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더 미룰 수 없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 시설(맥스터)이 들어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경주 월성원전(1~4호기) 내 맥스터 추가 건립을 주관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출범했지만 미덥지 않다. 정부는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지역 주민 등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위원회를 꾸렸다. 주민들은 재검토위가 맥스터 추가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역 주민들의 현실을 배려해 줄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주민들은 다음 달 10일 별도의 대책위원회 출범을 예고했다.월성원전의 맥스터는 포화율이 90%를 넘겼다. 2021년 11월이면 완전 포화된다. 월성보다는 낮다지만 발전소별로 이미 저장시설 포화율은 80~90%를 넘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늦어도 2년 안에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추가 건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폐기물 보관 장소가 없어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전기 대란이 불가피해진다. 정부가 저장 시설 포화를 이유로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꼼수를 부릴 생각이 없다면 맥스터 추가 건립은 하루가 급한 일이다.국가 에너지 자원으로서의 원전에 대해 주민들은 대승적이다. "맥스터 추가 건립을 반길 주민은 없다"면서도 "이미 폐쇄한 월성 1호기를 제외한 월성 2~4호기 운영을 위해선 추가 맥스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경주 주민들은 이미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장을 수용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원전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해 지역 경기마저 얼어붙으면서 겹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경주뿐 아니라 원전을 보유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는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후핵연료에 지역자원시설세를 과세하는 지방세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그런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내에 임시 저장되어 있고, 그에 따른 잠재적 위험은 지역 주민들이 안고 있다. 이에 대한 응분의 보상과 주민 안전을 위한 재원 확충을 위해 자역자원시설세 과세는 당연한 측면이 있다. 이야말로 발등의 불이 된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추가 건립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9-06-01 06:30:00

[사설] 대통령 한마디에 날아간 국가 미래 재정건전성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내년에는 40%를 넘어서고 2022년에는 45%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2018~2022년 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한 전망치 41.6%보다 3.4%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2022년 국가채무는 당초 예상치 897조8천억원에서 971조원으로 70조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이는 홍 부총리가 구상했던 재정운용계획의 대폭적 후퇴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국가채무비율 40%가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홍 부총리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달 30일 발언은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의 '추궁'과 '지시'에 소신을 바꿨음을 보여준다. 당시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과감한 재정 확장 정책'을 주문했다. 말이 좋아 '재정 확장'이지 빚이 늘어나는 것에 구애되지 말고 돈을 마구 풀라는 소리다.이런 지시는 내년 총선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경제상황 악화로 여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세금을 풀어 선거를 치르겠다는 얘기다. 결국 전문 경제관료의 중립적인 중장기 정책 판단이 정치인인 대통령의 초단기적인 정략적 이해타산에 눌려버린 것이다.그 결과는 재정건전성의 희생이다.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에서 유지해야 할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 경제위기 때 재정이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는 '경험칙'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대외 여건 변화에 상당히 취약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에게 안긴 고통은 이를 절절히 실증한다. 우리가 국가채무를 다른 국가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문 대통령이 선창하고 홍 부총리가 추임새를 넣는 재정 확장 정책은 이와 정반대로 가겠다는 소리다.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적 자살 예비이다. 문 정권의 정략적 이익에 국가경제가 희생될 수는 없다.

2019-06-01 06:30:00

[사설] 나라가 위태롭다

온통 어수선하고 불안하다. 정치는 여야 대치로 막장을 향해 치닫고 있고, 경제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노조가 '강경 투쟁'을 일삼고 있어도, 공권력은 실종 상태다. 곳곳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힘겨루기, 악다구니가 판을 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일자리 없는 청년과 소상공인·영세사업자는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악인 취급을 받는 기업인들은 기업을 접거나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과거에는 이 같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힘을 모아 극복했지만,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경제가 위태로우면 정치는 정쟁을 멈추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지만, 요즘은 그것조차 기대할 수 없다. 여당과 야당은 상대가 '폭망'하길 바라고 있으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어려운 경제 사정에 정치까지 엉망이니 서민들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정치 혼란의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고 져야 한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야당과 협치를 모색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격을 일삼고 있으니 본말이 뒤집혀 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 당시의 다짐은 사라졌다. 상대가 좋든 싫든 간에 국민 30% 지지층을 가진 정치 세력을 적대시하고 배척해서는 '정치 복원'이 될 리 없다.문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혐오하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포기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도 중단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이 뒷걸음치고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는데도, '흘러간 노래'를 틀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듯이, 소주성 포기는 경제 주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기에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간다. 외교는 주변 강대국에게 이리저리 차이는 신세가 됐고, 노사는 더욱 적대적으로 변했다. 규제 개혁은 구호만 있을 뿐, 도리어 후퇴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이상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난국을 극복하는 방법은 '원칙'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적폐 청산'이나 '역사 바로 세우기'는 민생보다 앞설 수 없다. 진영 논리가 아니라 합리적인 질서, 조화와 협력의 사회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할지 모른다.

2019-05-31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 '정부 실패'로 가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가 도를 넘고 있다. 28일 김외숙 법제처장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법제처장에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문 대통령이 두 번 이상 임명한 대통령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28명에 이르게 됐다. 능력과 자질이 아니라 '내 편'이냐 아니냐가 인사 기준이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은 '근친 교배' 인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이를 두고 야당은 "코드·보은을 위한 돌려막기 인사"라고 비판한다. 틀린 지적은 아니지만, 현상의 겉만 보는 표피적인 해석이다. 명함을 두 개 갖게 된 공직자가 28명이 되도록 회전문을 돌린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내 사람이 아니면 믿지 못하는 심리적 장애일 가능성이다.모두가 '내 편'인 정부에서는 내 편과 다른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정부 구성원 전부가 자신의 결정이 잘못이거나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집단사고'에 빠지며 나아가 잘못된 결정을 더욱 강화하는 이른바 '근친상간적 증폭'으로 치닫는다.그 결과 정부는 치명적인 기능 부전에 봉착한다. 국민경제가 악화일로에 있는데도 실패 선고를 받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이는 문 대통령에게도 치명적이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하지 않는 내 편에 둘러싸여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귀결이 무엇일지는 문 대통령 자신도 잘 알 것이다. 바로 '정부 실패'다.

