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부 쌈짓돈 된 남북협력기금, 조성도 집행도 투명해야

통일부가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중 5천억원이 넘는 예산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퍼주기’를 위해 국회와 국민의 눈을 가리려 한다는 것이다.통일부는 지난 8월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에게 예산서를 제출하면서 2019년 남북협력기금 1조977억원 중 남북경협기반 사업 4천172억원과 농축산·산림·환경 협력을 포함한 민생협력 지원 예산 2천907억원 등 7천79억원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그 뒤 통일부는 지난 9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에 포함된 비용추계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농축산·환경·비료 지원 등 1천770억원의 사업 예산 상세 내역을 뒤늦게 공개했다. 하지만 경협기반 4천172억원, 산림협력 1천137억원 등 5천310억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세부 내용의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한마디로 남북협력기금을 국회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정부 마음대로 쓰겠다는 소리다. 정부는 이미 그렇게 했다. 지난 9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에 97억8천만원을 지출한 뒤 사실상 거수기에 불과한 남북교류협력추진위의 ‘사후 승인’을 받았다. 세부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여론의 압력에 통일부는 항목별 내역을 공개하긴 했으나 국회의 검증을 받지 않아 통일부의 공개가 진실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실정이다.남북협력기금을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니 ‘정부의 쌈짓돈이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협력기금은 이미 그렇게 변질되는 양상이다. 납북협력기금의 비공개 예산 비율은 2017년 16%, 2018년 26%로 계속 늘고 있다.기금도 국민의 세금이다. 적절하게 쓰였는지 국민이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비공개 예산’이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 ‘퍼주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부는 세부 지출 내역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거부하면 국회가 비공개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수밖에 없다.

2018-11-13 05:00:00

[사설] 간송미술관 대구 분관, 건립 재고할 필요 있다

일부 미술인과 시민단체가 간송미술관 대구 분관 건립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간송 전형필 선생의 업적이 훌륭하다고 해도, 개인 소유의 미술관을 예산으로 짓고 운영비까지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의 논리는 타당성이 있다. 솔직히, 대구 분관은 서울 본관의 ‘짝퉁’일 수도 있는데, 수백억원을 쏟아붓기에는 격에 맞지 않다.미술인들의 반대 논리 가운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건립비 400억원에 운영비 매년 50억원 제공이다. 거기다, 미술관 운영권도 간송미술문화재단 측에 넘겨준다고 했다. 얼핏 보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외지 관광객을 대거 유인할 수 있고, 대구만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면 이 정도 혜택은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대단히 아쉽지만, 간송미술관 대구 분관은 그 정도 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외지인이 이 전시물을 보려고 굳이 대구 분관을 찾아올 이유가 없다. 문화재 전시가 지역 청장년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건립되면 몇년간은 각광을 받겠지만, 그 뒤에는 초중고생의 체험학습장으로 만족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대구시는 신윤복의 ‘미인도’ 등을 소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해명했지만, 대구경주 국립박물관의 활용도를 떠올리면 얼마나 궁색한 해명인지 알 수 있다.간송미술관 대구 분관은 글로벌 감각과 시대 흐름에 뒤처진 대구 문화 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구 분관은 아직 설계에도 들어가지 않은 만큼 재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 대구시가 미술인들을 달래는 형식을 취하고는, 이대로 건립을 추진해선 안 된다. 이 정도 예산이라면 ‘대구만의 세계적인 볼거리’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대구 분관이라는 명칭부터 틀렸다. 혈세 쓰고 시민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 아닌가.

2018-11-13 05:00:00

[관풍루]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음주운전 처벌강화 골자 '윤창호법' 신속 처리 합의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음주운전 처벌 강화 골자 ‘윤창호법’ 신속 처리 합의. 국민, 국방의무 중 나라 음주 관행 바꿀 법도 남기신 그대여, 영면하소서!○…여론조사기관, 대통령 국정지지도 6주 연속 하락 속 민주당 6주째 하락세 분석. 정부여당, 제주 귤도 보냈으니 김정은 위원장 올 거고 그럼 또 오르겠지.○…경북도의회, 여자 컬링팀 내분에 관할 경북체육회 재감사 결정. 경북도민들, 비 온 뒤 땅 굳는다 했으니 이번에도 컬링인 여러분의 그런 저력 믿니더.

2018-11-13 05:00:00

[사설] 대구환경공단 안전 의식 실종,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대구환경공단 서부위생처리장에서 지난 9일 발생한 메탄가스 저장 탱크 폭발 사고는 환경공단의 허술한 안전 의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근로자 1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로 그친 이날 사고는 미리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만큼 인재나 다름없다.이날 사고는 공단이 신설 중이던 탱크의 준공을 앞두고 시험 가동을 하다 발견된 가스 유출을 보수하는 용접 작업 과정에서 일어났다. 공단은 밀폐된 공간에서 용접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질식 위험에 대비, 미리 산소 농도만 측정했을 뿐 정작 폭발 위험성을 감안한 메탄 농도는 재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이번 사고는, 올해 1월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작업 중 유출된 질소에 질식, 근로자 4명이 숨진 일처럼 사전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다. 산업 현장에서 되풀이되는 안전 불감증이 부른 재난인 셈이다. 환경공단이 “메탄 농도는 작업하기에 적정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힌 데서도 문제는 잘 드러났다.환경공단의 심각성은 비슷한 재난에서도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데 있다. 앞서 공단은 2016년 신천사업소의 용접 작업 도중 메탄 폭발로 근로자 2명이 숨진 사고를 겪었다. 이번 일은 대구시의 환경공단 관리 감독이나 환경공단 안전 의식의 허술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게다가 공단은 근로자들에게 정해진 안전 장비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즉 밀폐 공간에서 일하는 위험한 환경에 걸맞게 갖춰야 할 장비도 없이 근로자를 투입, 작업을 시킨 꼴이다. 자칫 다른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하다.환경공단은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엄정한 조치를 해야 한다. 사고는 예고없이 일어남을 숱한 재난이 증명했다. 특히 대구시는 이번 사고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지난날 여러 불행한 사고로 겪은 엄청난 후유증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18-11-12 05:00:00

