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돼지토끼'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화제…제작비만 5억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의 신곡 '돼지토끼' 뮤직비디오가 기대감을 고조시킨다.트로트 가수 장윤정이 오는 19일 낮 12시 신곡 '돼지토끼'를 발매한다. '돼지토끼'의 음원과 함께 공개될 뮤직비디오는 올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제작비에 약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로트 장르에서는 흔치 않은 초대형 규모의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은다.'돼지토끼' 뮤직비디오는 초이 크리에이티브의 총감독 최신규가 제작을 맡아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은 최신규 감독은 장난감 전문 기업 손오공의 창업주로, '우리나라 장난감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다.이후 애니메이션 '헬로 카봇', '터닝메카드'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거장으로 거듭난 최신규 감독은 다양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최신규 감독과 장윤정의 협업 소식과 더불어 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신곡 '돼지토끼'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앞서 장윤정은 신곡에 대해 딸 하영을 위한 헌정 곡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윤정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딸을 위한 애정을 담은 곡으로, 쉽고 귀여운 멜로디가 인상적인 세미 트롯이다.이번 발매되는 '돼지토끼'는 지난 9월 스페셜 LP를 통해 처음 공개된 '좋은 당신' 이후 약 2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으로, 2017년 8월 선보인 '당신편' 이후 3년 3개월여 만에 발매하는 세 번째 싱글 앨범이다.지난 2003년 '어머나'로 가요계에 데뷔한 장윤정은 통통 튀는 에너지와 친근한 매력으로 '어머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짠짜라', '꽃', '이따, 이따요', '장윤정 트위스트', '초혼' 등 발매하는 곡마다 모든 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트로트 퀸으로 등극, '트로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장윤정은 현재 SBS '트롯신이 떴다2'의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과 MBC '최애 엔터테인먼트'에 출연하며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한편, 장윤정의 신곡 '돼지토끼'는 오는 19일 낮 12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2020-11-16 11:03:08
‘사랑의 콜센타 PART31’ 오늘(13일) 음원 공개…80년대 레트로 감성 물씬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참가자들의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 사랑의 콜센타'(이하 '사랑의 콜센타') 음원이 발매된다.'사랑의 콜센타' 31회에서 공개된 곡들이 13일 낮 12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이날 발매되는 '사랑의 콜센타 PART31' 앨범에는 이찬원의 '간대요 글쎄'를 시작으로 장민호의 '미워미워미워', 정동원의 '난 아직 사랑을 몰라', 임영웅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휘파람'이 수록된다.이어 김희재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 '우린 너무 쉽게 사라졌어요', 영탁의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의 '그녀에게 전해주오', 영탁, 장민호의 '사랑의 불시착'을 포함해 총 10곡이 공개된다.앞서 지난 5일 방송된 '사랑의 콜센타' 31회는 '80년대 하이틴 스타 특집'으로 꾸며졌다.이날 하이틴6(최성수, 이상우, 정수라, 박미경, 박남정, 김승진)는 TOP6(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와 함께 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대를 선사했다.임영웅은 동물원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성숙한 보이스와 파워풀한 고음으로 불러 전율을 일으켰다. 특유의 감성으로 무대를 촉촉하게 물들인 임영웅은 하이틴6의 극찬을 받으며 레전드 무대를 탄생시켰다.이찬원, 정동원, 장민호는 '트방차' 2기를 전격 결성해 소방차의 '그녀에게 전해주오' 무대를 보였다. 노래뿐만 아니라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한 세 사람은 무대 도중 텀블링을 하는 등 파격 퍼포먼스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당 무대는 네이버 TV 기준 조회수 4만 회를 기록하며 팬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김희재는 최진희의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를 선곡해 아련한 눈빛과 손동작으로 슬픈 감성을 표현했다. 