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취업절벽 청년에 1천조원 국가채무 떠넘기는 文 정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 충격이 청년층에게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통계청의 '5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6.3%로 전년 동월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악이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사실상 백수'였다는 뜻이다. 20대 고용률은 55.7%로 1982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낮다.구직시장에서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절벽'은 고용지표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청년 구직시장은 최악 상태다. 기업들은 채용문을 닫았고 해외 취업시장도 얼어붙었다. 올 상반기 대졸 공채를 한 10대 그룹은 네 곳으로 작년 아홉 곳에 비해 절반 넘게 줄었다. "평생 취업 준비생으로 살까 두렵다"는 청년들의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박근혜 정부 당시 청년들은 '헬조선'이라고 외치면서 광장으로 달려갔다. 취업·결혼·출산·집을 포기한 청년들을 우리 사회는 'N포 세대'라고 지칭했다. 그 이후 집권한 문 정부 3년 동안 청년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은 비관적이다. 청년에게 희망을 안겨주기는커녕 짐만 잔뜩 떠넘기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최악의 취업절벽 앞에서 좌절하는 청년에게 문 정부는 국가채무 등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획재정부의 공식 전망이 나왔다. 올해 840조2천억원인 국가채무가 내년 935조3천억원, 2022년 1천30조5천억원, 2023년 1천134조2천억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창 논의 중인 기본소득까지 시행되면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게 뻔하다.윈스턴 처칠은 "각 세대에겐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고 했다. 청년에게 변변한 일자리도 만들어 주지 못하면서 그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나랏빚만 떠넘기는 문 정부로서는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 이 나라의 참담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2020-06-12 06:30:00

[사설] 군위 군민 설득할 묘안 있어야 통합신공항 해법 보인다

[사설] 군위 군민 설득할 묘안 있어야 통합신공항 해법 보인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9~10일 대구경북을 찾았지만 '빈손' 방문이었다. 그의 이번 지역행이 교착 상태에 빠진 통합신공항 이전의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어떤 해법도, 중재안도 없었다. 오히려 박 차관은 대구경북 4개 지자체 합의를 종용하는 등 공만 지역에 떠넘기고 돌아갔다.숙의형 주민투표 이후 반 년이나 지났지만 이후 통합신공항 이전 문제는 단 1센티미터의 진척이 없다. 국방부의 입장에는 한 치의 변화가 없다.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는 군위군과 의성군도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내달 10일 공항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열리더라도 우보 단독후보지는 부적격 판정을, 소보·비안 공동후보지는 부적합 판정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고 박 차관은 밝혔다고 한다.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꼬일 대로 꼬여 버린 상황이다. 군위군이 우보 단독후보지를 포기하거나, 의성군이 소보·비안 공동후보지를 포기하는 식의 극적 합의가 없다면 사업 자체가 원점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함정에 빠져 버렸다.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군위군이 소보·비안 공동후보지에 대해 유치 신청을 해야만 선정위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인데, 군위군수 입장에서는 군민 74%가 반대하는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을 강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결국, 핵심 관건은 군위 군민 설득이다. 내달 10일 선정위원회가 열리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그 안에 대구시와 경상북도, 군위군, 의성군은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내야 한다. 만일 선정위원회 개최 결과 우보, 소보·비안 두 후보지 모두 탈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이자 미래가 달린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무산되어서는 안 된다. 모두들 지역 이기주의만 생각할 게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조금씩 양보하는 대승적 자세를 가져야만 비로소 해법이 보일 것이다.

2020-06-12 06:30:00

[사설] 대구는 코로나 사태 ‘안정 단계’라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

[사설] 대구는 코로나 사태 ‘안정 단계’라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

대구의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안정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 범시민 대책위원회가 최근 2주간 확진자 현황을 분석해 내린 자체 평가의 결론이다. 이 기간 대구 확진자 수는 해외 유입 사례 6건을 제외하면 모두 10건에 그친 데다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시민 849명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점 등이 '안정 단계' 평가의 근거다. 이 평가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것이 맞다면 근 4개월간 코로나19와 싸워온 대구 시민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그러나 최근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젊은 층이 몰리는 클럽이나 물류센터, 학원, 방문판매업체, 소규모 종교 집회 등을 통해 연일 30~50명의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10일 "중과실 등 방역 수칙 위반으로 집단감염 발생 시 엄중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도 수도권의 긴박한 사정을 뒷받침한다.반면 대구는 이달 들어 열흘 동안 확진자가 고작 4명에 그쳤고 6월 8, 9, 10일의 경우 사흘 연속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확진자가 나와도 1, 2명에 그치거나 아니면 확진자가 없는 날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한 것은 대구의 현주소를 과장 없이 보여준 것이어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하지만 아무리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 단계에서 경계의 끈을 늦춰서는 곤란하다. 집단감염이 빈발하는 수도권 사례에서 보듯 자칫 방심하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나 수도권에서 지역사회로 감염자 유입이 없도록 철저히 방역 대책을 세우고 대규모 유행 가능성을 완전히 억제하는 것만이 사태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대구 시민들도 조금의 방심 없이 철저히 개인위생을 지키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계심을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0-06-11 06:30:00

[사설] 참담한 일자리 성적표 받고서 “고용 개선”이라는 정부

[사설] 참담한 일자리 성적표 받고서 “고용 개선”이라는 정부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39만2천 명 줄었다.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과 4월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취업자 수가 석 달째 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인 2009년 10월∼2010년 1월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은 지 10년 4개월 만이다. 실업자는 127만8천 명으로 13만3천 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0.5%포인트 오른 4.5%였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모두 5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고치다.참담한 일자리 성적표를 받고서도 정부는 "고용 상황 개선"이라며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폈다. 정부 부처 장관들은 "경제 활동과 일자리 상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월과 비교하면 5월의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고 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소비 진작책이 제대로 작동해 일자리 감소 폭을 줄였다며 '다행'이라는 평가까지 내렸다.하지만 고용 통계를 뜯어보면 정부 주장은 견강부회(牽强附會)에 가깝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만든 질 낮은 노인 일자리를 제외하면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할 만한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가 18만3천 명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5만7천 명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각종 공채 연기로 인해 취업시장 진입 기회조차 박탈당한 '코로나 세대'의 눈물,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제조업의 추락을 헤아린다면 정부가 고용 개선 운운하지는 못할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 수 추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을 고려하면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유리한 통계를 앞세워 현실을 왜곡하는 고질병을 갖고 있다. 국내 경기 둔화, 수출 감소 등 코로나 '2차 충격'에 따른 고용 리스크가 큰 상황인 만큼 정부는 근거 없는 자랑 대신 상황을 직시하고, 대책 마련에 진력하기 바란다.

