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탈원전 재앙', 결국 국민 전기료 부담만 늘린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1조1천억원이 넘는 각종 전기료 특례 할인을 모두 폐지하고 전기요금 원가를 공개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부담을 한전이 더는 감내하기 어렵자 사실상의 전기료 인상을 들고나온 것이다.전기료 특례 할인은 필수 사용량 보장 공제, 여름철 누진제 할인, 주택용 절전 할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할인, 신재생에너지 할인, 전기차 충전 할인 등으로 작년 1조1천434억원에 달했는데 한전 비용으로 전가됐다. 한전이 전기료 특례 할인을 폐지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전기료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게 필연적이다.문 정부는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적자 확대 등 한전의 경영이 악화함에 따라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식언(食言)이 될 우려가 커진 것이다. 연간 수조원이 넘는 흑자를 내던 한전은 탈원전 이후 적자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6년 만에 1조1천700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엔 영업적자 9천285억원을 기록했다. 이 탓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전의 신용 등급을 'BBB'에서 투자 적격 등급 10개 중 가장 낮은 등급 'BBB-'로 하향 조정했다.탈원전을 강행할 때부터 한전의 부실, 그에 따른 전기료 인상은 '예고된 재앙'이었다. 정부는 한전의 적자가 탈원전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한전이 발전단가가 싼 원전 대신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한전이 더는 버티기 어려운 한계에 달했고 결국 전기료 인상이 눈앞에 닥쳐왔다. 해법은 나와 있다. 한전은 국민에게 전기료 부담을 전가하지 말고 원전 비중을 올려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 백년대계산업인 원전산업을 초토화하고 전기료 인상을 촉발한 탈원전을 폐기해야 한다. 나라를 망가뜨리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탈원전을 정부는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2019-10-31 06:30:00

[사설] 개발에 내몰린 철거민, 최소한 몸 둘 곳은 있어야 맞지 않나

대구 곳곳에서 주거환경 개선 명목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면서 강제로 쫓겨나는 세입 이주민들이 속출하지만 대구시는 대책 마련을 외면하고 있다. 이들 주거 취약계층은 개발에 따른 법적·제도적 보호가 없고 이주비 보상도 받지 못하기 일쑤다. 심지어 가재 도구마저 용역업체에 빼앗기는 불이익이 돌아오고 최소한의 머물 공간조차 구하지 못해 길에 나앉는 현실에서 올겨울을 맞게 됐다.현재 대구의 도시정비사업은 228건에 이를 만큼 동시다발이다. 특히 입주민이 사업지 개발로 주거지를 떠날 수밖에 없는, 정비사업의 마무리 단계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만 28건이다. 이들 사업지 세입자에게 남은 선택은 강제로 쫓겨나거나 이주하는 길뿐이다. 무엇보다 개발 사업은 소유자의 소유권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세입자 보호 장치는 없는 셈이다. 2년의 계약기간이 지나면 집주인은 재계약 거부 또는 이주비 보상이 없는 독소 조항을 넣은 계약을 요구하는 탓에 사실상 세입자는 보호를 받을 수 없다.이처럼 유례없는 대구 도심 곳곳의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이 소유권자에게는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과 수익성 보장 수단이겠지만 세입자로서는 생존의 위협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민간 차원에서의 이런 사업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책없이 쫓겨날 수밖에 없는 주거 취약계층인 숱한 세입자의 고통을 외면할 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더구나 계속될 도시정비사업을 고려하면 철거 세입 이주민 대책은 꼭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최근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을 맞아 대구시청 앞에서 벌어진 시민사회단체 시위에서 철거 세입자 등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당연하다. 시민의 안정적인 삶을 책임진 대구시가 더 이상 이들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대구시가 먼저 이런 사업의 인허가권을 쥔 만큼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대책 마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등도 시작 단계에서부터 세입자를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다.

2019-10-30 06:30:00

[사설] 이회창 전 총재가 '공수처' 찬성했다는 여당의 가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기 위해 없는 소리까지 지어내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1998년 9월 23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정치적 사건이나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된 수사기관 설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해찬 대표도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이 전 총재가 그렇게 말한 것은 맞다. 그러나 발언의 취지는 공수처 설치가 아니라 특별검사제 도입이다. 이 전 총재는 1998년 9월 23일 참여연대 박상중 공동대표 등을 면담하면서 '부패방지법' 제정에는 동의하지만 참여연대의 공수처 설치에는 반대하고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상설 특검 형태의 공수처를 추진했다.또 이 전 총재는 특별검사도 공수처처럼 상설기구로 두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수처와 같은 독립적 수사기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상설화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결국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이회창 공수처 설치 주장' 발언은 명백한 가짜 뉴스다.물론 "이재오·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한국당 주요 인사가 공수처를 20년 넘게 주장해왔다"는 이 원내대표의 '팩트 체크'만큼은 정확하다. 그러나 이것도 '문재인 정권식(式) 공수처'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는 막강한 사정(司正) 권력을 대통령에게 안기기 때문이다. 문 정권의 공수처가 단기적으로는 내년 총선, 장기적으로는 '20년 집권'을 위한 '정권보위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이해찬 대표도 이런 공수처에는 반대했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2004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사정 집행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검찰권의 이원화도 적절치 않다"고 발언했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사실상 대통령 직속의 공수처를 만들려 한다. 부끄러워해야 할 자가당착이다.

2019-10-30 06:30:00

[사설] 비정규직 근로자 역대 최고…또 하나의 '일자리 참사'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 수는 1천307만8천 명으로 전년 대비 35만3천 명 줄었다. 반면 비정규직은 748만1천 명으로 지난해보다 86만7천 명 늘었다.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6.4%로 전년보다 3.4%포인트 높아졌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와 비율이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국정 과제 1호로 추진한 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정규직이 줄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이를 두고 통계청장은 "올해 조사부터 관련 기준이 달라짐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조사를 동일한 잣대로 봐서는 안 된다"며 "예전 기준으로는 정규직에 포함됐던 35만~50만 명 정도가 조사 방식 변화로 비정규직에 새로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36만 명의 비정규직이 증가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연간 비정규직 증가 규모가 1만~3만 명 내외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비정규직 증가 폭은 폭발적인 수준이다.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을 신호탄으로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적극 추진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수와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충격적이다. "고용 사정이 어렵지만 고용의 질은 개선되고 있다"는 청와대와 정부 진단이 무색하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니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 같은 초단기 일자리를 늘리니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가 25.4%인 193만8천 명으로 가장 많았다.정부의 조사 방법 운운은 변명일 뿐 고용의 질이 악화하는 추세는 확연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평균 근속 기간 차이가 더 벌어지고 월급 격차가 확대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참사'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다. 정부가 근로자 고용 주체인 기업의 기를 살리는 쪽으로 일자리 정책을 전환하지 않고 세금으로 단기 일자리 늘리기에만 치중하는 한 일자리 참사는 계속될 것이다.