2019-05-31 06:30:00

[사설] 20대 떠나는 대구…일자리 등 청년친화도시 만들기가 해법

20대 청년 인구의 '탈(脫)대구' 현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 24년간 대구를 떠난 20대가 15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는 충격이다. 젊은이들이 등지는 대구가 과연 대도시로서 계속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대구의 미래는 암울하다.1995년부터 2018년까지 24년 동안 대구의 순유출 인구 30만5천 명 가운데 20대가 15만3천 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문제는 대구를 떠나는 20대가 갈수록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2016년 4천813명, 2017년 4천987명, 2018년 6천40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20대가 대구를 떠나는 까닭은 지역 경제 추락으로 변변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20대 유출 인구의 대다수가 수도권으로 직업을 찾아 떠나고 있다. 대구를 떠난 20대의 77.2%가 구직을 위해 수도권 등으로 이동했다.대구시를 비롯해 대구 사회 전체가 20대가 대구를 떠나는 데 대한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도 필요하지만 대구시정의 최우선 순위를 청년친화도시 만들기에 두는 게 맞다. 대구를 청년이 계속 머물고 싶고,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을 비롯해 출산과 양육에 편리한 정주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인구 감소 대응형 산업 육성, 광역교통망 확충과 같은 도시 정주 여건 향상, 교육·행정 시스템 개혁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20대 인구 유출을 반전시킬 획기적인 대책 마련 및 실천에 지역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2019-05-31 06:30:00

[사설] 팔공산 망친 철탑, 이젠 철거 논란 끝낼 밑그림 그릴 때

한국 100대 명산으로, 옛 천제 문화 사연 등 풍부한 역사·인문적 자원을 간직한 보고인 팔공산 정상에 설치된 9개 철탑의 철거 여론이 일고 있다. 1970~1990년대 들어선 탓에 정상과 팔공산 전체 경관까지 해치는 흉물 같은 시설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늦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의 공동 이전 방안 검토는 바람직하다.방송·통신 용도로 세운 9개 시설물 중 통신용 1개를 뺀 8개는 아직 사용 중이나 다른 목적으로 비좁은 정상 터에 제각각 만든 만큼 주변 경관과 어울릴 수 없는 배치 구조이다. 그러니 하늘에 제사를 지낸 천제단 터로 알려진 역사적 공간 등은 제대로 활용될 수도 없고 태백산 천제단처럼 관광 명소로 만들 수는 더욱 어렵다.시설물 설치 뒤 팔공산 정상에서의 절경을 찾는 전국 나들이객은 실망만 안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빼앗긴 팔공산 정상을 되찾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2013년에는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이 "사용 않는 통신 철탑과 건물을 조사해 우선 철거하고 통신탑 이전도 검토하겠다"고까지 했으나 말뿐이었다.이처럼 논란만 거듭한 채 팔공산 철탑 시설물 철거나 이전을 향한 구체적 행동은 없어 아쉽기만 할 뿐이다. 무등산 철탑 이전을 위한 광주지역 기관·단체 활동이나 서울시의 남산 통신탑 이전, 속리산 문장대 철탑 이전의 모범 사례를 보면 더욱 답답하다. 대구의 시민단체들과 대구시의원 등이 철탑 이전을 위해 목청을 높이는 모습은 그래서 마땅하고 반길 만하다.마침 대구시와 경북도가 7월 추진할 공동 용역에 철탑 이전 문제를 넣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라도 논란을 잠재울 철거 이전을 둘러싼 밑그림부터 그리고 구체적 조치에 들어갈 때다. 광주가 무등산 6개 철탑 이전을 위한 250억원의 구체적 비용 산출까지 끝낸 일처럼 대구경북 역시 비록 더딜지라도 우선 밑그림 그리기부터 한발씩 나아가는 게 맞다.

2019-05-30 06:30:00

[사설] 경제 실패로 인한 국가경쟁력 하락…또 무슨 말로 둘러댈 텐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에서 한국이 63개국 중 28위를 차지해 작년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하락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카타르(10위) 중국(14위) 대만(16위) 태국(25위) 사우디아라비아(26위)보다 순위가 낮아 국민 자존심에 금이 가고 말았다.국가경쟁력 순위가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경제 실패 탓이다. 경제 성과 부문 순위가 7단계 하락한 27위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45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 등 악화한 경제지표가 고스란히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연결됐다. 국내총생산(GDP)·수출·투자·취업자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국내 경제, 무역, 고용에서 순위가 하락했다.정부 비효율과 무능도 국가경쟁력 하락을 불러왔다. 정부 효율성 부문은 29위에서 31위로 2단계 떨어졌다.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놓고 세금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식의 재정정책으로 인해 순위가 하락했다.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 증가도 악영향을 줬다. 기업 관련 규제의 벽이 높아진 점도 순위 하락을 가져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 부작용을 발생시켜 놓고 이를 수습하느라 재정을 쓰거나 탈원전 등 급격한 정책 선회를 한 것이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 실패 인정은커녕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기관에서 우리 경제와 국가경쟁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데 대해 무슨 말로 둘러댈 것인지 궁금하다. 정부는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행태를 보면 신뢰를 얻기 힘들다. 세금 퍼붓기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실패한 경제정책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정책을 수정·보완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이 경제를 회복하고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길이다.