김희재의 섬세한 표현력에 감탄한 트롯맨들은 100점을 예감하기도 했다. 정동원은 귀여운 매력을 가득 뽐내며 이지연의 '난 아직 사랑을 몰라'를 열창했다. 이어 팝핀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정동원은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성숙한 무대 매너로 팬심을 자극했다.조용필의 '미워미워미워'를 선곡한 장민호는 간드러지는 목소리에 쓸쓸한 감성을 더해 더욱 애절한 무대를 완성했다. 이찬원은 이태호의 '간대요 글쎄'를 진한 울림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하이틴6를 긴장시켰다. 영탁은 전영록의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무대를 펼쳤다. 가죽 재킷과 선글라스로 한껏 록스피릿을 끌어올린 영탁은 폭풍 가창력과 탁월한 리듬감으로 출연진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한편 '사랑의 콜센타'는 '내일은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이 특정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걸려온 전화로 신청자의 사연을 듣고 신청곡을 불러주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2020-11-13 10:22:34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내가 죽던 날' '힐빌리의 노래' '애비규환'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출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되어 섬마을에서 보호를 받던 소녀가 사라진 이후의 상황을 그린 범죄 드라마. 태풍이 몰아치던 밤, 외딴섬 절벽 끝에서 유서 한 장만을 남긴 채 소녀가 사라진다. 오랜 공백 이후 복직을 앞둔 형사 현수(김혜수)는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이었던 소녀의 실종을 자살로 종결짓기 위해 그곳으로 향한다. 소녀의 보호를 담당하던 전직 형사, 연락이 두절된 가족, 그리고 소녀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마을 주민을 만나 그녀의 행적을 추적한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는 소녀에게 점점 더 몰두하게 된 현수는 사건 이면에 감춰진 진실 앞에 한걸음 다가서게 된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 마주하게 된 이들의 모습을 탐문수사 형식으로 드러낸다. 116분. 12세 이상 관람가.◆힐빌리의 노래감독: 론 하워드출연: 에이미 아담스, 글렌 클로즈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을 앞두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던 예일대 법대생이 가난하고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조우하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되는 감동 실화. '뷰티풀 마인드'(2001), '다빈치 코드'(2006)의 론 하워드 감독의 연출작이다. 1997년 엄마 베브(에이미 아담스)를 따라 오하이오 미들타운으로 온 J.D(가브리엘 바소)는 엄마와의 갈등으로 인생을 포기한 듯 생활한다. 소식을 들은 할머니 보니(글렌 클로즈)는 J.D를 데려와 키워 예일대 법대에 진학시킨다. 엄마 베브가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직장마저 잃게 되고, J.D는 다시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를 찾게 된다. '힐빌리'는 교육과 소득 수준이 낮은 미국 백인을 의미한다. 가난을 이기고 성공한 사업가 J.D 밴스의 실화를 그렸다. 116분. 청소년 관람 불가.◆애비규환감독: 최하나출연: 크리스탈(정수정), 장혜진, 최덕문5개월 차 임산부 주인공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남자친구를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코믹 드라마. 연하 고교생 호훈(신재휘)과 불꽃 사랑으로 임신한 대학생 토일(크리스탈)은 부모에게 임신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누구를 닮아서 이 모양이냐"는 핀잔만 돌아올 뿐. 이에 토일은 친 아빠를 찾아 확인해 보기로 한다. 최 씨에 기술가정 선생님이라는 단서만 가지고 무작정 대구로 떠난다. 그러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친아빠를 찾았지만 실망만 안고 돌아온다. 거기에 호훈까지 연락이 두절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이혼 가정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영화다. 독립영화 특유의 감성과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잘 그려내고 있다. 108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11-12 14:30:00
[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tvN 드라마 ‘구미호뎐'
