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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현 영진사이버대 학사지원처장

[기고] 노인연령 조정과 사회적 타협 필요

2018년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5천178만4천669명이고, 이 중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744만1천752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4.37%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7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18년 만에 전 지구적으로 최단기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초고령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미 일부 농촌사회는 초고령사회를 넘어섰다.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이라 부른다. 왜, 65세를 노인이라고 하는가? 65세를 노인이라고 하는 근거는 어디서 나왔을까? 이 기준은 1889년 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 총리가 노령연금 지급기준을 65세로 정한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당시 독일의 평균수명은 49세에 불과했다고 한다. 129년이 지난 시절의 낡은 기준을 지금도 적용할 수 있을까? 이것은 미스터리다. 지금은 '인간의 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를 논하고 있다.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평균수명이 120세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지금까지 우리는(현재 세대) 80세 생애주기에 맞추어 인생을 설계해 왔고, 국가의 노인복지정책도 여기에 맞추어 설계되어 있다. 20세 후반에 취업하여 30여 년 일하고, 60세 전후로 은퇴, 남은 20여 년간 편안하게 노후를 즐긴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플러스 알파 40년이 우리에게 주어진다.129년 전 독일에서 노령연금 정책을 설계할 당시 평균수명과 거의 맞먹는 시간이 생긴다. 준비 없는 40여 년, 그래도 행복일까? 덤으로 주어지는 40년을 누가 책임지는가? 우리는 준비하고 있는가? 또 다른 미스터리다.우리나라보다 10~20여 년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2018년 초,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던 기존의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작업에 나섰다. 일하는 고령자를 늘리기 위해 중장기적 노인대책의 지침이 되는 '고령사회대책대강(大綱)'에 노인 연령 구분을 재검토하기로 했다.일본 정부는 고령사회대책대강을 개정해 65세 이상을 일률적으로 '고령자'(노인)로 보는 일반적인 경향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2015년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제안한 바 있다.하지만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면 노인 빈곤율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2018)에서는 '우리나라 연령주의 실태에 관한 조사 연구' 보고서에서 68.9세를 노인의 연령으로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노인 빈곤율 우려만을 탓하고 있기에는 환경이 너무 녹록지 않다. 인구절벽과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격감, 노인 부양과 조세부담 등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전적으로 다음 세대, 즉 후손들의 책임이다.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인가?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제해결 차이점은 일본은 심각성을 깨닫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민간단체인 대한노인회 차원에서의 접근과 선언적 표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금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세대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다.

2018-10-14 14:51:45

곽성철 대구 서부경찰서 경비작전계장

[기고] 대한민국은 테러 청정국가?

지난 9월 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위치한 한 스포츠클럽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20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7월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 곳곳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동시에 발생해 2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날 테러로 인해 무고한 시민이 127명이나 희생됐다는 점이다.과거의 테러가 정치적·종교적 이익을 위해 특정인이나 단체 등에 집중(Hard·하드 테러)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현재는 민간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Soft·소프트 테러)으로 이루어져 목표가 광범위하고 '묻지마식'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이제 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테러 관련 뉴스와 동영상을 접하고 있고 '테러'가 전혀 낯설지 않지만, 아직도 대부분 국민들은 "설마 우리나라에서?"라며 지금의 세계적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듯하다.아울러 최근 우리나라는 테러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되어 왔던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화해와 평화 모드로 전환되는 역사상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연일 매체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북한의 비핵화 행보 등을 보도하며 곧 평화가 올 것이라는 소망을 담은 기사들로 모든 국민이 들떠 있다.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이미 2015년부터 이슬람 무장단체인 IS는 한국을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한 상태이고, 이들에 의한 테러가 아니더라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갑질·이성 간 혐오·흙수저 논란 등 일련의 사회문제들은 사회에 반감을 가진 자국민에 의한 자생적 테러도 언제든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테러는 1, 2명의 극소수 인원이 주변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 등으로도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최우선이다.이에 경찰은 테러 대비 국가중요시설이나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을 수시 점검하고, 각종 테러 발생 상황을 가정해 관계기관과 합동훈련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테러를 막기에는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만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기에 테러에 대응하는 요령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첫째, 쇼핑몰, 공항,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은 테러 대상으로 선호되므로 방문 시 특정 장소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테러로 의심되는 상황을 발견한 경우 즉시 112에 신고해야 한다. 둘째, 테러가 의심될 때에는 정확한 위치, 테러 의심 또는 피해 상황, 현장 분위기 등을 구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셋째, 폭발물 의심 물체 또는 차량 발견 시 절대 손대지 말고 그 자리에서 신속히 대피하고 엘리베이터 사용은 지양해야 한다. 넷째, 폭발물이 폭발한 경우 즉시 바닥에 엎드리고 머리를 손으로 감싸 두개골을 보호하고 폭발이 종료되어도 연쇄 폭발이 우려되므로 조금 더 대기하다 폭발물 반대 방향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이상의 기본적인 대테러 행동요령만 알고 있어도 테러를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평상시 테러에 대한 관심을 가짐은 물론, 서로 감시자가 될 때 우리나라가 진정 '테러 청정국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8-10-11 11:41:19

임성희 경북도 해양수산국장

[기고] 울릉도·독도는 평화의 발신지

10월이다. 남은 것보다 써버린 것이 더 많은 시절, 마음이 바쁜 만큼 공허한 계절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힘들 때 훌쩍 떠나고 싶은 곳이 있게 마련이다. 고향이든 명승지든 그도 아니면 뒷산이라도.내게는 울릉도가 그런 곳이다. 이 가을날, 성인봉 너머 신령수길은 느티나무와 당단풍나무가 그려내는 노란색의 향연이다. 꽃보다 눈부신 색채의 신비도 그러하려니와 아름드리 고목이 뿜어내는 고태미(古態美)는 쉽게 접하기 힘든 경험이다. 10월 신령수길을 걷는다면 누구나 자연이 베푸는 은총을 은연중에 깨닫게 될 것이다.신령수길이 가을의 길이라면 봄의 길은 내수전 둘레길이다. 저동 내수전에서 출발하여 섬목까지 이어지는 3.8㎞의 트레킹 코스를 걷는다면 울릉도에서 제대로 봄맞이를 하는 것이다. 갓난아기 손 같은 고비나 도깨비고비 숲속에서 새싹을 내는 수백 년 묵은 섬잣나무와 동백나무의 물결은 초록의 절창이다. 그 고목들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청록의 바다색은 울릉도만이 그려낼 수 있는 명작이다.누가 뭐래도 울릉도 관광의 백미는 독도다. 지난번 독도에 갔을 때, 시시각각 그 빛깔을 달리하는 섬의 자태는 실로 감동이었다. 독도를 '애국의 아이콘'으로가 아닌 풍광으로만 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묘한 형태의 촛대바위, 삼형제굴바위, 한반도바위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이들 독도의 아름다운 풍광의 경탄에는 내·외국인이 따로 없었다. 유럽의 젊은이들도 '원더풀'을 연발하며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독도는 축복의 섬이다.울릉도와 독도, 하늘이 내린 자연은 사계절, 오감 만족의 여행지임이 틀림없다. 굳이 이런 개인적인 느낌만이 아니라도, 울릉도·독도 관광자원의 수월성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2012년 세계적 권위의 먹을거리 정보지 '미슐랭 가이드'는 화산섬 울릉도의 울창한 숲과 기이한 절벽, 아름다운 바다 풍광은 훌륭한 산책 코스라고 소개했다.10월은 독도의 달이다. 그러나 올해 독도의 달은 예년과 달리 전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경상북도는 지난달 27일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울릉도와 독도를 국제자유관광지대로 만들어 동해안 해양관광 거점으로 남북한 관광협력의 전초기지로 키운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독도 체험행사를 활성화하고 국제크루즈 유치 등 국제자유관광지대 조성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이미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설계는 완성되었다. 전 울릉 군민의 숙원이던 울릉일주도로도 장장 55년간의 대공사를 마치고 11월 27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동해의 새 역사 쓰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울릉도와 독도가 동북아 해양관광 플랫폼이 되면 전 세계인들이 신령수길을 걷고, 섬목 동백길을 트레킹하고, 나리분지 눈밭을 거닐며, 독도에서 '김치'를 외칠 것이다. 그때, 동해는 더 이상 '소란스러운 바다'가 아닌 '고요의 바다'일 수밖에 없다. 독도의 달을 맞아 울릉도와 독도가 이 시대 진정한 평화의 발신지가 되기를 소망한다.

