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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KAIST 공학박사)

[경제 칼럼] 전기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미래 자동차의 중심에 있는 전기차의 역사는 놀랍게도 가솔린 자동차 역사보다 길다. 독일의 칼 벤츠가 2인승 3륜 가솔린차를 발명한 것은 1886년이지만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앤더슨이 전기차를 발명한 것은 1834년으로 전기차 발명이 52년이나 앞섰다. 1900년 뉴욕에는 2천여 대의 전기차가 운행됐고, 한때 미국 전역에서 3만3천842대의 전기차가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전기차는 1908년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대량으로 생산한 T형 포드를 내놓자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거운 배터리 중량, 긴 충전 시간, 일반 자동차의 두 배가 넘는 가격 등도 대중화의 발목을 잡았다. 더구나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대형 유전이 개발되면서 전기차는 가솔린차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무대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1996년 GM이 EV1을 개발하면서 다시 세상에 나타난 전기차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던 2003년, GM 회장은 EV1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수백 대의 EV1을 압착하여 폐차시키고 도로에서 주행하지 않는 조건으로 박물관, 학교 등에 기증해 버렸다. GM 역사상 최악의 결정이었다. 왜 GM은 갑자기 EV1 프로젝트를 중단했을까?2006년 크리스 페인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Who killed the electric car?)에 답이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구 환경을 구할 획기적 발명품인 전기차를 누가 죽였는지 추적하는 내용이다.미국 석유업체, 자동차업체, 석유업체와 자동차업체의 로비를 받은 미국 정부 모두가 주요 용의자로 지목됐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수록 손해를 보는 석유업체를 비롯한 이들이 전기차 죽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심지어 EV1을 만든 GM도 내심 전기차에 부정적이었음이 당시 GM의 EV1 TV 광고를 보면 알 수 있다. 황폐한 벌판에서 지팡이를 짚고 구부정하게 서 있는 남루한 걸인이 멀리서 주행하는 조그만 EV1을 쳐다보는 어두운 분위기의 영상에서 EV1을 소비자에게 팔고 싶지 않다는 GM의 메시지가 느껴진다.이유야 어떻든 15년이 지난 지금 전기차는 다시 지구 환경을 구할 미래차의 중심이 됐다. GM 경영층이 EV1을 포기하지 않고 전기차 개발을 계속했더라면 지금의 테슬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전기차는 지금도 자동차업체에 그다지 매력적인 상품은 아니다. 전기차 부품수는 1만8천여 개로 내연기관차의 60%에 불과하다. 6천900개 엔진 부품은 모두 사라지고 구동, 전달 및 제동 부품은 5천700개에서 3천600개로 줄어든다.주요 제품이 엔진과 변속기에서 배터리, 인버터, 컨버터, 모터, 감속기 등으로 바뀌어 자동차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테슬라 같은 신생업체도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완성차 업체가 헤게모니를 잡을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GM에서 생산하는 볼트(Bolt) 전기차는 차량 부품 가격의 56%에 해당하는 제품이 LG 제품이다. LG전자에서 구동모터, 인버터, 디스플레이 및 오디오, 냉난방기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한다. 또 LG화학이 배터리·전력관리시스템, LG이노텍이 조향장치 모터, ABS 모터, 후방 카메라, 센서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성능 전기차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길며, 배터리 제조단가가 낮아야 한다. 1996년에 비해 전기차 제조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전기차 주행거리와 관계 있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wh/㎏)는 1997년 EV1 31에서 2016년 GM 볼트 138, 2018년 재규어 I-Pace 150으로 5배나 증가했다.주행거리는 EV1 112㎞에서 GM 볼트 383㎞, 재규어 I-Pace 470㎞로 늘어났다. 배터리 제조 원가(달러/㎾h)는 2012년 1000에서 2019년에는 150 이하로 15% 수준에 불과하다.전기차 제조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지구 환경오염이 심각한 요즈음 다시 전기차를 죽일 일은 없을 것이다. 자동차 부품 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 경제의 미래는 전기차의 미래에 달려 있다.

2019-09-17 16:11:49

이정호 변호사

[경제 칼럼] 저출산 문제 해소 방안에 관한 단상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8년 최고치에 이르렀다가 점차 감소해 2067년에는 4천만 명이 채 되지 않고, 평균 연령은 2019년 현재 40세 초반에서 2067년에는 57세가 된다고 한다. 노령화지수 또한 119.4에서 2067년에는 574.5가 될 것이라 한다.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숫자로 깨달을 수 있는 지표이다.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저출산 전담기구 설치, 결혼과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 일 가정 양립 지원 등 일련의 저출산 문제에 대응할 해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하고 다양한 정책 방안을 수립하기도 했다. 정책 근간은 곧 출산 지원, 근로시간 단축, 신혼부부나 청년 주거지원책 등으로 이뤄져 있다.대공황기를 겪은 경제학자 케인즈는 '투자는 미래에 대한 전망과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하여 이뤄진다'고 봤다. 오늘날 여러 경제학자들도 경제 주체의 심리를 중요 요소로 삼아 거시경제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결혼이나 자녀 출산 문제 역시 결혼이나 출산 적령기에 처한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나 기대감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미래가 현재보다 나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야 각자의 분신을 세상에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저출산 해법 역시 미래에 대한 전망과 기대심리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구체적으로 보자면, 무엇보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 경제 성장기에는 기술 발전을 토대로 산업의 탄생과 성장 등 구세대가 겪지 못한 분야에서의 다양한 경제 참여 기회가 예상된다. 부모는 노동자로 한 세대를 보내더라도 자식은 창업을 통해 일가를 이루고, 기업 오너가 될 가망이 있어 보인다. 부모는 블루칼라로 고생하지만 자식은 화이트칼라로 안정된 일자리에서 고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할 때 미래 희망이 보인다.국내 경제의 성장 속도나 탄력이 힘을 내기가 버거워 보이지만 자식의 경제활동 기회나 여건이 부모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는 출산의 유인이 될 것이다. 경제의 질적 성장을 통해 부모가 겪은 취업이나 창업보다 개선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위하여 경제 정책과 법 제도의 꾸준한 정비와 개선이 필요하다.다음은 안전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제공하는 국방이나 치안서비스 질이 향상돼야 하고, 타인과의 어울림 속에서도 기본적인 생명, 신체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이런 측면에서 남북관계 갈등 해소나 평화 무드는 저출산 해법으로도 역시나 중요하다. 자식을 나보다 더 안전한 환경 속에서 키우고 싶은 것은 부모의 본능이다. 흉악범이나 강력범죄에 대한 선정적 언론 보도와 범국민적 관심은 자칫 범죄가 사회에 만연한 듯한 과다한 불안감을 조장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보도는 안전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자살 모방효과를 줄이기 위해 보도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파파게노 효과'에 대해 재음미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복지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 출산 지원, 워라밸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 한부모 아동 지원, 비혼 출산과 양육 지원, 주거 지원 등은 모두 복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자는 방향으로 구성돼 있다.그런데 출산이나 양육 지원 정책들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양육과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 절감이다. 진학, 취업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교육 정책과 철학의 빈곤 속에서 가성비가 너무나 떨어지는 구조를 갖게 됐다. 각 가정이 자녀 교육에 투입하는 과한 시간과 노력은 사회를 견인할 수 있는 청소년의 잠재역량을 저하시키는 어마어마한 기회비용을 발생시켰다.결국 저출산 해법의 궁극은 사람들에게 미래 행복에 대한 기대감을 채워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태어남은 그저 생로병사를 거치는 출발점이 아니라 삶의 행복과 가치를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여정의 시작이어야 한다.행복의 기준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법 역시 다양할 것이지만, 국가가 출산의 가치를 정책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한 이상 출산 이후 삶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애프터서비스 역시 어느 정도는 국가의 몫이다. 다양한 저출산 정책이 근원적 효과를 내어 통계청의 2067년도 인구 예측이 오류로 판명 나길 희망한다.

