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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정치적 과제

[경제칼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정치적 과제

국방부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하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로 발표했다.통합신공항은 K2(군공항 6.71㎢)와 대구국제공항을 현재 규모보다 2.2배 확장한 15.3㎢(약 463만 평) 규모다.통합신공항은 침체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산업 유치 및 지역 개발을 촉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진정한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28년 공항 개항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또 다른 텅빈 지방국제공항으로 전락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동남권 거점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통합신공항 이전지는 대구시와 약 50㎞(직선거리), 포항시와 약 80㎞, 안동시와 약 25㎞ 떨어져 있다. 경쟁 공항인 김해공항과 대구시와의 직선거리는 약 80㎞로,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대구시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그러나 고속도로 및 철도망을 반영한 교통 접근성면에서,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입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대구시와 통합신공항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구시 공항 수요는 공항 접근성 및 항공 이용 편의성면에서 유리한 김해공항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특히 국내선 공항 접근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선 이용객이 가장 많은 대구∼제주 노선의 경우,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운항 거리 및 요금면에서 불리한 경쟁 여건을 지니고 있다.통합신공항과 배후도시 간의 접근성 향상은 통합신공항 건설만큼이나 중요한 개발 과제이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서대구KTX역~동구미역~통합신공항역~의성역(66.8㎞)을 30분대에 연결하는 공항철도 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공항철도 건설 비용은 단선 1조5천억원, 복선 2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철도 건설사업의 비용편익비(B/C)는 단선 0.64, 복선 0.82로 사업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공항철도 건설사업은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2017년 호남선 고속전철(KTX) 2단계 사업(광주 송정역에서 목포)의 노선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고속전철은 전액 국비로 건설하게 됐다.기본 계획에서는 광주∼나주∼목포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노선으로 계획됐으나,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도록 16.6㎞를 'ㄷ'자형으로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했다.그 결과 광주시와 목포시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전철은 전액 국비(추가 건설 비용은 1조1천억원)로 건설하게 된 셈이다.호남 고속전철 노선은 경제성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에 의해 변경됐다. 2018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선 KTX 공동정책협의회'를 통해 호남 고속전철 노선을 광주 송정~무안공항~목포(77.6㎞)로 변경・합의했다. 양당 합의에 의해 국토교통부는 총 2조4천731억원의 호남선 고속전철 2단계 사업을 2025년까지 완공한다고 확정했다.대구시와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는 통합신공항의 성공과 경북의 낙후지역 개발 촉진을 위한 핵심적인 기반시설이다. 지방 인구 소멸화 현상으로 인해 비수도권 지역의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은 사업타당성 기준(비용편익비 1.0 이상)을 충족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통합신공항과 공항철도와 같은 지방 대형 SOC사업은 경제성 기준을 충족하기보다는 정치적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지렛대로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통한 사업 추진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공항철도와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전철 모두 국비로 건설되었으니,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역시 예타 면제 국비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지역 정치권은 여당과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정치협의회'를 구성하고 내년도 예산 심의와 연계해 적극적인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 지역민은 지역 발전을 위한 지역 정치권의 태도와 노력에 대해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나아가 다음 선거에서 지역 정치권을 투표로서 평가해야 한다. 이제 우리 대구・경북 지역민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보다 지혜로운 유권자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

2020-09-29 09:32:53

[경제칼럼] 비대면 추석과 보이스 피싱

[경제칼럼] 비대면 추석과 보이스 피싱

아침저녁으로 마주치는 선선한 날씨에 가을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벌써 다음 주면 추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시작된 2020년 추석은 여느 명절과는 다르다. 고향과 부모님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방송과 홍보물을 보며 씁쓸함이 몰려든다.코로나19는 우리에게 비대면 사회를 강요하고 있다.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가족, 친구, 동기간에도 비대면 만남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관계와 기준을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더욱이 해외에 다녀오면 2주간 격리돼야 한다. 해외에서 1주일 정도 일하기 위해 출국, 입국 시 2주간 총 4주간 격리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었다.최근 비대면(언택트·Untact) 기술이 아니면 우리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접촉하지 않고도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받을 수 있는 비대면이 아니면 영업이나 생존에 어려움까지 발생한다. 언택트 기술은 코로나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 간 감정 대립이나 폭행 등의 사회 문제를 방지하고, 관련 비용도 줄일 수 있다.하지만 비대면 사회의 부작용 중 하나가 '보이스 피싱'이다. '피싱(phishing) 사기'의 일종으로 전화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 등 금융 관련 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지난 한 해 피해액이 총 5천억~6천억원이고, 일일 평균 100여 명이 사기 피해를 입고 있으며, 단 한 사람이 20억원 넘는 피해를 입은 사례도 최근 있었다고 하니 나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빙자하거나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빙자 사기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명절에는 그 빈도가 더욱 심하여진다고 하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최근 보이스 피싱 피해자분들을 상담하며 왜 속게 되었는지 질문을 하니, 대출 문제로 누구를 만나서 상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전화 통화 후 직접 만나 친절하게 상담해 주니 신뢰하고 믿었다는 것이다.심지어 수사 중인 경찰이 보이스 피싱 피해를 입었다고 전화로 연락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그 경찰을 보이스 피싱 직원이라 생각하고 바로 항의하며 그렇게 살지 말라고 타일렀다고 한다.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 심정이 이해가 됐다.대면형 보이스 피싱이 비대면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형 보이스 피싱보다 대면형은 일반적으로 평균 피해액이 크다.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면형 보이스 피싱은 그 외로운 틈을 파고든다. 일반적으로 일반적인 채권추심회사로 위장하고 대출이나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을 노린다.또한 아들 딸 등 가족을 사칭하며 신분증을 사진 찍어 보내 달라는 유형도 있다. 신분증이 확보되면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금융회사에 비대면 방식으로 계좌를 개설해 대출을 받아 가로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금융기관에 대출이 발생하는 것이다.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대면 방식의 영업을 하다 수익이 줄어든 자영업자는 '코로나 긴급재난대출' 문자가 와서 반가운 마음에 링크를 눌러 확인하다 피해를 당했다고도 한다. 명절에 자식들, 친구들 연락과 문자는 또 얼마나 반갑겠는가?위 보이스 피싱의 여러 유형들은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보이스 피싱은 사후 대책보다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이다. 만약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금을 계좌로 보냈다면 은행과 금융감독원, 경찰에 바로 신고하고 계좌 지급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비대면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중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언택트 사회로의 시기와 강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가중시키고 있다.지인들 간의 만남도 줄어들었고, 명절에 부모님께 찾아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효도인 시절이다. 추석이라는 명절을 앞두고 친척들과 부모님을 찾아가지 못하는 그 틈을 다른 것들이 차지하지 않도록 우리의 사랑과 관심으로 채워야 한다.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알려 허락을 청하고, 돌아와서도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인사 드리라고 배웠지만 지금은 대면이 예절이 아니고 비매너라고 하니 추석이라는 대명절을 앞두고 안타까울 뿐이다.장현우(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2020-09-22 13:23:39

[경제칼럼] 다양한 양념치킨의 역설

[경제칼럼] 다양한 양념치킨의 역설

수일 전 아들로부터 TV 시청을 권유받았다. 종편 TV에서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일전에도 한번 시청했던 기억이 있던 프로그램이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퀴즈를 내서 정답을 맞히면 상금을 지급하는 매우 단출한 포맷이다. 퀴즈 정답의 성공 여부보다 출연자의 소소한 개인사에 관한 그들만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이 펼쳐주는 삶의 모습은 지나치게 무겁지도 또 그리 가볍지도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아들이 시청을 권유한 그날의 프로그램 주제는 '이거 내가 만들었어'였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인기를 구가하는 발명품에 관한 이야기다. 현업이 변리사인지라 마땅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첫 번째 발명 이야기는 노면 색상 유도선이다. 내비게이션이 길 안내를 해줘도 초행길 운전 중 갈림길에서 순간 망설여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목적지에 따라 그저 분홍선과 초록선을 따라 주행만 하면 될 뿐이니 편리함이 아주 그만이다.선 하나로 교통사고를 50%나 감소시켰다고 하니 실로 그 효과가 대단하다. 반면 효과에 비해 기술사상은 지극히 간단하다. 만일 발명자가 특허출원을 했다면 등록요건 소위 진보성을 인정받아 손쉽게 등록이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다. 이처럼 유익한 발명은 기술의 난이도보다 관심과 열정의 산물이다.두 번째 발명품은 움직이는 토끼모자이다. 변리사 입장에서 가장 특허등록을 추진하기 용이한 발명이다. 기술사상이 명료하고 기구적 구조에 관한 내용인지라 발명의 성립성 또한 명확해 공지된 유사 기술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등록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발명이다.미국의 최대 유통회사로부터 100억원 상당의 물량 공급을 의뢰받았으나 제작 능력이 부족해 주변 공장을 소개해주었다고 한다. 정작 본인은 본 발명품으로 5천만원 정도의 수입만을 올렸다고 하니 시청 내내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발명의 대가치고 부족함이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세 번째 주인공은 양념치킨 조리법을 개발한 발명자이다. 노년의 신사인 발명자는 인터뷰 내내 지난했던 양념 개발 과정을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 놓았다. 직접 창업한 회사명과 제품명도 귀에 익숙하였으니 사업화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던 듯하다.프라이드 치킨으로 유명한 미국의 글로벌 기업까지는 아니었어도 적어도 국내에서는 양념치킨의 지존으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것이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임직원들이 독립해 다수의 새로운 양념치킨 회사를 설립했다고 하니 가히 원조임에 틀림이 없다.해당 프로그램이 주인공들을 특별히 초대한 이유는 세계 최초의 타이틀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공전의 히트 상품을 개발한 주인공들이니 응당 상당한 부를 축적했을 것이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 프로그램의 반전이었다. 주인공 모두 특허출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위 독점권이 없었으니 법적으로 시장의 선두 주자를 유지할 수 없었다.후발 주자라도 자본력이 뒷받침되면 얼마든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으니 소기업 수준의 주인공들은 그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명예 이상의 대가는 얻지 못했던 듯하다. 방송 후기를 찾아보니 특허를 출원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안타까운 댓글이 대부분이다. 필자 역시 내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그런데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Against Intellectual Monopoly)의 저자인 미셸 볼드린과 데이비드 러바인 워싱턴대학 교수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전했을까.양념치킨에 독점권이 부여되지 않았기에 다양한 입맛의 양념치킨이 시장에 선을 보일 수 있었고, 토끼모자에 특허권이 없었기에 저렴한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고 하지 않을까. 또한 노면 색상 유도선에 특허권이 존재했다면 제한적 활용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항변했으리라.지식재산권의 적극적 활용과 제한적 적용은 항상 논쟁의 화두이다. 혁신에 대한 보상으로 출발하여 순기능적 역할이 돋보였던 특허권은 이제 독점과 공유라는 이념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결국 지식재산권은 누구나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관련 제도의 변화를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2020-09-15 16:46:49