[사설] 더 커진 지역 건설업체 지원, 경쟁력과 지역 기여로 답할 차례

사업 부진으로 빈사 상태인 지역 건설업체의 숨통이 앞으로 다소나마 트일 전망이다. 대구시가 지역 건설업체 경쟁력 강화 대책으로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재건축·재개발사업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이는 대형 건설업체의 무차별적인 수주 공세에 밀려 본바닥에서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지역 업체에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그동안 재건축 등 사업의 경우 최대 15%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다. 앞으로는 지역 업체 참여율이 50%를 넘으면 20%까지 인센티브가 더 높아진다. 또 지역 건설사와 설계업체가 함께 사업을 벌이면 추가로 3%를 더 받는다. 이런 파격적인 혜택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 업체의 수주 경쟁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시가 지역 업체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은 그만큼 지역 건설업 상황이 좋지 않다는 소리다. 경쟁 논리나 시장 흐름에만 맡겨놓기에는 불균형이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이런 약육강식의 생태계가 굳어진다면 지역 업체의 고사나 지역 경제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형 메이저 건설기업과 비교해 외형이나 자금력,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애초 상대가 되지 않아서다.지역 업체들의 시공 품질과 서비스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수주 문턱을 넘지 못하면 이런 강점을 발휘할 수 없다. 올해 상반기 전국 건설사 도급 순위에서 화성산업서한 등 지역 대표기업들이 모두 40위권 밖으로 뒷걸음질한 이유다.특정 업체의 시장 독식은 지역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 또한 걱정거리다. 지방정부가 이런 상황을 외면하거나 시장 불균형을 계속 방치할 수 없는 배경이다. 물론 지역 건설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마냥 인센티브에만 기댄다면 지역 건설업의 미래는 어둡다. 시장을 심각하게 왜곡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역 업체를 돕는 것은 바른 결정이다.

2018-11-12 05:00:00

[사설] 자유한국당, 전원책 해촉은 인적 쇄신 후퇴 아닌가

자유한국당이 끝내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을 해촉했다. 전 변호사가 ‘돌출발언’으로 마찰이 잦았기에 해촉은 불가피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당의 지상 과제는 인적 쇄신이다. 전 변호사를 인적 쇄신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영입해 놓고는, 시끄럽다며 쫓아냈으니 한국당이 진정으로 개혁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할 만하다.전 변호사가 끊임없이 ‘월권’ 논란을 일으키며 한국당 의원들을 불편하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가 전당대회 7월 연기 입장을 고수한 것이 해촉의 표면적인 이유다. 그의 언행은 도에 지나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의 자유스러운 기질과 강한 신념에 비춰 인적 쇄신에 관해서는 적격자임이 분명했다.전 변호사는 해촉 뒤에 “비대위가 12월 중순까지 당협 위원장 심사를 끝내고,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은 현역 의원 교체를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인적 쇄신을 통한 개혁보다는, 갈등 봉합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뜻이다.전 변호사의 해촉 여부는 그리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한국당 지도부의 개혁 의지가 후퇴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핵심이다. 한국당 내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책에 편승해 대여 투쟁을 계속하다 보면 한국당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요행 심리가 만연해 있는지 의심스럽다. 혹시라도, 그런 희망을 갖고 있다면 엄청난 착각이다. 정부·여당을 싫어하는 국민이 늘어나도, 한국당으로 지지가 돌아오지 않는다.한국당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당임이 지방선거에서 입증됐다. 과감한 인적 쇄신과 이미지 변화가 없다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인적 쇄신에 따른 당내 갈등과 분란은 한 번쯤 겪고 넘어가야 할 과정이고,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지도부의 개혁 의지 후퇴에 박수 칠 곳은 ‘20년 집권’을 노리는 정부·여당과 당연히 퇴출되어야 할 일부 한국당 의원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8-11-12 05:00:00

[사설] 의료는 없고 IT만 남은 수성 의료지구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지역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시작한 수성의료지구가 딜레마에 빠졌다. 의료와 지식기반 산업 등 두 축을 목표로 했지만 의료 관련 투자 유치에 실패해서다. 자칫 의료 없는 의료지구로 전락할 처지다. 올해로 10년을 넘겼지만 수성의료지구 내 의료시설 용지에 대한 분양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올 연말로 계획했던 지구 전체 준공을 내년 말로 미룰 상황까지 내몰렸다.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이 개발하는 수성의료지구가 지정된 것은 2008년 5월이었다. 대구시는 98만㎡에 이르는 수성의료지구 계획을 내놓으며 부푼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해외 우수병원, 연구소, 대학, 의료제조업체를 집적시켜 글로벌 메디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종합병원과 특화전문병원, 복합의료센터, 양·한방 통합의료센터 등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성의료지구가 조성되면 생산유발효과 1조8천억~2조5천억원, 부가가치 유발 8천억~1조3천억원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3천500~4천700명의 고용유발효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환상이었다. 수성의료지구는 지금은 수성알파시티로 불린다. 알파는 말 그대로 ‘플러스알파’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뜻이다. 의료와 지식기반 산업 특화지역으로 출발했지만 의료보다는 IT 등 지식기반 산업에 더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수성의료지구 내 외국인 투자 유치는 ‘0’다. 그나마 지식기반산업시설 용지 10만9천여㎡ 72개 필지 중 46개 필지의 분양이 끝난 것은 다행으로 여겨진다. 의료시설 용지 8만2천여㎡는 전체가 나대지로 남아 있다. 단 한 건의 투자도 유치하지 못했다.수성의료지구에서 의료가 사라진 것은 유감이다. 더욱이 그 빈자리를 상업유통 기능이 차지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마련한다던 대구시의 야심이 용두사미로 끝날 참이다. 이는 대구시가 사업을 성공시킬 자체 역량을 키우지 않은 탓이 크다. 대구시는 의료지구가 안 된다고 슬며시 정체성을 바꾸려 들기보다는 무엇이 부족했는지 냉철히 분석하고 고쳐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여기에 대구 미래의 한 부분이 달렸다.