2020-06-11 06:30:00

[사설] 분배 악화가 코로나 탓이라는 문 대통령의 인식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펼쳐 온 포용 정책의 결과, 작년부터 양극화 추세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고, 분배 지표가 개선되는 성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 소득불평등이 다시 악화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분배 악화의 주범이라는 것이다.사실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분배는 악화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1분기 기준)은 2016년 5.02에서 2017년 5.35, 2018년 5.95로 계속 높아졌다. 2010년(5.82), 2011년(5.66), 2012년(5.44), 2013년(5.23), 2014년(5.15), 2015년(4.86)의 지속적 하락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2019년(5.18)에는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이는 조사 방법의 변경이 초래한 '착시'일 뿐이다. 기존 방식으로 조사하면 5.80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사 방법을 바꿨는데도 올 1분기는 5.41로 다시 악화했다. 조사 방식과 상관없이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는 얘기다.그 원인은 '책상물림' 정책이란 비판을 듣는 '소득주도성장'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최저임금 급등,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소득도 함께 감소한 결과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런 지적에 귀를 열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 때문이라고 실상을 호도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문 대통령의 실상 호도는 일일이 들기도 힘들 만큼 이미 일상화됐다. 지난 8일에도 그랬다. 문 대통령은 정의연의 부실 회계 논란을 "위안부 운동을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인 것처럼 말했다. 상식과 도덕성을 갖춘 국민 중 누구도 운동을 부정하고 그 대의를 폄훼하지 않는다. 정의연과 윤미향 국회의원이 후원금을 어떻게 썼는지 솔직하게 밝히라는 것뿐이다. 이렇게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발언은 국민을 걱정해야 할 대통령을 도리어 국민이 걱정하게 한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2020-06-11 06:30:00

[사설] 마구잡이로 긴급생계자금 준 대구시, 도대체 왜 이러나

[사설] 마구잡이로 긴급생계자금 준 대구시, 도대체 왜 이러나

대구시의 부실 행정이 또다시 비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긴급생계자금을 시민에게 나눠 주는 과정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대상자가 아닌 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 등 3천800여 명에게 생계자금을 지급해 논란을 빚고 있다. 부정수급된 지원금의 규모는 모두 25억원에 이른다.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지자체가 지급하는 긴급생계자금은 대구의 경우 시민 45만여 가구에 가구당 50만~90만원씩 돌아가도록 계획됐다. 하지만 대구시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지원 대상자를 분류하면서 공무원 등 신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대구시의 잘못된 일 처리로 형편이 어려운 시민에게 자금이 돌아가지 않고 엉뚱한 곳에 쓰인 것이다. 부정수급 사례를 직군별로 세분하면 공무원 1천800여 명을 비롯해 사립학교 교직원 1천500여 명, 경찰·군인 등 300여 명, 공공기관 및 시 출자·출연기관 직원 200여 명 등이다.논란이 일자 시는 공무원 가족 구성원 중에서 모르고 지원금을 신청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즉 고의성은 없다는 소리다. 물론 생계자금 신청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신청하면서 빚어진 오류이거나 자금 지급을 서두르다 빚어진 행정사무 착오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애초 대구시가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명단을 확보해 검증 과정에서 미리 제외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다.무엇보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 비춰 보면 대구시가 '얼치기 행정'을 되풀이한 꼴이다. 지난 3월 대구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특별교부금을 방역용품 및 장비 구매 등 긴급한 사안에 쓰지 않고 공무원 수당부터 챙기면서 큰 말썽을 빚었다.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공공기관 직원은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런 일을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은 대구시의 행정 수준을 말해 준다. 잘못 지원된 자금은 즉각 환수하고, 두 번 다시 이런 행정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

2020-06-10 06:30:00

[사설] 나라 살림 망가졌는데 “세금 퍼 주자”는 주장만 난무한다

기획재정부의 '6월 재정 동향'에 따르면 올해 1∼4월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43조3천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6조6천억원에 달했다. 대표적 재정 건전성 지표인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모두 적자 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46조3천억원으로 불과 4개월 만에 47조3천억원 폭증했다. 나라 살림이 최악 수준으로 추락한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문재인 정부는 허드레 일자리를 만드는 데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붓는 등 재정을 푸는 데 앞장섰다. 나라 살림이 나빠지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코로나 발생 이전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에서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31조5천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72조1천억원이나 될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사태가 닥치자 정부는 재정 만능주의에 더 빠졌다. 코로나 사태로 재정 건전성이 더 나빠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급기야 정부는 3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를 76조4천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112조2천억원까지 전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나라 살림이 최악인 상황에서 정치권 등에서는 "제2, 제3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 모두에게 고정적으로 돈을 나눠 주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도 한창이다. 재난지원금을 두 차례 더 지급하려면 4차, 5차 추경을 편성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3차 추경을 하면서 제시한 사상 최악의 재정 건전성 지표보다 더 나쁜 수준으로 나라 살림이 망가질 게 뻔하다.세금을 퍼 주자는 달콤한 주장들만 난무할 뿐 나라 살림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권 누구도 나라 곳간 사정을 염려하고 폭증하는 국가 채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재난지원금 맛을 본 국민은 공짜 심리와 모럴 해저드에 대한 경계심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를 오히려 외국 신용평가기관이 걱정하고 있다. 소를 키우려는 사람은 없어지고 소를 잡아먹으려는 사람만 늘어나는 게 이 나라의 현실이다.

2020-06-10 06:30:00

[사설] 국내 ‘유턴’ 기업 유치 핑계로 수도권부터 챙기겠다는 정부

[사설] 국내 ‘유턴’ 기업 유치 핑계로 수도권부터 챙기겠다는 정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이른바 '리쇼어링'(Reshoring)이 요즘 정부 경제 정책의 화두다.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해외 진출 기업을 자국으로 유턴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리쇼어링을 추진하면서 유턴 기업의 수도권 우선 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코로나19 경제 위기 속에서 정부가 리쇼어링을 핑계로 수도권 규제를 무력화하는 얕은 수를 쓴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지난 5일 있은 전국 지자체 투자유치과장 화상 회의에서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수도권으로의 리쇼어링을 언급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턴 기업에 대해 수도권 공장총량제 범위 안에서 부지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말했다는데 듣는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또한 정부는 유턴 기업에 보조금 150억원을 지원해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리쇼어링 대책을 발표하는 등 수도권 규제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리쇼어링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아직 몇 되지도 않는 마당에 벌써부터 정부가 수도권부터 챙기겠다는 발상을 하는 것 자체가 속이 너무나 빤히 들여다보인다. 정부가 리쇼어링의 수도권 우선 배정을 언급함으로써 기업들의 관심도 수도권으로 쏠릴 텐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과연 어느 기업이 지방으로의 투자를 고려하겠는가. 정부가 앞장서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내팽개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안 그래도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문제에도 미온적인 정부가 리쇼어링마저도 수도권을 우선시한다면 말로만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실현을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LG그룹 계열사들의 탈(脫)구미 현상 사례에서 보듯 지방의 산업단지 공동화는 날로 더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리쇼어링의 방향은 의당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유인책 확대여야 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들을 지방의 기존 산업단지를 혁신하는 촉매제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정부는 강구해야 한다.