[경제칼럼] 중소기업 팀장의 리더십

[경제칼럼] 중소기업 팀장의 리더십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서 해답을 찾고자 얼마 전 회사의 직원들과 개별적인 면담 시간을 가졌다.현재 우리 회사가 안고 있는 문제점,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들을 함께 고민하면서 도출된 과제 중 하나가 팀장과 팀원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면서 회사의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었다.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박휘규 성균관대 교수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팀장 리더십이 회사의 성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통상 대기업은 조직이 크고 세분화되어 있어 팀장 또는 팀의 역량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나, 중소기업은 하나의 팀이 다양한 분야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고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아 팀장이 회사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한다.그리고 중소기업 팀장들이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에 몰입한다면 대기업보다 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중요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위치에 올라감으로써 개인의 성장이 더 빠른 편이라고 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중소기업의 중간 리더들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일하기보다 경영진이 지시하는 일만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어떤 팀장은 책임 면피용 업무를 하는 것에 상당한 시간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이처럼 중소기업의 핵심인 팀장 리더십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필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중소기업 팀장 리더십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첫 번째 중소기업 팀장에게 가장 중요한 리더십 요소는 소통 능력이다. 박휘규 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데 가장 필요한 리더십을 'People First Leadership'이라고 했다.이 리더십은 리더가 팀원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솔선수범, 지도, 칭찬, 경청 등 4가지 요소로 조직원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팀장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팀원들에게 묻고 배우기를 꺼리고, 팀원들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팀장이 답을 가르쳐주거나 지시를 내려주기만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이번 면담에서 깨닫게 됐다.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팀장이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서 각자의 장점을 이끌어내고 약점을 보완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두 번째 필요한 요소는 통합자로서의 역할이다. 중소기업은 작은 규모여서 팀장이 팀원과 경영진의 중간 조율자이거나 다른 팀과의 업무 분담 시 최종 협상 결정자인 경우가 많다.이런 상황에서 팀장들은 경영진, 팀원, 다른 팀과의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한 설득을 어렵거나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아무런 변화와 결론도 만들어 내지 않음으로써 논란을 회피하거나, 팀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그들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하지만 회사나 팀원들이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문제점을 직시하고 한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것을 바란다는 것이다.팀장이 이해당사자들에게 수시로 솔직하게 말해주고 함께 고민함으로써 문제를 풀어나가고 배려받는다는 피드백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겉으로는 조직의 갈등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속에서 회사는 성숙해지고 하나로 통합돼 나아가는 것이다.세 번째 중소기업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동기부여의 리더십이다. 팀원들은 업무 지시를 하면 왜 이것을 내가 해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아마 이것은 팀원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팀장이 회사의 방향과 지시한 업무의 목적을 이해시켜 주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중소기업 팀장들은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할 때 일의 목적과 팀장이 기대하는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하고 그들이 납득하고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훌륭한 중소기업 팀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팀장 리더십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 경영자가 위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해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팀장들의 롤 모델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대부분의 중간 관리자 리더십 교육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중소기업 현실과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앞으로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한 중간 관리자 리더십 연구가 더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교육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2020-09-08 11:47:05

[경제칼럼]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사업의 성공 조건

[경제칼럼]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사업의 성공 조건

정부는 지난 8월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서울권역에 2028년까지 13만2천 호를 추가로 공급한다고 발표했다.이번 대책의 새로운 내용은 전체 공급량의 60%를 차지하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사업(5만 호)과 공공재개발 사업(3만 호)이다.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이하 공공재건축)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자치단체 도시개발공사 등과 같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경우, 재건축 단지의 규제를 완화(용적률은 500%까지, 층수 제한은 50층까지)해 주는 대신 상향된 용적률의 50~70%, 개발이익의 최대 90%까지를 기부채납 형태로 환수하는 재건축 사업이다.정부는 공공재건축 사업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주택의 50% 이하는 신혼부부, 청년 등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공공분양하고, 나머지 50% 이상은 공공임대로 공급함으로써 민영주택, 공공분양주택 및 공공임대주택이 혼재된 진정한 사회혼합형(Social Mix)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공공재건축 사업의 실행을 위해서는 용적률(250%)과 층수 제한(35층)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재건축 단지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수적이다. 재건축 조합이 공공재건축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사회혼합형 주거단지 조성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공재건축 사업에 재건축 단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요구된다.공공재건축 사업은 정부와 민간 재건축 조합이 협업하여 공공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민관 협동 사업이다. 정부는 재건축 인허가 규제를 완화해 주는 대가로 개발이익을 최대 90%까지 공공이익으로 환수한다. 반면 재건축 조합은 공공주택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100% 부담하는 대신 추가적인 개발이익 1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추가적인 10%의 개발이익을 얻기 위해서, 재건축 조합은 고밀도 개발에 따른 단지 내 주거환경의 악화, 도로와 학교 등과 같은 기반시설의 혼잡 등을 감수해야 한다. 대다수 조합과 조합원은 공공재건축 사업 참여에 따른 추가적인 개발이익에 대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 참여하기보다는 차기 정권 출범 이후로 재건축 사업을 유보하는 분위기이다.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을 공공이익이라는 개념에 몰입돼 개발이익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100% 환수한다면 공공재건축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 동업의 기본 원칙은 비용과 수익을 공평하게 나누는 소위 '반반'이다. 도로 개설과 같은 다른 공익 사업에서는 실질적으로 개발이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재건축 사업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실거주 의무제 등과 같은 개별적인 규제들이 중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공공재건축 사업에서는 기존의 재건축과 관련된 규제를 통합적으로 정비해 공공재건축 사업 참여단지의 실질적인 개발 인센티브가 확대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공공재건축 사업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공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아파트를 공급하는 두 가지 목적을 지니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공 아파트를 분양한다면 로또 분양으로 인한 분양시장 과열화와 불법 및 편법 분양이 재발될 수 있다.이미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로부터 환수해 분양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더 이상 서민주택(강남지역 평균 분양가 3.3㎡당 5천만원 이상, 66㎡ 기준 매매가 평균 10억원 이상)이라 보기 어렵다.10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특정 지역 및 특정 계층에 한정해 저가로 분양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재건축 개발이익의 사회적 재분배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공재건축 사업으로 발생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반드시 '환매조건부'(처분 시 분양받은 가격으로 공공기관에 되파는 조건)로 분양해야 한다.물은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부동산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민간 재건축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죄악시할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마중물(촉진제)로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탈피해 시장 친화적이고 공익과 사익을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시점이다.

