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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식 kbs이사

[새론새평] 광주가 하면 '전략적 선택'이고, 대구는 '꼴통'인가?

갈라치기 어법 구사하는 文대통령TK를 남북관계 발목잡는 사람 취급정권이 짜놓은 프레임에 갇힌 TK좀 더 자신있게 행동하고 당당해야문재인 대통령의 레토릭이 최근 표독스러워졌다. 그 레토릭 가운데 특히 문제는 갈라치기 어법이다.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색안경을 던지고 우리에게 다가온 기회를 붙잡는 데 전력을 다하자는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했다. 길지 않은 모두 발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발목 잡는 사람'을 비난하는 데 있었다.하노이 회담은 예기치 않게 결렬됐다. 문 대통령의 어법대로라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 한 명이 발목 잡은 사람이다. 색안경을 끼고 다가온 기회를 던져 버린 사람이다. 누구일까?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다음 날 3·1절 기념사에서 '발목 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끔한 충고를 할 줄 알았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정작 그날 "지금 우리 사회에는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느닷없이 '빨갱이 타령하는 사람'을 적으로 몰았다.문 대통령의 레토릭에는 분명한 목적과 타깃이 있다. 발목 잡는 사람이나 빨갱이 타령하는 사람이나 모두 문 대통령에 대한 반대파를 의미하는 것으로 들렸다. 대통령 연설이라는 소중한 레토릭이 항상 갈라치기 어법을 통해 반대파를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더 문제는 인식의 오류이다. 남북관계의 과속을 걱정하는 사람을 발목 잡는 사람들로 매도할 수 없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서도 나타났듯, 미덥지 않으면 판을 깨야 하는 게 정상이다.정치적 경쟁 세력을 빨갱이로 표현하는 사람은 더더욱 지금 없다. 그 대신에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과 과도한 유착을 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즐비하다. 그들을 겨냥한 건가.지난해 9월 평양에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때, 유독 대구경북(TK) 사람들만 반대 여론이 높았다. 용감한 선택이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골고루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걱정하고 있지만, 당시만해도 그렇지 않았다.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서 TK 민심은 지난해 8월과 9월부터 문 대통령 지지 여론보다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데드크로스(dead-cross)가 벌어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그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TK는 유일하게 냉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지금의 하노이 회담 결렬을 내다봤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상황을 홀로 차분히 바라본 '앞서간 TK 민심'이 문 대통령에게 발목 잡는 사람들이고 빨갱이 타령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당시 광주·전라 지역은 문 대통령에 대해 82%의 긍정 지지로 뜨거운 신뢰를 유지했다. 광주가 하면 서울이 따라가고 전국적 현상이 된다고 보는 게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의 세계관이다. 이것이 이른바 광주의 여론을 '전략적 선택'으로 미화하는 일로 발현되는 것이다. 호남의 찰떡 같은 지지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게 TK 고립화 전략이다.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 선출을 마치 태극기부대의 선택이나 극우 정당, 박근혜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도 마찬가지 뿌리에서 발생하고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하면서 처음으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누른 곳은 호남지역 경선이었다. 호남에서 노무현이 승리하자, 전략적 선택 운운하며 치켜세웠고, 이 힘이 경선 승리로 이어졌다.TK 민심은 왜 호남과 같은 취급을 받지 못할까. 황교안의 한계는 앞으로 본인이 풀어야 할 과제일 뿐이며, TK의 선택은 정당한 권리 실현이다. 나는 매사에 TK도 전략적 선택이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자신 있게 행동하고 당당해야 한다.정치권에서 TK는 여전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짜놓은 프레임의 밥이다. 그리고 갈라치기의 대상이다. 이런 기울어진 분위기하에서는 '광주형 일자리'가 만들어질 뿐 '대구형 일자리' '구미형 일자리'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2019-03-06 11:38:34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누가 염소가 가는 길을 두려워하는 가

지자체 갖가지 명분 현금복지 혈안곳간 바닥나 이도저도 못하게 될 때국민이 겪을 금단 현상에 가슴 답답어떤 핑계대며 책임 회피하려는가상거래의 패턴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을 위한 거래에도 카드를 쓰거나 모바일로 처리하는 것이 생활화되었다. 이런 시대에 지난날과 같이 현금 거래의 관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첫째는 도박판이고, 그다음은 오일장의 쇠전마당이다. 이들 두 장소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현금 박치기'란 거래 관행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원매인(願買人)이 점퍼 안주머니에서 현금다발을 꺼내 들고 흔들어대면, 멱살잡이까지 하며 살벌하게 다투던 흥정은 순식간에 결판난다. 도박판 역시 묵직한 현금다발을 호기 있게 판돈으로 던지는 순간, 밑천이 쪼들려 전전긍긍하던 상대는 기가 팍 죽어 판세는 금방 뒤집힌다. 시쳇말로 현금 박치기란 그처럼 머리 없는 닭처럼 우왕좌왕하던 흥정에 치명적인 결정력을 안긴다. 흥정 과정에서 치닫기만 하던 갈등을 단숨에 무력화하는 살상력을 갖는다. 결말은 언제나 돈다발을 손에 쥔 사람의 기선잡기로 끝난다.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갖가지 명분을 만들어 도박판처럼 현금 복지를 펌프질하고 있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혹은 자기 과시욕에 혈안이 된 정치인들일수록 이런저런 명분을 내건 현금 복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몇 해 전 중국 이웃에 있는 나라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 나라는 광산 채굴권을 외국 회사에 넘겨주고 받은 거액의 보상금을 그대로 국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그때 만났던 그 나라의 한 교수는 위정자를 가리켜 한심하고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상스러운 말로 폄훼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위정자가 당장은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칭송을 들을 만하다. 그러나 한 잔의 우유를 마시기 위해 소를 잡는 실수를 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절하로부터 비켜나지 못했다. 그것처럼 무분별하게 현금을 뿌려대다가 나중에 곳간이 바닥나서 이도저도 못하게 되었을 때, 국민들이 겪는 금단 현상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그때는 또 무엇을 핑계하며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 것인가. 누가 그건 내 탓이오 하고 나설 것인가. 쏟아지는 질책과 비난에도 필경 시치미를 떼고 책임을 전가하거나, 꿀 먹은 벙어리처럼 남의 등 뒤에 숨어 먼산바라기를 하고 있을 것이 뻔하다. 빈약한 재원 때문에 현금 복지의 생색을 낼 수 없는 대다수 지자체의 책임자는 가만히 앉아서 무능력한 행정가라는 지탄을 받게 되었다.사막에서 양떼를 기르며 살아가는 유목민들이 터득한 지혜를 기억하자. 목초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수백 마리의 양떼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그 가운데 몇 마리의 염소들이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양떼는 그냥 두면 한자리에서만 맴돌며 풀을 뜯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염소는 새로운 식량원이 기다리는 싱싱한 목초지를 찾아 계속 자리를 옮겨 다니는 습성을 가졌다. 양떼는 습관적으로 염소의 뒤를 따라다닌다. 결국 양떼들을 좋은 목초지로 데려가는 것은 뒤를 따르는 목동이 아닌 앞장선 염소들이다.그냥 두면 목초지는 얼마 가지 않아 황폐화되어 목초지로서의 역할을 끝장내고 말 것이다. 뿌려대고 있는 지자체들의 현금 재원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세금임이 분명하다. 양떼들처럼 손쉬운 세금만을 파먹다 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곳간은 거덜나고 말 것이다. 물고기가 먹고 싶으면 냇가로 가지 말고 집으로 달려가 그물을 짜라는 말이 있다. 현금 복지에 앞서 그 재원이 고갈되지 않는 방도부터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세금은 어디서 발생할까. 두말할 것도 없이 기업체에 성장 동력을 실어줌으로써 재원의 지속성이 유지되리라 믿는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현금 살포만 계속할 것이 아니다.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내는 염소의 지혜에 주목할 일이다. 쌓여 있는 돈 바가지로 퍼 나르기는 삼척동자나 철부지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범람하는 강물은 빠르고 거칠다. 그래서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2019-02-28 03:30:00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5.18 논란, 이성적으로 풀어라

