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수사권 없는 검사가 세계 표준이라는 여권의 거짓말

여권이 문재인 대통령의 '속도 조절' 주문에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서두르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 남겨 놓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대형 참사) 수사권도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넘기고, 검찰은 공소 제기 및 유지만 담당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3월 중 발의해 6월까지 국회 통과를 완료한다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세계 표준이니 이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그 명분이다.특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문명국가 어디에서도 검찰이 수사권을 전면으로 행사하는 나라는 없다"며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야 문명국가인 것처럼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가짜 뉴스다.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수사와 기소 분리의 사례로 일본을 든다. 그렇지 않다. 검사가 수사도 한다. 경찰이 수사 전반을 담당하지만, 검사도 필요한 경우 범죄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법률이 규정하고 있다. 도쿄(東京)·오사카(大阪)·나고야(名古屋) 지검 특수부와 일부 검찰청의 특별형사부 검사는 끝까지 수사한다.미국도 마찬가지다. 연방검사는 법적으로 수사권이 규정돼 있다. 중대 범죄의 경우 직접 또는 대배심(Grand Jury) 제도를 통해 수사가 개시되며 이를 '검사의 수사'로 판단한다. 독일은 검찰 수사권이 없지만, 검사가 경찰을 지휘하는 형태로 수사권을 가지며 기소권도 갖는다. 이들 국가를 포함해 검사에게 부여된 기소권과 수사권을 나누는 구조에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국가는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검수완박'의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정권의 비리를 '윤석열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함일 것이다.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 조직으로 하려는 계획은 이를 분명히 보여 준다. 한마디로 '친위 검찰'을 만들겠다는 소리다. 이런 계략을 감추려고 대놓고 거짓말을 한다.

2021-02-26 05:00:00

[사설] 늦게 시작한 백신 접종…박차 가해 국민 일상 회복 앞당기자

온 국민이 학수고대하던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이 26일 드디어 시작됐다. 오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전국에서 개시됨으로써 우리나라도 집단면역 형성의 유의미한 첫발을 내디뎠고 27일부터는 화이자 백신 접종도 시작한다. 백신은 코로나19로부터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국민 일상을 정상으로 되돌릴 거의 유일한 '게임 체인저'이다.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가장 늦게 시작했다. 정부가 'K방역' 자화자찬하기만 급급했지 정작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처진 탓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조기 확보에 주력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 접종 부작용 논란에 휘말리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키운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결국, 최우선 순위여야 할 65세 이상 노인들의 접종이 뒤로 밀리고 말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정책 실패다.어찌 보면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차질 없는 접종을 위해서는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 해소가 관건인데 특히 청년층의 기피 현상이 상당히 높은 점은 우려스럽다. 백신 접종을 먼저 시작한 이스라엘, 영국 등 외국 사례를 볼 때 감염 예방률과 사망 억제율 등 접종 효과가 90% 중후반대로 나온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국민들이 백신에 대한 불신과 공포심을 가지지 않도록 잘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지도층이 접종 모범을 보여야 한다.엄밀히 말해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은 영업 제한, 집합 금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국민적 고통과 희생 위에 일궈낸 성과다. 임계점이 지난 이 방법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국민들로서는 일상의 회복이 한시가 급하다. 백신 확보가 늦은 만큼 접종은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의료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11월 집단면역 형성 약속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라. 아울러 이참에 세계에서 접종을 가장 빨리 마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가용 자원을 다 동원하기 바란다.

2021-02-26 05:00:00

[사설] 정부 부처 우려에도 ‘28조’ 가덕 공항 밀어붙이는 민주당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소요 예산이 28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보고했다. 부산시가 주장하는 7조5천억원보다 4배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다는 것이 국토부 추산이다. 국제선·국내선을 통합 운영하고, 군(軍)·국내선 시설 건설을 포함하면 사업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성토했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비 22조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사업비가 28조원에 이른다는 국토부 보고를 받고서도 민주당은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 특별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나라 살림이 거덜 나든 말든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써먹으려고 특별법을 통과시키려고 한다. 선거를 목전에 두지 않았으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정부 부처들마저 하자투성이 가덕도 특별법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국토부는 "여러 대안 검토를 거쳐 입지를 결정한 뒤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가덕도로 정해 놓고 법을 제정하는 자체가 문제라는 뜻이다.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덕도 특별법을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예산 낭비 방지와 재정 운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대규모 재정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더군다나 국토부는 '공무원의 법적 의무'까지 거론하면서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도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가덕도 신공항도 다른 일반 사업처럼 입지 등 사전타당성 검토를 거친 뒤 예타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고, 법무부는 "적법 절차와 평등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국토부는 안전성·시공성·운영성·환경성·경제성·접근성·항공 수요 등 7가지 항목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사실상 부적합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선거에 눈이 먼 민주당에 정부 반대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유권자 환심을 사려고 28조원짜리 선물을 부산에 안겨줬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팔아먹는 데 광분할 것이다.

2021-02-25 05:00:00

[사설] 코로나 백신, 대통령이 맞네, 못 맞네 타령 할 때인가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낯 뜨거운 언쟁이 벌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면서, 국민 불안을 덜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1호 접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이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마라"고 되받아친 것이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실험 대상이냐?" "그럼 국민이 실험 대상이냐?"는 식의 저열한 언쟁이 벌어지는 나라가 세상에 또 있을까.세계적으로 우리 국민만큼 백신 접종에 거부감이 적은 나라도 드물다. 그래서 접종 시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더라도(24일 현재 세계 104개국 접종 중) 전체 인구의 70%(3천628만 명)가 항체를 가지는 '집단면역' 형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늦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작금의 논란을 보면, 장담 못 할 것 같다. 여론 조사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 우리 국민들의 '백신 접종 동의 비율'이 이전보다 떨어진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렇게 꼬인 것은 정부의 잘못된 대응 때문이다. 정부는 입만 열면 K-방역 자랑을 했지만 정작 백신 확보 경쟁에서는 한참 밀렸다. 지난해, 백신 확보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먼저 접종하는 국가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보고…"라며 백신 확보가 늦은 것이 전략이라고 둘러댔다.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백신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첫 접종에 들어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효과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표되고 고령층 접종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백신 불신이 크게 높아졌다.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커진 것은 다양한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책임 회피성 해명 때문이다. 이제라도 불안을 걷어내고, 접종에 박차를 가해도 부족할 판에 대통령이 맞네, 못 맞네, 실험 대상이네, 아니네 타령을 하고 있다. 딱 이 모습이 이 나라 정치인들이 국민과 나라를 생각하는 수준이다. 한심함을 넘어 역겹다.