2018-11-10 05:00:00

[사설] 대통령 생각 달라져야 새 경제팀 성공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했고 대통령 정책실장에 김수현 사회수석을 발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년 반 만에 경제팀을 전면 교체한 것이다.경질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은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고용 상황은 갈수록 나빠졌고 생산·투자·소비는 얼어붙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와중에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는데도 두 사람은 불협화음을 빚었다. 경제 정책 혼선이 드러났고,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는 지경이 된 만큼 경제팀 교체는 정해진 수순이었다.‘홍남기 경제부총리+김수현 정책실장’의 2기 경제팀에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홍 실장은 병역 면제 경력이 약점으로 꼽혀 청문회에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김 수석은 거시 경제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더 큰 걱정은 자기들 사람만 쓰는 회전문 인사, 이른바 돌려막기 인사로 새 경제팀이 꾸려진 탓에 1기 경제팀 실패를 답습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 메시지가 이미 천명된 데다 대통령 측근 인사들로 2기 경제팀이 구성된 까닭에 기존과 다른 경제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팀에 대한 청와대 입김이 더 세질 것이란 전망이 벌써 나온다.2기 경제팀의 분골쇄신은 당연하다. 더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식 변화다. 경질된 김 부총리는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경제에 정치와 이념 논리를 들이댄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경제정책에 정치와 이념이 개입되면 효과는커녕 부작용이 막대하다는 사실은 수없이 드러났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새 경제팀이 정책 수단을 유연하게 써 시장에 믿음을 주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고 뒷바라지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새 경제팀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2018-11-10 05:00:00

[사설] '교통사고 도시' 오명 벗긴 대구 교차로 구조개선 사업

대구 주요 교차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2014년 통계를 보면 사고가 빈번한 전국 상위 20곳 교차로에 대구가 6곳(30%)을 차지할 만큼 악명을 떨쳤으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단 1곳도 들지 않았다. 불과 3년 만에 이들 교차로 사고가 43.4%나 급감했고 ‘사고뭉치’ 오명도 완전히 벗었다.이런 결과는 당국이 눈에 불을 켜고 사고 줄이기에 노력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가 된 죽전네거리와 범어·계산·두류·성당·황금 교차로는 통행량이 많은 데다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달갑지 않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교차로 구조’에 먼저 손을 댔다. 잘못된 구조와 제 기능을 못 하는 교통시설물이 사고를 유발한다고 판단한 것이다.대구시는 2016년부터 ‘교통사고 30% 줄이기’를 목표로 사고가 잦은 교차로 50곳의 구조 개선에 힘을 쏟았다. 들어간 예산만도 62억원이다. 그 결과 도로교통공단 조사에서 사고 다발 2위였던 죽전네거리는 24위로 떨어졌다. 다른 교차로도 40~5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속도 제한과 교차로 우회전 구간 도로 폭 좁히기, 차로 재조정 등을 통해 사고 위험도를 크게 낮춘 것이다.뒤집어 보면 그동안 대구 교통환경이 잘못된 운전 습관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느슨했고, 각종 교통시설물은 사고를 막거나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결국 사고를 부르고 시민 안전을 위협해온 것이다.이제 그 해답을 찾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주요 교차로를 벗어나면 여전히 낙후한 교통환경이다. 교통법규 준수 등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에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도로 위 상황이 늘 불안하고, 아찔한 순간을 매일 되풀이한다면 결코 교통선진 사회가 아니다. 당국이 지속적으로 계도·단속을 벌이고 구조 개선작업을 벌여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운전자와 시민도 예외일 수 없다.

2018-11-09 05:00:00

[사설] 경북도청의 심각한 기강 문란, 특단 대책 필요하다

경북도청이 잇단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이 없다. 간부 공무원의 자살, 직원 간 폭행, 성희롱 및 갑질 논란 등이 줄줄이 일어나고 있으니 도정이 제대로 굴러갈 리 없다. 이런 사건사고는 공무원 사회의 허술한 기강 및 풍기와 직결된 문제다. 경북도청의 안동·예천 이전, 이철우 지사의 취임 등과 맞물려 공무원들의 심리적 공허함과 일탈이 심각한 수준이라니 걱정스럽다.이 사건사고를 뜯어보면 놀랄 만한 일이 적지 않다. 지난달에 일어난 간부 공무원 자살 사건은 개인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직원 사이에 ‘원인은 갑질’ ‘과중한 업무 탓’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니 상하 관계의 불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도청 노조 게시판에는 “우리 부서에는 몇 달 동안 사건이 끊이지 않고 벌써 경찰차가 두 번이나 왔다 갔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특정 직원이 여직원에게 욕하고 다른 직원을 폭행해 경찰이 출동할 정도라면 정상적인 공무원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직원은 성희롱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니 공무원들의 처신이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안타깝다.도청 신도시에는 밤이 되면 술 먹고 어울려 다니는 공무원들이 자주 보인다. 가족을 대구 등에 두고 홀로 살면서 ‘방황’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경북도가 지난 6월 직원 537명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실태를 조사해보니 62%가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33%가 우울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직원들의 ‘아노미 현상’(혼돈 상태)이 심각한 상황이다. 도청 이전에 따른 후유증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많다.이런 후유증이 이전 초창기의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속될 현상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지사가 파격 인사·특별 승진 등을 제시하며 도정을 챙기려고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공무원 기강을 다잡고 사기를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2018-11-09 05:00:00

[사설] 재판받으러 가는데 6시간…북부권 지방법원 신설해야

경북 북부권 지방법원 신설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을 안동지방법원으로 승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국회 발의를 앞두고 있다. 대구에서 재판을 받아야 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 북부권 주민들을 위한 사법 서비스 향상 차원에서 북부권 지방법원 신설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완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경북 북부권에 지방법원을 신설하는 근거가 되는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다음 주 발의할 계획이다. 안동이 지역구인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공동 발의자로 나서기로 했다. 개정안에는 대구지법·가정법원 안동지원을 승격해 안동지법·가정법원을 신설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북부권 지방법원 신설은 당위성이 충분하고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다. 인구를 보더라도 북부권에 지법이 필요하다는 게 지역 법조계 주장이다. 인구 800여만 명인 경남권에는 부산, 울산, 창원 등 3개 지법이 있는 데 반해 인구가 518만여 명인 대구경북엔 지법이 하나밖에 없다. 북부권 주민들은 행정소송, 형사·민사사건 항소심, 법인·개인 회생과 파산, 국민참여재판 등을 위해 경북도청 신청사 기준으로 115㎞ 떨어진 대구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봉화, 울진 등 동북부 주민들은 항소심 재판이 열리는 대구까지 대중교통으로 최대 6시간이 걸려 재판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법원이 멀어 재판받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다. 북부권 지방법원 신설로 사법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북부권 지방법원 신설은 경북도청, 경북도교육청, 경북도의회, 경북경찰청 등 도 단위 기관과 위상을 맞춘다는 점에서도 타당성이 있다. 북부권 주민들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경북도청 신도시 주민들을 위해 북부권 지방법원 신설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2018-11-09 05:00:00