2018-10-10 11:23:00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기고] 대구 공항 통합 이전, 기본으로 돌아가자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추진 동력은 떨어지고 어쩌면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든다. 포기할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구경북 지역의 '인사 홀대' '예산 홀대'에 이어 새로운 '신공항 홀대' 사례가 될지 모른다.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을 보니 매우 안타깝다.현재의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을 보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 사업 추진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하여 이해관계자는 물론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나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 다수의 시민단체와 많은 시민들은 지금도 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당연히 지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자는 물론 다수의 야당 후보자들도 반대했다. 권영진 시장 혼자서만 통합이전을 주장하였다.공항 이전 관련 주무 부처의 추진 상황이 매우 지지부진하다는 점이 제일 문제다. 대구시는 물론 국방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추진 의지나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군사공항 이전과 관련, 국방부는 3월 중 이전 부지 관련 회의를 한 것 외에는 가시적인 진전 사항이 없다. 국토부도 공항 이전의 대부분이 군사공항 관련 사항이라 미온적이다. 부지가 최종 선정되지 않은 이유로 2019년도 정부 예산에 대구공항 통합이전 관련 예산은 한 푼도 반영돼 있지 않다. 대구공항 이전을 두고 대통령 주재 회의 한 번 한 것도 없다. 공항 이전 관련 대통령 지시 사항 하나 없다. 제대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필자의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까지 추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지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지금도 대구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단체나 시민들이 많다. 추진 목적과 타당성, 애로 사항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반대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중앙행정기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둘째, 행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계획대로 2020년에 착공하려면 올해 부지가 선정되고 내년도 중앙부서 예산에 기본용역 사업에 필요한 재원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야 한다. 기본용역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한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이 정부가 끝나는 시기에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셋째, 대구시장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에게 대구공항 통합이전 관련 특별보고를 하고 강력하게 추진해줄 것을 건의해야 한다.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에는 대통령의 힘이 실려야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된다.넷째,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이다. 수많은 지적과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구공항을 통합이전하는 것이 과연 가장 좋은 방안인가? 다수의 불만을 어떻게 해소하며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많은 사람이 주장하는 대로 군공항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그대로 두고 확장하는 방안은 실천 불가능한가?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사전 검토 부족, 법적 행정적 절차적 미흡, 공론화 결여, 경제적 효과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원점에서 재검토하면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공항이전이 백지화될 때 날아오는 비난이나 후폭풍을 생각하면 지금도 늦지 않다.

2018-10-09 17:20:02

이미나 한글작가

[기고] 한글사용설명서

"한글 작가가 무슨 뜻이에요?" 명함을 전할 때마다 받는 질문이다. '아름다운 한글, 올바르게 쓰는' 한글 작가가 된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2016년 11월. 원하던 잡지사에 갓 입사했을 때다. "자료 조사 좀 디테일하게 해." "스케줄 컨펌받았니?" "시간이 타이트해. 스피드하게 하자." 미국인지 한국인지 모를 대화가 공기를 떠다녔다. 혼란스러웠다.하루는 기사 마지막 교열을 보던 중이었다. 영어 '크리미'(creamy)가 번역되지 않은 채 그대로 실려 있었다. 맥락을 파악해 '거품이 풍부한'으로 순화하기를 상사에게 건의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비경제적이고 뜻이 와닿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언제부터 그들은 모국어보다 외국어에 더 익숙해졌을까.기자란 본디, 글로 정보를 전달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직업이기에 적확한 문장과 올바른 표현을 위해서는 말글살이도 바람직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신념을 지킬 수 없었고 난 4개월 만에 잡지사를 나왔다. 그날을 계기로 나만큼은 한글을 올바르게 쓰겠노라 다짐하게 되었다.사명감 탓일까. 글쟁이 유전자 탓일까. 언제부터인가 티브이(TV) 속 자막 한 줄, 대사 한마디 그냥 흘리지 못한다. 날마다 심해지는 외국어 혼용과 난무하는 신조어, 그사이 망가지고 일그러지는 한글을 마주할 때면 호흡마다 안타까움과 비통함이 섞여 나온다. 설상가상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청자 시선을 끌기 위해 앞다투어 한글을 짓밟아대는 방송을 목격할 때면, 깊은 좌절에 고개가 풀썩 꺾이곤 한다.그러던 중 글 쓰는 사람으로서 꼭 이루어야 할 목표가 생겼다. '올바른 한글 전도사'가 되어 방송 피디(PD)와 작가에게 바른 한글 사용법과 우리말 가치를 교육하는 일이다. 명함을 판 지 겨우 2년이지만, 지금처럼 한글을 아끼고 보듬어 나간다면 분명 기회가 오지 않을까. 티브이와 라디오에서 아름다운 한글이 투명하게 흘러나오는 광경을, 오늘도 상상해본다.10월 9일, 한글날이다.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제 뜻을 글로 써 펴지 못하는 불쌍한 백성을 위해' 세종대왕 주도로 스물여덟 자 '한글'이 탄생한, 역사적이고도 기념비적인 날.미국 메릴랜드대학 로버트 램지 교수는 매년 우리나라 한글날에 맞춰 탄생을 축하해왔고 '총, 균, 쇠'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고 격찬한 바 있다. 그뿐일까. 1997년 유네스코는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 외에도 창제자와 창제 시기, 제작 원리와 철학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문자는 세계에서 한글이 유일하다며 '훈민정음'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해 그 가치를 기리고 있다.그런데 정작 우리는 어떨까. 외국어만 높게 평가하는 사대주의에 파묻혀 우리글이 지닌 위대함과 편리함을 모른 체하고 있지는 않은가. 올해로 한글날은 572돌을 맞는다. 말하고 듣고 쓰는 언어생활을 윤택하게 해줌은 물론이요, 생각하고 사유하며 삶을 배워가는 데 더없이 큰 도움을 준 우리말 '한글'에 감사를 표해보자. 우리말과 글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아름다움을 감상해보자. 오늘만큼은 그래 보자.

