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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경제칼럼]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크게 될 작은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찮은 안목만이 있을 뿐'. '2019 기업가 정신 실태조사'에서 대구경북 청년들의 창업 의지가 전국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구경북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던진 구호이다.이는 삼성전자 재직 당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운영하며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격려할 때 하곤 했던 말이기도 하다.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작은 아이디어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혁신 아이디어로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여기 교훈이 되는 몇 가지 사례가 있어 소개해 보려 한다.C랩 과제를 선정할 때 있었던 일이다. 3D 프린팅 산업 육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던 때였는데, '음식을 프린팅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푸드 프린터'를 과제로 도전한 팀이 있었다.불과 2주 만에 만들어낸 푸드 프린터 프로토타입 카트리지를 통해 나오던 피자 반죽을 처음 봤을 때의 생경함이란! 누구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참신하고 생소한 아이디어였지만 '누가 프린팅된 음식을 먹겠어?' '시장의 수요가 있겠어?'라는 회의적인 평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그 아이디어는 최종 과제로 선정되지 못했다.하지만 머지않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13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식 개발을 위해 3D 푸드 프린터 분야에 12만5천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NASA는 푸드 프린터로 만들어낸 음식은 폐기물이 없다는 점, 고체 형태의 음식을 만들 수 있어 우주인들의 저작 운동과 위장관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점, 필수 영양 성분을 쉽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푸드 프린터 분야에 관심과 투자가 증가했고, 이를 시작으로 푸드 프린터는 미래의 생활상을 바꾸어 놓을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로 평가되기 시작해, 현재는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10대 유망 기술로 지정되는 등 촉망받는 산업으로 성장했다.또 하나의 사례로 지난 2013년, 직접 끌지 않아도 주인을 인식해 따라오는 캐리어 제작을 목표로 C랩에 선정되었던 아이디어가 있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겨울 왕국의 눈사람 모형에, 소형 UWB 레이더를 장착해 연동된 휴대폰을 졸졸 따라오게 만든 모델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 생소하고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이 신선한 아이디어는 초기 기술 구현 및 비즈니스 미팅까지 추진되었지만, '과연 그게 되겠어?'라는 다수의 부정적 평가들에 결국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데 실패했다.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와의 거리를 감지해 이동하는 데 성공한 스마트 캐리어가 해외에서 처음 출시됐다. 크게 될 기회를 놓친 작은 아이디어는 이후 스마트 캐리어, 자율주행 캐리어, 로봇 캐리어 등의 이름으로 AI(인공지능) 센서, GPS(위성항법장치) 등의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고도화되기 시작했다.현재는 오프라 윈프리, 제시카 알바, 토리 버치 등 유명 셀럽들이 앞다투어 구매하며 대기 명단에 1만 명 이상을 올릴 만큼 주목받는 아이템이 되었다.위의 사례들이 주는 교훈은 처음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라도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격려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초의 자동차는 시속 5㎞/h의 속도로 경쟁 상대인 마차보다도 느렸고,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비행기 플라이어호는 고작 12초에 40m를 비행했다.이들의 시작은 비록 형편없었지만 그 시작이 미약하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 현재와 같은 눈부신 발전은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다.이처럼 위대한 창업의 시작은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아이디어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창업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찮은 아이디어란 없다. 숨은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찮은 안목만 있을 뿐.

2021-01-19 14:14:59

[경제칼럼]코로나 팬데믹이 일깨워 준 제조업의 중요성과 과제

[경제칼럼]코로나 팬데믹이 일깨워 준 제조업의 중요성과 과제

1년 전 이맘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소위 마스크 대란이 시작됐다.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요일을 정해 마스크를 사야 하는 낯선 상황을 우리는 맞이했었다. 다행히 이런 비극적 상황이 여름이 끝나기 전 해소됐는데 3, 4개월 만에 국내 마스크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저개발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도 아직까지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용품 부족에 시달린다.전 세계 의료용 마스크 생산량 1, 2위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 초기부터 지금까지 의료용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비행기와 인공위성까지 만드는 미국은 왜 우리처럼 빨리 마스크 생산량을 늘릴 수 없었을까?참고할 만한 하나의 사례가 있다. 세계 최대 정보통신 기업 애플은 2010년대 들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PC와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 CEO인 팀 쿡이 직접 생방송에 출연해 중국에서 위탁 생산하던 대당 3천달러짜리 최고급 PC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생산한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공장을 세우고, 생산 시설을 갖춘 후,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애플은 큰 난관에 봉착했다.PC 부품으로 특수한 모양의 나사가 사용되는데, 미국 오스틴시에서는 이를 구할 수 없었다. 오스틴에 있는 모든 공장을 다 뒤졌지만, 적정 수량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애플은 손실을 감수하고 생산 일정을 미뤄야 했고, 중국에서 나사를 수입한 후에야 생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최근 미국은 중국과 그야말로 무역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다시 끌어들이고,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애플의 사례는 아무리 미국이라도 그런 노력이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이것은 제조업의 핵심에 공급사슬(supply chain)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막대한 자금 투자 능력이 있더라도 공급사슬이 무너지면 제조가 불가능하고, 공급사슬을 구축하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한 게 아니기에 미국은 우리와 달리 빠르게 마스크 생산량을 늘릴 수 없었던 것이다.지난 수십 년간 대구경북은 제조업 공급사슬이 잘 갖춰진 지역 중 하나였다. 섬유산업과 전자산업이 지역에서 성장한 것도, 완성차 기업은 없지만 수많은 자동차부품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지역에 제조업 공급사슬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최근 지역의 제조업 공급사슬은 여러 측면에서 큰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공급사슬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과 인재의 재생산과 혁신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공급사슬은 외형적으로는 부품과 부분품의 수요-공급 관계 또는 원청-하청 관계로 표현되지만, 그 속에는 기술과 인재가 숨어 있다. 지역의 장인급 소공인들은 점차 은퇴하고 있으나 이를 메울 사람은 부족하다. 심지어 있는 기술조차 전수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제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제조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게을리해 온 영향이 적지 않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기 전까지, 적어도 지난 20년간 정부의 소재, 부품, 장비 분야 고급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손에 꼽을 정도다.나사 하나 때문에 난관에 봉착했던 애플의 사례처럼 한 번 무너진 제조업 공급사슬을 다시 세우는 것은 아주 어렵다. 지역에 존재하는 제조업 공급사슬이 와해되기 전에 체계적인 정책을 세워 빨리 움직일 필요성이 있다.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자동차, 로봇 등 지역 핵심 제조업과 관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휴스타 프로젝트' 같은 사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기존 세계적 제조업 분업 체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대구경북이 이러한 전환기에 세계적인 제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2021-01-12 14:14:04

[경제 칼럼] 집, 팔라는 거야? 팔지 말라는 거야?

[경제 칼럼] 집, 팔라는 거야? 팔지 말라는 거야?

지난해 정부가 스물네 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냉담했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부동산은 문제성 많은 화젯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내 집 하나 있는 사람과 집 하나 없는 사람, 엄청나게 오른 집과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집, 강남에 수십억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과 지방 중소도시에 집을 가진 사람, 영혼까지 끌어다 집을 사는 20·30대와 대출을 낼 수 없어 내 집 마련의 꿈마저 꿀 수 없는 사람까지…. 오늘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부동산에 매몰되어 있다.대한민국 전체가 왜 부동산이라는 단일 재화에 이렇게 매몰돼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자고 나면 폭등하는 집값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저금리에 갈 데 없는 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이제 집은 쏠쏠한 재미를 주던 소박한 재화가 아니라, 로또 같은 투기의 수단이 되고 있다.가만 있으면 뒤처질 것 같고, 한번 나서자니 영혼까지 끌어와야 할 판이니, 부동산에 매몰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 대책마저 발표할 때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경제활동을 하면서 집이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 집 하나쯤은 가져야 행복할 거라는 믿음 역시 우리를 지탱해 온 기본 가치다. 집은 그랬다. 가정의 행복을 담보하면서 쏠쏠히 재산을 불려가는 자유시장경제에서 독특한 재화였다. 그래서 집은 우리에게 비바람을 막아주는 주거 개념 이상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부동산 광풍으로 집이 있어도, 집이 없어도 고통받고 있으며, 계층 간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삶의 의욕마저 상실되어가고 있다.지금껏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면, 무엇보다 시장에 바탕을 두지 않고, 장기적이지도 않다. 발표되는 부동산 대책마다 일시적 응급 처방에 급급한 모양새다. 실제로 정부는 장기적으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공급 확대보다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날 수 있는 수요 억제를 고집하고 있다. 최근에도 조정대상지역과 고분양관리지역을 대폭 확대 지정하는 등 주택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지금껏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 오히려 현금 부자들의 기회만 키웠고, 서민을 위한다는 '임대차3법'은 전세금 폭등, 전세 매물 실종을 가져왔으며, 고분양가관리지역(분양가 제한) 지정은 로또 분양을 유발하는 등 정책의 엇박자를 보여줄 뿐이었다. 임대사업자 장려책으로 부동산 매물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 매물 품귀 현상에 집값 급등을 자초했다. 정부는 팔라고 하지만, "팔고 나면 세금 다 내고 남는 게 없다"며 매도자들은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급등하는 주택가격을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공급 확대일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임기 내 대량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자 주택가격 안정화 실패 이유를 다주택자 탓으로 돌리고 있다. 다주택자는 부정(不正)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국무위원과 고위 공무원들에게는 직을 유지하려면 집을 팔라고 강요하고, 개인들에겐 집을 팔지 않으면 징벌적인 세금을 매기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현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집을 팔고 나서 후회했을까. 매도하자마자 매일 상승하는 집값을 보면서 버티지 못한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지금 팔아야 하나?' '후회 안 할 자신은 있나?' 묻지 않을 수 없다.다시 새해다. 오늘 떠오른 태양이 지난해 빛나던 그 태양과 다를 바 없지만, 우리는 새것에 대해 유독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옷장에 옷이 많아도 또 새 옷을 사고, 몇 년 타지 않은 자동차가 잘 굴러가지만 신차에 마음이 쏠린다. 집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오래된 집보다는 새집에 살고 싶어 한다. 인간의 욕망은 잠시 묻어둘 수는 있어도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다.주택을 신규 취득하면 취득세를 중과세하고,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면 보유세를 중과세하고, 양도하면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는 법 안에서 도대체 집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팔라는 것인가, 팔지 말라는 것인가? 국민들은 오늘도 헛갈린다. 앞뒤 안 맞는 정책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는 요원하지 않을까, 오늘도 염려스럽다.