5·18에 대한 북한군 개입 주장은진상을 진실하게 밝히려는 목적개입 여부 정밀한 조사는 않은 채망언 규정·처벌한다면 반민주적지난 8일 개최된 한 토론회에서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순수한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거나 그 토론회 개최를 지원한 3명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정계와 언론계의 히스테리컬한 공격이 2주째 계속되고 있다. 공격자들은 그러한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그런 망언을 하는 것은 5·18을 폄훼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범죄적 언동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들을 정치·사회적으로 생매장하려 하고 있다.필자가 그러한 공격을 히스테리컬한 공격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현시점에서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는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는 것이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는 발언이 망언이 되려면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진지하게 조사하여 북한군의 개입이 없었음이 확인되어야 한다. 그런 확인 작업 없이 5·18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말하는 것을 망언으로 규정하는 것은 이성적이지 않다.5·18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일에 앞장서 온 지만원 씨가 제시하는 논거들 가운데 설득력이 없는 사항도 있지만 진지하게 검토, 확인해 봐야 할 사항들도 많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은 5·18을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5·18 때 광주에 침투했었다고 자처하는 남한 거주 탈북민이 2명이나 있다.둘째, 5·18에 대한 북한군 개입 주장은 5·18의 진상을 왜곡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5·18의 진상을 진실하게 밝히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5·18에 북한 사람들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편견을 가지지 않고 객관적으로 정밀 조사한 결과 5·18에 북한 사람들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5·18의 진상은 더욱 진실되게 정리될 것이다.5·18에 대한 북한군 개입 여부를 진지하게 조사해 보지도 않은 채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역사 왜곡자로 매도하고 처벌하려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왜곡하려는 행태이다. 이런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은 대체로 5·18에 대한 북한군 개입을 주장하는 남한 주민은 역사 왜곡자로 격렬하게 비판하고 적대시하면서, 동일한 주장을 하는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역사 왜곡자라고 비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지원을 해주려고 안달한다. 자가당착적이다.셋째,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무시하기 힘든 논거들을 제시하고 있는데도, 이것을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범죄로 규정하여 봉쇄하는 것이야말로 반민주적이다. 민주주의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며, 다수가 지지하는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주장하는 것을 봉쇄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닌 다수파의 독재이다.우리나라 정계와 언론계에는 5·18은 숭고한 광주 시민의 민주화운동이며,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들이 다수파임을 이용하여 5·18에 대한 자기들의 입장에 반대되는 의견을 봉쇄하려 한다. 그러한 발언 봉쇄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다수파의 독재인데 그 다수파의 독재를 민주주의라고 강변하고 있다.국가의 중요한 쟁점을 히스테리컬한 심리 상태로 결정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이루어지고 국가에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5·18에 대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쪽이나 그것을 부정하는 쪽 모두 히스테리컬한 심리 상태로 서로를 대하게 되면 그 문제로 인해 나라가 큰 혼란 속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 양측 모두 히스테리를 진정시키고, 객관적이며 열린 마음으로 5·18의 진상을 규명한다는 자세로 그 문제를 조사·해결해 주기 바란다.

2019-02-21 03:30:00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 유역별 통합 오염원 관리

수질 개선 첫 과제는 하수관거 정비저비용 집적화 시스템 도입 필수적생태복원·경제·문화·관광 분야까지환경부 중심 효율적 물관리 일원화하천은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수생태 및 하수도는 환경부, 농업용 저수지 등 관개시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리함에 따라 하천 및 물관리가 유기적이지 못했다. 그 결과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중복 투자와 비효율적인 요소도 많았다.이에 환경부를 중심으로 물관리 일원화를 위해 정부 조직을 개편했다. 아직 하천 관련 사항은 국토부에 남겨두었지만, 환경부는 유역별 통합 물관리를 지향하는 효율적인 물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는 기틀을 갖추게 된 것이다.효율적인 물관리 및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량 및 수질의 통합 관리뿐만 아니라, 생태복원, 상수원, 토지이용, 경제, 역사, 문화, 관광 등의 분야까지 통합적으로 계획하고 이행하여야 한다.우선적으로 환경부는 유역 내 홍수 피해 저감, 가뭄 대비 수량 확보, 수질과 수생태 건강성 유지를 모두 통합하여 관리할 수 있고, 기후변화 등 물관리 여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며, 수자원 변화와 상·하류 간의 효율적인 물 수요와 공급을 위한 실질적인 유역 물관리 방안으로의 통합 물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지금까지의 개별 단위 오염원 제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물 오염 관리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일원화된 물관리 체계 속에서 유역별 통합 오염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낙동강의 물 문제는 크게 유해 화학물질 유출과 녹조로 요약된다. 두 가지 모두 사전 예방대책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생원에서의 오염원 관리가 필수인데, 녹조 문제는 발생 원인 물질인 질소와 인이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유출된다. 따라서 비록 많은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체계적인 유역별 통합 오염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도시로부터 수계에 유입되는 오염 물질을 저감하고,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바로 하수관거 정비이다. 하수관거 정비는 발생된 오염 물질의 차집 및 처리를 위한 기본요소이다. 강우 시 발생하는 하수관거월류수, 하수처리장 초과 유입수 등의 처리를 위한 그레이 인프라(gray infrastructure)와 강우 유출을 근본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빗물 정원, 옥상 녹화 등의 그린 인프라(green infrastructure)를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한다.그레이 인프라에 속하는 하수관거 정비가 되면, 하수처리장의 유입량이 감소해 처리 비용을 감소시키고, 처리 효율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오염 물질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고,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를 직투입할 수 있으며, 악취 민원을 해소할 수 있다.하수관거 정비뿐만 아니라, 하수처리시설의 저에너지, 저비용 구조를 달성하기 위하여 처리공법 개선 및 시설 개선도 필수이다. 지금까지 건설된 하수도시설은 인프라 구축 위주의 정책으로 대규모로 건설되었으며, 과다한 용량 산정으로 가동률이 낮은 시설이 많다. 현재의 하수도시설은 다이어트를 통해 군살을 제거하고 신기술을 적용하여 집적화된 시스템으로 혁신하여야 한다. 집적화된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소요 부지 및 유지 관리비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농촌지역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을 처리하기 위한 환경기초시설의 확충이 필요하고, 수계에 영향을 주는 오염원 중에서 가축분뇨의 경우, 발생량이 적은 반면 고농도의 유기물, 고형물, 질소, 인 등을 포함하고 있어, 수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가축분뇨는 개별농가에서 직접 퇴·액비로 자원화하는 것보다는 모두 수거하여 공공처리시설에서 자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재생에너지인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고, 발생하는 찌거기를 퇴비화하여 이용함으로써 자원 순환형이면서도 저비용, 저에너지 소비 가축분뇨 처리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을 저감할 수 있다.환경부는 유역 내 통합 오염원 관리 체계 구축과 유역별 통합 물관리 계획의 수립을 우선하여야 하며, 국토부의 하천, 농식품부의 농업용수 등 부처별로 수행하는 정책들과 협업하여야 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2019-02-13 11:27:27

천영식 kbs이사

[새론새평] '샌님 황교안'이 '무적황대'로 거듭 나려면

데뷔 오디션 무난하게 치렀지만꽃가마 원하는 샌님 이미지 여전한국당 넘어 우파의 희망 되려면국민과 황교안의 비전 공유해야설 연휴 주요 화제 중 하나는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였다. 정확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이하 호칭 생략)의 정치적 생존에 대한 관심이다.황교안이냐, 아니냐? 선거가 이렇게 전개되면 여타 후보들은 쉽지 않은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선거 이슈의 각종 프레이밍을 황교안이 선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선두에게 가산점을 주게 되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역시 황교안에게 흘러가고 있다. 지나고 보면,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불출마를 압박한 게 황교안에게는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마치 짜고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펙터클한 안착을 도와주었다. 황교안이 슬쩍 입당해 출마선언을 했더라면, 훨씬 더 많은 자격 시비에 휩싸일 수 있었고 재미도 없었을 것이다.정치 신인 황교안은 데뷔 오디션도 비교적 무난하게 치렀다. 입당의 타이밍이 적절했고, 출마선언문의 내용도 보수 유권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불과 한 달 전 황교안이 출마할 것이냐를 두고 호사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좌고우면하다가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전망이 꽤 있었다. 이런 전망은 대부분 황교안의 고급스러운 이력에서 출발했다. 고물상집 아들이라고 하지만, 엘리트 공안검사 출신에다 무거운 중저음의 목소리만 보면, 바늘 하나 들어갈 게 없는 샌님 스타일이다. 또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기가 막히게 좋은 관운은 정치에서도 '꽃가마'를 원할 것이라는 예상을 만들고 있었다.김영삼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유명세를 탔던 이회창 전 총리도 정치 입문만큼은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돼 이듬해 대표로 추대됐다. 이게 꽃가마 정치인의 원조가 된 셈이다. 이회창 개인 이미지에 기득권이라는 딱지가 따라붙은 원인도 되었다. 황교안은 적어도 이와는 달랐다.한국당에서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컨벤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좀처럼 꿈쩍 않던 당 지지율이 3%포인트 이상 올랐다. 조만간 30% 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황교안 굳히기가 진행될수록 흔들기 역시 강해질 수밖에 없다. 후발 주자의 반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울어진 언론 환경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황교안이 가진 내재적 결점이 튀어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그 모든 것을 떠나, 황교안의 비전에 대한 공유가 절실하다. 왜 정치를 하려고 하며,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상태다. 이건 황교안뿐 아니라 우파의 희망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풀어내야 할 시급한 과제다.미국 정치사에서 우파가 폭망했다가 빠르게 되살아난 두 번의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레이건 혁명과 깅리치 혁명을 들 수 있다. 1974년 리처드 닉슨의 하야로 공화당은 적어도 한 세대 이상 집권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6년 뒤 지미 카터라는 미숙한 약체 정치인을 만난 덕도 있지만 탄핵 이후 공화당 지지층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에서 로널드 레이건의 집권은 혁명적인 일이었다. 강한 미국을 내건 레이건은 우파의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뛰어난 공감능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했다. 우파의 가치를 잘 구현할 인물이 아니라, 그 가치를 잘 전달할 사람이 필요했고, 위대한 커뮤니케이터(great communicator)가 된 것이다. 이미 보수층의 지원을 업은 만큼, 황교안을 거부하는 중도층에도 적극 어필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황교안이 꿈꾸는 미래가 공동체의 비전과 다르지 않음을, 더 나아가 훨씬 더 정상적인 일임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당의 대표는 당이 아니라 공동체의 수호자이다.깅리치 혁명은 한국에서 우파가 2020년 총선에서 압승하는 것과 같은 기적적(?)인 일과 관계돼 있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의 과제이다. 이 역시 공감이 원칙이다.샌님 황교안이 누구도 꺾을 수 없는 '무적황대'가 되고 싶다면, 당이라는 좁은 틀을 넘어서 국민들에게 비전이 공유되어야 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황교안이 꿈꾸는 세상을 잘 알지 못한다.

