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김정은의 무력 통일 위협에도 ‘대화’ 타령만 하는 대통령

북한 김정은이 군사력을 강화하고 군사력으로 통일을 하겠다고 남한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가망 없는 남북 대화에 매달리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근원적 물음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런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또 다른 근원적 질문을 던지게 한다.김정은은 지난 9일 노동당 8차 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핵을 36차례나 언급하며 "강력한 국방력에 의거해 조국 통일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비록 마음에도 없는 말이나마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한마디도 없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핵잠수함과 극초음속 미사일, 다탄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개발을 공식화했다.특히 주목되는 것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의 발전도 지시했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말대로 된다면 남한엔 재앙이다. 북한이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사거리 400~600㎞의 신형 전술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섞어 쏘면 현재 남한의 요격 체계로는 막을 수 없다. 말 그대로 남한 전역이 '불바다'가 되는 것이다.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이런 위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한마디도 없었다. "전쟁과 핵무기 없는 한반도야말로 민족과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우리의 의무"라며 실행 전략 없는 공허한 말과 "언제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며 대화 타령만 했다.지금껏 북한과 대화해 무엇을 이뤘나. 정상회담이랍시고 세 차례나 김정은을 만났지만, 위장 평화 공세에 놀아나 북한의 핵 무력 증강을 눈 뜨고 지켜보기밖에 더했나. 그러면서 어떻게든 북한에 퍼주려고 대북 제재의 빈틈을 찾는 데 골몰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김정은이 무력으로 통일하겠다고 협박하는데도 대화를 구걸한다. 대통령이 국민을 북한의 핵 인질로 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01-12 05:00:00

[사설] 코로나 방역 비협조 종교시설, 엄벌에 손실 책임도 물어라

경북 상주시 화서면에 터를 잡은 기독교 선교법인 전문인국제선교단(인터콥) 소속 시설인 BTJ열방센터에서 전파된 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2천837명 가운데 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들을 통해 8개 시·도 35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 관련 확진자만 505명에 이를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문제는 방역에 나선 당국에 대한 이들의 비협조가 도를 넘은 점이다. 무엇보다 센터 방문자의 70%인 1천965명이 방역 당국의 거듭된 요청에도 아랑곳 않고 검사를 회피했다. 이런 대규모 집단의 방역 비협조는 지난해 2월 대구에서 빚어진 신천지 교회 사례와 닮아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검사 회피 참석자를 통한 조용한 전파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상주시의 고발에 따라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참석자 소재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의 방역 비협조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검사에 불응한 참석자 개인들 태도도 문제가 아닐 수 없지만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센터의 도덕적 해이와 태도는 개탄할 만하다. 특히 센터 측은 "지자체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 예방과 방역을 위한 조치 차원이라도 센터에 무단으로 들어오면 건조물 침입과 수색죄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오만한 입장이다. 이미 센터는 지난해 11월 당국의 금지 조치를 어기고 1박 2일의 대규모 집회를 가졌고, 상주시의 집합명령서까지 훼손하지 않았던가.자신의 종교와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공공 안녕 역시 침해당해선 안 된다. 일부 종교시설과 교인의 반사회적 일탈 행위의 제재와 불이익은 마땅하다. 그런 만큼 방역 및 사법 당국은 지금까지 이 센터와 방문자의 개별 위반 행위를 엄히 조치해야 한다. 아울러 방역 비협조 등으로 빚어진 손실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뒷날의 재발 방지 경계를 위해서라도 법의 허용 기준에 따라 이들에게 그동안의 손실에 걸맞은 금전 책임까지도 물어야 한다.

2021-01-12 05:00:00

[사설] 동국제강 포항공장 승강기 사망 사고, 철저 수사해 책임 물어야

지난 4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발생한 승강기 사망 사고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참변을 당한 50대 남성 A씨가 주위 사람들에게 화물 승강기의 잦은 고장 때문에 식재료 납품이 두렵다고 토로했다는 유족들의 증언은 충격적이다. A씨는 1년 전부터 승강기 고장으로 식재료를 계단으로 나르는 경우가 잦았으며 승강기를 고쳐 달라고 동국제강에 호소까지 했다고 한다.유족들 주장이 사실이라면 회사 측은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의 화물 승강기는 적재하중 300㎏짜리로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 인증과 검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동국제강은 승강기가 잦은 말썽을 일으키는데도 안전관리자를 배치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 회사는 사고 당시 즉각적인 구호 조치를 벌이기는커녕 참변 후 7시간이 지나도록 이를 까맣게 몰랐다.A씨가 15년째 식재료를 배달해 왔는데도 동국제강은 그와 특수고용관계가 아니라 사업주 계약을 맺은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다. 실제로 동국제강 측은 A씨와 고용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산업재해보험 적용 등 책임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고와 관련해 시중에서는 동국제강 오너 경영진의 연봉이 새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고 한다. 2019년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의 연봉은 각각 24억9천500만원, 20억1천700만원으로 국내 철강회사 임원 연봉 1, 2위에 해당된다. 민간 기업에서 임원이 얼마의 연봉을 받든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화물 승강기 안전사고에서 드러난 안전설비 투자 소홀과 극명히 대비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사고 경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조사를 통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21-01-12 05:00:00

[사설] 산업부는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 허가 연장하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보류된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발전사업권 허가 만료 기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은 백지화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가 불가피해 신한울 3·4호기 '운명'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한수원이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 허가 기간 연장을 산업부에 요청할 방침을 세운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한수원으로서는 허가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신한울 3·4호기 공사에는 이미 토지 매입비, 원자로 설비 등에 7천900억원이 들어갔다. 한수원이 공사를 취소할 경우 5천억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은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신한울 3·4호기 허가가 취소되면 한수원은 향후 2년간 신규 발전 사업 참여도 불가능하다.문제는 한수원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을 산업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는 것이다. 한수원 요청을 뭉개고 산업부가 발전사업 허가를 취소할 경우 산업부는 한수원으로부터 수천억원의 구상권 청구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월성 월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및 증거 인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산업부로서는 또 하나의 '원전 리스크'를 떠안는 것은 큰 부담이다.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 허가 기간 연장을 한다는 것만으로 탈원전 정책이 흔들린다고 볼 수는 없다. 여러 요인을 숙고해 산업부가 허가 연장을 하기 바란다.에너지 선진국들인 미국·영국·프랑스는 정부와 의회가 원전 투자를 늘리는 구체적인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기후변화를 멈추고 탄소중립으로 가려면 원전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선택이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탈원전 역주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로 말미암아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고, 인력 유출이 가속하는 등 '탈원전 적폐'가 쌓이고 있다. 신한울 3·4호기라도 살려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원전산업 침몰을 막아야 한다.