2021-01-05 15:28:18

[경제 칼럼] 중소기업 백서

[경제 칼럼] 중소기업 백서

1년 동안 매일신문에 경제칼럼을 연재한 것이 필자에게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을 주었으며 주변 기업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해주었다.이제 마지막 경제칼럼을 쓰면서 어떤 주제로 할지 고민하다 그동안 적은 칼럼들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먼저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기업의 역할은 노력하여 얻은 이익을 통해 고용과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하는 것이 사회적 역할의 기본이다.그러나 요즘 사회와 언론은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 혜택을 주는 소수의 특별한 기업에 너무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보통의 중소기업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한다.필자도 물론 이런 기업을 만들고 싶고 이들이 좋은 기업으로 홍보되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업이 주목받는 만큼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고용과 세금 납부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보통의 기업들도 함께 재조명되어 기업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한다. 마치 우리의 부모님이 성실히 일하고 법과 질서를 잘 지키며 자녀를 최선을 다해 키운 것만으로도 훌륭하시고 존경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것처럼 말이다.둘째 중소기업 구직난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근속자에 대한 지원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구직난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직할 때 일정 기간 동안 다양한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분명 이 지원 제도가 중소기업 구직난 해결에 도움을 주지만 3년 정도의 지원 사업이 끝났을 때 더 이상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불안정한 미래와 근무할수록 커지는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라는 숙제는 해결할 수 없다.그래서 우리나라도 유럽의 일부 국가처럼 중소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한 근로자에게 대기업의 80% 수준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적 지원 정책을 펴거나 또는 주택청약이나 자녀 학교 배정에서 우선권을 주는 것과 같은 장기적 지원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급여 및 복지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많은 청년들이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중소기업 입사를 망설이고 있는 현실에서 청년 입사자에 대한 지원 정책에다가 이런 장기근속자 지원 정책이 동반된다면 더 많은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종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은 힘든 시기라도 미래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의 많은 조부모 및 부모 세대들이 어려운 생계 속에서도 가정의 미래인 자녀 교육에 투자하고 헌신하셨다. 만약 그때 우리 부모님들이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녀의 교육 대신 당장 생계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였더라면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가능했을까?물론 지금의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많은 중소기업이 미래를 생각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같은 중소기업인으로서 너무나 잘 안다. 그럼에도 기업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업은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미래가 없다면 희망이 없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조직의 활기가 사라지면서 훌륭한 인재들이 기업을 떠나는 악순환의 고리로 접어들기 때문이다.2020년은 많은 이들에게 힘든 시기였으며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에게는 회사를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며 절망 속을 걸었던 한 해였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말로 배달의 민족 경영 자문인 신병철 박사가 강연에서 한 말인 "성공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실력 없이 성공한 것을 걱정하라. 실력 없이 성공하면 오래가지 못하고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이 말처럼 지금 어려운 시기에 고군분투하는 중소기업인들이 우리 기업의 저력을 믿고 실력을 키우면 반드시 성공하는 날이 올 것이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이 시기를 잘 이겨낸다면 또 한 번 도약할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2020-12-29 11:25:57

[경제칼럼] 임대차 3법과 민간주택 임대 시장의 변화

[경제칼럼] 임대차 3법과 민간주택 임대 시장의 변화

정부는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임대차 3법을 도입했다. 임대차 3법이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추가하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전월세신고제를 의무화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칭한다.임대차보호법에서 새로이 추가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임차인의 법적 지위와 권리를 크게 향상시켰다. 그러나 개정된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 5개월이 경과하였으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비정상으로 변동하고 있으며 임차인의 주거는 더 불안정해진 것 같다.개정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 물건 품귀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근 지역의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풍선효과를 유발하고 있다.정부는 이 같은 풍선효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대구시 수성구를 포함한 7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그 후 한 달도 경과하지 않은 12월 17일에 또다시 대구시 전 지역, 경산시와 포항시 남구를 포함한 전국 36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그러나 현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일련의 핀셋 규제 효력은 이미 무력해진 느낌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돼 발생하는 국지적인 사회질병(Social Disease)이 아니다. 부동산 광풍은 전국으로 확산돼 다른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진 고약한 난제로 변모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의 발생 지역을 정확하게 탐색해 표적 치료하는 핀셋 처방은 여전히 증상(현상) 처방이지 문제의 발생 원인을 치료하는 원인 처방이 될 수 없다.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전세 물건의 품귀 현상과 부동산 가격 상승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는 핀셋 규제는 단편적이고 사후적인 현상 처방인 듯싶다. 현재의 전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분석해야 한다.개정 임대차보호법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의 소급 적용을 허용했다. 기존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소급 적용해 줌으로써, 전세 물건의 품귀 현상은 심화됐다. 기존 임차인에게는 계약갱신권에 의한 재계약이 신규 전세계약보다 훨씬 저렴하다.대부분의 기존 임차인이 계약갱신권을 통한 재계약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의 신규 전세 물건은 대폭 감소했다. 또한 가격상한제를 적용받는 계약갱신권에 의한 전세가격은 신규 전세가격보다 저렴하다. 이에 따라 동일한 주택에 대해 계약 유형(계약갱신계약 혹은 신규 전세계약)에 따라 이중 가격이 형성됐다.계약갱신청구권이 소멸되는 2년 후의 전세가격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계약갱신권이 종료된 2년 후 재계약시, 임대인은 시장가격에 계약갱신권으로 인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대소득을 추가한 금액으로 신규 전세계약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인상된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임차인은 저렴한 주택으로 어쩔 수 없이 이사하는 주거 하향 이동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전월세상한제는 임대주택의 질을 저하시키고 편법 거래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전월세 상한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으면, 임대인은 시설 유지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그 비용을 임차인에게 전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도배, 장판 및 싱크대 수리와 같은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것이다. 또한 임대인은 특정 임차인만을 선별해 계약하는 임차인 차별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민간 임대 시장에 대한 과다한 규제는 편법 거래를 조장하고 시장 기능을 마비시키며 나아가서 임대주택 공급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 나라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수준은 10% 이하로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높은 공공임대주택 보급률(20~40%)을 지닌 선진국에서 적용하는 임대주택의 공공성 기준을 민간 임대 시장에 강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정부는 민간 임대 시장의 규제 강화보다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확대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심 지역에 공공 참여형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2020-12-22 09:52:32