[사설] 문 대통령, 통합 대구공항 이전 공약 지킬 의지는 있는가

통합 대구공항 이전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애초 계획한 연내 이전 부지 확정은 물론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확산하고 있다. 지역 숙원인 통합 대구공항 이전이 제자리를 맴돌자 주무 부처인 국방부를 비롯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무성하다.국방부는 지난 3월 이전 후보지로 군위 우보면과 의성 비안면·군위 소보면 두 곳을 확정했다.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추진 속도를 높여 올해가 가기 전에 최종 이전 부지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이전사업은 진척이 안 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 교체로 일정이 뒤로 밀린 데다 최근엔 이전사업비 문제로 대구시와 국방부 간 협의도 난항이다.대구공항 통합 이전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지역 대선 공약으로 대구공항 이전을 가장 먼저 언급했고, 지역거점 공항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10년이 넘은 현안 해결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컸다.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통합 대구공항 이전은 속도가 나지 않았다.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는 데다 되레 혼선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역사회 공동체의 합의를 통해 대구공항을 지역 거점공항으로 육성한다’고 밝힌 것이다. 합의란 전제를 붙인 자체가 무책임하고 의지를 의심케 하는 처사였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 주장과 군공항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존치하자는 주장이 부닥치는 빌미가 된 측면도 있다.그동안 행태를 보면 문 정부가 통합 대구공항 이전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오히려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국방부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 통합 대구공항 이전에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도 모자랄 판에 이전 후보지 선정 이후 8개월이 지나도록 사업이 계속 헛바퀴를 돈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2018-11-08 05:00:00

[사설] 사복(私腹) 채우는 지방의원들, 초심을 되돌아보라

대구경북의 지방의회가 의원 불법행위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다. 선거를 준비하고 출마를 결심할 때의 초심(初心)은 사라지고 없다. 대신 사복을 채우는 유혹에 빠지고 있다. 대구에서 지방의원 6명이 사법 처리됐고, 경북의 상주시의원 2명은 5일 불신임을 받았다. 대구 달서구의회는 돈 사용 잘못으로 시끄럽다.지난 7월 지방의회 출범 이후 대구경북 기초·광역의회 의원들의 일탈 원인은 무엇보다 의원 자신이다. 주민 대표로서 벌이는 의정 활동의 본령을 잊고 사익에 매몰되어서다. 겸직금지 위반이나 공사 특혜 의혹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는 등 물의를 빚은 상주시의회 의원 4명은 좋은 사례로, 의회의 엄한 조치가 필요한 까닭이다.최근 검찰에 송치된 대구시의원 2명과 대구 동구의원 3명, 북구의원 1명은 불법 선거운동에 가담했다.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지만 당은 사과는커녕, 윤리위원회 회부 등 징계조차 없다. 지난 7월 달서구의원 2명이 의회 파행을 이유로 징계한 것과는 딴판이다. 당은 있으나 마나이고, 제 식구 감싸는 꼴이니 자유한국당에 대한 신뢰는 물 건너간 셈이다.올해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장기 의정 공백을 빚었던 달서구의회는 가관이다. 의원 24명 전원이 지난달 유럽과 일본으로 관광성 문화탐방 연수를 한 데 이어 ‘1분짜리’에 24만원 밥값을 치르는 등 부적절한 예산 사용 논란을 불렀다. 오로지 주민을 위해 일하겠다던 결의는 헛구호였음을 여실히 드러냈다.25년 넘는 지방의회 역사에도 여전한 지방의원들의 불법과 빗나간 행위는 자정력(自淨力)이 실종된 지방의회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소속 정당이 엄정한 징계 같은 후속 조치를 않고 방관한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의회는 자정력 회복을 위한 각성에 나서야 한다. 정당 역시 엄정히 조치할 때다. 초심을 잊지 말길 바란다. 스스로와 주민을 위해서다.

2018-11-08 05:00:00

[사설] 청와대 권력 비대화가 임종석의 장·차관 대동 논란 불렀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장·차관을 대거 대동한 전방 시찰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임 실장은 6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남북공동선언 이행 추진위원장으로서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정부 및 군 주요 인사와 함께 국군 유해 발굴사업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정상적 업무라는 것이다. 야권의 ‘장·차관 대동’ 표현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다만 선글라스 착용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비무장지대(DMZ) 방문 동영상에서 최전방 감시초소(GP) 통문 고유번호 등이 노출된 것에 대해선 각각 “오해를 받았지만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 “변명하기 어려우며 사과드린다”고 했다. 종합하자면 일부 잘못은 있었지만, 전방 시찰 자체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일반 국민의 눈에는 그렇게 비치지 않는다. 장·차관들을 대동했다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고 했지만 국민들이 접한 것은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장면들이다. 임 실장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은 임 실장이 ‘주인공’이었다. ‘대통령 행세를 한다’ ‘자기 정치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임 실장이 이렇게 튀는 행동을 한 것은 청와대 권력의 비대화와 무관치 않다. 현 집권 세력은 야당 시절 ‘박근혜 청와대’가 ‘대통령 비서’ 업무를 넘어 내각 위에 군림한다고 비판했지만 ‘문재인 청와대’도 다를 게 없다. 이는 박상훈 같은 진보 정치학자도 지적하는 바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운영 방식을 ‘대통령 자신을 보좌하는 임의 조직인 청와대에 권력을 집중시켜 자의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통치체제’라고 비판했다.이런 비판에 대해 임 실장은 지난 4월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논란을 빚은 전방 시찰에서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청와대 권력 비대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2018-11-08 05:00:00

