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관련 기사 목록입니다.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페스트

14세기 중반, 유럽 전역에 이상한 역병이 돌자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1347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시작돼 1351년까지 약 4년에 걸쳐 이 역병이 온 유럽을 휩쓰는 동안 2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유럽인은 이를 '신이 내린 형벌'로 인식해 기도와 금식으로 이겨내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인류 역사상 최악의 돌림병인 이 '흑사병'은 '옐시니아 페스티스'라는 균에 의해 발병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쥐와 쥐벼룩을 숙주로 한 페스트균에 감염돼 3~6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가슴 등의 통증과 기침, 각혈, 호흡곤란, 고열에 시달리다가 사망한다. 내출혈 때문에 피부에 검은 반점이 생겨 '흑사병'(黑死病)이라 불렸다.중세 유럽의 페스트는 몽골의 서방 원정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당시 많은 사람과 중앙아시아·중국 등에 서식하던 쥐들이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페스트를 확산시켰다는 가설이다. 페스트 때문에 당시 유럽 인구의 20%, 많게는 3분의 1이 줄었다. 유럽이 페스트 이전 인구를 다시 회복하는 데는 300년이 걸렸다는 통계도 있다.당시 페스트가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사람과 물자가 들어오면 따로 격리했다. 처음에는 30일간 격리하다가 40일(quarantenaria)로 늘렸는데 영어의 '검역'(quarantine)의 기원이다. 목욕을 하면 모공으로 균이 침투한다는 인식이 퍼져 목욕을 멀리하는가 하면 '신의 분노'를 가라앉힌다며 유대인을 희생양 삼아 처형하기도 했다.며칠 전 중국 베이징에서 페스트 환자 2명이 확인돼 격리 치료 중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환자들은 네이멍구 자치구 거주자다. 현재 북미나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콩고 등도 페스트 발생 지역으로 보고돼 있다.질병관리본부는 그제 "페스트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작고 항생제 비축 등 대응 역량이 충분하다"고 발표했다. 감염되어도 2일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하고 국내에서 발병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스트는 작은 포유동물과 접촉해도 전파되기 쉬워 감염지역 여행 시 특히 조심해야 한다.

2019-11-15 19:37:36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문 정권의 거짓말

카를하인츠 쿠라스. 1967년 6월 2일 서베를린의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팔레비 이란 국왕의 서독 방문을 항의하는 대학생 시위대의 일원인 베노 오네조르크(당시 26세)를 권총으로 사살한 서독 경찰관이다. 이 사건으로 학생 시위는 극좌화되면서 서독 전역이 혼란에 빠져들었다. 쿠라스는 동독의 독일사회주의통합당의 비밀 당원이자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의 첩자였다.'콘크레트'(konkret)는 소프트 포르노와 좌파 정치를 결합해 1960년대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서독의 잡지이다. 발행인인 클라우스 라이너 뢸의 부인이 극좌 폭력단체인 적군파(赤軍派) 단원 울리케 마인호프이다. 콘크레트는 1965년에서 1968년 사이 동독에서 200만 도이치마르크라는 거금을 지원받았다. 편집 방향에 대한 동독의 조종·통제와 함께.이는 냉전 시대 동독에 침투당한 서독의 실상을 보여주는 사례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1990년 독일 통일 때까지 서독에서 암약한 동독 스파이는 무려 3만여 명으로 서독 사회의 전 영역에 침투해 있었다. 이런 사실은 통일 후 슈타지의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당시에는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 쿠라스가 슈타지의 첩자였다는 것도 2009년에야 드러났다.그러나 바로 공개된 것도 있었다. 1974년의 '귄터 기욤 사건'이다. 기욤은 1956년 난민으로 위장해 동독에서 서독으로 잠입한 골수 공산주의자로, 빌리 브란트 총리와의 개인적인 인연을 이용해 브란트의 비서가 된 후 서독의 비밀 정보를 빼내 동독으로 보냈다. 이런 '활약'은 서독 방첩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의 1년에 걸친 수사로 발각됐고, 브란트 총리는 사임해야 했다.문재인 정권이 북한 선원 2명을 강제 북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남쪽으로 넘어온 후 정부 합동조사에서 귀순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도 통일부 장관은 이들이 죽더라도 북으로 가겠다고 말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는 만약 문재인 정권 내에서 '귄터 기욤 사건'과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면 문 정권은 어떻게 했을까라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북한 선원 북송에서 드러난 문 정권의 비밀주의와 거짓말은 이렇게 추론케 한다. '덮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2019-11-15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文정권이 잘한 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반환점에 맞춰 정부가 '문재인 정부 2년 반, 이렇게 달라졌습니다'라는 정책 홍보 자료를 발표했다. 새로운 남북 관계의 토대 마련, 인구 5천만·국민소득 3만달러를 뜻하는 '3050클럽' 가입, 주변 4국과 당당한 협력 외교 추진, 고용 상황 개선 등을 자랑거리라며 늘어놨다. 성찰·반성은 없이 허무맹랑한 포장·자랑에 낯이 화끈거릴 정도다. 정부는 물론 문 대통령과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의 자화자찬을 보며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란 말이 떠올랐다.2년 반 전 취임사 약속 중 문 대통령이 확실하게 지킨 것이 하나 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국민에게 안겨준 것이다. 정치, 경제, 외교·안보, 대북 문제, 교육, 국민 통합 등 국정 모든 분야에서 실패와 부작용이 산처럼 쌓였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살게 됐고,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을 향해 "이건 나라냐"고 따지는 지경에 이르렀다.모든 일에는 빛과 그늘이 있듯이 찾아봤더니 역설적이게도 2년 반 동안 문 정권이 잘한 것도 없지 않다. 우선 '조국 사태'를 계기로 좌파의 민낯을 국민에게 각인시켜 줬다. 어떤 잘못이 있더라도 자기편이면 쌍지팡이를 들고 옹호하는 후안무치, 입에 달고 다니던 평등·공정·정의를 시궁창에 던져 버리는 좌파의 실체를 국민이 잘 알게 됐다.대통령 탄핵으로 지리멸렬해진 우파를 다시 깨어나게 하고 결집하게 한 것도 문 정권의 공적(功績) 중 하나다. 나라를 잘 이끌었다면 누구 말처럼 우파는 궤멸했을 것이다. 그러나 멀쩡한 나라를 망가뜨리고 부순 탓에 우파가 다시 설 기회를 잡았다. 좌파의 전유물이던 '광화문 집회'를 우파가 이뤄내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문 정권 덕분이다.나라를 맡기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국민 대다수가 뼈저리게 간직하게 된 것도 문 정권이 이바지한 바다. 탈원전이 전기요금 인상 청구서로 돌아오게 된 것처럼 사탕발림 약속에 현혹돼 표를 줬다가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 무엇보다 세대와 계층, 지역을 망라해 이 나라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걱정하는 '우국(憂國) 국민'을 기하급수로 늘어나게 한 것을 문 정권의 최대 공적으로 꼽고 싶다.