2018-10-08 11:22:31

박순국 언론인·사진가

[기고] 대구사진을 위하여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미지가 삶을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중심에 사진이 자리하고 있다. 기록이나 회화를 보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발하였지만 사진은 동시대 예술의 중요한 매체가 됐다. 사진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가의 사유세계에 동화되어 보는 이의 지각이 확장되기도 한다. 기록성이 강한 사진은 인간의 기억력을 극대화시켜 주기도 하고 특정한 시대를 환기해준다. 이는 다른 시각 매체와는 차별화된 사진의 고유한 미학적 특성이자 매력이다.지난달 개막된 대구국제사진비엔날레가 종반을 향해 가고 있다.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사진의 경향을 조망하고자 하는 전시이다. 보는 이들은 사진의 근원적인 의미를 되새겨 보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사진의 도시 대구의 명성을 계승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기본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올해 비엔날레는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업무가 이관돼 개최되는 첫해로 지역 사진계를 비롯해 전국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사진비엔날레가 끝난 후 나온 이야기 중에는 다양한 내용물을 마련해 놓고도 홍보 부족으로 뒷심을 잃어버렸다는 평도 있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올해도 집행부가 홍보 업무의 어려움에 처해 있음이 느껴져 그 점이 우려된다. 무더웠던 지난여름 스태프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행사를 준비했을 것이다. 기발하고 참신한 기획력으로 더 많은 사람이 전시장을 찾아 세계적 수준의 작품들과 만나도록 해야 한다.지난달 14일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방문해 남북한 분단의 모습을 묘사한 '초코파이를 먹자-같이'라는 설치작품을 둘러보았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세계보도사진전이 열리는 도쿄사진미술관을 방문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을 방문했던 문 대통령이 대구비엔날레에도 관심을 보여주기를 희망 사항으로 생각해 보지만, 그 전에 우리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구문화예술회관을 한 번 방문하셔서 천천히 사진의 의미를 느껴보기를 기대한다. 지금도 오후 8시까지는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마침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일 서로 역할을 바꿔 일일 교환근무를 했다. 대구와 경북은 상생위원회를 만들고 간부들이 웃으며 한자리에 앉았다고 하니 참 바람직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사진만 찍는 '보여주기식'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상상을 해본다. 예를 들어 권 시장이 28일까지 열리는 문경사과축제나 풍기인삼축제장을 찾고, 이 지사는 각각 16일과 21일까지 열리는 대구사진비엔날레 전시장과 대구오페라축제 공연장을 방문한다면 어떨까 싶다. 권 시장은 '당장 행정 통합은 어렵더라도 가능한 경제·문화 통합부터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한다. 대형 재난사고의 기억이 남아 있는 대구의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제사진비엔날레 같은 문화예술행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보는 만큼 알게 되는 것도 있다. 디지털 매체는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체계를 요구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한다. 대구사진비엔날레에 전시된 사진들은 관습적인 시각을 타파하고 혁신적인 담론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고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미래를 보는 융합의 눈을 뜨게 할 것이다.

2018-10-07 15:42:25

박상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

[특별기고] 자영업자 생존을 위한 긴급 제안

당황 넘어 공포스러운 자영업 붕괴'힘들어도 참으라'는 정책은 무책임생활 물가에 부담이 되는 각종 세금단기간만이라도 줄여 소비 진작을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자영업자의 붕괴가 시작되었다. 종업원들을 내보내거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필자도 3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당황을 넘어 공포스럽다.자영업의 붕괴는 무엇보다 종사자 수가 많은 것이 근본 원인이다. 퇴직자, 실업자, 은퇴자, 미취업 청년 등 경제적 활동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지만 갈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치솟은 인건비나 재료비, 상가 임대료도 문제다. 과당경쟁이나 소비 축소도 원인이고, 미숙한 경영도 원인이다. 당장 단기대책이라도 세워야 한다.혹자는 자영업에도 구조조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대안 없는 주장은 공허하다. 내년에는 경기가 좋아지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으라는 것도 무책임하다. 중장기 대책은 현재를 견딜 수 있을 때라야 말이 먹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자영업자는 내일을 알 수 없을 만큼 절박하다. 그래서 단기 처방을 긴급 제안한다. 다소 이기적인 제안도 있으나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우선 소비자물가에 부담이 되는 각종 세금을 줄이는 일이다. 단기간만이라도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거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부가가치세 폐지가 모든 품목에 당장 적용하기 어렵다면 가공식품, 위생용품 등 일상생활에 많이 사용되는 품목만이라도 적용하자. 또 소비자가격에서 세금 비중이 높은 술, 담배, 기름에 붙은 각종 세금도 폐지하거나 대폭 낮춰야 한다. 이는 줄줄이 오르는 소비자물가를 억제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소득이 준 가계에 큰 도움이 되며 소비 촉진의 계기가 된다. 장사를 해야 하는 자영업자도 매입 원가 부담이 줄어드니 판매가격을 올릴 필요도 없고, 또 경비가 낮아지니 임금 문제로 인한 종업원 해고도 줄어든다. 세금 줄이는 일이니 여야가 당장 합의만 하면 내일이라도 시행할 수 있다.다음으로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농업에는 면세유가 공급되고, 화물운송업에는 유가보조금이 지급된다. 공장에는 원가의 80%로 전기가 공급된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을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농협과 기업은행, 산업은행이 나서서 정책적으로 도와준다. 모두 각각의 업을 장려하거나 어려워서 그렇다. 그러나 매일 장을 봐야 하고 배달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에게는 어떠한 지원도 없다. 자영업을 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자동차에 대한 유가보조금은 당장에 지급되어야 하겠다.소비를 억제하는 정책은 대폭 손질되어야 한다. 김영란법이라 일컫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비용 중 식사와 선물비를 대폭 상향 조정하고 매년 물가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가 오르니 식당 음식값이 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김영란법이다 보니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는 데 큰 제약이 되고 있다.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법이 농업을 금지하고 자영업을 금지하는 법이 되어서는 아니 되지 않는가?김영란법을 완화하면서 아직도 20년 전에 머물러 있는 기업체 접대비 규제도 풀어야 한다. 기업체에 있어 접대비는 매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영업비이면서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큰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최근 대구시는 구내식당의 휴무일을 월 4회로 확대하고 8개 구군과 산하기관, 지역 공공기관들도 동참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참여 독려와 함께, 휴무 횟수를 대폭 늘리거나 잠정적으로 문을 닫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또 구내식당이 주변 상가의 음식을 메뉴로 선정하는 등 지역 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겠다. 모쪼록 빠른 시간 내에 자영업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2018-10-04 17:42:12

