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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문정권의 북한핵 폐기 방해

대화 불가능한 폐쇄 독재국가에경제적 지원 제공하려 계속 시도국제사회 대북제재 그물망 약화핵무기 폐기 이행에 역효과 초래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대화(외교적 협상), 제재, 군사력 사용 등이다. 이 세 가지 방법들은 갈등 당사국들의 정치체제와 갈등 사안에 따라 통하기도 하고 통하지 않기도 한다.대화는 개방적 민주국가들 사이에서는 거의 모든 갈등 사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갈등 관계에 있는 어느 일방만이라도 폐쇄적 독재국가이면 갈등 사안을 해결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갈등의 사안이 폐쇄적 독재국가의 핵무기 개발 저지 같은 비밀성과 휘발성이 높은 군사적 문제이면 대화는 그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전혀 될 수 없다.대화가 폐쇄적 독재국가의 핵무기 개발 저지와 같은 군사적 문제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의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러한 국가와는 진실한 정보를 토대로 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대화에 의해서 갈등을 해결하려면, 주고받는 말들이 진실해야 하고, 대화 쌍방이 상대방의 말이 진실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약속(합의)한 사항이 반드시 이행되어야 하고, 상호 간에 상대방의 약속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폐쇄적 독재국가는 자기 영토 내에서 진행된 일을 비밀에 부치고 협상에서 거짓말을 다반사로 한다. 대화 상대방은 독재국가의 발언들이 진실인지 아닌지나 독재국가가 약속한 사항을 이행했는지를 효율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20년이 넘는 국제적 대화는 손톱만큼의 효과도 보지 못한 채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방조한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과 유엔은 그런 점을 반성하여 2016년부터는 북핵 폐기를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제재와 무력사용 위협을 적극 동원하고 있다.국제정치에 있어서 제재의 방법은 격투기에서 사용하는 목조르기와 본질이 같다. 제재의 방법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상대방이 숨을 쉴 수 없도록 있는 힘을 다해서 '인정사정 보지 않고' 목을 조르는 것과 같은 태도와 강도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상대방이 질식사할까 우려하여 목을 조르는 팔에 힘을 약간이라도 빼게 되면 목조르기는 실패한다.이러한 사리에 비추어볼 때 문재인 정권의 평화지상주의 대북정책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한 것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한반도에서의 전쟁 반대를 천명하여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해 북한에 군사력 사용을 위협하는 방법의 약효를 크게 약화시켰고, 북한 독재정권과 화친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나아가서는 북한에 대한 제재의 그물을 피하여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려고 시도해왔다.그 연장선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장막 속에서 비약적으로 진전되었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주장이며,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북한 목조르기를 방해하는 행위이다.문 정권이 취해온 대북정책 노선이 그들의 선전처럼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하면서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유도하려는 선의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선의는 북한이 대한민국에 대한 적대성을 버리지 않은 폐쇄적 독재국가라는 사실을 외면한 순진한 선의이고,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유일한 비군사적 대안인 북한 제재를 실패하도록 만듦으로써 불가피하게 미국의 군사력 사용을 초래할 사고력이 부족한 선의이다.

2018-09-05 11:41:50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맛없는 정치

'대표'비례성 보장하는 선거법 개정'文대통령 지지 밝히고 협치 큰 걸음한국당도 동의, 민주당 결단만 남아국민에 다양한 맛 선택권 보장해야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협치내각'을 강조하더니 이번 달에는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제안했다. 사실상 야당 의원 빼가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협치내각으로부터 직접 야당과 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치의 방법을 바꾼 것이다. 여당 의원들이야 장관을 준다면 덥석 받겠지만 야당 의원들은 다음 선거를 의식할 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관직으로 협치를 도모할 수는 없다. 여러 정당이 행정 책임을 공유하는 '연정'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정책 노선을 조율하고 업무 분장에 합의하는 등 사전에 정치적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가 많다. 이 과정을 진지하게 풀어내지 않으면 정치 야합으로 전락한다. 이 때문에 우리 정치 역사에서 연정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어렵게 성사되어 힘들게 유지되었던 'DJP연합'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권력 분산이 시대적 요구로 등장했지만 우리 정치에서 권력을 공유한다는 것은 매우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에서 대통령과 야당의 협력은 불가피하다. 우리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있는 상태에서도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이고 국회의장의 중재도 여야 대립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 번번이 입증된다. 결국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직접 여야 정당의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치적 협의를 진행하는 것뿐이다. 특히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5당 원내대표들에게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을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협치를 위한 과감한 행보를 내보였다. 힘센 정당에 의석수를 몰아주는 현행 선거법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비판받아 왔는데, 불공정한 혜택을 받는 거대 정당의 저항 때문에 시정되지 못했다. 특히 지역구 중심의 선거법에 따라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사업에 매몰되면서 정당의 정책 역량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다양성을 상실한 채 여야로 나뉘어 소모적 정쟁으로 치닫는 한국 정치는 정치의 본령에서 벗어난 기형이다. 정치의 목적은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갖는 사람들이 조화롭게 사는 데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동서양이 일치하는데, 다만 조화를 이해하는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따름이다. 서양에서는 조화(harmony)를 일차적으로 음악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반면 동양에서는 음식의 맛으로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동양 최초의 재상은 요리사 출신의 이윤(伊尹)이었다. 고대 중국의 은왕조를 세운 탕왕은 재상 이윤의 협력을 받아 하왕조를 멸망시키고 대륙을 통일했다. 당시 무력으로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탕왕이었지만 뭇 제후들에게 봉기의 정당성을 설득해낸 것은 이윤이었다. 그는 적당히 조화로운 맛있는 음식의 예를 들어 탕왕에게 왕도정치 사상을 설명했고 이를 토대로 제후들과 협력했다. 그 후 동양에서는 종종 좋은 정치가 맛있는 음식으로 설명되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쉽게 한 가지 맛으로 쏠렸기 때문에 공자는 '선능지미'(鮮能知味), 즉 맛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대표성과 비례성을 보장하는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 마침내 자유한국당도 동의했다. 이제 남은 것은 더불어민주당뿐이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다수의 요구를 저버리는 것은 수구적 정치 행태일 따름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자성과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제 우리도 짠맛 일변도의 정치, 매운맛 일변도의 정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맛이 어우러지는 정치를 보고 싶다. 국민들에게는 정당 선택권을 보장하고 정책 전문가가 국회의원으로 선출될 수 있는 선거법을 기대하는 바이다.

2018-08-29 11:15:59

김구철 전 아리랑T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 새평] 김병준 위원장의 '인적 청산 유예론'에 부쳐

운전사 사고 내면 책임져야 하는데"차 수리 먼저"라며 은근슬쩍 연기한국당 압박에 인적 청산 미뤘다면결국 '무늬만 혁신'일 수밖에 없어 올림픽대로에서 대형 버스 추락 사고가 발생해 자동차가 크게 부서지고 승객 수십 명이 사망하고 일부는 크게 다쳤다. 물에서 다 부서진 차체를 건져내고 보니 운전사만 멀쩡하다. 조사 결과 버스는 정비 불량이었고, 운전사는 술을 잔뜩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한다. 버스가 온전히 운행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사 당국은 정비사에게도 운전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한다. 말이 되는 일인가? 그러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재의 자유한국당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 청산을 뒤로 미룰 뜻을 밝혔다. "고장 난 차 수리가 급하지 운전사 자르는 게 급하냐"는 논리로 은근슬쩍 인적 청산을 뒤로 미루겠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한목소리로 대답한다. "(나만 빼고) 자유한국당은 전원이 청산 대상입니다." 그들의 말을 종합하면,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은 전원 청산 대상이다. 김병준의 말대로 한국당의 인적 청산이 뒤로 미뤄도 좋을, 급하지 않은 과제라면, 왜 한국당이 비대위 체제로 들어갔던가? 나는 김병준이 비대위원장으로 초치된 순간 실패를 예감했다. 공인이 자리를 옮겨 앉을 때는 명분이 필요하다. 일개('한 마리 개'가 아니라, '一個'.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초재선 의원이나 원외위원장이면 성명 같은 거 없이 슬쩍 옮겨 앉아도 된다. 그러나 김병준이 누군가? 김병준은 참여정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멘토 격인 인물이다. 참여정부의 이념과 노선, 정책은 모두 그가 다듬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직 대권 주자로 부각되기도 전에 인연을 맺어 지방자치연구소를 공동 운영했다. 2002년 민주당 당내 경선과 정몽준 후보와의 통합 경선 그리고 대통령 선거의 정책 부문을 총괄했고, 집권 후 대통령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그쯤 되는 인물이 진영을 바꿀 때에는 "왜 나는 옮겼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김병준은 그냥 옮겨 앉았다. 국무총리 덥석 받고, 비대위원장 덥석 받았다. 그러니 김병준이 가치와 이념이니 황희 리더십이니 해도 공허하게만 들린다. 결국 김병준은 자리만 나면 앉고 보는 한낱 폴리페서였던가? 보수는 자유민주주의를 이념적 가치로, 예의와 염치를 행동양식으로 한다.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해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유도, 예의와 염치에서 벗어난 막말 때문이다. 막상 옮기고 나서는 '노무현 정신'이라니. 가져다 붙이면 정치적 명분인가? 참여정부 당시에도 김병준의 약점으로, '주문생산'을 지적하는 지식인이 있었다. 철학이나 이념 체계 없이 정권 입맛에 맞는 정책을 생산하기에,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 김병준 역시 그런 부류의 '관변 학자'에 불과한가? 한국당 당직자나 다선 의원들은 김병준에게 주문했을 것이다. '인적 청산은 안 돼!' 그들은 지난해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실패를 들어 압박했을 것이다. "오래 해먹으려면 인적 청산 손 떼!" '무늬만 혁신'일 수밖에 없다. 어떤 정권이든 정부든 공과(功過)가 있다. 참여정부는 권위주의를 척결하고, 세대 교체를 이룬 공이 있다. 대신 NATO, No Action, Talk Only, '행동은 없고 말만 많다'는 비판을 받았다. 요즘 한국당이 토론회나 세미나를 자주 한다. 김병준이 들고 온 게 NATO라면 한국당 비대위는 또 실패할 것이다. 부서지고 물에 빠졌던 버스는 얼른 폐차하고 고장을 방치한 정비사와 상습 음주운전으로 큰 사고를 낸 운전사는 빨리 자르는 게 옳다.

