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靑 경제 투톱 교체, 정책 바꾸는 계기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주도했던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 등 청와대 내 경제 투톱을 바꾼 것이다. 청와대는 물론 이들의 교체에 대해 문책성 인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경제 현장의 아우성과 경제 실적에 대한 엇박자를 고려하면 이들에 대한 인사는 문책성이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이 아닌 정책에 대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문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지난해의 데자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을 교체했었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워 출범했지만 1년 만에 참담한 고용성적표를 받아 들자 사람을 바꿨다. 그도 그럴 것이 출범 1년 취업자 수는 고작 7만 명 늘었고 이는 8년여 만에 최악의 고용 쇼크였다. 그런데도 참모들은 고용절벽을 인구 구조나 날씨 탓으로 둘러댔다.참모 교체 후 1년, 여전히 경제 실적이 없자 이번에도 사람을 바꾸는 쪽을 택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핵심 경제정책의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해 경제 투톱을 바꾸며 했던 브리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임 이호승 경제수석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혀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를 흐렸다.세계는 호황이라는데 우리 경제는 속 골병이 단단히 들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까지 떨어졌다. 진보 경제학자들조차 내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1년 만에 최저치다.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가 고용지표만 왜곡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은 한결같이 그 이유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목하고 있다.아무리 사람을 바꾼들 현 정책 기조를 고집한다면 경제를 호전시킬 수 없다. 이젠 사람 아닌 정책을 바꾸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 그래야 정부 희망대로 기업과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실적이 나쁘다고 1년마다 사람을 바꿀 것은 아니지 않은가.

2019-06-22 06:30:00

[사설] 반(反)기업 정책 쏟아내면서 제조업 세계 4강 달성하겠다니…

문재인 대통령이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과 전략'을 통해 2030년에 제조업 세계 4강,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 시기를 정해 성장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2017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의 30%, 수출의 90%, 설비투자의 56%를 차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제조업은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조업 몰락이 가속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제조업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연평균 가동률 74.4%보다 낮은 71.9%까지 떨어졌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기업 10곳 중 3곳은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실정이다. 일자리 창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제조업의 탈(脫)한국 현상도 심각하다. 제조업의 1분기 해외 직접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배 수준인 57억9천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제조업이 위기에 빠진 원인을 문 대통령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 산업 정체 같은 구조적 문제에다 세계 경제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 등 세계 경기 요인 등을 지목했다. 일정 부분 맞는 분석일 뿐 핵심을 짚지 못했다. 제조업을 위기로 몰아넣고 기업들이 한국을 등지게 한 일차적 책임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에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친노동정책,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수사 등이 기업인들을 위축시키고 탈한국을 부추겼다.문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을 마음껏 발휘해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끌어 가도록 정부가 잘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은 친(親)기업, 친제조업을 강조하지만 실제 정부 정책은 역행(逆行)하고 있다. 최저임금 급등과 주 52시간제 부작용으로 기업인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기에다 규제 장벽과 경직된 노동시장, 조세 부담 등으로 기업을 접겠다는 기업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반(反)기업 정책을 철폐하지 않는 한 문 대통령이 제시한 제조업 세계 4강, 국민소득 4만달러는 공허하게 들린다.

2019-06-21 06:30:00

[사설] 지역 공헌 시원찮은 국회의원, 국회 활동까지 게을러서야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단골 결석생으로 드러났다고 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뉴스래빗이 20대 국회 3년(2016년 5월~2019년 6월)간 의원들의 본회의 결석률을 지역별로 집계한 결과, 경북지역 의원들이 가장 많이 빠졌고 대구지역·경남지역 의원 순이었다. 지역 의원들이 평소 지역 공헌에 소홀한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국회 활동마저 시원찮다고 하니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 가도 샌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3년간 본회의가 121회 열렸는데, 수감 중인 최경환 의원을 제외한 12명의 경북 의원들이 전국 최고의 결석률(14.6%)을 나타냈다. 결석률 1위는 김재원(25.3%) 의원이었고, 김광림(18.2%) 박명재(15.7%) 김석기(14.9%) 의원이 뒤를 이었다.12명의 대구지역 의원 중 최고 결석생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으로 38.8%의 결석률을 보여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다음으로 유승민(27.3%) 정종섭(13.2%) 정태옥(10.7%) 의원 순이었다.위에 거론된 의원 가운데 몇몇은 당직대외 활동 등으로 시간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나머지 의원들은 회기 중에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그리 머지않은 과거에는 국회에 가지 않고 골프장으로 직행한 의원들이 여럿 있었는데, 선배들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열심히 뛰어도 부족할 판에 엇길로 새는 걸 밥 먹듯 했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이렇게 국회 활동에 소홀하다 보니 정작 지역을 대변해야 할 때는 힘도 쓰지 못하고 발언권도 얻지 못하는 악순환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역 유권자는 게으르고 무능한 국회의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구경북 의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은 심판의 날이 될 수밖에 없다.

2019-06-21 06:30:00

[사설] 수영장도 없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생존수영' 가르치나

각종 수상 안전사고에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초등학생 '생존수영' 교육이 내년부터 전면 의무화되지만 인프라 부족으로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한다. 교육받아야 할 학생 수는 많은데 대구시내 수영장은 고작 30곳에 불과해 모두 수용할 수 없어서다. 그나마도 시민 대상 강습 일정 때문에 생존수영 교육 시간은 더 줄어들고 교육 내용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대구시교육청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14년부터 229개 초등학교 3학년 이상 4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교육을 실시해왔다. 그런데 1, 2학년생까지 의무교육 대상에 포함되는 내년부터 '교육 파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계획으로는 대구 전체 초등학생 12만5천 명 중 8만2천 명(65.6%)만 생존수영을 배울 수 있다. 나머지 4만3천여 명은 교육에서 소외되는 것이다. 부족한 인프라 때문에 상당수 아이들이 생존수영을 전혀 배우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것이다.현재 운영 중인 대구시내 30곳의 수영장 가운데 초·중·고교 자체 수영장은 8곳이 전부다. 여기에 학생문화센터나 지방자치단체 문화체육센터 등 공공 수영장 12곳과 두류수영장 등 민간 수영장 10곳을 모두 포함해도 생존수영 교육 일정을 진행하기가 벅차다.최근 헝가리 유람선 참사 등 연이은 사고로 '생존수영' 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교육청은 실효성을 이유로 간이수영장 설치 등 인프라 확대를 외면하고 있다. 선진국 사례처럼 각 학교마다 수영장을 모두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정부와 국회, 대구시 협조를 얻어 생존수영 교육을 전담할 제2의 학생체육센터 건립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론 교육을 포함해 연간 10시간에 불과한 현재의 생존수영 교육 여건과 내용은 문제가 크다. 이대로라면 각종 수상사고에서 아이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인지 당국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2019-06-21 06:30:00