구미호는 우리네 전설 속 캐릭터 중 스테디셀러다. '전설의 고향'에서 여름철만 되면 등장하던 구미호는 그 후에도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로 탄생했고 그 진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tvN '구미호뎐'은 그 흐름 위에서 21세기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작품이다.◆시대에 따라 재해석되어온 구미호 캐릭터해서는 안 될 구미호 이야기를 꺼낸 남편 때문에 인간으로 변할 마지막 하루를 남기고 결국 구미호의 얼굴로 되돌아간 아내. KBS '전설의 고향'에서 말 그대로 전설이 된 구미호의 등장은 그렇게 소름 돋는 공포와 더불어 시작됐다. 너무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쓰거나 양손으로 눈을 가리며 흘끔 흘끔 보았던 구미호 이야기는 그 후로도 꽤 오래도록 우리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스테디셀러였다. 77년부터 12년 간 매주 한 편씩 570여 편이 방영됐고, 96년부터 99년까지 70여 편이 방영되었으며, 2000년대 들어서도 여름 특집기획으로 돌아왔던 KBS '전설의 고향'은 어김없이 구미호 에피소드를 담아냈으니 말이다.남편 원망하며 하늘로 승천하던 초창기 구미호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던 건 다분히 당대의 가부장적 가치관과 관련이 있었다. 인간이 되고 싶은 구미호가 하필이면 여성으로 그것도 아내로 등장하고 결국 남편이 저버린 약속으로 인해 그 곳을 떠나는 이야기는 가부장제 속에서 억압되어온 여성들의 감정들을 에둘러 담아낸 면이 있었다. 떠나간 구미호를 뒤늦게 그리워하며 아쉬워하는 남편의 후회는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위해(여성이 사람대접 받기 위해) 겪은 천 년 동안의 힘겨운 시집살이에 대한 소극적인 위안이 된다. 자유로운 한 인간이 보수적인 사회 속에서 아내이자 며느리라는 변신을 강요받고, 또 그 아내이자 며느리가 다시 자유로운 인간으로 변신하고자 하는 이 욕구의 반복은 구미호가 가진 핵심적인 재미를 구성했다.하지만 이런 캐릭터가 달라진 시대의 감수성 속에서 계속 똑같이 소비될 수는 없었다. 2010년도에 재해석된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구미호의 간을 빼먹으려는 양반이 등장한다. 구미호 같은 가상의 존재가 아닌 인간이 더 무서워진 세상을 반영한 것. 또한 이 작품에는 양반이면 하인들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계급사회의 구조를 담아낸다. 자본화된 세상에 갈수록 첨예해지는 빈부의 양극화, 그래서 귀신보다 더 무서워진 인간이라는 새로운 인식은 '구미호 여우누이뎐'이라는 작품으로 재해석된다.◆'구미호뎐', 남자 구미호의 탄생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 수목드라마 '구미호뎐'이 이색적인 건 남자 구미호라는 사실이다. 물론 남자 구미호가 이 작품이 처음은 아니었다. 2013년 방영됐던 '구가의 서'에서 구월령(최진혁)은 천년 묵은 남자 구미호로 등장한 바 있다. 구월령은 인간 윤서화(이연희)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가 구미호라는 사실이 드러난 후 배신당하는 캐릭터로, 과거 '전설의 고향'의 구미호 이야기와 역전된 성별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남자 구미호가 등장하긴 했지만 '구가의 서'는 그가 주인공이 아니라 이들 구미호와 인간 사이에 태어난 반인반수의 최강치(이승기)가 써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남자 구미호 이야기는 아니었다. 반면 '구미호뎐'은 이연(이동욱)이라는 남자 구미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그렇다면 '구미호뎐'의 구미호는 어떤 점이 다를까.먼저 이 작품은 '전설의 고향' 속 존재들인 구미호는 물론이고 이무기(이태리), 어둑시니(심소영), 우렁각시(복혜자) 같은 한국의 토착 설화나 전설 속 캐릭터들을 가져오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래서 구미호는 슈트 차림에 우산을 들고 다니며 이를 무기로 활용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연이 도시에서 살아가며 인간을 해코지하는 요괴들과 싸우는 장면은 그래서 '전설의 고향' 속 구미호 같은 토속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의 액션을 보는 것만 같은 캐릭터의 재해석이 들어가 있어서다. 하지만 이런 현대적 재해석에도 불구하고 이무기 전설이나 어둑시니 설화 같은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전설의 고향' 속 토속적인 공포를 충분히 이끌어낸다. 그만큼 현대적 재해석과 고전의 이야기가 균형 있게 잘 섞여 있는 작품이다.◆보다 깊이 있는 구미호의 해석은 아쉽지만'구미호뎐'은 전생에서 환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를 가져왔다. 즉 '전설의 고향' 속 구미호 이야기가 가슴 아픈 남녀의 비극적인 이별로 끝맺음 맺고 있듯이, '구미호뎐'의 전생이야기는 이연과 남지아(조보아) 사이에 이무기가 개입하면서 생겨난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즉 남지아의 몸에 들어간 이무기가 이연을 해하려 하자 남지아 스스로 이연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 요구하고,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구미호의 어쩔 수 없는 룰에 의해 남지아가 이연의 손에 죽게 되는 것. 