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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건강한 의사소통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하는 부모-자녀관계를 살펴보면 두 가지 공통적 특성을 지닌다. 첫째는 부모가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있지만, 막상 자녀는 전혀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 둘째는 부모의 말치고 틀린 말이 없는데 전달은 전혀 되지 않는 것이다. 왜 다 자녀가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전달이 안될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청소년기가 되면 원래 말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정체감이 발달하는 시기이면서, 자신의 성장과 성숙에 혼란과 궁금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공감받길 원하는 때이다.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의사소통에서 언어적인 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7%정도밖에 되지 않고, 그 외 목소리, 음조, 억양, 크기 등의 표현같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이 90% 이상에 달한다고 말한다. 즉 의사소통에는 실제적인 음성 이외에 많은 것이 오고 가며,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떻게 말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서로 눈을 맞추고, 언어적인 것과 비언어적인 것이 일치할 때, 대화는 비로소 시작된다. 무엇보다 대화 시의 눈 맞춤은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한 첫 걸음이며, 신뢰하고 존중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심리학자 자크 루빈 교수의 실험에서는 오랫동안 눈을 쳐다보는 커플일수록 애정 설문에서 높은 수치가 나와 눈 맞춤은 호감도와 비례한다고도 보고한다. 자녀의 뒷통수에 대고 하는 잔소리가 먹히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다음으로는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가'에 대한 점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자기중심성을 가지고 '이럴 것이다!'라는 착각이나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적극적인 경청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으로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공감적 반응이다. 적극적인 경청이 이루어질 때에서야 비로소 상대로 하여금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신뢰감을 주게 되고 감정의 표출이 가능해진다. 즉, 그제서야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대화의 기본은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된다. 자녀가 자라면서 점점 멀어지는 부모-자녀관계를 좁히길 원한다면 부모의 옳은 말을 잠시 내려놓고 먼저 자녀의 말을 편견 없이 듣고, 충분히 공감하여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때 대화는 시작된다. 나아가 존중과 신뢰를 보여주는 부모의 모습은 거울뉴런효과에 따라 자녀가 사회에 적응하고 문화를 배워나가며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아는 공감의 힘을 키우고 감정을 이해하는 감성 능력을 키워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게 할 것이다.김은혜 이화아동가족연구소 부모교육전문가
2019-02-27 11:17:56
[매일춘추]자유의 음악, 재즈(Jazz)
'클래식' 음악처럼 '재즈(Jazz)'음악의 감상을 위해서는 약간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이는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좋다/싫다의 판단이 가능한 대중음악과는 크게 구분되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재즈는 친숙해지기 쉬운 상대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인 이유를 찾아보면 '스윙(Swing)'이라는 재즈의 초창기 모습, 춤추기 좋은 '빅밴드(금관악기 위주의 재즈 오케스트라)'음악의 경쾌함과 리듬의 박력이 여러 경로를 통해 매우 빠르고 기교적인 양상으로 변모하면서 결코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출수 없는, 그리고 감상하기에는 까다로운 음악으로 발전하면서 부터이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재즈의 양상은 1950, 60년대를 주름잡던 '싸이키델릭'한 전위적인 음악의 영향을 받게 되고, 드디어 '프리재즈'라는 형태가 등장하면서부터 도저히 재즈연주자의 입장이 아니고서는 음악 자체를 이해할 수 없기까지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70년대에 그 정점을 이룬다.현재의 재즈 뮤지션들은 이런 모든 시도들의 결과를 물려받아, 음악적인 실험과 난해함을 벗고 청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고민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브레드 멜다우'나 '히로미 우에하라'처럼 즉흥연주가 강조된 재즈이면서 클래식을 듣는 듯한 고도의 기교와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준다던지, 색소폰 연주자 브렌포드 마샬리스처럼 다른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하거나, 트럼펫 연주자 윈턴 마샬리스와 같이 과거 스윙재즈의 영광으로 회귀할 것을 선언하기도 한다.