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등록금 문제 풀려고 소송 나선 학생…교육부는 뭣 하나

[사설] 등록금 문제 풀려고 소송 나선 학생…교육부는 뭣 하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학 교육 부실 수업 등으로 대학생 불만이 높아지면서 등록금 감액이나 반환 목소리가 거세다. 또 여론조사 결과, 현재 대학 재학생 10명 가운데 9명이 이에 동조하고, 국민 4명 중 3명도 등록금 감면 또는 반환에 찬성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빚어진 비정상적 대학 수업에 따른 학생들 피해를 그냥 둬서는 안 된다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이미 300만 명의 전국 대학생들이 4개월째 이어진 코로나19로, 정상적 교육과 수업을 전제로 책정된 올해 상반기 등록금만큼의 교육권과 수업권 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 대학생 등은 이미 기자회견과 입장문 발표 등으로 학생 피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대학 당국은 물론 교육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지금까지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지 않아 국민들이 여론조사에서처럼 대학생들의 등록금 감액·반환 목소리에 동조하며 높은 찬성 의견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하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대학생들의 들끓는 불만과 국민적 공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적대고 있다. 이러니 전국 30여 개 대학 총학생회로 이뤄진 '등록금 반환운동본부' 같은 학생 임시 조직이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나아가 등록금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함께 펼칠 계획임을 천명했다. 결국 정부 당국이 학생 피해의 고통에 방관자의 태도로 버티는 바람에 이제 양측 모두 소모적인 법적 다툼을 피할 수 없게 됐다.코로나19의 고통과 피해 극복을 돕는다며 빚을 내서 지원금의 이름으로 마구 돈을 풀면서 대학생 피해에는 귀를 닫은 당국을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코로나19에 겹친 취업난 등으로 가뜩이나 고통스러운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고 소송까지 벌이는 힘겨운 상황이 계속되어서는 곤란하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이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중재와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2020-05-15 06:30:00

[사설] 신공항 현안, PK는 뛰는데 존재감 없는 TK 정치권

[사설] 신공항 현안, PK는 뛰는데 존재감 없는 TK 정치권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밀어붙이려는 부산경남(PK) 동향이 심상찮다. 13일 PK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7명이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난 데 이어 14일에는 부산 지역 상공인들도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김해공항 백지화,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PK 정치권과 경제계가 양수 겸장으로 신공항 현안에 정치적 결정을 이끌어내려는 모양새다.이에 대해 정 총리는 총리실의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 과정이 투명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이라서 성급히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전후 사정상 노파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악화된 PK 민심을 수습하고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정부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항간의 예상이 괜한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적극적으로 뛰는 PK에 비해 TK 정치권은 무기력하고 존재감도 약해 보인다. 안 그래도 신공항 문제에 관한 한 대구경북은 제대로 풀리는 게 없다. 동남권 신공항 후보로 강력히 밀었던 밀양 신공항이 무산된 데 이어, 대안으로 추진중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마저 답보 상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이 하염없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가덕도에 신공항이 먼저 들어선다면 늦게 지어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4·15 총선 결과 여권 통로가 없어져 핸디캡이 생긴 만큼 TK 정치권은 더 열심히 이 문제에 뛰어들어야 한다. 김해공항 확장은 영남권 5개 지자체가 합의하고 정부도 동의한 사안이기에 대구경북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 TK 당선인들과 경제계 인사들이 모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이 최우선 과제"라고 결의했다는데 이걸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군위군과 의성군 간의 합의를 요구하면서 미적대고 있는 국방부를 찾아가 독촉하고, 총리실도 방문해 촉구든 항의든 다 해야 한다.

2020-05-15 06:30:00

[사설] 또 ‘세금 일자리’ 늘려 놓고 고용 개선됐다 호도할 셈인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공공 부문 중심으로 일자리 156만 개를 만들어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수준의 참담한 고용지표를 받아 든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땜질식 일자리 대책에 그쳐 정부가 수십조원의 헛돈을 쏟아붓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4월 고용동향'에서 나타난 비경제활동인구 급증 등은 일자리 창출 주역인 기업의 활력이 떨어진 결과였지만 정부 대책은 또다시 재정을 동원한 질 낮은 일자리 확대가 고작이다. 노인 일자리·자활근로 사업 등 60여만 개, 공공·민간 분야 디지털 일자리 등 정부 직접 일자리 55만 개, 공무원·공공기관 4만8천 명 채용 등 세금이 투입되는 일자리가 태반이다. 정부는 '디지털' 등으로 포장했지만 국민 세금 동원 일자리라는 점은 기존과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정부가 세금 일자리를 잔뜩 늘려 놓고 고용지표가 좋아졌다고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산다.문재인 정부는 공공 일자리 만들기에 천문학적인 혈세를 썼지만 임시직만 양산하는 등 효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올해엔 재정 지원 일자리 예산 총액이 25조4천997억원으로 2년 만에 41.5%, 7조4천816억원이나 급증했다. 여기에 기금 변경·예비비·추경 등을 통해 '12조원+α'를 신규로 투입할 방침이다. 올해 배정된 재정 일자리 예산도 코로나 탓에 다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고용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세금 일자리에 그친 것은 문제다.기업 영역에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하는 6월부터는 일자리 사정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 일자리를 아무리 늘려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홍 부총리가 "궁극적으로 일자리 유지·창출의 주역은 민간(기업)의 몫"이라고 밝히지 않았나. 기업 영역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내수 진작, 투자 활성화, 규제 혁파, 경영 애로 해소 등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2020-05-15 06:30:00

[사설]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나 하나쯤이야” 코로나19 방심

[사설]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나 하나쯤이야” 코로나19 방심

코로나19 감염병이 진정되고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되나 싶었는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기대감이 수포로 돌아갔다. 지금은 클럽 방문자들에 대한 비난보다 동선 추적 및 검사 등 방역이 더 시급하고 중요한 때다. 하지만 역학 조사 과정에서 일부 확진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2차·3차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유감스럽다.한 20대 학원 강사는 양성 판정을 받고도 방역 당국에 자신이 무직이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 방역 당국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그가 학원강사임을 파악하고 그에게서 수업을 들은 중·고교생 등 10명의 추가 감염자를 찾아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한 공중보건의는 방역 당국의 진단 요청 공지가 있었는데도 나흘 동안이나 클럽 방문 사실을 숨긴 채 환자 진료까지 했다. 음성 판정을 받긴 했으나 고교 3년생이 이태원 클럽을 드나든 사실도 드러났다.클럽 등 유흥업소를 통해 음지에서 코로나19가 이렇게 퍼지고 있는데도 이를 까맣게 모른 채 개학을 단행했다면 어떤 재난이 빚어졌을까 모골이 송연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극소수일지라도 누군가 생활 방역을 소홀히 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우리는 지금 생생히 겪고 있다. 특히 교사, 학원강사, 의료인 같은 직군 종사자들의 경우 클럽 등 다중집합시설 방문을 삼가야 마땅한데도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코로나19의 가공할 전파력을 감안하면 단 한 명의 감염자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신천지교회 사태에서 보았듯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도 초기 대응에 실패한다면 지역 대유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삽시간의 일이다. 방역 당국의 물샐틈없는 대응이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협조도 그에 못지않게 절실하다. 방역 당국 조사를 받게 되면 한 줌의 거짓도 없이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가 조속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모두 너무 지쳐가고 있다.