2019-05-30 06:30:00

[사설] 문 대통령, 야당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29일 청와대가 자유한국당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미 정상 통화 유출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콕 집어 비판한 일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당 주최 강원도 산불대책회의에 6개 부처 차관과 한전 부사장 등 전원이 불참한 해프닝이다. 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배척하는 자세를 드러내면서 어떻게 꼬인 정국을 풀어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정상 통화까지 정쟁 소재로 삼고, 이를 두둔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훈계했다. 또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 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다"는 언급도 했다.한국당이 잘했다거나, 문 대통령의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보면 문 대통령의 비판적인 멘트는 국정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행동이다. 청와대 대변인이나 여당 지도부를 놔두고 대통령이 나서는 것은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효과를 주기는커녕 '속 좁은' 감정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청와대의 지시인지, 알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한국당 주최 산불 대책회의에 차관 전원을 불참시키는 치졸한 대응을 하면서 여권이 '국회 정상화'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 한국당의 무조건 국회 복귀가 당연하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한국당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대통령의 국회 정상화 요구에 수긍하기 어렵다.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타도 대상 혹은 무릎 꿇리는 상대로 봐서는 정국이 풀릴 수 없다. 정치는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협상하고 타협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통 크게'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국정 표류는 물론이고 국민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2019-05-30 06:30:00

[사설] 청와대·여당, '김해신공항 백지화' 시나리오 폐기하라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자치단체장과 여당 국회의원들이 27일 국회로 총출동해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주장했다. 부울경 정치권이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에 따라 국가정책으로 결정된 사안을 되돌리겠다고 공공연하게 나섰다니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놓고 대구경북과 부산이 극심한 대립·갈등을 빚은 과거를 망각한 것이 아니라면 권력을 쥐었다고 국가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오만과 이기심 말고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이날 부울경은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 결과 대국민 보고회'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행사를 열었지만, 청와대·여당의 힘을 빌려 '김해신공항 확장 백지화' 수순으로 가기 위한 '정치 쇼'에 가까웠다.이들은 부울경 검증단의 검증 결과가 백지화로 결론 났기 때문에 이제는 국무총리실에서 '정책 판정위원회'를 설치해 결론을 내릴 순서라고 했다. 아무리 부울경 단체장들이 여당 소속이고 정권과 가깝다고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건너뛰어 총리실과 상대하겠다는 것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황당한 일이다.이낙연 총리는 부울경의 비정상적인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니 행정부가 이렇게 무원칙적으로 운영되는 것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PK 지역의 압승을 노리는 청와대·여당의 총선 전략에 따라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음을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다.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미 결론 난 국가정책을 다시 끄집어내 이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그야말로 적폐다. 다시 강조하지만, 청와대·여당은 아무리 총선이 급하다고 해도 '김해신공항 백지화' 시나리오를 당장 폐기해야 한다. 국민 통합은 못 할 망정, 지역 간 갈등에 방아쇠를 당기는 일은 절대로 시도해서는 안 된다.

2019-05-29 06:30:00

삼성 박한이.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설] 음주운전 책임지고 은퇴한 박한이, 모두가 경계로 삼아야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선수가 27일 음주운전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전격 은퇴했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야구팬과 구단에 죄송한 마음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순간 잘못된 판단 때문에 명예롭지 못한 은퇴에 내몰려 안타까움을 사고 있지만 베테랑 선수답게 거취를 분명히 한 것은 잘한 일이다.지난해 이른바 '윤창호법'이 제정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때다. 여기에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과 처벌 수위를 훨씬 높인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내달 25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로 모두 439명이 숨졌다. 하루에 1.2명꼴이다. 운전면허를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음주운전에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수치다.이런 차에 모범이 되어야 할 박한이 선수가 숙취가 깨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 등교를 위해 운전대를 잡은 것은 결코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경찰 음주 측정에서 드러난 혈중알코올농도 0.065%는 현행 도로교통법의 음주단속 기준 0.05%는 물론 개정된 기준 0.03%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비록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충분히 비난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주저 없이 은퇴를 결정한 만큼 계속 그를 매도하거나 비난할 것은 아니다. 박 선수도 "징계나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처벌을 달게 받고 모두를 실망시킨 데 대한 속죄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런 태도는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온 일부 프로 운동선수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자기 실수에 대한 진정한 반성만이 시민과 팬에 보답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유지하기 바란다.

2019-05-29 06:30:00

[사설] 경제 회복 기여는커녕 장애물로 지목된 文정부 경제정책

국민 3명 중 1명이 경제 회복의 최대 장애 요인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꼽았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제 회복에 이바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장애물 취급을 받은 것이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경제 회복의 최대 장애 요인에 대해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이란 응답이 3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회 공전으로 인한 추경 등 재정 투입 지연' '글로벌 경기 침체' '미·중 무역전쟁' 순이었다. 전국 거의 모든 지역, 30대·50대·60대 이상,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층, 무당층,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소득주도성장은 경제 전반에 부작용과 폐해를 가져왔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생산, 투자, 수출 등에서 최악, 최저 수식어가 붙은 경제지표가 쏟아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에 국내 고용 전망마저 19년 만에 최악으로 추락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600대 기업을 조사해 발표한 6월 고용전망지수는 94.5로 2000년 7월 94.3 이후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 폭이 커 고용 사정이 악화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OECD마저 한국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투자고용 위축을 지목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청와대는 "거시경제 상황이 탄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거들고 나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당에선 문 대통령을 두고 "달나라 사람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문 대통령과 정부가 껴안고 가는 탓에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는 이 참담한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다.

2019-05-29 06:30:00

[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 정권에 휘둘리지 않을 장치가 핵심이다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는 이메일을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검사 신분임에도 정부·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자신의 직위를 걸고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인다. 송 지검장은 수사권 조정안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공감하는 바가 크다.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 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됐다"고 했다. 그는 "표만 의식해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송 지검장의 지적은 검찰 조직을 보호하려는 이기주의 논란을 떠나 적절한 문제 제기로 판단된다. 수사 착수 및 종결권 등의 검찰 권한을 경찰에 넘겨준다고 수사가 공정해질 리 없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국민은 정치·공안 사건을 제외한 여타 사건 처리에 검찰과 경찰 중 누구를 더 신뢰하겠는가. 폭력을 행사한 민노총 시위대를 풀어주기에 급급한 경찰 행태를 보면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인 검찰과 별 차이가 없다.송 지검장의 말처럼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 검경의 수사권 조정 및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처럼 정치적 이해득실을 앞세우다 보면 그 칼날이 뒷날 청와대·여당 인사에게 되돌아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국회에서 논의될 수사권 조정안은 검경 어느 쪽 손을 들어주기 보다는 국민의 인권 보호와 정치적 중립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계속 여론을 수렴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2019-05-28 06:30:00

