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국내 철강업계 상황 아예 무시한 부산시의 중국기업 유치

부산시가 중국 철강기업의 투자를 받아 국내 업체와 합작으로 연 60만t 규모의 냉연 스테인리스강 공장 건립을 추진하자 포항 경제계와 노동계 등 각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상의, 철강협회, 금속노조 등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세계 1위 중국 스테인리스강 제조사인 칭산강철의 부산 공장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부산시의 중국기업 투자 유치는 미·중 무역 분쟁을 피해가는 우회 투자의 빈틈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 냉연 스테인리스강 제조업 기반을 뒤흔드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냉연 스테인리스 강판 제품을 둘러싼 국제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특히 중국·대만 등 일부 철강 업체들은 덤핑도 불사하며 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다. 유럽연합이 2015년 중국·대만에서 수입되는 냉연 강판에 11~25.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이나 지난해 7월 베트남이 대만·중국·말레이시아 등 냉연 강판에 6.64~37.29%의 반덤핑 관세를 물린 것도 그런 결과다. 당시 중국 제품에도 17.4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됐다.현재 수입 냉연 강판의 국내 시장 비중도 40%에 이른다. 이제 수입 차원을 넘어 중국 철강회사가 국내에 공장을 세우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선다면 우리 철강 업계가 받을 타격은 매우 크다. 포항시 등 각계의 반발이 큰 것도 이런 상황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자칫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 5천여 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더욱이 '사드' 사태 때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이 8조원이 넘는 손해를 봤고, 우리 국민의 중국 이미지도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이런 때에 부산시가 투자 유치를 이유로 경솔하게 처신을 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일이다. 부산시는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급급할 게 아니라 우리 업계의 형편과 분위기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2019-06-12 06:30:00

[사설] 수억원 시민 혈세 낭비한 대구시 도시 브랜드 개발 작업

수억원을 들여 3년 넘게 새 도시 브랜드 개발에 공을 들인 대구시가 기존 '컬러풀 대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권영진 시장 취임 후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도시 브랜드 개발 작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만 것이다. 시민 혈세 낭비에 시간, 인력을 허공에 날려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대구시는 2015년부터 5차례 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170여 개에 이르는 새 브랜드 안을 도출하고 '핫플레이스 대구' 등을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공무원 및 시민 대상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신규 후보군보다는 컬러풀 대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에 동그라미 5개 중 검정을 빨강으로, 분홍을 보라로 색상만 바꾸기로 했다.도시 브랜드 개발에 들어간 예산이 3억5천200만원으로 동그라미 색상 1개 교체에 1억7천600만원을 쓴 셈이다. 각종 공문서와 시설물을 색상이 바뀐 브랜드로 교체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차라리 색상을 바꾸지 않았다면 시민 혈세 낭비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애초 대구시는 2004년부터 사용해온 컬러풀 대구를 두고 "대구의 정체성이 부족해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했다. 그러나 동그라미 두 개 색상만 바꾸고 컬러풀 대구 유지 결정을 하면서는 "대구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하게 표현하게 됐다"고 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고, 의미만 잔뜩 부여해 브랜드 개발 실패를 덮으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도시 브랜드 교체는 우여곡절이 불가피하다. 서울시 브랜드 'I·SEOUL·U' 경우 처음엔 의미가 와 닿지 않는다는 등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이 알고 있고, 7명은 호감을 느끼고 있다. 시민 혈세, 시간, 인력 낭비도 문제지만 기존 브랜드를 뛰어넘는 새 브랜드 개발에 실패한 대구시를 보며 시의 역량이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2019-06-12 06:30:00

[사설] 한국당, 지역 공헌 없거나 무능 다선 의원 공천 배제해야

자유한국당에서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구경북이 물갈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쇄신의 대상이 되거나 친박(친박근혜)계를 특정해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결단코 반대한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문제 있는 의원들을 제대로 솎아내는 공천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한국당 공천을 주도하는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 지난 6일 '큰 폭의 물갈이'와 '친박계 책임론'을 언급한 이후 지역 의원들이 불안에 떠는 모양이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 정치력 위축' '하향식 내리꽂기 가능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한다.이들의 항변은 타당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의 여론이다. 지역민은 한국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긴 해도,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는 혐오하고 손가락질한다. 공천에서 배제할 유형은 ▷지역 공헌도가 없는 웰빙 의원 ▷지방의원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는 의원 ▷지방선거 등에서 온갖 구설에 오른 의원 ▷존재감 없이 선수만 쌓은 의원 등이다.이런 유형은 지역에서 한국당을 욕 먹이고 무능한 집단으로 인식하게 한 주범이다. 이들은 반드시 걸러내야 할 대상이지만, 과거 경험에서 보면 교묘한 처신과 줄서기로 오히려 수월하게 공천장을 받아쥐었고, 애꿎은 인사가 물을 먹곤 했다.한국당이 달라졌음을 입증하려면 '자를 사람은 자르고, 살릴 사람은 살리는' 투명하고 정확한 공천이 돼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고 변화이자 지역민이 바라는 바다. 친박계 배제론도 쓸데없는 논쟁이다. 한국당에서 '친박'에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일 잘하고 국가·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느냐가 공천 기준이 돼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국당이 제대로 물갈이하지 않으면 지역민에게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2019-06-11 06:30:00

[사설]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지역 경제 살릴 불씨 되기 바란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 윤곽이 드러났다. 구미시·경북도로부터 구미형 일자리 투자 유치 제안을 받은 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추락한 대구경북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구미시·경북도와 지역 정치권의 유치 노력에다 구미 시민들의 협조가 밑거름돼 구미에 첨단 생산시설 유치 첫 단추를 끼운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1천 명이 넘는 일자리가 생기고 수천억원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침체한 구미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실패로 구미를 비롯해 대구경북 전체가 상실감이 큰 상황에서 LG화학의 투자가 실현된다면 지역에 희망의 불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LG화학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곳 중 13곳과 국내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구미에서 생산될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전체 생산원가의 약 40%에 달할 만큼 배터리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외국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던 양극재 공장을 구미로 유치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이제 중요한 것은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시행착오 없이 안착하는 일이다. 노사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구성원 간 이해 충돌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지 않으면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 투자에 어려움이 없도록 부지 공급이나 행정절차 간소화 등에 노력해야 한다. 또 2천 곳이 넘는 중소기업을 구미형 일자리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구미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친화적 도시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필두로 지역 경제가 비상할 수 있는 제2, 제3의 방안을 찾고 실현하는 데 지역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할 것이다.