최병호 전 경북도 혁신법무 담당관

[독자 투고] 젊은 그대여! 꿈을 꾸고, 美쳐라

오늘날 우리는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 그야말로 지구촌이 하나인 국경 없는 시대를 맞아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하고, 그 생존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젊은 그대가 청춘으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이든 이미 사회에 진출하여 기성세대와 어깨를 겨루고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젊은 그대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꿈과 도전이다.사실 인생의 성공에는 정답이 없다. 또한 그 정답이 하나뿐일 수도 없다. 그것은 개개인이 처한 환경과 여건 그리고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미래를 하늘에만 맡길 수는 없다.젊은 그대가 진정으로 경쟁에서 이기거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꿈을 꾸고, 美(미)쳐야 한다. 젊은 그대가 꿈을 꾸려면 첫째, 작고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져라. 작고 사소한 것에 전체가 있다. 즉, 작은 것이 모여서 큰 것이 되므로 작은 사물 하나라도 예사롭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고정관념을 바꿔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 때로는 사고의 대전환이나 역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그 해답을 얻을 수도 있다. 셋째, 끼와 재능을 살려라. 사람에게는 누구나 잠재된 끼와 재능이 있다. 이러한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여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려는 부단한 노력과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 넷째, 롤모델(role model)과 멘토(Mentor)를 두라.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한 사람 이상의 멘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성공과 실패가 자기에게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미래를 설계하라. 희망을 가지고 목표를 설정한 후에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인생의 로드맵(road map)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다음으로 젊은 그대가 꿈을 이루려면 美쳐야 한다. 美친다는 것은 도전에 열정을 더하는 아름다운 도전을 말한다. 진정으로 그대가 美치기 위해서는 첫째, 잘못된 과거와는 결별하라. 나쁜 습관이나 행동과는 과감하게 단절하여야 한다. 자신에게 엄격한 것이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둘째, 최소한 기본은 준비하라. 기본적인 지식이나 기술도 없이 도전을 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셋째, 최고에 도전하라. 최대의 적은 자기 자신이다. 성공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다면 현재에 안주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치열하게 경쟁하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치열하게 경쟁할 때 종결자가 되고, 승리자가 된다. 다섯째, 도전에 열정(美쳐라)을 입혀라. 맹목적인 도전은 중도에 포기하거나 실패하기 쉽다. 도전에 열정을 더한다면 우리 앞에 놓인 벽을 허물 수 있고, 벽을 넘을 수 있다.우리는 강물 같은 인생의 청춘기를 흘려보내서는 아니 된다.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의 바다에 뛰어들어 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젊은 그대여! 그대는 아름답고 푸른 청춘이다. 그대는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의 주역이다. 그대의 뛰는 가슴과 뜨거운 열정으로 꿈을 꾸고, 美쳐라. 이것이 젊은 그대가 생존하는 길이며, 성공하는 길이다.

2018-10-04 11:45:21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

[기고] 상생협력, 대구경북은 하나다

2일 대구시장과 경상북도지사 간 상호 교환근무가 진행되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이래 대구경북에서는 처음 시행되는 파격적인 시도이다. 이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직면해 있는 각자의 어려움들을 함께 해결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최근 대구와 경북은 인구 유출, 고령화, 지방자치단체 소멸 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구에서는 해마다 5천여 명의 청년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타지로 이동하고 있고, 경북은 17개 시도 중 평균연령이 전남 다음으로 높으며, 23개 기초지자체 중 19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실정이다. 이제는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지역의 존폐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안고 있는 지자체들은 반드시 각자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해외에서는 인근 지자체끼리 협업하여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시도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영국 맨체스터는 1970년대 이후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경제가 심한 타격을 받고 산업구조조정의 길을 겪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도시 중심부의 재생사업이 시작되었는데, 인근 10개 지자체가 연합하여 공통의 문제에 대처하기로 하였다. 이때 형성된 것이 바로 광역맨체스터도시권(Greater Manchester Combined Authority·GMCA)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거버넌스 체계들은 기존의 로컬 단위의 행정구역 체계로는 해결할 수 없는 광역적 이슈들, 경제개발, 토지, 주택, 도로 등의 인프라 조성 계획과 고용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적 단위로 널리 알려져 있다.대구경북 또한 혁신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2006년 전국에서는 최초로 '대구경북경제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하였으며, 이는 2014년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발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지역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한뿌리상생 사업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소통과 상생협력 문화의 제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이러한 문제 인식으로부터 대구경북은 지난 8월 13일 경제공동체 실현, 문화관광 공동 발전, 산학관 공동 융복합 인재 양성, 광역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대구경북 한뿌리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시도지사 교환근무뿐만 아니라 국과장급 인사 교류, 지역 혁신 인재 양성 등에 대한 협업을 통하여 대구와 경북이 상생협력의 톱니바퀴를 함께 굴려갈 참이다. 앞으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대구 취수원 이전, 외국인 투자유치사업, 문화예술사업 교류 협력 추진 등 경제·문화공동체를 넘어 대구경북의 재도약을 위해 지역 시도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대구와 경북은 1981년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되어 경북으로부터 분리되기 전까지 정치·경제·역사·문화·지리적으로 한 뿌리였다. 이제 다시 550만 시도민의 염원을 모아 상생협력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만큼 다시금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의 찬란한 문화를 일구고 경제발전을 이끌어가는 날을 기대해 본다.

2018-10-03 13:10:09

정일 가톨릭상지대학 총장 신부

[기고] 교육제도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파괴

교육 정책에 대한 실망과 우려의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이다. 교육 개혁은 단순히 학급 수의 조정이나 대학의 입시 및 취·창업 경쟁이나 존폐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전반에 걸쳐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과 연관되어 있다. 필자는 직업교육과 아카데믹한 대학 교육을 분리해서 교육 계획을 수립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싶다.새 정부가 설립한 국가교육회의는 수시나 정시 비율과 같은 미시적인 문제를 따지는 기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거시적이고 개혁적인 교육 제도를 고민하고 선진국들의 다양한 제도를 살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교육 문제들을 개혁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기구가 되어야 한다.우선 초·중·고 과정은 지·덕·체를 기르고 기초학문 및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민주시민 교육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초·중등 교육은 입시에 함몰되다 보니 대학에 입학해서까지 전공기초 및 직업기초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직업교육을 무상으로 책임지면 우리나라 절반의 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하고 학부모들을 사교육 걱정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 아카데믹한 교육은 대학 자율에 맡기면 된다.필자는 중·고생들을 입시지옥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끼를 발휘하도록 한다면 자동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할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진로 체험을 통한 자신의 적성을 일찍부터 발견하고 개발하여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장래 직업과 연계시켜 나가야 한다.저출산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서는 의문이다. 아기가 출생하기 위해서는 집이 있어야 하고 적합한 직업과 재화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내 자녀가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소망하는 직업을 가지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누가 한 자녀만 낳겠는가? 직업교육을 국가와 지역사회가 책임진다는 믿음이 있다면 저출산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실직자나 전직자, 경력단절자나 조기은퇴자의 교육 같은 100세 시대의 교육 또한 국가나 지역사회의 평생직업교육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그렇다고 직업교육과 아카데믹한 교육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의 평생직업교육(미국 community college, 호주 TAFE, 영국 polytechnics 등)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평생직업교육은 교양과 취미교육을 넘어 계속(continues), 심화(further), 확장(extension) 교육으로 이해된다. 평생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교육제도를 연계해서 평생 동안(life long) 교육을 단계적으로 이어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고교, 전문, 학사, 석사, 박사과정까지 이어가며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을 생애 주기별로 평생을 공부하는 것이다.지금의 교육 개혁은 혁명적이어야 한다. 직업교육과 아카데믹한 교육이 구별되면서도 서로 밀접히 연계된 평생직업교육은 국가나 지방정부가 책임지는 교육의 얼개(frame, paradigm)가 혁명적으로 개혁되어야 가능하다.