2020-09-01 16:05:29

[경제칼럼] 빚잔치와 새로운 기회

[경제칼럼] 빚잔치와 새로운 기회

어려서 시장에 갔다가 빚잔치하는 모습을 우연하게 보았다. 팔던 자신의 물건을 돈을 받을 사람들에게 내놓고 그들이 물건을 가져가면서 빚을 갚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다. 더 신기한 것은 1년쯤 뒤 빚잔치하던 그분이 다시 시장 한쪽에서 장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열심히 장사하셨던 그 일이 기억에 남아 있다.빚잔치는 금전적 어려움으로 빚을 갚을 능력이 없을 때, 돈을 받을 사람에게 남아 있는 재산을 빚이나 돈 대신 내놓고 빚을 청산하는 일이다. 어려서 그 모습이 신기했고 무엇보다 잔치라는 용어 사용이 낯설었다. 빚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는데 왜 많은 표현 중에서 굳이 '잔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지 참으로 궁금했다.대한민국 경제의 3주체 정부, 가계, 기업이 빚으로 위기에 빠져 있다는 주장이다. 시장의 상인이 아니라 우리 경제 각 주체가 빚잔치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한국은행 7월 금융시장 동향에 의하면 가계 빚은 936조원으로 1천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 빚도 955조1천억원으로 역시 1천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로 재정지출이 늘어나 상반기 재정적자가 역대 최대인 111조원이라고 한다. 정부 재정지출과 함께 경기 악화로 세수가 감소한 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고용시장도 어렵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3월부터 5개월 연속 줄고 있다. 코로나19 타격이 큰 숙박·음식점,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의 취업자 수가 줄고 있다.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이다. 정리하면 경제주체들의 빚은 빠르게 늘고 있고 고용된 취업자 수는 주는 상황이다.한편 대법원에 의하면 전국 14개 법원에 접수된 7월까지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625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어려움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린 기업과 개인이 모두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결산 시기도 아닌데 파산 신청이 늘고 있다는 것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법인인 회사가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생계는 직격탄을 맞기에 그렇다.법조인이 돼 법정에서 주로 하는 일은 채권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다.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위해, 주로 채권자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서면을 작성하고 변론을 한다. 일반 법정은 채권자 중심이다. 하지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채무자 중심이다. 종전의 회사정리법, 화의법, 파산법, 개인채무자회생법을 통합해 제정한 법률로 채무자의 재기를 위해 하나의 법률로 통합한 것이다. 회생법원은 채무자 중심이다.법정의 일반 원칙은 채권자 중심이고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대원칙을 준수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채권자 중심의 사고가 기본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개인의 책임으로만 묻기에 사회는 훨씬 복잡하다. 회생과 파산의 경우 논의와 발전이 주로 미국에서 이뤄졌다. 대공황 등 자본주의의 위기를 겪으며 현재는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한 축이 돼 있다.회생이나 파산 신청을 한 사람들을 통계적으로 보면, 분에 넘치는 과소비나 사치를 하거나 도박을 해 빚을 못 갚은 사람들이 아니다. 경제적인 위기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고 취업하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실직을 하거나 갑작스러운 병과 질환이 생기면서 금전적인 위기에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빚이 불성실과 도덕적 해이의 결과라는 기준으로 바라본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현재를 돌아보자. 대한민국 각 주체의 빚이 급증하고 있고, 코로나19 등 질환으로 인한 위기 가능성도 높아졌다. 우리 누구도 위기 상황에 처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정적인 실패는 누구라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재기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어려서 시장에서 보았던 한 상인의 빚잔치 과정이 생소했고, 법조인이 돼서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고, 반드시 필요한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 상인에게도 사회 전체적으로도 그 과정은 다시 바로 서는 잔치이다. 새로운 경제주체가 태어나 새로운 가치와 부를 창출하는 돌잔치인 것이다. 선조들의 언어 사용의 위대함을 비로소 알게 된다.벤처기업이 성공하는 확률은 2~3%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97~98%의 재기를 위한 잔치를 우리가 해야 한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채무자 회생, 파산 과정은 잔치여야 한다. 경제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생성과 번영 쇠퇴 소멸이다. 이것이 진정한 사회안전망이고 복지이다.

2020-08-25 11:23:24

[경제칼럼] 고스톱과 포커게임

[경제칼럼] 고스톱과 포커게임

12종류 48장으로 이뤄진 화투는 한때 왜색을 이유로 따가운 시선을 면치 못했다. 화투는 일본의 카드놀이인 하나후다(花札)가 19세기경 조선으로 전해져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왜색을 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1956년 10월 29일 자 경향신문에 게재된 광고 하나가 이색적이다. 오복실업주식회사 명의로 게재된 광고에는 "왜색화투(倭色花鬪)는 정부정책(政府政策)에 의하여 말소폐지(抹消廢止)되어야 하고 그 대체로 미장특허(美匠特許) 제323호 새 화투"라고 선전하고 있다. 일찍이 왜색을 떨쳐내려는 노력과 함께 화투의 그림을 디자인으로 등록받은 사실이 이채롭다. 화투를 이용한 놀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칭 고스톱이라 불리는 게임이 가장 대중적이다.포커는 영어권 국가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한다. 미국에서는 1850년 이후 '내셔널 게임'(國技·국기)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성행하기 시작했다. 다른 카드게임이 모두 유럽에서 미국으로 전해진 반면, 포커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유일한 놀이이다. 20세기 초에 마침내 포커게임은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나가기 시작했으며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게임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된다.바둑이나 체스는 정보가 완전히 공개된 상태로 진행된다. 반면에 고스톱과 포커는 상대에게 자신의 패를 감춘 상태로 진행되기에 심리전이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다.게임 진행 규칙을 들여다보면 무척 재미있는 사실이 대비된다. 고스톱은 특정 점수를 낸 자가 중간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 그러나 추가 점수를 얻기 위해 소위 '고'(go)를 하면 이때부터 피아의 구별은 일대다(一對多)의 대결 구도가 된다. 가진 자에 대해 다수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대신 한번 게임에 참여하면 중간에 그만둘 수 없다. 또한 '박'이라 해 특정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곱절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약자는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의무를 다하지 못함에 대한 응징이 명확하다.반면에 포커는 언제든지 게임을 포기할 수 있다. 상대에게 끌려가지 않는다. 철저히 혼자 판단하며 승패의 원인과 결과 또한 자신에게만 국한된다. 동종의 카드게임인데 도드라지는 규칙의 차이가 단순한 게임 규칙의 차이로만 보이지 않는다.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의 1차 성공 여부는 마스크 착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의 효과가 명백함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경우 여전히 마스크 착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우리의 관점으로는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주위를 의식하고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우리는 주변 이웃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흔쾌히 불편함을 감수한다. 마스크 미착용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극히 이기적 행동의 산물이라는 관점이다. 공동체 의식이 기초한 까닭이다.반면에 서구 사회는 각자의 관념이 우선이다. 개성을 중시하기에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지침이나 공동체 의식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상대에게 종속되지 않으며 감염의 원인과 결과 또한 자신이 수용하면 그만이다. 포커 규칙이 만들어 낸 게임의 운영이나 결과와 흡사하다.상대에 대한 배려가 일상인 우리에게도 지적받아 마땅한 현안이 있다. 부동산 시장이다. 현 정권 들어 스물세 번이나 대책을 내놓았으나 소위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정책 실패라는 여론도 존재한다. 정책 실패라면 그 대가가 상당히 치명적이다. 다주택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전 국민적 공분과 함께 대통령의 임기 전 레임덕 현상까지 거론된다.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절대다수의 국민이 패배자가 돼 버린 것이다. 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철학이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정책 입안자의 잘못된 부동산 철학만을 탓할 것인가 싶다.우리 자신의 부동산 철학은 어떠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법적인 이익 추구는 마땅하다. 그러나 합법적 이익 추구 대상이 유독 주택이어야 하는 것인지, 그 결과가 얼마나 우리를 파괴하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우리의 자랑스러운 공동체 의식은 공평한 위기 앞에서만 발휘되고 자신의 이익과 관련되면 그만인 것이 우리의 민낯인가 싶기도 하다. 정도의 높고 낮음을 떠나 어떠한 형태로든 약자에 대한 배려의 여지를 남겨 놓은 고스톱 게임의 규칙이 한낱 오락의 규칙으로만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2020-08-18 14:09:57

