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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세금의 정치

[야고부] 세금의 정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 후, 잇따른 언론 인터뷰로 주목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말씀 중 더불어민주당의 4·7 보궐선거 결정적 패인으로 '세금의 정치를 몰랐다'는 점을 지적한 부분은 공감이 '확' 간다.민주당이 박원순·오거돈의 성추행에다가, 세금 폭탄을 투하하면서도 조세 저항에 대한 감(感)이 전혀 없으니 질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일찍이 공자는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가정맹어호)는 걸 꼭 기억해 두라고 당부했다. 공자의 모국 노나라 조정의 실세였던 대부 계손자의 폭정을 비유한 것이다.요즘은 기득권층의 부정부패나, 정부의 가혹한 세금 수탈을 비판할 때 주로 쓰인다. 문재인 정권은 온갖 내로남불과 권력형 비리·부정부패에다, 자신들은 부동산 투자(?)로 떼돈을 벌면서 부동산 투기 잡는다고 세금을 올리고, 공시지가를 급등시키니 국민들이 폭발하지 않을 수 없다.서양도 예외가 아니었다. 프랑스 혁명 역시 앙시앵 레짐(구 체제)의 모순 속에서 제1계급(성직자)과 제2계급(귀족)은 면세 등의 온갖 특권을 누리면서 제3계급(평민)에게 세금을 점점 더 과중하게 부과한 것이 원인이 되어 부르주아지(의사, 변호사, 사업가 등 부를 축적한 전문직) 계층이 봉기함으로써 서막이 올랐다.당시 노동자, 빈농, 인민 등의 프롤레타리아 계급도 상당수가 혁명에 동참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이념에 동조했기 때문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2030'의 행태는 이와 비슷하다. '모든 세대는 평등하며, 각 세대의 존엄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절규의 분노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투표'로 표출했다.'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이것을 너무 잘 알았다. 그러나 돈이든, 공정한 기회와 결과든, 미래에 뒤집어쓸 덤터기든 '내 것을 과도하게 빼앗기는 걸 용납할 사람도 없다'.이번 보궐선거는 청년층이 정부의 보조금 수령자에서 '민주시민'으로 깨어나는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막 불붙은 혁명의 불꽃은 '거짓'과 '위선'의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2021-04-13 05:00:00

[야고부] 폐족 위기의 친문

[야고부] 폐족 위기의 친문

인간의 죽음에 대해 연구한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심리적 반응 혹은 태도가 다섯 단계를 밟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엔 상황을 부정하다가 분노, 타협, 우울을 거쳐 결국 수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을 때도 해당한다.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문재인 정권이 퀴블러 로스가 규정한 5단계 과정을 밟고 있어 시선을 끈다. 4년 동안의 실정(失政)에 대해 국민이 심판을 내렸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선거 결과에 대해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엄중히' '더욱' '보다' 등의 단어들이 동원됐지만 인적 쇄신이나 정책 변화에는 선을 그었다.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심판한 게 아니라 문 대통령의 4년 국정을 단죄(斷罪)한 것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변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기존 정책을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인적·정책 쇄신을 촉구한 민심과 거리가 멀다. 정권을 심판한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싶은 심리가 깔린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남의 탓을 하는 것도 선거 참패를 부정하는 심리와 맞물려 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곡동 개발을) 알고 추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증언이 많았는데 언론이 꼼꼼하게 따졌어야 했다"며 "언론이 편파적이면 민주주의에 상당한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언론, 포털, 검찰 탓 등 다른 원인 찾기에 광분하는 모습에서 선거 참패 부정 심리가 물씬 느껴진다.반성문을 쓴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초선 5적'으로 지칭하고 공격하는 민주당 당원들에게서는 분노마저 엿보인다. "내부 총질" "배은망덕" "초선족"과 같은 격한 문구와 문자 폭탄에서 분노가 뚝뚝 묻어난다.2007년 대선에서 참패한 뒤 친노(親盧)를 두고 폐족(廢族) 말까지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으로 친노는 부활했다. 4·7 선거로 이젠 친문(親文)이 폐족 위기에 몰렸다.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정권 심판을 수용하지 않고 부정과 분노만 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더 엄중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친문이 영영 폐족될지도 모를 일이다.

2021-04-12 05:00:00

[야고부] 봄날의 반곡지

[야고부] 봄날의 반곡지

반곡지는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농업용 저수지다. 대구에서 가까이 있어 반곡지 인근 지역을 자주 가는 편인데, 봄날을 만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반곡지를 보고 즐기려는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네이버 검색 '경산 가볼 만한 곳'(5일 현재) 1위에 반곡지가 올라 있다. 팔공산 갓바위가 2위로 밀려났다.지난달 말부터 경산 상대온천에서 반곡지로 가는 지방도로 성산로에 승용차가 부쩍 늘었다. 주말에는 교통 혼잡으로 주차장 진입이 어렵고, 도로에 차를 세우고 한참 걸어야 할 정도다.저수지가 많기로 소문난 경산 지역의 평범한 동네 못, 낚시광이나 아는 반곡지가 어쩌다 경산 지역 최고 관광지가 됐을까.전국적인 관광지로 인기 높은 청송 주산지가 그러하듯 반곡지는 왕버들 덕분에 알려졌다. 100m 안팎의 반곡지 둑에는 왕버들 20여 그루가 물가에 그림같이 뻗어 있다. 일부는 물속에서 자라고 있다. 1903년 조성됐으니 고목이 된 왕버들은 100년 이상 수령을 자랑한다. 200, 300년 됐다는 추정도 있다.문화체육관광부는 반곡지를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했다. 봄을 맞아 신록이 번지는 왕버들은 좋은 기운을 내뿜는다. 주산지 같은 절경은 없지만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다 보니 사진 동호인의 입소문과 SNS를 통해 알려졌고 여러 드라마 촬영지로도 이름을 올렸다. 현실을 뛰어넘는 사진과 영상의 힘이다.반곡지는 진입로 주변 남산면 일대를 뒤덮은 복숭아밭과 더불어 사랑받고 있다.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저수지는 분홍빛 복사꽃과 어우러져 그 나름 무릉도원이다.볼거리 없는 도시 경산이 반곡지와 복사꽃을 매개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게 꽤 흥미롭다. 세상을 보고 즐기는 눈이 달라졌다. 왕버들과 복사꽃은 오래전부터 그대로인데 반곡지는 봄날을 거쳐 사계절 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이를 알리듯 저수지 주변에 카페도 생겼다.반곡지로 진입하는 마을 고개에는 코로나19가 집단 발생, 우리를 놀라게 한 요양원이 있다. 봄 햇살에도 코로나19 기세는 여전하다. 늙으나 젊으나 인생의 봄날은 또 한 번 가고 있다.