2021-01-11 05:00:00

[사설] 문 정권 대북 정책 실패 재확인한 북한의 무력 강화 협박

북한이 제8차 당 대회에서 당 규약을 개정해 국방력의 지속적 강화와 국방력에 의거한 통일 추진을 명시했다. '자위적인 전쟁 억제력 강화'만 명시한 2016년 7차 당 대회의 규약 개정 때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천명한 것이다. 이에 앞서 김정은은 지난 5∼7일 사업총화보고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하면서 핵잠수함 개발, 군사정찰위성,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향상,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 등 핵 무력 발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이는 대북 정책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는 180도 다른 방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사전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이 예고대로 대북 제재의 고삐를 조일 경우 군사력 강화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올해 신형 무기 실험 도발은 물론 최악의 경우 핵실험까지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런 현실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이 처절하게 실패했음을 재확인해 준다. 문 정권은 잇따른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핵 위험이 사라지고 평화가 온 것처럼 선전했지만, 북한 핵 무력은 더욱 고도화됐다. 결국 북미 및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의 위장 평화 공세에 놀아난 '쇼'였던 것이다.그런데도 문 정권은 기존의 대북 유화 정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의 당선 직후 "트럼프 정부와 이뤄낸 (대북) 성과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무슨 성과가 있다는 것인지 상황 판단 능력의 저열(低劣)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더 가관이다. '우주의 기운' 운운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전환의 시기'가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장관이나 몽환(夢幻)에 사로잡혀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북한의 당 규약 개정은 이제는 이런 유치한 몽상(夢想)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일깨운다.

2021-01-11 05:00:00

[사설] ‘무증상 감염’ 막지 못하면 코로나 3차 대유행 종식 어렵다

대구시가 산발적인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주말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여파로 4일 0시 기준 1천20명의 확진자 발생 이후 6일 연속 1천 명 선 이하로 줄자 방역 당국은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이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어 진단검사 등 방역 강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이후 국채보상공원 등 4개 임시선별검사소의 진단검사 8천419건 중 24건이 무증상 확진자로 드러났다. 경북의 경우 확진자 4명 중 1명꼴로 감염 경로 파악이 안 돼 무증상 감염 요인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대구의 무증상 확진자 비율은 전국 평균에 비해 낮았다. 그런데 대유행 이후 그 비율이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대구시가 특별방역대책 기간인 17일까지 새동산병원 등 5개 병원에 주말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사량이 줄어드는 주말에도 평소처럼 검사량을 유지해 무증상자 확인 등 감염 확산을 적극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문제는 이런 대응에도 자발적 검사 등 시민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무증상 감염이 진단검사에서 확인되고 그 결과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 확산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의 59%가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이뤄졌다. 이는 한국도 무증상 감염자의 영향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로 볼 때 자발적 진단검사는 추적검사를 통한 발견 사례보다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지금은 백신 접종 전까지 감염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무증상 감염이나 감염 경로 미상의 '조용한 전파'가 새로운 뇌관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자발적인 검사에 협조할 필요가 있다.

2021-01-11 05:00:00

[사설] 말문이 막히는 추미애의 집단감염 책임 회피

서울 동부구치소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 추 장관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첫 확진자 발생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야당의 추궁에 "당시에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확진자 발생 후 즉각적인 격리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에도 '동부 구치소의 특수한 사정' 운운하며 구치소 건물의 구조 탓을 했다.듣는 이를 절망케 하는 책임 회피이다. 추 장관이 '당시에는 적절한 조치'라고 든 것이 고작 "지난해 11월 27일 직원 1명이 최초로 확진된 이후 밀접 접촉자에 대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지시했다"는 게 전부다. 추 장관은 이를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구치소 등 교정 시설이 전형적인 3밀(밀집·밀접·밀폐)인 데다 교도관 등 구치소 직원 중 다수가 재소자들과 직간접적인 접촉이 불가피한 사실을 감안하면 밀접 접촉자만이 아니라 전수조사를 해야 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주 가까이 이를 숨겼고 격리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12월 15일 확진자 발생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그 사흘 후에야 1차 전수조사를 했다. 그 사이 코로나19는 무섭게 번졌다.구치소의 특성을 도외시한 채 밀접 접촉자에 대한 선별 검사만 지시한 것이 어떻게 '적절한 조치'라는 것인지 할 말을 잃게 한다. 게다가 구치소 측은 확진자 발생 전에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재소자들에게 KF 인증 마스크를 지급하지도 않았다. 그래 놓고 추 장관은 확진자 발생 3일 뒤인 11월 30일에 "재소자들이 입소할 때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지급했다"며 할 일을 다 했다고 한다.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동부구치소는 이명박 정부 때 초고층 밀집 시설로 지었다"며 집단감염을 이명박 정부 탓으로 돌렸다는 사실이다. 하다 하다 이젠 재소자 집단감염도 전 정부 탓이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지금 당장 1인 1실 수용을 전제로 어떤 대책이 있다고 하느냐"고 야당 의원에 반문했다. 그런 대책을 만들어내라고 있는 것이 정부다. 그럴 능력이 없으면 장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참으로 무능·무책임한 법무부 장관이다.

2021-01-09 05:00:00

[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커진 권한 ‘공룡 경찰’ 우려

'정인이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부실 수사로 비난 여론이 뜨겁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두 번씩이나 국민께 사과했다. 학대 행위로부터 정인이를 3번이나 구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경찰은 있으나 마나 했다. 최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혐의 사건 수사에서도 경찰은 국민적 불신을 받았다.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수사에서는 무능함을, 권력층 비리 수사에서는 눈치 보기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이런 상황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올해부터 막강한 수사 권력을 갖게 된 경찰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생겨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문재인 정권의 사법 개혁 종착지가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는 쪽으로 가닥 잡히면서 이제는 경찰 수사권 비대화에 따른 부작용과 폐해를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경찰이 67년 만에 검찰 지휘로부터 사실상 벗어나게 됐지만, 그에 합당한 독립성 및 공정성 장치를 갖췄는지는 의문부호가 여전히 따라다닌다.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이용구 사건, 정인이 사건 등은 경찰이 수사권을 온전히 다 가졌을 때 어떤 문제점이 생길 수 있는지를 예고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검찰의 수사 지휘를 통해 경찰의 사건 덮기에 대한 통제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봐주기식 수사를 하더라도 제어할 수단이 마땅찮다.특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보장하는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은 너무나 큰 문제다. 경찰 범죄수사규칙에 따르면 고위급 공직자가 연루된 사건의 경우 경찰은 상급기관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행정안전부 산하인 경찰의 수사를 청와대가 좌지우지할 소지가 충분한 구조인 셈이다. 검찰의 수사 지휘가 없어지는 대신 행정 라인을 통해 청와대가 합법적으로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현 집권 세력은 검찰의 공정성·투명성 부족을 명분으로 사법 개혁을 밀어붙이지만 결과적으로 경찰의 권력 독점 구도를 만들어 놨다. 늑대를 피하겠다며 범을 키우는 격이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본 경찰은 권력 핵심부 입장에서 껄끄러운 검찰과 달리 '양순'하기까지 하다. 문 정부가 내세운 검찰 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이 결국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전형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2021-01-09 05:00:00