2021-02-25 05:00:00

[사설] 탈북민이 북송될까 두려워 군을 피해 다닌 기막힌 현실

최근 북한 남성이 강원도 고성 육군 22사단의 경계망을 뚫고 귀순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을 피해 다닌 '비밀'이 드러났다. 우리 군에 귀순하면 강제로 북송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을 피하면서 민가(民家)를 찾아 남하했다는 것이다. 남북 분단 이후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저자세가 낳은 기막힌 현실이다.서욱 국방부 장관은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남성이 왜 군 초소를 피해 다녔느냐'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질의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군 초소에 들어가 귀순하면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낼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민가로 가려고 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남한 당국에 대한 북한 남성의 불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태다.그 불신은 문재인 정권이 초래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2019년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선원 2명을 흉악범이란 이유로 강제 북송한 것이 이번 '민가 귀순' 시도로 이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강제 북송 사실이 북한 내부에도 알려지면서 탈북을 계획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한다.강제 북송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자 비인도적 행위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였다.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3조에 따라 북한 주민은 우리 국민이다. 그럼에도 국가안보실장 때 이 사건 처리를 지휘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선원이 '흉악범으로서 대한민국 국민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강변했다. 대한민국 국민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권한을 누가 국가안보실장에게 줬나? 어느 법 어느 조항에 흉악범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돼 있나?강제 북송은 탈북민들에 대한 문 정권의 시각을 잘 보여줬다. 탈북민이 '남북 관계의 걸림돌'이라는 인식이다. 강제 북송으로 북한 주민은 그것을 알게 됐을 것이다. 이번 민가 귀순 시도는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탈북민이 대한민국 군을 못 믿겠다는 세상이다.

2021-02-25 05:00:00

[사설] 책임 회피 말고 신한울 3·4호기 사업 재개 결정하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 계획 인가 기간을 2023년 12월까지 연장했다. 사업 백지화에 따른 후폭풍은 회피하면서, 사업 재개는 안 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무턱대고 일을 저질러 놓고 뒷감당을 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의 고질적 병폐가 또다시 되풀이됐다.2017년 2월 발전 사업 허가를 받은 신한울 3·4호기는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공정률 10%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미 부지 매입과 주기기 사전 제작비 등으로 7천900억원이 투입됐다. 공사 계획 인가 기간 만료를 며칠 앞두고 기간을 연장하면서 정부는 사업 재개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신한울 3·4호기 사업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모면하는 한편 사업을 재개할 경우 불거지게 될 탈원전 정책 실패 논란을 차단하려고 인가 기간 연장을 통해 다음 정부에 공을 떠넘기는 미봉책을 썼다.차기 정부에서 탈원전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달라져 신한울 3·4호기 사업을 재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수년이나 사업이 지연될 경우 그 피해는 가늠조차 어렵다. 뒤늦은 사업 재개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임기가 끝난 문 정부가 책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만으로도 울진은 경기 악화, 기업 도산 등 경제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남의 원전 협력업체 400여 곳도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40년간 축적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산업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신한울 3·4호기는 계획대로면 각각 2022·2023년 준공 예정이었다. 예정대로 완공됐으면 2050년 탄소중립 기여는 물론 원전산업 생태계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으로 원전이 대안이라고 했다. 원전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문 정부는 이미 거액을 쏟아부은 신한울 3·4호기 공사마저 가로막고 있다. 무지와 잘못된 이념에서 비롯된 탈원전 집착에서 벗어나 문 정부가 다음 정부에 공을 떠넘기지 말고 신한울 3·4호기 사업 재개를 결정하기 바란다.

2021-02-24 05:00:00

[사설] ‘신공항특별법 수모’에도 눈치만 보는 TK 금배지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이하 통합신공항특별법)이 국회 상임위 문턱에서 주저앉는 모습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심경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대구경북을 대놓고 차별하는 거대 여당의 횡포와 몰염치에 지역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대구경북이 수모를 당하는데도 존재감이 없는 TK 정치권 모습도 실망스럽다. 지역의 미래가 달린 중대 사안에서 전투력을 발휘하기는커녕 무기력하기 그지없는 TK 정치권을 보면서 지역민들의 자괴감도 커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하 가덕도특별법)을 밀어붙이고 통합신공항에 태클을 거는 동안 TK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가덕도특별법은 현실적으로 막을 수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통합신공항특별법의 국회 상임위 통과는 반드시 얻어냈어야 했다. 하지만 TK 정치권은 거대 여당의 입법 독재에 중과부적이라는 핑계만 대면서 몸을 사렸다.대구경북이 중앙 정치권에서 유례없는 홀대를 당하고 있는데도 삭발·단식, 릴레이 시위를 하겠다고 나서는 용자(勇者) 국회의원이 TK에 단 한 명 없다는 점은 서글픔마저 느끼게 한다. 통합신공항특별법이 보류된 직후 TK 국회의원들은 "유감이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나서 달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마지못해 하는 시늉 수준이다. 만일 국회 상임위가 통합신공항특별법을 통과시키고 가덕도특별법을 무산시킬 조짐이 발생했다면 부울경 국회의원들은 TK 정치인들과 사뭇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다.TK 정치인들이 보신주의에 빠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지역 정치 풍토에 기대어 '중앙당 바라기'로 '정치 생명의 꿈'을 연장해 온 금배지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을 이번 사태는 아프게 보여준다. 대구경북을 대변해 줄 정치 세력의 실질적 부재는 예삿일이 아니다. 신공항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TK 정치인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나 시민단체들이 다음 선거 때 낙선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국이다.

2021-02-24 05:00:00

[사설]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산불, 방재 종합 대책 마련 서둘러야

연이은 대형 산불로 경북 북부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안동시 풍천면·남후면에서 발생한 큰 산불로 800㏊의 산림이 잿더미가 돼 큰 충격을 준 데 이어 지난 주말 안동과 예천, 영주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해 300㏊가 넘는 산림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해마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시기, 강원도와 경북 북부 지역은 지형 특성상 대기가 건조한 데다 강한 바람까지 겹쳐 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화재를 막기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봄철 경북 북부 지역을 위협하는 대형 산불은 양양과 고성, 삼척 등 강원도가 마주하는 현실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지역 자연환경이나 조건상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각종 방재 인프라나 주민 의식 수준은 이를 뒤따르지 못해 대형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삼척과 울진 등 동해안 5개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인명과 재산 피해 규모, 산림 생태계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등으로 인해 '재난성 산불'로 기록될 정도였다. 또 2011년 4월 울진과 영덕, 예천 등에서 발생한 연쇄 산불로 700㏊의 산림이 거덜 났다.무엇보다 이 같은 산불이 대부분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더욱 가슴을 무겁게 한다. 2010년부터 최근 10년간 산불 원인을 분석한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입산자 실화가 전체 34%(152건)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다 논·밭두렁 소각이나 쓰레기를 태우다 발생한 산불이 각각 16%(71건), 14%(62건)인 데다 담뱃불로 인한 실화도 4%(18건)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과 실수가 치유하기 힘든 화를 부른 것이다.더 이상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방재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산자락 민가 주변이라도 산불 번짐을 감소시키는 방화수림을 조성하고 진화 장비를 현대화하는 등 체계적인 방재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주민 계몽과 등산객 홍보 등 산불 예방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2021-02-24 05:00:00