2020-05-14 06:30:00

[사설] 법사위원장 욕심내는 민주당, 야당의 견제 무력화 노리나

21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표결로 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신속한 협상을 촉구하는 의미로 들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야당이 반대하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여야 간 최대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장을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와 법사위의 '법안 체계·자구 심사권'의 폐지 여부이다. 민주당은 두 상임위 모두 가져야 하며 체계·자구 심사권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은 법사위와 예결위 모두 여당이 가져간 전례가 없으며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역시 안 될 말이라고 주장한다.결론부터 말하면 여당의 속셈은 개헌 빼고 못 할 것이 없는 의석을 확보했으니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법사위와 예결위는 법안과 예산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이다. 통합당의 주장대로 여당이 모두 차지한 예는 없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여당 견제를 위해 제17대 국회부터 야당이 맡아왔다. 민주당은 이런 '관례'를 깨겠다는 것이다. 야당이 주도한 법사위에서 '법안 발목 잡기'가 자주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일부 그런 예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서는 안 될 일이다. 법사위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 마지막 관문으로, 여당을 견제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법안 체계·자구 심사도 마찬가지다. 이는 법안 내용의 위헌 여부, 다른 법과의 충돌 여부, 자체 조항 간 모순 여부, 법규의 정확성, 용어의 적합성, 통일성 등을 심사해 잘못을 걸러내는 과정이다.이는 여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막는 기능도 해왔다. 이를 없애겠다는 것은 여당 마음대로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키겠다는 것, 다시 말해 '입법 독재'를 제도화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국민이 이렇게 하라고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것은 아닐 것이다.

2020-05-14 06:30:00

[사설] 환란 수준 ‘일자리 재앙’, 기업 통한 일자리 해법 찾아야

[사설] 환란 수준 ‘일자리 재앙’, 기업 통한 일자리 해법 찾아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은 '일자리 붕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자 수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2월 이후 2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구직 단념 등의 이유로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인 비경제활동인구는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등으로 경제가 추락한 와중에 코로나 충격까지 덮치면서 고용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지난달 취업자는 2천656만2천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7만6천 명 줄었다. 세금을 쏟아부은 노인·공공 일자리 수십만 개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경제활동인구는 55만 명 줄어든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83만1천 명 늘었다. 두 통계 모두 2000년 6월 이후 최악 수준이다. 10∼50대 취업자가 모두 감소한 것도 199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은 14.9%로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다.더 큰 우려는 고용 상황이 더 나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고용 시장의 어두운 터널이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고용 시장이 악화하는 속도에 비해 정부 대책이 느리고 세금에 기댄 것이 고작이라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세금을 들여 직접 지원하겠다는 55만 개 공공 일자리 사업은 언제 시작될지 기약이 없다. 제조업을 지키기 위한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아직 구체적 지원 조건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일자리는 민생 경제를 지키는 보루다. 정부는 발표한 고용 대책 실행에 속도를 내는 것을 넘어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세금을 들여 만든 일자리는 일회성이거나 알바성에 그쳐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로 볼 수 없다. 공공 일자리는 노인·청년층에 돈을 나눠주는 복지 정책에 가깝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다. 정부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이 활동할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게 해법이다.

2020-05-14 06:30:00

[사설] 젊은 세대의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절실하다

[사설] 젊은 세대의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절실하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언제, 어디서 감염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서울과 수도권 유흥업소의 영업이 중단되자 다른 지역의 업소들이 지난 주말과 휴일 동안 문전성시를 이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원정 유흥'에 나섰을 것이다. 감성주점과 헌팅포차 등도 이용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대구경북 지역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 결과는 천신만고 끝에 예정했던 등교 개학의 일주일 더 연기라는 낭패로 돌아왔다. 개학 이전에 이 같은 클럽발 집단감염의 'N차 감염' 실체를 먼저 밝혀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경북도는 유흥시설에 대한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이란 초강수를 들고나왔다.수도권에서 막으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즉 '원정 방문'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태원 유흥업소 출입자 2천여 명의 행방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무증상 확진자가 35%에 이르면서 '조용한 전파'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그동안 클럽 등을 출입하는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데 대해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이태원 사태는 그것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젊음을 믿고 전염병을 우습게 여겼다가는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코로나의 심각한 후유증을 경고하는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젊은이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국가와 사회에 얼마나 심각한 재난과 손실을 초래하는지 주시해야 한다.젊은 혈기를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재난 상황에서는 스스로 욕구를 자제하고 자중할 줄 아는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 6·25전쟁 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청춘이 목숨을 바쳤는가를 상기해 보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젊은 세대들이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그리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손 소독, 거리 유지 등 생활방역 수칙을 솔선해서 지켜야 한다.

2020-05-13 06:30:00

[사설] 말 많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 보완해야

[사설] 말 많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 보완해야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생계가 위협받자 정부가 11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신청을 받고 있지만 사용처의 많은 제약과 혼란으로 국민들이 헷갈려하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국가가 돈을 풀어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취지와 달리 사용처 규정이 비현실적인 탓이다. 당초 취지 달성을 위해서는 사용처 제한 등의 문제점을 보완, 재난지원금이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정부는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기준은 전형적인 탁상 행정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지원금을 카드로 충전받거나 선불카드로 쓸 수 있는 지역을 '카드 매출이 잡히는 곳'으로 정했다. 그 결과 KTX의 경우 코레일 본사가 위치한 대전 시민만 열차 이용에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전국 유통망을 갖춘 스타벅스 역시 서울에 본사를 둔 탓에 서울 시민만이 정부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 대구경북은 한 생활권이지만 대구 시민은 경북에서, 경북 도민은 대구에서 사용할 수 없다.또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돈이라 대기업 유통업체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이들 대기업 유통업체 내 소상공인 임대 매장에서는 쓸 수 있다. 따라서 재난지원금 사용에 앞서 결제가 가능한 곳인지를 미리 확인하는 수고스러움을 겪지 않을 수 없다. 보완이 없으면 사용 제한의 번거로움과 불편함은 이제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춰 사용처 제한에 따른 국민 어려움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책상물림 행정이 빚은 결과인 셈이다.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푸는 지원금이 지역 내 경기는 물론, 골목과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임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민이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못한 점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정부는 당초 취지를 살리면서 지원금이 지역 내 소비 진작 등을 위해 제대로, 불편하지 않게 사용될 수 있도록 드러난 문제를 파악해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2020-05-13 06:30:00