[사설] 대구경북의 심각한 인구 감소, 결국 일자리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하다. 지난해 대구와 경북의 주민등록 인구는 4만6천여 명이나 줄었다. 감소 폭보다도 감소의 내용이 더 문제다. 대구경북의 지난해 인구 감소분 가운데 출생률과 사망률에 따른 자연적 감소는 1만3천여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3만3천900여 명이 사회적 요인에 의한 감소다. 지난해 대구경북에서 줄어든 인구 가운데 73%는 타 지역으로의 전출로 인해 발생한 셈이다.그 결과 '사회적 요인에 의한 인구 감소 순위'에서 경북과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2, 3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특히 대구는 사회적 요인에 의한 인구 감소 비중이 무려 85.5%나 된다. 대구에서는 최근 10년간 매년 1만 명씩의 인구가 사회적 요인에 의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청년들의 '탈(脫)대구'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경북도 2011년 한 해 인구가 반짝 증가한 이후 내리 감소세를 기록 중인데 사회적 요인에 따른 인구 감소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구미의 인구가 41만 명까지 떨어진 데 이어 이제는 경북의 제1도시인 포항마저도 인구 50만 명 유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말 현재 포항의 인구는 50만2천916명인데 이 수치가 5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경우 구청 폐지 등 조직 축소와 지방교부세 불이익 등을 받게 된다.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대구경북은 젊은이를 찾아보기 힘든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요인에 의한 감소를 막기 위해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근본적 대책을 못 내놓고 있다. 결국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관건이다. 이렇다 할 대기업 또는 첨단산업이 태부족하며 하청업체들만 즐비한 지역의 산업 구조를 개편하지 않고서는 청년들을 잡아둘 수 없다. 지역의 역량만으로는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정부도 생색내기 수준이 아닌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실효성 있는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21-01-08 05:00:00

[사설] 선동으로 이익은 정치인이 챙기고 대가는 국민이 치러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난입하면서 미 국회의사당이 무법천지가 됐다. 총격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이날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려던 상하원 합동회의는 중단됐고, 의원들은 대피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워싱턴에서는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진 날"이라는 탄식이 쏟아졌다.이번 사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동이 초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패배를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6일에도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 전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지 연설을 했다. 나아가 시위대를 "위대한 애국자"라고 치켜세웠다. 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고 소리쳤다. 정치지도자의 선동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처참하게 훼손한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선방한 것이 '2020년 우리의 자화상'이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 들어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엉망이 됐다. 조국, 윤미향, 박원순, 오거돈 사태로 공정과 도덕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선방'과 '공정'을 달고 산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방해, 공수처법 일방 개정, 절차를 위반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등 법치 파괴 행위를 일삼으면서 그걸 '검찰 개혁'이라고 선동한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윤석열 총장 탄핵 호소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살해했다. ▷검찰은 개혁에 반발하고 대통령에 항명했다. ▷대전지검의 '원전 수사'는 국가 정책에 대한 수사다. ▷대통령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모두 지지층을 겨냥한 선동이다.문 정권과 여당 인사들은 대중의 적개심과 증오를 부추기는 선동을 거리낌 없이, 과감하게,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트럼프는 선동으로 '미국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다. 문 정권이 선동으로 정권의 안위와 패거리의 이익을 챙기는 대가로 이 나라는 무엇을 잃어야 하는가?

2021-01-08 05:00:00

[사설] 국민 편 가르기 국정 운영하며 다시 통합 들고 나온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온라인 영상회의로 진행된 2021년 신년 인사회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라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라며 "우리가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서로 존중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함께 긍정하고 자부하고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문 대통령의 '통합' 언급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으로 정국에 파장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사면론을 처음 제기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들고나온 통합이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사면을 비롯해 정치권의 통합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국정 운영 방향에 있어 통합의 중요성을 언급한 두루뭉술한 수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에서 제기하는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등 코로나 방역 실패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볼 수 있다.통합을 키워드로 내세운 문 대통령 신년사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통령 취임사를 떠올리게 한다. 취임사에 걸맞게 문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했다면 통합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됐을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국민 통합과 배치되는 편 가르기 국정 운영을 해왔다. 지지층 입맛에 맞거나 반시장·반기업 정책과 법안 등을 밀어붙이는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다 장관과 청와대 참모로 능력·자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흠결투성이 코드 인사들을 대거 써왔다. '마이웨이' 국정 운영과 조국·윤미향·추미애 사태로 국민 분열을 심화시킨 것은 문 대통령이다.문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60%를 넘은 반면 긍정 평가는 30% 중반대로 추락했다. 민심 이탈로 레임덕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궁지에 몰리니 통합을 꺼낸 것 아니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고, 만시지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통합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지만 편 가르기 국정을 지속하면 통합은 듣기 좋은 말장난일 뿐이다.

2021-01-08 05:00:00

[사설] 일자리 한파, 코로나19 탓으로 돌리면 해법은 멀어진다

대학생들의 겨울방학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에 10여 명이 지원하고, 야간 일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여학생들도 지원한다. 방학에 등록금을 벌어 부모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으니 밤낮은 물론이고 편한 일, 험한 일을 가릴 처지가 아닌 것이다. 감염 사태가 워낙 엄중하니 이 상황을 코로나19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지만, 일자리 급감은 단연코 문재인 정부의 '치적'(恥績)이다.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면서 청와대에 입성하자마자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그들은 집권 기간 내내 일자리를 없애는 일만 벌였다. 호기롭게 설치한 청와대 상황판엔 먼지가 소복이 앉았다. 주 52시간 근무와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저녁이 있는 삶은커녕 '온 식구들이 저녁거리를 찾아 헤매는 삶'을 만들었다.문 정부는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면서도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 업종별·지역별·기업 규모별 영향이나 부작용을 검토하지 않았다. 임금은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상황을 두루 고려해야 하지만, 문 정부는 "월급 많이 받으면 좋은 거 아니냐"는 단순무식한 발상 아래 지급자인 영세사업자를 고려하지 않았다. 영세자영업자 휴·폐업, 아르바이트직 감소, 관리원 및 경비원 감축, 식당·숙박업 일자리 급감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우리 취업시장 현실이었다.고용지표가 갈수록 꺾이는데도 문 정부는 "6개월 후에는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나타난다. 연말에는 좋아진다, 내년에는 확실히 나아진다"며 현실을 호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이 잇따르고 일자리가 더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주원인은 아니다. 올해 백신 접종과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 사태는 결국 진화될 것이다. 하지만 문 정부가 정책을 바꾸지 않은 한 '취업 빙하기'는 끝나지 않는다. 일자리 한파를 코로나 탓으로 돌리면, 해법은 더욱 멀어질 뿐이다.

