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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

[기자노트] 명품 성주참외의 위기

성주참외는 전국 참외생산량의 70%를 넘는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고, 꾸준한 품질개선과 이미지를 높이면서 명품 반열에 올랐다.특히 우리나라 농산물 대부분이 서울 등 대도시 유통시장에서 도매가격이 형성되는 데 반해 성주참외는 산지에서 가격이 정해지는 것은 물론, 전국 참외가격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성주참외가 전국 참외 생산과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성주참외가 큰 시험을 치르게 됐다. 대학입시 수준을 넘어 한 번만 잘못 보면 나락에 떨어지고 성주지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험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가 그것이다.PLS는 국내에서 사용되거나 수입식품에 사용되는 농약성분 등록과 잔류허용 기준이 설정된 농약을 제외한 기타 농약에 대하여 잔류허용 기준을 0.01ppm 이하로 일률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다.지금까지는 참외에 병해가 생기면 농민은 자신이 선호하는 약제를 살포해 농사를 지었다. 독성의 정도에 대해 시비는 있었지만 약제는 어떤 것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PLS가 시행되면 허용된 약제만 사용해야 한다. 허용되지 않은 약제를 사용하면 0.01ppm 이하 잔류허용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다. 0.01ppm은 거의 불검출 수준으로, 사실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만약 허용되지 않은 약제를 사용해 잔류허용 기준 이상의 농약 성분이 검출되면 해당 참외의 폐기는 물론, 성주참외 전체가 도매금으로 농약참외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전국 참외생산량의 70%, 압도적 시장점유율, 지역경제의 중추 성주참외로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문제는 참외농민들이 해당 병해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의 종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농약회사들이 품목당 큰 비용이 드는 목록 등재에 소극적인 탓이다. 이로 인해 특정 병해에 특정 약제를 선호하는 농약사용 습관이나, PLS를 가볍게 여긴 일부 농민의 안일한 대처가 성주참외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온다.농민들은 준비가 덜 됐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행을 밀어붙이고 있고, 생산이력제 도입 등 적극적 대응이 시급한데도 행정기관과 참외농가의 대응·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성주참외의 명성은 수십 년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도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위기에 직면한 성주참외가 걱정이다.

2018-10-04 11:41:42

전병용 기자

[기자노트] 구미경제 살리러 온 게 맞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대구·경북을 텃밭으로 하는 자유한국당이나 똑같습니다."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대구·경북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이 11일 구미를 방문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지난달 29일 구미를 다녀갔다. 민생현장을 챙기겠다며 구미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여당의 당대표가 취임 이후 첫 행보로 구미를 찾자 시민들은 한껏 기대했다. 그러나 여야 대표는 구미를 향한 아무런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입으로는 모두 "구미 경제를 살려보겠다"고 했으나 정작 간담회에 지역 경제 수장인 상공회의소 회장과 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은 초청하지 않았다.특히 한국당 간담회에는 장세용 구미시장(중국 출장)을 대신해 이묵 부시장이 참석했으나 앉을 자리도 마련하지 않았다.게다가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일행이 방문한 기업은 공장 가동이 멈춘 곳이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자세부터 의문이 가니 내놓는 결과에서 진심을 읽을 수 있을까. 기업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로제 때문에 기업 채산성이 없으며, 기업을 경영할 마음이 없어진다"고 호소하며 "수도권 규제 완화로 구미 기업들이 빠져나가니 대책을 세워달라"는 건의를 했다. 이에 한국당은 "당의 힘이 없어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는 변명만 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는 없었다. 구미공단의 한 기업 대표는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구미는 대한민국의 수출 전진기지로서 경제 성장에 한 축을 담당했었지만, 지금은 초라할 만큼 경제가 위축됐다. 구미 시민들이 민주당이나 한국당에 바라는 것은 하나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에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6·13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에서 자치단체장(구미시장)을 배출해 교두보를 만들었다. 한국당은 대구·경북을 텃밭으로 두고 있다. 여야 공히 구미 5단지 대기업 유치에 당력을 모아야 할 상황이다.2년 뒤면 총선이다. 경제 회생의 노력 여하가 선거의 결과로 이어질 것임을 여야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8-09-12 17:30:41

[기자노트]영풍석포제련소, 엎드려 절받기식 대응은 이제 그만

반세기 동안 침묵 속에서 은밀한 조업을 해오던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행정기관의 환경개선 명령에도 공장을 멈출 수 없다며 소송으로 대응해 오던 이곳이 최근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폐수 방류 등으로 경상북도로부터 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자 갑자기 홍보 활동에 나서는 등 엎드려 절받기 식 대응을 하고 있다.지난 26일에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 행정심판 심리를 앞두고 '48년 만의 공장 공개'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행사를 열었지만, 제한적 공개 탓에 도리어 꼼수 타개책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영풍석포제련소가 그동안 보인 행태는 분노를 사기 충분했다. 1970년 영풍이 낙동강 최상류 봉화군 석포리에 아연제련소를 세웠을 당시 일본에서는 '이타이이타이' 병의 원인으로 아연제련소와 중금속 광산 등이 지목돼 공장들이 퇴출당하던 시기였다.선진국에서 퇴출시키던 아연제련소를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봉화군 산골 오지에 세울 때부터 영풍의 꼼수는 시작됐다. 영풍석포제련소가 연매출 1조4천억원대의 초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동안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영남인들은 상류에 제련소가 있다는 데 대한 불안감을 가져야 했다.이 문제에 대해 안동지역구 김광림 국회의원은 "낙동강 수계 1천300만명이 머리에 독극물을 이고 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당시 김 의원은 "영풍석포제련소에서는 황산탱크로리 전복, 황산누출, 유독성 산업폐기물 불법매립, 저수조 폭발사고 등 많은 환경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낙동강 상류구간에서 발생하는 물고기 집단 폐사가 영풍석포제련소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더 큰 문제는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는 아연제련소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014년 영풍석포제련소는 1천400억원을 들여 불법으로 아연슬러지 재처리공장(제3공장)을 짓다가 적발됐다.지자체의 원상회복 명령에도 공사를 재개했고 14억원 가량의 이행강제금을 내는 등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돈으로 해결했다.현재 네이버나 다음 등 대형포털 사이트의 지도정보 서비스에서는 제3공장의 위치가 표시돼 있지도 않다. 환경단체들은 이마저도 국민을 우롱하는 영풍의 눈속임이라 지적하고 있다.이제는 세상이 변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환경문제에 민감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사기업의 돈벌이에 국민의 건강과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환경을 담보로 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영풍석포제련소도 자신들의 사업이 정당하다면 이제라도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한다. 제련소 설립 당시 관여했던 정부에서도 잘못을 통감하고 지금부터 철저한 상시감시를 통해 꽁꽁 숨겨진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

