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대구 공무원들 출장비 조작 의혹, 낱낱이 밝혀야

대구시가 서구청과 달성군청을 뺀 6개 구청에 '출장여비 집행실태 조사계획' 공문을 보냈다. 한 퇴직 공무원이 대구 공무원들의 허위 출장 기록과 이에 따른 과다 출장비 수령 의혹을 공익 제보 형태로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제보처럼 의혹이 사실이라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퇴직 공무원의 행동이다. 먼저 공직 사회의 비리 의혹 제보를 위해 정보공개 청구로 지난해 1년간의 6개 구청 직원들의 출장 내역과 행정정보 시스템 접속 이력 등을 직접 모은 점이다. 또 자신이 몸담은 공직의 어두운 부분을 들추기 쉽지 않은 분위기에도 이를 바로잡으려 신고한 사실도 그렇다.그가 과거 목격했고 확보한 자료로 제기한 부당 출장비 수령 의혹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대구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혀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조사 결과, 사안에 따라 사법 처리는 물론 징계나 허위 출장비 환수 조치도 해야 한다. 액수의 정도를 떠나 이는 명백한 세금 도둑질이나 다름없다.앞서 경북도청에서는 지난 2016년 대구에서 안동·예천의 신도청으로 옮긴 뒤 직원들 사이에 초과근무 수당을 받으려 저지른 근무기록 허위 작성 행위와 같은 범죄가 지난해 불거졌다. 경북도청이 뒤늦게 부랴부랴 개선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가는 소동이 빚어진 지 불과 1년여 만에 또다시 이런 의혹이 대구 공직 사회에서 터졌으니 공익 제보 조사 결과가 궁금할 뿐이다.어느 때보다 대구가 처한 힘든 사정을 모르지 않을 대구 공직자들이 제 호주머니 채울 욕심에 하루 1만~2만원의 세금 도둑질에 너도나도 나서는 그런 도덕적 해이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대구시가 엄정한 조사와 마땅한 조치를 망설이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비록 바늘 도둑의 비리 싹일지라도 일찌감치 잘라 소도둑이 되는 후환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2019-06-07 06:30:00

[사설] 낙동강 상류 새의 떼죽음, 원인 반드시 밝혀야

올 들어 지난달 5일부터 9일 동안 낙동강 상류인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일대 왜가리·백로 집단 서식지에서 100마리 넘는 새들의 폐사체가 발견됐다. 지난 2017년 300여 마리, 지난해 200여 마리에 이어 또다시 새들이 집단 죽음을 맞은 셈이다. 반복되는 낙동강 상류 새 떼의 폐사체 발견이 놀랍고 두렵지 않을 수 없다.낙동강 상류에서 되풀이되는 왜가리 등 조류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사실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 새들의 폐사체는 과거와 달리 극히 짧은 기간에 일어난 것이어서 더욱 걱정이다. 집단 폐사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중금속에 오염된 낙동강 어류를 먹이로 한 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이는 과거 조사에서 안동호 토양과 어류의 몸속에서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된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낙동강 상류인 경북 북부는 폐광산이나 영풍석포제련소처럼 중금속 배출을 의심받는 시설이 여럿 있다. 이어지는 왜가리, 백로 등의 떼죽음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마침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 안동시는 물론 낙동강환경사랑보존회 등 민관(民官) 8개 기관·단체가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합동으로 '안동댐 왜가리·백로 서식지의 번식 및 폐사실태 조사연구' 용역사업에 들어갔다. 이번에 이뤄질 민관 합동정밀조사를 통해 반드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이들 생명체의 죽음을 통한 자연의 경고는 인간을 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처럼 그냥 두면 다음 차례 희생은 자명하다. 특히 낙동강 물을 마시고 어쩔 수 없이 낙동강에 기대야 하는 대구경북인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합동 조사에 나서는 기관·단체 참여자들의 어깨가 무거운 까닭이다. 힘들지만 원인을 명백히 밝혀 이젠 말없는 생명체의 떼죽음을 막아야 한다.

2019-06-06 06:30:00

[사설] 보훈 가족의 '북한 사과' 발언이 전할 가치가 없다는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북한을 도와주더라도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한 유가족의 발언을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에 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서 1950년 8월 자원입대했다가 두 달 만에 전사한 김재권 일병의 아들 성택 씨는 "화해는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며 "69년이 지나도 사무친 원한이 깊은데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평화를 말한다면 또 다른 위선이고 거짓 평화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청와대도 참석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김 씨의 다른 발언과 사연은 자세히 전달했지만 사과 발언은 전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행사를 기획한 의도가 뭐냐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청와대는 해명이라고 한 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발표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였다.기가 막히는 가치 전도이다. 김 씨의 발언은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소개할 가치가 없는 것'이란 소리 아닌가. 북한의 침략으로 가족을 잃은 보훈 가족에게 북한의 사과만큼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이라면 무엇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다는 것인가.문 대통령의 '무반응'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지자면 '북한 사과'는 김 씨에 앞서 문 대통령이 먼저 했어야 할 발언이다. 그것이 보훈 가족에 대한 진정한 예우이지 듣기 좋은 얘기만 하고 웃는 얼굴로 사진만 찍는 게 예우가 아니다.그런 점에서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공동체의 품위를 높이고 국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 "보훈 가족을 보듬는 정부가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공허하게만 들린다.

