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캠프워커 부지 반환 후속 계획 서둘러야

대구의 오랜 현안이었던 캠프워커 헬기장(H-805) 부지 반환 문제가 이제야 해결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국방부 그리고 주한미군 관계자가 최근 대구 남구 캠프헨리 대구기지사령부에서 SOFA 4차 실무협의를 열고 한국 측이 제안한 부지 반환 경계 확정 합의 권고문과 공동 환경평가 요청에 합의한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제 주한미군의 서명과 SOFA 환경평가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니, 대구도서관 건립과 3차 순환선 연결 등 대구의 숙원 사업들에 시동을 걸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본다.캠프워커 헬기장 부지(2만8천967㎡)와 헬기장 A-3 비행장 동편 활주로(700m)는 지난 2002년 한국 내 미군 공여지 전반을 통폐합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에 포함되면서 반환이 결정됐다. 그러나 부지 안에 있는 일부 미군 시설물을 이전할 대체공여지 조성 공사와 반환 부지 경계선 확정 등 세부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17년이나 미적대며 계속 끌어온 것이다.국가 안보를 위해 미군 주둔에 따른 오랜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내해온 남구 주민들로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이는 남구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도 간과할 수 없다. 부지 반환 지체로 3차 순환도로 연결구간 단절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은 도로 정체 및 차량 우회의 수고를 겪어왔다. 이 구간의 동맥경화증이 대구 우회도로 전체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조재구 남구청장이 올 연초 미군 대구기지사령관을 만나 부대 주둔으로 막힌 3차 순환도로 미개통 구간에 대해 지하터널이라도 뚫자고 제안한 것 또한 한계에 이른 주민과 시민들의 불만을 감안한 고육책에 다름 아니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대구시는 조만간 3차 순환도로 설계 예산을 추경에 반영할 계획이다. 도서관 건립 예정지에 있는 미군 시설물도 내년 3월 안으로 옮길 것이라고 한다. 미군은 주둔 환경 변화에 따라 약속한 부지 반환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국방부와 대구시 남구청도 남은 행정절차의 조속한 이행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한다. 기형적인 교통 환경과 도시 발전의 폐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2019-05-25 06:30:00

[사설] '자연재난' 폭염, 철저한 대비가 피해 줄인다

23, 24일 이틀 연속 지역 최고기온이 33℃를 넘어서자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24일 경주·경산 등 일부 지역에는 35도를 넘는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올여름도 폭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베트 고기압이 몰고 온 최악의 '열돔 현상'으로 온 국민이 큰 홍역을 치렀다. 비록 작년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도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는 만큼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때다.더 이상 폭염은 자연스러운 천기 현상이 아니다. 정부가 지난해 재난안전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시킨 것도 무더위로 인한 피해가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폭염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특히 폭염은 장기간 지속되는 자연 재난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주의와 대비가 요구된다. 태풍과 홍수 등 재난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나는 데 반해 폭염은 5월 하순부터 9월까지 서너 달 이어져 온열 질환 피해와 시민 일상에 큰 불편을 부른다. 당국은 사전에 철저히 대비책을 세우고, 시도민도 개인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는 등 조심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대구는 폭염 일수가 40일에 달했다. 열대야도 무려 17.7일을 기록했다. 더위 때문에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모두 139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온열 질환자 52명의 2.5배에 이르는 수치다. 2017년의 경우 사망 피해 없이 28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4배 넘게 폭증한 것이다.지난주 대구시와 대구소방안전본부가 폭염 피해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비상 체제에 들어간 것은 발 빠른 대응 조치다. 쪽방촌 거주자와 홀몸노인 등 폭염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3천여 명의 재난도우미 배정을 비롯해 폭염대피소 운영 등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당국의 고민을 이번 종합대책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실시하는 '양산 쓰기' 캠페인에 거는 기대도 크다. 양산을 쓰면 체감 온도를 10도나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대비에 소홀하면 할수록 피해가 커진다는 점에서 폭염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2019-05-25 06:30:00

[사설] 소득주도성장 부작용 세금 풀어 해결하겠다는 정부

소득 최하위 20% 계층인 1분위 소득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장기인 5분기 연속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반적인 고용이 조정을 받고, 고용조정이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목표한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최하위 계층을 더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4천7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근로소득이 40만4천400원으로 14.5%나 줄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0.67명이던 1분위 취업가구원 수는 올해 1분기 0.64명으로 줄었다. 일자리를 통해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실정이다.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에 최하위 계층이 어려움에 빠졌는데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폐기와 같은 근본 처방이 아닌 언 발에 오줌 누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분위 소득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어 기초연금·노인 일자리·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등 저소득층 지원 과제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소득 최하위 1분위의 삶을 개선하려면 재정의 역할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국민 혈세를 풀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이다.세수가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정부 재정으로 소득주도성장 부작용을 덜겠다는 것은 근본 처방이 되기 어렵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노인 등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늘리고 있지만 저소득층 소득이 뒷걸음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잃어 근로소득이 쪼그라드는 현실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큰 복지는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폐기와 같은 정책 대전환을 통해 최하위 계층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

2019-05-24 06:30:00

[사설] 대통령, 여당, 경제 부처가 벌이는 거짓말 퍼레이드

기획재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배포하면서 최저임금 부분을 삭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다"며 "성장 둔화는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저하된 것에 일부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주요 이유의 하나로 꼽은 것이다.보고서는 이어 "2018, 2019년 최저임금이 29% 인상되면서 저숙련 노동자 중심으로 일자리 증가 폭이 줄었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기재부가 배포한 OECD 보고서 참고자료에는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다. 우리 경제의 실상을 OECD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사실상의 거짓말을 한 것이다. OECD 보고서 원문은 쉽게 구해볼 수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유분수다.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한 기재부가 애처롭다.기재부만이 아니다. 지난 2월 여당은 지난해 우리 성장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고 했다. 당시 성장률이 발표된 국가는 36개 회원국 중 4개국뿐이었다. 이후 미국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게 나오자 국무총리가 "미국에 이어 OECD 2위"라고 했다. 지난해 우리 성장률은 36개국 중 18위에 머물렀다.청와대는 지난 3월 "(우리 성장률이) 지난해 '30-50 클럽'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2위였다"며 "올해는 미국과 공동 1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올 1분기 '30-50 클럽' 7개국 가운데 아직 집계 중인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이 꼴찌였다. OECD가 발표한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 역시 성장률이 집계된 22개국 중 꼴찌였다.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총체'는 어떤 총체인지 궁금하다. 대통령과 청와대, 경제 부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거짓말 퍼레이드를 벌이는 고약한 현실이다