2019-02-06 13:38:47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고국 눈부신 경제 발전에 놀란 교포여기저기 쏟아지는 불만에 더 놀라'지옥'은 마음속에 있는 건 아닌지…저마다 삶에서 보람과 기쁨 찾기를그는 재미 교포다. 미국 생활 십수 년 끝에 최근 고국을 방문했다. 무엇보다 고국의 눈부신 발전에 무척 놀라고 감동 받는다.우뚝우뚝 바라보이는 고층 브랜드 아파트. 미국에선 부잣집에서만 있는 비데가 한국에선 공중화장실에서도 볼 수 있고, 골목마다 중형차들이 가득가득 들어섰고, 아파트 입구마다 차량번호 자동 인식 주차장이 있고, 어디서나 빠른 인터넷, 뛰어난 교통카드, 버스 도착 알림판, 거미줄 같은 지하철에 안전 스크린도어, 수많은 TV 채널, 저렴하고 편리한 택시, 밤낮없이 열려 있는 편의점, 빠르고 정확한 대리운전 서비스, 전화 한 통이면 득달같이 도착하는 배달음식, 거리마다 널려 있는 원두커피 카페들, 손바닥마다 들려 있는 비싼 휴대폰들, 순식간인 배송 서비스, 열쇠는 옛말 비번과 카드키, 해외 여행객들로 붐비는 공항.미국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건강검진과 치과 치료를 마친 후 냉장고가 두 개나 있는 친구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다가 환기를 하려고 창문을 열다가 너무나 매끄럽게 열리고 닫히는 것이 신기해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미국 촌놈이라는 핀잔을 듣는다. 그래서 나는야 가슴 뿌듯한 해외 동포. 그러나 진짜 그를 놀라게 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죽겠어, 힘들어, 정치가 개판, 나라가 썩었어,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이 얼마나 살기 힘든지 푸념하고 성토하는 모습들, 자식들 교육시키느라 등골이 빠진다.전셋값 올라서 살 수가 없어, 여자라서 밤길 나가기가 무서워, 정리해고당하는 나라에 살고 있어, 55인치 대형 TV 속 수많은 사람들도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미국 대학 등록금은 놀랄 정도로 더 비싸고, 나는 전세는커녕 월세가 3천달러, 미국은 남자도 밤길이 무서워 외출을 삼가야 한다. 보험 병원비도 훨씬 더 비싸고, 밥 한 번 먹어도 팁에 세금 25% 추가. 내 주변의 인텔 등 IT 회사들도 수천 명씩 정리해고된다.치안, 위생, 수질, 기술 도시 인프라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나라에서 저렇게 죽는소리들을 하는 게 신기하단다. 그래서 진짜 지옥은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건 아닌지…….옛날에는 조국이 잘 살게 되기를 기도했었는데, 이제는 조국 국민들 마음에 평안이 깃들기를 기도해야겠다는 것으로 그이 글은 끝을 맺는다. 그는 고대했었던 고국의 발전된 모습을 목격했으면서도 마음속으로부터 진정한 위로와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선진국에서도 엄두를 못 내는 경제적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어쩐 셈인지 끊임없이 구차한 삶을 호소하는 고국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시 미국으로 떠나는 그의 등 뒤에 드리워진 어둡고 긴 그림자를 바라본다.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대국으로 일컫는 미국과 중국을 여행한 경험이 있다면, 그들 나라에서 겪는 불편과 불합리는 열거하기가 차고 넘칠 만큼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회사원들의 연봉이 우리보다 적은 기업체들도 그들 나라에는 널려 있고, 공무원들의 근무 태도 역시 역겨울 정도다. 민원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의 업무처리는 불친절을 넘어 위압적이다.썩은 통나무 위를 느릿느릿 기어가는 달팽이가 대초원을 쏜살같이 달려가는 노루를 부러워한다면, 그 달팽이는 가슴을 쥐어짜는 좌절감과 수치심으로 평생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저마다 가지는 정체성과 특징적 삶의 형태가 있다는 것을 터득한다면, 마음의 평화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사숙고 끝에 정중히 제안했던 국무총리 자리를 한마디로 거절했다는 구상 선생의 '꽃자리'라는 시구가 이 순간 뇌리를 스친다.(중략)/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내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 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2019-01-29 16:23:47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건국방해자에게 건국훈장 주기

해방 정국서 공산주의 계열로 활동손혜원 의원 부친은 훈장 자격 없어대한민국의 정체성 파괴한 문 정부재심사 통해 부적절자 즉각 취소를요즈음 정계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손혜원 의원의 비리 행위 목록에는 손 의원의 부친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한 항목도 들어 있다. 손 의원의 영향력 행사로 해방정국에서 공산주의 계열로 활동한 손 의원의 부친 고 손용우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한 것은 손 의원 개인의 비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비리이기도 하다. 손용우에 대한 건국훈장 수여는 대한민국의 상훈법과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상훈법 제2조는 '대한민국 훈장 및 포장은 대한민국 국민이나 우방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한다'라고 규정해 놓고 있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대한민국이 이룩되는 바탕이 된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이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숭고한 애국정신의 귀감(龜鑑)으로서 항구적으로 존중"되도록 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이 두 법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 그리고 우리와 우리 자손이 숭고한 애국정신의 귀감으로 항구적으로 존중할 가치가 있는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한 활동을 한 사람들만이 독립유공자로서 훈장을 받고 예우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공산계 항일운동자들은 대한민국 훈장을 받을 자격이 없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뚜렷한 공적'을 세운 일도 없고, '우리와 우리 자손이 숭고한 애국정신의 귀감으로 항구적으로 존중할 활동'을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일제강점기 때 한국인 공산주의자들은 사상에 대한 헌신성이 매우 강했고 코민테른에 대해 맹목적으로 충성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3년 동안은 북한 주둔 소련군의 지령에 복종했다. 그들은 언제나 민족보다 사상을 중요시했으며, 그들에게 있어서 독립운동은 조국의 사회주의화라는 절대 목표를 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항일운동세력이기는 하나, 대한민국의 건국독립을 방해한 세력이다.공산계 항일운동자들의 활동은 우리 민족이 해방되기 전에는 대한민국 건국 준비단체인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정파괴하려 한 것이며, 해방된 후에는 공산정권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대한민국을 건국하려는 세력에 반대하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한 것이다. 그들의 활동이 성공했더라면 한반도 전역에 공산국가가 건립되었을 것이며, 대한민국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손용우는 8·15해방 전에는 국내에서 항일운동을 했고 해방 후에는 공산주의청년동맹과 그에 연관된 정당들에 소속되어 활동했다. 그 정당들의 활동은 말할 것도 없이 공산국가 건국을 위한 활동, 곧 대한민국 건국을 방해하는 활동이었다.이러한 손용우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훈장을 준다는 것은 건국을 방해한 사람들에게 건국훈장을 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런 조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공산계 항일운동자들이 행한 한반도에 공산국가를 건립하려는 투쟁을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것'으로 거꾸로 해석하도록 하고, 그들의 반대한민국 활동을 자손 대대로 '숭고한 애국정신의 귀감으로 존중하라'고 선전한 셈이 된다. 이는 정부가 반역을 장려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문재인 정부가 그와 같은 비난을 피하려면 손용우에게 수여한 건국훈장을 즉각 취소하고, 나아가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훈장을 수여한 공산계 항일운동자들을 모두 재심사하여 부적절하게 수여된 것이 발견되면 훈장을 취소해야 할 것이다. 그런 시정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들에 반대하여 싸웠던 우익 항일운동자들 및 대한민국 건국운동자들에게 수여했던 훈장을 모두 취소하도록 하라. 대한민국 건립에 반하여 공산국가 건립을 위해 투쟁한 사람들과, 공산국가 건립에 반하여 대한민국 건립을 위해 투쟁한 사람들을 똑같이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들로 존중한다는 것은 정신병자들에게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2019-01-23 11:41:17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 서대구 역세권개발과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한꺼번에 묶어서 체계적으로 개발대구시 균형발전·새로운 성장 동력노후산단 재생·방천리 매립장 연계에코타운 조성·도시철 연결 추진을국토교통부는 2015년 12월 서대구 고속철도역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2017년 12월 설계를 완료하였으며, 2018년 11월 한국철도시설공단 입찰공고를 거쳐, 금년 2월 서대구역을 착공하게 되었다.이에 따라 대구시에서는 서대구 역세권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는데, 2018년 4월부터 체계적인 개발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 TF를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개발 방향, 개발 범위, 도로·교통대책 등의 종합적인 추진 방향을 검토하기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금년 2월에 완료할 예정이다.서대구 역세권 개발은 서대구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복합환승센터 등 서대구역 주변 핵심지역 개발,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및 이전터에 대한 상부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며,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전체를 한꺼번에 묶어서 추진할 계획이다.서대구 고속철도역 주변에는 달서천 및 북부 하수처리장과 염색폐수처리장이 있는데, 지금까지 검토한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은 노후 하수처리장의 개선, 처리 용량, 이전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 북부하수처리장 위치에 통합하여 지하화하는 것이다. 상부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설로 가능하며, 현 달서천 하수처리장과 염색폐수처리장은 이전이 완료되면 역세권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민간자본이 투자되는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은 대구시비 절감 및 역세권 개발의 조기 추진을 위해, 지난해 PIMAC(공공투자관리센터)에 접수하여 우선적으로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서대구 역세권 전체 개발에 대한 평가를 병행하여 대구시 정책 방향에 적합한 최적의 역세권 개발 사업자를 공정하게 선정하여 추진할 계획이다.서대구 역세권은 염색산업단지, 서대구산업단지 등과 하·폐수처리장이 집중적으로 위치하고 있어, 대구시에서는 정주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이다.본 개발이 조기에 추진되어 대구시 균형발전과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는 핵심 사업이다. 하·폐수처리장은 지하화 및 상부 이용, 처리공정 집적화, 물재이용, 에너지 자립도 향상을 목표로 저에너지 및 저비용 구조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선진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에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용하여야 한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자립도는 10% 이하인데, 선진국의 경우 100%를 넘는 곳이 많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전과는 다르게 폭넓은 국내외 전문가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대구시는 물산업 허브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안정적 정착이 중요한데, 고도핵심기술개발, 선진국 수준의 검인증 능력 확보는 필수이고, 이를 위해서는 클러스터 입주 기업에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 본 사업이 이러한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한 지난해 말 시행된 '물산업진흥법'에서 제도화한 우수제품 등의 사업화 지원, 시범사업의 실시, 혁신형 물기업의 지정과 지원을 본 사업에서 선도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본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익형 사업모델 개발을 통한 민간기업 투자가 필요하며, 대구시 중장기 핵심사업인 3공단·염색·서대구 등 노후산업단지 구조고도화,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중심 에코타운 조성, 도시철도 연결사업 등과 충분히 연계하여 추진하여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대구시 물 관련 행정조직을 정부의 통합물관리 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통합 일원화하고 전문화하여야 한다.