2019-06-11 06:30:00

[사설] 설 곳 없는 동물화장장, 광역 행정의 공론화로 길 찾자

늘어나는 반려동물과 달리 사후(死後) 처리를 위한 대구 서구의 동물화장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시설 허가를 둘러싼 반대 주민 시위와 소송전으로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 시대 흐름과 함께 이제는 필요 시설로 인정되는 동물화장장인 만큼 대구시가 나서 갈등을 풀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무엇보다 대구시의 적극적 관심이 요구되는 까닭은 동물화장장 설치를 두고 지금까지 소송전으로 버티는 서구청 행정의 한계 탓이다. 서구청은 지난 2년 넘게 소송을 끌다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동물화장장 설치 추진 사업자에게 진 뒤에도 올 4월 건축 허가를 않아 곧바로 행정소송을 당하게 됐고, 이어 5월에는 행정심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날로 되돌아간 셈이다.이 같은 사업자와 서구청 간의 소송 재연은 임시방편으로, 또다시 긴 시간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공론화 행정이 절실한 까닭이다. 민간사업과 별도로 공공시설로 동물화장장을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증거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 동물화장장 설치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대구경북의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만도 벌써 123만 마리를 넘어섰다. 그러나 사후 처리 시설로는 청도와 구미 두 곳뿐인 데 반해, 연간 처리 능력도 1천800마리에 그치는 수준이다. 해마다 8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죽고, 화장을 바라는 반려 인구가 6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시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불편 해소는 물론, 지금처럼 소송전으로 행정력 낭비로까지 이어진 동물화장장 문제를 그냥 두기보다 대구시가 나서 해법을 찾는 일은 마땅하다. 대구 8개 구·군에다 인근 경북지역도 넣어 공모를 통한 입지 선정과 혜택 제공 등으로 갈등을 푸는 행정을 펼 만하다. 대구시·경북도 광역 행정은 바로 이럴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2019-06-11 06:30:00

[사설] 내년 총선서 소탐대실 뻔한 靑·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카드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시도지사가 이번 주 김해신공항 기본 계획안 국무총리실 이관 검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해신공항 문제가 주무 부처인 국토부를 떠나 총리실로 넘어가 검증이 이뤄진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청와대·여당 압력으로 총리실로 넘어가 검증에 들어갈 게 뻔하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전초 단계가 김해신공항 건설 백지화이기 때문이다.김해신공항 건설 문제의 총리실 이관 검증은 옳지 않다. 국토부가 국내외 최고 공항 전문가들을 동원해 2년이나 연구한 끝에 김해신공항 확장 결론을 내렸다. 또 국토부는 10여 차례에 걸쳐 부울경 측이 주장한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면 부울경 주장은 누가 검증단에 참여했는지 밝히지도 않은 채 몇 개월에 걸쳐 진행한 용역 결과에 근거한 데 불과하다. 이런 사정들을 무시하고 총리실로 이관돼 검증이 시작된다면 김해신공항 문제가 완전히 정치적 문제가 되는 것이다.총리실 이관 검증은 검증 과정은 물론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김해신공항 건설로 일단락됐던 지역 갈등이 다시 폭발하고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총리실로 이관돼 검증이 이뤄진다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종결점, 김해신공항 건설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총리실이 주무 부처인 국토부 결정을 무시하고 국가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문재인 대통령이 촉발한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내년 총선에서 부울경 민심을 잡으려는 카드 중 하나로 변질됐다. 가장 큰 우려는 청와대와 여당의 압력에 굴복해 총리실이 정부 정책을 뒤집는 결정을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은 부울경을 잡으려는 소탐(小貪)으로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꺼냈다가는 대구경북을 비롯해 수도권 등 전국 민심을 잃는 대실(大失)을 범할 것이란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2019-06-10 06:30:00

[사설]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다면 남북 정상회담은 해서 뭐하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9일 KBS에 출연해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전 제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신속한 개최가 가능한 환경"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으로, 그 발언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제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고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이런 해석은 지난 7일 청와대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시사로도 뒷받침된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북한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원칙적으로 남북 지도자가 만나서 나쁠 것은 없다. 자주 만나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현안 해결에도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안 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만나는 것은 만남을 위한 만남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그 의지란 바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확인된 것은 핵을 놓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의지뿐이었다. 지난달 4, 9일 두 차례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그런 김정은의 뜻이 확고함을 재확인해줬다.이런 사실은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기대할 것은 별로 없을 것임을 말해준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그랬듯이 공허한 말잔치에 웃는 얼굴로 사진만 찍는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남북 정상회담은 할 필요가 없다. 국민에 대한 '희망고문'일 뿐이다. 그럼에도 문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것은 경제 위기 등 국내 실정(失政)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정치적 계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9-06-10 06:30:00

[사설] 지역 관광산업 도약 시험대 될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

대구경북이 2020년을 '대구경북 관광의 해'로 선포하고 지역 관광진흥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7일 서울 국제관광산업박람회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내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 성공과 협력을 약속했다. 대구경북이 지역 관광 발전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것은 2016년 '대구경북 방문의 해' 이후 두 번째다.최근 몇 년 새 대구경북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요 관광지로서 면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구경북 관광 위상에 비춰보면 이런 변화는 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정부와 민간단체, 여행사들이 협력해 콘텐츠 확충과 인프라 개선, 지역 이미지 제고 등 관광진흥에 땀을 쏟은 결과다.이런 점에서 대구경북 관광산업의 앞날은 꽤 밝은 편이다. 그러나 글로벌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큰 주목을 받으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국내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제주 등과 비교해 지명도나 자원, 인프라,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열세다. 최근 한 단체가 전국 2천370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 희망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대구경북은 고작 2.5%에 그쳤고,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중 대구경북 방문자가 3%라는 통계도 대구경북의 현주소를 말해준다.그렇지만 대구경북을 찾는 관광객 수가 매년 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2014년 17만 명이던 대구의 외국인 관광객이 2018년 55만 명으로 늘었고, 경북도 지난해 52만 명이 찾았다. 노력 여하에 따라 지역 관광 경쟁력이 높아질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려면 대구경북만의 '코어 콘텐츠' 개발을 통한 브랜드 파워 향상과 인프라 확충, 홍보마케팅 강화, 서비스 개선 등 관광 환경을 크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대구경북 고유의 전통문화에다 자연생태 자원, 근대문화유산, 의료관광 등 자원을 더욱 넓히고 스토리를 강화할 때 지역 관광산업이 꽃을 피우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2019-06-09 18:18:59