[사설]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尹·정의연 의혹’ 덮겠다는 것인가

[사설]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尹·정의연 의혹’ 덮겠다는 것인가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과 가족에 관한 언론의 의혹 제기를 두고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난다"고 했다. 또 "위안부 진상 규명과 사죄와 배상 요구에, 평화인권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보수 언론과 미래통합당이 만든 모략극"이라고 규정하고 "통합당과 친일 언론, 친일 학자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친일·반일 프레임을 끌어 와 사태를 모면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결론부터 얘기하면 윤 당선인의 이런 인식과 대응 방식은 매우 부적절하다.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해 처음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어느 누구도 아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다. 이 할머니가 의혹을 제기한 기부금 모금 및 사용의 투명성,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전후로 한 시점에 윤 당선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밝히면 종결될 사안이다. 그런데도 윤 당선인이 뜬금없이 조 전 장관을 들먹이고, 이 할머니 증언을 토대로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과 언론, 학자를 친일로 몰아세운 것은 사태 본질을 흐려 의혹을 덮으려는 속셈으로 비치기 십상이다.더욱이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 제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까지 '친일 반인권 반평화 세력의 최후 공세'라고 주장하고 나서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김 의원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통합당, 일제와 군국주의에 빌붙었던 친일 언론,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친일 학자들이 총동원된 것 같다"고 윤 당선인과 같은 주장을 폈다.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한 의혹은 사실 관계를 따져보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외면하고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의혹 해소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문재인 정권은 일본과의 경제 분쟁에서 '죽창가' 등을 앞세운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이번 사태마저 똑같은 방식으로 모면하려 한다면 국민은 두 번 속지는 않을 것이고, 정권에 대한 비판은 거세질 것이다.

2020-05-13 06:30:00

[사설] 시민 가슴에 멸사봉공의 기념비를 세운 대구 의사들

전염병 대란에 휩싸인 대구의 방역 대책을 주도한 의과대학 교수들의 헌신과 겸양은 감동 그 이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횡행한 지난 몇 달간 온갖 고생과 희생을 감수하고서도 공식 예산으로 책정한 자문료마저 사양했다는 소식은 대구의 자긍심을 다시 한번 드높인 의거(義擧)에 다름 아니다. 대구경북이 견위치명(見危致命)하며 멸사봉공(滅私奉公)하는 지성인의 고장임을 실증했기 때문이다.지난 2월 코로나 확산과 더불어 대구시가 비상대응본부를 설치하면서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를 비롯해 경북대 의대 김건엽·김종연·홍남수 교수, 계명대 의대 이중정 교수, 대구가톨릭대 의대 황준현 교수, 영남대 의대 황태윤 교수 등은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이들은 2월 18일부터 5월 4일까지 대구시청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코로나의 추이를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했다. 따라서 받아야 할 자문 수당이 수천만원씩에 이르지만 모두가 수령을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애초에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감염 및 예방의학 전문가인 이들이 코로나 사태 여파로 혼란스러운 대구 시민의 가슴에 선공후사(先公後私)의 기념비를 세운 것이다.자문위원 상당수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대구시의 감염병 대책을 도왔다고 한다.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도 자문단과 더불어 고된 일을 함께 했다. 대구시의사회 소속 민복기 본부장과 박원규, 김경호, 이상호, 심삼도, 김용한 원장 등 13명의 개업의들이 진료를 줄이거나 휴일을 반납하고 시청으로 달려왔다는 것이다.코로나 바이러스와 가장 힘겨운 사투를 벌여온 사람들은 의료진이다. 지역사회 확산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환자의 중증도 분류와 진료 및 이송 방침을 수립하며, 실시간 병상 확보와 관련 기관과의 업무 연계에 나선 것은 이들 자문위원들이었다. 덕분에 대구는 코로나 극복 모범 도시로 거듭나며 명실상부한 의료 선진 도시임을 재확인했다.

2020-05-12 06:30:00

[사설] 정의연, 무엇이 두려워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거부하나

[사설] 정의연, 무엇이 두려워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거부하나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정대협)가 기부금 사용처 공개를 거부했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할머니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사과드린다. 응원하고 지지하는 수많은 시민들과 연대 단체들 모두에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는 "세상 어느 NGO(비정부기구)가 활동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느냐"며 거부했다. 그리고 "기업들에는 왜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 건지 너무 가혹하다"고도 했다.전혀 설득력이 없다. 우선 이용수 할머니와 정의연이 이끌어 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을 지지하고 성원해 온 시민과 연관 단체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기부금을 제대로 썼음을 공개하면 끝나는 일이다.다른 NGO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의연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참으로 어이없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NGO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정의연이 기부금 수입을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는 정의연이 '공개'로 해결할 문제이지 다른 NGO 핑계를 대며 넘어갈 일이 아니다.기업과의 비교는 더욱 가관이다. 기업은 활동 내역을 '낱낱이' 공개한다. 기업 활동에 변동이 있으면 증시에 공시하며, 정기적으로 회계감사보고서를 내고 세무조사도 받는다. 이게 공개가 아니면 뭔가. 기업은 정의연이 상상도 못 하는 '가혹한' 공개 요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상식'이다. 그런데도 기업에는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다니, 알고 한 소린가 모르고 한 소린가.정의연은 이날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국민의 요구는 이런 허황한 말잔치가 아니라 기부금 수입의 구체적 사용 내역을 밝히라는 것이다.정의연이 공시한 2016∼2019년 기부금 수입은 49억1천606만원이고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돈은 9억2천14만원(18.7%)이다. 구린 게 없다면 그 나머지 돈의 용처를 공개 못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공개를 거부하면서 "기부금 내역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소리만 되뇐다.

