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코로나 실업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665만 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셋째, 넷째 주 2주간 신청 건수를 합하면 모두 995만 건에 이르는데 이는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6개월간의 신청 건수와 맞먹는 규모다.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고용노동부의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1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수가 전월 대비 13만7천 명 감소했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3월 고용지표로, 2월보다 훨씬 더 나쁠 것이라는 점이다.실직은 단순히 통계로만 그치지 않는다. 일자리를 잃은 서민층과 사회적 약자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유명한 어느 미국 팝 가수는 "코로나가 우리를 평등하게 만들었다"고 말했지만 이는 물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코로나 사태가 노출한 사회 불평등의 현실은 상상 이상이다. 인구 13억8천만 인도의 경우 3주간 국가봉쇄령으로 경제 활동이 완전히 끊기면서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하지만 위기 때마다 어려운 이들을 돕는 선한 의지가 작동하는 게 세상사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코로나 사태로 시즌 개막이 연기돼 생계가 곤란해진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0명 전원에게 1천달러(약 123만원)씩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또 매주 지급되는 자신의 식비(meal money) 1천100달러를 유망주 후배에게 양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고액 연봉자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추신수는 코로나 피해가 큰 대구시에도 2억원을 기부했다.대구 수성문화재단의 지역 예술인 '기 살리기' 대책도 눈길을 끈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공연 활동이 중단돼 예술인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재단 측은 올해 계약한 기획공연 출연자들에게 공연료 70%를 선지급하기로 했다. 또 전시 일정에 차질을 빚은 작가들과 문화강좌 강사진도 피해가 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코로나 재난이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인간의 선한 면모를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값진 수확이다.

2020-04-03 18:45:56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좌파의 천둥이 번개로 바뀌었다. 오늘 유일하게 정지 동작으로 볼 만한 장면이 있다면, 사람들이 처음 결과를 들었을 때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일 것이다." 1945년 7월 5일 실시돼 26일 개표 완료된 영국 총선 결과에 대한 영국인들의 반응을 맨체스터 가디언(현재 가디언)은 이렇게 전했다. 총선에서 노동당은 393석을 얻어 단독 내각을 구성하게 된 반면 보수당은 213석을 얻는데 그쳤다.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영국을 구한 처칠의 실각이었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참패였다.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최고 83%, 가장 저조(?)할 때조차도 78%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노동당조차도 승리에 어리둥절해 했다. 맨체스터 가디언이 전하는 노동당 당수 클레멘트 애틀리의 반응은 이를 잘 보여준다. "애틀리는 차분하고 신중했다. 다소 피곤해 보이기까지 했다."보수당 지지자들은 당혹을 넘어 배신감마저 들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위대한 인물에 대한 배은망덕이란 것이다. 그러나 '배은망덕'은 예정된 것이었다. 영국 국민은 전시에는 처칠의 '전쟁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전후에는 복구와 새로운 사회 건설에 요구되는 '전후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처칠은 복지국가로 나아가되 천천히 가야 한다고 했는데 영국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처칠은 이런 변화의 저류(底流)를 보지 못했다. 이게 패배의 원인이었다. 정보 장교 출신으로 케임브리지대 킹스칼리지 학장을 지낸 노엘 애넌의 회고는 이를 잘 보여준다. 그는 노동당에 투표했는데 그 이유를 이렇게 썼다. "처칠을 숭배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처칠이 전후 국가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분위기는 너무도 가라앉아 있다. 우한 코로나가 선거 이슈를 삼켜버린 때문이다. 그래서 이대로라면 총선 결과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다시 경험하기를 원치 않는 국민의 희망과 어긋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시적인 흐름은 분명히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처칠의 패배는 이런 가시적 흐름에 시야(視野)를 빼앗기지 말 것을 경고한다. 처칠의 패배를 불러온 저류가 지금 이 나라에도 패연(沛然)하기를 소망한다.

2020-04-03 06:30:00

[관풍루] 콜롬비아 대통령, 2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배우기’를 희망

○…콜롬비아 대통령, 2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배우기'를 희망. 한국인, 민간의 선제 대응과 헌신만 배우시고 정부의 공(功) 가로채기는 경계하시길!○…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한국의 올해 대북지원금(총 573만달러)이 세계 총지원금 60%로 최고 기록. 빚더미 적자 예산에도 '북한 돕기 통 큰' 동포애는 늘 대단해.○…4월 총선에서 여당(민주당)은 157석, 제1야당(통합당)은 156석 희망. 4년 전 총선도 1석 차이로 국회의장 자리 놓친 통합당이 이번에도 희망대로라면 목표는 달성인가?

2020-04-03 06:30:00

전창훈 사회부 차장

[청라언덕] '온라인 강의' 실험

교육 현장이 시쳇말로 '난리'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몰고 온 개강 연기 사태에다 비대면 온라인 강의까지. 그야말로 교육 현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대학에 이어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소식에 연일 뜨겁다. 물론 제대로 교육이 될지에 대한 걱정이 다수다. 이미 온라인 강의 체제를 경험하고 있는 대학에서도 혼란은 진행형이다. 사상 처음하는 온라인 강의 체제에 대학가는 갖가지 '시행착오'에 몸살을 앓고 있다.경북대 총학생회가 최근 재학생 2천914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57.2%가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 주요 이유로는 ▷많은 과제물 ▷강의 내용 부실 ▷강의 환경 미흡 등으로 조사됐다.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변화의 바람은 분명 감지된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새로운 교수법에 눈을 뜨는 교수들이 생겨나고 있다. 단순히 동영상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시청하도록 하는 방식을 넘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쌍방향 강의를 지향하는 교수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이를 가능케 하는 대표적인 주자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이다. 동시에 최대 100명이 모니터에 나타나 서로 대화하고 채팅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화상회의용으로 개발됐으나 최근 들어 교육 현장에서 화상 강의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줌은 최근 들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 중 하나다. 대학들도 교수들에게 줌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경산의 모 대학 A(58) 교수도 줌을 사용해 특정 시간에 학생들과 화상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처음 화상 강의를 준비할 때는 강의 내내 혼자만 떠드는 것이 아닌지, 준비한 콘텐츠를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을지 등 걱정이 많았다.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라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강의를 이어가면서 '의외로 할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오히려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는 듣기만 했던 학생들이 채팅을 통해 활발하게 질문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대학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 생태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기술적 교육 바람은 진작부터 있었다. 대학생 누구나 무료로 강좌를 들을 수 있게 한다는 'K-무크' 시스템이 있었고, 대학들도 기존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성적과 진도, 출석 등을 관리해주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었다. 단지 대학 구성원 대부분으로부터 외면받아온 것이다.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온라인 강의는 새로운 교수법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교수들 중에는 오프라인 강의에 온라인 강의를 병행하거나 아예 온라인 강의를 주요 교수법으로 채택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 온라인 강의를 얼마나 잘 구현하는지에 따라 온라인 생태계에 익숙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온라인 교육 20% 법정 비율 제한을 폐지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지금의 온라인 강의 체제가 여전히 낯설고 불편하며 버겁다. 그러나 진보는 불편함 속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앞으로 이런 불편함이 대학 현장의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트리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2020-04-02 16:44:21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동네북 정책, 호구의 나라

