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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변호사

[경제 칼럼] 주주총회 시즌을 맞은 단상

경영진과 주주가 견제·균형 이룰때회사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튼튼기업 수능 성적표가 발표되는 시즌떳떳한 경영 성과로 박수 받길 기대돌아온 봄꽃 향기에 힘을 얻어 활기차게 새로운 일에 도전할 개화의 시즌임에도 세상은 탁하기만 하다. 일파만파 스캔들의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아이돌 사태, 그사이 드러난 각종 커넥션의 스모킹건들까지, 사람들을 혼미하게 하고 시야를 흩뜨리는 게 흡사 대륙발 미세먼지와 다를 바 없다.혼탁하게 시작한 3월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3월은 기업들에 있어서는 결산평가와 주주총회의 시즌이다. 기업의 한 해 성과를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향후 사업 계획과 함께 평가받는 등 기업의 수능 성적표가 나올 때가 된 것이다.주주총회는 주주들이 주식 수에 비례하여 공평하게 회사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경영진의 경영 실적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회의이자 그 자체로 주식회사의 최고 의결기관이다.그런데 정작 현실의 주주총회는 대부분 짧은 시간 내에 최대 주주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변명해 주는 거수 절차로 전락해 있다. 회의 참여보다 금품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의중에도 없는 반대 시위를 하는 총회꾼들 목소리도 크다.상장법인에서는 외부 감사인의 감사 결과가 공시되어 주요 재무 사항을 누구든 확인할 기회가 있지만 경영 전반을 감사할 권한을 가진 내부 감사인의 감사 보고 절차는 부동문자로 인쇄된 천편일률적 문구를 읽어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 혹 경영권 분쟁이라도 있는 회사에선 서로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된다.주주들의 경영 참여나 견제에 관한 권한이 강화되거나 내실화될수록 회사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경영진은 더 청렴해지고 유능해진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 직역이든 통제되지 않는 힘은 언제나 남용된다. 그럼 기업이 존속, 발전할 수 있는 기초가 다져지기 위하여 주주들은 어떻게 회사의 권력을 견제하여야 할 것인가?우선, 주주들이라면 마땅히 회사의 재무 상태나 현황을 읽어낼 수 있는 안목과 자질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회사가 자산 규모나 사업에 어울리지 않는 과다한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출에 비해 불필요한 판관비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없는지, 자산 부실이 자본금을 잠식할 정도로 부실해질 징후는 없는지, 그러한 원인들은 무엇일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회계에 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을 기초로 주주총회의 기회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재무에 관한 의문 사항을 회사에 서면 질의하는 것은 좋은 견제 수단이 된다.다음으로, '회계장부 열람 등사권'과 같은 소수 주주권을 필요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소수 주주권도 궁극적으로는 회사에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재판을 얻기 위한 상사 소송이나 비송 절차에 의하여 행사되어져야 실효성이 있지만, 그 이전 단계라도 회사에 대하여 각 주주가 권리 행사를 예고하거나 회사의 의무 이행을 최고하는 통지 행위 또한 그 나름의 의미는 있다.그리고 대표이사의 대표권 행사를 견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도록 사외 이사나 감사와 같이 회사와 비교적 독립된 감시, 감사기관의 권한 행사를 수시로 촉구하여야 한다. 주주들은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회사 내 서류들에 대한 접근 경로가 막혀 있으나, 이사나 감사는 그렇지 않다. 이사는 사내, 사외 이사를 막론하고 다른 이사들의 업무 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고, 감사는 이사들의 직무 전반을 감사할 책임이 있다. 이들의 책임을 지적함으로써 우회적으로 회사를 통제할 수 있다.나라와 마찬가지로 회사는 경영진과 주주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조화를 이뤄 나가야 경영이 더 투명해지고, 기업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사전에 체크하고 피해갈 수 있는 도덕과 지혜가 생겨난다. 주주총회의 계절을 맞이하여, 기업가들은 떳떳하게 경영 성과를 제시하고 주주들은 경영진의 1년간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축제의 기간이 되길 기대한다.

2019-03-19 17:51:16

이장우 경북대 교수

[경제 칼럼] 변화하는 경제와 대응 자세

정부 중심의 하향식 발전 모델 한계4차 산업혁명 시대 더 이상 안 먹혀창의와 도전 정신 국가 성장 원동력하고 싶은 일 지원이 진정 '경세제민'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북미 회담과 초미세먼지를 제외하면 경제 문제에 집중해 있다. 그만큼 삶이 팍팍하고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성장 가도를 달려온 가계와 지역 경제 모두 식어가는 엔진 소리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그런데 경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평범한 일상적 삶 그 자체이다. 그 어원인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도 '세상을 경영하여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그 안에는 자유, 평등, 정의, 박애 등과 같은 거창한 담론이 담겨 있지 않으며 선악을 초월한다. 백성들의 삶 그 자체가 신성한 것으로, 무엇의 도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경제 문제는 중요하다.이렇게 중요한 경제이지만 이를 다루는 정치가나 정책 입안자들은 서로 다른 관점과 접근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경제는 복잡할 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작금의 한국 경제만 해도 같은 통계 수치를 놓고도 해석이 다르고 전혀 다른 주장과 해법들이 난무한다.어떤 주장과 해법이 옳은 것일까? 그러나 이 질문은 적어도 경제 문제에서는 그릇된 질문이다. 경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백성들에게 실제로 유익하게 작용하느냐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정의와 박애를 위해 백성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것은 경제정책이 아니다. 정책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복지, 에너지, 여성, 청년, 인구 등 수많은 주제가 있으며 거기에 맞는 철학과 해법을 적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그런데 경제는 변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세계가 하나로 묶여갈수록 경제는 더욱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경제는 거대한 기계가 아니라 초생명체로 진화하고 있다.과거 구소련 정책 입안자들은 컴퓨터가 발명되자 경제를 원하는 대로 조정 및 통제함으로써 사회주의 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환호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오산이었다. 오히려 사회주의 경제 붕괴를 통해 경제를 기계처럼 통제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됐다.모든 생명체는 경외의 대상이며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국민 삶의 현장인 경제도 마찬가지다. 철저한 사전 검토와 현장 실험 뒤에도 실천 과정에서 세심하게 미세 조정해 나가는 생명 존중의 자세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은 정책이라도 부작용은 반드시 존재하며, 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겸손과 세심한 노력이 필수적이다.생명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세포의 활력이다. 즉 개인의 창의와 도전이 국가를 발전시키는 상향식 성장 구조를 가져야 한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이끄는 새로운 경제를 일컬어 FAANG 자본주의라 부른다. 그런데 이것은 페이스북(F)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A)의 제프 베조스, 애플(A)의 스티브 잡스, 넷플릭스(N)의 리드 헤이스팅스, 구글(G)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이들의 창의와 도전을 넛징(nudging)하려는 정부의 전략적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려는 하향식 경제 발전 모델은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부 중심 경제 발전 모델은 민간 중심 세포 주도 성장 모델로 대체돼야 한다.개별 경제 주체들의 생각과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 중앙집권적 기계식 경제에서 충실한 부품으로 사는 삶에 '분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삶'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는 하고 싶은 일을 '될 때까지 해야'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급변하고 있는 경제에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극한적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세포의 활력에 집중해야 한다. 이 시대 진정한 경세제민은 백성들이 자신의 성장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이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국민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여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의 작은 성공을 모아가는 상향식 혁신 구조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2019-03-13 06:30:00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경제 칼럼] 최저임금엔 빼고 통상임금엔 넣는 고무줄 상여금