2018-07-29 17:20:53

김태진 기자

[기자노트]그릇 큰 경북도교육청의 기자회견

9일 있은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의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은 온전히 15분 정도였다. 질문은 5개였다. 어떤 질문과 답이 나왔는지 대강이라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짧았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기자회견은 11시 25분이 채 안 돼 마쳤다. "시간 관계상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는 말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여기저기에서 나지막하게 들려온 "시간 관계라니 아니, 이게 무슨…"이라는 불평 섞인 항의를 듣고서야 기자회견이 끝난 걸 알았다. 50명이 넘는 기자들은 사진 배경용 들러리 역할을 해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시절 데자뷔라 해도 할 말 없을 정도였다. 손을 재깍재깍 들어 적극적으로 질문하지 않은 기자들 탓도 있다. 그러나 경북도교육청 공보관실의 해명은 궁색하다 못해 아연실색 자체다. "그때(11시 25분쯤) 마쳐야 배식하고 밥 먹을 시간인 12시에 맞아서…." 그렇다면 기자회견은 애초부터 11시에 시작해선 안 됐다. 취임 직후 교육감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면 부끄러움은 경북도교육청 출입기자들의 몫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왜 이런 기자회견을 진행한 걸까. 다른 정부기관과 달리 경북도교육청의 점심시간 시작은 11시 40분부터다. 전체 인원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없어서 시간을 쪼개 순서대로 먹는다는 해명도 나온다. 경북도교육청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400명, 테이블 좌석 수는 200석이다. 그러나 이런 사태는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경북도교육청은 매달 한 차례 각 부서가 돌아가면서 기자브리핑을 열어 브리핑을 겸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자료 설명에 질의응답까지 20~30분이면 끝난다. 매번 점심시간에 맞춰 곧바로 식사하는 자리로 이동한다. 김영란법 시행 직후 각 부서별로 기자브리핑에 들어간 비용이 얼마인지 자료를 요청해 받은 적이 있다. 놀랍게도 회당 100만원씩이었다. 각 부서별로 회당 100만원씩 기자님들 밥 먹이는 데 혈세를 들였다는 것이다. 교육감의 첫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이 시간 관계상 15분에 그친 건 우연이 아니다. 이쯤 되면 밥이 우선이다. '오래된 습관'이다.

2018-07-10 05:00:00

유광준 서울 정경부 기자

[기자노트] 대구경북 정치인들 '낄끼빠빠' 할 줄 알아

언제부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말 줄임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버카충'은 '버스카드 충전'을 압축한 신조어다. '낄끼빠빠'도 그 가운데 하나다. '낄끼빠빠'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란 의미이다. 주어진 상황 그리고 자신의 처지, 본분, 분수에 맞게 처신하라는 주문을 담고 있다. 일부 대구경북 정치인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듯하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대구 동을'4선)는 낄 때 끼지 못 하고 빠진 사례다. 그는 한동안 대구경북을 대표할 차세대 정치지도자로 주목받았다. 그가 보수진영의 강도 높은 혁신과 개혁을 주장할 때 고개를 끄덕인 지지자 상당수는 대구 출신 정치인의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 각오에 높은 점수를 줘왔다. 그런데 유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초토화(기초의원 1명 당선)되고, 자신이 영입한 대구시장 후보가 득표율 6.5%의 부진을 보였음에도 '고향'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대구경북에 대한 유 전 대표의 침묵은 직무유기이다.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동갑)은 낄 때가 아닌데 낀 경우라는 지적을 받는다. 그는 지난 15일 동료 초선의원 4명과 함께 '지난 10년 간 보수정치를 실패한 책임을 묻겠다'며 당내 중진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당장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적반하장이란 비아냥이 나왔다. '공천 학살' 논란이 일었던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전력 탓이다. 특히 지난 총선 과정에선 '진실한 친박들만 모였다'는 자리에 참석해 지지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고 고향(경주)과 대구 출마를 두고 갈팡질팡하다 친박 공천 후광을 등에 업고 대구에 공천을 받았다. 탄핵 정국에선 침묵했고, 헌법전문가이면서도 지방분권형 개헌에는 회의적이었다.정치권에선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마지막 막말'이라며 언급한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등이 정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여옥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진박 인증하던 정종섭, 보수 궤멸의 진짜 책임자인 그대부터 그만 두시라'고 일갈했다.강효상 한국당 의원(비례,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은 당연히 낄 때이지만 전력을 다해 벗어나려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홍준표 전 대표에게 여론을 충실하게 전달하고 제대로 보좌했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홍 대표가 대선주자로 떠오르기 전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가 당권을 잡자 대변인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이 가장 원하는 지역구, 그것도 누구나 부러워하는 보수 텃밭의 한 가운데를 지역구로 받았다. 하지만 이제 강 의원은 홍 대표와 자신이 함께 언급되는 것을 피한다. 책임론의 '책' 자라도 나올라치면 '홍 대표가 어디 남의 말 듣는 사람입니까!'로 응수한다. 나아가 과거보단 보수의 미래를 얘기하자는 '세련된(?)' 방법까지 동원한다.