2018-08-22 16:50:50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설탕 그리고 단맛의 함정

이 세상에 완전한 공짜 존재 않아달콤한 얼굴 안쪽에 독소도 잠복정치인 건네는 단맛에 현혹되면올곧은 판별력·창의력 훼손 우려1945년 미군이 남한에 군정 실시를 선포하고 난 뒤의 일이다. 그때 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던 아이들은 난생처음 키꼴이 껑충하고 코가 유난히 큰 서양 사람들과 조우하게 된다. 필자의 나이 6살이 되었을 때 일이다. 어느 날 작은 군용 트럭 한 대가 느닷없이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와 마을 면사무소 정문 앞에 멈추었다. 희거나 검은 얼굴의 미군들이 덮개 없는 트럭에 타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들을 구경하기 위해 웅기중기 모여들었다. 미군들은 모여든 우리들에게 느닷없이 껌을 던져 주기 시작했다. 6살의 산골 아이였던 필자가 난생처음 배운 영어가 "추잉검 기브 미"였다. 그 껌을 통해서 나는 치명적으로 매혹적인 단맛과 동맹을 맺게 되었다.그뿐만 아니었다. 6·25전쟁이 터진 이후에는 농촌 가정에까지 구호품들이 전달되었는데, 그 여러 가지 물건들 중에 분유와 설탕이란 낯선 품목도 들어 있었다. 어머니는 배급받은 설탕 그릇을 신주 단지 모시듯 다락에 감추어두고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경계하였다. 그러나 훔친 설탕을 입안에 툭 털어 넣으면 난생처음 경험한 치명적이고 노골적인 단맛이 나를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그처럼 단맛은 기분 좋아지는 수준을 넘어 상당한 시간 동안 정신적 쾌락까지 제공해주었다. 공짜로 얻은 추잉검과 분유와 설탕의 단맛이 나를 매혹시키면서 보리밥과 조밥, 메밀묵이나 부추전과 시래깃국, 그리고 나물 반찬같이 지금까지 먹어왔던 음식들은 하찮은 먹거리로 취급되었다. 공짜로 얻은 단맛은 나를 지배해버렸고 그 최면에 노출되어 좀처럼 헤어날 수 없었다.그런데 요사이 들어 몇 가지 주목해야 할 일이 생겼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간 라면 소비량이 세계 제일이라는 통계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식품들을 생산하는 라면 생산업체들이 요사이 들어 나트륨 범벅이라는 부정적 오명을 벗기 위해 나트륨을 줄이는 대신 당분을 첨가한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생과일 주스가 탄산음료들보다 건강에 좋은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생과일 주스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당분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제 설탕은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치명적인 식품으로 판명 나고 말았다. 채식위주의 식단에 길들여졌던 동양 사람이 서양식 먹거리로 일관한다면 멀지 않아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학적 통계도 있었다. 필자 역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기성세대 혹은 정치인들이 건네는 공짜 혜택의 단맛에 현혹되기 시작하면, 특히 젊은이들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에 상처를 입기 쉽고, 묽은 진흙처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력도 훼손되어 나약한 젊음을 살아갈 위험성이 있다.원인이 불확실한 공짜 보상에는 선의라는 달콤한 얼굴이 있기 때문에 그 속에 독소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어떤 음모가 있는지 없는지, 소금인지 설탕인지 올곧은 판별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함정조차 있다. 그러나 늑대와 어울리면 늑대처럼 울게 되듯이 우선 입에 달다 해서 공짜 혜택에 연속적으로 붙들려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젊음이 가져야할 정체성이 흐려지고 가치 없고 나태한 삶으로 기울어질 우려가 있다.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려는 긍정의 힘과 창업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면, 지금 안고 있는 실의와 고난에 고개 숙이지 않는 기백과 분별력을 유지해야 한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이 세상에 완전한 공짜는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있다 해도 그 속에는 필경 독이 있었다.

2018-08-14 18:50:08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노회찬의 진보정치

'우리의 주적은 북한 아닌 미국'사회주의 실현을 주장한 노회찬전례 없는 국회장으로 추모해 줘이 나라가 장차 어찌 되려는지? 지난 7월 하순 이 나라에서는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노회찬 씨의 죽음에 대한 추모 열풍이 휘몰아쳤다. 다분히 동원적이었던 노 의원 추모 열풍 속에서 그동안 운동권 정치세력들이 막연하게 말해 왔던 '진보정치'의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정치권과 매스컴은 사망한 노 의원을 '진보정치의 상징' '진보정치의 큰 별'이라고 지칭했다. 이는 노회찬의 정치활동이 곧 진보정치임을 말해준다. 노회찬은 정치는 자기의 신념과 철학을 실천하는 활동이라고 말해왔다. 노회찬의 정치활동이 진보정치의 표상이라면 운동권 정치세력이 자기들의 정치활동을 지칭하는 데 사용한 진보정치란 노회찬이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전개했던 활동을 의미한다. 그가 실천하려고 노력해 온 신념과 철학은 무엇인가? 노회찬은 2004년에 발간된 정운영과의 대담록에서 자신을 "과학적 사회주의를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조직활동을 대규모로 벌이기 시작한 세대"의 일원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자기가 여전히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고백했다. 과학적 사회주의란 통상적 용어로는 공산주의에 해당되며,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은 공산주의 사상의 핵심이다. 그는 같은 해에 발간된 평론집 '힘내라 진달래'에서 국회는 계급투쟁의 무대이며, 의회정치는 노동운동의 '대중투쟁과 의회투쟁의 병용'을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노회찬의 오랜 동지 황광우는 노회찬을 "세계 무대에 자랑해도 좋은 정통 사회주의자이다. 그는 정녕 사회주의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실천했고, 지금도 그 길을 걷고 있다"고 평했다. 노회찬은 반미반남한의 신념을 가져왔다. 그는 우리나라의 안보에 대한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말했으며,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한미 FTA 폐지 등을 주장해 왔다. 노회찬의 주도로 2008년에 창당된 진보신당의 강령은 "한국 사회는 지옥이다" "인간을 착취와 억압에서 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부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새로 세워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와 같은 변화를 노회찬은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에 노회찬은 북한에 대해서는 관대한 입장을 취해왔다. "북한은 지구 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사회주의국가'이다. 계획 경제와 배급제 등 스탈린주의 경제 운용 방식이 교과서에서 본 대로 원형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 북한 정권은 일차적으로 북한 인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노회찬이 1980년대 후반에 참여했던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은 그들의 기관지에서 "우리들의 당면 목표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이고, 그것은 사회주의의 실현과 통일이라는 보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주의와 통일의 실현"이라고 천명했다. 거칠게 요약하면, 궁극적으로 남한의 사회주의화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활동이 노회찬의 진보정치요, 운동권 정치세력의 진보정치인 것이다. 노회찬의 진보정치가 이러한 것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노회찬의 사망에 대해 비통하다고 애도하면서, "노 의원은 당을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시대에 정치를 하면서 우리 한국 사회를 보다 진보적 사회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을 해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국회는 노회찬의 장례식을 전례 없는 국회장으로 거행하여 노회찬의 정치활동을 찬미했고, 정의당은 노회찬의 정신(곧, 신념과 철학)을 계승하여 세상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그들에 이끌려 많은 수의 대중도 노회찬의 진보정치를 찬양하는 추모 대열에 덩달아 참가했다. 이 나라가 어찌 되려는지?

