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22>스크린골프의 명과 암

실내 대중오락이 된 만큼 '상쾌함' 지키자

요즘같은 겨울철은 골프에서 오프시즌이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부권에서만 겨우 골프를 즐길 수 있지만 실제로 꽁꽁 얼은 그린 위로 떨어지는 골프공이 튕겨 나가는 모습과 시멘트처럼 굳은 벙커에 들어가 보면 꼭 이렇게까지 골프를 쳐야 하는지 의문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겨울 골프가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부킹하기가 용이하고 미스샷이 나더라도 추운 날씨 탓으로 돌릴 수 있으니 멋쩍음은 잠시 접어둘 수 있다. 또한, 겨울 골프는 비의 영향을 덜 받는데 골프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였다. '스크린골프'가 생기기전에는.

단언컨대 골프산업은 '스크린 골프'가 생기기 전과 후로 나뉜다. 스크린골프는 골프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대중오락이 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고, 경제적 부담까지 덜어 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골프는 '귀족'이라는 단어와 결부시켜 과거에는 소수층만의 전유물이었고 많은 시간과 금전적 지출을 요하는 '특별한' 운동이었지만, 현재는 스크린골프 덕분에 누구나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몸'을 낮추었다.

골프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산업 전체의 크기도 커졌다. 골프클럽, 골프복, 골프볼 등이 인터넷 쇼핑 문화 발전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다양한 레슨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곳도 늘어났다. 스크린골프장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돼 스포츠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오락으로서의 순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러한 스크린골프 산업의 성장에는 그림자도 있다. 분리된 공간에서 즐기다 보니 술과 담배는 항상 문제가 된다. 그것이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신사의 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골프장에서도 과도한 음주와 무분별한 흡연 문화는 개선돼야 하지만 스크린골프는 폐쇄성으로 인해 좀 더 쉽고 편하게 접근하는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스크린골프의 장점이 아니냐고 한다면 같이 풀어야할 숙제가 된다.

더불어 컴퓨터와 기계의 성능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지만 천연 잔디 위와 벙커, 그린의 높낮이는 현실과 차이가 많이 난다.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본인의 스코어만 믿고 골프장을 방문한다면 실망이 클 수 있다. 이것을 스크린골프의 폐단이라 할 수 없고 골프장에서 즐기는 골프만이 진정한 골프라고 주장하는 시대는 더더욱 아니지만 그래도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광활한 풍광을 눈으로 보며 즐기는 골프가 점점 컴퓨터에 밀려나는 듯한 두려움은 숨길 수 없다.

골프의 패러다임은 당분간은 정해진 것 같다. 스크린골프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동안 가졌던 '특권층의 죄의식'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골프 산업이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나가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외형적 성장세만큼 내적인 깊이에 대한 고민과 골프 본연의 모습을 점점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기우이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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