소득주도성장 정책발 임금 짜내기산업계 전체 22조~38조 추가 부담평균 연봉 9,600만원 현대기아차7천여 명이 최저임금 미달이라니…이번에는 또 통상임금인가. 기업을 마치 화수분으로 여기는 듯하다. 계속 짜내어도 기업은 문제없이 존속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해줄 것으로 생각하는지 2년 연속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 성과급 폐지와 연공급 재도입, 사실상 해고 불가능한 고용제도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발 임금 짜내기의 연속이다.거기에다 최고 25%인 법인세 내고 각종 준조세 내고 이익이 남으면 공유하고, 그런데도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연금 등이 나서서 기업지배구조, 즉 경영권을 흔들어댄다. 살얼음판을 걸으며 기업을 겨우 유지하다 나이 들어 물려줄 때는 최고 50%, 대주주는 65%의 상속세를 부과해 가업 승계도 어렵게 한다.이러니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기만 하고 국내 투자는 3분기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해 경기는 추락하고 일자리 재앙이 발생한다. 평균 30만~40만 명씩 증가해 오던 취업자 수가 5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어 공공 부문 일자리와 단기 일자리를 만들고 있음에도 1월엔 1만9천 명에 그쳤다. 자영업자들은 하루에만 3천500여 개씩 문을 닫는 등 아예 비명이다.통상임금 이슈의 핵심은 퇴직금과 각종 수당을 계산하는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 범위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하느냐 여부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회사들은 격월로, 금융회사 등 많은 기업들은 대개 분기별로 연간 600%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상여금은 그동안 통상임금에 포함돼 있지 않았는데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성·일률성·고정성' 요건을 충족하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되 근로자가 요구하는 지급액이 과다해 기업 존속에 위기가 초래될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 지급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판결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현재 아시아나항공 현대중공업 금호타이어 기아차 등 200여 기업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서 수당·퇴직금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사측이 패소할 경우에는 산업계 전체로 22조~38조원의 추가 임금지급 부담이 증가하고, 그 결과 41만 개의 일자리가 날아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소송은 대개 노조가 주도하는데 중소기업들은 소송비용도 벅찬 실정이다. 법원의 판결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들쭉날쭉이다.그런데 2월 14일 대법원은 경영환경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인천시영운수에 대한 소송에서 사측이 운전기사들이 요구한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시영운수의 자본금은 2억5천만원에 불과한데 대법원은 추가 법정수당 4억원가량을 지급가능하다고 봄으로써 소송에 직면한 수많은 회사를 긴장시키고 있다.앞서 1·2심에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사측의 손을 들어 준 사건이었다. 이미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한 시행령으로 임금 부담이 과중해서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이번 판결로 재계는 패닉 상태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그런데 모순적인 것은 최저임금 산정 시에는 매월 주는 고정급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간 600%를 지급하는 상여금은 숙식비와 함께 최저임금 산정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고임금 회사 중 하나인 현대기아자동차도 7천여 명이 최저임금 미달로 시정명령을 받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2017년 말 기준 현대기아차 평균 연봉이 9천600만원으로 도요타 8천390만원, 폭스바겐 8천303만원보다 높아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하락하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수당이나 퇴직금 산정 시에는 상여금을 포함한 기준으로 지급해 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을 같은 기준으로 산정해야 할 것이다.

2019-02-27 06:30:00

이정호 변호사

[경제칼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경제 정책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미쳐온 파장文정부의 예측과 달라진 부분 많아경제는 복잡하고 다층적 측면 가져밑에서 우러난 외침까지 수용해야입춘을 지나 설, 정월 대보름에 이르기까지 새해를 맞아 사람들은 두루 이웃 간에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마찬가지로 경제정책 수립이나 실천에 있어 일선에서 뛰는 기업가들의 소망이나 현장 상황이 다양한 경로로, 또 입체적으로 전달되었으면 한다.정부는 한정된 계층이나 집단만의 입장이 아니라 여러 관점으로 접근하여 많은 목소리에 섬세히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오늘날 사회는 복잡한 다면체이다. 두 가지 축만을 가진 수학적 그래프에 몇 가지 변수만 대입해서는 현재 위치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도 없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수많은 변수까지 존재한다.관측자 관점에서 미세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읽어낼 수 없다는 과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사회나 경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즉 특정한 관점에서만 현실 경제를 읽어내려 한다면 그 순간 앞으로의 경제 예측은 필연적으로 예상과 달라지고, 오류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각계 계층이나 집단 간 상호작용, 거시적 경제 요인, 국제정치 문제 등이 복잡한 파장으로 끊임없이 전달되고, 그것도 변화발전하며 상호 간에 영향을 준다. 경제 분석에 현장의 관점, 다양한 관점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이유이다.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근까지 미쳐온 파장이 예측과 달라진 부분도 그러하다. 소득에는 근로소득 외에도 사업소득이나 자산소득 등 여러 분야가 있고, 소득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도 여러 순환 구조가 있다. 근로자라 하더라도 다른 유형의 소득을 갖기도 하고, 어떤 근로자는 사업가에 더 의존하여 지내는 경우도 있다.민주화가 되기 전 최소한의 근로조건 보장 문제가 생존과 직결된 시기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실업 문제로 인해 어쩌면 고용 자체가 인간다운 삶의 전제조건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개별 근로자의 소득 증가가 수요와 경제에 미칠 영향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에 유보된 자금 투자나 지출이 선순환을 거쳐 일자리 기회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이 존속할 수 있는 여건을 보완해 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소비나 성장의 선순환 효과를 더 가져올 수도 있다.기업가라 하여 근로자보다 언제나 지위가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경제가 성장일로에 있을 때에는 기업가는 키워진 파이를 많이 가질 혜택을 누리는 자본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성장이 더디고 체질 개선 시기를 거칠 때의 기업가는 사회적으로 큰 가치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어려운 시기를 거칠 수도 있다.때론 대기업이지만 자생력을 잃고 낮은 산업적 연관 효과만을 창출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있다.이와 같이 경제는 복잡하고 다층적 측면을 갖는다. 여기에 시간의 흐름이나 경기 변수까지 포함시켜 다차원적이고 입체적인 접근과 분석을 할 때에만 최소한 오류가 낮은 해답들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정책에는 특정 이론이나 분야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경제 전문가들의 지식이 활용되어야 하고, 현실 경제 말단까지 경험하고 그 요청까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한때 공기업 민영화를 지상과제로 외치던 목소리가 있었다. 당시 민영화가 폭넓게 관철되었다면 과연 오늘날 공기업들의 지방 이전이 가능하였을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공론화 과정이나 소통에 있어서는 크게 들려오는 외침 외에 고요하고 침묵하는 목소리까지 경청하여야 한다.예전부터 경제정책의 과오는 있어도 입안자의 전문성, 도덕관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본다. 새해를 맞이한 지금, 부디 분산된 여러 의견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긴 안목의 실용적 경제정책이 실현되길 바란다.

2019-02-19 16:09:11

경북대 이장우 교수

[경제 칼럼]한국 경제에 드리운 두 개의 그림자

위험 닥쳐도 행동하지 않는 안이함각종 규제로 손발 묶인 미래 신산업한국 경제, 성공과 실패 중대 갈림길정확한 현실 인식 전화위복 기회로지금 한국 사회는 희망보다는 비관적 전망이 더 크다. 양극화, 줄어드는 일자리와 청년실업, 저출산 등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해결해 나가는 실마리를 좀처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특히 경제 문제로 집중해 보면 식어가는 성장엔진을 바라만 보는 형국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경제의 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2011년부터 세계 평균 밑으로 떨어진 GDP 성장률은 이제 세계 평균과 1%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격차가 구조화되어 지속되거나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첫 번째 핵심 원인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온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주력 산업들이 점유율을 잃고 쇠퇴 산업군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회색 코뿔소'라는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전통의 산업도시들이 하나둘 빛을 잃어가는 현실에서 보듯이 엄청난 위기의 코뿔소가 이미 가시권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음에도 정치권에서는 아직 버틸 만하다며 이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급격한 임금 상승 등 경쟁력 쇠퇴를 앞당기는 정책들을 과감하게(?) 실행하고 있다.'회색 코뿔소'라는 개념은 2013년 미쉘 부커가 제시한 것으로 커다란 위험을 눈앞에 두고도 행동하지 않는 인간 본성을 비판한다.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있어도 집단의 이해관계 때문에 결단을 미루거나 아예 위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엄청난 파급효과의 위기가 실현되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지만 이미 막대한 손실과 추락을 경험한 이후가 된다.'회색 코뿔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해법은 위기를 위기라고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위험을 공유하기 위해 "어렵다! 위기다!"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쳐야 한다. 다행히 그 위기가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두 번째 그림자는 '블랙 스완', 즉 검은 백조 문제다. 원래 백조는 하얀색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18세기 호주 탐험대에 의해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검은 백조가 발견된 사례로부터 만들어진 개념이다.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의 잠재 성장 산업들은 대부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가진 '블랙 스완'의 영역에 있다. 예측하지 못 한 가운데 갑자기 발생해 한순간 세상을 바꾸어 버리는 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미래 신산업들은 실험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불현듯 떠오르는 기회를 획득함으로써 창출된다. 각종 규제로 손발이 묶여 있는 곳에서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4차 산업혁명을 외치고 혁신성장을 강조해도 개인 데이터 활용, 공유택시, 공유숙박, 원격의료 등이 엄격히 금지되는 경직된 제도 아래서는 '신산업 키우기'란 불가능한 일이다.그렇게 되면 '블랙 스완'은 미래 기회가 아니라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 확실하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인 미국, 일본, 중국, 독일은 물론 한창 치고 올라오는 동남아 국가에 비해서도 미래 대응력이 떨어진다고 걱정한다.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6.6%라는 28년 만의 최저 경제성장률을 맞아 다음과 같이 중대 위험을 경고했다. "'블랙 스완'을 고도로 경계하고, '회색 코뿔소'도 예방해야 한다."그렇다. 우리 앞에 드리운 두 개의 그림자는 넓게는 전 세계적 과제이며 좁게는 지역 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 위기를 정확히 인식해 대응하면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반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커다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것이 한국 경제가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놓인 이유다.