[경제칼럼]이제는 진짜에 신경 쓸 때

[경제칼럼]이제는 진짜에 신경 쓸 때

필자는 12월에 결혼식을 했다. 좁은 고시원 생활을 마치고 12월의 추운 날씨에 웨딩 사진을 찍은 기억이 새롭다. 바람이 부는 찬 날씨로 인해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주로 촬영을 진행했고, 사진관에서 그림으로 그려진 여러 배경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웃는 표정을 만들었다. 사진첩을 보니 생각보다 근사했고, 화려한 그림 배경에 눈길이 더 가기도 했다. 비록 배경이 가짜였지만 사진으로 보니 진짜 같고 심지어 근사하기까지 했다. 미래를 꿈꾸며 행복했었다.하지만 올해 2020년 결혼기념일은 잊어 버리고 지나가 버렸다. 코로나 검사와 주위 분들의 격리 소식, 아이들 시험, 임대차 계약 갱신에 신경 쓰느라 어느새 지나가 버렸다. 고생한 집사람과 가족들에게 뭔가 미안하다.2020년을 돌아보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임대차 문제, 코로나19 문제, 최근의 백신 확보까지 우리는 뭔가 열심히 뜀박질을 했으나 해결한 것이 없다.요즘 근로 의욕을 가장 많이 꺾어 놓는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이다. 집을 사자고 할 때 말렸다는 이유로 부부싸움이 잦아졌다는 주위 분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흔한 말이 됐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매했다는 '영끌', 공황 상태에서 구매했다는 '패닉 바잉', 부동산 우울증에 걸렸다는 '부동산 블루', 이번 생애 집 사기는 망했다는 '이생집망' 등 부동산 관련 단어가 요즘처럼 많이 생긴 적도 없었다. 벼락부자의 반대 개념으로 '벼락거지'도 있다. 집이 없어 월세 난민으로 전락한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주말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천30명이라고 한다. 올해 첫 환자 발생 이후 1천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주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은 '초고속'이라는 작전명으로 백신 공급을 군사작전처럼 하고 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은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별 백신 확보 여부에 따라 경제 활력과 발전 가능성도 재평가될 것이다.반면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 설정과 병상 마련, 백신 확보 등 어느 하나 확실하게 해결한 것이 없다. K방역이라고 홍보했으나 사실 이것도 국민의 참여와 의료진과 방역 인력이 현장에서 버텨준 덕분이었다. 정부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주저하다 둘 다 놓칠 위기이다. 이제는 코로나 백신도 병상도 의료진 확보도 잃어버린 2020년이 될 수 있다.2021년 기업 환경은 코로나에 더해 경제 3법의 통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회사를 한 번이라도 경영하거나 몸담아 본 사람은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관계 3법의 내용이 얼마나 큰 후폭풍을 발생시킬 것인지 안다. 내년이 더 두렵다는 이야기도 들린다.2020년 우리는 진짜 배경이 아닌 가짜 배경 앞에서 그림을 바꾸어 가며 사진을 찍고 만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는 가짜 위에 쌓이는 행복이다. 맘에 드는 통계와 숫자를 배경에 두고 원하는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는 삶이라는 현실에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발을 현실이라는 땅에 딛고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찾아온다.부동산 문제, 코로나 대응 문제, 백신 확보 문제,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문제에서 말로만 하는 막연한 기대와 청사진은 위 사진관의 가짜 배경과 무엇이 다른가.현재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젊은 세대다. 취업난으로 첫발도 내딛지 못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결혼은 생각도 못 하고 있다. 돈을 모아 편하게 쉴 집 한 칸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도 그들에게 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꿈과 공평함을 이야기할 것인가.2021년에는 부동산 가격이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대한민국의 코로나 대응과 백신이 전 세계적 표준이 되었다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말들이 진정 지켜지기를 바란다.

2020-12-15 15:45:23

[경제칼럼]비긴 어게인

[경제칼럼]비긴 어게인

비긴 어게인(Begin again).싱어송라이터 그레타와 실패한 음악 프로듀서 댄의 우연한 만남.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로맨틱하게 펼쳐 보였던 영화이다.실연의 아픔을 감춘 그레타와 실직한 댄은 거리밴드를 결성하고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그들만의 세상을 노래한다. 음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의 꿈을 이루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져 OST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로 기억된다.동명의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의 유명 가수들이 유럽의 낯선 곳에서 버스킹을 준비하는 과정과 공연을 담은 프로그램도 눈길이 간다.시즌 1의 첫 촬영지는 아일랜드였다. 영화 비긴 어게인의 감독 존 카니의 전작이었던 원스의 촬영지가 아일랜드였으니 묘한 우연이다.(우연이 아닌 제작진의 의도일 수도 있겠다.)내로라하는 최고 인기 가수가 자신을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 앞에서 버스킹을 하는 포맷이라 신선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프로의 진정한 신선함은 대다수의 음악 예능 프로가 경쟁이 기본 포맷임에 반해 '공감'을 주제로 하기 때문일 듯싶다. 대중의 인기를 내려놓은 유명 가수들이 화려한 무대 밑으로 내려온 것이다. 언어조차 통하지 않기에 그들은 음악 하나로 공감을 희망할 뿐이다.싱 어게인(Sing again).수많은 경연 프로그램에 피로감을 느낄 요즈음 특별한 무대가 눈에 들어왔다. 한 번이라도 앨범을 발표한 적이 있는 가수들의 도전 무대이다. 순수 아마추어가 아닌 이미 검증받은 프로들의 경연장이기에 불안감 없는 편안함이 있다.하지만 특별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부여잡는 것은 그들로부터 전해지는 간절함이다. 기나긴 무명의 시간에 이제는 퇴색되어 버린 꿈과 희망 대신 그저 '한 번만 더'라는 간절함이 있을 뿐이다.그들은 시청자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형식을 빌려 지나온 자신의 시간을 펼쳐 보여 주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전하는 노래에는 꾸미지 않은 애절함이 젖어 있다. 다시 시작하는 이들에게 시작은 풋풋한 보랏빛 설렘이 아니다. 다시 한번 노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무대는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 법이다.금년 한 해 일관되게 회자하는 이슈는 코로나바이러스다. 연초 발생 초기에 이렇게 긴 시간 우리를 지배하게 될는지 미처 예상치 못했다. 거의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언제 극복이 가능할지 단언하기 어렵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이 일상의 모습이 되었다. 유모차에 앉아 자신의 얼굴만 한 마스크를 착용한 아이는 어쩌면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감추려고만 하는 세상이 안타까울 뿐인데 해맑은 아이 얼굴마저 가려져 볼 수가 없다.바이러스 창궐 이후 대한민국은 K-방역으로 대표되는 의료진의 노고와 대다수 국민의 공동체 의식으로 잘 견뎌왔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누적되는 피로감이 한계에 닿은 듯하다. 마주하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며 함께하지 못했기에 유독 어울림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지난 일 년은 너무 가혹한 시간이었다.그렇게 한 해를 보낸 2020년 끝자락. 시간은 인간이 정해 놓은 경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매년 새해 첫날은 그저 약속하고 정해 놓은 출발선일 뿐이다. 하지만 다가오는 신년은 그 어느 때보다 조금 더 각별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다시 서는 출발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빼앗긴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이상 다가오는 신년은 온전한 우리 것을 돌려받는 신년이 되어야 한다. 함께 어우러질 수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 시간으로 자리매김하여야 한다.한번 서 보았던 무대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뒤 다시 올라설 무대는 간절함을 안고 오를 무대이다. 결코 가볍게 보아야 할 무대도 아닐뿐더러 다시 시작하는 무대이기에 처음이라는 설렘만 가득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쉬었다 다시 오르는 무대는 무엇이 진정 소중한 것인지 진심으로 기억하고 오르는 무대이기를 소망한다.권혁성 특허법인 이룸리온 대표변리사

2020-12-08 15:20:50

[경제칼럼] 금지어 ‘라떼’에 대한 단상   

[경제칼럼] 금지어 ‘라떼’에 대한 단상  

얼마 전까지 방송이나 인터넷 등을 보면 사회나 인생의 선배가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희화화하며 '나 때'를 '라떼'라고 표현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이 표현이 처음에는 재미있다가 '라떼'라는 말을 통해 기성세대 및 선배의 경험을 꼰대로 묘사하고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웃고 넘길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책이나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보다 과거의 경험들이 실전에서 더 많은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조직의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연봉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그런데 지금의 미디어와 사회는 마치 젊은이들의 생각은 옳고 나이 든 이의 생각은 시대에 뒤처진 것처럼 표현한다. 과거의 경험들을 이야기하면 왜 구식으로 취급받고 꼰대로 취급받는 것일까? 그 이유가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폄하하고 남의 충고를 받아들이기 싫은 반발심 때문일까? 아니면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과거의 경험이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어서일까? 또는 도전하고 경험을 쌓기보다 생각만 하며 조그만 실패도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을 강압적으로 강요하는 기성세대들 때문일까?아마 양쪽의 입장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어떤 부분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명한 사람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줄 알고 이를 통해 개선해 나가는 사람이라는 것이다.기업을 경영하면서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의미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사자성어이다.기업의 전통과 철학 그리고 성장해오면서 쌓아온 기존의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시대 변화에 발맞추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생존하는 것이 기업경영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과거 기업 성공 요인을 형식에서 찾지 않고 본질의 이해에서 찾는 것이다.'카고 컬트'(Cargo-Cult)라는 용어가 있다. 이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주로에 미군 비행기가 엄청난 군수품을 싣고 오는 것을 본 남태평양 원주민들이 유사한 모양의 활주로 및 비행기 모형을 만들어 놓고 군수품이 오기를 기다린 것에서 유래한 용어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형식만을 강조하는 현상을 말할 때 쓰는 용어이다.잘나가던 기업들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것을 보면 과거 성공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단순한 행동 수칙을 만들면서 형식의 틀에 갇혀 '카고 컬트' 현상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그래서 정말 좋은 기업은 과거의 형식에 갇히지 않으면서 성공의 본질을 이해하고 승계하면서 과거의 형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 줄 아는 기업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기업의 젊은 세대들이 '라떼'라는 말로 과거의 경험들을 비웃을 것이 아니라 선배와 창업가들의 성공 경험담에 귀 기울이고 그 본질을 이해하고 배워서 기업에 새로운 것을 만드는 슬기로움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기업의 기성세대들도 자신의 경험과 생각만을 강요하면서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젊은 세대들을 틀렸다고,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이제는 버리고 그들의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수용하면서 그들 옆에서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과거 기업의 경험과 전통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과거를 부정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인정함으로써 새로움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기업이 축적한 경험과 젊은 아이디어가 서로 시너지를 내어 대한민국 기업이 지금의 격변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020-12-01 15:50:54