2018-08-08 15:55:08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협치와 공화

공화국 입법 과정은 협상 통해 도출문재인 대통령 지난주 '협치' 뜻 밝혀김병준 위원장도 여당 정책협력 약속노선 다르지만 국민 위해 화합해야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내 협치의 뜻을 밝혔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1년 넘게 정국을 주도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개인기로는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없다고 실토한 셈이다. 미국의 법학자 브루스 애커먼(Bruce Ackerman)이 강조했듯이 민주정치는 국민의 지지와 더불어 제도적 절차가 뒷받침되어야만 작동하므로 국회의 협조 없이 안정적인 국정은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여당에 개혁 입법을 요청했을 것이고, 여당은 이를 위해서는 야당 의원의 입각이 불가피하다고 응답했을 것이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협치 내각'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야당의 반응은 협치보다는 연정이 좋다는 것이다. 일견 비슷한 말 같지만 협치에는 '룰'이 없다. '협치 내각'이라는 말 자체가 근원이 불분명하고 역사적 경험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무원칙한 권력 야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생소했던 '연정'을 주장했었는데,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는 연정도 문제가 된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행정권을 맡겼는데 이것을 자의적으로 나누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 따지고 보면 삼권분립에 따라 행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입법에 앞장서는 것도 우리 정치의 모순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관습에 따라 국민은 대통령에게 개혁을 요구하고, 청와대 게시판에는 심지어 사법부의 문제까지 제기된다. 그리고 정작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의원들은 본연의 책임은 뒷전으로 둔 채 '대통령 편들기'와 '대통령 비판하기'로 나뉘어 반목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협치' 이전에 '공화'의 정신이 필요하다. 오늘날 현대국가가 표방하는 공화국(republic)의 어원은 라틴어 'Res Publica'에서 나왔는데, 국가는 사적 소유물이 아니라 공적인 것이라는 의미이다. 특정인이나 일부 세력이 독점할 수 없는 공공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근대 서양인들은 많은 피를 흘렸다. 한편 동양에서는 사마천의 에 '공화'(共和)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데 그 의미가 심오하다. 춘추전국시대 주나라 왕이 백성들의 봉기에 의해 왕좌에서 쫓겨난 후에 소공과 주공이라는 두 명의 재상이 국가를 공동으로 통치했다. 이후 소공과 주공이 태자를 왕위에 올릴 때까지 공동 통치한 14년의 시기를 '공화'로 불렀다. 부자간에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권력이라고 하는데 소공과 주공은 서로 화합하여 훌륭하게 국가를 운영했다. 과거 왕조시대에도 공화의 정신이 구현되었는데 현대국가에서 국회의 입법을 위하여 장관직을 나누어야만 한다면 큰 잘못이 아닐 수 없다.여소야대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에게는 엄격한 법집행의 책임만이 부여된다. 입법은 전적으로 국회의 몫이다. 입법을 위해서는 나만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만 한다. 함께 현실을 진단하고 토론을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며 협상을 통해 특정 집단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은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공화국의 입법 과정이다. 이런 점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를 강조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호소는 타당하다. 홀로 열 걸음을 앞서가기보다 함께 한 걸음을 나아가겠다는 자세가 공화의 정신이다. 이것이 실종된 상태에서 서로 상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한국 정치의 실상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달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임된 김병준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와 만나 정책에 따른 협력을 약속했다. 서로 다른 노선을 견지하면서도 국민을 위해 화합하는 공화의 정치로 이 무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야겠다. 약력:서울대 정치학과 박사. 동북아역사재단 기획실장. 경희대 공공대학원 겸임교수

2018-08-01 13:41:18

김구철 전 아리랑 T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 최인훈 선생, 노회찬 대표를 조문함

냉전 분단 상황 극복하려 한 최인훈 한국 정치 인간미 물씬 풍긴 노회찬다른 사람에 대한 포용 화해로 살아증오 갈등의 우리 사회 관용 계기로문단의 거목 최인훈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대표작 '광장'은 가장 많은 외국어로 번역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인쇄(205쇄 공인)된 불후의 명작이다.작가 최인훈이 1960년 쓴 '광장'을 읽으며 대학 생활을 시작했던 1979년이 생각난다. 분단과 이념적 굴레 속에 갇힌 지식인의 고민과 방황을 그린 '광장'은 이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와 함께 대학생의 필수 교양서적이었다. 균형 잡힌 제3자적 시선으로 남북한을 바라보며 냉전 이데올로기와 분단 상황을 극복하려 시도한 작품이었다.평론가 김인호는 '광장'에 대해, "우리 문학사는 지금도 '광장'의 문제의식에서 더 멀리 나가고 있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문학적 성취"라고 평가했다. 최인훈 선생은 희곡과 평론 등 다양한 장르를 개척할 정도로 실험 정신이 충만했고, 한글 전용을 실천한 자주적 사고의 소유자였으며, 9차례나 광장을 개작 발표할 정도의 완벽주의자였다. 그는 박경리 선생과 함께 한국 문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거인이었다.진보 정치의 기둥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세상을 버렸다. 여유 있는 풍자로 항상 심각하기만 하던 한국 정치에 인간미를 불어넣던 그가 떠났다. 경기고 재학 시절 이화여고 축제에서 첼로 공연을 하고, 개봉 영화를 모두 본 영화광이었고, 운동도 즐기는 재주꾼. 그만큼 조숙해서 고교생 신분으로 민주화 운동에 몸을 던졌고, 대학 재학 중 노동판에 뛰어들었다.노회찬은 다른 이념과 가치를 비판하되 증오하지 않았다. 내 이념과 가치가 소중하기에 주장하고 설득하며 때로 그 가치 때문에 생명을 던질지언정 타인의 이념과 가치도 존중하는 정치인이었다. 분열과 대립, 대결과 투쟁의 정치에 청량제 같은 존재였던 그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쓰고 떠났다. 아쉽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뻔뻔하게 무죄를 외치는 여타 쓰레기 정치인과는 비교하고 싶지도 않다.그는 자신 때문에 한국 정치가, 진보 정치가 좌절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기억한다. 노회찬 덕분에 우리 진보 정치가 한 걸음 더 전진했고,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했음을. 펜대와 혀끝만 놀리던 한국 정치에, 감성과 현장성이 살아 숨 쉬게 된 것은 노회찬의 공이 클 것이다.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인종과 민족을 과감히 기용해 한 팀이 된 프랑스, 벨기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인종주의를 토대로 편협한 순혈주의를 고수한 전통적인 축구 강국 독일은 몰락하고 이탈리아는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다. 축구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가 그렇다. 관용적인 자세로 피부색과 종교, 이념이 다른 민족을 포용하고 개방적으로 엘리트를 충원한 민족은 크게 일어섰다. 알렉산더 제국, 로마 제국, 칭기즈칸, 중국 한당청 왕조들…. 역으로 폐쇄적인 국가는 항상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20세기 나치 독일과 이탈리아, 군국주의 일본, 그리고 소련이 대표적인 패망 국가들이다.최인훈 선생, 노회찬 대표의 철학과 인생 역정은 크게 보면 나와 이념과 가치가 다른 사람에 대한 포용이요 관용이었다. 한국 사회의 관용과 화해, 한반도의 평화통일, 두 분이 이승에서 못다 한 일이며, 남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그들의 타계가 증오와 갈등으로 얼룩져 온 우리 문화계와 정치권, 우리 사회 전체가 관용과 화해의 모습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최인훈 선생님, 노회찬 대표님. 남은 일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하늘에서 평안하게 쉬소서.

2018-07-26 05:00:00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분리불안 공포증 그리고 공황장애