[경제칼럼] 대구를 여성과 청년이 꿈꾸는 도시로

[경제칼럼] 대구를 여성과 청년이 꿈꾸는 도시로

얼마 전 대구고용노동청 정경훈 청장과의 간담회에서 대구의 청년 유출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정 청장은 이를 극복하려면 대구를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대구가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대구가 된다면 떠나는 인구수는 감소할 것이고 이것이 더 나아가 다른 도시에서 대구로 이주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봤다.고용노동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고용률은 64.2%로 서울의 고용률(66.3%)보다 2.1%포인트(p) 낮으며 특히 여성과 청년의 고용률은 각각 55.6%와 22.8%로 서울보다 약 3%p씩 낮아 전체 고용률보다 여성과 청년의 고용률이 더 취약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대구 지역 청년 인구의 외부 유출은 매년 7천~9천 명 정도이며 작년에는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정 청장은 앞으로 절대생산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여성의 경제 활동을 높여야 도시의 경쟁력이 생기며 더 근본적인 문제인 청년들의 일하는 비율이 수도권보다 낮은 것은 대구의 미래 일자리가 어둡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더 예의 주시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이 들지만 지역의 기존 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지속적으로 바꿔야 하며 여성의 경제 활동이 출산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대구가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나는 정 청장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거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방문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미국의 산호세 지역은 과거에는 지금처럼 IT 벤처 기업들이 넘쳐나고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지역이 아니었다고 한다. 미국 서부의 산호세 지역은 조용하면서 동부에 비해 대기업이 없는 지방 도시였으나 지역 대학인 스탠퍼드대학이 중심이 돼 지역사회와 대학의 동문들이 함께 이 지역의 창업을 적극 장려했고 우수한 인재들의 유치에 힘썼다. 또한 기존에 산호세가 가지고 있던 좋은 환경과 값싼 주거 비용 등의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많은 젊은 IT 인재들이 모여들어 지금의 실리콘밸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실리콘밸리처럼 대구에 일할 수 있는 여성과 청년들이 많이 몰려든다면 대구의 미래는 분명히 밝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여성과 청년들이 살고 싶은 대구를 만들 수 있을까? 기존의 다른 지방 도시들처럼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이전 또는 대기업 유치라는 외부 요인을 통해 만드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하기에는 경쟁이 너무 심하고 결국 중앙정부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한계성이 있다. 그렇다면 외부 요인이 아닌 대구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먼저 대구를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여성과 아이들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보자. 대구는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주거 비용, 원활한 교통 등의 장점이 있으며 지방 도시 중에서 우수한 교육 및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렇듯 대구가 좋은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다면 여기에 사회적인 소프트웨어만 잘 추가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과 아이가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소프트웨어적인 접근으로 일하는 여성이 아이돌봄지원 서비스를 타 도시보다 더 저렴하고 편하게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대구시 차원에서 인프라를 확충하고 재정적 지원을 해줘 육아를 하는 여성이 쉽게 취업할 수 있도록 기혼 여성을 고용하는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두 번째로 대구 안에 대한민국 최고의 청년 창업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국의 젊은이들이 꿈을 안고 대구로 찾아오게 만들어 보자. 대구시가 대구의 도심 중 개발이 정체돼 저렴한 주택의 오래된 집들을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가들에게 매우 싸게 임대해 주고 그 주변에 청년들이 모여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 및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하면 슬럼화돼가는 도심을 청년들이 북적이는 공간으로 만들면서 예스러움이 있는 세련된 공간으로 도심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위의 방법들이 구체화되고 실현되려면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방법이 아닌 더 좋은 아이디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른 도시들이 하는 것처럼 해서는 절대 대구가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구 유출을 막으려면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고민 중 대구가 차별화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여성과 청년이 가장 행복한 도시'라는 브랜드를 대구가 만들 수 있다면 분명 수도권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사람이 다시 모이는 활력 있는 대구가 될 것이다.

2020-08-11 14:07:44

[경제칼럼] 주택 수요가 변하면 공급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경제칼럼] 주택 수요가 변하면 공급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현 정부는 지난달 22번째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주택자는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는 투기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따라서 이제까지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대출 규제 방안과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처분을 압박하기 위한 퇴로 없는 전방위적 세금 인상 등과 같은 수요 억제 정책에 치중해 왔다.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상에 대한 이해와 정확한 원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공급은 충분하나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 때문에 주택 가격이 상승한다"는 정부의 주택 시장 진단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먼저, 주택 보급률과 주택 공급 목표(기준)는 상이한 개념이다.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전국 104.2%, 서울 95.9%, 수도권 99.0%, 대구 104.0%로, 일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소유 형태별로 보면 자가 보유율은 서울 42.7%, 경기 53.5%, 대구 59.8%로, 다주택자는 주택 재고량의 약 50%를 투기적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다주택자가 여러 채의 주택을 매점매석식으로 보유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주택 보급률(총가구수를 총주택수로 나눈 값)에 적용된 총주택수에는 노후불량주택도 포함돼 있다. 서울시의 경우 총주택의 7.2%인 17만6천 호가 40년을 경과한 노후주택이다. 특히 단독주택의 25.6%인 10만1천683호는 경과 연도가 40년을 초과한 노후주택에 해당한다. 대구시의 경우 총주택의 8.03%인 5만3천185호가 40년이 지난 노후주택이고, 단독주택의 26.7%인 4만2천662호는 40년이 경과된 노후주택이다.노후주택은 주거 서비스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주택이다. 현실적으로 노후주택에는 경제적 형편상 어쩔 수 없이 거주하는 영세한 포로 거주자(Captive User)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노후주택은 20, 30대 젊은 수요층 및 실수요자들이 거주를 꺼리는 단독주택에 집중돼 있다.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고 시장 수요자들이 외면(기피)하는 노후불량주택은 주택 공급을 위한 목표량(주택 공급 기준)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40년 이상 경과된 노후주택을 제외한 대구시의 주택 보급률은 98.9%로, 공실률 및 멸실률을 감안한 적정 주택 보급률 102.0%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주택의 양적 및 질적 기준에서 현재 대구 주택 시장은 적어도 과잉 공급된 상태는 아니다.자동차와 주택은 물리적 수명까지 사용하는 상품이 아니라 경제적 수명까지 사용하는 대표적인 경제재다. 운행 가능한 노후 차를 새 차로 바꾸는 것이 유지관리비 측면에서 비용이 절감된다면 대다수 소비자는 노후 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사게 된다.주택 역시 안전진단을 통해 물리적으로 사용 가능한 기간까지 강제적으로 거주하도록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재개발 혹은 재건축을 통해 보다 높은 사용 가치(임대료)를 창출할 수 있는 다른 부동산으로 변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둘째, 금융위기 이후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20, 30대 세대)가 주택 시장의 핵심 수요 계층으로 진입함에 따라 주택 수요는 다양한 패턴으로 변화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 지연 및 기피 현상으로 인해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양적·질적으로 다양한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다.밀레니얼 세대 신혼부부 대다수는 맞벌이하기 때문에 외곽의 신도시보다는 교통과 편의시설 접근성이 양호한 역세권 주택을 선호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주로 도시의 아파트에서 태어나 도시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도시환경적 유전자와 연어처럼 도시 귀소본능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이들은 단독주택보다 아파트, 중대형 아파트보다 소형 아파트, 구축 아파트보다 신축 아파트, 신도시보다 기존 도시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처럼 변화된 핵심 수요 계층의 주거 욕구를 기존에 공급된 재고 주택이나 신도시 개발로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그들의 눈높이와 선호도에 부응할 수 있는 정책으로 변화돼야 한다.이제 주택 공급 정책은 개발 시대의 양적 공급 정책에서 탈피해 수요의 다양성과 새로운 주거 욕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주거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요 지향적·질적 공급 정책으로 전환돼야 할 시점이다.

2020-08-04 14:06:33

[경제칼럼] 당동벌이 (黨同伐異)

[경제칼럼] 당동벌이 (黨同伐異)

'당동벌이'(黨同伐異), 4글자로 이루어진 고사성어이다. '일의 옳고 그름은 따지지 않고 뜻이 같은 무리끼리는 서로 돕고 그렇지 않은 무리는 배척한다'는 의미이다. '동당벌이'(同黨伐異)도 같은 뜻이다. 유래는 '후한서'(後漢書) 당동전(黨同傳)에서 비롯됐다.중국 송나라에서 사마광의 보수파와 왕안석의 개혁파 간 극단의 대립이 있었다. 치열한 당파 싸움은 송나라를 점차 병들게 하였다. 정권을 잡게 되면 상대방을 간사한 무리로 몰아 삭탈관직하고 유배를 보냈다.그들에게는 옳고 그름의 시비 구분은 없었다. 오로지 자신이 속한 당파 이익만 있었을 뿐이다.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와 화합은 없었고 탐욕만 가득했다. 보수와 개혁 사이의 진흙탕 싸움은 북송 멸망 때까지 계속됐다. 결국 당동벌이 당파 싸움이 원인이 돼 북송의 두 황제 휘종, 흠종은 금나라에 포로로 잡혀가는 큰 치욕을 치르게 된다.조선시대에는 당쟁이 있었다. 그 절정이 예송논쟁이다. 효종과 인선왕후의 장례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 상복을 1년, 3년 중 얼마 동안 입어야 할 것인가를 놓고 당파를 지어 치열하게 싸운 것이다. 단순한 장례 문제가 아닌 왕권의 정통성과 당파 이익이 맞물린 집권 세력 간의 싸움이었다.당시 조선은 세계 최고 국력을 보유한 청나라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통성을 내세우며 벌인 북벌론과 대기근으로 인해 백성들은 굶어죽을 판이었다.하지만 조정은 '상복'을 얼마나 입느냐를 두고 서인과 남인으로 갈려져 소모적인 당파 전쟁을 벌인 것이다. 백성들의 어려운 삶과 궁핍한 살림살이에 대해 집권 세력인 서인과 남인은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당파 이익만 우선시됐다.한국은행은 2020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3%로 발표했다. 지난 1998년 1분기 이후 2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2%대로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나온다. 더군다나 2020년 1분기 성장률이 –1.3%였다. 2분기 성장률은 –3.3%로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점이 우려된다.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여진다. 하락 폭이 더 커진 점도 우려스럽다. 우리가 경제에서 믿는 구석인 수출은 2분기 –16.6% 역성장했다. 상반기 국내 경제가 재난지원금 등 여러 경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진행했음에도 경제 상황과 수치는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어려운 경제 상황과 반대로 2020년 대한민국 대도시 부동산 가격은 매매, 전세, 월세를 막론하고 폭등하고 있다. 대도시 아파트 가격과 전·월세 인상 폭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2020년 대한민국 국민들의 소득은 줄어드는데,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있다. 제대로 벌지 못하는데 부동산 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뭔가 관리 시스템이 잘못 작동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를 풀고 해결해야 한다.국가의 자원은 한정적이기에 기업 활동 등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 활동과 같은 생산적인 것이 아닌 비생산적인 부동산으로 자원이 모여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정부는 위기임을 인식하고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조급하지 않은 접근이 있어야 한다. 경제는 심리이다. 시민들의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는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아울러 혁신과 기업가 정신, 이윤 추구가 존경받고 환영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한정적 국가 자원이 기업으로, 이윤이 창출되는 곳으로 흘러들어 정상적인 부를 창출해야 한다.자원의 흐름을 지켜보고 막힌 부분을 뚫어 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기업하기 좋은 사회인지, 창업하기 좋은 사회인지 끊임없이 스스로 되물어 봐야 하고 필요 없는 규제를 더욱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아울러 백성들의 삶을 살펴야 한다. 당파 이익이 아닌 시민들의 삶을 살펴야 한다. 어려운 시민들의 삶에 박원순 시장, 백선엽 장군의 장례 논쟁은 딴 세상 이야기다. 불필요한 논쟁은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 정해진 규정대로 하면 된다. 여야를 불문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보면 나무랄 데 없는 학자요 선비요 군자들이다. 하지만 당파를 결성하면 달라진다.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싶다.탕평채라는 음식이 있다. 녹두묵에 고기 볶음, 미나리, 김 등을 섞어 만든 묵무침이다. 탕평채라는 음식명은 영조 때 여러 당파가 잘 협력하자는 탕평책을 논하는 자리의 음식상에 처음으로 등장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탕평채를 드시고 이렇게 바뀌었으면 한다.'일의 옳고 그름은 분명하게 따지며, 뜻이 다른 무리라도 서로 돕고, 뜻이 같다고 하여도 시비를 따지는' 당이벌동(黨異伐同)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2020-07-28 11:18:42