2019-11-14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선상 반란

작가 박종윤의 중편 '양들의 반란은 깃발이 없다'는 선상 폭동을 다룬 해양소설이다. 물질주의에 매몰된 현대사회의 단면과 인간의 이기심이 부추기는 적나라한 현실을 선상을 배경으로 생동감 있게 그렸다. 1789년 남태평양에서 일어난 '바운티호 선상 반란'은 세계 해양사상 유명한 사건이다. 반란을 일으킨 동기의 특이성과 드라마틱한 과정 그리고 최후의 비극성 때문에 문학 작품과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선장의 독선적인 항해 방침과 지상낙원 같은 타히티 섬에 안주하고 싶은 선원들의 불만, 망망대해에 구명 보트로 내쫓긴 선장 일행의 40여일만의 구사일생, 반란자 추적 색출과 난파, 남은자들의 도피와 수난 행각이 마치 소설 속의 이야기 같기 때문이다. 항해 중 선상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부딪히는 극도의 부조리한 상황에서 인간의 선택 또한 극단적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우리에게 최악의 선상 반란은 '페스카마호' 사건일 것이다. 1996년 여름 남태평양 사모아섬 부근 해상에 있던 원양어선 페스카마호에서 벌어진 일이다. 조선족 선원 6명이 열악한 작업 조건과 강제 하선에 반발해 한국인 7명을 포함한 선원 11명을 무참히 살해한 것이었다. 흉기로 찔러 바다에 버렸는가 하면 냉동창고에 가둬버리기도 했다.반란자들은 배를 탈취해 일본으로 밀입국하려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에게 제압되면서 국내로 끌려와 중형을 선고 받았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페스카마-고기잡이배'라는 이름의 연극으로도 제작돼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최근 동해상의 북한 오징어잡이 배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선장과 동료 선원 16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남쪽으로 쫓기던 북한 선원 2명이 우리 해군에 붙잡혔다는 것이다.그런데 그 오징어잡이배에서 정녕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자마자 북한 선원들은 왜 또 그렇게 전격적으로 북으로 추방되었는지, 국민들은 궁금할 따름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와관련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변호를 맡았던 페스카마호 사건 범인들에 대한 입장과 너무도 상반된다는 것이다. 그저 쉬쉬하기만 하니 모든게 의문투성이다.

2019-11-13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수능 샤프

프로야구 선발 투수에게 등판을 앞둔 하루 이틀은 매우 예민해지는 시기다. 평소의 루틴대로 경기를 준비하는데 동료가 말을 거는 것도 조심스러울 만큼 아주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 쓰는 선수가 많다.류현진 선수도 등판이 다가올수록 말수가 점점 더 적어지고 주변에서 일으키는 작은 소음에도 신경 쓸 정도로 예민해진다고 한다. 얼마 전 시즌 도중에 동료 클레이튼 커쇼가 류현진의 등판 날 로커룸에서 의자 끄는 소리를 냈다가 바짝 긴장했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다. 다행히 류현진이 승리해 커쇼도 한시름을 덜었다고 한다.14일 수능 시험장에서 배부될 샤프 펜슬 교체에 대한 소문으로 일부 수험생들이 술렁댄 것도 같은 경우다. '수능 당일 어떤 샤프를 쓰느냐'는 수험생에게는 민감한 문제여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오를 정도였다. 하지만 당국은 부정행위 가능성을 염려해 샤프 제조사나 종류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수능 수험생에게 소위 '수능 샤프'가 처음 배부된 것은 2006년 수능이다. 2005학년도 수능 때 발생한 '수능폰' 사건의 여파다. 휴대폰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간 광주의 일부 수험생들이 외부에서 정답을 중계하다 적발된 사건으로 314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되고, 일부는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이후 수능 시험장 반입 금지 품목에 모든 전자기기와 개인 필기구가 포함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CI 디자인이 박힌 샤프만 쓰도록 했다.수능 샤프는 2011학년도 수능만 빼고 13년간 한 업체가 납품해왔다. 자연히 수험생들은 모의고사 등에서 동일한 샤프를 미리 사용해보고 손에 잡히는 감각이나 소리 등에 익숙해지게 된다. 수능만 되면 갑작스레 추워지는 '수능 추위'와 마찬가지로 필기구 하나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평가원의 입장대로 수능 샤프 공개에 따른 부정행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소한 부분도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수긍하는 자세다. 아무리 큰 시험이라 하더라도 환경 변화를 이겨내는 것 또한 시험의 한 부분이다. 모두 최선을 다한 수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9-11-12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대구 사과 120년