[사설] 서훈·양정철의 사적 만남, 과연 밥만 먹었을까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만찬을 겸한 사적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장과 여당의 총선 전략을 다루는 싱크탱크 수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 사적으로 만난 것은 내년 총선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정원 정치 중립'이란 문 대통령의 공약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가라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양 원장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함께한 만찬"으로 "특별히 민감한 이야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총선을 1년도 남겨 놓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그것도 경제 상황 악화로 총선에서 여당이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만남이 단순히 '밥만 먹는' 자리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어처구니없는 것은 관련 보도에 대한 양 원장의 음모론적 시각이다. 양 원장은 입장문에서 "취재와 보도 경위에 여러 의문을 갖게 된다"며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부터 전철 한 시간, 식당 잠복 서너 시간을 몰래 따라다니며 뭘 알고자 한 것인가? 추구하고자 한 공적 이익은 무엇인가"라고 했다. 불리하면 음모론으로 모는 현 집권 세력의 고약한 버릇이다.자신은 공인(公人)이 아니라며 손사래 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양 원장은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 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 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고 여당 싱크탱크를 맡고 있는 인사가 공인이 아니면 누가 공인인가.양 원장은 동석한 인사들도 밝히지 않았다. 정말로 밥만 먹었다면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것도 이번 만남이 '총선 대비'라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2019-05-28 06:30:00

[사설] 사상 최대 규모 대구 가계대출, 그만큼 커지는 대출 부실

대구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지역 내 가계대출 잔액이 41조7천억원에 근접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주택 구입에 따른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게 그 배경이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기업대출은 줄고 가계대출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금융권이 가계대출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모두 41조6천888억원의 대구 가계대출 잔액 중 예금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은 27조9천149억원이었다. 또 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권 대출 잔액도 13조7천739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은 전체의 65.8%, 27조3천796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지역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 추세인 것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중구와 남구, 수성구 재개발·재건축 붐으로 아파트 신규 분양이 줄을 이으면서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무엇보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정부 규제 때문에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예금은행 대출이 작년 2월 이후 매달 증가세인 것은 우려스럽다. 또 예금은행이 불황으로 위험 부담이 큰 기업대출은 줄이는 대신 리스크가 작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는 것도 걱정되는 대목이다.이달 초 금융위원회는 비은행권의 집단대출에 고삐를 죄는 등 시장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지역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리며 추세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집단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할 경우 규모가 작은 건설사나 지방 주택분양 시장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가계대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지역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대출 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지만 가수요를 부추기는 현 지역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 또한 크다는 점에서 촘촘한 가계대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9-05-28 06:30:00

[사설] 부울경 압박에 손든 국토부, '가덕도 신공항 밀약설' 현실 되나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밀어붙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밑그림이 점차 구체성을 띠는 모양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덕도 건설을 시사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부울경이 압박한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증에 기우는 분위기다. 게다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마저 지금까지의 국토부 입장을 접고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항간에 떠도는 정부 내 '가덕도 신공항 밀약설'이 더욱 힘을 얻는 꼴이다.부울경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속셈은 분명하다. '유령' 같은 자체 김해신공항 검증단을 만들어 이미 정부가 꾸린 국제적인 전문가 집단의 결론을 뒤집은 일이나, 지난 2016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 김해 신공항 합의조차 헌신짝처럼 버린 사실만 봐도 그렇다. 한술 더 떠 담당 부처인 국토부를 제치고 총리실에서 재검증 절차를 다시 밟자는 오만한 발상도 오로지 자신들만의 이익을 앞세운 탐욕이 아닐 수 없다.합의를 뒤집은 부울경의 반민주적 일탈도 나쁘지만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다루는 정부 대응은 더욱 그렇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갉아먹고 있다. 수십조원이 들 사업을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게 번복하고 합의조차 뭉개는 행동은 결코 수용해선 안 될 일이다. 또 담당 부처인 국토부를 검증에서 빼면 국토부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그런데 국토부 장관 역시 정치권 눈치에 할 일을 접는 꼴이니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정치 잣대로 정책이 원칙도 없이 바뀌고 오락가락하는 현실은 문재인 정부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총리실이 부울경 압박에 굴복, 담당 부처를 제치고 재검증 총대를 메는 일은 총리가 책임질 일이다. 나라보다 눈앞 이익에 매몰된 문 정부나, 자리 보전과 정권 눈치 보기에 바쁜 장관, 이들의 역사 의식 실종은 비판받을 만하다. 이제 대구경북이 나서 가덕도 신공항 밀약설의 실현을 막아야 한다. 이는 오로지 대구경북 몫이다.

2019-05-27 06:30:00

[사설] "탈원전은 다음 세대에게서 소중한 미래 기술을 훔치는 짓"

지난주 제주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는 원자력 산업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를 고민하게 한 자리였다. 원자력 산업 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나누는 것은 고사하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산업이 붕괴할 것이란 불안과 걱정들이 쏟아졌다.올해 행사는 해외 전문가와 한국 정부 관계자 등이 불참해 탈원전 정책 여파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엔 국내외 원전 관련 업체·기관 110개사 700여 명이 참가했으나 올해엔 40개사, 500여 명에 그쳤다. 정부 인사는 과기부 차관과 산자부 에너지자원실장만 참석했다. 원전 수출에 영향력을 가진 해외 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자리에 산자부 장·차관이 불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탈원전 정책 속에 원전 수출'이라는 우리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해외 전문가들의 탁견(卓見)을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원자력협회(NEI) 회장은 "원전을 줄이면 국가의 에너지 수급 정책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요금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원자력공사 산하 테넥스코리아 대표는 "원전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이를 선거공약 등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며 "원전이 무조건 위험하다는 발상은 '운전자들에게 사고 날 수 있으니 운전하지 마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다음 세대에게서 소중한 미래 기술을 훔치는 짓"이라고까지 했다.탈원전 정책 부작용과 폐해들이 산처럼 쌓이고 있지만 정부는 탈원전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최근 공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선 기존 원전은 수명연장을 하지 않고 신규 원전은 건설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 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소비자의 선택이 아닌 일방적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결정·추진 탓에 미래 세대의 먹을거리를 기성세대가 차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2019-05-27 06:30:00