2019-06-06 06:30:00

[사설] 통계는 0%대라는데 지갑 열기가 무서운 물가 오름세

올 들어 물가가 안정적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소비자 체감물가는 매우 높아 국민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7% 상승했다. 이로써 올 들어 5개월 연속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0개월 연속 0%대 상승률 이후 두 번째로 길다.통계치만 놓고 보면 요즘 물가는 '디플레이션' 소리가 나올 만큼 바닥권이다. 그런데 국민이 소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물가와 통계치 사이에는 큰 괴리감이 있다. 1~2년 전과 비교해 같은 금액을 지불해도 장바구니가 훨씬 가볍고, 칼국수 한 그릇에 7천~8천원 아래로는 찾기 힘들어 대다수 서민은 손가락이 굳어질 정도다.5월 지역 소비자물가도 각각 1.2%, 0.8% 올라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여기에다 체감물가의 기준인 생활물가지수를 보면 지역 물가 오름세는 더욱 확연하다. 생활물가지수는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의 가격 변동만 집계한 것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 0.9% 올라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상승 폭이 훨씬 컸다.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안정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올 들어 농축산물 가격 안정도 물가가 낮게 유지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낮은 물가를 피부로 느껴야 하는데 물가가 싸다고 느끼는 국민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물가의 허점이 분명 있다는 의미다.생활물가가 비싸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건 서민이다. 생필품 가격 상승이 서민 주머니 사정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세를 납득시키려면 보다 촘촘하고 엄격한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입맛에 맞는 통계 수치만 강조한다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19-06-06 06:30:00

[사설] 청와대, 야당과 회담조차 못하는 정치 무능력 심각한 수준

청와대가 여야 대표 회담 개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5당 대표 회담이라는 형식에 집착하다가 자유한국당에 번번이 퇴짜를 맞고 명분과 실리 모두 놓치고 있다. 입만 떼면 국회 정상화를 강조하던 청와대가 한 달 가까이 여야 대표 회담조차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정치력과 정국 주도력이 안타까울 정도로 저급한 수준임을 드러냈다.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KBS와의 대담에서 여야 5당 대표 회동, 또는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제안한 뒤 지금까지 회담 형식을 놓고 벌인 '핑퐁 게임'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청와대는 일대일 회담을 원하는 한국당에 5당 대표 회담→5당 대표 회담 후 일대일 회담 고려→5당 대표 회담 동시 일대일 회담을 차례대로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청와대는 2일 한국당이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담과 3당 교섭단체 대표 회담'을 역제안하자 이 또한 거부했다. 청와대가 제1야당을 대등한 국정 파트너로 대하지 않는 한 회담 성사는 쉽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청와대가 여야 대표 회담을 열어 국회 정상화, 추경 통과 등 현안 해결에 의지를 보이긴 하지만. 대응 방식은 아마추어 수준이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국당을 겨냥해 '독재자의 후예' '기본과 상식 지켜달라' 등의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내면서 회담을 성사시키겠다고 애쓰는 것은 이율배반의 전형이다.여야 대표 회담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한국당의 버티기도 있지만, 대통령의 잘못이 훨씬 크다. 문 대통령이 경제가 어렵다며 무려 7차례나 추경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하면서 대표 회담 협상 하나 성사시키지 못해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시급한 국정이 중요하지 야당과의 '감정싸움'이나 회담의 형식이 무슨 대수인가. 청와대의 정치적 무능력과 판단력이 우려스럽다.

2019-06-05 06:30:00

[사설] 영풍제련소, 안팎 토양 정화 서둘러라

대법원이 최근 영풍석포제련소가 봉화군을 상대로 낸 토양오염 정화기간 연장 요청 행정소송에서 제련소 승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5년 3월 봉화군이 제련소 내 오염토양의 2017년 3월 기한 정화 행정명령을 내리자 이에 불복한 제련소 소송에 법원은 2018년 2월 1심부터 이번 판결까지 회사 편에 섰고 이로써 제련소 안 오염토양 복원은 더욱 더디게 됐다.이번 대법원 판결이 환경오염에 무감각한 제련소에 잘못된 신호를 줄까 걱정이다. 법원 판결은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한 궁여지책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1~3심을 통해 일관되게 봉화군이 제시한 기한 내 토양 정화가 어렵다는 제련소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여 결과적으로 환경보다 기업의 말만 존중한 꼴이 됐다.이는 제련소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봉화군의 오염토양 정화 행정명령은 2015년 3월이고 기한은 2년 내였다. 제련소는 2019년 3월까지로 2년 연장을 요청했고, 거부되자 소송으로 2018년 2월 1심, 올 2월 2심, 6월 2일 대법원 판결로 이겼지만 봉화군에 2020년까지 1년 추가 연장을 또 요청한 터다.오염된 땅을 정화하라는 봉화군의 행정명령이 있고 4년이 흘렀지만 제련소의 토양 정화 이행률은 10% 선에 그친다. 소송으로 세월만 보냈을 뿐, 실제 정화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는 이유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법 뒤에 숨어 시간만 보내며, 정작 썩은 땅에 대한 배려나 복구의 뜻을 두지 않은 탓이다.게다가 제련소는 지난해 12월 공장 주변 토양오염에 대해서도 이미 봉화군으로부터 2020년 11월 30일까지 중금속 오염토양을 정화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을 따지면 법원 판단이 더욱 개탄스럽다. 환경단체 요구처럼 제련소 폐쇄가 힘들다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련소는 오염토양 정화에 매달려 속도를 내야 한다. 법을 방패로 버티는 일은 더는 안 된다.

2019-06-05 06:30:00

[사설] 터무니없는 '3공단 괴담' 상식적인 판단과 분별력 아쉽다

지역사회의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을 비집고 최근 가짜 뉴스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몇 달새 SNS나 입에 입을 타고 빠르게 퍼진 '대구 3공단 연쇄 자살' 소문이 대표적인 사례로 아무런 근거 없는 헛소문이 확대재생산된 결과다. 이런 괴담은 시민 불안 심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정상적인 여론 생성이나 상황 인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요구된다.'3공단 괴담'의 요지는 계속된 불경기로 기업 사정이 어렵자 사업주와 노동자 여러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인데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건이 없고 선뜻 사실로 받아들이기도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소문이 꼬리를 물고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자극적인 괴담을 만들어내고 마치 실제 있었던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대중의 착각과 편향된 현실 인식을 부르는 헛소문이라는 점에서 당국은 그 배경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예방 대책도 세워야 한다.물론 가짜 뉴스가 화젯거리가 되고 거리낌 없이 통용되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환경 요인도 송두리째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책임한 가짜 뉴스를 부지불식간에 언급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거나 지역사회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문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신중한 접근법이 절실하다. 대구가 처한 현실과 괴담은 근본적으로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없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괴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시민 문의가 이어지자 북부경찰서는 그제 "시중에 떠도는 갖가지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북구의 한 의원도 관계 기관에 소문의 실체를 직접 확인한 뒤 SNS를 통해 뜬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런데도 '카더라' 식의 소문이 숙지지 않고 있다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상식선에서 가짜 뉴스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민의 지혜와 분별력을 기대한다.