2019-09-03 18:06:07

이장우 경북대 교수

[경제 칼럼] 아시아 뮤지컬 메카로서 DIMF의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글로벌 뮤지컬 축제'를 표방하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잘나가는 국제행사에 머물러선 안 된다. 음악의 힘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이끌어야 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DIMF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양한 분야들을 융합하는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다.DIMF는 13번째를 맞아 지난 6월, 7월에 걸쳐 18일간 뮤지컬 작품 23개를 98회 공연으로 이어갔고 다양한 부대행사를 도심 곳곳에서 개최했다. 이를 통해 총 26만여 명이 DIMF를 즐긴 것으로 공식집계 됐다.그러나 DIMF가 "지금까지 뮤지컬 대중화, 활성화에 앞장서며 대구를 '뮤지컬 도시'로 브랜딩해왔고 아시아 뮤지컬 메카(Mecca)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그럼에도 DIMF가 시도한 새로운 도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관광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이다. 국내 최대 여행사이트 '인터파크 투어'와의 협력을 통해 '올여름 대구로 가자!'라는 테마의 DIMF 기획전을 운영했다. 대구시티투어와 연계한 티켓패키지 신설, 한국관광공사 후원으로 진행된 외국인 투어 및 기념품 제공 등으로 관광객 유치를 시도했다.둘째, 모바일 마케팅을 통한 청년과 수도권 수요층 확대 전략이다. 특히 가수이자 뮤지컬배우로 활약하는 글로벌 스타 '수호'(EXO)를 홍보대사로 위촉, 인지도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적극적인 SNS 마케팅으로 전년 대비 키워드 검색량이 4배 이상 증가했다.셋째, 프로듀서와 전문가 등 핵심인사 교류 및 마케팅 기능 확대로, 소위 축제의 '인텔리전스'(Intelligence) 기능 강화이다. 올해는 중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해 DIMF 기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참관했다. 특히 미국 뉴욕, 슬로바키아 등에서 온 해외 뮤지컬 관계자가 대구의 뮤지컬 열기를 확인하고 벤치마킹하는 등 글로벌 축제로서 DIMF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넷째, 문화와 산업 연계를 통해 신(新)성장동력 마련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최초로 문화와 기술이 융합하는 청년문화 창업페스티벌인 '드림메이커스 어워즈'를 개최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또한 국내 한류 문화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DIMF 설립에도 영향을 미쳤던 '한국문화산업포럼'이 15년 만에 DIMF 기간 중 개최돼 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이런 시도는 한류 발신지와의 접목을 통해 세계문화산업포럼 같은 행사를 대구가 주도함으로써 중앙에 치우친 문화산업의 균형을 이룰 기대를 갖게 한다.하지만 산적한 과제가 아직 많다. 첫째,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이다. DIMF는 타 도시에 비해 잘 갖춰진 공연장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해 11개 공연장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뮤지컬 공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공연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용극장 없는 세계적인 뮤지컬 도시'가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둘째, 역시 공간 문제다. 뮤지컬 인재 발굴·육성을 위해 전액 무료인 뮤지컬 전문 교육프로그램 'DIMF뮤지컬아카데미', 국내 최대 글로벌 청소년 뮤지컬 오디션 'DIMF 뮤지컬스타' 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주목받고 사업이 확장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해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다.셋째, 글로벌 축제로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참가를 희망하는 외국 공연단체의 러브콜이 잇따르지만 이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다. 한정된 예산에 맞춰 운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DIMF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 사이에 간격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지금껏 DIMF가 맺어온 결실과 성과를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엔 인프라와 예산 측면에서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인프라 핑계' '예산 타령'만 할 수는 없다.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 지혜로 돌파구를 찾는 혁신적 도전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내년 DIMF가 새로운 도전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대구 문화산업을 이끌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서 빛을 발하기를 소망한다.

2019-08-27 14:08:39

이장우 경북대 교수

[경제칼럼] 세계화4.0과 지역발전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화두는 세계화(globalization) 4.0이었다.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온 세계화 흐름이 또다시 우리의 생활양식을 바꿀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네 번째 세계화 흐름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디지털화와 함께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며 지역 발전의 형태도 달라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한마디로 제품이, 그리고 최근에는 공장이 국경 사이를 이동했던 것과는 달리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자유로이 국경을 이동하는 시대로 돌입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무리 서비스가 싸고 좋더라도 사람이 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국경 이동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모바일 통신 인프라와 함께 AI, 로봇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사람의 물리적 이동 없이도 서비스를 수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사실 주위를 돌아보면 세계화된 서비스들이 이미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음을 알 수 있다. 국제 항공 관련 콜센터 서비스는 상냥한 필리핀이나 인도 사람들로부터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영어 교습도 인터넷 무료 전화를 이용해 캐나다나 미국 현지인에게 받는다. 명함같이 간단한 디자인을 이스라엘이나 유럽 디자이너에게 맡길 수 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인도나 베트남 개발자에게 인터넷을 통해 의뢰할 수도 있다.이러한 세계화 흐름은 소위 '원격이민'(telemigration)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몸은 지역에 있지만 일은 다른 나라에서 하는 현상을 증폭시킨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우수한 서비스 인력을 보유한 집단이나 지역이 앞으로 각광받을 것이다. 즉 '경쟁력 있는 시민'(competitive citizen)을 많이 보유한 지역이 성공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들의 성공 방식을 보면 핵심 인재를 중앙에 보내고, 그 중앙의 핵심 정책을 잘 따라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논리를 따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민 경쟁력'과 같은 내부 자원을 키우고 활용하는 정책에는 취약하다.앞으로 '경쟁력 있는' 지역이란 대규모 공단이 있고 서울대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가 많고, 정치인과 관료를 많이 배출한 곳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생태적으로 쾌적한 주거 환경과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성장한 인재들이 지역에 머물면서 전 세계를 향해 스스로 꿈을 키우고 실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이 고려해야 할 사안들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첫째, 정치·행정·교육·문화예술·사회복지 등에서 활동하는 리더들이 먼저 각성해 세계화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제는 닫혀 있는 지역이 아니라 모든 개인들이 전 세계로 개방된 세상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사고와 행동을 스스로 해야 한다. 리더의 말 한마디가 바로 전 세계로 파급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둘째, 교육 도시로서 어느 곳에서도 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구 150만 명에 불과한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국가'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초등학교 수학도 로봇 프로그래밍을 통해 교육시킨다. 초등학교부터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지역 인재를 키우기 위한 차별화된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셋째, 주거 환경과 문화적 요소를 기반으로 도시를 브랜딩해야 한다. '살고 싶다'는 생각은 결국 주거생태 환경과 문화적 자부심으로부터 나온다. 지역에 젊은 인재들이 머물러야 경쟁력도 창출될 수 있다. 앞으로는 지역에 머문 인재가 세계화 4.0의 물결을 타고 지역 발전의 동력을 창출할 것이다.넷째, 시민들은 보다 능동적인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계화 4.0과 같은 큰 변화는 기존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기도 하지만 수많은 기회를 탄생시킨다. 그리고 이 기회는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의 몫이다.지금까지 제품뿐만 아니라 공장까지 국경을 이동시킴으로써 세계화에 대응했지만 앞으로는 서비스의 '차익거래'(arbitrage)가 세계화의 동력이다. 이때 핵심 주체는 지역과 시민이 될 것이다.지금까지 제품뿐만 아니라 공장까지 국경을 이동시킴으로써 세계화에 대응했지만 앞으로는 서비스의 '차익거래(arbitrage)'가 세계화의 동력이다. 이때 핵심 주체는 지역과 시민이 될 것이다.

2019-07-31 06:30:00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

[경제칼럼] 경제는 창의에서, 창의는 관심에서 시작된다

영국의 해리 브리얼리는 철강회사 연구원이었다. 1912년 점심을 먹고 공장을 산책하다가 고철 더미에서 반짝거리는 물건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 보았더니 오래전에 자신이 실험하다가 버린 쇳조각이었다.순간 실망했지만 버린 지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녹슬지 않고 여전히 반짝거리는 쇳조각이 신기해 연구실로 가져갔다.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강(Stainless Steel)은 이렇게 발명되었다.그가 반짝거리는 쇳조각을 재수 없다고 걷어찼더라면 우리는 오늘도 숟가락의 녹을 닦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작은 관심에 열정과 기술이 합해져 스테인리스강이라는 보석이 탄생된 것이다.1896년 프랑스 물리학자 기욤에 관한 얘기다. 그는 철에 36%의 니켈을 첨가했더니 온도가 올라가도 열팽창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그 공로로 192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이 합금은 '열팽창이 없는 강'(Invariable Steel)의 의미로 '인바'(Invar)라고 불린다. 흥미로운 사실은 니켈양이 36%보다 많거나 적으면 열팽창이 급격히 커진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36% 니켈이 첨가된 합금에서만 갑자기 열팽창이 없어지는 마법이 일어나는 것이다.석·박사 과정 학생이 이런 실험 결과를 가져오면 대개 지도 교수는 실험을 잘못한 것 아니냐고 혼을 낼 가능성이 높다.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기욤의 관심이 인바 탄생의 시작이었다.인바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인바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인바가 스마트폰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문제는 우리가 인바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소형 OLED는 삼성, OLED TV는 LG가 세계 1등이지만 필수 부품인 인바는 100%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히타치금속의 인바 제조 기술과 다이니폰프린팅(DNP)의 에칭(Etching) 기술이 합해져 만든 섀도우 마스크(Shadow Mask)를 우리가 고가에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요즈음 한일 관계가 최악이다. 2010년 센카쿠 열도 분쟁 때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일본을 굴복시켰듯이 일본이 인바를 수출하지 않는다면 삼성 휴대폰도, LG OLED TV도 생산이 불가능하다. 전쟁보다 무서운 게 자원 전쟁이고 소재 전쟁이다.필자는 1988년부터 1997년까지 거의 10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브라운관 컬러 TV의 섀도우 마스크를 국산화시켰다. 개발 과정이 힘들었지만 가격이 수입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보람도 컸다. 개발 효과가 엄청난 OLED 인바 섀도우 마스크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시작되었다는 뉴스라도 듣고 싶다.일본은 1949년 교토대 유가와 히데키 교수가 첫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이래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까지 27명(외국 국적 취득자 3명 포함)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이명박 정부가 노벨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을 만들었는데, 일주일 전 방송 뉴스에 이틀 연속으로 보도됐다. '비즈니스 타고 1년 중 100일 출장' '나랏돈 선심' 'IBS에 퇴직 공무원들 요직 차지'가 뉴스 헤드라인이었다. GDP 대비 우리의 기초연구 투자는 0.69%로 주요국들 중 압도적인 1위다. 이스라엘이 0.49%, 미국이 0.46%, 일본은 0.39%, 중국은 0.11%이다. 무엇이 문제일까?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에 '자원은 유한(Resources are limited), 창의는 무한(Creativity is unlimited)'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관심은 창의를 부르고, 창의는 경제를 살린다. 인적 자원이 유한한 대한민국은 브리얼리, 기욤의 탄생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다.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KAIST 공학박사