2021-04-06 05:00:00

[야고부] 암호화폐 ‘영끌’ 투자

[야고부] 암호화폐 ‘영끌’ 투자

암호화폐(가상화폐)의 기세가 심상찮다. 대표 주자 격인 비트코인은 4일 국내 시장에서 장중 7천500만 원을 넘어섰고 미국에서도 5만9천 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해 개당 0.000994달러에 첫 거래된 점을 상기하면, 12년 세월 만에 6천만 배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2010년 5월 한 미국인은 1만 비트코인을 주고 피자 두 판을 사 먹었다. 당시 1만 비트코인의 시세는 40달러 안팎이고 피자 두 판 가격이 30달러 정도였으니 그때로서는 나쁜 거래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비트코인을 피자와 맞바꾸지 않고 지금껏 보유했다면 계좌 평가액이 5억9천만 달러(한화 6천660억 원)로 불어나는 기적을 경험했을 것이다.물론 이는 비트코인을 계속 보유했다는 가정 아래의 산술 수치일 뿐이다. 변동성 큰 암호화폐를 10년 동안 묵혀 둘 간 큰 사람은 거의 없다. '본의 아니게 못 팔아서' 대박 난 사연은 있다. 우리나라 검찰이다. 수원지검이 2017년 4월 음란물 사이트로부터 191비트코인을 몰수했는데 당시 암호화폐 처분에 관한 법이 없어서 보관만 하고 있다가 관련법이 정비된 지난달 매각해 국고에 귀속했다. 몰수 당시 2억7천만 원이던 가치는 4년 만에 122억9천만 원으로 45배 폭등했다.암호화폐 성공담이 회자되면서 속칭 '동학개미'들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시장 과열이다. 특히 20, 30대 젊은 세대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몰입하는 것이 그렇다. 월급만 갖고 재산을 불리지 못하는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지만, 너무나 변동성 큰 분야에 속칭 '몰빵' '영끌' 투자까지 마다 않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인다.암호화폐 시장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열리다 보니 시세 모니터링하느라 다른 일을 거의 못 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요즘은 대세 상승장이라서 괜찮지만 언제 하락장으로 전환돼 고통과 불면의 밤을 안겨다 줄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할 청춘기를 암호화폐에 바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고(高)리스크 투자와 도박은 동일한 뇌 내 메커니즘을 띤다. 중독이라는 면에서 둘은 같다. 암호화폐 투자 과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 환기와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021-04-05 05:00:00

[야고부] 한국, 버마와 미얀마

[야고부] 한국, 버마와 미얀마

"한국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지난 2019년 9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얀마에 들러 당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만났다. 그리고 1950년, 북한 남침으로 전쟁을 치르던 한국에 5만 달러 상당의 쌀을 원조해 준 사실을 떠올리며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식민 지배와 민주화 투쟁이라는 두 나라 역사 속 고통스러운 공통점을 떠올리며 유대와 연대를 강조했다.두 나라는 70여 년 전 이런 사연을 간직한 나라였지만 아름다운 선연(善緣) 말고 악연(惡緣)도 있다. 옛 버마 시절인 1983년 10월 9일, 전두환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북한이 저지른 아웅산 국립묘지 폭파 사건으로 경북 성주 출신 서석준 부총리 등 대통령 수행원 17명이 죽고 14명이 다쳤다. 선연과 악연 모두 북한과 얽힌 두 나라의 현대사이다.이런 뒤섞인 사연의 미얀마에서 지난 2월 1일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400명 넘는 국민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지자 여러 한국인이 그들과 아픔을 나누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대구 자매도시인 일본 히로시마 시민단체는 물론, 국내 거주 동남아 4개국(미얀마·스리랑카·캄보디아·베트남) 사람과 함께하는 고통 나눔이 펼쳐지고 있다.특히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국제분과위원장인 최봉태 변호사는 국채보상운동의 나눔 정신을 되새기며 미얀마 민주화 활동 희생자를 돕는 작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최 변호사 등은 불복종 뜻의 세 손가락을 새기거나 양국 국기에 '시민불복종운동 지지' 등 글귀를 넣어 만든 나비 모양 휘장(배지)을 팔아 수익금을 전하기로 했다.북한으로 인한 두 나라의 좋고, 나빴던 인연 위에 이젠 미얀마 군부의 양민 학살이란 불행한 사태로 대구경북이 미얀마와 새로운 인연을 맺는 셈이다. 문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듯, 무엇보다 국채보상운동의 나눔 정신을 이어온 대구경북 사람이 나눔의 나라 밖 실천에 나서니 두 나라 민간 교류에 돌다리를 하나 더 놓는 일 같아 올 4월의 출발이 남다르게 와닿는다.