[사설] 총리와 4개 단체장의 물 문제 용역, 밀실 합의가 웬 말

대구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부정확한 뉴스로 인해 며칠간 적잖은 혼란과 오해가 빚어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총리 주재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청도 운문댐 물을 울산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는, 생뚱맞은 소식 때문이다. 운문댐 물은 대구의 수성구, 동·북구 일부 가정에 공급되고, 그마저 갈수기에는 공급이 중단되곤 했으므로 상식 밖의 합의로 여겨졌다.대구시가 취수원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혹을 붙였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취수원 이전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운문댐 물을 울산에 나눠준다고 하니 온통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권 시장이 5일부터 중국 출장을 떠난 상황이어서 정확한 해명도 없었다.결론적으로 운문댐 물 합의는 정확한 팩트가 아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18일 총리 공관에서 대구시장, 경북지사, 구미시장, 울산시장과 취수원 관련 간담회를 가졌고, 간담회 자체와 합의 내용을 비공개에 부쳤다. 그런 뒤에 이 총리 자신이 5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곽상도 의원의 질의에 합의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 총리는 앞뒤가 맞지 않은 행동을 했다.당시 이 총리와 4개 단체장의 합의 내용은 ‘물관리에 대한 통합 용역’ ‘무방류시스템 기술 용역’ 등 크게 두 가지다. 별도 합의에 ‘대구·구미 물 문제 해결 시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호를 위한 운문댐 물 공급’이라고 돼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이 이뤄지면 울산의 물 공급 요청을 대구시가 거절할 이유는 없다.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인 합의 내용이건만, 총리실이 비공개를 고집하다가 오해를 증폭시켰다. 아무리 부담 있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이 총리가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 지역민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물 문제를 놓고 비밀과 밀실회의 따위의 꼼수는 있을 수 없다. 지역민의 의사를 반영해 취수원 이전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는 것이 순리다.

2018-11-07 05:00:00

[사설] SOC 사업 않고 남긴 예산 남북경협 대비설, 정부가 해명해야

정부가 올해 도로·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서 남는 12조원을 남북협력사업에 전용할 계획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도 교통시설특별회계에서 각각 6조4천억원과 5조6천억원 등 모두 12조원의 잉여금이 발생하는데 정부가 이를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한다고 한다. 이것이 남북협력사업에 쓰기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것이다.공공관리기금법 제3조 등에 따라 공자기금을 남북협력기금으로 다시 예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시설특별회계 잉여금의 공자기금 예탁은 바로 이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정부도 사실상 이를 시인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9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에서 “잉여금이 발생한 교통시설특별회계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국토부는 “대규모 신규 인프라사업, 남북경협 등 향후 SOC 예산 수요 증가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반대했다고 한다.정부가 이렇게 하려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교통특별회계 잉여금 12조원을 남북협력사업에 지출하면서 국회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기금은 국회의 동의 없이 정부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정부는 남북협력기금을 마음대로 쓰고 있다. 지출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의 심의·의결을 받도록 돼 있지만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 비용 97억8천만원 등 지금까지 지출은 대부분 사후 승인이었다. 교추협이 친정부 인사 일색으로 구성됐으니 당연한 결과다.12조원의 잉여금이 발생한 것은 정부가 SOC 투자를 줄여왔기 때문이다. 2013년 23조원이었던 SOC 예산은 내년에 14조7천억원으로 줄어든다. 국내 SOC 투자를 줄여 남긴 돈으로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의혹이 인다. 국민이 이를 납득할까. 정부가 해명해야 한다.

2018-11-07 05:00:00

[사설] 탈원전 고집하며 탈원전 피해는 외면하는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탈원전 정책 고수 방침을 다시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점검 또는 재조정 표현을 합의문에 넣자고 요구했으나 문 대통령은 “현재 정책 기조가 60년 이어져야 탈원전이 이뤄진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바꿀 순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고집에서 불통과 독선이 느껴진다.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협의체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기초로 원전 기술력과 원전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탈원전 기조를 60년이나 밀어붙이겠다는 정부에서 원전 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킨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탈원전 부작용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의 행태로 미뤄 원전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건설 중인 원전 2기를 임기 중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도 원전을 더는 짓지 않겠다는 데에 방점을 둔 것으로 봐야 한다.탈원전을 부르짖으면서 정부는 경북 동해안 등 탈원전 피해 지역을 보듬는 데엔 소홀하기 짝이 없다. 탈원전 정책 시행 1년이 지나도록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탈원전 피해에 관한 자료가 숱하게 나오는데도 정부는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피해 지역에 정부가 관심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말까지 나온다. 탈원전 피해가 가장 큰 경북을 위한 지역 맞춤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이제라도 문 대통령과 정부는 탈원전에 따른 국가적 득과 실을 냉정하고 치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탈원전을 계속 밀어붙이면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잘못으로 판명 난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만용이다. 그릇된 정책을 과감하게 수정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자 국가 지도자와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2018-11-07 05:00:00

[사설] 대통령 환대받았으니 기업 총수의 굴욕쯤은 괜찮다는 청와대

리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의 ‘냉면’ 막말 사실을 덮는데 마침내 청와대까지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현재는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한상공회의소와 관련 기업에 확인해보니 그런 사실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지난달 29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했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1일 “그 자리에 없어서 말하기가 적절치 않다”고 말을 바꿨다.결국 당·정·청이 한통속이 돼 평양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리선권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상소리를 한 사실을 없었던 일로 둔갑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애처로움이 저절로 묻어난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에 재확인된 사실을 덮으려 하니 그렇다.이러니 말이 앞뒤가 맞지 않게 배배 꼬인다. 김 대변인은 “(냉면 막말이) 남쪽의 예법이나 문화와 조금 다르다고 할지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갔을 때 받았던 엄청난 환대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막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막말이 있었다는 것인가 없었다는 것인가.“문 대통령이 받은 환대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다”는 단정은 더욱 기가 막힌다. 문 대통령이 환대를 받았으니 우리 기업 총수들이 받은 ‘모욕’쯤은 문제가 안 된다는 소리다. 그 권위주의가 놀랍다. 세계적인 기업의 총수들을 대통령의 수하(手下)쯤으로 여기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우리 기업 총수들이 받은 모욕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얼마나 환대를 받았는지와 상관없는 국민적 굴욕이다. 청와대는 덮으려 할 게 아니라 사실을 인정하고 북한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2018-11-06 05:00:00