2019-05-24 06:30:00

[사설] 황교안 대표, 큰 정치 원한다면 종교 편향성부터 극복해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교 문제가 논란거리다. 황 대표가 지난 12일 부처님오신날에 불교 의례를 거부한 것을 두고 대한불교조계종이 공식적으로 비판 입장을 내놓았다. 제1야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가 종교적 논란에 휩싸인 것은 유례가 없는 만큼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황 대표 스스로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지도자로서 참석했음에도 개인의 생각과 입장만 고집했다"고 밝혔다. 또 "남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 오로지 나만의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 개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이를 두고 일부 한국당 지지자는 '종교가 정치에 개입한다'고 불평했지만, 종교평화위의 성명에는 표현 수위가 다소 높았을망정 틀린 말이 없다. 황 대표가 자발적으로 불교 의식에 참여했으면 예법에 따르는 것이 공인의 신분에 걸맞은 자세다. 손사래를 치는 모습까지 보인 것은 종교적 갈등이나 오해를 부를 수밖에 없다.황 대표가 보수 성향이 강한 침례교 신자로 사법연수원 시절 신학대학을 마치고 지금까지 전도사로 활동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사석에서 "50세 전후로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를 하겠다"고 할 정도로 신앙심이 굳다. 개인의 신앙생활과는 달리,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정치 지도자의 신앙생활은 달라야 하고 다를 수밖에 없다.일부에서는 황 대표가 정치를 통해 종교적 신념을 구현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황 대표는 자신의 종교적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할 시점이 됐다. 황 대표의 종교 문제는 한국당과 차기 대선의 향배를 좌우할지 모르는 중대 사안이다. 황 대표가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나려면 종교 편향성부터 극복해야 할 일이다.

2019-05-24 06:30:00

[사설] 또 드러난 영풍제련소의 불법행위, 어디까지 가나

경북 영풍석포제련소의 불법이 환경부에 적발돼 또 다른 환경오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달 제련소 점검에서 밝혀낸 6가지 법률위반 사실은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한 불신을 더 할 수밖에 없다. 이미 경북도로부터 조업정지 20일 조치를 받은 터여서 약 4개월의 추가 조업정지 처분 조치 거론을 자초한 셈이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제련소의 배짱이다. 무허가로 공장 내 지하수 관정을 52개나 파 물을 퍼내 썼으니 말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33곳 관정의 지하수 시료 분석 결과인데,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농도가 공업용수 기준치의 최고 3만7천662배였다. 제련소 주변의 황폐화된 죽은 임야도 모자라 이제는 제련소 터 아래 땅과 물의 심한 오염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또 다른 묵과할 수 없는 일은 바로 이런 오염 지하수의 공장 밖 하천 유입 정황이다. 제련소 하류 5㎞,10㎞ 지점에 설치한 환경부 수질 측정망에서 비가 적게 내린 지난해 12월~올해 3월까지 카드뮴 농도가 하천 수질 기준을 반복 초과했다. 이는 공장 운영에 따른 오염된 지하수의 외부 유출을 막으려 관정을 파 물을 퍼냈다는 회사 해명을 믿기 어렵게 한다.회사 설명처럼 무허가 개발 관정이 과연 오염 지하수의 유출을 대비한 '수질오염 사고방지 시설'이라면 굳이 봉화군에 허가도 받지 않고 팔 까닭이 없지 않은가. 또 공장 밑 지하수였든, 공장 밖 계곡수였든 이를 측정할 유량계 설치와 운영일지 작성조차 없이 공업용수로 쓴 사실도 의심을 살 만한 행위임이 틀림없다.제련소가 이런 불법에 따른 당국 조치에 또 소송으로 맞서겠지만 앞서 회사가 할 일이 있다. 오염된 물의 외부 유출을 막는 최우선 조치다. 이는 낙동강 물을 먹고 사는 사람은 물론, 동식물의 생명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다. 긴긴 시간 소송으로 버티는 사이 자연이 망가지는 재앙만은 차마 그냥 둘 수 없다.

2019-05-23 06:30:00

[사설] 단순한 말실수로 보기 힘든 대통령의 '단도 미사일' 발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미 군 지휘관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지난 4, 9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한 발언은 해프닝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는 이 발언이 '단거리 미사일'의 실수였다고 해명했으나 궁색한 변명이다.북한이 툭하면 미사일 도발을 해 이젠 국민 대부분이 '미사일 전문가'가 됐다. 미사일은 비행 방식에 따라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이 있으며, 사거리에 따라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가 있고, '단도 미사일'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청와대의 해명대로 문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했다면 정말로 큰일이다. '미사일 상식'도 모르는 대통령이 국군을 통수(統帥)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책임을 맡고 있는 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비상식적이다. 모두가 아는 미사일 상식을 대통령이 모를 수가 없다.그런 점에서 '단도 미사일' 발언은 다른 해석을 요구한다. '탄도 미사일'이라고 하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 된다. 이는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불러와 미사일 발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 달래기에 쏟아붓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우려가 '단도 미사일'이란 희한한 말을 만들어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을 '발사체' '전술유도무기'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했다. 이젠 대통령이 나서 '단도 미사일'이라고 한다. 단거리 탄도 미사일 그것도 현재 남한의 미사일 요격 체계로는 막을 수 없는 '신형 이스칸데르급 탄도 미사일'임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까지 문 정부는 이 미사일을 막기 위한 대책을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민더러 북한 미사일을 맨몸으로 맞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누구를 위한 누구의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9-05-23 06:30:00