"네 녀석 고향이 어디지?" "경북 대구입니다." "대구란 게 어느 구석에 있냐 말야!" "부산에서 열차로 서너 시간가량 달리면 대구인데, 사과 생산지로 유명합니다."대구 동촌면 입석동의 독립운동가 이갑상이 일본군 징병 제1기생으로 만삭의 아내와 헤어져 북지(北支·중국 만주)로 끌려가며 50명이 짐짝처럼 탄 4등 군용열차에서 일본인 하사관의 물음에 대답했다. 대륜중학교에 다니던 20세 외아들로 1944년 9월 20일 대구역을 떠나 용산역에 내려 '황군'(皇軍)이 되어 다시 열차로 사지(死地)로 가던 중이었다.그는 세 차례 실패 뒤 1945년 2월 1일 탈출하나 3월 30일 잡혀 4월 28일 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을 받아 서대문형무소 옥살이 중 광복으로 풀려났고, 1975년 회고록 '백의(白衣)의 향가(鄕歌)'에 대구 사과 사연을 남겼다. 이처럼 옛 대구는 사과로 통했는데 대구의 서양 사과 역사는 1899년 외국인 선교사가 남산동 동산병원 사택에 심은 때부터다. 우리 능금(林檎) 역사는 더 오래지만.사과 재배에 적합한 대구는 좋은 돈벌이 터였음은 일본인 기록이 증명한다. 미와 조테츠는 1910년 '조선대구일반'이란 책에서 "대구에 와서(1903년 9월)…땅을 사자마자 곧바로 사과나무 5그루를 심었다. 나와 같은 해 혹은 그 이듬해부터 사과를 심는 일본인이 늘어나 지금은 대구의 대표적 산물이 됐다"고 했다. 가와이 아사오는 특히 1930년 '대구물어'에서 1904년부터 상업적 사과 재배에 나선 일본인 소개 뒤 일본인이 "대구 사과의 성가(聲價)를 올리는데 앞장섰음은 저명한 사실"이라 자찬했다. 1943년 대구부는 '대구부사'에서 "대구의 과수 재배는…능금의 산출액이 가장 많고, 대구 능금은 한국 내는 물론 일본 및 중국 쪽의 시장까지 진출했다"고 밝혔다.대구 사과가 이랬으니 이갑상 대답은 그럴 만하다. 이런 대구 사과의 명성과 역사를 기리기 위해 지난 2일 대구 평광초등학교에서 '대구 사과 120주년 기념 역사 문화행사'가 열렸다. 행사를 연 최주원 광복소나무사랑모임 회장은 "대구에 '사과 역사문화체험관'을 만들기 위해 건립 추진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고 밝혀 관심이다. 옛날과 다르지만 대구 사과 명성을 이어가려는 평광동 사람의 활동이 부디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2019-11-11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장관 패싱'

북한 주민 2명이 7일 판문점을 통해 북송된 데 대해 정경두 국방장관이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이 사건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JSA 대대장이 장관 등 보고 체계를 건너뛰고 청와대에 직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방장관 패싱'이란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임기 반환점을 맞은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는 부정적 단어들이 숱하지만 그중 하나가 '장관 패싱'이다. 문 정부 장관들 가운데 상당수가 패싱(passing)을 당했다.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북한이나 미국, 심지어 자기 부처 안에서조차 열외(列外) 취급을 당하고 있다.경제·사회부총리부터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를 두고 정치인 출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또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 비율을 국내총생산 대비 40% 선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40%의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자 "40%는 불변의 기준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바꿨다.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방안은 며칠 만에 당·정·청 협의에서 없던 일이 됐다.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대학입시와 관련, 정시 확대를 강조하자 교육부 패싱 의혹이 쏟아졌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정시 확대는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교육정책의 핵심인 대입제도를 뒤엎는데도 장관이 까맣게 몰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 장관은 청와대와 미국 정부로부터, 통일부 장관은 북한으로부터 툭하면 패싱을 당하고 있다.'장관 구인난'으로 개각을 못한다는 말까지 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가 정쟁화돼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 실제로 고사한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핵심을 정확히 짚지 못했다. '청와대 정부' 국정 운영으로 '장관 패싱'이 만연해 장관을 하려는 사람이 사라진 탓이 더 크다.

2019-11-09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멧돼지 수난 계절

10년 전 여름 '차우'라는 영화가 개봉된 적이 있다. 고즈넉한 마을을 낀 깊은 산속에서 벌어지는 괴물 멧돼지와 전문 사냥꾼들의 한판 승부를 담은 코믹 공포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실제로 야생 멧돼지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가을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전파의 주범으로 멧돼지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분계선이 가까운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멧돼지 포획도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남방한계선과 민통선 안에서는 군 병력과 민간 엽사를 동원한 포획 작전이 벌어지면서 하루에 수백 마리의 멧돼지가 사살되기도 한다. 남북 접경지역 멧돼지 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간첩보다 더한 '공공의 적'으로 규정된 탓이다. 북한군에 대한 주적 개념이 사라진 비무장지대(DMZ)에는 멧돼지의 월남을 경계하는 눈빛이 더 날카롭다. 하기는 자연 생태계를 고려해서도 멧돼지 개체수는 적합한 조절이 필요하다. 그러나 멧돼지를 죄다 몰살하고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숙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조류독감 전파의 범인이 철새라고 하여 새를 다 박멸할 수는 없지 않은가.따지고 보면 모든 게 인간의 탐욕과 생태계 파괴 때문에 생긴 일이다. 맷돼지의 천적인 맹수들을 멸종시킨 것도 사람들이다.그러지 않았으면 멧돼지가 생태계의 최상위층을 점거하며 이렇게 개체수를 급격히 늘리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개발의 이름으로 서식지를 파괴하고 도토리 등 먹잇감마저 빼앗아가버리니 생존을 위해 농촌 마을은 물론 도심에까지 멧돼지가 출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멧돼지의 무단 침입과 위협으로 간주하고 퇴치 작전을 벌인다.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먹이를 찾아 나서는 멧돼지의 활동 반경이 더 넓어지는 계절이다. 감염 멧돼지가 남쪽으로 내려오기라도 한다면 돼지열병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영하의 날씨에도 효력을 발휘하는 방역 소독제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ASF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서 멧돼지는 더욱 표적이 될 수도 있다. 과거 무장공비 소탕 같은 군사작전이라도 펼쳐야 할지 모를 일이다. 애꿎은 멧돼지와의 전쟁이다. 이래저래 멧돼지 수난의 계절이다.