2020-06-10 06:30:00

[사설] ‘중국을 선택할 수 있다’로 들린 주미 대사의 경솔한 발언

외교관의 말은 신중해야 한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세심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최후의 외교적 결정 전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우리 같은 중간 국력의 국가는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외교적 이익의 극대화를 기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수혁 주미 대사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한 것은 매우 경솔했다.누구에게든 한국이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사의 발언에 미 국무부가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논평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물론 우리는 주권 국가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그 기준은 국익이다. 그리고 국익에는 경제적 이익만 있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 인권 등 우리가 추구하는 정신적·철학적 가치도 있다. 이들 모든 이익이 조화롭게 융합돼야 진정한 국익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중국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 국가다. 우리는 다원적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자유주의 국가다. 다시 말해 인류 보편적 가치에서 우리가 중국 공산당 정부와 공유하는 것은 없다. 중국은 '가치 동맹'으로 맺어질 수 없는 국가라는 것이다.그러나 통상에서는 중요한 국가다. 하지만 이런 '중요성'은 정치·외교적 이유로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언제든 균열이 갈 수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치졸하고 집요한 경제보복은 이를 실증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그런 점에서 선택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선택해야 한다면 국익의 모든 측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그때 문재인 정부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한미동맹은 정치외교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매우 성공적인 동맹으로,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2020-06-09 06:30:00

[사설] 대구도시철도 3호선 멈춤 사고가 남긴 교훈 새겨들어야

[사설] 대구도시철도 3호선 멈춤 사고가 남긴 교훈 새겨들어야

지난 2018년 10월 2일 발생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운행 중단 사고의 후속 조치가 발생 1년 10개월 만에 곧 마무리된다. 당시 강풍의 영향으로 궤도빔 부품이 파손돼 그 여파로 전력이 끊기는 바람에 4시간가량 도시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핑거플레이트' 부품을 바꾸는 작업이 내달 7일이면 모두 끝날 것이라고 한다.사고 직후 원인 규명에 참여한 외부 전문위원들은 "3호선의 궤도빔 간격이 넓은데도 충격하중에 약한 부품을 쓰는 등 부실 설계가 초래한 사고"라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강풍 등 자연환경 여건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부실 설계 등 적당주의가 낳은 결과라는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사고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도시철도 운행 중단에 따른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됐고, 도시철도의 안전성과 신뢰도에도 큰 의문을 던진 사고였다.이번에 부품을 전량 교체하면서 도시철도공사는 "이전보다 안전성이 2배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뒤늦게나마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보완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교체 공사에서 철도공사가 쓴 자재 비용만도 43억원에 이른다. 이 모두 시민의 혈세다. 결국 따지고 보면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애초 설계 기준을 높여 적정 부품을 적용했더라면 겪지 않았을 불상사였다는 점에서 뒷북 행정인 것이다.3호선 사고는 도시철도 등 공공시설물 건설과 운용에 있어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안전 설계와 안전 시공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특히 부품 하나하나의 규격까지 엄격히 따지고 설계 오류나 구조적 하자, 원가 절감을 노린 비규격 부품 사용에 따른 내구성 문제 등을 원천 봉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보다 철저한 안전 의식이나 엄격한 지침 없이 내키는 대로 일을 추진하다 문제를 일으키고 또다시 이용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더는 묵인하고 넘어갈 시민은 없을 것이다.

2020-06-09 06:30:00

[사설] 민간 참여 ‘청신호’ 켜진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

[사설] 민간 참여 ‘청신호’ 켜진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

대구의 제2 관문을 조성하는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에 21개 민간기업이 참여 의향서를 대구시에 냈다고 한다. 국·시비와 민자 등 총 14조원을 투입하는 대구 사상 최대의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매우 긍정적 신호가 떴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경제적 상황이 엄중해 민간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당초 우려가 있었는데 예상을 웃도는 수의 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밝힘으로써 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은 서구 이현동에 KTX역사와 복합환승센터를 지어 경부선, 대구산업선, 달빛내륙철도 등 철도망을 연결하는 제2 허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아울러 첨단벤처밸리, 산업단지, 문화시설, 돔형 스포츠타운, 친환경생태문화지구, 시민광장을 조성해 대구 서부권 경제 도약의 전진기지를 만들겠다는 대구시의 야심 찬 프로젝트다. 계획대로 2030년에 사업이 성공하면 고용효과 12만 명, 생산유발효과 24조원, 부가가치효과 8조4천억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하지만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은 민간 투자가 저조할 경우 사업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프로젝트다. 대구시 구상을 보면 총사업비 14조4천억원 가운데 국·시비 9조1천억원을 뺀 나머지 5조원을 민자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민간기업에 한해서만 사업 제안서를 받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럼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유력 건설사와 금융회사 등 21개사에 이른다는 점은 유의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사업은 이제 첫 관문 통과에 긍정적 신호가 켜졌을 뿐 난관이 겹겹이 쌓여 있다. 총사업비 31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라고 평가받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좌초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전례를 보더라도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서대구역세권 개발 성공을 위해 더 치밀하고 과단성 있는 사업 추진을 대구시에 주문한다.

2020-06-09 06:30:00

[사설] 위안부 쉼터 소장의 죽음과 검찰의 정의연 수사는 별개다

[사설] 위안부 쉼터 소장의 죽음과 검찰의 정의연 수사는 별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관리소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그가 외출했다 귀가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점 등 정황상 현재로선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런 사실에 비춰 관리소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만약 그렇다면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후원금 유용·횡령·배임 의혹과의 연관성 여부다. 이와 관련해 사이버 공간에서는 '무관하다면 소장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는 의견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고인(故人)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의심'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추론이다.그런 점에서 고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그것이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 수사의 방해 시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정의연의 사망 성명은 부적절하다. 이나연 이사장은 성명에서 "(소장이) 갑작스러운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고인을 위해서라도 인권침해적이고 무분별한 취재 경쟁을 그만하라"고 했다.소장의 죽음이 검찰과 언론 탓이라는 투다. 기가 막히는 책임 전가다. 회계 부정 의혹이 없다면, 그리고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한 점 숨김없이 해명했다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언론이 취재 경쟁을 할 일도 없다. 더구나 검찰은 소장을 조사하지도, 출석을 요구지도 않았다.정의연은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하겠다고 해놓고는 거부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그래 놓고 임의제출하겠다고 했는데도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며 '반인권적 과잉수사'라고 검찰을 비난했었다.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숨기는 게 없다면 이럴 리 없다. 이런 거짓말은 검찰 수사의 탄력을 떨어뜨리려는 시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이에 개의치 않고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2020-06-08 06:30:00