[사설] 미 의회의 '대북정책감독법안'이 문 정부에게 말해주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의회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대북정책감독법'(안)이 23일 상하원에서 동시에 발의됐다.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참여한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는 북미 간 구속력 있는 합의는 조약(treaty) 형태로 상원에 제출해 의회의 인준을 거쳐야 공식 발효되도록 한 것이고, 둘째는 북한 비핵화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라고 규정하고 여기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물론 핵무기 운반 수단과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을 포함시킨 것이다.이 법안이 통과되면 우려하는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등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핵 협상을 이용하는 일이 차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치적 과시용으로, 북핵 협상을 '타결'지어도 알맹이가 없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이 법안의 내용으로 미뤄 그런 '타결'을 의회가 인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 비핵화를 'CVID'로 규정한 것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가능성 있는 선택지로 거론됐던 '스몰 딜'이나 2차 북미회담이 '노 딜'로 끝난 후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굿 이너프 딜'처럼 북한 비핵화라는 본질은 건드리지 못한 채 적당히 타협하는 거래는 안 된다는 것이다.법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의 대북 정책을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의미 있고 검증할 수 있는 행동에 착수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비핵화는 뒷전인 채 대북 제재 완화만 앞세우는 문 정부로서는 참으로 곤혹스럽게 됐다.이번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지만 문 정부도 겨냥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을 만큼 내용 하나하나가 문 정부의 대북 정책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 의회가 이렇게 방향을 정한 이상 대북 정책을 수정하는 것 말고는 문 정부에게 뾰족한 수는 없다.

2019-05-27 06:30:00

[사설] 캠프워커 부지 반환 후속 계획 서둘러야

대구의 오랜 현안이었던 캠프워커 헬기장(H-805) 부지 반환 문제가 이제야 해결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국방부 그리고 주한미군 관계자가 최근 대구 남구 캠프헨리 대구기지사령부에서 SOFA 4차 실무협의를 열고 한국 측이 제안한 부지 반환 경계 확정 합의 권고문과 공동 환경평가 요청에 합의한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제 주한미군의 서명과 SOFA 환경평가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니, 대구도서관 건립과 3차 순환선 연결 등 대구의 숙원 사업들에 시동을 걸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본다.캠프워커 헬기장 부지(2만8천967㎡)와 헬기장 A-3 비행장 동편 활주로(700m)는 지난 2002년 한국 내 미군 공여지 전반을 통폐합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에 포함되면서 반환이 결정됐다. 그러나 부지 안에 있는 일부 미군 시설물을 이전할 대체공여지 조성 공사와 반환 부지 경계선 확정 등 세부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17년이나 미적대며 계속 끌어온 것이다.국가 안보를 위해 미군 주둔에 따른 오랜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내해온 남구 주민들로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이는 남구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도 간과할 수 없다. 부지 반환 지체로 3차 순환도로 연결구간 단절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은 도로 정체 및 차량 우회의 수고를 겪어왔다. 이 구간의 동맥경화증이 대구 우회도로 전체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조재구 남구청장이 올 연초 미군 대구기지사령관을 만나 부대 주둔으로 막힌 3차 순환도로 미개통 구간에 대해 지하터널이라도 뚫자고 제안한 것 또한 한계에 이른 주민과 시민들의 불만을 감안한 고육책에 다름 아니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대구시는 조만간 3차 순환도로 설계 예산을 추경에 반영할 계획이다. 도서관 건립 예정지에 있는 미군 시설물도 내년 3월 안으로 옮길 것이라고 한다. 미군은 주둔 환경 변화에 따라 약속한 부지 반환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국방부와 대구시 남구청도 남은 행정절차의 조속한 이행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한다. 기형적인 교통 환경과 도시 발전의 폐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2019-05-25 06:30:00

[사설] '자연재난' 폭염, 철저한 대비가 피해 줄인다

23, 24일 이틀 연속 지역 최고기온이 33℃를 넘어서자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24일 경주·경산 등 일부 지역에는 35도를 넘는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올여름도 폭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베트 고기압이 몰고 온 최악의 '열돔 현상'으로 온 국민이 큰 홍역을 치렀다. 비록 작년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도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는 만큼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때다.더 이상 폭염은 자연스러운 천기 현상이 아니다. 정부가 지난해 재난안전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시킨 것도 무더위로 인한 피해가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폭염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특히 폭염은 장기간 지속되는 자연 재난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주의와 대비가 요구된다. 태풍과 홍수 등 재난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나는 데 반해 폭염은 5월 하순부터 9월까지 서너 달 이어져 온열 질환 피해와 시민 일상에 큰 불편을 부른다. 당국은 사전에 철저히 대비책을 세우고, 시도민도 개인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는 등 조심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대구는 폭염 일수가 40일에 달했다. 열대야도 무려 17.7일을 기록했다. 더위 때문에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모두 139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온열 질환자 52명의 2.5배에 이르는 수치다. 2017년의 경우 사망 피해 없이 28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4배 넘게 폭증한 것이다.지난주 대구시와 대구소방안전본부가 폭염 피해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비상 체제에 들어간 것은 발 빠른 대응 조치다. 쪽방촌 거주자와 홀몸노인 등 폭염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3천여 명의 재난도우미 배정을 비롯해 폭염대피소 운영 등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당국의 고민을 이번 종합대책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실시하는 '양산 쓰기' 캠페인에 거는 기대도 크다. 양산을 쓰면 체감 온도를 10도나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대비에 소홀하면 할수록 피해가 커진다는 점에서 폭염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2019-05-25 06:30:00