2019-10-30 06:30:00

[사설] 전국 유일의 고교 유상급식, 대구시는 뭐하고 있나

경북도가 내년부터 단계별로 고교 무상급식을 도입하면서 대구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북도는 내년에 3학년생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는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는 전국 유일의 지방자치단체로 남게 돼 조속히 무상급식을 시행하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대구시는 올해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여전히 급식비를 내야 한다. 내년 경북도의 제도 시행으로 무상급식에 관한한 전국의 고교생 중 대구만 외톨이가 되는 셈이다. 이런 처지인데도 대구시가 고교 무상급식제 도입을 꺼리는 것은 어려운 시 재정도 있지만 일부 학부모의 반대 등 여론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재정 형편도 그렇지만 예산을 우선 투입해야 할 사업에 대한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무상급식 도입 시기에 대한 조절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물론 이런 대구시 해명에 재고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구시 재정자립도(51.6%)나 학부모 부담을 줄여준다는 제도 효과 측면에서 볼 때 무상급식에 마냥 인색할 이유가 없다. 반면 시교육청은 "올해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으로 부담은 되지만 대구시와 협의해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고교 무상급식에 적지 않은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내년 경북도 고교 3학년생 무상급식에 드는 예산이 152억원인데 도교육청이 55%, 지자체가 45%를 분담한다. 또 초중학교 무상급식 확대로 대구 학교급식 예산도 매년 증가세다. 2016년 617억원에서 2017년 760억원, 2018년 919억원, 올해 1천175억원이 들어갔다.그렇다고 이미 대세가 된 무상급식을 대구시가 계속 외면하는 것은 시대 흐름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 대구시장이 의지를 갖고 있다면 어렵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대구도 빠른 시일 내 고교 무상급식이 실시되도록 시와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 과제를 적극 풀어야 한다.

2019-10-29 06:30:00

[사설] 대구 축산·농수산도매시장 갈등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대구 축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불협화음이 도를 넘는 양상이다. 북구 검단동에 위치한 축산물도매시장과 매천동에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벌어진 도매시장 운영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 도매시장에서 불거진 운영권 관련 소송만 8건에 달하니, 내부에 축적된 비위 논란이 한계를 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축산물도매시장 운영을 한 업체가 40년간 독점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축산물도매시장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1970년대부터 시립도축장과 중앙도매시장 조수육부(가축 경매·도매) 업무 대행을 맡아왔다고 한다. 이 업체는 2001년 5월 축산물도매시장 신장개업 후에도 위탁 업무를 독점해오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일을 잘했고 탈이 없었으니 독점권이 유지된 게 아니냐는 항변이 나올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이 업체의 도축 작업자와 현장 책임자 등이 수억원의 육류를 빼돌리는 비리가 드러나 축산농가의 항의 시위와 법인 교체 요구도 있었다. 따라서 여러 업체들이 불공정 거래 등을 이유로 대구시에 청원과 진정을 했지만, 대구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사회 통념상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시민들이 의구심을 품을 만한 일이기도 하다. 축산물도매시장 독점 운영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한 축산업체가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부류에서는 대구시의 재지정 불가 처분에 반발한 한 업체의 행정소송이 다음 달 말경 선고를 앞두고 있다.농수산물도매시장은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전직 공무원들이 퇴직 후 같은 시장 업체에 재취업한 사실이 다시 드러나면서 말썽이 되기도 했다. 이번 소송도 전직 공무원들이 재취업한 업체에 계속 특혜를 주고 있다는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구시의 배짱 행정과 반부패 감수성이 다시 드러난 게 아닌가. '법과 원칙을 중시해 업체를 지정하고 있다'는 답변을 믿을 시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2019-10-29 06:30:00

[사설] 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국회의원 정수 늘리기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 총선 국회의원 정수와 관련해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에서 확대하는 그런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발언으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나라 앞날과 민심, 국민적 여망조차 언제든지 뭉갤 수 있는 우리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무엇보다 심 대표의 시각은 실망이다. 국회의원을 10% 늘리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이는 말도 되지 않는다. 국민은 결코 이를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미 드러났다. 올해 나온 결과만 봐도 그렇다. 무려 70% 수준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했다. 되레 정수를 10% 줄이자는 자유한국당 제안에 60%가 찬성한 조사도 있다. 그만큼 국민은 정수 확대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심 대표는 거꾸로 민심을 오도(誤導)하니 속내는 오직 자신만의 잇속 챙기기인 듯하다. 과연 국민이 안중에 있는지 의심스럽다.아울러 심 대표가 극히 민감한 사안을 작정하고 내놓은 주장의 시점은 더욱 부적절하다. 이미 국민은 지난 2개월 넘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국회와 국회의원의 무능을 질리도록 지켜봤다. 나라는 두 쪽으로 쪼개졌고 국회는 하는 일 없이 허송했다. 국정감사는 생생한 그 현장이었다. 국감다운 국감의 모습은커녕 오로지 진영으로 나눠 싸움질에만 매달리지 않았던가. 무릇 국민은 의지할 데 없어 답답할 즈음에 심 대표가 겨우 내놓은 생각이 제 밥그릇 늘리는 일이니 할 말을 잃을 뿐이다.국회의원 수가 모자라서, 국회의원 특권이 부족해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 나라 국민은 없다. 내려놓겠다던 특권 포기 약속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마당에 국회의원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심 대표 발상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지금은 갈라진 민심을 모아 추스리고 민생을 돕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차라리 나을 때다.

2019-10-29 06:30:00

[사설] 본말전도에 폐해 뻔한 文대통령의 '공정 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公正)을 내걸고 국정 전반에 '공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을 시작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공정 드라이브를 가속할 전망이다.국민 관심사인 대학입시를 들쑤시며 문 대통령이 공정을 들고나온 것은 '조국 정국'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임기 5년인 역대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취임 이후 2년 6개월을 기점으로 지지율이 추락했고 이를 만회하려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정 의제를 설정하고 국정 전반을 직접 챙기는 만기친람(萬機親覽)을 했다. 국민에게 내세울 국정 성과가 없는 데다 조국 사태로 지지율이 급락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상황이 더 절박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공정 드라이브를 건 요인이 됐을 것이다.하지만 문 대통령의 공정 드라이브는 본말전도(本末顚倒)에다 혼란과 부작용, 폐해가 불가피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유감 표명조차 없다. 공정을 크게 훼손한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 없이 난데없이 공정 드라이브를 건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은 물론 후안무치다. 문 대통령이 지시한 정시 비중 확대는 교육부의 기존 입장과 배치돼 교육계는 물론 학생·학부모의 혼란을 초래했다. 대학입시와 같이 대통령이 공정을 앞세워 사안 하나하나마다 깨알 같은 지시를 하면 그로 말미암은 폐해가 속출할 개연성이 크다.문 대통령은 이달 말 반부패협의회를 주재하고 공정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이번엔 어떤 지시를 할지 우려가 앞선다. 지금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전반기 국정 운영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통렬한 반성이다. 그와 함께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공정을 앞세워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것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하고 또 하나의 국정 실패로 귀착될 것이다.