[사설] 새 출발 민주당 TK발전특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이하 TK발전특위)가 새롭게 출발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이번 특위는 홍의락 의원(대구 북을)이 주도한 1기에 비해 규모와 위상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일 정도로 확대·보강됐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여권이 대구경북을 특별전략지역으로 설정하고 TK발전특위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자유한국당과 경쟁을 벌이는 것은 지역민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이번 TK발전특위는 대구경북 출신 현역의원 20명과 원외 지역위원장, 자문위원 19명으로 구성됐다고 하니 규모 면에서 매머드급이다. 신임 김현권 특위 위원장(비례대표)은 “현역 의원과 지역 인사 비율이 1대 1 구조로 이뤄져 지역 요구를 수렴하기에 용이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1명이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기로 했다고 하니 당력을 집중하기에도 좋다.TK발전특위 1기는 출범 후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지역 정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하다. 홍의락 의원이 지난해 6월 민주당 TK발전특위를 구성하자, 한국당도 덩달아 그다음 달 TK발전협의회를 구성해 활동에 나섰다. 지역에서 여야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것만 해도 획기적인 일이었다.TK발전특위 1기가 취수원 이전, 경제 활성화 등 각종 지역 현안을 제시하긴 했지만, 구체성 결핍, 자치단체장과의 공감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성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금까지의 활동이 워밍업 수준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TK발전특위의 존재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이번 TK발전특위는 그 규모와 위상에 걸맞은 결과물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거처럼 이런저런 걸림돌이 있다고 포기하고 분노하기보다는, 인내심 있고 내실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TK발전특위가 지역 현안 해결과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

2018-11-06 05:00:00

[사설] 위기의 차 부품업계, 민관 협력 지원으로 활로 찾자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가 업황 부진으로 적자 경영에 빠져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 실적이 내수·수출 모두 좋지 않은 데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 중소 부품 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기업마다 비상 경영을 서두르고 있으나 활로가 좀체 보이지 않는다.지역 차 부품업계 불황은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의 실적 부진이 1차 원인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주력 시장에서 우리 경쟁력이 크게 뒤처진 데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부품 수출마저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부품 수출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왔으나 올 3분기 들어 뒷걸음하면서 업계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적자 경영이 현실화하자 업체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력 조정, 상여금 삭감 등으로 정상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에스엘, 삼보모터스, 경창산업 등 지역 대표 부품기업마저 휘청이는 처지라 2차, 3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형편은 더욱 어렵다. 폐업을 고민하는 업체도 느는 추세다.무엇보다 불황의 바람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고민을 깊게 한다. 수출 여건 개선이나 완성차업계의 실적 회복도 회복이지만 부품 수출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부품산업 생태계는 지역 업계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지역 부품업체들이 기술 경쟁력을 키워 수출시장을 개척하려 해도 완성차업체의 협력업체 족쇄 채우기 등 갑질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이런 장애물을 넘고 위기를 극복하려면 각 업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와 유관 기관의 협력 네트워크가 필수다. 차 부품 업종이 지역 제조업 생산액의 27%로 비중이 큰 만큼 지방정부의 관심과 연구개발·마케팅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차부품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2018-11-06 05:00:00

[사설] 툭하면 개인감정 드러내 통행 막는 반사회적 행위라니

자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공질서를 해치는 막무가내식 행동 표출이 잦다. 며칠 전 대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주민이 차량으로 출입로를 가로막아 주민 통행에 큰 불편을 준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8월, 인천에서도 비슷한 일로 큰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보다 엄격한 통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이번 소동은 아파트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발단이다. 자신의 요구가 입주자대표모임에서 거부된 데 앙심을 품고 무단으로 통행을 막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경찰도 차량 견인이나 저지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주차 위반 스티커에서 시작된 인천 사건과 대구 소동은 개인적 불만을 그릇된 방식으로 표출해 공익을 해쳤다는 점에서 판박이다.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잦은 것은 자기 주장만 옳다고 여기는 소아적 인식이 팽배한 탓이다. 이런 미숙한 시민의식이 개인 간, 집단 내 갈등의 불씨가 되고 급기야 공공질서 파괴 등 불법 행위로 이어져 더욱 심각한 결과를 낳는 것이다. 만약 개인의 과도한 감정 표출 등 불법 행위를 외면하거나 방조할 경우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부른다는 점에서 반드시 경계가 필요하다.지난 2008년 토지 보상금에 불만을 품고 공공의 재산인 문화재를 잿더미로 만든 ‘숭례문 방화 사건’은 우리 사회에 좋은 교훈이다. 최근의 소동들과 숭례문 사건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본질은 똑같다.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 반사회적 병리 현상이다.이제라도 이웃과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억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사소하다고, 개입하기 곤란하다고 불법 행위를 지켜만 보는 경찰이라면 공권력의 존재 이유가 없다. 공권력이 중심에 서서 상황을 통제하는 것만이 이 같은 반사회적 행위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기를 바란다.

2018-11-05 05:00:00

[사설] 민주당은 왜 보수 진영 유튜브 방송이 '인기'인지 아는가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에게 유튜브 영상 제작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각 의원실에 공문을 보내 “연말까지 ‘가짜 뉴스’ 대응이나 국정 현안 및 성과 홍보 관련 영상물을 최소 한 편씩 의무적으로 제작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와 병행해 당 차원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오는 11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은 유튜브 방송에서 이른바 ‘애국 보수’에 크게 밀리고 있는 현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이다. 유튜브 방송에서 보수 성향의 ‘펜 앤드 마이크 정규재TV’ ‘신의 한 수’ ‘황장수의 뉴스 브리핑’ 등은 이미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진보 진영의 ‘세’는 크게 미약하다. 자체 정치 콘텐츠 영상 제작으로 이에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관심은 민주당의 유튜브 방송이 과연 우파 채널만큼 지지층을 확보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예단할 수 없지만 낙관하기 어렵다. 유튜브에서 ‘애국 보수’가 우세한 이유는 이들 채널이 공중파로는 해소되지 않는, 진실과 균형 잡힌 시각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 때문이다.지난 9월 17일 자 KBS 공영노조의 성명은 이런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 성명은 1인 미디어 방송을 규제하려는 정부와 이에 앞장서는 공중파의 편향 보도를 비판하며 “지상파가 문재인 정권을 찬양하는 동안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과 대북 정책의 문제점, 적폐 몰이와 우파 국민에 대한 탄압 등 뉴스를 가감 없이 보도하고 있으며, 심층적인 해설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현재 공중파는 문재인 정권의 ‘나팔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집권 세력에 편향된 뉴스와 시각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민주당이 어떤 유튜브 방송을 하든 하지 않든 ‘애국 보수’의 유튜브 방송에 대한 지지자의 호응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8-11-05 05:00:00