2018-06-18 05:00:00

[기자노트] TK정치, 비정상의 정상화를 고대하며

'후보자는 유권자에게 자신이 당선되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약속하고, 당선된 뒤에는 약속을 성실히 실천하고, 차기 선거에서 자신의 임기 중 공과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초등학교 교과서가 규정한 이상적인 정치의 모습이다. '약속-실천-책임'이 정치 작동원리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대구경북(TK)의 정치를 이 기준에 적용해봤다.우선 자유한국당이다. 그동안 TK는 '공천=당선' 공식이 작동하는 텃밭이었다. 그래서 유권자에게 딱히 약속을 할 필요가 없었다. 다소 깐깐한 유권자를 만나면 '우리가 남이가!'로 돌파했다. 더 힘들다 싶으면 '빨갱이'를 읊었다. 현역 정치인에게 왜 공약을 지키지 않고 존재감도 없느냐고 물으면 남 탓, 상황 탓 핑계만 돌아왔다.그동안의 공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2016년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투표일 직전 '한 번만 살려 달라'는 읍소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들린다.최근 만난 한국당 한 초선 의원은 '선배들은 다들 편안하게 꽃가마 타면서 정치했는데 왜 하필 내가 국회의원 할 때 이런 불편한 상황이 생기느냐!'는 푸념을 쏟아냈다. 이러면 답이 없다.더불어민주당은 신났다. 한국당에 대한 시'도민의 전례없는 외면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엉성한 '약속'을 내놨다. '여당이라서 지역 숙원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다소 과장된 자신감이 공약에 반영됐다.한 번도 약속을 직접 실천해 본 적 없는 후보가 대부분이다. 추후 지방정부의 공과까진 책임질 수 없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선거운동 전면에 등장한다. '그동안 우리가 잘했으니 선택해 주세요!'가 아니라 '쟤네가 싫다면 우리는 어때요?'는 공당이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다.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했다. 약속은 새로울 게 없고 후보 중에는 유권자들로부터 이미 '심판'(낙선)받은 인사도 적지 않다. 정의당은 시도민의 품 안을 파고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지율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이제부터라도 TK 정치에서 약속-실천-책임이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지금은 정상이 아니다.한국당에게 요구한다. 지역민에게 생명 연장을 부탁하기에 앞서 먹고 살기 힘든 서민부터 살려주시라. 보수 전멸 위기의 책임을 주권자에게 돌리려는 시도 역시 거두길 바란다. 충무공은 죽고자 하면 살 길이 열린다고 했다.민주당에게 당부한다. 반사이익의 효과는 잠시다. 인재 영입과 정책 전문성 확보 등 당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노력이 절실하다. 시'도민이 실질적인 정당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날 보수 개혁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를 겸허하게 수용하길 바란다. 정의당은 시'도민과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산업화 과정에서 대구경북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진 신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것으로 이미 다 갚았다. 이제는 대구경북도 셈을 하면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당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도민이 더 많아지길 소망한다.

2018-06-08 18:08:55

[기자노트] 발목 잡혔던 행정 정상화 시급하다

권영세 안동시장이 15일 오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로써 사건 수사와 기소, 재판 등 2년여 동안 권 시장의 발목을 잡던 '정치자금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에서 자유롭게 됐다. 이날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이 나오자, 안동시청과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일제히 '당연한 결과다' '당초부터 검찰의 무리한 수사였다' '지난 2년여의 행정 공백을 무엇으로 보상받나?' 등 환영하는 반응과 함께 검찰을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이번 사건의 경우, 초기부터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었다. 2심 재판부 판결에서도 언급됐듯이 권 시장의 혐의사실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사건이었다. 특히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안동 장애인복지재단 A원장의 진술에는 상당히 허술한 점이 있었다. 법조계조차 최근 들어 권 시장 사건처럼 '뇌물 공여자의 진술만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 경우 80% 이상이 무죄 판결이 난다는 법원 판결 통계를 들면서 검찰의 무리한 법 적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검찰 수사 초기에 지역 사회와 공무원 조직에 파다하던 인사관련 금품수수 정황이나 증거 등이 나오지 않으면서 검찰의 수사 불똥이 엉뚱하게 안동시청 조직사건으로 튄듯한 인상마저 주기도 했다. 검찰은 권 시장 사건 이후 '권리행사방해 혐의'라는 생소한 법적 잣대로 2014년 특정 지역 업체에 하도급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공무원 2명을 적발해 공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지난해에는 농공단지 건물을 특정 업체가 입찰받도록 다른 업체들의 입찰 참여를 방해한 혐의로 공무원 1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논공단지 건물 입찰 사건과 관련해서는 불구속 입건된 안동시청 B국장 경우, 수차례에 걸친 공소장 변경 등을 통해 1년 이상 사건이 이어지는 등 사실상 안동시 행정이 검찰 수사에 발목 잡힌 꼴을 만들기도 했다. 권 시장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민 사회에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위축된 행정을 바로잡고 그동안 소홀한 점이 있었던 대시민 봉사행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권 시장은 재선 3년의 세월을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노심초사했다. 앞으로 남은 임기 1년 동안이 중요하다. 짓누르던 짐을 벗어 던진 그 어깨 위에 '위축된 공직사회에 새 기운 불어넣기' '새로운 각오로 봉사행정에 최선을 다하기'라는 새 짐을 짊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2018-05-26 23:14:42