2019-10-28 06:30:00

[사설] 도청 신도시 호민지 주변 낚시꾼 쓰레기 개탄스럽다

경북도청 신도시를 상징하는 저수지인 호민지가 몰상식한 낚시꾼들이 마구 버린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다 컵라면을 비롯한 음식물 찌꺼기는 물론 부탄가스통과 낚시 관련용품 등이 뒤섞여 악취를 풍기고 있다고 한다.호민지가 비록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곳곳에 세워둔 수질오염 행위 금지 경고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떡밥을 뿌리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모습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곳에서 용변까지 해결하는 몰지각한 낚시꾼도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또한 온갖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 등을 눈에 잘 띄지 않는 풀숲으로 던져버리는 것도 골칫거리라고 한다. 관리 당국이 수거와 처리에 애를 먹는 것은 물론, 썩은 쓰레기 더미 주변에 날파리가 들끓어 인근 주민들과 산책 나온 방문객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니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도청 신도시 남동쪽에 위치한 호민지는 안동시 풍천면 일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한 저수지였다.이곳이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구역으로 포함되면서 경북개발공사가 순환 산책로와 인공 습지, 연결 보행교, 휴게 공간 등을 갖춘 수변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호민지 주변을 신도시 주민들의 여가 활동과 생태학습 체험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인근 명소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호민지야말로 도청 신도시를 대표하는 호수이기 때문이다.낚시꾼들의 쓰레기 투기 행위가 그래서 더욱 개탄스러운 것이다. 관리 당국인 농어촌공사의 소극적인 대처도 문제이지만, 낚시꾼들의 환경 의식 실종이 더 한심한 일이다. 낚시는 긴장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숨결과 함께 좌망과 사색의 시공간을 즐기는 여가 활동이다. 낚시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는 사람들이 자연을 더럽히고 낚시의 철학을 오염시키고 있다.

2019-10-28 06:30:00

[사설] '환자를 돈으로 부른' 포항 한 요양병원, 비리 낱낱이 밝혀야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사건 송치 이틀 만에 불기소 처분한 122억원 국가보조금 사기 혐의를 받는 포항 한 요양병원이 '환자를 돈으로 부르곤 한' 사실을 전직 간호사가 폭로했다. 특히 이 병원은 환자 전문 중개인을 직원으로 두고 환자 유치 과정에서 한 달 용돈 5만원 지급을 약속했는가 하면, 60대 남성 암 환자는 퇴원과 치료 요청조차 거절당해 결국 복합 증세로 숨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검찰 불기소 처분 배경에 더욱 의혹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무엇보다 전직 간호사의 증언은 충격적이다. 포항 검찰은 병원의 국가보조금 사기 등 혐의에다, 재단 이사장이 돈을 멋대로 쓰고 아들·남편과 가까운 인물로 이사진을 꾸려 사유화를 노린 전횡에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조치도 의아할 일인데, 병원이 아예 환자를 '돈으로 부르곤 한' 행태는 분노를 자아내고 남을 만하다. 게다가 환자 등급을 국가보조금액에 따라 나눴으니 이 병원의 배금(拜金)주의는 극치에 이른 셈이다.문제는 인구 고령화 추세로 우후죽순처럼 생긴 많은 요양병원 가운데 이런 부류가 더 없겠느냐는 데 있다. 물론 요양병원 취지에 맞춰 모범적 운영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포항에서와 같은 사례가 없을 수는 없다. 이미 업계에서는 그런 소문이 나돌고 있지 않은가. 겉만 요양병원이지 포항처럼 국가보조금을 노려 전문적 환자 유치 직원과 용돈 지급 미끼 등 불법적 운영의 병원이 있을 개연성은 충분한 만큼 그냥 둘 수 없는 일이다.이번 기회에 보건·사법 당국은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 혈세를 노리고 무늬만 그럴듯한 불탈법적 요양병원을 솎아내야 한다. 그대로 두면 나라 곳간을 축내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려는 악덕 요양병원이 기승을 부리고 국가 복지정책은 헛바퀴만 돌리게 될 터이다. 특히 포항 검찰은 어느 때보다 검찰 개혁이 화두인 요즈음 과연 제대로 할 일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서둘러 재수사로 암 환자 죽음의 의혹 등을 낱낱이 밝혀 실추된 신뢰를 되찾을 때다.

2019-10-28 06:30:00

[사설] 예산 흥청망청 쓴 산하기관 공개한 경북도

경상북도가 감사를 통해 산하기관들이 흥청망청 나랏돈을 쓴 사실을 적발하고 이를 공개했다. 그동안 경북 곳곳에 분산된 산하기관들이 느슨한 관리 감독 아래 예산을 남용한다는 지적은 수도 없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 감사 결과 그런 지적들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된 것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취임 후 산하기관에 대한 인사혁신과 구조조정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예산 낭비에 대해 강력한 경고장을 던진 셈이다.감사 결과 산하기관의 민낯이 드러났다.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은 경영이 악화하자 경비 절감 등 경영을 개선할 생각은 않고 '경북도문화재연구원 기금' 70억원 가운데 20억원을 축냈다. 2016년 이후 업무추진비 중 85%인 2천100만원을 축·부의금으로 전용한 것은 기가 막힌 일이다. 학술용역 국외 여행 후 보고서도 내지 않은 연구원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경북신용보증재단은 최근 3년간 인건비를 정부 가이드라인을 훌쩍 넘겨 인상했다가 적발됐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6급 이상 임직원 48명 가운데 10명이 1억원 이상의 급여를 챙겼다. 경북도경제진흥원은 정규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며 직급별로 나눠 먹기도 했다. 이 기관은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 개선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며 설립했지만 20년이 지나도록 자체 수익으로 인건비 충당조차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잘못된 성과급 잔치를 벌여왔다.새마을세계화재단 역시 세금을 쌈짓돈 쓰듯 썼다. 비상임이사가 해외 출장을 갈 때도 대표이사 기준 1등석 운임을 적용해 2천118만원을 과다 지급했다.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납품이 지연되었음에도 허위로 준공 검사를 내주고 1억원이 넘는 지연 배상금조차 부과하지 않았다.경북도 산하기관들은 대부분 자립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혈세 투입으로 연명하고 있다. 그런 기관들이 알뜰 경영으로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 몫이다. 예산을 흥청망청 쓰면서도 만성 적자를 당연시하고 다시 혈세 지원을 요구하는 산하기관의 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 도민들의 혈세를 한 푼이라도 낭비했다면 마땅히 환수하고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감사 결과를 낱낱이 밝힌 경북도의 의지는 높이 살 만하다. 하지만 이에 그칠 일이 아니라 걸맞은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

2019-10-26 06:30:00

[사설] 문 정권의 충견 작정한 '민갑룡 경찰'