[사설] 위안부 관련 美 학자 논문, 멍석말이 아닌 논문으로 대응하자

한양대 학생들과 동문들이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으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옹호하는 듯한 취지의 기고문을 미국 언론에 게재한 한양대 조셉 이(Joseph E. Yi) 정외과 부교수의 사과 및 파면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조셉 이 교수는 최근 조 필립스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국제대학 부교수와 함께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멧 기고문에서 "램지어 교수의 최근 논문을 비난하지 말고 토론할 것을 촉구한다"며 "일본과의 개인적인 연관성을 이유로 램지어의 학문적 진실성을 공격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며 외국인 혐오로 들린다"고 주장했다.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슬프고 분한 일이다.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집단 '트라우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위안부 문제라면 '일본의 여성 납치 및 강제 성 노예' 외의 다른 주장이나 연구 결과를 수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 인식과 다르다고 해서 '그 입 다물라'고 고함치거나, '망언'으로 규정해 버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학자의 연구 논문에 조목조목 대응하지 않고, '멍석말이'식으로 맞서면 할 말이 없는 사람처럼 비칠 수도 있다.'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 국민들의 인식 및 양국 정부 입장은 상반된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인식의 괴리가 큰 것은 그만큼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램지어 교수가 연구를 통해 '자기주장'을 펼친 만큼, 우리나라 학계도 구체적 연구를 통해 사실을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 '망언 집어치워라' '진정한 사과를 하라'는 백 마디 시위보다 한 건의 연구 논문이 더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가령 램지어 교수의 논문 용어 '자발적 매춘'에서 '자발적'이란 용어에 대한 동서양의 차이, 시대적 압력의 성격 등만 따로 연구하더라도 의미가 클 수 있다. '시위'로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금배지를 달 수도 있지만, 역사의 '이 빠진 징검다리'를 채울 수는 없다. 맹호출림(猛虎出林)을 기대한다.

2021-02-23 06:30:00

[사설] “장관이 탈북민 증언 거짓이라 한 적 없다”는 통일부

통일부가 "통일부와 통일부 장관은 탈북민의 증언이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귀중한 기록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23일 탈북민 4명이 이인영 장관의 최근 '탈북민 증언'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자 이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이에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기록한 것이 실제로 그런 것인지, (탈북민의) 일방적 의사를 기록한 것인지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들이 부족하다"며 탈북민 증언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이 장관이 탈북자들의 증언은 신뢰할 수 없는 거짓말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이는 거짓말에 가깝다. 이 장관의 발언은 '거짓말'이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탈북민의 증언은 거짓말이라는 소리에 다름 아니었다. 이는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는 게 무슨 뜻인가. 믿지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 장관이 통일부의 발표대로 탈북민의 증언이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귀중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면 문제의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장관 말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통일부는 북한 문제 주무 부처다. 확인과 검증은 통일부가 해야 할 일이다.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통일부의 잘못이지 탈북자나 이들을 돕는 단체들의 잘못이 아니다. 과연 통일부는 탈북자들 증언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고 검증했나? 이 장관의 말투로 보아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사실이면 직무 태만이고 이 장관의 발언은 명예훼손이 맞다.이 장관의 발언은 돌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의 시각이 무심결에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 그것은 탈북민을 '남북 관계의 걸림돌'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탈북민 단체 2곳의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한 사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대북전단금지법'을 강행 처리한 사실, 귀순 어민을 강제 북송한 사실 등은 설명할 길이 없다.

2021-02-23 05:00:00

[사설] 여당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태클은 노골적 지역 차별

국회 국토위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만 통과시키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이하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보류시킨 것은 명명백백한 지역 차별이다. 여당 대표란 사람은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켜줄 것처럼 여러 차례 약속해 놓고 뒤통수를 제대로 쳤다.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 이렇게 특정 지역 편을 대놓고 들면서 다른 지역을 따돌린 전례가 또 있는가.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긍정적 신호를 여러 차례 보였기 때문에 대구경북민들은 이 법안의 2월 말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통합신공항 특별법이 아니라 민간 공항 건설을 위한 별도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말을 바꿨다. "가덕신공항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SOC인 반면, 통합신공항은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이미 추진되고 있으니 별도의 특별법이 필요 없다"는 식의 여당 논리는 말문을 잃게 만든다.민주당은 가덕신공항 추진이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가며 온갖 특혜를 주려 하는 반면, 통합신공항의 경우 이런저런 핑계를 들이대며 국회 상임위 문턱에서 특별법을 주저앉혔다. 또 하나의 거대 여당 입법 횡포다. 대구경북이 자신들의 '표밭'이 아니라는 속내가 작용하지 않고서는 이런 지역 차별이 벌어질 수 없다.향후 통합신공항은 가덕신공항과 영남권 수요를 놓고 경쟁해야 할 처지다. 게다가 통합신공항은 법률상 군사 공항이기 때문에 민간 공항 운영에서 큰 핸디캡을 안고 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담보로 하는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100% 민간 공항인 가덕신공항에 정부가 온갖 특혜로 날개를 달아주면 통합신공항은 가덕신공항보다 늦게 개항하면서 국제 항공 노선 취항 등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집권 세력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민주당은 지역 차별을 당장 멈추고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기를 촉구한다.