2021-01-07 05:00:00

[사설] 코스피 사상 첫 장 중 3,000 돌파…조정 가능성 염두에 둬야

코스피지수가 어제 사상 처음으로 장 중에 3,000포인트를 찍었다. 2007년 7월 2,000을 넘은 후 13년 5개월 만이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시중에 흘러넘치는 유동성 때문이다. 초저금리에 각종 지원금이 풀리며 부동자금 규모가 1천200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 돈이 부동산에 이어 증시로 몰리며 주식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일부에선 올해 코스피가 3,300선까지 오를 것이란 낙관론을 펴고 있다. 이와 달리 급등에 따른 조정 경고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20조원에 육박한 신용융자는 '빚투'(빚내서 투자)와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몇몇 국내 대표 업종과 기업들을 제외하면 증시와 실물경제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면 증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우리 주식시장은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한국 대표 상장기업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 증시가 상승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주식시장 강세 요인이 경제의 펀더멘털이나 기업 실적이 아니라 넘쳐 나는 유동성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가 실물·금융의 괴리와 자산시장의 유동성 쏠림을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커진 상태에선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우리 증시와 경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지만 한은 총재·경제부총리와 견해가 다르고 경제 전반의 현실과도 거리가 있는 인식이다. 기업들은 반기업·반시장 정책과 악법 속출로 경영 환경이 최악으로 몰려 사업 계획조차 못 짜는 판이다. 증시 격언 중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이 있다. '돈의 힘'으로 끌어올린 자산 가격은 언젠가는 꺼질 수밖에 없다. 투자 위험과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현명한 투자가 요구된다.

2021-01-07 05:00:00

[사설] ‘4월 보궐선거용’ 의심 피할 수 없는 4차 재난지원금

여권에서 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처럼 오는 4월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재미 좀 보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4차 재난지원금 소리를 꺼내니 그런 의심은 합리적이다. 3차 지원금은 580만 명을 대상으로 11일부터 지급된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차 재난지원금은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지원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1차 재난지원금처럼 과감한 재정 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하며 규모도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총리도 "재정건전성보다 중요한 게 민생"이라며 "필요하다면 (전 국민 지급을) 해야 한다"고 했다.정 총리의 발언에서 보듯 여권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재정건전성은 안중에도 없다. 그렇게 해야 할 이유로 여권이 내세우는 것은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한계점에 봉착한 민생 문제의 시급한 해결이다. 그러나 4월 보궐선거가 진짜 이유일 것이다.그렇게 볼 이유는 무엇보다 지급 시기다. 민주당 내에서는 2, 3월 중 지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4월 보궐선거가 아니라면 꼭 이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 3차 지원금 효과를 보고 보완을 거쳐 지급해도 늦지 않다.또 3차 대유행이 숙지더라도 코로나 사태는 그 이후로도 상당 기간 더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임을 감안하면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할 상황은 앞으로도 여러 번 나올 수 있다. 굳이 선거를 앞두고 4차 지원금을 만지작거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권의 4차 지원금 얘기는 '선거용' 말고는 합리적 설명이 안 된다. 돈으로 표를 사려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2021-01-07 05:00:00

[사설] 국민에게만 희생 강요하는 무책임한 정부 코로나 대책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당국의 집합 금지 조치로 자영업군의 휴·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헬스장이 "더는 못 버티겠다"며 개장했다. 정부가 당초 3일까지였던 실내 체육시설 집합 금지를 17일까지 연장하자 불복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은 "문 닫고 앉아 있다가 망하나, 방역 지침 위반으로 망하나 똑같다"며 문을 열었다. 실제 지금 자영업자들은 '영업 못해 망하거나' '처벌 받아 망하거나'라는, 어느 쪽이든 망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100% 정부 책임이다. 예산과 권한을 모두 가졌음에도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정부 차원의 노력은 뒷전이고, 오직 국민의 팔다리를 묶고, 사생활을 옥죄는 데만 집중했다. 그래도 워낙 국민이 희생한 덕분에 분에 넘치는 'K-방역' 자랑까지 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영역에서는 낙제점이었다. 코로나19 진단검사 비율은 OECD 37개국 중 꼴찌 수준이고, 1월 4일 현재 전 세계 40개국이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래서 대체 언제부터 접종한다는 말인가? 오늘 당장 접종을 시작해도 세계 40위 밖이다. 오직 정부 영역인 서울동부구치소 사태는 문 정부의 무책임,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정부가 국민의 일방적 희생에 근거해 방역 정책을 펴는 동안 시장 경기는 그야말로 바닥을 헤매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의 1월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 대구 48개 생활밀착업종 BC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7.1% 하락했다. 영화·공연 업종은 -98.9%, 노래연습장은 -80.3%, 헬스클럽은 -75.9%를 기록했다.정부가 '닥치고 문 닫아라'는 식의 쉽고 편한 방법을 택하니 자영업자들이 망하고 죽어가는 것이다. 100만원, 200만원 지원금으로 생색낼 게 아니라 세밀한 지침을 세워 방역은 방역대로 하고, 사람 살길도 열어야 한다. 헬스장의 방역 불복에 대해 방역 당국이 '처벌'이라는 손쉬운 대책만 내놓는다면 '불복'은 '민란'이 될 것이다.