2019-01-17 04:30:00

천영식 KBS 이사

[새론새평] KBS이사여서 죄송합니다

KBS 재미도 없고 균형감도 상실국민 눈높이 벗어난 '국민 방송'30~59세 시청률 1.1%에 불과해정작 경영진은 "갈 때까지 가 보자""방송이 이게 뭡니까. KBS 안 봅니다."요즘 'KBS 이사' 직함이 찍힌 명함을 건넬 때 당혹스러운 일이 잦아졌다. 명색이 국민의 방송인데, 국민들로부터 원망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KBS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갖고 이사직을 시작한 지 4개월. KBS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라앉고 있었지만, 그 4개월 동안도 더욱더 가라앉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지난 12월 2019년 KBS 예산을 심의하면서 KBS 경영진의 미래 비전 부재에 대해 소스라치게 놀란 것은 혼자만이 아니다. 11명의 이사진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KBS의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필자처럼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KBS 이사를 맡고 있는 3명은 '온몸으로' 걱정하고 있고, 나머지 더불어민주당 추천의 다수 이사들은 '남몰래' 걱정하고 있다는 차이라고 생각한다.4개월간 겪은 KBS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표현하라면, 안으로는 무사안일, 밖으로는 마이동풍이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 배가 가라앉고 있다고 말해도, 선실에 남아 있으라고 방송했던 세월호 선장을 떠올리게 한다. 먹통이다.대학에서 미디어 관련 강의 도중 KBS 방송을 보느냐는 질문에 70여 명의 학생 중 어느 누구도 '예'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안 본다는 것이다. 왜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간단했다. "재미없어요."한국갤럽은 매달 한국인이 좋아하는 상위 20개 TV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있다. KBS1 TV에서는 일일연속극 하나만 포함될 뿐이다. 국민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은 없는 것이다. KBS1 TV는 국민의 돈을 직접 받는 유일한 방송이지만, 국민의 시야로부터 사라져 가고 있다. 배신이다.KBS는 지난 11월 6개의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는 1~3%에서 바닥을 치고 있다. 없는 돈에 약 300억원의 제작비를 추가 투입했는데도 약발이 안 먹힌다.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무능이다.공영방송이니 재미없어도 된다고? 편파 논란까지 휩싸여 있다. 공영방송의 존재 기반인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김정은 찬양을 쏟아내는 '오늘밤 김제동'을 보는 불편한 심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새해 첫 방송을 했던 1월 2일을 기준으로 핵심 시청층인 3059(30대에서 60세 미만) 국민의 시청률이 1.1%에 불과하다. 또 프로그램의 타깃 대상인 20~40대 시청률은 0.6%다. 청년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골고루 보지 않는다.5개월째 그러고 있는데도 정작 KBS 경영진은 갈 때까지 가 보자고 말한다. 갈 때라는 게 가라앉을 때를 의미하는 걸까. 시청자를 볼모로 한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이다. 그 방송은 워낙 문재인 대통령의 홍보에 열을 올린다고 해서 어느 언론으로부터 '오늘밤 청와대'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KBS 방송은 재미도 없고 싸가지(균형감 상실)도 없는 셈이다. 그래서 불편하다.공영방송 전문가인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신문과 달리 공영방송은 방송사 또는 방송사 조직원의 이해를 대변하는 장이 아니라 사주인 '시민 전체'의 의견을 대변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공영방송론」 300쪽) 그런데도 KBS 기득권 세력들은 김제동 방송을 비판하는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화를 내고 있다. 이사회 내부 논의도 반대했다. 누구를 위한 표현의 자유일까.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김제동 방송을 보지 않거나 불편해하는 국민 95% 이상을 KBS 바깥으로 밀어내고 있다. 장외투쟁으로 떠밀고 있는 것이다.국민의 눈높이에서 일탈한 방송은 국민의 방송일 수 없다. 방송을 싸가지 없이 만드는 말 못 할 정치적 이유가 있는 건지, 대학생들 눈에 비친 대로 아예 '노잼' DNA를 갖고 있는 건지, 누가 나서서 죄송하다는 얘기라도 해줬으면….국민 없는 국민방송. 국민은 지금 밑 빠진 독에 시청료라는 물을 갖다 붓고 있다. 야권 이사로서 저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2019-01-09 13:33:51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그 많았던 반딧불이는 어디로 갔을까