이렇게 재즈는 우리에게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사실 재즈를 즐긴다고 말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재즈는 이해하며 감상할 때 더 많은 심미적인 만족감을 전달하는 음악으로 다른 장르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그 매력중 하나를 들면, 재즈는 연주자들의 음악적 깊이가 즉흥이라는 테크닉으로 음악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하나의 리드시트(Leed Sheet : 멜로디와 코드만 적혀져 있는 재즈에서 주로 사용되는 악보)는 시대를 거쳐 무수히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 연주되고 있으며, 또한 각각 연주자들의 고유한 색채와 깊이를 들려주는 음악으로 완성된다. 이처럼 하나의 악보가 시대를 가로질러 연주되기 위해서는 모든 연주자들이 지켜야 하는 공통된 최소한의 음악적인 틀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 틀이 바로 '코드진행(거기에 따르는 스케일)'과 '리듬'이다. 즉 코드진행과 마디의 수, 그리고 리듬만 지켜진다면 그 이외의 모든 음악적인 선택은 연주자의 자유로 맡겨진다는 점이다. 이는 서로의 연주를 비교할 수 있고 또한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으로 서로에게 받아들여지게 하는 잣대로 작용한다. 이것은 작곡가에 의해 모든 것이 악보로 완성된 후 연주자에게 전달되는 클래식과 비교되는 점으로 작곡가 보다는 연주자에게 보다 많은 음악적 자유와 가능성을 열어주는 재즈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서영완 작곡가
2019-02-26 11:15:05
[매일춘추]모리화(茉莉花)를 아시나요?
오페라, 참으로 어려운 예술 장르이다. 오페라는 기본적으로 소설이나 그것을 각색한 대본에 작곡가의 음악을 더하여 만들어지는 장르이다.오페라 작곡가의 입장에서도 음악적 완성 못지않게, 곡을 쓰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장면과 내용을 표현하고 또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숙제였을 것이다.그러한 여러 노력 중, 내용이나 인물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암시하는 방식을 위해 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기법이 라이트모티브(Litemotiv)하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라이트모티브(유도동기)란 극 중의 특정한 등장인물이나 특정한 상황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짧은 주제선율로, 특정된 등장인물이나 상황을 묘사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주제선율을 반복함으로써 극의 진행 중 등장인물 성격의 제시와 상황의 암시를 하는 방식이다. 어떤 주제음악이 먼저 제시되면 그 주제음악을 사용하는 등장인물이 등장할 것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 어떠한 장면에서 어떠한 주제음악이 제시되면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한 음악적 암시와 복선의 역할을 하도록 음악으로 묘사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에서 탄호이저를 유혹하는 베누스베르크의 등장에 '유혹의 동기'가 음악에 제시되며, 환락의 유혹에 탄호이저가 갈등하는 부분에는 '고뇌의 동기'를 음악에 제시하는 식이다.오늘날 가장 사랑을 받는 오페라 작곡가인 푸치니의 작품 중 아마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오페라 투란도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19, 20세기의 전환기에서 당시 음악적 기법을 극적인 내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했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는 그만의 독특하고 탁월한 그러한 표현방식의 요소를 찾을 수 있다.여주인공 투란도트 공주의 주제음악이 그 대표적 부분이라 하겠다. 흔히 우리나라 국민들도 익히 알고 있는 중국의 민요 모리화(茉莉花) 노래를 바로 그 주제음악으로 사용한 것이다.극의 1막에서 어린이들의 합창에 이 멜로디가 도입되는데, 동쪽 산에서 4월이 와도 꽃이 피지 않고 얼음이 녹지 않으니 공주여 나와서 꽃을 피우시고 모든 것을 빛나게 하라는 내용으로 공포정치를 그만하라는 뜻이 담겨있는 가사의 음악이다. 그 후 투란도트 공주가 등장할 때마다 이 주제음악을 제시하고 있다. 원래 중국민요 모리화의 가사 내용도 이와 유사한 것을 볼 때 이탈리아 사람인 푸치니가 중국민요의 내용을 잘 알고, 오페라를 작곡했다는 부분에서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이러한 작곡가들의 숨은 노력을 조금씩 살펴 오페라를 감상하는 것도 오페라감상의 또 다른 재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이현석
2019-02-21 11:01:34
[매일춘추]부모의 사랑이 아이의 스펙