2019-11-08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박찬주 역풍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은 한나라를 개국한 유방을 깡패나 불한당쯤으로 평가했다. 유방과 사마천은 출생년 기준으로 불과 100년의 시간 차이밖에 없으니 사마천의 이런 평가가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후세 역사가들의 평가도 사마천과 별반 다름없다. 유방은 소싯적부터 품행이 바르지 못하고 게으르며 일도 없이 허송세월한 인물이었다. 한마디로 저잣거리에서나 볼 법한 형편 없는 사람이었다는 평가다.그런 그가 항우를 밀어내고 황제 자리에 오른 것은 아이러니다. 유방은 전략과 전술에 서툴렀으나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재주가 있었다. 또 그의 주위에는 인재가 많았다. 개고기 장수로 미천한 신분이었으나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개국한 번쾌를 위시해 장량과 한신, 소하, 육가 등이 유방의 천하를 열어주었다.그런데 왜 이들은 '불한당' 유방을 도와 대업을 이루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유방은 초나라 병사들이 추격하자 제 자식들을 수레 밖으로 밀쳐내고 달아난 사람이다. 물론 이 같은 단점도 분명 있지만 유방은 주위 사람의 말에 늘 귀를 기울이고 인재를 관리하는 능력이 있었다. 말하자면 인덕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 1호'를 둘러싸고 난리통이다. '공관병 갑질'로 물의를 빚은 박찬주 예비역 대장을 영입하려다 민심의 역풍을 맞은 때문이다. 그를 "귀한 인재"라며 치켜세웠던 황교안 대표마저 정치적 안목을 의심받고 있다. 여기에다 박 씨의 '사령관이 감 따랴' '삼청교육대'에 이어 '우리공화당은 마음의 고향'과 같은 발언은 타는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갑질'과 '공정'은 지금 한국 사회의 흐름과 여론의 저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다. '조국 사태'에 이어 '박찬주 역풍'으로 여야가 번갈아가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이런 사회적 화두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고 엇나간 때문이다.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재를 얻지 못하면 천하를 얻기도 경영하기도 어렵다. 인재를 알아보고 잘 써야 길이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인적 쇄신 의지가 무색하게 인재 영입에서부터 헛발질을 해대는 자유한국당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2019-11-07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독립운동가의 편지

"부주(父主) 전상서(前上書)…조국이 해방되었으므로…불구(不久)에 귀국하겠습니다…자식(子息)은 금년 정월 7일에 안공근 씨의 차녀 안금생과 결혼하였습니다. 안은 조선의 의사(義士) 안중근 씨의 질녀이옵니다…이만 그치고 부주의 강일(康日)을 요축(遙祝)하옵나이다. 자식 한재수(韓再洙) 상(上). 중국에서 사용하는 이름은 한지성이라 하고 있습니다. 11월 5일 중국 중경."올해는 한국 독립을 위해 중국에서 '조선의용대통신'(朝鮮義勇隊通訊·뒷날 '조선의용대'로 개칭)이란 홍보 잡지를 발간한 지 80년을 맞는 해이다. 한국인 첫 무장 군사조직인 조선의용대(대장 김원봉)가 1938년 10월 10일 중국 무한에서 조직되자 기관지로 이듬해 1월 15일(추정) 창간돼 1942년 4월까지 나왔으니 3년 넘는 역사인 셈이다.조선의용대의 대적(對敵) 선전공작 목적으로 펴낸 유가 잡지로, 첫해는 매달 1~3회, 1940년에는 모두 8회, 1941~1942년 겨우 두 차례씩 펴냈으니 42회에 걸쳐 발간됐다. 모든 게 힘든 때라 발행 주기와 지면 수(8~32면)도 고르지 못했다.조선의용대가 주로 대적 선전과 정보 수집, 포로 교육과 공작 활동을 벌이다 1942년 한국광복군에 흡수되자 기관지도 1942년 4월 1일 42기로 끝났지만 업적은 빛났다. 특히 대구경북인의 활약은 평가할 만하다. 필진이 그렇다. 창간~종간호까지 등장한 글쓴이 112명이 372편을 썼는데, 경북 성주 출신 한지성(13차례)과 대구 달성 인물인 이정호(12차례)와 그 부친 이두산(8차례)은 주요 필진이었다. 특히 대구공립상업학교 졸업 뒤 망명한 한지성은 중국어판 주편(主編)을 맡았다.112명 필진 가운데 세 번째 많은 글을 쓴 만큼 한지성은 고향에도 숱한 글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 남은 편지는 한 통뿐이다. 귀국 이후와 한국전쟁 당시 북한 활동 행적으로 보관하던 한 상자 분량의 편지와 자료를 없애야만 했던 지난 정부 시절의 사회적 분위기 탓이었다.최근 그가 태어난 고향 조카(한창동) 집에서 본 유일한 편지 한 통을 '조선의용대통신' 발간 80주년에 읽으니 남다르다. 달리 마땅히 할 일이 없어 글로나마 남겨 대구경북인이 한지성과 이두산·정호 부자는 물론, 이들이 참여한 잡지를 한 번쯤 되새기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2019-11-06 06:30:00