2019-02-12 14:55:33

정우창 대구가톨릭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경제칼럼]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하)

산학연 각각의 환경 이해하고 학습기업 돕는 효율적 리드가 관의 역할혜안 있는 전문 공무원 체계적 육성시너지 높여나가는 정책 수립 필수지난 지면에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 중 기업과 대학의 역할, 연구소의 역할을 두 차례에 걸쳐 썼다. 이번 지면에는 산학연 협력 효율화를 위한 관(官)의 역할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1월 중순에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오토모티브 월드에 다녀왔다. 자동차 경량화, 스마트 팩토리, 웨어러블 디바이스, 로봇, 전자 등 12개 분야의 기술전시회와 세미나가 동시에 진행됐다. 넓은 전시 공간에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전시장은 '모노즈쿠리'로 무장된 제조업 강국, 일본의 잠재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모노즈쿠리는 물건과 만들기를 의미하는 일본어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일본의 장인정신을 의미한다.행사가 진행되는 사흘 내내 방문객 숫자가 줄지 않고, 주말이자 마지막 날이었던 금요일에도 끝나는 시간까지 줄지 않는 전시장 방문객을 보고 경이로운 생각과 함께 왜 일본의 제조업이 강할 수밖에 없는지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 방문객은 설계개발연구 같은 전문 분야가 적힌 배지(badge)를 목에 걸고 다녀야 하는데, 전시장에선 관공청이라 적힌 배지를 건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어떤 분이 전시장 부스에 장시간 머물면서 두툼한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기록하고 있어 다가가 보았더니 전시된 기술의 개념을 노트에 옮겨 적고 있었다. 마치 학생이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하듯이. 공무원인 것 같은데 무엇을 그렇게 적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자기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 분야라서 '열공' 중이라 했다. 이런 열정으로 관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공무원들이 지금의 일본을 만들었을 것이다.우리는 산학연관이라는 용어에 익숙하다. 그런데 바람직한 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관은 산학연이 처해진 각각의 환경을 잘 이해하고 학습한 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을 효율적으로 리드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 기술을 멀리하는 교수와 연구원들을 기업 가까이로 유인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학연관으로부터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기업이 산학연 쌍방 협력에 적극 참여하여 시너지를 높이도록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관의 몫이다.내년부터 본격화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학 위기에 함께 대처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지역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으로 대부분 채워지는 지역 기업의 생존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관은 산학연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를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석사 위에 박사 있고, 박사 위에 주사가 있다고 한다. 예산을 지원하고 숙제만 안기는 역할을 비아냥거리는 말이다.지역에서 산학연 업무는 잘나가는 공무원이 맡는 분위기가 아니다. 쉽지 않은 기업 기술은 물론 교수와 연구원이 하는 연구 분야를 이해하고 지역 산업의 미래를 기획해야 하는 산학연 업무는 넓고 지식과 깊은 전문성, 미래를 보는 혜안이 요구되는 자리다. 산학연 전문 공무원은 의도적으로 육성되어야 하며, 끊임없는 학습과 전문성이 필요하므로 연속성이 있도록 순환 보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소비자 가전쇼인 'CES 2019'에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많은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기업 입장에서 CES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이다. CES를 방문한 우리 지역의 공무원들이 무엇을 학습했는지 그들의 출장보고서가 궁금하다.필자는 이 글이 끝나면 오토모티브 월드 출장에서 받아온 100여 개 기업의 기술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이 자료는 세미나를 통해 지역 기업에 전파될 것이고, 학생들 수업시간에도 활용될 것이다.

2019-01-28 15:25:42

최영윤 대구은행 황금PB센터 PB실장

[금융칼럼]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재테크 제안

2019년을 뜻 깊게 맞은 사람 중에는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들이 있다. 이들에게 미래를 대비할 힘이 되어줄 재무설계야말로 이 시기에 꼭 필요하다. 월급통장을 목돈 마련의 초석으로 만들 수 있는 사회초년생들의 재테크 전락에 대하여 알아보자.재테크는 나만의 재무목표를 세우는 것에서 시작하자. 재무목표는 종자돈 만들기, 내 집 마련, 결혼비용 등 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이 중에서 목표를 한 뒤 목적자금 또는 종자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시작은 저축에서부터 시작하자. 다음은 저축상품 선정을 위한 고려 사항이다.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시간에 투자하자'이다. 장기투자는 오랫동안 적립기간을 가져가므로 자연스럽게 목돈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리가 가능한 상품, 해약에 페널티가 있는 상품 등이 장기투자에 유리하며, 투자형 상품도 시장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저금리시대에 적절한 전략이다.두 번째는 '세테크를 놓치지 말자'이다. 절세상품은 저축상품 선정 때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연말정산이 가능한 세액공제상품과 비과세 금융상품의 가입을 추천한다. 세액공제 상품에는 세제적격 연금저축과 개인퇴직연금(IRP) 등이 있으며, 두 상품 합산 최고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비과세 금융상품으로는 10년 이상 장기 저축보험이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연 2천만원 한도로 3~5년 만기로 가입할 수 있으며, 일부 이익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다.세 번째는 '투자형 상품에도 관심을 가지자'이다. 투자형 상품인 주식형, 채권형 등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정기예금 이상의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원금이 보전되지 않는 리스크가 있다. 지역·자산별로 분산투자를 한다면 어느 정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니 투자 때 유의하도록 하자.주택 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종합저축도 적금형식으로 가입이 가능하고, 신규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서 사회초년생에게는 꼭 필요한 상품이다. 위험 관리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상해보험 등 보장성보험도 적은 금액으로 가입할 수 있다.종자돈 마련을 위한 저축상품에 가입했다면, 지출관리가 필요하다. 통장 쪼개기를 통해 소득을 생활비와 비상금, 재테크 자금 등으로 분리·관리해야 한다. 또 소득과 지출을 기록·관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돈을 쌓는 나만의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어서 안정된 자산형성에 도움이 된다.최영윤 대구은행 황금PB센터 PB실장

2019-01-28 06:30:00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경제 칼럼] 새해 벽두부터 경제는 비상등, 정책은 불변