2018-10-01 11:28:03

김태원 대구시의원

[기고]종합복지관 무료급식소를 지상으로

최근에 개인이 운영하는 지하 식당에서 식사한 적이 있는가?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하 음식점은 거의 사라졌다. 대구시와 기초자치단체의 노력으로 다수의 종합복지관 무료급식소가 지상으로 이전하면서 건강과 안전에 취약한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아직도 지하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6개 종합사회복지관의 환경 개선에 대구시의 속도감 있는 실천을 바란다.대한민국은 금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노인 1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어르신들의 무료급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지산종합사회복지관 경우 시설은 늘지 않은 채 초창기에 100명이던 급식 인원이 지금은 600명으로 늘면서 열악해진 급식 환경이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아래와 같은 지하 급식소 환경 개선에 조속히 나설 것을 바란다.첫째, 조리 장소와 급식 장소가 동일한 곳에 있어서 조리하면서 발생하는 연기, 냄새 등 일산화탄소가 빠져나갈 수 있는 환기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둘째, 600여 명의 어르신 급식 인원에 비해 지하 급식 장소가 협소하고 의자가 없어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이 식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셋째, 지하 통로의 공간 구조가 협소하여 어르신들과 휠체어 장애인들이 부딪혀 잦은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넷째, 급식 전달이 주방과 식기세척실을 거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바닥에 물이 고여 미끄러지는 안전사고가 일어나 자원봉사자가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다섯째, 지하 급식 공간에 환풍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취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조리 과정에서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어 두통과 안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여섯째, 지하 공간의 설거지하는 곳은 나쁜 공기와 뜨거운 열기와 습도로 인하여 자원봉사자들이 꺼리는 장소이기 때문에 복지관 직원들이 설거지를 돕고 있는 실정이다.환경부가 발표한 실내 미세먼지 조사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를 구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등급상 '나쁨'에 비해 농도가 30배 이상 높으며 복지관에서 가끔 조리하는 달걀 프라이는 14배가 높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가스 불에 볶아 음식을 만든 주방장의 폐암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특히 지하 공간 급식소의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좋은 의도로 봉사를 해주시는 봉사자들과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노약자들이 열악한 환경으로 인하여 건강을 위협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지산복지관 인근에 있는 범물복지관은 대구시와 도시공사의 도움으로 2017년에 지하에 있던 급식소를 지상으로 옮기면서 자원봉사자들과 급식 이용자들의 급식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지산복지관의 자원봉사자들은 범물복지관 같은 환경에서 봉사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지하에 있는 복지관 급식소의 지상 이전을 간절히 바란다.

2018-09-30 14:53:57

최주원 대구아리랑 노래비건립 발기인 대표

[독자칼럼] 대구아리랑 노래비를 건립하자

음악창의도시 큰 자산 대구아리랑가치 재조명하고 노래 널리 알려야지자체서 건립비 지원한 곳도 많아시민·기관단체의 관심과 동참 기대"낙동강 기나긴 줄 모르는 님아/ 정나미 거둘라고 가실라요/ 아롱아롱 아롱아롱 아라리야/ 아리랑 고개로 넘어가네~."대구 동구 봉무동(강동마을) 출생 최계란(崔桂蘭 본명 최필렬·1920~2001) 명창이 부른 '대구아리랑' 일부 가사다. '대구아리랑'은 기록상 최초의 대구 테마 노래이다.'아리랑'은 전통 민요로 오랜 역사와 함께 우리의 삶과 정서, 애환이 담긴 우리 민족의 노래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노래다.정부는 2012년 12월 5일 '대구아리랑'을 비롯해 우리나라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와 2015년 9월 24일 국가무형문화재 129호로 지정하였다. 또한 1926년 10월 1일 서울 단성사에서 나운규가 제작한 무성영화 '아리랑'의 개봉으로 주제가 '아리랑'(서울아리랑)이 탄생한 날인 10월 1일을 2013년에 '아리랑의 날'로 정하였다.'대구아리랑'은 1936년 8월 밀리온레코드사 유성기음반 '영남잡가(嶺南雜歌) 대구(大邱)아리랑'으로 밀리온선양악단의 장구, 가야금, 바이올린 반주에 의한 노래다.노래 1절은 "가버린 님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을 표현"하고, 2절은 "떠난 님을 간절히 그리는 마음을 자연의 풍광에 담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대구아리랑'은 2003년 서울소리보존회가 청계천 고음반 상가에서 입수하여 2007년 처음 음원을 공개하였다. 그해 (사)영남민요아리랑보존회 회장 정은하 명창이 '대구아리랑제' 공연을 하고, 대구광역시는 2011년 음반을 구입하여 대구근대역사박물관에 전시하여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그동안 '대구아리랑'은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은하 명창이 대구아리랑 대축제와 유대안 (사)날뫼민속보존회 이사장, 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 대표와 함께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노래를 알리고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필자가 '아리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광복소나무사랑모임이 지난 4월 초 대구 동구 지저동 금호강변 공연장에서 제3회 '능금 꽃 피는 고향 금호강 벚꽃길 시민 음악회'를 개최하면서 열었던 '대구아리랑' 공연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대구아리랑'에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노래비 건립에 힘을 모으고 있다.'아리랑'이 전해 내려오는 정선, 문경, 예천, 밀양 등 지역은 오래전부터 노래비 건립과 다양한 행사 등으로 문화예술 발전과 지역 홍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문경과 밀양은 각각 3곳에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우리 대구는 부끄럽게도 노래비가 없다.'대구아리랑'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구음악의 소중하고 큰 자산임은 부정할 수 없다. 대구시가 올해부터 음악창의도시 브랜드 홍보를 위한 기반 마련과 후속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아리랑'의 보존·전승과 저변 확대, 시민들의 자긍심 고취, 특히 음악창의도시 실천과 위상에 걸맞게 노래비를 건립해야 한다. 아울러 가치 재조명 등 재창조 사업도 필요하다.'아리랑' 등 노래비를 지방자치단체가 지원 건립한 곳도 많다. 앞으로 대구시도 민간단체 등이 공공목적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건립할 경우 "대구광역시 동상·기념비·조형물의 건립 등에 관한 조례 제5조(비용 부담) 건립주체가 부담한다"는 규정 개정 등으로 지원책 강구가 필요하다. 뜻깊은 노래비 건립에 대구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단체,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기대한다.

2018-09-27 14:33:37

이정웅 전 대구시 녹지과장

[기고] 물 친화 도시 대구(?)

지난해 대구시는 2020년 제17차 세계물총회를 유치해 물의 도시로 위상을 제고했고, 이와 걸맞게 얼마 전에는 '대한민국국제물주간 2018' 행사를 열기도 했다. 기간 중 또 '세계물도시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는 방콕 등 11개 도시의 대표들이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물 친화적인 도시들 간의 협력'이라는 주제에 대해 각 도시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올해는 대구시가 상수도를 보급한 지 1세기 즉 100년이 되는 해라 국제물주간 행사 개최와 더불어 더 뜻깊은 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대구 인구는 4만65명에 불과했으며 신천 상류에서 취수하여 대봉배수지까지 4천350m를 끌어와서 식수로 공급했다. 급수인구는 5천876명으로 당시 인구의 15%에 불과했고 1인 1일 급수량도 100ℓ였다.' -상수도사업 90년, 대구시-2017년 현재 급수 인구는 250만 명, 급수 비율은 99.9%로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 1인 1일 급수량도 311ℓ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먹는 물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2020년 개최될 '세계물총회'를 대비하고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며 명실공히 '물 친화적인 도시'로 나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필자는 성주댐의 물을 원수로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어떤 학자의 주장을 수용해 보자고 제안한다. 왜냐하면 구미시민의 동의를 얻어 상류로 옮긴다 하더라도 하천수는 늘 불안하다. 반면에 성주댐 물은 수질이 좋다. 대구시가 성주군민의 동의를 얻어 식수와 농업용수, 생활용수 등을 완벽하게 해결해 주고 그 외 주민의 생활 향상에 필요한 지원책을 강구해서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또한 물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금호강의 유람선 운항 등 수운(水運)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신천의 유지수량을 더 늘리고, 대구천 등 가능한 곳은 청계천처럼 물이 흐르게 하고, 기존의 매립된 못도 가능한 곳은 복원하며, 도시철도 1, 2호선의 버리는 물을 이용하는 도로 바닥 청소(달구벌대로는 이미 시행하고 있음) 구역을 늘리고, 인공폭포, 벽천(壁泉), 분수 등 수경 시설에 활용하고 실개천도 많이 만들어 증발되는 물로 청량감이 높도록 하는 등 물을 활용하여 도시를 쾌적하고 아름답게 하려는 노력을 해 보자는 것이다.별건곤 제34호(1930, 10, 1)는 '대구 어디로 가나?'라는 글에서 "대구 일대의 결함은 지리적으로 수운이 부족한 것이다.… 신천일대는 상수도수원지와 수성수리조합 이용 등으로 거의 건천이 되었고 서북 약 10리에 회류하는 금호강은 수원이 부족하여 인근 땅의 관개에만 겨우 이용될 뿐이요, 장류(長流)의 낙동강은 남서 30리나 떨어져 이용할 길이 멀며 몇 해 전에 대구부에서 약 400만원의 예산으로 낙동강을 끌어들여 일대 운하를 만들고 거기서 수력발전을 일으켜 일거양득의 큰 계획을 세웠더니 그 후 소식이 아득할 뿐이다.…"라고 했다.1930년대 대구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 물을 끌어들여 운하를 만들고 수력발전을 하려 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0년 세계물총회 때 대구를 찾는 외국인의 눈에 진정 물 친화적인 대구의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2018-09-27 11:06:16