[사설] 코로나19 수도권 집단감염 고리 끊어야

[사설] 코로나19 수도권 집단감염 고리 끊어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일 0시 현재 57명 발생했다. 전날 신규 확진자 51명이 발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50명대 신규 확진이다. 지난달 6일 이태원 클럽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보건당국이 총력 방역전을 벌이고 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수도권에서의 집단감염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상황을 맞는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선다.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수도권 집단감염 사태는 부천 쿠팡 물류센터, 소규모 교회, 건강용품 방문판매점, 탁구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향후 어떤 곳에서 집단감염이 더 발생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수도권 소규모 집단감염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확산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면 감염병의 전국화 및 2차 대유행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은 코로나19 감염병과의 전쟁을 잘 치러내 겨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수도권 상황을 고려할 때 경계심을 풀 수 없다.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정부 기준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명 미만이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5% 미만이며,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수도권 상황은 벌써 며칠째 이 기준을 웃돌고 있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 특성상 예상치 못한 곳에서의 소규모 집단감염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집단감염을 여기서 잡지 못하면 생활 속 거리두기 정책을 폐기하고 예전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선택지밖에 없다. 그에 따른 국민 고통과 경제적 피해는 감당하기 힘드니 이런 시나리오는 기필코 피해야 한다. 더욱이 8일은 모든 초·중·고교생의 순차적 등교 개시가 마무리되는 중대 시점이다. 보건당국은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방역 사각지대를 찾아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시민들도 고위험 시설에서의 모임과 집회를 당분간 더 자제하고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2020-06-08 06:30:00

[사설] ‘누가 진짜 적폐인가’

[사설] ‘누가 진짜 적폐인가’

또다시 '적폐(積弊) 논쟁'이 불붙었다. 이번엔 기존과 양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문재인 정권이 전·전전 정권을 단죄하고, 야당 등 반대 세력을 억누르는 데 '적폐 프레임'이 동원됐다. 좌파 진영에 적폐 청산은 전가의 보도였다면 우파 진영에 적폐 프레임은 헤어나기 어려운 멍에였다. 하지만 이번 적폐 논쟁은 "누가 진짜 적폐인가"란 물음을 국민에게 던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적폐 논쟁 불씨는 좌파 진영 인사인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대표가 붙였다. 그는 '협치'를 주장하고 나선 미래통합당을 향해 "적폐 세력들이 협치란 말을 너무 쉽게 더럽힌다"며 "발전적인 방향을 막으며 적폐를 강화하는 상대가 협치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생떼일 뿐"이라고 했다. 제1야당인 통합당을 적폐 프레임에 가둬 옭아매려는, 그동안에 자주 써먹던 전술을 다시금 들고나온 것이다.우 전 대표 주장에 대한 진보 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반격은 통렬하다. 진 전 교수는 "현재 적폐 세력은 더불어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을 신(新)적폐, 통합당을 구적폐로 부르자"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신문지상에 오르내린 어지러운 적폐 사건의 주역들은 모두 민주당 혹은 그쪽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드러난 적폐들로 진 전 교수는 여론조작(김경수) 뇌물수수(유재수) 투기의혹(손혜원) 입시부정·감찰무마(조국) 허위인턴증명(최강욱) 환경부 블랙리스트(김민경·신미숙) 성추행(안희정·정봉주·민병두·오거돈) 선거개입(청와대 부서 전체) 국고 삥땅(백원우·윤건영) 등을 들었다. 구설에 오른 윤미향 의원을 빼고도 이 정도라는 게 진 전 교수 얘기다.문 정권은 총선 압승 후 제2의 적폐 청산 작업에 돌입했다. 야당을 향한 '적폐 세력' 비판에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조사 등 과거사 뒤집기를 통한 적폐 청산을 시작했다. 상생과 협치는 무색해지고 국론 분열이 도질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적폐 논쟁은 '진짜 적폐'는 어느 쪽인가를 국민으로 하여금 따져보게 만들고 있다.

2020-06-08 06:30:00

[사설] 경북 농지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인다

최근 3년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 전용된 농지가 경북에서만 축구장 1천400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넘었다. 농지를 전용하지 않고도 건축할 수 있는 축사 등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까지 고려하면 훨씬 많은 규모의 농지가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 이후 원자력발전을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는 몽상이 낳은 결과다. 농지 전용 허가 건수와 면적이 급격히 늘면서 그 끝을 가늠하기도 어렵게 됐다. 계절에 따라 푸르고, 누렇던 들판이 태양광 패널로 덮이는 것은 환경 파괴적이고 국토 운영상 효율적이지도 않다.경북도에 따르면 2012년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를 위한 농지 전용 허가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면적도 축구장 1개 면적(7천140㎡)도 안 되는 6천126㎡였다. 그렇던 것이 2016년 272건(62만㎡)으로 늘었고, 2017년엔 720건(199만㎡)에 달했다. 문 정부가 탈원전 가속 페달을 밟은 2018년엔 1천377건(427만㎡)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다시 농지 전용 허가가 898건(377만여㎡)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압도적 면적의 농지가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그런데도 정부는 '그린뉴딜'이라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예산을 대폭 늘렸다. 특히 이번 3차 추경엔 태양광 풍력에 반대하는 주민을 위해 대거 선심성 예산을 편성했다. 재정 투입으로 주민 반발을 무마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더욱 우려되는 것은 농지가 태양광 패널로 잠식되는 것이 앞서 환경 파괴 논란을 빚은 산지 태양광발전의 후속 편이라는 점이다.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에 따른 산지 훼손은 2016년 528㏊에서 2017년 1천434㏊, 2018년 2천443㏊로 급격히 늘었다. 산림 훼손에 따른 민원과 절개지 붕괴 등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뒤늦게 산지 태양광발전 시설 허가 기준을 강화했고 그 결과 산지 대신 농지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태양광의 에너지 효율성은 크게 낮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에게 불편을 안기는 것은 산지나 농지나 마찬가지다. 탈원전 정책을 방패 삼아 농촌에 무차별적으로 들어서는 태양광 난개발은 막아야 한다. 정부가 멀쩡한 농지를 파헤치고 덮으면서 태양광발전을 밀고 나가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2020-06-06 06:30:00