[사설] 대구시 홍보 실패로 수렁에 빠진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통합신공항 이전과 관련한 대구시 행정은 엉망진창이다.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정부의 비협조로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데다, 이전 당위성에 대한 홍보마저 실패했다. 오히려 이전 반대 운동이 더 기세를 올리고 있건만, 대구시의 대응은 미비하기 짝이 없다. 이렇다 보니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수렁에 빠진 채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난달 25일 대구 동성로에서 시민단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이 ‘시민의 힘으로 대구공항 지키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통합 이전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존 공항을 매각하고 군 공항을 지어주는 기형적인 사업이므로, 군 공항만 내보내고 도심형 민간 공항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의 주장은 현행 법규나 미래 항공 수요를 고려하지 않아 그렇지, 얼핏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이 단체는 시민 1천25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니 72.7%가 민간 공항 존치를 희망했고, 22.3%만 공항 이전을 지지했다는 결과도 내놨다. 어쨌든, 시민 70% 이상이 민간 공항 존치를 희망했다면 대구시의 통합신공항 이전 홍보는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이 옳다.이런 반대 기류는 대구시가 국방부만 바라보며 아직까지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신공항 이전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찬성보다는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은 전적으로 대구시의 무능함 때문이다.대구시는 현행 법률에서 ‘군 공항은 내보내고 민간 공항만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널리 알려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설령 민간 공항만 있더라도, 소음 피해와 고도 제한은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시민 여론을 선점하지 못하면 신공항 이전 사업은 불가능해진다. 대구시는 심기일전해 이전 불가피성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18-11-05 05:00:00

[사설] 지역 기여 없이 해만 끼치는 영풍석포제련소

영풍석포제련소의 이중성 등 그 민낯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폐수 무단 방류에 따른 경북도의 20일 조업 정지 조치가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로 악착같이 소송에 나서면서도 타 지역의 영풍 계열사와는 달리 경북 지역 기여 활동은 미미해 생색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변 환경 오염 행위는 부인하면서 토양 오염 정보는 공개하지 못하게 봉화군을 상대로 소송까지 낼 정도다.영풍석포제련소의 환경 오염 행위와 낙동강 상류 오염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 토양 오염 조사로 그 실태가 드러났고, 철새나 물고기의 떼죽음 등 경고등이 수시로 켜졌다. 1970년 공장 가동 이후 환경 당국의 관리 감독 손길마저 미치지 않아 그 폐해가 계속 누적된 상태다.영풍제련소가 2013년 이후 최근까지 환경 관련 법령을 48건이나 위반한 것도 좋은 증거다. 그러나 조업 정지 등 별다른 조치 없이 대신 돈으로 때웠다. 조업이 중단되면 지역 경제에 나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논리로 포장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국감에서 드러났듯 환경부 출신 관료들이 영풍 기업에 좍 포진해 있으니 석포제련소는 사실상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제련소의 지역 기여 활동을 보면 그간 상투적으로 앞세운 지역 경제 논리는 영 터무니가 없다. 되레 영풍 기업의 지역 차별 등 이중성만 보여준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석포제련소가 연매출 1조4천억원을 기록하면서도 사회 공헌 금액은 고작 3억원이 다다. 반면 울산 소재 계열사인 온산제련소는 매년 20억원 이상 기금을 쓰는 등 지역 기여도가 비교가 안 된다는 게 본지 취재 결과로 확인됐다.중금속 오염 정도를 알 수 있는 토양 정밀 조사 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해 봉화군에 소송을 제기한 일도 제련소의 이중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환경 오염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제련소가 오염지도 공개를 막는 것은 모순이다. 소송을 방패 삼아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만 키울 뿐이다.기업 이윤 때문에 환경과 지역민이 볼모가 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기업의 행위가 도를 넘으면 기업 윤리가 의심받고 여론의 비난도 피할 수 없다.

2018-11-03 05:00:00

[사설] K-2 소음에 소송 부담까지, 특별법 왜 미루나

군 항공기 소음 피해 지역 주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전투기 소음 피해도 피해이지만 번거로운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절차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어서다. 현 규정상 피해 보상 시효가 과거 3년까지로 제한되면서 전국적으로 3년마다 소송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정작 소송에서 이겨도 적지 않은 보상금이 변호사 수수료로 빠져나가면서 정작 피해 주민들이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소송 절차 없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대구 K-2 전투기소음피해보상 비상대책위원회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 여론에 호소하는 것도 주민 고충이 얼마나 큰지를 말해준다.최근 3년간 공군이 지출한 K-2 소음 피해 배상금 규모는 모두 3천793억원이다. 적지 않은 국가 예산이 피해 보상에 쓰였다. 하지만 실제 피해 주민에게 돌아간 배상금은 1인당 180만원에 그쳤다. 소송 참여 주민 수가 많은 탓도 있으나 각종 부대 비용을 빼면 주민 몫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현재로선 소송을 통한 배상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2010년 소음 피해 청구 소송이 본격화한 이후 지금까지 2차, 3차 소송이 계속 이어졌다. 변호사 선임과 위임장 제출 등 같은 소송을 3년마다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사건을 맡은 법률사무소들이 7년간 300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가져갔다. 일부 변호사들이 배상금 지연이자를 독차지하거나 수수료를 부풀리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됐다.피해 주민들은 “규정과 기준에 맞으면 소송 없이 직접 보상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달라”며 법무부·공군 등에 진정서를 냈지만 여태 별 진척이 없다. 군 항공기 소음 피해 소송은 국가 책임과 배상 기준이 명확해 서류만 제대로 갖추면 대부분 화해권고 결정이 난다. 소송 없이도 피해 배상 절차 진행에 무리가 없다는 소리다. 사정이 이렇다면 정부와 국회가 계속 나 몰라라 할 때가 아니다. 사회적 비용 등 부작용을 계속 키울 게 아니라 시급히 타당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2018-11-03 05:00:00