김문환 사진작가

[기고] 한 시간을 주시면 영원을 드립니다

사진은 1839년 프랑스에서 공표된 이래 180년 정도가 지났지만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누구나 어디에서든지 사진 촬영이 가능하게 됐다. 이런 추세에 비추어보면 음식, 오락, 스포츠 등 어떤 분야보다도 현대사회에서의 사진은 가히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예를 들어보면 맛집 바람은 '맛집 투어'라는 사회적 현상을 일으킨 바 있고, 지금도 TV 방송에선 소위 '먹방'이 대세인 듯 보이고 있으니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사진이라는 괴물은 180년이 지나도 인기 상승 곡선을 계속하고 있으니 유행이라면 그 어떤 유행도 이에 필적할 수가 없다. 사진은 기록과 유희라는 두 가지 목표를 채워주는 고마운 예술이다.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특히 증거 자료와 학문 분야에서의 그 파괴력은 적절한 표현을 찾기가 어렵다."사진은 우리 마음의 발자국이고, 우리 삶의 거울이며, 우리 영혼의 반영이고, 적막한 한순간 우리 손안에 쥘 수 있는 응고된 기억이다."사진치료학의 선구자인 주디 와이저(Judy Weiser)의 말이다. 사진을 통해 얻는 기쁨이나 치료, 위로와 회복은 사진의 또 하나의 얼굴 즉 유희적인 측면이다. 이 땅의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휴대폰에 손자 손녀의 사진이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라. 독자의 휴대폰 속에도 기쁨을 주는 그 누구의 얼굴이 있지 않은가? 젊은 군인에게 예쁜 여배우의 사진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사기 진작용 '군수품'이다.나는 사람의 얼굴을 가장 잘 찍고 싶어 하는 인물사진 작가이다. 한때 필름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코닥 회사에서 조사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찍는 사진의 종류가 '사람'이라는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그것도 90% 이상으로.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에는 작가가 지난 20여 년간 만났던 셀럽들의 얼굴과 그 과정에서 겪었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토리가 있는 사진전을 만들고자 사진마다 '이야기'를 첨부하여 전시하고 있다. 작가가 그간 작업하여 손봐드린(?) 사람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탤런트, 영화감독, 대법관, 검사, 비구니, 의사, 스포츠맨, 동물보호운동가, 헌혈왕, 장례지도사, 자원봉사자 등을 망라하고 있다.이번 작품전에서는 이 명사들 중 '대구사진비엔날레' 초대작가전에 인물사진 전시를 허락한 19명만 특별히 모셨다.나는 사람의 얼굴이야말로 신의 창조적 작품이라 믿는다. 그것도 현재진행형인. 70억 명이 넘는 얼굴일지라도 똑같은 얼굴이 없지 않은가? 주로 근접 디테일 촬영을 하는 나의 작품 또한 그 인물의 삶과 여정을 살펴 조명 설계, 렌즈 선택, 촬영 앵글, 촬영 기법 등을 고민하며 나만의 창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저에게 한 시간을 허락하시면 당신에게 영원을 드리겠습니다."섭외 과정에서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겨 있는 나의 철학이기도 하다. 한 컷의 사진에 그 사람의 일생을 어떻게 담아낼까? 이것은 끊임없는 작가의 화두이기도 하다.

2018-09-26 14:08:26

박홍희 경북 잡아위원회공동위원장

[기고] 새바람 행복경북

'새바람 행복경북!' 민선 7기 경상북도의 슬로건이다. 향후 4년간 경상북도 모든 공공기관의 가장 중심에 걸려 알려질 것이다. 아울러 도정 운영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지침과 방향을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이철우 민선 7기 도지사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일반 도민들과 전체 공무원 등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슬로건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리고 슬로건을 확정 짓는 일을 민간 부문의 도민들로 구성된 '잡아위원회'에 일임했다. 도정의 비전과 기본 방향을 그저 선출직 공무원과 그 측근들로 구성된 '인수위'에서 뚝딱 만들어내서 발표하고 마는, 그런 구태를 답습하지 않았다. 그 현실 인식과 열정이 좋은 출발을 만들어 냈다.우리 경북은 호국정신, 인정, 의리, 강인함 등 좋은 이미지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노쇠, 폐쇄, 정체, 과거 지향, 보수, 체면 중시, 배타성, 권위주의 등 부정적 이미지가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이미지를 극복하고 위기에 빠진 경북 지역을 젊고, 개방적이고, 변화와 도전에 적극 나서고, 소통하고 포용하는 지역으로 탈바꿈하는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신임 도지사는 물론, 110명의 잡아위원회 위원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그런 민간 위원들 모두가 지난 두 달간 치열한 토론과 도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도지사에게 제안한 것이 바로 이 도정 슬로건과 도정 4대 목표, 10대 분야 100개의 핵심 과제다.우리 도민들이 100여 개의 세부 업무 과제를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도정 슬로건과 구체적 목표는 한 번쯤 살펴볼 만하다. '새바람 행복경북!'이라는 슬로건은 침체된 우리 경북 지역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켜, 가정과 사회가 진정으로 행복한 경북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담았다.그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네 가지의 구체적 목표는 이렇다.'일터 넘치는 부자경북' '아이 행복한 젊은경북' '세계로 열린 관광경북' '이웃과 함께 복지경북'. 이렇듯 '일자리'와 '저출생' 문제를 경북이 갖고 있는 풍부한 역사 문화, 자연 생태 자원을 관광자원화해서 극복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도민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나아지는 복지정책으로까지 연결해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담았다.농촌 지역이 대부분인 경북은 소멸 위기에 빠져 있는 시·군의 숫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핵심 산업인 전자·제철 관련 기업들은 하나둘씩 경북 지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정부 정책의 변화로 인해 원자력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국제 정세의 변화와 국정 기조 변화의 영향도 있었지만, 그동안 경북이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안주하고 있던 탓도 크다.위기의 이면에는 기회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사회가 선진화되고, '몰인간화'되고, 기술 중심의 사회로 변해갈수록, 역설적이게도 '자연' '환경' '생태' '농촌' '농업' '공동체' 등의 1차적 가치는 올라간다. 우리 경북 지역이 가진 강점이자 자산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내가 있는 농촌에서부터 새로운 바람이 불도록, 구호가 아니라 정말로 도민들의 삶이 행복하도록, 끊임없이 제안하고, 감시하고, 비판하고 도울 것이다.