[기자노트] '대가야 왕궁'을 짓자

고령군 대가야읍 일대에서 대가야 시대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국내 최초로 발견됨에 따라 강력한 철기문화를 앞세워 영호남 지역을 호령했던 대가야 부활의 서막이 열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고대 가야 역사 연구'복원사업을 지시했다. 고령군이 추진해 온 대가야 부활 프로젝트에 날개를 단 셈이다. 본지는 2015년 4월 6일 자에 '대가야 왕궁을 짓자'고 고령군에 제안한 바 있다. 그렇지만 대가야는 문헌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고령지역은 대가야의 고도(古都)였지만 흔적들이 빈약하다. 대가야 문화유물 및 역사적 사료 등이 워낙 적어 '잊힌 왕국'으로 여겨왔다.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된 최대 규모의 순장무덤인 지산동 44호분을 비롯한 지산동고분군, 대가야박물관, 우륵박물관, 고야동벽화분,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등이 있지만 부족했다. 그런 가운데 고령군은 대가야 부활을 위해 2005년부터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2005년 가야문화권에 걸쳐 있는 고령'성주'의령'합천 등 10개 시'군이 모여 '가야문화권협의회'를 발족해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을 해왔다. 지난 2015년 4월 2일 '고령읍' 지명을 '대가야읍'으로 바꿨고, 2018년까지 한옥 형태의 대가야읍사무소도 새로 짓는다. 아울러 16대 520년간 유지됐던 대가야 역대 왕들을 모시는 대가야 종묘 건립과 함께 대가야를 상징하는 대표적 조형물 설치 및 가야국 역사관광 거점도시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대가야 왕궁'을 건립할 명분이 생겼다. 고령읍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704기의 고분군을 품은 주산을 배경으로 대가야 왕궁을 지어 대가야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과 다양한 볼거리 등을 제공해야 한다. 고령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관광도시 1번지로 도약하기 위해 대가야 왕궁 건립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 1천600년 전 융성했던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해 경주에 버금가는 관광도시로 우뚝 서는 고령을 기대해 본다.

2018-05-26 23:14:30

[기자노트] 동국제강의 도덕적 해이

"우리는 잃을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으니, 그쪽 볼일 없습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은 최근 흙 등 이물질이 다량 섞인 고철을 1년 넘게 다량 불법 반입한 사건을 단독 보도(6월 13일 자 8면)한 본지에 대해 '강한 유감'을 전해왔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관계자는 "우리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기사를 보도하는 지역 언론사와는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면서 "기사 내용 역시 경찰이 억지로 만들어낸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즉각 반발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동국제강 포항공장 검수팀장 등 회사 직원 9명이 경주의 한 고철업체 대표와 짜고 무게를 늘리기 위해 이물질을 섞은 고철을 1년 넘게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증거자료도 충분하다"며 분노를 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철업체 대표 B(37) 씨는 검수팀장 A(47) 씨 등 검수팀 직원들을 매수해 2015년 6월 23일부터 지난해 7월 2일까지 1년여 동안 5억3천만원에 달하는 불량고철을 납품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B씨는 고철을 싣고 이동하는 차량에 흙과 슬러그 등 이물질을 뭉쳐 만든 이른바 '고철쌈'을 정상 고철과 섞어 납품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를 검수팀이 전혀 모를 수 없다는 것이 경찰 입장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동국제강 측은 "경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법원에서 밝혀줄 것"이라며 무죄를 자신하고 있다. 경찰 측은 "수사과정에서 검수팀이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회사만 잘못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며 황당해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의 한 고철업자는 "10여 년 전 동국제강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에도 검수팀 중 한 명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그만둔 적이 있었다. 동국제강 측은 그 희생(?)의 대가로 해당 직원이 고철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왔고, 실제로 수년간 고철을 동국제강에 납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일신문 보도 당시 지역의 관련업자들 사이에서는 '터질게 터졌다. 동국제강이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대처할까?'라는 말들이 많이 나돌았다. 발뺌하는 모습을 보며 '그러면 그렇지'라며 씁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동국제강의 도덕적 해이는 경영진들의 부적절한 처신 탓이라는 말도 나돈다.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복역 중인 장세주 회장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그의 장남이 술집에서 난동을 피우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그 당시, 장 회장의 형량이 무겁다고 했다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책임을 피하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모습을 보니,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다 끝났을 일인데, 여기까지 온 거 이상하지 않아요?"

2018-05-26 23:14:11

[기자노트] 문경관광개발 파벌싸움 막을 해법 찾아야

문경시민 1만3천여 명이 주주인 시민주 회사 ㈜문경관광개발(대표이사 현영대·이하 문광)의 경영권을 둘러싼 주주 간 파벌싸움(본지 3월 17일 자 9면 보도)이 점입가경이다. 일부 주주들이 무보수 대표이사론을 내세우며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된 현영대 대표이사의 연임을 저지하려 했으나 현 대표이사 측의 반격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논란이 일자 반현영대 주주들은 대표이사 무보수 주장은 거둬들였지만 법원에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주주총회 결의 무효 및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을 앞두고 주주들은 두 패로 갈라져 불안한 동거상태를 4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문광은 지난 2003년 시민 1만3천여 명이 자발적으로 만든 회사다. 전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폐광 이후 침체된 문경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려는 절실함에다 애향심이 함께한 결과였다. 문광은 공기업 문경레저타운(문경골프장)이 들어서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곳에 60억원을 투자했다. 레저타운과 카트 공동사업 등을 통해 지역민 59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민 주주에게 배당을 하고 있다. 하지만 파벌싸움으로 인해 설립 당시의 절실함과 단합된 마음이 실종된 듯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회사의 최대 주주는 10억원을 출자해 12%의 지분을 보유한 문경시다. 문광의 단합된 힘은 대주주 문경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 당시 시민들은 "문경시가 투자를 했는데 설마 잘못되겠어"라며 십시일반 시민주를 사들였다. 현재 전체 자산 98억원에 자본금 80억원 규모로 태양광발전 등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문광이 법적 소송에 휘말리는 상황을 막지 못한 문경시의 무기력한 모습에 소액주주들의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 "시민회사에 집안싸움이 나도 문경시가 중재조차 못하고 법원까지 가도록 해법을 못 내놓을 상황이면 차라리 주주들에게 돈을 다 돌려주고 해체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법원 역시 이러한 사태를 대주주인 문경시가 중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 상황이다. 일부 개인 대주주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문광은 파벌주의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문경시가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인사 시스템을 미리 마련하지 못해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투자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출자 및 출연기관은 대부분 대표이사를 공모하기 때문에 이 같은 자리싸움은 사전에 차단된다. 연임하려는 측과 연임을 막으려는 측 사이의 다툼은 모두 시스템의 부재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문경시는 법적 다툼이 종료되면 다음 대표이사는 파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전문경영인을 공개모집하고 공정한 심사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주주들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거듭 말하지만 ㈜문광의 주인은 100% 문경시민들이다.