2019-06-05 06:30:00

[사설] 안전성 논란 영주댐, 과학적·객관적 정밀 조사 필요하다

영주댐을 놓고 벌이는 내성천보존회와 수자원공사 간 공방이 구조물 안전성 논란으로 옮겨가며 확전 중이다. 내성천보존회는 최근 "댐에 심각한 균열에다 기울어짐·뒤틀림 현상까지 보이며 붕괴 위험이 높다"면서 또다시 영주댐 철거를 주장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7월 정밀검사 A등급 결과를 내세워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영주댐은 4대강 정비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프로젝트로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을 가로막은 댐이다. 2009년 착공해 7년 만인 2016년 준공한 중형 댐으로 모두 1조1천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그런데 댐 건설 계획 때부터 내성천 생태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수몰민 이주 대책, 문화유적지 피해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 10년간 지역사회의 가장 큰 갈등의 불씨가 되어왔다.특히 내성천보존회를 중심으로 영주댐 녹조 현상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온 데 이어 최근에는 댐 안전성 문제점도 집중 제기하고 있다. 연약 지반 위의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에 인근 주민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며 철거해야 한다는 게 보존회 측 논리다. 반면 3일 예정한 외부 전문가 현장 특별점검이 보존회 측의 불참으로 연기되는가 하면 용수 공급을 위해 담수를 촉구하는 주민 요구가 거세지는 등 지역사회 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지금으로서는 어느 쪽 주장이 타당한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과학적인 구조물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뒤에 결과를 공개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비용이 들고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는 일이 있더라도 정밀 점검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상대를 납득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4대강 보 수문 개방 등에서 보듯 논란이 큰 사안일수록 성급한 결정은 금물이다. 다만 영주댐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수자원공사도 다양한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2019-06-04 06:30:00

[사설] 경북도, 일몰제 대상 공원 매입할 예산 확보 나서야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경북에서는 공원 면적 60% 이상이 사라질지 모른다. 매일 산책하고 등산하는 공원이 갑자기 없어지면 누구라도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년 7월이면 이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경북도와 23개 시군은 대책 마련에 소홀하기 짝이 없다.지방자치단체가 20년 넘도록 공원으로 조성하지 않아 도시계획에서 해제되는 경북지역 공원 면적은 44.4㎢다. 경북 전체 공원 면적(72.4 ㎢)의 61.3%에 달하고 울릉도 절반 이상의 방대한 크기다. 일몰제 대상 공원 매입에 필요한 예산은 3조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경북도나 시군이 준비한 예산은 거의 없다.지자체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아파트, 상가를 짓는 일이다. 민간 업체가 공원용지 중 30% 미만을 개발하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꾸며 기부채납하는 방식이지만, 제대로 진척될 리 없다. 아파트, 상가가 들어설 만한 입지는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과 겹칠 수밖에 없어 주민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멀쩡한 산을 깎고 자연환경을 훼손해 난개발 가능성도 높다.구미는 공원 3곳을 민간 업체에 맡겨 개발하려 했지만, 아파트 공급 과잉을 우려한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포항, 안동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로 좌초 위기다. 민간 개발 방식은 주민 반발만 불러올 뿐, '공원 보존'이라는 원래 목적을 살리기 어렵다.지자체가 주요 거점 공원을 매입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몰라라 한다고 해서 지자체도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경북은 범어공원 문제로 홍역을 겪는 대구는 물론이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광역지자체들과 연대해 대처해야 한다. '공원도 국민 복지의 일환'이라는 공감대를 앞세워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예산 확보에 나서는 방법 외에는 없다.

2019-06-04 06:30:00

[사설]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낮추는데 경제위기 아니라는 정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가운데 이번엔 한국경제연구원이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2.2%로 수정해 발표했다.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 목표치인 2.6~2.7%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주요 기관들이 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전망한 까닭은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끌던 수출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건설·설비 투자 둔화 폭이 확대된 데다 소비까지 회복이 더뎌 경제가 '삼중고'의 늪에 빠졌다. 일본 노무라증권 등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춰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국민 대다수가 경제위기를 체감하는데도 정부는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 여러 경제지표 동향으로 볼 때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고까지 하는 것은 과도한 지적"이라고 했다. 이래 놓고도 추경 언급을 하면서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추경 처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경제 수장이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 보느라 경제위기를 위기라고 말도 못하는 지경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식의 낙관론으로는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 무리한 낙관론을 고집하지 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소득주도 성장 부작용을 인정하고 경제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낮은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 개혁과 규제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OECD도 확장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말로는 경제위기로 고통을 당하는 국민을 달랠 수 없다는 사실을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깨닫기 바란다.

2019-06-04 06:30:00

[사설] '공안검사는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박원순의 무지와 오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공안검사 경력을 겨냥해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라고 한 것은 이 나라의 이른바 '진보·좌파'들의 오만과 무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박 시장은 1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공안검사는 크게 보면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고 손발이었다"며 "공안검사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더러 독재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 시추에이션(상황)인가"라고 비판했다.황 대표 면전에서 자유한국당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한 문 대통령의 '세상 보는 눈'을 빼다 박았다. 그것은 이른바 진보 정권은 '민주 정부', 보수 정권은 '독재 정부'라는 절망적 흑백논리다. 이런 생각의 틀에서는 보수 정권에서 재직한 공안검사는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고 손발'이란 낙인(烙印)과 이른바 '인권변호사'를 공안검사의 대척점에 놓는 '성역화'는 필연적이다.이런 생각의 틀은 보수 정권이 왜 독재 정권인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닥치고' 그렇다는 일방적 단정만 있을 뿐이다. 이는 자신이 틀리고 상대방이 옳을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나만 옳다는 독선이고 민주적 다양성을 거부하는 반민주적 오만이다.그 논리적 귀결은 무지이다. 공안검사는 검찰이라는 국가 기능의 한 부분이다. 국가가 국가이려면, 특히 남북 대치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생존·발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기능이다. 황 대표가 아니라도 누구든 해야 했을 일이다. '진보 정권'으로 분류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도 공안검사가 없어지지 않았던 이유다. 이는 문 정부도 마찬가지 아닌가.그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국가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시장은 국가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도 갖추지 못했다. 이런 인사가 여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군에 들어간다니 한심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치학 개론부터 다시 공부하기 바란다.