2021-04-03 05:00:00

[야고부] 운동권 586 빨대론

[야고부] 운동권 586 빨대론

4·7 보궐선거판에서 '문재인'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소속 당명을 뺀 점퍼를 입고 유세를 다닌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선, 2020년 총선을 관통하던 '문재인 (보유국) 마케팅'이 자취를 감춘 것을 보니 유권자들의 심판이 참으로 준엄하다.정권마다 공과가 있기 마련이건만 문 정권은 지난 4년간 무엇을 이뤘는지 손꼽을 만한 게 없다. 북핵 문제는 한 치의 진전도 없고 'K방역'이라 자찬하던 코로나19 사태도 나아질 기미가 없어 국민 피로와 원망이 쌓여 가고 있다. 검찰 개혁을 한다고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국민들이 본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안달이 난 집권 세력의 온갖 무리수였다.거기에 부동산 폭등이 기름을 부었다. 참다못한 국민들이 회초리를 매섭게 들었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 가까이를 가져간 집권 세력의 폭주와 무능으로 인해 나라 꼴이 갈수록 엉망이 되니 분노가 커지지 않을 수 없다. 화들짝 놀란 민주당은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사과하는 게 주요 일정이 됐다. 하지만 국민이 왜 이토록 화났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간파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현 정권의 실패를 깊이 들여다보면 속칭 '운동권 586'의 내로남불과 만나게 된다. 애초에 권력 의지가 희박한 사람의 등을 떠밀어 국정 총책임자로 앉혀 놓은 뒤 이들은 여기저기에 빨대를 꽂아 권력의 달콤함을 만끽했다. 세상에 대한 이해 부족과 자신들만이 옳다는 선민주의에 갇힌 그들이 정작 권력을 잡은 뒤에는 뒤로 호박씨를 까니 국민들이 위선적 행태에 학을 떼고 있는 것이다.집권 세력의 총체적 실패이지만, 결국 문 대통령의 실패다. 그것이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져야 할 숙명이다. 게다가 총체적 국정 실패의 가장 큰 축대를 쌓은 사람이 그 자신이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운동권 586을 내치지 못하고 그들에 둘러싸여 잘못된 정책을 되풀이해 온 과오가 너무도 크다.정치권에서는 요즘 문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고 고향 양산 사저로 내려가는 것에 관심이 쏠려 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퇴직일을 기다리는 공직자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1년은 짧지 않은 시간인데 퇴임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대통령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2021-04-02 05:00:00

[야고부] ‘실패’한 靑 정책실장들

[야고부] ‘실패’한 靑 정책실장들

'문재인 대통령의 유별난 참여연대 편애도 끝이 났다.' 문 대통령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하자 나온 촌평(寸評)이다. 문 정부 출범 후 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등 참여연대 출신들이 정책실장을 차례로 꿰찼다. 새로 정책실장을 맡은 이 경제수석은 전임자들과 달리 경제 관료 출신이다.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 경제·사회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산하에 경제·일자리·사회 수석비서관 등을 거느린다. 파워가 대통령 비서실장 다음이다. 이런 자리에 문 대통령은 참여연대 출신 세 명을 잇달아 기용했다.문 정부 초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기치를 내걸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부동산 문제가 정책실장의 주된 업무로 떠올랐다. 집값 폭등이 민심 악화의 주범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실장들은 부동산 문제로 논란을 샀거나 경질됐다. 장하성 실장은 "강남에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자신은 엄청난 시세 차익을 봤고, 김수현 실장은 "부동산은 끝났다"면서도 정작 집값만 올려놓았다. 김상조 실장은 자기 잇속 챙기기에 급급했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김상조 실장은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 본인 소유 서울 강남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14.1% 올려 내로남불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정책실장이 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자기 집 전세금부터 올렸다.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도 간과했다. 김 실장은 이런저런 핑계를 댔지만 백번 잘못했다. 김 실장은 법 통과 직후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국민은 전세금과 집값 폭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LH 사태로 가뜩이나 민심이 격앙한 상황에서 정책실장이 불난 데 기름을 붓자 문 대통령이 급히 꼬리 자르기를 했다.참여연대 출신 정책실장들은 서생의 문제의식은 있었는지 몰라도 상인의 현실감각은 갖추지 못했다. 외골수 시각으로 정책을 만들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쏟아졌다. 민심을 헤아리는 정무 감각도, 도덕성도 없었다. 참여연대 출신 정책실장들에게 밀려 경제부총리는 '얼굴마담'으로 전락했다. 정책실장들의 실패는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2021-04-01 05:00:00