중국 한나라 말기의 지방 제후였던 원술(袁術)에 대해 역사서 '삼국지'는 물론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도 무능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명문 집안의 장손으로 안팎의 평판 관리만 잘했어도 혼란한 시국을 평정하고 유비나 조조를 능가하는 위인이 될 수 있었겠지만, 출신 배경을 내세워 영웅의 자리만 탐낸 소인배였기 때문이다.원술은 동탁을 토벌하기 위한 연합군 전선에서 이복 형제인 원소와 불화한 것을 비롯해 조조, 손책, 여포, 유비 등 당대의 실력자들과 모두 원수가 되고 말았다. 대의보다는 사익을 좇으며 늘 탐욕과 의심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인재를 포용하며 주변과 협력하는 기회를 저버린 원술은 결국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동네북으로 전락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일본 전국시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이었던 이시다 미쓰나리는 도요토미의 대리인 행세로 여러 무장들과 대립하며 분열을 일으켰다. 도요토미 사후에는 서쪽의 영주들을 규합해 도쿠가와 세력과 맞서다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우군의 배반으로 패배하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인물이다. 이시다는 도요토미 가문의 충신이었지만 망신(亡臣)이기도 했다.오지랖 넓은 언행과 쓸데없는 전쟁 유발로 도요토미 시대의 종말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오만한 행보가 반목을 낳고 배신을 부르며 자신과 정권을 호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대외 정책을 두고 '동네북'이란 안팎의 비아냥이 많았다. 중국의 안하무인은 물론 북한의 도발과 막말에도 대꾸 한마디 못하는 모습이 그랬다.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과 일본의 경제 보복을 초래한 가운데 최우방인 미국의 냉대까지 받게 된 처지도 그렇다.코로나 사태에서 동네북 신세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의료계의 충고를 묵살한 채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가 코로나 감염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우리 국민을 세계인들의 기피 대상으로 만들었다. '코리아 포비아'를 자초한 것이다. 그래도 '어려울 때 친구' 어쩌구 오지랖을 떨다가 중국의 입국 봉쇄라는 뒤통수를 맞았다. 그것도 모자라 국내에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비와 진료비는 물론 자가격리 비용까지 대주는 최고 호구의 나라가 되었다.

2020-04-02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1일 경북 구미 찾아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극복의 답”이라 강조.

○…문재인 대통령, 1일 경북 구미 찾아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극복의 답"이라 강조. 우리 국민은 이미 알고 민간 연대·협력으로 극복 중이니 정부 공치사나 그만 하소!○…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1일 총선 연대를 약속하며 "뭉쳐야 삽니다. 바꿔야 삽니다"며 지지 호소. 호떡집 뒤집기 같은 막장 공천극에도 흥행은 이어달라(?)○…대구시, 권영진 대구시장 비방 무더기 댓글에 공작 의혹 있다며 경찰에 신고. 대구시민, 아무리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지만 코로나19 극복 잘하는 대구가 그리 밉냐.

2020-04-02 06:30:00

삼성 라이온즈 청백전.

[데스크 칼럼] 스포츠 실종시대

스포츠팬들에게 요즘처럼 힘들었던 때가 있었나 싶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인 데다 중계까지 다 사라졌다. 예년 같았다면 지금쯤 야구, 축구 등 정규 리그가 시작돼 골라 즐기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이제는 어디 한 군데 마음 둘 곳이 없다.한두 달 전만해도 이러지 않았다. 굵직굵직한 이벤트와 이야깃거리로 연초부터 팬들은 부푼 기대에 설렜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올 시즌 첫 실험대에 오른 허삼영 체제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고 지난해 축구의 참맛을 알게 해준 대구 FC에 대한 축구팬들의 기대도 남달랐다. 그뿐인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도전하는 김광현과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팬들을 설레게 했고 손흥민의 활약을 두고 팬들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4년마다 찾아오는 올림픽이 올해는 일본 도쿄에서 열려 시차 없이 제대로 볼 수 있겠다는 기쁨도 컸다.그러나 코로나19가 당연했던 것들을 '블랙홀'처럼 삼켜버렸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려 보지만 답답함만 더해진다. 스포츠 방송은 죄다 옛날 경기들뿐이다. 재탕·삼탕을 하다 보니 이제 외울 정도다. 결과를 미리 알고 보는 경기에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게 쉽지 않다. 화질까지 흐릿한 몇 십 년 전 경기를 보다 보면 시간 속에 갇힌 듯 갑갑하다.답답함에 집 밖으로 나서 보지만 편치 않다. 자치단체가 운영하던 스포츠센터는 물론 아파트·동네 헬스클럽 출입문까지 굳게 닫혔다. 마라톤, 배드민턴, 테니스, 골프 어느 하나 맘 편히 즐길 수 있는 게 없다.팬들도 이러한데 선수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갈 것이다. 정규 리그 개막이 미뤄지는 등 꼬여진 일정으로 컨디션 난조와 기다림에 지쳐 있을 것이다. 일생에 단 한 번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에 젊음을 던진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참다 못한(?) 프로구단들이 나섰다. 개막이 잠정 연기된 K리그와 프로야구가 자체 연습경기 중계로 팬들의 갈증 해소에 나섰다. 수원 삼성은 지난달 28일 자체 청백전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방영했고 K리그2 제주 유나이티드도 다음 날 경기를 생중계했다. 프로야구도 비록 팀 간 연습경기는 연기됐지만 자체 청백전을 내보내고 있다. 두산과 SK는 자체 청백전 3게임을 모두 생중계해 야구에 목마른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한화와 KIA 역시 홍백전 경기를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비록 연습경기지만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프로 스포츠가 온통 중단된 만큼 중계방송은 조회수 몇 만을 훌쩍 넘길 정도로 인기다. '스포츠를 즐기고 싶다', '팬들과 소통하면서 경기를 하고 싶다'. 동병상련 중인 팬들과 구단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 셈이다.그러나 코로나19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대구경북을 연고로 하는 대구 FC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그나마 경기가 끝난 후 하이라이트 영상 정도만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뿐이다.물론 방역 강화와 선수 보호 등의 이유로 중계에 어려움이 있다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섭섭하기 짝이 없다. 속단하기 이르지만 대구경북에서도 진정 기미가 보이고 있는 만큼 팬들을 향한 프로구단들의 배려가 무척 아쉽게 느껴진다.스포츠는 언제나 힘이 된다. 경제가 어렵고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 더 그렇다. 지금이야말로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FC가 대구경북에 힘이 될 때다.

2020-04-01 18:08:53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그들, 신줏단지인가

"집 앞을 흐르는 내(川)가 넘치자…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의 감실 등 최소한의 필수 물품만 갖고 피난에 나섰다…등에 아기를 업고 가슴에는 감실을 안은 종부는 갈수록 거세어지는 물살 속에서 신주를 놓칠까 바짝 감실을 끌어안는 순간 등에 업은 아이가 물에 휩쓸렸다…."불과 100년 전인 1920년 홍수로 경북의 어느 문중 종부가 겪은 사연이다.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여지조차 없었다. 신주는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겼기에 어린아이와 바꿔야만 했다. 종부에게 집안 신주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운명과도 같았기에 그럴 만했으리라.한때 사회에 회자되던 '신주(神主) 모시듯 한다'거나 '신줏단지'에서처럼 신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대상을 흔히 일컫는다. 조상의 영혼을 모신 신주는 선조를 숭상하는 정신이 깃든 상징물이었다. 그랬기에, 특히 조선에서는 신주는 더욱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였다.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변형된 '신주 모시기'와도 같은 행태가 없어지지 않고 도지는 듯하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대구경북에서 특정 정치 세력과 무리를 떠받드는 행태가 그렇다.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하면서 단지 특정 정파의 깃발만 나부끼면 몰표를 아끼지 않는다.그래도 뒷사람이 기리며 슬픔과 아픔을 공감하는, 한 종부의 운명적인 신주 감싼 사연과 달리 지금 대구경북의 엉뚱한 신주 모시기는 제대로 된 평가나 대접도 받지 못함에도 일방적이고 변하지 않으니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이러니 공천에서 되풀이되는 대구경북 민심 뭉개기는 자초한 셈이나 다름없다.4·15 총선에서도 무원칙·불공정 공천은 여전했다. 그래선지 지난 2004년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당과 제1야당은 대구 12곳, 경북 13곳 전 지역에 후보를 내는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벌이 꿀 따러 꽃을 찾듯, 경쟁력 갖춘 인물이 대구경북에 몰리게 제대로 한 표를 던질 절호의 기회이다.당의 깃발 색깔만 보고 몰표를 던지며, 신줏단지처럼 여긴 정파를 이제는 사라지게 할 때다. 지킬 만한 가치가 없다면, 그들을 더 이상 대구경북의 신줏단지로 둘 수는 없다. 그들을 오랜 세월 신주처럼 받든 동안, 대구경북은 과연 어땠는지 살필 때다. 나날이 고향을 등지는 젊은이와 늘어나는 한숨 그리고….