[사설]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로 정부는 '성난 민심'에 응답해야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론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경영 여건상 최저임금 지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대한 동결에 가까워야 한다"고 했다. 야당에서 제기한 최저임금 동결론에 여당 인사들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최저임금 동결론이 세를 넓히는 까닭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9.1% 인상된 데 따른 충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기업인들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폐업 위기에 내몰린 것은 물론 저소득층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등 부작용이 산처럼 쌓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영세 중소기업 357곳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영향도를 조사한 결과 기업 경영상 어려움이 최저임금 상승 때문이라는 답이 100점 만점에 평균 60.3점으로 2년 전 43점에 비해 40.2%나 상승한 데서 보듯이 경제 현장에서 최저임금 인상 폐해가 가중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견디기 힘든 상황이 닥쳐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년에 최저임금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이 28.9%, 기존 인력을 감원하겠다는 기업이 23.2%, 아예 사업을 접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기업이 7.8%에 달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최저임금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상당한 일자리 손실을 초래할 수 있고 불리한 분배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상황을 정확하게 짚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는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탓에 터져 나오는 아우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것이 성난 민심에 응답하는 길임을 유념하기 바란다.

2019-06-20 06:30:00

[사설] 뻥 뚫린 해상 경계 실패에 거짓말까지, 국방부 장관부터 책임지라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어선이 '대기 귀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런 군에 국방을 맡길 수 있느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어선은 동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직선거리로 130㎞ 떨어진 삼척 앞바다까지 왔지만, 군과 해경의 해상·해안 경계망은 '먹통'이었다. 명백한 '경계 실패'다. 전시(戰時)였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됐을지 오싹하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군 당국이 '대기 귀순'이란 진실을 덮으려 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당초 '엔진 고장에 의한 표류'라고 했으나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북한 어선이 동해상에 대기 중일 때 해류는 남에서 북으로 흘렀다. 국립해양원에 따르면 지난 14, 15일 동해 해류는 강원도 삼척과 고성을 거쳐 북한 원산까지 북상한 뒤 먼바다로 우회해 독도를 거쳐 일본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어선이 표류 중이었다면 남측으로 내려올 수가 없다는 얘기다.그리고 접안하고 하선까지 했다는 사실도 감췄다. 현재 강원도 동해 1함대 사령부에 보관 중인 북한 어선을 통일부가 당초 선장의 동의하에 조기 폐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도 진실 은폐 시도라는 의심을 벗지 못한다. 모두 북한 어선이 자체 동력으로 남하해 유유히 삼척항으로 들어왔지만 전혀 모르고 있었던 무능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이번 '사건'은 우리 군의 기강 해이를 압축해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지휘 단계별 상황 보고와 대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 대책도 서둘러 마련해 국민에게 보고해야 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철저한 조사와 문책을 공언했지만 정작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번 사태에 국방부 장관이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해도 지휘 책임까지 면할 수는 없다.

2019-06-20 06:30:00

[사설] 눈덩이 불법 의료 폐기물 처리, 감시와 처벌 강화할 때

경북지역에서 불법으로 의료 폐기물을 처리했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처리 비용을 아껴 이윤을 보려는 악덕 처리업자의 불법행위 탓이 크지만 환경·행정 당국의 느슨한 감시에다 폐기물을 마구 쏟아내는 의료기관도 한몫하고 있다. 의료 폐기물이 쏟아지자 소각할 업체는 시설 증설을 꾀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발도 드세져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대량의 의료 폐기물 배출과 처리업자의 불법행위는 반복되지만 경북지역이 특히 심해 대책 요구 목소리도 높다. 지난 12일 대구환경청이 발표한 의료 폐기물 불법 보관 사건 수사 결과는 이를 잘 말해준다. 수사 결과, 아림환경이란 업체는 경북 고령 등 모두 12곳에 1천241.1t의 의료 폐기물을 창고에 불법으로 보관하다 들켰다.병원에서 사용한 의료 폐기물은 오염 위험이 커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60일까지만 보관하다 소각 등의 절차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업체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환경 당국이나 시·군의 감시망이 느슨한 점을 노린 셈이다. 지금껏 1천t이 넘는 불법 의료 폐기물을 관내 지역 창고에 쌓아 두고 있었다.특히 경북은 지역이 넓고 인구가 적은 지리·환경적 탓인지 다른 곳의 의료 폐기물 유입도 넘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경부가 조사한 2017년 전국 의료 폐기물 발생량은 21만9천t이나, 대구경북은 1만9천547t을 차지해 불과 9%에 그쳤다. 하지만 전체의 30%쯤이 경북에 몰려 경북이 의료 폐기물 처리 터로 전락한 꼴이다.결국 불법 처리업자의 처벌을 더하는 일이 급하게 됐다. 물론 환경 당국과 시·군의 의료 폐기물 처리 업체 관리와 감시를 강화하는 행정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아울러 의료기관도 의료 폐기물을 대량으로 마구 버리는 지금과 같은 배출 방식을 달리하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특히 당국은 필요하다면 관련 법을 바꿔서라도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데 앞장서야 한다.