2021-02-23 05:00:00

[사설] 가덕도 특별법만 통과…선거에 눈먼 文 정권의 입법 폭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통과됐지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처리는 무산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에 눈이 먼 더불어민주당이 원칙·명분·형평성을 내팽개치고 가덕도 특별법 통과 입법 폭주를 자행한 것이다. 민주당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에 대해서는 딴죽을 걸어 통과를 가로막았다. 가덕도 특별법에 준(準)하는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기대했던 대구경북 염원을 민주당은 철저하게 저버렸다. 문재인 정권의 도를 넘은 '대구경북 패싱'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가덕도 특별법은 포퓰리즘 조항이 대거 담긴 '특혜법'이다. 특별법 원안의 핵심인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사전 타당성 조사 축소 등 특혜 조항 대부분이 유지됐다. 최소 10조원 이상 예산이 투입될 사업을 사전에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예타 절차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특혜 그 자체다. 또한 특별법 부칙을 통해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 합의로 결정된 김해신공항을 폐기했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지 않았는데도 민주당이 특별법으로 김해신공항을 폐기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결정했다. 이런 게 국정 농단 아닌가.민주당이 가덕도 특별법 처리에 혈안인 이유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어떻게든 이겨 보려는 욕심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게 된 선거에서 열세를 보이자 가덕도 신공항을 앞세워 판세를 뒤집겠다는 속셈이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부산을 또 가야 되겠네"라고 한 것은 가덕도 신공항은 선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자인한 것이다.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문 정권이 갖가지 무리수를 동원하고 있다. 10조원 이상 들어가는 가덕도 신공항을 예타도 없이 추진하겠다고 하고, 멀쩡한 김해신공항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신공항 특별법을 앞세운 '영남 갈라치기'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특별법 통과로 가덕도 신공항은 날개를 편 반면 특별법 통과가 무산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경고등이 켜졌다. 정권의 선거 술책 탓에 대구경북이 피해를 입고, 나라가 망가지고 있다.

2021-02-22 05:00:00

[사설] 검찰 해체 입법 추진하는 여당, 비리가 얼마나 많기에 이러나

문재인 정권이 검찰 무력화에 본격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가칭)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이달 중 발의하고, 수사청 출범 이후 검찰을 영장 청구와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가칭)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윤호중 위원장이 "검찰을 기소 전문기관으로 법제화하겠다"며 관련 법안을 올해 2월 중 추진하겠다고는 했는데 말 그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말 '검찰청법 폐지안'과 기소와 공소 관련 업무만 할 수 있는 기관인 공소청을 신설하는 '공소청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민주당 황운하·김남국 의원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지난 8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을 발의했다.이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검찰의 수사권은 모두 폐지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 남겨 놓았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대형 참사) 수사권까지 없어지기 때문이다.그 목적은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 수사의 차단일 것이다. 그것 말고는 이러는 의도를 찾기 어렵다. 이를 위한 정권 차원의 '공작'은 집요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갖은 불법·탈법적 수단을 동원해 윤석열 총장을 쳐내려고 했다. 그리고 야당에 공수처장 거부권을 준다는 약속을 파기하고 법까지 바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공수처장에 앉혔다. 또 법무부 장관도 친문(親文) 인사를 임명했다.그럼에도 '윤석열 검찰'은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등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멈추지 않았다. 문 정권으로서는 '비상한 수단'을 강구해야 할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그 수단이 국회 입법권이다. 국회 입법권을 동원해 '합법적'으로 정권 비리 수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정권 방탄용 입법'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다수에 의한 입법권의 타락이다. 국민에게 감춰야 할 비리가 얼마나 많기에 이러는지 모르겠다.

2021-02-22 05:00:00

[사설] 대구의 현재와 미래 짚어보는 소중한 시간, 대구시민주간

21일부터 28일까지 이번 주간은 시민의 존재를 되짚어 보는 '대구시민주간'이다. 도시의 토대인 '시민'의 자격과 높은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성찰하는 의미 있는 주간이기도 하다. 21일 시민의 날 기념식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한 주 내내 이어진다. 특히 시민주간인 2월 마지막 주는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등 대구 시민이면 꼭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건들을 되새겨 보는 주간이어서 더욱 뜻깊다.그동안 대구시는 매년 10월 8일을 '대구 시민의 날'로 기념해 왔다. 1981년 대구직할시 출범 이후 100일째 되는 날을 시민의 날로 정한 때문이다. 그런데 대구의 역사성과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임의로 정한 기념일이었다. 자연히 대구 시민의 날에 대한 이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대구시가 근 40년 만에 여론을 모아 정한 것이 2월 21일이다. 지난해 바뀐 '대구 시민의 날' 첫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무산됐다.시민이라면 누구나 삶의 뿌리이자 근거지인 도시 공동체에 대해 긍지와 애정을 갖게 마련이다. 그 도시가 간직해 온 역사와 전통 등 특성이 타 도시와 대비를 이룬다면 애향심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구가 처한 현 상황을 돌아보면 그런 강점들이 조금씩 옅어지고 약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도시 활력은 날로 떨어지고 성장은 지체되면서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비단 정치경제적 상황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재난에다 청년인구 유출과 노령화, 양극화 등 도시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수두룩하다.이런 힘든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힘의 원천은 결국 시민이다. 시민이 늘 깨어 있고 한마음 한뜻이 된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구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재조명하고 각오를 새로이 다지는 대구시민주간은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이를 주춧돌로 대구가 발전하고 240만 시민이 성장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시민의 날, 시민주간을 계기로 '대구의 밝은 미래'를 위해 시민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2021-02-22 05:00:00

[사설] 대법원장의 ‘사퇴 거부’ 장광설

김명수 대법원장이 19일 법원 내부 게시판을 통해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를 반려한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직 법관이 탄핵소추된 일이 대법원장으로서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 금할 수 없다.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각계에서 터져 나오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의 이날 입장문은 사과 문구가 일부 들어 있었지만 자기 합리화를 늘어놨다는 점에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임 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데 대해 그는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행 관련 법 규정상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임 판사 사표 반려 과정에서 그가 거짓말을 한 사실이 녹음 파일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명색이 사법부 수장이라는 사람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국민을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최근 발표된 법관 인사에서 법원은 정권 실세들과 관련된 재판에서 봐주기 및 편파 진행 논란을 빚은 법관들을 이례적으로 4~6년째 유임시키고, 여권 인사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전보시켜 논란을 불렀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여러 제도 개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의 궁극적 목표는 '독립된 법관'에 의한 '좋은 재판'을 하는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실소마저 자아내게 만든다.김 대법원장이 "사법 개혁의 완성을 위해 자신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다"라고 한 것은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가 어찌 되든 간에 자리만 보전하려 한다는 해석마저 낳게 한다. 많은 국민들은 삼권분립 가치를 훼손하고 정치적 편향성 시비에 휘말렸으며 거짓말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그가 사법부 수장으로서 법원을 이끌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오죽하면 법조계에서도 사법연수원 17기 140명이 "탄핵돼야 할 사람은 임 판사가 아니라 김 대법원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변호사협회 전 회장 8인과 대한법학교수회가 대법원장 사퇴 촉구 성명을 냈겠는가. 국민들은 사법부가 정권의 '사법적 호위무사'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진작에 물러났어야 할 대법원장이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는 더 추락할 뿐이다.