[경제칼럼] 발명자 지위와 인공지능 '다부스(DABUS)'

[경제칼럼] 발명자 지위와 인공지능 '다부스(DABUS)'

꽤 오래전 사석에서 이창호 국수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별명이 돌부처인지라 대화 나누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세계 최고 바둑 고수여서 궁금한 점이 많았으나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더 길었던 듯하다. 치열하게 살아온 승부사와 지존의 느낌보다 오히려 온화하고 앳된 미소가 잘 어울리는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다.기원이 동양이고 철학적 가치관과 예의를 중시하며 19줄 바둑판에 삼라만상의 이치가 담겨 있다 하니 바둑을 단순한 오락으로 분류하기에는 도리가 아닌 듯싶다. 그런 바둑계에 2016년 3월은 매우 역사적이고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다. 대결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알파고가 4승 1패로 이세돌에게 승리했다.최근 'AlphaGo-The Movie Full Documentary'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기회가 있었다. 알파고 개발 과정과 이세돌과의 대국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한 기획물이다.필자는 알파고의 놀라운 능력보다 외롭게 맞서 싸우는 인간 이세돌에게 심하게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대국이 진행될수록 바둑을 매개로 어느새 인류를 대표한 그의 모습에 인간이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듯싶다. 4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그는 대중의 기대를 뒤로하고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얼마 전 인터뷰에서 알파고와의 패배가 자신의 은퇴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평생 바둑을 학문과 예술로 대했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작하는 과정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 그만의 가치관이 기계에 의해 부정되었을 때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왜 긴 세월 유독 한국, 중국, 일본에서만 바둑이 대중적이었는지 그 이유는 설명이 쉽지 않다. 다만 적어도 극동 3국에서 바둑은 단순한 오락이 아닌 오랜 세월 전수된 온전한 형태의 문화이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바둑계는 기존의 통념을 깨뜨리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수반되었다고 한다. 알파고가 수천 년 이어온 문화의 속살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최근 유럽특허청이 인공지능(AI) 다부스(DABUS)를 발명자로 기재 출원된 특허를 각하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AI 전문가 스티븐 탈러 박사는 음식용기와 신호장치 관련 2건의 발명을 유럽, 미국 및 영국에 특허출원했다. 그 과정에서 해당 특허의 발명자를 DABUS로 기재한 것이다. 인공지능이 수행한 창작에 대한 특허출원 또는 저작권 이슈는 더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그러나 인공지능 자체를 발명자로 지정한 것은 최초이다. 이에 대해 유럽특허청은 기계는 법인격이 없어 재산을 소유할 수 없고, 기계는 발명에 대한 권리를 보유할 수 없으므로 고용 관계 또는 승계를 통해 권리를 이전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지능 수준과 관계없이 기계는 도구로 간주돼야 한다는 것이다.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가 아직 표면화된 경우는 없다. 다만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한 범정부 AI 지식재산 정책을 수립할 AI-지식재산 특별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소식이다.다양한 AI 관련 이슈에 대해 기본 원칙을 정립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지식재산 특별법 제정을 논의키로 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국내에서도 지식재산 분야의 경우 본격적인 인공지능 관련 법제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어느덧 인공지능은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상대로 우월한 능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발명자의 지위에 도전하고 있으며, 관련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까지 거론되는 단계이다.다행(?)스럽게 유럽특허청은 인공지능에 발명자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럽특허청 보고서는 향후 반세기 정도가 지나면 인공지능이 법률의 변화를 요구하는 단계까지 진화할 수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법률의 변화 이전에 어떠한 방식이든 인간의 통념을 변화시키는 인공지능의 진화에 반드시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권혁성(특허법인 이룸리온 대표변리사)

2020-07-21 15:07:43

[경제칼럼] '국토부 보다는 중기부'

[경제칼럼] '국토부 보다는 중기부'

최근 뉴스를 보다 보면 경제 분야 주요 기사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부동산 대책들이 주를 이룬다.정부의 이러한 정책의 목표는 부동산 가격을 낮춤으로써 주택 구입 부담을 최소화해 서민들이 보다 쉽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게 하고자 하는 것일 테다.그러나 이러한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소득이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근로자들의 소득원인 기업이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현재 기업의 상황은 코로나19 이후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은 감소하고 생산설비 가동률은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런데 기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 국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경기가 어려운 것은 미루어 짐작하지만 많은 중소기업이 휴업에 들어갔고 고용의 지속적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음에 놀란다.그러고 보면 우리가 접하는 뉴스 속에서 이런 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속속들이 알려주는 기사가 부동산 기사처럼 주요 기사가 돼 지속적으로 보도되지 않으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의 기업 경영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일거리가 줄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장기적인 휴업이나 격주 근무를 하면서 정부의 고용 유지 지원금으로 버티고 있다고 한다.또한 중소기업들은 이 어려운 시기가 언제 끝날지 미래가 안 보이면서 앞으로 어떻게 생존해 나아갈지 그리고 지금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막막해하고 있다.그러면서 휴업하는 동안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 및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산하 기관들의 지원 정책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최대한 생존에 대한 방안들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근로자들은 중소기업의 휴업으로 인해 출근을 하지 못하면서 급여의 70~80%를 받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소득이 줄었고 불투명한 경기로 고용 불안까지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정부의 휴업수당 지원 사업도 한시적이어서 조만간 중단될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로 인한 세무조사 중지 및 긴급자금 지원 등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혜택도 중단되거나 예산 부족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여기에다 금융권은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심사하고 있다.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렇듯 지금의 경제위기 속에서 중소기업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사실 필자는 정부 각 부처 간의 역학 관계나 협업 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중기부와 산하 기관들이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의 지원과 협업이 함께 이뤄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정부 정책 과정에서 중기부가 더 발언권을 가지고 중소기업의 어려운 입장을 대변하려면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움과 그에 따른 중기부의 지원 활동 등이 언론에 더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그래서 일반 국민들도 중소기업의 현재 상황을 잘 알고 관심을 갖게 되고 중기부 정책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중기부에서 더 실효성 있고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나올 수 있고 그에 따른 예산 확보와 다른 부의 업무 지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중소기업과 중기부가 경제 분야의 메인 뉴스가 되지 못하고, 부동산 가격과 국토부의 관련 정책 등이 주요 기사가 되는 것이 중소기업인으로서 안타까움이 들 때가 많다. 앞으로 언론과 사회가 중기부와 산하 기관 활동 그리고 지금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아울러 중기부가 국내 경제 정책 기관의 중심이 되기를 바라며 중소기업들이 희망을 가지고 뛸 수 있는 경제 환경을 만들어 주기를 희망한다.내 집 마련과 고용 문제 등은 결국 선행 이슈인 기업의 활성화가 필수다. 다수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 본다.