호황 누리던 세계경제 하강 국면한국 수출증가율 더 낮아질 전망文대통령 경제 인식은 정책 고수기업경영권·일자리 창출 더 불안새해 벽두부터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지난해 한국 경제는 투자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소비도 둔화돼 수출, 특히 반도체에 의존해 겨우 지탱해왔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은 연초 열흘 동안 27.2%나 급락했다. 정부는 삼성, SK하이닉스 임원들을 초청해 긴급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시장 동향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가격이 올해 최대 3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석유화학 수출도 26.5% 감소했다. 그 결과 수출증가율은 작년 12월 -1.2%에서 1월 중 -7.5%로 급락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호황을 지속하던 세계 경제도 새해부터는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미중 통상 분쟁, 미국 셧다운 장기화, 영국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신흥시장국 위기 가능성 등으로 성장률이 상당 폭 낮아질 전망이다.세계 경제가 호황이던 작년에도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1%포인트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나 홀로 추락했다. 그런데 새해부터 세계 경제마저 큰 폭으로 둔화될 경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해 수출증가율이 작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 통상임금 문제도 불거지고 근로시간 단축, 강성 노조 파업도 줄줄이 예고돼 일자리 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자리 참사와 가계부채 악화는 민간소비를 크게 둔화시킬 것이다. 설비 투자도 여전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하고, 과도한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건설 투자도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가 불가피하다.이처럼 수출,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해 올해 성장률은 2% 초반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통화 환수에 따른 신흥시장국 위기가 발생하고 1997년, 2008년처럼 한국에 감염될 경우 2% 유지도 힘든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도 있다.이런데도 지난 10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대기업 수출은 낙수 효과가 없고 한국 경제는 1대 99 승자독식 경제이며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로 낙인찍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분석이 어떻게 주장되는지 아연할 뿐이다. 16.4%라는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자영업 몰락과 고용 참사를 두고는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이는 자동화, 무인화, 온라인소비 등 달라진 산업구조와 소비행태가 가져온 일자리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으로 오히려 사람중심 경제의 필요성이 더욱 강하다고 주장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참담한 실패에도 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대통령은 해법으로 포용적 성장을 제시하고 사람중심 경제와 혁신적 포용국가를 강조했다. 혁신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공정경제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상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은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임, 다중대표 소송제도 도입이다. 다중대표 소송제도는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집중투표제는 둘 이상의 이사를 선출할 때 주주들에게 이사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부여하고 한 명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은 '일반 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이사'를 별도 주주총회에서 분리선임토록 하고 대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하는 제도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제도다. 30대 기업 중 19대 기업 감사위원을 투기자본이 싹쓸이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이처럼 상법이 개정될 경우 기업경영권이 심각하게 불안정해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밀어붙일 태세다.경제는 새해 벽두부터 비상등인데 정책 전환은커녕 기업 압박만 높이고 있어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헤맬 청년들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2019-01-23 06:30:00

이정호 변호사

[경제칼럼] 바둑 문화와 산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

사고력·인문학적 감성 기르는 바둑4차 산업혁명 고급 인재 양성 거름IT 강국 부상 중국 '이유 있는' 투자게임산업처럼 범국가적 지원 필요새해 경제계 빅 뉴스 중 하나는 국내 기업인이 소유한 세계적 게임 회사 넥슨의 M&A 소문이다. 대한민국 IT 산업 성장의 한 축을 맡으며 PC 게임 시장을 선도한 기업의 창업주이자 오너가 어떤 이유로 매각을 결정한 것인지에 대한 여러 분석도 나오고 시장의 궁금증도 크다. 예상대로 M&A가 이뤄진다면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온 게임 산업의 세계 지배 구조가 재편되기 시작하고, 그 산업적 공과 역시 재평가될 것이라 짐작한다. 흔히 게임이라 하면 넥슨의 예에서 보듯이 누구나 컴퓨터나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떠올린다. 그러나 가장 전통적인 게임이라면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바둑이 아닐까 한다. 단연코 1990년대까지만 해도 바둑은 게임의 대세였고, 최고의 바둑 기사에게는 국수, 명인과 같은 타이틀과 함께 그 이름에 부합하는 명예와 부가 생겼다. 바둑 또한 컴퓨터 게임의 소재가 되고, '인터넷 기원'이라 할 만한 온라인 게임망도 갖춰져 있어 시대 변화에 부응하고는 있으나 예전처럼 폭넓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하고 전 국민적 관심 대상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다.최근 바둑계는 바둑 기전의 감소, 위상이나 인기의 하락 등에 불안해하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바둑 기사의 패배는 '호모데우스'를 자칭하고자 하는 인간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었다. 인간의 창의성과 직관력으로 인공지능을 앞서길 기대했던 대결에서 인간이 굴욕적으로 패하고,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의 가치만 돋보인 것이다.더불어 바둑 기사의 권위나 지위가 예전 같지 않고, 바둑계 내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한국기원 총재의 사퇴라는 파국을 맞기도 하였다. 그나마 지난해 이른바 바둑특별법이 제정되어 국가의 역할이나 지원에 대한 근거는 마련되었으나, 근본적으로는 바둑계가 스스로의 힘으로 산업적으로 성장하고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추동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그럼 어떻게 하면 바둑과 바둑계가 발전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바둑 기사들의 권위가 회복되어야 한다. 뛰어난 바둑 기사가 나오고 명성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때 자연스레 팬들이 늘어나고 보급이 확산되어 후학도 성장한다.이 점은 체육계 전반에도 적용되어, 엘리트 체육이 선도하고 생활 체육이 보급을 책임질 때 종목과 산업 모두가 발전한다. 바둑 기전을 후원하는 기업들은 당장 기업에 부담이 되더라도 바둑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기전 후원을 통한 장기적 광고 효과를 신뢰하여야 한다.다음으로는, 보다 근본적 방안이 되겠지만, 바둑이 갖는 교육적 장점, 곧 바둑을 익히는 과정에서 생겨난 사고력 향상이 우수한 인재 양성의 보조 수단이 된다는 점이 널리 홍보되어야 한다. 바둑을 두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수많은 분석적 사고는 엄청난 지적 트레이닝이다.이는 게임 산업의 사회적 가치와 대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점차 IT 강국 반열에 오르고 있는 중국이 한중일 바둑계에서 바둑에 대한 투자나 관심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바둑이 가진 특유의 장점을 생각한다면 바둑은 21세기에도, 아니 향후 천 년 이상을 인간의 지적 호기심과 승부 욕구를 충족시키고, 합리적 이성에 전략적 사고나 인문학적 마인드까지 더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로 남아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범국가적 노력이 당연히 요구된다. 19단이라는 뛰어난 국민적 연산 능력을 기초로 인도가 수학과 IT 강국으로 성장하였듯이, 쉽게 접하고 재밌게 익힐 수 있는 바둑은 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를 기회로 살리는 지적 소양이자 밑거름이 된다 하여도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2019-01-15 15:55:38

이장우(경북대 교수,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경제칼럼] 우리의 혁신 점수는 몇 점일까

20년 가까운 세월 혁신 얘기했지만정작 실천된 것 별로 없어 점수 낮아우리 경제 흐름 지역 혁신은 필수적정치가 경제 망치게 방치해선 안 돼또다시 맞이한 새해에는 경쟁력을 잃어가는 산업도시들이 다시 살아나고 경제가 재도약하기를 소망해 본다. 하지만 이 소망이 이루어지리라고 믿는 국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정부 탓, 정치 탓, 세상 탓만 할 수는 없다. 지금은 지역도 개인도 스스로 혁신에 나서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지역 혁신이란 지역의 고유한 강점과 창의력을 이용해 과감한 도전과 발상의 전환으로 지역 경제를 구조적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말한다.산업화 경쟁력을 개발도상국에 빼앗긴 선진국 중 중앙집중형 경제발전 모델에 의해 선진 경제를 이룩한 나라는 없다. 선진 국가들은 지역과 개인들이 그동안 축적한 지식 자본을 토대로 스스로 혁신에 나서게 함으로써 국가 경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그렇다면 우리 지역이 가지고 있는 혁신 의지와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 질문에 '예'라는 대답을 몇 개나 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물어보자.(1)지역총생산 기준으로 지역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지?(2)대학 연구비 중 지역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부나 대기업으로부터의 연구비에 비해 적정한지?(3)대학과 주변 연구소가 협력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상업화한 성공 사례가 눈에 띄게 있는지?(4)시장·부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과 총장부총장, 그리고 연구원장 등이 한두 달에 한 번씩 정례적으로 만나 지역 현안을 의논하는지?(5)창업의 성공 사례들이 지역 언론에 자주 등장하여 일상적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지?(6)지역 기업들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경영방식으로 경쟁력을 발휘하고 지역사회와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지?(7)지역민들은 자녀들의 창업이나 지역의 유망 중소기업 취업을 격려하는지?(8)지역의 창업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벤처투자사나 금융기관이 있는지?(9)혁신 관련 지역 단체들이 집단이익보다는 지자체와 산업계 간 수평적 협력관계를 자발적으로 촉진하고자 하는지?(10)지역 경제 주체들이 타 지역으로부터 온 인재나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고 개방적인지?이러한 10가지 질문은 실리콘밸리와 같은 전형적인 혁신 지역의 성공 요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만약 이 중 5개 정도 이상에 자신 있게 '예'라고 할 수 있다면 그 지역은 성공 궤도에 이미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우리 지역의 점수는 몇 점이나 될까? 절망적인 점수 평가가 많을 것 같다. 그 이유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입으로는 혁신을 얘기했지만 정작 실천된 것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는 거창한 담론보다는 위 10가지 항목이라도 세심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본래 개별 경제 주체들의 창의성은 국가 차원의 거대한 단일 용광로에 담아내거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인위적 거점으로 관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자발적 창의성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물꼬를 터주고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우리의 경제 발전 단계나 미래 흐름을 볼 때 자기 혁신과 지역 혁신은 필수적이다. 외부 환경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혁신에 나서야 한다.지역의 고유한 강점과 창의력을 이용해 과감한 도전과 발상의 전환으로 지역 경제를 구조적으로 탈바꿈하는 혁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 특히 정치가 경제를 망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2019-01-08 17:00:29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