어머니와 떨어지지 않으려 발버둥어릴적 트라우마 가슴에 자리 잡아트럼프 "주한 미군 철수하겠다" 엄포극심한 분리불안 공포 다시 떠올라 어떤 부부가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가 개 한 마리를 입양했다. 집으로 데려온 개는 더할 나위 없이 주인을 잘 따라 주었다. 밥도 주는 대로 아주 잘 먹었고, 배설 장소도 스스로 찾아 깔끔하게 해결했다. 그러나 얼마의 시간이 흘러간 뒤 부부는 반려견에게서 심상찮은 증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개는 밤이 깊어도 도무지 깊이 잠을 자지 않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이었다. 잠자지 않고 버티는 동안 지쳐서 깜박 졸다가 소스라쳐 눈을 뜨곤 하였다. 병든 개라는 것을 눈치챈 부부는 부랴부랴 동물병원을 찾았으나 이렇다 할 병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병원 진료에 만족할 수 없었던 부부는 이번에는 개를 데리고 입양을 결정했던 유기견 보호소를 다시 찾았다. 그곳에서 부부는 잠들지 않는 반려견의 트라우마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개를 보호소에 맡겼던 당초의 주인은 개가 깊이 잠든 사이에 데려와서 개가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보호소를 떠나버린 것이었다. 부부가 입양한 개는 그 시간부터 분리공포증이라는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고 있던 참이었다. 이 기사를 인터넷에서 읽으면서 참담했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 시절을 나는 홀어머니와 단둘이 근근이 연명하면서 살았다. 그 시절 하루의 끼닛거리를 걱정하지 않는 날이 거의 없었다. 두 사람은 애옥살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지만 수습의 길은 언제나 막막했었다. 어린 나는 자연 어머니가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를 계속하게 되었다. 끼니때마다 밥을 배불리 먹기를 소원했었고, 명절이 되면 새 옷을 사달라고 찔통을 부리며 매달렸다. 소풍날에는 도시락에 쌀밥을 싸 달라고 발버둥 치며 떼를 썼다. 그러나 그런 터무니없는 몽니를 부려도 어머니는 전혀 나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 대신 매우 단호하게 나 혼자 남겨두고 멀리 도망이라도 가야겠다고 벼르곤 하였다. 어떤 때는 실제로 내가 찾아낼 수 없는 이웃집에 숨어서 해 지고 어두워질 때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막무가내로 몽니를 부리는 내 버릇을 고쳐 주기 위한 것이란 것을 성장한 뒤에서야 알아차렸지만, 그 어린 시절에는 정말 어머니가 내 눈앞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서 어머니와 나 사이에 이루어졌던 혈육이란 동맹이 하루아침에 파탄 날지도 모른다는 트라우마가 가슴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그때부터 나는 어머니가 내 곁에 누워서 곤히 잠든 것을 목격하고 나서야 나 역시 잠들 수 있었다. 그렇게 잠이 들어도 문득 잠에서 깨어나 잠들어 있는 어머니를 확인하는 몹쓸 버릇도 생겨났다. 내가 어릴 적 겪었던 극심한 공포심은 그대로 공황장애로 이어져 항상 혼자서 질질 짜고 다니는 아이로 멸시를 당했고, 까투리 새끼처럼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급기야는 주위로부터 업신여김당하며 지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정치꾼들이 입만 떼면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가난하지만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 그것인데, 그러나 이 말은 절대로 믿을 것이 못 된다. 표를 얻기 위한 허튼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가난과 더불어 살았던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가난은 어느 것과도 더불어 살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 전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기억한다. 미군이 우리나라 안전보장의 한 축이 되어 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처럼 동맹 이상이었던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만으로도 내가 어릴 적 겪었던 극심한 분리불안의 공포심을 떠올리게 한다. 약력:서라벌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1971년 소설 '휴면기'로 등단, 장편소설 '객주'

2018-07-19 05:00:00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통일사유 오도하는 '통일의 노래'

단일민족 단일국가 존재 않는 현대 민족은 유기체 무조건 통일 메시지 통일 진짜 이유는 안전 자유로운 삶 올바른 정책 과정 심사숙고가 중요 남북한 간의 접촉과 교류가 빈번해지면 행사나 집회 등에서 통일을 기원하는 '통일의 노래'가 자주 합창된다. 원래의 곡명이 '우리의 소원'인 이 가요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정성 다해서(이 목숨 바쳐서) 통일/통일을 이루자/이 나라 살리는 통일/이 겨레 살리는 통일/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이 가요는 민족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생각하고 민족국가만을 진정한 국가로 생각하는 초강(超强)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가요가 전하는 메시지는 "민족은 유기체이므로 단일민족인 우리 민족이 지금과 같이 두 개의 나라로 분단되어서는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없으며 현재의 분단국가는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다. 우리 민족이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려면 목숨 걸고 싸워서 하루속히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통일의 노래'가 전하는 이러한 메시지는 현대 세계의 정치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민족은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어야 생명을 유지하는 유기체가 결코 아니며, 지구에는 순수하게 하나의 민족만으로 형성된 민족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에는 복수의 민족 구성원들이 섞여서 살고 있으며, 모든 민족의 구성원들은 복수의 국가에 분산되어 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한민족을 단일 혈통으로 구성된 단일민족이라고 말하는 것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정치적 신화이다. 우리 한민족도 실제로는 여러 개의 혈통 단위들이 섞여서 형성된 민족이다. 이같이 볼 때, '통일의 노래'가 전하는 메시지는 이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론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메시지를 담은 그 가요는 그것을 부르거나 듣는 사람들의 통일에 관한 사유를 오도한다. '통일의 노래'는 통일에 관한 사유를 단일민족은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관념에만 집중하게 만들도록 오도했다. 그 오도의 대표적 결과는 남북한의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이벤트에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허위 구호가 합창되는 모습이다. 남북한이 통일되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두 나라의 주민이 단일민족이기 때문이거나, 분단국가로서는 완전한 국가가 될 수 없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단일민족이라 하여 복수의 국가를 만들지 못한다는 법은 없으며,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흡수되어 있지 못한다 하여 완전한 국가가 될 수 없는 것도 결코 아니다. 남북한이 통일되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우리 한민족 구성원들이 보다 안전하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남북한이 통일만 되면 아무렇게나 통일이 되어도 우리 한민족 구성원들의 삶이 더욱 안전하고 자유롭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 단연코 그렇지 못할 것이다. 우선 공산화 통일이 되면 우리 민족 구성원들의 삶은 오늘날 북한 주민들의 삶과 같은 불안하고 부자유하고 빈궁한 노예적 삶이 될 것이다. 자유민주체제로 통일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되면 한민족 구성원들의 삶이 안전하고 자유롭고 풍요롭게 될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삶이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유민주체제로 통일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통일 과정에서부터 올바른 국방경제사회정책이 실천되어야 민족 구성원들의 안전하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이 비로소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에는 이처럼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데, '통일의 노래'는 그런 것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통일을 서두르자고만 선동한다.

2018-07-11 11:47:01

서울대 정치학과 박사. 동북아역사재단 기획실장. 경희대 공공대학원 겸임교수

[새론새평] 남북 관계에도 '무신불립'

北 '핵·경제 병진노선' 폐지 신뢰 마련 우리도 초당적 사회 합의 도출 필요 美의회, 대통령 외교 공동 점검·견제 정권 바뀌어도 일관된 정책 보여야 어제와 오늘 평양의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는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2003년에 같은 장소에서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열린 지 15년 만이다. 매년 열자고 약속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15년의 세월이 무심코 흘렀고, 그 과정에는 온갖 적대 행위와 무력 충돌도 있었다. 급기야 북한의 핵 개발로 말미암아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하는 공포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는데, 남북 화해의 분위기에서 치러지는 통일농구대회를 보면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반도에는 거대한 평화의 기운이 몰려오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북중 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개최되었고, 한러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으며, 북미 간에는 긴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남북 관계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연기로 말미암아 급속히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었고, 제8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군 통신선이 복구되었으며, 체육회담을 통해 오늘의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성사되었다. 한반도에서 냉전의 마지막 장이 순식간에 떨어져 나갈 것만 같다. 그러나 일련의 협상과 행사만으로는 결코 평화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이번 남북 통일농구대회 일정은 7·4공동성명을 기념해서 잡힌 것인데, 1972년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간에 공식적으로 무력 통일을 포기한다는 합의가 발표되자 전 세계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이 끝난 줄만 알았다. 그리고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북한에 '불가침협정'을 제안했을 때, 1991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상호불가침을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를 발표했을 때, 또 2000년의 '6·15공동선언'과 2007년의 '10·4공동선언'이 합의되었을 때 우리는 큰 희망을 품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공자는 '믿음이 없으면 서지 못한다' (無信不立)며 정치의 요체를 국민의 신뢰에서 찾았다. 이는 국내 정치에서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에도 해당된다. 서로 믿지 못한다면 협상과 행사는 속셈을 감추는 속임수일 따름이다.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지하고 경제 개발에 매진할 것을 결정함으로써 신뢰의 토대를 형성했다. 우리에게도 정권의 변화에 따라 대북 노선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 그것은 초당적인 국회의 대북결의안으로 가능하다. 여당의 당 대표나 원내대표는 수시로 초당 외교를 주장하고 있지만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초당 외교를 내세우면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야당 비판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초당 외교를 하려면 야당과 더불어 생각이 다른 사람들까지 아우르는 사회 통합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한다. 미국의 하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5월 1일에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며, 6월 6일에는 비핵화 협상 과정을 의회에 보고토록 하는 '북한핵 기준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미국 의회는 이처럼 대통령의 외교를 공동으로 점검하고 견제함으로써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낸다. '대통령의 독주'와 '야당의 발목잡기'는 대통령제의 고질적인 병폐이지만, 초당 외교를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정당 간 협력을 통해 사회적 이견을 수렴하여 국민을 안심시키고 상대방 국가들과 신뢰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정당 지도자들의 몫이다. 아무쪼록 역사적 대전환의 시점에서 초당적 협력을 통해 정권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 대한민국의 일관된 정책 노선을 보여주길 바라는 바이다.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2018-07-04 11:21:55

김구철 전 아리랑T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 폭탄 돌리기와 한국 야당의 내분