[야고부] 타락하는 운동권

[야고부] 타락하는 운동권

1917년 10월 혁명에 대한 소련 공식 역사는 레닌 등 혁명 지도자들의 치밀한 사전 계획의 결과로 기술한다. 이에 대한 학자들의 평가는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로 압축된다. 러시아 혁명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러시아 출신 영국 역사학자·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차르 독재 타도에 대한 레닌과 볼셰비키의 공헌은 하찮은 것"이며 "볼셰비즘은 비어 있는 왕위를 계승했을 뿐"이라고 했다. 독일 출신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더 직설적이다. "볼셰비키는 길거리에 방치된 권력을 발견하고 주웠을 뿐이다."이들이 말하고자 한 것은 러시아 혁명은 민중의 자발적 봉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지 볼셰비키가 기여한 바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혁명을 눈앞에 둔 1915년의 러시아 상황을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진실이다. 당시 '빵을 달라'는 파업과 함께 전쟁(1차대전) 종식, 군주정 타도 등 정치적 시위가 폭발했다.여기서 볼셰비키를 포함한 '혁명정당'은 부차적인 역할밖에 못 했다. 특히 볼셰비키는 경찰의 탄압으로 조직이 크게 위축돼 수도 페트로그라드의 당원 수는 500명이 채 못 됐고, 지방은 더 쪼그라들어 있었다. 이런 현실 때문에 레닌도 10월 혁명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1917년 1월 망명지 스위스에서 한 연설에서 이렇게 한탄했다. "구세대에 속한 우리들은 미래의 혁명의 결전을 보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한국의 '민주화'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권의 운동권 출신들은 민주화가 자신들의 공인 양 으스대지만, '운동'할 당시 그들은 말 그대로 '한 줌'밖에 안 됐다. 대학에 다니며 '운동'할 형편이 못 돼 생업에 몰두해야 했던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들의 운동은 운동으로 그쳤을 것이다. 직선제 개헌으로 이어진 6·29선언이 그렇다. 이른바 '넥타이 부대'의 봉기가 아니었다면 운동권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문 정권의 '운동권'은 이를 잘 알아야 한다. 한국 민주화의 '주체 세력'은 자신들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민주화 주체 세력'을 참칭(僭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동 경력 하나만 있으면 당대는 물론 자식까지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법을 만지작거린다. 역겹기 그지없는 운동권의 타락이다.

2021-03-31 05:00:00

[야고부] 조선구마사 vs 문화공정

[야고부] 조선구마사 vs 문화공정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폐지된다. SBS의 '조선구마사'는 조선을 배경으로 하면서 중국 음식과 소품을 올리고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을 내보냈다. 태종과 충녕대군(세종대왕)을 폄하·비하하는 듯한 장면도 문제가 됐다.네티즌의 쏟아지는 비판과 광고 중단에 놀란 SBS와 제작진은 잇따른 '해명'과 '사과'를 했지만 국민적 분노를 잠재우지 못했다. 중국 자본이 투입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100% 국내 자본으로 제작됐다"고 했다.대중문화평론가들은 '연출진의 안일함과 부주의를 탓'하면서 본질을 외면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은 조선에 있었다고 생각하세요?"라면서 '판타지에 웬 역사 왜곡 타령이냐'고 이번 사태를 오히려 '국뽕'으로 폄하했다.모골이 송연해진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방송 중 하나인 SBS와 대중문화평론가들이 무지 탓이든, 의도적이든 간에 중국의 문화공정에 일조(一助)하고 있기 때문이다.판타지 오락물의 탈을 쓴 '조선구마사'의 본질은 중국의 역사(동북공정), 영토(서해공정)에 이은 '문화공정'에 잠식당한 '우리의 맨얼굴'이다. 역사 자문을 맡은 이규철 박사는 "문제 부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고 했다. SBS 측의 '고의성'을 의심할 수 있는 증언이다. 한국사의 최고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을 은연중에 비하하는 연출을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100% 한국 자본으로 제작한 한국 방송의 드라마가 한국(조선)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억지춘향식 중국풍을 연출한 것은 한국인의 정신을 시나브로 훼손하려는 문화공정의 '음모' 이외에 달리 설명할 길을 찾기 어렵다.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주말 신촌 유세에서 화교(중국인)를 등장시켜 '몰표'를 호소했다.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24만 명의 외국인 중 화교, 조선족(한국인 아님) 등 중국인이 절반에 달한다. 중국은 한국인에게 투표권을 주고 있나?원·명·청 시대 황제의 사신처럼 거만했던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 대한민국에 대한 '무례'와 '결례'를 일삼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한마디 뻥긋 못 하는 문재인 정권과 '조선구마사'는 결코 무관하지 않다.석민 디지털 논설실장 sukmin@imaeil.com

2021-03-30 05:00:00

[야고부] 수에즈 운하

[야고부] 수에즈 운하

연간 매출액 6조3천억 원(55억8천만 달러), 하루 매출로는 약 175억 원꼴이다.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에서 벌어들이는 경제적 가치다. 인구 1억 명이 넘는 이집트의 명목 GDP 3천618억 달러(2020년)와 비교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이런 이유로 수에즈 운하는 그동안 분쟁의 대상이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두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다. 이집트를 식민지로 삼은 영국과 1869년 운하를 건설하고 특허권을 손에 쥔 프랑스가 운하를 독점했다. 1922년 이집트 독립 이후에도 운하 통행 수익은 이들의 몫이었다.1953년 이집트 공화국이 수립되고 나세르 대통령이 1956년 7월 국유화를 선포하면서 일대 회오리가 일어난다.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공격한 것이다. '2차 아랍전쟁'이다. 이 공격에 이집트는 패전 위기에 몰렸지만 국제 여론이 들끓고 유엔과 소련, 미국 등이 개입하자 반전이 일어났다. 근 100년 만에 이집트가 운하 소유권을 확보한 것이다. 당시 국유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각료들에게 나세르가 "국제법상 국유화가 불법이지만 운하는 이집트 민중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설득한 스토리는 유명하다. ​2차 아랍전쟁 이후 65년 만에 수에즈 운하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3일 일본 쇼에이(正英汽船) 선적의 20만t급 화물선이 좌초해 통행을 가로막는 민폐를 끼쳐서다. 사고 지점은 남쪽 홍해 수에즈만 입구에서 6㎞가량 떨어진 곳으로 운하 전체 길이는 지중해 포트사이드까지 168㎞다.문제는 운하 불통으로 전 세계 물류의 12%가 발이 묶인 점이다. 하루 51척의 배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데 이번 사고로 세계가 입는 손실이 시간당 약 4억 달러라는 분석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운하 주변에 대기 중인 300여 척의 선박에 실린 화물 규모만 120억 달러에 이른다.유일한 대안인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의 경우 9일이 더 걸리고 막대한 경비나 해적 습격 위험 등이 걸림돌이다. 미 해군이 준설 전문가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선 것도 복구 이외 다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강풍과 기계 결함, 인재 등 사고 원인에 대한 추측도 분분하다. 이번 사고로 이집트에서 TV를 조립 생산해 수출하는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조속한 정상화를 기대한다.