반딧불이 한 번 짝짓기 위해 1년 변신온몸 풍찬노숙 마다 않고 경륜 쌓아몽골인은 세 살 때부터 말타기 배워전사 되면 마상재 달인으로 거듭나아무리 우겨 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걸/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를 마라….30여 년 전 대중들에게 회자되었던 이 가요의 노랫말 중에 반복되는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를 마라"의 가사에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이별에 대한 가슴 저미는 듯한 아픔과 숙연함이 배어 난다. 나를 위해 한 번만 노래해줄 법한데도 자신이 지닌 보석 같은 지혜와 눈부신 성과를 숨긴 채, 오늘 밤도 그렇게 울다가 잠이 든다는 대목에는 목이 멘다.그 대상이 바로 캄캄한 밤중에 혼자서 불을 밝히며 어둠 속을 날아가는 반딧불이다. 애벌레일 때는 늪에서 물달팽이를 먹고 자란다.그리고 약 250여 일이라는 길고 긴 기간 동안 허물을 벗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늪에서 벗어난다. 그것도 모자라 다시 60여 일 동안 땅속에서 번데기로 살아야 드디어 어른벌레가 된다.그러나 수명 2주의 짧은 기간 동안 낮에는 습하고 어두운 개똥이나 소똥 밑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면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식음을 전폐하고 불을 밝히고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짝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른벌레가 되어도 몸길이 불과 1센티미터, 그 작은 벌레가 짝짓기 한 번을 위해 장장 일 년에 걸쳐 여섯 번 이상의 허물을 벗는 변신과 고통을 감내한다.이것이 그 벌레가 온몸으로 겪는 몸서리치는 경륜이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기슭을 끼고 있는 크레모나 지방은 이미 17세기부터 명품 현악기 제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곳이다.특히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가문이 만들었던 바이올린은 세월이 흘러갈수록 값어치를 더한다. 얼마 전 경매에 부쳐진 그 바이올린의 출품가는 70억원이었다. 그 현악기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재료인 나무들이 가졌던 뼈저린 경륜에서 비롯된다.스트라디바리 가문은 빙하기의 알프스 산록에서 끊임없이 몰아치는 거센 비바람과 천둥소리, 그리고 뼛속까지 스며드는 혹한과 눈보라를 견디느라 무릎을 꿇고 옆으로 자라는 나무들을 베어다 담금질해서 이른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라는 이름을 가진 바이올린을 제작해 냈었다.무려 백 년 동안이나 이어진 냉해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나무로 악기를 만들었을 때, 연주장이 아무리 넓어도 객석 구석구석까지 온전하게 퍼져 나가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공명을 얻을 수 있었다.몽골인들은 세 살 때부터 말타기를 배운다. 그 아이가 자라서 전사가 되면 말 네 마리를 한꺼번에 몰고 황야를 달릴 수 있는 마상재(馬上才)의 달인이 된다. 안장도 없이 달리는 말 위에서 자고, 달리는 말 위에서 먹고, 달리는 말 위에서 활 쏘고 창을 던져도 과녁에서 빗나가는 실수를 볼 수 없다. 그들은 하루 160킬로미터 이상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말의 담력과 질주력에 힘입어 드디어 거대한 유럽 땅을 삽시간에 정복할 수 있었다.내 편만을 찾을 게 아니다. 반딧불이가 태어날 때처럼 그 분야에서 풍찬노숙을 마다 않고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를 삼고초려를 해서 모셔 와야 한다. 경륜은 위험 부담을 극소화시킨다.그것을 쌓지 못한 사람은 걸핏하면 원망이 많고 핑계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실패할 경우 권력자의 등 뒤에 숨어서 대중을 향해 화를 내고 비난을 퍼붓는다. 빗물을 받을 그릇이 삐뚤어지게 놓인 걸 깨달았다면, 똑바로 놓을 줄도 알아야 바라는 만큼의 물을 담을 수 있다. 돌에서 물을 짜낼 수는 없다. 인생은 한 닢의 동전, 어디에서나 쓸 수 있지만, 한 번밖에 쓸 수 없다.

2019-01-02 06:30:00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자주가 항상 좋은 건 아니다

국가·민족의 자주를 명분으로 독재세계 모든 독재자들의 공통된 모습북한 정권의 군사 도발 '자주적 악행''악행' 눈감고 '자주'만 떼어내 찬양자주 혹은 주체성이란 일반론적으로는 좋은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주체성을 가지고 자주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자주나 주체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자주가 악행이나 우행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국가 혹은 민족의 자주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독재를 하고 독재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세계의 모든 독재자들의 공통된 모습이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도 민족 자주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가족 독재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인류사적 대발명이라고 선전하는 주체사상도 독재의 명분으로 내세운 자주를 억지로 부풀린 것에 불과하다.대한민국에서도 자주가 독재의 명분으로 이용된 적이 있다. 유신 시기의 집권 세력은 서양의 자유민주주의라는 옷은 한국인의 체격에 맞지 않은 것이며, 한국에서는 한국인의 체격에 맞는 한국식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와 같이 한국식 민주주의를 모색하고 실천하는 것을 민족 주체성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말했던 한국식 민주주의란 곧 유신 독재를 말하는 것이고 민족 주체성이란 민족 자주를 말하는 것이다.개인이나 집단이 자주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일을 자주적으로 실행하게 되면 재난을 당하게 된다. 수영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 자주가 좋은 것이라 하여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주적으로 물에 뛰어들면 '자주적 익사'로 귀결된다.악행의 구실이 되는 자주나 우둔으로 연결되는 자주는 비판되어야 할 '나쁜 자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자주라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가족 독재를 자행하고 있는 북한 정권을 우리 민족의 자주적 전통을 계승한 집단으로 미화하면서, 북한 정권의 자주성만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우긴다.그 사람들은 주민을 굶겨 죽이면서도 핵무기를 만들고 대남 군사 도발 책동을 계속하는 북한 정권의 '자주적 악행'에서 '악행'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자주'만을 따로 떼어내서 찬양하고 있다. 그리고 '악행'마저도 '자주'의 불가피한 파생물로 감싸준다. 그 사람들의 행태는 자주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살인범에 대해 그의 살인 행위는 눈감아 주고 '자주적 인간'이라고 칭찬하며 그 범인의 살인을 '자주'의 불가피한 파생물이라고 변호하는 것과 동일하다.그 사람들은 또 우리가 한미연합군의 전시작전권을 수행할 역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주국방을 위해서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자주는 전쟁에서의 패배를 자초하는 어리석은 자주이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한반도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할 역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한반도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자주는 한반도 당면 문제들의 효과적 해결을 저해하는 어리석은 자주이다.우리 민족은 매우 오랫동안 강대국에 눌려 살아왔기 때문에 민족 자주라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 국민의 이런 심리적 경향은 북한 정권의 '나쁜 자주', 범죄적 자주를 민족의 기상을 살리는 자주로 왜곡하는 북한 정권과 남한 종북 세력의 책동이 사기라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 또 한미연합군의 작전권을 한국이 행사하게 되면 한반도의 전쟁 발발 시 한미연합군의 패배를 초래할 것이며, 한반도가 당면한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면 당면 문제들의 해결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해 올바로 대처하고 한반도가 당면한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국민들이 '자주=항상 좋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하루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2018-12-26 11:30:36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억강부약(抑强扶弱)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약자 돕는 정치 실종돼 사고 되풀이노인·교육·육아 문제 파고드는 의원뽑을 수 있는 선거법 개정 합의 '위안'중국 한나라의 역사가 반고(班固)는 '정재억강부약'(政在抑强扶弱), 즉 정치의 의미는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 데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새벽에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꽃다운 청년 김용균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생각난 말이다. 가진 것이 없다고 성실하게 일하는 청춘이 이렇게 쓰러져간다면 대한민국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차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날로 심해지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이번 사건을 보면서 정치의 실종을 절감한다. 정치 때문에 사고가 터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2년 전에 있었던 서울 구의역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건과 판박이다. '위험의 외주화'가 초래한 결과이다. 당시 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은 너도나도 해결하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결과는 없고 똑같은 사고는 되풀이되었다. 약자를 돕는 정치가 죽었기 때문이다.원래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은 강자에 대한 견제의 원리를 담고 있다. 권력자를 법으로 묶어놓기 위해 만든 것이 헌법이다. 그런데 문제는 헌법만으로 강자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약자에 대한 보호가 쉽지 않다. 권력은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집중된다는 '과두지배의 철칙'을 이탈리아의 사회학자 미헬스(Robert Michels)가 주장한 이후 이 기분 나쁜 이론을 아무도 논박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절대 권력이 반드시 부패하듯 집중된 힘은 세상의 해악이 된다. 이 때문에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정치고, 그로써 약자를 돕는 것이 정치의 본분이다.물론 권력을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도 있다. 국난의 상황이나 가진 게 없을 때는 탈탈 털어서 힘을 모아야만 한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면 집중 자체가 걸림돌이 되고 독재는 내부로부터 무너지고 만다.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서는 힘 모아 키워준 재벌이 국민경제에 아무런 낙수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강한 대통령과 힘 있는 여당이 국정 농단의 원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강자들은 여전히 힘을 몰아달라고 주장한다. 힘을 몰아준다고 정치가 살아나지 않는다. 힘 있는 김영삼 대통령은 공안 정국을 주도했고, 다수를 확보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오만한 정권으로 몰고 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번 예산안 처리에서 드러났듯이 힘이 없어 협치를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예산안 통과를 정치 행위라고 강변하지 말자. 도적들도 협력해서 약탈한 물건을 잘 나눠 갖는다. 약자들에게 돌아갈 복지 예산을 떼어 지역구 개발 예산으로 나눈 것을 보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독일의 철학자 하버마스(Jűrgen Habermas)는 후기 산업사회에서 특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와 달리 공동체 정신이 약화되어 개인이 고립된 상태에서 국가마저 약자를 돌보지 않는다면 그들은 곧바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국가의 해체로 이어진다. 주변부부터 무너지기 시작해서 전 사회까지 붕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지난 주말에 정치권이 선거법 개정에 합의해서 약자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을 터 주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우리도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헌신하는 국회의원, 농업에 정통한 국회의원, 노인·육아·교육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국회의원을 비례대표로 뽑을 때도 되었다. 이것을 아까워하다가 훗날 내가 약자가 되어 피눈물을 흘려본들 소용이 없다.

2018-12-19 11:29:17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 혼밥과 단식, 일자리…대한민국의 미래는?

