케팅 중추가 돼야 한다" "입찰을 통한 일회성 대형 행사보다 지역 주력 산업을 주제로 하는 자체 전시를 세계적 규모로 키워 나가야 한다" "엑스코를 중심으로 일대에 호텔이 더 들어서 복합리조트화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2001년 비수도권 최초로 컨벤션센터를 시작한 엑스코의 현재까지 성과는 다소 아쉽다.한 컨벤션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컨벤션센터와 함께 있는 호텔은 연중 공실이 거의 없이 운영되는 곳이 절대다수"라며 "수년 전 요양병원이 엑스코 앞 호텔 인수를 추진한 것과 같은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관련 지표도 부진한 양상을 보인다. 세계국제회의 통계를 발표하는 국제협회연합(UIA)에 따르면 대구시의 2017년 국제행사 개최 건수는 63건이었으나 지난해는 44건으로 오히려 퇴보했다. UIA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은 439건, 부산은 137건의 국제행사를 개최했다.엑스코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서장은 신임 사장과 함께 변화의 기점을 맞았다. 사전 내정설 속에 잡음도 있었지만 닻을 올린 이상 순항하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대구 시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전시 면적 3만여㎡의 제2전시장이 신축되면 국제행사 유치전에서 대구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전시 면적 부족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새 선장을 맞은 엑스코가 앞으로 지역 경제를 이끌어간다는 찬사를 받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된다면 국제행사용 호텔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더 이상 화두가 안 될 것이다.

2019-10-0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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