[사설] 부울경의 신공항 억지 논리…국토부의 반박은 옳다

국토교통부가 21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소위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이는 부울경이 임의로 조직한 '김해신공항 검증단'을 통해 김해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논리를 만들어 홍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토부가 '정권 핵심'과 통하는 부울경과 충돌을 불사하면서 이 같은 행동에 나선 것은 부울경의 행태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국토부는 부울경의 검증 결과에 대해 "자체적 기준에 따른 일방적인 주장"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증단에 어떤 전문가가 참가했는지 공개조차 하지 않은 '유령' 연구진에서 도출한 결론이라면 누구라도 믿기 어렵다.국토부가 부울경의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고는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보다는 정부와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에 협조해달라"는 의미심장한 조언까지 덧붙였다. 부울경이 정권의 힘을 믿고 주무 부처인 국토부를 건너뛰어 곧바로 국무총리실에 검증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는 것을 꼬집은 문구다.부울경이 김해신공항 확장을 거부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벌이는 활동은 참으로 위험해 보인다. 짜 맞춘 검증 결과를 앞세워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를 무시한 것도 부족한지 '국토부 패싱'은 물론이고 억지 논리로 밀어붙이려고 하니 어이가 없다. 국토부는 물론이고 총리실도 부울경의 이런 비상식적 행위를 방관하거나 협조해서는 안 된다.수십조원이 투자되는 국책사업을 지자체 입맛대로 바꾸는 것은 두고두고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이낙연 총리가 부울경의 주장을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말 잘못된 선택이다. 공항 건설은 국토부의 업무인데도, 총리실에서 나서는 것은 '정치 논리'에 따르겠다는 선언과 같다. 이 총리는 이 문제에 관여하지 말고 국토부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옳다.

2019-05-23 06:30:00

[사설] 청와대, 언제까지 말싸움만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21일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며 뼈있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런 논평이 나온 것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인천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진짜 독재자 후예의 대변인'이라고 공격한 것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황 대표의 표현이 상당히 거칠고 과하긴 했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자신들도 '막말 공방'의 책임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5·18기념식부터 며칠 동안 연설·회의·논평 등에서 내놓은 강경 발언을 보면 정국을 주도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문 대통령은 5·18기념식사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며 사실상 한국당을 겨냥했다.아무리 상대가 싫더라도 국가기념식에 야당 대표를 앉혀놓고 직설적으로 공격하는 발언을 한 것은 청와대가 논평한 대로 '품위가 있는 일'인가. 이 과정에서 김정숙 여사가 고의로 황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악수 패싱' 논란까지 벌어졌으니 기가 찰 일이다.문 대통령은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회가 조속한 추경안의 심의와 처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벌써 한 달 새 여섯 번째 같은 발언을 하고 있으니 야당과 대화나 타협할 생각도 없고, 그저 말로 국정을 끌고 가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문 대통령이 '경제가 급하다' '실기하면 안 된다'는 발언만 되풀이하면서 야당을 협상장에 끌어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비난하고 있으니 국정이 제대로 풀릴 리 없다. 야당 입장이라면 자존심 때문이라도 추경안을 통과시켜 주기 싫을 것 같다.'정치 실종' '국정 난맥상'을 해소할 주체는 대통령이다. 시쳇말로 야당은 반대하고 버티면 되는데 답답할 일도 없지 않은가. 문 대통령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고 양보와 포용의 자세를 보이는 방법밖에 없다.

2019-05-22 06:30:00

[사설] 늦어도 너무 늦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인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일부 취약 업종의 고용 감소 등을 불러왔다는 정부의 공식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 등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조사 결과를 공식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 누구나 아는 사실을 정부가 뒤늦게 대학교수까지 동원해 조사하고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인정한 데 대해 비판이 무성하다.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현장 실태 파악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감축과 근로시간 단축, 임금구조 개편 등이 발생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고용 감축과 근로시간 단축이 동시에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와 임금을 같이 줄이는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말이다. 도소매업 경우 대부분 사례 기업들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감소가 발생했고 고용 감소와 근로시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 기업도 상당수에 달했다.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2018년 16.4%, 2019년 10.9% 인상되면서 고용 부진과 자영업 위기를 가져왔다. 작년에 전국 17개 시·도에서 1천200명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7년 대비 매출액이 60% 감소했다. 그 이유로 소상공인의 34%가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꼽았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우성이 터져 나온 지가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정부가 부작용을 공식화한 것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마침 청와대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적정 수준을 3~4%로 판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부와 여권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제라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을 비롯하여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 임금 결정 구조 개편 등 최저임금 전반에 대해 정부가 종합적으로 살피고 개선 방안을 찾아 실천하기 바란다.

2019-05-22 06:30:00

[사설] 사회안전망 위협하는 외국인 마약사범, 철저히 단속해야

외국인 마약 사범이 매년 크게 늘어 우리 사회안전망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큰 이슈가 된 '버닝썬' 사태가 보여주듯 일부 부유층이나 연예인의 마약 문제는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마약 문제가 매년 커지면서 철저한 단속과 마약 검사 강화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경북경찰청은 21일 필로폰을 유통하거나 상습 투약한 혐의로 태국인 16명을 검거했다.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이들은 왜관 산단이나 성주지역 농장 등에서 일하며 마약에 손을 댔다가 적발됐다. 또 그제 충남 천안지역 마사지업소 등에서 일해온 태국인 등 외국인 노동자 수십 명이 검거됐다. 마약이 우리 생활 주변에 얼마만큼 광범위하게 퍼지고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경북경찰청이 올해 적발한 마약 사범 113명 중 외국인은 33명으로 전체의 약 30%에 이를 정도다.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 사범 중에는 중국·태국인이 가장 많다. 특정 국가의 마약 사범 비중이 높은 것은 국내 체류자 수가 많은 것이 주된 원인이지만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현지 환경 탓도 크다. 얼마 전 동남아 지역에서 유행한 신종 혼합마약 '야바' 등을 국내로 들여온 마약 조직과 태국인 노동자들이 대구에서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그동안 한국은 '마약 청정국' 지위를 누려왔다.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미만이라는 국제 기준에서다. 하지만 2016년 이 기준치를 넘겼고, 한 해 적발되는 마약 사범 수가 1만5천 명을 훌쩍 넘는다. 특히 국내 체류 중인 3년 이내 단기 취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마약 실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무엇보다 인터넷·SNS를 통한 마약 밀반입이나 유통이 그 어느 때보다 손쉽다. 마약은 개인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 국가까지 위협한다. 큰 피해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마약을 철저히 경계하고 막아야 할 때다.

