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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도 해도 너무한 文정부의 대구경북 예산 홀대

내년도 정부예산안이 올해보다 9.7% 증가한 470조5천억원으로 확정됐다. 일자리 예산에 23조5천억원을 편성하는 등 정부 씀씀이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정부 예산이 짜였지만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내년도 국비 사업 예산은 오히려 올해보다 줄어 지역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대구시 경우 올해보다 1천143억원 감소한 2조8천900억원에 그쳤다. 경북도는 3조1천635억원 반영에 머물러 839억원 줄었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정부에 국비를 요청한 액수에서 42%, 12.4% 삭감돼 현안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빠지거나 삭감된 항목들을 살펴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대구와 경북 미래를 담보하는 주요 사업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거나 대폭 깎였다. 대구시 경우 물산업클러스터 핵심사업인 물산업 유체성능시험센터 예산이 빠졌고 대구권 광역철도 건설 예산은 요청한 225억원 중 고작 10억원만 반영됐다. 경북도 역시 원자력·지진대책 사업을 비롯하여 공을 들인 항목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누락 삭감된 사업들을 보면 지역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구·경북과 달리 부산·경남, 광주·전남 등 문재인 정권 텃밭 지역은 국비 예산이 크게 늘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부산시는 7천186억원 늘어난 6조613억원을 확보했다. 경남도도 4조8천268억원으로 2천602억원 늘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올해보다 2천346억원, 6천8억원 증가해 2조원, 6조원을 돌파했다. 문재인 정부의 SOC 투자 축소 기조에도 이들 지역은 SOC 예산이 많이 증액됐다. 지역의 국비 확보 부진 원인은 일차적으로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정치권 역량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크게 늘어나고 상당수 지자체의 국비 사업 예산이 대폭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의 지역 예산 차별 때문이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다른 지역보다 대구·경북에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결과라는 의심도 든다. 인사에 이어 예산마저 지역을 홀대하면 정부와 여당이 지역민 마음을 얻기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여당이 앞장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역 국비 사업 예산을 바로잡아야 한다.

2018-08-30 05:00:00

[사설] 포털에 가로막힌 지역 뉴스 소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포털 업체의 ‘지역 뉴스 홀대’를 바로잡는데 정치권이 뜻을 모았다. 28일 열린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 ‘디지털 시대 지역신문의 역할’ 토론회에서 50여 명의 여야 의원들은 포털의 지역 뉴스 의무 반영 등 관련 법 개정에 공감하고, 현재 국회에 발의된 ‘네이버-지역언론 상생법’ 등 처리를 앞당기기로 했다. 포털의 지역 뉴스 배제는 지역 언론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지방분권마저 가로막는 중대 요인이라는 점에서 국회의 이런 움직임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거대 포털 업체의 ‘지역 뉴스 노출’ 행태를 보면 매우 인색하다 못해 무시 그 자체라고 해도 틀린 표현이 아니다. 뉴스 소비자의 종이신문 구독 시간이 하루 평균 5분인데 반해 모바일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한 뉴스 소비는 평균 1시간에 가까운 현실에서 포털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실상은 매우 실망스럽다. 네이버 등 포털 업체들이 지역 뉴스를 그저 구색 맞추기용으로 여기거나 뉴스 다양성 등에 관한 인식이 매우 낮아서다. 물론 재정 상황 등 한계 때문에 지역신문이 포털과 비교해 디지털 환경 고도화에 뒤처진 것은 맞다. 하지만 포털 업체가 지역 신문의 어려운 상황을 빌미로 전재료 협상 등에서 주도권을 휘두르는 것은 지방 언론 나아가 한국 언론 발전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포털의 이런 행태는 디지털 뉴스 소비의 편중을 심화하고 수도권-지방이라는 잘못된 이분법 구조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관련 입법을 통해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의 디지털 뉴스 소비를 쥐락펴락하며 구조를 왜곡시키는데도 규제 없이 그냥 넘어간다면 지역 뉴스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고 수도권 언론의 지위만 더 굳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는 관련 법 개정과 정책 지원에 적극 나서고, 포털 업체도 지방 뉴스는 지방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이익과 결부되는 콘텐츠라는 점을 인식해 빠른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

2018-08-30 05:00:00

[사설] 물 문제 외면한 환경부장관이라면 하루빨리 바꿔야

김은경 환경부장관이 28일 창원에서 열린 ‘낙동강 물 문제 해결 방안 모색 순회 토론회’에 갑자기 불참해 시끄럽다. 환경부가 주최한 토론회에 장관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이상하지만, 행사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행사까지 망치고 말았다니 어이가 없다. 김 장관과의 간담회를 위해 일정을 비워 놓고 기다리던 대구·경북, 부산, 경남, 울산 등 낙동강 유역 5개 광역단체장마저 ‘의미가 없다’며 일제히 불참해 ‘알맹이 빠진 토론회’가 됐다. 환경부가 낙동강 유역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 행사를 기획해놓고 ‘자살골’을 넣고 말았으니 애초부터 이런 환경부에 물 문제 해결을 기대한 것이 잘못인지 모르겠다. 김 장관의 불참 이유를 들어보니 더 황당하다. 국무회의 참석과 국회 상임위원회 출석을 이유로 들었지만, 미리 점검할 수 있는 일정이라는 점에서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어쩌면 낙동강 물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기에 골치 아픈 일은 피하고 보자는 심정이었는지 모른다. 김 장관이 지난달 국회에서 대구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대구시가 물을 정수해서 쓰는 법은 오히려 외면한다”고 황당 발언을 할 때부터 이상하다고 여겼더니, 확실하게 실체를 알게 됐다. 김 장관은 이번 개각 대상에 우선순위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토론회 불참이 신변 문제 때문이라면 더욱 심각하다. 장관이라는 자리는 물러나는 그날까지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어서다. 대구에서 ‘페놀 아줌마’로 시작해 장관직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의 낙마를 보는 것은 아쉽긴 하지만, 국민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바꾸는 것이 옳다.