2018-05-26 23:13:47

[기자노트] 경산시 인사 고무줄 잣대?

경산시가 10일 자로 전략사업추진단 신설 등 조직 개편과 함께 승진'전보 등 340명에 대한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애초 발표한 인사 기준은 물론 '경산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최영조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도움을 줄 만한 경산 출신 공무원들을 다수 승진시켰다거나 승진 대상자에 따라 기준이 서로 다른 이른바 '고무줄 잣대' 인사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공서열뿐만 아니라 업무 능력 우수자,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의 발탁이 조화를 이룬 승진 인사가 돼야 하지만 특정 직렬의 경우에는 단지 나이순으로 승진시켜 애초 발표한 인사 기준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비난도 팽배하다. 실제로 '경산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에는 산림녹지과장(5급 사무관)은 직렬이 녹지직 또는 시설직이지만 행정직이 전보됐고, 정작 녹지직 사무관은 남부동 동장(직렬상 행정'사회복지'시설 사무관 자리)으로 옮겨갔다. 식품의약과장(보건'식품위생'간호 사무관)도 행정직이, 하양읍장(행정'농업'시설 사무관) 자리에는 사회복지 사무관이 전보되는 등 4개 사무관 자리가 직렬에도 맞지 않게 인사가 이뤄졌다. 해당 분야 전문직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인사를 하면, 해당 보직의 전문성과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산시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매번 정기인사 때마다 승진'전보 기준이 달라지는 '고무줄 잣대' 인사가 여전하다고 비판한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열심히 일해봤자 뭐하노, 매번 정년도 얼마 남지 않은 나이 많은 선배들이 퇴직하기 전에 '택호(직급) 바꿔주기' 승진 인사를 하는데…."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지금까지 이뤄진 인사에서 6개월짜리 서기관과 사무관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과연 이들이 퇴직을 6개월 정도 남겨놓고 얼마나 의욕을 보이겠는가. 인사 난맥 탓에 열심히 일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중간 간부직은 물론 하위직에도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영향력 있는 인사에 줄 대기와 로비가 통한다면 조직원 사기는 떨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하지 않았던가. 공무원들 스스로 공감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인사는 조직 내 분위기를 망치고 직원 간 불협화음과 불신으로 이어지게 한다. 시민들을 위해 일하고 봉사할 수 있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려면 공무원들의 태평성대가 아니라 적절한 당근과 채찍이 있어야 한다.

2018-05-26 23:13:29

[기자노트] 고령 공무원의 자살…유언비어 멈춰야

지난 11일 고령군청 한 간부 공무원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본지 12일 자 10면 보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지역은 공황 상태에 빠지고, 공직사회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게다가 "경찰의 강압수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단체장을 비롯해 고령군청 공무원직장협의회와 지역 각계 지도층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히려 일부에서는 이를 악용해 흑색선전과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자칫 지역사회가 전체적인 갈등 상황에 빠져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나도는 유언비어 대부분은 단체장을 향한 음해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고령군청 직원 조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단체장은 조사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단체장이 도주했다"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등등 근거 없는 낭설이 떠돌고 있다. 그야말로 악성루머일 뿐이다. 최근에는 "이번 조사 대상 한 업체 대표가 병원에서 치료(투석)를 받는 5,6시간 동안 80명의 살생부 명단을 경찰에 건네고 본인은 자살했다"는 내용이 지역사회에 삽시간에 퍼졌다. 누군가 이번 가짜뉴스도 조작해 빠르게 유포시켰지만, 정작 당사자가 나타나면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것만이 아니다. 일부 간부 공무원과 관련,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차분하게 소명을 하고 있지만, 마치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듯한 악의적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엉터리 유언비어 뒤에는 지역 유력 인사와 일부 지역 언론이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이를 두고 지역 주민들은 "원로가 지역 발전을 위해서 조언을 해야지 근거 없는 흑색선전에 나서서는 안 된다"며 "큰 어른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일갈했다. 게다가 지역민들은 해당 지역 언론을 향해 "언론은 사회의 공기로서 제 역할을 다할 때 진정한 언론 매체가 될 수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과열되는 흑색선전의 피해는 지역사회 갈등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지역 분열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으며 치유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까지 간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이 된다.