2018-09-20 10:12:49

김주수 의성군수

[기고] 사라지는 농촌에서, 살아나는 농촌으로

'청년 유출, 고령화, 인구 감소, 지방 소멸….'농촌이라면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모두 겪고 있는 공통된 이슈들이다.30년 내 소멸 위기에 놓인 전국 상위 10개 지방자치단체 중 의성군은 소멸 우려 지역 1위를 기록하고 있다.하지만 의성군은 위기가 올 때마다 당당히 맞섰다. 2014년 7월 민선 6기가 시작될 당시, 의성군은 지금보다 더 암담한 현실이었지만, 의성군은 위기 앞에 더욱 강한 저력을 발휘했다.지난 4년간 의성 군정 사상 최대 규모인 6천억원의 예산 확보를 통해 빚 없는 살림살이를 가능하게 했고, 4천억원 규모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유치했다. 농산물 공동 브랜드 '의성 진(眞)'을 개발해 농산물 통합 유통 마케팅을 실현했다.이 외에도 귀농·귀촌 대통령상 수상, 경상북도 수출정책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 경북도 시·군 평가 7년 연속 최우수 기관 수상 등 '지방 소멸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리만큼 의성군은 활기를 되찾았다.민선 6기 4년은 침체한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것에 집중했다면, 민선 7기는 지방 소멸 문제에 정면으로 대결할 '이웃사촌 시범 마을' 사업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내년부터 4년간 경상북도와 공동으로 추진한다.의성군 안계면 일대에 일자리와 주거, 복지 체계를 집적시킨 시범 마을을 마련해 청년을 유입시키고,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해 지방 소멸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먼저 '이웃사촌 시범 마을'을 형성하기 위해 청년 주거 단지 200~300가구를 조성한다. 기존 마을을 연계하는 농촌 재생형 시범 마을로, 30가구→100가구→150가구 등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또 마을 주민의 의료→출산→보육→교육→소통의 생애주기 맞춤 이웃사촌 복지 체계도 마련하고, 청년과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의성정책단'도 발족할 계획이다. '이웃사촌 시범 마을'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은 3대 미래 특화산업 육성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 농업 분야는 체류형 스마트 농촌 창업 학교를 운영하고 농업인 월급제, 청년 커플 창업, 청년 마을기업 지원 등으로 청년 농부를 육성한다.식품 분야는 특화 농공단지와 연계한 식품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판매·전시장과 쿠킹 스튜디오, 카페 등 친환경 식생활 체험장도 마련할 계획이다.이처럼 청년 일자리 창, 주거 단지 조성, 복지 체계 구축까지 다각적인 목표를 실현하는 '이웃사촌 시범 마을'은 의성군을 '사라지는 농촌'에서 '살아나는 농촌'으로 탈바꿈시킬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의성군이 '반려동물 산업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반려동물 휴양·분양·치료·장례, 반려동물 훈련, 반려동물 주거타운을 조성한다.의성군은 지역 자산과 관광 자원을 활용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체험형 프로그램과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를 갖춘 농촌 융복합 6차 산업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의성군은 10월 5일부터 7일까지 ▷의성 마늘 투어 ▷의성 마늘 요리대회 ▷의성 마늘 직거래 장터 등 보고, 먹고, 체험할 수 있는 '의성 슈퍼푸드 마늘 축제'를 연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2018-09-19 11:40:21

김충일 대구 동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기고] 보이스피싱,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 9월 한 40대 여성은 검찰청 수사관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았다. "당신 명의 통장이 범죄에 연루돼 고소당했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 알려주는 앱을 설치하면 사건 내용이 검색된다. 통장에 든 돈은 금감원에서 보호해야 하니 전부 찾아서 보내는 직원에게 맡겨라"는 말을 믿고 4천500만원을 찾아 전달했다. # 지난 7월 한 40대 남성은 서민금융지원센터를 사칭하는 자의 전화를 받았다. "저금리 금융 나들목 대출이 있다. 신용도를 조회해 보니 2등급인데, 1등급으로 올려야 된다. 그러자면 일단 캐피탈에서 2천100만원을 대출받아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상환을 하면 최대 8천9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알려주는 앱을 설치하고 자산관리공사에 연락하라"는 말을 믿고 대출을 받은 후, 자산관리공사의 '박경주 과장'을 사칭하는 자에게 2천100만원을 이체했다. 아직도 이런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있는가 생각될 정도로 황당한 것 같지만, 실제로 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한 주마다 3.4건 이상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일부이다. 특히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은 기존의 대출금을 상환 명목으로 개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라고 하거나 인터넷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며 앱 설치를 유도하면 100% 사기 전화임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는 보이스피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2017년 통계를 보면 전국적으로 2만4천259건에 2천470억원의 피해를 당했고 올해도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금융기관과 정부기관 등에서 아무리 예방 홍보를 하여도 근절되지 않는 주요 원인은 지역, 연령, 직업,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부나 기관 사칭 전화를 너무 쉽게 믿기 때문이다. '나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만은 절대 금물이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일단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하고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범인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 동포가 어설픈 우리말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며 실제 수사 절차와 금융과 관련된 전문 용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사전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피해자의 반응에 따라 멘트를 적절히 사용하여 매우 사실적으로 이야기한다. 실제로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층과 교사, 간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피해를 입어 신고를 하러 오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에 대해 이미 알고 있거나, 들어 본 적은 있었으나 자신은 당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가 상대방에게 속아 소중한 재산을 한순간에 날려 버렸다고 자책한다. 가장 간단한 근절 방법은 모르는 전화는 일절 받지 않는 게 상책이나 그렇지 않으면 전화번호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누구인지 부서명, 직위, 이름, 전화번호에 대해 메모한 다음, 전화한 용건을 간단히 물어본 뒤 전화를 끊고, 114를 통해 조회하거나, 기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화번호로 전화하여 직접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마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112에 전화해 물어보면 빠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범인은 전화를 받은 피해자를 철저히 고립시키려 장시간 통화를 유도하니 의심스러운 전화는 그 즉시 끊고, 주변 사람과 상의해 보면 보이스피싱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2018-09-17 11:39:49

