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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풍석포제련소, 더 이상 경제성 탓 말고 토양 정화부터 나서라

영풍석포제련소가 주변 토양을 심각히 오염시키고도 토양 정화를 명령한 봉화군의 조치를 이행하는 대신, 소송으로 버티고 있다. 오염 토양 정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이유다. 제련소의 환경 무시 경영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환경이 황폐화되고 땅의 생명체조차 사라지더라도 회사 이익은 포기할 수 없다는 배짱이다.제련소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오랜 일이다. 봉화군이 2014, 2015년 제련소 제1~3공장 토양을 정밀 조사한 결과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다. 아연과 카드뮴 등 토양오염 물질이 기준보다 최대 414배를 넘었다. 봉화군이 2015년 4, 5월 2년 내 토양 정화를 명령한 까닭이다. 땅 위의 붉게 변한 황무지 산림에 땅 밑마저 썩었으니 마땅하다.그러나 제련소는 땅을 정화하는데 드는 경제적 손실이 6천700억원이라며 소송으로 맞섰다. 이는 올 2월 경북도가 제련소의 폐수 무단 배출 등 환경오염의 불법행위에 조업정지 20일 조치를 내리자 국내 대형 법률회사를 동원, 행정심판 청구로 맞대응한 것과 판박이 대처 방식이다. 제련소와 영풍 회사 안팎의 두터운 ‘환피아’ 영향과 지원을 염두에 두었을 법한 일이다.게다가 토양정화명령을 거부한 제련소의 행정소송에 법원조차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봉화군의 처분으로 이룰 공익보다 제련소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 했으니 제련소로서는 배짱을 부릴 만하게 됐다. 법원의 판단이, 환경을 외면하고 경제적 이익만 앞세우는 제련소의 잘못된 경영 철학과 같은 흐름이면 현재 진행 중인 후속 재판 결과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분명한 점은 남은 토양 관련 재판과 관계없이 이미 제련소와 주변 환경의 땅 위는 물론, 땅 밑조차 심각히 중금속에 오염돼 생명체마저 살 수가 없다는 확실한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사실이다. 어제, 환경 생태계가 망가지고 오늘, 뭇 생명체가 사라지면 내일은 사람이다. 법원과 제련소가 깊이 새길 일이다.

2018-10-26 05:00:00

[사설] 곤두박질치는 경제, 세금 쓰기 외 대책 없는 정부

2분기에 이어 3분기 성장률도 0.6%에 그치면서 경기 침체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심각한 기업 투자 감소와 일자리난이 우리 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만들고 있는 데다 치솟는 국제 유가와 주식·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이 바짝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올해 2.7% 성장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여론이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동향을 보면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 1분기(1.0%) 간신히 1%대에 턱걸이 한 것을 빼면 2분기 연속 0% 중반에 그쳐 경기 부진이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함을 보여준다.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투자는 부진하다 못해 급락세다. 3분기 건설투자(-6.4%)는 IMF 외환위기 이래 근 20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4.7%)도 크게 뒷걸음질하면서 2분기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기계류 설비투자 감소는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음을 뜻한다.여기에 우리 경제의 목을 죄는 악재도 수두룩하다. 국제 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등 외적 요인에다 미·중 무역 전쟁의 후폭풍 등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확산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면서 최근 금융시장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이렇듯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의 처지에 놓인 것은 위기에 둔감한 정부와 청와대, 국회 탓이 크다. 그제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서 ‘지난해와 달라진 게 뭐냐’는 쓴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만 봐도 제 역할 하는 곳이 거의 없음을 시사한다. 경제 살리기는 세금 등 손쉬운 수단에 의존하거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라도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한다. 경제 살리기를 국정의 맨 앞자리에 놓고 위기 극복에 몸을 던져야 한다.

2018-10-26 05:00:00

[사설] 적법 결론 난 영풍제련소 조업정지, 후속 조치 서둘러야

영풍석포제련소의 불법행위에 대한 경북도의 ‘20일 조업정지’ 조치가 적법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3일 이같이 결정하면서 지난 7월 제련소 측이 제기한 조업정지처분취소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두 차례 결정 연기 등 순탄치 못한 과정을 겪으며 8개월 만에 일단락됐다.하지만 제련소가 아무런 반발 없이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북도를 상대로 행정처분 집행 정지와 무효를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낼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럴 경우, 법원이 제련소 주장을 받아들이고 자칫 대법원 판단까지 기다려야 할 경우 환경오염에 따른 지역민의 피해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특히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된 대로 소위 ‘환피아’(환경부 출신 전·현직 공무원)와 영풍제련소의 유착 의혹이나 국내 30대 기업 평균(43%)보다 두 배가량 많은 영풍 기업집단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율(80%) 등을 감안하면 행정소송 이후의 일도 장담하기 어렵다. 석연찮은 이유로 국민권익위 심판 결정마저 두 차례 연기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이런 일들이 현실이 될 경우 당장 환경오염의 가속화나 지역민의 보건 안전 위협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제련소의 존재가 다음 세대에게도 재앙이나 다름없다. 제련소는 지난 반세기 동안 자연을 망치고, 낙동강 상류의 토양 오염 등 재난에 가까운 물의를 일으켰다. 불법행위가 적발된 뒤에도 제련소의 처사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역민은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영풍제련소는 더 이상 지역민의 정서를 무시하거나 거역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를 지역 자연환경에 미친 악영향을 반성하는 계기이자 환경친화적 기업 ‘영풍제련소’로 거듭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당국도 원칙에 입각해 조업정지 등 행정조치를 엄격히 집행하고 더 이상의 환경오염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2018-10-25 05:00:00

[사설] 보건복지부, 지역거점병원 '전공의 부족' 해결책 마련하라

경북대병원 등 8개 지방 국립대병원 일부 진료과의 전공의 부족 사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외과, 흉부외과, 병리과 등 일부 진료과는 전공의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거나 아예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다. 지방 국립대병원은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돼 있지만, 이러한 여건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국회 교육위원회 이찬열 의원(바른미래당)이 내놓은 ‘2018 전공의 정·현원 현황 자료’에는 한국 의료계의 비뚤어진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북대병원 경우에는 외과 전공의 정원이 18명이나 현재 9명이고, 흉부외과는 정원 8명에 1명뿐이다. 병리과는 6명 정원이지만 현재 전공의가 단 한 명도 없고, 비뇨기과는 10명 정원을 겨우 맞췄다. 국립대병원이 이럴진대, 지역의 사립대병원 상황은 더 심각하다.환자 치료를 일정 부분 담당하는 전공의가 부족하면 의료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은 지역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를 수입해 어느 정도 정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 대학병원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이렇기에 PA(Physician Assistant)라는 ‘진료보조 인력’이 전문의·전공의 역할을 불법적으로 대신하는 황당한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PA는 간호사가 대부분이고, 일부 병원에서는 간단한 시술과 처방까지 한다. 지난해 경북대병원은 다른 병원에 비해 적기는 하지만, 전공의가 부족한 외과에 PA 20명, 흉부외과 4명을 쓰고 있었다. 일부 진료과의 전공의 부족 사태는 한국 의료계를 왜곡과 파행으로 내모는 원인 중 하나다.보건복지부가 더는 직무유기를 해서는 안 된다. 지역 대학병원에 초점을 맞춰 전공의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갈수록 지역의 의료서비스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 보건복지부의 존재 이유가 없다.