[사설] 민주당 단독 개원, ‘다수 독재’ 열리나

21대 국회가 5일 개원했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면 앞으로 우리 의회민주주의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그 위기란 177석의 거대 여당이 야당을 배제하고 힘으로 국회 의사 결정을 마음대로 하는 '다수 독재'의 출현이다. 이게 현실이 된다면 국민은 한국 민주화의 주체 세력임을 자부하는 여당이 다수결을 내세워 민주주의를 형해화(形骸化)하는 역설을 마주하게 된다.더불어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 타결 후 개원'이라는 '관행'을 무시하고 '하늘이 두 쪽 나도' 법대로 개원하겠다고 공언, 그 공언대로 했다는 사실은 그럴 가능성이 농후할 것임을 예견케 한다.국회법은 개원을 국회의원 임기 시작 후 7일로 규정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이를 준수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단독 개원이란 점에서 '형식적 준수'에 불과했다. 통합당 의원들이 여당의 일방적 개원에 항의해 본회의 출석 후 곧바로 퇴장했기 때문이다.민주당은 '법대로'를 철칙인 것처럼 말하지만, 국회법의 국회 개원 조항은 강제성이 없는 훈시 조항이다. 지키면 좋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조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 개원을 원 구성 협상과 연계해 융통성 있게 하라는 뜻일 것이다.여야 합의 없는 여당 단독 개원은 1967년 7대 국회 이후 처음이고, 국회 개원일을 명시한 1994년 국회법 개정 이후로 따져도 처음이다. 총선 후 민주당의 행보로 보아 '협치'를 외면하는 이런 유(類)의 '최초'는 이번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 같다.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서 이미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2004년 17대 국회 이후 관행적으로 야당이 맡아온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표결을 해서라도 상임위원장 18자리를 모두 가져가겠다고 한다.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는 것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며, "지금 여당의 '절대 과반' 의석은 여당이 겨우 과반을 차지했던 과거와 다르다"는 게 그 이유다.사실과 다르다. 지금의 여당이 제1야당이던 18대 국회 때 의석은 81석, 여당(153석)은 범여권 정파를 포함해 200석에 육박했다. 그러나 원 구성 협상에서 제1야당은 법사위원장 등 7개 상임위원장을 확보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견제와 균형 때문이었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절대 과반 의석을 내세워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려 한다.

2020-06-06 06:30:00

[사설] 생활 속 거리두기 한 달, 방심 말고 더욱 경계심 높일 때

[사설] 생활 속 거리두기 한 달, 방심 말고 더욱 경계심 높일 때

지난달 6일부터 시작된 생활 속 거리두기가 5일로 한 달을 맞았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수그러들자 방역 체제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하지만 당초 보건 당국의 염려대로 밀접 접촉의 가능성이 높은 클럽이나 물류센터, 소규모 교회 집회 등을 통한 집단 감염 사례가 늘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는 한 달 만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무엇보다 지난 5월 8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왔고 최근 한 달간 신규 확진자 수가 모두 770명(4일 기준)에 이르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방역 경계 수준을 완화하면서 그 틈을 비집고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의 불씨가 여전함을 말해준다.여기에다 3일 고1, 중2, 초 3·4학년이 3차 등교 수업에 들어간 데 이어 8일 중1, 초 5·6학년의 4차 등교 수업이 시행되면 모든 학교 수업이 정상화된다. 하지만 학교 내 밀접 접촉의 기회나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청소년의 바이러스 감염 확대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보건 당국이 학생과 교사 등 6만 건에 이르는 폭넓은 진단 검사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등교 수업에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주목할 점은 등교 수업을 단행했다가 감염자 발생으로 원격 수업으로 되돌아간 학교가 전국에서 519개교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 집단 감염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 학교 내 감염이나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거의 없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그렇다고 경계심을 풀거나 안심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학교 내 2차 감염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작은 허점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 정부는 보다 더 촘촘한 방역망을 세우고 시민은 밀접 접촉 피하기와 개인위생 준수, 마스크 착용 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가장 강력한 예방 백신임을 명심해야 한다.

2020-06-05 06:30:00

[사설] ‘국민이 원한다’면 ‘포퓰리즘 따지지 말라’는 김종인

[사설] ‘국민이 원한다’면 ‘포퓰리즘 따지지 말라’는 김종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보수 야당에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마라'고 한 데 이어 급기야는 '포퓰리즘이라고 해도 상관없으니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고 한다.김 위원장은 3일 통합당 초선 의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강연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이라 따지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또 '현금 복지'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주냐 안 주냐를 따지지 말고 국민이 원하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개인의 책임과 사회적 부조의 조화로운 결합이라는 보수의 정신과 철학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소리다. 만약 김 위원장의 이런 생각대로 통합당의 정강과 정책이 수정된다면 통합당은 더 이상 정통 보수 정당이 아니라 보수도 진보도 아닌 기회주의적 정상배 집단밖에 안 된다.지속 가능한 국가가 되기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포퓰리즘이다. 그 폐해가 너무나 커 초등학생도 그쯤은 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했다는 인사가 대놓고 '그런 것을 따지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한다. 판단력이 정상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나라를 망친 세계 각국의 포퓰리스트도 스스로 포퓰리스트라고 하지 않는다. 그만큼 포퓰리즘은 부끄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포퓰리스트를 자임한다. 수치심도 팽개친, 표를 위해서는 못 할 것이 없는 천박한 '실용주의'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려면 김종인은 필요 없다. 그가 아니라도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하면 그 종점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그리스가 이미 보여줬다. 1981년 집권한 그리스 사회당의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당수는 총리 취임과 동시에 내각에 "국민이 원하는 것은 모두 다 해줘라"고 했다.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김 비대위원장의 말은 그리스처럼 국가 부도의 길을 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2020-06-05 06:30:00

[사설] 재난지원금 또 주자며 경제부총리 윽박지른 여당 의원

[사설] 재난지원금 또 주자며 경제부총리 윽박지른 여당 의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곳간 열쇠를 갖고 있다 보니 곳간 안에 든 모든 재원이 본인들 거라고 오해를 하는 것 같다"며 날 선 비판을 했다. 앞서 홍 부총리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에 대해 "추가적인 재난지원금 지급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자 강하게 성토한 것이다.김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여당에서 2차 재난지원금 주장을 하는 대표적 인사다. 이 지사가 '전 국민에게 20만원씩 주자'고 불을 붙였고, 김 의원이 동조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2차에 이어 '3차 지급'까지 언급했다. 나랏빚이 반년 새 100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국가 재정 건전성이 최악에 빠진 상황을 두 사람이 얼마나 살핀 끝에 재난지원금을 또 주자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라 살림을 한두 해만 살고 거덜 내도 좋다는 말인가.더 큰 잘못은 김 의원이 2차 재난지원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국가 재정을 책임진 경제부총리를 아랫사람 취급하며 나무란 것이다. 김 의원은 "기재부는 정부 재정을 통할하는 집행기관이지 나라 살림을 정확하게 감당하는 건 국회와 국민"이라며 "분명한 것은 (기재부는) 국회나 정부, 청와대가 결정하면 그것을 집행하는 기관"이라고 했다. 경제부총리나 기재부는 토를 달지 말고 정권이 결정한 것을 그저 따르면 된다고 윽박지른 셈이다.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원칙을 고수하던 홍 부총리를 압박한 끝에 전 국민 지급을 관철한 정권의 고질병이 재발한 것이다.지금껏 국가 재정 건전성이 양호했던 비결은 정권에 관계없이 '나라의 곳간을 지킨다'는 원칙을 사수해 온 기재부 공무원들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전문가 집단인 정부 관료 의견이 무시되는 것은 물론 이들을 윽박질러 정권 입맛대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일이 허다하다. 김 의원의 부총리 비판도 이와 궤를 같이한 것이다. 나라 곳간은 홍 부총리나 기재부 것도 아니지만 정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란 사실을 김 의원이 유념하기 바란다.