2018-05-26 23:13:06

[기자노트] 상수도 사용료 '0' 문제 덮기 급급

수도 검침원의 집 상수도 사용료 '0'에 대한 의혹(본지 8월 1일 자 9면, 3일 자 10면, 5일 자 6면 보도) 보도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나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의혹이 불거진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온통 내부 제보자 찾아내기와 문제 덮기에 급급하다는 점이다. 처음 의혹이 제기된 후 본지 기자가 취재에 나서자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반응부터 "누가 자료를 공개했나? 언론 제보는 누가 했나?" 등등 원인 규명보다 제보자 색출에 더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불편한 진실을 덮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국민의 알권리보다 자신들의 치부를 덮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잘못된 것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찾기 어렵다.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공개대상이다. 하지만 영주시 수도사업소 한 팀장 요원의 말은 이런 당연한 사실을 무색하게 한다. "상수도 상세요금은 개인정보여서 공개할 수 없다. 피의사실 공포다. 감사팀이 전체 조사를 하고 있다. 감사계에 물어보라." 해당 공무원은 하루 전만 해도 "내일 담당자가 출근하면 자료를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돌변한 것이다. 영주시 수도사업소 검침원 A씨의 수도사용량 '0'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갖가지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검침원 A씨가 주부검침원을 협박해 자신의 집에 검침을 못하게 했다" "수도사용량 '0' 사례는 더 많다. 영주시 수도사업소가 구조적 비리를 부실 검침으로 물타기하고 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등등. 그러나 영주시 수도사업소는 이런 의혹들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지난 4일 영주시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A씨가 검침한 14가구의 물 사용량은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66개월간 '0'이었다. 수도사업소 측은 이에 대해 "모두 적정부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가 배포한 전산지침 사용 t수와 최근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확인한 사용 t수가 동일한 가구는 4가구뿐이다. 나머지 10가구는 적게는 2t에서 많게는 28t이나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영주수도사업소는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저 "다음 달에 부과하면 된다"는 답변뿐이다. 영주시 행정에 대해 시민들의 자조 섞인 질타가 쏟아지는 이유다. 이제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영주경찰서는 수도사용량 '0' 의혹과 관련해 관계 공무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진실은 밝혀진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2018-05-26 23:12:49

[기자노트] 일관성 없는 원전 정책에 주민 한숨만

원전 정책의 큰 흐름을 좌우하게 될 신고리 5'6호기 건설과 관련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 발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를 바라보는 영덕주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못해 참담하다. 원전을 찬성했던 사람이건 반대했던 사람이건 마찬가지이다. 영덕이 원전 이슈에 발목이 잡힌 지 6년째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영덕주민들의 의사나 피해를 묻는 사람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영덕군은 이른 바 탈원전 또는 신규 원전 백지화 이후 대응책 수립을 위해 정부에다 좀 더 '똑 부러진' 답을 구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 보라. 당장 급한 신고리 5'6호기 이후에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영덕군 한 관계자는 "여지를 남겨두는 듯한 산업통상자원부의 말을 들을수록 더 헷갈리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모호한 행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백운규 산자부 장관은 "신규 원전 6기(울진'영덕 등) 건설은 백지화하고,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노후 원전 10기는 수명연장을 금지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 이관섭 사장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산자부가 대선공약인 100대 국정과제 중 새로 건설하는 원전 6기 백지화 이야기를 국회에 보고했지만 한수원에 어떤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정권이 바뀌었다고 마음대로 원전을 백지화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 애초 주민들이 원해서 영덕에 원전을 유치한 것도 아닌데 원전 건설 중단 역시 아무런 여론 수렴 없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영덕이 먼저 원해서 원전 건설을 추진됐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수년 전 영덕군 내부자료를 보면 지난 2010년 11월 한수원이 영덕군으로 신규 원전 건설부지 유치신청 요청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에너지 공기업인 한수원의 요청은 곧 정부의 뜻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갈수록 쇠락해가는 군세를 일으키기 위해 원전이 필요했던 영덕군은 정부의 최대 10조원짜리 대형 국책사업이라는 장밋빛 제안에 '차악'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영덕군이 군의회 동의를 거치기는 했지만 정부가 영덕군 전체의 의사를 물어보는 절차도 없었다. 영덕 원전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그동안 원전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던 영덕군의 도시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 원전 예정부지 소유주들의 재산권도 침해됐다. 이러한 기회비용이 인구 4만 명도 안 되는 영덕에만 전가돼 있다.

2018-05-26 23:12:28

[기자노트] 농민 없는 농촌, 농부 잃은 농지

두 얼굴의 농촌이다. 대구 동구 용수천 주변 풍경이 그렇다. 강과 길을 사이에 두고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한쪽은 농촌 마을이다. 늙은 노부부가 황소를 키우고 마당에 농작물을 말린다. 굽은 허리의 노파는 지팡이에 의지해 마실을 나온다. 구릿빛 얼굴의 농부는 땅을 일군다. 어스름이 깔리면 담 낮은 농가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다른 쪽에는 전원주택이 들어섰다. 붉은 벽돌에 넓은 거실 창을 가졌다. 주차장에는 외제 승용차가 있고, 마당에는 잔디가 깔렸다. 나무 정자(亭子)를 두기도 했다. 담은 높았고 인적이 드물다. 간혹 선글라스를 쓰고 멋을 낸 사람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풀린 용수천 주변(본지 10월 26일 자 1'3면 보도)은 '농촌판 젠트리피케이션'이라 부를 만하다. 구도심의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과 닮았다. 토박이 주민은 한탄했다. "농지고 뭐고 이 주변 땅 3분의 2는 다른 지역 사람 소유입니다. 농사를 안 짓고 노는 땅이 많아지고, 차량 통행이 늘어 다니기에 불편합니다. 토박이 주민들은 땅을 부쳐 먹고사는 만큼 땅값 상승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세금이 늘까 봐 걱정입니다." 나이 든 농민은 농촌을 떠났다. 출가한 자녀에게 물려준 땅은 외지인에게 팔렸다. 농지를 사들인 외지인은 몇 년 뒤 건물을 지으며 농지전용 허가를 받았다. 그렇게 대지가 된 땅값은 몇 배가 올랐다. 법이 허용하는 창고를 짓고 나서 시간을 두고 대지로 바꾸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빈집과 폐가도 늘었다. 용수동 한 외지인 소유의 집 우편함에는 2년 전에 배송된 우편물이 있었다. 독촉고지서에는 곰팡이가 폈다. 미곡동의 외지인 소유 주택은 절반쯤 허물어진 상태였다. 지붕이 없고 서까래가 앙상하게 드러났다. 흙벽은 곳곳이 패었다. 농촌에 농민이 사라지고, 농지는 농부를 잃고 있다. 그 자리를 외지인의 별장과 전원주택이 차지했다. 이들을 가리켜 "한동네인데 전화번호도 모른다. 기존 주민과 친해지려 하지 않는다"고 토박이가 말했다. 그러면서 "원주민은 낡은 집을 새롭게 지을 여유도 없다"고 했다. 소외감과 박탈감이 묻어났다. 최근 몇 해 사이 용수천 주변 도로가 넓어졌다. 요즘은 상수도관 매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러한 공공투자로 땅값은 더 오르고, 외지인 유입은 더 늘어날 것이다. 발 빠른 투자자가 보호구역 해제의 덕을 봤듯이 말이다. 농촌은 '투자'와 '힐링'을 위한 매물이 됐다.