2018-10-25 05:00:00

[사설] 국감 현장에서 생생하게 확인한 지역 경제 추락 실상

대구경북 경제가 고사 지경이라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대구지방국세청 국감에서 지역 경제가 바닥을 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쏟아졌다.김광림 국회의원은 8월 대구 취업자가 전년보다 2천 명 늘어난 것 빼고는 9월까지 1년 내내 대구경북 취업자 수가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건설 산업이 2016년엔 경제성장률의 절반, 2017년엔 3분의 1 넘게 담당했으나 올 상반기엔 성장기여율이 ‘0’으로 주저앉았고 이에 따라 올해 9월까지 경북에서 건설 분야 일자리 7천 개가 사라지고 전체 일자리는 2만6천 개 줄었다고 밝혔다.전국적으로 세수(稅收)가 늘어난 것과 달리 대구경북 세수가 급감한 것도 국감에서 이슈가 됐다. 세수 감소는 기업 활동 부진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대구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대구경북 세수는 8조1천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8조7천941억원보다 7.9%, 6천939억원이 줄었다. 이에 반해 올해 7월까지 나라 전체 세수는 184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조2천억원이나 증가했다. 공기업 영업 실적 저조 등으로 법인세, 부가가치세가 감소한 탓이라고 세무 당국은 해명했지만 지역 세수 감소는 경제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수출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경기가 하락세인 데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경제 주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산업단지들이 활력을 잃고 중소·영세기업이 많은 대구경북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구경북 입장에서는 경제 살리기에 효과가 큰 SOC 투자 확대가 급선무이지만 정부는 내년도 지역 SOC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대구경북 경제가 다시 살아나려면 정부가 지방을 보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선행돼야 한다.

2018-10-25 05:00:00

[사설] 다문화가정 자녀 진로 문제를 방치해선 한국의 미래가 없다

다문화가정 자녀는 우리 사회에서 우선적으로 보호되고 관심받아야 할 대상이다. 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야만, 한국의 미래도 밝아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이들이 진학·진로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하니 참으로 충격적이다.다문화가정 초·중·고 재학생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부·교육청의 진로 관련 지원은 거의 없다. 대구에만 3천895명의 학생이 있는데도, 진학·진로 프로그램을 마련한 곳은 대구시교육청과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2곳뿐이다. 대구시교육청은 1년에 한 차례 30명뿐이고,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15명 대상이다.경북에는 다문화가정 학생 8천225명이 있지만, 사정은 대구와 비슷하다. 진로 문제와 관련해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방치돼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가정환경에 놓인 청소년이 많은 상황에서, 관계 당국의 지원마저 이런 수준이라니 허탈할 정도다.정부·교육청은 원하는 학생에게만 지원을 한정해서는 안 되고, 그 업무를 자원봉사자에게 맡겨서도 안 된다. 전문 인력이 학생을 방문하는 적극적인 지원 및 보호 정책이 절실하다. 일대일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과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이들을 이대로 방치하면 두고두고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 뻔하다.

2018-10-24 05:00:00

[사설] 도 넘은 文정부 TK 인사 홀대, 헛 공약된 탕평 인사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부터 단행한 221개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대구 출신 배제와 특정 지역 편중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간 통합과 화합을 강조하며 출범한 문 정부가 탕평 인사와 거리가 먼 인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추경호 국회의원이 공공기관 기관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장 221명 중 대구 출신은 2.3%인 5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한 자리는 지역 인사가 줄곧 맡아온 경북대병원장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63개 기관장 중 대구 출신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한 명뿐이었다.권역별로 보더라도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문 정부의 대구경북 배제는 심각하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출신이 56명, 광주호남이 46명, 대전충청이 43명, 부산경남울산이 34명이었다. 반면 대구경북은 28명으로 강원과 제주를 제외하면 가장 적었다. 경제부처 1급 인사에서도 대구경북 출신이 씨가 마르고 있다.대구경북 인사 홀대에 대해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관심을 두는 것은 고사하고 언급조차 않고 있다. 인사권을 쥔 사람들이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아 이런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기관장 인사를 앞둔 공공기관 36곳 중 상당수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대선 캠프 출신 또는 코드가 맞는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 등 이른바 캠코더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해 3월 대구시의회에서 대구경북 비전을 발표하면서 ‘대구경북과 함께 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취임 후 예산인사 등에서 대구경북 홀대가 갈수록 두드러지는 등 공약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승자 독식이 정치의 속성이라는 점을 십분 인정하더라도 지나친 편중 인사, 특정지역 배제는 국민 화합을 가로막는 등 후유증이 크다. 지역 간 균형을 맞춘 탕평 인사로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바를 이제부터라도 실천하기 바란다.

2018-10-24 05:00:00

[사설] 평양선언 비준하며 '한반도 비핵화 앞당긴다'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지난주 유럽 순방 결과에 대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폭 넓은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포장하고 싶겠지만 국민이 보고 들은 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왜곡한 아전인수다.문 대통령이 말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대북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지지하고 역할을 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북한의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이전 대북제재 완화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19일 발표된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의장 성명도 이를 분명히 했다. 아셈의 51개국 정상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재확인한 것은 물론 제재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약속했다.문 대통령의 구상에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이 정도면 ‘외교 참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무슨 근거로 ‘폭 넓은 지지’ 운운하는 것인지 모르겠다.유럽과 아시아 각국 정상이 문 대통령의 선(先) 대북제재 완화를 비토(veto)한 것은 그것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북제재가 그나마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이끌어냈다는 사실은 그 판단이 정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런 점에서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문과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안을 의결한 것은 많은 우려를 자아낸다.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에서 그 이행 합의 성격의 평양공동선언을 정부가 비준 처리하는 것은 선후 관계를 뒤집었다는 논란을 떠나 남북 관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그렇다.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결정은 유럽 순방에서 문 대통령이 확인한 국제사회 공동의 움직임을 거스르는 행위다. 그런 점에서 북한 비핵화 방법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상식을 버리고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018-10-24 05:00:00