2020-06-05 06:30:00

[사설] 코로나 방역 헌신하고도 적자 수렁에 빠진 대구 병원들

[사설] 코로나 방역 헌신하고도 적자 수렁에 빠진 대구 병원들

국가적인 재난이었던 코로나19에 맞서 헌신적 방역에 나선 대구 지역 병원들이 극심한 손실로 경영난에 빠졌다고 한다. 대구 지역 10곳의 대형 전담 병원들은 정상 진료를 접고 사실상 코로나 환자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전쟁 같은 날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의 전파와 확산을 막고 나라와 지역사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역할에는 빼놓을 수 없는 수훈 갑의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비상 경영에 따른 1천600억원이 넘는 병원 손실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대구 사회는 지난 2월 18일 첫 양성 확진자 발생 이후 급속한 전파로 한때 하루 7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혼돈 상태에 빠졌고 대구는 물론, 정부도 초기 대응 실패로 국가적 위기를 맞았다. 외국에서는 한국과 한국민이 함께 봉쇄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고, 국민과 정부 모두 한 몸으로 위기 대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정부도 대구에 총리를 상주시켜 코로나와의 전쟁에 버텼고 민·관·군 등 범국민적 협심으로 감염병의 확산과 전파는 이제 통제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이제 한국은 방역 한류(韓流)를 활용하는 일까지 추진하게 됐다. 그러나 성공적 방역 뒤에 드리운 대구 지역 10개 전담병원의 천문학적 손실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 새로운 감염병의 전파는 누구도 막을 수 없고 의료진 동원은 되풀이될 것이다. 그런 만큼 위기에 나선 이들 병원 후유증에 눈을 감아선 안 된다. 코로나19로 정상 진료도 접고 통상 수가 30% 수준의 진료에 매달린 대구의 전담 병원 손실에 정부의 지원과 배려는 마땅하다.코로나19로 사실상 초토화된 대구의 힘든 사정을 정부도 모르지 않는 만큼 방역 성공의 버팀이었던 이들 병원의 막대한 손실에 대한 지원 대책은 빠를수록 좋다. 또한 대구시 당국도 이번 손실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정부 활동과 자체 지원 방안 마련을 통해 이들 병원의 경영난 해소에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2020-06-04 06:30:00

[사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선정위 개최 결정에 주목한다

[사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선정위 개최 결정에 주목한다

국방부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선정위원회를 이달 말 안에 개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희국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3일 국방부 핵심 관계자를 국회로 불러 보고를 받은 결과 이달 말까지 부지선정위원회를 개최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오는 9일과 10일에는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대구경북을 방문해 대구시장, 경상북도지사, 군위군수, 의성군수 등을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라고 한다.우리는 지난 1월 군위·의성군민 주민투표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통합신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해법을 국방부가 내놔야 하고, 이를 위해 부지선정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본란을 통해 누누이 촉구한 바 있다. 통합신공항 이전을 위해 법적으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국방부의 부지선정위원회다. 군위·의성군 간의 합의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공을 대구경북으로 떠넘겨 오던 국방부가 늦게나마 부지선정위원회를 열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국방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관련 정부 부처 차관,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부지선정위원회는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결정에서 법적 권한을 가진 의사결정기구이기에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부지선정위원회는 지난 1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공항 이전 후보지를 결정할 수 있고, 지금까지 논의된 사항들을 원점으로 돌리고 제3의 장소를 포함해 부지 선정 작업을 새로 시작하기로 결의할 수도 있다.김해신공항 확장 및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된 부·울·경의 움직임을 감안했을 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더 이상 늦잡쳐서는 안 된다. 부지선정위원회 개최가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인 만큼 대구시와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 네 지자체의 행보도 속도를 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네 지자체는 한시라도 빨리, 그리고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2020-06-04 06:30:00

[사설] 경제 살리기보다 세금 퍼주기에 매달린 35조원 3차 추경

[사설] 경제 살리기보다 세금 퍼주기에 매달린 35조원 3차 추경

정부가 35조3천억원에 이르는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3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추경 사업 중 상당수가 세금 퍼주기에 집중되고, 재정 건전성 지표가 사상 최악을 기록하게 되는 등 우려 요인이 한둘이 아니다.사상 최대 규모인 3차 추경을 보면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거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보다는 세금 퍼주기에 치우쳐 있다. 35조원이 넘는 3차 추경에서 투자 활성화 항목에 배당된 예산은 430억원에 불과하다. 유턴 기업 전용 보조금 신설 200억원, 해외 첨단기업 및 연구·개발(R&D) 센터 국내 유치를 위한 현금 지원 한도 및 국고 보조율 상향 30억원, R&D 부처 지정 혁신 제품 시범 구매 지원 200억원 등 세 꼭지가 고작이다. 반면에 할인 소비 쿠폰 9천억원, 온누리상품권 2조원 추가 발행 및 10% 할인 판매 지원 2천760억원 등 세금을 퍼주는 사업이 훨씬 더 비대하다. 추경 사업 대부분이 포퓰리즘 요소가 강한 현금 살포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마저 나온다.재정 건전성이 최악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3차 추경 중 23조8천억원이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가 840조2천억원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5%로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금액·비율도 최고치를 경신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어떤 국제기구의 기준을 적용해도 재정 건전성 마지노선을 넘어서는 수준이다.마침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28년에는 최대 8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제학계 경고가 나왔다. 당·정·청이 내년까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경고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이런 수준의 채무비율에 이르게 되면 아르헨티나 등이 경험했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라의 미래가 암담하기 그지없다.