결국 이연은 현대에 환생한 남지아가 전생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무기와의 일전을 벌이게 된다.비극적인 사랑이야기의 재해석은 충분히 되어 있지만, 이연이라는 남자 구미호 캐릭터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해석은 좀 아쉬운 부분이다. 왜 현재 재해석되는 구미호가 남자여야 하고, 그와 남지아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가로막는 방해물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은유를 담아내고 있는가 하는 점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그래서 '구미호뎐'은 달라진 시대의 감수성에 맞는 구미호의 재해석이라기보다는, 현대적 외형을 갖추고는 있지만 어딘지 남녀가 바뀌었을 뿐 과거의 '사랑이야기'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또한 '트와일라잇', '신과 함께' 같은 영화에서부터 '손 더 게스트',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 '호텔 델루나', '전설의 고향' 같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여기저기서 떠오르는 건 이 작품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장르적인 혼동을 준다. 멜로와 액션 판타지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공포로 변하는 장르의 변신은 시청자들로서는 몰입이 깨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할로 각광을 받은 이연 역할의 이동욱은 이 작품 역시 그런 판타지 멜로를 기대하게 하지만, 이 작품은 번번이 판타지에서 공포를 오가며 그런 기대를 배반한다.이런 아쉬움들이 있지만, 우리네 전설과 설화 속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이끌어낸 것만은 '구미호뎐'이 거둔 중요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재탄생된 어둑시니나 한식당 우렁각시의 사장으로 등장하는 진짜 우렁각시 복혜자(김수진)처럼 '구미호뎐'은 전설이나 설화 속 이야기에 박제되어 있던 우리네 캐릭터들을 현대에 다시 깨워낸다. 또 이연의 충신 노릇을 해온 구신주(황희) 같은 토종여우 캐릭터를 수의사로 재탄생시켜 현대적 의미의 동물과의 바람직한 관계를 끄집어낸 점도 흥미롭다.해외의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물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 건 북유럽의 민담이나 전설 속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구미호뎐'이 재해석해 꺼내 놓은 우리네 전설, 설화 속 캐릭터들은 앞으로도 K-콘텐츠가 파야할 중요한 콘텐츠 유산이 아닐 수 없다. 당장의 성패는 갈릴 수 있어도 구미호 같은 스테디셀러 캐릭터의 계속되는 진화가 그만한 가치를 갖는 이유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2020-11-12 14:30:00
방탄소년단 뷔 자작곡 'Sweet Night' TB20 뮤직어워즈 '올해의 OST' 선정
방탄소년단(BTS) 뷔의 자작곡 'Sweet Night'이 'TB20 뮤직어워즈'에서 2020년 올해의 OST로 선정됐다. 필리핀의 유명 뮤직차트 'The Big 20 Charts(이하 TB20)'는 지난 8일 'Sweet Night'이 'TB20 KPOP Online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OST로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달 10월부터 11월 6일까지 진행된 이번 어워즈 투표에서 뷔의 'Sweet Night'은 20,758,419표를 획득해 OST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 3월 방영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OST인 'Sweet Night'은 뷔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해 전 세계 팬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 방영된 드라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OST는 세계 최고 그룹으로 우뚝 선 BTS 멤버 뷔의 인기와 곡의 완성도가 시너지를 이루며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일본에서는 K드라마 열풍 속에 '토요게이자이', '리얼 사운드' 등의 언론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요인을 분석하며 "뷔가 원작의 팬임을 공언했으며 OST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 K팝 팬들을 끌어들였다"고 조명하기도 했다. 뷔는 'Sweet Night'으로 117개국 아이튠즈 톱송 차트 정상에 오르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며 한국 발매 음원으로 일본 아이튠즈 톱송 차트 1위에 등극한 최초의 K팝 솔로 아티스트가 되었다. 또 글로벌 최대 음원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2020년 K드라마 OST 스트리밍 순위 1위, 멜론에서는 차트 개편 이후 OST 최초의 진입순위 1위, 2020년 솔로 아티스트 최초 진입순위 1위, 남성 아티스트 최초 영어가사의 곡으로 1위, 방탄소년단 멤버 중 팔로워 수 1위 등 각종 기록을 쏟아낸 바 있다.