2019-05-22 06:30:00

[사설] 구미형 일자리사업, 지역 경제 살릴 '불씨' 되기 바란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 등을 통해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의 구미형 일자리사업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제2·제3의 광주형 일자리, 즉 상생형 일자리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올해 6월 내엔 한두 곳에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게 이 같은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구미형 일자리사업에 관심을 두는 까닭은 구미가 처한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포항과 함께 지역 경제 중추 역할을 한 구미 경제는 위기에 몰렸다. 대기업 공장의 수도권·해외 이전과 경기 불황으로 산업단지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는 등 경제가 추락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근로자들이 구미를 등져 산업단지 근로자가 2015년 10만2천 명에서 지난해 말 9만3천 명으로 격감했다. 산업단지 가동률은 40%가 채 안 되고 실업률은 2014년 2.7%에서 지난해 상반기 5.2%로 높아졌다.현대차가 참여한 광주형 일자리사업에서 보듯이 구미형 일자리사업에서 핵심은 어느 업종에 어느 대기업이 참여하느냐 하는 것이다.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업종 선택과 대기업 참여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구미형 일자리사업 업종은 전기차 배터리에 참여 기업으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구미와 인연이 있는 기업들이어서 선정된다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지역 경제가 조금이나마 기력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구미형 일자리사업은 적극 추진하는 게 당연하다. 고용 규모가 1천여 명에 불과하고 단기 대책이란 한계가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구미에 만드는 것이 시급한 만큼 지역 역량을 결집해 성과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국토균형발전, 구미 경제 회복을 위해 구미형 일자리사업이 이른 시일 안에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

2019-05-21 06:30:00

[사설] 후대에 빚을 떠넘기겠다는 문 대통령, 부끄럽지 않은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서민 경제를 말아먹더니 이제는 국가 재정까지 파탄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채무비율 40%가 (재정 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한 것을 두고 나오는 비판이다. 이날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0% 초반에서 관리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렇게 따져 물었다고 한다. 국가채무비율에 신경 쓰지 말고 재정을 풀라는 얘기다.무모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재정 중독증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국가 경제의 핵심 주체인 민간 부문이 죽을 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문 정부에게 우리 경제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할 수단은 이제 재정을 푸는 일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 대한 걱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집권 세력이 나쁜 경제 성적을 가지고 선거에서 이긴 전례는 거의 없다.무모한 재정 지출 확대는 당대에는 달콤하지만 후대에는 재앙이다. 문 대통령의 말은 결국 당대를 위해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이다.문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다. 2015년 새천년민주연합 대표로 있을 때 한 말을 보면 그렇다. 당시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 3년 만에 나라 곳간이 바닥나서 GDP 대비 40%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국민과 다음 정부에 떠넘기게 됐다"고 비난했다. 그래 놓고 국가채무비율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표변(豹變)이다.국가 재정은 문 대통령의 개인 재산이 아니다. 건전하게 잘 관리해서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넘겨줘야 할 국가와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재산이다. 독재가 달리 있는 게 아니다. 국민 모두의 재산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민의 동의 없이 멋대로 쓰는 게 바로 독재다. 문 대통령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2019-05-21 06:30:00

[사설] 영천 마을 우물 비소 검출, 영천시는 그동안 뭣했나

경북 영천시 자양면 용산리 마을 우물에서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기준치의 배 넘게 검출돼 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섰다. 특히 자양댐 주변 청정 마을에서 나온 비소여서 이를 쓰는 마을 주민들로서는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미 몇 년 전부터 비소 검출 소문이 나돌았지만 영천시가 제대로 정보조차 알려주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어 주민들이 분노할 만하다.영천시가 긴급 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설치한 비소 제거기 여과 장치의 수명이 다했으나 제때 갈아주지 않아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천시가 우물을 폐쇄하고 30여 가구 주민에게 긴급 생수 지원 등 임시 조치에 나섰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근본 대책 마련은 피할 수 없게 됐다.영천시가 먼저 할 일은 늦었지만 비소 검출의 원인부터 밝히는 일이다. 영천시는 이미 지난해 비소 제거기 설치 때 원인 규명에 나서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비소 제거기 설치도 근본 처방은 될 수 없다. 그런 만큼 철저히 진상을 따져 오염원을 없애야 한다. 과거 자양댐 건설 과정에서 우물 주변의 토양을 오염시킬 물질의 매립 가능성 등 어떤 상황도 배제해선 안 된다.수명을 다한 비소 제거기 여과 장치의 정기 교체는 물론, 적절한 관리를 위한 교육 홍보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또 마을 우물의 주기적인 점검과 중금속 오염 여부 등에 대한 정보는 모두 알려야 한다. 지금까지 이런 조치가 충분하지 못한 사실만으로도 주민 불만과 함께 영천시의 직무 태만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다.그동안 마신 우물물로 주민 불만도 많이 쌓인 만큼 이를 해소할 건강검진 같은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23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시작, 2023년까지 끝낼 예정인 자양면 상수도 공급 사업도 앞당길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가뜩이나 열악한 농촌 환경에 힘든 농촌 주민들이 먹는 물 복지마저도 차별받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2019-05-21 06:30:00

[사설] 지금이 대북 지원·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에 열 올릴·때인가

청와대가 17일 800만달러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을 결정했다.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발사체의 정체 규명도 미루면서 내린 전격적인 결정으로, 이를 위해 북한의 도발 때도 열지 않았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까지 열었다.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난 2017년 결정됐으나 당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따른 부정적 여론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 등 안보 상황 악화로 중단됐었다. 이번 결정은 이를 재추진한다는 것인데 그러자면 당시 상황과 지금 상황이 달라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게 불과 8일 전이다. 상황은 그때와 달라진 게 없다. 북한 퍼주기에 안달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무엇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말해주는 바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은 북한이 핵무장을 강화하도록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김정은이 인민을 먹일 돈을 절약해 핵 무장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도적'이란 말은 북한 퍼주기를 감추려고 내거는 '허울'일 뿐이다.개성공단 기업인 방북도 마찬가지다. 방북 목적이 자산 점검이며 공단 재가동이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 그렇다는 것일 뿐이다. 기업인들의 방북이 재가동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개성공단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박근혜 정부가 폐쇄를 결정했다. 이를 재가동하려면 역시 당시 상황과 지금 상황이 달라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민간연구소가 북한을 세계 8대 핵보유국으로 평가할 만큼 상황은 더 악화됐다.청와대의 이번 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대북 지원을 하면 북한이 스스로 핵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무모한 소망에 포획돼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다. 이게 정부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2019-05-20 06:30:00