2019-06-03 06:30:00

[사설] 한국당, 막말로 대응해서야 대안 세력 될 수 있나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대변인이 돌아가며 막말을 하거나 저급한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여당을 공격하더라도 품격 있는 말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논란을 불러올 언어 구사력을 보이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한국당이 이런 행태로 어떻게 건강한 대안 세력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모도 있는 것 같다"고 한 것은 막말의 전형이다. 아무리 문 대통령의 지도력을 부정하더라도 김정은과 비교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 정 의장은 발언 후 사과는커녕 "(언론에서) 제 얘기를 왜곡하고 있다"고 항변했으니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나경원 원내대표는 같은 날 "여당이 '뗑깡'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생떼' '억지'라고 해도 될 것을, 일본어에서 나온 속어까지 쓰는 걸 보면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민경욱 대변인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는 부적절한 글을 SNS에 올렸다. 문 대통령이 헝가리에 구조대를 급파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말한 것을 겨냥했지만, 유족의 절박한 심정을 생각하면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문 대통령만 공격할 수 있다면 국민의 불행마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심보가 아니라면 비유할 수 없는 말이다.황교안 대표가 "정권이 우리 당에 막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 한국당은 '막말 프레임'에 갇힐 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이 정책적 대안을 들고 국민에게 신뢰를 얻어야지, 한 건 위주의 막말로 점수를 따려 해서는 미래가 없다. 한국당은 '설화'(舌禍)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2019-06-03 06:30:00

[사설] 낙동강 상류에 폐광한 텅스텐 광산 채굴 허가가 웬 말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과 봉화군 경계의 폐광된 쌍전광산의 206만9천360t 텅스텐 채굴 허가로 주민들 반발이 드세다. 한 업체가 지난 4월 경북도의 채굴 계획 변경 인가와 울진군의 산지 사용 허가 절차를 밟았지만 옛 광산의 악몽에 시달린 주민들로서는 그럴 만하다. 행정 당국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따질 일이다.주민들의 영업 재개 반대는 당연하다. 무엇보다 이 광산의 나쁜 기억으로 뒤처리 문제가 그렇다. 지난 1969년 광산 개발이 시작되고 1983년 휴광, 1986년 재개발 후 1980년대 말 폐광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뒷정리를 팽개쳐 비소가 주변 하천에 흘러들고 농도가 기준치의 최대 10배를 넘어 환경을 오염시켰으니 말이다.폐광 이후 적치장에 버려진 8만2천200㎥의 채광물이 유실된 탓에 주변 하천 오염은 피할 수 없었다. 남은 채광물 역시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17억9천만원을 들여 오염 방지 사업을 벌이는 등 뒷마무리에 나서야 했다. 광산업체는 채굴의 열매만 따먹고 나 몰라라 했고 뒷정리를 위해 아까운 국민 세금이 투입된 꼴이었다.그렇잖아도 환경단체 등은 이미 영풍제련소가 인근 임야와 낙동강 상류 주변에까지 중금속 등의 오염원이 돼 공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는 터이다. 그런데 이번 인·허가로 경북 북부에 텅스텐 채굴 영업이 재개되면 회사 설명처럼 환경오염을 걱정 않아도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별도 작업장에서의 제련 작업과 오염 물질 배출 예방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다.경북도와 울진군은 인·허가에 맞게 회사 측이 과연 충분하고 제대로 된 오염 방지 대책을 세웠는지를 반드시 살피고 철저한 검증도 필요하다. 대책이 미흡하면 인·허가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하천 오염으로 주민을 불안케 하고 정부가 혈세로 또다시 뒤 청소나 하는 옛날의 악몽과 어리석음은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2019-06-03 06:30:00

[사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더 미룰 수 없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 시설(맥스터)이 들어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경주 월성원전(1~4호기) 내 맥스터 추가 건립을 주관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출범했지만 미덥지 않다. 정부는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지역 주민 등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위원회를 꾸렸다. 주민들은 재검토위가 맥스터 추가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역 주민들의 현실을 배려해 줄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주민들은 다음 달 10일 별도의 대책위원회 출범을 예고했다.월성원전의 맥스터는 포화율이 90%를 넘겼다. 2021년 11월이면 완전 포화된다. 월성보다는 낮다지만 발전소별로 이미 저장시설 포화율은 80~90%를 넘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늦어도 2년 안에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추가 건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폐기물 보관 장소가 없어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전기 대란이 불가피해진다. 정부가 저장 시설 포화를 이유로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꼼수를 부릴 생각이 없다면 맥스터 추가 건립은 하루가 급한 일이다.국가 에너지 자원으로서의 원전에 대해 주민들은 대승적이다. "맥스터 추가 건립을 반길 주민은 없다"면서도 "이미 폐쇄한 월성 1호기를 제외한 월성 2~4호기 운영을 위해선 추가 맥스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경주 주민들은 이미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장을 수용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원전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해 지역 경기마저 얼어붙으면서 겹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경주뿐 아니라 원전을 보유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는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후핵연료에 지역자원시설세를 과세하는 지방세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그런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내에 임시 저장되어 있고, 그에 따른 잠재적 위험은 지역 주민들이 안고 있다. 이에 대한 응분의 보상과 주민 안전을 위한 재원 확충을 위해 자역자원시설세 과세는 당연한 측면이 있다. 이야말로 발등의 불이 된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추가 건립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9-06-01 06:30:00