[사설] 지역에 내려와 지역 농산물에 눈길도 안 준 공공기관

공공기관들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구매에 지극히 인색하다고 한다. 농산물직거래법 시행에 따라 공공기관이 마땅하게 지역 농산물을 구매해야 함에도, 실적이 전혀 없거나 미미하다고 하니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지역 농산물 홀대는 법 준수 여부를 떠나, 공공기관 사이에 만연한 ‘지역 무시’ 내지는 ‘지역 패싱’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김종회 의원(민주평화당)의 ‘2017년 공공기관별 지역 농산물 구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333개 공공기관 가운데 122개(37%) 기관만이 지역 농산물을 구매했다. 전체 구매 금액이 139억원에 불과한 만큼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대구·김천 혁신도시 등에 이전한 공공기관의 구매 실적도 극히 저조해 ‘무늬만 지역기업’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지역의 6개 공공기관은 구매 실적이 전혀 없었고, 12개 공공기관은 총 구매액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 기관은 예산 핑계를 대지만, 경북대병원과 한국도로공사가 지역 농산물을 대거 구입한 것을 보면 결국에는 공공기관의 의지 문제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지역 농산물 홀대 사례에서 보듯, 공공기관들은 가능하면 지역과 연관을 맺기 싫어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지역 인재 채용만 해도 매년 국감 때마다 숱하게 지적을 받았음에도, 계속 미적대면서 아직까지 정부 권고안 3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구 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한국가스공사가 최근 3년간 발주한 455건의 공사 가운데 대구 기업의 몫은 6건에 불과할 정도로, 공공기관의 지역 기여도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이들 공공기관은 청사만 지역에 두고 마음은 수도권을 향하고 있으니 지역 상생이란 말조차 부끄럽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공공기관 평가에 지역 기여도를 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관련 법률 제정 및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2018-10-23 05:00:00

[사설] 박정희 흔적 지우기 대신 구미시장은 구미 살리기에 힘 쏟아야

장세용 구미시장이 시청 조직에서 새마을과를 없애고 내년부터 모든 행사에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했다. 구미시는 새마을과 폐지 등을 담은 조례안 입법을 예고하고 시민 의견 수렴, 의회 통과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행사에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새마을과 폐지와 행사에서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중 하나다. 앞서 장 시장은 박 전 대통령 서거 39주기 추모식과 101돌 탄신제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구미시는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건축 중인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명칭도 구미 근현대사 박물관 또는 구미 공영박물관으로 바꿀 방침이다.장 시장은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란 논리를 내세웠지만 일련의 박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 새마을과 폐지, 행사에서 새마을 명칭을 빼는 것은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떠나 새마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하나란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새마을을 배우겠다며 구미시를 방문한 외국인에게 공무원이 새마을이 적히지 않은 명함을 내밀 것인가. 다른 시·군에서는 멀쩡하게 존치하는 새마을과를 박 전 대통령 고향인 구미시가 앞장서 없앤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구미의 오늘을 있게 한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에 구미시장이 참석하지 않고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그의 자료가 대부분인 역사자료관을 만들면서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빼는 것도 불합리하다.수출이 급감하고 산업단지가 활력을 잃는 등 구미는 위기에 처했다. 이를 잘 아는 장 시장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진보·보수 싸움 와중에 진보 주장만 받아들여 박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보다는 43만 구미 시민의 힘을 모아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고 구미 발전을 도모하는 게 장 시장이 힘써 해야 할 일이다.

2018-10-23 05:00:00

[사설] 공공기관 '일자리 빼돌리기'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하라

서울교통공사의 ‘고용 세습’ 의혹이 공공기관 전체로 번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전KPS의 정규직 전환자 중 임직원 친인척이 각각 25명, 40명이 포함된 것으로 국감에서 드러난 데 이어 인천공항공사·국토정보공사도 관련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교통공사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쏟아지면서 모든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까지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가스공사가 지난 8월 비정규직 1천245명 중 1천20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임직원의 4촌 이내 친인척 25명(대상자의 2.1%)을 포함시켰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전KPS도 2014년부터 재직자의 친인척 40명을 채용했는데 이 가운데 11명이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정규직 전환자 240명의 4.6%에 이르는 수치로 11명 모두 재직자 자녀로 드러났다.교통공사 비리가 폭로된 이후 정부·여당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문제점이 확인되면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모른다”며 22일 관련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국민적 공분도 커지고 있다. 엄격하고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 채용이 마치 공개 채용 절차를 비웃듯 ‘내부자’ 잔치판이 됐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를 넘어 사회악으로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 기업도 함부로 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공공기관이 일자리 빼돌리기에 혈안이 된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서울교통공사가 이렇게 복마전을 벌이는데도 서울시는 전체 1만7천여 명 공사 직원 중 친인척 채용자는 108명이 전부라며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 분노한 여론 앞에 과연 이런 변명이 통할 것이라고 보나. 특수한 경우를 빼고 단 1명이라도 사사로이 채용한다면 이는 범죄다. 부모 친척이 공공기관에 다니지 않는 ‘흙수저’에게서 일자리를 약탈하는 것과 같다.

2018-10-23 05:00:00

[사설] 공군은 대구공항 여객기 활주로 이용 확대에 협조하라

공군의 비효율적인 활주로 이용 규정이 대구국제공항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다른 공항과 비교해 대구공항에 배정된 시간당 활주로 용량(슬롯)이 턱없이 적어 신규 노선 취항이 막히는 등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통합신공항 과제 해결에 못지않게 대구시가 현 대구공항 슬롯 확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19일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이 문제 제기한 것에 따르면 활주로 2개를 군과 함께 쓰는 대구공항의 경우 민간 항공기에 배정된 슬롯이 고작 6이다. 이는 시간당 최대 6편만 이·착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당 30편을 소화할 수 있는 활주로임에도 군이 작전을 이유로 슬롯 배정을 적게 한 때문이다.반면 김해공항은 협정을 통해 주중 17편, 주말 24편으로 확대 조정했다. 김포가 41편, 제주 35편, 무안 29편, 양양 9편으로 대구보다 슬롯이 크다. 군 공항과 함께 쓰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유독 대구와 광주, 청주가 시간당 2~6편에 묶여 있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저비용항공사 취항 등으로 현재 대구공항 이용객은 매년 증가 추세다. 연간 100만 명을 넘어선 2013년 이후 4년 만에 3배 이상 늘어 지난해 356만 명, 올해는 400만 명을 초과할 전망이다. 그만큼 대구공항의 발전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소리다. 하지만 슬롯 제한 때문에 신규 노선 취항이 어렵고 접근성 등 대구공항의 강점마저 떨어뜨리며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게다가 통합신공항 논의는 7개월 넘게 별 진척이 없다. 당초 계획대로 연내 입지 선정 절차를 끝낸다 해도 공항 건설 등 개항까지는 최소 5년에서 10년은 더 걸린다. 대구공항 이용객이 계속 불편을 감수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구시는 이용객 편의를 위해서라도 슬롯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군도 큰 무리가 없는 한 슬롯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8-10-22 05:00:00