2019-06-26 16:30:00

이정호 변호사

[경제 칼럼] 음원 등 지적 자산 거래의 공정성

얼마 전 음원시장 1위 업체인 모 음원 플랫폼 업체가 유령 음반사를 만들어 저작권자에게 돌아가야 할 저작료 상당 부분을 편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저작료 징수와 배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플랫폼 업체가 저작료를 편취한 것은 지적 재산권 시장의 기본적 신뢰를 깨뜨리는 중차대한 일이다.음원이나 프로그램과 같은 지적 자산 시장의 공정성 보장은 관련 기술이나 권리의 보호 이상의 경제적 의미를 지닌다. 지적 자산은 어느 영역보다 올바른 가격이 형성돼야 하고, 그 거래 대가는 적정하게 권리자들에게 귀속돼야 한다. 이러한 시장의 공정을 위한 몇 가지 전제가 있다.무엇보다 저작료 등 대가의 책정이 적정해야 한다. 저작물은 음반이나 서적 등의 유형물로 발간되기도 하지만 최근 추세는 대부분 음원이나 전자책 등으로 디지털화되고 전송이 용이하게 만들어진다. 전자적 신호 내지 프로그램화된 저작물은 보관이나 전송이 용이하고 무한한 복제나 보관이 가능하다.그렇다면 그 이용 대가는 저작물 소유자나 공급자가 갖는 이점이나 경비 절감을 반영해 산정돼야 한다. 특히 음악 저작물의 경우 저작권의 위탁 관리 시스템으로 인해 저작권자 전체가 마치 하나의 단일 공급자처럼 기술적으로 독점화된 상태이다.프로그램 시장과 관련해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영세한 중소기업 중에는 해외 소프트웨어 업체의 업무용 프로그램 복제판을 우연히 입수, 사용했다가 형사고소를 당하고 거액의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일이 잦아졌다.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 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지적 자산 시장에 특수한 불공정 요소가 반영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일반적으로는 복제 저작물을 일회적으로 취득하거나 이용했다는 점만으로 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 타인이 만든 복제물을 취득하는 행위 자체로는 저작권자 권리를 당장 침해한 게 아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저작물같이 업무에 사용하는 저작물은 복제물을 취득, 업무에 이용하게 되므로 그 순간 저작권 침해로 간주된다.사실 그에 앞서 복제물을 제작하거나 유통시킨 자들을 적발해 그 유통 수량에 상당한 배상책임을 물리면 될 것인데도 프로그램 업체의 주된 타깃은 복제품을 우연히 입수했다가 몇 차례 사용한 영세 업체들이다. 복제 프로그램이 웹하드 업체 사이트에 게재되지 못하도록 필터링 시스템을 적용, 사전 규제하는 게 불가능할 리 없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 의아하다.문제는 적발된 업체들은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현실적 대가 이상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다. A/S나 프로그램 교육도 받을 수 없는 복제 프로그램임에도 시장에서 적용되는 각종 할인이 배상책임 산정의 기준이 될 정상가격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로그램 복제품은 각종 모듈들이 총망라된 패키지들만 돌고 있어서 배상 과정에서 불필요한 모듈을 강제 구매하는 효과까지 생긴다.지적 재산의 대가가 적정하게 형성됐다면 그다음으로는 이용 대가가 권리자들에게 적정하게 배분되도록 모니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저작물은 저작자를 판정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저작료 배정을 할 수 없어 분배되지 못한 저작료, 이른바 미분배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놓고 관련 단체에서 내홍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저작권법에 의한 저작권 위탁 기구들의 위탁 업무 처리의 기술적 정확성, 저작료 징수와 분배 절차 공정성 등도 플랫폼 업체들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감사나 검증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최근 LP판으로 노이즈 섞인 음악을 감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단순히 날카로운 디지털 음향에 지쳐서가 아니라 대량 음원 소비 구조에 숨어 있는 시장의 모순에서 잠시 벗어나려는 시도가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지적 자산 소비에 있어 소비자들의 주권이 내실 있게 보장되고, 올바르게 그 대가가 권리자에게 분배돼 시장 신뢰가 높아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2019-06-12 06:30:00

이장우 경북대 교수

[경제 칼럼] DGB대구은행파크가 심상치 않다

홈경기 매진 행진을 하고 있는 축구전용경기장 DGB대구은행파크가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필자 역시 경제 칼럼에서 이 주제를 다루게 돼 기쁘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넘어 대구라는 도시 경제를 이끌어갈 문화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마침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는 세계적 남성 전문 잡지 GQ 한국어판에 'DGB대구은행파크가 특별한 이유'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스포츠 칼럼니스트는 DGB대구은행파크가 한국형 스타디움의 정답을 제시했다고 극찬했다. 적은 예산으로 지어진 아담한 규모이지만 도심 한복판의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이 주는 웅장함이 압권이라고 평가한다. 스포츠 관람을 위한 최고의 시설이 어떤 것인지 진면목을 보여줬다고도 말한다.사실 DGB대구은행파크가 지어지기까지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대구스타디움을 두고 시내에 축구전용구장을 만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금방 수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또한 투자 내용과 방법에서 과거 지방자치단체들이 결정해 왔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동안의 투자 행태를 보면 가능한 한 대규모 예산을 중앙으로부터 확보해 크고 넓은 경기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만 할 뿐 관객 편의나 운영의 경제성 등은 뒷전이었다. 그 결과 엄청난 국민 혈세의 낭비를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한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세계 규모의 축구장 10개를 보유하게 만든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도 의정부시, 고양시, 화성시, 용인시, 진주시, 인천광역시 등에서 3만~5만 명 규모의 큼직한 경기장들을 건설했다. 투자 예산이 적게는 900억원에서 많게는 4천억원 넘게 투입됐다. 그러다 보니 총예산 515억원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경기장으로 재탄생한 DGB대구은행파크가 모범으로 주목받을 만한 것이다.이렇게 사랑받는 경기장을 기반으로 대구FC는 최근 상위권의 강한 축구단으로 거듭났다. 일찍이 없었던 시민 팬덤까지 생기고 있다. 무엇이 이런 '하루아침의'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성공 요인을 찾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첫째는 앞에서 살펴보았듯 시내 중심에 위치한 '기념비적' 경기장을 창조했다는 사실이다. 이 물리적 공간에서 선수들의 숨 소리까지 느끼며 시민들은 한 덩어리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스스로 강팀으로 만든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비록 지더라도 멋진 경기를 알아보고 열광하는 관객 수준이다. 셋째는 매주 수만 명씩 모이는 해외 리그 수준은 아니지만 1만 명 수용의 경기장을 매주 꽉 채울 수 있는 문화적 수요다. 넷째는 이 세 요인이 하나로 맞물려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정책 이니셔티브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대구시 주도로 이뤄낸 창의적 의사결정 과정이다. 중앙이나 지방정부에서 제안되는 아이디어들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관여나 과거를 답습하려는 풍토 등으로 중간에 좌절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혁신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리더의 강력한 이니셔티브가 전제돼야 하며 지방의회나 민간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DGB대구은행파크의 성공 사례는 지역 혁신을 위한 바람직한 의사결정 과정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즉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생각해 보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컬러풀대구페스티벌, 치맥축제 등 사람들이 모여서 보고 먹고 즐기는 사업이 유독 우리 지역에서 잘 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뮤지컬 산업만 보더라도 10만원 내외의 작품을 장기 공연할 수 있는 곳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대구가 유일할 정도다.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정을 나누며 즐기게 하는 산업이 새로운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한다는 미래학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결론적으로 DGB대구은행파크의 성공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축구라는 장르를 넘어 미래형 도시 경제 구축을 위한 지역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2019-06-05 06:30:00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