2020-05-12 06:30:00

[사설] 최악 고용·수출 충격…정책 안 바꾸면 위기 돌파 어렵다

[사설] 최악 고용·수출 충격…정책 안 바꾸면 위기 돌파 어렵다

한국 경제가 미증유의 내우외환 충격을 받고 있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9천933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고, 수급자 수는 65만1천 명에 달했다. 지급액과 수급자 수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 치웠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46.3% 급감했다.코로나19로 말미암은 경제 충격이 커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경제 전시 상황'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국판 뉴딜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 없이 지나치게 장밋빛 청사진만 나열하는 데 그쳤고, 지난 3년간의 경제 정책 및 결과에 대한 평가·반성은 없어 실망을 안겨 줬다. 더욱이 남은 2년 임기 동안에도 기존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 우려가 크다.문 정부의 경제 정책 중 폐기가 시급한 것이 탈원전이다. 그런데도 정부 에너지 정책의 뼈대를 짜는 워킹그룹은 2034년까지 원전 비중을 10% 밑으로 떨어뜨리는 내용의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석탄발전소를 절반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같이 내놨다. 이렇게 될 경우 전기료의 급격한 인상 등 부작용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로 원전 수출이 원천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다. 탈원전에 따른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났는데도 오히려 탈원전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것은 잘못이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내팽개치고 엉뚱한 곳에서 헛심을 쓰는 것만큼 우매한 일은 없다.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고 문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것은 코로나 대처 덕분이지 경제 성과를 내서가 아니다. 경제 충격이 계속되고 국민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면 지지율 폭락 등 민심의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경제를 뒷걸음치게 한 소득주도성장·탈원전 같은 경제 정책을 폐기하고, 규제 완화와 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현실에 맞는 경제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경제 위기 돌파는 요원하다.

2020-05-12 06:30:00

[사설]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우려하던 ‘둑’이 터졌다

[사설]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우려하던 ‘둑’이 터졌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지역 확산세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우려하던 일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 감염 사태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지금은 긴장과 경계의 끈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없는 상황임을 이번 사태는 여실히 확인시켜 준다.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에서 드러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력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10일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직접 방문자 43명과 2차 감염자 11명 등 모두 54명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더 나올지 가늠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 1천936명 가운데 637명만 추적됐을 뿐 나머지는 신원조차 불명이라고 하니 걱정이 태산 같다.문제의 이태원 클럽은 성 소수자가 드나드는 장소인지라 방문자 가운데 상당수가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고 음지로 숨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동선을 한시라도 빨리 파악해 자가격리 조치하고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예삿일이 아니다. 일찍부터 클럽 등 유흥업소에서의 집단 감염 우려가 크다는 경고가 많았는데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이번 일이 터지자 서울시와 경기도가 유흥업소 집합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뒷북 대처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99명의 확진자를 파악해도 1명을 놓치면 방역 전선이 도루묵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사태는 확연히 보여준다. 며칠째 지역 감염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긴장을 늦춘 데 따른 뼈아픈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당장은 목전에 닥친 중·고교 개학부터가 걱정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건 당국, 경찰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최대한 신속히 추적하는 데 가용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 클럽 방문자들도 숨는 게 능사가 아니라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국민들도 다중시설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생활 방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2020-05-11 06:30:00

[사설] 코로나 진정세에도 여전한 ‘대구경북 포비아’

지난 2월 우리 한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코리아 포비아'로 곤욕을 치렀다. 세계인들이 한국민을 바이러스의 숙주라도 되는 양 극도의 기피 대상으로 치부하는 바람에 엄청난 모멸감을 감수해야 했다. 국제사회의 한국인 입국 봉쇄와 규제가 다반사였고, 외국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이 쫓겨오는 일까지 벌어졌다.해외 여행 중이던 신혼부부 팀이 여권을 압수당하고 격리되는가 하면, 코로나 발원지였던 중국으로부터 훈계를 듣고 역차별을 당하는 기막힌 일도 겪었다. 중국 눈치를 보던 정부가 우물쭈물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친 참담한 귀결이었다. 그 와중에 대구는 신천지 예수교회발(發) 코로나 폭증세로 최대 감염 지역의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다.그러나 무차별 감염 확산의 공포 속에서도 허둥대는 정부의 방역 대책과 몰상식한 종교 집단의 행태, 일부 정치세력의 망언과 모욕까지 감내하며 대구경북은 '코로나 블루'를 의연히 극복해냈다. 한국이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거듭나는 최일선에서 악전고투를 벌인 곳은 바로 대구경북이었다. 그렇게 지역의 코로나 사태가 완연한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대구경북 포비아'는 여전하다.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타 지역에서 대구경북을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이 코로나 초창기에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을 대하던 무분별한 시각과 다른 게 무엇인가. 타 지역 사람들이 대구경북에 오는 것을 꺼리는 것은 물론 수도권 기업에서는 지역 출신 임직원들의 고향 방문조차 터부시한다. 대구경북 출신자에 대한 입국 심사 과정도 유별나게 엄격하다. 대구를 아직도 전염병의 온상으로 보는 듯하다.어느 지역이건 코로나 확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2차 재유행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주말까지 대구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우리는 방역 체계 변화와 개학을 앞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상생의 생활 태도와 공동체 정신이 중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국격이다.

2020-05-11 06:30:00

[사설] 정의연, 기부금 수입 사용처 1원도 빠뜨리지 말고 공개하라

[사설] 정의연, 기부금 수입 사용처 1원도 빠뜨리지 말고 공개하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성금이 피해자를 위해 쓰이지 않았다"고 한 데 대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정대협)가 해명에 나섰다. 정의연은 1992년 7월, 1993년 7월, 2017년 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1억350만원을 이 할머니에게 생활지원금으로 지원했다는 영수증 및 계좌이체 전표를 홈페이지에 올렸고, 국세청 홈택스에 2016~2019년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 실적 명세서'를 공시했다.그러나 이런 해명으로 '지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는 이 할머니의 주장을 '기억의 왜곡'으로 몰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1992년부터 2017년까지 지원한 1억350만원이 과연 정의연의 기부금 수입에 비춰 '적정한' 액수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1992년부터 올해까지 28년간 1억350만원이면 연평균 369만원이다. '그것밖에 안 됐어'라는 소리가 나올 만한 액수다.국세청 홈택스에 공시한 자료는 그 이유를 짐작게 한다. 정의연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9억1천606만원을 기부금 수입으로 모금했으나, 피해자들에 대한 현금 지원은 9억2천14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약 18.7%에 그쳤다.이에 대해 정의연은 "성금은 피해 할머니들을 지원하고 관련 책을 출판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 전반에 쓰여왔다"고 한다. "우리는 구호단체가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라고도 했다.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활동 전반'에는 어떤 것이 있고, 활동마다 언제 얼마나 성금이 쓰였는지 1원도 빠뜨리지 않고 공개하는 것은 물론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진위를 검증받아야 한다.이 할머니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이름과 지장·도장이 찍혀 있는 영수증과 계좌이체 전표까지 보관해 놓을 만큼 투명하고 치밀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면 '활동 전반'에 쓴 돈의 회계처리 또한 그럴 것이다. 정의연은 지금 최대의 '도덕성 위기'에 처했다. 이는 이 할머니를 '치매 노인' 취급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2020-05-11 06:30:00