"고용문제 성공 못했다"는 文대통령최근에 혼자 식사하는 일 잦다고 해'김정은과 식사' 마냥 기다리지 말고단식 야당대표 찾아 '밥 한끼' 했으면삼국지에 위나라 장수 사마의가 적장인 촉나라 승상 제갈량의 식사량을 물어보고, 제갈량의 건강과 수명을 재는 대목이 나온다. 21세기 최첨단 문명사회가 된 요즈음도 여전히 '먹기'는, 개인의 의지를 가늠케 하고 집단의 행동 논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 '먹는 문제'가 우리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이다. 비례대표제는 표의 등가성을 담보하는 소중한 제도다. 그러나 야당이 요구하는 '권역별 연동형'은 현재로서는 지역 정당에 더 유리하고, 자칫 지역 정치를 고착화할 위험성이 있다. 단식의 명분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여권이 그의 단식을 보는 태도에는 아쉬움이 있다. 애정이 부족하다. 손학규, 그만한 정치인을 찾기 어려운, 한국 정치의 소중한 자산인데….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혼자 식사하는 일이 잦다 한다. 1년 전, 지난해 꼭 이맘때 중국 방문 당시 대통령이 혼자 식사하고 그 사진까지 공개됐기에, 대통령의 '혼밥'이 근거 없는 소문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챙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 많은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생각이 같은 사람과는 언제 어느 때나 대화할 수 있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식사는 생각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혼자 식사하신다? 생각 다른 사람과 대화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뜻이다.대통령은 11일 "고용 문제는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했다. 이미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은, 경험 없는 저학력자의 일자리가 설 여지가 별로 없다. '최저임금' 언저리의 일자리는 제3세계 출신의 노동자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아무리 돌아봐도 고학력 장기 경력자를 위한 일자리뿐이다. 국내 일자리 늘리기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그런데도 여전히 청와대와 정부는, 국내만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언론 보도도 외면했다.(본지 2017년 10월 11일 자 「시각과 전망」 백설공주와 최저임금, 2018년 2월 8일 자 「새론새평」 청년 일자리, 해외에 길이 있다) 어쩔 수 없다. 대통령부터 다른 정책 아이디어를 가진 인사와 폭넓게 만나야 한다.문재인 대통령이, 생각이 많아서 혼밥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식사를 기다리느라 혼밥할 수도 있다. 그 식사는 우리가 부르고 김정은이 답한다고 바로 성사되는 게 아니다. 남과 북에 일부 반대 세력이 있고, 이웃 국가들이 국력을 기울여 견제하고, 멀리 미국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다. 마냥 기다릴 것인가?대통령이 북의 동반자만 기다리지 말고 남의 동반자와 먼저 만나 식사하면 어떨까? 청와대에 탁월한 기획자가 있다는데, 대통령이 야당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아 함께 식사하는 기획은 왜 못 할까? 그는 대통령과 김정은의 식사만 기획하나? 쉬운 일은 하지 않고, 어려운 것만 시도하는 것이 큰 정치인가? 돌아가는 길이 지름길이라고, 정치권이 힘 모으면 북쪽과의 대화도 훨씬 쉽게 풀리지 않을까? 다행히 제1야당도 막말 지도부가 차례로 물러나고 합리적인 신임 지도부가 들어섰다.가까운 쉬운 것부터 하는 것이, 일 잘하는 사람의 일하는 방식이다. 기획도 주변의 일상사를 살피는 데서 시작하면 좋겠다. 대화도 가까이에서 시작해야 한다. 성경에도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했다.

2018-12-12 12:05:42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지나간 것에 대해 되새김질하기

전통 뒷간 배설물 농사 거름으로 써마사이족은 집 벽에 소 배설물 발라냄새 나지만 빛나는 가치 숨어 있어지나간 것들 무작정 버리지 말아야조선시대 후기에 외국인이 촬영한 사진 중에 똥장군을 지고 서 있는 한국인 농사꾼의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이 인상적인 것은 사람의 배설물이 담긴 용기를 등에 지고 있으면서도 카메라를 향해 전혀 민망한 기색 없이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문명 세계로 진입한 지금은 그런 모습이 사라지고 볼 수 없게 됐다. 중세 유럽에서도 거리에 변기통을 가지고 다니며 빌려주고 돈을 받는 장사꾼이 있었다. 심지어 새벽이면 너도나도 배설물을 거리에다 내다 쏟아 도시 전체에 악취가 진동했다. 루이 14세가 즐겨 신었던 굽 높은 구두의 동기도 당시 길거리에 흩어진 오물을 피해 다니기 위한 것이었다는 기록도 있다.그런데 배설물을 처리하는 우리의 역사는 그렇게 미개하거나 허술하지 않았다. 절제와 효용성의 묘미에서 이탈한 적이 없었다. 궁중에서는 왕이 매일 아침 내놓는 배설물을 맛보는 어의가 있었다. 그 맛과 빛깔로 왕의 건강 상태를 검사하기 위함이었다. 배설물 속에 모든 병증의 원인과 진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부터 알고 있었다. 조선시대 건축의 백미로 일컫는 병산서원의 만대루 왼쪽에는 우리나라 뒷간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만대루가 개방된 공간으로서의 건축미를 자랑하듯 이 뒷간 역시 개방된 열린 공간을 자랑한다. 주거 공간과 멀리 떨어져 있어 지붕 없이도 악취가 주거 공간 주변까지 미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간 가옥에 존재했던 뒷간 대부분이 만대루 뒷간이 가지는 이러한 공간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을 재활용하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었다. 화학비료가 없었던 조선시대 때 농사에 쓰였던 거름의 효용성도 동물의 배설물이 섞이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그때는 우리의 농토가 지금처럼 황폐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름졌다.우리가 미개한 사람들로 꼽는 아프리카의 마사이족은 기르는 소가 배설한 똥으로 그들 가옥의 벽을 바른다. 해충의 침입을 막고 맹수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동남아에선 코끼리와 짐승의 배설물을 거쳐 얻어낸 커피콩을 거두어 고품질의 커피를 얻어낸다. 우리가 반딧불이로 부르는 개똥벌레는 낮에는 습하고 따뜻한 소똥이나 말똥 속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밖으로 나와 암수를 찾아 활동한다. 그 개똥벌레는 급기야 반딧불이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지방자치단체에선 축제도 열어 관광객들이 반딧불이를 보려고 전국에서 모여들어 밤이 되기를 기다린다. 냄새 나고 혐오스럽다고 내다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빛나는 가치를 되새김함으로써 얻어내는 성과다.과거에 새마을사업의 성과에 집착하다가 모든 것들을 버리고 새 출발하자는 슬로건 때문에 우린 아주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민속 자산을 많이 잃어 버렸다. 프랑스의 베르사유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은 루이 14세가 파리의 궁전을 버리고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화려하고 거대한 궁전에는 화장실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궁전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파티가 열렸고 왕의 환심을 사려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 들었다. 먹고 마시고 춤추며 환락의 밤은 연일 계속되었다. 그런데 그들 왕족과 상류층도 어차피 사람이었고, 먹고 마셨으니 당연히 배설 욕구가 뒤따랐다. 궁전 주변은 그들이 내놓는 배설물 장소로 활용되었고, 낮이 되면 그들 배설물에서 풍기는 냄새로 가득 찼다. 왕이 의도했던 대로 궁전 자체는 깨끗해졌지만, 주변 환경이 배설물로 오염되는 비관적인 결과를 맞았다.지나간 것, 그리고 버려진 것들 속에도 빛나는 보석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것이라 해서 무작정 버리거나 혐오스러운 눈길을 주지 말자.

2018-12-04 10:33:13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심각해진 내부의 적의 위협

세계역사를 통해 국가 존립의 위협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치명적서울 광화문 '김정은 환영단 발족식'대한민국이 감당할 한계 초과 징후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존립 문제를 논할 때 대체로 외부의 적에 대한 방어만을 말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외침에 자주 시달려온 기억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국가 존립에 있어서 더욱 중요시해야 할 대상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다.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데 있어서 보다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것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기 때문이다.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정도가 심하다는 점은 세계 역사가 입증해준다. 세계 역사를 보면, 아무리 작은 국가라도 내부의 적이 없이 국민이 잘 단결해 있으면 외적의 공격에 쉽게 붕괴된 경우가 없다. 반면 아무리 많은 군대를 가진 강대한 국가라도 내부의 적이 많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상태에서 오래 존속한 경우가 없다.국가의 존립에 대해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까닭은 사물의 본질에서부터 비롯된다. 모든 사물의 유지와 변화에 있어서 사물의 내적 모순은 사물의 외적 모순보다 우월한 작용을 한다. 모든 사물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이 국가 존립에 대한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의 위협 차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국가 존립에 대한 내부의 적의 위험도는 국가의 정치체제가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폭이 클수록, 그리고 대외적 개방도가 클수록 더욱 높아진다. 그런 정치체제는 내부의 적이 생성·확대될 수 있는 조건을 보다 폭넓게 제공하기 때문이다.모든 선박은 적재 가능한 화물량의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초과하는 양의 화물을 싣게 되면 침몰한다. 모든 국가도 감당해낼 수 있는 내부의 적의 규모가 있고, 내부의 적의 규모가 감당해낼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게 되면 붕괴된다.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북한 집권자 김정은을 위인으로 찬양하면서 그의 남한 방문을 환영하기 위한 '위인맞이 환영단' 발족식이 있었다. 이 발족식에서 한 연사는 김정은을 위인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여러분도 곧 좋아하게 될 거예요"라고 외쳤다.언론 매체들은 그 집회의 규모가 극히 작고 시민들의 반응이 냉소적인 점을 고려하여 김정은 환영단 발족식을 '똘아이들의 장난질'쯤으로 가볍게 취급했다. 필자의 생각에는 그 집회의 정치적 의미를 가볍게 평가할 일이 아닌 것 같다. 필자의 예상으로는 앞으로 김정은 환영단 발족식 또는 그와 유사한 퍼포먼스가 전국 여러 곳에서 연쇄적이거나 동시다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예상대로 그런 퍼포먼스가 확산되면 그것은 대한민국 안에 내부의 적의 규모가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남한 사회 내에 내부의 적의 규모가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했음을 시사하는 증후들은 적지 않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국방 태세 약화를 경고하는 행위에 대한 사회적 경멸, 내부의 적을 억제하는 국가 기구와 법제의 무력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공적 조치 및 집단행동의 빈발, 본원적인 적대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북한을 단지 동족이라는 이유로 국가 존립을 위한 관건적 동맹의 파트너인 미국보다 중시하는 사회 풍조 등이 그것이다.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이 위험수위에 달한 내부의 적의 규모 확대에 경각심을 가지고 그에 대응하는 노력을 전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적재 한계를 초과한 화물을 실은 선박의 모양새가 되어, 외부의 적인 북한에 당하기에 앞서 남한 사회 내부의 적에게 먼저 당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렵게 될 것 같다.