2020-11-11 16:21:35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도굴' '나인스 게이트' '앙상블'
◆도굴감독: 박정배출연: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도굴을 소재로 한 권선징악의 코믹 액션영화다.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는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임원희), 고분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조우진)와 함께 고미술품 도굴계에 환상의 트리오. 중국에 있는 고구려 벽화를 훔쳐내고, 서울 한복판의 선릉까지 털 계획을 세운다. 존스 박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애나 존스'에 나오는 고고학 박사를 흠모해서 붙인 별칭. 이들의 재능을 알아본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 실장(신혜선)은 강동구에게 매력적이면서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윤 실장 뒤에는 문화계의 거물 진 회장(송영창)이 있고, 윤 실장은 진 회장을 대신해 문화재를 모아 해외 큰손들에게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기발한 도굴 도구와 수법 등 도굴 과정을 담아내 관심을 끈다. 114분. 12세 이상 관람가.◆나인스 게이트: 아홉 번째 살인감독: 니콜라이 코머리키출연: 데이지 헤드, 유리 콜로콜니코프'셜록 홈즈' 풍의 러시아 추리 액션영화.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영국 출신 심령술사 리드(데이지 헤드)는 마법서를 도둑맞은 후 자주 악몽을 꾼다. 로스토브 총경(예브게니 치가노프)은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연쇄적으로 살해당하자 수사에 착수하고, 가닌 경위가 그를 그림자처럼 도운다. 로스토브는 피해 여성의 사체 안에서 오각성이 그려진 달걀을 발견한 뒤 골리친 박사(유리 콜로콜니코프)에게 자문을 구하던 중 리드의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리드는 연쇄 살인이 단순한 미치광이의 광기가 아니라 의식행위라고 분석한 뒤 오각성의 의미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그녀는 희생자가 5명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4원소를 더해 9명까지 나올 것이라고 확언한다. 추리극 팬들을 위한 재미가 가득하다. 91분. 15세 이상 관람가.◆앙상블감독: 정형석출연: 김승수, 이천희, 김정화2017년 '여수 밤바다'로 제작, 연출, 각본, 출연까지 했던 정형석 감독의 신작.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섯 청춘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옴니버스 멜로영화다. 새로운 사랑이 두렵기만 한 영로(김승수)와 사랑에 확신을 주고 싶은 세영(서윤아),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만식(이천희)과 원치 않는 아픔에 사랑을 잃은 혜영(김정화), 그리고 지난 사랑을 붙잡고 싶은 민우(유민규)와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주영(최배영)까지, 여섯 명의 캐릭터가 출연한다. 이들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감정과, 사랑을 꿈꾸는 이들이 공감할 만한 사연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또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아프고 힘들지만, 이들은 사랑을 다시 시작한다.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11-05 14:30:00
[김중기의 필름통] 멜로 영화 '노트북' 16년만에 재개봉
가장 완벽한 사랑은 뭘까? 첫사랑으로 맺어져 평생을 사랑하다, 죽음도 함께 하는 사랑이 아닐까. 가을이 깊어가면서 사랑의 달콤함과 따스함, 그리고 가슴 속까지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그리워진다.'노트북'(감독 닉 카사베츠)은 2004년 개봉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영화다. 볼 만한 개봉작이 없는 코로나19 기근 속에 이번 주 재개봉했다. 다시 봐도 좋고, 16년 전 영화라 못 본 젊은 관객이라면 더욱 연인과 함께 하면 좋을 영화이다.그들이 처음 만난 것은 1940년 6월 6일이었다.17살의 노아(라이언 고슬링)는 목수 일을 하는 가난한 청년이다. 그녀 앞에 밝고 명랑한 앨리(레이첼 맥아담스)가 나타난다. 