[사설] 소득주도성장 부작용 세금 풀어 해결하겠다는 정부

소득 최하위 20% 계층인 1분위 소득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장기인 5분기 연속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반적인 고용이 조정을 받고, 고용조정이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목표한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최하위 계층을 더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4천7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근로소득이 40만4천400원으로 14.5%나 줄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0.67명이던 1분위 취업가구원 수는 올해 1분기 0.64명으로 줄었다. 일자리를 통해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실정이다.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에 최하위 계층이 어려움에 빠졌는데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폐기와 같은 근본 처방이 아닌 언 발에 오줌 누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분위 소득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어 기초연금·노인 일자리·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등 저소득층 지원 과제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소득 최하위 1분위의 삶을 개선하려면 재정의 역할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국민 혈세를 풀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이다.세수가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정부 재정으로 소득주도성장 부작용을 덜겠다는 것은 근본 처방이 되기 어렵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노인 등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늘리고 있지만 저소득층 소득이 뒷걸음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잃어 근로소득이 쪼그라드는 현실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큰 복지는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폐기와 같은 정책 대전환을 통해 최하위 계층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

2019-05-24 06:30:00

[사설] 대통령, 여당, 경제 부처가 벌이는 거짓말 퍼레이드

기획재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배포하면서 최저임금 부분을 삭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다"며 "성장 둔화는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저하된 것에 일부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주요 이유의 하나로 꼽은 것이다.보고서는 이어 "2018, 2019년 최저임금이 29% 인상되면서 저숙련 노동자 중심으로 일자리 증가 폭이 줄었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기재부가 배포한 OECD 보고서 참고자료에는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다. 우리 경제의 실상을 OECD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사실상의 거짓말을 한 것이다. OECD 보고서 원문은 쉽게 구해볼 수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유분수다.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한 기재부가 애처롭다.기재부만이 아니다. 지난 2월 여당은 지난해 우리 성장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고 했다. 당시 성장률이 발표된 국가는 36개 회원국 중 4개국뿐이었다. 이후 미국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게 나오자 국무총리가 "미국에 이어 OECD 2위"라고 했다. 지난해 우리 성장률은 36개국 중 18위에 머물렀다.청와대는 지난 3월 "(우리 성장률이) 지난해 '30-50 클럽'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2위였다"며 "올해는 미국과 공동 1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올 1분기 '30-50 클럽' 7개국 가운데 아직 집계 중인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이 꼴찌였다. OECD가 발표한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 역시 성장률이 집계된 22개국 중 꼴찌였다.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총체'는 어떤 총체인지 궁금하다. 대통령과 청와대, 경제 부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거짓말 퍼레이드를 벌이는 고약한 현실이다

2019-05-24 06:30:00

[사설] 황교안 대표, 큰 정치 원한다면 종교 편향성부터 극복해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교 문제가 논란거리다. 황 대표가 지난 12일 부처님오신날에 불교 의례를 거부한 것을 두고 대한불교조계종이 공식적으로 비판 입장을 내놓았다. 제1야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가 종교적 논란에 휩싸인 것은 유례가 없는 만큼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황 대표 스스로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지도자로서 참석했음에도 개인의 생각과 입장만 고집했다"고 밝혔다. 또 "남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 오로지 나만의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 개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이를 두고 일부 한국당 지지자는 '종교가 정치에 개입한다'고 불평했지만, 종교평화위의 성명에는 표현 수위가 다소 높았을망정 틀린 말이 없다. 황 대표가 자발적으로 불교 의식에 참여했으면 예법에 따르는 것이 공인의 신분에 걸맞은 자세다. 손사래를 치는 모습까지 보인 것은 종교적 갈등이나 오해를 부를 수밖에 없다.황 대표가 보수 성향이 강한 침례교 신자로 사법연수원 시절 신학대학을 마치고 지금까지 전도사로 활동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사석에서 "50세 전후로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를 하겠다"고 할 정도로 신앙심이 굳다. 개인의 신앙생활과는 달리,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정치 지도자의 신앙생활은 달라야 하고 다를 수밖에 없다.일부에서는 황 대표가 정치를 통해 종교적 신념을 구현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황 대표는 자신의 종교적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할 시점이 됐다. 황 대표의 종교 문제는 한국당과 차기 대선의 향배를 좌우할지 모르는 중대 사안이다. 황 대표가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나려면 종교 편향성부터 극복해야 할 일이다.

2019-05-24 06:30:00

[사설] 또 드러난 영풍제련소의 불법행위, 어디까지 가나

경북 영풍석포제련소의 불법이 환경부에 적발돼 또 다른 환경오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달 제련소 점검에서 밝혀낸 6가지 법률위반 사실은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한 불신을 더 할 수밖에 없다. 이미 경북도로부터 조업정지 20일 조치를 받은 터여서 약 4개월의 추가 조업정지 처분 조치 거론을 자초한 셈이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제련소의 배짱이다. 무허가로 공장 내 지하수 관정을 52개나 파 물을 퍼내 썼으니 말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33곳 관정의 지하수 시료 분석 결과인데,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농도가 공업용수 기준치의 최고 3만7천662배였다. 제련소 주변의 황폐화된 죽은 임야도 모자라 이제는 제련소 터 아래 땅과 물의 심한 오염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또 다른 묵과할 수 없는 일은 바로 이런 오염 지하수의 공장 밖 하천 유입 정황이다. 제련소 하류 5㎞,10㎞ 지점에 설치한 환경부 수질 측정망에서 비가 적게 내린 지난해 12월~올해 3월까지 카드뮴 농도가 하천 수질 기준을 반복 초과했다. 이는 공장 운영에 따른 오염된 지하수의 외부 유출을 막으려 관정을 파 물을 퍼냈다는 회사 해명을 믿기 어렵게 한다.회사 설명처럼 무허가 개발 관정이 과연 오염 지하수의 유출을 대비한 '수질오염 사고방지 시설'이라면 굳이 봉화군에 허가도 받지 않고 팔 까닭이 없지 않은가. 또 공장 밑 지하수였든, 공장 밖 계곡수였든 이를 측정할 유량계 설치와 운영일지 작성조차 없이 공업용수로 쓴 사실도 의심을 살 만한 행위임이 틀림없다.제련소가 이런 불법에 따른 당국 조치에 또 소송으로 맞서겠지만 앞서 회사가 할 일이 있다. 오염된 물의 외부 유출을 막는 최우선 조치다. 이는 낙동강 물을 먹고 사는 사람은 물론, 동식물의 생명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다. 긴긴 시간 소송으로 버티는 사이 자연이 망가지는 재앙만은 차마 그냥 둘 수 없다.