지금껏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란 소리를 들어왔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경찰이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할 판이다. 검찰은 대통령과 여당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조국 수사'에 '올인'하고 있는 반면 경찰은 검찰의 '조국 수사'를 비난하는 여당 내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 배포하는 등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2건을 경찰청 내 모든 부서에 배포하면서 '전 직원에게 전파해주시고, 모든 국장·과장·계장급 이상은 필독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각 부서는 문제의 보고서를 소속 직원 1천여 명에게 배포했다. 이는 이달 중순 경찰청 고위 간부회의에서 민갑룡 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이 보고서를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보고서 내용은 한마디로 왜곡이다. '조국 일가에 대한 무리한 수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조국 전 장관이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폭넓게 들으라고 지시하면서 청취 대상으로 '콕 집은'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말이다. 그는 "이번(조국) 수사는 사냥처럼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그렇지 않다. 조국 수사는 검찰이 처음부터 조국을 치려 기획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뒤 언론의 추적 취재와 관련자 증언 등으로 온갖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보고서는 조국 편에 선 검사 한 사람의 개인적이고 편파적인 감정의 표현을 검찰 내부의 자성으로 뻥튀기한 것이다.사실이 이러함에도 문제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일정 직급 이상 간부들에게 필독하라고 한 것은 민 청장의 개인적인 믿음을 부하 경찰에 강요한 '양심에 대한 폭력'이나 다름없다. 특정 정당의, 그것도 왜곡으로 가득한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간부들의 심경은 참담할 것이다.이번 사안은 문 정권에서 경찰이 권력의 충견임을 자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드루킹 사건' 부실 수사로 그것은 이미 예고됐다. 이런 사실들은 문 정권은 입에 거품을 물고 '검찰 개혁'을 외치지만 정작 더 화급한 과제는 '경찰 개혁'임을 말해준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더 많은 권한을 가지려 한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확보되지 않은 한 절대로 안 될 일이다.

2019-10-26 06:30:00

[사설] 이용객 급감한 대구공항, 노선 다변화 등 정책 재검토할 때

지난해 연간 이용객 400만 명을 넘어선 대구국제공항이 올들어 이용객과 항공기 운항 편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통상 겨울에는 운항 편수가 10%가량 감소하지만 올해는 주 684편에서 490편으로 28%나 떨어졌다. 이 같은 위축은 일본여행 불매에다 항공사 간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국제선 운항이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항공사의 실적 부진은 당장 대구공항 이용객 감소로 이어졌다. 올 9월 기준 대구공항 이용객 수는 30만8천여 명으로 작년 8월의 42만1천여 명에 비해 27%나 줄었다. 2014년 저비용항공사의 본격 취항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해온 대구공항의 기세가 4년여 만에 풀이 꺾인 것이다.활주로 길이(2천750m)가 짧아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일부 단거리 노선이 주를 이루는 대구공항의 한계는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인천·김해에 비해 수요도 적고 군 공항과 겹쳐 제약이 많은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공항이 최근 몇 년간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용객이 폭증하면서 흑자를 낸 것은 사실 거의 기적에 가깝다.그렇지만 대구공항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상황이 돌변하고 있다. 항공사 간 과열 경쟁에 따른 손실 확대와 신규 취항 위축 등 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가 보다 유연한 정책 자세로 급변하는 수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올들어 이용객이 2배나 증가한 대만 등 일부 대체 노선의 성공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단거리 노선 위주에서 벗어나 몽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거리 노선 취항 등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신공항 건설 등 과도기에 놓인 대구공항이 그나마 현상을 유지하고 우량한 지방 공항의 위상을 계속 지켜나가려면 발빠른 정책 대응과 관광업계, 항공업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무턱대고 정책노선에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항공 수요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마중물 차원에서 정책노선 확대 등 개선책을 검토해야 할 때다.

2019-10-25 06:30:00

[사설] 한국경제 '성장률 쇼크'를 돈 풀어 막자는 정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쳐 올해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우려가 커졌다. 한국 경제의 마지노선인 연간 성장률 2% 선이 무너질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올 성장률이 2%가 되려면 4분기 성장률이 1.0% 이상 나와야 하는데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데다 재정지출에 목을 매는 정부 주도 성장이 한계에 부닥쳐 목표 달성이 어려운 실정이다.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것은 연간 성장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4년 이후 네 차례밖에 없었다. 흉작을 겪은 1956년(0.7%)과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7%),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5%)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이다. 앞선 사례들이 글로벌 변수가 작용하거나 일시적인 위기로 말미암아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것과 달리 올해 상황은 저성장이 고착화할 우려가 커 위기감이 가중할 수밖에 없다.정부는 2% 성장률 달성을 위해 올해 마지막까지 재정 여력을 총동원해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성장률을 그나마 견인했던 '정부의 힘'이 크게 떨어져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정부가 상반기 재정 집행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반짝 효과만 냈을 뿐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성장을 이끄는 힘이 쪼그라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소득 여건 개선 등 좋은 지표를 내세우며 "확장 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뜯어고치지 않고 재정지출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을 고집하겠다는 말이다. 정부의 재정지출이 민간의 투자·소비와 연결되지 않아 성장률이 급락하는데도 돈을 풀어 해결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시급한 것은 산업 구조개혁이나 노동생산성 및 경쟁력 강화 등과 같은 근본 처방이다. 기업이 투자와 고용 창출을 주도하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정책을 고집하는 대통령과 정부 탓에 경제가 얼마나 더 망가지고 국민은 얼마나 더 고통받아야 한단 말인가.

2019-10-25 06:30:00

[사설] 조국 수사 앞둔 검찰, 오직 국민만 보면 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씨가 24일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보다 더 많은 18명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이 정 씨의 구속을 피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정 씨 구속을 위한 법리와 증거 싸움에서 검찰이 정 씨 변호인단을 압도했다는 얘기다. 이로써 '윤석열 검찰'은 정 씨 수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물론 이번 사건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조 전 장관을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는 동력도 확보하게 됐다.검찰이 구속 사유로 정 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표창장 인턴증명서 위조 등 입시 비리, 사모펀드 투자를 둘러싼 횡령, 증거인멸, 자본시장법 위반 등 모두 11개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중 입시 비리와 증거인멸 방조 등 적어도 4개 혐의에 조 전 장관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정 씨는 지난해 초 2차 전지 업체 WFM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이 회사 주식 12만 주(6억원어치)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조 전 장관 계좌의 돈이 정 씨 계좌로 흘러들어간 단서를 검찰이 포착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주식의 직접 투자를 금지하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검찰은 이들 혐의에 대해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정 씨의 구속은 '시작'일 뿐이다. 수사의 종착점은 조 전 장관이다. 그렇게 해서 조 전 장관의 위선과 허위를 벗겨내 평등·공정·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지금 검찰에 주어진 과제다.그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이를 예고하듯 벌써부터 "백번 양보해서 정 씨가 유죄라 해도 조 전 장관은 몰랐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며 조 전 장관의 무죄를 기정사실화하는 소리가 여당에서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이런 '방해 공작'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미 대통령부터 검찰권 행사를 자제하라며 검찰을 압박한 터이다. 검찰은 이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검찰 뒤에는 국민이 있다. 오직 국민만 보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