2021-01-06 05:00:00

[사설] 감사원은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에 대한 공익 감사 청구 수용해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시민추진단이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작업에 대한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위한 릴레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내주 중 공익 감사를 청구할 방침인데,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연한 대응이다. 현 집권 세력이 보궐선거를 의식해 법적 정당성마저 내팽개치며 국책사업을 뒤엎는 마당에 동남권신공항 이해 당사자인 대구경북이 좌시하고 있을 수는 없다.총리실 검증위의 검증 결과가 감사원 감사 대상인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해공항 확장 안에 대해 검증위 스스로도 전체 22개 항목 가운데 18개 분야에 적정 판단을 내렸고 나머지 안전·수요 등 4개 분야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놓고 '근본적 재검토 필요' 결론을 낸 것은 중대한 하자다. 공항시설법과 환경영향평가법 등 법적 절차에 따라 결정이 난 김해신공항 건설을 고작 총리실 훈령에 근거한 검증위가 무효화한 것 또한 법적 정당성이 없다.따라서 감사원은 시민추진단의 공익 감사가 청구되는 대로 신속히 이 문제에 대한 검토를 벌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총리실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재검토 결론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밀어붙이고 있는 지금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이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공익 감사 청구로 감사원 감사가 실시됐으며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논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뒤따른 전례가 있다.따라서 감사원의 감사는 동남권신공항 정책에 대한 현 집권 세력의 폭주를 견제할 마지막 희망일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대구시는 국토부에 의해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이 날 경우 행정소송을 내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 국회 통과 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계획이라는데 마땅한 수순이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시도민 모두 지쳐 있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는 힘을 모아 이 사안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1-01-06 05:00:00

[사설] 불과 몇 년 앞도 못 내다보는 동해선 단선 전철화 사업

경북도와 강원, 부산, 경남도 등 동해안 지자체들이 철도 동해선 포항~동해 구간 전철화 사업에 대해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4개 시·도가 동해선 복선 전철화의 당위성을 강하게 건의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외면한 채 최근 착공에 들어간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2022년 완공하더라도 동해선은 또다시 절름발이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최근 공사에 들어간 포항~동해(172.8㎞) 전철화 사업은 동해안 경제권 확대와 지역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인프라 사업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앞으로 여객·화물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등 상황이 급변할 경우 어떻게 기민하게 대처하느냐다. 현행 단선을 복선으로 또다시 개량할 경우 추가·중복 예산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고 개량 공사에 따른 지역민 불편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무엇보다 동해선 전체 전철화 사업을 살펴보면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도 걸맞지 않다. 동해선은 부산 부전에서 강원 강릉을 잇는 총연장 360.2㎞의 동해안 지역 핵심 교통 네트워크다. 동해~강릉 구간에 이어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부전~울산 태화강 구간과 태화강~포항 구간도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구간들은 모두 복선이다. 하지만 포항~동해 구간은 낮은 수요와 예산 문제 때문에 단선 전철로 시설을 개량하는 데 그치면서 동해선 복선전철 완전 개통 시기를 또다시 뒤로 미룬 것이다.국토교통부는 "동해선 전 구간이 전기 철도 일괄 수송 체계로 가동되면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 확대 등에 따른 환동해 경제권 발전에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단선 철도는 여객·화물열차 편성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자연히 이동과 물류 수송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8년 개통한 포항~삼척 구간 비전철 사업이나 중앙선 안동~영천 구간 단선 전철화 사업이 좋은 사례다. 실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계속해 시대 흐름을 놓치고 엇박자만 낼 게 아니다. 보다 큰 그림을 보고 과감하게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2021-01-06 05:00:00

헬스장 방역지침 조정될까? 목소리 모이고 국민청원도 20만

헬스장 방역지침 조정될까? 목소리 모이고 국민청원도 20만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정부 방역지침을 두고 관계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이어 정부의 방역지침 수정 등이 가시화할 지 주목된다. 아직까지는 방역당국이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국민적 여론도 모이면서다.필라테스 피트니스 사업자 연맹 관계자들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실효성과 형평성 있는 정책을 요구했다.이어 앞서 이 연맹 관계자라고 밝힌 청원인이 올린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날 동의수 20만명을 넘기면서 정부가 반드시 답변해야 하는 기준을 충족했다.'코로나 시대, 실내체육시설도 제한적, 유동적 운영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서는 "지난해 4월 첫 거리두기 영업 제한 정책부터 식당, 카페, 목욕탕은 일부 영업을 허용하면서 체육시설에만 강력한 잣대를 대고 있다"며 "모호한 방역 기준 때문에 실내 체육시설을 집합 제한 업종으로 분류, 결국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점으로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대책을 요구했다.이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당내 의원·청년 정치인들의 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은 서울 여의도 한 헬스장에서 헬스장관장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국회 차원의 방역 수칙 재정비를 추진키로 했다.다만 현재까지는 정부가 업주 등 관계자들의 이해를 구하고만 있는 상황이다.이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취재진 대상 백브리핑을 통해 "비말을 강하게 배출하는 실내 체육시설 집합 금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내체육시설 관계자들이 태권도장 등 학원에 9명 이하 교습을 허용하는 등 조정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돌봄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2021-01-05 19:12:31

[사설]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영업자, 피해 구제 대책 서둘러야

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던 50대 관장이 새해 첫날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실내 체육시설 영업이 제한되면서 경영난에 몰리게 돼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너무 힘들어서 하루하루 버티는 게 지옥과 같다"는 한 관계자의 말이 헬스업계의 절박한 처지를 대변한다. 오죽하면 헬스업계 종사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에 나섰겠나.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뜩이나 힘들었던 자영업자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에 더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9년에만 85만 명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아 통계 작성 후 최대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1년 내내 이어진 코로나 사태는 자영업에 치명타를 날렸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 건수가 100만 건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저히 버티기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부지기수다.자영업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나름 대책을 펴왔다. 또한 자영업자 등 580만 명에게 9조3천억원의 3차 재난지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방역 지침에 따라 문을 닫았거나 열더라도 손님을 제한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에게 피해액의 일부를 보상한다는 취지다. 벼랑 끝 자영업자에겐 가뭄의 단비인 만큼 정부는 지원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코로나를 잡는다며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올렸다 내렸다 들쑥날쑥하면서 결국 죽어나는 것은 자영업자들이다. 자영업에 대한 획일적 영업 제한이 적절한지,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피해를 보는 사례는 없는지, 업종 간 형평성은 맞는지 등을 살펴 보다 세밀하고 지속 가능한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난지원금으로는 임차료와 공과금 내기에도 모자란 만큼 파산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도울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과감한 금융·재정 지원을 통해 지옥과 같은 고통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구출해야 한다.