[사설] 낙동강 새 떼죽음 조사, 힘 모아 제대로 해야

안동의 낙동강 상류 왜가리·백로 집단 서식지에서 해마다 발견되는 수백 마리 조류 떼죽음 원인 조사를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걱정스럽다. 대구환경청이 밝힌 것처럼 겉은 민관(民官)합동조사이나 관(官) 위주로 흐를 우려성이 제기된 탓이다. 게다가 안동시는 새 떼죽음 규명보다 되레 쇠제비갈매기 새끼 부화로 '청정 안동호' 홍보에 열을 올리는 엇박자로 환경단체의 빈축을 사고 있다.새 떼죽음 원인을 밝혀 오염원을 찾으려 꾸린 민관합동조사단에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안동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같은 환경단체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민관합동조사를 벌인다는 대구환경청 발표는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대구환경청이 직원 실수라 해명했지만 석연찮다. 미리 환경단체의 참여나 역할 분담 등을 조율하지 않았다는 증거다.환경단체 주장처럼, 대구환경청 등 합동조사 참여 기관단체가 연구·조사 결과를 이들 단체에 통보만 할 터였다면 처음부터 환경단체 배제를 꾀했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그랬다면 민관 구성의 합동조사단 그림부터 잘못 그린 꼴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말 제대로 민관합동조사를 하려면 환경단체와 협의, 제 역할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 참여할 환경단체 역시 성공적 조사, 결과를 위한 조화로운 활동이 필요하다.그런데 이번 조사에 합류한 안동시 행정도 생뚱맞다. 중금속 유입이 걱정될 안동호를 낀 만큼 안동시는 피해 당사자로 더욱 새 떼죽음 규명에 앞장서야 마땅하다. 하지만 안동시는 안동호에서 새끼를 부화한 쇠제비갈매기와 관련, 큰돈을 들여 '청정 안동호' 홍보에 열을 올려 어색한 모습만 부각시키고 있다. 수십 마리 새끼 부화가 반갑지만, 수백 마리 새 떼죽음을 덮을 만큼은 아니어서 앞뒤가 바뀐 모양새이다.이번 민관합동조사는 어느 참여 기관단체의 이해를 떠나 낙동강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뭇 생명체를 위한 국가정책 사업인 만큼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참여할 기관·단체의 힘을 모은 원인 규명이 절실하다. 또 다른 새들의 애꿎은 희생은 물론, 장차 예상되는 낙동강변 영남 사람들 피해도 미리 막기 위해서다.

2019-06-08 06:30:00

[사설] 보이스 피싱 범죄, 국가 차원의 대책 세워라

전화 사기(보이스 피싱) 범죄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피해자와 피해 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 피해액만 1천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대로라면 올 한 해 전체 피해액이 6천억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보이스 피싱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조차 그 수법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경찰력만으로는 보이스 피싱 범죄를 근절하기가 힘들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국내 보이스 피싱 범죄는 지난 2006년 처음 등장해 지난해까지 누적 피해액이 1조5천억원에 달했다. 2016년 1천924억원이던 피해액은 2017년 2천431억원, 2018년 4천44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만7천743명이던 피해자도 올해는 5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아무리 보이스 피싱 범죄 예방을 당부하고 범인 검거에 나서더라도 범죄 조직은 이를 비웃듯 진화하고 있다.특히 보이스 피싱 범죄는 신규 대출이나 저금리 대출 전환이 가능하다는 '대출 빙자' 혹은 '대출 갈아타기'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개 유출된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제2금융권 대출자들을 표적으로 노리기 일쑤다. 대다수 서민인 피해자들을 헤어날 수 없는 고통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다.범죄 조직은 검찰이나 경찰, 금감원 등 국가 기관을 사칭하는데 이 역시 일반 서민들로선 속수무책이다. 최근에는 '팀 뷰어' 등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해 범죄 조직이 마음대로 피해자의 은행 정보를 넘나들 수 있도록 한 수법도 만연하고 있다.범죄의 심각성에 비해 정부의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범죄 수법을 알리고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경찰에 빨리 연락하라는 정도로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경찰력만으로 보이스 피싱 범죄를 막을 수 있었다면 피해액과 피해자 수가 지금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보이스 피싱은 사회안전망을 무너뜨리는 악성 범죄다. 지금처럼 두면 그 피해는 더 확산될 것이다. 검찰과 경찰, 금감원, 금융기관 등을 망라하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하루가 급하다. 이야말로 정부의 역할이다.

2019-06-08 06:30:00

[사설] 한수원, 서울 유혹 떨치고 지역 밀착 경영으로 돌아와야

한국수력원자력이 본사를 경주로 옮긴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울만 바라보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은 드러나지 않고 별다른 성의도 보이지 않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취지가 무색하다. 도대체 한수원이 경주에 왜 내려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지역민의 입방아에 오르는 공기관이 됐다.한수원이 올 초 단행한 대외 업무 창구를 바꾼 사례만 봐도 지역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외부와 접촉하는 대외 업무와 관련해 지역은 경주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서울은 본사가 각각 맡기로 업무 분장을 바꿨다. 한수원이 경주로 이전하기 전의 방식으로 되돌아갔고, 본사는 아예 지역과 접촉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실제로 한수원이 지난달 25일 경주 시민을 위해 마련한 '2019 한수원아트페스티벌' 개막식에 고위 임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행사는 경주 월성원자력본부의 업무일 뿐, 본사가 할 일은 아니라는 태도로 보여진다.이처럼 지역을 무시하는 것은 사장이 전문가가 아닌, 정권의 낙하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 출신인 정재훈 사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수원 경영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정부 정책을 충실히 따르려다 보니 조직을 탈원전에 맞춰 개편하는 등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이 나온다.정치인 출신이 낙하산으로 온 한국도로공사도 지역을 홀대하고 교류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서울로 복귀하려는 생각만 갖고 있으니 지역과 소통할 필요성도, 의무감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귀찮은 대상으로 여기는 듯하다. 공기관이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공헌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지역에 있을 이유가 없다. 이럴 바에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라는 목소리가 쏟아질 것이다.