2019-10-25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설] '정권 친위대'라고 할 수밖에 없는 문 정권의 공수처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검찰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공수처 설치가 검찰 개혁이라는 오도된 인식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공수처 설치는 검찰 개혁과 전혀 상관 없는 문제다. 오히려 현재 검찰이 안고 있는 '비대한 사정(司正) 권력'이란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개악'이다.검찰 개혁의 대원칙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이다. 공수처 설치는 그 정반대로 가겠다는 소리다. 검찰 위에 검찰을 능가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정기관을 만들어 사실상 대통령 직속으로 둔다는 것이니 그렇다. 공수처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검찰 권력이 비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면서 공수처에는 이를 몰아준다니 기가 막힌다.또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도 넘겨받을 수 있고, 검사는 물론 판사와 군 장성급도 수사할 수 있다. 삼권(三權)의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들며 거의 모든 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는 것이다. 수사 대상 혐의도 뇌물 수수 등의 비리는 물론 직권 남용, 직무 유기도 포함된다. 대통령이 마음먹으면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악용 가능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세계에서 이런 기관을 둔 정상 국가는 없다. 독재국가인 중국이나 북한만 그렇다. 이는 공수처를 설치하면 우리나라도 중국과 북한과 같은 '비정상' 국가로 전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이다. 입만 떼면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고 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런 짓을 벌이고 있다.더 기만적인 것은 문재인 정권의 공수처가 대통령 가족과 청와대 수석, 장·차관, 국회의원은 기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살아있는 권력'도 단죄하는 공수처가 아니라 '정권 보위부'를 만들겠다는 소리다. 공수처가 '북한 정치보위부의 남한 버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 정권은 이런 '정권 보위부'를 임기 내에 만들려고 한다. 그 목적은 '20년 집권'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9-10-24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 연합뉴스

[사설] 도 넘은 文정부 '캠코더 인사'…이러고도 공정?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정'을 27차례 언급하며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서 봤듯이 공정을 망가뜨린 장본인은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다. 도를 넘은 공공기관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 하나만 보더라도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표가 무색할 지경이다.지금까지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설립한 공공기관 자회사의 대표 대다수가 여권 출신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0명 중 4명꼴로 캠코더 인사란 지적이 나왔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정규직 전환 자회사 대표이사 현황에 따르면 공공기관 자회사 8곳 중 6곳의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1명이 여권과 직접 관련된 인사로 드러났다. 경남 노사모 대표이자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인사, 민주당 재선 지방의원 및 정책위 부의장 출신 인사, 문재인 대선후보 노동팀장 출신 인사 등이 앞다퉈 자리를 꿰찼다.또한 문 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장관이 임명한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286명 중 42%에 달하는 120명이 캠코더 인사로 확인됐다. 임명권자 성향에 맞는 코드 인사가 61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출신 인사가 43명, 캠프 관계자가 16명에 달했다.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 59%가 캠코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국감에서 나왔다.공공기관의 혁신 성패는 기관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의지와 능력에 달렸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전문성이 없는 캠코더 인사를 박아넣은 것은 정권 의중을 반영, 정부 정책에 따르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공공기관 개혁은 뒷전으로 미루고 내 사람 심기에 열을 올린 것은 정권 지지 세력을 더 키우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불평등·불공정·불의한 인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을 위한 개혁은 캠코더 인사 척결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2019-10-24 06:30:00

[사설] 포항 검찰의 의혹투성이 요양병원 불기소, 누굴 위해선가

정부 보조금 122억원 부정수급 등의 혐의를 수사해 포항 북부경찰서가 지난 6월 넘긴 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에 대해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와 경찰이 조사·수사한 혐의에 대해 별도 수사 보강 지시나 지휘도 없이 검찰 송치 이틀 만에 사건을 불기소로 처리했으니 과연 누굴 위한 검찰 조치인지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질 만하다.이번 포항 검찰의 신속한 조치는 놀랍다. 122억원의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무자격 의료기관 개설 등의 혐의는 이미 보험공단과 경찰의 8개월 집중 조사로 파악됐다. 그런데 검찰은 마치 기다린 것처럼 이틀 만에 불기소 처분했다. 게다가 그런 처분의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도 않았고, 보강 수사 같은 후속 조치도 없었다. 검찰이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의심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재수사 촉구는 너무나 당연하다.특히 이 요양병원의 의료재단 이사장은 상임이사에 아들, 감사에 남편을 등록하고 가사 도우미와 병원 청소업체 직원, 이사장 남편의 친인척 등으로 이사진을 구성했다. 이는 재단의 사유화 전횡의 증거가 될 만하다. 아울러 이런 내부 구조를 통해 재단은 그동안 정부 보조금 등을 바탕으로 짠 예산을 마음대로 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하자면 처음부터 나랏돈을 헛되이 쓸 여지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이런 의혹투성이 요양병원을 둘러싼 문제를 낱낱이 밝혀 제대로 바로잡는 일은 경찰과 검찰의 책무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일이니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번 포항 검찰의 조치는 한마디로 스스로 의혹을 자초했다. 이 같은 부류의 사례 재발을 막기는커녕 되레 나랏돈을 함부로 써도 된다는 나쁜 선례만 부추기고 검찰 불신을 키울 뿐이다. 이제 포항 검찰의 선택은 분명하다. 이번 신속한 불기소 처분의 용기에 걸맞게 재수사에 나서 엄정한 검찰 모습을 되찾으면 된다.

2019-10-24 06:30:00

[사설] 국민에 실망과 우려 안겨준 文대통령 시정연설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실망한 국민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국민을 향한 진솔한 사과, 국민 통합 메시지 제시, 국정 대전환 선언이 빠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국정 마비, 국론 분열을 가져온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의 빠른 처리를 국회에 요청한 것은 조국 전 장관과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압박이다. 경제에 대해서는 아전인수(我田引水) 상황 인식과 대책 나열에 그쳤다.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국민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며 "국민의 요구는 제도에 내재된 합법적인 불공정과 특권까지 근본적으로 바꿔내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크게 잘못됐다. 조 전 장관과 가족의 비리 의혹을 '합법적 제도' 안에 있는 것으로 문 대통령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게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뜻과 달리 여전히 조 전 장관을 감싸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을 수 있다. 공수처 설치 드라이브를 건 것 역시 검찰 압박임은 물론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경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경제 실상이나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을 했다. 대책이라고 제시한 것은 세금을 더 퍼붓겠다는 것이 고작이었고 정작 시장이 기대하는 정책 대전환 선언은 없었다.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수출이 침체에 빠지는 등 악화일로를 걷는 경제 현실과 대통령의 인식은 괴리가 크다.연설 말미에 문 대통령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스스로를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국론을 통합하기 위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지만 실제 국정 기조 변화로 이어질 개연성은 크지 않다. 지금껏 문 대통령은 경청 시늉만 할 뿐 국정 전환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집권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후반기에도 국민을 무시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게 한 문 대통령의 연설이었다.