2019-06-20 06:30:00

[사설] '소득 늘고 고용률 최고', 문 정부의 낯 뜨거운 자화자찬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것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각종 경제지표는 이를 분명하게 말해준다. 그러나 문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애처롭기까지 한 현실 부정이다. 이를 위해 통계 수치의 아전인수식 해석도 불사한다. 17일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는 이를 잘 보여줬다.여기서 청와대 관계자와 여당 정치인, 친여(親與) 성향 학자들은 '소주성'이 효과가 있다고 '떼창'을 했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은 "분배 지표 악화 추세가 완화됐다"고 했다. 김진욱 서강대 교수는 "1인 가구를 포함하면 1분위(최하위 소득계층) 소득이 0.8% 늘었다"고 했고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고용률은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모두 통계 수치의 겉만 침소봉대한 소리다. 고용률 하나만 봐도 그렇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지난 5월 61.5%이다. 5월 기준으로 1997년 5월(61.8%) 이후 가장 높다. 고용 사정이 엄청나게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이 주 36시간 미만 근로자와 노년층인 데다 세금으로 만든 공공 일자리가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의 '역대급 고용률'이다.우리 경제는 소주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라 '총체적'으로 후퇴하고 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였고 국민총소득(GNI)도 0.3% 감소한 것은 명백한 증거다. 그런데도 이날 토론회에서 홍 위원장은 "소주성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소주성은 현실의 시험을 거쳐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는 경제 이론이 아니라 무오류(無誤謬)의 도그마라고 할 수밖에 없다.경제가 나쁜데 좋다고 우기는 것은 국민 기만이다. 지금 문 정부가 하는 짓이 바로 그렇다.

2019-06-19 06:30:00

[사설] 서민 주름살 깊게 하는 '천정부지' 대구 아파트 분양가격

대구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1년 새 12%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아파트 분양가격 추이를 알 수 있는 분양가격지수 또한 대구가 전국 최고를 기록할 만큼 고분양가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규제책에도 활황세를 보여온 대구와 광주, 대전, 세종 등 지방 도시들 가운데 대구 부동산 열기가 유독 뜨겁다는 말이 입증된 셈이다.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7일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대구의 신규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천358만원이었다. 지난해 5월의 1천248만원과 비교해 1년 새 12.7% 상승한 것이다. 청약 열기가 여전한 데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크게 오르자 시행사·건설사들이 덩달아 분양가를 올리면서 고분양가에 대한 시민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 1년간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 상승률 11.7%를 웃도는 수준이다.2014년 아파트 분양가격을 100으로 놓고 현재 분양가와 비교한 분양가격지수를 보면 대구 분양가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를 알 수 있다. 이 기간 대구 분양가격지수는 164.8로 전국 평균 134.2보다 무려 30p나 높았다. 광주(150.0), 대전(146.8)과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과 비례해 부작용 또한 커진다는 점에서 대구시 당국의 분양가 억제 대책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가 고분양가 흐름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외지 건설업체가 주류를 이루는 대구 분양시장 상황을 볼 때 자본의 역외 유출 문제 또한 심각하다.수도권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고분양가를 잡기 위해 사업 승인 절차를 엄격하게 따지고 재건축 제한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대구시도 분양가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이대로 고분양가 흐름을 방치할 경우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19-06-19 06:30:00

[사설] 경북도의회의 접종 지원 조례안, 반갑지만 돈 고민도 해야

경북도의회가 도민 복지 증진 목적의 '경상북도 선택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했으나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경북도의 고민이 깊다. 도의회가 주민 복지에 앞장서니 쌍수를 들어 반길 만하다. 그런데 경북도가 그렇지 못한 까닭은 예산 준비가 쉽지 않은 데다 여러 부작용도 예상되어서다.지난 3일 발의되고 상임위원회를 거쳐 24일 본회의에 상정될 이번 조례안은 생후 8개월 이내 영아를 대상으로 한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 및 65세 이상 국민 기초생활수급자의 대상포진 예방접종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이 영유아와 고령의 노인인 데다 도민 건강 복지를 위한 일이니 충분히 반길 만하다.이번 안건은 국민 복지 시대를 맞아 도민 복지를 고려한 정책 발굴로 도의회 본연의 임무에 맞는 조례안 발의로 평가받을 만하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예산을 갖추는 일로, 이는 집행부인 경북도의 몫이지만 현실 여건은 녹록지 않다는 사실이다. 경북도 추계대로라면 시행 첫해는 71억원, 다음 해부터 매년 41억여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인다.조례 통과 시 다른 지출을 줄여서라도 경북도가 돈 마련에 힘쓰겠지만 부담일 터이다. 특히 정부 지원 없이 도와 시·군 돈만으로 하는 일인 만큼 재정이 형편없는 경북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짐이다. 접종에 따른 의료사고나 부작용 등이 생기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11~34%의 낮은 재정자립도인 도와 시·군이 뒷감당에 나설 판이다.이번 조례안 제정은 마땅하나 이런 현실을 살필 경우, 마침 두 질병의 예방접종에 대해 정부도 시행을 검토한다니 이를 활용할 만하다. 조례안처럼 도가 먼저 시행하면 정부보다 앞선 복지정책을 편다는 명분을 얻을 수는 있지만 어쩌면 실익(實益)에서는 뒤질 수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인 경북의 비애이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2019-06-19 06:30:00

[사설] 지역 국회의원, '김해신공항 확장' 총리실 재검증부터 막아야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경북 의원들이 이제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움직임을 적극 저지하기로 결의했다고 한다. 청와대와 여당,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이 조직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이 이를 막아낼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의원들은 대구에서 TK발전협의회를 열고 2016년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김해신공항 확장 용역과 부울경 주장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정부의 균형 잡힌 정책을 독려하겠다고 했다. 또 김해신공항 확장의 정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을 펼치겠다고 했다.이날 결의 내용만 보면 지역 의원들은 청와대·여당, 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을 향한 집념과 술수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다. 청와대·여당은 내년 총선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지역 의원들은 '여론전'이니 '정부 독려' 같은 안이한 수단을 언급하고 있으니 답답하다.지역 의원들이 우선 신경써야 할 것은 김해신공항 확장을 국무총리실에서 재검증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일이다. 이낙연 총리는 3월 19일 국회 답변과 5월 15일 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총리실에서 부울경 요구대로 재검증을 맡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총리실에서 다루는 순간, 김해신공항 확장은 없던 일이 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가는 길이 열릴 수밖에 없다.청와대·여당은 5개 시도지사 합의와 지난 정부가 결정해 추진하는 국가사업을 억지로 뒤집으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게다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건너뛰어 총리실에서 특정 정책을 재검증하는 것은 전례조차 없는 폭거다. 지역 의원들이 힘껏 싸우더라도, 충분한 명분과 정당성을 갖고 있다. 과거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거나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행태를 나타내선 안 된다.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2019-06-18 06:30:00