[경제 칼럼]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자

1880년 런던에서는 매일 5만 마리의 말이 사람과 상품을 실어 날랐다. 뉴욕에서는 10만 마리의 말이 하루 7~15㎏의 똥과 1ℓ가 넘는 오줌을 쏟아내 뉴욕은 하루 1천t이 넘는 말똥으로 넘쳐났다.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50년 안에 런던의 모든 거리는 3m 높이 말똥에 파묻히는 '말똥 재난'이 닥쳐온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말똥 문제는 1886년 독일의 칼 벤츠가 발명한 자동차에 의해 말끔히 해결됐다.우리는 인구 70억 명, 자동차 보유 대수 13억 대의 시대에 살고 있다. 매년 자동차 사고로 130만 명이 사망하고, 2천만 명에서 5천만 명이 부상을 당하며, 자동차 사고 처리에 523조원을 사용한다.그런데 자동차 사고의 98.7%는 인간의 실수로 일어난다. 자동차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하고, 자동차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은 수천만t에 이른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배출량의 25%가 자동차이다. 말똥 문제를 해결해 준 고마운 자동차가 130년이 지난 오늘 오염물질 배출 주범이 됐으며, 차똥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덩어리가 되어 버렸다.5월은 아직 봄이지만 이미 대구는 35℃에 가까운 한여름이고, 우리는 매일 미세먼지의 안부를 물으며 살아가고 있다. 자동차 사고와 차똥 문제를 풀어줄 미래 자동차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해답은 한정된 에너지원과 환경오염으로부터의 자유로움(친환경 자동차), 운전의 불편함과 사고 위험으로부터의 자유로움(자율주행차), 필요할 때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공유형 차), 일상과 차 안에서 생활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움(커넥티드카)을 모두 충족시킨 자동차이다. 한마디로 미래자동차는 공유형 자율주행 전기차(Shared Autonomous Electric Vehicle·SAEV) 이다.'2020~2030 운송산업: 대변혁과 내연기관 자동차산업, 석유산업의 붕괴'라는 제목의 Rethink X 보고서는 실로 충격적이어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2030년 미국 내 자동차 주행거리의 95%는 SAEV가 차지한다. 2021년 SAEV 이용 비용은 신차 구매 비용의 10%에 불과하고 유지, 보수, 충전 등 비용도 25~50% 수준이지만 가동률이 10배에 이르러 차량 소유 대신 차량 공유를 택하게 된다.미국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20년 2억4천700만 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30년에는 82%가 감소한 4천400만 대로 줄어든다. 자동차 딜러, 유지 및 보수, 정유회사 등 자동차산업 가치 사슬이 붕괴되고 세계 석유 수요는 2020년 하루 1억 배럴에서 2030년 7천만 배럴로 감소한다. 주차 공간 수요가 감소해 부동산 분야도 변화가 예상된다.자동차 제조, 정비, 운전, 석유 업종 일자리는 크게 감소한다. 차량 운행 시스템, 컴퓨터 플랫폼, 공유 서비스, 자율주행으로 자동차 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기술·서비스 업종이 창출된다.보고서 예측대로 미래 운송산업이 전개된다면 실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인구 3억3천 명이 4천400만 대 자동차를 소유하게 되면 7.5명이 1대의 자동차를 가지는 셈이 된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는 2.3명이 1대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공기 좋은 시골 전원주택으로 공유형 차를 호출, 자율주행 모드 전기차를 타고 부족한 잠을 자거나 모닝 커피와 함께 신문을 보면서 출퇴근하면 된다.5월 초에 경상북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미래 자동차 기술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3시간 동안 강의를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등을 학습하여 새로운 미래 사회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이 목표라고 했다. 미래는 미리 준비하는 자에게는 희망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절망이 된다.

2019-05-29 06:30:00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경제 칼럼] ILO 핵심협약 비준 서두르면 경제 완전히 무너진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20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된 논의를 사실상 종료한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운영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마지막 타결을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동권 확대를 위한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작년 7월부터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불발됐다.근로자 권익과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1919년 설립한 ILO 협약은 189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핵심협약, 거버넌스협약, 일반협약으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 강제근로금지, 아동노동금지, 균등처우에 관한 8개 협약이다.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하면서 핵심협약 8개 중 4개를 비준하고 아직 결사의 자유(제87호·98호), 강제근로금지(29호·105호) 등은 비준하지 않고 있다. 미국도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6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강제근로금지(105호)와 아동근로금지(182호) 두 개만 비준하고 있다. 자국 법 체계와 맞지 않고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과다.이번에 한국에서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노동계가 요구하는 쟁점은 대부분 결사의 자유 관련 이슈다. 해고 실직자 노조 가입 허용, 해직자의 노조 임원 취임 허용, 5급 이상소방직 등 공무원의 노조 가입 확대, 퇴직 교원의 전교조 가입 허용, 법외노조에 대한 통보 폐지, 전임자 급여 금지 폐지 및 노사 자율결정, 특수형태 근로자 노조 가입 허용이다.반면 경영계는 파업기간 중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행위 금지,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단협 유효기간 확대, 파업 찬반투표 유효기간 도입이다. 이에 대해 공익위원의 권고안은 노동계 주장을 모두 수용하고 경영계 주장 중에서는 단협 유효기간 3년 확대, 사업장 점거행위 일부 금지 정도만 수용하고 있다.파업기간 중 대체근로는 대부분 나라에서 허용한다. 한국에서는 필수공익사업에 한해 파업 참가자 50% 범위 내에서만 허용하고 나머지는 전면 금지하고 있다.한국처럼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나라는 동아프리카 말라위 정도에 불과하다. 선진국에서는 사업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다반사다.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까지 받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에 따라 공익위 권고안이 지나치게 노동계에 기울어진 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해고 실직자 노조 가입 허용과 해직자의 노조 임원 취임 허용이 받아들여질 경우에는 사용자들이 해고 실직자들과도 단체교섭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그렇지 않아도 사실상 한 번 채용하면 해고가 힘들게 돼 있어 세계에서 가장 경직됐다는 비판을 받는 노사관계가 더욱 어려워져 사실상 경영을 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 결과는 지금도 가속화되는 기업들의 해외 탈출 러시를 더욱 부추기고 일자리 참사를 더욱 악화시킬 것임은 자명하다.해고 실직자 노조 가입 허용과 해직자의 노조 임원 취임 허용은 퇴직 교원의 전교조 가입 허용과 더불어 현재 법외노조로 돼 있는 전교조에 사실상 합법화의 길을 열어주어 교실의 좌편향 정치화 문제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크다. 전임자 급여 금지 폐지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으로 어려워진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경사노위가 합의를 보지 못한 가운데 노동계로 기운 권고안을 그대로 국회로 넘기게 된다면 다시 한 번 파란이 예상된다. 지금도 공식 실업자에다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실업자가 380만 명에 이르러 일자리 참사는 금융위기 수준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노동권 못지않게 경영권도 보호돼야 한다. 기업 투자가 활성화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노동권, 경영권 간의 균형 잡힌 시각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2019-05-21 18:18:19

이장우 경북대 교수

[경제칼럼] 뮤지컬 도시를 넘어 청년문화산업 도시로

다음 달 21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개막한다. 13번째 열리는 뮤지컬 축제이다. 그동안 DIMF는 뮤지컬 대중화에 앞장서며 대구를 '뮤지컬 도시'로 브랜딩하는 데 큰 성과를 거뒀다.하지만 모든 것이 연결되고 융합하는 시대 흐름에 맞추어 한 단계 더 도약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청년들에게 꿈과 활력을 제공함으로써 도시를 젊게 만들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지난 12년간 DIMF에서 선보인 작품 수만 269개에 이르고, 62만여 명이 뮤지컬을 관람했다. 공연장을 벗어나 거리에서 펼쳐지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을 포함하면 188만여 명에 달한다.올해도 영국,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중국, 대만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8편의 공식 초청작과 초연하게 될 4편의 창작 지원작, 지역의 우수한 창작 뮤지컬 3편,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대학생 뮤지컬 8편 등 23편의 뮤지컬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뮤지컬이라는 단일 장르의 세계 최초 글로벌 축제인 DIMF는 매년 국내외 뮤지컬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함으로써 교류와 시장 역할을 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작년 폐막작인 영국 뮤지컬 '플래시댄스'는 지난 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안동 등 6개 도시 투어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또한 개막작으로 소개됐던 체코 '메피스토'는 5월 말 국내 라이선스 초연을 앞두고 있다.DIMF가 한국 창작 뮤지컬 활성화를 위해 제작을 지원하는 '창작 뮤지컬 지원 사업'은 지금까지 총 58개의 신작 뮤지컬을 탄생시켰으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108개의 대학생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한편 2011년 초연된 DIMF 제작 '투란도트'는 누적 공연 100회를 넘은 대표적 창작 뮤지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지난해 한국 대형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과 동유럽 6개 도시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고 내년 초 현지 공연을 앞두고 있다.그러나 지금까지 쌓아온 잠재력을 미래 흐름에 맞추어 키우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음악과 공연이 갖는 특징을 살려 다양한 분야와 협력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첫째, 관광과 결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차별적인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올해 DIMF는 한국관광공사의 후원과 대구 관광뷰로, 인터파크 투어 등과의 협력을 통해 뮤지컬과 대구 관광을 연계시킨 다양한 시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수준 높은 뮤지컬 공연 관람과 서문시장 야시장·대구 근대골목·김광석 거리 등 대구의 관광지, 그리고 막창·납작만두 등 대구만의 먹거리를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새로운 형태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둘째, K-POP·인디밴드·게임·웹툰·영화·스포츠 등 다른 문화 장르와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들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 올해부터 세계적 아이돌 그룹 엑소의 수호가 DIMF 홍보대사로 참여하며 바로 이웃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새로운 축구 붐을 조성하고 있는 대구FC와도 협력을 모색하고자 한다.셋째, 청년에게 꿈과 미래를 주는 사업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창업은 해외 사례에서 보듯이 문화 콘텐츠들과 융합하고 축제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DIMF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MOU를 체결하고 축제 기간 동안 문화 콘텐츠로 차별화된 창업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있다.끝으로, 인재 발굴 및 육성 사업을 글로벌하게 확장할 필요가 있다. 2015년부터 시작한 국내 최초 청소년 뮤지컬 오디션 'DIMF 뮤지컬 스타'는 최근 지원팀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오디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 뮤지컬 오디션으로 성장하고 있다.21세기는 꿈꾸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시대이다. DIMF가 대구를 꿈꾸는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이장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경북대 교수)