2019-06-07 06:30:00

[사설] 김원봉이 '국군 창설의 뿌리'라는 관제(官制) 역사 왜곡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일제강점기 때 무장 독립 투쟁을 벌였으나 이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로 평가했다.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광복군에 편입돼 연합군과 함께 일본군과 싸웠고 이렇게 통합된 광복군의 군사적 역량이 광복 후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는 것이다. 김원봉이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된 광복군의 대일 항쟁의 한 흐름이라는 뜻이다.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하기 위한 자락 깔기로 해석되는 발언이다.김원봉의 광복 전 행적과 광복 후 행적을 분리해 전자만 부각시키는 전형적인 선택적·편파적 해석이다. 김원봉은 의열단을 조직해 무장 투쟁으로 일제에 저항했으나 1948년 4월 남북 협상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해 국가검열상,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의 요직을 역임했다.특히 1952년 3월 "미제 약탈자와 그 주구들에 반대하는 조국해방전쟁(6·25)에서 공훈을 세웠다"며 김일성으로부터 최고 상훈(賞勳)의 하나인 노력훈장까지 받았다.이런 전력의 김원봉을 국가유공자로 서훈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적화(赤化)를 획책했던 인물을 건국 공로자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독립유공자에게 주는 '독립유공자훈장'은 건국(建國)훈장이고, 이는 상훈법 11조에 "대한민국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 기초를 공고히 하는데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한다"고 명시돼 있다.'국군 창설의 뿌리'라는 평가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뿌리라고 양보해도 그 줄기인 국군에 총부리를 들이댄 것으로 이미 뿌리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6·25전쟁 참전 용사와 전사자들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역사의 관제(官制) 왜곡이자 해석으로, 지성(知性)의 황폐화이기도 하다.

2019-06-07 06:30:00

[사설] 대구 공무원들 출장비 조작 의혹, 낱낱이 밝혀야

대구시가 서구청과 달성군청을 뺀 6개 구청에 '출장여비 집행실태 조사계획' 공문을 보냈다. 한 퇴직 공무원이 대구 공무원들의 허위 출장 기록과 이에 따른 과다 출장비 수령 의혹을 공익 제보 형태로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제보처럼 의혹이 사실이라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퇴직 공무원의 행동이다. 먼저 공직 사회의 비리 의혹 제보를 위해 정보공개 청구로 지난해 1년간의 6개 구청 직원들의 출장 내역과 행정정보 시스템 접속 이력 등을 직접 모은 점이다. 또 자신이 몸담은 공직의 어두운 부분을 들추기 쉽지 않은 분위기에도 이를 바로잡으려 신고한 사실도 그렇다.그가 과거 목격했고 확보한 자료로 제기한 부당 출장비 수령 의혹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대구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혀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조사 결과, 사안에 따라 사법 처리는 물론 징계나 허위 출장비 환수 조치도 해야 한다. 액수의 정도를 떠나 이는 명백한 세금 도둑질이나 다름없다.앞서 경북도청에서는 지난 2016년 대구에서 안동·예천의 신도청으로 옮긴 뒤 직원들 사이에 초과근무 수당을 받으려 저지른 근무기록 허위 작성 행위와 같은 범죄가 지난해 불거졌다. 경북도청이 뒤늦게 부랴부랴 개선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가는 소동이 빚어진 지 불과 1년여 만에 또다시 이런 의혹이 대구 공직 사회에서 터졌으니 공익 제보 조사 결과가 궁금할 뿐이다.어느 때보다 대구가 처한 힘든 사정을 모르지 않을 대구 공직자들이 제 호주머니 채울 욕심에 하루 1만~2만원의 세금 도둑질에 너도나도 나서는 그런 도덕적 해이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대구시가 엄정한 조사와 마땅한 조치를 망설이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비록 바늘 도둑의 비리 싹일지라도 일찌감치 잘라 소도둑이 되는 후환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2019-06-07 06:30:00

[사설] 낙동강 상류 새의 떼죽음, 원인 반드시 밝혀야

올 들어 지난달 5일부터 9일 동안 낙동강 상류인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일대 왜가리·백로 집단 서식지에서 100마리 넘는 새들의 폐사체가 발견됐다. 지난 2017년 300여 마리, 지난해 200여 마리에 이어 또다시 새들이 집단 죽음을 맞은 셈이다. 반복되는 낙동강 상류 새 떼의 폐사체 발견이 놀랍고 두렵지 않을 수 없다.낙동강 상류에서 되풀이되는 왜가리 등 조류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사실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 새들의 폐사체는 과거와 달리 극히 짧은 기간에 일어난 것이어서 더욱 걱정이다. 집단 폐사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중금속에 오염된 낙동강 어류를 먹이로 한 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이는 과거 조사에서 안동호 토양과 어류의 몸속에서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된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낙동강 상류인 경북 북부는 폐광산이나 영풍석포제련소처럼 중금속 배출을 의심받는 시설이 여럿 있다. 이어지는 왜가리, 백로 등의 떼죽음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마침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 안동시는 물론 낙동강환경사랑보존회 등 민관(民官) 8개 기관·단체가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합동으로 '안동댐 왜가리·백로 서식지의 번식 및 폐사실태 조사연구' 용역사업에 들어갔다. 이번에 이뤄질 민관 합동정밀조사를 통해 반드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이들 생명체의 죽음을 통한 자연의 경고는 인간을 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처럼 그냥 두면 다음 차례 희생은 자명하다. 특히 낙동강 물을 마시고 어쩔 수 없이 낙동강에 기대야 하는 대구경북인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합동 조사에 나서는 기관·단체 참여자들의 어깨가 무거운 까닭이다. 힘들지만 원인을 명백히 밝혀 이젠 말없는 생명체의 떼죽음을 막아야 한다.