'다둥이 아빠'라는 수식어가 붙은 한 가수가 얼마 전 TV에서 '다둥이 자녀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이 크지 않는가?'란 질문에 '부모의 사랑이 아이의 스펙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의 말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감탄을 자아내어 방송이 나간 후 여러 기사들로 회자되었다. 사실 그 한 문장은 이 시대의 많은 부모들이 고민하는 양육신념의 진정한 방향성이자, 자녀에게 물질적인 것들을 물려주는데 집중하는 현 시대에, '진정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경종을 울릴만한 메시지였다.랜드리스는 아동은 그 누구보다 애정, 소속감, 존중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실제 여러 정서적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이 부모와 상담실에 올 때, 아동 상담가들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도 '질적인 시간'이다. '질적인 시간'은 부모와 아이가 규칙적으로 함께 나누는 특별한 시간으로 매우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자녀를 격려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아이는 부모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가족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대개 이 시간의 가치를 축소하고, 물질적으로 채워줄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높고, 더 좋은 학교와 학원을 찾고 더 좋은 먹을 것, 입을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기 때문에 질적인 시간은 충분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아이들의 방학과 같이 함께 하는 시간이 긴 시기에 부모-자녀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경우도 빈번히 본다. 중요한 것은 단 1시간, 10분을 같이 있더라도 질적으로 서로에게 집중하는 진정한 교감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부모와 규칙적으로 질적인 시간을 갖는 아이는 사랑과 관심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고, 자신이 사랑받고 있고, 특별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실제 보고되는 연구들에 따르면 '질적인 시간'을 잘 갖는 아이는 자존감과 IQ, 집중력에서도 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다. 나아가 이것은 많이 가지지 못한 부모들도 충분히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언젠가 한 아나운서가 매스컴에서 한 고백이 생각난다. "부모님은 가난과 무지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직하게 노동하고 열심히 삶을 일궈낸 그 분들을 보며 체득된 삶에 대한 경이와, 물질적 지원보다 그 분들의 심적인 사랑과 응원이 나의 인생에 큰 뒷받침이 되었고, 그것을 나의 삶을 통해 증명해내고 싶다." 그녀의 고백은 갈수록 성취위주의 비인간화되는 우리 사회에서 부모의 진정한 사랑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큰 울림이 되는 고백이었다. 김은혜 이화아동가족연구소 부모교육전문가
2019-02-20 11:27:32
[매일춘추]현대음악의 신선함
음악역사에서 '클래식(Classic-고전시대)'은 18세기 유럽에서 만들어진 음악들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아는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이 활동했던 시대로, 완벽한 형식·음악자체 구조적인 미를 추구하는 것이 이 시대 작곡가들의 주된 고민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나타(Sonata)'가 바로 이 시대에 발전하고 완성된 완벽한 음악구조·형식으로 받아들여졌다.클래식은 또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있는 악기를 연주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음악들을 통칭하기도 한다. 우리가 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나 현악4중주와 같은 음악을 감상한다면 그 음악이 바로크시대의 것인지 낭만시대의 것인지 아니면 고전시대의 것인지에 상관없이 그저 '클래식 음악을 감상한다'라고 한다. 여기서 사용되는 클래식은 '일류의, 혹은 최고 수준의 어떤 것'이라는 뜻으로 유행을 거스르는, 즉 모든 시대를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인정받아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들을 말한다. 클래식은 이렇게 두 가지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공통점을 들자면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이라는 점이다.우리는 자주, 듣기에 불편함이 없는 익숙한 음악을 '클래식'으로, 익숙하지 않은 표현기법으로 무섭고 파격적인 음악을 '현대음악'으로 크게 구분한다. 20세기 이후로부터 만들어진, 그리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음악을 '현대음악(Contemporary Music)'라고 하는데 클래식이 듣기 편안한 이유는 '공통관습시대'라 일컫는 일종의 약속된 음악적 언어를 사용하던 시대의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음악은 공통관습을 거부하고 작곡가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표현법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모던시대' 이후의 음악, 즉 음악에서 통용되던 음악적 약속이 깨어지기 시작했던 시기 이후의 음악들을 말한다. 