허태조 사)한국산림보호협회 중앙회장

[기고]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꼭 해야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얼마 전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는 언론보도였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은 2013년 '팔공산 국립공원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한때 열기가 뜨거웠다. 당시 대구경북의 60여 개 시민단체가 모여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위한 추진위가 결성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또한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을 중심으로 팔공산의 체계적인 보존 관리를 위해 국립공원 승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실무협의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해 부족과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무협의회의 활동이 흐지부지되면서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운동은 물 건너간 일이 되어 버렸다. 연간 2천여만 명이 찾고 있는 팔공산(1,192m)은 영남 지역의 명산(名山)으로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현재 대구시 동구, 군위군 부계·산성·효령면 일부와 영천시, 칠곡군, 경산시, 구미시 등에 걸쳐 있는 광대한 산이다. 팔공산 도립공원의 총면적은 125.7㎢(대구 35.4㎢, 칠곡군 29.7㎢, 군위군 21.9㎢, 경산시 9.5㎢, 영천시 29.2㎢)이다.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봉(1,155m)과 서봉(1,041m)이 양 날개를 펴고 있다. 남동쪽으로는 염불봉·수봉·인봉·노적봉·관봉 등이 이어져 있고, 서쪽으로는 파계봉을 넘어 가산(架山)에 이른다. 팔공산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제9교구 본산인 동화사를 비롯하여 은해사 파계사 부인사 송림사 관암사 등이 있고, 보물 9점, 가산산성 등 사적 2점, 그 밖에 30개소의 명소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명 '갓바위'(보물 제431호)라 불리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은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속설에 따라 해마다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기도를 드리며, 특히 입시철에는 학부모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이외에도 매년 다양한 축제들로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하게 펼쳐지고 있다. 또 동식물 자원과 문화유적지 및 스토리텔링이 무궁무진한 곳이며, 국립공원으로 승격된다면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를 잇는 광범위한 관광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팔공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36년째다. 이제는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야 할 때이다.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은 당연함을 넘어 많이 늦은 감이 있다. 지금이라도 이해관계에 있는 주민들과 지자체가 대승적 차원에서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위해 양보하고, 추진위를 중심으로 민관이 합심해서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위해 시도민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이끌어내는 운동을 펼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관련 공무원들은 2012년 광주 무등산국립공원 지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말만 앞세우는 행정을 펼치는 시행착오는 없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열린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총회에서 "팔공산은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산이다. 이 자연환경을 국립공원으로 하는 문제에도 상생협력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행정당국의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추진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018-09-16 15:51:16

이순석 위원장

[기고]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위한 제언

대구광역시 민선 6기 핵심 공약 사항으로 추진되었던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제가 8월 말 제3기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총회 개최를 시작으로 닻이 올랐다. 필자는 2017년 제2기 때는 창조경제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참여했고, 제3기에는 전체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돌이켜보면 2015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양적 측면에서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즉, 주민참여예산 규모 확대, 주민참여 통로 확대, 8개 구·군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활성화 지원, 운영성과 토론회 개최 및 참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책 추진 등이 있다. 이러한 외연적 확대만큼이나 참여한 이해당사자에 대한 질적·구조적 고도화도 동시에 추진되어야만, 우리 대구시가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주민참여예산 운영 우수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시도에 비해 주민참여예산 위원의 참여와 사업 선정, 사업추진 및 운영 평가와 같은 우수한 활동을 펼쳐가고 있는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보다 충실한 내적'질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필자가 지난 2년간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느껴온 몇 가지 발전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충분한 임기(최소 3년)가 보장되어야 한다. 130억원에 달하는 주민참여예산의 적절한 심의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며, 위원들의 경험은 핵심적인 사회적 자산이다. 현재의 2년 임기는 위원들의 소중한 경험이 사장될 가능성이 높아 본 제도의 실질적인 운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참여위원의 전문성 함양방안 마련이다. 각 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하여 참여위원들의 경력으로 판단하면 이미 각 분야에서 상당한 내공을 쌓고 있지만, '참여예산'이라는 분야는 또 다른 전문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국내외 선진지 견학, 심포지엄 개최 등 전문성 보강의 기회 및 사기진작이 필요하다. 셋째, 국내외 지역별 우수 주민참여예산 단체와의 협정이나 MOU 체결 등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지속적인 교류 확대이다. 대구시에 머물기보다는 전국 혹은 세계 우수 지자체와 교류 협력을 통해 참여위원의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넷째, 주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 설치로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가칭)주민참여예산포럼 출범으로 전·현직 참여예산위원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각 분야 전문가 집단으로 출범하는 주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는 대구시가 국내외에서 가장 모범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주민참여예산포럼을 통한 봉사활동은 참여와 배려가 넘치는 대구시 자치행정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 방안도 필요하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100명의 위원과 더불어 활동하는 공무원들의 기여도가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본 제도의 성공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11월에는 제4기 주민참여예산위원 공모 및 선정이 있다. 역량 있는 시민들의 참여가 대구시 발전의 초석이므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소망하는 바이다.

2018-09-13 11:11:25

배선주 (재)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기고] 사실과 허구, 그리고 감동

보통 '멜로드라마'라고 하면, 남녀 간 사랑과 갈등을 소재로 한 다분히 감상적이고 통속적인 극 정도로 이해한다. 용어를 '격정극'(激情劇)이라는 한자어로 옮기면 그 느낌이 더 강하게 와 닿는다. 하지만 원래는 그리스어의 멜로스(melos·음악)와 드라마(drama·극)의 합성어이다. 음악과 드라마가 결합하는 장르, 그것이 바로 '오페라'가 아닌가. 실제로 이탈리아 오페라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 베르디는 오페라 대신 '멜로드라마'라는 용어를 즐겨 썼다고 한다. 오페라는 장르적 특성상 문학적,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다. 특히 그 작품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며, 적절하게 허구적 인물과 내용이 더해질 때 스토리가 더욱 풍성하고 흥미진진해진다. 이제 곧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를 작품이자,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베르디 중기 걸작 오페라 '돈 카를로'(Don Carlo)가 좋은 예이다. '돈 카를로'는 16세기 스페인 궁정 실화를 중심에 두고 유럽 정치사를 담아낸 작품으로, 오페라를 이끌어가는 다섯 명의 주인공 중 왕 필리포 2세와 그 아들 카를로, 왕비 엘리자베타는 역사책에 나타나는 실존 인물이다. 필리포 2세(재위 1556∼1598)는 이름하여 '무적함대'를 앞세우고 지중해를 장악했던 스페인 최고 전성기의 강력한 국왕이다. 그가 18세에 첫 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아들이 카를로이며, 이후 정략결혼으로 맞은 세 번째 부인이 프랑스 왕가의 엘리자베타 공주이다.카를로와 엘리자베타는 둘 다 1545년생으로 1568년 스물셋에 카를로가 죽고 이어서 엘리자베타도 죽는다. 여기까지는 사실이다. 엘리자베타와 카를로 사이에 혼담이 오갔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은 아버지 필리포 2세와 혼인하게 된다. 오페라 '돈 카를로'가 그려낸 '드라마'에 따르면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를 이룬다. 여인과 아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며, 또한 아들을 남몰래 사랑했던 왕의 정부 에볼리가 질투심에 불타 갈등을 고조시킨다. 아들은 또한 친구 로드리고와 뜻을 합쳐 아버지에게서 핍박받는 플랑드르를 구하고자 한다. 결국 아들의 거사는 실패로 끝난 채 반역죄로 다스려질 상황이다. 그렇다면 엘리자베타와 카를로는 정말 연인이었을까? 카를로는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왕자였으며, 종교적 박해를 받고 있던 플랑드르 지역 자유의 수호자로 떨쳐 일어섰던가? 전해오는 문헌들에 따르면 카를로는 외모에서부터 그다지 호감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또한 자유의 수호자이기는커녕 거만하고 잔인한 인물이라는 기록이 있다. 어쩌면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더욱 극적일 지도 모르겠다.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가 세상에 내놓은 대작 '돈 카를로'는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작품이 아니며, 규모가 크고 연주 시간도 길다. 그러나 개성 강한 주역들의 성격과 상황이 교묘하게 얽혀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능숙하게 그려냄으로써 베르디 최고의 심리 걸작 오페라로 불리기도 한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축제의 첫 무대로 '돈 카를로'를 준비했다. 오페라를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선사할 것은 '사실'도 아니고 '드라마' 자체도 아니며 다만 '깊은 감동'이다.

2018-09-12 13: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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