[사설] 엄혹한 과제 짊어진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 사령탑에 지난달 총선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꺾고 5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이 선출됐다. 대구경북이 지역구인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기는 지난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은 이후 5년 만이다.주 원내대표에게 축하보다는 채찍질이 필요할 것 같다. 주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가 전례 없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현재 통합당이 처한 현실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위태롭다. 우선 내부적으로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총선 뒤 통합당은 왜 참패했는가에 대한 진솔한 자기 진단이 없었다. 대신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되느니 안 되느니 집안싸움을 벌였다. 지지율을 20% 밑으로 곤두박질하게 한 '자해'(自害)였다. 이 분란은 지금도 내연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당의 총의를 모아 내는 게 주 원내대표의 최우선 과제다. 참패 원인에 대한 현미경 분석과 회생의 길 모색은 물론이다.대외적 난제는 더욱 엄혹하다. 총선 직후 21대 국회에서 여권은 압도적 의석을 바탕으로 국회 운영을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를 확인해 주듯 더불어민주당의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는 "통합당 새 원내대표와 협의에서 '일하는 국회법'을 먼저 통과시키겠다"며 일전(一戰)을 예고했다.'일하는 국회법'의 내용을 보면 독주하겠다는 뜻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선 국회 법제사법심사위원회의 체계 자구 심사권 폐지이다. 이 권한은 야당이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를 폐지한다는 것은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머릿수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처리 기간을 최대 330일에서 45일로 단축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역시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지금보다 더 빨리 처리하겠다는 의도이다.국회법이 이렇게 바뀌면 우리의 의회 민주주의는 '다수 독재'로 전락한다. 주 원내대표는 이를 막는 선봉에 서야 한다. 매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비상한 각오와 결기로 무장해야 한다. 여기서 지면 통합당은 두 번 죽는 꼴이 된다. 그런 점에서 주 원내대표는 가혹한 시험대에 섰다고 하겠다.

2020-05-09 06:30:00

[사설] ‘수요집회에 이용당했다’ 폭로한 위안부 할머니

[사설] ‘수요집회에 이용당했다’ 폭로한 위안부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관련 단체에 이용만 당했다"며 위안부 단체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 28년간을 이어온 "수요집회에 더는 참석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는 7일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또 다른 맺힌 한을 풀듯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위안부 대책 관련 단체에 그동안 이용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향해서는 "자기 사욕 차리려고 위안부 문제 해결 안 하고 애먼 데 가서 해결하겠다고 한다"며 날을 세웠다.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들 중에서도 가히 '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07년 미국 의회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했고,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이 일화는 2017년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만들어졌다. 주연 나옥분 역을 맡은 배우 나문희 씨의 실제 모델이 이용수 할머니였다. 그런 할머니가 위안부 관련 단체에 일갈하고 더 이상 함께하지 않겠다고 결별을 선언한 것은 상징적이다.이 할머니의 "귀한 돈과 시간을 쓰지만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는 말은 폐부를 찌른다. "올바른 역사 교육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대화를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증오를 부추기는 집회 대신 한일 대화와 교육을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수요집회를 없애더라도 사죄와 배상은 백 년이 가도 받아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선 데모가 아니라 교육이 필요하다"며 관련 단체와 선을 그었다. 정의기억연대에 대해 "자기들과 함께하는 할머니는 피해자라며 챙기지만 단체에 없으면 피해 할머니라도 신경 안 쓰는 걸 봤다"는 고백은 아픈 대목이다.위안부 문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은 대표적 과거사였다. 한때 한일 합의를 통해 진전을 이루기도 했지만 관련 단체가 개입하며 사태 해결은커녕 외교적으로 더 꼬여온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 그 아이콘인 할머니가 새 해법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기억이 올바르지 않은 한 할머니의 푸념쯤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 한일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20-05-09 06:30:00

[사설]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는 북한군 GP 총격 ‘오발’ 주장

[사설]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는 북한군 GP 총격 ‘오발’ 주장

지난 3일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GP(감시초소) 총격 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설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북한군의 '도발'임에도 '오발'이라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군이 문재인 정권의 대북 유화정책에 '코드'를 맞춰 '국민의 군대'로서 '국민에게 충성'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합동참모본부는 '우발적 총격'이라고 했다. 유엔사가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이다. 드러나는 사실은 합참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준다. 합참은 남북 양측 GP 사이의 거리가 1.5∼1.9㎞이고, 북한군이 총격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14.5㎜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는 그보다 짧은 1.4㎞라고 했다. 도발은 유효 사거리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상식이며 따라서 의도적 도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그러나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군 고사총의 평지 사격 유효 사거리는 3㎞라고 한다. 대공 사격은 1.4㎞이지만 평지 사격은 탄환이 중력을 덜 받아서 3㎞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합참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합참은 지난 6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북한군의 GP 보유 화기는 6종이며 그중 14.5㎜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는 3㎞라고 적시했다. 이렇게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북한의 '도발'을 '오발'로 무마하려는 의도 말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북한군의 총격 후 군의 늑장 대응도 문제다. 합참은 군이 현장에서 신속히 대응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무려 20분이나 걸렸다. 초소장이 사단장에게 보고한 뒤 사단장이 다시 명령을 내리느라 그랬다는 것이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군 GP는 그야말로 초토화됐을 것이다. 왜 그랬을까. 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일선 지휘관의 판단과 행동을 묵시적으로 제약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하다.북한군 총격에 대한 합참의 거짓 설명은 과연 국민이 지금 우리 군을 믿어야 하느냐는 심각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2020-05-08 06:30:00

[사설] 등교 연기에 대한 대구시장의 발언 좀 더 신중했어야

[사설] 등교 연기에 대한 대구시장의 발언 좀 더 신중했어야

대구시의 생활방역 전환 보류 입장과 한층 강화된 방역 대책 추진 방침이 적잖은 혼선을 빚고 있다. '대구는 아직도 안심할 수 없다. 조금만 더 참고 조심하자'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특별담화문 취지에 시민들은 대체로 수긍을 하면서도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학생들의 등교 수업 연기 검토 발언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대구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할 때 고3은 교육부의 방침대로 등교를 하더라도 나머지 학년은 온라인 수업을 좀 더 연장하는 게 방역적 관점에서 옳다고 본다"는 발언에 대해 교육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사전 협의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당황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시교육청은 더욱 난감한 입장이다.우선 '대구만의 방역 대책' 중 등교 일정 조정에 관한 공식적인 사전 협의 절차가 없었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대구시장의 발언을 무시할 수도 없고, 교육부의 방침을 거부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시교육청은 일단 교육부 방침에 따를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른 일정 변경의 여지도 남기고 있다.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대구만 전체적인 등교 일정을 미룰 수도 없다. 그러니 초미의 관심사인 개학에 대한 대구의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언제 등교하라는 것이냐"는 항변이 나오는 것이다. 교육부의 등교 방침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애초에 환영과 우려가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수업 결손 해소와 코로나 재확산 불안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개학은 코로나 종식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방역의 최종 성패를 결정짓는 최대의 관건이기도 하다. 코로나 방역 전환의 분수령을 이루는 등교 문제의 중대성과 민감성을 고려할 때 시장의 발언은 교육계와 좀 더 심도 있는 사전 협의를 거치는 신중함을 보였어야 했다.