2020-04-01 06:30:00

[관풍루] 허경영 국가혁명배당금당, 여성후보 77명 추천으로 선거보조금 8억원 수령 논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확성기 유세 등 소음 공해 없는 청정 선거 구현. 명색이 IT 강국인데 후보 홍보는 인터넷으로 하고 앞으로도 이 기조로 쭉 가즈아~○…허경영 씨가 이끄는 국가혁명배당금당, 여성 후보 77명 추천했다는 이유로 사상 처음으로 선거보조금 8억원 수령해 논란. 허경영, 그는 다 계획이 있구나.○…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수도권 분들이 가장 수준 높아" 발언 눈총. 역으로 해석하면 지방 사람 수준 낮다는 뜻일진대, 지방 얕보는 말본새하고는.

2020-04-01 06:30:00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사진 왼쪽)와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일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각과 전망] 민심도 도륙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3월 중순 실시한 서울 광진을 총선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43.3%) 후보가 미래통합당 오세훈(32.3%) 후보를 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3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52.6%를 기록했다. 이 조사대로라면 이번 4·15 총선에서 서울 지역은 여당인 민주당의 압승이 확실해 보인다.하지만 내면은 좀 다르다. 서울 광진을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7%가 민주당·정의당 등 범여권 지지자였다. 반면, 통합당·국민의당 지지자는 29.2%였다. 여론조사에 범여권 지지자들이 야권 지지자들보다 2배 이상 참여한 것이다. 게다가 실제 민주당과 정의당의 지지율 합은 62.7% 근방에도 못 미친다.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은 41%였다. 하지만 거의 매주 실시되는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여론조사 응답자의 약 60%가 대선에서 문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들이다. 문 대통령과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여론조사에 훨씬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여론과 많이 다를 수 있다. 조사에 응하는 사람들의 표본에 따라 여론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조사 결과 발표가 한쪽에는 전의를 불태우는 동기로 작용하고, 다른 한쪽에는 전의를 상실하는 요인이 됨으로써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투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전투에서 승기를 잡고 적군을 몰아붙일 때 용감무쌍하지 않은 병사는 없다. 패해서 도망칠 때 기죽지 않는 병사도 없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이기고 있다고 믿는 쪽은 더욱 기세를 올리기 마련이고,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쪽은 주눅이 들어 투표 의지를 잃기 십상이다. 국민 개개인은 실제 판세를 알기 어렵고, 결국 공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의해 한쪽은 전투 의지를 불태우고, 다른 한쪽은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전쟁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창과 칼로 싸우는 고대 전투에서 전사자의 약 80%는 대군이 맞붙는 대회전(大會戰)이 아니라, 정면 격돌에서 밀려 후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대오가 무너진 군대는 흩어져 제각각 도망치고 그 과정에서 전열을 갖춘 상대에게 도륙되는 것이다.현대 선거전도 이와 비슷하다. 이미 졌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은 투표 의지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실제는 백중세이거나 이기고 있음에도 '지고 있다' '졌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투표를 포기하고, 결과적으로 선거에서 지게 된다. 대오를 갖춘 소수 유권자들(여론조사 전화에 꼬박꼬박 응답하는 자들)이 각개로 흩어진 다수 유권자들을 도륙하는 것이다. 드루킹과 그 일당들이 여론 조작에 그토록 매달린 까닭이 여기에 있다.지난해 10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조국 수호' 집회 때 주최 측과 친정부 언론들은 "100만 명, 200만 명이 모였다"고 예사로 말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분석한 자료들은 당시 집회 참가자가 적을 때는 2만여 명, 많을 때는 10만 명 안팎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여론조사나 시위에서는 흔히 소수의 목소리가 다수의 목소리로 둔갑한다.4월 15일, 만 가지 일을 제쳐두고라도 투표소로 나가야 한다. 투표하지 않는다면 진짜 민의(民意)는 제각각 흩어져 도륙될 뿐이다. 그렇게 되면 죄 지은 정치인들은 면죄부를 받고, 죄 없는 국민이 대신 벌을 받는다. 실직, 가난, 위험, 멸시, 불공정, 압제 같은 형벌 말이다.

2020-03-31 15:37:16

지난 31일 원격교육 시범 학교인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등학교에서 김근희 교사가 온라인 수업에 사용할 문학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년별 온라인 개학 일정을 이날 발표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취재현장] 온라인 수업 어디까지 왔나?

코로나19가 학교 수업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개학 일정이 수차례 미뤄지면서 온라인 수업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다. 현재 각 학교에서는 학생 가정 내 스마트 기기 소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교육청에서는 학습 결손을 막고자 과목별 온라인 강의와 학습법도 함께 안내하고 있다.교육부도 온라인 수업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지난주 온라인 수업 방식의 큰 틀을 담은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마련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같이 염두에 두겠다는 뜻이었다. 이를 위해 각 시도 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BS와 원격수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그런데 이 자리에서부터 온라인 수업은 위태로워 보였다. 이날 진행된 업무협약식 화상회의 영상부터 순조롭게 재생되지 않았다. 담임 교사와 학생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EBS 온라인 클래스'에는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접속자가 몰렸고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교육청이 안내한 초·중등 온라인 학습 사이트 'e학습터'는 지금까지 수차례 먹통이 되면서 학생들이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어도 학부모들이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다.실제로 한 달간 자녀의 온라인 학습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 차가 있긴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집중도가 낮고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어린 학생의 경우 엄마가 옆에 붙어 있어도 집중을 못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자녀가 매크로를 이용해 하루 종일 강의를 틀어놓고 딴짓을 한다는 하소연도 들려왔다. 쌍방향 수업이 어려워 과제물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부모 숙제'가 된다는 비판도 일었다.학부모들은 스마트 기기 조사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자녀 수만큼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여건이 되는지, 조손가정과 맞벌이가정에서는 학습을 지원할 보호자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학사 일정을 맞추고자 무리하게 원격 수업을 추진해선 안 되며 온라인 수업의 질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라는 요구도 나온다.학교 간 디지털 격차도 문제로 남는다. 수도권 일부 특목고에서는 애초 개학일인 3월 2일부터 자체적으로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실시했다. 매일 교사가 온라인으로 출석 체크와 아침 조례를 하고, 시간표에 따라 화상수업을 진행했다. 반면 대부분 일반고들은 이런 준비는커녕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다.교사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때다. 온라인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기존과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역할이 틀에 짜인 교육과정 속의 단순 지식 전달에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학생 개인의 성취 수준에 맞게 학습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며,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해야 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서서 이들의 토론과 의견 교환을 활발하게 이끌어 낼 역량 또한 필요하다.그간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배움 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하는 '과정중심평가', 단 한 명의 학생도 수업에서 소외되지 않는 '협력학습'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왔다.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면서 인성 등 학교생활 태도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이 같은 교실수업 개선의 성과를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때다.