[사설] 대통령과 야당 대표, 서로 '독재'라고 공격하는 이상한 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5·18기념사에서 '독재자의 후예'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을 훼손·폄하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지만, 구체적으로 자유한국당을 지칭했다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아무리 한국당이 5·18과 관련해 잘못한다고 해도 국가기념식 자리에서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말이다.문 대통령은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화운동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국당과 보수 세력이 5·18특별법 제정 및 진상 조사를 막고 망언을 쏟아낸 논란에 대해 우려와 불쾌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그러나 '독재자의 후예' 같은 강한 표현은 시민단체 인사라면 모를까,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쓸 말은 아니다. 얼마든지 부드럽게, 완곡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도,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어투를 사용하니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인터넷에는 '화합과 협치를 이뤄야 할 대통령이 편가르기·분열만 조장한다'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반쪽짜리 기념식'이라고 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악수하지 않은 것을 두고 보수·진보가 나뉘어 상대를 향해 욕질하는 것도 그 표현의 후유증이다.힘을 합쳐도 나라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어려운데, 먼저 싸움을 걸고 시빗거리를 찾는 것처럼 비친다면 말이 되는가. 대통령부터 감정을 자제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표현을 써야 한다. 황교안 대표도 '독재'라는 공격을 삼가야 한다.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하고, 제1야당 대표는 '좌파 독재자'라고 비난하니 나라 꼴이 우습다. 국가 지도자라면 품위 있는 표현과 행동이 우선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19-05-20 06:30:00

[사설] 환경보전 의식 소홀한 앞산 전망대 식당

대구 관광 자원이자 시민 휴식처인 앞산 정상에 영업 중인 식당이 새로운 문제로 말썽이다. 지난해 8월 큰 손질 뒤 다시 문을 열었지만 새로 설치된 유리 전망대에 부딪쳐 새들이 죽는 일이 잦고, 일회용 컵 쓰레기까지 쌓여 찾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친환경이어야 할 식당 분위기가 되레 환경을 망치는 꼴이다.이곳 식당은 오수 방류 논란으로 시설을 보완, 어렵게 들어선 만큼 환경친화적 경영은 당연하다. 특히 새의 특성상, 투명 유리로 된 옥상 전망대를 잘 구별하지 못해 일어나는 불의의 충돌 사고도 다르지 않다. 투명 유리에 취약한 조류 특성을 살피지 못한 일은 이해할 만하나 잦은 충돌사(衝突死)를 그냥 넘길 수 없다.식당 방문객에게 산 정상에서의 볼거리 제공을 위한 투명 유리 전망대가 지금처럼 새들의 무덤이 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람의 욕심을 채우는 시설이 자연의 일부이자 주인인 새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은 사람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법적 잣대를 앞세워 버티거나 외면하는 일은 더욱 안 된다. 업체는 물론 대구 환경 당국의 빠른 대처가 필요한 까닭이다. 더 이상 새의 희생을 방관할 수 없다.식당의 새 충돌사 방치도 실망스럽지만 관련 재활용 규정과 달리 매장 안에서 무분별하게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운영 방식은 한심하다. 매장 밖 손님에게 주는 일회용 컵을 매장 안에서도 쓰게 하는 실종된 환경 의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게다가 부근 산중에는 재활용품 수거함이나 쓰레기통도 없다. 함부로 버린 일회용 컵 쓰레기로 앞산을 망치는 일은 시간 문제다.먼저 식당 업체가 스스로 나서 문제를 풀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대구시와 남구청도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행위도 분명 없지 않아서다. 늦을수록 가장 큰 피해자는 자연과 바로 대구 시민들일 뿐이다.

2019-05-20 06:30:00

[사설] 포항제철소 오염 물질 배출 막을 해법 찾아야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수십 년간 대기오염 물질을 무단 배출했지만, 경북도는 이를 알면서도 수수방관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포항제철소가 수시로 고로의 브리더(탱크 등에 공기가 드나들게 하는 장치)를 열어 유해물질이 섞인 증기를 배출했는데도, 경북도는 단속조차 않았다. 지역경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행정 관청이라면 지역민의 건강권을 먼저 챙겨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포항제철소는 4개의 고로(용광로)를 운영하면서 정비를 위해 고로 1기당 45~60일 간격으로 브리더를 개방해왔다. 1년에 20~30회에 걸쳐 브리더를 열었고,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각종 오염 물질이 섞인 증기가 여과 없이 배출된 것이 문제의 초점이다.포항제철소는 "고로 정비 과정에서 브리더를 열지 않으면 폭발 위험이 있고, 여기에 대기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하는 기술을 가진 곳은 전 세계에 없다"고 해명했다. 기술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했다니 포항제철소의 사정이 딱하긴 하다. 그렇지만, 포스코가 지금까지 브리더 개방과 관련해 오염 물질 배출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포항제철소가 관련 기술 부재를 핑계로 관행적으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했다는 뜻이다.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경북도의 입장이다. 경북도는 전남도와 충남도가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현대제철의 브리더 개방과 관련해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하고 나서야 뒤늦게 사실 확인에 나섰다는 점이다. 그것도 조만간 현장 지도점검을 벌여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행정력이라 할 수밖에 없다. 낙동강 오염 논란을 부른 영풍석포제련소가 오랫동안 별다른 제지 없이 가동된 이유를 알 만하다.경북도는 현장 단속에 나설 경우 포항제철소에 조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지만,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경북도는 무작정 행정처분을 내리기 보다는, 환경부와 협의해 포항제철소에 대기오염 저감 기술을 확보하는 유예 기간을 두는 방식도 권할 만하다. 경북도는 여러 수단을 동원해 지역경제도 살리고 지역민의 건강권도 확보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19-05-18 06:30:00