2021-03-29 05:00:00

[야고부] 고용 통계 왜곡

[야고부] 고용 통계 왜곡

올해 2월 취업자는 지난해 동월 대비 47만3천 명 줄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1월에 비해 (2월) 취업자 수가 53만 명 늘어났다"며 "고용 상황이 개선 흐름을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낙관했다. 세금 투입형 일자리를 가동하지 못했던 올해 1월보다 2월 사정이 덜 나쁠 뿐인데,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문재인 정부 들어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풀타임 일자리'가 195만 개 사라졌다.(2017년 2천84만 명→작년 1천889만 명) 반면, 주 40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는 213만 명 늘어났다. 이 둘을 합해 문 정부 3년간 전체 취업자는 18만 명 증가했다. '온전한 일자리'는 대거 사라지고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단기 일자리만 크게 늘어났음에도 '수치상 18만 명 증가'를 근거로 '정신 승리'하는 것이다.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20만~30만원을 지급하는 노인 일자리는 2017년 44만 개였다. 지난해에는 74만 개로 늘어났다. 올해는 80만 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노인 일자리를 포함해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단기 알바성 일자리는 2017년 61만7천 개에서 올해 104만 개로 확대된다.OECD가 집계한 15세 이상 '풀타임 환산 고용률(FTE)'을 보면, 우리나라는 2017년 65.1%, 2018년 63.0%, 2019년 62.0%, 작년 58.6% 등으로 빠르게 떨어졌다. OECD 35개국 중 하락 폭이 가장 큰 국가군에 속한다.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노인이나 청년을 위한 단기 알바성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세금 투입형 일자리'를 마구 늘려 고용 통계를 왜곡하는 것은 문제다. 기업이 만든 주 40시간 이상 일자리 1개와 세금으로 만든 주당 15시간 안팎의 노인 일자리 1개가 동일한 1개로 분류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세금 투입형 단기 일자리를 자꾸 늘림으로써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좋지 않다는 현실'을 외면한다면 국가 경영을 '운'(運)에 맡기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2021-03-27 05:00:00

[야고부] ‘조선구마사’ 논란

[야고부] ‘조선구마사’ 논란

링컨이 흡혈귀 사냥꾼이었다고? 2019년 미국 영화 '링컨: 뱀파이어 헌터'(이하 '링컨')의 스토리다. 할리우드 거장 팀 버튼이 제작했으니 '듣보잡급' 영화도 아닌데 설정이 참 황당하다. 어머니가 괴한에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겪은 링컨이 복수에 나섰는데 원수가 뱀파이어라는 것이다. 링컨은 혹독한 수련 끝에 뱀파이어 헌터로 거듭나고 뱀파이어 조직과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다.'링컨'을 연상시키는 한국 드라마가 있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다. 이 드라마에서 태종과 세종은 조선을 위협하여 멸망시키려는 사악한 악령으로부터 백성을 지키려고 맞선다. 그런데 방송 첫회가 나가자마자 난리가 났다. 방송 중지 국민 청원마저 올라가는 등 파장이 커지자 드라마 광고주들이 줄줄이 떨어져 나가고 문경시도 제작 지원을 철회했다.'링컨'이 이와 유사한 시비에 휘말렸다는 기억은 없다. 그런데 '조선구마사'가 논란을 빚는 연유는 무엇일까. 일각의 주장처럼 우리 국민들이 드라마를 드라마로 못 받아들이는 별난 기질을 지녀서인가. '링컨'과 '조선구마사'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뱀파이어 헌터로서도 링컨은 여전히 멋있다. 영화는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을 히어로로 그려내고 있다.반면 '조선구마사'에서 세종은 이미지가 제대로 깎였다. 언행이 가볍고 효심 빈약한 인물로 묘사된다. 시청자들은 조선왕조의 시작을 모욕하려는 연출 의도가 드라마에 엿보인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충무공과 국민 존경 1·2위를 다투는 세종의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드라마가 훼손하니 국민 자존심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드라마 작가의 전작에서도 한국 역사에 대한 혐오와 비하, 중국의 동북공정 옹호가 있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후폭풍이 더 커지고 있다.SBS는 '조선구마사' 내용을 대폭 수정해 방송을 이어 나갈 뜻을 피력했다. 하지만 사태가 너무 커졌다. 퓨전 시대극이라고 해도 왜곡할 내용이 있고, 넘어서 안 될 선이 있다. 영화 '나랏말싸미'처럼 신미 스님이 한글을 창제했다고 주장하면서 세종의 업적을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거북선이 최첨단 잠수함으로 변신해 왜군을 신나게 격파하더라도 충무공이 멋지게 나온다면 국민들로서 화낼 이유가 없지 않은가.