2018-05-26 23:12:12

[기자노트] 사드 보상에 표리부동한 정부당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방행정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의 첫 성주 방문에 군민들의 기대는 컸다. 지난 3월부터 대구~성주 경전철 건설 지원 등 사드 배치에 따른 보상책을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는 4월 성주군과 수 차례 협의를 거쳐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던터라, 주무장관 방문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11일 성주를 찾은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빈 손이었다. 행안부 담당 부서장, 국방차관과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까지 대동했지만 내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김 장관은 "대통령님이나 국무총리님은 군민들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것이 있다면 위로를 해 드리고 수습을 해야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 위로가 되는 일이 뭔지 빨리 찾아서 수습하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김 장관의 말이 사실과 많이 다른 듯해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 성주군민들이 위로해 달라며 이미 건의한 사업이 있는데, 위로가 되는 일을 찾는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아울러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성주군민을 위로'수습할 마음이 간절하다는데 지난 3월부터 성주군과 정부가 협의하고 확정했던 보상 관련 사업들이 하나도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받아들이기 쉽잖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정부가 한 가지라도 '선물'을 들고 왔을 줄 알았는데 여태껏 논의했던 것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만 확인했다"며 실망스러워했고, 이완영 국회의원은 "내년 예산에 사드 보상 관련 항목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사드와 관련해 2차례 성주에 왔다. 지난해 8월 국회의원일 때 방문해서는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측에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가, 국무위원이 된 이번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조치로 불가피하게 사드 임시 배치를 했다"고 말을 바꿨다. 정부도 사드 추가 배치를 위해 성주군민을 설득할 때와 배치 완료 후 보상책 지원에서 내는 속도가 판이하게 다르다. 많은 성주군민들이 "정부 당국이 화장실 갈 때와 나와서가 다르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재복 성주군 노인회장은 "군민들은 국가안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감수하고, 군민 분열의 아픔을 인내하고 있다. 사드 보상과 관련한 정부 당국의 더 이상의 표리부동은 보수층과 원로들의 반발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성주군은 사드 때문에 1년 반 가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보수층과 원로의 반발마저 보태진다면 사드 문제 해결은 정말 요원하다.

2018-05-26 23:11:39

[기자노트] 종교, 국민 삶 안식처 되어야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표어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는 듣기에는 좋지만 불교계의 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이달 초에 MBC PD수첩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숨겨둔 자식 유무와 학력위조 논란, 심야운전 사망사고 전력까지 폭로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도심 큰 사찰의 스님이 돈이나 여자 문제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곳곳에 나돌고 있으며, 경북의 큰 교구 사찰 주지 스님은 자신을 따르지 않는 말사 스님들을 탄압한다는 근거있는 얘기도 있다. 또 최근 대구에는 조계종은 아니지만 한 사찰 피해 신도들이 '절에서 각종 명목으로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해 당했다'며, 불사한 돈을 반환해달라는 도심 집회를 하기도 했다. 신도들로부터 큰돈을 받은 해당 사찰은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시주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부처님오신날 불교 특집을 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점은 '지혜와 자비'가 아닌 '혼란과 욕심'이었다.2015년 통계청의 종교 분포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종교가 불교라고 답한 사람은 전체 중 15.5%로 10년 전에 비해 7.3%포인트 하락했다. 불교는 2015년 조사에서 기독교에 신자(도) 수로 본 종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다른 종교와 비교해도 불교 신도가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종교인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에도 직면해 있기 때문에 불교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자각하고 있다. 이 정도면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불교계는 크게 자성해야 한다. 시중에는 '기독교는 초등학생 종교, 천주교는 중학생 종교, 불교는 고등학생 종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불교는 그만큼 포용력이 있고, 자비와 지혜 그리고 나눔이 있는 '품이 넓은 종교'라는 의미를 에둘러 표현한 말인지도 모른다. 이미 3년 전, 기독교에 신자(도) 수 1위 자리는 내준 불교가 이번 부처님오신날(5월 22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기를 기대해본다.사실 종교 지도자들은 우리 국민들의 삶의 안식처이 되어야 할 분들이다. 특히나 불교계 지도자들은 더욱 성숙하고, 속세의 유혹으로부터 초탈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 불교 지도자들을 보면서, 지금은 세상에 없는 두 스님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한때, 성철 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만 해도 큰 울림이 있었고, 법정 스님은 무소유의 삶과 아름다운 자취가 영원한 지남(指南)이 됐는데….