[사설] 관세도 큰 문제이나 車산업 혁신 더 급하다

미국의 외국 자동차·부품에 대한 최대 25%의 관세 부과 결정을 앞두고 미국과의 무역협정(FTA)을 개정한 한국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18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안 서명과 최종 발표 등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결코 안심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미국이 외국 수입차와 부품에 대해 현행 2.5%에서 최고 25%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는 지난해 3월 단행한 철강 관세와 마찬가지로 '무역확장법 232조'다. 수입 제품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제외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그러나 기대와 달리 한국 자동차가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자동차산업이 더 큰 위기에 내몰린다는 점에서 정부와 업계의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하다. 최근 해외시장 판매 부진 등 큰 위기에 직면한 한국 차업계 입장에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만약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가격이 16.5%나 인상돼 미국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의 경쟁력은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정부는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손실이 연간 44억달러 규모로 보고 있다. 현재 완성차업계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연간 80만 대 수준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전체의 30%를 넘어 한국 차의 경쟁력 상실은 불가피하다.비단 완성차업계에만 불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부품을 미국에 수출하거나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협력업체 등 지역 부품업계도 큰 타격을 입는다. 특히 1차 협력업체 등 규모가 큰 지역 부품업체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계속된 불황으로 위축될대로 위축된 지역 부품업계 입장에서 관세 부과 여부는 지역 자동차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지금이라도 자동차업계는 고비용 생산 구조에서부터 낮은 품질 경쟁력과 소비자 신뢰도 하락, 미래 전략 부재 등 문제점들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 미국 관세와는 별개로 우리 차 업계가 이런 구조 혁신에 실패한다면 위기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2019-05-18 06:30:00

[사설] 김해공항 확장안 재검증하겠다는데 경계의 끈 놓아서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데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이 거부하는 김해 신공항 확장안을 총리실에서 재검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2016년 정부 결정과 5개 시도지사 합의에 따른 김해 신공항 확장안을 쓸데없이 총리실에서 손대겠다고 나섰는데, 대구경북은 아무런 입장이나 대책조차 없으니 놀라울 뿐이다.이 총리는 김해 신공항 확장안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부울경 검증단 사이의 조정이 안 되면 재검증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문제는 이미 총리실로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울경 검증단은 지난달 김해 신공항 확장안 거부를 선언하고 국토교통부를 뛰어넘어 총리실에서 재검토하라며 전방위로 압력을 넣고 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이 총리가 '중립적인 전문가로 위원회를 꾸리겠다'는 것을 두고 2016년과 같은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보지만, 정말 위험하고 안이한 생각이다. 정부가 대구경북 의도대로 공정하게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여긴다면 정치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는가.부울경은 이 문제를 총리실에서 다루는 것만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가시화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정도로 판단력과 정보력에서 정부 여당의 지원을 받는 지역과 소외받는 지역 간의 간극이 크다.대구경북은 총리실 재검증위원회에서 부울경 손을 들어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신공항 문제는 총리실이 나서는 것 자체가 정치적 고려란 소리가 나온다. 대구경북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총리실의 재검증위원회 구성을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 통합신공항 부지를 연내 선정하는 것에 희희낙락할 것이 아니라, 더 급한 것은 가덕도 신공항을 막는 일이다.

2019-05-17 06:30:00

[사설] 원전 정책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국민 피해 던다

'붕괴되는 대한민국,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으로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문제점들이 낱낱이 드러났다. 탈원전으로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국가 에너지 정책의 경제성·합리성이 망가져 전기요금이 오르고 국민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탈원전 폐해들은 현실로 닥쳐왔다. 발전원별 열량 단가 비율을 비교하면 원자력이 1이면 LNG는 26.9에 달한다. 효율성이 뛰어난 원전을 포기한 정부의 탈원전으로 2017년 5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1조2천억원의 비용 증가가 발생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탈원전이 지속하면 이런 비용 증가가 천문학적이라는 사실이다. 요금을 올리지 않고 전력 비용 증가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탈원전으로 전기요금이 필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이 30% 오르면 2017년 기준 51조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43만8천 개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예측이 나왔다.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다.경제성과 이산화탄소 대량 감축, 수출 가능성 등을 따져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재개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하면 연간 2천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이 가능하고 가스발전 대비 1조3천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또 한국형 원전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아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도 탈원전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초상 치르고 난 후에 사람 살리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제라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게 맞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국민 혈세 7천억원을 들여 리뉴얼한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해야 한다. 원전의 국내 건설로 원전 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등 국익 차원에서 원전 산업을 지켜야 한다. 탈원전으로 대한민국이 붕괴하는데도 정부는 국민 바람에 역행한 채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는 잘못을 계속 저지르고 있다.

2019-05-17 06:30:00

[사설] 경제 낙관 '집단사고'에 빠진 문 대통령과 청와대

"총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4일 발언을 두고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는 비판이 쏟아지자 청와대가 방어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문 대통령 발언은) 한국 경제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럼에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경제의 큰 그림을 봐주면 좋겠다"고 했다.문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재방송한 것이다. 대통령의 참모라는 신분의 한계를 감안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외면이다. 집단의 구성원들이 똑같은 생각에 젖어 반대되는 증거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비판적인 성찰을 못해 종국에는 실패에 이르게 되는 '집단사고'(Groupthink)의 전형적인 양상이다.경제에서 '총체적이거나 큰 그림'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은 바로 성장률이다. 고용, 투자, 소비 등의 세부 경제활동의 총합으로 성장률이란 '총체적이고 큰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 그런데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였다. 고용, 투자, 소비 모두 죽을 쑤고 있으니 당연하다. 총체적이고 큰 그림에서 '성공'이 아니라 '실패'다."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란 '풀이'는 더욱 기만적이다. 경제가 잘 굴러가면 성과가 없을 리 없고, 국민이 이를 체감하지 못할 리 없다. 거꾸로 말하면 경제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성과가 없고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성과가 없는데 무슨 수로 체감하나. 거시경제 통계는 성과 없음을 분명히 말해준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거시경제에서 굉장히 탄탄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참모가 갖춰야 할 최상의 덕목은 윗사람이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충언(忠言)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청와대에는 이런 참모가 없다. '예스맨'뿐이다. 역사는 이들을 '간신'(奸臣)으로 기록한다.