2019-06-06 06:30:00

[사설] 보훈 가족의 '북한 사과' 발언이 전할 가치가 없다는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북한을 도와주더라도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한 유가족의 발언을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에 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서 1950년 8월 자원입대했다가 두 달 만에 전사한 김재권 일병의 아들 성택 씨는 "화해는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며 "69년이 지나도 사무친 원한이 깊은데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평화를 말한다면 또 다른 위선이고 거짓 평화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청와대도 참석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김 씨의 다른 발언과 사연은 자세히 전달했지만 사과 발언은 전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행사를 기획한 의도가 뭐냐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청와대는 해명이라고 한 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발표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였다.기가 막히는 가치 전도이다. 김 씨의 발언은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소개할 가치가 없는 것'이란 소리 아닌가. 북한의 침략으로 가족을 잃은 보훈 가족에게 북한의 사과만큼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이라면 무엇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다는 것인가.문 대통령의 '무반응'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지자면 '북한 사과'는 김 씨에 앞서 문 대통령이 먼저 했어야 할 발언이다. 그것이 보훈 가족에 대한 진정한 예우이지 듣기 좋은 얘기만 하고 웃는 얼굴로 사진만 찍는 게 예우가 아니다.그런 점에서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공동체의 품위를 높이고 국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 "보훈 가족을 보듬는 정부가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공허하게만 들린다.

2019-06-06 06:30:00

[사설] 통계는 0%대라는데 지갑 열기가 무서운 물가 오름세

올 들어 물가가 안정적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소비자 체감물가는 매우 높아 국민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7% 상승했다. 이로써 올 들어 5개월 연속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0개월 연속 0%대 상승률 이후 두 번째로 길다.통계치만 놓고 보면 요즘 물가는 '디플레이션' 소리가 나올 만큼 바닥권이다. 그런데 국민이 소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물가와 통계치 사이에는 큰 괴리감이 있다. 1~2년 전과 비교해 같은 금액을 지불해도 장바구니가 훨씬 가볍고, 칼국수 한 그릇에 7천~8천원 아래로는 찾기 힘들어 대다수 서민은 손가락이 굳어질 정도다.5월 지역 소비자물가도 각각 1.2%, 0.8% 올라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여기에다 체감물가의 기준인 생활물가지수를 보면 지역 물가 오름세는 더욱 확연하다. 생활물가지수는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의 가격 변동만 집계한 것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 0.9% 올라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상승 폭이 훨씬 컸다.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안정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올 들어 농축산물 가격 안정도 물가가 낮게 유지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낮은 물가를 피부로 느껴야 하는데 물가가 싸다고 느끼는 국민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물가의 허점이 분명 있다는 의미다.생활물가가 비싸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건 서민이다. 생필품 가격 상승이 서민 주머니 사정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세를 납득시키려면 보다 촘촘하고 엄격한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입맛에 맞는 통계 수치만 강조한다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19-06-06 06:30:00

[사설] 청와대, 야당과 회담조차 못하는 정치 무능력 심각한 수준

청와대가 여야 대표 회담 개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5당 대표 회담이라는 형식에 집착하다가 자유한국당에 번번이 퇴짜를 맞고 명분과 실리 모두 놓치고 있다. 입만 떼면 국회 정상화를 강조하던 청와대가 한 달 가까이 여야 대표 회담조차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정치력과 정국 주도력이 안타까울 정도로 저급한 수준임을 드러냈다.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KBS와의 대담에서 여야 5당 대표 회동, 또는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제안한 뒤 지금까지 회담 형식을 놓고 벌인 '핑퐁 게임'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청와대는 일대일 회담을 원하는 한국당에 5당 대표 회담→5당 대표 회담 후 일대일 회담 고려→5당 대표 회담 동시 일대일 회담을 차례대로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청와대는 2일 한국당이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담과 3당 교섭단체 대표 회담'을 역제안하자 이 또한 거부했다. 청와대가 제1야당을 대등한 국정 파트너로 대하지 않는 한 회담 성사는 쉽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청와대가 여야 대표 회담을 열어 국회 정상화, 추경 통과 등 현안 해결에 의지를 보이긴 하지만. 대응 방식은 아마추어 수준이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국당을 겨냥해 '독재자의 후예' '기본과 상식 지켜달라' 등의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내면서 회담을 성사시키겠다고 애쓰는 것은 이율배반의 전형이다.여야 대표 회담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한국당의 버티기도 있지만, 대통령의 잘못이 훨씬 크다. 문 대통령이 경제가 어렵다며 무려 7차례나 추경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하면서 대표 회담 협상 하나 성사시키지 못해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시급한 국정이 중요하지 야당과의 '감정싸움'이나 회담의 형식이 무슨 대수인가. 청와대의 정치적 무능력과 판단력이 우려스럽다.

2019-06-05 06:30:00

[사설] 영풍제련소, 안팎 토양 정화 서둘러라

대법원이 최근 영풍석포제련소가 봉화군을 상대로 낸 토양오염 정화기간 연장 요청 행정소송에서 제련소 승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5년 3월 봉화군이 제련소 내 오염토양의 2017년 3월 기한 정화 행정명령을 내리자 이에 불복한 제련소 소송에 법원은 2018년 2월 1심부터 이번 판결까지 회사 편에 섰고 이로써 제련소 안 오염토양 복원은 더욱 더디게 됐다.이번 대법원 판결이 환경오염에 무감각한 제련소에 잘못된 신호를 줄까 걱정이다. 법원 판결은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한 궁여지책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1~3심을 통해 일관되게 봉화군이 제시한 기한 내 토양 정화가 어렵다는 제련소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여 결과적으로 환경보다 기업의 말만 존중한 꼴이 됐다.이는 제련소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봉화군의 오염토양 정화 행정명령은 2015년 3월이고 기한은 2년 내였다. 제련소는 2019년 3월까지로 2년 연장을 요청했고, 거부되자 소송으로 2018년 2월 1심, 올 2월 2심, 6월 2일 대법원 판결로 이겼지만 봉화군에 2020년까지 1년 추가 연장을 또 요청한 터다.오염된 땅을 정화하라는 봉화군의 행정명령이 있고 4년이 흘렀지만 제련소의 토양 정화 이행률은 10% 선에 그친다. 소송으로 세월만 보냈을 뿐, 실제 정화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는 이유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법 뒤에 숨어 시간만 보내며, 정작 썩은 땅에 대한 배려나 복구의 뜻을 두지 않은 탓이다.게다가 제련소는 지난해 12월 공장 주변 토양오염에 대해서도 이미 봉화군으로부터 2020년 11월 30일까지 중금속 오염토양을 정화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을 따지면 법원 판단이 더욱 개탄스럽다. 환경단체 요구처럼 제련소 폐쇄가 힘들다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련소는 오염토양 정화에 매달려 속도를 내야 한다. 법을 방패로 버티는 일은 더는 안 된다.