2021-03-26 05:00:00

[야고부] ‘문재인 시대를 살아보니’

[야고부] ‘문재인 시대를 살아보니’

'백년을 살아보니'. 1920년생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6년 출간한 책이다. 직접 백 년을 살아보니 삶이 이렇더라는 저자의 담담한 고백이 담겨 있다. 책에서 김 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라고 했다. 60세부터 세상사를 두루 이해하며, 75세까지는 얼마든지 정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올해 101세가 된 김 교수와 61세로 '인생의 황금기'를 살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만난 게 장안의 화제가 됐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2주간 자택에서 칩거하다 첫 나들이 대상으로 원로 철학자인 김 교수를 만났다. 윤 전 총장 부친과 김 교수가 친분이 깊은 데다, 윤 전 총장이 김 교수의 책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고 감명을 받은 게 만남의 계기가 됐다.40년 터울인 두 사람의 대화에서 반가운 단어들이 많이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에 김 교수는 "지금 청와대나 여당에서 꺼내는 이야기는 국민 상식과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화답했다. 공정과 정의, 애국심도 대화의 소재가 됐다. 문재인 정권 4년 동안 의미가 변질됐고, 실종됐고, 시궁창으로 굴러떨어진 단어들이다. 문 정권 인사들이 그렇게도 외쳤던 단어들이 두 사람 대화에 등장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김 교수의 "편 가르기를 하면 안 된다"는 말도 시선을 끌었다. "정의는 정의고 불의는 불의인데 편 가르기를 하면 잣대가 하나가 안 된다"고 했다. 문 정권의 편 가르기에 고초를 겪었던 윤 전 총장으로서는 가슴에 와 닿는 조언이었을 것이다.아프리카 속담에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중국에는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늙은 말이 길을 잘 찾아간다는 뜻이다. 오랜 인생 역정을 통해 터득한 경험과 지혜가 소중하다는 비유들이다. 1세기가 넘는 삶을 산 김 교수로부터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이 정치는 물론 인생의 지혜도 터득했기 바란다.사족(蛇足)을 달면 김 교수 책에서 불현듯 문 정권 4년을 결산하는 책 제목이 떠올랐다. '문재인 시대를 살아보니'다. 우리 국민이 이런 제목으로 각자 책을 쓴다면 어떤 단어들과 내용이 들어갈지 불문가지(不問可知)일 것이다.

2021-03-25 05:00:00

[야고부] 여론의 진실

[야고부] 여론의 진실

역사 속 왕조의 끝은 대체로 좋지 않다. 그래서 뒷날 사람은 옛사람의 일을 거울로 삼아 경계로 삼기도 한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언행을 삼가고 작은 징조나 조짐에도 새삼 마음을 다지곤 한다. 하지만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기 일쑤이고 역사는 그렇게 굴렀다.옛사람이 앞날을 알지 못하니 흔히 점(占)을 친 까닭도 그렇다. 삼국유사가 전하는 고구려 보장왕 시절 추남이란 점치는 사람 이야기와 백제 의자왕 당시 무당의 점 설화는 의미가 있다. 나라의 흥망과도 연결된 탓이다. 물론 전하는 이야기를 뒷날 고려 때 기록한 것이라 논란도 있겠지만 그래도 곱씹을 만하다.왕이 함 속에 쥐를 넣어 추남에게 맞히게 했더니 '쥐 여덟 마리'라고 했다. 그런데 쥐는 한 마리였다. 추남을 죽이고 쥐의 배를 가르니 새끼 일곱 마리가 나왔다. 죽은 추남이 신라 땅 김유신으로 태어나자, 고구려는 첩자 백석을 보내 그를 죽이려 했지만 되레 백석이 죽고 고구려는 나라까지 망하게 된 사연의 설화이다.또 백제에서 귀신이 '백제가 망한다'고 외치고 땅속으로 들어가자, 파 보니 거북 한 마리가 나오고 등에는 '백제는 보름달, 신라는 초승달 같다'는 글이 있었다. 왕은 무당이 '보름달은 가득 찬 것이니, 차면 이지러지고 초승달은 차게 된다'는 점을 치자 그를 죽였다. 다른 사람이 '보름달은 성하고 초승달은 미미하다'고 하자 기뻐했으나 나라는 망했다.요즘은 이런 점의 역할을 여론이 대신하기도 한다. 여론은 국민의 마음이 담긴 민심의 흐름인 만큼 선거나 정치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숱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마음을 읽고 정치에 나서고 정책의 방향을 틀기도 한다. 그러나 두 왕조의 점 설화처럼 나쁜 여론은 흔히 무시된다.지금 문재인 정부도 비슷한 조짐이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나쁜 여론이 여럿이지만 당·정의 지도자는 이에 무딘 듯하다. 몇몇 지도자는 되레 더 당당하다. 그러나 비록 죽음을 맞았지만 점을 친 두 사람은 점의 진실을 말하고 역사에 남았듯이 지금의 여론 역시 정부·여당 사람의 외면에도 뒷날 진실을 말할 것이다. 여론의 진실은 4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선거로 드러날 것이다. 봄 같지 않은 요즘이라 갑갑하지만 그래서 참고 기다릴 만하다.

2021-03-24 05:00:00

[야고부] 국내행 ‘추추 트레인’

[야고부] 국내행 ‘추추 트레인’