2019-05-17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의 잘못된 현실 인식이 경제 망친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총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 발언이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성공'이라고 표현한 것은 너무나 부적절하다. 경제가 위기 상황임을 국민 누구나 체감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인식을 갖고 있으니 말문이 막힌다.문 대통령의 '성공' 발언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안착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나온 것이다. 많은 국민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마당에 '성공'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썼으니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한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에 이 기사가 올라오자 하루 동안 1만2천 개 넘는 댓글이 달렸고, 그중 90% 이상이 '대통령의 잘못된 경제 인식'에 분통을 터뜨리고 허탈해하는 내용이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 대통령을 보면서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와 가까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조차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엉터리 보고를 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문 대통령이 경제 상황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안이한 태도를 보인 것이 한두 번 아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지난 9일 KBS와의 대담에서도 "한국은 고성장 국가다. 거시경제의 성공은 우리가 인정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혀, 혀를 차는 이들이 많았다.대통령이 서민들과 얘기만 제대로 나눠봐도 경제 상황을 알 수 있을 터인데 어이가 없다. 현실을 알아야 해법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대통령이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정말 큰 일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으로 대표되는 기존 경제정책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국민을 나락에 빠트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2019-05-16 06:30:00

[사설] '서원' 세계유산 등재…명성에 흠 없도록 잘 보존·계승해야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서원'(書院)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다. 최근 유네스코는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서원을 면밀히 검토해 심사 대상 9곳 모두를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6월 말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하면 영주 소수서원 등 전국 9곳 서원이 세계유산 목록에 오르게 된다.특히 등재를 앞둔 9곳의 서원 중 대구경북에 위치한 서원은 5곳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1543년 백운동서원으로 출발한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賜額)서원인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의 옥산서원, 달성의 도동서원은 대구경북이 자랑하는 전통 문화유산이다. 학문을 넓히고 인재를 키워낸 오랜 전통의 사학(私學) 기관들이 현대에도 여전히 그 자취를 잘 간직하고 있는 데다 그 중심지가 대구경북이라는 점은 시·도민 입장에서 매우 가슴 뿌듯하고 반가운 일이다.서원은 평생 학문에 정진하며 큰 가르침을 남긴 선현들을 배향하는 공간인 동시에 공인된 교육기관이자 지방의 정치·사회 활동의 무대였다는 점에서 그 문화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 비록 후대에 그 역할과 기능이 문란해지고 변질되기도 했으나 지난 500년간 우리 역사와 밀접하게 연결된 학습과 공론의 장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소중한 자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후대에 고스란히 남겨주는 것은 우리의 책무다.서원을 포함하면 우리는 이제 모두 14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13건의 문화유산과 1건의 자연유산(제주도)이다. 석굴암 및 불국사(1995년), 경주 역사지구(2000년), 하회·양동마을(2010년) 등 지역 내 세계유산도 문화적 전통과 문명의 증거로서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고 있다. 서원 또한 유네스코가 인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중단없이 계승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보존 관리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또 세계유산의 명성에 걸맞게 서원의 정신과 가치를 이어가는 일도 급하다.

2019-05-16 06:30:00

[사설] 단속 정보 흘려 돈과 향응 의혹, 경찰 명예 위해 진상 밝혀라

대구의 집창촌인 '자갈마당' 일대 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자갈마당 이주대책위원회'가 경찰관의 비위 의혹을 담은 진정서를 경찰에 냈다. 진정서는 관련 경찰 10명의 실명과 구체적 의혹 내용을 적시, 파문이 일고 있다. 대구 경찰의 명예가 걸린 만큼 검경은 엄정 수사로 진상 규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무엇보다 이번 진정서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단속 정보를 미끼로 1회 50만~100만원의 금품수수는 물론, 수시로 이뤄진 선물 강요나 향응 압박과 같은 '검은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단속 정보 거래'는 경찰의 단속 업무가 국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일이 아니라, 경찰의 개인적 치부를 위한 장사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게다가 실명 거론자가 전·현직 경찰관으로 퇴직 2명을 빼도 현직만 8명인 사실이다. 이는 정보 거래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또 이런 거래 흥정이 단발의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이었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포함돼, 오랜 세월 마치 관행처럼 묵인 방조 됐을 수도 있음을 짐작게 한다. 게다가 일부 고위직 경찰의 연루 가능성과 추가 폭로 등 이야기도 나돌아 의혹과 파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이번 진정은 최근 불거진 서울의 한 유흥업소 단속을 둘러싼 업소와 경찰과의 유착 논란에 대한 수사 와중에 터져 더욱 관심을 끌 만하다. 또한 연루 경찰관 수나 고위직 연루 여부 소문 등을 따지면 대구 경찰로서는 명예가 걸린 중대 사건임이 틀림없다. 결코 소홀히 다룰 일이 아니다. 검경은 진실을 밝혀 직무에 충실한 더 많은 대구 경찰관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특히 이번 일과 관련, 벌써 가족들이 협박성 압력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는 대책위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민감한 내용의 진정은 되돌아올 불이익과 손해를 감내할 용기가 없으면 사실상 힘들어서다.

2019-05-16 06:30:00

[사설] 야당 탓하는 문 대통령, 국정 현안 해결 의지 있기는 한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낡은 이념의 잣대를 버려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킨다"고도 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에 생중계됐으니 문 대통령이 작심하고 한 발언일 것이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국정 현안 해결보다는 '감정풀이'에 치중하고 있지 않은지 걱정할 수밖에 없다.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붓고는 국정에 협조하라는 것은 '백기투항'하라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이런 발언은 청와대 참모나 시민단체 대표가 하면 될 터인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협상의 통로를 막아버리니 어이가 없다. 야당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여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나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문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도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재가동시킨 뒤 5당 대표와의 회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원내교섭단체만 참가하는 상설협의체, 황교안 대표와의 일대일 회담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문 대통령은 연일 국정 현안이 쌓여 있고,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하다고 걱정하면서도 야당과 협치는커녕 감정의 골만 깊게 만들고 있으니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다. 한국당을 무시하고 강경 돌파를 염두에 뒀는지 모르겠다. 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적폐 세력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에서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이러니 문 대통령이 '바른 사나이'로 점수를 얻을지 몰라도, '정치는 정말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싫은 상대라도 어르고 달래가며 목적을 성취하는 것이 정치의 묘용이자 국정 운영의 기본이다. 고지식함과 감정풀이로는 정국을 더 꼬이게 할 뿐이다. 문 대통령이 '통 큰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국민들만 힘들어진다.