2018-08-30 05:00:00

[사설] 비대해지는 수도권, 헛구호에 그친 국가균형발전

갈수록 수도권은 비대해지는 반면 지방은 쪼그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 인구 과밀현상이 더 심해졌다. 그에 반해 대구경북 등 지방은 인구가 줄었다.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역대 정부가 주창했던 국가균형발전이 헛구호란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인구는 2천552만 명으로 전년보다 13만 명 증가했다. 서울이 줄었으나 경기 인천은 늘었다. 1년 사이 인구가 18만 명 증가한 경기는 인구가 1천285만2천 명으로 수도권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대구와 경북은 지난해 인구가 전년보다 각각 8천 명, 5천 명 감소했다. 경제활동 주체인 생산연령인구 비율이 줄어 젊은이들이 대구경북을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걱정되는 것은 수도권의 급격한 팽창이다. 서울 경기 인천을 넘어 충남·북 세종으로 수도권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다. 대기업의 시설 투자 및 양질의 일자리가 충남·북과 세종에 몰린 결과 이들 지역 모두 인구가 늘었다. 전철 고속도로 KTX SRT 등 교통망 신설 및 연장으로 출퇴근 시간이 단축된 것도 수도권 팽창을 부추겼다. 지방에는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학교만 졸업하면 앞다퉈 서울로 떠난다. 서울에 있는 학교에 들어가려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일자리 때문이다. 서울로 사람이 몰리고 돈이 몰리니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수도권 비대화가 지방을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황폐한 곳으로 몰아가는 형국이다. 수도권 비대화를 막으려 수도권 개발 억제 및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했으나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수도권 공화국’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 비대화 고리를 끊고 수도권과 더불어 지방도 잘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추락하는 지방을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2018-08-29 05:00:00

[사설] 추가 규제에서 빠진 대구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 힘써야

정부가 그제 8·27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구 중·남·수성구에 대한 투기지역 및 조정대상지역 지정 등 강도 높은 규제책 도입을 보류했다. 최근 계속된 청약 과열과 지나친 집값 오름세 등 문제점은 있으나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먼저 시장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일단 지켜본 뒤 시장 혼란이 지속될 경우 규제 카드를 꺼내겠다는 것이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청약시장 과열이나 집값 오름세를 잡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827 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경기 9개 지역에 대한 투기지역 지정 외에 수도권 14개 공공택지에 24만 가구 건설 등 주택 공급 확대에 더 비중을 둔 것도 속사정을 잘 말해준다. 이번 조치는 위축된 지방 부동산 현실 등을 감안할 때 일단 긍정적이다. 문제는 규제 대신 시장 관망에 대한 정부 입장이 더 부각될 경우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지역 주택시장이 계속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고강도 규제책 등 큰 충격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 모두가 경계해야 한다. 일부 지역의 문제이지만 대구 주택시장의 과열과 과도한 집값 오름세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결과다. ‘로또 청약’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만큼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투자 수요에다 도심지 신규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거품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넘치는 시장의 유동성 또한 과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빼놓기 힘들다. 이런 상황일수록 쾌도난마식 해법보다는 조심스러운 접근법으로 거품을 걷어내고 시장 흐름을 순조로운 방향으로 유도해나가야 한다. 시장 전체를 꿰뚫어보는 폭넓은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대구시도 안정적인 집값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정부 정책에 보조를 잘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

2018-08-29 05:00:00

[사설] '혁신도시 시즌2 사업', 지방정부의 각오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전국 10개 혁신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한 ‘혁신도시 시즌2’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시작된 혁신도시 건설 및 공기관 이전이 ‘시즌1’ 사업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혁신도시를 지역 성장거점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추가적인 공기관 이전을 포기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혁신도시를 발전시키겠다는 정책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크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기업 232개를 2022년까지 1천 개로 늘리고 2만 명을 고용하겠다는 점이다. 혁신도시가 명실상부한 지역 거점으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클러스터 분양 토지의 탄력적인 분할 합병을 허용하고, 3년간 사무실 임차료나 분양대금 이자의 최대 80%까지 매월 지원한다. 혁신도시 특화 전략에 맞춰 규제샌드박스(신산업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시스템)를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 환경도 괜찮을 듯하다. 걱정거리는 ‘시즌2’ 사업의 포인트가 지방정부가 추진 주체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가 일일이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구시·경북도가 자체적으로 특화산업 및 산학연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부족한 것은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지방정부의 기획력과 추진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만, 그럴 만한 능력과 실력을 키워왔는지 의문스럽다. 대구시·경북도는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는 마당에 혁신도시를 통한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과거처럼 서울만 바라보고 있거나 고민 없이 때우고 말겠다는 낡은 생각은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공기관들도 더는 데면데면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지방정부와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8-08-29 05:00:00

이희중 경북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의창] 보몰 효과  

불확실한 미래, 사이 사이에 고리가 끊어져 있는 기억들, 원인과 결과가 섞여 있는 불안정한 이론. 30년 후에 다가올 국민연금 기금고갈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었다. 견해와 주장이 엉킨 듯이 어지럽게 춤을 추지만, 논쟁은 꼬리를 물고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이 모든 게 시간이라는 변수가 머리 속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일이다. 시간은 변화에 대한 일종의 가정법이므로,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예측은 가정이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에만 유효할 뿐이다. 30년은 고사하고 3개월 후에 벌어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향방 조차도 예측하기 어렵다. 복지와 관련된 논쟁의 시제는 미래형이기 때문이다. 시간·정치·경제 그리고 의료가 뒤섞인 난맥상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 한 권의 책이 있다. 윌리엄 보몰은 그의 책에서 "비용질병: 왜 컴퓨터는 점점 저렴해지는데, 의료비는 그렇지 않은가?" 라고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는 임금의 증가가 생산성의 증가에 비례한다는 가정하에 제조업의 임금상승은 당연하지만, 음악가의 연주나, 교수의 강의, 의료에서의 간호는 30년 전에 비해 본질적인 차이가 없는데 임금은 제조업에 비례해서 상승하는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는 주된 이유로써 업종 간의 경쟁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의 높은 생산성에 따른 임금 상승만 있다면, 간호사나 의사는 병원을 버리고 자동차 회사에 취업할 것이고, 병원은 붕괴할 것이다. 이에 대항하여 의료진의 급여를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경제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는 일종의 질병으로 파악하여 '비용질병'이라는 용어를 썼다. 이렇게 생산성 증가가 없는 분야에서 생산성 증가 분야에 비례하여 임금이 올라가는 현상을 저자의 이름을 따서 '보몰 효과' 라고 한다. 의료비는 아프거나 다치지 않았으면 지출하지 않아도 되었을, 치료를 하고서도 기쁘게 낼 수 있는 돈이 아니어서 기쁘지 않은 비용이다. 산업혁명 에너지혁명 등 각종 생산성 증가의 결과로 30년 전엔 상상 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지만, 의료비·교육비·금융비용과 같은 '비용질병' 역시 증가하였다. 때문에 더 많은 즐거움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충분하지 않다. 물론 교육비나 의료비 상승에는 '보몰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40년 전과 비교해 대학 진학율과 질이 바뀌었고, 의료 서비스 공급의 종류와 전체 총량도 급격히 증가하였다. 50년 전 심장병으로 진단받으면 경구 디기탈리스 서방정 처방전 하나 만을 받았다면, 현대에는 심장 초음파는 물론이요 심장 MRI 검사까지 한다. 미국의 최근 40년 동안 상대적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가전제품·자동차·장난감과 같은 공산품은 하락하였고, 식료품 가격은 현상 유지하였으나, 이에 비해 의료는 2배, 대학 교육비는 3.5배 증가하였다. 더웠던 올 여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관련된 주요 의제 중 하나였던 뇌 자기공명영상 적용에 대한 세부 상황과 관련, 정부·의협 및 관련 의학회 간에 매우 치열한 토론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환자들을 본인 부담금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과도한 의료보험 지출에 따른 보험 기금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판단의 핵심은 우리 경제의 생산 능력이다. 이희중 경북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2018-08-28 09:26:05