2021-02-20 05:00:00

[사설] 국민 복장 터지게 하는 文의 ‘경제 선방’ 주장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경제 선방'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 대통령은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를 언급하며 이전소득 증가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를 자랑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의 노력이 지표로 확인됐다"며 "경기 악화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감소했지만, 적극적이고 신속한 재정정책으로 이전소득이 많이 증가하여 모든 분위에서 가계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의 경제 선방 주장은 입맛에 맞는 지표만 내세운 자화자찬이자 견강부회다. 코로나 재난지원금 등 공적 이전소득 효과로 가계소득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소득 계층 간 양극화가 더 커졌다는 것이 통계의 본질이다. 가계소득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을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1년 전보다 13.2% 감소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되레 1.7% 늘었다.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34만9천 개가 줄어든 고용 참사로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금 효과를 제거한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은 7.82배로 1년 전 6.89배보다 더 벌어졌다.소득 양극화 추세가 가팔라진 것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저소득층 배려를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참담한 통계다. 여기에 올 1월 취업자가 98만2천 명 줄어 외환위기 이래 가장 큰 고용 충격에 빠졌고, 실업자도 1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경제 정책 실패를 시인하고, 고통을 겪는 국민을 위로하고, 정책 전환을 천명하는 것을 외면하고 세금 퍼주기로 이룬 미미한 성과를 자랑하기에 바빴다. 고통에 시달리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 서민들 입에서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현실과 괴리된 문 대통령의 경제 선방 주장에 민주당 지도부가 경제 실상을 직언(直言)하기는커녕 맞장구를 친 것도 꼴불견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우리 경제는 국민, 기업, 정부의 단합된 힘으로 최악의 위기를 선방했다"고 했다. 대통령과 여당이 얼토당토않은 경제 선방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의 '경제 실패' 공세를 차단하려는 속셈이다. 경제 자화자찬에 급급한 '그들만의 청와대 모임'에 국민은 복장이 터진다.

2021-02-20 05:00:00

[사설] 돈 막 풀겠다는 여당, 문재인 보유국은 돈이 땅에서 솟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4차 재난지원금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10일간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거듭 밝혔고,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3차 재난지원금은 위로금 수준"이라며 "4차는 최소 20조원 이상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집합 금지' '영업 제한' 등 '국민 손발 묶기 방역'으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휴·폐업이 급증했다. 또 코로나와 별개로 제조업 국내 공급 지수는 2018년 -0.7%, 2019년 -0.8%, 2020년 -0.9%로 내수 경기가 3년 연속 위축됐다. 2010년 '연간 제조업 국내 공급 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래 7년 연속 증가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온전히 책임져야 할 2018년부터 내리 감소한 것이다.근래 민주당이 내놓는 정책이라고는 '돈 풀기'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말하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도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 잘못과 손쉬운 코로나 방역으로 경기가 침체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노력은 하지 않고, 오직 돈을 풀어서 '단기적 환심'을 사려 할 뿐이다.게다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문재인 보유국'에서는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한다는 것인가. 국민 입장에서는 당장 돈을 받으면 좋다. 하지만 그 돈은 결국 본인이나 자식이 갚아야 하는 돈이고, 어쩌면 다른 사람의 돈을 '세금'이란 이름으로 뜯어가는 것이다. 당장 너무 급해 돈을 풀어야 한다면, '타인 혹은 후대에 빌린 돈이며 갚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기업이 은행 대출을 해도 이자 및 상환 계획은 기본인데, 대통령과 여당은 부채 급증을 걱정도 않는다. 걱정은커녕 대통령과 총리가 "국가부채 마지노선의 근거가 뭐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부채를 걱정하는 기재부를 때린다. 세상에 공짜와 무상은 없다. 돈을 빌려 쓰는 것이 습관이 되면 가난과 모멸, 파멸이 기다릴 뿐이다.

2021-02-19 05:00:00

[사설] 선거 이기려고 예타 면제 ‘가덕도 특별법’ 밀어붙이는 민주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심사했지만 최종 의결에 이르지 못했다. 특별법에 명시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에 상정된 가덕도 특별법 2건 모두 예타 면제 등을 담고 있다. 예타 면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예타 면제 조항을 포함해 우리 당의 원안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못을 박고 나섰다.새 공항이 필요하다면 수요 조사를 하고 경제성과 안전성 등 각종 변수를 검토한 뒤 입지를 정하는 게 순리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원점 검토' 결론을 빌미 삼아 신공항 입지를 가덕도로 정하고, 예타 면제 등을 담은 특별법을 상정했다. 가덕도는 2016년 조사에서 김해공항 확장, 밀양 공항 건설 방안에 뒤진 점수를 받았다. 예타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가덕도가 문턱을 넘지 못할 것 같으니 특별법으로 예타를 면제하겠다는 것이다.예타는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평가하는 제도로, 어느 정부도 아닌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도입됐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예타 면제를 그토록 비난했던 민주당이 많게는 20조원이 드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예타 면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예타 면제 사업 규모가 88조원을 넘어 이명박 정부(60조3천억원), 박근혜 정부(23조6천억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여기에 가덕도 신공항까지 포함하면 100조원을 넘게 된다.가덕도 신공항에 예타를 면제하는 특별법에 정부는 물론 민주당 안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려고 예타 면제가 포함된 특볍법을 이달 안에 처리하기 위해 혈안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생중계되는 것을 모르고 정책조정회의에서 내뱉은 "부산을 또 가야 되겠네. 하 참"이라는 말이 가덕도 특별법에 목을 매는 민주당의 꿍꿍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2021-02-19 05:00:00