[사설] 언 발에 오줌 누는 미봉책으로 탈원전 피해 다 덮을 수 없다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 건립 무산과 그에 따른 피해와 관련 정부와 주민이 참여하는 공동협의체가 이달 말쯤 구성된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자치발전비서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지난주 울진군수 등을 만나 이렇게 합의했다. 원전 건설 취소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를 청와대가 수용하고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창구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다.신한울 3·4호기 건설 취소로 울진이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 원전 건설 7년 동안에 3천억원, 원전 운영 60년 동안에 67조원에 이르는 직·간접 손해를 입고 60년간 24만3천여 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이후 3천여 명이 빠져나가 상권도 위축됐다. 이에 울진군과 군의회, 울진범군민대책위 등이 지난달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청와대 앞에서 탈원전 피해를 호소하는 농성을 벌였다.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청와대가 경청해 뒤늦었지만 공동협의체를 구성키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하지만 탈원전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공동협의체 역할은 한계가 있다. 청와대는 현재 탈원전 기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만큼 무조건적인 건설 재개는 확답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원전 건설을 다시 추진하기보다는 주민 피해를 일정 부분 해소해주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정부의 탈원전으로 울진뿐만 아니라 경주, 영덕 등 경북 동해안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탈원전에 따른 피해와 부작용에 관한 자료가 날마다 쏟아지는 상황이다. 탈원전 피해가 울진 한 곳만 해도 수십조원이나 되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탈원전 정책 철회라는 근본 해결책이 없는 한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는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눈앞에 분명한 해법을 두고도 캄캄하고 힘든 길을 가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정부가 정말 문제다.

2018-10-22 05:00:00

[사설] 사립 유치원 감사 결과 공개 반발, 정부도 귀담아 들어야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이 교육부 지침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사립 유치원 감사 결과에 따른 행정처분 결과를 24, 25일 공개한다. 이로써 유치원 비리 명단 공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될 모양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 조치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독선이라며 반발하는 만큼 후유증과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정부의 감사 결과 공개는 마땅하다. 세금을 지원받고도 규정에 맞지 않게 원장 개인 용도 등으로 멋대로 쓰거나, 각종 저지른 비리를 차마 그냥 묻어둘 수 없다. 전국 학부모가 분노하고 여론조사 결과,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지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발을 막는, 늦었지만 필요한 조치란 증거다.하지만 이번 일로 과제도 드러났다. 반발 유치원 쪽 목소리와 지적도 귀를 기울일 만하다. 무엇보다 감사 이후 소송 등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은 유치원의 하소연이다. 감사로 고발 조치됐지만 수사와 재판에서 무혐의·승소 판결로 감사의 부당함을 밝혀낸 사례도 있어서다. 이럴 경우 자칫 이중 피해마저 우려된다.유치원 쪽이 외치는 또 다른 목소리도 있다. 사립 유치원처럼 국·공립 초·중·고교의 감사 결과 역시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들 학교라고 잘못이나 비리가 없을 수는 없다. 교육청의 감사가 이뤄졌을 터이고, 감사 결과에 학부모들의 궁금증도 왜 없겠는가. 이들 학교라고 해서 잘못과 비리의 무풍지대일 리 없다.사립 유치원이나 국·공립 학교 모두 미래 나라 인재를 키우는 역할은 다름이 없다. 세금을 기꺼이 이들 시설과 학교에 주고 배려함은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서고, 이런 국민적 믿음을 바탕으로 나랏돈을 제대로 쓸 것임을 의심하지 않아서다. 그런 만큼 잘못과 비리 감사는 어쩔 수 없고 결과 공개도 그렇다. 그렇더라도 이중 피해나 형평성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

2018-10-22 05:00:00

[사설] 울릉군 공영버스 비리 더 이상 방임해서는 안 돼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지원을 통해 공영버스를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버스 업체를 도와서 안정적인 운행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의 교통수단인 버스 운영에 공공성을 부여해 운전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 안전 운행과 승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것이다.그러나 일부 버스 업계에서는 이를 악용해 지자체가 지급하는 보조금과 직원 급여, 회사 공금을 가로채고 채용 비리까지 일삼는 도덕적 해이와 불·탈법 행위를 종종 드러내고 있다. 부산이나 대구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해 업주가 처벌을 받거나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하물며 좁은 섬 지역인 울릉도에서 버스 업체의 대표가 아들을 근무한 것처럼 속여 보조금을 빼돌렸는가 하면, 여러 해에 걸쳐 버스 정비도 불법으로 해온 것으로 밝혀진 것은 충격이다. 직원들의 식대를 부풀려 정산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비리의 온상으로,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꼴이 되고 말았다.울릉군은 지난 2009년 이 업체와 ‘울릉군 농어촌 버스 운영 협약’을 통해 공영버스를 운영해오며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보조금 규모가 8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육지에서 학교에 다니는 업체 대표 아들이 기사로 둔갑해 급여를 받고, 10년 가까이 불법 정비를 해오면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빼돌린 게 사실이라면 기가 막힐 일이 아닌가.이 업체 대표는 이미 억대의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고 한다. 재정지원금을 많이 받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의혹이 늘 따라다녔는데도 지금껏 시정되지 않았다면 그동안 감독관청인 울릉군은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직무 유기를 했거나 이를 묵인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연간 30만 명이 넘는 관광객과 울릉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온갖 비리를 일삼는 버스 업체를 더 이상 방임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버스업계에 지원된 주민 혈세가 제대로 쓰였는지, 회계 처리는 투명하게 이루어졌는지 철저하게 검증을 해서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처벌할 것은 처벌을 해야 마땅할 것이다.