2019-05-23 06:30:00

[사설] 단순한 말실수로 보기 힘든 대통령의 '단도 미사일' 발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미 군 지휘관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지난 4, 9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한 발언은 해프닝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는 이 발언이 '단거리 미사일'의 실수였다고 해명했으나 궁색한 변명이다.북한이 툭하면 미사일 도발을 해 이젠 국민 대부분이 '미사일 전문가'가 됐다. 미사일은 비행 방식에 따라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이 있으며, 사거리에 따라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가 있고, '단도 미사일'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청와대의 해명대로 문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했다면 정말로 큰일이다. '미사일 상식'도 모르는 대통령이 국군을 통수(統帥)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책임을 맡고 있는 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비상식적이다. 모두가 아는 미사일 상식을 대통령이 모를 수가 없다.그런 점에서 '단도 미사일' 발언은 다른 해석을 요구한다. '탄도 미사일'이라고 하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 된다. 이는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불러와 미사일 발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 달래기에 쏟아붓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우려가 '단도 미사일'이란 희한한 말을 만들어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을 '발사체' '전술유도무기'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했다. 이젠 대통령이 나서 '단도 미사일'이라고 한다. 단거리 탄도 미사일 그것도 현재 남한의 미사일 요격 체계로는 막을 수 없는 '신형 이스칸데르급 탄도 미사일'임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까지 문 정부는 이 미사일을 막기 위한 대책을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민더러 북한 미사일을 맨몸으로 맞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누구를 위한 누구의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9-05-23 06:30:00

[사설] 부울경의 신공항 억지 논리…국토부의 반박은 옳다

국토교통부가 21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소위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이는 부울경이 임의로 조직한 '김해신공항 검증단'을 통해 김해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논리를 만들어 홍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토부가 '정권 핵심'과 통하는 부울경과 충돌을 불사하면서 이 같은 행동에 나선 것은 부울경의 행태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국토부는 부울경의 검증 결과에 대해 "자체적 기준에 따른 일방적인 주장"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증단에 어떤 전문가가 참가했는지 공개조차 하지 않은 '유령' 연구진에서 도출한 결론이라면 누구라도 믿기 어렵다.국토부가 부울경의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고는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보다는 정부와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에 협조해달라"는 의미심장한 조언까지 덧붙였다. 부울경이 정권의 힘을 믿고 주무 부처인 국토부를 건너뛰어 곧바로 국무총리실에 검증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는 것을 꼬집은 문구다.부울경이 김해신공항 확장을 거부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벌이는 활동은 참으로 위험해 보인다. 짜 맞춘 검증 결과를 앞세워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를 무시한 것도 부족한지 '국토부 패싱'은 물론이고 억지 논리로 밀어붙이려고 하니 어이가 없다. 국토부는 물론이고 총리실도 부울경의 이런 비상식적 행위를 방관하거나 협조해서는 안 된다.수십조원이 투자되는 국책사업을 지자체 입맛대로 바꾸는 것은 두고두고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이낙연 총리가 부울경의 주장을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말 잘못된 선택이다. 공항 건설은 국토부의 업무인데도, 총리실에서 나서는 것은 '정치 논리'에 따르겠다는 선언과 같다. 이 총리는 이 문제에 관여하지 말고 국토부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옳다.

2019-05-23 06:30:00

[사설] 청와대, 언제까지 말싸움만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21일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며 뼈있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런 논평이 나온 것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인천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진짜 독재자 후예의 대변인'이라고 공격한 것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황 대표의 표현이 상당히 거칠고 과하긴 했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자신들도 '막말 공방'의 책임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5·18기념식부터 며칠 동안 연설·회의·논평 등에서 내놓은 강경 발언을 보면 정국을 주도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문 대통령은 5·18기념식사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며 사실상 한국당을 겨냥했다.아무리 상대가 싫더라도 국가기념식에 야당 대표를 앉혀놓고 직설적으로 공격하는 발언을 한 것은 청와대가 논평한 대로 '품위가 있는 일'인가. 이 과정에서 김정숙 여사가 고의로 황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악수 패싱' 논란까지 벌어졌으니 기가 찰 일이다.문 대통령은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회가 조속한 추경안의 심의와 처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벌써 한 달 새 여섯 번째 같은 발언을 하고 있으니 야당과 대화나 타협할 생각도 없고, 그저 말로 국정을 끌고 가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문 대통령이 '경제가 급하다' '실기하면 안 된다'는 발언만 되풀이하면서 야당을 협상장에 끌어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비난하고 있으니 국정이 제대로 풀릴 리 없다. 야당 입장이라면 자존심 때문이라도 추경안을 통과시켜 주기 싫을 것 같다.'정치 실종' '국정 난맥상'을 해소할 주체는 대통령이다. 시쳇말로 야당은 반대하고 버티면 되는데 답답할 일도 없지 않은가. 문 대통령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고 양보와 포용의 자세를 보이는 방법밖에 없다.