2020-03-31 15:00:00

김해용 논설실장

[야고부] 파리 증후군

'파리 증후군'(Paris syndrome)이라는 병명이 있다. 부푼 꿈을 안고 찾은 '낭만의 도시' 파리의 실제 모습이 너무 더럽고 사람들이 불친절해 정신적 균형 감각이 붕괴되고 우울증에 가까운 증세를 겪는 것을 말한다. 해마다 10명 이상의 일본 여성이 이 증후군에 걸리는 바람에 프랑스 주재 일본 대사관이 24시간 핫라인을 열어두고 의료진을 대기시킨다고 하니 호사가들이 웃자고 하는 소리는 아닌 듯하다.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구미 각국의 대응을 보니 소위 '선진국'에 대한 환상이 파리 증후군 앓듯 깨질 지경이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가 실은 '코로나바이러스는 프랑스의 퇴보를 보여준다'는 칼럼을 보자. 내용은 대충 이렇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프랑스 사회의 전략적 취약함을 보여준다. 왜 우리는 한국처럼 방역하지 못하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은 오늘날 선진국이다. 반대로 프랑스는 더 이상 아니다. GDP의 환상을 걷어내면 우리는 사실 더 가난해졌다.'수천 년간 전염병과 전쟁을 치르면서 인류는 많은 지식과 대응 매뉴얼을 축적해 놓은 것 같지만 요즘 상황을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다. 최소 5천만 명의 희생자를 낸 100년 전 스페인독감의 전철은 차치하고서라도 올 들어 중국과 한국이 겪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지고 봤다.치사율이 낮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독감보다 치사율이 좀 높다는데 난리법석 떨 이유 있나?' 인류의 60~70%가 감염되면 '집단면역'이 생길 것이라는 위정자도 있었다. 말이야 맞다. 하지만 이보다 잔인한 발상도 없다. 집단면역을 믿고 세계가 바이러스 방역에 완전히 손을 놓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세계 인구의 70%인 50억 명이 감염되고 치사율이 5%라면 사망자만 2억5천만 명이다. 노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이 주로 희생될 텐데 이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다. 인류는 이런 재난을 감당할 수 있는가?GDP가 높다 한들 사람 생명 귀히 여기지 않으면 야만 사회다. 늦었지만 선진국들이 한국식 방역 모델을 앞다퉈 도입해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인류가 힘을 모아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기를 고대한다.

2020-03-31 06:30:00

[관풍루] 일본 요미우리신문, 코로나19로 ‘북·중 접경 지역 배치 북한 군인 100명 이상 사망했다’ 보도.

○…스웨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지연 등 장기전 대비해 검진과 추적, 격리하는 '한국 모델' 대신 전 국민 '집단면역' 실험 중. 국민 목숨 건 도박이 될지 해결책 될지는 두고 볼 일.○…민생당 박지원 대표,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향해 "하는 것 보니 맛이 간 분 같다" 조롱. 어차피 두사람 모두 정치판 단물 빨아온 처지라 누워서 침 뱉기.○…일본 요미우리신문, 코로나19로 '북·중 접경 지역 배치 북한 군인 100명 이상 사망했다' 보도. 눈에 안 보이는 바이러스라고 속이기는 북한이나 일본이나 거기서 거기.

2020-03-31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세풍] 총선 후 이 나라에서 벌어질 일들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목표 의석수를 147석으로 잡았다. 지역구 130석에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17석을 포함해 과반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해 원내 1당이 되겠다는 것이다. 한 주간지가 민주당 예상 의석수를 154석으로 예측한 것을 고려하면 민주당의 꿈은 불가능하지 않다. 범여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을 포함하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수도 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원내 1당 목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잘한 것이라고는 무엇 하나 찾기 어려운 데다 정권의 오만과 실정(失政) 탓에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총선을 통째 뒤흔들었고 어느새 여당으로 판세가 기울었다.코로나 사태는 처음엔 문 정권에 재앙(災殃)이 될 것으로 보였다. 메르스 수준에 그쳤다면 그리됐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 전체가 멈춰버린 미증유의 국가비상사태로 비화하면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코로나가 블랙홀(black hole)이 돼 경제 폭망·안보 불안·선거 개입 의혹 등 정권의 잘못들을 몽땅 빨아들였다.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제때 하지 않아 사태를 키우고, 마스크 대란으로 국민을 줄 세우게 만든 정권의 잘못들도 희석시켰다. 그 사이 정권은 국민과 의료진·기업의 노력과 공(功)을 낚아채 정권의 치적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추락했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50%를 훌쩍 넘었다. 역대 총선마다 위력을 떨쳤던 정권 심판론은 힘을 잃고 말았다.선거일까지 극적 반전이 없다면 민주당이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될 가능성이 많다. 주목하고 우려해야 할 것은 그 이후 이 나라에서 벌어질 일들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이기면 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고 했다. 무슨 일을 벌일지는 이미 불을 보듯 훤히 알 수 있다.첫째는 '조국(曺國) 재등장'이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인사들은 "조국은 무죄" "조국 사태는 검찰 쿠데타" "조국은 조광조, 윤석열은 윤임"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조 전 장관 본인과 그 가족이 죄가 없다고 강변할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앞머리를 쓸어넘기는 특유의 제스처를 하면서 다시 국민 앞에 나타날 것이고,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할지도 모를 일이다.둘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폭주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은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가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윤 총장뿐만 아니라 정권에 눈엣가시인 인사들이 줄줄이 공수처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다.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 등 정권을 수사하는 검찰을 표적으로 한, 공수처를 동원한 정권의 검찰 무력화·해체 시도도 노골화될 것이다.셋째는 소득주도성장·탈원전·친노조 성향의 경제 정책, 굴종에 다름 아닌 대북 정책, 한·미 동맹 균열과 같은 안보·외교 정책이 더욱 공고해질 개연성이 크다. 다음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세금 퍼주기와 특정지역 몰아주기도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선거는 과거에 대한 심판인 동시에 미래를 결정하는 정치 행위다. 민주당이 총선에 이기면 문 정권은 지금껏 그래 왔듯이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란 구호를 앞세워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더 밀어붙일 게 분명하다. 그 와중에 국민은 '기회는 불평등, 과정은 불공정, 결과는 불의'를 더 체감할 것이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숱하게 보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닥쳐왔다.