[사설] 원전 수출 전선에 먹구름 드리운 文정부의 탈원전 정책

우리나라의 첫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 장기정비계약(LTMA)의 핵심 정비사업자가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애초 전망과 달리 LTMA 입찰이 여러 분야로 쪼개져 한국의 단독 수주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가 단독으로 건설한 원전 정비를 여러 나라가 나눠 먹게 된 데 대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바라카원전 LTMA 규모는 총 2조~3조원이다. 한국이 바라카원전 건설을 한 만큼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한전KPS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단독으로 수의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UAE가 돌연 국제경쟁입찰로 바꿨다. 이에 따라 한국의 계약 규모가 수천억원으로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LTMA 진행 상황은 무관하다"고 하지만 업계에선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LTMA 단독 수주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으로 국내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하는 상황을 UAE가 지켜보고 한국에 단독으로 장기간에 걸쳐 바라카원전 정비·수리를 맡기는 데 불안감을 느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탈원전으로 이미 예견된 사태다.바라카원전에 쓰인 한국형 신형 원자로 APR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표준설계인증을 취득하는 등 우리 원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바라카원전 수출운영 수익이 45조원에 달할 정도로 원전은 대한민국 먹을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원전 수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엄청나기에 기업이 주도하는 원전 수출 방식이 국가 총력전으로 바뀌었다. 국가가 앞장서 기업을 독려해 원전 수출 및 정비·수리 따내기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우리 정부는 탈원전으로 원전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어리석은 정부의 잘못된 결정으로 나라의 미래가 어두워지고 만 것이다.

2019-06-18 06:30:00

[사설] 비리 의혹 등 잡음 끊이지 않는 염색공단, 계속 두고 볼 건가

대구 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 또다시 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관리운영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염색공단은 현재 열병합발전소 환경설비 부실 공사의 책임을 놓고 한진중공업 등 시공사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2016년 발주한 약 150억원 규모의 통신설비 및 보일러 전기패널 교체 공사비가 터무니없이 과다 지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1980년 조성된 염색산업단지는 주력산업이자 뿌리산업인 대구 섬유업의 핵심 기반이다. 현재 125개 염색가공업체에 5천600여 명이 종사하며 40년 가까이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된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염색단지'라는 외형과 달리 공단 구성원 간 내부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는 데다 불투명한 운영에 따른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리며 병폐가 고질화한 지 오래다. 지난 2010년 열병합발전소 유연탄 운송 비리 의혹과 화물차 처분을 놓고 전직 이사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법정에 선 사건을 비롯해 최근까지 입찰 비리 의혹 등이 줄을 이으며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설비 개선 공사와 관련해 비리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공단 파행과 이미지 실추 등 위기 상황을 맞은 것이다.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염색공단의 이런 현실은 무엇보다 공단 내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하지만 대구시가 제 역할을 못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공단 인프라 개선이나 재생사업에 국·시비 등 많은 공적 자금이 들어간 만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대구시가 제 역할을 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탓이다.이번 공사비 과다 지급 의혹은 일단 공단이 자체 소위원회를 꾸려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혹 규명이 부진할 경우 사법 당국의 수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적당히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대구시 등 감독기관이 나서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

2019-06-18 06:30:00

[사설] 김정일·김정은 조화(弔花) 영구 보존이라는 저질 코미디

북한 김정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보낸 조화(弔花)가 특수 처리를 거쳐 반영구적으로 보존될 것이라고 한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이 조화는 현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내 수장고에 보관 중이며 회의를 열어 생화를 조화(造花)로 만들어 보관할지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그 이유에 대해 평화센터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남북 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폐기하는 것처럼 폐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정은이 동생 김여정을 판문점으로 보내 자신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한 만큼 일반적인 폐기 절차를 따를 수 없다는 것이다.저질 코미디가 따로 없다. 조화는 조의(弔意) 표현의 한 수단이다. 조의가 내용이고 조화는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이라는 것이다. 김정은이 보낸 조화라고 해서 이런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생화는 시들게 마련이고 시들면 폐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폐기한다고 조의가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생화를 조화로 바꿔서까지 반영구 보존하려는 것은 '최고 존엄'이 남긴 흔적은 털끝 하나까지 보존하는 북한식 우상화의 '남한 버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북한이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신을 엄청난 돈을 들여 영구 보존하고 있는 것이나 지난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당시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인근에 김정일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이 비바람에 노출돼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장군님 사진을 이런 곳에 둘 수 있느냐"며 울고불고 난리를 친 것과 방식만 다를 뿐 그 근저에 깔린 발상은 다르지 않다.조화 영구 보존이란 저질 코미디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이 타계했을 당시 북한 김정일이 보낸 조화도 원형을 유지하기 위한 전문가의 특수 처리를 거쳐 현재 김대중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그 비굴함에 얼굴이 저절로 뜨거워진다.

2019-06-17 06:30:00

[사설] 총선 앞두고 현금 복지정책 봇물…나라 살림 거덜 날까 걱정

내년 총선을 10개월여 앞두고 정부·여당이 조(兆) 단위 예산이 들어가는 현금 복지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총선을 염두에 둔 선심성 퍼주기 정책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은 물론 나라 살림을 궁핍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정부·여당은 내년 1월부터 이·통장 기본 수당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10만원(50%) 올리기로 했다. 이·통장 처우 개선 차원에서 15년 만에 기본 수당을 인상하는 것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문제는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기본 수당 인상이 이뤄져 총선용이란 의심을 산다는 것이다. 이·통장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움직인 쪽은 자유한국당이었다. 그러나 작년 예산 심의 때 정부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주장을 정부가 수용했다. 여당이 법안을 가로채 총선용 선심 쓰기에 나섰다는 야당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봇물처럼 쏟아지는 현금 복지정책에 따른 재정 지출은 천문학적이다. 전국 이장 3만7천88명, 통장 5만8천110명에게 한 달에 10만원씩 기본 수당을 더 지급하면 추가로 들어가는 예산이 연간 1천142억원에 달한다. 민주당은 새마을부녀회장에게도 수당을 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8만511명에게 월 30만원 수당을 지급하면 연간 2천898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 저소득 구직자, 폐업 자영업자 등에게 월 50만원씩 구직촉진수당을 6개월간 지급한다는 정부·여당 계획이 시행되면 내년 5천40억원, 2022년엔 1조원 이상이 들어간다.국가채무가 내년에 780조원을 웃돌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를 처음으로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의 내년 예산은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세수는 갈수록 줄어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할 게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현금 복지정책 남발은 나라 살림을 더 피폐하게 만들 것이다. 총선을 노린 현금 뿌리기로 나라 살림이 거덜 나면 국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2019-06-17 06:30:00