노아는 첫 눈에 반한다. 춤을 추자는 노아의 제안에 앨리는 거절한다. 대관람차 놀이기구에 매달려 데이트를 신청한 끝에 둘은 사귀기 시작한다.부자였던 앨리의 부모는 가난한 노아를 마땅찮게 생각한다. 아예 헤어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사까지 가버린다. 앨리는 편지하라고 했지만 노아의 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이를 알 길이 없는 앨리의 첫사랑은 그렇게 잊혀진다.그러나 노아는 앨리를 잊을 수가 없다. 그 사이에 2차 대전이 터지고, 노아도 전쟁터에 간다. 전쟁이 끝난 후 노아는 앨리를 위해 오래된 집을 수리한다. 둘이 함께 살고 싶었던 하얀 대저택이다. 그리고 신문에 매매광고를 낸다. 물론 팔지 않는다. 앨리가 찾아올 때까지.'노트북'은 멜로계의 '스티븐 킹'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디어존', '초이스', '위크 투 리멤버' 등 내놓은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또 영화로 만들어졌다.'노트북'은 그의 작가 데뷔작이다. 출판사와 계약하기도 전에 영화 판권이 팔렸을 정도로 이미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소설이었다. 풋풋한 10대에 만나 엇갈린 운명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진실된 사랑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무려 56주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작가가 꿈이었던 그는 제약회사에 다니다 결혼을 한다. 결혼식 다음날 그는 아내에게서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내의 조부모가 겪은 러브스토리였다. 소설 속 대부분의 내용은 이들의 실화다.평범하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신분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도, 2차 대전을 겪은 것도 특별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둘의 사랑이 특별한 이유는 알츠하이머를 겪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사랑한 것이다."난 죽으면 쉽게 잊혀질 평범한 노인이지만, 내 영혼을 바쳐 평생을 한 여자만을 사랑했으니 내 인생을 평범하지 않습니다. 특별하죠."한 노인의 대사다. 그는 매일 병실에 있는 백발의 여인에게 책을 읽어준다. 백발의 여인은 매일 처음 보는 노인을 만나 그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는다.누구를 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특히 사랑하는 그녀가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하루하루 잊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나의 이름도, 나의 존재도,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래서 노인은 한 젊은 청년과 아름다운 여인이 만나 사랑한 이야기를 매일 들려준다.주연은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첼 맥아담스. 둘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만 해도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 이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스타 반열에 들기 시작했다. 둘은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둘이 다시 만나 나누는 빗속 키스신이 MTV영화제에서 '최고의 키스'에 선정될 만큼 열렬했던 것도 둘의 실제(?) 상황이었던 것이다.레이첼 맥아담스는 이 영화 이후 '시간 여행자의 아내'(2009), '어바웃 타임'(2013)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할리우드 대표 멜로 배우로 자리 잡았고, 라이언 고슬링도 '킹메이커'(2011), '라라랜드'(2016), '블레이드 러너 2049(2017) 등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높였다.이들 외에 왕년에 유명했던 배우들도 출연한다. '페이스 오프'(1997), '아이스 스톰'(1997)의 조안 알렌이 앨리의 엄마로 나오고, '매버릭'(1994)의 매력남 제임스 가너가 노인역으로 출연한다. 특히 백발의 여인역을 맡은 제나 로우랜즈는 닉 카사베츠 감독의 어머니로 '사랑의 행로'(1984) 등에 출연한 노배우다.'노트북'의 사랑이 아름답고 운명적인 이유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놓지 않은 진실성 때문이다. '노트북'은 그런 사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영화다.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0-11-05 14:30:00