조향래 위원

[야고부] 마음은 콩밭에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로 시작하는 가수 주병선의 노래 '칠갑산'은 딸을 부잣집 민며느리로 보내는 화전민 과부 아낙네의 애절한 사연을 대변하고 있다. 산중 비탈진 콩밭에 홀어머니를 두고 떠나는 딸아이의 심정은 또 어떠했을까. 콩밭 골마다 이랑마다 그렁그렁 맺혔을 모녀의 눈물이 눈에 선하다. 콩밭과 관련한 우리 속담과 이야기는 다양한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일제강점기 '개벽'지에 발표했던 김유정의 소설 '금 따는 콩밭'도 그중의 하나이다. 우직한 농사꾼이 남의 꾐에 빠져 자신의 콩밭에서 금줄을 찾으려다 멀쩡한 밭을 다 헤집어 놓은 채 한 해 농사마저 망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절박한 현실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인간의 허황된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무모한 탐욕이 파멸의 지름길임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표현은 '비둘기는 하늘을 날아도 마음은 콩밭을 못 잊는다'는 속담에서 비롯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땅바닥에 떨어진 먹이를 주워 먹거나 키 작은 식물의 열매를 따먹고 사는 비둘기에게 콩밭은 식량 창고나 다름이 없다. 그러니 숲속 나뭇가지에 앉아 있든 하늘을 날든 관심은 온통 밭두렁의 콩에만 쏠려 있다는 것이다.과거 농토를 갖지 못했던 가난한 농민의 애틋한 마음을 대변한다는 속설도 있다. 소작을 하거나 품삯을 받고 남의 일을 하는 사람은 부잣집 논두렁이나 자투리 땅에 콩을 심었는데 추수 때가 되면 마음이 온통 내가 심은 콩밭에 가 있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 속담의 뜻은 좀 더 악의적이다. 지금 하는 일에는 그저 건성이고 정작 이득이 될 만한 다른 것에만 마음이 쏠려 있다는 뜻이다.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이 최근 이 속담의 표적이 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기금운용본부에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데도 국회의원 출마 예정지역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그는 재임 기간 중 행보가 늘 선거를 의식한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조국 사태의 와중에서 드러난 당사자를 포함한 주변 정치인들의 행태 또한 다를 게 없다.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2019-11-05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국가 실패'

9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에 '실패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정책 실패, 정부 실패를 넘어 '국가 실패'라는 따가운 비판마저 쏟아진다. '국정 농단'은 '적폐 청산'으로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가 실패는 나라의 근간(根幹)을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 국가 실패는 베네수엘라와 같은 나라로 가는 것을 일컫는다. 문 대통령이 어쩌다 2년 반 만에 국가 실패란 소리를 듣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깝다. 국가 실패로 간주하는 이유들이 많겠지만 두 가지를 꼽고 싶다. 국민 통합을 무너뜨린 것과 포용을 망가뜨린 것이다.'아사비야'(asabiya)라는 게 있다. 14세기 아랍의 학자이자 정치가인 이븐 할둔이 저서 '무깟디마'(역사서설)에서 정립한 개념이다. 집단의 구성원들이 하나로 뭉쳐 협력하는 능력을 지칭한다. 쉽게 말하면 국민 통합이라 할 수 있다.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개인적 이익을 제쳐두고 공동의 선을 위해 결속하고 연대하는 역량인 아사비야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국민 통합은커녕 좌파와 우파가 사실상 내전(內戰)을 벌이고 있다. 누구보다 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고 그를 비호하면서 아사비야를 시궁창에 던져 버렸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아닌 특정 진영 수장을 자처한 대통령 탓에 국론은 분열됐고 국민은 둘로 갈라졌다. 국민 통합 실패는 국가 실패로 귀착되기 마련이다.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포용적 경제제도를 뒷받침하는 포용적 정치제도가 번영을 다지는 열쇠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포용을 앞세웠지만 실제 언행은 정반대였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탈원전, 기업 옥죄기 등 경제정책은 포용과 거리가 멀었다. 오만·독선적인 인사와 국정 운영, 공수처 설치 강행 등 정치에서도 포용과는 동떨어졌다.산을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 대통령 자리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이 전반기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면 국가 실패는 확정될 수밖에 없다. 놓쳐 버린 국민 통합과 포용을 되찾아야만 문 대통령은 국가 실패로 가는 수레바퀴를 멈출 수 있다.