2018-10-20 05:00:00

[사설] 섣부른 '탈원전'에 국내 산업 기반 무너진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피해가 원전이 밀집한 경북에 집중되고 있다. 울진 경주 영덕 등 주민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있다. 탈원전 속도전에 나선 정부는 그럼에도 지역에 대한 대책은 ‘보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지역민들의 시름만 깊어간다.영덕과 울진은 직·간접적 피해가 엄청나다. 울진군은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이 취소되면 건설 기간(7년) 3천억원, 원전 운영 기간(60년) 67조원의 손해와 고용 피해를 예상했다. 울진군은 이미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후 인구 3천여 명이 빠져나가 상권이 위축되는 피해를 입었다. 오랫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살아온 주민 피해는 논외다.한국수력원자력이 있는 경주의 피해도 만만찮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2조4천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냈던 한수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천726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올 상반기 5천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수원의 순익이 떨어지면 경주시의 지방 세수가 줄어든다. 게다가 한수원이 적자에 빠지면 경주에 입주한 50여 개 협력업체도 불황이 닥친다. 탈원전 날벼락을 맞은 경주 시민들은 황당하기 그지없다.탈원전은 지역뿐 아니라 나라 전체의 문제다.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수원의 원자력 관련 일자리가 최대 3천 개까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30년까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데 20조원을 쓰겠다지만 일자리 증가는 고작 135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국내 원자력 산업 전문 인력은 연일 해외로 나가고 있다. 국내 원자력 관련 학과엔 지원자가 사라졌다. 22조원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수주도 어려워졌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생태계가 급격히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섣부른 탈원전은 국가와 지역에 대한 자해 행위다. 그동안 정부의 원전 정책을 믿고 협조해온 지역민들은 정책에 신뢰성을 잃었다. 돌아오는 것은 머잖은 미래, 값비싼 전기료일 것이다. 기업은 산업 경쟁력을 잃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 원자력 산업 기반이 무너지면 국제사회에선 원전 굴기를 주장해온 중국 좋은 일만 시킨다. 그래도 탈원전을 밀어붙이는 정부는 오만하기만 하다.

2018-10-20 05:00:00

[사설] 지방대학에 집중된 구조조정…더 암울해지는 지방의 앞날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칼날에 지방대학이 집중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은 대학 구조조정 시행 시기인 2013년과 비교해 올해 정원이 1% 줄어드는 데 그쳤다. 그에 반해 대구와 경북은 각각 10%, 17%나 감소해 서울과 크게 차이가 났다.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율개선대학을 제외한 역량강화대학, 진단제외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에 대해 정원 감축 권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대학 구조조정 결과 서울지역 대학은 무풍지대인 반면 지방대학에만 칼바람이 몰아쳤다. 구조조정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이뤄진 탓이다. 이대로 가면 지방대학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 지방대학 몰락을 가져오는 대학 구조조정이라면 뜯어고치는 게 맞다.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정원 감축 권고를 받은 대학은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돼 있다. 가만히 있어도 신입생이 몰리는 서울지역 대학과 경쟁해야 하는 지방대학은 여러모로 불리한 점이 많다. 아무리 애써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게 지방대학의 현실이다.지금과 같은 대학 구조조정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규모 명문대학과 중소 규모 대학 간 양극화를 가져올 뿐이다. 국가 고등 교육의 생태계가 무너질 우려도 크다. 지방대학이 고사하기 시작하면 지방 인재가 더욱더 서울로 몰릴 수밖에 없다. 지방대학이 없어지면 지역 공동화(空洞化)를 초래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지방대학은 지역 발전 원동력이자 지역 균형 발전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축이다. 정부는 지방대학을 교육기관을 넘어 지방의 사회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 인재 유출→지방대학 고사→지역 몰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당연히 지방대학엔 수도권 대학과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2018-10-19 05:00:00

[사설] 대북제재 완화 매달리는 정부, 국제 공조 균열부터 막아야

북한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 미국 정부 간의 불협화음이 심상치 않다. 문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 비핵화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한다. 이미 양국 대통령과 주무 부처가 분명한 입장 차이를 표출한 데 이어 이제는 양국 대사까지 가세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조윤제 주미 대사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남북관계와 비핵화가 항상 기계적으로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없다”고 했다. 이 발언 직후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서울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남북관계는 (북한) 비핵화와 연계돼야 하고, 한미의 목소리가 일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이 ‘과속’하고 있다는 공개적 비판이다.그러자 조 대사는 곧바로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쌓아가고 있는 대북 레버리지(지렛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중요한 외교 자산이 돼가고 있다”고 되받았다. 자국과 상대국의 외교 창구로서 매우 절제된 발언을 하는 것이 관례인 대사가 이렇게 드러내 놓고 상대국의 정책 기조를 반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이런 불협화음을 초래한 장본인은 문 정부다. 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음에도 남북경협과 대북제재 완화에 안달이 나 있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비핵화하지 않았는데도 제재를 푸는 것은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길을 여는 것이다. 이게 김정은의 노림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북한 비핵화는 지난(至難)한 과제다. 우리 힘만으로는 안 된다. 우방국과의 굳건한 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혈맹인 미국과의 공조부터 흐트리고 있다. 청와대는 “최상의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

2018-10-19 05:00:00

[사설] 대구 물클러스터 위탁기관 선정 의혹, 사실이면 범죄다

대구시 물산업클러스터 위탁운영기관 선정에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을 부당하게 밀어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환경부가 자기 부처 퇴직자 출신이 대거 포진한 한국환경공단에 유리하도록 선정 심사결과를 왜곡했다는 것인데, 요즘 시대에도 이런 구태가 벌어질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제보자에 따르면 환경부가 환경공단을 밀어주기 위해 심사 당일에 평가 항목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것으로 부족했던지, 위탁운영기관 선정에 유력했던 한국수자원공사의 제안서까지 빼돌려 환경공단에서 반박 자료를 만들게 한 의혹도 있다고 하니 정부 부처의 도덕성이 이 정도로 무너졌는지 놀라울 따름이다.환경공단이 무능한 공기업임에도, 위탁운영기관에 선정됐다는 점에서 환경부의 개입 의혹을 뒷받침해준다. 환경공단은 올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미흡’인 D등급에 이어 기관장 경고까지 받았고, 주요 사업은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그런데도, 7월 종합심사에서 기관평가 A등급의 한국수자원공사를 제쳤다고 하니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결과다.환경부의 이런 의혹 배경은 환경부 퇴직자들이 환경공단 고위직에 대거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와 정치권이 지역 경제를 위해 물클러스터를 기획·유치하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데, ‘환피아’(환경부+마피아)를 위한 잔치판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어이가 없다. 제보자는 환경부가 물클러스터 성공 여부에는 관심 없고 자기 식구 챙겨줄 생각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으니 이런 정부 부처가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환경부는 ‘개입하지 않았다’면서도 심사평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환경부의 행태는 도덕성 실종 정도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다. 감사원은 감사를 벌여 사실을 밝혀야 한다. 대구의 미래 먹거리를 부실한 공기관에 맡겨서는 안 된다.