[사설] 대통령 한마디에 날아간 국가 미래 재정건전성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내년에는 40%를 넘어서고 2022년에는 45%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2018~2022년 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한 전망치 41.6%보다 3.4%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2022년 국가채무는 당초 예상치 897조8천억원에서 971조원으로 70조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이는 홍 부총리가 구상했던 재정운용계획의 대폭적 후퇴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국가채무비율 40%가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홍 부총리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달 30일 발언은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의 '추궁'과 '지시'에 소신을 바꿨음을 보여준다. 당시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과감한 재정 확장 정책'을 주문했다. 말이 좋아 '재정 확장'이지 빚이 늘어나는 것에 구애되지 말고 돈을 마구 풀라는 소리다.이런 지시는 내년 총선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경제상황 악화로 여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세금을 풀어 선거를 치르겠다는 얘기다. 결국 전문 경제관료의 중립적인 중장기 정책 판단이 정치인인 대통령의 초단기적인 정략적 이해타산에 눌려버린 것이다.그 결과는 재정건전성의 희생이다.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에서 유지해야 할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 경제위기 때 재정이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는 '경험칙'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대외 여건 변화에 상당히 취약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에게 안긴 고통은 이를 절절히 실증한다. 우리가 국가채무를 다른 국가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문 대통령이 선창하고 홍 부총리가 추임새를 넣는 재정 확장 정책은 이와 정반대로 가겠다는 소리다.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적 자살 예비이다. 문 정권의 정략적 이익에 국가경제가 희생될 수는 없다.

2019-06-01 06:30:00

[사설] 나라가 위태롭다

온통 어수선하고 불안하다. 정치는 여야 대치로 막장을 향해 치닫고 있고, 경제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노조가 '강경 투쟁'을 일삼고 있어도, 공권력은 실종 상태다. 곳곳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힘겨루기, 악다구니가 판을 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일자리 없는 청년과 소상공인·영세사업자는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악인 취급을 받는 기업인들은 기업을 접거나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과거에는 이 같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힘을 모아 극복했지만,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경제가 위태로우면 정치는 정쟁을 멈추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지만, 요즘은 그것조차 기대할 수 없다. 여당과 야당은 상대가 '폭망'하길 바라고 있으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어려운 경제 사정에 정치까지 엉망이니 서민들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정치 혼란의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고 져야 한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야당과 협치를 모색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격을 일삼고 있으니 본말이 뒤집혀 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 당시의 다짐은 사라졌다. 상대가 좋든 싫든 간에 국민 30% 지지층을 가진 정치 세력을 적대시하고 배척해서는 '정치 복원'이 될 리 없다.문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혐오하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포기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도 중단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이 뒷걸음치고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는데도, '흘러간 노래'를 틀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듯이, 소주성 포기는 경제 주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기에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간다. 외교는 주변 강대국에게 이리저리 차이는 신세가 됐고, 노사는 더욱 적대적으로 변했다. 규제 개혁은 구호만 있을 뿐, 도리어 후퇴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이상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난국을 극복하는 방법은 '원칙'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적폐 청산'이나 '역사 바로 세우기'는 민생보다 앞설 수 없다. 진영 논리가 아니라 합리적인 질서, 조화와 협력의 사회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할지 모른다.

2019-05-31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 '정부 실패'로 가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가 도를 넘고 있다. 28일 김외숙 법제처장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법제처장에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문 대통령이 두 번 이상 임명한 대통령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28명에 이르게 됐다. 능력과 자질이 아니라 '내 편'이냐 아니냐가 인사 기준이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은 '근친 교배' 인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이를 두고 야당은 "코드·보은을 위한 돌려막기 인사"라고 비판한다. 틀린 지적은 아니지만, 현상의 겉만 보는 표피적인 해석이다. 명함을 두 개 갖게 된 공직자가 28명이 되도록 회전문을 돌린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내 사람이 아니면 믿지 못하는 심리적 장애일 가능성이다.모두가 '내 편'인 정부에서는 내 편과 다른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정부 구성원 전부가 자신의 결정이 잘못이거나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집단사고'에 빠지며 나아가 잘못된 결정을 더욱 강화하는 이른바 '근친상간적 증폭'으로 치닫는다.그 결과 정부는 치명적인 기능 부전에 봉착한다. 국민경제가 악화일로에 있는데도 실패 선고를 받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이는 문 대통령에게도 치명적이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하지 않는 내 편에 둘러싸여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귀결이 무엇일지는 문 대통령 자신도 잘 알 것이다. 바로 '정부 실패'다.

2019-05-31 06:30:00

[사설] 20대 떠나는 대구…일자리 등 청년친화도시 만들기가 해법

20대 청년 인구의 '탈(脫)대구' 현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 24년간 대구를 떠난 20대가 15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는 충격이다. 젊은이들이 등지는 대구가 과연 대도시로서 계속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대구의 미래는 암울하다.1995년부터 2018년까지 24년 동안 대구의 순유출 인구 30만5천 명 가운데 20대가 15만3천 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문제는 대구를 떠나는 20대가 갈수록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2016년 4천813명, 2017년 4천987명, 2018년 6천40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20대가 대구를 떠나는 까닭은 지역 경제 추락으로 변변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20대 유출 인구의 대다수가 수도권으로 직업을 찾아 떠나고 있다. 대구를 떠난 20대의 77.2%가 구직을 위해 수도권 등으로 이동했다.대구시를 비롯해 대구 사회 전체가 20대가 대구를 떠나는 데 대한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도 필요하지만 대구시정의 최우선 순위를 청년친화도시 만들기에 두는 게 맞다. 대구를 청년이 계속 머물고 싶고,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을 비롯해 출산과 양육에 편리한 정주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인구 감소 대응형 산업 육성, 광역교통망 확충과 같은 도시 정주 여건 향상, 교육·행정 시스템 개혁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20대 인구 유출을 반전시킬 획기적인 대책 마련 및 실천에 지역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2019-05-31 06:30:00