2020-03-30 20:38:58

[매일칼럼] 악재를 호재로 만드는 정부, 그러나 나라는

문재인 정부가 다시 호기를 잡았다. 경제 실정에다 조국 사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지뢰밭을 지나던 중 터진 코로나19 사태가 기회를 줬다. 원래 코로나는 악재였다. 초기 중국 봉쇄 실패로 우리나라가 제2의 코로나 발생국이 된 탓이다. 거기에 마스크 대란까지 겹쳤다.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한다고 생고생을 했다. 정부·여당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그런데 '탓'하고, 발뺌하고, 미루는 사이 악재는 호재가 됐다. 나락으로 떨어진 경제에 대한 우려는 "메르스·사스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는 말로 덮었다. 중국 봉쇄 실패로 들끓던 여론은 '대구', '신천지'를 희생양 삼아 기사회생했다. 마스크 대란은 '매점매석' 탓으로 돌렸다. 선견지명을 갖고 진단키트를 개발한 기업, 한없이 희생한 의료진, 스스로 격리하고 수백m 마스크 줄을 서면서도 인내한 성숙한 국민 의식은 "세계가 우리 방역을 평가한다"는 한마디에 정부의 공이 됐다. 여기에 쏟아지는 악재를 하나도 살리지 못하고 '정권 심판론'을 코로나에 묻어버린 야당 복이 더해졌다.운도 따른다. 마스크를 쓰는 대신 화장지나 사재기하던 미국이나 유럽이 한국보다 더한 화약고로 떠올랐다. 이들이 앞서 홍역을 치른 한국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확진자가 1만 명 가깝고 애꿎게 목숨을 잃은 이가 150명이 넘는 한국은 이렇게 방역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됐다. 경제 말아먹고 국민 편 가르는 재주도 일품이지만, 악재를 호재로 만드는 기술은 추종 불허다.정부는 이제 돈 풀기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위기 대응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말이 위기 대응이지 뜯어보면 세금으로 민심을 얻겠다는 것이다. 11조7천억원 추경 잉크도 마르기 전에 긴급재정지원 50조원이 나오고, 이것이 또 자고 나면 100조원이 된다.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줄곧 주장해 온 재난기본소득도 이번 주 가시화될 것이다.코로나보다 굶어 죽게 생겼다는 국민이 많으니 반대할 이도 없다. 돈은 흥청망청 풀릴 것이다. 그렇지만 이럴 때 일수록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돈 풀기만으로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정책 전환을 함께 해야 한다. 쓰는 이상으로 벌어들일 정책 변화가 따라야 한다. 탈원전으로 골병 든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산중공업은 신한울원전 공사 중단으로 2조5천억원을 날렸다. 1조원 긴급 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신한울 3·4호기 원전 재개를 더 갈망하는 이유다. 그런데도 탈원전은 그대로 두고 수혈만 하겠다는 것은 물이 새는 배를 고칠 생각은 않고 들어오는 물을 퍼낼 궁리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정부가 지금껏 자랑해 온 것이 국가채무 GDP 대비 40% 이하라는 재무 건전성이다. 그러나 코로나 돈 풀기에 과거 정부서 불문율처럼 지켜온 이 비율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 추경만으로도 이 비율은 41.2%까지 치솟는다. 여기에 100조원 유동성이 급증하면 국가신용도가 떨어진다. 벌어들일 방안은 내놓지 않고 쓸 궁리만 하면 당장은 약으로 보이지만 두고두고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족보에 없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코로나 이전 전 세계 호황기에도 우리나라 경제를 갉아먹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그런데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코로나 탓으로 돌리고 세금으로 연명하려 든다면 코로나 이후에도 경제를 되살리기 어렵다.악재를 호재로 만드는 기술은 정권을 구하는데 쓸 것이 아니라, 나라를 구하는데 써야 한다.

2020-03-30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심리 방역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며 일상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현상 중 하나가 낯선 외래 용어다. 전 세계적 유행병을 의미하는 '팬데믹'에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나 감금을 뜻하는 록다운(Lock down), 패닉 바잉(사재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아웃브레이크(대발생)나 클러스터(집단감염), 오버슈트(폭발적 감염)와 같은 용어도 신문방송에 자주 오르내린다.이슈에 빠르게 적응하는 젊은 층은 이런 영어 표현에 이해도가 높고 거부감도 별로 없다. 하지만 장·노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용어 이해나 활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표현 또한 마땅치 않아 이런 용어를 접할 때마다 위화감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일본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일본 정부 발표나 언론 보도에 외국어 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하자 사용을 자제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한편 국내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를 상황에 맞게 바꿔 쓰는 움직임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리 정부와 언론은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치사율(致死率)로 표기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치명률(致命率)로 바꿔 쓰고 있는데 '치사'의 불편한 어감도 그 이유이지만 질병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치명률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어서다. 반면 비말(飛沫)처럼 우리말 대체가 번거로운 용어의 사례나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물리적 거리두기' 표현을 강조하는 움직임도 있다.주목할 것은 '심리 방역'이라는 용어다. 이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등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불면증 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정신건강의학에서 쓰는 표현이다. 최근 서울 성동구청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주민을 위해 공원 운동장을 자동차극장으로 바꿨는데 일종의 '심리 방역'이다.무엇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내 그 어느 지역보다 긴장도가 높고 스트레스가 큰 곳으로 치자면 대구시가 으뜸이다. 이런 중압감으로 인해 시민들의 인내심과 경계심도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느슨해지는 추세다. 아무쪼록 이런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심리 방역에도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2020-03-30 06:30:00

[관풍루] 북한,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첫 참석 이후 29일 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 발사.

○…북한,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첫 참석 이후 29일 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 발사. 순국 장병, 핵이든 미사일이든 저희가 하늘에서라도 막을 테니 부디 매년 참석해 주소서!○…아랍에미리트 언론, 코로나19 검사 위해 차에서 내리지 않는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방식 운영 보도. 한국민, 세계가 평가하는 그 방식은 '정부'가 아닌 '민간'의 공(功).○…4월 총선에서 대구 12곳·경북 13곳에 여당·제1야당 모두 공천해 2004년 이후 첫 전 지역 대결. 16년에 강산도 한 번 반 바뀌었으니 한 색(色)의 정치 물감도 바뀌려나?

2020-03-30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문 정권의 몰염치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계획경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1991년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의 붕괴는 이를 입증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이에크는 이를 인간 지식의 한계 문제로 설명한다. 그 어떤 개인이나 집단도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완벽히 알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미국 투자분석가 나심 탈레브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의미로 '블랙 스완'이라고 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화되고 이것이 대형 투자은행의 도산과 세계적 금융 공황으로 '발전'할 줄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지식의 한계가 인간의 숙명이라면 '계획'은 무용할 수밖에 없다. 계획이 작동하려면 맞는 예측을 해야 하고 그런 예측을 하려면 인간 사회에 산재한 모든 지식을 가져야 하는데 이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계획경제는 이런 사실의 부인이다. 하이에크는 이를 '지식의 오만'이라고 했다.그러면 진정한 지식의 습득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경제 활동 참여자들이 경쟁하면서 가격이나 시장 상황에 대한 지식을 교정하거나 강화하는 '발견적 절차' 또는 '자생적 질서'에 의해 이뤄지며, 이는 '시장'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하이에크의 주장이다. 바꿔 말하면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정부는 시장과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 전체보다 절대로 똑똑할 수 없다는 것이다.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민간의 우한 코로나 대응 '혁신'은 하이에크가 틀리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꼬박 하루 걸리던 검사를 6시간으로 단축시킨 진단 키트의 개발과 대량생산, 접촉 없이 진단하는 드라이브 스루, 동선 공개 등은 모두 민간에서 나왔다.외신은 이런 노력에 찬사를 보내지만,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 일색이다. 한 예로 미국 타임지는 지난 13일 한국이 확산세를 늦추긴 했지만, 초기 대응 실패와 감염 폭발로 정치적 반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한국식 방역이 세계 표준" 운운하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린다. 민간의 공을 정권의 공으로 '슬쩍'하는 몰염치다.