[사설] 통계가 마음에 안 들었나, 통계청장 갈아 치운 문 정부

통계청장의 전격 교체를 두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통계 수치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적’ 교체라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은 지난 5월 소득분배가 사상 최대로 벌어진 통계가 나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이 고조될 당시 청와대의 지시로 통계청의 원자료를 재가공해 전혀 새로운 통계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90%”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근거였다. 그러나 이 통계는 전혀 가치가 없는 통계였다. 전국 8천 가구 대상의 가구 단위 조사 중에 근로자만 떼 개인별로 소득을 조사했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직자와 영세 자영업자는 조사에서 뺐다. 그 결과 하위 10%만 근로소득이 감소한 통계가 만들어졌다. 당연한 결과였다. 청와대가 원하는 통계 수치의 추출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모두 제외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 통계가 마음에 들었을지 몰라도 국민경제에는 독이다. 경제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하고,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실패하고 있는지도 판단하지 못하게 한다.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국민의 몫이다. 그래서 통계는 철저히 ‘정치적 고려’와 절연돼야 한다. 면직된 황수경 청장이 바로 그랬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통계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중시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통계청장의 교체는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황 전 청장의 면직을 두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만한 통계의 생산이나 지표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의 부족이 청와대의 불만을 샀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이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란 정부 입맛에 맞는 ‘맞춤형 통계’이고, ‘지표의 적극적인 해석’이란 사실의 왜곡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통계청장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018-08-28 05:00:00

[사설] 빠르게 늙어가는 사회 막기 위한 '고령사회 해법' 급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 진입이 확정됐다. 통계청의 ‘2017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방식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총인구 5천142만 명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711만5천 명(14.2%)이었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7%)로 들어선 지 17년 만의 일로 우리 사회가 유례없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음을 통계로 입증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의 고령화 속도가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 만큼 빠른 편이라는 점이다.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로 들어선 이후 1994년 고령사회, 2010년 초고령사회가 됐다. 초고령사회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의 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더 빠르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인구 구조의 불균형이 더 깊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생산연령인구는 3천619만6천 명으로 전년 대비 11만6천 명(0.3%)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229개 시·군·구 중 167개(72.9%)에서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했다. 일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경제 활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이대로라면 고령 인구 중심의 사회가 노출하는 갖가지 사회·경제적 부작용이 우리 눈앞의 현실이 되는 셈이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인구 고령화는 국가 존립이 걸린 중대한 현안이다. 전남(22%), 경북(19%) 등 일부 지역의 65세 이상 비율은 이미 20%를 넘어섰거나 앞두고 있다. 노령화지수가 647.5로 전국 최고인 군위군, 의성군 등 상당수 농촌 지역은 이른바 ‘소멸 위기 단계’에 근접해 있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맞춤형 정책을 세워 초고령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인 심각한 현실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면 지방 소멸 나아가 국가 소멸은 시간문제다.

2018-08-28 05:00:00

[사설] 농가에 살상용 엽총 허가 남발, 또 총기 사고 부를라

경북 봉화 70대 노인의 면사무소 직원 엽총 살인을 계기로 유해 조수 포획을 위한 총기 관리 허점이 드러나 대책이 시급하게 됐다. 유해 조수 증가로 농가에서 유해 조수를 스스로 퇴치하도록 총기를 허용한 제도가 되레 인명 살상에 악용된 탓이다. 지금 제도를 그냥 두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드러난 셈이다. 무엇보다 총기 소유와 사용의 관리 문제다. 현재 야생 조수 포획의 명분만 있으면 쉽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다. 총기 사용 허가도 대체로 농가 호소가 있으면 자유롭다. 게다가 총기 허가지에서 반경 1.5㎞ 이내 사용 규정을 어겨도 추적이나 제재 방법도 마땅찮다. 결국 일이 터진 뒤에야 알게 되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국내 총기 사고 분석자료를 보면 엄격한 총기 관리의 절실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2016년 국정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2015년 한 해 평균 11.5건의 총기 사고가 일어나 6.3명의 사망자를 냈는데, 절반이 고의로 피해자에게 총기를 겨눈 것으로 조사됐다. 봉화 사건과 다를 바 없는 고의성 총기 사고가 매년 5, 6건씩 일어나 3명의 아까운 생명만 되풀이 희생되는 꼴이다. 농가에 해를 끼치는 유해 조수를 그냥 둘 수도 없지만 이로 인해 빚어지는 총기 사고는 더욱 그렇다. 같은 불행은 안 된다. 총기로 인한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때다. 엄격한 총기 관리와 함께 근본 원인인 유해 조수 퇴치의 새로운 방법을 찾는 일이다. 사람을 해치는 현행 유해 조수 자력 구제 제도를 어떤 식으로든지 손봐야 하는 까닭이다. 총기 전문 엽사를 통해 유해 조수를 다루도록 위탁하거나 임시로 활용하는 방안의 제안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간 밀렵 감시꾼을 활용한 야생동물 보호 활동처럼 유해 조수 퇴치에도 응용할 수 있다. 문제가 진단된 만큼 걸맞은 대책 마련은 당국의 몫이다. 행정 당국과 관련 기관이 머리를 맞대는 일만 남았다.

2018-08-28 05:00:00

[사설] 사립 초중고, 국가 예산 받으면서 친인척 채용하다니

사립 초중고에 친인척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구태가 아직도 남아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사회 통념으로 볼 때, 교직원은 괜찮은 봉급·대우에 퇴직 후 연금까지 받는 선호 직종이다. 이들 친인척이 실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모르겠으나, 단순하게 학교법인 이사장과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근무하고 있다면 큰 잘못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018 사립학교 친인척 직원 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교법인 이사장과 6촌 이내 친인척 관계인 직원이 근무하는 학교는 전국 262개에 달하고, 직원 수는 305명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20개교 20명, 경북은 34개교 38명이었다. 대구·경북을 합치면 54개교, 58명으로 전국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숫자가 많다. 이 가운데 전통의 명문으로 불리는 사립학교들이 상당수 들어가 있으니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들의 채용 과정에 지역 특유의 순혈주의, 인정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면 취업 못 한 젊은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일이다. 과거 이사장이나 교장이 친인척 관계에 있는 교직원과 짜고 횡령을 했거나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른 사건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이사장·교장이 돈 관리를 위해 일부러 친인척을 고용하는 관행은 먼 옛날의 일이라고 여겼다. 요즘에는 그런 부정·비리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친인척을 고용한 자체만으로도 학교를 운영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립학교는 이름만 사립일 뿐이지, 정부로부터 인건비·운영비·연금 등을 지원받기 때문에 공립학교와 다를 바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사립학교에서 이사장의 친인척이라고 은근슬쩍 채용하는 것은 범죄와도 같다. 사립학교는 친인척 채용 금지를 위한 자정 노력을 보여야 한다. 정부와 교육청은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독해야 할 것이다.