2019-06-05 06:30:00

[사설] 터무니없는 '3공단 괴담' 상식적인 판단과 분별력 아쉽다

지역사회의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을 비집고 최근 가짜 뉴스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몇 달새 SNS나 입에 입을 타고 빠르게 퍼진 '대구 3공단 연쇄 자살' 소문이 대표적인 사례로 아무런 근거 없는 헛소문이 확대재생산된 결과다. 이런 괴담은 시민 불안 심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정상적인 여론 생성이나 상황 인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요구된다.'3공단 괴담'의 요지는 계속된 불경기로 기업 사정이 어렵자 사업주와 노동자 여러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인데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건이 없고 선뜻 사실로 받아들이기도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소문이 꼬리를 물고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자극적인 괴담을 만들어내고 마치 실제 있었던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대중의 착각과 편향된 현실 인식을 부르는 헛소문이라는 점에서 당국은 그 배경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예방 대책도 세워야 한다.물론 가짜 뉴스가 화젯거리가 되고 거리낌 없이 통용되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환경 요인도 송두리째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책임한 가짜 뉴스를 부지불식간에 언급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거나 지역사회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문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신중한 접근법이 절실하다. 대구가 처한 현실과 괴담은 근본적으로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없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괴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시민 문의가 이어지자 북부경찰서는 그제 "시중에 떠도는 갖가지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북구의 한 의원도 관계 기관에 소문의 실체를 직접 확인한 뒤 SNS를 통해 뜬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런데도 '카더라' 식의 소문이 숙지지 않고 있다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상식선에서 가짜 뉴스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민의 지혜와 분별력을 기대한다.

2019-06-05 06:30:00

[사설] 안전성 논란 영주댐, 과학적·객관적 정밀 조사 필요하다

영주댐을 놓고 벌이는 내성천보존회와 수자원공사 간 공방이 구조물 안전성 논란으로 옮겨가며 확전 중이다. 내성천보존회는 최근 "댐에 심각한 균열에다 기울어짐·뒤틀림 현상까지 보이며 붕괴 위험이 높다"면서 또다시 영주댐 철거를 주장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7월 정밀검사 A등급 결과를 내세워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영주댐은 4대강 정비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프로젝트로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을 가로막은 댐이다. 2009년 착공해 7년 만인 2016년 준공한 중형 댐으로 모두 1조1천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그런데 댐 건설 계획 때부터 내성천 생태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수몰민 이주 대책, 문화유적지 피해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 10년간 지역사회의 가장 큰 갈등의 불씨가 되어왔다.특히 내성천보존회를 중심으로 영주댐 녹조 현상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온 데 이어 최근에는 댐 안전성 문제점도 집중 제기하고 있다. 연약 지반 위의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에 인근 주민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며 철거해야 한다는 게 보존회 측 논리다. 반면 3일 예정한 외부 전문가 현장 특별점검이 보존회 측의 불참으로 연기되는가 하면 용수 공급을 위해 담수를 촉구하는 주민 요구가 거세지는 등 지역사회 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지금으로서는 어느 쪽 주장이 타당한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과학적인 구조물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뒤에 결과를 공개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비용이 들고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는 일이 있더라도 정밀 점검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상대를 납득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4대강 보 수문 개방 등에서 보듯 논란이 큰 사안일수록 성급한 결정은 금물이다. 다만 영주댐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수자원공사도 다양한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2019-06-04 06:30:00

[사설] 경북도, 일몰제 대상 공원 매입할 예산 확보 나서야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경북에서는 공원 면적 60% 이상이 사라질지 모른다. 매일 산책하고 등산하는 공원이 갑자기 없어지면 누구라도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년 7월이면 이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경북도와 23개 시군은 대책 마련에 소홀하기 짝이 없다.지방자치단체가 20년 넘도록 공원으로 조성하지 않아 도시계획에서 해제되는 경북지역 공원 면적은 44.4㎢다. 경북 전체 공원 면적(72.4 ㎢)의 61.3%에 달하고 울릉도 절반 이상의 방대한 크기다. 일몰제 대상 공원 매입에 필요한 예산은 3조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경북도나 시군이 준비한 예산은 거의 없다.지자체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아파트, 상가를 짓는 일이다. 민간 업체가 공원용지 중 30% 미만을 개발하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꾸며 기부채납하는 방식이지만, 제대로 진척될 리 없다. 아파트, 상가가 들어설 만한 입지는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과 겹칠 수밖에 없어 주민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멀쩡한 산을 깎고 자연환경을 훼손해 난개발 가능성도 높다.구미는 공원 3곳을 민간 업체에 맡겨 개발하려 했지만, 아파트 공급 과잉을 우려한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포항, 안동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로 좌초 위기다. 민간 개발 방식은 주민 반발만 불러올 뿐, '공원 보존'이라는 원래 목적을 살리기 어렵다.지자체가 주요 거점 공원을 매입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몰라라 한다고 해서 지자체도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경북은 범어공원 문제로 홍역을 겪는 대구는 물론이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광역지자체들과 연대해 대처해야 한다. '공원도 국민 복지의 일환'이라는 공감대를 앞세워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예산 확보에 나서는 방법 외에는 없다.

2019-06-04 06:30:00

[사설]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낮추는데 경제위기 아니라는 정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가운데 이번엔 한국경제연구원이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2.2%로 수정해 발표했다.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 목표치인 2.6~2.7%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주요 기관들이 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전망한 까닭은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끌던 수출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건설·설비 투자 둔화 폭이 확대된 데다 소비까지 회복이 더뎌 경제가 '삼중고'의 늪에 빠졌다. 일본 노무라증권 등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춰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국민 대다수가 경제위기를 체감하는데도 정부는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 여러 경제지표 동향으로 볼 때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고까지 하는 것은 과도한 지적"이라고 했다. 이래 놓고도 추경 언급을 하면서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추경 처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경제 수장이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 보느라 경제위기를 위기라고 말도 못하는 지경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식의 낙관론으로는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 무리한 낙관론을 고집하지 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소득주도 성장 부작용을 인정하고 경제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낮은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 개혁과 규제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OECD도 확장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말로는 경제위기로 고통을 당하는 국민을 달랠 수 없다는 사실을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깨닫기 바란다.