2020-05-08 06:30:00

[사설] 공중시설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 조롱거리 돼선 안 돼

[사설] 공중시설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 조롱거리 돼선 안 돼

최근 대구시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권을 발동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대중교통 수단과 공중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 대구시의 의도인데, 시민단체가 행정명령권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저항에 부닥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권 발동이 대구지역사회 비난의 빌미로까지 이용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논란은 대구시가 자초한 감이 없지 않다. 시민생활에 제약을 가하는 사안인 만큼 깊은 고민이 선행됐어야 했다. 전국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는 마당에 대구만 마스크 착용이 강제되는데 시민 불만과 저항이 안 생기겠는가. 게다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권 발동은 대구가 국내 최초이고 위반 시 벌금도 최고 300만원이나 된다. '시민을 계도와 통제 대상으로 보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라는 반발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대구시가 밝혔듯이 행정명령권 발동의 1차 목적은 시민들의 자발적 마스크 착용 촉구다. 하지만 대중교통수단과 공공시설에서 방역 요원의 거듭된 마스크 착용 권유에 저항하고 문제를 일으킬 경우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설명이 애초부터 부족했다. 처벌보다 마스크 착용 촉구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엄포' 성격 짙은 행정명령권 발동이라고 읽히는데, 처벌이 부각되면서 논란이 커졌다.대중교통수단과 공중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법을 떠나 당분간 당연히 지켜야 할 예절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대구는 자칫 방심하다가 언제 다시 2차 대유행을 맞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찬성률이 93%에 달한다는 대구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행정명령권 발동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행정명령이라는 용어가 주는 어감이 강하긴 하지만 자기 자신과 지역사회 건강을 지키는 보루라는 관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2020-05-08 06:30:00

[사설] 파탄 지경 대구경북 경제…맞춤형 정부 대책 절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3%를 기록했다. 대구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8월 -0.1% 이후 처음이다. 경북은 -0.4%로 16개 광역시·도 중 가장 낮았다. 대구경북 소비자물가가 전국 평균(0.1%)을 크게 밑돈 것은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경제 충격이 지역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코로나 경제 충격은 전국적 현상이지만 대구경북은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의 76.1%가 지역에서 쏟아지면서 경제 활동이 마비됐고, 이로 인한 경제 추락이 지표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지난 3월 대구와 경북의 광공업 생산액은 4.7%, 0.7% 줄어 전국 광공업 생산액이 7.1%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대구와 경북의 대형판매점 판매액은 40.1%, 20.8% 감소했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 매출은 절반으로 떨어졌고 일부 업체는 도산 위기에 몰렸다. 섬유산업은 90% 가까운 기업이 단축 조업을 하는 실정이다.대구경북 경제는 이제부터 위기가 시작이라고 할 정도로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정부는 대구와 경북 일부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경제 회복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기간산업 등 큰 틀의 대책은 정부가 제시했지만 지역 경제를 위한 대책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확보를 위해 경제 파급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사업(SOC) 예산 삭감에 나서 지역 경제는 더욱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대구경북 경제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노력만으로는 헤어 나오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과감한 지원이 시급하다. 지역 경제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는 데 도움이 될 대책을 정부가 내놔야 한다. 대구경북 맞춤형 경제 지원 방안을 정부가 꼼꼼히 챙겨 생사기로에 선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바란다.

2020-05-07 06:30:00

[사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마중물 되어야

[사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마중물 되어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긴급재난지원금이 이달 중순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지급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이다. 또한 경색된 '경제 모세혈관'에 피가 다시 돌게 하려는 경제정책이기도 하다. 이를 놓고 지금까지 논란이 많았지만 시행에 들어간 이상 이제는 정책 효과 극대화를 위해 모두가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도민에게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을 10만원씩 지급한 경기도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액이 같은 기간 타 광역시보다 7%포인트 높게 나왔다. 가구당 40만~100만원씩 배분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이보다 더 클 것이란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 정부가 현금 지원을 저소득층에 국한하고 지원금 사용에 지역 제한 및 시한을 둔 것은 옳은 결정이다. 국민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고 골목 상권과 영세 상공인들의 응급 매출을 늘리는 마중물로서 긴급재난지원금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의당 그래야 한다.하지만 이 점을 악용해, 긴급재난지원금을 노린 '바가지 상혼' 또는 '상품권 깡' 등의 부도덕한 상술이 횡행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일부 지역에서 상품 및 재화의 가격 인상 사례가 있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 및 소비자단체의 모니터링과 단속이 필요해 보인다. 동네 상권 입장에서도 얌체 상술은 소비자 신뢰 상실로 이어지기에 장기적으로 소탐대실이다.사상 초유의 정책인 만큼 긴급재난지원금이 과연 얼마만큼의 경제적 승수효과를 거둘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힘들다. 물경 12조원이 넘는 예산이 긴급 수혈됨으로써 꽉 막힌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겠지만, '밑빠진 독'이 돼 재정난만 부추기는 포퓰리즘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얼마나 정교하고 세밀하게 정책을 집행하는가가 관건이다. 지원금 실제 지급 시기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계획을 더 정비하고 가다듬어 운용의 묘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2020-05-07 06:30:00

[사설] 코로나가 불러온 대구시민의 고통과 희생은 어디까지인가

[사설] 코로나가 불러온 대구시민의 고통과 희생은 어디까지인가

"대구는 아직 안심하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없는 상태이다. 정부 방침보다 한층 강화된 방역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특별담화문을 대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종지부를 찍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전국적인 상황과는 다른 대구만의 삭막한 현실에 대한 소외감과 박탈감 때문일 것이다.대구는 코로나 확산으로 일대 혼란을 겪었다. 전국 코로나 확진자 중 63.5%가 대구에서 발생했다. 아직도 완치 후 재양성 환자는 물론 무증상 전파자가 상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까지도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확진자들이 발생한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대구시가 정부의 생활방역에 보폭을 맞추면서도 지역 상황에 맞는 특별한 방역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버스와 도시철도, 택시 등 다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공공시설에서 마스크 쓰기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공연장과 도서관, 미술관, 체육관 등 실내 공공시설의 휴관 연장과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생활복지 시설 개방 시기도 재검토할 방침이다.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학생들의 등교 개학도 지역 상황에 맞게 재조정하는 방안을 대구시교육청과 논의 중이라고 한다.대구시는 이를 위해 방역 당국과 감염병 전문가, 의료계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시민 참여형 상시방역 체계'를 구축한다. 혹시 모를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성급한 일상 복귀보다는 방역에 좀 더 무게를 두며 조금씩 일상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하지만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충격과 피해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대구는 전염병 환란과 경제적 고통 속에 외부의 모멸적인 언사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제 대구 학생들의 학습권 박탈은 물론 상대적인 학력 저하까지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대구 시민이 껴안고 살아야 할 정신적·물질적인 피해와 상대적인 박탈감은 누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2020-05-07 06:30:00