2018-10-19 05:00:00

[사설] 정권 교체 1년 반 만에 위기에 직면한 경북

경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구경북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홀대, 탈원전에 따른 지역 피해가 이슈가 됐다. 의원들의 질의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답변을 통해 확인된 바는 경북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과 앞으로 갈 길도 험난하다는 사실이었다. 정권이 바뀐 지 1년 반 만에 위기에 직면한 경북의 처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야당 의원들은 문 정부의 SOC 예산 ‘TK 패싱’을 집중 제기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대폭 늘려 슈퍼예산을 편성했지만 경북 SOC 예산은 2016년의 40% 수준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경북도가 건의한 신규사업 29건 중 단 한 건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는 예비타당성 평가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구가 급감하는 지방에 현행 예타 제도를 계속 적용하면 지방 SOC 사업은 고사하고 말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경북 상황도 국감에서 거론됐다.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백지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연인원 1천272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 피해가 9조원 이상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탈원전 피해를 줄여보려 경북도가 유치에 애쓰는 원자력해체연구소와 같은 지원 방안을 정부에 촉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대구경북 예산 홀대에 대해 정부여당은 나 몰라라 하거나 경북엔 SOC 기반이 갖춰진 탓이란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중앙선복선전철화, 동해중부선철도, 남부내륙철도 등 국토 균형 발전과 유라시아 진출을 위해 서둘러 추진해야 할 SOC 사업이 차고도 넘친다. 탈원전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정부는 외면한 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경북이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게 뻔하다. 경북도의 비상한 노력과 함께 위기에 직면한 경북을 도울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정부에 또 한 번 촉구한다.

2018-10-18 05:00:00

[사설] 북핵 문제 이견 재확인하러 프랑스까지 갔나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쳤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고용 위기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내 현안을 뒤로하고 왜 프랑스까지 갔는지 의문이 생긴다. 문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프랑스가 대북 제재 완화에 프랑스가 역할을 해주기를 요청했지만, 대답은 ‘안 된다’였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서 이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이는 예상치 못한 돌출 발언이 아니다. 정상회담 관련 공식 발표 내용은 문장에서 단어 하나까지 모든 문구(文句)를 당사국이 사전에 철저히 조율한다. 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앞서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그리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그러한 프랑스의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은 북한 비핵화 촉진을 위해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프랑스가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외교 루트를 통하거나 아니면 정상 간 직접 통화로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의 재확인을 위해 그 많은 나랏돈을 써가며 굳이 프랑스로 가야 했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그러나 역설적 의미에서는 문 대통령이 건진 것은 있다. 바로 한때 미국과 거리를 두며 독자 노선을 추구해온 프랑스가 ‘북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 완화는 안 된다’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 만나게 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대북 제재 유지라는 기존의 입장으로 미뤄 마크롱 대통령과 다른 반응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선(先)대북 제재 완화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018-10-18 05:00:00

[사설] 도로공사, 정규직끼리 나눠 먹는 '신의 직장'

고속도로 영업소의 80% 이상을 한국도로공사 출신 인사(일명 도피아)가 차지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도로공사는 비정규직 차별 및 정규직 전환 지연 등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지만, 정작 ‘도피아’는 퇴직 후에도 영업소 대표와 사무장을 도맡고 있다는 점에서 두 얼굴의 공기업임을 보여준다. 비정규직에는 한없이 가혹하지만, 정규직끼리는 알뜰하게 챙겨주고 도와주고 있으니 그야말로 ‘신(神)의 직장’이다.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서구)은 올해 7월 현재 전국 354개 고속도로 영업소 대표 125명 가운데 104명이 도로공사 출신이라고 밝혔다. 영업소 사무장 259명 가운데 241명이 도로공사 출신이었다. 공개 입찰로 관할 영업소를 민간 인사에게 일부 내주긴 했지만,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도로공사 출신 영업소는 비도로공사 출신 영업소보다 평균 계약 금액이 훨씬 높다니 저간의 사정을 짐작게 한다. 도로공사 출신 영업소 대표의 계약금은 평균 9억1천만원이고 비도로공사 출신은 7억3천만원으로 2억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도로공사는 자기 식구에게는 편법을 동원해 노후까지 보장하지만, 비정규직에는 냉혹한 조치를 마다하지 않는다. 전 정권에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질질 끌다가, 현 정권 들어서는 비정규직자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화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지난 8월 시설관리㈜를 설립해 24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남은 비정규직자 수가 무려 9천40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눈속임이나 마찬가지다.고속도로 영업소의 ‘도피아’ 및 비정규직 문제는 국감 때마다 논란이 됐지만,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도로공사 스스로 개선할 의지가 없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공기업의 경영 방식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묻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2018-10-18 05:00:00

[사설] 사는 곳에 따라 차별 지급받는 참전유공자 명예수당

6·25전쟁과 월남전 등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복지 정책이 천차만별이다. 광역기초단체가 참전유공자에게 지급하는 명예수당이 지역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실정이다. 국가에 헌신한 참전유공자를 예우하는 복지 정책이 사는 곳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문제다.참전유공자 명예수당은 유공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호국정신을 계승하며 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고 있다. 국가에서 주는 명예수당은 월 30만원으로 같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명예수당은 지역별로 제각각이다. 광역지자체 지원금은 세종 경남이 월 10만원인데 비해 경북 경기 전북은 1만원, 강원 충북 충남 전남은 한 푼도 없다. 도비 지원금 1만원을 포함해 경북 23개 시·군이 지급하는 명예수당 역시 편차가 심하다. 김천 울진 봉화는 월 11만원, 영양 울릉은 6만원에 불과하다.명예수당이 지역별로 제각각인 것은 지자체의 재정난과 맞물려 있다. 경북도가 23개 지자체와 회의를 열어 도비 10만원에 시·군비 10만원을 더해 월 20만원을 명예수당으로 지급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부 지자체가 예산 부담을 이유로 반대했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명예수당에 대한 관심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참전유공자는 전국에 30여만 명, 경북에 2만1천여 명이 살고 있다. 해가 갈수록 그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나라를 위해 이바지한 참전유공자를 제대로 예우하는 것은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명예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민망한 적은 금액의 수당을 사는 지역에 따라 차별 지급하는 것은 참전유공자를 무시하는 일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기는 방식보다는 정부가 적정 금액을 정해 국가 예산으로 똑같이 명예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효과도 없는 일자리 만들기에 해마다 세금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정부가 참전유공자를 위한 재정 지출에 인색해서는 말이 안 된다.