[사설] 팔공산 망친 철탑, 이젠 철거 논란 끝낼 밑그림 그릴 때

한국 100대 명산으로, 옛 천제 문화 사연 등 풍부한 역사·인문적 자원을 간직한 보고인 팔공산 정상에 설치된 9개 철탑의 철거 여론이 일고 있다. 1970~1990년대 들어선 탓에 정상과 팔공산 전체 경관까지 해치는 흉물 같은 시설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늦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의 공동 이전 방안 검토는 바람직하다.방송·통신 용도로 세운 9개 시설물 중 통신용 1개를 뺀 8개는 아직 사용 중이나 다른 목적으로 비좁은 정상 터에 제각각 만든 만큼 주변 경관과 어울릴 수 없는 배치 구조이다. 그러니 하늘에 제사를 지낸 천제단 터로 알려진 역사적 공간 등은 제대로 활용될 수도 없고 태백산 천제단처럼 관광 명소로 만들 수는 더욱 어렵다.시설물 설치 뒤 팔공산 정상에서의 절경을 찾는 전국 나들이객은 실망만 안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빼앗긴 팔공산 정상을 되찾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2013년에는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이 "사용 않는 통신 철탑과 건물을 조사해 우선 철거하고 통신탑 이전도 검토하겠다"고까지 했으나 말뿐이었다.이처럼 논란만 거듭한 채 팔공산 철탑 시설물 철거나 이전을 향한 구체적 행동은 없어 아쉽기만 할 뿐이다. 무등산 철탑 이전을 위한 광주지역 기관·단체 활동이나 서울시의 남산 통신탑 이전, 속리산 문장대 철탑 이전의 모범 사례를 보면 더욱 답답하다. 대구의 시민단체들과 대구시의원 등이 철탑 이전을 위해 목청을 높이는 모습은 그래서 마땅하고 반길 만하다.마침 대구시와 경북도가 7월 추진할 공동 용역에 철탑 이전 문제를 넣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라도 논란을 잠재울 철거 이전을 둘러싼 밑그림부터 그리고 구체적 조치에 들어갈 때다. 광주가 무등산 6개 철탑 이전을 위한 250억원의 구체적 비용 산출까지 끝낸 일처럼 대구경북 역시 비록 더딜지라도 우선 밑그림 그리기부터 한발씩 나아가는 게 맞다.

2019-05-30 06:30:00

[사설] 경제 실패로 인한 국가경쟁력 하락…또 무슨 말로 둘러댈 텐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에서 한국이 63개국 중 28위를 차지해 작년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하락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카타르(10위) 중국(14위) 대만(16위) 태국(25위) 사우디아라비아(26위)보다 순위가 낮아 국민 자존심에 금이 가고 말았다.국가경쟁력 순위가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경제 실패 탓이다. 경제 성과 부문 순위가 7단계 하락한 27위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45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 등 악화한 경제지표가 고스란히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연결됐다. 국내총생산(GDP)·수출·투자·취업자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국내 경제, 무역, 고용에서 순위가 하락했다.정부 비효율과 무능도 국가경쟁력 하락을 불러왔다. 정부 효율성 부문은 29위에서 31위로 2단계 떨어졌다.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놓고 세금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식의 재정정책으로 인해 순위가 하락했다.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 증가도 악영향을 줬다. 기업 관련 규제의 벽이 높아진 점도 순위 하락을 가져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 부작용을 발생시켜 놓고 이를 수습하느라 재정을 쓰거나 탈원전 등 급격한 정책 선회를 한 것이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 실패 인정은커녕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기관에서 우리 경제와 국가경쟁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데 대해 무슨 말로 둘러댈 것인지 궁금하다. 정부는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행태를 보면 신뢰를 얻기 힘들다. 세금 퍼붓기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실패한 경제정책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정책을 수정·보완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이 경제를 회복하고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길이다.

2019-05-30 06:30:00

[사설] 문 대통령, 야당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29일 청와대가 자유한국당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미 정상 통화 유출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콕 집어 비판한 일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당 주최 강원도 산불대책회의에 6개 부처 차관과 한전 부사장 등 전원이 불참한 해프닝이다. 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배척하는 자세를 드러내면서 어떻게 꼬인 정국을 풀어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정상 통화까지 정쟁 소재로 삼고, 이를 두둔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훈계했다. 또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 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다"는 언급도 했다.한국당이 잘했다거나, 문 대통령의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보면 문 대통령의 비판적인 멘트는 국정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행동이다. 청와대 대변인이나 여당 지도부를 놔두고 대통령이 나서는 것은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효과를 주기는커녕 '속 좁은' 감정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청와대의 지시인지, 알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한국당 주최 산불 대책회의에 차관 전원을 불참시키는 치졸한 대응을 하면서 여권이 '국회 정상화'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 한국당의 무조건 국회 복귀가 당연하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한국당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대통령의 국회 정상화 요구에 수긍하기 어렵다.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타도 대상 혹은 무릎 꿇리는 상대로 봐서는 정국이 풀릴 수 없다. 정치는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협상하고 타협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통 크게'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국정 표류는 물론이고 국민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2019-05-30 06:30:00

[사설] 청와대·여당, '김해신공항 백지화' 시나리오 폐기하라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자치단체장과 여당 국회의원들이 27일 국회로 총출동해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주장했다. 부울경 정치권이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에 따라 국가정책으로 결정된 사안을 되돌리겠다고 공공연하게 나섰다니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놓고 대구경북과 부산이 극심한 대립·갈등을 빚은 과거를 망각한 것이 아니라면 권력을 쥐었다고 국가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오만과 이기심 말고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이날 부울경은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 결과 대국민 보고회'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행사를 열었지만, 청와대·여당의 힘을 빌려 '김해신공항 확장 백지화' 수순으로 가기 위한 '정치 쇼'에 가까웠다.이들은 부울경 검증단의 검증 결과가 백지화로 결론 났기 때문에 이제는 국무총리실에서 '정책 판정위원회'를 설치해 결론을 내릴 순서라고 했다. 아무리 부울경 단체장들이 여당 소속이고 정권과 가깝다고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건너뛰어 총리실과 상대하겠다는 것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황당한 일이다.이낙연 총리는 부울경의 비정상적인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니 행정부가 이렇게 무원칙적으로 운영되는 것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PK 지역의 압승을 노리는 청와대·여당의 총선 전략에 따라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음을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다.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미 결론 난 국가정책을 다시 끄집어내 이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그야말로 적폐다. 다시 강조하지만, 청와대·여당은 아무리 총선이 급하다고 해도 '김해신공항 백지화' 시나리오를 당장 폐기해야 한다. 국민 통합은 못 할 망정, 지역 간 갈등에 방아쇠를 당기는 일은 절대로 시도해서는 안 된다.