2019-10-23 06:30:00

[사설] 도시공원 일몰제, 지자체 재정 부담 대책 필요하다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둔 전국의 시·도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심각한 재정 위기에 내몰린 17개 광역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단체행동에 나서기에 이른 것이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가 '도시공원 일몰제 대안 입법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시공원 일시 해제와 부지 매입에 따른 엄청난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시도지사협의회는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물론 광역 및 기초의회의장단 등과도 연대해 정부의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을 위한 민·관공동 촉구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한마디로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고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인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에서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헌법재판소가 지난 1999년 '지방자치단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녹지·학교·공원·도로 등)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해당 도시계획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내년 7월부터는 전국의 도시공원 396㎢가 공원 효력을 잃으며 일시에 해제된다.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 부지를 매입하는데 엄청난 재정을 투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내놓은 해법이라고는 지방채 발행에 따른 약간의 이자 감면이 전부이다. 대구시의 경우 일몰제 대상 도심 공원 부지를 매입하는데 지방채를 포함해 4천8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야 할 판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로서는 난감한 현실이다.대구시와 경북도의 경우도 우선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은 공원 부지와 진입로 인근 땅을 사들이는 단기대책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공원 해제에 따른 지주와 주민 간 갈등 빈발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일몰제 대상 부지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가 지정한 것이다. 책임을 지자체에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일몰 대상 조정과 무상양여는 물론 대폭적인 재정 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2019-10-23 06:30:00

[사설] 모순된 관공서 경유차 미세먼지 대책, 규정부터 뜯어 고쳐야

대구시와 8개 구·군 기초자치단체가 11월 6~15일 한국환경공단 등과 함께 겨울철 미세먼지 대책으로 경유차 대상의 자동차 배출가스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1일 올가을 첫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등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에 대비한 조치인 셈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 마땅한 일이지만 그동안 대구시 등 관공서의 노후 경유차 관리 대책에 비춰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란 비판이 나올 만하다.이번 단속 대상은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높은 화물차 등 경유차다. 특히 이들 경유차 가운데서도 낡고 오래돼 문제가 될 차량은 미세먼지 배출에서 더욱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 경유차를 줄이고 폐차에 앞장서야 할 관공서 정책은 되레 이와 어긋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0년 이상 또는 운행거리 12만㎞를 넘긴 경유차는 폐차할 수도 있지만 대구시 등은 대부분 폐차보다 민간에 파는 반면, 민간의 노후 경유차는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조기 폐차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실제로 대구시와 산하 기관 및 8개 구·군에서는 15년 넘는 경유차 187대를 비롯, 최근 3년 동안 10년 이상 노후 경유차 380대를 팔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조차도 최근 5년간 환경부와 산하기관에서만 모두 391대의 공용 경유차를 중고값으로 팔았으나 폐차는 겨우 8대에 그쳤다. 이런 형편은 대구와 환경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들 기관에서의 사례와 같은 모순된 노후 경유차 관리 정책은 관련 법규가 매각을 우선하고, 폐차는 팔 수 없을 때만 허용한 탓이다.미세먼지 배출 노후 경유 차량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이 같은 현재 규정의 손질이 필요하다. 이는 전국의 공용차 모두 해당되는 만큼 노후 경유 차량의 매각과 폐차에 따른 손익을 충분히 따져 현실에 맞는 규정부터 마련해야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의 철저한 대비는 당연하지만 우리 스스로 해야 할 마땅한 조치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2019-10-23 06:30:00

[사설] 정경심 구속 여부 심사,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一家)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상 횡령 등 모두 11개에 이른다. 검찰은 정 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데다 증거인멸 정황도 뚜렷해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이제 관심은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 결과에 쏠린다.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에서는 증발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웅동학원 채용 비리 혐의로 조 전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돈을 전달한 종범에게는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최종적으로 돈을 받은 주범은 영장을 기각했다는 점에서 '상식의 배신'이라는 비판이 빗발쳤다. 정 교수의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그런 일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모든 피의자는 예단이 개입되지 않은 백지 상태에서 구속 여부를 다퉈야 한다. 정 교수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정 교수 자신에 의한 증거인멸 시도가 드러난 것만 여러 차례라는 점이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총장 표창을 위임해준 것으로 해달라고 종용했다. 명백한 증거인멸교사이다. 이것만으로도 구속감이다. 또 동양대 연구실의 개인 PC를 반출했으며 자택 하드 디스크를 교체했다. 모두 증거인멸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위다.법원의 행태도 영장심사 결과에 대한 우려를 부추긴다. 검찰은 그동안 여러 차례 조 전 장관 가족의 휴대전화와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번번이 기각됐다. 덕분에 조 전 장관 부부는 많은 증거를 인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법원이 결과적으로 증거인멸을 도운 셈이다. 법원이 사실상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정 교수의 영장심사는 이렇게 비상식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열린다. 법원이 상식적 판단을 내릴지 국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2019-10-22 06:30:00

[사설] 덩굴 제거 등 황당한 일자리에 혈세 쏟아부은 文정부

문재인 정부가 고용지표를 끌어올리려 '국가 비상금'인 예비비까지 쏟아부어 초단기 일자리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 정부가 고용 참사를 가져온 것도 모자라 막대한 세금을 들여 '일자리 부풀리기'를 한 것은 국민 혈세 낭비 등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작년 10·12월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561억4천600만원을 지출 의결해 10개 정부 기관을 통해 초단기 일자리 1만8천859개를 만들었다. 국가재정법에 의하면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또는 예산 초과 지출에 충당하게 돼 있다. 천재지변 같은 급한 상황에 쓰려고 떼어 둔 비상금을 정부가 마치 쌈짓돈처럼 일자리 부풀리기에 조직적으로 가져다 쓴 셈이다.예비비로 만든 일자리는 일자리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황당한 것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도로변이나 숲길 주변 덩굴 등을 잘라내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 일당으로 6만3천원을 주는 등 돈을 나눠주는 식의 일자리들이 많았다. 농촌 폐기물 소각 및 조류독감 예방 철새 감시, 독거노인 전수조사, 자전거 사고 다발 지역 조사, 국립공원 산불 감시 등 급조한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정부가 예비비로 초단기 일자리를 만들기로 결정한 시점은 작년 8월 고용 동향이 발표된 이후였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에 취업자가 불과 3천 명 증가하는 등 고용 쇼크가 닥쳐오자 예비비까지 풀어 하자투성이 일자리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국민 혈세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선 덕분에 고용 시장은 양적으로는 2017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제조업 일자리와 30·40대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고용 사정은 최악이다. 그런데도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다. 기업 살리기를 통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는 못하고 세금을 퍼부어 일자리라 하기도 부끄러운 초단기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지표 향상을 도모하는 게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실상이다.