[사설] 대구 신청사 유치 갈등, 피하지 말고 걸림돌 하나씩 넘어야

올 연말 예정인 대구시청 신청사 후보지 결정을 앞두고 입지 선정 방식 등을 둘러싼 갈등이 숙지지 않고 있다. 이번 일을 맡은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의 여러 조치에 신청사 유치를 바라는 중구·달서구·달성군의 이의 제기가 이어지고 시민단체까지 가세, 신청사 입지 선정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무엇보다 지난 15년 동안 표류할 만큼 신청사 문제는 민감한 현안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해관계자 사이의 원만하지 못한 소통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치 후보지마다 지역의 미래와 직결되는 사안인 터라 신경이 예민하고 사활을 거는 입장이다. 유치 희망 구·군의 이런 절박함은 이해할 일이고 마땅히 그럴 만하다.우선 소통 부재의 중심에는 공론화위와 대구시가 있다. 지금 공론화위는 관련 조례에 따라 일을 하고 있다. 후보지마다 자신들 장점을 보다 효과적으로 널리, 제대로 알려 호의적 여론을 만들어 좋은 고지를 차지하겠다며 몸부림을 치지만 공론화위는 이에 제재를 주면서도 저들의 절박한 목소리엔 귀를 닫고 있다.대구시도 다르지 않다. 지난 14일 끝난 공론화위의 신청사 관련 시민 의견 기초조사 결과를 7월 16일 시민원탁회의에 올릴 계획까지 세우면서 정작 이해당사자인 구·군 대표의 두 차례 걸친 회의에서 모인 의견조차 무시하는 처사가 그렇다. 설사 이들 주장이 껄끄러워도 이해기관 3자(者)의 공동 면담 또는 시장 단독 면담이 무산되는 일은 곤란하고 비판의 여지가 있다.이러니 대구경실련이 대구시의 신청사 건립 추진 정책이 무리하다며 일정 전면 재조정 등의 요구를 하는 까닭일 것이다. 공론화위와 대구시는 이제라도 문제를 제기한 구·군 목소리를 듣고 설득하며 걸림돌을 하나씩 넘어야 한다. 이들 구·군도 합리적 자세와 해결을 위한 대화로 마음을 열고 나서야 한다. 입지 선정 뒤 갈등 최소화와 화합을 위해서는 더욱 그래야 한다.

2019-06-17 06:30:00

[사설] 실패 증거들 쏟아지는 文정부 소득주도성장

문재인 정부가 목을 매는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증거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정책 수정·폐기 주장을 귓등으로 흘리며 자화자찬에 치중하고 있다. 끝 간 데 없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실험으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로 국민이 언제까지 고통을 당해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최저임금 과속(過速)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하나둘이 아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시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20.9%로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5명 중에 1명이 저소득층으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이들의 소득은 소득순으로 순서를 매겼을 때 한가운데인 중위 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경기 침체와 맞물려 경제적 약자인 저소득층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면서 소득 하락을 가져왔다.또한 작년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는데도 근로자 임금상승률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계정의 임금 및 급여 총액은 743조9천2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조5천42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됐지만 2017년 상승 폭(34조6천969억원)보다도 작았다. 작년 임금 및 급여 상승률은 4.7%로 2012년 4.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실업률이 올라가고 고용률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작년 실업률은 3.8%로 2001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고용률은 60.7%로 2017년보다 떨어졌다.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과 폐해가 산적(山積)하는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문 정부 경제정책 설계자이자 집행자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정부의 경제정책이 "일부 성과가 분명 있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방향 설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경제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실을 외면한 불통(不通)의 모습은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을 빼닮았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험 탓에 국민이 고통을 당하는 참담한 상황이 언제쯤 끝이 날 것인가.

2019-06-15 06:30:00

[사설] 고령 운전 교통사고 예방 대책 서두를 때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예방 대책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젊은 사람에 비해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매년 급증세인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각국마다 노령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고, 고령자 운전을 둘러싼 찬반 의견도 첨예하게 갈리는 등 국제적 이슈가 됐다.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의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는 156만3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약 10%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율도 매년 증가세인데 2014년 7%이던 것이 2015년 7.6%, 2016년 8.1%, 2017년 9%, 2018년 10%로 계속 늘고 있다.문제는 고령 운전자 비율이 늘어난 것과 비례해 고령 운전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모두 8천437건으로 2014년 1천542건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65세 이상 고령 운전 교통사고로 모두 843명이 사망했다. 이는 국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2.1%에 이르는 수치로 고령 운전자가 사망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일반 운전자보다 훨씬 높음을 말해준다.하지만 현행 제도상 고령자 운전을 강제로 막거나 억제할 방법은 없다. 몇몇 지자체에서 운전면허 반납 시 대중교통 이용권 제공 등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고령 면허자의 호응이 떨어지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령자의 이동권 확보 등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고령자 스스로 운전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거나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모든 고령 운전자를 잠재적 교통사고 유발자로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택시 등에 대한 당국의 접근법도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대구 전체 택시 운전기사의 36.9%(5천653명)가 65세 이상이라는 점 또한 합리적인 해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하지만 75세 이상 모든 고령 운전자에 대해 운전면허 갱신을 엄격히 관리하는 외국 사례를 참고해 우리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사회적 합의점 도출을 통한 제도 개선만이 피해와 혼선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2019-06-15 06:30:00

[사설] 경제 위기와 실정에 전국 최악 추락한 대구 고용 상황

대구의 일자리 상황이 전국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국적으로 일부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흐름과 달리 대구의 고용지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다 계속된 경제 위기가 대구 고용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탓이다.지난달 대구 취업자 수는 123만 명으로 1년 만에 7천 명이나 줄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이 1만4천 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이 1만2천 명, 제조업이 2천 명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져 저임금 비숙련 일자리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대구 고용률은 58.4%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16위였다. 대구 실업률은 4.3%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대구 경제 추락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가 갈수록 격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청·장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게 만들어 대도시로 유지할 힘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 관련 업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커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에서 1년 새 4천255명이나 줄었다.대구의 일자리 상황이 전국 최악 수준으로 추락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영향에다 주력 산업 쇠퇴 등이 뒤얽힌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해법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다 자동화 도입이 늘면서 생산 현장에서 일자리가 속속 증발하고 있다. 정부, 대구시 등이 일자리 창출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뒀다지만 대구 시민은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일자리 증가는커녕 감소를 불러온 소득주도성장 폐기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대구처럼 고용 상황이 나쁜 지역을 위한 맞춤형 고용 정책을 개발·추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와 함께 대구시 등 지역 구성원 모두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근본 처방을 찾아 힘있게 실천해야 한다.