2018-08-27 05:00:00

[사설] LH 갑질에 힘 보탠 국토부, 기업 피해 눈감아선 안 돼

국토교통부가 최근 대구 수성구 연호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구의 한 중소 건설업체에 저지른 횡포에 힘을 보태는 결정을 내렸다. 이 업체가 행정 절차를 밟아 사업 승인과 분양까지 마쳤는데 LH가 강제수용 방침을 밝히자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국토부가 LH 편에 서면서 업체는 물론, 분양받은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됐다. 이번 일은 공공기관인 LH의 갑질 횡포에 국토부가 맞장구를 친 합작품과도 같다. 건설업체가 2016년부터 대구 수성구 이천동 일대에 47가구 주택 건립을 추진, 지난해 분양을 마치고 토목공사를 하려는데 느닷없이 올 들어 5월 LH가 공공주택지구 사업 계획을 밝힌 탓이다. 공사는 중단되고 건설업체의 주택 부지는 강제수용의 대상이 됐으니 사업은 틀린 셈이다. LH의 일방적 조치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국토부마저 건설업체 민원을 외면했으니 이에 따른 뭇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 몫이다. 공사 중단으로 업체 경영난은 물론 마땅한 대체 부지 마련 부담에다 이로써 생길 문제는 오로지 업체가 떠안아야 할 판이다. 업체 호소처럼 자칫 회사가 문을 닫는 최악의 일도 배제할 수 없다. LH나 국토부가 주택시장 안정과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주택 사업을 펴는 까닭은 알 만하다. 마땅한 일인 만큼, 공익 우선의 정책에 대한 국가적인 협조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민간의 적법하고 행정 절차를 다한 정당한 사업까지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결정과 정책은 따져 볼 일이다. LH나 국토부의 이번 조치는 분명 문제다. 또 LH로 빚어진 일인 만큼 대책 마련의 책임도 져야 한다. LH가 대책 고민 없이 저질렀다면 횡포요 갑질이고, 국토부는 부화뇌동한 행정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공공성은 살리고, 피해는 줄일 업체 부지의 강제수용 재검토 등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2018-08-27 05:00:00

[사설] 이해찬 새 민주당 대표, 대통령에 쓴소리 아끼지 않아야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에 이해찬 의원이 선출됐다. 여당 수장을 맡은 이 대표는 당내 최다선인 7선 의원에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풍부한 정치 경력을 갖췄다. 취임 일성으로 여야 협치(協治)와 민생경제 두 가지를 제시한 이 대표의 행보에 주목한다. 이 대표는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고 5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비핵화가 교착 상태에 빠지고 경제지표가 10년 만에 최악으로 추락하는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이어서 여야가 힘을 모으는 게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여야가 대표 회담을 통해 난국 돌파 방안을 도출하기 바란다. 또한 이 대표는 “민생경제 안정에 집중하겠다”며 “전국을 돌며 민생경제 연석회의부터 가동하겠다”고 했다.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이 대표의 말대로 민주당이 최저임금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보듬는 데 힘을 쏟기를 주문한다. 강한 여당을 주창하는 이 대표는 민주당을 안주하는 정당이 아닌 미래로 나아가는 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선 이 대표가 가진 인식부터 바꾸는 게 첫 순서다. 이 대표는 악화한 고용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이라 했고 ‘야권=수구 세력’이란 프레임을 갖고 있다. 과거 정권 탓만 해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고 야권을 일방 폄훼해서는 여야 소통이 어렵다. 여당과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 정립도 이 대표 앞에 놓인 숙제다. 당청 관계에서 지금까지 민주당이 청와대에 끌려가는 양상이었다. 청와대를 주도하는 친문 핵심 세력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경력과 카리스마를 이 대표는 갖고 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에게 국정에 대해 적극 조언해야 한다. 나아가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에게 직언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강단 있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아온 이 대표가 여야 협치와 민생 살리기에 주력해 성과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2018-08-27 05:00:00

[사설] 대북제재 위반을 '주권 행사'라는 문 정부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개를 향한 문재인 정부의 행보가 거침없다. 지금 문 정부의 분위기로 보아 미국의 동의나 대북제재 위반 여부와 상관없이 이를 개설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의 23일 정례 브리핑은 이런 관측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제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도 개성공단 부지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 시점은 다음 주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정부의 이런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 대북제재 금지 품목의 북한 반출이다. 문 정부는 6~7월 연락사무소 개소를 준비 중인 남측 인력이 쓰는 것이라며 석유와 경유 80t(1억여원 상당)과 여러 대의 발전기를 북한으로 반출한 데 이어 총 115t(10억원 상당)의 철강·구리·니켈·보일러 등도 북한으로 보냈다. 모두 유엔 대북제재 대상이다. 이에 대한 외교부의 설명은 연락사무소에 대한 물자와 장비, 전력 공급은 대북제재 목적에 배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엔 제재의 규정은 다르다. 정유 제품은 누가 쓰는지와 관계없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제재 위반 여부를 분명히 들여다보겠다고 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미국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문 정부는 난데없이 ‘주권’ 운운하고 나섰다. “연락사무소 개설은 주권국가의 문제”이며 “연락사무소가 제재 위반이면 북한에 있는 다른 대사관들도 제재 위반이냐”는 것이다. 전형적인 초점 흐리기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연락사무소가 아니라 대북제재 품목의 북한 반출이다. ‘북한에 있는 다른 국가 대사관도 제재 위반이냐’는 소리는 더 어이없다. 유엔 제재에 대사관은 일언반구도 없다. 연락사무소는 개성공단 재개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문 정부의 대북경제협력 조급증이 그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의 촉진 동력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관계 개선을 위한 대북 지원이 북한 핵개발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역사에서 하나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왜 대북제재를 앞장서 위반하면서까지 연락사무소를 재개하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2018-08-25 05:00:00