2019-10-22 06:30:00

[사설] 안심뉴타운 조성, 대구 균형발전의 전기로 삼아야

대구시의 오랜 숙원이자 현안 중 하나였던 동구 '안심뉴타운' 조성 사업에 바야흐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옛 안심연료단지에 뉴타운을 조성 중인 대구도시공사가 3년 가까이 끌어온 단지 내 입주 업체와의 각종 분쟁을 모두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도시공사는 뉴타운 부지 내의 토양 정화작업이 끝나는 대로 토목공사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는 공동주택 건립의 첫 삽을 뜰 계획이다.최근 안심연료단지 내 몇몇 연탄 업체가 도시공사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에 대해 법원이 감정평가를 거쳐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전을 거부하던 연탄·아스콘 업체와의 퇴거 협상도 앞서 종결되었다. 도시공사는 현재 안심뉴타운 예정지에서 검출된 중금속 오염토를 모두 퍼내고 새로운 흙을 채우고 있다. 이른바 '토양 치환 공법'이다.도시공사는 따라서 다음 달 말이면 오염토 반출을 완료하고 토목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통영향평가 등 필요한 협의를 거쳐 12월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인 것이다. 안심뉴타운 조성은 5천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안심연료단지와 주변 36만㎡를 정주 인구 6천 명 규모의 신도시로 개발하려는 전략적 사업이다.사업이 완성되면 노후 도심지역으로 남아 있던 안심지구는 주거 및 유통·상업 기능이 새로운 면모를 갖춘 뉴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인근의 신서혁신도시는 물론 동호지구·율하지구와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며 동구의 새로운 부도심으로 도약할 희망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인 변화만으로는 이곳 동구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어내지 못할 것이다.주민들은 교육환경 격차의 완화 없이는 대구시내 지역 간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안심뉴타운 조성은 대구시가 주목하는 대규모 공공개발이자 노후 도심 재창조 사업의 전형이다. 안심뉴타운 조성을 대구 부도심 기능의 활성화에 따른 지역균형발전 촉진과 대구 경제지형 혁신의 계기로 삼으려면 교육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2019-10-22 06:30:00

[사설] 원전산업 생태계 망치는 '탈원전' 왜 계속 고집하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한 뉴스 두 건이 최근 나란히 시선을 끌었다. 하나는 탈원전에 대한 성토가 쏟아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였고 다른 하나는 정부의 탈원전 행보에 쓴소리를 한 장순흥 한동대 총장의 특강이었다.산자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탈원전으로 원전산업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며 정부를 맹공했다. 그와 함께 건설 계획이 취소된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도 압박했다. 이종배 의원은 "세계 최고 기술의 원전이 무덤으로 남게 되면 그 무덤의 비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성윤모 산자부 장관의 이름이 새겨질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성 장관은 "원전 생태계를 망가뜨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신한울 3·4호기의 나머지 처리는 한국수력원자력 몫"이라는 등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실망스러웠다.한국 원자력 기술 자립과 수출 신화를 주도했던 장 총장의 탈원전 비판은 울림이 컸다. 그는 "한국 원자력이 무너지면 러시아·중국으로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가고 만다"고 경고했다. 또한 "국내 원전 건설이 이뤄져야만 설계·제조·부품 공급 같은 국내 공급망이 유지될 수 있다"며 "탈원전은 이 체제를 깨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전이야말로 원천기술부터 부품·장비까지 온전히 우리 기술로 자립시킨 모범 산업인데 왜 정부가 탈원전으로 생태계를 위축시키느냐는 게 그의 특강 요지였다.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에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탈원전은 '정권 정체성의 문제'란 인식을 바탕으로 요지부동이다. 원전 공포를 과장한 영화 한 편이 문 대통령의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탈원전으로 원전산업이 파괴되고 일자리 및 지역 경제 파탄 등 폐해가 속출하는데도 문 대통령이 탈원전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나라를 망가뜨리는 죄를 짓는 일이다. 당장 탈원전을 폐기해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기 바란다.

2019-10-21 06:30:00

[사설] 돈만 주고 운영은 팽개친 패션연…마냥 손 놓고 있을텐가

가뜩이나 운영 문제로 내부 갈등이 끊이지 않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패션연)이 공석 중인 원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져 시끄럽다. 특히 예산을 지원하는 정부와 대구시·경북도가 당연직 이사를 맡고 있지만 정작 관련 회의에는 참석조차 않는 바람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 자체가 무산되는 등 당연직 이사의 할 일을 방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의 회의 불참과 계속된 무관심은 깊이 짚어볼 문제다.일찍부터 섬유산업이 앞섰던 대구경북에 걸맞은 패션산업디자인 발전을 위해 패션연이 설립됐고, 벌써 내년이면 10년 세월이다. 그동안 내부 비리 등으로 내홍을 겪던 패션연은 올 들어서 2월 이사장 사퇴, 4월 원장 사퇴로 바람 잘 날이 없을 만큼 어수선했다. 다행히 이사장은 대행 체제로 꾸렸지만, 원장은 지난 7월부터 공모에 들어간 뒤 지금껏 다섯 차례나 열린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 회의에도 여전히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삐걱거리고 있다.바로 당연직 이사를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과 대구시 경제국장, 경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의 회의 불참 탓이다. 9명의 원추위 위원 가운데 3분의 2(6명) 이상의 참석이 이뤄져야 회의가 열리는데, 이들이 오지 않으니 회의조차 무산되기 일쑤다. 사정이 이런 만큼 당연직 이사로서 패션연의 운영 파행과 내부 문제 등에 견제나 제지 등과 같은 기대는 아예 접을 수밖에 없다.패션연의 사업은 대부분 정부나 대구시·경북도에서 예산을 책정, 지원하는 일로 채워지는 형편이다. 즉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인 셈이다. 당연히 정부와 대구시·경북도는 이사로서 각종 회의 참석을 통한 의견 전달과 원장 선임 절차 진행 등의 역할이 절실하다. 이런데도 잦은 회의 불참으로 일을 망치니 이는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는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패션연은 서둘러 정관을 바꿔서라도, 지금처럼 무책임한 회의 불참을 막을 수 있는 개선 조치를 마련하는 게 맞다.