2019-11-04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모터사이클 불가론

지난 47년간 아홉 차례나 헌법소원을 냈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일부 '평등권 침해'라는 소수의견에도 헌법재판관 대다수가 안전 문제와 공공 복리를 이유로 '합헌' 결정을 유지 중이다.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금지한 도로교통법 63조에 대한 이야기다.OECD 국가 중 속칭 '오토바이'로 불리는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곳은 한국뿐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몇몇 나라만 빼고 50㏄ 이상이나 125㏄, 350㏄ 이상의 조건에 맞으면 대부분 통행을 허용한다. 우리도 1968년 12월 경부고속도로 개통 당시 250㏄ 이상 오토바이는 고속도로를 달렸다.하지만 1972년 6월부터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1985년부터 6년 반 정도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은 허용됐으나 사고가 급증하자 1992년 이마저도 금지했다. 만약 이를 어기면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처분이 뒤따른다.국내 이륜차 등록 대수는 약 220만 대에 이른다. 이 중 85%는 출퇴근이나 업무용, 배달용 소형 이륜차다. 특히 배달용으로 주로 쓰이는 스쿠터나 퀵서비스용 바이크는 공적(公敵)이 된 지 오래다. 갈수록 그 난폭도가 더해 간다. 상당수 바이크 운전자들이 교통신호마저 무시하고 도로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데도 마구 내달리고 인도까지 점령해 시민들이 치를 떨 정도다. 비싼 보험료 탓에 전체의 43.5%만 보험에 들어 있다.그제부터 대구경찰청이 이륜차 불법운행 합동단속을 시작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30% 줄이기 캠페인으로 11월까지 신호위반과 난폭운전, 불법개조 등을 집중 단속한다. 하지만 단속의 실효성은 늘 의문이다. 단속 기간이 끝나면 또다시 도로는 무법천지로 변하기 일쑤다. 이처럼 오토바이의 위험한 활극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매너 있는 모터사이클 애호가들의 고속도로 진출도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교통법규를 밥 먹듯 위반하고 '난폭 오토바이'가 계속 날뛰는 한 국민감정이 쉽사리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9-11-01 19:11:08

[야고부] 사제(私製) 장원(壯元)

'옥출곤강(玉出崑岡·중국 곤강산에서 나오는 옥)이라한들, 뫼(산)마다 옥이 나며/ 산해진미(山海珍味·맛있는 음식)라한들, 나물 고기 다 먹으랴/ 서원에는 글이 있고, 정신이 있어야지/ 원리가 살아 있는, 옥산서원 최고로다.'최근 경주 안강에 있는 옥산서원에서는 지난 7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한 흥미로운 체험 행사가 열렸다. 특히 이날 백미는 조선조에서 실시한 과거제도의 '관제(官製) 장원(壯元)'에 빗댄 '사제(私製) 장원' 선발이다.평소 고향을 아끼는 북경주(강동·안강·천북·현곡) 출신 출향인들이 모여 만든 '남석회' 회원 부부 60명이 겨뤄 이날 즉석 사제 장원 뽑기 글짓기에서 최고 작품상인 장원 작품은 전직 공무원인 최윤섭 회원의 글이 차지했다.특히 이날 옥산서원에서는 이례적으로 장원 당선 작품을 옥산서원의 방명록인 심원록(尋院錄)에도 실어 보관하기로 결정해 돋보였다. 이런 옥산서원의 조치와 민간 친목단체 행사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먼저 지난 7월 결정된 대구경북 5개 등 전국 9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서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만한 가치가 다양함을 보여준 점이다. 그냥 둘러보는 차원을 넘어 관광의 맛과 멋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9개 서원마다 특색인 만큼 서원 고유의 가치를 살린 이런 행사는 관광객 발길을 끌 만하다.또 있다. 수많은 출향인 모임 회원들의 고향 사랑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자체는 출향인 단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만큼 이들을 고향 발전의 힘으로 삼으려는 노력이 한창이다.특히 과거 문화관광부의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서 전국 시·도 가운데 대구경북은 '애향형'이 전국 최고 비율(43.9%)로 광주·전남(42.5%)과 비슷했다. 그만큼 대구경북인은 고향을 아낀다는 뜻이니 출향 대구경북인의 고향 나들이 발길을 당기고 수준을 올릴 수 있는 이번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이날 행사를 기획한 남석회 김경룡 유사의 "밋밋한 나들이보다 고향 문화를 좀 더 알 수 있는 체험 기회였다"는 뒷평가는 그럴 만하다. 대구경북 5곳 서원을 통한 밋밋하지 않은 고향 문화체험에서 나올 또 다른 사제 장원 작품이 궁금하다.

2019-11-01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조국의 자본주의 사랑

세계적인 명성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평생을 사회주의자로 살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체했을 뿐이다. 그는 대중들에게 '노동자'로 보이기 위해 노동자처럼 옷을 입었다. 그러나 그의 '프롤레타리아' 복장은 일류 재단사가 만든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옷차림으로 파리에 가면 항상 리츠 칼튼 호텔만 이용하고 최고급 샴페인만 마셨다.이런 위선적 행각에 '양심적인' 좌파들은 진저리를 쳤다. 마르쿠제, 호르크하이머 등 프랑크푸르트학파 인사들은 그를 "천박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경멸했고 특히 아도르노는 그가 "노동자처럼 보이기 위해 손톱 밑에 때를 끼게 하는 데 매일 몇 시간씩 허비한다"고 비꼬았다.브레히트는 이재(理財) 감각도 탁월했다. 그는 히틀러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나치 패망 후 돌아와 동독을 조국으로 선택했다. 이는 동독에 엄청난 호재였다. 세계적인 극작가가 동독을 조국으로 선택한 것 자체가 동독의 위상을 보증해주기 때문이었다. 감격한 동독 당국은 브레히트에게 극단과 극장을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브레히트는 이를 이용해 많은 돈을 벌었다. 그는 자기 작품의 저작권은 동독이 아니라 서독 출판사에 넘겼다. 자기 작품의 동독 외 출판과 공연 수익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경화(硬貨)인 서독 마르크화로 받기 위함이었다. 그는 그 돈을 철저히 비밀을 보장해주는 스위스 은행 계좌로 받았다. 이런 사실들은 브레히트를 '자본주의를 사랑한 사회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게 한다.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사모펀드라는 참으로 자본주의적인 재테크를, 그것도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중에 했으니 그렇다. 그래서 드는 의문이 있다. 조 씨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들고 불편하게 사회주의자로 살지 말고 사회주의 국가에서 편하게 사회주의자로 사는 게 어떻겠냐고 하면 조 씨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이다.소련에 자국의 기밀을 넘긴 유명한 영국 간첩단, 이른바 '케임브리지 5인방' 중 하나인 앤서비 블런트가 소련 망명을 권유하는 KGB 요원에게 한 말은 그 힌트가 될 듯하다. "나는 당신네 국민이 어떻게 사는지 잘 알고 있소. 나는 그렇게 사는 게 대단히 어렵고 거의 불가능하오."

