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희망프로젝트] "상권보다 실력" 애견 수제간식 공방 '슬곰이네' 운영하는 김슬기 씨

애견 수제간식 공방 '슬곰이네'를 운영하는 김슬기(24) 씨.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애견 수제간식 공방 '슬곰이네'를 운영하는 김슬기(24) 씨.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재개발이 추진 중인 대구 동구 신암동 한 원룸촌에서 독특한 냄새가 났다. 애견 수제간식 공방 '슬곰이네'를 운영하는 김슬기(24) 씨가 과자를 굽고 있었다.

애견 간식에는 일반 과자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밀가루와 버터, 설탕 대신 쌀과 달걀, 고구마가 쓰인다. 냄새가 생소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개가 아닌 사람 입장에서 군침 도는 냄새는 아니었다.

하지만 공방에 들어와서 본 애견 간식은 맛있어 보였다.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 '초코송이'를 본뜬 제품이 눈에 띄었다. 피자, 약과 형태의 간식도 진열돼 있었다. 물론 초콜릿, 토마토 소스는 일절 쓰지 않은 것들이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슬곰이네'의 주 매출원은 그런데 간식 판매가 아닌 수제 간식 강좌다. 사료 대신 독특한 간식을 주고 싶어하는 젊은 반려인들이 열광했다. 지금은 타지역에서도 대구에 숙소를 구해 며칠 동안 강좌를 듣고 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씨는 "수제 간식을 파는 곳은 많지만 정작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공방이 거의 없는 편이어서 혼자 있을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쁜 것이 사실"이라며 "애견 간식은 영양도 중요하지만 제공자의 만족감도 중요하다. 간식의 '보이는 부분'에 집중한 것이 손님들의 관심을 끈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이공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김 씨는 대학 시절부터 취업 대신 창업이 목표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종잣돈을 모으고, 필요한 자격증을 따려고 서울을 오가는 수고도 감수했다. 또래 대부분이 아직 학교를 다니거나 취업을 준비할 시기에 가게를 차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김 씨는 모은 돈이 넉넉지 않아 월세 40만원의 원룸촌 외진 곳에 가게를 차렸다. 필요한 집기도 영업을 하면서 조금씩 늘려나가는 중이다. '입지와 상권 분석이 반'이라는 일반 자영업자들의 '믿음'과는 정반대다.

김 씨는 상권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온라인을 통한 홍보에 집중한다. 김 씨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강좌가 없는 오전 시간에 혼자 간식을 만드는 모습을 녹화해 게시한다. 이 외에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까지 포함하면 '슬곰이네'를 검색하는 인원은 하루에 수천 명에 이른다.

"요즘은 SNS 등 홍보수단이 많아 자기 실력에 자신만 있다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메뉴 개발을 열심히 해서 사람도 군침 돌 만한 간식을 많이 만들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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