2020-07-14 16:22:44

[경제칼럼] 부동산 세금 인상의 전제조건

[경제칼럼] 부동산 세금 인상의 전제조건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의 핵심 내용은 투기과열지구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와 다주택자의 금전적 부담을 높이기 위한 종합부동산세 인상이다.올해 1월 정부는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인상하는 '종합부동산세 법률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2017년 8·2 부동산 대책, 2019년 12·2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2020년 6·17 주거안정화 대책은 공통적으로 부동산 투기 억제 수단으로써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인상 방안을 담고 있다.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정책은 오히려 양도소득세 절세를 위한 가족 간 부담부 증여(전세보증금이나 대출금을 공제한 차액 증여) 및 1인 및 가족법인 거래와 같은 편법 거래를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과다한 양도소득세 인상은 다주택자의 매도 의사를 저하시키거나 매도 시기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매물 품귀 현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모른다.그동안 역대 정부는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라 부동산 세금 인상과 인하 정책을 반복적으로 시행해왔다. 국민과 시장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정책에 대한 내성을 키워가고 있는 듯하다. 국민과 시장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학습효과로 더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알파고인 것 같다.부동산 정책은 기본 원칙에 입각해 수립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때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신뢰받는 성공한 정책으로 정착될 수 있다. 필자와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가 동의하는 '부동산 조세(세금)정책의 기본 원칙'에 대해 얘기해 보자.부동산 매입과 처분 시 지불하는 취득세, 양도소득세, 증여·상속세 등과 같은 거래 과정상 발생되는 세금은 '거래세'라 한다. 반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처럼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간 동안 부과되는 세금은 '보유세'라 한다.경제학의 신제도학파(New Institutional Economics) 거래비용이론에 의하면, 세금과 같은 거래 과정상 발생하는 높은 거래비용(취득세와 양도소득세)은 매매 협상을 어렵게 하고 나아가 부동산 소유권 이전(부동산 거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양도소득세(자본이득세)는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의 매도 의사를 위축시키며, 현재 부동산의 소유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자산의 잠금현상(Lock-in Effect)'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양도소득세 중과정책은 불로소득을 차단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고소득 다주택자의 매도 물건을 축소시키고 나아가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부동산 시장 활성화 및 시장 친화적인 측면에서는 거래비용 인하를 통한 부동산 매매 활성화와 부동산 이용 및 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토지공개념을 최초로 주창한 헨리 조지(Henry George)는 토지로부터 발생한 수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임대 수익 전액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토지가치세(지대세)를 주장했다.조지 학파의 주장에 의하면, 토지가치세는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불로소득의 근원을 차단하고, 부동산 투기를 사전에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필자 역시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방안보다 조지의 토지가치세 개념을 도입한 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이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소유의 불평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높다고 생각한다.다주택자의 매도 물건을 늘리고 갭투자와 같은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것보다 보유세를 대폭 인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유세는 거래세 인하를 통한 다주택자의 매도 물건 증가를 유도할 수 있을 만큼 대폭으로 인상해야 한다.정부는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핀셋 정책에서 과감하게 탈피하고 '거래세를 완화하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부동산 조세 원칙에 입각한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부동산 정책을 재정립할 시점이다.

2020-07-07 11:37:46

[경제칼럼] 부동산 정책도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경제칼럼] 부동산 정책도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어렸을 적 놀이터에서 모래집을 지으면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라고 노래를 부르며 놀았었다. 새집을 달라는 이유도 모르고 그냥 아이들과 함께 따라 불렀다. 그 새집 마련이 최근 왜 이리 힘들게 되었는지 그 당시 노래가 문득 떠오른다. 서민들의 꿈은 내 몸을 뉠 수 있는 나만의 집을 갖는 것이다. 평생의 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독주택이 주된 거주 수단이었던 시절, 집 앞에 이름을 새긴 문패를 다는 것은 꿈이고 집안 행사였다.꿈이자 동요의 대상이었던 부동산에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서민들의 거주가 불안정해지자 현 정부 정책의 주된 대상이 됐다. 정부 출범 후 3년 동안 21번의 부동산 대책이라고 하니 참 많이도 했구나 싶다.대한민국은 고유의 '전세'라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집주인에게 목돈을 맡기면 집을 빌려주는 우리만의 독특한 제도이다. 최근 반 전세, 월세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세가 우리에게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전세가격이 상승해 주택가격과의 차이가 좁혀지고, 상대적으로 시가의 20~30% 적은 돈으로 전세 보증금을 안고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갭 투자가 태동해 시장에서 유행하게 된 것이다.전세(임대차)제도는 서민들에게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갭 투자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최근 여러 사례에서 보여 주고 있다. 편리함과 독창적인 전세제도가 갭 투자로 인해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 통로가 되고 있는 것이다.상황이 이러하자 정부와 국회는 임대차보호 3법이라는 강력한 정책적 수단을 들고 나왔다. 기존의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이 임차인 보호에 추가해 전월세 거래신고제, 세입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 인상을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 등이 주로 언급되고 있다. 개인의 사유 재산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반론 등 현재 장점과 단점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세 제도 자체가 우리만의 고유한 제도이다 보니 전 세계의 주거 안정을 위한 케이스와 비교해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한국은행의 최근 금융안전보고서(2020년 6월)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계·기업의 빚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넘었다. GDP 대비 민간 신용 비율은 201.1%로 처음으로 200%를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결과라고 보여지나 결과적으로 소득인 GDP는 하락세인데 가계와 기업의 빚은 늘어나고 있다.더군다나 전세보증금은 개인 간 거래여서 은행을 통하지 않는 경우 정부의 가계부채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숨은 가계 빚이 대규모로 있는 것이다. 작년 말 기준 750조원에서 8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집주인이 전세를 놓는 경우 사실상 빚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새로운 신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반복적인 갭 투자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집주인의 보증금 부채를 금융 부채로 평가해 관리해야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이라는 거품을 제거하고 진정한 안정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현재 부동산 시장에 코로나 불황으로 인한 저금리로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결국 땜질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시장에 전세를 안고 여러 주택을 구입하는 투기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집주인인 임대인의 보증금 부채를 차등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 부문의 금융 부채로 평가해 관리해야 한다. 넘쳐나는 유동성 관리가 부동산 시장의 기본에 충실한 장기 대책이라 생각한다.정부뿐만 아니라 무주택자, 1주택자 등 실수요자들도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한다. 조급한 마음에 내린 결정은 시장을 왜곡하게 되고, 결국 투기에 이용당하고 말 것이다.경제에서 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세력들이 지수 하락 후 상승이라는 이전의 경험에서 코로나로 인한 폭락장의 큰 하락과 붕괴를 막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고 빠른 안정을 가져온 사례이고, 심리전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일단 평가하고자 한다.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심리는 신중하게 결정된 정부 정책을 유지하고,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기본과 원리를 준수할 때 유지된다. 무조건 수요를 차단하고 공급을 조정하며 가격을 억누르는 정책과 결정만으로는 투기와 시장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2020-06-30 16:01:30

[경제칼럼]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공존의 해법을 기대한다

[경제칼럼]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공존의 해법을 기대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다. 예년과 달리 내심 더위를 기다렸던 것은 코로나19의 위력이 기온 상승과 함께 한풀 꺾일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수도권과 충청 지방을 중심으로 지역 감염 추세가 예사롭지 않다. 감염 초기 엄청난 홍역을 치른 대구경북 지역은 다시금 들려오는 감염 확대 소식에 새삼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결국 근본적인 치유책만이 초유의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듯하다.예방접종에 해당되는 백신과 감염을 치유하는 치료제의 개발이 핵심 관건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해 연말이면 1, 2개의 백신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현재 전 세계에서 200여 종의 백신 후보가 연구되고 있으나,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가 워낙 다양하여 백신 개발 자체가 의미 없다고 주장한다. 치료제만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을 포함해 전 세계 연구진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니 빠른 희소식을 기대할 뿐이다.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 후 국제사회가 직면할 또 하나의 이슈는 개발된 의약품 공급과 분배의 문제이다. 일찍이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백신 개발 국제공조 논의체 합류를 거부하며 독자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반면에 파키스탄과 남아공 등 제3세계 정치 지도자들은 백신과 치료제의 무상 공급을 촉구하고 있다.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는 있었다. 2005년 조류인플루엔자와 2009년 신종플루가 인류를 위협할 때 인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글로벌 기업인 로슈사의 치료제 타미플루의 복제약 생산을 강행하고자 한 바 있다. 상대적 빈국인 제3세계 국가의 국민은 고가의 치료제 수급이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 복제약 생산 여부는 자국민의 생명이 걸린 절박한 사안이기 때문이다.신약 개발은 인적 물적 투자에 기초한 장기간의 개발 기간은 물론 임상시험까지 수반돼야 하는 개발 성공도가 낮은 산업 분야이다. 특히 백신은 반복 사용되는 타 의약품과 달리 일회 사용이면 족해 경제성이 낮아 제약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을 망설이기 마련이다. 이에 특허권에 기초한 독점권을 인정하여 연구개발 동기를 부여하고 투자 회수에 따라 재차 새로운 신약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이익 구조가 일정 부분 보장돼야 한다.그러나 문제는 이익 구조의 정도와 독점으로 인한 공급의 불평등이다. 2004년 2억5천800만달러였던 타미플루 매출액은 2005년 1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2009년에는 상반기에만 9억3천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실제 타미플루 특허권자는 최근에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개발 소식을 전한 미국의 길리어드사이다. 대량생산 능력이 없었던 길리어드사는 로슈에 특허사용권을 판매했으며, 로슈는 판매액의 14~22%를 길리어드에 로열티로 지불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의 경우 통상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면 오리지널 제품의 가격은 기존 약가의 30%가 인하된다. 출시 1년 후에는 오리지널과 복제약 모두 53.55% 수준으로 다시 인하된다. 그렇다면 독점으로 인한 기업의 몫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하다.이윤의 크기를 떠나 더 큰 문제는 특정 기업의 독점 공급에 의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축량, 즉 공급의 불평등이다. 2009년 당시 선진국은 인구의 25~50%에 투여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하고 있었던 반면 개발도상국가들은 전체 인구의 2% 정도밖에 비축하고 있지 못했다. 통상 신종 감염병의 경우 대부분 저개발 국가에서 유행하는데, 해당 국가들은 백신이나 치료제를 구매할 능력이 없으니 상황이 더 악화되는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조류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 대유행 시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였다. 47만여 명이 희생된 현 시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는 여전히 개발이 진행 중일 뿐이다. 개발 완료 희소식과 함께 백신, 치료제 가격과 공급은 엄청난 지구촌의 불평등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 명확하다.특허법은 기술 확산을 목적으로 정해진 기간 내 독점권을 부여하는 법제도이다. 당연히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인류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면 공존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다른 기술은 몰라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인류의 생명을 담보로 국가 간 패권 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모쪼록 진정한 솔로몬의 해법을 기대해 본다.