2019-10-31 06:30:00

[야고부] 통계의 거짓말

정부와 기업 등을 운영하는 권력 집단은 자신들의 이익과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통계의 거짓말을 종종 사용한다. 국민의 반대를 희석시키고 대중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통계를 활용하는 것이다. 통계 수치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통계의 이중적 잣대 사용이다. 아전인수격의 해석으로 관점을 흐트리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의 인상을 위한 재원 고갈의 위험성 경고 통계는 오래된 수법이다. 대중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현재의 인상된 보험료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내년이 최고로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기업의 엄살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통계라는 객관적 이미지를 악용한 권력자들의 불순한 의도는 그래서 계속될 것이다.독일 학자 게르트 보스바흐는 '통계의 거짓말'이란 책에서 우리가 흔히 대하는 통계나 수치를 보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통계로 포장된 거짓 세상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를 추렴하고 편집하면서 만들어진 통계는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새빨간 거짓말, 통계'라는 책은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극찬한 스테디셀러이다.통계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대럴 허프는 이 책에 '통계로 사기 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입문서'라는 수식어까지 붙였다. 통계가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위한 속임수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이 같은 통계의 현상 미화와 허풍성 그리고 대중의 의식 호도와 현실 조작성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또 경험하고 있다.국민이 체감하고 있는 총체적인 경제 난국에도 대통령의 비현실적 낙관론이 어디서 오는지 어느 정도 짐작한다. 그것은 유리한 부분만 가려내 편리하게 해석한 통계 오독(誤讀)의 결과물이다. 그러니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딴 세상 사람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조국 사태의 여파로 국민의 분노감과 상실감이 한계에 이르렀는데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여전히 40%를 맴도는 것도 그래서 이상하다.통계나 수치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는 안목이 절실하다.

2019-10-30 06:30:00

28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SH시민주주단 창단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퍼포먼스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야고부] 박원순의 언론관

제국주의 일본이 국제연맹에서 탈퇴하면서 전쟁을 향해 치닫던 1933년 8월 9일 일본 정부는 '관동방공대연습'이란 방공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이를 두고 시나노마이니치신문(信濃每日新聞)의 주필 기류 유유(桐生悠悠)는 '관동방공대연습을 비웃는다'는 사설을 통해 방공훈련의 무용성을 통렬히 비판했다."적의 비행기가 일본 상공에 오는 상태가 된다면 그거야말로 일본군의 대패일 것이다. 종이와 나무로만 이뤄진 도쿄 거리는 불꽃을 탁탁 튀기며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실전(實戰)이 앞으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고…이런 가공적인 연습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상상이 간다."이 글로 유유는 일본 군부의 분노를 사 주필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일본군의 대패'라는 유유의 경고가 현실이 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 1944년 말부터 미국의 B-29 폭격기는 일본 상공을 마음대로 휘저으며 일본 전역을 초토화시켰고, 일본의 전쟁 수행 능력은 사실상 정지됐다.그러나 일본 국민은 전혀 몰랐다. 일본 군부가 언론의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유유의 사설이 나온 지 한 달 뒤 일본 정부는 이미 '개악'한 신문지법에 이어 출판사법까지 개악했다. 이를 이용해 일본 군부는 철저히 국민을 속였다. 그 결과 일본의 패배는 돌이킬 수 없게 됐는데도 일본 국민은 황군(皇軍)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만약 일본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반전 여론의 형성으로 태평양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박원순 서울시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를 비판하며 "언론의 자유는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언론에만 해당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곡해서 (기사를) 쓰면 패가망신하는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오만함이 하늘을 찌른다. 어떤 언론이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지 누가 판단하나? 혹시 박 시장 자신이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조 전 장관의 비리 의혹은 언론의 추적 취재가 아니었으면 드러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박 시장의 말은 이런 언론에 재갈을 물려야 한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기류 유유의 입을 틀어막은 일본 군부와 다를 게 뭔가.

2019-10-29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철새의 방정식

한국 정치인에 대한 비유로 가장 적확한 용어를 꼽자면 바로 '철새'다. 옮겨다녀야 생존할 수 있는 '진짜 철새'에게는 실례의 말이지만 정치적 신념이나 가치는 뒷전이고 자기 이해에만 골몰하는 '사람 철새'에게는 딱 어울리는 말이다. 그들의 속물 근성과 경박함은 유권자를 배신하고 우리 정치 풍토를 어지럽힌다는 점에서 적폐 그 자체다.이합집산이 정치의 원초적 생리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와 정치 발전이 전제되지 않은 자리 다툼은 개인 욕심의 결과라는 점에서 배격의 대상이다. 게다가 공익이 아니라 자신의 유불리만 따져 처신하는 이에게는 '민생 정치'라는 말 자체가 언어도단이다.총선이 6개월이 채 남지 않자 벌써부터 '철새'가 정치판에 출몰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조국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기세가 오른 자유한국당 주변에서 두드러지는 기상도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지레 총선 가능성을 비관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던 몇몇 의원들이 최근 이를 번복하자 나오는 비판이다. 날이 추워지자 남쪽으로 떠나려던 철새가 생각을 바꿔 둥지를 꿰차고 버티겠다는 소리다.최근 대구경북 자유한국당 다선 의원들의 공천 배제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중진 의원들이 역정을 내며 물갈이설을 일축했다는 보도도 마찬가지다. "공천은 상대가 있는 고도의 정치행위"라거나 "때 되면 나오는 레퍼토리" 등으로 말을 돌리며 인물 교체 바람을 비껴가려는 것인데 유권자에게는 유쾌하지 않은 변명이다. 그들 말대로 베테랑 없이 이길 확률이 떨어지는 건 맞지만 무능한 베테랑만 많아서는 패전 확률이 더 높다.반면 여당은 초선 의원까지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는 마당이다. "당 지도부의 무능 때문에 정치의 열정과 희망을 잃었다"(이철희)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표창원)는 게 불출마 선언 배경이다.국회의원의 신분이 더 이상 국가 발전과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서면 스스로 떠나는 게 유권자에 대한 바른 도리다. 자리 욕심만 내는 정치인과 그런 정치인이 많은 정당은 고인 물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철새에게는 계속 먹이를 줄 이유가 없다.