[사설] 들끓는 민심, 세금 쓰는 대책 말곤 없나

소득분배와 일자리 상황이 최악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세금을 쓰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환상에 집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본예산과 추경을 더해 54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투입했지만 일자리 상황이나 소득분배가 더 나빠지자 내년 재정 투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결국 소득주도정책이 아니라 세금중독정책이란 말이 나온다. 정부가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아집을 버리지 않는 한 일자리 근본 처방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후세대들이 뒤집어쓰게 돼 있다. 대통령으로부터 ‘직을 걸라’는 말을 들은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내년 일자리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늘리겠다”고 했다. 일자리 예산은 올해도 역대 최대였다. 그런데 내년에는 더욱 늘린다는 것이다. 내년 일자리 예산은 20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공공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 일자리 대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회 일자리 서비스를 확충한다며 어린이집 보육교사도 1만5천 명 늘리기로 했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세금 잔치를 벌이면 멀쩡한 국가재정을 거덜 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점이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60조원의 추가 세수를 예상하고 있다. 이를 일자리 창출에 쏟아붓겠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계속 세수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세금에 기대 창출된 공공 일자리가 정부 바람대로 경제의 마중물이 되기는커녕 후손들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한번 부풀려진 복지나 공무원 정원은 정권이 바뀐다고 줄이거나 없애기가 어렵다. 생색은 현 정부가 내고 부담은 뒷정부가 두고두고 지게 된다. 이제라도 정부는 세금 쓰는 외에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세금으로 고용을 늘려 국민소득을 높이고 발전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 활동을 지원해 일자리를 필요하게 하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적은 규모나마 채용을 주저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차라리 폐업하고 싶어 하고 대기업마저 고용을 꺼리는 현재의 사회 분위기로는 일자리 창출은 그저 환상이다.

2018-08-25 05:00:00

[사설] 文정부 들어 한 걸음도 못 나간 대구경북 현안 해결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일제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관들을 상대로 의원들은 진척되지 않는 현안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질타와 함께 대책을 주문했다. 의원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해결이 요원하거나 풀리지 않는 현안들이 대구경북에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중점 제기한 대구취수원 이전, 인사 및 예산 소외, 탈원전 정책 피해 대책 등은 촌각을 다투는 사안들이다. 하지만 정부는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커녕 의지조차 안 보여 답답하기 그지없다. 총리와 장관들에게 시원한 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원론에 그치거나 두루뭉술한 말만 쏟아내 부아가 치민다. 취수원 이전에 대해 이 총리는 “수면 위에 나타나게 하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 과정을 이행하고 있는 중”이라 했다. 지금껏 얘기한 것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은 발언이다. 지역 예산 홀대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유념해서 살펴보겠다는 답변에 그쳤다. 탈원전 피해에 대해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지금 산업자원부에서 대응하고 있는데 협의해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대구경북 현안들에 대해 정부 인사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구심마저 제기되는 지경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대구경북이 특별하게 이득을 본 것이 없다. 공항도 못 만들었고 먹는 물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했다. 두 정권을 배출한 지역이라고 낙인찍혀서인지는 몰라도 현 정부 들어 지역이 여러모로 홀대받고 있다. 안타깝지만 대구경북 스스로 난관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현안들을 꼼꼼히 챙기고 정부를 움직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포함해 대구시와 경북도 공무원들도 비상한 각오로 현안 해결에 올인하는 수밖에 없다.

2018-08-24 05:00:00

[사설] 선거 끝난 지 언젠데 아직 앙금 남은 국회의원·단체장

6·13 지방선거 이후 자치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앙금을 풀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 사례가 많아졌다. 행사장에서 마주치면 마지못해 인사를 나누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편이고, 아예 모르는 체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단체장이 늘면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긴 하지만,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씁쓸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다.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공공연하게 갈등을 빚는 곳이 꽤 있다. 김문오 달성군수와 권영세 안동시장은 무소속으로 힘겹게 당선됐기에 지역구 국회의원과 노골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공·사석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현안을 놓고 논의할 생각조차 없으니 피해를 보는 것은 지역민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장세용 구미시장과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관계도 냉랭하다. 민주당이 구미를 경북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뜻을 보이고 있으니 국회의원들의 심기가 편할 리 없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최기문 영천시장과 이만희 의원은 경찰 출신이긴 하지만, 선거 때의 앙금으로 긴밀한 협력은 어렵다고 한다. 대구경북에서 양자의 정당이 다른 경우는 많지 않았기에 둘의 관계는 긴밀하거나 종속적인 모습이었다. 자유한국당 일색의 ‘동종교배’에 젖어 있다가 새 환경에 노출되자,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 여야, 무소속이 동거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므로 현재 상황을 ‘비정상화의 정상화’로 보는 것이 옳다. 단체장과 국회의원의 인간적 갈등은 어쩔 수 없다지만, 둘 다 지역민을 보고 관계 설정을 새롭게 해야 한다. 둘에게 부과된 주된 임무는 주민에 대한 서비스다. 지역 현안 해결이 중요한데도 밉다고 말도 섞지 않는 것은 소인배의 행태다. 서로 협력하고 돕는 것이야말로 지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8-08-24 05:00:00

[사설]  '우리의 적' 삭제, 국군의 존재 이유 부정이다

국방부가 2018년 국방백서에서 “북한군과 북한 정권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의 삭제를 추진키로 한 것은 ‘안보 자해’다. 우리 군이 어떤 적과 싸워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국가든 상정 가능한 모든 적군과 싸우기는 불가능하다. 이는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의 능력으로도 어렵다. 그래서 ‘가상의 적’의 범위를 최대한 좁혀 가장 위협적이라고 판단되는 적에 대비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국방부의 방침은 이런 가장 기본적인 국방 원칙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나 미래에 우리나라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적은 누구인가. 현 국방백서가 명시하고 있는 대로 ‘북한군과 북한 정권’이다. 그게 아니면 무엇이겠나? 이를 삭제하는 것은 싸워야 할 적이 누군지 모르거나 없는, 그래서 존재할 이유가 없는 군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문재인 정부는 북핵이란 현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자발적 무장해제를 꾸준히 밀어붙이고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했고,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를 철수키로 했으며. 북한 핵·미사일에 맞선 무기개발 계획을 대거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이것이 물리적 무장해제라면 ‘우리의 적’이란 문구의 삭제는 정신적 무장해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對北觀)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9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질문에 “그렇게 규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하고, 유화 일변도의 감상적 대북관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핵과 120만 명의 정규군을 가진 북한은 현실적으로도 잠재적으로도 엄연한 ‘우리의 적’이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이적(利敵)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문 정부는 정신차려야 한다.