2018-10-17 05:00:00

[사설] 한국도로공사, 언제쯤 구태 경영 개선할 것인가

한국도로공사의 구태 경영이 국정감사장에서 도마 위에 올랐지만, 그 악습이 고쳐질지 의문스럽다. 도로공사는 매년 크고 작은 문제점을 노출하고는, 국감이 지나고 나면 또다시 과거 관행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의원들로부터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일자리 창출 뻥튀기 보고, 지역 공헌도 부족 등을 질타받았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졸음쉼터 화장실을 개선하면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졸음쉼터 화장실 개선사업에 전라도의 한 업체가 전체 145곳 가운데 108곳을 수주해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전라도 출신이어서 전라도 업체를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니 참으로 우스꽝스럽다.도로공사의 해명은 훨씬 가관이다. 정부 경영평가 지표에 여성기업 구매가 의무화(구매 예산의 6% 이상) 되어 있어 이 회사 제품을 쓰게 됐으며 여성기업 제품은 5천만원 이하일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변명했다. 다른 여성기업인이 이 해명을 들었다면 분노할 수밖에 없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태의 전형이다.도로공사가 공기업이라면 권역별 지역별로 분리 발주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낡은 관행과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된다.도로공사가 국토부에 고속도로 주유소·휴게소에서 총 4만6천4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부풀려 보고한 것도 구태 경영의 표본이다. 한 사람이 5년 근무할 경우 일자리 5개가 창출된다고 계산했다니 웃고 넘기기에는 심각한 사안이다. 법으로 보장된 영리사업을 하면서 국민 서비스나 지역 공헌도는 미미하고 허술한 것이 도로공사의 현주소다. 심기일전해 분위기를 쇄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2018-10-17 05:00:00

[사설] 허위 보고 만연한 소방 점검, 소방청이 안전불감증 키워서야

전국에서 실시된 2015~2017년의 소방시설 자체 점검 결과, 실제는 불량 시설이지만 괜찮은 것처럼 거짓 신고된 건수가 해마다 3천900여 건에 이른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허위 보고를 남발한 것이다. 경북지역 경우 더욱 심각해 같은 기간 동안 모두 2천934건이나 적발돼 전국 1위의 오명을 얻었다.이번 감사 결과는 건축물 규모와 용도에 따라 해마다 1, 2차례 소방시설의 자체 점검과 관할 소방서 보고라는 현행 제도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말하자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나 다름없다. 스스로 소방 안전을 담보하는 노력은커녕, 되레 허위 보고로 소방서까지 속였으니 건물 이용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처음부터 헛일이 아닐 수 없다.이번 감사에서 이런 현상은 전국적인 것으로 드러나긴 했다. 비록 그렇더라도 경북지역에서 적발된 허위 보고서가 다른 곳과는 비교할 바가 아닐 만큼 압도적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허위 적발 건수 최다(2천934건)에 최고 적발률(5.8%)로, 전국 1위의 부끄러운 불명예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소방 당국이나 지역민 역시 깊이 새길 일이다.소방 당국은 이번 감사 결과를 소홀히 다뤄서는 안 된다. 자체 점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거짓 보고서를 믿고 소방 행정을 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철저한 점검에도 안심할 수 없는 게 소방 안전이다. 하물며 부실 점검에 따른 재앙은 지난해 제천 화재 참사 등 숱한 사례를 볼 때 상상조차 할 수 없다.현행 자체 점검 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소방 당국의 특별 및 수시 점검을 통한 부실 허위 보고를 막을 수도 있다. 소방 당국은 이번 국감 자료를 바탕으로 허위 보고서 작성 경위를 밝혀 거짓 행위에 대한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경북에서 허위 보고가 다른 곳보다 기승인 까닭을 따져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한다.

2018-10-17 05:00:00

[사설] 한시적 유류세 인하, 반가우나 세금 구조 개선이 더 급하다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정부가 서민 부담 경감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를 검토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그제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11월부터 적용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휘발유·경유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LPG·부탄에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등 기본세율을 10~20% 낮추는 방안이 유력시된다.그동안 비싼 기름값의 원인으로 지목되어온 높은 유류세는 소비자 원성의 표적이었다. 기본세율에다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여러 세금이 붙는 복잡한 유류세 구조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소비 부진 등 경제 여건을 감안해 영세상공인, 중소기업, 서민층 부담 감소를 취지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유류세를 10% 낮추면 휘발유는 ℓ당 82원, 경유 57원, LPG·부탄 21원의 인하 효과가 생긴다.하지만 기대만큼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한시적 조치에 불과해 비판 여론은 여전하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유류세를 10% 인하했다. 이 사례에서 보듯 정부가 유류세 틀을 계속 유지한 채 불만 여론을 누그러뜨리는 수단으로 세율 인하를 반복하는 것은 유류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는 배경이다.물론 섣불리 유류세에 손을 댈 경우 세수 감소 등 부작용도 고려할 대목이다. 그렇지만 일자리난과 소득 감소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대다수 국민 형편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유류세 개편을 서두를 때다. 휘발유 소비자 가격의 55%, 경유의 46%, LPG·부탄의 30%가 세금인 현실을 수긍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게다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곧 발표할 ‘고용 대책’에 넣겠다는 정부의 발상도 궁색하다. 비싼 기름값에 대한 불편한 국민 정서는 고려하지 않고 마치 선심 쓰듯 유류세를 내리면서 고용 대책에 끼워 넣는 것은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꼴이다.