[경제칼럼] 공시가격 현실화보다 신뢰성 제고 먼저

[경제칼럼] 공시가격 현실화보다 신뢰성 제고 먼저

정부는 주택 유형에 상관없이 향후 10년 동안 부동산 시세의 9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공시가격(부동산 과세기준가격)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서민의 재산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율 인하 방안을 확정했다.부동산 세금은 과세기준가격(실거래가격 혹은 공시가격)과 세율에 의해 결정된다. 거래세인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는 실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과세되나, 보유세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과세된다. 세율의 변경 없이 단순히 과세기준가격인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방안은 부동산 증세 정책임이 자명하다.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세 완화와 불필요한 부동산 보유 및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보유세 인상(거래세 인하와 보유세 강화)은 부동산 조세 정책의 기본 틀이다.필자는 부동산 보유 및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한 보유세 인상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보유세 인상 정책은 거래세(취득세 등) 인하 방안과 병행 추진되어야 조세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현 정부에서 이제까지 24번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서 추구하는 부동산 조세 정책의 기본 방향은 무엇인가? 정부는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탐욕적인 투기 과수요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는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세금을 인상했다.양도소득세는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중과세제를 도입했으나 결과적으로 부동산 처분을 위한 매매보다 증여를 활성화시켰다. 취득세 경우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을 달리하는 누진세율제를 도입했다.종합부동산세는 고가 주택 및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이기 위해 세율과 과세기준을 강화했다. 이제 정부는 보편적인 보유세에 해당하는 재산세를 공시가격 현실화라는 우회 수단을 활용해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전방위적인 부동산 세금 인상이 완성되는 느낌이다.최근 임대차 3법에 의한 계약갱신청구권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전세 매물의 품귀 현상으로 인한 전세가격 폭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임대인 우위의 전월세 시장이 지속된다면, 공시지가 현실화로 인한 재산세 인상분은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공시가격과 공시지가(토지에 대한 과세기준가격)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농지세, 재건축초과이익금 등과 같은 부동산 관련 세금, 준조세 및 부담금 산정의 기준 자료로 활용된다.만약 공시지가를 현실화하면, 유휴 공한지에 대한 보유세도 인상되지만 농지세와 농지전용부담금이 인상되는 또 다른 파급효과가 발생한다.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사회복지 지급 대상 선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된다. 공시가격 인상이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그 부작용에 대한 시정 조치를 사전에 강구해야 한다.공시가격 현실화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추진돼 왔다. 2020년 2월 발표된 공시가격에 대한 전국적인 이의신청 접수 건수는 3만7천410건으로 2017년 336건에 비해 100배 이상 증가했다.이의신청의 94%는 인근의 유사 부동산에 비해 공시가격이 지니치게 높으니 낮춰 달라는 요구였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기 이전에 공시가격에 대한 공신력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공시가격의 공신력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공시가격 산정 시 지금보다 표준지 수를 대폭 확대해 부동산의 개별적 특성에 따른 가격 차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또한 주택 유형별 공시가격 추정 모형을 개발해 평가자 및 조사자의 주관적인 판단 개입을 최소화하는 평가 업무의 과학화가 요구된다.실거래가격의 다양성, 주택의 개별 특성에 따른 가격 편차, 시장 변화에 따른 시세 변동성 등으로 인한 주택가격 추정 오차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85%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세금은 행정부의 지침에 의한 과세기준을 변경해 결정하기보다는 입법부를 통한 관련 법률의 세율 개정을 통해 결정하는 과세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2020-11-24 14:06:49

[경제칼럼] 검찰이 중립적이고 독립되어야 경제가 산다.

[경제칼럼] 검찰이 중립적이고 독립되어야 경제가 산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거부하는 경우 처벌하는 법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해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외국 입법례를 참조해 처벌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했다는 것인데, 배경은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의 아이폰을 확보했으나 비밀번호를 확보하지 못해 아직까지 이를 열어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외국의 입법례인 영국의 경우,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암호를 풀지 못할 때 법원에 암호해독명령허가 청구를 받아 진행하며, 법원의 명령에 불응하면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요건과 대상이 테러 범죄 등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다.하지만 누구나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인 헌법상 자기부죄거부의 원칙, 형사법상 자백강요금지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아울러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 문제가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도 최고 화제가 됐다.위 논쟁들의 핵심은 검찰의 중립성, 독립성과 연관돼 있다. 시민들은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공정한 검찰권의 행사를 희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우리나라 경우에도 해방 이후 정권과 검찰이 결탁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에도 검찰은 독점적이고 막강한 권한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했다.과거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기소와 재판을 한 사람이 행사했다. 이른바 '원님 재판'이 그것이다. 원님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탄생한 것이 검찰이다.그 기원은 프랑스 대혁명 후 시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시작됐다. 기소와 재판을 분리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자는 취지였다.법원에 대한 통제와 견제를 위해 창설된 기관이 바로 검찰이었다. 독일에서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보다는 정부 주도 하에 수사⋅기소권을 갖는 막강한 검찰을 통해 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도 작용됐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검찰이 사법 개혁 대상 1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우리나라 근대적 사법제도 도입은 갑오개혁이지만, 1905년 을사조약에 의한 통감부 설치 이후 법관과 검사 모두를 자신의 지배하에 두고 식민지 지배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사실상 시작됐다. 총독에게 지배권이 넘어가며 서구의 자유주의적 법치주의 모델인 검찰과 법원이 이 땅에서는 식민 통치의 법적 탄압 장치로 활용됐다.우리나라 사법제도는 안타깝지만 탄생에서부터 시민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제도가 탄생한 유럽에서도 본래 취지와 달리 시민보다는 정부의 입맛에 맞추는 작용이 있었다.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법치는 시민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각국의 민주화 과정에서도 수없이 나타났다. 검찰 스스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권력과 검찰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결국 개혁의 목표는 국민들의 기본권에 대한 최대한 보호와 보장이어야 한다. 국민들은 자유롭게 소통하고 토론해야 하며, 그 토대 위에서 공정하게 계약해야 한다. 각 경제 주체들에 대한 기본적 권리 보장이 돼야 국가 경제는 경쟁력을 가지며, 그 위에 공정이 더해져야 한다.처음의 주제로 돌아가면, 법무부 장관의 휴대전화 암호해독명령허가제도 도입은 국민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을 제한하게 될 것이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기본권의 제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수사기관이 사후에 핸드폰 대화 내용을 보다 자유롭게 볼 수 있다면 소통과 대화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트리고 경쟁력 저하로 나타날 것이다. 수사 편의주의적인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다.2016년 미국 애플사는 이슬람 급진주의자인 총격 테러범이 사용했던 아이폰의 잠금장치 해제를 도우라는 정부와 법원의 명령을 거부했다.정부의 개인정보 위협에 대한 선례에서 고객들을 지키겠다는 애플사의 태도에 대해 많은 찬반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애플사는 많은 비난에도 고객 정보 보호를 택했다.시민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법무부 장관이다. 검찰을 비롯해 수사기관이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경제도 활력을 찾는다.장현우(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2020-11-17 16:38:50