[경제 칼럼]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중)

출연硏 지역본부 대형 과제만 수주지역 기업들에게 너무 먼 존재일 뿐연구원, 기업 기술 전문성 확보 위해적어도 1년 현장 파견 근무 어떨까지난 지면에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 중 기업과 대학의 역할에 대해 기술하였다. 이번 지면에는 산학연관의 역할 중 연구소의 역할에 대해 소개하고, 마지막 지면에는 산학연 협력 효율화를 위한 관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대구·경북에는 지역기업을 위해 많은 연구소가 설립되어 있는데 왜 지역기업의 경쟁력은 나아지지 않고 있을까?지역 연구기관은 출연연 지역본부와 지역 기반 연구소로 양분된다. 출연연 지역본부가 지역기업을 위한 연구에 관심이 적은 이유가 있다. 인건비를 연구과제로부터 100% 충당하는 지역 기반 연구소와 달리 국가에서 일정 부분 예산을 지원받는 출연연은 연구과제 수주가 그렇게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출연연 지역본부 연구원은 3책 5공(과제 책임자로 3개, 동시에 수행하는 과제 5개) 제도 때문에 연구비가 많은 대형 과제 수주에만 매달리게 된다. 지역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 설립한 출연연이 지역 기업들에는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존재일 뿐이다. 출연연 지역본부는 본원과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지역본부는 지역 주력산업 위주로 연구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을 통해 지역 기업을 리드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규모가 작은 백화점은 잡화점에 불과하지만, 작아도 전문 분야가 확실한 전문병원이 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해결책으로 지역본부에 국가가 지원하는 인건비 부담액을 늘리고, 그 대신 연구과제의 일정 비율을 지역 기업을 위한 과제로 수행하게 하는 '지역 과제 할당제' 실시를 제안한다.출연연 지역본부와 달리 지역 기반 연구소는 지역 기업과 함께 많은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나, 기업에 도움되는 연구 결과가 없는 게 문제다. 연구소 이름은 전문화되어 있는데 연구비가 있는 곳이면 분야를 가리지 않는 게 현실이다. 연구비가 적으니 인건비 확보를 위해 과제가 많아지고, 부실한 연구 결과가 수반되는 구조에서는 연구소 간 과제 따기 경쟁만 심해지고 세월이 흘러도 전문성이 확보될 수 없다. 지역 기반 연구소는 작지만 강한 연구소가 되어야 한다. 전문 분야를 두고 지역 연구소가 연구 분야의 빅딜을 하면 연구원들은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고 연구개발 능력을 키워 기업을 리드할 수 있다.필자는 대학으로 오기 전 포스코에서 12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입사하자마자 8개월간(3개월 교대 근무 포함) 생산 현장에 파견되어 현장기술과 설비, 현장 엔지니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학습하였다. 4M(Man, Machine, Method, Material)을 학습한 것인데 이 짧은 시간은 나를 과학자로부터 기술자로 바꾸어 주었다. 1973년 포항제철소에 용광로가 설치된 후 국내 최고의 용광로 전문가인 모 교수가 학생들을 데리고 견학을 가서 안내하던 직원에게 우뚝 솟은 용광로를 보고 저게 무어냐고 물었다는 얘기가 있다. 책에서는 용광로가 10㎝도 안 되는데 처음으로 본 용광로 높이가 110m나 되었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포스텍 철강대학원 김성준 교수는 철강 분야의 대가로 대학에 오기 전 출연연에서 20년 이상 철강 연구를 했다. 포스텍에서 포스코와 함께 몇 년간 기술개발을 해 보더니 "출연연에서 했던 내 연구는 허상만 좇았던 것 같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위 세 가지 사례는 이론과 현장기술 사이의 괴리를 잘 보여준다.출연연 지역본부나 지역 기반 연구소의 연구원은 기업 기술에 대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적어도 1년은 기업에 파견되어 기업 기술을 학습하면 어떨까? 공학자로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이다.(하편은 이달 30일 게재합니다)

2019-01-01 16:32:21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경제칼럼]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와 지속서장

좌편향 인사 포진한 청와대 비서실여당 국회의원 절반도 운동권 출신규제 개혁·혁신 성장 정책 있어도의사결정 구조 벽 넘기 쉽지 않아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여러 경제정책에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적지 않은 갈등을 보여 온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이임사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 극복 없이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일반인들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 결정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행정부 각 부처가 경제정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입법부에서 관련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제정된 법을 토대로 행정부 각 부처는 시행령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게 된다.최근에는 정책 수립 단계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단계가 하나 더 늘었다. 각 부처 소속 관련 위원회의 자문이나 검토를 거쳐야 한다. 원래 위원회는 대개 자문기구로서 결정권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조직이지만 최저임금, 원전 폐기 등 주요 정책에 대해 자문하고 건의를 한다. 현재 중앙정부 소속 위원회만 555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너무 많은 위원회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관련 법률과 위원회의 자문이나 검토 의견을 토대로 정책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각 부처는 청와대 정책실과 다시 협의를 거친다. 경제정책의 경우에는 주로 경제수석실과 협의를 거친다. 정책 초안을 가지고 청와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책 조율이 이루어진다. 국회 여당과 당정협의를 거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책안이 만들어지면 마침내 국무회의를 거쳐 하나의 정책으로 탄생되어 시행된다.그런데 이런 정책 결정 과정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선 국회부터 살펴보자. 입법을 하고 당정협의를 해야 하는 여당 국회의원의 절반은 과거 운동권 출신들이다.출발부터 좌편향 운동권의 시각이 바탕이 된다는 얘기다. 정부 부처 각종 위원회도 절반 이상이 친정부 여당 편향적인 좌파 인사들도 채워져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88%, 경찰개혁위원회는 75%, 일자리위원회는 66% 등 많게는 70~80% 정도가 친정부 좌편향 인사들이라는 분석 보도도 나오고 있다. 정책협의를 해야 하는 청와대 정책실 비서관 행정관들도 상당수가 좌편향 인사들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이런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를 보면 비록 경제부총리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운신의 폭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규제 개혁을 주장하고 혁신 성장을 강조해도 규제 개혁과 혁신 성장을 하기 위한 대부분의 정책들은 좌편향 인사들의 의사결정 구조 벽을 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점을 알 수 있다.얼마 전 발표된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은 뒤로 처지고 경제활력 제고가 제일 먼저 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는 산업정책이 없다는 대통령의 질타도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도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이제 실적을 내야 할 시점에 이르러 정책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러나 여전히 노동 개혁 규제 혁파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포함돼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정치적 의사결정 위기'를 엿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실적을 내야 하는 시점에 다시금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 극복 없이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다.