2018-10-16 05:00:00

[사설] 세금을 쌈짓돈처럼 쓴 사립 유치원 비리, 뿌리 뽑아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2014~2017년 사립 유치원 1천878곳의 비리 5천951건을 적발한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비리 금액만도 총 269억원에 이르렀다. 이들 유치원이 겉으로 아이를 맡아 기르고 가르친다는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우고 뒤로 국가 세금이나 갉아먹는 등 범죄행위로 사익을 챙긴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만하다.사립 유치원의 만연한 비리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대구는 2016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19곳 705건이, 경북 역시 같은 기간 167군데 400여 건의 비리가 시·도 교육청 감사에서 밝혀져 유치원 비리는 평균 2~6건이었다. 사립 유치원 운영이 방만해 마치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는 불법의 사각지대처럼 비치지 않을까 걱정이다.상주 한 유치원은 중도 해지하고 받은 보험금 4천500만원을 예산에 넣지 않았고, 칠곡 경우 원장이 1천700여만원을 함부로 썼고, 경산에서는 출근도 하지 않은 직원에게 월급과 퇴직금을 4천만원 가까이 주었다. 포항 한 유치원은 이중계약 근로자에게 6천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대구 2곳의 유치원은 수천만원을 잘못 썼다.대구경북의 적발 비리 일부는 죄질이 나쁘다. 유치원 운영 철학은 물론, 검은 속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의 사례이겠지만 미래를 향한 정부의 육아 정책과 공익 실현을 위한 나라 지원과 보조금을 노려 유치원을 사익 추구에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런 범죄행위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이 같은 유치원 비리는 전수조사 공개하여 재발을 막는 데 활용해야 한다. 또한 지원 보조금의 사용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비리 유치원의 특별관리도 있어야 한다. 전국 유치원의 평균 비리보다 많은 대구 유치원의 비리 원인 규명과 대책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2018-10-16 05:00:00

[사설] 북핵 당사자인 한국이 대북제재 완화 창구로 나섰나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북한산 천연가스 수입을 위한 사업(PNG사업) 검토를 추진하는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공개한 사실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 밀반입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7월 러시아 가스프롬은 가스공사에 한·북·러 PNG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 전반의 경제성과 기술성에 대한 공동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가스공사는 국내 유명 로펌에 PNG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와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다고 한다.실행 전이지만 사업 자체는 대북 제재 위반 여지가 크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는 북한 영토 내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가스공사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업 추진을 검토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전선(戰線)을 앞장서 교란시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3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문 정부가 남북 경협을 서두르면서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김정은·김여정·김영철과 북한 통치자금 담당 조직인 노동당 39호실 등 466개 대상을 ‘2차 제재 위험’이라는 ‘딱지’를 붙인 것은 이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제재 대상에는 북한의 경협 관련 거의 모든 조직이 들어 있다. 이들 말고는 경협 파트너라 할 만한 게 없다. 사실상 대북 경협 전반에 자물쇠를 채운 것이다.이는 문 정부가 자초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이는 문 정부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미국이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 앞서 영국 BBC와 회견에서 “북한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돼야 대북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이런 수사(修辭)만으로는 북한 비핵화는 어림도 없다.

2018-10-16 05:00:00

[사설] 탈원전으로 골병드는 지역과 나라, 정부는 책임질 수 있나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중단으로 울진에서 60년 동안 67조원의 산출액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원전 피해가 막대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원자력학회가 신한울원전 3·4호기 도입에 따른 지역경제 기여 효과를 조사한 결과 연간 총산출액은 건설 50억원, 발전사업 1조660억원, 지원사업 488억원 등 모두 1조1천198억원에 달했다. 원전의 운전 기간이 60년이므로 67조원가량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으로 날아가 버리는 셈이다. 60년간 24만3천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인구 유출, 부동산 가격 하락 피해를 더하면 3·4호기 백지화에 따른 손실은 천문학적이다.울진뿐만 아니라 경주, 영덕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은 원전 건설 중단·조기 폐쇄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에다 원전 대체 수단으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 시설 난립에 따른 부작용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산림 훼손에다 호우로 인한 산사태와 토사 유출 사고를 가져오는 등 주민 피해가 속출하는 실정이다.국가적으로도 탈원전 부작용이 심각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1년 동안 원전 비중 축소에 따른 전력 생산 추가 비용이 1조3천665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저렴한 원전 비중을 줄이고 비싼 LNG나 신재생에너지에 치중해 한국전력의 전력 구매 비용이 치솟았다.탈원전으로 지역과 나라 모두 골병이 들고 있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다. 탈원전으로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면 필연적으로 전기요금이 오른다. 원전 산업이 붕괴하면 관련 일자리가 없어진다. 원전 수출은 힘들어지고 기술 인력이 사라져 원전 안전은 보장하기 어렵게 된다. 전력 공급은 불안해지고 에너지 안보는 취약해지게 된다. 탈원전으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훨씬 많다는 사실이 명확하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탈원전을 밀어붙이는 정부 정책 때문에 국민이 입게 될 피해가 어디까지일지 걱정을 넘어 두려울 정도다.

2018-10-15 05:00:00

[사설] 허술한 화재 예방시설이 보여주는 대구박물관의 위상

중앙박물관 등 전국 14곳 국립박물관 중 대구박물관의 화재 방재 대책이 가장 뒤떨어진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대구를 뺀 전국 13곳 박물관은 전시관과 수장고는 물론, 복도와 상품점 등 전체가 자동화재탐지시설을 갖췄다. 반면 대구는 전시관과 수장고 이외에는 아예 살수 장치도 없거나 간이 소화기가 고작이어서 방재 대책이 허술한 박물관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대구박물관은 ‘국립’이란 말이 부끄러울 만큼 초라하다. 이런 초라한 위상의 증거는 여럿이다. 무엇보다 궁색한 살림살이가 그렇다. 지난 1994년 개관한 이후 25년 세월이 흘렀지만 관장의 직급은 4급으로, 3급인 경주·광주·전주보다도 낮다. 인력과 1년 예산도 25명에 33억원으로, 경주(48명·95억원)와 광주(33명·55억원)는 물론 전주(33명·39억원)에도 뒤진다.중앙박물관 수준의 교육 일정과 전국 두 번째로 많은 17만 점의 유물을 갖고 있고, 30만 점 국가 귀속 발굴 문화재를 인수할 정도로 규모가 큰 박물관이지만 푸대접과 홀대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구가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250만 명 대구의 5~10%에 그치는 몇몇 지역 국립박물관과 4급지로 똑같이 취급되니 대구박물관의 위상은 초라하다 못해 차라리 비참할 지경이다.대구의 위상이 옛날 전국 3위보다 떨어진 건 맞다. 그렇더라도 박물관의 운영 수준이나 수장 유물의 외적 규모를 따지면 현 대구박물관 위상은 심각한 문제이다. 대구박물관이 이렇게 참담할 만큼 추락한 까닭은 여럿이다. 먼저 박물관 주체의 역량 문제에다 대구 정치권과 대구시, 대구시민들의 무관심을 들지 않을 수 없다.할 일은 분명하다. 대구박물관의 화재 방재 대책은 지난달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서둘 일이다. 대구박물관 자원에 걸맞은 위상의 등급 상향과 예산 확보도 그냥 두면 안 된다. 박물관과 정치권, 대구시와 시민이 힘을 모으면 될 일이다.

2018-10-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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