[경제칼럼] 라면시장이 시사하는 소셜임팩트의 본질

[경제칼럼] 라면시장이 시사하는 소셜임팩트의 본질

출출함을 달래기 위한 간식으로 라면은 단연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 조리가 간편하고 특유의 맛으로 인스턴트 식품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라면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니 그 역사가 만만치 않다.拉麵(납면·중국어로 라미엔)이라는 단어는 손으로 길게 잡아당겨 늘여서(拉) 밀가루 국수(麵)를 만들었다는 뜻으로 소위 수타면이 원조인 듯하다. 중국의 라미엔은 일본 메이지유신 직후 일본의 개항장을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노점 판매를 통해 일본인에게 전해졌다고 한다.인스턴트 식품으로서 라면의 원조는 1958년 닛신식품의 치킨라면을 꼽는다. 현재와 같이 분말수프의 형태를 갖춘 완전체 라면은 1961년 일본 명성식품이 최초로 개발해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양식품에 의해 라면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시점이 1963년이었으니 국내 라면 역사도 반백 년에 이른다.WINA(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로 알려진 국제 인스턴트 라면 협회의 최근 발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대 강국은 중국이다. 2019년 기준 연간 414억5천만 개를 소비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한국은 39억 개로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라면이 많이 소비되는 국가이다. 1인당 연간 75개를 소비하는 셈이다.시장 규모로는 연간 2조830억원 규모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라면 수요는 더욱 증가해 금년 상반기 1조1천300억원을 상회했다고 하니 향후 라면 시장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국내 라면 시장을 놓고 다투는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에 라면을 처음 출시한 삼양식품은 초창기 단연코 라면 시장의 선두 주자였다. 삼양라면 출시 2년 뒤 롯데공업주식회사가 롯데라면을 선보이며 양사 간 치열한 싸움이 전개된다. 1975년 지금의 장년층에게 익숙한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광고 문구를 내세운 농심라면이 출시됐다.공전의 히트 속에 결국 롯데공업주식회사는 사명을 농심으로 변경한다. 이후 농심은 안성탕면과 같은 히트 상품과 함께 신라면을 출시해 라면 시장의 아성을 굳히게 된다. 1985년 3월 농심은 시장점유율 40.4%로 기존 선두 업체인 삼양식품의 시장점유율 39.6%를 누르고 마침내 1위 기업에 등극한다. 이후 양사 간 시장점유율 격차는 심화돼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농심은 부동의 일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35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식품은 맛으로 선택된다. 한번 익숙해진 입맛을 바꾸기는 쉽지 않기에 라면 시장의 점유율 변동이 용이하지 않은 이유일 수도 있다.라면보다 시장 규모가 큰 커피믹스 시장도 특정 브랜드가 수십 년간 8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120년이 넘도록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는 콜라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코카콜라는 여전히 일등 기업으로 순항하고 있다.그런데 최근 보도된 몇몇 자료가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식품 상장기업 브랜드 평판에서 오뚜기가 1위를 차지했다. 7월과 10월에 실시한 모 경제지의 업종별 소셜임팩트 조사(CSIS)에서도 오뚜기는 1위에 오른다. 특히 소통지수와 사회공헌지수에서의 높은 점수 획득이 평판 1위 선정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동종 분야 시장 1위 기업과 평판 1위 기업이 서로 다른 것이다.기업의 사회 공헌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최근 기업 중심의 국내외 나눔 프로젝트 숫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대다수 국민의 관심은 해당 기업의 사회적 공헌 내용 자체보다 그 진실성과 지속성 여부이다.더불어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보다 사회적 윤리에 더 의미 있는 가치가 부여되는 모습이다. 투명한 재산 상속 과정이나 98.6%에 이르는 정규직 비율 유지, 12년째 제품 가격 동결 등이 대중에게는 사회적 윤리에 충실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단순한 기부와 자선을 넘어 사회적 윤리의 부합 여부가 진정한 소셜임팩트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어쩌면 소셜임팩트는 시장 평판의 척도를 넘어 향후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할 수도 있다. 모쪼록 SNS로 무장된 초연결사회에서 제대로 작동되는 소셜임팩트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2020-11-10 16:42:17

[경제칼럼] BTS에게 배우는 중소기업 경영전략

[경제칼럼] BTS에게 배우는 중소기업 경영전략

방탄소년단(BTS)이 어떻게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으로 성공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영상을 시청하다가 문득 그들의 성공 방식을 중소기업에도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BTS의 성공 방식을 보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M.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한 '파괴적 혁신 이론'과 유사한 면들이 있다.파괴적 혁신 이론이란 작은 자원을 가진 기업이 기존 시장을 장악한 거대 기업이 간과하거나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을 타겟팅하고, 기존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소수 고객의 만족을 바탕으로 다수 고객으로 확장해 시장의 새로운 지배자가 된다는 이론이다.마치 다윗이 골리앗과 싸울 때 기존의 방식인 힘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돌팔매질로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것처럼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경쟁 방식으로 기존의 강자를 파괴하는 것이다.미국의 소형차 시장을 공략해 미국 자동차 빅3를 무너트린 일본 자동차, 백화점을 위협하는 대형 할인점, 기존 항공사를 긴장하게 만든 저가 항공사 등이 파괴적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과거 BTS의 기획사 빅히트는 통상의 중소기업처럼 자본, 인재, 인지도 등이 모두 부족한 아주 작은 기획사였다. 방송과 홍보 분야 등을 장악하고 음악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 격인 JYP, SM, YG 등의 대형 기획사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 회사였다. 소기업인 빅히트는 BTS를 방송 등에 출연시킬 수 없었고, 홍보에 한계가 있다 보니 BTS의 음악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그런데 이 작은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이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대형 기획사들도 해내지 못한 세계 최고의 음악 그룹이 되고 빌보드 1위까지 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BTS의 성공 사례에서 중소기업이 나아갈 경영전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먼저 BTS는 TV나 방송 등에 출연할 수 없어 고민하다 기존에 잘 시도되지 않던 유튜브를 통한 홍보 및 팬들과 소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리하여 BTS는 국경의 제한이 없는 유튜브의 특성으로 외국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후 거꾸로 국내 음악 시장에 진입해 인기를 끌게 된다.많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부족한 자본 및 기술력, 인력의 한계로 언제나 시장의 약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주역(周易)에 나오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는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처럼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오히려 기존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BTS처럼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BTS의 음악은 사회 비주류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어 사회 주류층으로 확산됐다. BTS의 팬클럽 '아미'(Army)는 초기에 미국 사회에서 소외받는 유색인종, 사회적 약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그들은 BTS가 약자로서 겪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 가사에 공감하면서 팬이 됐다고 한다.이렇게 형성된 초기 아미들은 엄청난 충성 팬층이 돼 열심히 BTS의 음악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리고 BTS 노래를 일반 대중들에게 확산시켰다. 초창기 아미들은 어떻게 보면 소비시장의 얼리어답터와 유사하다. 소비시장에서 얼리어답터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이 생기면 아무런 대가 없이 그 제품에 대한 리뷰를 만들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적극적으로 일반 대중에게 알렸다.이러한 행동은 방송 매체를 통한 광고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신뢰를 주고 소비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중소기업도 많은 비용과 관리가 필요한 다수의 소비층이 아닌 소수의 충성 고객을 만드는 데 먼저 힘을 쓸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충성 고객층이 그들 스스로 우리 회사를 홍보하고 주변인들에게 추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파괴적 혁신 이론에는 기존 방식을 답습하고 그 궤도 안에서의 발전에만 몰두하는 회사는 아무리 큰 기업이라 해도 혁신적인 방식으로 도전하는 작은 기업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한다.우리 중소기업인들도 앞서간 큰 기업이나 그들이 만든 성공 방식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그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잘 관찰하고 그 부분에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경영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20-11-03 14:43:13

[경제칼럼]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 조건부 허가제를 도입하자

[경제칼럼]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 조건부 허가제를 도입하자

대구 부동산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 건설업체는 현풍, 연경, 도남, 경산 등 대구시 외곽 지역에 이미 조성된 택지개발지구에 집중적으로 신규 아파트를 건설했다.외곽지에 조성된 택지가 점차 고갈되어 감에 따라 최근에는 도심 지역 재개발·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하기 위한 건설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재개발·재건축 시공권 수주 경쟁에 있어서 대형 건설업체는 지역(지방) 건설업체에 비해 자본력, 홍보 마케팅 수단 및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지니고 있다. 또한 조합 및 조합원의 대기업 브랜드 선호 현상과 입주 후 브랜드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대형 건설업체의 수주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 억제 및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대구시를 비롯한 대부분 지방 도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지역 건설업체의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있다.대구시는 2018년 11월부터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해 지역 건설업체(20%)와 지역 설계업체(3%)에 추가적인 용적률을 허용하는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제'(최대 23%)를 시행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매우 저조하다.일반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정비예정지구 지정, 추진위원회 설립, 정비지구 지정·고시, 정비계획 수립, 조합 설립 및 승인, 시공사(건설업체)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순으로 진행된다. 시공사(건설업체)는 조합 승인 이후에만 선정할 수 있다. 그러나 용적률은 시공사(건설업체) 선정 단계보다 훨씬 앞선 정비지구 지정·고시 단계 혹은 정비계획 및 건축계획 수립 과정에서부터 적용된다.실무적으로 시공사(건설업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선행적으로 허용해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승인을 취득한 선례는 거의 전무하다.대부분의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법적 허용 용적률 범위 내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인허가 절차를 수행하며, 이를 기준으로 주민 설명회, 조합원 동의, 조합 설립 및 시공사 선정 과정을 진행한다.지역 건설업체가 시공사로 선정되면 조합은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받기 위한 정비계획 및 인허가 사항에 대한 변경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조합은 변경된 인허가 조건에 대한 주민 설명회와 주민 재동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사업 절차가 복잡해지고 사업 시기가 지연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제는 절차적인 측면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부정적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제의 최대 저해 요인은 지역 건설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함으로써 유발되는 불확실성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재개발·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부터 지역 건설업체의 실질적인 참여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 방안 중 하나는 지역 건설업체 '조건부 용적률 인센티브 허가제'를 도입하는 것이다.조건부 용적률 인센티브 허가제란 지역 건설업체의 시공 참여를 전제 조건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선제적으로 허용해 정비계획 및 각종 인허가를 조건부 승인하는 제도이다. 물론 시공사가 역외 업체로 변경되면 조건부 승인받은 정비계획 및 인허가 조건은 변경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제는 단순히 지역 건설업체만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아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조합의 일반 분양 수익금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조합원의 자기분담금을 줄여주는 효과로 귀착된다. 따라서 조합은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합원의 자기분담금을 최대한 경감할 필요가 있다.대구시는 조합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지역 건설업체의 사업 초기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제는 최근 정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소규모 가로주택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지역 건설업체는 지자체의 편파적인 지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특화된 평면설계 및 시공 차별화 등을 통해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우방과 청구는 지역 건설업체 용적률 인센티브제 없이도 주택 건설 명문 기업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날렸다.