2019-06-14 06:30:00

[사설] 법무장관의 '기자 없는 기자회견', 이러고는 무슨 '소통'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2일 검찰과거사위원회 활동 종료와 관련해 '기자 없는 기자회견'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통'이 어떤 것인지 잘 말해준다.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일방통행식' 소통이다. 아니 소통이 아니라 '선전'이다. 공산주의 국가나 권위주의 정권이나 하는 행태다. 이런 짓을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는 문재인 정부가 버젓이 벌이고 있으니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법무부는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질의응답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의 담화문 발표를 기자회견으로 치장하고 여기에 기자들을 들러리로 세우려고 한 것이다. 기자단이 기자회견을 보이콧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질문하지 못하는 기자는 이미 기자가 아니다. 기자는 불러주는 대로 받아적는 '필경사'(筆耕士)가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해서 식상하기까지 한 상식이다. 이를 법무부 장관이 모를 리 없다. 결국 질문받지 않는 기자회견을 하려 한데는 피치 못할 사정(事情)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문제점과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검찰 과거사위 활동 중 공개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 질의응답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질문을 받지 않고 발표문만 읽으면 이는 원천봉쇄된다. 박 장관은 이것을 노렸음이 분명해 보인다. 박 장관의 행태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란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더 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그렇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뉴질랜드 순방길에서 가진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문제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고 외교에 관한 질문만 받겠다"고 했다. 당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의 공직 기강 문제가 불거져 있을 때였다. 문 대통령의 질문 거부는 이런 불리한 사안에는 입을 닫겠다는 소리였다.그런 점에서 박 장관의 행태는 별로 놀랍지 않다. 대통령이 이미 물꼬를 터놨으니 말이다.

2019-06-14 06:30:00

[사설] 청와대, 야당과 협치 포기하고 때리기만 열중해서야

청와대 참모들이 연일 자유한국당 때리기에 나서고 있으니 참으로 볼썽사납다. 아무리 한국당의 거부로 추경예산안을 심의조차 못하고 있다고 해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국정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보다는, 그저 소모적인 감정풀이나 책임 회피에 더 힘을 쏟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청와대 참모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길에 오르길 기다리기라도 한 듯 3일 연속 한국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내놨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한국당 심판론'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다음 날 복기왕 정무비서관까지 나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지지한다"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청와대와 여야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정무라인이 도발적인 발언을 일삼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책무를 포기했음을 뜻한다. 13일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한국당을 겨냥해 "야당에서 늘 '경제 파탄'이니 '경제 폭망' 이야기까지 하면서 추경에 협조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했다.청와대 참모들의 야당 때리기는 국정 운영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다 나온 발언이 아니라 상당히 조직적이고 감정적이다. 문 대통령도 한국당을 향해 여러 차례 작심 발언을 한 것을 보면 청와대 전체가 한국당 공격을 지상 목표처럼 삼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야당 때리기가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됐는지 청와대에 묻고 싶다. 청와대가 야당을 공격하면 야당은 더 반발하기 일쑤다. 상대방 감정·자존심에 상처 주는 것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피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아직 청와대가 야당과 소통·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국정 운영을 야당에서 하던 것처럼, 거리에서 시위하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야당의 감정적인 대치는 국정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2019-06-14 06:30:00

[사설] 득보다 실이 큰 포스코 조업정지, 신중해야

포항을 뒤덮은 잇따른 악재로 지역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 경제의 버팀목인 포항제철소 오염물질 배출로 조업정지 10일 위기 속 중국 칭산 강철그룹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의 부산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17년 덮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은 지지부진해 지금 포항은 3중고이다.이들 현안은 모두 포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포항 경제계는 물론 시민적 관심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해법은 결코 쉽지 않아 더욱 걱정스럽다. 특히 포항과 국내 철강업체에 직격탄이 될 칭산그룹 부산 공장 설립은 가덕도 신공항 문제처럼 다른 지자체 배려가 부족한 부산시의 외자 투자 유치라 해법은 의문스럽다.이런 난제로 겹고통인 포항 사정을 살피면 지난달 27일 포항제철소에 대한 경북도의 조업정지 10일 행정조치의 피해를 줄일 지혜로운 대책 마련은 피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 됐다. 이는 같은 입장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각각 있는 충남과 전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환경부와 관련 업계가 함께 해법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한 까닭이다.우선 이번 기회에 환경부는 이들 제철소에 불법이라 판정한 제철 용광로 가스배출밸브(블리더) 개방에 따른 배출 가스의 유해성부터 가려야 한다. 또 블리더에 대기오염 저감장치를 설치할 기술이 현재 없다는 난제를 풀 과제도 수행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그냥 두면 각 제철소 문을 닫아야 하는데 그 피해는 국가적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정부와 업계가 할 일은 분명하다. 정부는 정책적 판단을 통해 조업정지의 행정조치에 걸맞은 현실적, 대안적 해법의 제시를 검토해야 한다. 업계는 정부와 공동, 또는 단독으로라도 이제껏 없었던 블리더 저감장치 설치 기술 개발에 도전, 새 길을 뚫는 책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기업인이 마땅히 갈 길이기도 하다.