마치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각각 자신만의 언어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비교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시도들은 현대음악을 하나의 기준으로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감상에서의 불편함을 초래했고 이는 '현대음악은 난해해', 혹은 '어려워'라는 선입견을 만들어 냈다.사실 현대음악은 전혀 어렵지 않다. 현대음악은 새롭고 신선하고 흥미롭고 자유롭다. 오히려 모든 음악적 제약을 걷어낸 음악이기 때문에 더욱 직관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들리는 소리를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어떠한 의미에 끼워 맞추려고 노력하는 순간, 마음은 답을 찾은 듯 편안해지지만 창작음악으로 다가서려는 스텝은 꼬이게 된다. 음악에서 정답은 없고 그냥 소리를 듣고 느끼고 솔직하게 반응하면 된다. 그것이 생소하고 어색하다면 생소하고 어색함을 작곡가가 '의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음악은 작곡가의 '의도'대로 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작곡가 서영완
2019-02-19 11:28:53
[매일춘추]장벽 허물기
내가 막 대학에 입학한 때의 일인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와 함께 애니메이션 영화를 관람하러 영화관에 갔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앞자리에 앉은 4, 5학년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옆자리의 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에게 계속 영화에 대해 뭐라 뭐라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말겠지'하며 참았는데,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계속해서 쉬지 않고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안 되겠다 싶어 헛기침으로 가볍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고, 여자아이는 눈치채고 말을 멈추었다. 그것도 잠시, 한참 영화가 재밌는 상황이 되자 다시 여자아이의 귓속말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이번엔 여자아이의 어깨를 톡톡 쳐서 고개를 돌리게 한 후 "쉿 다른 사람도 같이 보는데, 조용하게 봐야지"라며 타이르듯 얘기를 했다. 영화가 끝난 후 불이 밝아지고, 아이들이 일어나 객석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여자아이가 먼저 계단 쪽으로 나가 동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자아이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는 뭔가에 크게 머리를 한 방 맞은 느낌이었다. 너무도 두꺼운 안경에 좌석을 손으로 더듬으며, 겨우 누나가 부르는 쪽으로 다가가는 7세 정도 아이의 모습을 본 것이다. 그랬다. 어린 누나가 앞을 잘 볼 수 없는 동생에게 영화의 자막과 내용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었다.얼마 전부터 고령자나 장애인 등이 그들이 생활함에 불편한 요소인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으로 베리어 프리(barrier free)운동이 사회적, 제도적 다양한 분야에서 펼쳐지고 있다. 우리 문화예술계에서도 그러한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베리어 프리 활동으로는 뉴스를 볼 때, 옆에 조그마하게 수화통역사가 나와서 청각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해 수화로 통역을 해주는 것부터, 드라마 등의 자막방송과 시각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한 화면해설방송 등이다. 또 최근에는 영화 분야에도 이러한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하지만 아직 공연의 분야에서는 그러한 부분의 활동이 조금은 미흡한 것으로 생각이 든다.아무래도 영상 등과는 다르게 공연 분야는 사전에 녹음작업을 할 수 없고 녹음을 한다고 하더라도 단락으로 끊어야 하며 또 그런 방식으로 플레이를 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불편함이 누군가에게는 장벽을 허물어 생애 처음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러한 불편함을 오히려 보람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청각장애가 있는 관람객들을 위해 조금은 세세한 무대 상황에 대한 설명이 첨부된 자막을 제공하고, 시각장애가 있는 관람객들을 위해 공연 해설사의 친절한 무대 상황의 설명을 수신기를 통해 전달한다면, 나는 지난 시절 그 어린 남매에게 저지른 실수를 조금은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2019-02-14 12:43:11
[매일춘추]잘 쉬어가기