2020-03-27 20:37:48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黨의 나라, 房의 사회

우리나라 정당 이름의 내력은 점입가경이다. 시장 골목의 간판보다 재미있다. '자유' '민주' '공화' '통일' '국민' '평화' '민중'이란 용어는 이제 고전이 되었고, '나라' '누리' '우리' '미래'라는 명칭에다 '신' '새' '열린' '더불어' '대안' '비례' 등 온갖 수식어까지 난무한다. 속된 말로 장사를 제대로 못하니 애꿎은 간판만 자꾸 바꿔 다는 것이다. 4월 총선을 앞둔 요즈음은 더 가관이다.한마디로 자고 나면 창당이요 너도나도 정당이다.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 수가 50개에 이르고, 창당준비위원회도 30개가 넘는다. '가자환경당' '국가혁명배당금당' '기본소득당' '사이버모바일국민정책당' '자유의새벽당' '결혼미래당' '조국수호당' '억울한당'…. 범여권이 우격다짐으로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해괴한 선거법이 낳은 귀결이다. 오죽하면 민주당원들마저 일부 정당들을 일러 '듣보잡 정당' '비례잡탕당'이라 흥분했겠는가.당(黨)이 이 모양이니 방(房)도 덩달았다. 긴 세월 온돌방 문화를 보듬고 살아온 우리 민족에게 '방'이란 사회적인 교유의 장이면서도 무언가 내밀한 뉘앙스를 지닌다.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그렇다. 고려시대 무신정권 시절 득세한 '중방' '도방' '정방' 등은 독재 권력의 음험한 심장부였다. 우리 현대 사회의 음양을 가장 적나라하게 대변해온 가요방과 모텔방도 그랬다. 정당이 병들수록 방들도 어두워진다.최근에 가장 악명을 떨친 방은 '박사방'이다. 유명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일명 '박사' 조주빈이 운영했던 방이다. 그는 대학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며 성폭력 예방 대책에 대한 기사를 썼다. 졸업 후에는 봉사활동까지 하며 선량한 청년 행세를 했다. 그 뻔뻔하고 가증스러운 행각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여기서 유사한 기시감(데자뷰)을 느끼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정권의 실세와 무리 중에서도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당이 일그러지면 국가가 혼란의 늪에 빠지고 사회 저변에 음습한 방들이 횡행하기 마련이다.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정치가이자 충절시인이었던 굴원(屈原)에게 한 어부가 건넨 충고처럼 '창랑에 물이 흐리니 발이나 씻으며'(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살아야 하는 세월인가.

2020-03-27 06:30:00

[관풍루] 일본 ‘비상사태’ ‘도쿄 봉쇄’ 발언 나오자마자 상점마다 사재기 인파로 난리통.

○…황교안 통합당 대표, 공천 탈락 무소속 출마자들에게 '분열과 패배의 씨앗 자초하면 책임 엄중히 묻겠다'고 엄포. 무소속 당선자 복당 아쉬운 처지 돼도 그럴 지는 두고 볼 일.○…심상정 정의당 대표, 민주당과 통합당 위성정당 겨냥해 "이번 총선은 난장판, 그 장본인은 통합당"이라고 공격. 선거법 개정 야합한 그대가 난장판 깔아준 원조 장본인.○…일본 '비상사태' '도쿄 봉쇄' 발언 나오자마자 상점마다 사재기 인파로 난리통. 올림픽 연기되니 몸이 근질근질해 한 번 뛰어본 건지, 그리 자랑하던 시민의식 탄로난 건지?

2020-03-27 06:30:00

대구시의 코로나19 긴급생계자금 총선 이후 지급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구 의원들이 선지급. 후검증 절차로 긴급생계자금을 3월말부터 즉시지급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청라언덕] 위기,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 찾자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돈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퉈 저마다의 금액, 기준, 지급 방식을 통한 '재난소득', '긴급생계자금' 명목의 현금 지원을 시작하면서 국민들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여기에다 더 뜨거운 화두는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는 해묵은 논쟁이다. 전주시를 시작으로 서울·대구·경북도 등은 취약계층에 '선별적'으로 지원을 밝힌 반면, 경기도와 울산 울주군 등은 전체 도·군민에게 10만원씩 보편적 지급을 선언했다.사실 둘 다 장단점은 있다.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형평성이 높고 선별에 드는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신 막대한 예산이 든다. 반대로 선별적 서비스는 적은 비용으로 꼭 필요한 사람을 지원할 수 있어 효율성은 높으나, 선별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행정비용이 상당하다.너도나도 지갑을 닫는 돈맥경색 국면에서 국가가 풀어내는 자금은 소비를 진작해 경제를 다시 돌아가게 마중물 역할을 한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이 '현금 지원'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다. 선불카드나 상품권 등의 형태로 사용 기한을 한정하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지금은 어쨌든 어떤 형태로든 현금성 지원은 필요한 상황이라는 말이다.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속도'다. 재난 상황에서의 긴급 구호는 신속성이 생명이다. 때 늦은 지원은 아무 소용이 없다.하지만 당장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와 중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64만 가구에 4천96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대구시는 이의 집행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공무원의 업무 과부하를 들어 총선 이후로 지급을 연기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았고, 은행권까지 접수와 배분 업무에 도움을 청해 놓은 상황이다. 공무원들은 방역에, 은행원들은 대출 서류에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상황이니 긴급생계비 선별과 배분에는 당연히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지급 기준으로 삼은 건강보험료 납부도 벌써 논란이 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매출의 90% 이상이 날아간 이들이 상당수인데 과거의 잣대로 재난 피해를 판단한다는 건 뭔가 어긋나 보인다.현재 대구시가 내놓는 4천960억원을 대구 인구 243만6천588명으로 나눠도 1인당 20만원씩이다. 4인 가족은 80만원을 받을 수 있다.대구시는 이번 긴급생계지원 수혜 대상이 64만 가구라고 했지만 대구의 모든 가구수는 103만이다. 여기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기존 복지수급자를 제외한 나머지 지급 대상을 선별해내기 위해 막대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그렇다면 이제 선별이냐 보편이냐, 포퓰리즘이냐 예산 거덜내기냐는 해묵은 논쟁은 그만두고 정말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면 어떨까.바로 최근 일부에서 제안하고 있는 '선 보편 후 선별 회수' 방식이라는 절충안이다. 일단 시급한 상황인 만큼 정책의 속도감을 위해 전체를 대상으로 지급한 뒤, 고소득층에는 세금 등의 방식으로 다시 거둬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각지대 없이, 예산은 절약하면서 빠르게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캐나다는 기초연금에서 이미 사용 중이다.이제와서 이미 시작돼버린 지자체들의 정책을 뒤엎을 순 없겠지만, 3차 비상경제회의를 앞두고 전 국민적 기대감과 우후죽순 터져나오는 지자체들의 정책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상황인 정부는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방안 아닐까. 지금은 정치적 색깔 논쟁보다 위기를 넘기는 게 먼저다.

2020-03-26 15:09:35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북인 흔든 세 남인

4월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이 들썩였고 여진이 계속이다. 바로 이웃 동네 경남 출신의 김형오(고성), 공병호(통영), 홍준표(창녕)라는 세 남인(南人)의 여파다. 김형오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공병호는 통합당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홍준표는 대구 수성을 출마 후보자로서 그랬다.김과 공, 두 위원장은 총선 출마 후보를 결정 짓는 책임자로서 대구경북 민심을 무시한 논란 등으로 결국 중도 하차하고 말았다. 이들은 출마자 불만은 물론, 지역 민심을 분노케 한 책임도 한몫해 불명예 퇴진했다. 또 대구경북을 득표 거수기쯤 여긴 오만함으로 유권자에 심한 자괴감을 준 점은 오십보백보이다.정치인 홍준표는 김 위원장에 의해 고향인 경남에서 출마가 막히자 방향을 틀어 자신이 졸업한 중(영남중)·고교(영남고)를 배경으로 대구 진출을 선언했다. 그것도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선거전에 돌입,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나 대구 유권자 심기를 흔들고 있다. 특히 두 위원장과 달리 그의 이야기는 진행형이다.이번처럼 특정의 이웃 경남 사람으로 대구경북이 요동을 친 적은 드물다. 경상도가 조선의 8도(道)로서 가장 큰 고을이 된 이래, 때로 경상 좌도(左道)와 우도(右道)로, 또는 남도(南道)와 북도(北道)로, 이제 경상남북도에 대구, 울산, 부산으로 나뉜 채 제 울타리에서 각자 영역을 경계로 삶을 꾸렸으니 말이다.물론 담장을 넘어 하나로 뭉친 적은 여러 차례였다. 임란 같은 국난과 조선 말기 암흑기 시절, 일본에 맞서 의병·독립 전쟁을 벌일 때 의열단 등 경상도 남북은 밀착 상대였고 지기(知己)였다. 임시정부도 경상도 대표를 뽑았고, 굳이 남과 북을 나눌 필요조차 없었다. 두 지역은 서로 통하는 연고였다. 그 삶의 출발 뿌리가 하나였던 결과였다.이런 좋은 인연의 땅이지만 위천공단, 영남권 신공항 건설 등으로 시·도 지자체 사이에 어긋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선거를 두고 이번 두 인물(위원장)처럼 이웃 동네에 자괴감과 수모를 주는 일은 없었다. 변하는 세상이라지만 이번 세 남인으로 겪는 대구경북의 경험은 왠지 착잡하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대구와의 친연성(親緣性)을 외치는 홍 후보를 내치지 않는 대구 사람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2020-03-26 06:30:00

[관풍루]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2020 도쿄 올림픽 1년 연기.