2019-05-22 06:30:00

[사설] 늦어도 너무 늦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인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일부 취약 업종의 고용 감소 등을 불러왔다는 정부의 공식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 등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조사 결과를 공식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 누구나 아는 사실을 정부가 뒤늦게 대학교수까지 동원해 조사하고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인정한 데 대해 비판이 무성하다.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현장 실태 파악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감축과 근로시간 단축, 임금구조 개편 등이 발생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고용 감축과 근로시간 단축이 동시에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와 임금을 같이 줄이는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말이다. 도소매업 경우 대부분 사례 기업들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감소가 발생했고 고용 감소와 근로시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 기업도 상당수에 달했다.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2018년 16.4%, 2019년 10.9% 인상되면서 고용 부진과 자영업 위기를 가져왔다. 작년에 전국 17개 시·도에서 1천200명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7년 대비 매출액이 60% 감소했다. 그 이유로 소상공인의 34%가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꼽았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우성이 터져 나온 지가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정부가 부작용을 공식화한 것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마침 청와대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적정 수준을 3~4%로 판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부와 여권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제라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을 비롯하여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 임금 결정 구조 개편 등 최저임금 전반에 대해 정부가 종합적으로 살피고 개선 방안을 찾아 실천하기 바란다.

2019-05-22 06:30:00

[사설] 사회안전망 위협하는 외국인 마약사범, 철저히 단속해야

외국인 마약 사범이 매년 크게 늘어 우리 사회안전망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큰 이슈가 된 '버닝썬' 사태가 보여주듯 일부 부유층이나 연예인의 마약 문제는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마약 문제가 매년 커지면서 철저한 단속과 마약 검사 강화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경북경찰청은 21일 필로폰을 유통하거나 상습 투약한 혐의로 태국인 16명을 검거했다.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이들은 왜관 산단이나 성주지역 농장 등에서 일하며 마약에 손을 댔다가 적발됐다. 또 그제 충남 천안지역 마사지업소 등에서 일해온 태국인 등 외국인 노동자 수십 명이 검거됐다. 마약이 우리 생활 주변에 얼마만큼 광범위하게 퍼지고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경북경찰청이 올해 적발한 마약 사범 113명 중 외국인은 33명으로 전체의 약 30%에 이를 정도다.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 사범 중에는 중국·태국인이 가장 많다. 특정 국가의 마약 사범 비중이 높은 것은 국내 체류자 수가 많은 것이 주된 원인이지만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현지 환경 탓도 크다. 얼마 전 동남아 지역에서 유행한 신종 혼합마약 '야바' 등을 국내로 들여온 마약 조직과 태국인 노동자들이 대구에서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그동안 한국은 '마약 청정국' 지위를 누려왔다.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미만이라는 국제 기준에서다. 하지만 2016년 이 기준치를 넘겼고, 한 해 적발되는 마약 사범 수가 1만5천 명을 훌쩍 넘는다. 특히 국내 체류 중인 3년 이내 단기 취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마약 실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무엇보다 인터넷·SNS를 통한 마약 밀반입이나 유통이 그 어느 때보다 손쉽다. 마약은 개인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 국가까지 위협한다. 큰 피해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마약을 철저히 경계하고 막아야 할 때다.

2019-05-22 06:30:00

[사설] 구미형 일자리사업, 지역 경제 살릴 '불씨' 되기 바란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 등을 통해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의 구미형 일자리사업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제2·제3의 광주형 일자리, 즉 상생형 일자리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올해 6월 내엔 한두 곳에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게 이 같은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구미형 일자리사업에 관심을 두는 까닭은 구미가 처한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포항과 함께 지역 경제 중추 역할을 한 구미 경제는 위기에 몰렸다. 대기업 공장의 수도권·해외 이전과 경기 불황으로 산업단지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는 등 경제가 추락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근로자들이 구미를 등져 산업단지 근로자가 2015년 10만2천 명에서 지난해 말 9만3천 명으로 격감했다. 산업단지 가동률은 40%가 채 안 되고 실업률은 2014년 2.7%에서 지난해 상반기 5.2%로 높아졌다.현대차가 참여한 광주형 일자리사업에서 보듯이 구미형 일자리사업에서 핵심은 어느 업종에 어느 대기업이 참여하느냐 하는 것이다.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업종 선택과 대기업 참여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구미형 일자리사업 업종은 전기차 배터리에 참여 기업으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구미와 인연이 있는 기업들이어서 선정된다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지역 경제가 조금이나마 기력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구미형 일자리사업은 적극 추진하는 게 당연하다. 고용 규모가 1천여 명에 불과하고 단기 대책이란 한계가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구미에 만드는 것이 시급한 만큼 지역 역량을 결집해 성과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국토균형발전, 구미 경제 회복을 위해 구미형 일자리사업이 이른 시일 안에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

2019-05-21 06:30:00

[사설] 후대에 빚을 떠넘기겠다는 문 대통령, 부끄럽지 않은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서민 경제를 말아먹더니 이제는 국가 재정까지 파탄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채무비율 40%가 (재정 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한 것을 두고 나오는 비판이다. 이날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0% 초반에서 관리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렇게 따져 물었다고 한다. 국가채무비율에 신경 쓰지 말고 재정을 풀라는 얘기다.무모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재정 중독증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국가 경제의 핵심 주체인 민간 부문이 죽을 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문 정부에게 우리 경제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할 수단은 이제 재정을 푸는 일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 대한 걱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집권 세력이 나쁜 경제 성적을 가지고 선거에서 이긴 전례는 거의 없다.무모한 재정 지출 확대는 당대에는 달콤하지만 후대에는 재앙이다. 문 대통령의 말은 결국 당대를 위해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이다.문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다. 2015년 새천년민주연합 대표로 있을 때 한 말을 보면 그렇다. 당시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 3년 만에 나라 곳간이 바닥나서 GDP 대비 40%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국민과 다음 정부에 떠넘기게 됐다"고 비난했다. 그래 놓고 국가채무비율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표변(豹變)이다.국가 재정은 문 대통령의 개인 재산이 아니다. 건전하게 잘 관리해서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넘겨줘야 할 국가와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재산이다. 독재가 달리 있는 게 아니다. 국민 모두의 재산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민의 동의 없이 멋대로 쓰는 게 바로 독재다. 문 대통령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2019-05-2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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