2018-05-20 19:41:25

전병용 기자

[기자노트] 조합원 두번 울리는 농협 금융사기

본지가 단독 보도한 구미 산동농협 장천지점 120억원 금융사기사건(본지 4월 30일 자 11면, 5월 1일 자 9면, 3일 자 11면, 10일 자 13면 보도)의 전말이 드러났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이번 120억원 금융사기사건은 농협 측에서 좀 더 빠르게 대처를 했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수사를 하는 경찰 관계자도 "납득하기 어려운 금융사건"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더욱 가관인 것은 본지 보도 이후에도 농협 측은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장천지점장 및 감사의 전횡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단순히 농협에는 피해가 없다며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수사를 하면서 피해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수사 초기에는 50억원의 금융 사기에서 출발했지만, 수사하는 과정에서 70억원의 피해가 더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12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기단과 공모를 한 장천지점장과 감사는 이들로부터 리베이트 14억원을 받아 나눠 가졌다.문제는 이러한 금융사기사건이 장천지점장과 사기단이 짜고 조용하게 처리했었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120억원이 빠져나갔을 것이다.언론 보도 이후 경찰은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금융사기단이 처음부터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 수사에 임했으며, 사건이 불거지자 금융사기에 가담한 피의자들이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이번 금융사기사건으로 인해 산동농협을 믿고 돈을 맡긴 농민들과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농민들은 쌀 시장 전면개방으로 인해 쌀값 하락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역농협들은 농민들과 조합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농협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기이다.산동농협 측은 하루빨리 금융사기사건의 경위를 모두 밝히고, 농민들과 조합원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어처구니없는 금융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05-18 00:05:04

마경대 기자

[기자노트] 글로벌 기업 되려면 안전 확보해야

유독 가스 누출사고(본지 4월 13일 자 인터넷판, 14일 자 1면 보도)로 지역민들에게 큰 상처를 입힌 SK머티리얼즈가 대대적인 안전시스템을 내놨다. 이 회사가 마련한 안전 시스템은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가 내놓은 주먹구구식 대책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사고 때마다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일회성 안전대책만 쏟아낸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사고 직후 이 회사는 비상연락시스템을 저장탱크 알람과 연계한 시스템으로 구축하고 공장 전체를 확인 가능한 CCTV 2대를 설치했다. 또 공장 외곽에 검지기'모니터'전광판을 설치하고 주민 안전망 확보를 위해 불화수소(HF) 운송 차량에 호송차량도 배치했다. 시청 등 6개 기관과 핫라인도 구축했다. 또 5월 말까지 저장탱크 가스 경보기와 영주시청 관제센터와 연계한 자동 가스 경보시스템 구축, 공장 외곽 9개소에 가스검지기 설치, 공장 주변 가스 농도 정보 상시 제공, 인근 마을에 가스 마스크와 내화학복 등 지급, 주요 물질 정보 제공 및 주민 대피요령'지정 병원 등의 정보를 담은 책자 배포 등을 할 예정이다.또 비상 매뉴얼을 근거로 하반기부터 영주시청의 지원을 받아 주민 합동훈련도 할 예정이다. 유사시 주민 대피 버스도 확보했다. 또 방음벽 추가 설치와 진공펌프카 배치(7월 중), 2019년 5월까지 화학방재 차량(제작기간 1년) 등을 배치하기로 했다.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고 직후 이 회사는 고용노동부와 환경부로부터 특별 감독조사, 가스안전공사의 안전진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고 원인 조사 등을 받았다.결과에 따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사고만 없다면 SK머티리얼즈는 지역민이 자랑하는 대표기업이다. 이 회사는 2000년 초반,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던 반도체 특수가스를 자체 기술개발로 첫 국산화에 성공한 회사이다. 현재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모노실란(SiH4)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산업에 필수적인 특수가스를 생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회사에 공급하고 있다.2016년 SK그룹이 인수한 후 대규모 기술개발과 투자, 특수가스 핵심기술을 보유한 일본 파트너사와의 협력으로 반도체 기술 발전의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직원 수를 2배 가까이 늘려 지역 고용창출에도 힘써왔다. 본사 직원과 협력업체, 간접고용 인력은 총 600여 명에 달한다. 신규 직원도 지역 청년을 우선 선발하고 있다. 지역 세수증대에도 기여하고 있고, 1사 1촌 및 소외계층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더이상 사고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안전만 확보된다면 시민들이 왜 기업활동을 반대하겠는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2018-05-10 00:05:00

경북부 이현주 기자

[기자노트] 119도 왔는데…악천후라 못 온 공군 구조대

칠곡군 유학산에서 5일 추락한 공군 11전투비행단 소속 F-15K 전투기의 수습 과정에서 공군의 석연치 않은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신 수습이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영결식을 치른 점, 추락 현장에 공군 항공구조사(SART)가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이다.공군은 사고 당일 조종석 시신 1구만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다음 날 바로 시신 2구 모두 발견했다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공군 관계자는 "시신 수습이 완전히 된 건 아니다. 시신 훼손이 워낙 심해서 그렇다. 하지만 유족들의 고통을 감안해 이 부분은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했다. 이후 공군은 7일 영결식을 감행했다.일각에서는 시체 수습이 완결되지 않았음에도 사고 이틀 후 영결식을 치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투기 추락 직후 공군 SART가 조종사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공군 SART(Special Air Rescue Team)는 대한민국 유일의 탐색구조 전문부대로, 공군 전투력의 핵심인 조종사를 구조 및 보호하는 것이 주 임무지만 이번 사고 현장에서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칠곡소방서 수색대원은 "SART가 출동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지 않았고, 공군이 아닌 우리 소방대원들이 조종사들의 시신를 수습했다"고 했다.사고 발생 지점의 토양 오염 여부도 쟁점이 되고 있다. 10일 사고 현장을 확인한 칠곡군청 직원 A씨는 "전투기 날개 부분에 유류가 없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엔진 부분의 유류는 어떻게 됐는지 접근이 어려워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체 잔해 수거는 사고 당시와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이더라. 수거작업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공군 11전투비행단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시신 수습이 완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족들에게 공지했고 장례 절차도 협의해 진행했다. SART의 경우 출동은 했지만 기상상황 때문에 실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토양 오염 우려와 관련해선 기체의 대형 잔해물이 제거되고 나면 오염이 의심되는 토양을 수거해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조치를 하겠다"고 해명했다.군사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군사 전문가 B씨는 SART 출동과 관련, "어떠한 악천후 속에서도 구조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훈련받은 정예부대가 SART다. 공군의 해명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2018-04-13 00: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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