2019-05-08 06:30:00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

[경제칼럼]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 포스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역할

포항시 남구 동해안로 6261. 포항에 본사가 있는 포스코의 주소다. 2017년 포항시가 거둬들인 지방세 3천638억원 가운데 포스코가 낸 금액은 552억원으로 15.5%에 이른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현재 포스코그룹은 철강, 비철강, 신성장 분야가 49%, 50%, 1%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40%, 40%, 20%로 신성장 분야가 대폭 증가하는 구조이다.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여 포스코는 2030년까지 2차전지 사업을 세계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신성장 산업의 주인공은 2차전지 산업이다.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및 전해질로 구성된다. 포스코는 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켐텍과 양극재 제조사인 포스코ESM을 합병, 올해 4월 1일부터 포스코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신성장 산업 육성에 나섰다.전기차 1대에 약 62㎏이 사용되는 희토류 금속인 리튬의 제조 설비는 광양에 있다. 양극재는 구미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앞으로 신증설은 대부분 광양에서 이루어진다. 2021년이 되면 전기차 10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양극재 6만3천t 중 20%인 1만2천t만 구미에서 생산된다. 작년 11월 준공된 음극재 1공장과 같은 달 착공된 2배 규모의 2공장 모두 세종시에 들어선다.2차전지의 음극재에 들어가는 인조 흑연은 포스코에서 석탄을 가열할 때 나오는 부산물인 연간 57만t의 콜타르로 만든 침상코크스가 소재이다. 포스코케미칼 자회사인 피엠씨텍이 침상코크스를 만드는데 이 공장도 광양에 있다.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 본사는 모두 포항에 있는데 리튬 공장과 음극재 공장, 음극재를 만드는 침상코크스 공장, 그리고 양극재 공장의 80%는 우리 지역에 없다. 미래차의 핵심인 전기차, 전기차의 핵심 사업인 2차전지 사업이 모두 우리 지역을 외면한 것이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자리와 출산을 동시에 잡겠다는 경상북도의 '잡아'(Job+아이) 전략이 포스코 신사업과는 동상이몽인 듯하다.ING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35년 유럽에서 출시되는 신차는 100% 전기차이다. 아이오닉 전기차는 가격이 4천200만원인데 배터리가 30%인 1천300만원을 차지한다. 쉐보레 볼트 전기차는 1천600㎏인데 배터리가 435㎏으로 27%를 차지한다.전기차의 가장 큰 과제인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높은 에너지 밀도, 차량 경량화, 차량 가격 인하가 전제되어야 한다. 전기차의 충돌 안전성도 중요하다.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해답은 포스코가 생산하는 기가급(Giga Pascal급) 강재이다. 1㎟ 면적의 강재가 100㎏의 하중을 견디는 기가 막히게 강한 강재를 의미한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900만t의 자동차 강판은 전 세계 자동차 강판의 10%, 포스코 철강 생산량의 25%에 해당한다. 2025년에는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생산이 1천200만t이 된다.포스코의 일반 철강제품이 짜장면이라면 자동차 강판은 탕수육, 기가스틸은 전가복에 해당한다. 자동차 강판과 기가스틸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은 열간 프레스 성형용 소재 하나로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신소재 개발은 신약 개발만큼이나 기업에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다. 포스코는 작년 철강 부문 연구 개발비로 5천458억원을 사용했다. 자동차 강판연구소도 새로이 만들었다.전기차 시대를 맞이하여 더욱더 기가 막힌 스틸을 많이 개발해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이 되고, 우리 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일으켜 포스코 기업가치인 'With POSCO'가 실천되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포스코를 기대해 본다.

2019-04-30 16:25:48

이정호 변호사

[경제 칼럼] 리디노미네이션 논의의 올바른 의미

최근 한국은행 총재가 화폐 액면가를 낮추는 화폐 개혁,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 논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새삼 경제계의 관심을 모았다. 자본시장에서는 '리디노미네이션 관련주'가 벌써부터 언급되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 내지 발권은행이 기점이 되어 화폐 개혁의 본질에 접근한 개혁 시도가 이뤄질 태세다.해방 후 국내의 화폐 개혁은 '원'을 '환'으로, '환'을 다시 '원'으로 바꾸는 화폐단위의 변경을 수반해 2차례 있었다. 1차 화폐 개혁은 1953년 광복과 전쟁을 거치면서 발생한 악성 인플레이션 해소를 위해 100대 1의 비율로, 2차 화폐 개혁은 1962년 경제개발계획 실행을 위한 산업자금 조달 목적에서 10대 1의 비율로 시행하게 됐다고 한다.어느 경우에나 통화 발권 기능을 가진 한국은행이 금융정책적 측면에서 관여한 것이 아니라 특수한 경제 사정하에서 정부가 현안을 풀어나가기 위한 특수한 방편으로 시작됐던 것이다.이런 점에서 보자면, 최근의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는 그 세련된 용어만큼이나 한층 발전된 방식이라 하겠다.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 즉시 국회가 화답하고, 각계각층이 다양한 파생적 논의를 시작하며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된 지위와 권한 보장이 절대가치로 인정되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보자면 금융 민주화에 부합하는 당연한 절차를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리디노미네이션의 여러 논거들, 통용되는 화폐의 사용 단위가 너무 커지고 환율의 교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수긍할 만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적되듯이 화폐단위의 변경에 소요될 사회적 비용과 화폐 개혁 뒤 예상되는 상대적 인플레이션 등이 더 염려된다.원래 작금의 화폐 개혁은 화폐단위의 교환 비율을 대폭 낮추자는 것이므로 고도 인플레이션이 나타난 경기 국면에 더 어울리는 대책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힘겹게 저수준 임금을 올리고, 양극화의 단면에서 저소득 근로자나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수준은 과거 10년 동안 별로 오르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다.따라서 화폐 개혁 후 따라올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한다면 자연스레 화폐 개혁 뒤 저소득자들이 맞이할 박탈감이나 상실감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을 많이 가진 계층은 어쩌면 통화당국이 의도한 화폐 개혁의 수혜를 그대로 누릴 공산이 크다.오만원권이라는 고액 단위 화폐가 탄생한 지 10년도 되지 않았다. 고액권이 필요한 만큼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은 어쩔 수 없겠으나 이미 고액권으로서의 가치는 나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본다.참고로 '환'으로 벌금 단위가 기재된 형법전에서 '원'으로 벌금형 단위를 개정한 때는 비교적 최근인 1995년이고, 2차 화폐 개혁 후로는 한참이 지난 시점이었다. 고액권을 발권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 리디노미네이션이 논의된다 하니 그 사이 강산이나 경제 지평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새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중앙은행이 발권은행으로서의 독립된 기능을 화폐 개혁을 통해 제대로 행사하려는 노력에는 진정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금번 화폐 개혁 시도는 서방 강국의 경제 사정이나 정책 변동의 추이까지 두루 반영하려는 노력일 수도 있다.그러나 화폐 금융에 관한 이론에만 입각하여 경제에 미칠 당장의 파장과 비용, 개혁 뒤 생성될 경제 환경에서 오히려 소외될 경제 주체의 입장을 도외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혁이라는 이름을 달고는 있지만 적어도 화폐 개혁은 지금보다 진일보한다는 개선의 측면보다 화폐단위의 숫자 조정에 그치는 몰가치적이고 한시적인 대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최고 통화당국으로서의 순수성을 버리고 정부의 실물 경제정책에 훈수를 두려거나 훈수를 두려는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어서도 안 된다. 화폐 개혁의 목적과 득실에 관하여 발전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또 그 결실이 정책 결정에 잘 반영되길 희망한다.