2019-06-04 06:30:00

[사설] '공안검사는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박원순의 무지와 오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공안검사 경력을 겨냥해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라고 한 것은 이 나라의 이른바 '진보·좌파'들의 오만과 무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박 시장은 1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공안검사는 크게 보면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고 손발이었다"며 "공안검사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더러 독재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 시추에이션(상황)인가"라고 비판했다.황 대표 면전에서 자유한국당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한 문 대통령의 '세상 보는 눈'을 빼다 박았다. 그것은 이른바 진보 정권은 '민주 정부', 보수 정권은 '독재 정부'라는 절망적 흑백논리다. 이런 생각의 틀에서는 보수 정권에서 재직한 공안검사는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고 손발'이란 낙인(烙印)과 이른바 '인권변호사'를 공안검사의 대척점에 놓는 '성역화'는 필연적이다.이런 생각의 틀은 보수 정권이 왜 독재 정권인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닥치고' 그렇다는 일방적 단정만 있을 뿐이다. 이는 자신이 틀리고 상대방이 옳을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나만 옳다는 독선이고 민주적 다양성을 거부하는 반민주적 오만이다.그 논리적 귀결은 무지이다. 공안검사는 검찰이라는 국가 기능의 한 부분이다. 국가가 국가이려면, 특히 남북 대치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생존·발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기능이다. 황 대표가 아니라도 누구든 해야 했을 일이다. '진보 정권'으로 분류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도 공안검사가 없어지지 않았던 이유다. 이는 문 정부도 마찬가지 아닌가.그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국가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시장은 국가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도 갖추지 못했다. 이런 인사가 여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군에 들어간다니 한심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치학 개론부터 다시 공부하기 바란다.

2019-06-03 06:30:00

[사설] 한국당, 막말로 대응해서야 대안 세력 될 수 있나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대변인이 돌아가며 막말을 하거나 저급한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여당을 공격하더라도 품격 있는 말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논란을 불러올 언어 구사력을 보이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한국당이 이런 행태로 어떻게 건강한 대안 세력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모도 있는 것 같다"고 한 것은 막말의 전형이다. 아무리 문 대통령의 지도력을 부정하더라도 김정은과 비교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 정 의장은 발언 후 사과는커녕 "(언론에서) 제 얘기를 왜곡하고 있다"고 항변했으니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나경원 원내대표는 같은 날 "여당이 '뗑깡'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생떼' '억지'라고 해도 될 것을, 일본어에서 나온 속어까지 쓰는 걸 보면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민경욱 대변인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는 부적절한 글을 SNS에 올렸다. 문 대통령이 헝가리에 구조대를 급파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말한 것을 겨냥했지만, 유족의 절박한 심정을 생각하면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문 대통령만 공격할 수 있다면 국민의 불행마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심보가 아니라면 비유할 수 없는 말이다.황교안 대표가 "정권이 우리 당에 막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 한국당은 '막말 프레임'에 갇힐 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이 정책적 대안을 들고 국민에게 신뢰를 얻어야지, 한 건 위주의 막말로 점수를 따려 해서는 미래가 없다. 한국당은 '설화'(舌禍)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2019-06-03 06:30:00

[사설] 낙동강 상류에 폐광한 텅스텐 광산 채굴 허가가 웬 말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과 봉화군 경계의 폐광된 쌍전광산의 206만9천360t 텅스텐 채굴 허가로 주민들 반발이 드세다. 한 업체가 지난 4월 경북도의 채굴 계획 변경 인가와 울진군의 산지 사용 허가 절차를 밟았지만 옛 광산의 악몽에 시달린 주민들로서는 그럴 만하다. 행정 당국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따질 일이다.주민들의 영업 재개 반대는 당연하다. 무엇보다 이 광산의 나쁜 기억으로 뒤처리 문제가 그렇다. 지난 1969년 광산 개발이 시작되고 1983년 휴광, 1986년 재개발 후 1980년대 말 폐광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뒷정리를 팽개쳐 비소가 주변 하천에 흘러들고 농도가 기준치의 최대 10배를 넘어 환경을 오염시켰으니 말이다.폐광 이후 적치장에 버려진 8만2천200㎥의 채광물이 유실된 탓에 주변 하천 오염은 피할 수 없었다. 남은 채광물 역시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17억9천만원을 들여 오염 방지 사업을 벌이는 등 뒷마무리에 나서야 했다. 광산업체는 채굴의 열매만 따먹고 나 몰라라 했고 뒷정리를 위해 아까운 국민 세금이 투입된 꼴이었다.그렇잖아도 환경단체 등은 이미 영풍제련소가 인근 임야와 낙동강 상류 주변에까지 중금속 등의 오염원이 돼 공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는 터이다. 그런데 이번 인·허가로 경북 북부에 텅스텐 채굴 영업이 재개되면 회사 설명처럼 환경오염을 걱정 않아도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별도 작업장에서의 제련 작업과 오염 물질 배출 예방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다.경북도와 울진군은 인·허가에 맞게 회사 측이 과연 충분하고 제대로 된 오염 방지 대책을 세웠는지를 반드시 살피고 철저한 검증도 필요하다. 대책이 미흡하면 인·허가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하천 오염으로 주민을 불안케 하고 정부가 혈세로 또다시 뒤 청소나 하는 옛날의 악몽과 어리석음은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2019-06-03 06:30:00

[사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더 미룰 수 없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 시설(맥스터)이 들어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경주 월성원전(1~4호기) 내 맥스터 추가 건립을 주관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출범했지만 미덥지 않다. 정부는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지역 주민 등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위원회를 꾸렸다. 주민들은 재검토위가 맥스터 추가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역 주민들의 현실을 배려해 줄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주민들은 다음 달 10일 별도의 대책위원회 출범을 예고했다.월성원전의 맥스터는 포화율이 90%를 넘겼다. 2021년 11월이면 완전 포화된다. 월성보다는 낮다지만 발전소별로 이미 저장시설 포화율은 80~90%를 넘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늦어도 2년 안에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추가 건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폐기물 보관 장소가 없어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전기 대란이 불가피해진다. 정부가 저장 시설 포화를 이유로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꼼수를 부릴 생각이 없다면 맥스터 추가 건립은 하루가 급한 일이다.국가 에너지 자원으로서의 원전에 대해 주민들은 대승적이다. "맥스터 추가 건립을 반길 주민은 없다"면서도 "이미 폐쇄한 월성 1호기를 제외한 월성 2~4호기 운영을 위해선 추가 맥스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경주 주민들은 이미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장을 수용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원전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해 지역 경기마저 얼어붙으면서 겹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경주뿐 아니라 원전을 보유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는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후핵연료에 지역자원시설세를 과세하는 지방세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그런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내에 임시 저장되어 있고, 그에 따른 잠재적 위험은 지역 주민들이 안고 있다. 이에 대한 응분의 보상과 주민 안전을 위한 재원 확충을 위해 자역자원시설세 과세는 당연한 측면이 있다. 이야말로 발등의 불이 된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추가 건립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9-06-01 06:30:00