2020-10-27 15:55:13

[경제칼럼] 나도 임차인이다

[경제칼럼] 나도 임차인이다

과거 여행이나 출장 시 주로 자가용을 사용했다. 자차의 편리함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로 KTX나 SRT를 이용한다.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하다. 대도시에서는 지하철이 잘 연계돼 이용하기 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터널과 방음벽들과 기차의 빠른 속도로 인해 창문 밖 풍경을 눈에 담기도 어렵고, 가끔 어지럽기도 하다.그러다 새마을, 무궁화 기차를 우연하게 이용하니 창문 밖 세상이 보였다. 풍경과 건물이, 산과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농가와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논과 밭이 보다 눈에 잘 들어왔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 보였다. 스마트폰에 머무르던 눈이 들과 산을 바라보고 있었고, 단풍이 오고 있음을, 바람이 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현재 대한민국 빚의 증가가 너무나 빠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의하면 2020년도 1분기 국가 빚이 4천685조원이라고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2.4배를 넘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증가하는 속도이다. 최근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라고 한다. 칠레 다음으로 2위라고 한다.반대로 빛의 속도로 줄어드는 것이 전세(임대차)이다. 다른 사람의 집이나 방을 빌려 쓸 때 일정한 돈을 맡겼다가, 내놓을 때 다시 찾아가는 전세는 우리의 특유한 제도이다. 전세 제도의 기원은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부산, 인천, 원산 등 항구가 개항하고 농촌 인구가 이동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집이 부족하게 되자,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일정한 돈을 맡기며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 살았던 것에서 연유한다.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의 주택난을 반영해 전세 제도가 관습상, 법상 완전히 자리 잡게 됐다.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에서 세입자들이 전셋집을 보기 위해 10명이 줄을 서고, 5명이 제비뽑기로 세입자를 정하는 모습까지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집주인이 면접을 보고 세입자를 결정한다고도 하고,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집을 팔았는데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계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여 전세 난민이 됐다는 소식도 들린다.현재 대도시 전세난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뇌관은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청구권이 그 중심이다. 2+2년이라는 권리를 세입자에게 부여하고 이를 법이 강제하다 보니, 시장에서의 전세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 원인이다. 전세시장에 새로이 나오는 물량도 4년 동안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는 것을 고려해 집주인들이 가격을 대폭 올렸고, 그 결과 전세 가격의 상승을 촉발시켰다.지난 7월 국회에서 '난 임차인'이라는 국회의원의 연설이 기억난다. 수천 가구가 사는 전국의 대단지 아파트에 전세 매물이 실종됐고, 심지어 전세 물건이 0인 곳도 있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임대차 3법은, 속도가 더 중요하다'며 법안 통과를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그의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국회에서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지금 임차인들은 불안한 미래에 마음을 졸이며 산다.경제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 중 일자리와 소득을 주로 창출하는 곳은 기업이다. 소득이 늘어야 빚을 갚아 부채를 줄여 나갈 수 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하는 의지를 키워야 한다. 기업의 성장은 가계소득 증가 및 정부 세수 증가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다.또한 정부는 기업에서 일하는 경제 3주체인 가계의 '의식주'가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의' '식'은 어느 정도 해결됐으나 주거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너무 빠른 속도로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정부와 여당도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라는 목적이 있었겠지만 초조함에서 오는 급한 결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목적에 치우친 급한 결정의 피해는 주로 서민들이 부담하게 된다. 빠른 기차 안에서는 외부 풍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목적지만 생각하게 된다. 여유 있게 천천히 갈 때 주위가 보이고, 이해하고 비로소 품게 된다.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도인 전세 제도가 낮은 이자율에서는 결국 소멸될 제도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제도와 법의 변화는 어지러울 정도로 너무나 빠르다. 나도 임차인이지만 나를 보호한다는 법이 믿음직스럽지 않다.

2020-10-20 09:16:28

[경제칼럼] 한글, 그 위대한 발명에 부쳐

[경제칼럼] 한글, 그 위대한 발명에 부쳐

지난 10월 9일은 574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이었다. 1926년에 음력 9월 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이 그 시초였으니 금년이 94주년이다. 2006년에 이르러 마침내 국경일로 지정됐으니 역사에 비추어 국경일로서 연륜은 짧은 편이다.한글날을 제외한 국경일(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은 국가의 성립이나 국권과 관련해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한글날만이 유일하게 문화유산을 기리는 기념일인 셈이다.일찍이 알려진 바와 같이 한글은 조선 제4대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창제해 반포한 우리 고유의 문자이다. 한글은 만든 자와 반포일 및 글자를 만든 원리가 알려진 세계 유일의 문자라고 한다.일본의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는 저서 '한글의 탄생'에서 한글 자형의 과학적 조형성을 극찬한 바 있다. 그는 훈민정음이 15세기에 이미 현대 언어학의 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상당히 과학적인 문자라고 했다. 현대 언어학에서 주목받은 '음소'(의미를 구별하는 음의 최소 단위) 개념에 이미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훈민정음의 탄생 과정이 적지 않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였던 사실을 보아도 그러하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한글의 탄생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이야기 소재일 듯싶다. 조선의 지식인 계층인 양반은 한문으로 문자 생활을 향유했다.반면에 하급 관리나 서리 출신의 중인 계층은 이두를 사용해 서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졌고 정보 공유가 가능했다. 결국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이전까지 절대다수인 일반 서민들과 부녀자만 문자 생활을 누리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지식은 자연스레 양반의 독점물이며, 지식의 독점은 사회적 기득권 수호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다.훈민정음 창제 이전 세종 14년에 명나라의 법률인 '대명률'의 번역 작업을 놓고 세종과 이조판서 허조가 대화한 기록을 보면 지식 독점에 대한 상호 입장 차이가 명료하다.허조는 백성이 율문을 알게 되면 법을 농간하는 무리가 있을 것을 염려한다. 백성이 율문을 알면 쟁송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다.반면에 세종은 백성으로 하여금 알지 못하고 죄를 범하게 하는 것이 옳은가를 일갈한다. 일반 백성에게 법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서 범죄 예방을 우선시한 것이다. 지식의 확산을 통해 조선을 계몽하기 위한 진보적 관점이다. 결국 세종의 이와 같은 신념은 훗날 한글이라는 발명을 통해 지식 확산의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된다.최초 특허법의 기원은 1474년 베네치아 공화국의 특허법에서 찾는다. 그러나 현대 특허법의 모태는 공익 위배 대상 특허 불인정을 공시한 1624년 영국의 전매조례(Statute of Monopolies)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흔히 특허는 독점권을 부여해 발명의 주체인 개인을 보호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특허제도는 독점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발명에 독점권을 부여하되 해당 기술의 빠른 확산을 통해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자연 원리인 조음 위치를 명확히 파악해 이를 아(어금니), 설(혀), 순(입술), 치(이), 후(목)로 나눠 그 원리로 글자를 창작한 한글의 기술 사상은 특허법에서 정하고 있는 발명의 정의와 정확히 일치한다.아울러 한글의 창제는 절대다수의 조선 서민에게 지식의 확산을 목적으로 이루어진바, 이 또한 공중에게 공개된 발명을 이용해 진보된 발명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산업 발전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특허법의 목적에 명확히 부합된다.훈민정음이 반포된 시기는 최초의 특허법인 전매조례 제정 시기보다 200여 년 앞선 시점이다. 특허법이 추구하고자 했던 기술 확산과 정보의 공유를 일찌감치 구현한 것이다.한글의 과학적 우수성과 별개로 훈민정음 창제의 목적과 취지만으로도 한글은 위대한 발명으로 손색이 없다. 법의 존재 이유와 목적은 외면되고 법에서 보장된 수단만이 활용되는 작금의 여러 사안을 접하며 새삼 한글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2020-10-13 14:27:07