2020-06-04 06:30:00

[사설] 문경 모노레일, 이용객 안전 문제 없도록 확실히 개선해야

[사설] 문경 모노레일, 이용객 안전 문제 없도록 확실히 개선해야

문경 단산관광모노레일이 개장 한 달 만에 안전사고 우려 등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문경시와 문경관광진흥재단은 지난 4월 30일 모노레일 개통 후 급경사 오르막에서 뒤로 밀리거나 멈춰 서는 일이 계속돼 이용객 불안감이 커지자 최근 운행을 중단하고 시설 점검에 들어갔다. 문경시는 안전 확인 등 모노레일 전반에 걸쳐 살펴본 후 재개장할 계획이다.단산관광모노레일은 문경 지역 관광 진흥을 목적으로 문경읍 고요리 일원에 예산 100억원을 들여 조성, 지난 4월말 개장한 레저 시설이다. 단산 중턱 평원까지 왕복 3.6㎞를 1시간 동안 운행하게 되는데 국내 최장 산악 모노레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하지만 관광 진흥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외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객의 안전이다. 모노레일이 최대 8명의 이용객을 태우고 40도의 급경사 능선을 오르내리는 이동 장비인 만큼 안정적인 운행이 담보되어야 하고, 비상시 긴급 제동 및 탈선 방지 장치 등 안전장치 구비와 철저한 점검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게다가 모노레일 시설의 특성상 레일과 제동 장비의 상시 점검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당장 레일 지지대가 완전히 고정되지 않아 침하 현상이 나타나는 등 크고 작은 문제점이 나오고 있는 것도 경계할 대목이다. 지금은 이용객이 많지 않고 시설과 장비가 새것이어서 신속히 문제점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점차 관광객이 많아지고 시설 등에 부하가 가중될 경우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바짝 경계해야 한다.문경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설 전반에 걸쳐 꼼꼼히 점검하고 문제점을 철저히 보완해 운행 재개를 결정해야 한다. 자칫 서두르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 피해는 물론 문경 관광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 철저한 시설 점검을 통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

2020-06-03 06:30:00

[사설] 국회의원을 ‘거수기’로 여기는 금태섭 전 의원 징계

[사설] 국회의원을 ‘거수기’로 여기는 금태섭 전 의원 징계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금태섭 전 의원을 징계해 파문이 일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 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기권 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이것이 당규가 규정한 '당론 위배 행위'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자기 소신을 가지고 판단한 걸 가지고 징계한다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민주당의 조치는 이런 '전례 없음'을 넘어 당론을 헌법과 법률보다 위에 놓는 반(反)법치라는 점에서, 그리고 당이 결정한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반대도 허용하지 않는, 당내 민주주의의 파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총선에서 압승한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받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헌법 제46조는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 소신에 따른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다. 국회법 제114조 2항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규정, '소신 투표'를 더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금 전 의원 징계는 국회의원이 생각하지 않고 당이 결정한 대로 투표하는 '거수기'가 되라는 소리라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사회주의 국가의 '인민의 대표'와 무엇이 다른가. 같은 생각, 같은 결정을 하는 '집단 사고'와 이를 더욱 강화하는 이른바 '근친상간적 증폭'(incestuous amplification)을 강요하는 꼴이다. 이의 제기나 반대가 없는 동일한 생각은 미국 케네디 행정부의 쿠바 침공 작전 실패가 보여주듯 처참한 결과를 낳기 십상이다. 민주당의 이번 결정은 민주당이 얼마나 오만해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오만이 앞으로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 참으로 걱정이다.

2020-06-03 06:30:00

[사설] 통합당 빼고 국회 개원하려는 거대 여당의 오만

[사설] 통합당 빼고 국회 개원하려는 거대 여당의 오만

더불어민주당이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동의가 없더라도 5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내건 명분은 국회의원 임기 개시 후 7일로 돼 있는 국회법 개원 규정 준수다. 말이야 번듯하지만 오만과 독선이 묻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야당과의 협치 따위는 내팽개치고 의회를 쥐락펴락하겠다는 폭주의 전주곡이다.통합당은 원 구성에 합의가 돼야 개원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에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 요구를 일축했다. 하지만 정작, 임기 개시 내 7일 후라는 조항은 강제성 없는 훈시 규정에 불과하다. 실제로 역대 국회가 법정 개원일에 맞춰서 문을 연 적은 거의 없으며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합의를 도출한 뒤 개원한 것이 그간의 묵시적 관례였다.민주당이 거대 여당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장을 바꿔 국회법 준수를 운운하는 것은 양두구육(羊頭狗肉) 격이나 마찬가지다. 여당이 국회 개원일 규정을 명분 삼아 야당을 압박하면서까지 노리고 있는 것은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자리 아닌가. 논란 소지가 많은 다수 법안과 선심성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견제 장치를 무력화시키고, 20년 장기 집권 프로젝트 시동을 걸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통합당 동의 없이 국회를 여는 등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우리 당의 협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섰지만, 야당의 반발은 왠지 무기력해 보인다. 의석 분포로 봤을 때 여당의 개원을 막을 뾰족한 수도 없고 장외 투쟁 카드를 선택하기도 어렵다. 그렇다 보니 야당의 이런 처지를 이용해 민주당이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의구심마저 생긴다. 만일 21대 국회가 파행으로 시작한다면 동물국회라고까지 비난받은 20대 국회와 다를 바가 없다. 야당을 배제한 상태에서의 국회 개원은 절대 안 될 일이다.

2020-06-03 06:30:00

[사설] 대학생들의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 외면하지 말아야

[사설] 대학생들의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 외면하지 말아야

1학기 종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도 영남대 등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이 2일 경산시청에서 등록금 일부 반환 기자회견을 연 뒤 세종시 교육부까지 230㎞ 종주 행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도 요구하고 코로나19와 관련된 교육부의 부실한 대책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 데 대한 사과도 촉구하겠다고 한다.등록금 반환 문제를 놓고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자신들의 거듭된 요구를 교육 당국이 계속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대학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이 대학 총장 소관이라는 핑계로 이 문제에 눈을 감고 있다. 십수 년째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대학의 재정 형편이 어려운 점도 이해되고, 법적 근거도 없는 등록금 반환을 교육부가 대학에 강제할 수 없다는 점 등 그 나름대로 할 말은 다 있다.하지만 약속한 재화와 서비스가 부실하면 소비자로부터 환불 요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온라인 강의가 현장 강의에 비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개강 연기에 따른 수업 일수 축소, 학교 시설 미이용 등으로 등록금만큼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데도, 이미 받아 놓은 등록금이라고 학교 곳간 생각만 하는 것은 이기적인 자세다. 온라인 강의만 한다면 4년제 대학들과 사이버대학의 강의 품질이 다를 바 없을 텐데 등록금은 2배나 비싼 것을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학습권 침해를 받고 있는 제자들을 위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교수 및 교직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해 등록금 일부를 되돌려주겠다고 나서는 대학이 거의 없다는 점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반환해 줄 근거가 없어 곤란하다면 법으로라도 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래통합당이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정상적 교육 활동이 어려운 경우 대학생·대학원생에게 등록금을 환불할 수 있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제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2020-06-02 06:30:00