[사설] 순차적 등교 수업 정착에 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

전염병 대란으로 닫았던 학교 문을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연다. 교육부가 발표한 '등교 수업 방안'에 따르면 먼저 입시가 촉박한 고3이 13일 첫 등교를 하는데 이어, 20일에 고2·중3과 초1~2학년이, 27일엔 고1·중2와 초3~4학년이 학교에 간다. 중1과 초5~6학년의 등교일은 6월 1일이다. 코로나 대응 체계의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과 황금연휴 후 보름간의 주시 기간을 감안한 결정이다.중·고교와 달리 초등학교의 경우 저학년이 먼저 등교하는 까닭은 가정에서의 돌봄 부담과 원격수업 적응 어려움 등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유치원 휴업도 20일부터 풀린다. 또한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60명 이하 소규모 초·중학교는 13일부터 전 학년이 등교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생활 속 방역이 가능한 농어촌이기 때문이다.교육부의 방침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도 환영과 우려가 교차한다. 장기 수업 결손 해소에 따른 안도와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분위기이다. 이제부터 관건은 안전한 등교와 수업 유지를 위한 후속 조치이다. 등교 수업과 방역에 대비한 사안별 세부 지침도 당연히 나와야 할 것이다.등교까지 남은 기간 교육부와 보건 당국, 일선 학교는 학습과 안전을 위한 준비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등교를 앞두고 학생 출결·수업·평가·기록 가이드라인을 면밀하게 작성하는 것 또한 교육 당국의 책무일 것이다. 방역 모범국으로 3월 등교를 시행했던 싱가포르가 확진자 급증으로 다시 학교 문을 닫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확진자가 나오는 학교에선 자가 격리 기간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원격수업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등교 수업은 코로나 종식을 위해 거쳐야 할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코로나 사태의 종식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형 코로나 방역의 최종 성패를 결정 지을 학생들의 등교 수업 유지에 온 국민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이유이다.

2020-05-06 06:30:00

[사설] 통합당 원내 신임 지도부 구성에 TK 정치권, 제 역할하라

[사설] 통합당 원내 신임 지도부 구성에 TK 정치권, 제 역할하라

8일 미래통합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실시된다. 4·15 총선 참패 후유증을 수습하고 거대 여당 폭주를 견제할 보수 야당의 전열을 가다듬는 터닝 포인트다. 대구경북(TK) 정치권 입장에서는 보수 정치세력에서 차지하는 '지분'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원내 지도부 구성에 쏠린 지역민 관심이 지대하다.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5선으로 당내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권영세(4선)·이명수(4선)·김태흠(3선)과의 경쟁 구도에서 유일한 영남권 인사다. 그가 이번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TK는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은 이후 5년 만에 원내 사령탑을 배출하게 된다.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정책위의장으로는 김상훈·윤재옥·류성걸·송언석·추경호 등 TK 당선인들이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을 시작으로 통합당 지도부 구성과 국회 상임위 배정 등 21대 국회 원내 구성 협상이 본격화된다. 통합당 84석 지역구 의석 가운데 30%가량인 24석을 배출한 TK 정치권이 국회에서 합당한 지분을 확보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180석 거대 여당과 정권의 폭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야권에는 강한 추진력과 동력이 필요한데 TK 당선인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맡아야 한다.대구경북 유권자들이 '보수의 심장' '보수의 보루'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선거 때마다 보수 정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TK 정치권은 당내 중추 세력이 되지 못한 채 주변부만 맴돌았다. 그러나 이제 그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지역민의 지지와 관심이 실망과 분노로 변하지 않도록 TK 정치인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21대 의정 활동에 임해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김해 신공항 대응, 대구 취수원 이전, 사드 배치 지원 등 대구경북 숙원 과제와 현안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라도 TK 정치인들은 국회 중심 무대에 서야 한다.

2020-05-06 06:30:00

[사설] 방사광가속기 입지 선정, 정치 아닌 과학으로 정해야

[사설] 방사광가속기 입지 선정, 정치 아닌 과학으로 정해야

사업비가 1조원대에 이르는 국책사업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입지가 8일 발표될 예정이다. 경북 포항을 비롯해 충북 오창, 강원 춘천, 전남 나주 등 지방자치단체 4곳이 유치 경쟁 중이다. 6조7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13만7천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인 만큼 입지 선정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다른 지역들도 장점을 갖고 있지만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포항이 적지(適地)임은 객관적으로 입증된다. 포항은 이미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와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있어 건설 및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한 포스텍과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울산과학기술연구원 등 3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이 인접해 있어 기초·원천 연구를 하는 데 적합하다. 방사광가속기 사업이 집적(集積)을 통한 국가 과학기술 발전 및 국가 과학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포항의 장점이다.하지만 입지 선정과 관련 정치적 입김에 의해 좌우될 것이란 얘기가 나와 우려가 크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나주에 유치를 약속해 논란을 일으켰다. 포항을 비롯해 유치에 나선 지역들이 정권 차원에서 나주로 결정해 놓고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비판 대상이 되고 있는 한전공대에 가속기까지 나주에 주는 것은 정권이 지나치게 호남에 특혜를 주는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대구경북은 원전해체연구소 등 국책사업이 정치적 요인으로 결정된 탓에 피해를 봤다. 이 때문에 국가 기초과학 역량을 좌우할 방사광가속기 사업은 정치 논리가 아닌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입지가 정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입지 선정은 정부 발표대로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특정 지역 이익이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국가 발전에 가장 유익한 곳이 어디인가를 따져 입지를 정하면 공정성 시비는 물론 탈락 지역 반발도 차단할 수 있다. 정치가 아닌 과학으로 입지 선정이 이뤄지기를 거듭 촉구한다.