프로야구가 지난 20일부터 시범 경기로 2021 시즌 대장정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올 시즌 프로야구는 제대로 된 볼거리 하나를 추가했다.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 야구 선수로 꼽히는 진정한 메이저리거 추신수(39·SSG 랜더스)의 등장이다. 등번호 17번과 고가의 시계 선물, 방망이 무게 등 그와 관련된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다.지난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 훌리오 프랑코라는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KBO리그 사상 역대 최고 용병 반열에 오른 그는 실력 못지않게 엄격한 개인 관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술, 담배는 물론 청량음료를 피했고, 단백질 위주 하루 7차례 식사 등 규칙적인 생활, 운동 태도는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때 나이가 42세(메이저리그에 1958년생으로 등록)였다.삼성에서 한 시즌 뛴 프랑코는 심판진의 견제 속에서도 132경기 타율 0.327, 22홈런, 110타점, 79득점, 12도루를 기록하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메이저리그 통산(23시즌), 일본 프로야구 통산(2시즌) 타율도 각각 0.298로 빼어나다.추신수는 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그간의 타자들과는 경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는 부산고 졸업 후 곧바로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16시즌 통산 타율 0.274, 홈런 218개, OPS 0.823(출루율 0.376+장타율 0.447)을 기록했다.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로는 유일한 통산 200홈런 달성자이며 2018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미국행 '추추 트레인'이 은퇴를 저울질할 때인 한국 나이 마흔에 국내에서 운행에 들어갔다. 잘하면 당연한 일로 여겨질 것이고 못하면 비난받을 게 뻔하다. 그는 21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 경기 첫 경기를 3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시작했다.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선 첫 안타로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볼넷과 삼진 후 세 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진루했고 홈까지 밟아 득점을 올렸다.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야구팬들에게 추신수가 보일 야구 품격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KBO리그에서도 화려한 발자취를 남길 것이다.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kgs@imaeil.com

2021-03-23 05:00:00

[야고부] 적반하장의 생활화

[야고부] 적반하장의 생활화

'적반하장'(賊反荷杖)의 뜻을 모르는 사람도 드물지만, '적반하장' 상황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람도 드물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적반하장'은 매우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해괴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내부자 거래) 의혹에 국민의 비판이 쏟아지자, LH 직원이 "우리는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럴듯도 한 말이었다.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잡겠다'며 온갖 정책을 쏟아낼 때 서울 흑석동 건물을 사고팔아 1년 5개월 만에 8억8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대통령 딸은 집을 사고팔아 1년 9개월 만에 1억4천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여러 명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신도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말하자면 LH 직원은 "저 사람들은 다들 무탈을 넘어 잘만 살고 있는데, 왜 우리만 나쁜 사람으로 몰아세우느냐"고 항변한 것이다.변창흠 현 국토교통부 장관을 2019년 4월 LH 사장에 임명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감사 분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을 2018년 3월 LH 상임감사위원에 임명해 결과적으로 '직원 비리'를 방치하게 한 사람도 문 대통령이다. 논란이 된 3기 신도시 사업을 계획, 추진한 것도 문 정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이번 LH 사태와 관련, "우리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적폐 청산을 이루어왔으나 '부동산 적폐' 청산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 정도 당당함은 있어야 하는데, LH 직원들은 징징거리기나 하니 아직 멀었다.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문제 원인 분석이 빠르고, 처방은 과감하며, 태도는 당당하다. 일자리 감소는 기업 탓, 북한 문제 실패는 탈북민 전단 탓, 조국 사태는 검찰 탓, 윤미향 사태는 언론 탓, 부동산 값 폭등은 국민 욕심 탓,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은 감사원의 월권 탓임을 단번에 파악했다. 이 적폐들을 잡는 처방은 과감하게 몽둥이를 드는 것이었다. 기업 두들겨 잡는 법, 대북전단금지법, 검찰 수사팀 해체, 온갖 대출 규제, 관례 무시한 법관 인사,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 등등. 적폐 청산 과정에 저항과 출혈도 있었다. 하지만 문 정부는 흔들리지 않았고 마침내 '적반하장'이 '일상'이 되는 신세계를 열었다.

2021-03-22 05:00:00

[야고부] 대주교의 유언장

[야고부] 대주교의 유언장

지난 14일 선종(善終)한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681자에 이르는 유언장 전문 가운데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있었다. "하늘나라에 대한 열정이 커서 그런 것도 아닌데 나는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교관 구내에 있는 성직자 묘지에 묻혀서 많은 사람이 자주 나를 생각하는 것을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울림이 가슴 깊은 곳까지 닿는다.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자존심 구겼다고 너 죽고 나 죽자고 덤비는 게 세상사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지만 역설적으로,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사람은 이름값 때문에 화를 당한다. 유언장을 통해 본 이 대주교는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다거나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욕망으로부터도 초월한 듯 느껴졌다.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이지만 과하면 좋지 않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일수록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고 한다. 타인의 관심, 인정, 칭찬 등을 통해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인정과 평판은 마치 소금물과 같아서 마실수록 더 심한 갈증을 부른다.이 대주교의 바람과 달리 남은 자들로서는 그를 아름답게 추억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천주교대구대교구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에 드리운 그늘은 너무나 크다. 천주교대구대교구의 현 모습을 사실상 정립한 그는 최고위급 성직자임에도 불구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으며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했다. 10여 년 전 우연찮게 가까이서 뵀던 필자 기억 속 그의 모습도 그랬다. 은퇴 후 행적도 빛났다. 당신이 암 환자였음에도 호스피스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암 말기 환자들의 벗이 되어 주었다.이 대주교의 유언장을 보면서 떠오른 문구가 있다. '하늘을 나는 새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법구경) 그의 유언을 되새기면서 필자는 천주교 신자가 아닌데도 절로 두 손을 숙연히 모았다. 대주교님 뜻, 잊지 않겠습니다. 하느님 품에서 안식하시기를.