[사설] 대통령 한마디에 날아간 국가 미래 재정건전성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내년에는 40%를 넘어서고 2022년에는 45%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2018~2022년 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한 전망치 41.6%보다 3.4%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2022년 국가채무는 당초 예상치 897조8천억원에서 971조원으로 70조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이는 홍 부총리가 구상했던 재정운용계획의 대폭적 후퇴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국가채무비율 40%가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홍 부총리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달 30일 발언은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의 '추궁'과 '지시'에 소신을 바꿨음을 보여준다. 당시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과감한 재정 확장 정책'을 주문했다. 말이 좋아 '재정 확장'이지 빚이 늘어나는 것에 구애되지 말고 돈을 마구 풀라는 소리다.이런 지시는 내년 총선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경제상황 악화로 여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세금을 풀어 선거를 치르겠다는 얘기다. 결국 전문 경제관료의 중립적인 중장기 정책 판단이 정치인인 대통령의 초단기적인 정략적 이해타산에 눌려버린 것이다.그 결과는 재정건전성의 희생이다.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에서 유지해야 할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 경제위기 때 재정이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는 '경험칙'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대외 여건 변화에 상당히 취약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에게 안긴 고통은 이를 절절히 실증한다. 우리가 국가채무를 다른 국가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문 대통령이 선창하고 홍 부총리가 추임새를 넣는 재정 확장 정책은 이와 정반대로 가겠다는 소리다.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적 자살 예비이다. 문 정권의 정략적 이익에 국가경제가 희생될 수는 없다.

2019-06-01 06:30:00

[사설] 나라가 위태롭다

온통 어수선하고 불안하다. 정치는 여야 대치로 막장을 향해 치닫고 있고, 경제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노조가 '강경 투쟁'을 일삼고 있어도, 공권력은 실종 상태다. 곳곳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힘겨루기, 악다구니가 판을 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일자리 없는 청년과 소상공인·영세사업자는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악인 취급을 받는 기업인들은 기업을 접거나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과거에는 이 같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힘을 모아 극복했지만,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경제가 위태로우면 정치는 정쟁을 멈추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지만, 요즘은 그것조차 기대할 수 없다. 여당과 야당은 상대가 '폭망'하길 바라고 있으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어려운 경제 사정에 정치까지 엉망이니 서민들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정치 혼란의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고 져야 한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야당과 협치를 모색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격을 일삼고 있으니 본말이 뒤집혀 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 당시의 다짐은 사라졌다. 상대가 좋든 싫든 간에 국민 30% 지지층을 가진 정치 세력을 적대시하고 배척해서는 '정치 복원'이 될 리 없다.문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혐오하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포기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도 중단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이 뒷걸음치고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는데도, '흘러간 노래'를 틀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듯이, 소주성 포기는 경제 주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기에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간다. 외교는 주변 강대국에게 이리저리 차이는 신세가 됐고, 노사는 더욱 적대적으로 변했다. 규제 개혁은 구호만 있을 뿐, 도리어 후퇴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이상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난국을 극복하는 방법은 '원칙'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적폐 청산'이나 '역사 바로 세우기'는 민생보다 앞설 수 없다. 진영 논리가 아니라 합리적인 질서, 조화와 협력의 사회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할지 모른다.

2019-05-31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 '정부 실패'로 가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가 도를 넘고 있다. 28일 김외숙 법제처장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법제처장에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문 대통령이 두 번 이상 임명한 대통령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28명에 이르게 됐다. 능력과 자질이 아니라 '내 편'이냐 아니냐가 인사 기준이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은 '근친 교배' 인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이를 두고 야당은 "코드·보은을 위한 돌려막기 인사"라고 비판한다. 틀린 지적은 아니지만, 현상의 겉만 보는 표피적인 해석이다. 명함을 두 개 갖게 된 공직자가 28명이 되도록 회전문을 돌린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내 사람이 아니면 믿지 못하는 심리적 장애일 가능성이다.모두가 '내 편'인 정부에서는 내 편과 다른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정부 구성원 전부가 자신의 결정이 잘못이거나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집단사고'에 빠지며 나아가 잘못된 결정을 더욱 강화하는 이른바 '근친상간적 증폭'으로 치닫는다.그 결과 정부는 치명적인 기능 부전에 봉착한다. 국민경제가 악화일로에 있는데도 실패 선고를 받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이는 문 대통령에게도 치명적이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하지 않는 내 편에 둘러싸여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귀결이 무엇일지는 문 대통령 자신도 잘 알 것이다. 바로 '정부 실패'다.

2019-05-31 06:30:00

[사설] 20대 떠나는 대구…일자리 등 청년친화도시 만들기가 해법

20대 청년 인구의 '탈(脫)대구' 현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 24년간 대구를 떠난 20대가 15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는 충격이다. 젊은이들이 등지는 대구가 과연 대도시로서 계속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대구의 미래는 암울하다.1995년부터 2018년까지 24년 동안 대구의 순유출 인구 30만5천 명 가운데 20대가 15만3천 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문제는 대구를 떠나는 20대가 갈수록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2016년 4천813명, 2017년 4천987명, 2018년 6천40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20대가 대구를 떠나는 까닭은 지역 경제 추락으로 변변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20대 유출 인구의 대다수가 수도권으로 직업을 찾아 떠나고 있다. 대구를 떠난 20대의 77.2%가 구직을 위해 수도권 등으로 이동했다.대구시를 비롯해 대구 사회 전체가 20대가 대구를 떠나는 데 대한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도 필요하지만 대구시정의 최우선 순위를 청년친화도시 만들기에 두는 게 맞다. 대구를 청년이 계속 머물고 싶고,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을 비롯해 출산과 양육에 편리한 정주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인구 감소 대응형 산업 육성, 광역교통망 확충과 같은 도시 정주 여건 향상, 교육·행정 시스템 개혁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20대 인구 유출을 반전시킬 획기적인 대책 마련 및 실천에 지역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2019-05-3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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