헛껍데기만 남은 정당 보물 취급국민 관심 없는데 당직 싸움 몰두바른미래당의 구태도 마찬가지지방선거 메시지는 "폭삭 망해라"주식 투자하는 꾼들 사이에 '상투 잡다' '폭탄 돌리기' 같은 은어가 쓰인다. 작전 세력이 개입해 내재가치 이상으로 크게 오른 종목, 결국 폭락할 일만 남은 종목을 사는 개미 투자자를 가리켜 '상투 잡았다'고 한다. '폭탄 돌리기'는 급등락을 반복하다 폭락하는, 말로(末路)가 뻔히 보이는 작전주를 시한폭탄에 비유한 말이다. 시한폭탄을 누구에게 넘기느냐, 누가 더 뻔뻔하냐는 치킨게임이다. '상투 잡기'든 '폭탄 돌리기'든 정상적인 투자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이야 피해를 보든 말든, 시장 질서를 교란하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편법이다.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나 현존하는 최고의 고수 워런 버핏의 투자 방식은 당연하게도 그 대척점에 있다. 린치와 버핏의 가르침은 아주 간명하다. 집은 값이 폭락해도 들어가 살면 되지만, 주식은 값이 떨어지면 화장지로도 쓸 수 없는 폐지조각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실물경제, 일상생활로 뒷받침되지 않는 주식 종목을 피하라. 오히려 남들이 멀리하는 전통적 주식, 3D 업종에 주목하라. 최근 붐을 타고 있는 가상화폐,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워런 버핏은 매우 비판적이다. 린치도 현역에 있었다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버핏이 가상화폐 투자를 반대하는 이유는 명쾌하다. 가상화폐는 실체가 없는 헛껍데기다. 연동된 지금(地金)도 없고, 국가나 은행이 가치를 보증하지도 않는다. 대다수 투자자는 관심 없는 극소수 투자자 그들만의 리그다. 자기들끼리 열 올리며 사고팔고, 터무니없이 값을 올린다. 마지막에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사람은 상투를 잡을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무책임하다. 해킹에 안전하다 뭐다 온갖 거짓말을 늘어놓고, 문제 생기면 책임지지 않고 피한다. 가상화폐 거래자들은 분열적이다. 통합의 시대에 가상화폐는 나누고 또 나누고 그러면서 내 가상화폐가 더 낫다고 끝없이 밥그릇 싸움을 한다.우리 정치권 특히 오늘의 야당이 이런 형국이다. 헛껍데기만 남은 정당인데, 자기들끼리 소중한 보물 다루듯 한다. 스스로 배지 달 능력도 없는 인사들이 스스로 터무니없이 비싼 몸값을 매긴다. 샤이 보수니 뭐니 숨은 지지층이 있다고 거짓말을 늘어놓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지지층이라곤 씨에 쓰려 해도 찾을 길이 없다. 대다수 국민은 관심 없는데, 극소수 자기들끼리 당직을 놓고 싸운다.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고도 나는 책임이 없단다. 서로 목을 쳐야 한단다. 위기 수습은 내가 적격자라고 나선다. 그렇게 잘났으면, 2017 대선, 이번 613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 배지 떼고 출마하지 그랬나? 그렇게 선거를 겁내면서 왜 정치를 하나? 게다가 무책임하다. 박근혜 탄핵된 지 1년 하고도 석 달이 지났는데, 현역 배지 가운데 은퇴를 선언한 단 한 사람이 없다. 이래도 한국 야당이 가상화폐, 증권가 작전세력과 다른가?다른 점도 있다. 블록체인 신기술이 적용되지만, 정치는 구태만 반복한다. 역사가 짧아 폐해가 덜 알려졌지만, 폐해를 가리기에는 야당의 역사가 너무 길다. 암호화폐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야당은 싫어한다. 그래서 암호화폐는 희망의 단초가 있고, 야당은 미래조차 없다.속을 만큼 속은 국민은 지난해 대선 때 한국 야당의 상투를 잘라 버렸다. 민머리가 드러났는데도 야당은 여전히 국민에게 상투 잡기를 강요한다. 국민은 이제 더 이상 정치의 상투를 잡지 않을 것이다. 정치의 폭탄 돌리기에 관심을 끊을 것이다. 자유한국당만 문제가 아니다. 바른미래당 역시 이름만 그럴싸하지, 편법으로 굴곡지고 내분으로 골병들고 구태에 젖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국회직, 당직 욕심 그만 내고, 기성 정당의 틈새만 파고드는 연탄가스 행태를 그만두고 정체를 분명히 하기 바란다.국민이 지방선거를 통해 보낸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국 야당이여, 너나 상투 잡아라. 너네끼리 폭탄 돌리다 폭망해 버려라.김구철 서울대 법대, 동 대학원(헌법 전공). 전 KBS 국제부장

2018-06-27 14:21:35

고문현 한국헌법학회 회장

[새론새평]헌법에 '지속가능한 발전' 수용 필요성

경제 사회 환경 등 전 분야 걸쳐 추구유엔, 2030년까지 분야별 목표 설정헌법개정안에 시대정신 규정하여한국형 '지속가능한 발전' 수립해야헌법은 한 국가의 법체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는 의미에서 최고법이자 기본 틀을 담은 것이라는 의미에서 기본법이다. 국회에서는 1987년 제8차 개헌 이래 30여 년 만에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발족하여 제10차 헌법개정안을 마련하려고 하였다.그러나 국회에서는 여야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인하여 합의된 개헌안조차도 마련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헌법개정안에 대한 동시투표조차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더 나아가 지난 3월 26일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대하여 국회에서 표결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국민소환제와 같이 책임을 묻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이러한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이하 국회개헌특위 자문위)는 합의된 단일안은 아니지만 헌법개정안을 마련한 바 있다. 본인도 말석으로 참여한 바 있는 위 국회개헌특위 자문위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빠지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같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공정하고도 중립적인 백년대계를 담은 제10차 헌법개정안을 마련함으로써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의 일부를 담당하였다고 할 수 있다.이제 6·1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국가의 기본틀인 헌법에 담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30여 년 만에 맞이한 헌법 개정 논의를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헌법개정안에 반드시 넣어야 할 것이다.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은 1992년 리우 선언 이후 요하네스버그를 비롯한 수차례의 국제적인 회의에서 향후의 세계적인 발전을 인도할 기본 원칙으로 확인됐다.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은 1987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브룬트란트) 보고서인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에서 '미래 세대가 전 분야에 걸쳐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 정의를 수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5년 제70회 UN총회에서는 경제, 사회, 환경 등 전 분야에 걸쳐 2030년까지 인류사회가 추구하여야 할 비전과 지구공동체 번영의 지향점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채택한 바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인류 공동의 목표로서 빈곤퇴치, 건강 및 웰빙, 양질의 교육, 성평등,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한 농업, 기후 변화 대응, 정의, 평화 등을 포함한 17개 분야, 169개 세부 목표, 232개 지표 설정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체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한국형 지속가능발전목표(Korean-SDGs)의 수립이 매우 필요하고 시급하다.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과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의 헌법개정안의 조문 위치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시대정신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규정한 바가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매우 크다.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의 헌법에의 수용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각 분야마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힘써서 미래 세대에 대하여서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한국형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초석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고문현 서울대 대학원 법학박사,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

2018-06-20 17:56:18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한국인의 집단 착각, 평화

CVID 빠진 싱가포르 회담 합의국내에선 평화 기류 더 공고히 돼정부 언론 집단 착각 유도는 위험정권 아닌 국가적 적대 해소돼야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도널드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내용은 공허한 정치 쇼였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한반도 평화 확보에 부정적인 작용을 할 요인들마저 잉태하고 있다. 이 회담이 잉태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확보에 부정적인 작용을 할 요인들이란 합의문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된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란 용어 대신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용어를 사용한 것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전자는 한반도 평화 실현의 핵심적 장애물인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한없이 지연시킬 구실을 미국이 제공한 것을 의미한다. 후자는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수단을 포기한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싱가포르 회담이 한반도 평화 기류를 더욱 공고히 만든 '세계사적인 회담'으로 긍정 평가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 확보에 부정적인 사건을 긍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사회의 이상한 현상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이 나라 국민들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집단적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사람들이 집단적 착각을 하게 되면 착각의 방향에 거슬리는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마비된다.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집단적 착각은 북한의 김정은이 금년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그 후 남북한 사이에 감상적 통일 희구를 북돋우는 대중가요 공연단이 오가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에 특사가 오가면서 그 집단적 착각이 확산되다가 4월 27일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로 그 착각은 바람 만난 들불처럼 우리 사회를 덮쳤다. 휴전선에서는 소총 한 자루도 감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집단적 착각이 널리 확산되었다. 그 바람에 주식시장에서는 '남북 경협주'들의 주가가 폭등하고, 휴전선 접경 지역의 토지 가격이 급등했다.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부터 싱가포르 회담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들이 한반도의 평화 확보에 기여하는 것들이라 하더라도, 그로 인해 지금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한반도의 평화는 이제 모색되고 있을 뿐이다.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려면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간의 기본적 적대성이 일정 수준 이하로 완화되어야 한다. 이는 문재인 정권과 김정은 정권 간의 적대성 해소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국가적 차원의 기본적 적대성 완화 없이 정권 간의 적대성 해소만으로 이루어진 평화는 남북의 정권 중 어느 한쪽이 조국을 배신함으로써 이루어진 변태적 평화일 것이다. 둘째는 한반도의 평화를 저해하는 최대 장애물인 북한 핵무기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제거 또는 대한민국의 핵무장이다. 이 조건이 갖춰지지 않고 이루어지는 평화는 남한이 북한에 굴복하는 평화일 뿐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평화 노력은 이 두 가지 기본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이 나라 국민 사이에 확산된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인식은 큰 집단 착각이다.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국가에서 국민 다수가 이런 집단적 착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가 운영된다는 것은 마치 지하가 동공화된 차도 위를 달리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일이다. 정부와 언론 매체들은 큰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국민의 집단 착각을 유도조장하는 일을 삼가야 할 것이다. 양동안 합동통신 기자. 경기대 조교수. 저서 '벼랑 끝에 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2018-06-13 16:10:50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김대영의 새論새評] 북미회담과 '책임윤리'