2018-12-25 15:59:00

법무법인 천우 이정호 변호사

[경제칼럼] 기업의 법률 리스크 회피와 비용 절감

일확천금 생기는 거래일수록 경솔협상·거래에 필요한 절차 잘 안지켜합리적 과정 거쳐 결실·이득 얻으면적어도 기업 위기·실패 피할 수 있어기업은 영업 활동을 하면서 많은 우발적인 비용 발생의 위험에 노정되어 있다. 비용에는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원가에 해당하는 생산적 비용도 있지만, 제조나 유통 활동과는 무관하게 휘발되어 버리거나 순수하게 손실로만 누적되는 비용들이 있다.이러한 비용에는 기업가가 사업적 판단 실수를 하거나 경영 여건이나 환경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것들도 있지만, 법률 리스크 및 이를 회피하거나 만회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처럼 합리적이거나 전문가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쳤을 경우 회피 가능하였을 경우들도 많다.매출 채권 확보를 위한 보증이나 담보를 요구하지 않아 결손 처리가 되는 경우, 계약서상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였다면 권리 보장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놓치는 경우, 나아가 거래에서 큰 사기를 당하는 경우 등이 이에 속하겠다.흔히 이와 같은 법률 리스크는 당사자가 법률 지식이 부족하거나 전문가의 필요한 조력을 받지 못하여 생긴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 타당한 말이다. 그러나 기업의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우발 손해나 위험은 어쩌면 법률 지식의 부족보다는 정작 협상이나 거래에 임하는 기업가의 자세나 절차 문제에서 생기는 경우가 꽤 많다.예컨대, 일확천금이 생긴다는 위험한 거래일수록 당사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솔해진다. 과거 모 건설사 홈페이지에서 M&A 사기를 당하지 말라는 알림 글이 게재되었음에도 기업 사냥꾼들이 거래를 중개한답시고 다니고, 또 이를 경솔히 믿고 거래하려 했던 매수자들까지 나섰던 해프닝이 있었다. 패가망신할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서둘러 잡지 않으면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처럼 기업가에게 착시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그럼 이러한 유혹에 빠지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곧 협상이나 거래를 개시함에 있어 철저하게 필요한 절차와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협상을 위한 중요 논의는 공문으로 오고 가게 하거나 회의록을 남기고, 회의 일정은 사전 검토 후 진행되도록 충분한 여유를 두어 잡고, 중요 계약서는 안팎으로 수차례의 피드백 과정을 거쳐 작성하는 것이다.이러한 태도는 상대방에게는 거래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만들고 동시에 상거래의 에티켓을 철저히 준수하는 모습이 된다. 제대로 된 상대방에게는 좋은 인상과 깊은 신뢰를 주고, 사기꾼들은 포기하고 떨어져 나가게 하는 중요한 효과를 낳는다. 그 밖에 거래 당사자의 개별적 신뢰도나 개성은 도외시하고 철저하게 거래 자체의 속성만으로 평가하는 자세 역시 중요하다. 거래라는 체인에 연결된 인적 고리 역시 가장 약한 고리만큼만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바둑의 격언인 위기십결 중에는 승부를 탐하는 걸 경계하라는 부득탐승이란 말이 있다. 물론, 탐욕은 경계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기업가라면 큰 이득을 노리는 욕심을 무조건 버릴 것도 아니다. 다만, 진지한 자세로 철저하게 합리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정당하게 이득이나 결실을 얻으려는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적어도 기업의 위기나 실패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불필요한 법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만 있다면 그로 인한 기업가의 경비나 사회적 비용은 상상 이상으로 줄어들 것으로 확신한다.

2018-12-18 15:38:53

이장우 (경북대 교수,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경제칼럼] 대학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

학생수 감소·제조업 쇠퇴 선진국대학·지방정부 손잡고 위기 극복국토부 '대구 북구 경북대' 사업도대학타운형 도시재생 모델 성공을21세기 들어와 대학의 역할은 지식 보고로서 단순히 인재를 양성하는 기능을 넘어서고 있다. 공교롭게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제조업과 도시가 쇠퇴하는 위기 국면에서 새로운 역할이 발휘되고 있다.지금 대학은 축적된 지식·기술과 인재 풀을 기반으로 커다란 재정 지원 없이도 독자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지방정부의 협력 파트너 역할을 담당하면서 도시와 지역을 재생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2년 세계 최대 골리앗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했던 스웨덴 말뫼시는 그 자리에 대학을 유치해 바이오, IT, 재생에너지 등에 집중함으로써 저탄소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새로이 대학에 부여된 사명과 역할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첫째, 지방분권화 시대에 지방정부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일본은 2007년 대학 입학 희망자 수가 입학 정원 아래로 떨어지는 추세에 대비해 학교교육법을 개정해 '지역 공헌'을 대학의 새로운 사명으로 법제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방정부와 협력해 대학이 지역 재생과 활성화의 거점이 되도록 했다. 대표적 사례로 요코하마시립대는 지역민을 위한 강의와 시설을 개방하고 마을과 도시재생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실행해 성공을 거두었다.둘째, 정부의 재정적 지원 없이도 독자적 기획과 투자를 감행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학들은 정부로부터의 재정 지원 없이 자발적 혁신과 투자를 잘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 반면에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대학은 재정 지원을 충분히 할 수 없는 애크런시 정부 형편에도 불구하고 경영대학을 도심으로 이전하고 도심의 쇠퇴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헬스케어센터, 보건의료 시설, 기숙사 등을 설치하였다. 그 결과 타이어 산업의 쇠퇴로 죽어가던 도심이 다시 살아남은 물론 대학의 사회적 평판도 높아져 연구비와 기부금이 늘어나고 학생 수와 교육 수준이 향상되었다.셋째, 지역 발전을 위해 대학의 독자적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학내 문제에만 매몰된 채로는 새로운 사명 수행은 물론 점점 어려워지는 대학의 경쟁력 회복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시는 제조업 쇠퇴로 도시 중심이 슬럼화되어 캠퍼스 주변 치안에까지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주디스 로딘 펜실베이니아대학 총장은 도시재생 프로젝트 조직을 구성하고 부총장으로 하여금 각 단과대별, 학과별 진행 상황을 매일 점검하도록 했다. 또 매월 지역 주민들과 정기 모임을 갖고 지역 문제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러한 유펜(펜실베이니아대)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지역은 물론 대학 명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제조업이 어려워지고 도시가 쇠퇴하는 현상은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왔다.내년도 대입 정원은 55만4천 명인 데 비해 수능 응시자는 53만 명 정도인 실정이다. 대학과 지역이 동시에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선진국 사례는 이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친환경·선진문화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도 이러한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된 '대구 북구 경북대' 사업은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모델로서 지역 특화재생 사업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정책이다.경북대는 1년 예산 규모가 3천억원이 넘고 2만7천 명에 달하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활동하는 대규모 조직으로서 지역을 대표하는 지식과 인재의 허브로 성장했다. 이제는 인재를 키워 내보내는 소극적 역할에서 탈바꿈해 '위기 극복'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2018-12-11 14:29:33

정우창 교수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1)

(정우창 대구가톨릭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KAIST 공학박사)경상북도는 민선 7기 "새 바람, 행복 경북"의 역동적 추진을 위해 도지사, 부지사, 실국장, 과장 등 간부 60여 명을 대상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7시에 전문가를 초청하여 특강을 실시하는 조찬 포럼을 실시하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의 아이디어다. 11월 30일에는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필자가 특강을 했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모든 간부가 간식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특강에 열중하는 모습에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 뿌듯함을 느꼈다. 그 날의 특강 내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이번 지면에는 산학연관 역할 중 중 기업과 대학의 역할, 다음 지면에는 연구소와 관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먼저 기업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학연관으로 부터 지원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산학협력이 아니라 산학지원인 셈이다.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신입사원을 처음부터 새로 가르쳐야 한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대학 교육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받기만 하는 시스템을 주고 받는 산학협력 관계로 바꾸어야 한다. 먼저 강소 기업, 지역 스타 기업, 프라이드 기업, WC300 기업, 중견 기업 등 지역의 우수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바쁘지만 기업의 작은 봉사가 산학연관 협력을 극대화시키고 기업은 더 큰 이익을 가져 갈 수 있다.다음의 대학의 역할이다. 대학은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으로 구분된다. 한국의 연구중심대학은 논문 쓰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많다. KAIST 박종욱 교수에 따르면 신소재과 교수 1인당 연평균 SCI 논문 수는 약 10편, MIT 재료공학과는 5.4편이다. KAIST가 2배나 많다. "매달 1편씩 논문을 쓴다는 것은 연구 없이 글쓰기 만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지난 정부 산업부 R&D전략기획단장을 지내고, 중견기업 규모의 학교기업을 탄생시킨 서울대 박희재 교수는 "공대 교수들조차 산학협력엔 뒷전", "논문만 신경, 대학연구가 산업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다.지난 10월 30일 중앙일보가 2018년 대학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와 교육여건이 각각 100점, 학생교육 및 성과 70점, 평판도 30점을 합해서 순위를 정했다. 경북대학은 20위 안에 없었고, 영남대학은 3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지역 대학은 대부분 교육중심대학이다. 우수한 논문을 쓰기보다는 학생을 잘 교육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중앙일보는 교수연구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 3개를 합해 교육중심대학 순위도 발표했다. 천안에 있는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학)이 탄탄한 산학협력 시스템을 기반으로 취업률 1위, 창업지표 1위 등을 차지하면서 2009년부터 10년째 1위를 차지했다. 10위 이내에 지역대학은 역시 없었다. 지역 대학의 분발이 요구되고, 코리아텍을 벤치마킹해야 한다.산학협력은 대학 생존과 지역기업을 위해 연구/교육중심대학 모두에게 필수다. 산학협력의 중심은 교수다. 이론으로 무장된 교수가 기업을 열심히 학습하면 기업을 선도할 수 있다. 기업 선도 능력이 있는 교수는 지역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 구축을 통해 교육, 연구, 봉사 등 교수능력 향상, 학생 취업이나 현장실습 기회 제공, 링크 플러스나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등 국책사업 수행을 통한 대학 경쟁력 향상, 애로기술 자문이나 교육, 우수한 인력 공급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기업에 기여할 수 있다. 산학협력은 대학과 지역 기업이 윈-윈 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것이다. 모든 교수는 산학협력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2018-12-04 11:45:26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경제칼럼] 청와대의 위험한 경제 인식