2019-06-13 06:30:00

[사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청와대가 11일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해 달라는 국민청원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추경안 미처리' '일하지 않는 국회' '국민 주권 행사'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한국당을 비판할 때 쓰는 논거를 그대로 나열했다. 청와대 참모가 공개적으로 야당 때리기에 나선 전례도 거의 없지만, 국민청원의 장까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강 수석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국민이 참여한 것을 보면, 우리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고 했다. 한국당 해산 청원에 역대 가장 많은 183만 명(민주당 해산 청원 33만 명)이 참여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그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추경안은 48일째 심사조차 못한다" "민생 입법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였다"고 한 뒤 "국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봐도 한국당을 심판해 달라는 요청이다.12일에는 복기왕 정무비서관이 국민소환제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지지한다"고 했다. 청와대 정무라인이 국민청원의 답변을 빌려 야당을 압박하고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치 중립, 불편부당을 앞세워야 할 청와대 참모들이 주제넘는 발언을 일삼는 것도 문제지만, 국민청원의 장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국민청원 게시판이 참고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위더피플'(We the people)은 청원 조건에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찬반' '연방정부 권한에 해당되지 않는 내용'을 철저하게 금했다. 청와대가 국민청원이 이런 부작용에 노출될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 것은 강 수석처럼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얄팍하고 유치한 술수가 국민청원의 취지와 목적 전체를 훼손하고 있음을 아는지 모르겠다.

2019-06-13 06:30:00

[사설] 주거 취약계층 폭염 대책, 인권과 생존이 달린 문제다

매년 혹독한 무더위가 반복되자 지역 시민단체가 저소득 노인가구 등 취약계층을 위한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反)빈곤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등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적극 건의해 근본적인 폭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하고 관련 진정서도 제출했다. 이들은 "매년 극심한 폭염으로 쪽방촌 등 주거 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구호 대책이 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대구만 해도 창문도 제대로 없는 좁은 방에서 더운 여름을 나야 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무더위에 맞서는 무기라고는 부채나 낡은 선풍기가 전부다. 그 흔한 에어컨도 이들에겐 별천지의 얘기다. 쪽방촌 등에 에어컨 설치를 돕겠다며 손길을 내미는 기업과 단체가 있어도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전력 배선 사정이 좋지 않아 에어컨을 달 수도 없을 만큼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이 수두룩한 데다 전기요금 폭탄은 또 다른 장애물이다.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연도별 전국 온열질환자 추이를 보면 2014년 556명에서 작년에 4천526명으로 8배 이상 급증했고 사망자도 48명에 달했다. 지난해 대구 122명, 경북에 312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대구가 2명, 경북에서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다 보니 쪽방촌 거주자나 저소득 노인세대에 폭염은 두려운 대상이다. 폭염은 더 이상 계절 현상이 아니라 생존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실질적인 폭염 대책 없이 주거 취약세대를 무더위 쉼터로 유도하거나 일회성 물뿌리기로 그때그때 위기 상황을 넘기는 정부나 지자체의 기존 대응은 인권과 복지와는 거리가 멀다. 고령과 빈곤 등 여러 요인이 겹친 취약계층에게 더위는 질병에다 목숨까지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요구대로 먼저 민관 폭염대책기구를 만들고 주거 취약계층 폭염 실태조사 실시, 임시거주시설 확충 등 근본 대책 마련이 급한 때다.

2019-06-13 06:30:00

[사설]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치"의 합작품, 소득주도성장

노무현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가 10일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소주성'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해왔다. 김 전 장관의 비판은 이와 맥을 같이하지만 노무현 정부와 강한 친연성(親緣性)을 가진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을 노무현 정부의 장관이 대놓고 비판한 것이어서 그 울림의 무게는 남다르다.김 전 장관은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치가 만나 소득주도성장이란 것을 국가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며 "경제학자로서 볼 때 용어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은 "족보가 없는 것" "족보를 돈 주고 사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은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고 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김 전 장관은 이어 "성장과 분배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인데, 한 번에 (두 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두 문제를 악화시킨다"며 "성장의 외피를 쓴 조악한 분배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최저임금 인상→소비 증가→기업 활력 제고→지급 능력 향상→소득 증가'라는 선순환 시나리오 자체가 오류라는 것이다.문 정부가 소주성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제기됐던 비판이다. 경제 현실은 이를 잘 입증한다. 성장, 소득, 분배 모두 놓쳤다. 올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4%였고 국민총소득(GNI)도 0.3% 줄었다. 특히 소주성으로 가장 큰 혜택을 봤어야 할 최하위 계층의 소득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장기인 5분기 연속 감소했다.이쯤 되면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전환해야 하건만 문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고, 경제부총리는 "경제 위기가 아니다"고 강변한다. 국민경제를 얼마나 더 말아먹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2019-06-12 06:30:00

[사설] 국내 철강업계 상황 아예 무시한 부산시의 중국기업 유치

부산시가 중국 철강기업의 투자를 받아 국내 업체와 합작으로 연 60만t 규모의 냉연 스테인리스강 공장 건립을 추진하자 포항 경제계와 노동계 등 각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상의, 철강협회, 금속노조 등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세계 1위 중국 스테인리스강 제조사인 칭산강철의 부산 공장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부산시의 중국기업 투자 유치는 미·중 무역 분쟁을 피해가는 우회 투자의 빈틈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 냉연 스테인리스강 제조업 기반을 뒤흔드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냉연 스테인리스 강판 제품을 둘러싼 국제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특히 중국·대만 등 일부 철강 업체들은 덤핑도 불사하며 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다. 유럽연합이 2015년 중국·대만에서 수입되는 냉연 강판에 11~25.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이나 지난해 7월 베트남이 대만·중국·말레이시아 등 냉연 강판에 6.64~37.29%의 반덤핑 관세를 물린 것도 그런 결과다. 당시 중국 제품에도 17.4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됐다.현재 수입 냉연 강판의 국내 시장 비중도 40%에 이른다. 이제 수입 차원을 넘어 중국 철강회사가 국내에 공장을 세우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선다면 우리 철강 업계가 받을 타격은 매우 크다. 포항시 등 각계의 반발이 큰 것도 이런 상황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자칫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 5천여 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더욱이 '사드' 사태 때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이 8조원이 넘는 손해를 봤고, 우리 국민의 중국 이미지도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이런 때에 부산시가 투자 유치를 이유로 경솔하게 처신을 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일이다. 부산시는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급급할 게 아니라 우리 업계의 형편과 분위기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2019-06-12 06:30:00