2021-01-05 05:00:00

[사설] 이제 와 “부당한 외부 공격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부당한 외부 공격에 대해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시무식사에서 "사회 각 영역의 심화된 갈등과 대립이 법원으로 밀려드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를 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심 판결 이후 재판부에 대한 탄핵 청원 운동이 벌어지는 현실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탄핵 청원 글이 올라온 지 11일 만에 나온 입장 표명이어서 '뒷북'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8·15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박형순 판사에 대해 여권이 '박형순 금지법'까지 발의하며 일제히 박 판사를 비난했을 때도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마지못한 듯 "근거 없는 비난과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으로 재판에 집중해 달라"고 했다. 이때도 법원 내부에서는 '비겁한 뒷북 발언'이란 비판이 쏟아졌다.뒷북은커녕 아예 입을 닫은 경우도 있다. 2019년 2월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여당이 "양승태 적폐 사단이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탄핵을 고민하겠다"며 재판부를 '협박'했을 때와 지난해 1월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청와대가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은 위법한 수사"라며 거부했을 때 그랬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이 아니라 청와대 비서 같다"는 소리까지 나돌았다.이런 사실들은 김 대법원장의 이번 발언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게 한다. '침묵'에 대한 법조계와 일반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면피성 발언'으로 비친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시무식사에서 "독립된 법관의 사명감" 운운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사건 판결의 "무게와 고독을 이겨내 달라"고도 했다. 맞는 소리지만 대상이 틀렸다. 그런 당부는 일선 법관들이 아니라 김 대법원장이 들어야 할 소리다.

2021-01-05 05:00:00

[사설] 포항의 잇따른 땅 꺼짐 현상, 시민 불안 종식 위한 조사와 대비를

지난 1일 포항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산업단지 3단지 한 공장에서 1천600㎡ 면적의 지반이 2~2.5m 깊이로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공장을 가동하지 않은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새해 벽두부터 전해진 땅 꺼짐 사고 소식에 포항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 일대를 덮친 규모 5.4 지진 재앙 이후 포항 곳곳에서 싱크홀 또는 지반 침하로 인한 구조물 파손 사고가 잦기 때문이다.포항에서는 지난해 2월 남구 이동 왕복 3차로 도로와 인도가 내려앉는 대형 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2019년 11월, 2018년 4, 5월 등 여러 건의 지반 침하 사고가 있었다. 공사장 터파기 영향으로 인근 지역 지반이 무너진 사례도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땅 꺼짐 현상도 있었다. 이번 포항철강산단 공장 지반 침하 사고와 관련해서는 포항시가 공장 뒤편 하천부지의 배관 설치 공사와의 연관성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데 지반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포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땅 꺼짐 현상이 2017년 규모 5.4 지진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포항은 대부분 지역의 땅이 무른 퇴적암층으로 돼 있어서 땅을 조금만 파도 펄 밭이 나올 정도로 지반이 약하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취약한 지질 조건 아래에서 2017년 지진 및 여진으로 포항의 땅이 심하게 흔들려 지반 자체가 더 연약해진 것 아니냐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하다.이런 시나리오가 맞다면 포항에서는 건물 신축을 위한 터파기나 지하수 퍼 올리기 등의 공사에 따른 인근 지반 침하 및 건물 균열 파손 현상이 앞으로도 더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일단은 시민들의 불안 해소가 급선무다. 잇따른 땅 꺼짐 현상과 포항 지진 사이의 연관성 여부에 대한 체계적 조사를 더 미뤄서는 안 된다. 아울러 포항시는 내진 설계 강화 등 지반 연약화에 따른 대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2021-01-05 05:00:00

[사설] 대구경북 손잡은 일자리 정책, 다른 분야로 넓히자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손을 잡고 지난 2019년 시작한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과 취업을 통한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휴스타(HuStar) 사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시·도가 1천600억원을 들여 지역에 필요한 인재 3천여 명을 키우는 것으로, 시·도의 기획과 자체 재원으로 산·학·연·관이 참여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시·도가 지난해 2022년까지 1단계 사업에서 중간 추진 성과를 점검한 결과 나름의 성과도 보이고 있다.이번 사업은 주로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하던 인재 양성과 취업 방식의 틀을 벗어나 오로지 대구시와 경북도 주도로 전국에서 처음 실시한 것인 만큼 모험 정책으로까지 평가됐다. '혁신아카데미'와 '혁신대학'이라는 두 갈래의 방법으로 사업이 진행 중인데, 이미 지난해 조사된 취업률과 만족도에서 이목을 끌 만한 결과를 나타내 앞날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먼저 지난 2019년 10월 개강, 8개월 과정을 끝낸 혁신아카데미 1기 수강생 62명 중 46명이 코로나에도 일자리를 구해 74%의 취업률을 보였다. 지난해 1월 조사에서는 참여 기업과 교육생 만족도가 80점을 넘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그래선지 지난해 7월 개강한 혁신아카데미 2기생 모집은 1기 경쟁률(3.71대 1)보다 높은 3.9대 1이었고, 수강생 82명 가운데 21명은 조기 취업했고, 나머지 61명도 기업 수습 과정 등을 거쳐 취업할 예정이다.물론 혁신대학 1기생은 지난해 3월 221명을 뽑아 2년 과정 수업을 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어 성과를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시·도 역량을 믿고 벌인 사업이 성과를 낼 경우 가뜩이나 청년 이탈로 힘든 대구·경북으로선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정책의 결실과 같은 맥락의 또 다른 시·도 협력 정책이 발굴되게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지도력을 기대한다. 마침 지난달 31일 시장과 도지사가 만나 1월부터 공동 현안 회의를 갖기로 한 만큼 이 같은 사업의 성공과 정책 개발에 지혜를 더 모으길 바란다.

2021-01-04 05:00:00

[사설] 문 대통령 ,두 전직 대통령 사면으로 ‘화합’ 나서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새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낙연은 당을 떠나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강한 반대가 쏟아졌다. 야권에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신중론과 "통합의 시작"이라는 환영론이 엇갈리고 있다.이 대표가 사면론을 꺼낸 데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대표 자신의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는 만큼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현 흐름을 흔들어 놓으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분열의 정치를 펴온 데 대한 국민의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만큼 '사면 카드'로 자신이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결국은 대통령이 꺼낼 수밖에 없는 '사면' 논의를 먼저 꺼냄으로써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고, 일자리 정책 실패, 부동산 정책 실패, 코로나19 백신 늑장 확보, 윤석열 쳐내기 등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문 정부의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당장은 친문 진영과 민주당 내부에서 강한 반대가 쏟아지지만, 이 정도 반대를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일각에서는 '사면'을 놓고 이 대표와 청와대가 교감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2월 12일과 2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독대한 바 있다. 어쨌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둔 만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놓고 문재인 정부, 민주당, 야권은 모두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 모든 '셈법'을 떠나 문 대통령은 새해부터는 '분열'의 정치를 버리고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여론 떠보기' 혹은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용 '사면 카드'라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정치적 셈이 아니라 사회 통합과 미래를 향한 '사면'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은 신속히 사면을 단행해야 한다. 아무런 정치적 계산이 없을 때 '국민 화합'이라는 이익, '미래로'라는 비전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21-01-04 05:00:00