2019-10-21 06:30:00

[사설] 미 대사관 기습 침입, 문 정권이 그 공간을 열어 놓았다

미국 정부가 지난 18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주한 미국대사관저를 침입한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이 모든 주한 외교 공관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urge)한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현지시간으로 19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주한 미국대사관도 사건 발생 당일 '촉구'라는 표현을 담은 같은 내용의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미국이 이례적으로 'urge'(촉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매우 강도 높은 외교적 표현으로, 그만큼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대낮에 버젓이 사다리로 미 대사관저 담을 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고, 경찰은 시위대가 다칠까 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도 않았다.만약 이들이 대학생으로 변장한 테러 집단이었다면 어쩔 뻔했나. 지난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이란 과격파들이 점거하고 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잡은 것과 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찰의 무능한 대응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열려 있다.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 결성을 주도하는 등 친북 언행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속 대학생들이 미 대사관 침입이란 대담한 행동을 한 것은 대북 유화 자세로 일관하는 문재인 정권이 그런 공간을 열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 데모해야 (미국이) 바뀐다"는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말은 이를 압축해 보여준다.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수석 부차관보는 17일 "북한이 지난 1년 반 동안 한국 좌파들에 대한 이념 공세에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고 지적했다. 맞는 소리지만 절반만이다. 북한의 대남 이념 공세의 성공은 문 정권의 방조·조장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 어쩌다가 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

2019-10-21 06:30:00

[사설] 중국 투자 위험성 말해주는 김형태 씨 사건

5년 전 중국 공안에 의해 억류되었던 지역의 사업가 김형태 씨가 최근 중국 법원의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재판에 넘겨진 지 무려 5년 만의 일이다.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소설 같은 얘기다. 반도체 생산 제조 분야의 특허를 보유한 김 씨는 10년 넘게 중국을 오가며 알게 된 중국인들과 함께 사업을 벌였는데, 그게 화근이었다.80억원이 넘는 자금은 중국인 2명이 분담하고 김 씨는 기술 분야를 전담하기로 했다. 그런데 2014년 두 중국인 간에 갈등이 생겨 회사 운영이 중단되면서 사달이 났다. 김 씨는 회사 자금 수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중국 공안에 고소를 당해 구속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경영에는 참여한 적도 없이 월급을 받고 일해온 것뿐이라는 항변도 소용이 없었다.구류 37일 처분을 받았고 검찰이 증거 부족 등으로 기소하지 않아 석방되었지만, 중국 공안은 여권을 압수한 후 거주 감시 처분을 내렸다. 그렇게 5년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후 공안의 무리한 재조사와 검찰의 비정상적인 기소가 반복되고 석연찮은 재판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1심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이다.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시장을 개척하고 이익이 커지면 그 기업을 협박해 기술을 갈취하는 놀라운 국가 경영 전략을 가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 LG와 같은 우리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정부의 시정 요구도 못 들은 척하기 일쑤이다. 사드 갈등이 남긴 좋은 교훈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 김 씨와 같은 개인 사업가는 속수무책일 뿐이다. 그래서 중국 시장은 독을 품은 사과와 같다는 말도 있다.중국 투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은 중국 정부의 마수가 와 닿기 전에 공장을 매각하고 빠르게 후퇴하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한국 기업가들이 중국에 투자를 하거나 현지 공장을 경영하다가 기술만 빼앗기고 빈손으로 돌아온 사례도 허다하다. 중국에 대한 환상과 무지가 초래한 비극임을 깊이 인식하고 앞으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김 씨의 항소심이 11월쯤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당연히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상황을 확인해 봐야 할 일이 아닌가.

2019-10-19 06:30:00

[사설] 대구경북 30·40대 일자리 대책 급하다

대구경북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지역 고용지표가 계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들어 전국적으로 서비스업과 6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그렇지만 대구경북은 제조업과 도소매업, 30·40대 취업자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좀체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9월 전국의 취업자는 2천740만4천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만8천 명 증가했다. 두 달 연속 30만 명을 웃도는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일자리의 질을 떠나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 명대를 넘긴 것은 반가운 일이다.이 같은 전국적 고용지표 개선에도 대구경북의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무엇보다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역 기업의 경영난과 일자리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1.7% 감소해 세계 경기 위축과 반도체 업황 부진의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이처럼 수출이 줄고 기업 투자가 감소하면 일자리난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30·40대 연령층의 취업자 감소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최근 1년 새 전국적으로 30·40대 취업자가 19만2천 명이나 줄었다. 대구경북도 2만1천 명, 1만7천 명 각각 감소했다. 이는 안정적이고 급여 수준이 높은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 전체로 보면 9월 대구와 경북 취업자는 각각 122만6천 명, 144만7천 명으로 1년 새 대구가 8천 명, 경북은 1천 명 줄었다.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과 일자리 대책은 무디기만 하다. 불확실성을 조기에 걷어내도 모자랄 판에 정부 정책이 거꾸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 환경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수출과 투자가 늘기를 바라는 것은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이러니 국내외 전문기관들이 앞다퉈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1%대로 낮춰 잡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재정 확대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기를 되살리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계속되는 취업자 감소세는 우리 경제에 던지는 적신호라는 점에서 더는 수수방관할 문제가 아니다.

2019-10-19 06:30:00

[사설] 영풍제련소 김빼기 작전…환경부는 빨리 판단하고 조치해야

경북 봉화 영풍제련소의 불법 행위에 대한 경북도의 조업정지 조치가 제련소의 잇따른 이의 제기로 불법 적발 2년이 넘도록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소송 제기에다 청문 개최 요청 같은 행정 절차를 거치느라 법규 위반에도 제련소의 영업 행위가 계속되는 까닭이다. 제련소의 '김 빼기 작전'에 경북도가 속수무책인 셈이다. 말하자면 제련소의 사상 첫 조업정지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는 회사 전략은 그 나름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영풍제련소의 행위는 사실 속이 들여다보일 만큼 몰염치하다. 제련소는 2017년 2월 기준치를 넘는 폐수를 70여t이나 내보냈고, 낙동강의 생태와 환경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경북도의 조업정지 20일 처분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게다가 영풍제련소는 올 4월에 또다시 불법 행위를 하다 2차로 적발됐다. 경북도로서는 환경부의 유권 해석을 받은 만큼 120일(3개월과 30일)의 추가 조업정지 행정처분은 마땅했고, 제련소의 행위는 가중 처분을 받을 만했다.물론 제련소로서는 영업정지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두려워 소송 제기와 행정 절차를 통해 가능한 한 영업정지 집행의 시기를 늦추고 싶을 것이다. 마침 법원에서도 제련소의 조업정지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이고 재판을 진행하는 터이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더라도 제련소가 1차 불법으로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반성과 개선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버젓이 불법 행위를 또 저질러 2차 적발된 점에 미뤄 제련소의 법규 무시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이 같은 제련소의 꼼수에 경북도로서는 답답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두 차례나 불법 행위가 적발될 정도로 제련소의 상습 위반을 확인한 만큼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빨리 환경부의 추가적인 유권 해석을 받아야 한다. 환경부 역시 지난 14일 경북도가 요청한 유권 해석에 대한 판단을 서둘러 내려야 한다. 제련소가 강조하는 조업정지에 따른 경제적 피해 못지않게 제련소 불법 행위로 입는 환경 파괴의 피해가 더욱 중대해서다.

2019-10-18 06:30:00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