[경제칼럼]  중소기업 수출지원에 대한 3가지 제안

[경제칼럼] 중소기업 수출지원에 대한 3가지 제안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기 위해 정부와 산하기관들이 여러 방면의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유통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실제 현장에서 뛰는 중소기업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애로 사항들을 반영해 중소기업 수출지원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3가지 제안해본다.첫 번째는 외국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초기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는 소비자의 구매가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인도의 아마존 등이 있다.국내 중소기업이 B2C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그 나라를 방문해 몇몇의 현지 바이어를 만나서 그들의 무리한 조건과 현지 상황에 대한 말만 믿고 시장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한 신용이 좋지 않은 나라의 바이어와 대금 결제 이슈로 협상이 난항에 빠지는 경우도 꽤 많다.그렇다고 해외 시장의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바이어를 빼고 직접 판매하려고 중소기업에서 현지에 인력을 파견하고 유통 채널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이것의 대안으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면서 제품의 시장 반응을 살피는 방법이 있다.중소기업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판매량을 보고 가격 경쟁력을 확인, 판매가 잘 된다면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유통 채널을 만드는 후속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현지 창고에 재고를 보관해야 하며, 현지에 상주하는 직원을 통해 사이트 등록 및 물품 입출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이러한 것들이 중소기업에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정부가 현지에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 가능한 창고를 제공하고, 온라인 마켓에 등록 및 출하 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지원해 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두 번째는 수출하는 대한민국 기계의 해외 현지 A/S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 기계를 수출하는 중소기업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해외 수출 협상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기계를 수입하는 해외 업체가 기계 고장 시 얼마나 빨리 안정적인 A/S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처럼 수출하는 전 지역에 직접 관리하는 A/S센터를 두거나 파트너 기업을 일일이 만들 수 없어 이 부분이 답답하다고 한다.다행히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에서는 이러한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해외 현지에 기계 A/S를 제공해 주는 사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를 정부 및 대구시와 협조해 새로운 지원 사업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의 노력이 정부와 대구시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실현되어 국내 기계제조업체들에 수출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세 번째는 수출하는 설비 및 기계에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사업이다. 기계를 수입하는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의 정부기관이 유럽의 기업처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금리 차를 활용해 지원해주는 수출 금융지원 사업이 있는지 종종 묻곤 한다.그들의 말에 따르면 유럽의 회사가 개발도상국으로 설비 및 기계를 수출할 때 유럽 정부가 보증을 서주는 유럽의 싼 금융상품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기계 구입의 메리트를 제공해 준다고 한다.필자가 추측건대 선진국들은 통상 대출 금리가 1~3%대인 반면 개발도상국은 8~12% 정도이므로 정부기관이 수입업체와 금융기관 사이에 보증을 선다면 이러한 수출제품에 대한 저금리 금융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만약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한국 기계를 수입하는 해외 기업에 국내 금융기관의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국내 기업이 아시아 및 동유럽 지역 등에 대한 수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위에 언급한 지원 사업들은 아직 아이디어에 불과하고 향후 추진 과정에서 많은 현실의 벽들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잘 활용하고 있는 정부의 여러 수출지원 사업들도 분명 초기에는 여러 현실적 어려움으로 실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기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선한 의지가 그 벽을 넘어 새로운 지원 제도를 만들어냈고, 그것이 많은 수출 중소기업들을 도와 대한민국 제품이 세계를 누비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2020-10-06 15:16:12

[경제칼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정치적 과제

[경제칼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정치적 과제

국방부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하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로 발표했다.통합신공항은 K2(군공항 6.71㎢)와 대구국제공항을 현재 규모보다 2.2배 확장한 15.3㎢(약 463만 평) 규모다.통합신공항은 침체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산업 유치 및 지역 개발을 촉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진정한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28년 공항 개항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또 다른 텅빈 지방국제공항으로 전락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동남권 거점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통합신공항 이전지는 대구시와 약 50㎞(직선거리), 포항시와 약 80㎞, 안동시와 약 25㎞ 떨어져 있다. 경쟁 공항인 김해공항과 대구시와의 직선거리는 약 80㎞로,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대구시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그러나 고속도로 및 철도망을 반영한 교통 접근성면에서,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입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대구시와 통합신공항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구시 공항 수요는 공항 접근성 및 항공 이용 편의성면에서 유리한 김해공항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특히 국내선 공항 접근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선 이용객이 가장 많은 대구∼제주 노선의 경우,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운항 거리 및 요금면에서 불리한 경쟁 여건을 지니고 있다.통합신공항과 배후도시 간의 접근성 향상은 통합신공항 건설만큼이나 중요한 개발 과제이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서대구KTX역~동구미역~통합신공항역~의성역(66.8㎞)을 30분대에 연결하는 공항철도 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공항철도 건설 비용은 단선 1조5천억원, 복선 2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철도 건설사업의 비용편익비(B/C)는 단선 0.64, 복선 0.82로 사업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공항철도 건설사업은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2017년 호남선 고속전철(KTX) 2단계 사업(광주 송정역에서 목포)의 노선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고속전철은 전액 국비로 건설하게 됐다.기본 계획에서는 광주∼나주∼목포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노선으로 계획됐으나,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도록 16.6㎞를 'ㄷ'자형으로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했다.그 결과 광주시와 목포시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전철은 전액 국비(추가 건설 비용은 1조1천억원)로 건설하게 된 셈이다.호남 고속전철 노선은 경제성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에 의해 변경됐다. 2018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선 KTX 공동정책협의회'를 통해 호남 고속전철 노선을 광주 송정~무안공항~목포(77.6㎞)로 변경・합의했다. 양당 합의에 의해 국토교통부는 총 2조4천731억원의 호남선 고속전철 2단계 사업을 2025년까지 완공한다고 확정했다.대구시와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는 통합신공항의 성공과 경북의 낙후지역 개발 촉진을 위한 핵심적인 기반시설이다. 지방 인구 소멸화 현상으로 인해 비수도권 지역의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은 사업타당성 기준(비용편익비 1.0 이상)을 충족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통합신공항과 공항철도와 같은 지방 대형 SOC사업은 경제성 기준을 충족하기보다는 정치적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지렛대로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통한 사업 추진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공항철도와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전철 모두 국비로 건설되었으니,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역시 예타 면제 국비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지역 정치권은 여당과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정치협의회'를 구성하고 내년도 예산 심의와 연계해 적극적인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 지역민은 지역 발전을 위한 지역 정치권의 태도와 노력에 대해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나아가 다음 선거에서 지역 정치권을 투표로서 평가해야 한다. 이제 우리 대구・경북 지역민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보다 지혜로운 유권자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

2020-09-29 09:32:53

[경제칼럼] 비대면 추석과 보이스 피싱

[경제칼럼] 비대면 추석과 보이스 피싱

아침저녁으로 마주치는 선선한 날씨에 가을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벌써 다음 주면 추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시작된 2020년 추석은 여느 명절과는 다르다. 고향과 부모님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방송과 홍보물을 보며 씁쓸함이 몰려든다.코로나19는 우리에게 비대면 사회를 강요하고 있다.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가족, 친구, 동기간에도 비대면 만남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관계와 기준을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더욱이 해외에 다녀오면 2주간 격리돼야 한다. 해외에서 1주일 정도 일하기 위해 출국, 입국 시 2주간 총 4주간 격리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었다.최근 비대면(언택트·Untact) 기술이 아니면 우리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접촉하지 않고도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받을 수 있는 비대면이 아니면 영업이나 생존에 어려움까지 발생한다. 언택트 기술은 코로나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 간 감정 대립이나 폭행 등의 사회 문제를 방지하고, 관련 비용도 줄일 수 있다.하지만 비대면 사회의 부작용 중 하나가 '보이스 피싱'이다. '피싱(phishing) 사기'의 일종으로 전화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 등 금융 관련 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지난 한 해 피해액이 총 5천억~6천억원이고, 일일 평균 100여 명이 사기 피해를 입고 있으며, 단 한 사람이 20억원 넘는 피해를 입은 사례도 최근 있었다고 하니 나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빙자하거나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빙자 사기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명절에는 그 빈도가 더욱 심하여진다고 하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최근 보이스 피싱 피해자분들을 상담하며 왜 속게 되었는지 질문을 하니, 대출 문제로 누구를 만나서 상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전화 통화 후 직접 만나 친절하게 상담해 주니 신뢰하고 믿었다는 것이다.심지어 수사 중인 경찰이 보이스 피싱 피해를 입었다고 전화로 연락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그 경찰을 보이스 피싱 직원이라 생각하고 바로 항의하며 그렇게 살지 말라고 타일렀다고 한다.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 심정이 이해가 됐다.대면형 보이스 피싱이 비대면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형 보이스 피싱보다 대면형은 일반적으로 평균 피해액이 크다.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면형 보이스 피싱은 그 외로운 틈을 파고든다. 일반적으로 일반적인 채권추심회사로 위장하고 대출이나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을 노린다.또한 아들 딸 등 가족을 사칭하며 신분증을 사진 찍어 보내 달라는 유형도 있다. 신분증이 확보되면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금융회사에 비대면 방식으로 계좌를 개설해 대출을 받아 가로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금융기관에 대출이 발생하는 것이다.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대면 방식의 영업을 하다 수익이 줄어든 자영업자는 '코로나 긴급재난대출' 문자가 와서 반가운 마음에 링크를 눌러 확인하다 피해를 당했다고도 한다. 명절에 자식들, 친구들 연락과 문자는 또 얼마나 반갑겠는가?위 보이스 피싱의 여러 유형들은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보이스 피싱은 사후 대책보다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이다. 만약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금을 계좌로 보냈다면 은행과 금융감독원, 경찰에 바로 신고하고 계좌 지급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비대면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중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언택트 사회로의 시기와 강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가중시키고 있다.지인들 간의 만남도 줄어들었고, 명절에 부모님께 찾아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효도인 시절이다. 추석이라는 명절을 앞두고 친척들과 부모님을 찾아가지 못하는 그 틈을 다른 것들이 차지하지 않도록 우리의 사랑과 관심으로 채워야 한다.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알려 허락을 청하고, 돌아와서도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인사 드리라고 배웠지만 지금은 대면이 예절이 아니고 비매너라고 하니 추석이라는 대명절을 앞두고 안타까울 뿐이다.장현우(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2020-09-22 13:23:39