작년 가을, 필자에게 여러 상황적 여건이 되어 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시기 전력질주하며 달리는 가운데 문득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방향성에 의문이 들었던 때라 더욱 쉼이 간절했다. 그러나 문제는 오히려 쉬면서 시작되었다. 쉴 수만 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지만, 매일 할 일과 챙겨야 할 것들로 정신없던 생활을 뒤로 하고 지금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데에 대한 불안감, 나만 홀로 멈춰있다는 생각으로 서서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긴장이 풀리면서 몸 이곳저곳도 아프기 시작했다. 이러한 불안과 어지러움이 다시 안정을 찾고 쉬기를 잘 선택하였다고 깨닫는 데는 다소 얼마간의 기간이 소요되었는데, 그때 '쉰다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현실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잘 쉬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 이라는 생각이 내내 머릿속에 머물렀다.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데 길들여져 잘 쉬는 것에 무디어져있었던 것이다.사실 잘 쉰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대부분이 쉼의 기회를 가질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TV, 핸드폰 앞에서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쉼을 갈망하지만 제대로 잘 쉬어내지 못하기에 충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에너지를 방전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와 같은 쉼에 대한 도서들은 계속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본다.인간은 하루살이가 아니라 목적과 방향성을 가진 긴 여정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때로 쉬면서 지친 마음과 몸을 돌볼 필요가 있다. 지친 나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속도와 방향을 재정비해나가는 것도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처럼 가만히 있거나 쉬는 것이 불안하여 앞만 보고 계속 달려 나가는 것을 본다. 그리고 이러한 내달림이 결국은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인생은 장거리 마라톤이다. 한번 뿐인 인생, 살면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내가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은 늘 필요하다. 진정한 쉼 가운데 없으면 절대로 안 될 것 같았지만 그 속에서 버릴 것이 보이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찾아야 한다. 제 아무리 열심히 전력질주해도 방향이 잘못되었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오늘 무언가 굉장히 꼬여가는 것 같고 잘 안 풀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요히 나를 들여다 보며 위로를 건네면서 단 몇 분이라도 잘 쉼을 누기기를 권해본다. 김은혜 이화아동가족연구소 부모교육전문가
2019-02-13 11:27:57
[매일춘추]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진로에 대한 걱정을 많이 늘어놓는다. 그들의 고민 중 공통되는 하나는 우리 아이가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림을 월등하게 잘 그리거나, 운동을 특출나게 잘 하거나 음악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으면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그 길을 지원해주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 무엇이든 하다가 중간에 멈추게 될 것 같아서 결국은 가장 안전한 방법인 공부를 잘하도록 만들기 위해 더욱 더 사교육과 공부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런데 세상에 잘하는 것이 없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문제는 비교하는 순간 잘 하는 것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잘하는 것이 있어도 이 세상 어딘가에는 나보다 그것을 더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즉, 비교의 잣대를 '어제의 나'가 아니라 '남'이 되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무능한 인간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타고나기를 위인처럼 태어난 사람도 없을뿐더러, 있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극소수일 뿐 아니라, 심지어 그들조차도 첫 시작 때는 가능성이 보였던 것이 후에 꽃을 피운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을 때가 많다.종종 능력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결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이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인데, 사실은 성실함, 끈기, 책임감 등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능력이다. 천재 화가 고흐도 살아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고 늘 가난에 시달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2천 점이 넘는 그림을 그려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처럼 오늘은 내가 훨씬 남보다 뒤쳐지지만 경쟁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나의 갈 길을 쉬지 않고 걸어가면 그 언젠가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길에서 최고는 아니더라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의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서는 특별하지 않아보여도 그들이 원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하다. 