2020-06-23 15:00:47

[경제칼럼] 낙관과 긍정의 차이

[경제칼럼] 낙관과 긍정의 차이

과거 나는 낙관과 긍정을 같은 의미로 이해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무조건 잘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몇 년 전 베트남 전쟁에서 8년 동안 포로가 되었다가 생환한 스톡데일리 대령의 글을 읽으면서 낙관과 긍정의 차이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베트남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미군들 중 곧 풀려날 것이라 믿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을 외면하고 낙관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다가 기약 없이 길어지는 전쟁에 희망을 잃고 비관적이 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반면 스톡데일리 대령을 비롯한 생환 포로들은 반드시 풀려날 것이라는 믿음은 잃지 않으면서 그것이 그들의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장기적으로 철저히 대비해서 그날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이 이야기를 통해 긍정의 진정한 의미는 현실을 무시한 채로 무조건 잘될 거라는 믿음이 아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대응책을 찾아 노력하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갑자기 스톡데일리 대령의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지금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이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이것이 얼마나 오래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마치 언제 풀려날지 모르는 포로수용소의 미군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요즘 라디오를 듣다 보면 "괜찮아 다 잘될 거야"라는 노래가 나오면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을 응원하는 공익광고를 들을 수 있다. 그 취지는 이해하지만 실질적 대책 없이 잘될 거라는 응원만 있는 것이라면 분명 그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와 한국의 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 상황에서 많은 비관론이 득세하고 불안감이 증가하기도 한다. 반면 동시에 어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금번의 사태가 금방 끝날 것처럼 낙관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기도 한다.이런 낙관적인 이야기는 힘든 중소기업에는 정말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러나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듣기 좋은 말을 애써 외면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대응책들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기업의 경우에는 이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했지만 기존 사업에 묶여 제대로 도전하지 못했던 사업에 새롭게 도전할 기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OS 윈도우의 성장 정체와 스마트폰 시장 진출 실패로 위기에 몰렸을 때 새로운 사업 분야인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도전해 큰 성공을 거뒀다.이처럼 우리 기업들도 지금의 위기를 과감한 혁신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위기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하라는 말은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참 쉽고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 그것을 실천하는 기업의 경영자나 구성원들에게는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잘 알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참 조심스럽다.그러나 이 위기 속에서 암담하다고 옛날 옛적 기우제 지내듯이 그저 손 놓고 경제 환경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기에 결코 실천이 쉽지 않은 것들을 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혼자서 '진인사대천명' 을 되뇌곤 한다.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의 이 말을 어떤 이들은 앞의 부분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하늘의 뜻, 즉 운에 맡긴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나는 이 말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대신 그 과정에서 예측되는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굳건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보통 우리는 시작 단계에서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실패의 조짐이 조금만 보이거나 본인이 기대했던 결과보다 그 성과가 작을 때 실망하고 쉽게 포기한다. 아마 지금 많은 대한민국의 중소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 노력들이 부질없이 느껴지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그 노력들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이 위기를 잘 극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강한 기업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2020-06-16 15:43:44

[경제칼럼] 민식이법과 불법주차

[경제칼럼] 민식이법과 불법주차

지난 3월 25일 '민식이법'이 시행된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도로상 주정차 문제는 과속에 버금가는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최근 코로나19 진정세 속에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등교 개학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시설 개선과 주정차 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35만 명 이상의 국민이 동참했다. 민식이법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과속하지 않고 운전자 과실 밖의 경미한 과실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교통사고 특례법상 12대 중과실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가중처벌하는 것은 과잉처벌이라는 주장이다.운전자 과실 이외의 교통사고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의 주정차 문제이다.만약 어린이 보호구역 도로상에서 제한속도 이하로 운행 중에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하여 도로에 갑자기 뛰어든 어린이를 늦게 발견해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불법주정차 차량에는 과태료 12만원(승용차 기준)이 부과되는 것이 처벌의 대부분이지만, 사고 운전자는 전방 주의 의무 태만 일부 과실로 민식이법에 의해 가중처벌될 수도 있다.최근 3년간 서울시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244건 중 28.7%인 70건이 주정차 차량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주정차 문제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동시에 억울한 민식이법 피해 운전자 발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불법주차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한 모든 사고 책임과 사회적 비용이 불법주차 차량에 부과되지 않고, 다른 운전자에게 전가되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외부불경제'라 한다.불법주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원인자(불법주차)에게 부과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해법은 불법주차에 대한 높은 사고 책임 및 벌금 부과 그리고 강도 높은 주차 단속이다.서울시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 초등학교·유치원 정문으로 연결되는 주 통학로에 '절대 불법주정차 금지선'인 황색 복선을 그어 모든 형태의 주정차를 금지하고, 주차 단속을 강화하는 고강도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하지만, 이와 같은 단편적인 주차 수요 억제 정책은 오히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주정차 문제를 인근 주택가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풍선효과를 유발하기 쉽다.어린이 보호구역 주정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상주차 폐지 및 불법주차 단속 강화와 더불어 합법적으로 주차할 수 있는 대체 주차시설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유치원·초등학교는 대부분 주거밀집지역에 입지하고 있어서 공공(공영)주차장을 건설할 수 있는 부지 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차선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의 노상주차면 폐지 및 불법주차 단속으로 발생하는 주차 수요를 민간이 유료로 운영하는 민영주차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민영주차장 건설 여부는 민영주차장 사업 수익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지주는 상가 건물을 건설할 때 발생하는 임대수익보다 민영주차장을 건설해 운영하는 주차장 운영수익이 높고 안정적이어야만 민영주차장을 건설하게 된다.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이다. 택지개발지구 내 공영주차장 부지 대부분은 건축 연면적의 20%를 근린생활시설(주로 마트)로 이용하고 나머지 80%의 주차시설은 대부분 방치 혹은 폐쇄되어 있다.공원의 지하 공간을 활용한 공영 주차시설은 운영 적자를 이유로 폐쇄되어 있는 반면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 도로변에는 노상 불법주차가 성행하고 있다.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어린이 보호구역 노상주정차 폐지 및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대책은 주차 문제의 임시적인 관리 대책이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주정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동차 대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차시설의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2020-06-09 18:29:02

[경제칼럼] 꿈은 이루어진다.

[경제칼럼] 꿈은 이루어진다.