2018-11-28 11:56:23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정개특위의 딜레마

'연동형 비례대표제'엔 암묵적 동의국회 의석수 늘리자니 민심 무섭고지역구 의원수 줄이자니 반대 거세여건 잘 살펴 선거법 개정안 발의를현재 국회에서는 선거법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달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개특위)가 설치되어 현재 선거법 개정안이 준비 중이다. 정치개혁의 최대 현안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이지만 그동안 국회마다 설치된 정개특위는 특별한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따라서 정개특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지만, 지금의 정개특위는 다른 때와는 좀 달라 보인다. 이번에는 선거제도 개편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가장 어려운 것이 개편 방향에 관한 정치권의 합의인데, 이미 끝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지난달 초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정개특위에 합의하면서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정치권이 이미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암묵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법 개정을 주문했는데, 여야 정당들이 이를 미루다가 마침내 여론에 밀려 수용한 것이다.현행 선거제도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오랫동안 비판받아왔다. 실례로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25%의 정당지지를 받고서 41%의 국회의원 의석을 확보했고, 그전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2%의 지지로 50%의 의석을 얻었다. 이 때문에 선거 후에는 어김없이 '승자 독식'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거대 정당들이 담합하여 기득권을 지켜왔는데, 이번에는 바뀔 모양이다.물론 연말까지 정개특위가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 국민 여론이 의석수를 늘리는 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국민 다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찬성하면서도 국회의원의 수를 늘리는 데는 반대한다. 그런데 의석수를 묶은 상태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하면 국회 표결에서 부결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을 위해서는 지역구 의원의 숫자를 대폭 줄여야 하는데, 당장 지역구를 잃게 되는 국회의원들이 거세게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여기에서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처한 정개특위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국민들에게 별로 존경받지 못하는 국회의원의 수를 늘리자니 민심이 무섭고, 현재의 의석수에 맞춘 개정안은 국회에서 부결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정개특위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어쩌면 그래서 소수당 의원에게 선심 쓰듯 위원장직을 맡겼는지도 모르겠다. 더 나아가 국민들은 비례대표 의원을 더 싫어한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앞장서서 막말로 정치를 어지럽히기 때문이다.사실 대한민국의 발전 정도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의 절반은 비례대표로 뽑아 그들에게 정책개발을 맡기는 것이 합당하다.이미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견이 모아졌는데, 그 이유는 공정한 대의와 더불어 정책정당의 필요성 때문이다. '독일 통일의 아버지'라 불리는 헬무트 콜(Helmut Kohl) 총리도 비례대표 의원이었다.이제 도로포장이나 마을회관 건설 같은 지역현안은 지방의원들에게 맡겨도 된다. 국가정책을 고민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지역사업에 몰두하다 보니 국정은 공무원들에게 맡겨져 변화와 발전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주에 571개 시민단체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의석수 확대를 주장하여 정개특위에 힘을 실어주었다. 아무쪼록 정개특위가 그 시한인 다음 달까지 국민 여론과 정치 여건을 잘 살펴서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발의해 주길 바란다. 과거 한나라 대장군 한신(韓信)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배수진을 쳐서 조나라를 함락시켰던 것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 큰 지혜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2018-11-21 11:31:25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 강자에 관대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고액 연봉에 갖은 수당과 복지혜택재벌 노조는 '갑 중의 갑, 무궁화 갑''갑에게는 절대 불관용' 국정 원칙을노동계 적용하는 여권 용기에 박수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월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조라고 해서 과거처럼 약자일 수는 없으며,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이틀 뒤 민노총은 "노조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는 무지하고 오만한 말"이라고 맞받았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13일에도 국회에서 민노총에 대해 "많은 고민과 우려를 갖고 보고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발 더 나갔다. "한국지엠 노조가 카젬 사장을 감금했는데 미국에서는 그러면 테러"라고 지적했고, 민노총에 대해서는 "말이 안 통한다"고 일갈했다.여권 최고위 인사들의 일련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어떤 이는 "할 말 용기 있게 잘 했다, 시원하다" 하고, 어떤 사람은 "겁이 없네? 배은망덕하다"고 한다. 2016년 총선, 지난해 대통령선거, 올해 지방선거, 3년 연속 여권에 표를 몰아준 노조로서는 섭섭하겠지만, "노조가 청구서를 내민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그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여권 인사들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새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노동계에 정부 여당도 서운한 게 많았을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반대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거부 ▷한국지엠 노조의 외국인 대표 감금 ▷고용 세습을 지적한 여당 원내대표 고발 등. 그러나 아무리 감정이 쌓였다 해도, 거대 조직인 민노총을 건드리려면 여권으로서는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다. 선거 때 노동계가 등을 돌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1년 반 동안 선거가 없으니 한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만일 이런 얄팍한 계산의 결과라면 여권의 발언은 지속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반면에 여권이 '이제는 노조의 족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일시적인 지지율 상승이 아니라, 한두 정책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지형이 왼쪽으로 몇 클릭 정도는 이동했고 그래서 노조의 몰표 아니라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그래서 노동계 특히 민노총과 크게 한판 붙어도 정권 재창출 가능하다, 이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신감일 수 있다.노조는 원래 약자들의 모임이고, 그래서 힘을 모아야 한다. 노조의 제1강령은 '안으로 단결, 밖으로 연대'이다. 1980년대 폴란드 민주화를 주도한 자유노조는 이름부터 '솔리대리티' 즉 '연대'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 공기업, 금융 노조, 그리고 그들이 중심이 된 민노총은 협력업체 노조나 비정규직 노조, 취업 준비생과의 연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말마따나 이미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서일까?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자. 지주-마름-소작농의 전근대적 농경 사회의 완전한 재판(再版)이다. 재벌이 지주, 대기업·공기업 노조는 마름, 협력업체 직원·비정규직은 힘없고 가난한 소작, 취업 준비생은 소작도 떼어 받지 못한 떠돌이 유민이다. 현대판 소작은 험한 일, 위험한 일 도맡지만, 원룸 신세를 벗어날 길 없다.현대판 마름은 고액 연봉에 갖은 수당, 온갖 복지 혜택을 누리면서, 소작 착취에 단단히 한몫한다. 탈법, 불법적으로 마름질을 세습하며 떠돌이 유민들이 마을에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한다. 예로부터 지주보다 마름이 더 밉다고 했다. 21세기 마름은 입으로는 재벌 개혁을 부르짖으며 실제로는 재벌 권력에 철저히 기생한다.임종석 비서실장의 말마따나, 노조는 이미 우리 사회의 약자가 아니다. 약자는커녕 '갑 중의 갑, 무궁화 갑'이다. 사실 집권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 모두 노조 출신이니, 노동계가 기세등등할 만도 하다. '갑에게는 절대 불관용'의 국정 원칙을 노동계에 대해서도 적용하는 정부 여권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강자에 관대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2018-11-14 10:31:37