꽃을 피우는 시간은 저마다 다르다. 따라서 떡잎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 자르기부터 하지 말고, 격려라는 양분을 채워주어 멈추지 않고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무한한 신뢰가 요구된다. 처음부터 뛰어난 사람은 잘 없다. 쉬지 않고 시도해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얻을 때,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의 괴리를 마침내 줄여나갈 것이다. 또 설령 그 길이 아니라 할지라도, 다양한 길을 거쳐 간 여정은 한 길만 통과한 것 보다 그 어떤 시련에도 강해지게 만들어 인생을 더욱 깊어지고 풍성하고, 성숙하게 해줄 것이다.김은혜 이화아동가족연구소 부모교육전문가
2019-02-06 13:08:49
[매일춘추]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추운 겨울철에는 역시 귤이 제맛이라, TV 등에서 본대로 난로에 구워도 먹어 보고, 껍질을 잘 말려 차로도 먹어 보고, 요즘 귤이 참 맛있는 계절이다.학창시절 배웠던 말들 중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남귤북지(南橘北枳) 말이 문득 떠올랐다. 이 말의 유래는 제나라의 안영이 초나라 사신으로 갔을 때, 초나라 왕이 제나라 출신의 도둑을 안영의 앞에 끌고 와 제나라 출신은 순 도둑놈뿐이라며 비아냥거리며 안영의 기를 죽이려 했다. 안영은 이에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을 하며, 본디 귤이 물과 토질이 다른 곳에 오면 귤과는 다른 탱자로 변한다고 얘기했다. 본래 선한 제나라 사람이 초나라에 물들어 살게 되어 도둑이 된 것이라며 오히려 초나라의 왕의 코를 납작하게 하였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어린 시절이지만 참으로 재밌기도 하고 뜻깊은 말이라 여겼던 것으로 기억한다.하물며, 귤도 토양이나 그 지역의 기후 등의 요소에 의해 그 모양과 성질이 달라지는데, 우리의 문화예술은 어떠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일반적으로 문화예술 공연이나 축제 등을 기획할 때, 다른 지역에서 성공한 콘텐츠를 모방하거나 아예 통째로 그 콘텐츠나 공연을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물론, 다른 지역에서 성공했으니 손쉽게 성공이 보장된 것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분명, 각 지역 마다의 특성이 있고 지역성 등이 다르다는 부분을 간과(看過)한 콘텐츠가 무조건 우리 지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어느 지역의 축제를 가더라도 그 지역의 특색이나 그 축제만의 차별성이 없이 다 비슷한 형태라는 지적을 받게 되는 것이다.국내에 지역축제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매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럽만 해도 1년에 20만개 이상의 축제가 열리고 있고, 인구 1천600만 명의 네덜란드의 경우만 보더라도 약 5천여 개의 축제가 개최될 정도이니 계량적 숫자만으로의 지적은 아니라, 고유의 개성을 갖고 지역의 차별성을 유지하지 못한 채 주제나 형식이 중복되는 지역축제가 많은 것에 대한 지적일 것이다. 당장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더라도 그 지역만의 특색있는 콘텐츠를 발굴 기획하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노력을 통해 축제 자체가 지역의 특산물 등을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서 만의 역할을 넘어, 그 자체가 지역의 관광, 산업의 중추적 자산이 된 유럽 등 다른 지역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지역의 특성과 차별성, 그 지역만의 노력과 연구를 통해 귤이 회수를 건너 더욱 그 가치를 높이는 천혜향 등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신중함이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2019-01-31 11:22:37
[매일춘추]관계로부터의 자유
우리는 매일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부모자녀, 부부, 친구, 연인, 동료 등 수 도 없이 많은 관계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 이 관계라는 것은 우리에게 위안도 주지만, 스트레스의 주원인이 될 만큼 어렵기도 하다. 인간관계와 관련된 책들이 늘 서점 베스트셀러 10위안에 드는 것도 우리가 늘 관계에 목말라하거나 힘들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물론 서로 다른 인간이 만나 관계를 맺는데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긴 해도, 관계가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보기 싫은 사람을 계속 보거나, 관계가 끝나는 것이 두려워 관계를 위한 관계를 맺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이러한 관계에 대해서 우리는 알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서로에게 집착하거나 소유하려 할 때 그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권력의 힘이나 사랑한다는 이유로 부모가 자녀를,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을, 연인 간, 친구 간에 내 마음대로 하려 들 때 관계는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사실 '너를 위해'라는 이름으로 소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의 깊은 곳에는 나의 만족과 욕심이 있다.