2018-08-24 05:00:00

[사설] SOC 투자 확대로 일자리 늘리고 경기도 살려야

도로·철도·항만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로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경제재정연구포럼 주최로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OC 투자와 일자리 그리고 지역경제’ 토론회에서 이런 발언들이 쏟아졌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었지만 고용 사정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인 만큼 SOC 투자 확대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SOC 투자가 이끌어가는 건설산업은 일자리 창출 등 파급 효과가 크다.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32만 개 중 37.5%인 12만 개를 건설산업이 만들어냈다. SOC가 확충되면 기업 유치 등에서 유리한 여건이 조성돼 지역 발전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경북 북부지역 경우 도로 사정이 열악해 주민복지 차원에서 도로 건설이 필요하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타격받은 지역에 경제 회생 돌파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SOC 투자 확대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문 정부는 SOC 예산 축소 기조를 뜯어고치지 않고 있다. SOC 예산을 계속 줄이는 것은 일자리 감소 등 반드시 부작용을 수반한다. 적정 수준으로 계속 가야만 건설산업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 SOC 사업에 대책 없이 예산을 투입한다는 일부의 인식도 잘못됐다. 국민 편의나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에 맞춰 꼭 필요한 사업만 추진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일자리 만든다고 쏟아부은 국민 세금이 54조원이나 되는데도 고용 사정은 참담하다. 일자리 예산 대부분이 실직자 생계 지원이나 저임금 단기 일자리 만들기와 같은 곳에 쓰이다 보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도 30조원 가까운 세금이 일자리 만들기 명목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할 텐가. 일자리 늘리기는 물론 경기를 살리는 데 효과가 기대되는 SOC 투자 확대 등 정부가 경제 정책을 면밀히 따져 수정하는 게 맞다.

2018-08-23 05:00:00

[사설] 경찰의 구멍 난 총기 관리가 또 참사 불렀다

21일 경북 봉화에서 70대 농부가 엽총을 난사해 승려 1명을 다치게 하고 공무원 2명을 살해했다. ‘총기안전국가’로 분류된 나라에서 대낮에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경찰이 총기관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허술한 총기관리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임이 분명하다. 범인이 물 문제로 이웃과 다투다가 이웃을 총과 도끼로 위협하며 일종의 ‘살인 예고’를 했다. 이웃 부부가 경찰서에 찾아가 진술서까지 쓰며 범인의 총기를 압수해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경찰은 조사에 소홀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경찰은 파출소에 보관하고 있는 범인의 총기를 거의 매일 내주면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니 경찰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 이웃 부부가 신고했을 때는 잠시 총기를 회수했다가, 얼마 뒤에 총기를 내줬다고 한다. 총기 출고를 알게 된 이웃 부부가 경찰에 항의하자, ‘법 규정이 없다’고 답변했다니 경찰의 무사안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일부 경찰관의 잘못만은 아니다. 법적으로 허술한 구멍이 많아 총기사고가 수시로 일어난다. 총포화약법에 사냥용 및 레저용 총기들은 평소 경찰서에 보관하다가 신청서를 내고 찾아가게 돼 있지만, 경찰이 수렵 목적이나 장소를 일일이 묻거나 확인하지도 않는다. 국내에서 2012~2017년 6년 동안 72건의 총기사고가 발생해 31명이 죽고 51명이 다쳤다고 하니 더는 ‘총기안전국가’라고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빈발하는 총기사고에도 경찰은 손을 놓고 있는 듯하다. 경찰이 총기관리를 잘못해 오히려 범인에게 살인 무기를 쥐여주는 꼴이 됐으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은 물론이고, 경찰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2018-08-23 05:00:00

[사설] 여전히 높은 대구 과불화화합물 검출, 그냥 넘겨선 안 돼

환경부의 대구 문산·매곡 정수장 등 전국 51곳 실태조사 결과, 모두 정상이었다. 아예 나오지 않거나 먹는 물 기준치 이하였다. 지난 6월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과다 검출로 불안에 떨었던 국민들은 다행이지만 대구 시민들은 그렇게 안심할 수만은 없다. 대구 정수장의 검출 수치가 다른 곳보다 유독 높게 나타나서다. 대구의 두 정수장 물은 현재 기준으로는 괜찮은 것으로 확인됐다. 겉으로는 안심할 수치이다. 과불화화합물 3종 가운데 하나는 나오지 않았다. 반면 발암물질인 과불화옥탄산은 문산과 매곡에서 각각 0.021㎍/ℓ, 0.019㎍/ℓ로 기준치(4.0㎍/ℓ) 밑이긴 하나 조사 대상 전국 51곳 가운데 3, 4위로 높다. 과불화헥산술폰산도 문산(0.065㎍/ℓ)과 매곡(0.062㎍/ℓ)은 기준치(0.48㎍/ℓ) 아래이긴 하나 전국 조사 대상의 3, 4위였다. 또 전국 42곳의 하·폐수 처리장 가운데 5곳에서 과불화화합물이 나왔는데 대구 3곳, 경북 구미가 1곳이었다. 하·폐수장의 과불화화합물 기준이 없어 임시로 먹는 물 기준을 적용해 적합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상당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곳이 대구경북 공단에 몰린 점이다. 이번 환경부 조사에서 드러난 걱정은 분명하다. 왜 대구의 두 정수장 과불화화합물 검출 수치가 다른 곳보다 유독 높은가이다. 대구경북 공단의 하·폐수장 수치 역시 다른 곳보다 높은 점도 그렇다.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다른 지역과 비교 분석해서 까닭을 따질 만하다. 먹는 물과 공단 하·폐수 처리를 둘러싼 관리와 감독 문제일 가능성이 없지 않아서다. 대구 시민에게 수돗물 걱정은 아픈 역사와 같다. 과거 빚어진 숱한 낙동강 오염사고 영향이 크다. 행정 당국의 수돗물 안전에 대한 투자와 관심 역시 남달랐지만 먹는 물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환경부 조사 결과를 허투루 봐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2018-08-23 05:00:00

[사설]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운영기관 선정 의혹 밝혀야

최근 이뤄진 환경부의 대구시 물산업클러스터 운영위탁기관 선정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후보 기관 가운데 하필 정부 평가에서 꼴찌 수준의 한국환경공단이 뽑힌 데다 선정 기준과 과정, 선정 배경 등에 대한 자료조차 공개하지 않아서다. 깜깜이 심사를 통한 특정 기관 선정 특혜라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부 결정의 신뢰성이다. 환경공단은 올해 정부 평가 주요 사업 부문에서 꼴찌인 E등급을 받는 등 전체 D등급을 받았다. 반면 A등급을 받은 한국수자원공사는 떨어졌다. 2010년 설립된 환경공단에 앞선 1967년부터 수자원 업무를 맡아 한 해 4조5천억원 예산을 다루는 물 전문 특화 기관인 수자원공사가 탈락했으니 의혹은 자연스럽다. 환경부의 밀실 행정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들 운영위탁기관 최종 후보 2곳을 둘러싼 심사 기준과 과정, 배경 등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는 심사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거나 특정 기관 선정을 염두에 둔 밀실 심사였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환경부의 깜깜이 행정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대구의 미래가 걱정이다. 대구는 일찍이 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물산업 육성과 다양한 국내외 물 관련 행사를 유치하거나 개최했다. 현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물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바로 그런 맥락이다. 이는 대구 앞날은 물론 세계적인 물산업 흐름에 합류하려는 국가 정책과도 맞아떨어지는 일이다. 이제라도 환경부의 할 일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낱낱이 해명해야 한다. 이번 선정 작업과 관련된 모든 자료의 공개는 필수다. 잘못이 드러나면 바로잡을 일이다. 물산업을 특화하려는 대구를 위함이기도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물산업 육성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8-08-22 05:00:00