2019-05-29 06:30:00

삼성 박한이.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설] 음주운전 책임지고 은퇴한 박한이, 모두가 경계로 삼아야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선수가 27일 음주운전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전격 은퇴했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야구팬과 구단에 죄송한 마음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순간 잘못된 판단 때문에 명예롭지 못한 은퇴에 내몰려 안타까움을 사고 있지만 베테랑 선수답게 거취를 분명히 한 것은 잘한 일이다.지난해 이른바 '윤창호법'이 제정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때다. 여기에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과 처벌 수위를 훨씬 높인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내달 25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로 모두 439명이 숨졌다. 하루에 1.2명꼴이다. 운전면허를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음주운전에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수치다.이런 차에 모범이 되어야 할 박한이 선수가 숙취가 깨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 등교를 위해 운전대를 잡은 것은 결코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경찰 음주 측정에서 드러난 혈중알코올농도 0.065%는 현행 도로교통법의 음주단속 기준 0.05%는 물론 개정된 기준 0.03%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비록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충분히 비난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주저 없이 은퇴를 결정한 만큼 계속 그를 매도하거나 비난할 것은 아니다. 박 선수도 "징계나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처벌을 달게 받고 모두를 실망시킨 데 대한 속죄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런 태도는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온 일부 프로 운동선수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자기 실수에 대한 진정한 반성만이 시민과 팬에 보답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유지하기 바란다.

2019-05-29 06:30:00

[사설] 경제 회복 기여는커녕 장애물로 지목된 文정부 경제정책

국민 3명 중 1명이 경제 회복의 최대 장애 요인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꼽았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제 회복에 이바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장애물 취급을 받은 것이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경제 회복의 최대 장애 요인에 대해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이란 응답이 3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회 공전으로 인한 추경 등 재정 투입 지연' '글로벌 경기 침체' '미·중 무역전쟁' 순이었다. 전국 거의 모든 지역, 30대·50대·60대 이상,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층, 무당층,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소득주도성장은 경제 전반에 부작용과 폐해를 가져왔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생산, 투자, 수출 등에서 최악, 최저 수식어가 붙은 경제지표가 쏟아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에 국내 고용 전망마저 19년 만에 최악으로 추락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600대 기업을 조사해 발표한 6월 고용전망지수는 94.5로 2000년 7월 94.3 이후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 폭이 커 고용 사정이 악화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OECD마저 한국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투자고용 위축을 지목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청와대는 "거시경제 상황이 탄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거들고 나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당에선 문 대통령을 두고 "달나라 사람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문 대통령과 정부가 껴안고 가는 탓에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는 이 참담한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다.

2019-05-29 06:30:00

[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 정권에 휘둘리지 않을 장치가 핵심이다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는 이메일을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검사 신분임에도 정부·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자신의 직위를 걸고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인다. 송 지검장은 수사권 조정안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공감하는 바가 크다.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 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됐다"고 했다. 그는 "표만 의식해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송 지검장의 지적은 검찰 조직을 보호하려는 이기주의 논란을 떠나 적절한 문제 제기로 판단된다. 수사 착수 및 종결권 등의 검찰 권한을 경찰에 넘겨준다고 수사가 공정해질 리 없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국민은 정치·공안 사건을 제외한 여타 사건 처리에 검찰과 경찰 중 누구를 더 신뢰하겠는가. 폭력을 행사한 민노총 시위대를 풀어주기에 급급한 경찰 행태를 보면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인 검찰과 별 차이가 없다.송 지검장의 말처럼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 검경의 수사권 조정 및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처럼 정치적 이해득실을 앞세우다 보면 그 칼날이 뒷날 청와대·여당 인사에게 되돌아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국회에서 논의될 수사권 조정안은 검경 어느 쪽 손을 들어주기 보다는 국민의 인권 보호와 정치적 중립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계속 여론을 수렴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2019-05-28 06:30:00

[사설] 서훈·양정철의 사적 만남, 과연 밥만 먹었을까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만찬을 겸한 사적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장과 여당의 총선 전략을 다루는 싱크탱크 수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 사적으로 만난 것은 내년 총선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정원 정치 중립'이란 문 대통령의 공약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가라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양 원장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함께한 만찬"으로 "특별히 민감한 이야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총선을 1년도 남겨 놓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그것도 경제 상황 악화로 총선에서 여당이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만남이 단순히 '밥만 먹는' 자리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어처구니없는 것은 관련 보도에 대한 양 원장의 음모론적 시각이다. 양 원장은 입장문에서 "취재와 보도 경위에 여러 의문을 갖게 된다"며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부터 전철 한 시간, 식당 잠복 서너 시간을 몰래 따라다니며 뭘 알고자 한 것인가? 추구하고자 한 공적 이익은 무엇인가"라고 했다. 불리하면 음모론으로 모는 현 집권 세력의 고약한 버릇이다.자신은 공인(公人)이 아니라며 손사래 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양 원장은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 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 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고 여당 싱크탱크를 맡고 있는 인사가 공인이 아니면 누가 공인인가.양 원장은 동석한 인사들도 밝히지 않았다. 정말로 밥만 먹었다면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것도 이번 만남이 '총선 대비'라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2019-05-28 06:30:00