남북미 3자 종전 선언에 집착하면文대통령 협상력 약화시킬 수 있어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떠맡겨질 듯책임윤리 입각 구체 협상 준비해야 우여곡절 끝에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북미 정상회담의 추진 과정에서 정치인의 '책임윤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막스 베버(Max Weber)에 따르면 정치인에게 필요한 윤리는 사상이나 가치관에 따른 도덕윤리가 아니라 결과를 내놓는 '책임윤리'인데, 북미 정상에게는 선한 의지를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결과를 획득하기 위한 집요한 노력이 돋보였다. 북미 정상회담은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결과에 따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디테일은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회담 자체의 무산을 우려할 정도로 벌어져 있는 북미 간 상황 인식의 간극을 넘어 협상을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3개국에서 동시 협상이라는 특별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까지 미국과 판문점, 싱가포르에서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협상이 진행되었다. 뉴욕과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의 열렸고, 판문점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의제와 관련해 협상했고, 동시에 싱가포르에서는 북한의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미국의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경호와 의전 문제를 협의했다. 이로써 3개국에서 동시에 사전 협상을 진행하는 진기한 일이 벌어졌는데 이것이 회담에 크게 기여했다. 사전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정상회담의 방식과 일정도 구체화하였고 그 내용에도 진전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야당 민주당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 이전에 대북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함으로써 미국의 협상력을 강화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빠른 속도로 북한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도 자국의 기술과 재원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남북미 3자 종전 선언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미 판문점 선언을 공표한 마당에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 선언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지금은 평화협정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인 협상 대책을 강구할 때이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협상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에는 우리에게 북미 회담을 방해할 수 있는 지렛대가 있었기 때문에 대북 협상이 수월했던 반면에 북미 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는 표변할 것이고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주변국과의 협조 없이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미국과의 협상은 더 어려울 것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듯이 우리에게는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이 떠맡겨질 것이다. 과거 북미 간에 체결된 제네바 협정이 미국 의회의 비준을 받지 못한 일차적 원인도 비용 문제에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결코 비용을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을 끌어들여 4자 종전 선언을 하고 비용도 분담하는 방안이 나쁘지 않다. 구체적인 협상 과정에서는 러시아와 일본을 참여시키는 대책도 나올 것이다. 협상의 과정은 어렵겠지만 예상치 못한 성과도 나올 수 있다. 과거 고려 성종 때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가 30만 대군을 이끌고 침공했을 때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담대한 협상을 통해 화친을 맺고 강동 6주를 획득한 서희 장군을 본받아야만 한다. 국민들이 평화무드 속에서 행복해 할 때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면 '책임윤리'에 입각해 구체적인 협상 준비를 해야겠다.

2018-06-06 13:53:57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북한 'CVID'에 동의하라

1994년 北 사기극 이번엔 안 통해 트럼프 또 김정은 테스트할 수도 비핵화 로드맵 나와야 회담 성사 남은 12일 金의 이성적 판단 기대 지난주 전 지구인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북한의 막말, 정상회담 못 한다, 꼬리 내린 북한, 할 수도 있다, 2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인류지대사(人類之大事)를 놓고 장난치는 자들 때문에 전 지구가 몇 번씩 놀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북한과 미국은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가졌고,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6월 12일 추진된단다. 북한 핵문제는 해피 엔딩으로 끝날까? 미안하지만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리지는 말자. 북미 정상회담은 절대 쉽지 않다. 당당한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종전 협상을 마무리하고, 체제 보장을 받고, 한미일 3국의 거대한 재정 지원을 받는다는 게 북한의 시나리오였다. 북한 김일성 3대는, 핵만 개발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밥도 빵도, 의료도 복지도 모두 해결된다고 20년 동안 주민들에게 거짓말해 왔다. 이제 핵은 완성됐으니 북한 땅에는 젖과 꿀이 흘러야 한다. 그렇게는 잘 안 될 것이다. 북한의 원죄 때문이다. 미국 사람들은 어수룩해서 지난 1994년 북한에 속았다. 이 과정을 태영호 전 공사는 회고록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북한의 시간 끌기 기만극'이라고 단정했다. 북한은 애초에 합의를 지킬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도 핵을 놓을 생각이 없다. 내놓는 척 실리만 챙길 작정이다. 역으로, 만일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한다고 치자. 무력해진 북한이 떼쓴다고 들어줄 바보 천치가 있을까? 미국 사람들도 두 번은 안 속는다고 다짐 또 다짐한다. 살라미 전술이니 단계적 해법이니 북한의 기만전술은 이번엔 안 통할 것이다. 미국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와 인터뷰한 미국 내 전문가 30명도 한 명 예외 없이 북한을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미국은 1994년 당한 만큼, 아니 더 철저히 북한의 말과 행동을 검증할 것이다. 북한의 핵탄두를 모두 미국으로 옮겨 놓는 리비아식의 철저한 검증을 요구할 것이다.일각에서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는 자체로 성공이라고 주장한다. 천만에. 두 정상이 마주 앉은 자체가 성공일 수 없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먼저 동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체제 보장이고 경제 지원이고, CVID 이후에나 가능한 이야기다. 손자(孫子)는 말했다. '병자 국지대사 사생지지 존망지도 불가불찰야'(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안보는 나라의 중대사다. 백성의 삶과 죽음을 나누는 마당이며, 나라 존망의 갈림길이니, 신중하게 살펴야만 한다.' 20년 전에는 북한의 장난에 미국이 속았다. 이번에는 미국의 장난에 북한이 속았다. 장사꾼 트럼프는 앞으로도 협상 과정에서 언제든 김정은을 테스트할 것이다. 트럼프는 비핵화 로드맵이 합의되기 전에는 회담장에 들어서지도 않을 것이다. 북한은 결정적인 카드를 하나 잃었다. 그게 끝이 아니다. 미국과의 군사적 완충지대로 북한의 존재를 중시하는 중국은 계속 틈새를 노릴 것이다. 북미 대화가 타결될 경우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될 일본도 자기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북한은 미완의 핵으로 50억달러짜리 경수로를 지원받았고, 당시 일본이 30억달러 이상 부담했다. 북한은 이번엔 그 20배쯤인 1천억달러쯤 부르지 않을까? 앞으로 꼭 12일, 기도하는 심정으로 김정은의 이성적 판단을 기다린다.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서울대 법대, 동 대학원(헌법 전공). 전 KBS 국제부장

2018-05-31 05:00:00

합동통신 기자. 경기대 조교수. 저서 '우익은 죽었는가?' '벼랑 끝에 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양동안의 새論새評] 민주주의의 최대 적은 민주주의다