인간은 이중적인 존재이다. 사회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존재이기도 하다는 의미이다. 에밀 뒤르켐은 이러한 이중적인 존재를 '호모 두플렉스'라고 명명하여 사회적인 존재에 의해 개인적인 존재가 길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근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자유로운 '개인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먼저임을 더 강조해왔고, 실로 인간은 나면서부터 독립된 인격체이다. 어린 아이를 부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아주 어린 아이들도 자신의 삶을 가지고 있는 독립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하나의 독립된 객체이기 때문에 소유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소유하려 들 때 튕겨나갈 수밖에 없다.따라서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다면 소유와 집착의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각자의 삶을 존중하여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도록 해줄 때 그 사람은 내 곁에 머무르게 된다. 또한, 소유의 마음을 내려놓으면 나를 스쳐 지나가는 모든 관계를 내 곁에 묶어두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어,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만 한다는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스스로에게 좀 더 집중하는 것으로 귀결되어 원래의 '나' 다운 모습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 결국은 나를 더 자유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다고 갈등이 아예 없는 관계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서로에 대한 소유와 집착을 내려놓은 채 개인의 삶을 존중하며 '잘'싸우고 맞춰가는 시간을 가질 때, 관계의 질은 보다 높아지고 스트레스는 좀 더 낮아지지 않을까.
2019-01-30 13:08:50
[매일춘추]과학기술의 발전과 예술
4차산업혁명의 길은 그 과정으로만 본다면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그 단어가 명명되는 그 순간 마치 이 명제에 모든 인류가 맞추어져야 할 것처럼 여기어 졌고 매스컴은 이 변화의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 시키고 있으며 그 변화에 맞추어지지 못하는 인간은 영원한 낙오자가 될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활동을 표준화하는 두뇌연구, 그 표준화된 빅데이터를 학습하는 딥러닝기술,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우리의 선택을 대신해주는 무인시스템, 생산의 틀을 바꾸어놓을 3D인쇄기술, 사람을 도와 많은 일들을 감당해낼 로봇공학, 스스로의 신경망을 만들어 자신의 오류를 보고 없이 수정해 나가게 될 인공신경망 등등의 단어들을 대면 할 때면 우리의 내면에서는 인간으로서의 무력함과 개별성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이렇게 우리의 생각의 속도를 훨씬 앞서는 과학/인터넷기술의 발전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음악의 아버지 바하는 '완벽한 예술은 기술을 숨긴다.' 라고 했다. 작곡에 있어서 기술적인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창작자의 작품을 보거나 들으면서 그것으로부터 감동이라는 것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이유를 단순히 기술의 완성도가 좋았다 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 작곡가의 음악을 판단함에 있어 그가 남긴 어느 단 하나의 작품으로 그 작곡가 전체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작곡가의 작가로서 가지는 방향성이다. 우리는 이것을 작가정신이라고 한다. 어떠한 작품을 지향하고 추구하는가, 어떠한 인생의 무게를 이 작품을 통해 남기고자 하는가, 왜 이런 작품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종합적인 물음을 전재로 작품과 작가 또한 평가 되어져야 한다. 여기서 기술은 그저 작가의 의도를 담아내는 빵틀에 불과하다. 물론 먼 미래에는 우리와 똑같은 인격체를 가진 A.I.가 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키고 더 키워나가야 할 부분은 인간으로서 느껴야 하는 것들을 온전히 지켜나가려는 의지가 아닐까 한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고유영역인 창작성,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자기만족, 예술가로서의 의무와 책임, 인류에 대한 사랑,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예술로의 방향성, 개별적인 음악적 색채감,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 등을 생각한다면 문화라는 거대한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나 평균적인 수치화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서영완 작곡가
2019-01-29 13:2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