경기 예측 과도한 낙관-비관 금물통계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평가를경제가 위기수준으로 추락하는 때대통령 판단 잘못되면 참담한 결과'경제란 심리'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경제정책에서 기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도 하고 기대가 자기실현적인 속성도 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고 경제주체들이 기대하고 있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가계들은 소비를 덜 하게 되어 정말로 경기가 좋지 않게 되기도 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많이 하고 가계들도 소득이 늘 것을 예상하고 소비를 많이 하게 되어 정말로 경기가 좋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투자와 소비를 많이 하였는데 정작 경기가 좋지 않으면 많이 투자한 기업은 가동률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에는 투자할 때 빌린 투자금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나게 된다. 가계도 마찬가지다.문민정부 시절 신경제 5개년 계획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1993~1996년 중 평균투자증가율 10.8%, 경제성장률 8.3%를 기록했지만 원화가치 절상 등으로 1996~1997년 중 수출이 크게 둔화되면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기업 부도가 증가하면서 1997년 위기를 맞았다. 따라서 경기는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평가해서도 안 되고 비관적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 특히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통계를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요즘 한국 경제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6개월 넘게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5월을 정점으로 장기간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정상적일 경우 82% 수준인 제조업 가동률은 72%까지 하락하고, 실업자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30만~40만 개 증가해 오던 취업자 수 증가는 3천 개까지 떨어졌다가 공공 부문의 급조된 단기 알바 등에 힘입어 겨우 4만~6만 개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자는 하루에만 3천500여 개가 폐업하는 등 완전히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과 통계청도 한국 경제가 하강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고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위기논쟁은 한가한 말장난이고 한국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하기까지 했다.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최근 청와대 일각에서 나오는 의외의 진단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주요 정책담당자의 진단이라는 점에서 위기감마저 느끼게 한다.이달 22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위기라고 하면서 개혁의 싹을 미리 자르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고 하면서 "더욱더 개탄스러운 것은 위기론을 반복하면서 계속 요구하는 것은 기업 기 살리기라는 점"이라고 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기를 살리지 않고 어떻게 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21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자동차 조선업이 회복되고 있다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근년 들어 주력산업이 추락하고 있는 환경에서 기업투자 확대로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중국의 '제조 2015' 같은 규제혁파, 노동개혁, 법인세 인하 등 투자환경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은 수도 없이 강조되어 왔다. 노조는 파업을 지속하고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협력이익공유제 등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 기업들이 어떻게 노를 저을 수 있겠는가.대통령은 얼마 전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성장보다는 분배에 역점을 둔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천명했다. 얼마 전에는 고용악화가 인구구조 탓, 자영업 대란은 대기업 진입이 원인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대통령이라고 해도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않고는 모든 경제동향을 다 꿰뚫을 수는 없다. 경제가 위기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판단이 오도되어 더 이상 참담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정확한 보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2018-11-27 16:24:53

오정근(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청와대의 위험한 경제인식

'경제란 심리'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경제정책에서 기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도 하고 기대가 자기실현적인 속성도 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고 경제주체들이 기대하고 있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가계들은 소비를 덜 하게 되어 정말로 경기가 좋지 않게 되기도 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많이 하고 가계들도 소득이 늘 것을 예상하고 소비를 많이 하게 되어 정말로 경기가 좋아지기도 한다.그런데 만약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투자와 소비를 많이 하였는데 정작 경기가 좋지 않으면 많이 투자한 기업은 가동률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에는 투자할 때 빌린 투자금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나게 된다. 가계도 마찬 가지다.문민정부 시절 신경제5개년 계획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1993~1996년 중 평균투자증가율 10.8% 경제성장률 8.3%를 기록했지만 원화가치 절상 등으로 1996~1997년 중 수출이 크게 둔화되면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기업부도가 증가하면서 1997년 위기를 맞았다. 따라서 경기는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평가해서도 안되고 비관적으로 평가해서도 안된다. 특히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된다. 통계를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요즘 한국경제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6개월 넘게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5월을 정점으로 장기간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정상적일 경우 82% 수준인 제조업가동률은 72%까지 하락하고 실업자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30~40만 개 증가해 오던 취업자 증가수는 3천 개 까지 급락하다 공공부문의 급조된 단기 알바 등에 힘입어 경우 4~6만 개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자는 하루에만 3500여개가 폐업하는 등 완전히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과 통계청도 한국경제가 하강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고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위기논쟁은 한가한 말장난이고 한국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하기까지 했다.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이런 가운데 최근 청와대 일각에서 나오는 의외의 진단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주요 정책담당자의 진단이라는 점에서 위기감마저 느끼게 한다.이달 22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위기라고 하면서 개혁의 싹을 미리 자르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고 하면서 "더욱 더 개탄스러운 것은 위기론을 반복하면서 계속 요구하는 것은 기업 기살리기라는 점"이라고 했다. 지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기를 살리지 않고 어떻게 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21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자동차 조선업이 회복되고 있다며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근년 들어 주력산업이 추락하고 있는 환경에서 기업투자 확대로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중국의 '제조 2015' 같은 규제혁파, 노동개혁, 법인세 인하 등 투자환경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은 수도 없이 강조되어 왔다. 노조는 파업을 지속하고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협력이익공유제 등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 기업들이 어떻게 노를 저을 수 있겠는가.대통령은 얼마 전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성장보다는 분배에 역점을 둔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천명했다.얼마 전에는 고용악화가 인구구조 탓, 자영업 대란은 대기업 진입이 원인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않고는 모든 경제동향을 모두 꿰뚫을 수는 없다. 경제가 위기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판단이 오도되어 더 이상 참담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정확한 보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2018-11-26 16:11:33