2019-05-15 06:30:00

[사설] 실업급여 지급액·수급자 수 역대 최대치 계속 갈아 치우는데…

노동시장 상황과 경기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지 한 달 만에 또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7천382억원으로 지난해 동월 5천452억원보다 35.4%, 1천930억원 급증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3월 지급액(6천397억원)보다 15.4%(985억원) 늘었다.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아간 사람은 52만 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실업급여 지급액과 수급자 수가 역대 최대 기록을 계속 경신하자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나 실업급여 신청 대상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는 지난달 51만8천 명 늘어나는 등 두 달 연속 50만 명대 증가세를 나타냈다.하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고용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이를 실업급여가 반영한다는 점에서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업황 둔화를 겪고 있는 건설업 실업급여 수급자가 6만3천 명으로 작년 동월 4만7천 명보다 34%(1만6천 명) 늘었다. 또 도·소매, 음식·숙박업,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많이 받아갔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직종에서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실업급여 신청자 중 작년 이직자가 전체의 56%, 올해 이직자가 43.6%에 달한다.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게 분명하다.우리와 달리 미국은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1969년 이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면서 전문가 전망치보다 훨씬 밑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우리로서는 그저 부럽기만 하다. 이 와중에 대통령과 청와대, 여야는 정쟁에 빠져 있고 정부는 부실투성이 경제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실업급여 창구를 찾은 실업자들의 비통한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2019-05-15 06:30:00

[사설] 현직 겨우 지킨 강은희 교육감, 대구교육 발전으로 답해야

지난해 지방선거 때 정당 경력을 표시한 선거 공보물을 배포했다가 지방교육자치법 위반으로 기소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 감형돼 현직을 유지하게 됐다. 13일 대구고법 재판부는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강 교육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당원 경력 홍보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이번 재판의 결과가 어떠하든 지역사회에 큰 논란을 부른 사태가 한 단락을 짓고 교육정책 표류 등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켜야 하는 교육감 선거에서 입후보자가 법을 어겼고 결과적으로 교육 현장에 큰 혼선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무엇보다 항소심 결과는 강 교육감의 위법 행위가 사회적 통념상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경미하다고 판단해 면죄부를 준 것은 결코 아니다. 당선무효형이 선고될 경우 대구교육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재선거로 인한 사회적 비용, 시민·학생에게 돌아갈 피해 등을 재판부가 깊이 염려해 내린 결정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강 교육감은 잘못을 뉘우치고 임기 동안 대구교육 정상화와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다만 시민사회단체의 반발과 '교육감의 즉각 사퇴'를 주장하는 일부의 목소리가 계속 높은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선거 과정에서 강 교육감이 보여준 무지와 미숙함은 직무 수행에 걸맞지 않다거나 '교육 적폐 봐주기 재판'이라는 지적이 많아서다. 그러나 진영 간 반목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대구교육의 미래는 위태로워지게 된다. 서로 머리를 맞대 쟁점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고 교육 발전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교육감도 더는 지역사회에 부담이 되는 일이 없도록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또 다양한 여론을 정책에 반영하고 적극 소통하는 것만이 과오를 씻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9-05-15 06:30:00

[사설] 국민 70% "통일보다 경제가 중요"…국정 방향 제시한 민심

국민 10명 중 7명이 통일보다 경제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통일연구원(KINU)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5~2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일의식조사 2019' 결과다. 통일 문제와 경제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이란 질문에 경제 선택 응답자가 70.5%에 달한 반면 통일 선택 응답자는 8.3%에 불과했다.경제가 통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민심은 당연하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된 데다 경제가 갈수록 위기로 치닫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남북 문제에 올인했으나 북한 비핵화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경제에서 낙제점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통일보다 경제에 방점을 찍은 민심을 가슴에 새기는 게 마땅하다.문 대통령이 일부 괜찮은 경제지표를 들이밀고 있지만 국민 대다수가 경제 위기를 온몸으로 절감하며 어렵게 살고 있다. 이번엔 정부 경제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경기를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KDI는 '경제동향 5월호' 총평에서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하다"고 했다. 지난달 경기가 점차 부진해진다고 한 데서 부진 쪽으로 무게 추를 옮겼다. 국책 연구기관의 경기 부진 진단에 문 대통령은 이번엔 또 무슨 말로 부인할 텐가.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 대통령이 경제 행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 분배 등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문 대통령으로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를 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경제 현장 방문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정책으로 녹여내는 것과 함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등 부작용을 낳은 경제정책에 대한 수정·보완이 시급하다. 문 대통령이 경제 회복을 바라는 민심에 부응, 경제에 국정을 집중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기 바란다.

2019-05-14 06:30:00

[사설] 문 대통령, 황 대표와 단독 회담 못 할 이유가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청와대가 거부했다. 청와대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동을 촉구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의 조속한 가동과 함께 인도적 대북식량 지원 등을 협의할 5당 대표 회동이 조기에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제1야당인 한국당을 국정 협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국 경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여야 5당 대표와 문 대통령의 회동은 여야 모든 정파가 국정 현안을 협의한다는 명분만 그럴듯할 뿐 내실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선 정국 경색의 원인과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밀도 있는 논의가 어렵다. 5당 대표가 저마다 다른 소리를 할 수 있어 중구난방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말 그대로 5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사진만 찍는 '보여주기식' 회동이 될 수 있다.현재 문재인 정부와 한국당 간의 최대 쟁점은 여야 4당이 한국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여야 5당 대표 회동이 성사될 경우 이 문제가 거론되겠지만, 결과는 '한국당만 반대했을 뿐 여야 4당 모두 뜻을 같이했다'가 될 것이 뻔하다. 한국당은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외톨이로 비치는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는 큰 정치적 이득이다. 청와대가 5당 대표 회동을 고수하는 데는 이런 속셈이 없다고 하기 어렵다.문 대통령이 진정 정국 경색을 풀고자 한다면 이런 정치공학적 셈법에서 벗어나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황 대표와 단독 회담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야당들과도 협의할 게 있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결정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사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굳이 한국당 대표와 함께 만나야 할 이유가 없다. 다른 야당 대표들과 만나고 싶다면 황 대표와 먼저 만난 다음 차례대로 만나도 된다.

2019-05-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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