[사설] 대한민국 첫 인구 감소…현실화된 인구 절벽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민등록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행정안전부의 발표는 충격적이다.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던 인구 절벽이 드디어 현실화된 것이다. 한 해 출생자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데드 크로스'도 사상 처음으로 발생했다. 인구는 주는데 1인 가구 증가와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은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지방 소멸 시계의 카운트다운이 앞당겨지는 등 총체적 인구 재앙 현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3일 행안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천182만9천23명으로 전년도 말보다 2만838명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출생자 수가 27만5천815명으로 전년도보다 무려 10.65%나 급감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재앙적 수준의 저하 속도다. 반면, 결혼 기피에 따른 1인 가구 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노령화도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말 정부는 인구 절벽 현상을 늦추겠다며 2025년까지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196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 계획을 보면 지난 15년 동안 무려 180조원을 쏟아붓고도 아무 성과를 못 거둔 기존의 대책과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쏟아낸 백화점식 저출산 대책이 '고비용 무효율' 정책이라는 사실은 입증됐다. 그런데도 비슷한 정책을 또다시 반복하겠다는 것은 문제다. 이제는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우리나라 인구 절벽 현상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만연된 결혼 기피 풍조다. 우리나라의 기혼자 합계 출산율은 외국과 비교해도 그리 낮지 않다. 한국처럼 결혼하지 않고서 출산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에서는 결혼에 대한 장애 요소를 제거하는 쪽으로 정책과 재정을 집중하는 게 옳다.

2021-01-04 05:00:00

[사설] 2021년 새해,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각오 하나씩 다지자

2021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신축은 육십간지 중 38번째로 신(辛)은 흰색, 축(丑)은 소를 의미한다. 그래서 '흰 소띠의 해'라고 부른다. '흰 소띠의 해'는 '상서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는 해'라고 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날들 속에 복되고 좋은 일이 일어나는 해를 맞이했으니 반갑고 고맙다. 옛날부터 우리에게 소는 힘과 우직함, 근면성실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각별히 친근하고 고마운 동물로 인식돼 왔으니 신축년 새해는 고맙고 친근한 해가 되리라 확신한다.우리는 2020년을 그 어느 해보다 위태롭게 견뎌냈다. 마스크가 거의 모든 것을 가린 한 해였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얼굴을 가리고, 웃음을 가리고, 일상의 평화를 가리고, 소박한 소망마저 가렸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위기 속에서도 배려심과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코로나는 우리 사회 방역 시스템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됐지만, 배려, 침착, 나눔, 질서, 희생, 사랑과 같은 우리 속의 품위를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인생에 '액땜' 따위는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지난 2020년은 우리 삶에 있어 '액땜'이었기를 바란다.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올해는 우리 사회에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것이다. 그러나 백신이 공급되더라도 우리 생활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변화가 아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 삶은 새롭고 낯선 패러다임과 마주 설 수밖에 없다. 몸부림친다고 거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새 패러다임을 긍정하고, 기꺼이 동행하는 것이다. 설령 코로나19 혹은 더 무섭고 마뜩잖은 무엇이 우리와 동행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웃음을 잃지 않기를 소망한다. 하얀 이를 내보이며 큰 소리로 마음껏 웃음 지을 수 없다면, 우리 서로 정다운 목례를 주고받을 정도의 여유라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덧붙여 비록 내일이 불투명하지만 새해 첫날인 오늘 각자 '각오' 하나씩을 다지자. 설령 그 '각오'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한이 있더라도 마다하지 말자. '삼일'을 버티고, 그 각오가 허물어지면 다시 '삼일 각오'를 다지자. 그렇게 견디기 힘든 날들을 견디고, 해내기 힘든 일들을 하나씩 해내노라면 긴 터널도 끝이 날 것이다. 2021년,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에 건강과 상서로운 기운이 넘치기를 소망한다.

2021-01-01 05:00:00

[사설] 정권의 충견이냐 아니냐는 김진욱 내정자 자신에 달렸다

공수처가 현 정권의 비리를 덮는 '친문 사수처'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김진욱 공수처장 내정자가 선을 그었다. 김 내정자는 31일 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에 "헌법에 따르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공수처 권한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김 내정자는 이어 "(공수처에 대한) 우려 중 하나가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은 헌법상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당연한 소리이지만 공수처의 존재 자체가 이런 당위(當爲)를 위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문재인 정권이 검찰에 대해서는 수사권 박탈까지 추진하면서 공수처에는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까지 부여했다. 게다가 그 어떤 사건이든 검찰과 경찰에게서 넘겨받을 수 있는 데다 여당의 계획대로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면 견제할 기관도 없어진다.공수처가 이런 권력의 행사를 자제할까? 가진 권한은 최대한 행사하고 싶은 것이 권력의 속성임을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면한 가장 큰 걱정은 공수처가 이런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등 정권 비리를 덮고 윤석열 검찰총장 등 문 정권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을 표적 수사하거나 약점을 잡아 문 정권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이런 사태를 방치하면 김 내정자는 정권의 꼭두각시로 전락한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대통령이 김 내정자를 지명한 이유가 위의 지시에 순응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거나, 공수처의 실질적 권한은 공수처 차장이 휘두를 것이란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정말 그렇다면 법조인으로서 치욕이 아닐 수 없다. 법을 공부한 이유가 정권의 충견이 되거나 '인형'이 되기 위함은 더욱 아니었을 것이다.그렇게 되고 안 되고는 김 내정자 자신의 몫이다. 공수처가 문 정권이 의도하는 '정권 사수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 김 내정자의 명예는 물론 법치와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렸다.