2021-03-20 05:00:00

[야고부] “우리 이성윤 총장님”

[야고부] “우리 이성윤 총장님”

동종교배는 같은 종끼리 수정 또는 수분을 하는 것을 일컫는 유전학 용어다. 동종교배를 지나치게 반복하면 유전자에 결함이 생겨 종이 사멸(死滅)하기까지 한다. 동종교배의 폐해는 자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도 적용된다.문재인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동종교배가 심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국민 눈에는 동종교배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정권으로 보일 뿐이다. 청와대 참모진들과 장·차관은 물론 법원·검찰, 국회, 공공기관까지 같은 편끼리 자리를 주고받는 동종교배가 난무한다.문 정권의 동종교배 실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자리가 검찰총장이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했다. 우리라는 말에서 같은 편, 끼리끼리, 동종교배라는 냄새가 짙게 풍겼다. 박근혜·이명박 정권을 박살 낸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확실한 우리 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이 대통령과 정권에 칼을 들이밀자 문 대통령의 윤 총장에 대한 우리 편 환상은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동종교배라는 포인트를 갖고 차기 검찰총장을 유추해 보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에게 이 지검장을 능가하는 우리 편은 없어서다. 이 지검장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불법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 정권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뭉개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 눈엣가시였던 윤 전 총장을 쫓아내는 데도 적극 협력했다. 선후배 검사들로부터 "당신도 검사냐"는 비판까지 받는 이 지검장이지만 문 대통령 처지에서는 검찰총장을 맡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이 지검장은 2019년 검사가 가짜 공문서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불법 출국금지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려 하자 압력을 가해 수사를 막은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다. 그러나 우리 편, 끼리끼리, 동종교배에 혈안인 문 정권은 '이성윤 검찰총장 카드'를 택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는 뭉개고 정권이 원하는 수사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 지검장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주면서 문 대통령이 "우리 이 총장님"이라고 하는 모습을 국민이 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2021-03-19 05:00:00

[야고부] 문재인의 유체이탈 사과

[야고부] 문재인의 유체이탈 사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과는 어렵다. 그래서 사과답지 않은 사과를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자신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이런 면피성 사과는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의 격한 반발을 산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사과는 그 대표 격이 될 만하다.1932년 미국 공공보건청은 흑인들을 대상으로 치료하지 않는 매독의 진행 경과를 연구했다. 그들에게 매독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연구 도중 페니실린이 매독 치료에 매우 효과적임이 밝혀졌는데도 투여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40년간 지속됐는데 그 사이 연구에 참여한 흑인 28명이 매독으로, 100명이 합병증으로 사망했으며, 배우자 40명이 감염됐다.1972년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미국 정부는 1천만 달러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피해자들과 합의했으나 공식 사과는 계속 미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이런 침묵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1997년 미국 정부가 사과한다고 했다. 그 표현은 직설적이었다. "미국 정부는 깊이, 심각하게,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을 저질렀습니다."그러나 자기 문제에 대해서는 모호한 표현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1998년 4분짜리 대국민 사과에서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을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에둘러 말했다. 언론에서는 '부적절한' 이란 단어가 매우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저명한 부흥 목사 빌리 그레이엄의 아들 프랭크 그레이엄은 더 매섭게 비판했다. "클린턴의 죄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그러려면 먼저 죄를 인정하고 모호한 언행을 삼가야 한다. 성경대로 하자면 대통령은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게 아니라 간통을 저질렀다."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도 마찬가지다. 과거 정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사과했다. 2018년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서 "국가 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LH 사태에 대해서는 달랐다.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부동산 적폐"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번 사태가 과거 정부에서 누적된 '적폐'라는 것이다. '무슨 사과가 이래?'라는 소리가 진동한다.

2021-03-18 05:00:00

[야고부] 제보합니다

[야고부] 제보합니다

"대구감옥에서 순국한 분이 계십니다."지난 2017년부터 대구에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를 꾸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의 꿈을 꾸며 지난해에는 사유지 1만5천 평을 내놓은 우대현 대표에게 15일 낯선 전화가 걸려 왔다. 광주예술고의 신봉수 역사 담당 교사였다. 그는 마침 이날 일행과 대구 방문길에 제보할 것이 있다며 전화로 사연을 전했다.내용은 이렇다. 1919년 3·1만세운동 때 전북 순창 출신 23세 청년 송광춘이 대구복심법원에서 징역 10월형 선고로 옥살이를 하다 그해 12월 순국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 애족장을 서훈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에서 펴낸 책에 소개된 옛 대구감옥(뒷날 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명단엔 없다는 제보였다.지난해 6월, 이젠 사라진 옛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발굴에 나서 단행본을 펴낸 대한광복회 백산우재룡선생기념사업회 유족 대표인 우 대표는 신 교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자료 파악에 나섰다. 광주에서 만세를 외치다 먼 타향 대구감옥에서 젊은 나이에 삶을 마친 분에 대한 제보이니 어찌 소홀하겠는가.우 대표는 논문과 언론 보도 등 자료를 통해 사실을 확인, 올 상반기 발간될 개정판 단행본에 송광춘 지사의 소개를 약속했다. 우 대표는 이미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가 발굴을 통해 지난해(180명)보다 많은 204명을 확인한 터에 이번 제보 덕에 순국자를 1명 더하게 됐으니 더욱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지난해 광주에 전달된 단행본에서 빠진 부분을 채울 제보에 나선 데다 청춘을 바친 송광춘 지사의 순국 터인 옛 대구형무소 자리(현 삼덕교회)까지 기꺼이 찾아 현장의 기록 실수도 제보한 신 교사의 마음이 돋보인다. 그의 수고로운 제보로 대구는 물론, 광주의 독립운동사가 좀 더 알찰 수 있게 됐으니 감사한 일이다.그러잖아도 직원 땅 투기 논란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퇴직 직원의 내부 정보 이용 땅 투기 의혹 제보를 지난해 묵살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제보만 잘 다뤘더라면 두 직원의 극단 선택도 막고 호된 국민 질책과 분노, 수사의 동시 다발 재앙을 막고 환골탈태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값진 제보를 무시했으니 화를 자초한 셈이다. 제보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 주는 요즘이다.

2021-03-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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