이정호 변호사

[경제 칼럼] 회계 부정 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

고의적 분식회계는 자본시장 적폐제도·규정 악용한 화이트칼라 범죄당국 심사 과정 명확한 법해석 기대기업 임원 성찰 반면교사로 삼아야세계 5대 자동차 제조 기업인 르노-닛산 자동차의 회장이 거액의 회사 자금 유용 혐의로 체포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의 조성과 투자 과정에서는 이를 주도한 전 총리의 비자금 조성과 횡령, 펀드를 자문한 세계적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의 뇌물 공여 등 비리를 수사 중이며, 당연히 대규모 자산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부패 방지를 위한 외부 감사나 내부 콤플라이언스 시스템이 비교적 잘 구축된 세계 굴지의 기업들에서 중대한 범법 행위가 발생한 것 자체가 너무나 놀라운 일이다.최근 국내에서는 대기업 계열사인 상장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처리 문제가 상당한 시장 변수가 되고 있다. 해당 회사는 지분을 가진 계열회사의 회계 처리를 수년간 '종속기업'으로 보아 연결재무제표로 처리하였다가 이후 '관계회사'로 변경하였으나, 처음부터 '관계회사'로 지분법 처리를 하여야 할 것을 의도적으로 잘못 처리해 왔다는 것이다. 시중에서는 국내 최대 대기업의 계열사이므로 금융 당국이 그동안 봐준 것이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고, 예외 없이 단호해야 할 금융 감독기관 본연의 자세가 회복된 것이라는 입장도 있다.자본시장에서 투자자를 기망하고 현혹시키는 각종 법령이나 규정 위반 행위들은 철저히 사전 감시와 사후 제재 대상이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은 그 나라 경제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하여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의도된 시세 조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투기성 투자를 유발하는 과장된 사업 공시나 고의적 분식회계 등은 자본시장의 적폐이다. 기업의 실제 가치를 훨씬 상회하는 시가 총액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상장 유지에만 애쓰는 기업의 앞날은 뻔하다. 따라서 분명한 위반 행위에 대하여는 금융 관련 법규의 적용에 있어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혹자는 향후 나라의 경제를 끌고 나가야 할 중요 바이오산업의 성장에 철퇴를 가하는 금융 당국의 조치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물론 상장 폐지는 해당 기업의 영업과 자금 조달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선의의 투자자들에게까지 엄청난 손실을 일으킨다.이와 같이 골을 이룬 두 가지 시선에서 결국 남은 과제는 해당 기업의 손에 쥐여 있다. 수년간 전문 외부 감사인의 감사를 적절히 받아 왔고, 공시 과정을 통하여 내외부의 올바른 검증을 거쳐 왔다면 상장 폐지의 예고나 심사, 검찰 고발 건에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금융 당국도 상장 과정에서 취한 입장과 최근의 해석과 조치 사이에서 태도가 번복된 것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사안인 점도 아마 위안이 될 것이다. 국민연금마저 지분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5%에 육박하는 꽤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니, 향후 검찰이나 금융 당국의 조사나 심사 과정에서는 철저히 중립된 관점에서 명확한 금융 법규 해석의 선례가 내려지길 바란다.기업의 비리나 분식 등과 같은 행위는 전형적인 전문가 내지 화이트칼라 범죄에 해당한다. 이는 전문 지식을 활용하고 일반의 신뢰를 거꾸로 악용하기 때문에 적발이 어려운 반면 범죄 행위의 파장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중대하다. 사회정의에 관한 철학적 담론이 유행하고, 파렴치한 신문 사회면의 범죄에 대한 여론의 감성적 공감은 손쉽게 달아오르나, 정작 제도와 규정을 교묘히 악용하는 화이트칼라의 염결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 국제적 변수들로 세계 경기 침체의 우려가 커져 가는 와중에 특정 기업으로 인한 자본시장 불안 요소가 커져 안타까우나, 금번 사태가 자본시장이 더 선진화되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기업 임원이나 전문가들이 이를 도덕적 자기 성찰의 반면교사로 삼기를 희망한다.

2018-11-20 16:40:43

이장우 (경북대 교수,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경제칼럼] 구조 전환기에 미래 생존을 위한 다섯 가지 팁

예측 불허 불확실성 진입 우리 미래생각 바꾸고 기존 경쟁 방식 의심을개방적 자세·실패 활용 마인드 갖고새로운 기회 열릴 때 재빨리 잡아야요즘 경제 주체들은 위험한 세상에 직면하면서 안전한 길을 찾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대변혁기에 들어선 우리 미래는 예측 불허의 불확실성 속에 진입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성공 방식, 즉 2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화를 위해 개발하고 축적해 온 노하우로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어렵게 되었다. 한마디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관습을 바꾸지 않고서는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용기가 없으면 안전한 길로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첫째,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려면, 생각 즉 전략적 의도(Strategic Intention)가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앞서가는 선진 기업이나 잘하는 경쟁자들로부터 배워서 최고(Best)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생존과 번영을 도모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하며 최고보다는 '나만의 것'(Only)을 추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생각을 바꿔 어느 분야에서든지 '선도자'(First Mover)를 꿈꾸어야 한다.선도자의 길이 위험하고 불확실해 보이지만 정보통신 인프라가 완벽에 가깝게 구축된 미래로 갈수록 크든 작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훨씬 쉬워진다.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변되는 미래 세상에서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준다. 그리고 자유를 가진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물론 그 자유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둘째, 기존 경쟁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의심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존 경쟁 전략이 잘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분야가 유망한지를 도무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선택은 자신의 입지만을 좁힐 뿐이다. 또한 꾸준히 스펙을 쌓고 역량을 축적하는 방법만으로 경쟁력을 획득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쌓아온 분야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 기회가 비켜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셋째, 떠오르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장 환경에서는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때 재빨리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과 역량을 가지고도 실패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역량보다는 기회 선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떠오르는 기회를 잡는 방법을 연마해야 한다. 기회 획득을 위해서는 운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운을 활용할 줄 아는 기법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계획, 조정, 통제보다 실험, 반복, 통찰 등이 더 중요할 수 있다.넷째, 개방적이고 실패를 활용하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아들 세대와도 동업을 할 수 있는 개방적 자세가 필요하다. 미래는 블록체인으로 분권화되고 민주화되는 세계로 나아가기 때문에 기성 세대가 지시하고 통제해서는 결코 따라갈 수 없다. 소위 '꼰대가 되지 말라'는 충고를 잘 새겨야 하며 젊은 세대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다섯째, 해피엔딩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 번의 성공으로 오랜 기간 이익을 보장받는 시절은 지나갔다.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산업화와 정보화 기간 동안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기세이고 여기서 살아남아 새로운 기회를 획득한다 해도 지속 가능한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분주히 움직여야 하는 것이 개인과 기업들의 숙명이 되었다.4차 산업혁명이 열어가는 미래는 기술 자체보다는 경제 주체들의 뜻과 의지로 만들어질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한다'는 소극적 자세로는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용기가 있어야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2018-11-13 15:30:06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KAIST 공학박사

[경제칼럼] TEDx 대구∙경북을 만들자!

美 비영리 재단서 운영 강연 콘텐츠인터넷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게 해경제 활동 TED 모든 주제와 연관경제 정의 학습되고 가치 창조 가능 TED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 콘텐츠 플랫폼이다. 세상에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 전달이 강연의 모토이다. 초기에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을 의미하는 TED 분야에 대해 강연이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TED는 물론 과학, 비즈니스, 글로벌 이슈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1984년에 창립된 후 1990년부터 매년 개최되며, 초대되는 강연자들은 각 분야의 저명인사와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빌 클린턴, 앨 고어 등 유명 정치인과 노벨상 수상자들도 그중에 포함되어 있다.TED는 일종의 재능기부이자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체계다. 주제를 제한하지 않고 모든 지적 호기심을 함께 충족하는 게 목표다. 짧은 시간에 강연을 마무리해야 하는 게 특징이다. 2006년부터 강연 내용을 인터넷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다. TED는 'TED엑스(x)' 형태로 세계 곳곳의 개별 단체가 강연회를 돕는가 하면 2만여 번역 자원봉사자가 활동하는 등 인류 공동의 지식 자산으로 발전했다.우리나라도 TEDx서울, TEDx삼성, TEDx판교 등이 있다. KBS의 명견만리, CBS TV의 세바시 15분(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도 유사한 개념의 강연회다. 올해 6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주재하는 확대 경영회의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과 글로벌 경영을 주제로 계열사 CEO 16명이 TED식으로 발표를 하였다. 최 회장이 즐겨 하는 새로운 회의 방식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 적용한 혁신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필자의 모교인 경북고 57회는 매월 마지막 월요일 오후 7시에 강연회를 개최한다. 동기 중에서 강연자를 선정하며, 친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 친구들이 퇴근을 한 후에 올 수 있도록, 그리고 가장 저녁 약속이 적은 월요일에 개최한다. 장소는 동기인 곽병원 원장이 강당을 강연 장소로 제공한다.지난 6월에는 필자가 '공학인의 삶 그리고 자동차 세상 속으로'라는 주제로 60분간 강연을 했다. 36번째 강연자라고 한다. 지금까지 강연 주제를 보면 건강에 관한 주제와 취미, 행복에 관한 주제가 가장 많았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 온 인생, 인문학, 정치, 위안부, 정보통신기술, 대학의 미래 등 매우 다양하다. 시간이 60분으로 길지만 형식은 TED와 동일하다.TEDx대구·경북을 만들어 매일신문이 주관하면 어떨까?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소외되어 있는 지역에 작지만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TED 강연자는 15분짜리 짧은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다. 주인공의 삶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감동적인 강연을 통해 열정과 자신감을 공유하고, 활력과 영감을 받아 꿈을 키울 수 있다. 경제 활동은 TED가 지향하는 모든 주제와 연관되어 있다. TED 강연을 통해 경제 정의가 학습되고 경제 가치도 창조될 수 있다. 강연 좋아하는 필자도 이 자리에 서고 싶다.

2018-11-06 17: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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