[사설] 지방의회 30년, 자각과 자정 통해 대구경북 품격 살려야

2021년은 한국 정치사, 특히 지방정치사에서 기념비적인 해가 될 수 있다. 지방자치 부활로 지방의회 출범 30주년을 맞아서다. 지난 1961년 없어진 지방자치제는 1991년 3월 26일 기초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 이어 6월 20일에는 광역의회 선거로 되살아났다. 이후 30년 동안 지방의회 활성화를 위한 여건은 달라졌고 성숙한 지방의회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무엇보다 지방자치 정착을 위한 많은 제도 보완과 함께 지방의원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다. 처음 명예직 무보수로 출발했던 지방 의원도 국회의원처럼 의정비 지원을 달마다 꼬박꼬박 받는다. 의정비 심사를 통해 인상도 수시로 이뤄진다. 나아가 의회 보조를 위한 지원 인력 확보와 자체 인사권 행사를 위한 제도 틀도 보태지는 등 지방의회 활동에 도움이 될 관심과 배려는 꾸준히 이뤄지는 추세이다.그런데 유권자를 받들어 지방 발전을 이끌 의원 활동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관급공사 개입과 이권 관여 등에 따른 각종 비리로 일부 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사례도 이어졌다. 의회 내 정치색도 다양하지 않아 활력과 경쟁력마저 떨어져 고른 민심 반영은 되지 않는다. 이러한 후유증으로 여론조사에서는 지방의회 회의론과 무용론이 단골 메뉴다. 다른 일부 광역의회는 코로나로 어려운 여건을 반영해 해외연수비를 모두 깎았지만 과거 해외연수 보고서를 베끼고 짜깁기해 물의를 빚은 대구시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억대 예산을 편성했다.대구경북 33개 지방의회 30년을 보내며 지방의회가 힘들고 지친 대구경북 사람과 지역 발전에 축복이 될지, 세금이나 축내는 기관으로 머물지는 무엇보다 의원들의 노력에 달렸다. 지방의원들이 지금처럼 주민 어려움을 아랑곳 않고, 해외연수비처럼 혜택 챙기기는 하늘 섬기듯 하면 의회는 물론 대구경북의 품격은 30년 역사에도 물거품이고 모래 위에 성을 쌓는 일이나 다름없다. 30년 지방의회가 의원의 자각과 자정으로 품격을 살리길 기대한다.

2021-02-19 05:00:00

[사설] 백기완은 직접 조문·백선엽엔 조화, 조문마저 편 가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직접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 영정에 절을 한 뒤 유족들에게 "아버님과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눴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했다"며 "이제 후배들에게 맡기고 훨훨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이 생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통일에 대한 당부 영상을 휴대폰으로 시청하기도 했다.대통령 조문(弔問)은 그 자체가 메시지를 지닌 고도의 정치 행위다. 조문을 통해 국민에게 화해·포용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물론 국민 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다. 지지와 반대, 보수와 진보를 떠나 나라 발전에 기여한 인사들의 빈소를 찾아 대통령이 조문하는 것은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공직자인 대통령의 기본 의무라 할 수 있다.문 대통령의 백 소장 빈소 직접 조문을 보면서 작년 7월 백선엽 장군 빈소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백 장군 빈소를 직접 조문하지 않았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호국 영웅 백 장군 빈소를 직접 조문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지만 끝내 외면했다.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고,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문했을 뿐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 별세 애도 성명 한 줄 내지 않았다. 집권 세력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복무 기록을 부각시키며 백 장군의 서울 국립현충원 안장을 막았다. 문 대통령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도 직접 조문하지 않았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별세 때 문 대통령은 북유럽 순방을 마치고 직접 동교동 사저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과는 정반대로 문 대통령은 국민을 편 가르는 국정 운영을 해왔다. 급기야 조문마저 편을 갈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백 장군 빈소에서 어느 조문객이 한 "나라의 영웅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편을 갈라 하는 대통령 조문은 국민 통합을 저해할 뿐이다.

2021-02-18 05:00:00

[사설] 대중교통 적자, 요금 인상보다 수요 늘릴 방안부터 고민을

지난해 대구 시내버스 적자가 전년보다 37.8% 늘어난 1천819억원을 기록했다. 대구도시철도 역시 지난해 이용객이 34%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적자가 458억원 늘어나 1천85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적자 급증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교통 수요 감소다. 감염 우려로 자가용 자동차 이용이 늘었고, 등교 제한과 재택근무 확산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구시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적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대중교통 이용 비중이 높은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고, 자가용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요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늘어난 적자를 바로 요금 인상으로 메우는 방안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요금을 인상하면 대중교통 이용이 더 줄고, 자가용 이용자가 더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에 비해 대기 환경 훼손을 덜 한다고 봐야 한다. 당장 금전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대중교통 이용이 자가용 이용에 비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대중교통 수요 감소 추세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정책을 발굴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이 늘고, 개인 승용차 이용이 줄수록 대기가 깨끗해지고 교통 흐름도 나아지기 때문이다.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일괄 인상보다는 수익자부담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구시는 현재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환승 무료·할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최초 하차 후 30분 이내 무료 환승을, 30분 이내 환승 시 소액 추가 부담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또 이용자가 적은 지역에는 미니 버스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은 공공 서비스 영역이다. 공익사업이라고 경제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적자만큼 시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요금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

2021-02-18 05:00:00

[사설] 코로나 하루 600명대 확진, 느슨한 방역 태세 재점검해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600명대로 다시 올라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전국에서 6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600명대 확진은 1월 10일 657명 이후 38일 만이다. 이날 대구 14명, 경북은 15명이 확진 명단에 올랐다. 매일 수백 명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해 온 3차 유행기가 석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데다 초·중·고 개학을 앞두고 있어 이번 확산세가 3, 4월 4차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게끔 방역 태세 재점검이 절실한 때다.대책본부는 코로나 재확산에 대해 "설 연휴 인구이동 증가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설 연휴 대구경북을 찾은 귀성인과 접촉한 가족이 연쇄 감염된 사례도 그런 배경에서다. 이 기간 대구와 청도 경산 봉화 울진 등에서 모두 10명이 확진됐다. 지난 주말 이동량이 평소보다 14.6% 늘었다는 통계 또한 연휴 이후 확진 증가세를 뒷받침한다.15일부터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정하면서 음식점·주점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 제한이 풀린 점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수도권은 여전히 제한을 두고 있으나 비수도권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자연히 방역 태세가 느슨해져 5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이나 전자출입명부 기록,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당장 대구 시내 주점마다 '불야성'이라는 뉴스에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종교시설과 사업장, 병원 등에서의 집단감염 우려 또한 여전하다. 코로나19 방역 태세와 긴장감이 한 번 흐트러지면 다시 수습하기란 매우 어렵다. 17일 정세균 총리가 "살얼음판 방역 상황보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해이한 방역 의식이 더 걱정"이라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방역 단계로는 4차 대유행을 막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정부는 거리두기 체계 개편에 따른 시행 방침을 조속히 확정하고 백신 접종과 빠른 진행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국민도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 준수 등 각오를 다잡아야 할 때다.