2019-04-17 06:30:00

이장우 경북대 교수

[경제 칼럼] 산업과 문화, 그리고 지역혁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과 같이 '먹고사는' 경제가 해결된 뒤 '듣고 보는' 문화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산업화로 가난을 극복한 우리 사회는 'economy first, culture next'라는 이분법적 생각이 강하다.그러나 한류 문화가 세계를 강타한 2010년 이후에는 'culture first, economy next'를 생각할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의 저력이 커졌다. 문제는 급속히 커진 문화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필자는 1987년 기술벤처기업 자문을 시작으로 10년 만인 1997년에는 벤처기업협회 설립에 고문으로 참여해 한국 경제의 정보화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와 인터넷 버블과 함께 찾아온 벤처 열풍 속에서 필자가 만난 것은 뜻밖에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에스엠과 공연산업을 대표한 난타였다. 당시 한류라는 말도 만들어지지 않았고 문화에 산업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들과 '한국문화산업포럼'이라는 사단법인을 결성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을 시작했다.그로부터 20년 가까이 흘러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준비하는 지금은 기술벤처와 문화콘텐츠의 주역들이 자연스럽게 한자리에 모여 미래 유망 사업에 대한 논의와 교류를 함께하고 있다. 융합의 시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2004년 한국문화산업포럼의 대구 세미나가 인연이 되어 뮤지컬 '맘마미아'가 2005년 초 서울 이외 지역에서 최초로 두 달간 장기 공연에 성공해 6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함으로써 정부 지원보다도 소중한 뮤지컬 시장을 발견하게 된 사실이다. 이를 발판으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즉 딤프(DIMF)가 2006년 프레 대회를 시작으로 아시아 유일의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로서 위상을 구축하였고 대구가 공연 중심 문화도시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지난달 필자는 영광스럽게도 제4대 딤프 이사장에 취임했다. 최근 대융합의 시대를 맞아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대구의 뮤지컬산업 발전 자체만이 아니다. 음악과 공연, 그리고 관광과 비즈니스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새로운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예를 들면 첫째, 교육 부문으로서 배우와 창작자를 양성하는 뮤지컬 아카데미와 스타 오디션 등은 이미 아시아 각국 인재들을 대구로 모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둘째, 관광산업 진흥으로서 축제 기간 동안 차별화된 투어 콘텐츠 제공을 통해 국내는 물론 대만과 중국 등 해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면서 문화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셋째, 창업, 창직, 창작 등 젊은이들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담아낼 지역혁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을 창조도시로 발전시킨 것은 SXSW라는 창업축제이다. 이 축제는 낮에는 기술 창업, 밤에는 음악, 영화, 게임 등 문화 관련 행사가 동시에 이뤄진다. 이러한 의미에서 딤프 사무실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이웃에 위치하고 창업카페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즐거운 우연'(serendipity)이 아닐 수 없다.문화산업은 공산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가하고 젊은 인재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며 지역과 국가의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등 창의성 결집과 지역 혁신성을 제고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산업화 물결을 한국과 중국 등에 물려준 선진 도시들은 새로운 경쟁력을 디자인, 음악, 관광, 스포츠 등 문화 분야에서 찾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을 관광산업을 통해 극복하고 있는 일본, 전통 제조 기업들이 물러간 자리를 축구라는 공연산업으로 채우고 있는 '맨유의 도시' 맨체스터, 그리고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 등에서 보듯이 도시 경쟁력을 문화의 힘에서 찾으려는 전략은 이미 세계적 추세가 됐다.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우리의 경제력은 배불리 먹을 만하면 족하고,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했다. 산업만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는 명제를 새삼 확인하고 있는 요즈음 '문화의 힘'은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2019-04-09 14:38:46

이정호 변호사

[경제 칼럼] 주주총회 시즌을 맞은 단상

경영진과 주주가 견제·균형 이룰때회사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튼튼기업 수능 성적표가 발표되는 시즌떳떳한 경영 성과로 박수 받길 기대돌아온 봄꽃 향기에 힘을 얻어 활기차게 새로운 일에 도전할 개화의 시즌임에도 세상은 탁하기만 하다. 일파만파 스캔들의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아이돌 사태, 그사이 드러난 각종 커넥션의 스모킹건들까지, 사람들을 혼미하게 하고 시야를 흩뜨리는 게 흡사 대륙발 미세먼지와 다를 바 없다.혼탁하게 시작한 3월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3월은 기업들에 있어서는 결산평가와 주주총회의 시즌이다. 기업의 한 해 성과를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향후 사업 계획과 함께 평가받는 등 기업의 수능 성적표가 나올 때가 된 것이다.주주총회는 주주들이 주식 수에 비례하여 공평하게 회사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경영진의 경영 실적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회의이자 그 자체로 주식회사의 최고 의결기관이다.그런데 정작 현실의 주주총회는 대부분 짧은 시간 내에 최대 주주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변명해 주는 거수 절차로 전락해 있다. 회의 참여보다 금품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의중에도 없는 반대 시위를 하는 총회꾼들 목소리도 크다.상장법인에서는 외부 감사인의 감사 결과가 공시되어 주요 재무 사항을 누구든 확인할 기회가 있지만 경영 전반을 감사할 권한을 가진 내부 감사인의 감사 보고 절차는 부동문자로 인쇄된 천편일률적 문구를 읽어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 혹 경영권 분쟁이라도 있는 회사에선 서로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된다.주주들의 경영 참여나 견제에 관한 권한이 강화되거나 내실화될수록 회사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경영진은 더 청렴해지고 유능해진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 직역이든 통제되지 않는 힘은 언제나 남용된다. 그럼 기업이 존속, 발전할 수 있는 기초가 다져지기 위하여 주주들은 어떻게 회사의 권력을 견제하여야 할 것인가?우선, 주주들이라면 마땅히 회사의 재무 상태나 현황을 읽어낼 수 있는 안목과 자질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회사가 자산 규모나 사업에 어울리지 않는 과다한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출에 비해 불필요한 판관비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없는지, 자산 부실이 자본금을 잠식할 정도로 부실해질 징후는 없는지, 그러한 원인들은 무엇일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회계에 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을 기초로 주주총회의 기회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재무에 관한 의문 사항을 회사에 서면 질의하는 것은 좋은 견제 수단이 된다.다음으로, '회계장부 열람 등사권'과 같은 소수 주주권을 필요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소수 주주권도 궁극적으로는 회사에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재판을 얻기 위한 상사 소송이나 비송 절차에 의하여 행사되어져야 실효성이 있지만, 그 이전 단계라도 회사에 대하여 각 주주가 권리 행사를 예고하거나 회사의 의무 이행을 최고하는 통지 행위 또한 그 나름의 의미는 있다.그리고 대표이사의 대표권 행사를 견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도록 사외 이사나 감사와 같이 회사와 비교적 독립된 감시, 감사기관의 권한 행사를 수시로 촉구하여야 한다. 주주들은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회사 내 서류들에 대한 접근 경로가 막혀 있으나, 이사나 감사는 그렇지 않다. 이사는 사내, 사외 이사를 막론하고 다른 이사들의 업무 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고, 감사는 이사들의 직무 전반을 감사할 책임이 있다. 이들의 책임을 지적함으로써 우회적으로 회사를 통제할 수 있다.나라와 마찬가지로 회사는 경영진과 주주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조화를 이뤄 나가야 경영이 더 투명해지고, 기업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사전에 체크하고 피해갈 수 있는 도덕과 지혜가 생겨난다. 주주총회의 계절을 맞이하여, 기업가들은 떳떳하게 경영 성과를 제시하고 주주들은 경영진의 1년간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축제의 기간이 되길 기대한다.