[사설] 한수원 올해 적자 1조원…탈원전 부작용 외면하는 文정부

매년 조(兆) 단위 흑자를 내던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는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한수원은 올 상반기 5천482억원에 이어 하반기에도 5천억원이 넘는 순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 8천618억원 흑자에서 불과 1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불량 공기업’으로 추락했다. 한수원은 당기순이익이 2014년 1조4천400억원, 2015년 2조4천571억원, 2016년 2조4천721억원에 이른 우량 공기업이었다.적자를 기록하게 된 데 대해 한수원은 “정비 일수 증가로 원전 가동률이 줄어 실적이 떨어졌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러나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에 한수원이 적자 공기업으로 전락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탈원전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게 원전 업계의 분석이다. 80~90%인 원전 가동률은 올해 정부가 원전 안전점검 항목을 강화하고 일부 원전에서 추가 문제가 발견돼 50~60% 선으로 떨어졌다.대만은 이달 탈원전 법안 폐기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한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해 1월 탈원전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뒤 원전 6기 중 4기의 가동을 정지하고 신규 원전 건설 중단을 지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전력 부족으로 대정전 사태가 벌어졌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우리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탈원전으로 2030년까지 한국전력의 전력 구입 비용이 146조원이나 증가한다. 한수원과 한국전력이 부실해지면 그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온다. 탈원전 부작용이 속출하는데도 문 대통령과 정부는 나 몰라라 하며 탈원전을 고집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 5년은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고 미래 비전을 마련하는 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 정책으로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데에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2018-11-02 05:00:00

[사설] 한국당 당협위원장 감사, 구태와 악습에 젖은 의원 모두 교체해야

자유한국당이 전국 당협위원장에 대한 현지 감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것이라고 하지만, 한국당의 무기력한 모습을 볼 때,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할지 미심쩍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대구경북에는 바꿔야 할 당협위원장이 그 어느 곳보다 많기에 이번 당무감사를 관심 있게 주시하는 수밖에 없다.지역에서 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무사안일과 무능력의 대명사였다. 빈둥빈둥 놀면서도 온갖 영화를 누렸다. 간판만 걸면 당선됐기 때문에 시민에 대한 봉사나 서비스는 눈 씻고 찾기 힘들었다. 일은 하지 않으면서 뒤에서 장난질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해괴한 풍토였다.며칠 전 끝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지역 의원은 손꼽을 정도였다. 지역 이익을 챙기기는커녕 제 앞가림도 못 하는 의원이 상당수였다.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지역 이익에 반한 행동을 하는 의원까지 있었다.나태와 무능함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술 더 떠 ‘갑질’까지 일삼고 있음을 알고 있는가. 지역구에 내려오면 지방의원을 거느리고 위세를 부리는 것은 기본이고, 잡무나 사적인 일을 지방의원 등에게 떠맡기고 술 접대, 충성 맹세까지 받는 이들도 있다. 일부는 지방선거 때 공천을 대가로 한 금전 얘기가 빠지지 않으니 얼마나 썩었는지 알 수 있다.이번 감사에 당협위원장의 지역 실거주 여부, 지역 언론 보도, 인지도 등을 고려한다고 했지만, ‘갑질’ ‘도덕성’ 등도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 해당 지역구의 지방의원 몇 명만 인터뷰하면 금세 밝혀질 일이다. 누가 어느 계파이고 정치 성향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구태와 악습에 젖은 이들을 쫓아내는 것이 먼저다. 대구경북의 위원장 교체 비율은 한국당이 진정으로 바뀌고 있는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잣대다.

2018-11-02 05:00:00

[사설] '냉면 막말' 사실인지 모르겠다며 北 감싸는 조명균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리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의 ‘냉면 막말’을 사실상 부인하고 나섰다. 조 장관은 1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번영 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한 뒤 ‘냉면 막말’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자리에 직접 없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적절치 않다. 더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이에 앞서 조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리선권이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했는데 보고 받았느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대답했다. ‘시인’에서 ‘모르겠다’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자들이 “국감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대답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지만 “제가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며 같은 대답을 했다.이는 저자세라는 힐난을 받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시인해 놓고 국정감사가 끝나자 ‘그 자리에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모르겠다’고 발을 빼니 그렇다. 이는 ‘냉면 막말’의 파장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는 정부·여당의 ‘작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이 기존 발언을 뒤집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확인해 보니 그런 사실은 없었다”고 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정부·여당이 이렇게 유치한 꼼수를 쓰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리선권의 막말이 국민적 모욕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문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협력사업에 국민의 반감이 확산될까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부인한다고 있는 사실이 사라질 리 없다. 리선권의 막말은 이미 여러 경로로 재확인되고 있다.리선권의 막말에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말 한마디 못했다. 이제는 ‘막말은 없었다’며 리선권을 사실상 감싸고 있다. 이게 제대로 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8-11-02 05:00:00

서울 중구 신당동 세탁작업장 화재 진화 작업. 서울중부소방서 제공

서울 화재, 중구 신당동 세탁작업장 오후 5시 24분 불…서울중부소방서 진화 및 인명 구조

1일 오후 5시 24분 서울 중구 신당동 한 세탁작업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서울중부소방서에 따르면 불은 약 1시간만에 거의 잡혔다. 다만 54세 남성 배모씨가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

2018-11-01 19:00:31

[사설] 남북 협력 조율 위한 '워킹그룹' 설치, 한미 신뢰 회복 계기 삼자

한미 양국이 남북 협력 사업을 조율하기 위한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을 설치하기로 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 노력과 제재 이행 수준의 공동 관찰’과 ‘유엔 제재에 합치하는 남북 간 협력에 대한 긴밀한 조율’이다.이 중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유엔 제재에 합치하는’이라고 구체적 표현을 쓴 후자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남북협력 사업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지 않다면 ‘워킹그룹’을 만들 이유도, ‘유엔 제재에 합치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이유도 없다.문 정부는 북한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은 보조를 같이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거스르며 남북 관계 개선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때마다 문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했지만, 미국 정부에서 나오는 소리는 달랐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서 ‘비핵화 이전 대북 제재 완화’의 공론화까지 시도했다.워킹그룹 설치는 이런 ‘독자 행동’을 더 두고 보지 않겠다는 미국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문 정부가 단독으로 남북 협력 사업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들여다보겠다는 게 미국의 의도라는 것이다. 이른바 ‘자주파’가 주도하는 문 정부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문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대북 제재를 성실히 준수하려 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워킹그룹 설치는 남한 국민 모두에게는 잘된 일이다. 대북 제재 완화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문 정부의 허황된 생각이 초래할 파멸적 결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워킹그룹은 남북 협력 과속으로 훼손 위기에 든 한미 신뢰 회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

2018-11-0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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