2021-02-18 05:00:00

[사설] 정부 ‘방역 수칙 위반 원 스트라이크 아웃’ 운운할 자격 있나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 수칙과 관련, "3월부터 집합 금지와 영업 제한 등을 강제하는 방역에서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으로 전환한다"면서 "방역 수칙 위반 행위에 대해선 원 스트라이크 아웃 등 조치를 취해 방역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 염치없는 말이다. 우리나라 코로나19 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심각한 것은 국민들이 마스크 쓰기와 집합 금지, 이동 자제 등 견디기 힘든 수칙을 지키며 희생한 덕분이다.이에 반해 정부 차원의 코로나19 대책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코로나19 검체 검사 건수는 터무니없이 적어 지난해 중반에는 세계 150위 밖, 연말 무렵에는 120위 정도였다. 정부는 또 소비 쿠폰을 뿌려 코로나 확산에 기름을 들이붓기도 했다. 백신 확보 역시 등한시했다. 15일 현재 세계 80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26일부터 접종을 시작, OECD 37개 회원국 중 꼴찌가 될 전망이다. 그나마 첫 접종에 들어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1차 접종 대상자인 고위험군 65만 명 중 65세 미만 약 27만여 명만 맞는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효능에 의문이 생기는 바람에 안 그래도 늦은 접종 일정마저 꼬인 것이다.다른 나라들이 인구수보다 훨씬 많은 분량의 백신을, 그것도 여러 종류 구입한 것은 작금의 아스트라제네카 효능 문제와 같은 상황 혹은 공급 차질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정부는 정부 차원의 대응에 철저히 무능했다.정부는 지난달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를 "이르면 2월 초·중순"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화이자 도입 시기는 2월 말~3월 초로, 접종은 3월 8일로 늦춰졌다. 지금까지 정부가 한 일을 보면 3월 8일 접종도 확실하다는 보장은 없다. 방역에 줄곧 빈틈을 낸 것은 정부였다. 그래 놓고 '원 스트라이크 아웃' 운운한다. 그런 식이라면 정부는 '아웃'을 당해도 여러 번 당했을 것이다.

2021-02-17 05:00:00

[사설] 반기업 정책 펼치며 비상한 고용 대책 세우라는 대통령

정부가 고용 위기를 인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계획하고 예정됐던 고용 대책을 넘어서는 추가 대책을 비상한 각오로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고용 위기 상황임이 통계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특히 고용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며 "청년과 여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도 요구했다.최악의 고용 사정에 문 대통령이 갖는 위기감이 잘 감지된다. 그러나 말만 요란했지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방향 제시는 없었다. 이래서는 고용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고용 사정이 이렇게 악화된 근본적 원인은 반시장·반기업 정책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은 한 번도 현실에서 시험되지 않은 책상물림 이론이지만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의 말만 믿고 밀어붙였다. 그 결과 저소득 계층의 일자리가 격감하는 등 일자리 생태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이에 다급해진 정부는 2017년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 2018년 청년 일자리를 위한 3조8천억원 규모의 추경, 지난해 고용 및 사회안전망 확충 명목의 10조원 투입 등 재정을 쏟아부었으나 모두 '단기 알바'만 양산했을 뿐이다. 좋은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들어 낸다는, 어리석지 않다면 다 아는 상식의 뼈아픈 재확인이었다.그럼에도 문 정권은 반기업·반시장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기업 규제 3법과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이익공유제 등도 법제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나 다름없다. 이는 당장 고용 위축으로 직결될 게 뻔하다. 최근 전경련 등이 2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기업 10곳 중 4곳이 '고용 축소'를 고려하겠다고 했다.문 대통령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반기업·반시장 정책의 폭주를 멈추고 친기업·친시장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비상한 각오' '특단의 대책'을 아무리 강조한들 고용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2021-02-17 05:00:00

[사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이대로라면 미래 없다

'의료도시 대구'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가 10여 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바이오 클러스터들과의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구경북 의료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미미한 수준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2년부터는 첨복단지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마저 줄어들 예정이고 전남 화순이 국내 3번째 국가 첨복단지 유치에 나서는 등 대외적 여건도 녹록지 않다.현재 첨복단지 내에 입주한 의료 관련 기업과 연구소는 83개인데 이 가운데 63개가 직원 10명 미만의 초미니 기업이라는 점은 첨복단지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같은 시기에 첨복단지를 유치한 충북 청주시 오송에 질병관리청 등 6대 국책기관과 217개 의료기업·연구소가 입주해 있는 것과 너무나 비교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유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들어서 세계 1위 바이오 클러스터를 꿈꾸는 인천 송도와는 아예 비교 대상이 아니다.2018년 기준 대구 의료산업의 전국 비중이 생산액 1.1%(전국 11위), 종사자 수 2.1%(전국 10위)로 초라한 성적을 낸 것은 첨복단지의 현주소와 별개로 해석할 수 없다. 첨복단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적 햅디캡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기업 유치 및 전문 연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문 연구원들의 이직이 빈번하다고 한다.부진의 일차적 책임은 대경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2009년 지역사회가 지리적 핸디캡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첨복단지 유치 경쟁에 뛰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사회는 첨복단지를 조성하면 지역 의료산업에 날개가 달릴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만 가졌을 뿐 정작 첨복단지 유치 이후에는 관심을 소홀히 했다. 이대로라면 첨복단지엔 미래가 없다. 정부와 대구시, 경북도, 지역 정치권, 지역 의료계의 관심과 분발을 촉구한다.

2021-02-17 05:00:00

[속보] 서울 오후 9시 기준 247명 확진 "한달여만의 200명대"

[속보] 서울 오후 9시 기준 247명 확진 "한달여만의 200명대"

16일 오후 9시 기준 서울에서는 모두 247명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추가됐다.이는 전날인 15일 오후 9시 기준으로 집계된 163명 대비 84명 더 많은 것이다.아울러 이날(16일) 오후 6시 기준 집계 218명에서는 3시간 동안 29명이 집계된 것이기도 하다.집계 마감 3시간을 남겨두고 이미 200명 중반대 확진자 집계가 이뤄지면서, 지난 1월 6일 치가 298명을 기록한 후 한달여만의 200명대 기록이 작성될 전망이다.서울은 지난 2월 8일 치 확진자가 90명을 기록, 2개월여만(지난해 11월 17일 치가 92명)의 100명 아래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이후 9일 치가 175명, 10일 치가 183명, 11일 치가 158명, 12일 치가 136명, 13일 치가 152명, 14일 치가 151명, 15일 치가 149명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100명대 규모는 유지했다.하지만 16일 치는 일단 200명대 이상 규모가 확정된 상황이다.