[사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대구'경북 새출발 각오로 힘 모아라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니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시·도가 한뿌리상생위원회에서 국립공원 승격 문제를 주요 과제로 삼고, 상생협력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동안 시·도가 겉으로는 공동노력을 하기로 해놓고는, 실제로는 이견 때문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던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상당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팔공산의 국립공원화는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팔공산의 난개발을 보다 못한 몇몇 시민들의 노력으로 2013년 60여 개 단체가 참여하는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시·도민 추진위원회까지 만들어졌다. 많은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였지만, 언제부턴가 활동이 흐지부지되다시피 했다.5년간의 미적거림에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의 인식 차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 등이 큰 걸림돌이었다. 대구시가 국립공원화에 적극적인 반면에 경북도는 팔공산에 걸쳐 있는 4개 시군의 암묵적 반대를 의식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많았다.경북도의 자세 변화로 큰 걸림돌이 제거되고 나면 미래는 낙관적일 수밖에 없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일에도 탄력이 생긴다. 시도가 함께 노력한다면 도립공원에 머물러 있는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광주 무등산은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으로 승격운동 2년 만인 2012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례도 있다.팔공산은 명산(名山) 중의 명산이고, 그 자연`문화환경적 가치는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국립공원화는 효율적인 관리와 예산 투입,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의 부대 효과는 물론이고, 팔공산을 길이 보전하고 가꾸기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말만 앞세우는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의지를 보여야 한다.

2018-08-22 05:00:00

[사설] 국민 화 더 돋우는 정부의 '누진제 폐지 불가' 논리

정부가 전기요금 누진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그제 “누진제 폐지는 굉장히 쉽지 않은 일”이라며 누진제 폐지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3단계 3배수 구조인 현행 누진제를 폐지하면 사용량이 적은 1, 2구간 1천400만 가구의 요금이 오른다는 게 ‘폐지 불가’의 이유다. 올여름,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에 따른 요금 부담이 커지자 주택용 누진제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드높았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누진제 폐지 및 제도 개선 관련 청원만도 228건에 달할 정도다. 그만큼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며 불편을 겪은 국민이 많다는 소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6일 청와대 비서관회의에서 “냉방기기 사용을 국민 건강, 생명과 직결된 기본적 복지로 봐야 한다”며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냉방기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백 장관도 12일 공영방송에서 “누진제 폐지를 포함해 하반기에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열흘도 안 돼 정부가 내놓은 입장은 ‘요금을 일률 부과하면 월 400㎾h 이하 저사용 가구의 부담이 늘어나 폐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양한 제도 개선 검토도 없이 궁색한 논리와 변명에 기가 막힐 정도다. 장관 말대로 누진제 폐지가 쉽지 않다면 1천400만 가구의 요금 체계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법도 있고, 400㎾h가 넘을 경우 구간별 요율을 완화하는 등 여러 방안이 있다. 이런 개선 여지는 살펴보지도 않고 폐지가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전체 사용량의 13%에 불과한 주택용에만 누진제 족쇄를 채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횡포다. 누진제를 적용하더라도 상식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게 여론이다. 더는 한시적 완화와 같은 땜질만 할 게 아니라 산업용·일반용 등 전기요금 체계를 총체적으로 재검토할 때가 됐다.

2018-08-22 05:0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야당의 데스노트

'정의당 데스노트'란 말이 정치권에서 회자한 적이 있다. 정의당이 찍으면 죽는다는 뜻으로 데스노트에 오른 이들은 줄줄이 사퇴했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부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대표적 인사들이다. 야 3당이 반대했는데도 정의당이 찬성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내각에 입성했다.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및 일부 장관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경제 파탄 워스트(worst) 5'를 꼽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적 개편을 요구했다. 장 정책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 홍장표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경질 대상에 포함됐다. 바른미래당은 장 실장 등 청와대 경제참모진 교체를 비롯해 김상곤 교육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김 고용노동부장관 교체를 요구했다. 장 실장과 김 고용부장관은 3당 모두로부터 경질 대상으로 선정됐다.야당의 경질 대상에 경제 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빠진 것이 시선을 끈다. 유연하고 변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게 김 부총리에 대한 한국당 평가다. 김 부총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이 직(職)을 걸고 고용 상황을 해결하라"고 주문한 데 대해 책임감과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장 정책실장은 별다른 언급을 않고 있다.장관과 청와대 참모에 대한 인사 사유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외엔 인사를 하지 않고 있다. 야당이 언급한 교육부, 국방부, 고용노동부장관 외에 김은경 환경부장관, 박상기 법무부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개각은 수면 아래 잠복 상태다. 집권 2기 원활한 국정 운영이 될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국민이 장관과 청와대 참모에 대해 데스노트를 쓴다면 야당이 꼽은 숫자보다 훨씬 많지 싶다. 문 대통령 결단이 시급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가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2018-08-22 05:00:00

[사설] 경제 혈관 막혔는데 세금 들여 '일자리 촉진제'만 놓겠다니

‘고용 쇼크’ 상태가 심각하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올 들어 7월까지 30, 40대 취업자 수가 월평균 14만 명씩 빠르게 감소했다. 일자리가 계속 줄면서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월평균 14만4천 명씩 늘고 있고, 취업을 아예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월평균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악의 고용난을 맞고 있다. 19일 열린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도 어려운 고용 상황을 풀기 위한 해법이 논의됐다. 하지만 일자리난의 근본 원인인 정책 오류 진단 등 고민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또 세금을 들여 땜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일자리 헛발질’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높다. 그동안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쏟아부은 일자리 예산이 37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통계가 말해주듯 고용이 늘기는커녕 급감하고 있어 성적표가 초라하다. 그런데도 연내 4조원을 더 풀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12.6% 증가한 22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투입하겠다니, 이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따로 없다. 일자리난의 근본 원인은 경제구조와 가계소득 상황에 대한 잘못된 분석과 비현실적인 진단에서 출발한다. 이에 기초한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기란 애초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성급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며 고용시장을 뿌리째 뒤흔들고는 부작용만 계속 키우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완전고용 상황에 진입하는 등 호황을 누리는데도 유독 한국만 바닥을 기는 것은 정책 오류 등 우리 내부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 재정 확장만으로는 결코 일자리를 늘릴 수 없다. 기업이 투자하게끔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자영업자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피가 잘 돌도록 경제 혈관을 넓히는 게 급선무다. 지금이라도 정책을 고치고 방향을 재설정하지 않으면 고용 실타래가 갈수록 더 꼬이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2018-08-21 05:00:00