○…손석희 JTBC 사장, 미성년자 성착취 동영상 만들어 판 '박사방' 'n번방' 조주빈으로부터 가족 살해 협박받고 금품 뜯긴 사실 드러나. 자다가 폭탄 맞은 기분이 꼭 이럴 듯.○…황교안 따라 '조국 사퇴' 삭발 동참한 TK 인사들 통합당 공천 줄줄이 탈락. 이미지 정치 쇼로 정치 생명 연장의 꿈 이루려는 기대, 일장춘몽이오.○…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올림픽 개최에 발목 잡혀 방역 뭉그적거린 일본 내각, 이제라도 현실 직시하고 자국민 건강 챙기기를.

2020-03-26 06:30:00

[데스크칼럼] 코로나20은 없어야 한다

"야야, 나는 개않타. 가래도 없고 기침도 안 한다. 걱정 마래이."선술집 낮은 칸막이 너머로 웬 할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나처럼 홀로 술잔을 기울이던 손님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잠시 귀동냥하니 할머니는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듯했다.이런저런 '잔소리'가 이어지자 중년 사내는 "가짜 뉴스 믿지 마이소"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화는 더 이어졌고, 어느새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어무이요, 아무래도 가게 문은 닫아야 할 것 같심다. 나중에 자세히 말씀 드릴께예. 우째끼나 식사는 꼭 챙겨 드이소."집으로 가는 버스 막차에도 코로나19가 남긴 상흔은 깊게 파여 있었다. 교통신호를 기다리던 운전기사는 맞은편 차로의 동료 기사에게 "아이고, 여태 죽지 않고 살아있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 동료 역시 천연덕스럽게 "우린 손님이 없어 청정구역 아이가"라고 되받았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생물과 무생물 중간 단계에 불과한 바이러스의 하극상으로 우리 삶은 모든 게 달라졌다. '권커니 자커니' 잔 돌려가며 술 마시던 풍경은 그야말로 옛 추억이다. 악수는커녕 2m 안에 타인이 다가서기만 해도 본능적으로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마스크란 단어에서 더는 짐 캐리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떠올릴 수 없다.'봉쇄'라는 가슴 후벼 파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던 대구경북에선 다행히 바이러스의 사악한 힘이 약해졌다. 25일 0시 기준으로 대구경북 일일 신규 확진자는 19명에 그쳤다. 하루 800명 가까이 감염 판정이 쏟아졌던 때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이제서야 털어놓자면 그간 전국 각지, 심지어 해외에 나가 있는 지인들의 안부전화가 달갑지만은 않았다. 진심 어린 위로도 있었으나 '강 건너 불구경' 심보가 은연 중 느껴져서다. 서울에 사는 아들이 갑자기 심장 수술을 받는데도 대구에 산다는 죄로 면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는 어느 엄마의 절규를 떠올려보라.대한민국이 이 정도 수준에서 전대미문의 역병에 맞설 수 있는 근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의료진의 헌신과 대구경북민의 희생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외국 언론까지 나서서 대구경북을 사회적 거리두기의 모범으로 꼽은 데에는 핏속 기질이 작용했을 게다. 아들에게까지 걱정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그 할머니처럼 말이다.공포심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세계 곳곳이 고립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당국의 강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이달 '13일의 금요일'부터 생필품 사재기가 극성을 부린다는 '천조국' 미국 지인의 전언처럼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평온한 일상이 언제쯤 다시 찾아올지는 미지수다.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명칭 결정 또한 코로나20, 코로나21을 암시하는 듯해 찝찝하기만 하다. 어쩌면 우리는 대공황이란 거대한 태풍이 곧 불어닥칠 망망대해에 나침반조차 없이 표류하는 쪽배일지도 모른다.그 험난한 항해를 이겨낼 수단은 오로지 신뢰와 끈끈한 유대감이다. 스스로 자숙하며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있는 대구경북이 이번에 얻은 중요한 경험이다. 이 고통을 잊지 말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제2차 세계대전 뒤 옛 소련은 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독일군의 봉쇄를 이겨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영웅 도시'(город-герой)란 칭호를 부여했다. 900일 동안 도시 인구 3분의 1이 희생될 만큼 처절한 시간을 겪은 데 대한 경의의 표시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더 이상의 영웅 도시가 나와선 안 된다.

2020-03-26 06:30:00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총선 분위기 심상찮은 대구경북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꼭 3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대구경북 선거 완승으로 축배를 들려던 미래통합당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실물경기 침체, 중소기업 및 자영업 몰락에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이 겹치면서 절대 유리하게 이어져 온 선거 국면을 통합당이 대구경북 공천을 잘못하는 바람에 혼전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현재 대구에선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한 곽대훈(달서갑)·정태옥(북갑) 의원이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이 두 사람은 지역구 관리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와 동정 여론이 만만찮다.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경남도지사를 지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데 통합당의 이인선 후보가 힘겨운 승부를 하고 있다.이보다 더 통합당을 당혹하게 하는 건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주성영 전 국회의원의 무소속 출마. 그렇지 않아도 같은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현역인 김부겸·홍의락 의원을 상대하기 쉽지 않은 터에 보수표를 갈라야 할 처지다. 오랜 기간 준비를 거치고 경륜도 있는 이들에게 경선 기회라도 줘야 했지 않았느냐는 여론이 적지 않다.경북도 상황은 마찬가지. 김현기 전 경북부지사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경선 기회마저 박탈당했다면서 고령성주칠곡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도 포항남울릉 무소속 출마를 24일 선언하려다가 잠정 연기는 했으나 여의치 않으면 튀어나갈 태세다. 안동은 통합당 공천 철회를 둘러싸고 유림들까지 들고 일어난 실정. 이런 판에 무소속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안동도 통합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누군가 교통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지만 정치력 떨어지는 황교안 대표가 나설 리 만무한 상태에서 득표력을 지닌 무소속 출마자들을 다독거릴 정치력 있는 인사가 현재로선 없다. 지역 여론과 동떨어진 공천으로 일관하다 보니 대구경북선거를 책임질 선거 사령관이 없어서 초재선급으로 공동선대위원장을 꾸리려는 중이다.여기다 보수대통합을 통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지역 유권자 주문과는 달리 '우리공화당'으로 대표되는 태극기부대와의 선거연대조차 거부한 협량(狹量)이 선거판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보수적인 대구경북 표심은 우리공화당이 아닌 미래통합당으로 모일 것'이라는 무지의 결과다. 달서병의 조원진 대표 지역 등 일부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에서 연대를 꾀한다면 보수 결집으로 훨씬 많은 의석 확보가 가능할 텐데도 말이다. 그게 보수의 염원인 현 정권 심판이 된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만 같다.아무나 갖다 꽂아도 최소한 대구경북 표심은 미래통합당으로 향한다는 오만이 불러온 현상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권자들은 당보다는 인물 위주의 투표를 하자는 쪽으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여야와 무소속을 떠나서 '무늬만 TK'인 사람보다 지역 민심을 떠받들고 현안 해결에 앞장설 능력 있는 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이는 '다시는 민심을 이반한 공천을 못하게 본때를 보이자'는 결의와도 궤를 같이한다. 통합당의 공천 잘못이 이런 민심으로 연결되는 것이다.무소속으로 당선된 사람도 결국은 통합당에 들어올 것이니 큰 손해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면 이보다 큰 오판이 없다.총선에서 지고 난 이후의 이합집산은 지지층의 염원과는 거리가 멀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려 했던 유권자들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2020-03-25 06:30:00

[관풍루] 포장지만 만들어 키친타월 넣고는 ‘KF94 마스크’로 속여 10만장가량 판매해온 사기꾼 일당 체포.