[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최근 우리네 드라마에서 기자와 변호사는 그리 좋은 배역으로 등장하지 않는 편이다. 기자는 '기레기'라 불리고, 변호사는 법망을 빠져나가는 걸 돕는 권력의 하수인 정도로 그려져온 것. 하지만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 등장하는 변호사와 기자는 다르다.◆어째서 정의는 돈이 안될까"정의가 돈이 되는 세상을 보여줍시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박태용(권상우) 변호사는 박삼수(배성우)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그렇게 제안한다. 고졸변호사로 재심에서 승소한 후 승승장구할 줄 알았지만 어려운 사람들과 돈 안 되는 재심 소송만 밀려오는 통에 직원들마저 다 도망가버린 박태용 변호사. 그는 자신에게 어차피 돈 되는 일들을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는 차라리 재심 전문 변호사의 길을 받아들이겠다 마음 먹는다. 그러면서 '글빨' 좋은 박삼수 기자에게 자신이 재심 변론하는 이야기를 기사로 이슈화해달라고 제안한다. 그러면 독지가들의 후원이 이어질 거라면서.그런데 박삼수 기자 역시 회사 부탁으로 시장의 자서전을 쓰려 쫓아다니다가 경쟁 매체의 폭로로 하루아침에 기레기가 됐다. 기레기가 되어 결국 백수가 된 박삼수 기자나, 고졸변호사로 애초 돈 벌기는 글러먹은 박태용 변호사나 모두 손가락 빨아야 하는 처지지만, 이들은 결코 의기소침해하지 않는다. 대신 정의가 돈이 되는 세상을 보여주자고 일갈하고, 그런 제안을 한 박태용 변호사에게 박삼수 기자는 "돈이 정의인 세상에서 정의로 돈을 벌자"는 데 의기투합한다.그런데 이들이 이렇게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변호하고 묻힌 진실을 추적하는 일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거기에는 대단한 정의나 사명감 같은 거창한 이유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그들 역시 돈을 벌고 싶고 부유해지고 싶은 평범한 변호사이자 기자다. 하지만 그들의 스펙과 출신은 애초 그런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고졸에 사법고시를 합격해 간신히 변호사가 된 박태용이 출신 학교의 연줄로 공고하게 얽혀있는 재계와 법조계의 네트워크 속으로 들어갈 길은 애초부터 없다. 그래서 박태용은 본인은 원치 않았지만 돈이 되지 않고 또 승소 확률도 적어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재심 전문 변호사가 된다. 마찬가지로 수천대학교를 재수를 해서 겨우 들어간 박삼수 기자 역시 고학력 네트워크로 되어있는 기자사회에서 자신의 유일한 경쟁력은 발로 더 많이 뛰는 것뿐이다. 그래서 사회부의 굵직한 사건들을 특종으로 잡아내지만, 권력자들의 비리를 캐내는 그에게 돈이 따를 리 없다.그래서 이들은 이른바 자칭 '개천용'이다. 용이 되고 싶어 하지만 개천에 발을 담그고 있고 그 곳을 외면하지 못하는. 이들은 돈이 정의가 되고, 정의가 돈이 되지 않는 세상이라는 걸 누구보다 알고 있다. 그렇지만 거기에 굴복하기보다는 거꾸로 정의가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한다.◆그래서 이들의 정의는 돈이 됐을까흥미로운 건 '날아라 개천용'이 그리고 있는 박태용 변호사와 박삼수 기자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태용 변호사는 바로 우리에게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재심을 소재로 다뤘던 영화 '재심'의 실제 인물인 박준영 변호사가 모델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어쩌다 '재심 전문 변호사'가 되었지만 어떻게든 이미지 관리를 통해 돈 되는 변호를 하려 노력해왔다는 이야기로 '인간미'를 보여줬던 변호사. 정의에 대한 사명감을 내세우지 않아 오히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인물이 바로 그다. 그래서 박준영 변호사의 이런 실제 모습과 "정의가 돈이 되는"을 외치는 박태용 변호사라는 캐릭터는 너무나 잘 어울린다.게다가 박삼수 기자의 실제 모델은 바로 그 박준영 변호사의 재심 사건들을 보도함으로써 무고한 피해자들의 무죄와 재심을 이끌어낸 박상규 기자다. 