아테네 군비 확대 다수결로 부결 마케도니아 침공 손 못 쓰고 항복 獨, 히틀러 나치당 사상 자유 관용 대중 선동으로 민주주의 전복돼 세계 정치사를 보면 민주주의 체제가 민주주의를 잘 실천한 탓에 와해된 사례를 적잖이 발견하게 된다.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인류 역사상 최초로 민주주의를 실천했던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아테네가 쇠퇴기에 접어든 기원전 300년대 중반 아테네 북방의 후진국 마케도니아가 군사 강국으로 부상했다. 아테네의 정치가 데모스테네스는 마케도니아가 머지않아 아테네를 침공할 것이므로 그에 맞서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자고 주장하며, 과다 비축된 복지 기금을 군사력 강화에 전용할 것을 제안했다. 평화와 복지를 선호하던 아테네 시민들은 민회에서 다수결로 데모스테네스의 제안을 부결시켰다. 아테네는 군사비가 부족하여 군사력을 제대로 강화하지 못했다. 아테네 시민들이 군사비로 전용되는 것을 반대하며 지켜낸 복지 기금 속에는 시민들의 연극 관람 지원금도 있었다. 기원전 338년 마케도니아가 아테네를 침공했을 때, 아테네는 전투다운 전투 한 번 못 해보고 항복했다. #2 1930년대 중반 나치 독일이 군사력을 강화하며 주변 국가들에 대한 침공 의지를 나타내고 있을 때 인접한 민주국가 네덜란드에서는 나치 독일에 대한 대응 방법을 놓고 국론이 분열되었다. 한쪽은 군비를 증강하고 민주국가들과 동맹을 체결하여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다른 쪽은 무력으로는 평화를 실현할 수 없으므로 군비를 증강하는 대신 국제평화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동맹 체결 대신 중립을 선언하여 독일의 침공을 피하자고 주장했다. 후자가 다수의 지지를 받아 국책으로 채택되었다. 1939년 9월 나치 독일이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을 때 네덜란드는 중립을 천명했고 독일은 네덜란드의 중립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은 이듬해 5월 중립 존중 약속을 깔아뭉개고 네덜란드를 침공했다. 네덜란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손들고 항복하는 것뿐이었다. #3 1917년 2월 혁명 직후 러시아 임시정부의 주도권을 장악한 사람들은 입헌민주주의 세력이었다. 임시정부는 임시정부 타도를 천명한 볼셰비키 지도자 레닌을 비롯한 해외 망명 공산주의 지도자들의 귀국을 지원하고 볼셰비키의 임정 전복 활동에 유화적으로 대응했다. 심지어 레닌을 중형으로 처벌하고 볼셰비키를 궤멸시킬 수 있는 레닌의 반역죄(적국 독일로부터 공작금을 받아 전쟁 반대 운동을 전개한 죄) 증거까지 포착해 놓고도 그에 대한 수사를 뭉그적거렸다. 그 통에 레닌은 국외로 도주했다. 레닌과 볼셰비키는 임정의 관용을 이용하여 쿠데타 준비를 진행했다. 1917년 10월 24일 볼셰비키가 쿠데타(10월 혁명)를 일으켰을 때 임정 지도자들은 도망가기에 바빴다. 전광석화처럼 정권을 장악한 볼셰비키는 임정 지도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4 1923년 11월 독일의 나치당은 바이에른주 정부 전복을 위한 폭동을 일으켰다. 폭동은 실패했고 지도자 히틀러는 반역죄로 체포되었다. 그러나 우익 성향의 바이에른주 법원은 히틀러에게 금고 5년의 가벼운 형벌을 선고했고, 그마저도 선고 후 9개월 만에 보석으로 석방시켜 주었다. 히틀러의 나치당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강령을 내걸고 활동했으나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주의 체제는 사상의 자유 보장 원칙에 따라 나치당을 관용했다. 그 관용을 이용하여 나치당은 대중의 현실 불만에 편승하는 선동 수법으로 당세를 급속하게 확장, 1932년 7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마침내 제1당이 되었다. 히틀러는 1933년 총리에 임명되었고, 1934년에는 독재권을 가진 총통이 되어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불태워 재로 만들었다. 앞의 두 사례는 민주주의의 다수결 원칙을 잘 준수한 탓에 민주주의가 망한 예이고, 뒤의 두 사례는 민주주의의 사상 자유 보장 원칙을 잘 준수한 탓에 민주주의가 망한 예이다. 민주주의가 이처럼 민주주의로 인해 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필자는 민주주의의 최대 적은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로 인해 망하는 것을 피하려면 민주주의의 자기부정(自己否定) 속성을 적절히 보완하는 장치를 갖추면서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2018-05-26 23:39:21

합동통신 기자. 경기대 조교수. 저서 '우익은 죽었는가?' '벼랑 끝에 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양동안의 새論 새評] 국민의 사상적 분포와 국가의 운명

자유민주주의 국가 사상 편 갈려져 국민은 단결된 공동체가 될 수 없어 위험 수위 육박한 국민 사상적 분포 한국 6·25전쟁 때와 뭐 달라졌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민을 단결되어 있는 공동체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이 나라 국민을 사상적 경향에 따라 분류하면 '국민을 편 가르지 말라'고 비판한다. 국민은 전체주의 독재국가에서는 단결된 공동체가 될 수 있다. 그런 국가에서는 반체제'반국가적 인구를 대량 학살하거나 수용시설에 집단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체제'반국가적 인구를 대량 학살하거나 집단 수용할 수 없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단결된 공동체가 될 수 없다. 자유민주국가의 국민은 항상 사상적으로 편 갈라져 있다. 사상적 경향에 따라 국민이 편 갈라져 있는 양상을 국민의 사상적 분포라 한다. 자유민주국가에서는 국민의 사상적 분포가 국가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유민주국가의 운명은 국민 다수의 의견에 따라 좌우되며, 국가의 운명은 다수 국민이 지지하는 사상에 의해 안내되기 때문이다. 자유민주국가가 약소국일 때는 국민의 사상적 분포 외에 외세도 그 나라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국가의 운명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민의 사상적 분포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운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우리나라 국민의 사상적 분포는 어떤 양상일까? 필자는 우리나라 국민의 사상적 분포를 파악하는 알기 쉬운 감각적 지표로 북한 공산군이 침략해오거나 사회주의혁명이 일어났을 때 국민 각자가 나타내게 될 반응을 이용한다.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민 각자가 나타낼 반응은 ①반대하여 싸운다, ②반대하여 도망간다, ③마땅치 않지만 수용한다, ④지지하여 환영한다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6'25전쟁 때는 ①의 반응을 보인 국민은 극소수였다. 북한 공산군에 반대하는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도망갔다. 군대가 후퇴하기에 바쁜 판이라 무기도 없는 민간인들이 공산군에 맞서 싸울 엄두를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전체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③의 반응을 보였지만, ④의 반응을 보인 국민도 상당히 많았다. 군대의 전쟁 대비 태세가 부족한데다가 국민의 사상적 분포가 이 모양이었으니 개전 1개월여 만에 영토의 9할을 북한 공산군에 내주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미국의 구원이 없었더라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사라졌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사상적 분포는 6'25전쟁 때와 비교하여 얼마나 달라졌을까? 1980년대 중반 대학가와 노동자사회에서 남한의 사회주의화와 공산화 통일을 궁극 목표로 하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나라 국민의 사상적 분포는 6'25전쟁 때와는 판이했었다. 그러나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상당수가 전향하지 않고 추종자들을 양성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혁명운동을 전개해왔으며, 남한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그들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 의해 침투되어 있고 대중이 암암리에 그런 사람들의 의식화 영향을 받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오늘의 이 나라 국민의 사상적 분포가 6'25전쟁 때와는 판이하다고 큰소리치기 어려울 것 같다. 필자의 이러한 추론을 피해망상증으로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6'25전쟁 전에도 그랬다. 남한사회 지하에서 활동하는 공산당원들이 북한군의 남침 시 그에 부역할 것임을 걱정하면 비웃음을 샀다. 필자의 추론이 지나친 걱정일 수도 있고, 재수 없는 헛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1개월 동안 이 나라에서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보면 필자의 추론을 피해망상증에서 비롯된 황당무계한 것으로 도외시하기에는 찜찜한 대목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걱정하는 국민들은 필자의 이러한 추론이 과하다고 느껴지더라도 '보험 든다' 셈치고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봐 주기 바란다. 아울러 위험수위에 육박한 이 나라 국민의 사상적 분포를 걱정되지 않은 수준으로 반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도 생각해주기 바란다. 이 나라가 공산화되어서는 절대 안 되니까.

2018-05-26 23:38:54

합동통신 기자. 경기대 조교수. 저서 '우익은 죽었는가?' '벼랑 끝에 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양동안의 새論새評] 반미(反美)는 이적(利敵)이다