2019-03-19 17:51:16

이장우 경북대 교수

[경제 칼럼] 변화하는 경제와 대응 자세

정부 중심의 하향식 발전 모델 한계4차 산업혁명 시대 더 이상 안 먹혀창의와 도전 정신 국가 성장 원동력하고 싶은 일 지원이 진정 '경세제민'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북미 회담과 초미세먼지를 제외하면 경제 문제에 집중해 있다. 그만큼 삶이 팍팍하고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성장 가도를 달려온 가계와 지역 경제 모두 식어가는 엔진 소리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그런데 경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평범한 일상적 삶 그 자체이다. 그 어원인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도 '세상을 경영하여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그 안에는 자유, 평등, 정의, 박애 등과 같은 거창한 담론이 담겨 있지 않으며 선악을 초월한다. 백성들의 삶 그 자체가 신성한 것으로, 무엇의 도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경제 문제는 중요하다.이렇게 중요한 경제이지만 이를 다루는 정치가나 정책 입안자들은 서로 다른 관점과 접근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경제는 복잡할 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작금의 한국 경제만 해도 같은 통계 수치를 놓고도 해석이 다르고 전혀 다른 주장과 해법들이 난무한다.어떤 주장과 해법이 옳은 것일까? 그러나 이 질문은 적어도 경제 문제에서는 그릇된 질문이다. 경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백성들에게 실제로 유익하게 작용하느냐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정의와 박애를 위해 백성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것은 경제정책이 아니다. 정책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복지, 에너지, 여성, 청년, 인구 등 수많은 주제가 있으며 거기에 맞는 철학과 해법을 적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그런데 경제는 변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세계가 하나로 묶여갈수록 경제는 더욱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경제는 거대한 기계가 아니라 초생명체로 진화하고 있다.과거 구소련 정책 입안자들은 컴퓨터가 발명되자 경제를 원하는 대로 조정 및 통제함으로써 사회주의 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환호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오산이었다. 오히려 사회주의 경제 붕괴를 통해 경제를 기계처럼 통제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됐다.모든 생명체는 경외의 대상이며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국민 삶의 현장인 경제도 마찬가지다. 철저한 사전 검토와 현장 실험 뒤에도 실천 과정에서 세심하게 미세 조정해 나가는 생명 존중의 자세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은 정책이라도 부작용은 반드시 존재하며, 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겸손과 세심한 노력이 필수적이다.생명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세포의 활력이다. 즉 개인의 창의와 도전이 국가를 발전시키는 상향식 성장 구조를 가져야 한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이끄는 새로운 경제를 일컬어 FAANG 자본주의라 부른다. 그런데 이것은 페이스북(F)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A)의 제프 베조스, 애플(A)의 스티브 잡스, 넷플릭스(N)의 리드 헤이스팅스, 구글(G)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이들의 창의와 도전을 넛징(nudging)하려는 정부의 전략적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려는 하향식 경제 발전 모델은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부 중심 경제 발전 모델은 민간 중심 세포 주도 성장 모델로 대체돼야 한다.개별 경제 주체들의 생각과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 중앙집권적 기계식 경제에서 충실한 부품으로 사는 삶에 '분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삶'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는 하고 싶은 일을 '될 때까지 해야'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급변하고 있는 경제에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극한적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세포의 활력에 집중해야 한다. 이 시대 진정한 경세제민은 백성들이 자신의 성장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이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국민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여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의 작은 성공을 모아가는 상향식 혁신 구조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2019-03-13 06:30:00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경제 칼럼] 최저임금엔 빼고 통상임금엔 넣는 고무줄 상여금

소득주도성장 정책발 임금 짜내기산업계 전체 22조~38조 추가 부담평균 연봉 9,600만원 현대기아차7천여 명이 최저임금 미달이라니…이번에는 또 통상임금인가. 기업을 마치 화수분으로 여기는 듯하다. 계속 짜내어도 기업은 문제없이 존속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해줄 것으로 생각하는지 2년 연속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 성과급 폐지와 연공급 재도입, 사실상 해고 불가능한 고용제도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발 임금 짜내기의 연속이다.거기에다 최고 25%인 법인세 내고 각종 준조세 내고 이익이 남으면 공유하고, 그런데도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연금 등이 나서서 기업지배구조, 즉 경영권을 흔들어댄다. 살얼음판을 걸으며 기업을 겨우 유지하다 나이 들어 물려줄 때는 최고 50%, 대주주는 65%의 상속세를 부과해 가업 승계도 어렵게 한다.이러니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기만 하고 국내 투자는 3분기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해 경기는 추락하고 일자리 재앙이 발생한다. 평균 30만~40만 명씩 증가해 오던 취업자 수가 5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어 공공 부문 일자리와 단기 일자리를 만들고 있음에도 1월엔 1만9천 명에 그쳤다. 자영업자들은 하루에만 3천500여 개씩 문을 닫는 등 아예 비명이다.통상임금 이슈의 핵심은 퇴직금과 각종 수당을 계산하는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 범위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하느냐 여부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회사들은 격월로, 금융회사 등 많은 기업들은 대개 분기별로 연간 600%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상여금은 그동안 통상임금에 포함돼 있지 않았는데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성·일률성·고정성' 요건을 충족하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되 근로자가 요구하는 지급액이 과다해 기업 존속에 위기가 초래될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 지급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판결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현재 아시아나항공 현대중공업 금호타이어 기아차 등 200여 기업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서 수당·퇴직금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사측이 패소할 경우에는 산업계 전체로 22조~38조원의 추가 임금지급 부담이 증가하고, 그 결과 41만 개의 일자리가 날아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소송은 대개 노조가 주도하는데 중소기업들은 소송비용도 벅찬 실정이다. 법원의 판결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들쭉날쭉이다.그런데 2월 14일 대법원은 경영환경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인천시영운수에 대한 소송에서 사측이 운전기사들이 요구한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시영운수의 자본금은 2억5천만원에 불과한데 대법원은 추가 법정수당 4억원가량을 지급가능하다고 봄으로써 소송에 직면한 수많은 회사를 긴장시키고 있다.앞서 1·2심에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사측의 손을 들어 준 사건이었다. 이미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한 시행령으로 임금 부담이 과중해서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이번 판결로 재계는 패닉 상태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그런데 모순적인 것은 최저임금 산정 시에는 매월 주는 고정급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간 600%를 지급하는 상여금은 숙식비와 함께 최저임금 산정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고임금 회사 중 하나인 현대기아자동차도 7천여 명이 최저임금 미달로 시정명령을 받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2017년 말 기준 현대기아차 평균 연봉이 9천600만원으로 도요타 8천390만원, 폭스바겐 8천303만원보다 높아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하락하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수당이나 퇴직금 산정 시에는 상여금을 포함한 기준으로 지급해 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을 같은 기준으로 산정해야 할 것이다.

2019-02-27 06:30:00

이정호 변호사

[경제칼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경제 정책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미쳐온 파장文정부의 예측과 달라진 부분 많아경제는 복잡하고 다층적 측면 가져밑에서 우러난 외침까지 수용해야입춘을 지나 설, 정월 대보름에 이르기까지 새해를 맞아 사람들은 두루 이웃 간에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마찬가지로 경제정책 수립이나 실천에 있어 일선에서 뛰는 기업가들의 소망이나 현장 상황이 다양한 경로로, 또 입체적으로 전달되었으면 한다.정부는 한정된 계층이나 집단만의 입장이 아니라 여러 관점으로 접근하여 많은 목소리에 섬세히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오늘날 사회는 복잡한 다면체이다. 두 가지 축만을 가진 수학적 그래프에 몇 가지 변수만 대입해서는 현재 위치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도 없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수많은 변수까지 존재한다.관측자 관점에서 미세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읽어낼 수 없다는 과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사회나 경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즉 특정한 관점에서만 현실 경제를 읽어내려 한다면 그 순간 앞으로의 경제 예측은 필연적으로 예상과 달라지고, 오류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각계 계층이나 집단 간 상호작용, 거시적 경제 요인, 국제정치 문제 등이 복잡한 파장으로 끊임없이 전달되고, 그것도 변화발전하며 상호 간에 영향을 준다. 경제 분석에 현장의 관점, 다양한 관점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이유이다.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근까지 미쳐온 파장이 예측과 달라진 부분도 그러하다. 소득에는 근로소득 외에도 사업소득이나 자산소득 등 여러 분야가 있고, 소득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도 여러 순환 구조가 있다. 근로자라 하더라도 다른 유형의 소득을 갖기도 하고, 어떤 근로자는 사업가에 더 의존하여 지내는 경우도 있다.민주화가 되기 전 최소한의 근로조건 보장 문제가 생존과 직결된 시기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실업 문제로 인해 어쩌면 고용 자체가 인간다운 삶의 전제조건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개별 근로자의 소득 증가가 수요와 경제에 미칠 영향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에 유보된 자금 투자나 지출이 선순환을 거쳐 일자리 기회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이 존속할 수 있는 여건을 보완해 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소비나 성장의 선순환 효과를 더 가져올 수도 있다.기업가라 하여 근로자보다 언제나 지위가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경제가 성장일로에 있을 때에는 기업가는 키워진 파이를 많이 가질 혜택을 누리는 자본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성장이 더디고 체질 개선 시기를 거칠 때의 기업가는 사회적으로 큰 가치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어려운 시기를 거칠 수도 있다.때론 대기업이지만 자생력을 잃고 낮은 산업적 연관 효과만을 창출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있다.이와 같이 경제는 복잡하고 다층적 측면을 갖는다. 여기에 시간의 흐름이나 경기 변수까지 포함시켜 다차원적이고 입체적인 접근과 분석을 할 때에만 최소한 오류가 낮은 해답들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정책에는 특정 이론이나 분야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경제 전문가들의 지식이 활용되어야 하고, 현실 경제 말단까지 경험하고 그 요청까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한때 공기업 민영화를 지상과제로 외치던 목소리가 있었다. 당시 민영화가 폭넓게 관철되었다면 과연 오늘날 공기업들의 지방 이전이 가능하였을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공론화 과정이나 소통에 있어서는 크게 들려오는 외침 외에 고요하고 침묵하는 목소리까지 경청하여야 한다.예전부터 경제정책의 과오는 있어도 입안자의 전문성, 도덕관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본다. 새해를 맞이한 지금, 부디 분산된 여러 의견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긴 안목의 실용적 경제정책이 실현되길 바란다.