어린 시절 꿈꾸는 것을 좋아했다. 동도초등학교 1학년으로 기억되는 시절, 지금은 없어진 수성극장에서 학교 동급생 전체가 주제가를 부르며 본 '로보트 태권 V'를 잊지 못한다. 현재 아이들은 어떤 영화를 보며 꿈을 꾸고 있을지 궁금하다.미국의 괴짜이고 엉뚱한 혁신가이자 천재라는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과거 꿈꾸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우주 개발과 도전을 국가가 아닌 민간 기업 주도로 이루어 낸 것이기에 더욱 놀랍다.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 낸 성공일까. 그렇지 않다. 아무런 기반 없이 이루어 낸 성공이 아닐 것이다. 엘론 머스크는 이메일을 활용한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PayPal)로 청년 시절에 이미 크게 성공한 사업가다. 전기자동차 테슬라 모터스 CEO, 태양광 발전 회사 솔라시티를 설립했고, 영화 '아이언 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무엇보다 그는 인류의 대규모 화성 이주를 계획하고 있으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화성에서 인류가 사용할 태양 에너지 연구와 이동 수단으로 전기자동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그가 태양, 전기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연구하는 목적이 인류의 화성 이주에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하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고단함으로 심신이 약해지고 있는 시기에 그의 미래와 우주를 향한 꿈과 결실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이제 우리 현실을 보자. 우리는 어떠한가. 코로나19 위기로 우리나라 5월 수출은 23.7% 감소했고 잠재적 실업자까지 고려한 4월 청년 실제 실업률은 약 26%를 기록하고 있다.위기 속에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어떤 비전과 영감을 가지고 있는가. 국가와 구성원들에게, 후손들에게 어떤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미래 청사진을 위해 실제로 행하고 있는 구상과 영감이 있는가 되물어 봐야 한다.지난달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3대 프로젝트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를 제안하며 향후 10대 중점 과제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궁극적 목적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하지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은 위기 극복에 집중돼 국가 주도적이라는 부분이다. 구체적 내용인 데이터 활용, 5G 네트워크, AI 서비스, 블록체인, SOC 디지털화 등 각론이 구체적이지 않고, 원론처럼 추상적이고 망라적이다. 결국 정부의 역할과 간섭이 강조될 가능성이 높은 정책 구조이다.경영의 달인으로 불린 미국 잭 웰치 전 GE 회장은 생전에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권한을 배분하라'고 제안했다. 어떤 조직에 꿈과 비전을 주지 않고서는 전체가 공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리더는 과감하게 권한을 넘기고 현장과 공감하고 힘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현재 위기를 이겨 낼 역량은 과거와 비교해 정부보다는 기업과 민간에 있다. 정부는 민간과 기업에 권한을 배분하고 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민간이 스스로 위기를 이겨 내고 개혁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감하게 권한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민간 기업 주도로 우주선을 발사하고 대규모 화성 이주를 꿈꾸는 시기이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우주 개발도 가능한 시기가 됐다. 우주 개발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개발과 발전을 이제는 민간이 주도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한국판 뉴딜이지만 명칭에서부터 과거 국가 주도 뉴딜과 연결돼 있어 보인다. 우리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뒤돌아보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앞을 바라봐야 한다. 새로운 신산업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국가가 아닌 민간이 위기 속 변화를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들의 꿈이 이루어진다.

2020-06-02 12:35:19

[경제칼럼] 합리적인 직무발명제도의 당위성

[경제칼럼] 합리적인 직무발명제도의 당위성

코로나19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책임 공방이 결국 무역전쟁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무역전쟁의 핵심 사안은 관세와 기술 냉전 심화로 요약된다. 자국의 첨단기술 유출에 민감한 이유를 정치적 관점에서만 바라볼 수는 없다. G2로 대표되는 두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선도적 지위를 점하는 데 첨단기술이 가장 큰 관건이기 때문이다.눈길을 국내로 돌려보자. 최근 반도체, 무선통신, OLED 분야 등 첨단 분야 기술 유출 관련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기술이 유출되는 대표적 대상 국가는 중국이다. 미국의 기술 규제에 따라 중국은 '독자 생존'을 위한 기술개발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기술개발은 장기간의 투자가 필수적이니 그들에게는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것이 가장 발 빠른 방법일 것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전문 인력이 가장 매력적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퇴직 연령이 낮아지고 불안정한 고용시장에서 직접적인 금전적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아 보이니 향후에도 기술 유출 관련 뉴스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국내에서 핵심 기술 관련 인력 유출 방지책은 일정 기간 동종 업계 취업 제한,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적용, 국정원의 산업기밀보호센터 적발 정도이다. 모두 사후처방인 셈이다. 법적 조치를 취한 후에는 이미 상당량의 기술이 유출된 상태이다. 사전 보호 대비책이 절실한 시점이다.통상 핵심 기술은 특허로 출원해 보호받기 마련이다. 개발 주체인 연구원을 발명자로 해 기업이 출원인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특허출원은 직무발명으로 규정돼 특허권은 회사 소유로 하되 발명자는 그에 따른 보상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위 직무발명제도이다. 특허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의 국내 기업이 직무발명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기업이 직무발명제도를 도입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보상에 관한 것이다. 기업은 노동의 대가로 종업원에게 급여를 지급한다. 그런데 직무상 결과물인 특허에 대해 발명자(종업원)에게 급여 외 추가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기업의 입장이다.그러나 직무발명제도는 종업원 등의 기술개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즉 보다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법정 인센티브 제도이다.그런데 근자에 연구자와 사용자 간 기여도에 대한 보상 관련 분쟁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2012년 디지털 고화질 디스플레이 연구자에게 60억원 실시보상을 판시한 사건을 중심으로 최근까지 다수의 직무발명 보상 관련 보도들이 그것이다. 보도 대상은 대기업의 경우이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분쟁까지 고려하면 실제 다툼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지난 12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국지식재산협회 산하에 직무발명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한다. 보상금 분쟁의 경우 판례의 비일관성과 예측 불가능으로 경영 불안 요소가 될 우려가 존재해 현실적인 기준을 도출하겠다는 것이다.기업의 입장에서 직무발명 보상제도는 경영 리스크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 기준이라는 것은 자칫 당사자 한쪽의 입장만이 대변될 수 있기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현실적 기준보다 합리적 기준의 도출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경제학자 슘페터는 새로운 생산 기술·제품·시장을 창조하는 기업의 혁신(innovation)을 통해 자본주의가 발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통한 시장 창조의 출발은 연구개발이며 그 주체는 연구원이다.결국 합리적인 직무발명 보상은 단순한 지출 항목이라기보다 새로운 시장 창조를 위한 투자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모쪼록 합리적인 직무발명제도의 정착이 기술 유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전 조치의 기능과 동시에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순환적 역할을 기대해 본다.

2020-05-26 11:40:11

[경제칼럼] 이면지를 쓰는 이유를 설득하자

[경제칼럼] 이면지를 쓰는 이유를 설득하자

예전에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이면지를 사용하도록 한 적이 있었다. 나와 직장 동료들은 우리같이 큰 회사에서 이면지를 아껴봤자 얼마나 아끼겠냐면서 회사의 정책을 비판하곤 했었다.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떤 강연에서 강사가 왜 회사에서 아껴도 얼마 되지 않는 이면지를 쓰게 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작은 것을 아끼지 않는 조직은 큰 것 또한 아끼지 않기 때문에 회사는 조직원들이 작은 것 하나라도 아끼는 문화와 습관을 가지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설명했다.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과거 이면지를 쓰라고 하셨던 상사들께서 그 이유를 나에게 설명해 주셨더라면 이면지 사용에 불만을 가지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갑자기 이면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의 기업 환경과 구성원들의 생각이 예전과 많이 바뀌어 회사를 이끌어 가는 방식도 과거와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먼저 기업 환경은 과거에 비해 빠른 속도로 급변하고 있으며 매일 엄청난 양의 새로운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특정 개인의 과거 경험을 통해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기업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과거의 경험에 새로운 지식과 시각을 믹스해 기존에는 한 번도 내려 보지 않은 새로운 의사결정들을 내려야만 하는 시대다.결국 다양한 인원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내어 놓고 이를 자유롭게 토론하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그리고 조직 구성원들도 더 이상 과거처럼 시키면 시키는 대로 말없이 하는 세대들이 아니며 "하라면 하지 무슨 말이 많냐" "일일이 내가 다 설명해줘야 돼?"라는 말로 더 이상 그들을 억누를 수도 없다. 이제 어떤 일을 시키면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당사자와 조직에 어떤 이익이 생기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줘야 젊은 직원들은 동기부여가 돼 성과를 낸다.오늘날 업무 지시를 내리는 상사는 조직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이 행동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그에 반해 조직원들이 개인의 안위와 편협한 시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할 때에는 그에 따른 제재를 조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이처럼 오늘날의 기업에서 서로 간의 소통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됐다. 사실 나 또한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소통을 꼽는다. 물론 나의 소통 역량이 부족한 이유도 있겠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목표를 위해 희생하고 열정을 불태우게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조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회사의 철학과 입장을 정기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의 간극을 줄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소통은 쉽지 않다.많은 회사의 리더와 구성원들을 만나보면 서로에 대해 불만과 불신을 가지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리더는 자신의 마음고생과 어렵게 내린 결정을 조직원들이 몰라줘서 답답하고 조직원들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하는데 리더가 그것을 몰라줘서 섭섭해 한다. 이처럼 기업의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서로 반목한다면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과거 히딩크는 2002년 대한민국 축구팀을 냉혹한 카리스마와 자유로운 소통의 리더십으로 대표팀을 원팀(One Team)으로 만들어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뤄냈었다. 이제 2020년 경제위기 속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도 히딩크처럼 기업을 열린 마인드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의 문화가 있으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원팀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사실 오래전부터 좋은 리더란 혼자 똑똑하고 혼자서 모든 일을 끌어안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원들에게 그들이 할 일이 무엇이고 조직의 공통된 목표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여 스스로 행동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지금 시대에는 이면지를 쓰는 것과 같이 당연한 일조차 조직원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소통하며 그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경영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2020-05-19 14: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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