탐사보도 매체인 셜록을 차린 박상규 기자는 익산 택시기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무기수 김신혜 사건을 보도했고 최근에는 양진호 위디스크 회장의 갑질 영상 최초 보도, 동물권 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비밀 안락사 폭로, 양승태 사법부 재판거래 피해자 보도 등을 했다. 또 '날아라 개천용'의 대본 작업을 직접 박상규 기자가 하기도 했다.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는 그들이 함께 했던 재심 사례를 통해 정의를 묻는 '지연된 정의'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래서 본래 이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제목은 '지연된 정의'였다가 '날아라 개천용'으로 바뀌었다. 좀 더 대중적인 접근을 위해 '개천용'이라는 서민 정서를 담은 단어를 활용했으리라 여겨진다.그렇다면 드라마 속 이들의 캐릭터들이 주창하듯 이들의 정의는 돈이 됐을까. 여러 방송에 출연했던 내용들을 통해 들여다보면, 물론 떵떵거리며 살아가지는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럭저럭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을 정도의 괜찮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실제 인물들이 여전히 정의가 돈이 되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것은 '날아라 개천용'이라는 드라마의 판타지를 더욱 강력하게 해준다. 그건 희박하긴 해도 가능한 현실에서 따온 판타지니 말이다.◆거침없는 전개, 혼신 담은 연기, 유쾌한 연출보통 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는 작가의 치밀한 사전 취재가 관건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장르물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고, 그래서 그 영역에 대한 철저한 리얼리티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기에 사전 취재는 작품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을 두고 보면 '날아라 개천용'은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를 모티브로 하고 그들을 직접 제작에 참여시킨다는 기획만으로도 반 이상의 성공은 담보한 셈이다. 완벽한 사전검증과 현장의 실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담겨질 수 있으니 말이다.중요해진 건 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 이야기를 어떻게 드라마라는 장르 속에 잘 녹여낼 것인가다. 다행스럽게도 곽정환 PD는 '미스 함무라비' 같은 작품을 통해 실제 문유석 판사를 작가로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기성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극적 장치들에는 약하지만 무엇보다 강력한 실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리얼리티의 강점이 있다. 그리고 드라마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은 '추노'에서부터 '도망자 플랜B', '빠스껫볼' 등의 다양한 작품을 연출해온 곽정환 PD가 채워주는 방식이다.'날아라 개천용'은 풍부한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그 전개 과정이 거침이 없다. 에둘러 애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직진하는 스토리텔링은 시청자들이 몰입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낙천적인 두 인물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권상우와 배성우의 합이 잘 맞는 연기와,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유쾌하고 발랄한 연출이 더해져 균형 잡힌 드라마가 탄생했다.지금껏 기자나 변호사라고 하면 어딘지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져 눈살부터 찌푸렸던 시청자들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이 본분을 힘겹게 지켜나가고 그러면서 얻게 되는 결코 작지 않은 승리들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게다. 특히 요즘처럼 진정한 기자와 변호사에 대한 갈증이 커지는 시국에는 더더욱.
2020-11-05 14: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