2019-02-19 16:09:11

경북대 이장우 교수

[경제 칼럼]한국 경제에 드리운 두 개의 그림자

위험 닥쳐도 행동하지 않는 안이함각종 규제로 손발 묶인 미래 신산업한국 경제, 성공과 실패 중대 갈림길정확한 현실 인식 전화위복 기회로지금 한국 사회는 희망보다는 비관적 전망이 더 크다. 양극화, 줄어드는 일자리와 청년실업, 저출산 등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해결해 나가는 실마리를 좀처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특히 경제 문제로 집중해 보면 식어가는 성장엔진을 바라만 보는 형국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경제의 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2011년부터 세계 평균 밑으로 떨어진 GDP 성장률은 이제 세계 평균과 1%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격차가 구조화되어 지속되거나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첫 번째 핵심 원인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온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주력 산업들이 점유율을 잃고 쇠퇴 산업군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회색 코뿔소'라는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전통의 산업도시들이 하나둘 빛을 잃어가는 현실에서 보듯이 엄청난 위기의 코뿔소가 이미 가시권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음에도 정치권에서는 아직 버틸 만하다며 이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급격한 임금 상승 등 경쟁력 쇠퇴를 앞당기는 정책들을 과감하게(?) 실행하고 있다.'회색 코뿔소'라는 개념은 2013년 미쉘 부커가 제시한 것으로 커다란 위험을 눈앞에 두고도 행동하지 않는 인간 본성을 비판한다.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있어도 집단의 이해관계 때문에 결단을 미루거나 아예 위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엄청난 파급효과의 위기가 실현되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지만 이미 막대한 손실과 추락을 경험한 이후가 된다.'회색 코뿔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해법은 위기를 위기라고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위험을 공유하기 위해 "어렵다! 위기다!"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쳐야 한다. 다행히 그 위기가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두 번째 그림자는 '블랙 스완', 즉 검은 백조 문제다. 원래 백조는 하얀색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18세기 호주 탐험대에 의해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검은 백조가 발견된 사례로부터 만들어진 개념이다.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의 잠재 성장 산업들은 대부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가진 '블랙 스완'의 영역에 있다. 예측하지 못 한 가운데 갑자기 발생해 한순간 세상을 바꾸어 버리는 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미래 신산업들은 실험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불현듯 떠오르는 기회를 획득함으로써 창출된다. 각종 규제로 손발이 묶여 있는 곳에서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4차 산업혁명을 외치고 혁신성장을 강조해도 개인 데이터 활용, 공유택시, 공유숙박, 원격의료 등이 엄격히 금지되는 경직된 제도 아래서는 '신산업 키우기'란 불가능한 일이다.그렇게 되면 '블랙 스완'은 미래 기회가 아니라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 확실하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인 미국, 일본, 중국, 독일은 물론 한창 치고 올라오는 동남아 국가에 비해서도 미래 대응력이 떨어진다고 걱정한다.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6.6%라는 28년 만의 최저 경제성장률을 맞아 다음과 같이 중대 위험을 경고했다. "'블랙 스완'을 고도로 경계하고, '회색 코뿔소'도 예방해야 한다."그렇다. 우리 앞에 드리운 두 개의 그림자는 넓게는 전 세계적 과제이며 좁게는 지역 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 위기를 정확히 인식해 대응하면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반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커다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것이 한국 경제가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놓인 이유다.

2019-02-12 14:55:33

정우창 대구가톨릭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경제칼럼]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하)

산학연 각각의 환경 이해하고 학습기업 돕는 효율적 리드가 관의 역할혜안 있는 전문 공무원 체계적 육성시너지 높여나가는 정책 수립 필수지난 지면에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 중 기업과 대학의 역할, 연구소의 역할을 두 차례에 걸쳐 썼다. 이번 지면에는 산학연 협력 효율화를 위한 관(官)의 역할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1월 중순에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오토모티브 월드에 다녀왔다. 자동차 경량화, 스마트 팩토리, 웨어러블 디바이스, 로봇, 전자 등 12개 분야의 기술전시회와 세미나가 동시에 진행됐다. 넓은 전시 공간에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전시장은 '모노즈쿠리'로 무장된 제조업 강국, 일본의 잠재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모노즈쿠리는 물건과 만들기를 의미하는 일본어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일본의 장인정신을 의미한다.행사가 진행되는 사흘 내내 방문객 숫자가 줄지 않고, 주말이자 마지막 날이었던 금요일에도 끝나는 시간까지 줄지 않는 전시장 방문객을 보고 경이로운 생각과 함께 왜 일본의 제조업이 강할 수밖에 없는지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 방문객은 설계개발연구 같은 전문 분야가 적힌 배지(badge)를 목에 걸고 다녀야 하는데, 전시장에선 관공청이라 적힌 배지를 건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어떤 분이 전시장 부스에 장시간 머물면서 두툼한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기록하고 있어 다가가 보았더니 전시된 기술의 개념을 노트에 옮겨 적고 있었다. 마치 학생이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하듯이. 공무원인 것 같은데 무엇을 그렇게 적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자기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 분야라서 '열공' 중이라 했다. 이런 열정으로 관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공무원들이 지금의 일본을 만들었을 것이다.우리는 산학연관이라는 용어에 익숙하다. 그런데 바람직한 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관은 산학연이 처해진 각각의 환경을 잘 이해하고 학습한 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을 효율적으로 리드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 기술을 멀리하는 교수와 연구원들을 기업 가까이로 유인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학연관으로부터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기업이 산학연 쌍방 협력에 적극 참여하여 시너지를 높이도록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관의 몫이다.내년부터 본격화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학 위기에 함께 대처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지역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으로 대부분 채워지는 지역 기업의 생존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관은 산학연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를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석사 위에 박사 있고, 박사 위에 주사가 있다고 한다. 예산을 지원하고 숙제만 안기는 역할을 비아냥거리는 말이다.지역에서 산학연 업무는 잘나가는 공무원이 맡는 분위기가 아니다. 쉽지 않은 기업 기술은 물론 교수와 연구원이 하는 연구 분야를 이해하고 지역 산업의 미래를 기획해야 하는 산학연 업무는 넓고 지식과 깊은 전문성, 미래를 보는 혜안이 요구되는 자리다. 산학연 전문 공무원은 의도적으로 육성되어야 하며, 끊임없는 학습과 전문성이 필요하므로 연속성이 있도록 순환 보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소비자 가전쇼인 'CES 2019'에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많은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기업 입장에서 CES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이다. CES를 방문한 우리 지역의 공무원들이 무엇을 학습했는지 그들의 출장보고서가 궁금하다.필자는 이 글이 끝나면 오토모티브 월드 출장에서 받아온 100여 개 기업의 기술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이 자료는 세미나를 통해 지역 기업에 전파될 것이고, 학생들 수업시간에도 활용될 것이다.

2019-01-28 15:25:42

최영윤 대구은행 황금PB센터 PB실장

[금융칼럼]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재테크 제안

2019년을 뜻 깊게 맞은 사람 중에는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들이 있다. 이들에게 미래를 대비할 힘이 되어줄 재무설계야말로 이 시기에 꼭 필요하다. 월급통장을 목돈 마련의 초석으로 만들 수 있는 사회초년생들의 재테크 전락에 대하여 알아보자.재테크는 나만의 재무목표를 세우는 것에서 시작하자. 재무목표는 종자돈 만들기, 내 집 마련, 결혼비용 등 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이 중에서 목표를 한 뒤 목적자금 또는 종자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시작은 저축에서부터 시작하자. 다음은 저축상품 선정을 위한 고려 사항이다.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시간에 투자하자'이다. 장기투자는 오랫동안 적립기간을 가져가므로 자연스럽게 목돈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리가 가능한 상품, 해약에 페널티가 있는 상품 등이 장기투자에 유리하며, 투자형 상품도 시장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저금리시대에 적절한 전략이다.두 번째는 '세테크를 놓치지 말자'이다. 절세상품은 저축상품 선정 때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연말정산이 가능한 세액공제상품과 비과세 금융상품의 가입을 추천한다. 세액공제 상품에는 세제적격 연금저축과 개인퇴직연금(IRP) 등이 있으며, 두 상품 합산 최고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비과세 금융상품으로는 10년 이상 장기 저축보험이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연 2천만원 한도로 3~5년 만기로 가입할 수 있으며, 일부 이익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다.세 번째는 '투자형 상품에도 관심을 가지자'이다. 투자형 상품인 주식형, 채권형 등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정기예금 이상의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원금이 보전되지 않는 리스크가 있다. 지역·자산별로 분산투자를 한다면 어느 정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니 투자 때 유의하도록 하자.주택 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종합저축도 적금형식으로 가입이 가능하고, 신규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서 사회초년생에게는 꼭 필요한 상품이다. 위험 관리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상해보험 등 보장성보험도 적은 금액으로 가입할 수 있다.종자돈 마련을 위한 저축상품에 가입했다면, 지출관리가 필요하다. 통장 쪼개기를 통해 소득을 생활비와 비상금, 재테크 자금 등으로 분리·관리해야 한다. 또 소득과 지출을 기록·관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돈을 쌓는 나만의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어서 안정된 자산형성에 도움이 된다.최영윤 대구은행 황금PB센터 PB실장

2019-01-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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