2020-05-06 06:30:00

[사설] 상주 관광지 입구에 내걸린 ‘괴기 인형’, 혐오스럽다

요즘 상주의 유명 관광지인 성주봉 휴양지에 가면 괴기스러운 인형들이 입구에서 관광객을 맞이한다. 피 칠을 한 사람을 연상시키는 인형 100여 개가 한옥 외부 담벼락과 대문 등에 주렁주렁 내걸린 모습이 보는 사람을 기겁하게 만들고 해괴하다. 관광객과 시민 모두 너무 무섭고 불쾌하다는 반응 일색이다.성주봉 휴양지는 상주시가 조성해 직영하는 곳으로 휴양림과 한방산업단지, 한방사우나 등이 조성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오컬트 공포 영화에 나올 법한 인형이 내걸린 곳은 성주봉 휴양지 입구에 위치한 3천400여㎡의 민간 한옥이다. 괴기스러운 인형을 내건 이유에 대해 소유주는 "시의 재산인 줄 착각하고 무단침입하는 관광객들로부터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라고 해명하고 있는데 전혀 납득이 안 가는 주장이다. 그런 용도라면 바리케이드나 경고문, 잠금장치 정도만으로 충분하다.소유주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과 관련해 상주시는 무슨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소유주는 도예명장 이학천 씨가 상주시로부터 땅을 분양받아 지은 이 한옥이 경매에 나오자 2016년 입찰에 응해 낙찰받은 바 있다. 그가 "식당이나 펜션 등으로 활용해 보려고 하는데 상주시에서 용도변경이 안 된다고 해 매물로 내놨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고 취재진에게 답한 것을 유추해 봐도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경위야 어찌됐든간에 불특정 다수의 혐오감과 공포감을 유발시키는 행동을 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고 윤리적으로도 부적절하다. 소유주는 흉물스러운 인형을 하루빨리 철거하는 게 마땅하다. 상주시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언론 보도가 나갈 때까지 "사유 시설물이라서 손쓸 방법이 없다"며 진상 조사나 철거 시도에 나서지 않았다. 지자체가 직영하는 관광지 입구에 혐오감을 주는 인형들이 버젓이 내걸리는 세태가 개탄스럽다. 상주시는 하루빨리 해법을 찾아라.

2020-05-05 06:30:00

[사설] 북한군의 우리 군 GP 총격, ‘오발’이라고 감쌀 일인가

북한군이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GP(감시초소)에 총격을 가한 데 대한 군 당국의 감싸기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GP 외벽에 총탄 네 발이 박힌 사실은 조준사격일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데도 합동참모본부는 오발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지만 의도적 도발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그 근거라고 제시한 것이 "전방 시계(視界)가 안 좋았다" "북한군 교대 시간이었다" "북한군 GP가 우리 군 GP보다 지형적으로 불리한 위치였다" 등 구차한 소리였다. 합참은 북한 대변인이라도 되는가.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총격에 사용된 화기(火器)가 구경 14.5㎜ 중기관총 4개를 한데 묶은 고사총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은 GP마다 1정씩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우선 우리 군 GP와 북한군 GP 간 거리는 1.5~1.9㎞로, 오발로는 이 정도 거리에서 한 발도 아니고 네 발을 한군데에 맞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고사총 등 중화기는 오발 사고 방지를 위해 2중, 3중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총기를 격발 상태로 전환하려면 여러 차례 조작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작 실수에 따른 오발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의도적 도발이 아니라는 합참의 설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그렇다면 합참의 '오발론'은 다른 목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사안의 엄중함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선전하는 것 중 하나가 9·19 군사합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남북 접경 지역인 서부전선의 창린도 방어부대의 해안포대 사격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이번 총격은 그런 사실의 재확인이다. '합의'라는 종이 쪼가리가 평화를 지켜주지 않는다. 단호한 대응과 대북 대비 태세가 없으면 평화는 신기루일 뿐이다.

2020-05-05 06:30:00

[사설] 코로나 실직 공포 모두 함께 이겨내야

4월 30일 부처님오신날과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이은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도민의 표정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 모처럼 야외로 가족 나들이를 떠나고 친지 간에 모임을 가져도 얼굴에 내비친 일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방역의 몸부림 뒤에 도사리고 있는 대량 실직의 공포야말로 시도민의 얼굴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가장 큰 원인일지도 모른다. 코로나의 횡행은 심각한 경제난을 동반하고 있다. 사실상 휴폐업 상태에 놓인 숱한 기업과 업체에서 얼마나 많은 실직자들이 거리로 내몰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로 인한 가정적·사회적 고통이 어떠한지 우리는 IMF 외환위기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했다.일감이 몰리던 시절에는 연휴기간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출근을 해도 휴일수당을 받을 수 있어 박탈감이 상쇄되었다. 그러나 이번 연휴에는 상당수 직장인들이 회사의 강권으로 원치 않은 휴가를 내야만 했다. 연휴가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정작 더 큰 두려움은 회사가 폐업을 하거나 자신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치 않은 실직자가 3월 한 달 사이에만 59만 명에 달했다. 201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특히 대구지역에서 종사자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근로자의 날' 근무자의 출근율과 수당을 받은 비율 또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이제 눈앞에 닥친 실업의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면 코로나 극복 모범국가라는 찬사도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보다 신속하고 실제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정부 지원에만 매달려서는 위기를 넘을 수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고용안정책과 기업의 해고 회피 노력은 물론 근로자들도 급여 삭감과 순환휴직제 등을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2020-05-05 06:30:00

[사설] 태영호·지성호는 과연 국민 불안케 한 선동자인가

[사설] 태영호·지성호는 과연 국민 불안케 한 선동자인가

북한 김정은이 1일 공개 활동을 재개하자 여당이 '김정은 위중설'을 제기한 탈북민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나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장했고, 지 당선인은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여권에서는 이런 발언들을 겨냥해 '탈북자발 가짜 뉴스'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선동' '무책임한 발언' 등의 비난이 나왔고, 청와대도 이에 가세했다. '특이 동향은 없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설'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태·지 당선인은 할 말이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음은 부정할 수 없게 됐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북 문제에서 두 당선인의 신뢰도도 큰 손상을 입었다. 그런 점에서 두 당선인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향후에도 북한 관련 발언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그렇다고 태·지 당선인이 국민을 불안케 하려고 선동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정은이 20일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것, 특히 김일성 생일날인 지난달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누구든 '건강이상설'을 떠올리게 할 만했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적자(嫡子)'임을 과시하는 행사로, 김정은은 권력을 잡은 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두 사람의 발언은 이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 국민을 불안케 하려는 '선동' '가짜 뉴스'라는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태·지 당선인 발언의 파장이 커진 것은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탈북자 출신으로 정확한 북한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일반 국민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지난 20일간 국민은 김정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살아 있다면 건강한지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혼란은 미국 정부나 CNN 등 해외 유력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혼란의 출처가 어찌 태·지 당선인만이겠나.

2020-05-0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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