한미동맹 없다면 한국은 존립 위협 미국은 동맹 깨져도 피해 많지 않아 트럼프 방한 앞두고 반미운동 확대 정부 방관 땐 美서 '동맹 무용론' 고조 동맹은 동맹 참여 목적 및 동맹이 동맹 참여국의 존립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치명적 동맹과 전략적 동맹으로 분류할 수 있다. 동맹 참여의 목적이 국가의 군사적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동맹이 국가의 존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우, 그 동맹은 치명적 동맹이다. 반면에 동맹 참여의 목적이 국가의 대외 전략을 원활하게 실천하기 위한 것이며, 동맹이 국가의 존립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일 경우, 그 동맹은 전략적 동맹이다. 한미동맹은 한국에는 치명적 동맹이다. 한국은 북한의 공격을 독자적 역량만으로는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힘을 빌려 군사적 안전을 보장할 목적으로 미국과 동맹을 체결했으며, 한미동맹은 한국의 존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군사적 안전에 이바지해 왔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적 번영에도 중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 한미동맹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군사적 안전도 경제 번영도 없었을 것이다. 미국에는 한미동맹이 전략적 동맹이다. 미국이 한국과 동맹을 체결한 목적은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을 효율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이며, 한미동맹은 미국의 존립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미동맹이 깨진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미국이 입게 되는 군사·경제적 피해는 많지 않다.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 실천에 차질이 있겠지만 그러한 차질은 대아시아 전략을 수정함으로써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 가지는 상이한 성격 때문에 한국은 한미동맹의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크게 노력해야 하는 데 반해 미국은 한미동맹의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태도는 그러한 객관적 사리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미동맹의 유지를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반한운동 같은 것도 없다. 그에 반해, 한국에서는 1년 전 촛불집회의 시작과 더불어 확대되기 시작한 반미운동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왔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반미운동의 확대와 과격화를 방치하고 있으며, 북한 핵무기 제거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의 안보특별보좌관이란 인사는 미국이 북한 핵무기 도발 저지를 위해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을 실행,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깰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까지 했다. 객관적 사리에 맞지 않는 이런 상황이 오래갈 리 없다. 한국에서 반미운동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미국 언론매체들이 한국에서의 반미운동 확대와 그에 대한 정부의 방관을 많이 보도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배은망덕한 한국'에 분노한 미국 조야에서 갑자기 한미동맹 무용론이 고조될 것이고, 머지않아 미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넘겨주면서 주한미군을 대폭 감축하고 한미방위조약을 휴지처럼 취급할 수 있다. 일본이 개헌을 통해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되고 군사력을 증강한다면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저하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한국과의 이별을 그다지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니 미국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조짐만 보여도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곤두박질칠 것이고, 국민 심리 불안과 사회 혼란도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조만간 북한군의 군사 공격과 남한 종북 세력의 폭동이 내외 호응하여 대한민국을 사경으로 몰아붙일 것이다. 그래도 미국은 6·25전쟁 때와는 달리 대한민국을 구하는 일을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에서의 반미운동은 대한민국을 멸망시키려고 노력하는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 행위가 분명하다. 대한민국을 지키려면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반미운동을 단호하게 진압해야 하고, 국민은 반미운동의 비판·저지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18-05-26 23:38:19

합동통신 기자. 경기대 조교수. 저서 '우익은 죽었는가?' '벼랑 끝에 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양동안의 새論 새評] 文정권의 위험천만한 평화 지상주의

전쟁 위기 국가 평화 지상주의 유행 멸망 초래한다는 것이 역사적 진리 북한 공격에 단독 방어 능력 없는데 전쟁 방지 빌미 한·미동맹 깨질 수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면책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 의무입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우리에게 평화보다 더 귀중한 가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보다 1주일 전 유엔 연설에서 "전쟁을 겪은 지구 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입니다… 나에게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서 온전한 일상이 보장되는 평화를 누릴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교수는 지난달 27일 한 토론회에서 "한'미 동맹이 깨진다고 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작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했던 "가장 정의롭지 못한 평화라도 가장 정의로운 전쟁보다 낫다"는 말과 더불어 문 정권이 평화 지상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알려준다. 우리나라 국민은 전쟁공포증이 심한 탓에 '평화'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경향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이 문 정권의 평화 지상주의에 내포된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찬찬히 따져보면, 문 정권의 평화 지상주의는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위험천만한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우선, 문 정권의 평화 지상주의는 헌법에 위배되는 반헌법적인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책무(따라서 정권의 책무)를 규정한 헌법 66조 2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의 어느 조문에도 평화를 대통령의 책무로 규정한 구절은 없다. 헌법 66조 2항에 열거된 사항들을 포괄적으로 표현한 용어는 국가 보위이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국가 보위의 책무만을 부과하고 평화의 책무를 부과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해서, 대통령에게 부과한 국가 보위의 책무는 국가 보위를 위해 필요하다면 평화를 깨고 전쟁을 할 의무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평화를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절대 의무'라고 하거나, '평화보다 더 귀중한 가치는 없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평화보다 국가 보위를 상위에 둔 헌법에 위배되는 반헌법적인 것임이 분명하다. 문 정권의 평화 지상주의는 반헌법성보다 훨씬 심각한 또 하나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 문제점은 문 정권의 평화 지상주의가 자칫하면 대한민국의 소멸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전쟁 위기에 처해 있거나 전쟁 중인 국가에서의 평화 지상주의의 유행은 국가의 멸망을 초래한다는 것은 세계 역사가 입증해 주는 진리이다. 평화 지상주의는 전쟁 위기에 노출된 국가의 전쟁 대비 노력을 방해하고, 전쟁 중인 국가의 전쟁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성국가 또는 적국에 평화 지상주의를 전파'확산시키는 것은 고전적인 심리전 전술의 하나로 인정되어 왔다. 평화 지상주의가 일반 국민 사이에서만 유행해도 국가 보위가 어려워지는데, 이 나라에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평화 지상주의를 확산시키고 있으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미국이라는 막강한 동맹국이 있어서 아직은 그 문제점이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한·미 동맹이 깨진다고 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는 문정인 특보의 발언은 문 정권의 평화 지상주의가 초래할 재난을 방지하는 한·미 동맹의 효과도 머지않아 약화될 수 있음을 우려하게 만든다. 문 특보의 발언은 한국이 전쟁 방지를 명분으로 한·미 동맹을 깰 수 있다는 함의를 갖는다. 또한, 북한의 군사공격에 대한 단독 방어 능력이 없는 한국이 한'미 동맹을 깬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한국이 북한에 전쟁 없이 굴복하거나 단독으로 전쟁에 패하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함의를 갖는다. 한국의 집권 세력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이 한국을 지키기 위해 열을 낼 이유가 없지 않은가.

2018-05-26 23:37:57

합동통신 기자. 경기대 조교수. 저서 '우익은 죽었는가?' '벼랑 끝에 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양동안의 새論새評] 운동권 정권의 사상적 정체

운동권 출신, 청와대 비서진의 35% 민주당 의원 절반 가까운 57명 포진 정권의 분위기·주요 의사 결정 주도 사상적 정체 놓고 국민 불안하게 해 지난주 한 일간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진에서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35%이며, 순수 비서실에 소속된 비서관급 이상 직원 중 운동권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57%나 된다고 보도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23명 중 운동권 출신은 절반에 가까운 57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운동권 출신 인사들은 청와대 참모진이나 민주당 국회의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권의 분위기와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문재인 정권이 운동권 정권임을 말해준다. 운동권은 198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 민중혁명운동에 참여해온 인사들을 지칭하는 집단적 명칭이다. 민중혁명세력은 1980년대 중반 자기들이 실현하려는 혁명을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NLPDR)으로 설정했다.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은 무엇을 하자는 혁명인가? 아래 인용문은 NLPDR에 관한 운동권 자신들의 설명이다. "현재 남한 사회가 가진 가장 중요한 네 개의 모순은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 간의 모순 ▷독점 大(대)부르주아지와 그 외 계급들 곧 민중 간의 모순 ▷남한과 미제 간의 모순 ▷남한과 북한 간의 모순이다.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 간 모순의 해결은 사회주의혁명이며, 독점 大부르주아지와 민중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민중민주주의혁명이며, 남한과 미제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민족해방혁명이고, 남한과 북한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통일이다. 남한 혁명에는 독점 大부르주아지와 민중 간의 모순 및 남한과 미제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과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 간의 모순과 남한과 북한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통일'사회주의혁명이라는 두 단계가 나타나게 된다.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이라는 우리의 당면 목표는 사회주의 실현과 통일이라는 보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요 수단이 되는 것이다."-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의 기관지 『노동자의 길』 제33호(1988년 8월) 60~63쪽에서 요약인용- 이러한 설명에 비춰볼 때, NLPDR운동에 참여한 사람들 곧 운동권은 한반도의 사회주의화 통일을 궁극적 목표로 추구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자들, 통상적 용어로는 공산주의자들이다. 청와대 참모진이나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있는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공산주의자들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국가적 재난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그들이 전향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청와대 참모진이나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들어가 있는 운동권 출신 인사들 가운데 명백하게 전향한 인사가 있다는 말을 아직 듣지 못했다. 또 자료 찾는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는 몰라도 임종석 씨를 비롯한 집권세력 내 주요 운동권 인사들의 행적에서 전향에 해당한 언행의 자료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은 NLPDR운동에 참여한 경력을 거론하며 그들의 사상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사람에게 '왜 사상을 검증하려 하는가?' '시대착오적인 색깔 논쟁을 전개하지 말라' '과거의 일이다' '나는 민주화를 위해서 싸워 왔다' '그런 질문에 분노를 느낀다'는 등 엉뚱한 답변만 하고 질문의 핵심에 대한 답변을 회피해온 기록만 남기고 있다.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을 위해 투쟁할 때 가진 사상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전향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워서 답변을 회피하는 것일까? 집권세력 내에 포진한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사상문제에 대한 분명치 못한 태도는 그들이 주도하고 있는 현 정권의 사상적 정체가 무엇인가를 놓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권의 사상적 정체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버스에 탄 승객들이 운전기사의 정신상태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불안한 일이다. 그래서 필자는 집권세력 내 운동권 출신 인사들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제발, 사상적으로 전향했음을 명료하게 말해달라고.

2018-05-26 23: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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