김주영소설가

[새론새평] 시골 5일장, 부활 성공 사례 있다

'장흥 토요시장' 도회지 여행객 유도대형 관광버스 40대 주차 시설 마련가요무대 열어 파장까지 발길 잡아젊은이 찾도록 현대적 커피숍 즐비5일장은 1470년대 전라도 무안과 나주 등지의 사람들이 읍내로 나와 난전을 벌이고 물물교환을 한 것을 효시로 추정하고 있다. 그때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장시가 열렸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5일장으로 정착했다는 것이 지금까지는 정설이다.그러나 장시가 열리기를 거듭하면서 민간의 풍속이 어지러워지고, 농사꾼들이 농토를 버리고 상업에 종사하게 됨으로써 갖가지 폐단이 생겨났다. 여기저기에서 금압 조치를 내려 달라는 상소가 빗발쳤으나 대세를 막을 수 없었다. 그 5일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오늘날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마당 역시 대세를 막을 수 없어 나날이 번성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 역시 5일장이 번성하였으나 제품의 대량생산이나 유통 구조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위축되어 장날의 풍경이 한적하기만 하다.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질 위험마저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5일장을 되살리기 위해 다방면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인구 문제, 교통 문제, 유통 구조의 문제, 소비 패턴의 문제 등이 서로 얽혀 지난날의 번영을 회복할 징후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이 같은 와중에 5일장 부활에 성공한 지자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라남도 장흥이 바로 그곳이다. 장흥 5일장의 성공은 그 지방의 자연환경과 지역의 특성을 섬세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서 성공한 사례다.우선 장흥은 5일장을 폐지하고, 대신 토요일마다 장이 서도록 조처했기 때문에 이름을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이라 부른다. 관광 유적지가 산재한 인근 시군에서 모여드는 도회지의 여행객들을 토요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함이었다.장흥 시가지 오른쪽으로 길게 뻗은 탐진강 천변 제방을 사이에 두고 천변의 둔치 쪽은 대형 관광버스들이 40여 대나 주차할 수 있는 주차 시설을 마련했다. 제방을 넘어서면 주차장처럼 길게 뻗은 토요시장이 열리도록 조치하였다. 시장 양쪽 끝에는 가요무대를 마련하여 가수와 악단들이 파장 무렵까지 연예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근방에서 모인 1천여 명의 관광객들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시장에는 인근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서 생산되는 표고버섯과 편백나무를 소재로 한 일용 제품들을 개발하여 팔고 있어 도시인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그뿐만 아니다. 도시인들의 추억을 건드리는 짚신이나 삿갓과 같은 옛 상품들도 팔고 있다. 음식으로는 유명한 장흥 삼합이 있다. 한쪽 장거리에는 사오십 명의 아낙네들이 줄지어 앉아 산나물과 채소를 팔고 있다. 그런데 그 아낙네들은 모두 목에 두 개의 명찰을 걸고 있다. 하나는 주민등록증이고 하나는 아낙네의 택호와 살고 있는 마을 이름이 적혀 있다. 아낙네들이 팔고 있는 산나물이나 채소들은 모두 인근 산기슭에서 채취한 것들이거나 자신들의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기른 것들이다.군청 담당자들이 토요장마다 아낙네들의 상품을 점검해서 유기농이 아니거나, 이웃 장시에서 몰래 사온 것을 되팔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택호가 적힌 명찰을 회수해 버린다. 그것은 매우 엄격하게 집행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명찰만 보고 채소를 구매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한쪽으로 가면 장흥으로 시집온 다문화 가족들이 저마다의 나라에서 먹어왔던 다국적 음식을 팔고 있어 이색적이다.시장 주변에는 인테리어가 현대적인 커피숍들이 즐비해서 젊은이들도 스스럼없이 토요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들 카페에서는 수시로 그림 전시회나 시화전이 열린다. 장흥은 소설가 송기숙 선생, 이청준 선생, 한승원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2018-11-08 05:00:00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문 정권에 대한 신영복·송기인의 영향

통혁당 투쟁 노선 따라 활동한 신부산 지역 운동권 중심인물인 송文대통령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머지않아 큰 불행 초래될 것 같아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취해 온, 북한과의 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미국의 대북한 제재를 견제하는 행보를 보고 있으면 문 대통령이 깊이 존경하는 신영복 교수와 송기인 신부의 미국·북한 관련 발언들이 생각난다.신영복 교수는 1968년에 적발된 북한 추종 지하당 통일혁명당의 구성원으로서 20년간의 형무소 복역 후 1988년에 석방된 인사이다. 2016년 1월 작고한 신 교수는 출옥 후에도 통혁당의 투쟁 노선에 따라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자기가 신 교수를 존경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표명했으며, 신 교수에 대한 존경심이 넘친 나머지 신 교수의 붓글씨 액자를 청와대에 걸어 놓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북한 특사 김영남과 김여정이 청와대를 방문하여 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을 때 배경에 있던 '通一'(통일)이란 붓글씨가 들어 있는 액자가 바로 그것이다.신 교수는 '황해문화' 2003년 가을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북한은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강화했는 데 반해 남한은 민족적 주체성을 잃고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자본주의 체계의 중하위권에 종속돼 있다, 남북통일이 되려면 한국이 그 종속 구조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북한이 세계 자본주의의 하위에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하여, 북한은 휴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한 후 경제 문제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는 생각에서, 평화 체제를 위한 협상용으로 핵무기를 만든 것이다, 그에 반해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동북아의 새로운 냉전 구조에 대비한, 또는 새로운 적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전통적인 국가 전략과 관련해서 북한 핵을 다루고 있다, 한반도의 전쟁 위험은 북한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올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미국은 한국의 은인'이라든지 '한반도 논의는 한미동맹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등의 환상적 미국관을 청산해야 한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북한 고립 정책과 미국의 북한 봉쇄 정책을 비판해서 북한이 자력으로 여러 가지 경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도 말했다.송기인 신부는 부산 지역 운동권의 중심인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문재인의 정신적 지주'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이 내 생각하고 똑같다"고 말할 정도로 문 대통령과 가까운 송 신부는 '월간중앙' 2005년 5월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나는 1980년대부터 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 미군이 철수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울 정부와 평양 정부가 먼저 손을 잡아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우리 민족끼리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6자회담이니 뭐니에 맡길 것이 아니고 우선 서울 정부와 평양 정부가 저 사람들 몰래라도 긴밀하게 결속을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민족의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대미 관계는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송 신부가 말하는 '저 사람들'이란 미국을 뜻한다.이상과 같은 신·송 양인의 발언들과 문 대통령의 미국·북한에 대한 행보를 비교해 보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두 사람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과, 북한과의 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미국의 대북한 제재를 견제하는 문 대통령의 행보가 문 대통령 1인의 판단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핵심 세력의 집합적 판단에 따른 기조적인 정책임을 알 수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신 교수와 송 신부의 영향으로부터 하루속히 벗어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대한민국에 큰 불행이 초래될 것 같다.

2018-10-31 11:47:23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촛불집회와 공화주의

촛불집회 후 공화주의가 시대정신'갑질'근절 '미투'운동 사회 공감 형성정치권 능력'감수성 기대에 못 미쳐당파적 관점만 주장 땐 사회 해체돼 지금부터 2년 전인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 농단의 물증으로 태블릿PC가 언론에 공개되자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분노 속에서 촛불집회가 불붙었다. 촛불집회는 한 달 보름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의결을 이끌어냈고, 그 두 달 후에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대통령이 파면되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다. 전 세계가 놀랐던 대한민국의 촛불집회가 불과 2년 전에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촛불집회가 과연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촛불 혁명'으로 평가되고 기억될지 알 수 없지만,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면 새로운 의미가 드러난다. 촛불집회는 분명 민주주의의 신장에 기여했고 많은 이들이 이를 주목하고 있다. 이제 최고 권력자를 파면한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은 아무도 꺾을 수 없고 대통령도 함부로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할 수 없게 되었다.그러나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성찰은 부족한 듯하다.서양의 공화주의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민주주의와 더불어 다양한 제도와 관행을 만들어 왔다. 거칠게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비교하자면, 민주주의는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권력을 견제하는 원리이고 공화주의는 모든 국민을 위하여 권력을 행사하는 원리이다. 따라서 공화주의적 법치는 범죄자의 권리까지도 존중한다. 이런 맥락에서 촛불집회가 공화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태극기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을 위한 새로운 정신으로 성숙해야만 한다.촛불집회 이후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는 분명 공화주의적으로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갑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들 수 있다. 이제 국가권력은 적극적으로 '갑질'의 근절, 나아가 사회적 부조리를 해소할 것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질적 성장을 예고한다. 같은 맥락에서 '미투'운동도 해석된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강압적 관계는 근절되어 마땅하다.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갈 정치권의 능력과 감수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공화주의적 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협치를 통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만 하는데, 우리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급급해서 제 할 일을 않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거대 정당의 '정치적 갑질'을 막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해야겠다. 과거에는 행정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민주주의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공정성과 다양성을 강화하는 정치적 공화주의가 시대정신이다. 공동체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당파적 관점만을 주장한다면 사회는 분열과 대립 속에서 해체될 수밖에 없다.지금부터 120년 전에 발생했던 1898년의 만민공동회 사건을 통해 촛불 정신을 재해석할 수 있겠다. 그해 11월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의 서울 시민들은 23일 동안 철야로 장작불을 피워 놓고 의회 설립을 주장했다. 당시 국왕이었던 고종은 공화주의자들이 왕권을 위태롭게 한다고 판단하여 만민공동회를 무력으로 해산했고 이승만을 비롯한 주동자들을 체포하여 사형을 선고했다.그러나 완전히 꺼진 것만 같았던 '장작불 집회'의 정신은 그 후 1919년의 거국적 3·1운동과 민주공화국을 천명한 '대한민국 임시헌장'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해방 후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으로 계승되어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촛불 정신도 이처럼 성숙한 민주공화국의 토양이 되어야겠다. 그것이야말로 공자가 강조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2018-10-24 10: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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