2021-01-01 05:00:00

[사설] 석포제련소, 2개월 조업정지 거듭나는 계기 삼아야

경북도가 지난 30일 폐수를 공장 밖으로 불법 배출한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에 조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는 석포제련소가 지난해 4월 환경부에 적발돼 받은 조업정지 4개월을 절반으로 줄인 조치이다. 이번 감면은 환경부의 4개월 조업정지에 대해 경북도가 지난 4월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한 결과 2분의 1 범위로 감경 권고를 받아 이뤄졌다.이번 경북도의 감경 조치는 비록 정부의 조정 신청 결과에 따른 것이지만, 지금까지 경북도가 보인 행정과는 달리 비교적 신속히 내린 조치여서 평가받을 만하다. 또 제련소로서도 이번 조치에 따를 경우 1월 1일부터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조업을 중단한 뒤 그동안 저지른 여러 환경오염 전력에서 벗어나 거듭 태어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됐다.석포제련소로서는 이번 감경 조치가 반가울 수 있겠지만 지난 1970년 공장 가동 이후 첫 중단에 따른 손실은 피할 수 없다. 물론 이런 손실은 회사가 자초한 결과이지만 소송을 통한 불복도 예상된다. 제련소는 이미 지난 2018년 경북도가 적발한 불법행위에 대한 조업정지 20일의 행정처분에 대해서도 소송으로 아직 버티는 것처럼 인적 재정적 기반을 앞세운 소송전도 막을 수는 없게 됐다.하지만 회사가 저지른 주변 환경 훼손 행위로 신음하는 생태계를 감안하면 소송전은 자제해야 한다. 차라리 법적 소모전을 접고 이번 기회를 계기로 환경을 중시하는 회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단체 등의 공장 폐쇄와 같은 요구는 더욱 거셀질 것이 자명하다.

2021-01-01 05:00:00

[사설] ‘예타 통과’ 숙원 푼 엑스코선, 잘 지어 대구 발전 엔진 삼자

대구의 숙원인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 사업이 드디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문턱을 넘어섰다. 세밑 대구 시민들에게 전해진 낭보요, 모처럼 만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엑스코선 예타 통과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이시아폴리스를 잇는 12.3㎞ 길이의 엑스코선(모노레일 방식)이 완공되면 대구의 교통 지도가 확 바뀔 뿐만 아니라 대구 지역 산업·경제에 상당한 전후방 효과를 안겨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3개의 환승역을 포함해 모두 10개 역이 들어설 엑스코선은 도시철도 사각지대인 대구 동·북 지역의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엑스코선은 또한 대구의 방사형 도시철도망 구축의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엑스코선이 완공되면 도시철도 1·2·3호선과의 환승을 통해 대구도 도시철을 타고 웬만한 지역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도시철도 노선 부재로 반쪽 기능밖에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엑스코와 유통단지의 활성화도 기대해볼 만하다.지역 경제 활성화 및 균형 발전에도 호재다. 엑스코선은 경북도청 옛터(현 대구시청 별관)와 대구삼성창조캠퍼스·경북대를 잇는 트라이앵글 모양의 도심융합선도지구 산업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아가 금호워터폴리스와 K-2 이전 이후 추진될 신도시의 성공적 조성에도 반드시 있어야 할 사회간접자본이다. 예타 관문을 이제 넘었으니 장기적으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에 따른 K-2 신도시 노선 연장도 서서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대구시는 엑스코선 건설을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1순위에 올려놓고 지난 4년 동안 예타 통과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2년 전 국토교통부 투자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에는 '야당 도시'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대구시 공직자들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함께 뛰었는데 예타 통과 결실을 거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이제는 준공 목표 연도인 2028년까지 엑스코선을 차질 없이 건설할 수 있도록 시의 행정력을 쏟아부을 차례다.

2020-12-31 05:00:00

[사설] 7천900억 날리며 신한울 3·4호기 백지화, 무엇 위한 탈원전인가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백지화 등 탈원전을 못 박은 정부의 9차 전력수급계획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탈원전 도그마에 빠진 비현실적 에너지 전환 로드맵이기 때문이다. 전력공급계획 산출과 수요 예측 자체가 잘못된 것은 물론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원전을 확대하는 추세와도 상반된다. 막대한 혈세 낭비,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 우려 등 후폭풍이 불가피하다.신한울 3·4호기를 전력 공급원에서 배제하는 등 24기인 원전을 17기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는 발전설비 용량을 약 4배로 늘리는 것이 9차 전력수급계획의 골자다. 또 석탄발전 30기를 폐지하고, 이 중 24기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전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은 6%인 원전 비중을 10년 내에 22%까지 올리기로 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차세대 원전 지원을 공약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을 한다면서 탈원전을 고집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LNG발전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LNG발전은 원전의 50배가량 탄소를 내뿜는 데다 발전 단가가 비싸 전기료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7천900억원이 투입된 신한울 3·4호기가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돼 내년 2월부터 폐기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80만 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제출하고, 청와대 앞 등 전국 릴레이 집회 등을 열었는데도 정부는 끝내 외면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무산되면 세계 최고인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가 불을 보듯 훤하다.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말도 안 되는 탈원전 고집 탓에 폐해들이 산처럼 쌓이고 있다. 경제성이 뛰어나면서 안전하고, 발전효율이 가장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전을 배제한 9차 전력수급계획은 또 하나의 신(新)적폐다.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과 탄소중립을 불가능하게 하는 탈원전은 경제의 근간과 산업 기반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위한 탈원전이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2020-12-31 05:00:00

[사설] 윤석열 찍어내기 실패하자 검찰청 없애겠다는 여당

여당이 '윤석열 검찰'의 무력화를 위해 대한민국 사법행정 체계를 뒤엎으려 하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차원을 넘어 검찰청 자체를 없애거나 검찰총장의 검사 지휘권을 회수한다는 것이다.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검찰청법 폐지법률안'과 기소와 공소 관련 업무만 할 수 있는 기관인 공소청을 신설하는 '공소청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내 검찰개혁특위는 검찰총장 검사 지휘감독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두 법안 발의의 이유로 "수사와 기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제도로써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상호 견제할 수 있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모두 갖고 있어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권력기관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이다.원론적으로 틀린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이런 논리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내년 1월 출범하는 공수처에는 왜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몽땅 몰아줬느냐는 반론에 답해야 한다. 어떤 대답이 가능할까. 정상인이라면 답이 나올 수가 없다. 공수처에는 현재 검찰과 같은 권한을 주면서 검찰에는 그 권한을 빼앗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상대방의 인정을 끌어내지 못하는 자가당착이다.평균적인 양심을 가진 사람은 이를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명색이 국민의 대표라는 여당 의원들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염치를 차릴 계제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여당의 이런 자가당착은 '검찰 개혁'이 '개혁'이라는 허울의 '윤석열 검찰 공중분해'임을 폭로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는 데 실패하자 아예 '합법적'으로 검찰과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그 최종 목적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라임·옵티머스 사기 연루,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문재인 정권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권력형 비리 수사의 원천 봉쇄일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막갈 수가 없다.

2020-12-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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