2019-10-28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박정희 또 죽이기'

사진 한 장이 있다. 청와대 집무실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보는 박정희 대통령을 찍은 사진이다. 뒷짐을 진 그의 뒷모습에서 먼저 느껴지는 것은 나라를 걱정하는 대통령으로서의 고민이다. 다음으로는 지도자의 고독이 진하게 묻어난다. 고민·고독 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것은 단단함이다. 고난과 시련이 있더라도 전진하겠다는 결의를 엿볼 수 있다. 몇 년 전 박 대통령 리더십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박 대통령 사진이다.오늘로 박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탄에 맞아 서거한 지 40주기가 됐다. 한 세대를 뛰어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박정희 시대'에 머물러 있다. 그가 남긴 공(功)과 과(過)가 나라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를 뛰어넘는 리더십과 혜안, 능력을 보여준 대통령을 우리가 갖지 못한 이유가 더 크다.박정희 리더십 요체는 '하면 된다' 정신, 청빈·소박, 탁월한 용인술, 현장과 실용 중시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은 것과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도 그의 리더십으로 꼽힌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강한 추진력은 박정희 리더십의 고갱이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화학공업 육성, 산림녹화, 의료보험 도입 등 미래 지향 리더십을 증명하는 사례들이 숱하게 많다.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며 무조건 박 대통령을 추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편향된 시각을 갖고 일방적으로 그를 매도하는 것도 옳지 않다. 현대사에 누구보다 큰 빛과 그늘을 드리운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냉철하게 평가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게 맞다. 이렇게 해야만 우리는 박정희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MBC가 방송한 부마항쟁 40주년 특집 다큐드라마 '1979' 2부 '그는 왜 쏘았나?'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김재규의 일방적 주장이 담긴 육성이 고스란히 방송을 탔고 김이 '민주주의 투사'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사생활이 문란한 독재자로 그려졌다. 좌파의 치밀하고 끈질긴 '박정희 죽이기'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2019-10-25 19:44:55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시름의 가을 농심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석유등잔 사랑방에 동네총각 바람났네/…/복돌이도 삼돌이도 단봇짐을 쌌다네//서울이란 요술쟁이 찾아갈 곳 못 되드라/…/헛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달래주는 복돌이에 이쁜이는 울었네.'한국전쟁이 끝나고 1956년에 세상에 선보인 유행가 '앵두나무 처녀'라는 노랫말로, 3절 가사의 일부이다. 60년 넘는 세월이 흐른 노래이지만 읽을수록 우리 농촌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미리 내다본 듯한 가사로 보여 신기할 따름이다.1절은 몰래 도시로 떠난 농촌 동네 처녀의 이야기를, 2절에는 도망간 신부감을 따라 덩달아 떠난 동네 총각의 애환을 담고 있다. 그리고 3절에서는 서울로 간 동네 처녀에게 고향 농촌으로 갈 것을 설득하는 내용을 읊은 것으로 보인다.한국 농촌은 산업화 시절 동안 급격한 이농(離農)에 따른 젊은 남녀의 농촌 탈출로 일손 부족에다 고령화까지 겹쳐 이미 위태로운 목숨이다. 그런 도도한 이농의 물결 속에 단비처럼 2000년 전후 농촌은 종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맞았으니 바로 귀농(歸農)과 귀촌(歸村) 행렬의 모습이었다.'앵두나무 처녀'의 노랫말 예언(?)처럼 농촌은 지난 70년 궤적에서 이농에서 귀농의 다른 모습을 맞고 있다.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의 거센 농산물 개방 압력에 겨우 버틴 농촌이 귀농과 귀촌에 그나마 희망을 갖기에 이른 셈이다. 그런데 결실의 이 가을, 농심(農心)이 또다시 시름으로 가득하게 됐다.우리 앞에 놓인, 세계무역기구에서의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여부 결정 때문이다. 정부가 곧 개도국 지위 포기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럴 경우 외국 농산물 관세 문턱을 낮추거나 국내 농업 보호 지원 축소 등으로 농업은 또다시 위기를 넘겨야 한다. 사실 1986년 시작된 세계적 농산물 시장 개방화의 험난한 파고로 농촌은 언제나 주름살이었다. 나라 경제와 형편이 후진국에서 개도국, 다시 중진국과 선진국 문턱을 넘으면서 우리 농업은 타협과 양보, 개방의 대상이었으니 말이다.시름 가실 날 없는 농민의 타는 마음을 어찌 달랠까. 농심에 희망을 예언할 또 다른 '앵두나무 처녀'의 노랫말 등장이라도 기다리고 싶다.

2019-10-25 06:30:00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