○…중앙사고수습본부 24일 브리핑에서 전체 인구 60% 이상 감염시켜 면역 갖는 '집단면역' 이론 도입 주장에 대해 "이론적 개념" 일축.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라는 말.○…포장지만 만들어 키친타월 넣고는 'KF94 마스크'로 속여 10만 장가량 판매해온 사기꾼 일당 체포. 교도소에서 오래오래 '진짜 마스크' 만들기 노역시키면 합당할 듯.○…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에 24일 코스피 8.60% 오르며 1,600선 회복, 코스닥도 8.26% 상승. 추락과 상승 되풀이하는 '롤러코스터 주식' 탓에 울렁증 생길라.

2020-03-25 06:30:00

김윤기 경제부 기자

[취재현장] 코로나19 경제대책, 대구경북에 집중돼야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가 '10년 주기 경제위기설'까지 다시 불러왔다. 1997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약 10년 만에 경제위기가 다시 찾아왔다는 것이다.신호탄은 지난 설 연휴 직후 중국의 춘절 연휴가 일주일 이상 연장되는 등 '세계의 공장'에서 생산이 멈춰 선 일이다. 설 연휴가 끝나고는 국내에서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다. 최근 국내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자 이제는 유럽, 북미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결국 이번 주 들어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인도 공장이 멈춰 섰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도 지난 23일 기준 확진자가 4만 명을 돌파하며 비상이다.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이 모두 흔들린다. 국가가 돈을 쥐여 줘도 사람들이 소비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소비심리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지역 경제계는 "지난해 한일 갈등,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느꼈던 위기감이 지극히 사소해 보일 지경"이란 반응마저 보이고 있다.더 걱정스러운 대목은 대구경북 지역 기업이 처한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에선 24일 오전 기준 각각 6천442명, 1천25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국내 전체 확진자의 82.7%에 달한다.한 지역 경제 전문가는 "대구경북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주력산업이 시대 변화를 못 따라가면서 생긴 구조적 위기를 안고 있었던 점이 문제다. 경제 기초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역대급 위기'까지 겹쳤으니 극복할 여력이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진단을 내놨다. 비유하자면 이미 기저질환으로 기력이 떨어진 고령층이 또 다른 병을 얻은 상황이다.지역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이달 중순 지역 기업 336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한 현재 체감경기'에 대해 68.5%가 더 나쁘다고 답했다. 더 낫다는 응답은 4.5%에 그쳤으니 그 위기감을 짐작할 수 있다.응답 기업의 35.4%가 올해 기존 계획했던 채용을 축소하거나 39%는 채용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근래 전국 평균보다 나쁜 성적표가 익숙했던 지역 고용지표도 악화될 것이 염려된다.그런 점에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100조원 규모의 기업 구호 긴급 자금을 투입해 '코로나 도산'을 막겠다는 반응은 반갑다. 다만 고령자, 기저질환자에 대해 우선적으로 입원 치료를 실시했듯이 경제 대책에 있어서도 취약 지역에 대한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대구경북에 코로나19가 확산한 직후부터 대통령, 국무총리, 경제부총리가 차례로 다녀갔음에도 현장에서의 지원 체감은 미미하다는 반응이 계속 나온다.정부는 대구경북 소상공인들과 기업인들의 절박한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이미 특별재난지역 소재 기업의 세제혜택 확대, 원활한 기업자금 지원, 기업용 마스크 특별 배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지역 기업인들은 구체적으로 특별재난 중소기업에 한정된 소득·법인세 감면을 중견기업에까지 확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매출 감소에도 고용을 유지하는 특별재난지역 소재 기업에 대해서도 고용 증대 세액공제 금액과 기간 확대, 사후 관리 완화 등 보다 과감하고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대구경북 경제에는 정부의 신속하고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 경제 고사를 막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2020-03-24 15:30:02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깜짝 놀랐제”

김영삼(YS) 대통령이 취임 후 보름도 안 돼 하나회 출신 군부 실세인 육군참모총장·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하나회 숙청의 신호탄이었다. 다음 날 청와대 수석회의를 주재한 YS는 "깜짝 놀랐제"라며 득의양양했다. 이 말이 씨가 됐는지 몰라도 YS 임기 내내 국민이 깜짝 놀랄 일들이 꼬리를 물고 터졌다. 육·해·공에서 또 지하에서 계속 사고가 나 '사고공화국'이란 말까지 생겼다.YS와 부산·경남 동향인 문재인 대통령도 집권 후 국민에게 깜짝 놀랄 일들을 많이 안겨줬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남북 정상 이벤트는 국민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애초 목표한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북한의 대남 위협은 수위가 치솟은 것이 국민에겐 더 놀라운 일이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 한·미 동맹 균열 등 대외적으로도 놀랄 일들이 많았다. 조국 사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과 이를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정권의 겁박도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탈원전,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폐해들도 빼놓을 수 없다.국민을 더 놀라게 한 것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행태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뻔뻔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전전 정권과 야당, 심지어 국민에게 책임을 돌리고 얼토당토않은 자화자찬에 엉뚱한 트집을 잡아 되치기를 하는 등 온갖 술수를 부리고 있다. '질투는 나의 힘'에 빗댄다면 '뻔뻔함은 정권의 힘'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코로나 사태와 그에 따른 경제난, 총선 등과 관련한 정권의 언행에 국민은 계속 경악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전염병 그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툭하면 자랑을 늘어놓는 데 국민은 더 놀라고 있다. 유례없는 주가 폭락도 공포스럽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든 제1야당에 험한 말을 퍼부은 더불어민주당이 똑같은 짓을 자행한 데 대해 국민은 경악했다. 범죄 혐의자들에게 공천을 주고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운 것 또한 놀랄 일이다.YS는 임기 말 IMF 외환위기로 국민에게 놀라움을 넘어 고통을 안겨줬다.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 처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놀랄 일을 제발 그만했으면 하는 심정이다. 영화 '친구'에 나온 장동건의 대사처럼. "고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2020-03-24 06:30:00

[관풍루] 정부, 외국인 코로나19 검사 비용 부담은 ‘우리 국민 보호하려는 것’이란 취지로 설명.

○…대구 출신 부산 소방대원, 신혼에 출생 70일 아들 곁 떠나 코로나19 지원 대구 파견 활동 자원 뒤 복귀. 대구시민, 그대 같은 고향 '까마귀' 많아 우린 꼭 이길 수 있어요!○…정부, 외국인 코로나19 검사 비용 부담은 '우리 국민 보호하려는 것'이란 취지로 설명. 국민, 총리 훈수처럼 벌어 놓은 돈도 없어 검사를 받지 못하니 이참에 국적을 바꿔?○…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위한 종교시설 운영 중단 요청에도 일부 교회 일요 예배 강행. 하늘,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 아니라 코로나에 달렸음을 아직 모르니 어쩌리.

2020-03-24 06:30:00

제21대 국회의원선거
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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