[사설] 사상 최대 규모 대구 가계대출, 그만큼 커지는 대출 부실

대구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지역 내 가계대출 잔액이 41조7천억원에 근접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주택 구입에 따른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게 그 배경이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기업대출은 줄고 가계대출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금융권이 가계대출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모두 41조6천888억원의 대구 가계대출 잔액 중 예금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은 27조9천149억원이었다. 또 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권 대출 잔액도 13조7천739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은 전체의 65.8%, 27조3천796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지역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 추세인 것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중구와 남구, 수성구 재개발·재건축 붐으로 아파트 신규 분양이 줄을 이으면서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무엇보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정부 규제 때문에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예금은행 대출이 작년 2월 이후 매달 증가세인 것은 우려스럽다. 또 예금은행이 불황으로 위험 부담이 큰 기업대출은 줄이는 대신 리스크가 작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는 것도 걱정되는 대목이다.이달 초 금융위원회는 비은행권의 집단대출에 고삐를 죄는 등 시장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지역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리며 추세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집단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할 경우 규모가 작은 건설사나 지방 주택분양 시장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가계대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지역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대출 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지만 가수요를 부추기는 현 지역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 또한 크다는 점에서 촘촘한 가계대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9-05-28 06:30:00

[사설] 부울경 압박에 손든 국토부, '가덕도 신공항 밀약설' 현실 되나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밀어붙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밑그림이 점차 구체성을 띠는 모양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덕도 건설을 시사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부울경이 압박한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증에 기우는 분위기다. 게다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마저 지금까지의 국토부 입장을 접고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항간에 떠도는 정부 내 '가덕도 신공항 밀약설'이 더욱 힘을 얻는 꼴이다.부울경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속셈은 분명하다. '유령' 같은 자체 김해신공항 검증단을 만들어 이미 정부가 꾸린 국제적인 전문가 집단의 결론을 뒤집은 일이나, 지난 2016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 김해 신공항 합의조차 헌신짝처럼 버린 사실만 봐도 그렇다. 한술 더 떠 담당 부처인 국토부를 제치고 총리실에서 재검증 절차를 다시 밟자는 오만한 발상도 오로지 자신들만의 이익을 앞세운 탐욕이 아닐 수 없다.합의를 뒤집은 부울경의 반민주적 일탈도 나쁘지만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다루는 정부 대응은 더욱 그렇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갉아먹고 있다. 수십조원이 들 사업을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게 번복하고 합의조차 뭉개는 행동은 결코 수용해선 안 될 일이다. 또 담당 부처인 국토부를 검증에서 빼면 국토부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그런데 국토부 장관 역시 정치권 눈치에 할 일을 접는 꼴이니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정치 잣대로 정책이 원칙도 없이 바뀌고 오락가락하는 현실은 문재인 정부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총리실이 부울경 압박에 굴복, 담당 부처를 제치고 재검증 총대를 메는 일은 총리가 책임질 일이다. 나라보다 눈앞 이익에 매몰된 문 정부나, 자리 보전과 정권 눈치 보기에 바쁜 장관, 이들의 역사 의식 실종은 비판받을 만하다. 이제 대구경북이 나서 가덕도 신공항 밀약설의 실현을 막아야 한다. 이는 오로지 대구경북 몫이다.

2019-05-27 06:30:00

[사설] "탈원전은 다음 세대에게서 소중한 미래 기술을 훔치는 짓"

지난주 제주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는 원자력 산업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를 고민하게 한 자리였다. 원자력 산업 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나누는 것은 고사하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산업이 붕괴할 것이란 불안과 걱정들이 쏟아졌다.올해 행사는 해외 전문가와 한국 정부 관계자 등이 불참해 탈원전 정책 여파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엔 국내외 원전 관련 업체·기관 110개사 700여 명이 참가했으나 올해엔 40개사, 500여 명에 그쳤다. 정부 인사는 과기부 차관과 산자부 에너지자원실장만 참석했다. 원전 수출에 영향력을 가진 해외 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자리에 산자부 장·차관이 불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탈원전 정책 속에 원전 수출'이라는 우리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해외 전문가들의 탁견(卓見)을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원자력협회(NEI) 회장은 "원전을 줄이면 국가의 에너지 수급 정책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요금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원자력공사 산하 테넥스코리아 대표는 "원전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이를 선거공약 등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며 "원전이 무조건 위험하다는 발상은 '운전자들에게 사고 날 수 있으니 운전하지 마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다음 세대에게서 소중한 미래 기술을 훔치는 짓"이라고까지 했다.탈원전 정책 부작용과 폐해들이 산처럼 쌓이고 있지만 정부는 탈원전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최근 공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선 기존 원전은 수명연장을 하지 않고 신규 원전은 건설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 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소비자의 선택이 아닌 일방적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결정·추진 탓에 미래 세대의 먹을거리를 기성세대가 차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2019-05-27 06:30:00

[사설] 미 의회의 '대북정책감독법안'이 문 정부에게 말해주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의회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대북정책감독법'(안)이 23일 상하원에서 동시에 발의됐다.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참여한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는 북미 간 구속력 있는 합의는 조약(treaty) 형태로 상원에 제출해 의회의 인준을 거쳐야 공식 발효되도록 한 것이고, 둘째는 북한 비핵화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라고 규정하고 여기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물론 핵무기 운반 수단과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을 포함시킨 것이다.이 법안이 통과되면 우려하는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등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핵 협상을 이용하는 일이 차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치적 과시용으로, 북핵 협상을 '타결'지어도 알맹이가 없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이 법안의 내용으로 미뤄 그런 '타결'을 의회가 인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 비핵화를 'CVID'로 규정한 것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가능성 있는 선택지로 거론됐던 '스몰 딜'이나 2차 북미회담이 '노 딜'로 끝난 후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굿 이너프 딜'처럼 북한 비핵화라는 본질은 건드리지 못한 채 적당히 타협하는 거래는 안 된다는 것이다.법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의 대북 정책을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의미 있고 검증할 수 있는 행동에 착수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비핵화는 뒷전인 채 대북 제재 완화만 앞세우는 문 정부로서는 참으로 곤혹스럽게 됐다.이번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지만 문 정부도 겨냥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을 만큼 내용 하나하나가 문 정부의 대북 정책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 의회가 이렇게 방향을 정한 이상 대북 정책을 수정하는 것 말고는 문 정부에게 뾰족한 수는 없다.

2019-05-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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