[경제칼럼] 다양한 양념치킨의 역설

[경제칼럼] 다양한 양념치킨의 역설

수일 전 아들로부터 TV 시청을 권유받았다. 종편 TV에서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일전에도 한번 시청했던 기억이 있던 프로그램이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퀴즈를 내서 정답을 맞히면 상금을 지급하는 매우 단출한 포맷이다. 퀴즈 정답의 성공 여부보다 출연자의 소소한 개인사에 관한 그들만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이 펼쳐주는 삶의 모습은 지나치게 무겁지도 또 그리 가볍지도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아들이 시청을 권유한 그날의 프로그램 주제는 '이거 내가 만들었어'였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인기를 구가하는 발명품에 관한 이야기다. 현업이 변리사인지라 마땅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첫 번째 발명 이야기는 노면 색상 유도선이다. 내비게이션이 길 안내를 해줘도 초행길 운전 중 갈림길에서 순간 망설여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목적지에 따라 그저 분홍선과 초록선을 따라 주행만 하면 될 뿐이니 편리함이 아주 그만이다.선 하나로 교통사고를 50%나 감소시켰다고 하니 실로 그 효과가 대단하다. 반면 효과에 비해 기술사상은 지극히 간단하다. 만일 발명자가 특허출원을 했다면 등록요건 소위 진보성을 인정받아 손쉽게 등록이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다. 이처럼 유익한 발명은 기술의 난이도보다 관심과 열정의 산물이다.두 번째 발명품은 움직이는 토끼모자이다. 변리사 입장에서 가장 특허등록을 추진하기 용이한 발명이다. 기술사상이 명료하고 기구적 구조에 관한 내용인지라 발명의 성립성 또한 명확해 공지된 유사 기술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등록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발명이다.미국의 최대 유통회사로부터 100억원 상당의 물량 공급을 의뢰받았으나 제작 능력이 부족해 주변 공장을 소개해주었다고 한다. 정작 본인은 본 발명품으로 5천만원 정도의 수입만을 올렸다고 하니 시청 내내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발명의 대가치고 부족함이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세 번째 주인공은 양념치킨 조리법을 개발한 발명자이다. 노년의 신사인 발명자는 인터뷰 내내 지난했던 양념 개발 과정을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 놓았다. 직접 창업한 회사명과 제품명도 귀에 익숙하였으니 사업화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던 듯하다.프라이드 치킨으로 유명한 미국의 글로벌 기업까지는 아니었어도 적어도 국내에서는 양념치킨의 지존으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것이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임직원들이 독립해 다수의 새로운 양념치킨 회사를 설립했다고 하니 가히 원조임에 틀림이 없다.해당 프로그램이 주인공들을 특별히 초대한 이유는 세계 최초의 타이틀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공전의 히트 상품을 개발한 주인공들이니 응당 상당한 부를 축적했을 것이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 프로그램의 반전이었다. 주인공 모두 특허출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위 독점권이 없었으니 법적으로 시장의 선두 주자를 유지할 수 없었다.후발 주자라도 자본력이 뒷받침되면 얼마든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으니 소기업 수준의 주인공들은 그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명예 이상의 대가는 얻지 못했던 듯하다. 방송 후기를 찾아보니 특허를 출원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안타까운 댓글이 대부분이다. 필자 역시 내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그런데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Against Intellectual Monopoly)의 저자인 미셸 볼드린과 데이비드 러바인 워싱턴대학 교수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전했을까.양념치킨에 독점권이 부여되지 않았기에 다양한 입맛의 양념치킨이 시장에 선을 보일 수 있었고, 토끼모자에 특허권이 없었기에 저렴한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고 하지 않을까. 또한 노면 색상 유도선에 특허권이 존재했다면 제한적 활용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항변했으리라.지식재산권의 적극적 활용과 제한적 적용은 항상 논쟁의 화두이다. 혁신에 대한 보상으로 출발하여 순기능적 역할이 돋보였던 특허권은 이제 독점과 공유라는 이념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결국 지식재산권은 누구나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관련 제도의 변화를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2020-09-15 16:46:49

[경제칼럼] 중소기업 팀장의 리더십

[경제칼럼] 중소기업 팀장의 리더십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서 해답을 찾고자 얼마 전 회사의 직원들과 개별적인 면담 시간을 가졌다.현재 우리 회사가 안고 있는 문제점,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들을 함께 고민하면서 도출된 과제 중 하나가 팀장과 팀원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면서 회사의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었다.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박휘규 성균관대 교수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팀장 리더십이 회사의 성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통상 대기업은 조직이 크고 세분화되어 있어 팀장 또는 팀의 역량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나, 중소기업은 하나의 팀이 다양한 분야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고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아 팀장이 회사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한다.그리고 중소기업 팀장들이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에 몰입한다면 대기업보다 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중요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위치에 올라감으로써 개인의 성장이 더 빠른 편이라고 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중소기업의 중간 리더들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일하기보다 경영진이 지시하는 일만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어떤 팀장은 책임 면피용 업무를 하는 것에 상당한 시간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이처럼 중소기업의 핵심인 팀장 리더십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필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중소기업 팀장 리더십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첫 번째 중소기업 팀장에게 가장 중요한 리더십 요소는 소통 능력이다. 박휘규 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데 가장 필요한 리더십을 'People First Leadership'이라고 했다.이 리더십은 리더가 팀원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솔선수범, 지도, 칭찬, 경청 등 4가지 요소로 조직원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팀장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팀원들에게 묻고 배우기를 꺼리고, 팀원들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팀장이 답을 가르쳐주거나 지시를 내려주기만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이번 면담에서 깨닫게 됐다.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팀장이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서 각자의 장점을 이끌어내고 약점을 보완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두 번째 필요한 요소는 통합자로서의 역할이다. 중소기업은 작은 규모여서 팀장이 팀원과 경영진의 중간 조율자이거나 다른 팀과의 업무 분담 시 최종 협상 결정자인 경우가 많다.이런 상황에서 팀장들은 경영진, 팀원, 다른 팀과의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한 설득을 어렵거나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아무런 변화와 결론도 만들어 내지 않음으로써 논란을 회피하거나, 팀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그들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하지만 회사나 팀원들이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문제점을 직시하고 한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것을 바란다는 것이다.팀장이 이해당사자들에게 수시로 솔직하게 말해주고 함께 고민함으로써 문제를 풀어나가고 배려받는다는 피드백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겉으로는 조직의 갈등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속에서 회사는 성숙해지고 하나로 통합돼 나아가는 것이다.세 번째 중소기업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동기부여의 리더십이다. 팀원들은 업무 지시를 하면 왜 이것을 내가 해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아마 이것은 팀원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팀장이 회사의 방향과 지시한 업무의 목적을 이해시켜 주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중소기업 팀장들은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할 때 일의 목적과 팀장이 기대하는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하고 그들이 납득하고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훌륭한 중소기업 팀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팀장 리더십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 경영자가 위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해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팀장들의 롤 모델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대부분의 중간 관리자 리더십 교육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중소기업 현실과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앞으로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한 중간 관리자 리더십 연구가 더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교육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2020-09-08 11: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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