2021-02-16 21:38:48

[사설] 나랏돈 풀어 선거 이기는 데 재미 붙인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대한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간의 지원금 100만∼300만원보다 훨씬 많은 '300만원 이상'을 지급하고, 지원 대상도 3차 280만 명보다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선 4차 재난지원금이 3차 9조3천억원의 3배가 넘는 30조원까지도 거론된다.사각지대를 최소화해 보다 더 넓고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민주당 방침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3차보다 무려 3배나 많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려는 민주당 행태는 매우 잘못됐다. 나라를 책임진 집권당이라면 국가 재정 형편과 납세자 사정 등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 재난지원금의 적정 규모와 효율, 포스트 코로나에도 대비한 우선순위까지도 생각하는 것이 여당의 마땅한 자세다. 누울 자리 봐 가며 다리를 뻗으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전후좌우를 두루 따져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정하는 게 옳다.4차 재난지원금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노린 정략적 도구로 활용하는 민주당의 작태는 더 큰 문제다. 민주당은 이달 중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다음 달 후반기에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4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원금을 풀어 유권자 환심을 사겠다는 것이다. 코로나 충격을 빌미로 나랏돈으로 매표(買票)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더욱이 민주당은 전 국민 대상 5차 지원금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있다. 내수 진작을 위한 5차 지원금은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은 표를 주면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가덕도신공항 등 관권 선거에 4·5차 재난지원금을 앞세운 금권 선거 등 민주당 행위는 도를 한참 넘었다. 나랏돈 풀기로 재미를 봤던 지난해 4월 총선을 되풀이하려는 속셈이 노골적이다. 4차에 이어 5차 재난지원금까지 나가면 올해 안에 나랏빚이 1천조원에 달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란 말은 수사에 그칠 뿐, 정권의 선거 포퓰리즘으로 나라 곳간이 거덜 날 판이다.

2021-02-16 05:00:00

[사설] 진척 없는 구미형 일자리 사업…文대통령 협약식 참석은 ‘쇼’였나

구미 경제 활성화 마중물로 큰 기대를 모았던 '경북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1년 반이 넘도록 답보 상태인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노사민정 상생형 일자리 창출 사업의 효시 격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비롯해 다른 지역의 유사 사업과 비교해 봐도 구미의 진척 상황은 너무나 더디다.문재인 대통령이 구미형 일자리 창출 사업 협약식에 참석하는 등 요란을 떨었는데 정작 해당 기업도, 정부도 사업에 미적대고 있으니 또 하나의 지역 홀대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국내 굴지 대기업인 LG화학이 구미 국가5산단 내 6만㎡ 부지에 5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는 내용의 구미형 일자리 사업은 구미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LG화학이 자본을 투자하고 구미시와 정부는 공장용지 50년 무상 임대, 투자보조금, 세금 혜택 등 마중물을 지원함으로써 1천 명에 이르는 직·간접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니 반색할 만도 하다.하지만 이후 상황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다. 2019년 협약을 체결할 당시의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착공해 올해 중 공장을 완공해야 하지만 협약식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구미와 비슷한 시기에 협약을 체결한 강원 홍성과 경남 밀양이 이미 국가 지원 대상에 선정됐고, 구미보다 늦은 전북 군산과 부산도 사업 신청을 마치고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너무나도 굼뜨다.LG화학이 투자 방식 등을 결정하지 못해 사업을 미루고 있는 데다 정부마저도 사업을 챙기지 않아서 그렇다는데 지역민들로서는 박탈감을 느낄 노릇이다. 이러면 2019년 7월의 협약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것이 2020년 총선을 겨냥한 '쇼'라는 말을 들어도 정부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제라도 LG그룹은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도 선거용 쇼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면 이 사안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2021-02-16 05:00:00

[사설] 전 정권이 사찰했다는 민주당, 현 정권 사찰 물타기 아닌가

더불어민주당이 난데없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대대적인 사찰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낙연 대표는 15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8대 국회의원 전원과 법조인·언론인·시민단체 인사 등 1천 명의 동향을 파악한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 자료에는 돈 씀씀이 등 사생활까지 담겨 사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충격적"이라고 했다.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장인 김경협 의원은 방송에서 이 주장을 이어받아 "박근혜 정부 때도 이것을 중단시켰다는 메시지가 아직 드러난 게 안 보인다"며 "실제로 그 이후까지 계속 이뤄진 것이 아니냐고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이런 주장을 하려면 문제의 자료가 존재하는지 확인돼야 한다. 그러려면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찰이라고 하려면 사찰의 '정의'(定義)를 충족해야 한다. 대법원은 사찰을 "정보기관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민간인을 대상으로 평소 동향을 감시·파악할 목적으로, 개인의 집회·결사에 관한 활동이나 사생활에 대한 정보를, 미행·망원 활용·탐문 채집 등의 방법으로 비밀리에 수집·관리하는 경우"로 정의한다.이 대표의 말만으로는 전 정권의 '동향 파악' 자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 있다손 쳐도 그것이 사찰인지 아닌지 역시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주장은 비열한 정치 공작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1심 유죄 판결로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입증됐다. 문재인 정권은 '체크리스트'는 있어도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우겨왔다. 또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산업부가 탈원전 반대 단체에 대한 동향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법원의 정의를 적용하면 이는 명백한 사찰이다. 민주당의 주장은 이런 부끄러운 진실을 물타기하려는 의도 말고는 해석하기 어렵다. 불리하면 '전 정권'을 들먹이는 고질병이 도진 것이다.

2021-02-16 05:00:00

[사설] 사법의 정치화, 김명수 대법원장 사태 어물쩍 넘길 일 아니다

국민의힘 '탄핵 거래 진상조사단'이 '김명수 백서' 발간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또 김명수 대법원장을 직권 남용, 직무 유기, 허위 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여당이) 탄핵하자고 하는데, 사표 수리하면 내가 국회에서 무슨 소리 듣겠느냐"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라고 말했다.법관의 '정치 중립'은 헌법과 법관윤리강령에 명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 농단'으로 재판을 받은 것도 정치권에 로비를 하고 '재판 거래'를 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정치권 눈치를 살피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 게다가 김 대법원장은 자신의 국회 임명 동의 과정에서 판사들을 동원해 의원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통상 법관의 전보 인사는 2~4년 주기이다. 김명수 대법원은 이달 초 인사에서 어떤 법관은 6년째 유임하게 하고, 어떤 법관은 1년 만에 자리를 옮기도록 했다. 인사에 근거가 없을 리 없다. 하지만 정권 측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이 짧은 기간에 자리를 옮기고, 정권에 유리한 판결을 한 법관들이 장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원칙 없는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헌법 제12조 제1항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범죄는 동일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어느 법정, 어떤 판사의 재판을 받더라도 동일 범죄는 동일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의 '처세법'과 법관 인사를 보면 '법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시간이 좀 지났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김 대법원장 임기 중 '정권 비리' 판결, 재판 지연, 법관 인사를 비롯해 '사법 개혁'이란 명분으로 자행한 사법부 장악 행태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2021-02-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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