[사설] 경북 지방의원 일탈 행진, 자정(自淨) 안 되면 처벌로 막아라

[사설] 경북 지방의원 일탈 행진, 자정(自淨) 안 되면 처벌로 막아라

경북 지방의회 의원들이 본연의 의무인 주민 대변 활동은 뒷전이고 자신의 이익을 노린 의혹스러운 행동으로 주민 원성을 사는 것은 물론, 지방의회 정체성마저 훼손하고 있다. 2018년 지방의회 선거가 끝나고 의정 활동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도 모자랄 판에 경북 곳곳에서는 되레 불·탈법 의혹을 살 만한 행위와 음주 운전, 이권 개입 같은 꼴불견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한심스럽다.올 들어 경북에서는 지방의원으로서 자격을 의심받을 만한 의혹스러운 일에 연루된 사례가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포항에서는 땅값 상승을 통한 이익을 노린 도시계획 변경 심의와 관련해 일부 시의원의 의심스러운 행위가 지적되면서 경찰이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 문경시에서는 한 시의원이 땅값 상승을 노린 불법 성토와 농지법 위반 논란에 휩싸여 현재 시 당국이 고발하고 경찰은 수사 중이다. 또 영천의 한 시의원은 지난달 대낮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고, 또 다른 영천시의원은 이권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이 같은 지방의원들의 잇따른 의심스러운 행위와 일탈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일상이나 다름없는 흔한 일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12월 일어난 예천군의원의 해외 여행 중 안내인 폭행 등으로 높아진 국민적 비판과 경종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경북 지방의원들의 불미스러운 추태 반복은 그만큼 지방의원의 무딘 도덕적 감각과 해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991년 무보수 명예직으로 부활한 지방의회 의원들의 복지와 처우는 갈수록 나아졌지만 행위는 되레 뒷걸음질이다.지방자치 부활에 따른 지방의회 30년 세월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지 못하고 자정(自淨) 능력을 잃어버린 지방의원들에 대한 처방은 엄한 처벌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주민 대변이란 본질을 망각한 지방의원들에게 강화된 사법적 조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는 지방의원이 자초한 결과이니 어쩔 수 없다. 달라질 지방의회 위상을 위해서는 자질이 의심스러운 지방의원은 솎아 내야 한다.

2020-06-02 06:30:00

[사설] 추경과 함께 기업 옥죄는 규제 없애야 위기 극복 가능하다

[사설] 추경과 함께 기업 옥죄는 규제 없애야 위기 극복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3차 추경안을 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고, 여당은 6월 중 처리 방침을 밝혔다. 한 해에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1972년 이후 48년 만이다.3차 추경은 1·2차 추경 23조9천억원보다 많은 30조원대가 될 전망이다. 일부에선 40조∼50조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있다. 코로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재정 투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 총동원령'까지 내렸다. 3차 추경이 편성되면 정부는 금융·고용 안정, 한국판 뉴딜, K방역 육성 등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마른 걸레도 다시 짠다'는 각오로 지출 구조조정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우려하는 점은 추경 재원 중 대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나랏빚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3차 추경을 최소 30조원으로 잡아도 이를 포함한 올해 총예산은 560조원을 넘는다. 이를 위해선 올해에만 100조원 이상의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7.1%에서 45%까지 뛰게 된다. 급격한 재정건전성 악화는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3차 추경까지 쓰면 앞으로 재정을 더 풀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경기침체로 올해 30조원의 세수 감소까지 예상되는 실정이다. 세수가 줄어드는 마당에 적자국채를 무한정 찍을 수는 없는 일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는 전략 마련이 필요한 때다. 누누이 지적했지만 재정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제도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 마침 독일 여당은 최저임금 동결·인하, 소득세·법인세 인하, 근로시간 유연화 등을 골자로 한 정책 제안서를 마련했다. 추경과 함께 기업을 옥죄는 규제들을 없애야 기업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고 경제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여당도 깨닫기 바란다.

2020-06-02 06:30:00

이용수 할머니, 후원금 유용 의혹 경기 광주 '나눔의 집' 방문

이용수 할머니, 후원금 유용 의혹 경기 광주 '나눔의 집' 방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1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시설인 나눔의 집은 최근 후원금 유용 의혹이 활동가들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된 곳이다.현재 이곳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5명이 생활하고 있다.이날 위안부 피해자들이 안장돼 있는 충남 천안 소재 국립 '망향의 동산' 묘소를 참배한 이용수 할머니는 이어 오후 6시를 조금 넘겨 나눔의 집에 도착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하룻밤 동안 할머니들과 지낸 뒤 내일인 2일 오전 거처가 있는 대구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기자들과 만난 이용수 할머니는 자신이 비판해 온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등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앞서 나눔의 집 소속 활동가들은 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과 운영진 등의 후원금 유용 등 비위 의혹을 국민신문고 및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제보, 인권위가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것은 물론 경기도와 광주시가 잇따라 특별점검을 한 바 있다. 아울러 이곳 시설장인 안신권 소장과 김모 전 사무국장은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황이다.

2020-06-01 20:06:31

[사설] 넉 달이 안 돼 당명 변경 만지작대는 미래통합당

[사설] 넉 달이 안 돼 당명 변경 만지작대는 미래통합당

정당의 이름은 그냥 듣기 좋거나 상황 변화에 따른 임기응변식이어서는 안 된다. 그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 이념이 압축된 명칭이어야 한다. 그래야 지지자들에게 더욱 밀접히 다가갈 수 있고, 정치에 관심이 적거나 중도적인 유권자가 어느 당을 지지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독일의 기독교민주연합과 사회민주당 등은 그런 요구에 잘 부합한다.한국의 정당명은 전혀 그렇지 않다. 현기증이 나게 바뀌면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이름이 판을 친다. 민주당은 광복 이후 현재까지 19번이나 바뀌었다. 이 중에는 '통합민주당'이 '민주당'을 거쳐 '민주통합당'으로 바뀐 웃지 못할 코미디도 있다.이보다는 덜하지만 보수 정당의 당명 변천도 어지럽긴 마찬가지다. 전두환 정권 때부터만 따져도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으로 6번이나 바뀌었다. 모두 선거 패배 뒤이다.미래통합당이 이런 전통(?)을 계승할 움직임을 보인다.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합친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29일 중앙선관위에 합당 당명을 '미래통합당'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한국당 원유철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대표에게 "당명을 미래한국당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1등 정당이란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 데다 옛 신한국당·한나라당·자유한국당 등과의 연속성 면에서도 미래한국당이 낫다"는 것이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긍정적 반응이었다고 한다.헛웃음을 자아낸다. 그 이름 어디에 '1등 정당' 이미지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미래통합당'부터 그렇다. 지루한 해설 아니면 무엇을 추구하고 상징하는지 알 수 없다. 미래한국당도 다를 바 없다. 더구나 지난 2월 17일 미래통합당으로 공식 작명한 지 넉 달이 채 안 된다. 그때는 무슨 이유로 그렇게 작명(作名)했고 지금은 무슨 이유로 이렇게 빨리 개명(改名)을 만지작거리는지 이해 불가능하다.

2020-06-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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