[사설] 김동연·장하성이 같은 얘기를 한다는 청와대의 억지

최악의 고용 참사 원인이 무엇인지를 둘러싼 문재인 정부 내의 의견 차이가 심각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견해 차이는 서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과 장 실장 간의 의견 차이도 이에 못지않게 첨예하다. 청와대 내에서도 같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런 상태에서는 신속하고도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의견 대립의 핵심은 최저임금 등 소득주도성장이다. 김 부총리와 윤 경제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을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반면 장 실장은 이런 시각을 거부한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확신한다.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런 대치(對峙)는 상호 양보에 의한 조정이나 절충 가능성을 이미 넘어섰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 중 한 사람이 물러나거나, 둘 다 사퇴하고 경제팀을 새로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두 사람 중 누구도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신속해야 한다. 이미 경제 현실은 한계점에 와있다. 장 실장은 정부를 믿고 기다릴 여유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서로 같은 얘기를 한다고 우긴다. 김의겸 대변인은 “두 분이 어떻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까지 똑같은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언론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팩트’와 다른, 그래서 국민의 인지력을 우습게 보는 말장난이다.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여러 번 마찰을 빚었다. 이런 식으로 사실을 가리려 해본들 해결되는 것은 없다. 해결책을 지연시키고 국민에게 고통의 시간만 늘려줄 뿐이다.

2018-08-21 05:00:00

[사설] 김문오 군수·추경호 의원 달성군 현안 해결에 힘 모아라

달성군의회가 다음 달 추경에서 ‘100대 피아노 콘서트’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무산 위기에 처했던 100대 피아노 콘서트가 열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구에서 성공한 문화 행사가 드물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좋은 평가를 받는 이 행사가 이어지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군비 4억원을 마련해야 국비와 시비와 매칭해 콘서트를 치를 수 있었지만 군의회가 1억원밖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행사 개최가 물 건너갈 처지였다. 달성군은 올해 2, 4, 6월 세 차례 추경에 예산 편성을 상정했지만 군의회는 퇴짜를 놨다. 행사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군민들과 문화예술계가 중심이 된 민간 모금 운동이 일어났고 7월부터 2개월간 성금 9천558만원이 모였다.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예산을 편성키로 한 군의회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보다 더 내실 있는 행사로 만들어 주기를 주최 측에 주문한다. 100대 피아노 콘서트 행사가 우여곡절을 겪게 된 것은 김문오 달성군수와 달성을 지역구로 둔 추경호 국회의원 간 이 행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군의회에 대한 추 의원 영향력이 강했던 지방선거 전에는 100대 피아노라면 말도 꺼내지 말라는 게 군의회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통해 군의원 10명 중 한국당 6명, 민주당 4명으로 의회 구도가 변하면서 추경에 예산 편성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김 군수와 추 의원은 지역 현안을 두고 적지 않은 시각차를 보여왔다. 100대 피아노 콘서트를 비롯해 비슬산케이블카 설치, 한옥마을 및 화석박물관 건립에서도 이견을 나타냈다.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 달성군수 공천을 두고 알력을 빚기도 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달성군 현안이 해결될까 말까 한 만큼 계속 다투는 것은 군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김 군수와 추 의원이 앙금을 털고 달성군 현안 해결에 서로 힘을 모으기를 바란다.

2018-08-21 05:00:00

[사설] 前정권 탓만 해서야 어떻게 경제 살리겠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악화와 관련, “지난 10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성장잠재력이 매우 낮아져서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올바른 진단일 수도 있지만, 이 후보 같은 정권 핵심 인사가 내뱉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친문 좌장’으로 여당 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후보의 상황 인식이 ‘책임 떠넘기기’에 기반하고 있다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 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힌 것도 부적절했다. 그는 ‘경제가 더 좋아지면’ 전제를 달았지만, “2019년에 8천350원이니까 2년 사이에 1천650원을 더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폐업의 기로에 서 있는 소상공인·영세업자,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는 청년들을 떠올리면 한가롭고 배부른 소리임이 분명하다. 이 같은 상황 인식은 이 후보뿐만 아니라 ‘친문 그룹’ 대부분에게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정권을 잡은 지 1년 3개월이 지나고도, 모든 잘못을 전 정권 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청와대의 인식 수준도 그리 다르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 주장과 관련해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각계의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얘기다. 당·정·청이 일요일에 부랴부랴 일자리 대책을 논의했지만, 정부 여당 핵심 그룹이 자기 고집과 독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리 없다. 국정 책임을 맡은 이들이라면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이래서는, 소득주도성장이 틀렸는지, 옳은지 판단할 수도 없고, 경기 악화의 해결책도 찾을 수 없다. 자기 반성과 점검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 집권세력은 ‘수구화된 진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2018-08-20 05:00:00

[사설] DGIST 감사 논란, 당사자도 감사자도 자성할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대한 감사가 한 달을 넘기면서 내부 반발은 물론, 감사를 둘러싼 의혹마저 불거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부 제보로 지난달 3일부터 시작된 이후 감사의 장기화로 교수협의회가 비판 성명서를 발표하고 급기야 처장급 등 보직자들이 일괄 보직사퇴서를 내는 등 불만의 강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번 감사를 둘러싼 논란은 심상찮다. 먼저 내부 구성원의 제보가 발단이란 점이다. 감사 내용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감사가 내부 불만자가 퍼뜨린 내용과 의혹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소문은 내부의 ‘알 수 없는 쌓인’ 문제가 계기였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다. 이는 곧 자체 감사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고백과 같다. 뼈아픈 부분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불거진 사례를 보면 감사 문제점도 꼽아야 할 만큼 심각하다. 한마디로 엄정한 감사가 과연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의심할 만한 일들이 숱하다. 기한 없이 계속되는 감사도 그렇고, 총장의 점심시간 단축과 무시(無時) 호출 등 감사에서 드러난 고압적 행태는 마치 옛 사법기관의 낡은 수사 관행을 보는 듯하다. 특히 내부에서 제기되는 ‘총장 표적 감사’라는 비판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즉 총장 교체를 위한 감사라는 내용이다. 이는 곧 정권 교체로 자행되는 공공기관장 물갈이처럼 정권 진영의 자리 마련을 위한 저의가 아닌가. 현 총장이 지난 정부 말쯤인 지난해 2월 임명됐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그렇다면 반드시 경계할 터이다. 감사는 원칙대로 엄정해야 한다. 소문처럼 일탈을 이어간다면 ‘감사 농단’의 사례만 더할 뿐이다. 이는 고급과학기술인재를 키우고 대구경북은 물론, 나라 과학기술발전 담보를 위해 기술원을 세운 지역민의 정성과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다. 이번 기회에 기술원 구성원들 역시 사태가 왜 이런 지경인지를 깊이 따질 때다.

2018-08-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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