[사설] 수억원 시민 혈세 낭비한 대구시 도시 브랜드 개발 작업

수억원을 들여 3년 넘게 새 도시 브랜드 개발에 공을 들인 대구시가 기존 '컬러풀 대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권영진 시장 취임 후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도시 브랜드 개발 작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만 것이다. 시민 혈세 낭비에 시간, 인력을 허공에 날려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대구시는 2015년부터 5차례 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170여 개에 이르는 새 브랜드 안을 도출하고 '핫플레이스 대구' 등을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공무원 및 시민 대상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신규 후보군보다는 컬러풀 대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에 동그라미 5개 중 검정을 빨강으로, 분홍을 보라로 색상만 바꾸기로 했다.도시 브랜드 개발에 들어간 예산이 3억5천200만원으로 동그라미 색상 1개 교체에 1억7천600만원을 쓴 셈이다. 각종 공문서와 시설물을 색상이 바뀐 브랜드로 교체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차라리 색상을 바꾸지 않았다면 시민 혈세 낭비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애초 대구시는 2004년부터 사용해온 컬러풀 대구를 두고 "대구의 정체성이 부족해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했다. 그러나 동그라미 두 개 색상만 바꾸고 컬러풀 대구 유지 결정을 하면서는 "대구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하게 표현하게 됐다"고 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고, 의미만 잔뜩 부여해 브랜드 개발 실패를 덮으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도시 브랜드 교체는 우여곡절이 불가피하다. 서울시 브랜드 'I·SEOUL·U' 경우 처음엔 의미가 와 닿지 않는다는 등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이 알고 있고, 7명은 호감을 느끼고 있다. 시민 혈세, 시간, 인력 낭비도 문제지만 기존 브랜드를 뛰어넘는 새 브랜드 개발에 실패한 대구시를 보며 시의 역량이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2019-06-12 06:30:00

[사설] 한국당, 지역 공헌 없거나 무능 다선 의원 공천 배제해야

자유한국당에서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구경북이 물갈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쇄신의 대상이 되거나 친박(친박근혜)계를 특정해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결단코 반대한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문제 있는 의원들을 제대로 솎아내는 공천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한국당 공천을 주도하는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 지난 6일 '큰 폭의 물갈이'와 '친박계 책임론'을 언급한 이후 지역 의원들이 불안에 떠는 모양이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 정치력 위축' '하향식 내리꽂기 가능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한다.이들의 항변은 타당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의 여론이다. 지역민은 한국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긴 해도,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는 혐오하고 손가락질한다. 공천에서 배제할 유형은 ▷지역 공헌도가 없는 웰빙 의원 ▷지방의원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는 의원 ▷지방선거 등에서 온갖 구설에 오른 의원 ▷존재감 없이 선수만 쌓은 의원 등이다.이런 유형은 지역에서 한국당을 욕 먹이고 무능한 집단으로 인식하게 한 주범이다. 이들은 반드시 걸러내야 할 대상이지만, 과거 경험에서 보면 교묘한 처신과 줄서기로 오히려 수월하게 공천장을 받아쥐었고, 애꿎은 인사가 물을 먹곤 했다.한국당이 달라졌음을 입증하려면 '자를 사람은 자르고, 살릴 사람은 살리는' 투명하고 정확한 공천이 돼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고 변화이자 지역민이 바라는 바다. 친박계 배제론도 쓸데없는 논쟁이다. 한국당에서 '친박'에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일 잘하고 국가·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느냐가 공천 기준이 돼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국당이 제대로 물갈이하지 않으면 지역민에게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2019-06-11 06:30:00

[사설]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지역 경제 살릴 불씨 되기 바란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 윤곽이 드러났다. 구미시·경북도로부터 구미형 일자리 투자 유치 제안을 받은 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추락한 대구경북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구미시·경북도와 지역 정치권의 유치 노력에다 구미 시민들의 협조가 밑거름돼 구미에 첨단 생산시설 유치 첫 단추를 끼운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1천 명이 넘는 일자리가 생기고 수천억원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침체한 구미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실패로 구미를 비롯해 대구경북 전체가 상실감이 큰 상황에서 LG화학의 투자가 실현된다면 지역에 희망의 불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LG화학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곳 중 13곳과 국내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구미에서 생산될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전체 생산원가의 약 40%에 달할 만큼 배터리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외국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던 양극재 공장을 구미로 유치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이제 중요한 것은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시행착오 없이 안착하는 일이다. 노사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구성원 간 이해 충돌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지 않으면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 투자에 어려움이 없도록 부지 공급이나 행정절차 간소화 등에 노력해야 한다. 또 2천 곳이 넘는 중소기업을 구미형 일자리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구미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친화적 도시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필두로 지역 경제가 비상할 수 있는 제2, 제3의 방안을 찾고 실현하는 데 지역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할 것이다.

2019-06-11 06:30:00

[사설] 설 곳 없는 동물화장장, 광역 행정의 공론화로 길 찾자

늘어나는 반려동물과 달리 사후(死後) 처리를 위한 대구 서구의 동물화장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시설 허가를 둘러싼 반대 주민 시위와 소송전으로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 시대 흐름과 함께 이제는 필요 시설로 인정되는 동물화장장인 만큼 대구시가 나서 갈등을 풀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무엇보다 대구시의 적극적 관심이 요구되는 까닭은 동물화장장 설치를 두고 지금까지 소송전으로 버티는 서구청 행정의 한계 탓이다. 서구청은 지난 2년 넘게 소송을 끌다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동물화장장 설치 추진 사업자에게 진 뒤에도 올 4월 건축 허가를 않아 곧바로 행정소송을 당하게 됐고, 이어 5월에는 행정심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날로 되돌아간 셈이다.이 같은 사업자와 서구청 간의 소송 재연은 임시방편으로, 또다시 긴 시간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공론화 행정이 절실한 까닭이다. 민간사업과 별도로 공공시설로 동물화장장을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증거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 동물화장장 설치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대구경북의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만도 벌써 123만 마리를 넘어섰다. 그러나 사후 처리 시설로는 청도와 구미 두 곳뿐인 데 반해, 연간 처리 능력도 1천800마리에 그치는 수준이다. 해마다 8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죽고, 화장을 바라는 반려 인구가 6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시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불편 해소는 물론, 지금처럼 소송전으로 행정력 낭비로까지 이어진 동물화장장 문제를 그냥 두기보다 대구시가 나서 해법을 찾는 일은 마땅하다. 대구 8개 구·군에다 인근 경북지역도 넣어 공모를 통한 입지 선정과 혜택 제공 등으로 갈등을 푸는 행정을 펼 만하다. 대구시·경북도 광역 행정은 바로 이럴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2019-06-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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